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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서구 문화와 정신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서구 보편주의를 극복하는 첫걸음이다.
정신이나 사유 틀은 보편적인가?
서구에서는 정신 보편주의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다. 고대의 소크라테스에서 근대의 데카르트, 칸트에 이르기까지 서양 철학의 초월론, 생득론, 선험론 등 여러 전통이 이를 증명한다. 우리는 서구의 문명을 지속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부지불식간에 이러한 믿음을 공유하게 되었다. 오랜 동아시아의 전통을 지니고 있음에도, 사회의 법과 제도, 문화, 학문 등 정신문명을 이루는 우리의 사유 세계는 서구적인 것이 편재한다. 이러한 보편주의에 비판적으로 접근하면서 우리의 것이 되어버린 서구(의 정신)를 올바로 인식하기 위해, 이 책은 서구 정신의 기초를 이루는 사유의 원형을 여섯 가지 범주(언어, 인식, 학문, 존재, 윤리, 정치)로 구획하여 분석함으로써 시대와 문화를 넘어선 것으로 간주되어 온 서양의 정신과 문화를 극복하고 변용하여, 동아시아적인 철학이나 문화를 모색하는 디딤돌을 삼고자 한다.
호메로스에서 아리스토텔레스까지
인간의 정신은 생득적으로 주어지기보다는 역사적 과정에서 형성된다. 종교인, 문학가, 철학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상의 모험을 펼쳐낸 이들을 정신의 형성자로 꼽을 수 있지만, 가장 주축이 되는 역할은 철학자들의 몫이다. 더욱이 고전기 철학자들이 구축한 개념적 사유는 서구 정신의 토대가 된다. 따라서 이 책은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 희랍 철학자들이 남긴 문헌과 사유를 검토하는 일이 중심이 되지만, 이보다 앞선 호메로스 등의 문학작품은 물론, 서양의 고전어이자 희랍적 사유의 토대라 할 수 있는 희랍어도 논의 대상으로 삼는다. 더 구체적으로는 고대의 희랍어 및 문학과 철학에 깃든 사유, 희랍인의 생사관과 폴리스에서의 삶 등이 구체적 소재다.
‘시론’을 넘어서는 논리적·비교적 관점의 깊이
한 문화의 사유 원형을 규명하는 일은 포괄적이고 기초적이며 다각적인 연구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이 책은 앞서 제시한 시각과 소재들에 국한된 시론 또는 소론의 성격을 띤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유사한 주제의 외국서들이 문헌학적이고 내부자로서 접근하는 것과 달리, 철학적이고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연구이며, 동아시아적 관점을 띤 외부적이고 비교적인 연구라는 점에서 차이를 지닌다. 지은이 남경희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서양철학의 기초를 놓은 플라톤에서 시작하여 근대철학, 나아가 현대의 비트겐슈타인의 철학 등을 폭넓게 연구하면서 오랫동안 서구 정신의 기초를 천착해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시론’의 한계를 넘어서는 이 책의 깊이 또한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장별 주요 내용
언어
희랍어를 비롯한 서구어는 술어 구문과 비동사가 중심이 된다. 이러한 희랍어(서구어)의 특징은 발언이나 문장을 외계에 대한 서술이나 기술로 이해하는 사유법을 형성하며, 이들이 사실과 부합하느냐 하는 점이 중시되면서 진위의 개념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이 장에서 희랍어 술어 구문의 주축이 되는 비동사 에이나이(einai)의 쓰임을 분석하는 일은 서구어의 기술주의적 언어관과 진리 언명적 기능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가 된다. 에이나이의 사용례 분석에서 계사적 용법과 존재사적 용법이 혼융되었다는 점과 형태적으로 현재 또는 반과거 형으로만 쓰였다는 점이 언어가 진리를 언명하는 기능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나아가 희랍어에서 관사의 사용은 서구적 사유가 추상체나 보편자의 개념을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을 밝힌다.
인식
동아시아와는 달리, 서구에서는 왜 진리 개념이 형성되었는가? 지은이는 서구의 인식에 대한 비관주의적 태도를 사회적·인식적·언어적 요인으로 구분하여 고대 희랍의 고전기(attic age)로부터 검토를 해나간다. 아고라에서 움튼 수평적 토론 문화, 심신의 이분법과 긴밀히 연관된 진리의 이(異)차원성, 음성문자·관사·서술 구문 등의 언어적 특색은 서구인으로 하여금 경험계 너머에 의미체, 보편자·추상체의 세계가 존재한다고 믿게 했고, 현상계 너머에 은폐되어 있는 진리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이성과 논변의 방법 등을 필요로 하게 했다는 것이다.
학문
서구 학문의 이념에서 획기적 변화를 가져온 소크라테스를 정신사적인 면에서 재평가함으로써, 서구적 학문관의 특징을 드러내고 보편주의적 이성관에 수정을 모색한다. 소크라테스는 논박법을 통해 진리와 이성이 공유 가능한 것임을 보여주었고, 그가 논의를 이끌어가는 주된 방식(What-is-x의 물음)을 통해 보편과 특수를 구분하게 했다. 특히 후자에 관한 해석을 두고 지은이는, ‘경건’에 관한 물음이 중심이 되는 『유티프론』의 사례를 들어, 소크라테스가 What-is-x의 물음으로 알고자 한 것은 경건의 사례들이 아니라 경건의 ‘형상(eidos)’이었음을 강조한다. 즉 그가 관심을 둔 것은 새로운 차원의 존재자였다는 것이다.
존재
최상급의 개념은 ‘진리’라는 개념과 함께 서구 철학사와 정신사를 견인하는 개념이다. 책에서는 서양 철학사를 관통하는 플라톤(존재론적 최상급), 데카르트(인식론적 최상급), 칸트(윤리적 최상급)의 최상급 개념을 정리하고 비트겐슈타인의 비판적 관점을 통해 최상급적 사유가 지닌 문제점을 검토한다. 결론적으로 지은이는 최상급은 비교급에 논리적으로 기대어 있다고 주장하면서, 서구의 이성 개념과 다른, 동아시아의 공존적 이성, 융합적 이성에 대한 관심을 강조한다.
윤리
프시케(psyche)에 대한 개념이 정착되는 과정을 역사적으로 검토하면서 서구에서 윤리적 사유의 특색이 정신주의적 경향을 지니며, 신체성의 소멸이나 극복을 목표로 하게 된 배경을 규명한다. 이러한 영혼관에 대한 검토는 자아 개념의 정착과 관련이 깊은데, 희미하게나마 ‘특수적 자아’라는 인식이 움트는 때인 호메로스 시대, 수동성/능동성 개념으로 분리된 자연철학자의 시대, 근대적 자아에는 이르지 못하지만 심신의 구분과 심(心)을 중시한 소크라테스, 자기 운동적 영혼관이 정착되는 플라톤으로 그 변화를 짚어나간다.
정치
아리스토텔레스가 구분한 여섯 가지 ‘폴리테이아(politeia, 정체)’에 담긴 그의 국가관을 비교·분석함으로써 본질의 실현을 위해 필연적으로 취해야 할 삶의 방식이 폴리테이아임을 확인한다. 또한 아리스토텔레스가 진정한 공동체라고 본 코이노니아(koinonia)는, 다(多)에서 일(一)로, 특수성에서 보편성으로 이행하는 영혼의 공동체이며, 이러한 공동체성을 강조하는 전통이 현대의 덕 윤리 이후의 공동체주의 등을 통해 부활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목차
머리말
1장 언어: 서구의 사유 틀과 고대 희랍어
1. 정신 보편주의 비판: 말과 생각
2. 기술주의적 언어관: 술어 구문과 비(be)동사
3. 비동사 에이나이와 진리
4. 음성문자적 언어관과 심적 의미세계
5. 정관사의 사용: 추상체와 보편자
6. 사유 틀의 언어 의존성
7. 동아시아적 사유법
2장 인식: 진리 개념의 기원
1. 영원한 진리라는 개념
2. 개념의 문화생태학
3. 희랍어와 진리 개념
4. 진리와 신의 인식
5. 진리 개념의 해체
3장 학문: 소크라테스와 학문의 발견
1. 서구 학문관에 대한 반성
2. 진리 개념의 역사
3. 소크라테스의 인식적 민주주의
4. 서구 학문관의 기초적 영향
4장 존재: 플라톤의 형상과 철학적 최상급
1. 최상급에의 여정
2. 철학적 이상향
3. 철학적 최상급의 논리
4. 최상급적 사유의 문제점들
5. 비교급적 사유의 패러다임
5장 윤리: 희랍의 영혼관과 서구의 윤리적 사유
1. 생사관과 윤리학의 관계
2. 호메로스에서 프시케와 죽음
3. 프시케와 자아의 그림자
4. 프시케의 질료적 기반
5. 움직이게 하는 것과 움직여지는 것
6. 플라톤에서 영혼의 신체 독립성
7. 자기 운동과 사유 주체의 발견
8. 희랍의 생사관과 서구의 정신주의 윤리
6장 정치: 민주주의와 아리스토텔레스
1. 희랍의 데모크라티아
2. 정치체제의 분류와 희랍 민주정의 특징
3. 민주정 비판과 정의론
4. 정의론과 국가관에서 이성
5. 공동체와 인간 본성: 사회성의 진정한 의미
주석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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