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사의학이란 무엇인가 : 현대 의학이 나아가야 할 공감과 연대의 이야기
- 서명/저자사항
- 서사의학이란 무엇인가 : 현대 의학이 나아가야 할 공감과 연대의 이야기 / 지은이: 리타 샤론, 사얀타니 다스굽타, 넬리 허먼, 크레이그 어바인, 에릭 마커스, 에드거 리베라콜론, 다니엘 스펜서, 마우라 스피겔 ; 옮긴이: 김준혁
- 개인저자
- Charon, Rita | DasGupta, Sayantani | Hermann, Nellie | Irvine, Craig | Marcus, Eric R | Rivera-Colon, Edgar | Spencer, Danielle | Spiegel, Maura | 김준혁
- 발행사항
- 서울 : 동아시아, 2021
- 형태사항
- 543 p. : 삽화 ; 23 cm
- ISBN
- 9788962623734
- 주기사항
- 원저자명: Rita Charon, Sayantani DasGupta, Nellie Hermann, Craig Irvine, Eric R. Marcus, Edgar Rivera-Colon, Danielle Spencer, Maura Spiegel 영어 원작을 한국어로 번역 참고문헌과 색인 수록
- 원서명
- Principles and practice of narrative medicine
소장정보
위치 | 등록번호 | 청구기호 / 출력 | 상태 | 반납예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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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가능 (1) | ||||
자료실 | EM053519 | 대출가능 | - |
- 등록번호
- EM053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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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실
책 소개
‘서사의학(Narrative Medicine)’을 말하다
병원의 분위기는 차갑다. 환자와 눈조차 마주치지 않은 채 기계적으로 의무기록만 읽는 의사를 본 적 있을 것이다. 의사가 진료를 하는 데서 감정이 들어가면 정확한 진단이 어려울 수 있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것이 올바른 방향일까?
『서사의학이란 무엇인가』는 감정이 사라진 의료 환경에 의문을 제기한다. 컬럼비아대학교 내과 의사이자 문학 연구자인 리타 샤론을 비롯한 교수진 8명은 의학뿐만 아니라 문학, 철학을 망라한 ‘서사의학(Narrative Medicine)’이라는 의과대학 석사과정 프로그램을 연구·발전시켜 2017년 책으로 출간했다. 이들은 의료에 의사와 환자 사이의 공감이 있어야 함을 호소하지 않는다. 공감이 구체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는지,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엄정한 이론적 근거를 기반으로 연구해나간다. 이러한 연구 끝에 이들은 의료인에게는 문학적 글쓰기, 즉 ‘이야기(narrative)’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린다. 문학적 글쓰기 훈련을 통해 의료인이 환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다면, 지금의 의료는 좀 더 정확한 진단을 통해 환자를 일상으로 복귀시켜줄 것이다.
환자의 아픔에 공감하는 것은
의사의 의무이자 능력이다
불과 몇 년 전 글 쓰는 의사들에 대한 책들이 화제가 되었다. 의사로서의 사명감과 고충, 환자와의 관계에서 오는 단상들… 이런 책들에는 환자의 아픔에 대한 공감이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정말로 의사가 환자의 아픔에 공감하는 것이 필요할까? 의사는 치료만 잘하면 의사로서 의무를 다한 것 아닐까? 공감이 치료와 정확히 어떤 관계가 있을까?
책은 공감이 치료에 미치는 영향을 여러 사례를 들어 보여준다. 서사의학 프로그램 설립자이자 컬럼비아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인 리타 샤론이 소개한 자신의 사례를 보자. 당뇨를 앓던 여성은 내분비과 여러 곳을 전전하다 샤론을 만나러 왔다. 그녀는 흥분한 상태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샤론은 그녀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었다. 그렇게 한참을 이야기하던 여자는 “내가 원하는 건 새로운 치아예요”라고 말한다. 당뇨로 윗니를 모두 잃은 그녀에게 필요한 건 당뇨 치료가 아니라 틀니였다. 샤론은 그녀를 치과로 보내 틀니를 만들게 했고, 그녀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샤론이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병원의 진료는 의사가 주도한다. 의사가 전문적인 지식과 과학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환자의 상태를 밝혀내는 것이 우리가 알던 진료였다. 그런데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환자의 목소리에는 의사의 전문적인 지식과 과학적인 데이터에 담기지 않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의사가 환자의 아픔에 공감해야 한다는 것은 환자의 감정을 이해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것을 통해 환자가 정확히 어떤 상태인지를 알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샤론은 환자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었다. 의사에게 환자의 아픔을 공감하는 것은 의무이자 능력인 이유이다.
공감의 기술을 키우려면
왜 문학적 글쓰기 훈련을 해야 하는가
의료인의 공감이 환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라면, 왜 문학적 글쓰기가 필요할까? 앞의 사례에서는 환자가 다행스럽게도 무엇이 필요한지 스스로 말해주었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그러지 못한다. 의사는 환자가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를 해석해내고 이를 진단의 근거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공감을 위한 듣기의 기술은 진단의 수단으로서 전문 의료인이 갖추어야 할 능력이고, 따라서 공감에는 전문적인 훈련이 요구된다. 그 방법으로 책에서 제시하는 것은 문학적 글쓰기 훈련이다.
문학 텍스트는 그 의미의 해석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환자의 말과 유사하다. 텍스트를 해석하는 능력을 갖춘다면 환자의 말을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그러므로 의료인이 하는 문학적 글쓰기는 하나의 문학을 읽고 그에 대한 개인의 감상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치료라는 명확한 목적을 두고 하는 전문적인 훈련이어야 한다.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글쓰기에 필요한 지시문이 있어야 하고, 글 쓰는 시간은 한정적이어야 하며, 쓴 글에 대해 피드백을 해줄 사회자(퍼실리테이터, facillitator)가 있어야 한다. 지시문은 문학의 특정 부분과 글의 주제를 명확히 제시해야 하고, 사회자는 지나치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끌어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 이를테면, “앨리스 먼로의 단편 「물 위의 다리」를 읽고 등장인물 사이의 상호작용이나 대화에 관해 5분간 적어보시오”라는 식이다. 이렇게 의료인이 텍스트에 내재한 의미를 이끌어내는 훈련을 하게 되면, 환자와의 대화에서도 진단에 필요한 깊은 이야기를 끌어내어 효과적인 치료를 가능케 한다. 당뇨 환자에게 인슐린 주사가 아니라 틀니를 처방한 리타 샤론처럼 말이다.
현대 의학이 나아가야 할
공감과 연대의 이야기
서사의학이란 무엇인가
서사의학은 의료인문학의 한 분과로서 1990년대에야 시작된 최신 학문이다. 국내에는 서사의학, 내러티브 메디슨, 내러티브 의학 등 용어조차 정립이 안 되었을 정도로 생소하다. 이 생소하기만 한 학문이 왜 지금 주목받고 있을까?
서사의학은 의학의 본질에 대한 성찰에서 시작됐다. 기존 의학은 사람을 육체와 정신, 두 가지로 분리된 존재라 보았고, 그 대상을 ‘육체’로 한정시켰다. 그래서 의사에게는 정신을 알 수 있는 환자의 목소리보다 육체를 알 수 있는 의무기록이 더 중요했다. 서사의학은 이에 의문을 제기한다. 의학이 육체가 아니라 ‘사람’에 집중해야 한다면, 정신을 왜 외면해야 하는가. 사람이 육체와 정신으로 이분화된 존재가 아니라 사람 그 자체이고, 의학의 궁극적인 목적이 육체의 복원이 아니라 일상의 회복이라면, 의학은 사람의 정신이 내는 ‘목소리’에도 집중해야 하는 것 아닌가.
차갑기만 한 병실에서 의사가 컴퓨터 모니터의 의무기록만 보는 것이 아니라 환자와 눈을 마주치고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아픔에 공감하는 것은 감상어린 이유 때문이 아니다. 환자의 목소리에 담긴 진짜 의미를 찾아야 일상으로의 회복을 위한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의사가 환자와 함께 치료를 해나가는 연대의 이야기(narrative)인 서사의학은 현대 의학이 나아가야 할 ‘공감의 의료’가 무엇이고 어떠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목차
옮긴이 서문
한국어판 서문
감사의 글
서문
1부. 상호주관성
1장. 자기 서술: 문학을 통한 관계성의 탐구
_마우라 스피겔, 대니엘 스펜서
서문 | 자기 발화: 콜럼 토빈과 말하기의 욕구 | 독백과 대화: 도스토옙스키와 바흐친 | 벡델의 『펀 홈』 이해하기: 이야기 두텁게 하기 | 가즈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 마』에 나타나는 동일시와 거부 | 결론
2장. 우리가 한 것과 일어난 일: 문학, 경험, 감정, 교실 속 관계성
_마우라 스피겔, 대니엘 스펜서
사회-관계적 역동과 의학교육 | 서사의학 수업/워크숍 | 결론
2부. 이원론, 개인성, 체화
3장. 이원론에 대한 불만 1: 철학, 문학, 의학
_크레이그 어바인, 대니엘 스펜서
“안녕하십니까. 오늘 기분은 어떠신가요?”–보건의료에서 벌어지는 소외 이야기 | 생물의학의 최근 역사 | 동굴과 기계: 이원론의 철학적 뿌리
4장. 이원론에 대한 불만 2: 철학적 치료제
_크레이그 어바인, 대니엘 스펜서
현상학과 서사적 현상학 | 철학적 서사: 복잡성과 다수성 | 영혼
5장. 확실성에서 우리를 구원하소서: 서사윤리 훈련
_크레이그 어바인, 리타 샤론
이야기가 우리에게 행하는 것: 윤리학으로서의 서사적 이해 | 서사와 생명의료윤리 | 서사윤리 | 문학 연구에서의 서사윤리 | 서사의학 윤리의 교육과 실천 | 덧붙여
3부. 교육과 정체성
6장. 정치학 교육: 보건의료인문학 병신화, 퀴어화, 낯설게 만들기
_사얀타니 다스굽타
들어가며 | 병신화 정치학과 보건의료인문학의 의료화 | 퀴어 정치학과 인지 가능성의 문제 | 서사의학 낯설게 만들기: 교육적 틀 | 결론
4부. 자세히 읽기
7장. 자세히 읽기: 서사의학의 특징적 방법론
_리타 샤론
자세히 읽기의 기원과 운명 | 왜 서사의학은 자세히 읽기에 몰두하는가 | 자세히 읽기와 그 사촌, 주의 깊은 듣기 | 자세히 읽기의 내적 과정 | 자세히 읽기와 서사의학의 원칙 | 종결
8장. 자세히 읽기 교육을 위한 틀
_리타 샤론
자세히 읽기를 가르치는 방법 | 텍스트 선택, 지시문 작성 | 시간 | 공간 | 목소리 | 은유 | 결론과 더 생각해볼 것들
5부. 창의성
9장. 창의성: 무엇인가? 왜 필요한가? 어디로부터 오는가?
_넬리 허먼
일상의 창의성 | 창의적 글쓰기는 무엇을 위한 것인가? 특히 임상적 맥락에서는 어떠한가? | 창의적 글쓰기의 형식과 몫 | 창의적 글쓰기와 반성적 글쓰기
10장. 창의성을 가르칠 수 있는가?
_넬리 허먼
보건의료 전문가 글쓰기를 위한 전략 | 교육을 위한 도구: 창의적 글쓰기의 읽기 지침 | 글 쓰는 학생에게 접근하기 | 마지막으로: 창의적 불꽃에 초점 맞추기
6부. 앎의 질적 방법
11장. 비상계단에서 질적 자료로: 교육학적 촉구, 체화된 연구, 서사의학이 지닌 마음의 귀
_에드거 리베라콜론
서사적 서곡 | 질적 연구방법 쉽게 이해하기 | 체화된, 성찰적 실천 | 세계를 보이게 만들기 |
민족지적 목격
7부. 임상 진료
12장. 건강, 보건의료의 서사적 전환
_리타 샤론, 에릭 마커스
리타 샤론이 임상 이야기를 전하다 | 에릭 마커스: 전이와 과도기적 공간 개념 | 리타 샤론: 창의성, 성찰, 상호관계 개념 | 종결
13장. 서사의학의 임상적 기여
_리타 샤론
개별 환자 면담/관계 기법 | 임상, 보건의료팀 성장 | 새로운 서사적 실천 | 의료인은 보리라
보론. 서사의학의 확장: 의사-해석자 만들기
_김준혁
서사의학? | 서사의학, 의학을 바꿀 수 있는가? | 들어가기에 앞서: 의료의 보편주의와 상대주의 | 이론적 고찰: 유사-초월론이란 무엇인가? | 서사의학과 유사-초월론: ‘다른 의료인’ 대신, 지금 여기의 의료인을 향해 | 서사의학, 의료윤리 사례에 적용하기 | 정신분석과 서사의학의 관계: 해석자와 의학교육 | 자폐적 의학과 의학적 주체의 변용 | 의학교육의 변화 | 약자의 말을 정당하게 만들기 | 서사의학, 정의를 향하여 | 다시, 해석하라 | 결론과 적용
지은이 소개
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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