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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호

제43권 제1호Vol.43, No.1

인구 고령화의 인구학적 요인 분석

Demographic Components of Population Aging in South Korea

알기 쉬운 요약

이 연구는 왜 했을까?
급격히 진행되는 인구 고령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인구 고령화가 출산율 감소와 기대수명 증가와 관련됨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인구변동 요인들(출생, 사망, 이동)이 서로 작용하여 인구의 연령 구조가 변하는 세부적인 작동 기제와 양상에 대한 논의는 부족했다.
새롭게 밝혀진 내용은?
최근까지 기대수명이 가파르게 증가했지만, 과거 50여 년간 한국 사회에서 진행된 인구 고령화의 주된 요인은 출산율 감소였다. 1970년대의 고출산 현상이 지속되는 한 사망률이 최근 수준으로 낮아지더라도 피라미드형 연령 구조에서 큰 변화가 나타나기는 어렵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출산율 변동의 폭이 줄어들고 고령기 중심으로 사망률이 개선됨으로써 인구 고령화에서 사망력의 영향이 점차 커지고 있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현재의 심각한 저출산 현상의 완화가 고령화 문제에 대응하는 더욱 근본적인 조치이지만, 향후 고령기 사망률 감소가 인구 고령화를 주도할 개연성이 높다는 점에서 근로생애 연장 같은 제도적 조정의 역할도 중요하다. 특히 단순한 기대수명 연장이 아니라 근로생애 연장의 기초가 되는 고령층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the contribution of demographic components such as fertility and mortality to population aging in South Korea from 1970 to 2070. To investigate the demographic sources of population aging, this study used three approaches: (1) stable population models, (2) population simulation models comparing actual outcomes with counterfactual population projections, and (3) the decomposition of the rate of change in mean population age into its demographic components. The results indicate that, across different methodologies, fertility decline was the main driver of population aging over the past 50 years. However, the effect of mortality change has increasingly bigger influence and is likely to have a major effect on the future development of population aging in South Korea. Given that mortality plays a major role in future population aging, institutional arrangements such as the extended retirement need to be put in place to adapt our life cycle to the changing circumstances. Furthermore, comprehensive health policies covering the entire life cycle need to be improved in order to enhance the health status of older people in the aging society.

keyword
Population AgingFertilityMortalityStable PopulationPopulation Projection

초록

인구 고령화는 지난 20세기 후반부 이후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인구학적 이슈이다. 한국 사회에서 어떤 인구학적 요인이 인구 고령화를 주도하며, 그 양상은 어떠한가를 이해하는 것은 인구변동의 파급 효과와 대응의 측면에서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이 연구는 안정인구 모형, 대안적 가정에 기초한 인구 시뮬레이션, 평균 연령 변화의 인구변동 요인별 기여도 분해 방법을 사용하여 1970년대 이후 한국 사회에서 진행된 고령화의 주된 인구학적 요인과 전개 양상 그리고 인구 고령화의 미래에 대해 살펴보았다. 접근 방법에서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분석 결과는 공통적으로 과거 50여 년간 한국 사회에서 진행된 인구 고령화에서 출산율 감소가 주된 요인이었음을 보여주었다. 한편 분석 결과는 초저출산 현상의 장기화 국면 속에서 출산력 변동의 폭이 줄어들고 고령기 중심으로 사망률이 개선됨으로써 최근 들어 인구 고령화에서 사망력 변동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향후 한국 사회에서 진행될 인구 고령화에서 고령기 사망률 감소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개연성이 높음을 고려할 때 근로생애 연장 등 제도적 조정의 중요성이 제기되며, 이를 위해서는 단순한 생존 기간 연장을 넘어 고령층의 건강 상태를 향상시키기 위한 조치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주요 용어
인구 고령화출산력사망력안정인구인구추계

Ⅰ. 서론

인구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인구 구조의 고령화는 지난 20세기 후반부 이후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가장 많이 받은 인구학적 이슈이다. 연령 분포의 중심이 고연령대로 이동하는 현상을 지칭하는 인구 고령화는 광범위한 사회적, 경제적 파급 효과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도, 현대 복지국가를 구성하는 상당수의 프로그램이 연령 구조에 기초하여 설계되고 운영되기에 인구의 연령 구조 변화는 복지 프로그램의 재정적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큰 함의를 가진다. 우리나라 또한 예외가 아니다. 노후소득보장제도의 중심축인 국민연금은 경제활동기에 보험료를 납부하고 은퇴 후 연금을 수급하는 제도이기에 (보험료를 부담하는) 생산연령인구의 감소와 (연금 급여를 수급하는) 노인 인구의 증가는 국민연금의 재정적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큰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 인구 고령화는 또한 만성질환이나 장애 발생에 취약한 인구의 절대적 규모와 전체 인구 대비 상대적 비중을 증가시킴으로써 보건의료체계에도 큰 파급 효과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 고령화의 전망과 관련하여 가장 최근에 이루어진 통계청(2022)의 장래인구추계(중위 가정)에 의하면 2020년 기준으로 총인구의 15.7%인 65세 이상 인구는 50년 후인 2070년에는 총인구의 46.4%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한국 사회가 경험하게 될 이러한 급격한 인구 고령화의 배경에는 출산율과 사망률의 가파른 감소가 자리 잡고 있다. UN의 세계인구전망(World Population Prospects 2022)(United Nations, 2022)에 의하면 202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TFR)은 OECD 38개 국가 중 가장 낮다. 반면에 기대수명(life expectancy at birth)은 상당히 높은 모습을 보이는데, 남성의 기대수명은 OECD 회원국 중 아홉 번째, 여성의 기대수명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인구 고령화의 미래 전망과 관련하여 2020년 현재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열한 번째로 인구 고령화(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의 구성비) 수준이 낮지만, 2046~2100년 기간에 걸쳐 OECD 최고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경험하고 있는 인구 고령화의 배경에 출산율 감소와 기대수명 증가가 자리 잡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현재까지 그 세부적인 작동 기제와 전개 양상에 대한 논의는 많지 않다. 직관적인 차원에서 인구 고령화의 주된 동인으로 사망률 개선이 주목을 받기도 한다. 이는 인구 고령화를 기대수명의 증가에 따라 전체 인구에서 고령자(노인)의 비율이 증가하는 현상(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2022)으로 이해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기본적으로 고령 인구의 ‘절대적’ 증가가 생존 기간(기대수명)의 증가에 기초한다는 점에서 사망률 감소를 인구 고령화의 주된 원인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사망률 감소가 인구 고령화에 미치는 효과는 일면적이지 않다. 선진국의 인구변천(demographic transition) 역사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고사망률-고출산율에서 저사망률-저출산율 구조로의 전환(인구변천) 과정에서 초기의 사망률 감소는 인구 고령화가 아니라 인구의 연령 구조를 젊게 하는 역할을 한다(Lundquist, Anderton, & Yaukey, 2015, p.111). 이는 선진국이 경험한 인구변천 초기의 사망률 감소가 영유아기-아동기를 중심으로 전개된 것과 관련이 있는데, 영유아기-아동기의 사망률 감소는 고령기 사망률 감소와 반대로 인구 고령화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인구 고령화의 인구학적 요인에 관하여 수십 년 전에 이루어진 연구(Coale, 1956; Hermalin, 1966; Keyfitz, 1975, pp.273-275; United Nations, 1954) 또한 인구 고령화의 주된 동인이 출산율 감소임을 지적한다.

비록 이러한 결론이 현재까지 고령화의 인구학적 요인에 대한 표준적인 시각으로 남아 있지만, 최근의 논의는 인구 고령화에서 사망력의 역할에 점점 더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Horiuchi, 1991; Murphy, 2017; Preston, Himes, & Eggers, 1989; Preston & Stokes, 2012). 안정인구 모형(stable population model)이나 인구 시뮬레이션에 기초한 전통적인 접근과 달리 Preston과 그 동료들이 제안한 새로운 방법론(Preston et al., 1989; Preston & Stokes, 2012)은 정교한 수리적 모형을 구축하여 인구의 평균 연령에서 관측되는 변화를 인구변동 요인들(출생, 사망, 이동)의 효과로 분해하여 인구 고령화의 동인을 분석한다. 최근 들어 이들 다양한 접근의 장단점을 평가하는 연구(Lee & Zhou, 2017; Murphy, 2017)가 시도되고 있지만, 기존 연구들이 사용한 방법론상의 차이는 물론 분석에 사용한 자료와 분석 대상 기간에서의 차이로 인해 어떠한 접근이 최적인가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의 인구학적 요인에 관하여 다양한 연구가 시도되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 고령화에서 어떠한 인구학적 요인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그 양상은 어떠한가에 관한 연구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국내에서 이루어진 인구학적 연구들은 대체로 개별 인구변동 요인들(출산력, 사망력)의 현황과 특징 분석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강하다(김순영, 2020; 김태헌, 2002; 우해봉, 장인수, 정희선, 2021; 전광희, 2002). 인구 감소나 인구 고령화 등 미래에 전개될 인구변동의 양상을 이해하는 차원에서 출산율이나 사망률 전망(예측)에 관한 일련의 연구들도 이루어진 바 있다(오진호, 김순영, 2018; 우해봉, 양지윤, 조성호, 안형석, 2016; 전광희, 김태헌, 조영태, 2005). 인구 고령화에 초점을 맞춘 연구(박경훈, 2017; 조남훈, 변용찬, 2002)에서도 출산력이나 사망력 같은 인구변동 요인들을 개별적으로 살펴보거나 인구 피라미드, 부양비 지표 등을 통해 인구의 연령 구조 변화를 묘사할 뿐 인구변동 요인들이 서로 작용하여 인구의 연령 구조가 변화하는 양상을 분석하지는 못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의 파급 효과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전망되는 한국 사회에서 인구 고령화가 어떤 인구학적 요인에 의해 주도되며, 그 양상이 어떠한가를 이해하는 것은 인구 고령화의 파급 효과를 가늠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선진국이 경험하는 인구 고령화 현상에서는 출산율 하락과 기대수명 증가(사망률 감소)가 동시적으로 작동하지만, 주도하는 요인에 따라 그 파급 효과는 다를 수 있다. 분석적인 차원에서 볼 때 출산율 하락에 의한 인구 고령화는 성인기(고령기) 인구의 건강 향상을 전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고령층 인구의 비율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반면에 기대수명 증가에 의한 인구 고령화는 ‘고령기’ 사망률 감소에 기초하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고령층의 건강 향상을 전제한다.1) 급속히 진행되는 인구 고령화 속에서 고령층의 건강 향상 여부는 후속적으로 인적자원 활용이나 복지재정 측면에서 중요한 함의를 지닐 수 있다.

이러한 배경에 기초하여 이 연구는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 진행된 인구의 연령 구조 변화에서 인구변동 요인들의 역할을 분석하고 그 함의를 살펴본다. 1990년대에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한 초저출산(lowest-low fertility, TFR < 1.3) 현상이 2000년대 중후반 들어 반등하는 한편 기대수명은 지속해서 증가하는 패턴을 보였다(United Nations, 2022). 이러한 인구변동 양상에 기초할 때 과거와 달리 선진국이 경험하는 최근의 인구 고령화에서는 사망력의 영향력이 더 클 개연성을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또한 기대수명이 지속해서 상승하는 패턴을 보인 점은 동일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출산율이 하락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인구 고령화에 대한 출산력과 사망력의 기여도를 정확히 가늠하기는 상대적으로 더욱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인구 고령화에 대한 인구학적 요인의 기여도를 분석하는 다양한 방법이 제시되는 한편 이들 방법의 효용과 한계를 둘러싼 공감대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이 연구는 특정 방법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대신에 다양한 접근을 보완적으로 사용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통계 자료상의 제약 또한 상당히 크다. 현시점에서 활용 가능한 시계열 자료가 최대 50여 년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과거 실적치를 활용하는 접근에서는 인구변동 요인이 연령 구조 변화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는 데에 추가적인 어려움이 있다. 자료상의 제약이 작지 않은 상황에서 다양한 방법론적 접근을 보완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이 연구는 1970년대 이후 과거 50년의 실적치뿐만 아니라 통계청(2022)의 장래인구추계 자료를 사용하여 미래 전망(가정)이 실현될 때 전개될 연령 구조 변화와 인구변동 요인별 기여도를 살펴봄으로써 추가적인 함의를 도출한다. 연구의 구성과 관련하여 제2장에서는 인구 고령화의 인구학적 요인에 관한 선행연구를 살펴본다. 선행연구를 중심으로 이론적 차원에서 인구 고령화의 인구학적 요인을 살펴본 제2장에 이어 제3장에서는 이 연구에서 사용하는 방법들을 좀 더 기술적인 차원에서 논의한다. 마지막으로 제4장과 제5장에서는 분석 방법별로 결과를 제시하는 한편 분석 결과의 함의를 논의한다.

Ⅱ. 선행연구: 인구 고령화의 인구학적 요인

인구 고령화가 한국 사회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인구 고령화의 사회적, 경제적 파급 효과 분석과 이에 대응한 정책 방안 마련에 관심이 높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 고령화를 이미 주어진 혹은 미래에 전개될 조건으로 한 파급 효과와 정책적 대응에 초점이 맞추어질 뿐 인구 고령화 그 자체의 작동 기제와 전개 양상에 대한 체계적인 논의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단순히 출산율 감소와 기대수명 증가가 인구 고령화를 초래한다는 논의를 넘어 인구변동 요인들(출생/사망/이동)과 인구의 연령 구조 변화 간에 존재하는 복잡한 관계와 시간의 경과에 따른 전개 양상을 살펴보는 것은 인구 고령화 현상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데에도 유용한 시사점을 줄 수 있다. 개념적으로 인구 고령화는 인구의 연령 분포(연령 구조)가 고연령대(고령층)로 집중되는 현상으로 정의된다. 인구학에서 인구의 연령 분포는 그 자체로 하나의 인구학적 변수이며, 어떤 인구의 연령 분포는 해당 인구가 과거에 경험한 연령별 인구동태율(출산율, 사망률, 이동률)에 의해 결정됨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Preston, Heuveline, & Guillot, 2001, p.23). 연령 구조에 대한 인구동태율의 영향력 수준과 관련하여 최근(근과거) 인구동태율의 영향력이 크며, 먼 과거일수록 연령 구조에 대한 파급 효과는 줄어든다(Horiuch & Preston, 1988, p.429).2)

출생 및 사망과 더불어 인구이동 또한 인구변동을 초래하는 인구학적 요인이지만, 인구의 연령 구조 변화에 대한 이동력(이민)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임이 지적된다(Goldstein, 2009, p.15; Murphy, 2016, 2021). 이에 따라 선행연구에서는 출산력과 사망력의 영향을 중심으로 인구 고령화를 논의하는 경향이 있다. 인구 고령화에 대한 인구변동 요인들의 영향력에서 출산율 감소가 주된 동인이라는 주장은 인구변천이론(demographic transition theory)이나 인구변천 과정에서 사망력의 세부적인 작동 기제를 설명하는 역학변천이론(epidemiologic transition theory)과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 인구변천이론은 장기적으로 전개되는 출산력과 사망력 변동, 그리고 그 결과로 나타나는 인구의 성장과 구조 변화에 관한 거대 이론의 성격을 띤다. 인구변천은 고사망률-고출산율 구조에서 저사망률-저출산율 구조로 전환되는 과정이며, 일반적으로 사망률 감소가 출산율 감소에 선행하는 것으로 논의된다. 한편 사망률 감소는 질병 구조 변화와 맞물려 진행된다. 초기 역학변천이론을 주도한 Omran(1971, p.516, 521)은 인구변천 과정에서 질병 구조가 감염성-기생충성 질환에서 만성질환-인조질환으로 전환되며, 이러한 질병 구조 전환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연령 집단이 영유아/아동과 가임기 여성임을 지적한다. 출산율 감소가 일관되게 인구 고령화를 초래하지만, 인구 고령화에 대한 사망률 감소의 영향은 사망력 변동의 ‘연령별’ 패턴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인구변천 초기 단계처럼 영유아/아동 중심으로 생존확률이 높아지면 사망률 감소는 (과거의 사망력 조건에서는 사망했을 영유아/아동의 생존으로 인해) 인구 고령화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물론 고령기를 중심으로 사망률 개선이 이루어지면 사망률 감소는 과거와 반대로 인구 고령화를 촉진하게 될 것이다. 참고로, 서구 국가에서는 기대수명이 대략 72년을 넘어서는 시점부터 기대수명 증가가 고령기 사망률 감소에 의해 주도됨이 지적된다(Bengtsson & Scott, 2011, p.159). 우리나라의 경우 기대수명(남녀 통합 기준)이 이러한 경계점을 통과한 것은 대략 1990년대 초반이다(통계청, 2022).

인구변천이론을 넘어 인구변동 요인과 인구 고령화의 연관성에 대한 좀 더 체계적인 분석은 전통적으로 1) 안정인구 모형과 2) 인구 시뮬레이션 접근에 기초한다. 첫째, 안정인구 모형은 인구변동 요인에서 나타난 변화가 인구의 증감과 구조에 초래하는 장기적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사용되는 현대 인구학의 핵심 이론 중의 하나이다(Preston et al., 2001, p.138; Yusuf, Martins, & Swanson, 2014). 폐쇄인구(closed population)에서 연령별 출산율・사망률이 장기간 일정하게 유지되면 궁극적으로 고정된 연령 구조가 출현한다는 것이 안정인구 모형의 핵심이다(Preston et al., 2001, p.141). 이렇게 안정인구의 연령 구조가 (초기의 연령 구조와 관계없이) 연령별 출산율・사망률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에서 안정인구 모형은 출산율이나 사망률의 변화가 연령 구조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예컨대, 사망률을 일정한 값에 고정한 상황에서 다양한 수준의 출산율을 적용함에 따라 출현하는 안정인구의 연령 분포를 비교함으로써 출산율 변화가 인구의 연령 구조에 미치는 효과를 살펴볼 수 있다.

인구 고령화에 대한 인구변동 요인의 효과를 분석할 수 있는 안정인구 모형의 효용성이 강조되지만, 이론적 수준의 논의(Lee, 1994, pp.10-17; Yusuf et al., 2014, pp.286-288)를 넘어 경험적 연구에서 실제로 활용한 사례는 많지 않다. 안정인구 모형에 기초하여 인구변동 요인들이 인구의 연령 구조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한 대표적인 연구로 Coale(1956)의 연구가 있다. 스웨덴의 1900년경 인구동태율(1896~1900년의 출산율 및 1891~1900년의 사망률)과 1950년경의 인구동태율(1950년의 출산율 및 1946~1950년의 사망률)을 4개의 출산율-사망률 쌍, 즉 1)출산율 1896~1900년-사망률 1891~1900년, 2)출산율 1896~1900년-사망률 1946~1950년, 3)출산율 1950년-사망률 1891~1900년, 4)출산율 1950년-사망률 1946~1950년으로 조합하고, 이러한 출산율-사망률 조합별로 안정인구의 연령 분포를 비교하는 방식을 통해 그는 출산율 감소와 비교할 때 사망률 감소가 연령 구조 변화에 미치는 효과가 훨씬 작음을 보여 준다.

비록 안정인구 모형이 이론적으로 인구 구조에서 나타나는 장기적인 변화의 기저 요인을 효과적으로 입증할 수 있지만, 현실 세계에서 실제로 관측되는 인구 고령화 현상의 조건을 규명하는 데는 그 효용이 떨어짐이 지적된다. 경제적으로 발전한 국가들의 인구가 안정인구 조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동시에 현실의 인구가 하나의 안정인구 상태에서 다른 안정인구 상태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다고 보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Lee & Zhou, 2017, p.287; Preston et al., 1989, p.692). 유사한 맥락에서 출산율이나 사망률 변화가 급속히 전개될 때 궁극적으로 출현하는 안정인구의 연령 구조는 이행 과정에서 경험하는 인구 구조와는 큰 차이를 보일 수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이행기의 인구 구조 변화가 사회적 관심의 대상이지만 (궁극적으로 출현하는 연령 구조에 초점을 맞추는) 안정인구 모형을 통해 이행기 인구 구조 변화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지적된다(Coale, 1956, p.101).

둘째, 인구변동 요인에 관한 대안적 가정(what-if scenario)을 적용하는 인구 시뮬레이션(counterfactual population projection) 접근이다. 특히 인구추계 방법 중 코호트-요인법(cohort-component method)은 사망률이나 출산율 등 인구변동 요인들을 개별적으로 전망한 후에 인구 균형 방정식(demographic balancing equation; 인구(t+1)=인구(t)+출생(t+1)-사망(t+1)+이민/유입(t+1)-이민/유출(t+1))에 통합적으로 적용하여 최종 결과물을 산출하기에 개별 인구변동 요인에서의 변화가 인구의 연령 구조에 미치는 효과를 살펴보는 데 유용하다. 인구 시뮬레이션 접근은 인구동태율이 확정되지 않은 미래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인구동태율이 확정된 과거를 대상으로 인구변동 요인들의 ‘실젯값’과 이에 대한 ‘대안값’을 적용할 때 나타나는 결과를 상호 비교하는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통상적으로 인구 시뮬레이션 접근에 기초하여 인구 고령화의 인구학적 요인을 분석하는 시도는 후자에 해당한다. 인구 고령화를 초래하는 인구학적 기제와 관련하여 인구 시뮬레이션 접근은 인구추계 기간이 길수록 안정인구 모형을 활용한 접근과 유사한 최종 결과물을 보여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최종 결과물에 이르는 중간 과정을 추가로 보여 줄 수 있는 또 다른 장점이 있다.

인구변동 요인의 인구학적 파급 효과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인구 시뮬레이션 접근을 활용한 다양한 연구들이 이루어진 바 있다(Bengtsson & Scott, 2010, pp.9-10; Grigsby & Olshansky, 1989; Hermalin, 1966; Heuveline, 1999; White & Preston, 1996). 예컨대, 미국에서 이루어진 Hermalin (1966)의 연구는 인구변동 요인들에 관한 대안적인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을 통해 출산율 변화와 비교할 때 연령 구조에 미치는 사망률 변화의 효과가 미미한 수준이며, 1900~1960년 기간에 걸쳐 이루어진 사망률 개선이 (인구 고령화가 아니라) 인구의 연령 구조를 더 젊어지게 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인구 시뮬레이션 접근을 사용하여 인구 고령화의 인구학적 요인을 분석한 가장 최근의 시도로 Lee & Zhou(2017)의 연구가 있다. Lee & Zhou(2017, p.394)는 인구 고령화에 대한 출산력과 사망력의 상대적 기여도를 비교하는 데 있어서 대안적인 시나리오에 기초한 인구 시뮬레이션 접근이 최적의 방법(gold standard)임을 주장한다.

그러나 안정인구 모형과 마찬가지로 대안 시나리오에 기초한 인구 시뮬레이션 접근 또한 인구 고령화에 대한 출산력과 사망력 변동의 ‘실제’ 기여도를 양화하는 것이 아니라 인구변동 요인들에서 변화가 나타날 때 (가상/모델) 인구 구조에서 어떠한 변화가 나타남을 보여 줌으로써 현실 세계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다분히 추론적인 수준의 설명을 제공할 뿐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Murphy, 2017, p.258). 안정인구 모형에 관한 논의에서 추론해 볼 수 있듯이 대안적인 시나리오에 기초한 인구 시뮬레이션 접근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이상으로 축적된 자료가 필요하다. 인구의 연령 구조는 인구동태율의 변화뿐만 아니라 초기 인구 구조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구동태율에서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도 초기 인구 구조의 영향(예컨대, 인구 모멘텀)으로 인구 구조는 고령화될 수 있다(Preston et al., 2001, pp.161-167). 물론 이러한 초기 인구의 연령 구조는 또다시 그 이전에 있었던 인구동태율의 영향을 반영한다. 결과적으로 인구 시뮬레이션을 하는 기간이 짧을수록 초기 인구 구조의 효과가 동시적으로 작용하기에 인구변동 요인들의 영향을 정확히 가늠하기 어려울 수 있다. 최근에 이루어진 경험적 연구(Murphy, 2021, p.231) 또한 대안 시나리오에 기초한 인구 시뮬레이션 방법이 기준 시점의 인구 분포와 인구동태율에 민감할 수 있음을 지적한다. 특히 인구 고령화에 대한 인구변동 요인들의 상대적인 영향력을 비교하는 데 있어서 기준 시점의 출산율 수준에 따라 분석 결과가 민감하게 변할 수 있음을 지적한다.

인구 고령화의 인구학적 요인 분석에서 안정인구 모형과 인구 시뮬레이션 접근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최근의 시도로 특정 관측 기간에 걸친 연령별 인구 성장률을 비교하는 접근이 있다(Murphy, 2017; Preston et al., 1989; Preston & Stokes, 2012; Preston & Vierboom, 2021). 기본적으로 이 방법은 인구 고령화 같은 인구의 연령 분포에서 나타나는 변화는 특정 연령대의 인구가 다른 연령대의 인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르게 혹은 느리게 증가할 때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하여 인구의 ‘평균 연령’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인구변동 요인들의 효과로 분해한다. 비록 이 방법이 인구의 평균 연령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수리적으로 정교하게 분해할 수 있는 수식(Preston et al., 1989, p.697)을 제공하지만, 이 접근은 앞에서 논의한 접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료에 대한 요구 수준이 매우 높다. 예컨대, Preston et al.(1989)은 1980~1985년 기간에 걸친 평균 연령 변화를 분해하기 위해 1980년과 1985년에 생존하고 있는 모든 출생 코호트를 대상으로 ‘코호트 생명표’를 작성하고 있다. 이 접근에 기초한 연구들이 기본적으로 100년 이상의 인구동태 자료가 축적된 국가들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이 접근은 안정인구 모형과 같은 강한 가정을 요구하지 않으며, 인구 시뮬레이션 접근처럼 분석 대상 기간이나 기준 시점(연도)의 선택에 따라 분석 결과에서 차이가 나타나는 문제가 없다는 장점이 있음이 보고된다(Murphy, 2017, p.262).

연령별 인구 성장률을 분해하여 인구 고령화에 대한 인구변동 요인들의 효과를 비교한 연구들은 인구 고령화에 있어서 사망력의 영향이 더 큼을 보여 주는 경향이 있다(Murphy, 2017; Preston et al., 1989; Preston & Stokes, 2012). 예컨대, 유럽 11개국을 대상으로 1850년 이후의 인구 고령화에 대한 인구학적 요인들의 영향력을 비교한 Murphy(2017)의 분석 결과는 전반적으로 출산율 변화의 효과가 사망률 변화에 비해 작음을 보여 주는데, 특히 1950년 이후 유럽에서 이루어진 인구 고령화는 대부분 사망률 변화에 기인함을 주장한다. 그러나 상반된 분석 결과 또한 제시되는데, 2013~2018년에 걸친 미국의 연령 구조 변화를 분석한 Preston & Vierboom(2021)의 분석에서는 출산력 변동이 인구 고령화의 주된 원인으로 나타난다. 이들은 Murphy(2017)가 분석한 유럽과 비교할 때 베이비붐 현상이 미국에서 더 강하게 전개된 점과 고령기 사망률 개선이 미국에서 훨씬 더디게 진행된 점을 이러한 차이의 원인으로 추론한다.

종합적으로, 인구 고령화에 대한 인구변동 요인들의 영향력과 관련하여 최근까지 다양한 접근이 시도되었지만, 방법론적 차이뿐만 아니라 분석 조건에서의 차이가 중첩됨으로 인해 각 접근의 장단점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분석 조건이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선행연구가 하나의 방법론에 의존하여 분석을 진행함으로써 다양한 접근 간 직접적인 비교가 쉽지 않다. 각 방법이 다른 분석 결과를 보여 주더라도 이는 방법론상의 차이가 아니라 자료 혹은 분석 대상 시기에서의 차이를 반영할 수도 있다. 예컨대, 인구변천의 초기 단계에서는 출산력 변동이 연령 구조 변화를 주도하지만, 선진국을 중심으로 이미 출산율에서 관측되는 변동 폭이 크게 줄어든 동시에 고령기 중심으로 사망률 개선이 이루어지는 최근의 인구학적 조건에서는 사망력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는 것이다. 자료상의 제약이 작지 않지만, 이 연구는 인구 고령화의 인구학적 요인을 분석하는 다양한 접근을 보완적으로 사용하여 1970년대 이후 한국 사회에서 진행된 인구 고령화의 주된 요인과 특징, 그리고 시간의 경과에 따른 전개 양상을 살펴보고 그 함의를 논의한다.

Ⅲ. 연구 방법

인구 고령화의 인구학적 요인 분석을 둘러싼 방법론적 공감대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 연구는 인구 고령화의 전개 과정에서 인구변동 요인들의 역할을 분석하고 그 함의를 논의하기 위해 어떤 특정 방법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대신에 다양한 방법을 보완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을 취한다. 분석 방법을 세부적으로 살펴보기 전에 방법론 적용의 기초가 되는 분석 대상 시기(기간)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있다. 이 연구에서 사용하는 분석 방법 중 안정인구 모형은 고정된 인구동태율이 장기간 지속될 때 출현하는 극한값에 상응하는 인구 구조를 분석한다는 점에서 분석 대상 기간에 관한 논의는 불필요하다. 그러나 실젯값과 대안적인 가정에 기초한 결괏값을 비교하는 인구 시뮬레이션 접근에서는 분석 대상 기간이 중요한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인구 고령화의 전개 양상과 특징을 살펴보는 이 연구에서는 통계청의 공식 통계가 공표되는 1970년(기준 시점)부터 현시점 기준으로 (생명표 등) 확정된 실적치가 존재하는 2020년까지의 50년을 분석 대상으로 설정한다. 기준 시점(연도)의 인구 구조가 지닌 효과의 경우 통상적으로 2~3세대 정도면 소진될 개연성이 높음이 지적되지만(Preston et al., 1989, p.692), 실적치가 존재하는 과거 50년(1970~2020년)의 분석 기간이 충분하지 않을 개연성도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이 연구에서는 2020년까지의 실적치를 활용함과 함께 세부적인 전망치(가정치)가 제공되는 2021~2070년의 장래인구추계 자료를 참고 목적으로 활용한다. 미래 인구 전망에 불확실성이 개입될 수밖에 없지만, 이 연구에서는 분석상의 간명성을 확보하면서 미래에 전개될 인구 고령화의 주된 영향 요인에 관한 시사점을 얻기 위해 통계청(2022) 장래인구추계의 ‘중위’ 추계 자료를 사용하여 추가적인 분석을 진행한다.3) 물론 이는 인구변동 요인의 실제 기여도가 아니라 적용되는 가정(중위)이 실현될 때 나타날 조건적 결과물임은 당연하다.

구체적인 분석 방법과 관련하여 이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접근을 통해 최근까지 진행된, 그리고 향후 전개될 인구의 연령 구조 변화에서 인구변동 요인들의 영향을 살펴본다. 첫째, 안정인구 모형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안정인구 모형은 폐쇄인구에서 고정된 출산율과 사망률이 지속될 때 궁극적으로 출현하게 될 인구의 연령 구조를 분석적으로 보여 줄 수 있다. 다만 안정인구 모형의 특성상 모형 구축 과정에서 1970년 이후 50년에 걸친 출산율과 사망률 궤적을 모두 고려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이 연구에서는 Coale(1956, p.93)의 접근을 따라 폐쇄인구에서 1970년의 출산율과 사망률이 지속될 때 출현하는 인구의 연령 구조를 비교의 준거로 하여 1)2020년의 출산율과 2020년의 사망률, 2)1970년의 출산율과 2020년의 사망률, 3)2020년의 출산율과 1970년의 사망률이 지속될 때의 연령 구조를 비교한다.

안정인구 모형은 통상적으로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친다. 우선, 안정인구의 자연증가율(r)을 구한다. 안정인구의 자연증가율이 본원적 자연증가율(intrinsic rate of natural increase)이다. 순재생산율을 NRR, 평균 세대 간격을 g라고 할 때 본원적 자연증가율은 근사적으로 rNRR/g로 표시할 수 있다. 다음으로 안정인구의 조출생률(b)과 조사망률(d)을 산출하며(d = b - r), 최종적으로 안정인구의 연령 분포(cx)를 도출한다. 아래의 수식에서 x는 연령, ω는 연령 상한, Lx는 생명표 생존 인년 수(number of person-years lived), l0는 생명표의 기수(radix)를 표시한다(여성 기준). 남성 및 전체를 대상으로 한 안정인구의 연령 분포를 산출하기 위해서는 같은 절차를 사용하되 출생 성비(sex ratio at birth)에 기초한 조정 작업이 추가된다.

식 (1)
b = 1 x = 0 ω e r x + 0.5 × L x l 0

식 (2)
c x = b × e r x + 0.5 × L x l 0

둘째, 대안 시나리오에 기초한 인구 시뮬레이션 접근이다. 앞에서 논의한 안정인구 모형은 분석 모형의 설계 단계에서 출산율과 사망률 궤적 전체를 고려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또한 안정인구 모형의 특성상 궁극적으로 출현하는 인구의 연령 구조에 초점이 맞춰질 뿐 초기(기준) 인구의 연령 구조에서 안정인구의 연령 구조로 전환되는 ‘과정’에 관한 정보의 제공에서도 한계가 있다. 이 연구에서는 기준 인구(base population)에 해당하는 1970년 인구에 ‘실제’ 출산율-사망률 궤적을 적용한 연령 구조와 (인구동태율의 실제 궤적 대신) 기준 시점(1970년)의 출산율-사망률이 추계 기간에 걸쳐 불변(가정)일 때 나타나는 연령 구조를 비교함으로써 인구의 연령 구조 변화에서 사망률과 출산율의 영향력을 비교한다. 다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1970~2020년에 걸친 50년의 분석 대상 기간이 충분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2021~2070년의 인구추계 전망치(중위) 자료를 사용하여 미래에 전개될 연령 구조 변화를 추가로 살펴본다.

좀 더 구체적으로, 대안적인 인구 시뮬레이션 과정에서는 <표 1>에서 제시된 네 가지 시나리오를 사용한다. 시나리오A는 기준 시나리오에 해당하는데, 분석 대상 기간의 출산율과 사망률의 실적치를 사용한다. 다만, 2021~2070년 기간의 사망력과 출산력 가정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통계청(2022)의 장래인구추계 중위 가정을 적용한다.4) 참고로 기준 시나리오(A)에서 출산율과 사망률의 실적치(1970~2020년)를 사용하지만, 폐쇄인구(closed population) 가정에 기초한 인구 시뮬레이션의 결과이기에 통계청이 공표하는 (국제인구이동이 반영된) 1970~2020년 기간의 실제 인구와는 구분된다. 마찬가지로 2021~2070년 기간의 인구 시뮬레이션에서도 국제인구이동(이민)은 없는 것으로 가정한다. 본 연구에서 이렇게 폐쇄인구 가정에 기초하여 인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는 것은 2000년대 이전 기간의 국제인구이동 실적치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과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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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인구추계 시나리오 및 가정

구분 인구변동 요인 가정 비고
출산력 사망력
인구추계 시나리오 A(FactualMactual) 실제 출산율 궤적 실제 사망률 궤적 - 1970년 인구 공통 적용(기준 인구)
- 폐쇄인구(zero migration) 가정
- 실제 출산율 혹은 실제 사망률 궤적을 반영하는 시나리오 (Factual 혹은 Mactual)의 2021~2070년 자료는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의 중위 가정 사용
인구추계 시나리오 B(F1970Mactual) 출산율 고정(1970년) 실제 사망률 궤적
인구추계 시나리오 C(FactualM1970) 실제 출산율 궤적 사망률 고정(1970년)
인구추계 시나리오 D(F1970M1970) 출산율 고정(1970년) 사망률 고정(1970년)

사망률 변화에 따른 인구의 연령 구조(아래 수식에서 AgeStr로 표기) 변화는 실제의 출산율(Factual)과 사망률(Mactual) 궤적에 따른 연령 구조(인구추계 시나리오 A; AgeStr(A))와 출산율은 실제 궤적을 적용하되 사망률은 추계 기간에 걸쳐 1970년의 사망률에 고정한 시나리오의 연령 구조(시나리오 C; AgeStr (C))를 비교하여 확인할 수 있다(AgeStr (A) - AgeStr (C)). 대안적으로, 출산율을 공통적으로 1970년 값으로 고정시킨 상태에서 실제 사망률 궤적에 기초한 추계 결과(인구추계 시나리오 B; AgeStr (B))와 출산율과 마찬가지로 사망률도 1970년 값으로 고정시킨 추계 결과(인구추계 시나리오 D; AgeStr (D))를 비교하는 방식을 사용할 수도 있다(AgeStr (B) - AgeStr (D)). 선행연구에 따라 두 지푯값을 병렬적으로 사용하기도 하지만(Heuveline, 1999), 두 지푯값의 방향성이 동일하다는 점에서 이 연구에서는 Murphy(2021)의 접근을 따라 두 지푯값의 산술 평균을 사용한다(수식 3). 사망률과 마찬가지로 출산율 변화에 따른 인구의 연령 구조 변화는 아래의 수식 4와 같이 계산할 수 있다.5)

식 (3)
A g e S t r A A g e S t r C + A g e S t r B A g e S t r D / 2

식 (4)
A g e S t r A A g e S t r B + A g e S t r C A g e S t r D / 2

마지막으로, 인구의 평균 연령 변화를 출생, 사망, 이동의 효과로 분해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앞의 선행연구 부분에서 연령별 인구 증가율에서 발생하는 차이를 인구변동 요인들의 효과로 분해하는 Preston et al.(1989)의 접근을 간략히 언급한 바 있다. 비록 이 방법이 연령별 인구 증가율에 대한 출생, 사망, 이동 요인의 연령별 기여도를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자료에 대한 요구 조건이 상당히 강한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이 연구에서는 Preston et al.(1989)이 제시한 또 다른 접근을 사용한다. 비록 경험적 연구에서는 제한적으로만 사용되고 있지만(Fernandes & Turra, 2019), 이 접근은 과거의 연령별 인구동태율 궤적이 아니라 현시점 기준의 집계화된 인구동태율과 평균 연령 정보에 기초함으로써 자료에 대한 요구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다. Preston et al.(1989, p.695)은 인구의 평균 연령에서 관측되는 변화를 아래의 수식처럼 모형화한다. 여기에서 Ap는 인구의 평균 연령(mean age of the population), AD는 평균 사망 연령(mean age at death), Ai는 유입자(immigrants)의 평균 연령, Ao는 유출자(emigrants)의 평균 연령을 표시하며, b, d, i, o는 각각 조출생률, 조사망률, 조유입률(crude in-migration rate), 조유출률(crude out-migration rate)을 표시한다.

식 (5)
d A P / d t = 1 b A P 0 d A D A P i A P A i + o A o A P

인구 고령화율(aging rate), 즉 단위 시간당 인구의 평균 연령 변화율(dAP/dt)을 나타내는 위 수식은 평균 연령 변화율이 인구변동 요인의 상대적 크기(예컨대, d)와 연령 선택성(age selectivity) 수준(예컨대, AD - AP)의 곱으로 분해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단위 시간당 인구의 평균 연령 변화율(dAP/dt)을 나타내는 위 수식에서 출생, 사망, 이동(이민)이 없으면 인구의 평균 연령(Ap)은 매 역년(calendar year)이 경과함에 따라 1세 증가한다(dAP/dt = 1). 역년 기준으로 1년마다 개인의 연령이 1세 증가하듯이 어떤 특정 인구 집단에서 진입(births, immigrants)이나 탈퇴(deaths, emigrants)가 없으면 해당 인구를 구성하는 모든 성원의 연령은 1세 증가한다는 것이 이 수식의 핵심이다(평균 연령도 1세 증가). 출생이나 사망 등 인구동태 현상이 고령화를 충분히 억제하지 않는 한 인구는 자연적으로 고령화되는 경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출생은 해당 인구 집단으로의 진입 연령이 0세이기에 항상 인구의 평균 연령을 낮춘다. 참고로, 위 수식의 구성 요소 ‘b(AP - 0)’에서 숫자 0(zero)은 이러한 측면을 명시적으로 표시한다. 사망의 경우 사망 연령에 따라 그 효과가 다르다. 예컨대, 영유아의 사망은 평균 연령을 높이지만, (평균 연령보다 높은) 고령자의 사망은 인구의 평균 연령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인구통계 자료의 한계로 인해 2000년대 이전에는 국제이동자(유입/유출)의 평균 연령(Ai, Ao)은 물론 (상대적) 규모(i, o)조차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 기존 연구(Fernandes & Turra, 2019)와 마찬가지로 이 연구에서도 인구이동(이민) 요인의 인구 고령화 혹은 재생 효과(aging/rejuvenating effect)를 잔차(residuals; ϵ)로 파악한다(ϵ = i(AP - Ai) + o(Ao - AP)). 물론 이 잔차에는 인구이동(이민)의 인구 고령화 혹은 재생 효과뿐만 아니라 인구 및 인구동태율 정보의 수집과 산출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도 포함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비록 인구이동(이민)의 인구 고령화 혹은 재생 효과를 보고하지만, 자료상의 한계를 고려하여 이 연구에서는 출생과 사망의 인구 고령화 혹은 재생 효과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 결과를 해석한다.

Ⅳ. 분석 결과

1. 안정인구 모형 분석

인구 고령화의 인구학적 요인 분석 결과와 관련하여 <표 2>는 인구동태율(출산율/사망률) 조합별로 안정인구(남녀 통합)의 연령 분포와 주요 고령화 지표를, [그림 1]은 성별로 구분하여 안정인구의 연령 분포를 보여 준다. 앞의 분석 방법 부분에서 언급했듯이 이 소절에서는 실적치가 존재하는 분석 대상 기간(1970~2020년)의 시작과 종료 시점인 1970년과 2020년의 인구동태율을 조합한 안정인구의 연령 분포를 살펴보고 출산율/사망률 변동과 인구 고령화의 관계를 살펴본다. <표 2>의 인구동태율 조합 A, 즉 1970년의 출산율-사망률에 기초한 안정인구에서는 유소년(0~14세) 인구의 구성비가 상당히 높은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다. 성별 연령 분포를 보여 주는 [그림 1]을 보면 피라미드형 구조가 뚜렷하다. 1970년의 인구동태율에 기초한 안정인구에서 산출된 고령화 지표를 보면 중위연령이 21.08세, 생산연령인구 1백 명당 노인 인구가 7.74명,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의 백분비가 4.44%이다. 한편, 1970년의 출산율-사망률에 기초한 안정인구의 연령 구조(조합 A)와 비교할 때 2020년의 출산율-사망률 조합(인구동태율 조합 B)에 기초한 안정인구의 연령 분포는 고령화가 가장 심화된 형태로 나타난다. 정점 이하 구간에서 연령이 낮을수록 백분비가 작아지는 항아리형 연령 구조가 뚜렷하다. 고령화 지표를 보면 중위연령이 64.28세, 노년부양비가 106.91명, 65세 이상 인구의 백분비가 48.87%로 1970년의 인구동태율에 기초한 안정인구의 연령 구조와는 뚜렷이 대조된다.

인구 고령화에 대한 출산력과 사망력의 상대적 영향력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것이 1970년의 인구동태율과 2020년의 인구동태율을 조합할 때 궁극적으로 출현하는 안정인구의 연령 구조이다. 우선, 인구동태율 조합 C, 즉 1970년의 출산율과 2020년의 사망률 조합(고출산율/저사망률)이 장기간 지속될 때 출현하는 연령 분포를 보면 1970년의 출산율-사망률 조합(인구동태율 조합 A)에 기초한 안정인구의 연령 분포와 상대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그림 1]을 통해 두 안정인구의 연령 분포를 시각적으로 비교하면 대체로 피라미드형 인구 구조에서 큰 변화가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표 2>의 고령화 지표를 보면 인구동태율 조합 C, 즉 출산율이 1970년 값으로 동일하더라도 2020년의 사망률이 적용될 때 인구 고령화가 좀 더 진행된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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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안정인구의 연령 분포와 주요 고령화 지표
(단위: %, 세, 생산연령인구 백 명당 명, %)
연령 인구동태율 조합 A 인구동태율 조합 B 인구동태율 조합 C 인구동태율 조합 D
출산율(1970년) & 사망률(1970년) 출산율(2020년) & 사망률(2020년) 출산율(1970년) & 사망률(2020년) 출산율(2020년) & 사망률(1970년)
0~4 14.34 1.57 14.00 2.16
5~9 12.62 1.80 12.26 2.49
10~14 11.17 2.06 10.75 2.88
15~19 9.88 2.36 9.42 3.32
20~24 8.69 2.70 8.24 3.82
25~29 7.63 3.09 7.21 4.38
30~34 6.70 3.53 6.31 5.02
35~39 5.87 4.03 5.51 5.76
40~44 5.12 4.60 4.81 6.55
45~49 4.39 5.24 4.19 7.35
50~54 3.71 5.94 3.63 8.10
55~59 3.04 6.71 3.14 8.66
60~64 2.39 7.52 2.69 8.90
65~69 1.79 8.33 2.28 8.69
70~74 1.26 9.05 1.89 7.96
75~79 0.79 9.42 1.51 6.50
80~84 0.40 8.91 1.09 4.32
85~89 0.16 7.06 0.66 2.20
90~94 0.04 4.16 0.30 0.77
95~99 0.01 1.57 0.09 0.17
100+ 0.00 0.37 0.01 0.02
합계 100.00 100.00 100.00 100.00
중위연령(세) 21.08 64.28 22.09 53.91
노년부양비(백 명당 명) 7.74 106.91 14.22 49.49
65세 이상 인구(%) 4.44 48.87 7.84 30.62

1970년의 출산율과 2020년의 사망률 조합(인구동태율 조합 C)과 비교할 때 2020년의 출산율과 1970년의 사망률을 적용한 안정인구(인구동태율 조합 D)의 연령 구조는 상당히 다른 결과를 보여 준다. [그림 1]을 보면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었던 1970년의 사망력 조건을 적용하더라도 2020년의 출산력 조건을 적용하면(저출산율/고사망률) 인구 고령화가 상당한 수준으로 높아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2020년의 출산율-사망률을 적용한 안정인구(인구동태율 조합 B)와 비교할 때 낮은 연령대에서 정점이 형성되는 차이가 있지만, 정점 아래 구간에서는 연령이 낮을수록 구성비가 작아지는 모습이 동일하게 관측된다. 고령화 지표들을 보더라도 중위연령이 53.91세, 노년부양비가 49.49명,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백분비가 30.62%로 인구 고령화가 상당한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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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인구동태율 조합별 안정인구의 성별 연령 분포
hswr-43-1-50-f001.tif

전반적으로 1970년과 2020년의 인구동태율 조합에 기초한 안정인구 모형의 분석 결과는 사망률이 2020년 수준으로 매우 낮더라도 1970년 수준의 고출산 현상이 지속되는 한 인구의 연령 구조는 계속해서 피라미드형을 유지할 것임을 시사한다. 통상적으로 사망률이 낮은 선진국의 대체출산율이 2.0~2.1 수준임을 고려할 때 1970년 수준의 합계출산율(TFR=4.53)이 장기간 지속된다는 것은 한 쌍의 부부가 4명 이상의 자녀를 출산함으로써 세대를 가로질러 코호트(세대) 규모가 2배 이상 증가할 것임을 의미한다.6) 물론 사망률이 2020년 수준으로 매우 낮은 상황에서 출산율이 하락하면 피라미드형 인구 구조는 유지될 수 없다. <표 2>에서 제시되지는 않았지만, 인구동태율 조합 C와 마찬가지로 2020년의 사망률을 적용한 상태에서 1970년 이후 이루어진 출산율 변화(감소)를 적용하면 인구 고령화가 진행됨을 관측할 수 있다. 특히 출산율이 대체출산율 아래로 하락한 1983년의 출산율을 적용하면 연령이 낮을수록 구성비가 높은 피라미드형 인구 구조에서 본격적으로 이탈하는 모습이 관측되기 시작한다.

2. 대안 시나리오 활용 인구 시뮬레이션

<표 3>과 <표 4>는 대안 시나리오에 기초한 인구 시뮬레이션을 통해 연령 구조 변화를 살펴본 결과를 보여 준다. 우선 <표 3>은 인구추계 시나리오별로 197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단위로 50년에 걸친 고령화 지표의 변화를 보여 준다. 1970년의 고령화 지푯값들은 기준 인구에 해당하는 1970년 인구 실적치에 기초하여 산출한 결과이기에 모든 시나리오를 아울러 동일하다. 또한 출산력과 사망력 변화의 장기적 파급 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2020년까지의 출산율과 사망률 실적치에 추가하여 통계청(2022) 장래인구추계의 중위 가정을 반영할 때 관측되는 고령화 지푯값들이 참고용으로 추가되어 있다. <표 3>에서 출산율과 사망률의 실제 궤적(출산율 Factual, 사망률 Mactual)을 전부 혹은 일부 반영하는 시나리오(A, B, C)에서 2070년의 지푯값은 2020년까지는 출산율과 사망률 실적치, 2021~2070년 기간은 통계청의 중위 가정을 적용한 결과이다(시나리오 B는 출산율, 시나리오 C는 사망률을 추계 기간에 걸쳐 1970년 값으로 고정). 예컨대, 시나리오 A(FactualMactual)의 2070년 값은 인구이동이 없는 상황에서 기준 인구인 1970년 인구에 출산율과 사망률의 실젯값(2021~2070년 기간은 중위 가정치)을 적용할 때 관측되는 고령화 지푯값들을, 시나리오 B(F1970Mactual)는 전체 추계 기간에 걸쳐 출산율은 1970년(F1970)에 고정시키되 2020년까지는 실제 사망률 궤적을, 2021~2070년 기간은 사망률 중위 가정을 적용한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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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
인구추계 시나리오별 고령화 지표
(단위: 세, 생산연령인구 백 명당 명, %)
인구추계 시나리오 지표 1970년 1980년 1990년 2000년 2010년 2020년 2070년
인구추계 시나리오 A(FactualMactual) 중위연령 18.51 22.16 28.05 33.36 39.33 45.57 63.58
노년부양비 5.65 6.22 7.40 10.37 15.43 22.80 107.49
65세+(%) 3.07 3.93 5.34 7.55 11.20 16.32 48.01
인구추계 시나리오 B(F1970Mactual) 중위연령 18.51 20.55 20.73 20.58 21.49 21.56 22.25
노년부양비 5.65 6.22 7.25 8.54 10.01 11.38 15.94
65세+(%) 3.07 3.64 4.07 4.82 5.69 6.31 8.68
인구추계 시나리오 C(FactualM1970) 중위연령 18.51 22.11 27.83 32.80 38.03 42.58 49.86
노년부양비 5.65 6.01 6.60 8.35 10.93 14.48 41.63
65세+(%) 3.07 3.81 4.80 6.18 8.20 11.00 26.26
인구추계 시나리오 D(F1970M1970) 중위연령 18.51 20.52 20.62 20.36 21.02 20.78 20.80
노년부양비 5.65 6.01 6.46 6.86 7.04 7.09 7.39
65세+(%) 3.07 3.53 3.65 3.92 4.08 4.04 4.22

주: 기준 시점에 해당하는 1970년의 고령화 지푯값은 실적치이며, 나머지 연도의 지푯값은 설정된 시나리오를 적용한 결과임; 모든 시나리오에서 인구이동은 없는 것으로 가정함(폐쇄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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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4.
인구 고령화 지표별 사망률 및 출산율 변화 효과
(단위: 세, 생산연령인구 백 명당 명, %p)
인구추계 시나리오 지표 2020년 2070년
사망률 변화 효과(출산율 통제) ([AgeStr(A) - AgeStr(C) + AgeStr(B) - AgeStr(D)]/2) 중위연령 1.88 7.59
노년부양비 6.30 37.21
65세+(%) 3.80 13.10
출산율 변화 효과(사망률 통제) ([AgeStr(A) - AgeStr(B) + AgeStr(C) - AgeStr(D)]/2) 중위연령 22.91 35.19
노년부양비 9.41 62.90
65세+(%) 8.48 30.68

인구추계 시나리오 A, 즉 실제 출산율과 실제 사망률 궤적을 적용한 시나리오(FactualMactual)의 2020년 기준 고령화 지푯값들은 중위연령이 45.57세, 노년부양비가 생산연령인구 1백 명당 22.80명, 65세 이상 인구의 백분비가 16.32%로 비교 대상 4개 시나리오 중 고령화 수준이 가장 높다. 예상할 수 있듯이, 출산율과 사망률이 1970년 값으로 고정된 시나리오(D)에서 고령화 지푯값들이 가장 낮다(중위연령 20.78세, 노년부양비 7.09명, 65세 이상 인구 4.04%). 인구 고령화에 대한 출산력과 사망력의 상대적 영향력을 살펴보는 방법이 인구추계 시나리오 B(F1970Mactual)와 C(FactualM1970)를 비교하는 것이다. 2020년을 기준으로 이들 시나리오를 비교하면 그 격차가 작지 않다. 사망률을 1970년 수준에 고정한 시나리오(C)에 비해 출산율을 1970년 수준에 고정한 시나리오(B)에서 인구 고령화 수준이 낮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출산율 궤적을 적용하되 사망률을 1970년 값으로 고정한 시나리오(C)의 결과는 출산율과 사망률 모두 실제 궤적을 적용한 시나리오(A)의 결과와 더 가깝다.

사망률 고정 여부와 관계없이 실제 출산율 궤적을 반영하면 인구 고령화가 상당한 수준까지 높아지지만, 출산율을 1970년 수준으로 고정하면 사망률을 1970년 수준으로 고정하는 경우는 물론 실제 사망률 궤적을 반영하더라도 인구 고령화가 상당히 억제되는 모습이 관측되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한국 사회에서 최근까지 진행된 인구 고령화에서 출산력 변화의 영향이 더 큼을 시사하는데, 방향성의 측면에서 본다면 앞에서 살펴본 안정인구 모형의 분석 결과와 동일하다. <표 3>에는 또한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상의 가정이 실현될 때 시나리오별로 2070년 기준의 고령화 지푯값들이 수록되어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서는 2070년까지 사망률이 지속해서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되어 있다(남녀 통합 기준 2020년 83.5년→2070년 91.2년). 그럼에도 출산율을 1970년 값에 고정한 상태에서 실제 사망률 궤적을 반영한 시나리오 B(F1970Mactual)와 반영하지 않은 시나리오 D(F1970M1970)의 지푯값들은 상대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반면에 실제 출산율 궤적(2021~2070년 기간은 중위 가정)을 반영하면 사망률이 1970년 수준에 고정된 시나리오(FactualM1970)에서도 2070년의 인구 고령화 수준은 상당히 높다. <표 4>는 <표 3>에 기초하여 고령화 지표별로 사망률과 출산율 변화의 효과를 단일 값으로 수치화한 결과를 보여 준다. 예컨대, 사망률 변화의 효과는 출산율 변화를 일정하게 통제한 상태에서 실제 사망률 궤적에 따른 결과와 사망률을 1970년 값에 고정한 결과를 비교한 것이다. 2020년을 기준으로 인구 고령화에 대한 사망률과 출산율 변화의 효과를 비교하면 모든 고령화 지표를 아울러 출산율 변화의 효과가 사망률 변화의 효과를 넘어선다. <표 4>에는 또한 1970~2020년의 실적치와 함께 2021~2070년 기간의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중위 가정) 전망이 실현될 때 2070년 기준으로 사망률과 출산율 변화의 효과를 비교한 결과를 보여 주는데, 마찬가지로 인구 고령화에 있어서 출산율 변화의 효과가 사망률을 넘어섬을 확인할 수 있다.

3. 평균 연령 변화의 요인별 분해

<표 5>는 인구의 평균 연령 변화를 인구변동 요인별로 분해한 결과를 보여 준다. 이 연구에서 사용한 인구 고령화율(aging rate)이 과거의 인구동태율이 아니라 분석 대상 시점의 인구동태율(contemporaneous vital rates)과 평균 연령의 함수(수식 5)이기에 그 자체로 완결성을 갖춘 분석이지만, 인구 시뮬레이션 접근과 마찬가지로 여기에서도 2020년까지의 실적치에 대한 분석과 함께 미래에 전개될 인구 고령화(평균 연령 변화)에서 인구변동 요인들의 상대적 영향력을 가늠해 보기 위해 2021~2070년의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가정치(중위)를 활용하여 추가로 분해 절차를 진행하였다. 이에 따라 2021~2070년 기간의 분석 결과는 통계청의 출산율-사망률 가정이 실현될 때 전개될 인구 구조 변화에서 인구변동 요인들의 영향력을 보여 주는 참고 지표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관측 대상 기간을 5년 단위로 구분한 <표 5>와 달리 [그림 2]는 연간 단위로 출생(b(AP - 0))과 사망(d(AD - AP))의 인구 재생 효과 및 그 합계(출생+사망)의 추이를 보여 준다. 또한 [그림 2]의 우측에는 사망의 인구 고령화/재생 효과를 조사망률(d)과 사망의 연령 선별성(AD - AP) 효과로 구분하여 그 추이를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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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출생과 사망의 연령 구조 재생 효과
hswr-43-1-50-f002.tif

<표 5>에서 제시된 값들을 앞의 수식 5에 대입하면 평균 연령 변화율을 도출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출생, 사망, 이동이 발생하지 않으면 역년 기준으로 매 1년 경과 시 인구의 평균 연령은 1세 증가한다. 따라서 <표 5>의 값이 양(+)이면 평균 연령의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측면에서 <표 5>에서 제시된 지푯값들은 인구변동 요인들의 인구 재생 효과(rejuvenating effects)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만일 출생, 사망, 이동 지푯값의 합이 (+)1을 초과하면 시간의 경과에 따라 인구의 평균 연령이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물론 <표 5>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런 현상이 실제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1970~1975년 기간에는 출생과 사망의 연령 구조 재생 효과(합계)가 1에 근접하지만(0.96827), 인구이동(이민)은 평균 연령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0.14699).

참고로, 1970~2020년 기간에 걸쳐 인구이동의 인구 재생 효과는 음(-)의 값을 가짐을 살펴볼 수 있다. 물론 이는 조이동률(유입률(i), 유출률(o))과 이동자의 평균 연령(Ai, Ao)에 기초하여 직접 산출된 것이 아니라 잔찻값으로 계산된 것이기에 인구이동의 실제 효과와 더불어 인구통계 작성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의 효과도 포함할 수 있다. 비록 2020년까지 인구이동의 재생 효과가 음(-)의 값을 갖지만, 인구이동으로 인한 평균 연령 상승 효과는 최근 들어 크게 감소한 모습을 보인다. <표 5>를 보면 1970년대에 인구이동이 인구의 연령 구조를 고령화하는 효과가 가장 크며, 1980년대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 참고로, 선행연구는 우리나라의 해외 이민이 1960년대 이후 증가하여 1970년대 중반에서 1980년대 중반까지 정점을 형성했으며, 이후 감소세를 보였음을 지적한다(이혜경, 2011, p.26; 이흥탁, 1994, pp.567-569). 인구이동의 인구 재생 효과에 관한 <표 5>의 내용은 일정 부분 이러한 측면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민 연구에서는 1970~80년대에 걸친 유입/유출 인구의 규모와 연령 구조(평균 연령) 같은 기초적인 정보마저 수집되지 못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에 대한 인구이동의 효과를 좀 더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입 및 유출 인구의 규모와 함께 이동자의 연령 구조에 대한 정보 파악이 필요하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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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
인구변동 요인별 연령 구조 재생 효과
기간 자연적 요인 사회적 요인
출생 b(AP - 0) 사망 d(AD -AP) 합계(출생+사망) b(AP - 0) + d(AD - AP) 이동 i(AP - Ai) + o(Ao - AP)
1970~1975 0.67845 0.28981 0.96827 -0.14699
1975~1980 0.56930 0.28231 0.85161 -0.14416
1980~1985 0.52549 0.25660 0.78209 -0.10100
1985~1990 0.43531 0.23974 0.67505 -0.07006
1990~1995 0.48772 0.23167 0.71940 -0.05562
1995~2000 0.46256 0.22765 0.69021 -0.07149
2000~2005 0.37169 0.22149 0.59318 -0.06547
2005~2010 0.34640 0.21598 0.56238 -0.05677
2010~2015 0.35392 0.22177 0.57569 -0.03197
2015~2020 0.28234 0.23308 0.51542 -0.02020
2020~2025 0.21302 0.25526 0.46828 -0.04652
2025~2030 0.25417 0.28449 0.53866 -0.03106
2030~2035 0.30588 0.31539 0.62127 -0.02383
2035~2040 0.30537 0.35191 0.65729 -0.01573
2040~2045 0.29447 0.40010 0.69456 -0.01168
2045~2050 0.28532 0.45908 0.74440 -0.00073
2050~2055 0.25532 0.51689 0.77221 0.01445
2055~2060 0.23658 0.56214 0.79871 0.02669
2060~2065 0.25727 0.59449 0.85176 0.03650
2065~2070 0.28918 0.61880 0.90798 0.04596

주: 2020년까지의 효과는 실적치 자료를 적용한 결과이며, 2021~2070년 기간의 효과는 통계청(2022) 장래인구추계 중위 가정을 적용한 결과임.

1970~2020년 기간에 걸쳐 출생과 사망은 기준치(1세) 대비 연령 구조의 고령화를 억제하지만, 그 재생 효과의 크기는 감소 추세를 보인다. 1970~1975년 기간의 출생과 사망의 연령 구조 재생 효과의 합이 0.96827에 이르지만, 2015~2020년 기간에는 0.51542까지 감소했다(-46.77%). 전반적으로 최근까지 출생과 사망의 인구 재생 효과가 감소함과 함께 출생과 사망 효과의 상대적 크기에서도 변화가 관측된다. 1970년대 이후 출생의 인구 재생 효과가 지속해서 감소한 반면에 사망의 인구 재생 효과는 2005~2010년 기간에 저점(0.21598)을 찍은 후 상승세로 전환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2015~2020년 기준 0.23308). 출생과 사망의 연령 구조 재생 효과의 합을 전체로 하여 두 요인의 상대적 크기를 산출해 보면 1970~1975년 기간에는 출생이 65%, 사망이 35%로 출생의 인구 재생 효과가 상대적으로 컸지만, 가장 최근인 2015~2020년 기간에는 55%(출생) 대 45%(사망)로 그 격차가 상당히 줄어든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연구 방법 부분에서 언급했듯이, 0세로 인구 집단에 진입하는 출생과 달리 사망의 연령 구조 재생 효과(d(AD - AP))는 사망 연령에 따라 다를 수 있다. 2000년대 초에 사망의 연령 선별성, 즉 AD - AP가 감소 국면에 진입했으며, 일부 기간에서 관측되는 등락에도 불구하고 감소세를 이어오던 조사망률(d)이 2010년대에 이르러서야 상승세로 전환되었음을 고려할 때 2000년대 초반까지 관측되는 사망의 재생 효과 감소는 대체로 사망의 연령 선별성 증가 효과를 넘어서는 조사망률 감소 효과에 의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그림 2 우측 참고). 한편 2010~2020년 기간에는 평균 사망 연령과 평균 연령 간 격차(AD - AP; 연령 선별성)가 감소하지만, 조사망률이 상승 국면에 진입함으로써 사망의 인구 재생 효과가 증가세로 돌아서는 모습이 확인된다. 비록 전망치에 불과하지만, <표 5>와 [그림 2]에는 또한 통계청(2022)의 장래인구추계(중위)에 기초하여 산출된 인구변동 요인별 인구 재생 효과의 크기를 보여 준다. 통계청(2022)의 장래인구추계는 향후 한국 사회가 경험할 인구의 연령 구조 변화에서는 출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망의 영향이 더욱 커질 것임을 전망하게 한다. 물론 이는 과거의 추세처럼 사망률이 지속해서 감소하는 반면 초저출산 수준에서 출산율이 고착된 상황(가정)을 반영한다.

Ⅴ. 종합 및 결론

급격한 인구 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파급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이 연구는 한국 사회에서 진행되는 인구 고령화의 인구학적 요인을 규명하고 시간의 경과에 따른 전개 양상과 특징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인구 고령화에 대한 인구학적 요인의 영향을 분석하는 방법론적 공감대가 부족한 점을 고려하여 이 연구는 1) 안정인구 모형, 2) 인구 시뮬레이션, 3) 평균 연령 변화의 인구변동 요인별 분해 방법을 보완적으로 사용해 인구 고령화에 대한 인구학적 요인의 영향을 분석적으로 이해하고자 하였다. 방법론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분석 결과는 공통적으로 출산율 감소가 한국 사회에서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 진행된 인구 고령화의 주된 원인이었음을 보여 주었다. 특히 1970년대처럼 합계출산율(TFR)이 대체출산율을 크게 상회하는 상황에서는 사망률이 최근 수준으로 크게 개선되더라도 피라미드형 연령 구조에서 큰 변화가 나타나기는 쉽지 않음을 시사한다. 물론 사망률 개선으로 고령 인구의 절대적 규모는 증가하겠지만, 이는 인구의 연령 구조와는 구분된다.

한편 과거 50여 년에 걸친 인구의 연령 구조 변화에서 사망력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던 것은 연령별 사망률 개선의 전개 양상과도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의 인구변천과 역학변천에 관한 연구들(김두섭, 2002, p.59; 이흥탁, 1994, p.385)은 대략 1980년대 초중반까지 인구변천-역학변천 과정이 마무리되었음을 지적한다. 역학변천 과정, 즉 질병 구조가 감염성 혹은 기생충성 질환에서 만성질환 중심으로 전환될 때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집단이 영유아/아동 및 가임기 여성이다(Omran, 1971, p.521). 특히 영유아기 사망률은 기대수명 산출 과정에서 큰 영향을 미치는데, 과거 1970~80년대에 걸쳐 기대수명 증가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이 영유아기 사망률 감소이다(우해봉 외, 2021, pp.61-67). 비록 영유아기 사망률 감소가 기대수명 증가에 크게 기여하였지만, 인구의 연령 구조 측면에서 본다면 인구 고령화가 아니라 인구 구조를 젊어지게 하는 역할을 한다. 1970~80년대에 걸쳐 사망률 감소가 인구 고령화에 유의미한 기여를 하지 못한 배경에는 사망력 변동의 이러한 특성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럼에도 분석 결과는 초저출산 현상이 20년 이상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그리고 고령기 중심으로 사망률 감소가 이루어짐으로써 향후 전개될 인구 고령화에서는 사망력 변동의 영향력이 점차 커질 것임을 시사한다.

일반적으로 어떤 특정 ‘수준’의 인구동태율 그 자체가 인구 고령화를 초래하는 원인은 아니다(Preston et al., 1989, p.691). 예컨대, 저출산이 반드시 인구 고령화 현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안정인구 모형에서 추론해 볼 수 있듯이 낮은 수준의 출산율과 사망률이 장기간 불변인 상태로 지속되는 한 인구의 연령 구조는, 고령화가 아니라, 일정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다. 인구의 연령 구조 변화에서는 인구동태율의 절대 수준이 아니라 그 변화량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매년 역대 최저 수준의 출산율 기록을 경신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최근의 출산력 변동은 1970~80년대의 출산력 변동에 비해 절대적 수준에서는 ‘변화 폭’이 크지 않다. 심각한 초저출산 상황이 수십 년간 지속되고 있지만, 인구 고령화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출산력의 파급 효과가 과거에 비해 크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반면에 한국 사회가 경험하는 사망력 변동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사망률 개선 속도가 상당히 가파르게 전개되는 동시에 고령기를 중심으로 사망률 개선이 이루어짐으로써 인구 고령화에 대한 파급 효과가 점차 커지는 양상을 보여 준다. 향후 큰 폭의 추가적인 출산율 하락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그리고 고령기를 중심으로 한 사망률 개선 속도가 여전히 빠른 상황임을 고려할 때 향후 한국 사회가 경험할 인구 고령화에서는 사망력 변동이 상대적으로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추론해 볼 수 있다.

출산율과 사망률 감소가 공통적으로 인구 고령화를 초래할 수 있지만, 파급 효과와 사회경제적 대응 측면에서 그 의미는 다를 수 있다. 향후 전개될 장기적인 인구변동에 대한 적응(adaptation) 측면에서 볼 때 단순히 다양한 연령(대)에 속한 인구 집단의 상대적 크기(예컨대, 15~64세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의 비)가 아니라 좋은 건강 상태를 유지하고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인구와 건강 상태가 좋지 않고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인구의 상대적 크기가 더욱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Goldstein, 2009, p.16). 이러한 측면에서 인구 고령화를 주도하는 인구학적 요인의 변화는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예컨대, 출산율 하락으로 인한 인구 고령화가 고령층의 건강 향상을 반드시 전제하지 않는 반면에 (고령기) 사망률 개선이 주도하는 인구 고령화는 일반적으로 고령층의 건강 향상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Lee(2003, pp.184-185)는 출산율 감소에 의한 인구 고령화와 비교할 때 사망률 감소에 의한 인구 고령화가 초래하는 문제는 근로생애 연장 같은 제도적 조정을 통해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대응할 수 있음을 지적한다. 물론 고령층의 건강 상태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조건뿐만 아니라 고령기 이전의 과거 조건들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고령층의 건강 향상이 간단한 문제는 아닐 것이다. 향후 한국 사회에서 진행될 인구 고령화에서 고령기 사망률 감소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개연성이 높음을 고려할 때 단순한 생존 기간 연장을 넘어 건강기대여명(healthy life expectancy)을 향상시키는 정책적 및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고령기 진입 이전 단계부터 건강에 대한 종합적이고도 체계적인 개입이 필요할 것이다.

비록 미래에 전개될 인구 고령화에서 사망력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임이 예상되지만, 출산율 하락의 영향력 또한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0년 이상 초저출산 현상이 지속되고 있지만, 과거와 비교할 때 출산율 변동(감소)의 폭은 크게 줄어들었다. 현재의 인구동태율이 지속된다면 2~3세대 후에는 과거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된 출산율 감소가 인구 고령화에 미치는 효과 또한 대체로 소진될 것을 예상해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출산율 감소는 과도기 동안 학령인구 감소, 군 병력 자원 감소, 신규 노동력 감소 등의 경로를 통해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파급 효과를 초래할 것이다. 예컨대, 학령인구의 감소는 인구이동과 맞물려 지역 공동화 문제를 가속화할 수 있다. 출산율 감소로 인한 신규 노동력 감소는 노동시장 문제를 넘어 사회복지 분야에서도 큰 파급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인구 축소 사회에 본격적으로 대응하는 철학과 비전을 마련하는 한편 여성이나 고령 인적자원의 활용 등 체계적인 실천 계획의 수립 또한 필요할 것이다. 풀기 어려운 문제이지만, 현재의 심각한 저출산 현상의 완화가 고령화 문제에 대응하는 더욱 근본적인 조치에 해당함도 언급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한계와 후속 연구의 방향에 대해서 간략히 언급하고자 한다. 인구 고령화의 주된 동인을 규명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론이 개발되었지만, 현재까지 각 방법의 특징과 장단점에 대한 체계적인 비교 분석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정 방법에 전적으로 의존한 선행연구와 달리 다양한 방법을 동시에 활용하는 접근을 취하였지만, 이 연구 또한 우리나라 인구통계 자료의 제한으로 인해 각 방법의 특징을 충실히 반영한 비교 분석을 진행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인구 시뮬레이션 접근에서 ‘기준 시점’ 선택의 영향을 통제하거나 ‘연령별’ 인구 성장률 변화를 인구변동 요인들의 효과로 정확히 분해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에 걸친 인구통계 자료의 구축이 요구되지만, 1970년 이후 50여 년의 자료만이 활용 가능한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정교한 분석 모형의 설계는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우선, 향후 활용 가능한 인구통계 시계열이 확장되는 상황에 맞춰 좀 더 체계적인 비교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한편, 미래 인구통계 시계열의 확장과 함께 과거 인구통계 시계열 자료의 재구축과 질 향상도 주요 현안으로 남아 있다. 비록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1970년대 이전 기간의 인구통계 시계열 자료의 재구축은 인구변천의 모든 단계를 아울러 한국 사회에서 장기간 진행된 연령 구조 변화를 살펴볼 좋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최근까지 정부(통계청)를 중심으로 인구통계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어 왔지만, 논의를 더욱 활성화하고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민간 부문(전문가)의 적극적인 관심과 함께 정부-민간 간 협력 또한 중요한 시점이다.

Notes

1)

사고나 자살 같은 외인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사망 이전에 이환이나 신체적 기능 저하 같은 건강 악화를 경험한다는 점에서 Hoffmann(2008, p.67)은 건강과 사망이 기본적으로 동일한 과정에 속함을 지적한다. 이러한 논의는 고령기 사망률 감소에 의한 기대수명 증가가 고령층의 건강 향상에 기초함을 시사한다.

2)

물론 고정된 인구동태율이 장기간 지속되는 안정인구(stable population)에서는 인구동태율에서 변화가 없기에 인구의 연령 구조는 현시점에서 관측되는 인구동태율의 함수로 표현될 수 있다(제3장 연구 방법 부분 참고).

3)

대안 시나리오를 사용하여 인구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기존 연구(Grigsby & Olshansky, 1989; Hermalin, 1966; Lee & Zhou, 2017)에서도 본 연구처럼 미래 인구 전망치(중위)를 활용하여 인구 고령화에 대한 인구변동 요인들의 영향력을 비교하는 방식을 취한다.

4)

참고로 통계청(2022)의 장래인구추계(중위 가정)에서 합계출산율은 2020년 0.84에서 2024년 0.70까지 감소하며, 이후 2046년까지 점진적으로 1.21까지 상승한 후 유지된다. 기대수명은 남녀 통합 기준으로 2020년 83.5년에서 2070년 91.2년까지 지속해서 증가한다.

5)

선행연구처럼 이 연구에서 인구 시뮬레이션을 통해 인구변동 요인들의 효과를 평가하는 방식은 다른 인구변동 파라미터를 일정하게 고정한 상태에서 특정 인구변동 파라미터의 효과를 살펴보는, 이른바 인구변동 요인의 1차 효과(first-order effect)를 살펴보는 방식이다. 비록 현실에서 특정 인구변동 요인에서의 변화가 다른 인구변동 요인에서 후속의 변화를 초래할 개연성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인구 시뮬레이션 접근에서 이를 모형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6)

1970년의 출산율과 2020년의 사망률에 기초하여 순재생산율(NRR)을 계산하면 2를 초과한다(NRR = 2.14). 해당 출산율과 사망률 조건을 출산 생애 동안 적용받을 때 여성 1명이 2명 이상의 여아를 출산하는 것이다.

7)

2000년대 중반 이후 우리나라 국제인구이동이 순유출에서 순유입 국면으로 전환되었지만, <표 5>에서 인구이동의 인구 재생 효과는 지속해서 음(-)의 값을 보인다. 잔찻값 방식으로 계산됨으로써 실제 인구이동의 효과뿐만 아니라 인구통계 작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반영할 개연성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유입자와 유출자의 연령 구조 차이(Ai, Ao)를 반영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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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일Submission Date
2022-09-27
수정일Revised Date
2023-01-16
게재확정일Accepted Date
2023-01-30

Health and
Social Welfare 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