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 또는 노인에 대한 출판물이 붐을 이룬다.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이 사회가 점차 고령화되어감에 따른 추세일 것이다.

노인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의 필요성을 이미 30년 전에 깨달은 이가 있으니 바로 <제2의 성>의 저자인 시몬 드 보부아르이다. 그녀는 62세 때 이 책의 저술을 통해 노인의 위치, 가치, 건강, 사회 제도, 성생활, 정신병리학적 측면 등 노인 문제의 다양한 모습을 심도 있게 통찰하였다.

보부아르는 노년의 문제를 타인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면서 '노인의 지위'가 노인 자신을 정복하고 취득해 가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는 인간 역사에서 사회가 그 집단들의 필요 또는 이해관계에 따라 노인들의 운명을 결정해왔음을 말하는 것이다.

노년이 '생물학적' 현상이 아니라 '문화적' 현상임을 자각한 보부아르는 노인이 하나의 인간 존재로서 인정받기 위해서 개인적.사회적 토대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한 기본 전제로서 노인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노력을 들었음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