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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청년1인가구, 하루 중 74분간 타인과 함께 있어”

  • 작성일 2018-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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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보건사회연구』여름호에 실린 「청년 1인가구의 사회적 관계」(저자 : 노혜진 KC대학교 교수)에서 결론 부분에 수록된 내용입니다.>

 

○ 노인의 문제로 인식되었던 고독사가 청년들 사이에서 등장하고 있고, 혼밥과 혼술 등 혼자하는 문화가 청년세대에 만연해있는 상황에서 본 연구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청년1인가구에 주목하여 그들의 사회적 관계는 어떠한 상태인가를 분석하였다.

 

보다 정확한 데이터에 기반한 분석을 위하여 생활시간조사를 활용하여 청년들이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 혼자 하는 여가시간, 그리고 임금노동 시간의 실태와 각각의 시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규명하였다.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청년1인가구가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시간은 하루에 약 74분으로, 이는 다른 유형의 가구보다 55-60%에 불과할 정도로 짧은 수준이며, 시간량 측면에서 50-60분 정도의 격차가 있었다. 한편 혼자 문화활동을 하고 운동을 하며 여가를 누리는 시간은 청년 1인가구가 225분으로 모든 유형의 가구 중에서 가장 길었다. 이를 통해 볼 때 청년 1인가구의 삶이 누군가와 함께 하기보다 혼자 하는 시간으로 채워져 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둘째, 청년 1인가구 중에서 사회적 관계가 가장 긴 집단은 여성이면서, 20세부터 24세까지 후기 청소년시기에 있고 학교에 다니거나 비근로상태일 때였다.

 

셋째, 사회적 관계 시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분석 결과, 여성이면서 월평균 개인소득이 300만원 이상의 고소득일 때 사회적 관계 시간이 증가한 반면, 종사상의 지위가 상용직이거나 직업이 관리전문직, 기능장치조립직종에 있을 때 사회적 관계 시간의 감소폭이 컸다. 한편, 임금노동시간의 영향요인 분석에서는 상용직이면서 직종이 서비스판매직일 때 임금노동시간의 증가폭이 가장 컸고, 남성이면서 월평균 소득이 300만원 이상의 고소득일 때 임금노동시간이 증가하였다. 청년1인가구의 고소득 상태는 임금노동과 사회적관계 시간을 동시에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 연구의 함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론적 함의로서 본 연구는 생활시간조사라는 일상생활을 면밀히 보여주는 데이터를 통해 청년1인가구의 삶을 분석하였다. 특히 분석의 과정에서 청년 다인가구, 중장년1인가구와 중장년 다인가구와의 비교를 통해 청년1인가구가 구체적으로 사회적 관계나 혼자 하는 여가, 임금노동에 투입되는 시간에서 어떠한 특성이 있는지를 밝혀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청년에 관한 연구주제 및 연구흐름에 함의를 제공한다고 본다.

 

지금까지 청년과 관련된 연구는 전술한 바와 같이 한국사회에서 청년이 당면한 주거, 빈곤, 고용문제 등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이들 연구를 통해 한국사회 청년의 현실이 보다 정확하고 심도 있게 규명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과학 연구가 사회현상을 진단하는 것뿐만 아니라 예측하고, 사회변화를 선도해야 하는 역할을 가지고 있음을 고려해볼 때, 청년관련 연구주제의 범위를 확대시키는 것 역시 의미 있는 작업이다. 청년을 위한 사회안전망이 실업과 주거를 넘어 삶의 질을 전반적으로 보장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관련 연구의 주제 역시 확대될 필요가 있다.

 

둘째, 실천적 함의로서 본 연구는 사회복지 실천현장에서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대상인 청년기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지금까지 사회복지 실천현장은 소위 문제를 가진 대상 중심으로의 접근이 이루어졌고, 이 과정에서 생애주기별로 볼 때 아동청소년 시기 이후 사회복지실천의 대상은 노년기로 건너뛰었었다. 청년기부터 중장년기에 이르기까지의 인구층은 빈곤이나 장애와 같이 소득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 없는 한 사회복지실천 현장에서 주민으로 존재해왔거나 혹은 잠재적인 자원봉사자로서 존재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청년 역시 사회복지현장에 포함되어야 하는 집단이다.

 

굳이 1인가구에 국한하지는 않았지만,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한국사회복지관협회가 2016년부터 빈곤청년을 지원하는 희망플랜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은 1인가구 청년층을 대상으로 평생학습동아리 청년사이다를 조직하여 청년공동체 문화 형성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같이 사회복지현장은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실천적 개입이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정책적 함의로서 지금까지 진행된 청년정책은 주거나 일자리 중심으로 구성되어왔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청년 지원정책 범위와 초점의 확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청년정책이 일자리나 취업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보장정책으로 전환되어야 하고, 청년의 취업률을 올리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삶의 질을 전반적으로 보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정책을 설계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고용-노동 분야에 그치지 않고, 전통적인 복지정책만이 아니라, 다층적인 사회적 배제를 해소하기 위한 새로운 유형의 정책으로서 청년 공간을 조성하거나 청년의 사회참여 촉진을 위한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하는 정책 등이 시도될 필요가 있겠다(김영민, 2017). 서울시에서 소규모 청년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는 청년참사업이나 금천구에서 혼자 사는 청년을 위한 혼밥족 맞춤형 건강관리 종합대책등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겠다. 이와 같이 청년을 위한 정책은 변화하는 가족 형태에 따라 청년이라는 대상에 적합한 새로운 형태의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전략으로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 본 연구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청년1인가구에 주목하여 그들의 사회적 관계 실태와 영향요인을 심층적으로 분석했다는 의의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한계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였음을 밝힌다. 가장 큰 한계는 사회적 관계를 시간량으로 측정하는 것이 적절한가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거의 대부분의 관계재 연구가 관계재를 함께한 시간으로 측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긴 시간 함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색한 관계가 있을 수 있고, 비록 짧은 시간밖에 같이 있지 못했지만 매우 긴밀하고 깊이 있는 관계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관계재 개념을 수량화하는 과정에서 관계의 질적인 측면까지 반영하지는 못하였다.

 

둘째, 본 연구의 대상 연령이 청년이기 때문에, 분석대상이 가진 속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는데, 청년들의 경우 대면관계가 아니더라도 SNS를 통한 사회적 관계가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런데 본 연구에서 분석자료로 활용한 2014년 생활시간조사 자료의 행동분류 방식은 온라인을 통한 사회적 관계를 포착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 부분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한계 역시 존재한다.

 

원문 전체 내려받기 https://www.kihasa.re.kr/web/publication/periodical/view.do?menuId=49&tid=38&bid=22&ano=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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