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배경
세계보건기구(WHO)는 장애생활연수(YLD: Years Lived with Disability)의 약 6분의 1이 정신질환의 영향이며, 코로나19가 발생한 해에는 우울증과 불안장애 등의 정신질환 발병률이 25% 증가하여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인구가 약 10억 명 증가하였다고 발표하였다(WHO, 2022). 정신질환의 세계적인 증가세와 함께 정신질환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었는데, 대만에서는 2024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이 23조 대만달러라고 추정한다면 정신건강 문제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연간 6,500억∼7,500억 대만달러로 추정되어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되었다.
대만에서는 정신건강 문제를 둘러싼 환경 변화로, 가임기 여성 감소와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인구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과(國家發展委員會, 2022. 8), 인터넷 중독 문제와 온라인커뮤니티 활동으로 인한 가정 폭력 비율이 증가한다는 점에 관심을 두고 있다. 또한 대만은 많은 국가에서 정신질환자가 지역사회에 거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였으며, 정신질환자의 신체건강 문제, 약물남용 문제의 확산, 신종 전염병 발생 등도 주요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대만은 국민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국가계획을 발표해 오고 있다. 대만의 위생복리부에서는 2010년 ‘정신의료 및 정신위생 정책강령(精神醫療及心理衛生 政策綱領)’을 발표하여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국가 정책방향을 수립하였고, 국가 단위 정신건강계획 시작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이를 토대로 1차 계획(2013∼2016년)과 2차 계획(2017∼2021년)을 수행하였다.
국가 단위 정신건강계획 외에도 정신건강과 관련하여 다양한 사업들이 시행되어 왔다. 우선 ‘차세대 마약 방지 실행 계획(2017∼2021년)’에서는 약물 남용과 관련하여 부처 간 협력을 통해 치료 및 재활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관련 전문가 역량 강화 등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수행하였다. ‘사회 안전망 강화 2단계’사업에서는 지역사회 정신질환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지역사회에 정신건강센터 설립 확산, 정신건강 전문인력 양성 등의 사업을 진행하였다. 정책 내용을 살펴보면, 2019년 ‘자살예방법’ 제정을 통해 자살 예방과 관리를 강화하였으며, ‘정신보건법’의 개정으로 정신건강증진 강조, 정신건강센터 확충, 비자의 입원제도 개선 등의 내용을 강조하였다.
그간 수행된 정책 및 계획에서의 제안과 이행사항을 바탕으로 대만은 3차 국가 단위 정신건강계획인 국민정신건강 회복력 계획(全 民心理健康韌性計畫)(2025∼2030년)을 발표하였다.
2. 대만 국민정신건강 회복력 계획의 6대 전략
대만의 국민정신건강 회복력 계획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적용하고 있다. 공중보건의 3단계 예방 개념에 따라 보편적 조치가 필요한 일반인, 선별적 조치가 필요한 고위험군과 특정집단(정신질환자, 자살시도자, 약물중독자, 가정폭력 및 성폭력 피해자)을 대상으로 한 전략을 추진하였다.
국민정신건강 회복력 계획의 목표와 전략의 개요는 <표 1>과 같다. 해당 국가계획은 각 부처의 자원을 연계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협력을 통해 자원 배분, 1차 예방, 의료 및 위기 관리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의 정신건강을 포괄적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정책 비전을 담고 있다. 총 6개의 전략을 제시하고 있으며, ➀ 전인적 정신건강증진, ➁ 연속적인 정신질환 치료 네트워크 개발, ➂ 중독치료 기능 강화, ➃ 가정폭력 및 성폭행 가해자에 대한 치료적 개입 개선, ➄ 정신질환 관련 범죄에 대한 사법제도 강화, ➅ 정신건강 인프라 구축, 통합, 강화로 구성되어 있다(중화민국 행정원, 2024).
표 1
대만 국민정신건강 회복력 계획 목표와 6대 전략
구분 | 내용 |
---|---|
전략1 | 전인적 정신건강증진(Promote holistic mental health) |
실행전략1 | 생애 주기별 정신건강증진 |
실행전략2 | 특정 인구 대상 정신건강 서비스 강화 |
실행전략3 | 자살 예방 및 치료에 대한 인식 제고 |
실행전략4 | 재난 정신건강 지원 강화 |
전략2 | 연속적인 정신질환 치료 네트워크 개발(Develop a continuous mental care network) |
실행전략1 | 정신건강 보호 자원 확충 |
실행전략2 | 정신질환자 치료 및 재활서비스 질 개선 |
실행전략3 | 응급환자에 대한 치료체계 확립 |
실행전략4 | 정신질환자를 위한 지역사회 자원 강화 |
실행전략5 | 환자 권익 보호 강화 및 인식 개선 |
전략3 | 다양한 중독 치료 기능 강화(Increase capacity of diversified addiction treatments) |
실행전략1 | 의약품 위해 방지 강화 |
실행전략2 | 약물중독 치료 서비스 체계 개선 |
실행전략3 | 알코올중독질환 인식 제고 및 서비스 역량 제고 |
실행전략4 | 인터넷 중독 예방 메커니즘 구축 |
전략4 | 가정폭력 및 성폭행 가해자에 대한 치료적 개입 개선 (Improve therapeutic treatment for perpetrators of domestic violence and sexual assault) |
실행전략1 | 가해자에 대한 치료계획 강화 |
실행전략2 | 피해자 보호 강화 및 지역사회 모니터링 개선 |
실행전략3 | 가정폭력 사례 재발 방지 |
실행전략4 | 스토킹 및 괴롭힘 행위에 대한 치료 및 메커니즘 개발 |
실행전략5 | 피해자 지원서비스 질 강화 |
전략5 | 정신질환 관련 범죄에 대한 사법제도 강화 (Enhance the judicial system for psychiatric criminal treatment) |
실행전략1 | 사법 정신의료 자원 강화 |
실행전략2 | 사법병동 설치 및 사법 정신과 치료 모델 개발 |
실행전략3 | 사법-사회 복귀 연계 지원 |
전략6 | 정신건강 인프라 구축, 통합, 강화 (Strengthen technological and digital mental health infrastructure) |
실행전략1 | 정기적인 정신건강실태조사 및 정책 근거 마련 |
실행전략2 | 국제협력 증진 |
출처: “全民心理健康韌性計畫”, 衛生福利部, 2024. 9, p.31.의 그림을 바탕으로 표를 재구성함.
가. 전인적 정신건강증진(Promote holistic mental health)
전략 1은 ‘전인적 정신건강증진’으로 연령 및 인구특성에 적합한 정신건강증진 프로그램 적용, 다양한 채널을 통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자원 배치, 정신건강과 자살 예방에 대한 인식 향상을 주요 목표로 두고 있다. 전략 1의 실행계획을 살펴보면 생애주기별 특성에 맞는 정신건강서비스 프로그램과 정신건강 인식 개선, 원주민, 신체・정신장애인, 암 환자, 이민자 등 특정 집단 대상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을 주요 계획으로 삼고 있다.
이 전략의 프로그램에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교육을 위해 다양한 포맷의 교육자료를 제작하고, 노인 대상 무료 심리상담, 근로자 대상 직업훈련 프로그램 내 정신건강교육, 실업자 지원 서비스에 심리상담 등 다양한 정신건강지원 프로그램 등이 포함된다. 또한 자살 문제와 관련하여 자살예방교육의 확대와 자살 고위험군 및 유가족에 대한 지원방안 확대, 독극물, 살충제 등 자살수단 규제 강화, 미디어의 자살 관련 콘텐츠 규제 등의 전략을 제시한다. 다양한 서비스 제공 채널을 구축하기 위한 방안으로 1925 핫라인(1925 Peace of Mind Line)2)과 같은 기존에 운영 중이던 핫라인 서비스에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 제공 방법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나. 연속적인 정신질환 치료 네트워크 개발(Develop a continuous mental care network)
전략 2는 ‘연속적인 정신질환 치료 네트워크 개발 전략’으로 정신질환에 대한 치료서비스 질 향상, 응급상황 대응 절차 구축, 정신질환자 대상 치료와 지역사회 지원 강화, 정신질환에 대한 낙인 해소를 목표로 한다.
실행계획을 살펴보면 정신질환 치료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치료 절차 전반에 걸쳐 단계별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중앙 부처 내 ‘정신질환 예방 및 치료 자문위원회(精神疾病防治諮會)’를 설치하여 정신건강 전문가, 법률전문가, 환자, 환자 가족 또는 환자권리단체 대표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통해 정신질환의 예방부터 치료, 지역사회 지원 계획 수립 지원 방안을 계획하였다. 또한 지역별 유관기관 및 의료자원의 네트워크 구축, 아동・청소년 대상 정신병동 설립 등 자원 확충 방안,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정신의료기관의 평가제도 개선과 효율적인 평가자료 관리를 위한 정신의료기관 평가관리 정보시스템(精神照護機構評鑑管理 資訊系統)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전략 2에서는 정신질환자의 비자의 입원제도의 개선, 응급상황 대응 체계 구축, 정신질환자 퇴원 시 지역사회 자원과 연계지원의 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그 내용으로는 비자의 입원의 법원 결정에 전문가가 참여하도록 하는 전문가 참여제도를 활성화하고자 하며, 비자의 입원 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해 감시장비를 활용한 영상 감사 방안과 전문의 역량 강화 방안을 제시한다. 또한 응급상황 대응 강화 차원에서 병원으로 이송된 정신질환자의 상담과 사후 추적을 위해 의료기관에 24시간 정신건강 응급의료 온라인 상담 서비스 핫라인을 설치하도록 지원하고, 병원 이송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등의 계획을 포함한다.
다. 다양한 중독 치료의 기능 강화 (Increase capacity of diversified addiction treatments)
전략 3은 ‘중독치료의 기능 강화 전략’으로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 개선, 알코올 중독 또는 인터넷 중독에 대한 보조금 확대, 중독 관련 중재프로그램 개발 및 치료서비스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한다.
실행계획을 살펴보면 약물 중독, 알코올 중독, 인터넷 중독을 구분하여 각각의 중독 문제에 대해 세부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먼저, 약물 중독에서는 사례관리 인력 충원 및 역량 강화를 통한 서비스 질 향상을 목표로 하며, 가족 중심 지원 서비스 구축, 고용 촉진을 위한 네트워크 연계 프로그램 개발 등을 실행방법으로 제시한다. 또한 ‘약물 및 알코올 중독 사례관리시스템(藥酒癮醫療個案管理系統)’을 통해 수집된 자료를 활용하여 치료서비스의 효과성을 높이고, 임상연구 등 정책 근거자료를 마련하고자 한다. 알코올 중독과 인터넷 중독에 대해서는 알코올 중독 예방 및 치료센터, 인터넷 중독 관리센터를 신규 설치하는 등 중독 문제를 세분화하여 접근하고 있다.
라. 가정폭력 및 성폭행 가해자에 대한 치료적 개입 개선(Improve therapeutic treatment for perpetrators of domestic violence and sexual assault)
전략 4는 ‘가정폭력 및 성폭행 가해자에 대한 치료적 개입 개선 전략’으로 가해자 위험수준을 평가하기 위한 도구 개발, 치료모델 개발, 지역사회 모니터링 절차 구축, 치료 인력의 전문성 및 역량 향상을 목표로 한다. 실행계획을 살펴보면 가정폭력 가해자의 재범을 줄이기 위한 가해자 치료 프로그램 도입의 필요성을 사법기관에 인식시켜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하는 판결 건수를 높이는 방안과 ‘남성 상담 핫라인 서비스’를 제공하여 가해자가 스스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채널을 도입하고, 가해자를 추적하여 치료할 수 있는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한 실무자 양성 프로그램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마. 정신질환 관련 범죄에 대한 사법제도 강화(Enhance the judicial system for psychiatric criminal treatment)
전략 5는 ‘정신질환 관련 범죄에 대한 사법제도 강화 전략’으로 사법정신과 평가팀 인력을 확대하고, 관련 의료자원의 배분, 개인의 사회 복귀 지원을 목표로 한다. 실행계획을 살펴보면 정신질환이 있는 범죄자가 신속하게 정신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인적 자원의 교육을 통해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정신의료기관 내 사법정신병동을 설치하여 형법에 따라 감호처분을 받은 정신질환자를 대상으로 입원치료부터 사회복귀까지를 지원하는 일련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법무부와 정신건강부서 간 협업을 통해 형사사법 시스템과 보건시스템 간 자원 통합 및 지역사회 의뢰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바. 정신건강 인프라 구축, 통합, 강화(Strengthen technological and digital mental health infrastructure)
전략 6은 ‘정신보건 인프라 구축, 통합, 강화전략’으로 정신건강 데이터 수집을 위해 조사 절차를 구축하고, 수집된 자료를 통합, 활용하여 정신건강 관리의 효과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세부적으로는 정기적인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통해 정신건강 현황과 추이를 파악하고, 개발된 다양한 정신건강서비스의 효과성을 평가하여 정책의 근거를 마련하고자 하며, 정신건강 관련 국제포럼 개최 등 국제활동을 통해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3. 맺음말
대만의 국가적 정신건강계획은 정신건강문제 전반에 걸쳐 체계적이고 포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전 국민 정신건강 증진에 중점을 두어 생애주기별 맞춤형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신체・정신장애인, 암환자, 이민자 등 특수 집단 등을 전략의 대상자로 설정하였으며, 정신질환의 예방, 치료서비스, 중독 문제, 정신질환자의 범죄와 같은 문제에 전방위적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실행계획을 살펴보면 전략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 범정부적인 접근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위생복리부 및 교육부, 노동부, 교통부, 법무부 등 다양한 부처를 연계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전략을 실행하는 예산은 전반적으로 공공재원과 기금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전략적 방향과 목표를 담은 정신건강계획은 대만뿐만 아니라 국가적 정신건강계획을 수립하고자 하는 국가에서 참고하여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Notes
1925 핫라인(1925 Peace of Mind Line)은 대만 전국에서 모든 연령을 대상으로 하는 정신건강 관련 핫라인 서비스이며 자살, 우울, 불안,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건강 문제뿐만 아니라 성, 부모, 학업, 가족문제, 임신과 낙태와 같은 문제에 대해서도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Find a helpline, 2024).
References
. (2024). Whole-of-society mental health resilience. https://english.ey.gov.tw/News3/9E5540D592A5FECD/b154444f-873d-4155-a65d-a25253fe9a1e">https://english.ey.gov.tw/News3/9E5540D592A5FECD/b154444f-873d-4155-a65d-a25253fe9a1e .
(2022. 8). 中華民國人口推估(2022 年至 2070 年), https://pop-proj.ndc.gov.tw/News.aspx?n=3&sms=10347">https://pop-proj.ndc.gov.tw/News.aspx?n=3&sms=10347 .
(2024). 1925安心專線(依舊愛我 /1925 Peace of Mind Line(Still Love Me)). Find a helpline. https://findahelpline.com/organizations/1925-1925-peace-of-mind-line-still-love-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