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French children begin their compulsory education when they start preschool at the age of three. Preschools and elementary schools make up primary education in France. These schools generally deliver a regular, curriculum-based education from eight in the morning till four-thirty in the afternoon. They also offer after-school programs, allowing children to stay until dismissal at six or six-thirty, the usual time when parents arrive from work to pick them up. On average, most children in the French primary education system spend over 9 hours daily at school. This article examines, through historical, social, and policy factors, how long school hours have become a structured norm in France and explores implications for Korea’s policies on child education and child care.
초록
프랑스에서는 만 3세부터 유아학교 의무교육이 시작되며, 유아학교와 초등학교는 초등교육 단계에 포함되어 대체로 유사한 일과로 운영된다. 정규수업은 일반적으로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진행되며, 이후 방과 후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아동이 부모의 퇴근 시간에 맞춰 오후 6시∼6시 30분쯤에 하교한다. 이로 인해 프랑스의 아동들은 3세 유아부터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하루 평균 9시간 이상을 교육기관에서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글은 프랑스 아동의 장시간 학교생활이 구조화된 이유를 역사・사회적 및 정책적 요인을 통해 분석함으로써 한국의 아동 교육 및 돌봄 정책에 주는 시사점을 제시한다.
1. 들어가며
프랑스는 2019년부터 만 3세 유아의 유아학교(école maternelle) 취학을 의무화하였고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독특한 사례이다(Cuddy & Coste, 2018. 3. 27.). 2019년 유아학교가 의무화되기 전부터 유아교육에 대한 수요는 매우 높아, 3세 아동의 약 100%가 유아학교에 다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 3세 아동의 학교 교육 의무화는 프랑스의 해외 영토(Guayane, Mayotte 등)와 같이 교육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의 교육 격차를 줄이고 모든 아동에게 동일한 학습 환경을 제공하여 초기 단계에서부터 평등한 출발점을 보장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추진되었다(Vie publique, 2019a). 유아학교와 초등학교(école élémentaire)는 초등교육 단계(Premier Degré)에 포함되며, 두 기관의 일과는 유사하게 운영된다. 유아학교는 만 3세 이상 아동을 대상으로 하지만, 학교에 자리가 있는 경우 만 2세부터 입학이 가능하며, ‘학교’라는 명칭 아래 공립 교육체계의 일부로 운영되는 점이 프랑스만의 특징이다. 프랑스 초등교육은 19세기부터 발전해 온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 제도는 부모의 근로 시간 동안 아동에게 양질의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공화국 사상을 바탕으로 아동을 프랑스 시민으로 사회화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삼는다(Fagnani, 2013). 유아학교와 초등학교는 각각 독립적으로 운영되기도 하지만, 동일한 장소에서 한 명의 교장 아래 통합 운영되어 부모에게 편리함을 제공한다. 하교 시간도 시간차를 두어 부모가 효율적으로 자녀를 픽업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 초등학생의 연간 의무 수업 시간은 약 864시간으로, OECD 평균 805시간을 상회한다(OECD, 2023). 이는 독일 741시간, 핀란드 677시간, 영국 792시간, 한국 655시간과 비교했을 때 높은 수준이다.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유아학교와 초등학교의 정규수업은 일반적으로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방과 후 프로그램(périscolaire)은 오후 4시 30분부터 저녁 6시 30분까지 운영된다. 2016년 기준, 프랑스의 3∼10세 아동 중 80%가 방과 후 교실에 참여했으며(Eurofound, 2020, p.15), 파리시에서는 전체 아동의 81%가 방과 후 프로그램을 이용한 것으로 보고된다(Préfet de Paris et al., 2021, p.5). 방과 후 돌봄은 아동의 교육적, 사회적, 문화적 발달을 지원하는 동시에 부모의 일・가정 양립을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유아 돌봄이 2000년대 초부터 유럽에서 정부와 연구자들에게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지원, 일・가정 양립, 아동 발달, 사회적 불평등 예방의 측면에서 중요한 수단으로 여겨져 왔음에도 불구하고(Thévenon, 2013; Maurin & Roy, 2008; OECD, 2006; Adamson, 2008), 방과 후 교실에 대한 정책적 관심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2013년 학사일정개혁(réforme des rythmes éducatifs) 이후 지방자치단체들이 ‘방과 후 활동시간’(TAP: temps d’activités périscolaires)을 신설하고 본격적인 지원과 활성화를 추진하면서 방과 후 프로그램은 아동 돌봄의 핵심적인 제도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 글은 프랑스 사회가 3세 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하루 평균 8시간의 정규수업과 이어지는 방과 후 교실을 통해 총 9시간 이상을 교육기관에서 보내도록 구조화된 이유를 역사・사회적, 정책적 요인을 통해 분석한다. 또한 방과 후 교실의 발달 과정을 중점적으로 살펴봄으로써 프랑스의 학교 기반 돌봄 제도를 이해하고, 한국 유치원 및 초등학교의 교육 및 방과 후 돌봄 정책에 주는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표 1
6세 미만 아동의 유아학교 취학률 변화
1960-61 | 1970-71 | 1980-81 | 1990-91 | 2001-02 | |
---|---|---|---|---|---|
2세 | 9.9% | 17.9% | 35.7% | 35.2% | 34.7% |
3세 | 36.0% | 61.1% | 89.9% | 98.2% | 100.0% |
4세 | 62.6% | 87.3% | 100.0% | 100.0% | 100.0% |
5세 | 91.4% | 100.0% | 100.0% | 100.0% | 100.0% |
출처: “L’école maternelle en France”, Ministère éducation nationale enseignement supérieur recherche, 2008, p. 15
2. 프랑스 유아학교와 초등학교의 운영 체계
가. 유아학교와 초등학교의 교육체계
프랑스의 초등교육기관은 유아학교와 초등학교로 나뉘지만 각 기관의 교사가 되는 과정은 하나로 통합되어 있다. 교육 관련 학부와 ‘교사교육’ 석사 과정을 마치고 동일한 임용 시험을 통과하여 같은 자격을 얻은 후, 교사가 유아학교와 초등학교 중 어디에 근무할지는 교육청의 배치에 따라 결정된다. 유아학교 교사는 반마다 배치되는 ‘유아학교 전문 지방 공무원’(ATSEM: Agent territorial spécialisé des écoles maternelles)으로 불리는 보조교사의 지원을 받아 학습, 활동 및 학생 관리 업무를 수행한다. 교사는 교육부 소속 교육공무원이지만, 보조교사는 지방 공무원에 속한다. 교사와 보조교사의 역할은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고 보조교사는 수업 보조, 위생, 생활 보조, 급식 감독, 수업 외 시간 아동 감독 및 지도 임무를 맡는다. 유아학교의 교육프로그램은 국가교육부에서 정하며 언어 습득, 수학, 신체활동, 예술・창의 활동, 세상 탐구의 다섯 가지 주요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아학교는 연령에 따라 작은 반(petite section), 중간 반(moyenne section), 큰 반(grande section)의 세 단계로 나뉜다.
초등학교는 총 5년으로 유아학교와 동일한 학교 시간 운영 원칙에 따른다. 두 교육기관 모두 최소 36주의 주당 24시간 수업을 배치해야 하고 하루 최대 수업 시간은 5시간 30분, 점심시간은 최소 1시간 30분 이상이어야 한다. 정규 학교 운영 시간인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 전후에는 돌봄 및 방과 후 활동이 제공되어 필요한 부모들은 오전 7시 45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자녀를 맡길 수 있다. 맞벌이 부부는 정규수업 이외 시간 자녀의 돌봄이 필요하며 등교 전, 점심시간, 하교 후, 학교 수업이 없는 수요일, 방학 중에 돌봄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프랑스는 수업 시간 외 발생하는 다양한 시간에 대한 돌봄을 조직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돌봄 제도는 부모들이 자신의 자녀를 위한 양질의 돌봄 해결책을 찾고 부모의 일・가정 양립을 돕는 중요한 수단으로 기능한다. 의무교육이지만 급식, 돌봄과 방과 후 프로그램, 방학 중 돌봄 서비스 이용에는 가구소득과 자녀 수에 따라 차등적으로 적용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표 2
프랑스와 한국의 교육 과정 비교
프랑스 | 한국 |
---|---|
유아학교(école maternelle) 3년 | 유치원 3년 |
3세 작은 반(petite section) | 3세반 |
4세 중간 반(moyenne section) | 4세반 |
5세 큰 반(grande section) | 5세반 |
초등학교(école élémentaire) 5년 | 초등학교 6년 |
준비과정(CP: cours préparatoire) | 1학년 |
초등 1년(CE1: cours élémentaire 1ère année) | 2학년 |
초등 1년(CE2: cours élémentaire 2ème année) | 3학년 |
중등 1년(CM1: cours moyen 1ère année) | 4학년 |
중등 2년(CM2: cours moyen 2ème année) | 5학년 |
6학년 |
주: CASNAV(2011)를 참고하여 저자 작성.
출처: “Tableaux comparatifs des systèmes scolaires français et étrangers”, Centres académique pour la scolarisation des élèves allophones nouvellement arrivés(CASNAV), 2011.
나. 학교 내 여가돌봄(accueil de loisirs)1) 구조와 운영
프랑스 학교의 돌봄은 여가 활동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여가돌봄이라고 불리며 정규수업 이외 등교 전과 하교 후, 점심시간, 수요일, 방학(8주의 여름방학과 2주의 단기방학 4번) 중에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을 지칭한다. 정규수업 시간에 대한 책임은 교사에게 있지만, 이 외 모든 시간에 대한 책임은 아니마퇴흐(animateur)라고 불리는 전문 여가돌봄 지도자에게 주어지는 시스템이다. 학교 내 돌봄제도는 사회복지・가족법(Code de l’action sociale et des familles)에 의거하여 교육부와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 내 ‘사회복지・가족부’가 제공하는 공공서비스이자 학교와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활동을 보완하기 위한 목적으로 정부가 시행하는 정책으로 정의된다(Code de l’action sociale et des familles, 2024).
프랑스의 지방분권화정책 시행 이후 영유아 보육과 함께 교육 행정의 많은 부분이 지자체에 이양됨으로써 유아학교와 초등학교의 돌봄교실은 지자체가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여가돌봄은 대부분의 공립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위치하며 교실을 제외한 학교 공간(강당, 운동장, 도서관, 식당, 음악실, 복도 등)을 활용하여 이루어진다. 돌봄 신청 접수는 거주지 시청(mairie)에서 담당하며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가구소득과 자녀 수를 기반으로 산정되는 가족계수(quotient familial)에 따라 이용료가 다르게 책정된다. 예를 들어, 파리시는 이용료를 10개 등급으로 구분해 적용하며, 유아학교 방과 후 돌봄을 주 4회 이용하는 경우 가구에 따라 주당 이용료는 최저 2.16유로에서 최고 25유로까지 차이가 난다(Paris, 2024). 학교는 돌봄을 위한 공간은 제공하지만, 교사는 수업 외 이루어지는 모든 돌봄 활동의 조직과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돌봄교실의 기능과 아니마퇴흐의 자격요건 및 역할은 사회복지・가족법에서 규정하고 있으며 모든 지자체는 지역교육계획(PEDT: Projet Educatif de Territoire)에 유아학교와 초등학교의 돌봄 관련 계획을 포함해야 한다(Ministères des sports, de la jeunesse et de la vie associative, 2024).
3. 프랑스의 학교 기반 돌봄 제도 형성의 역사・사회적 배경
가. 초등교육의 역사와 발전
19세기 후반, 프랑스는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여성의 경제활동이 증가하였고 이에 따라 아동을 위한 교육과 보육시설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교육부 장관이었던 쥘 페리(Jules Ferry)는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여 1881년과 1882년 일련의 법률 제정을 통해 초등 무상교육과 의무화를 규정하였으며, 유아학교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그의 교육법은 프랑스 공화국 학교 체제의 기초를 마련한 중요한 개혁으로 평가받는다. 이때부터 부모의 소득이나 사회적 배경과 관계없이 모든 아동이 초등 공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고 초등학교 교사 자격증 취득의 의무화를 규정하여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고 교육의 질을 향상하였다. 1886년에는 공교육 체제에서 종교 인력을 배제하고 독립성을 강화하는 공교육의 세속화 법령이 통과되었다. 쥘 페리의 법들은 초등교육의 무상화, 의무화, 세속화라는 세 가지 중요한 원칙을 도입함으로써 모든 사회적 계층의 아동에게 교육의 기회 제공, 교육의 전문성 향상, 국가 주도 공교육 체제의 강화, 여자와 농촌 지역 아동의 교육권 보장을 통한 교육 평등의 실현을 통해 프랑스 공화국의 교육 체계를 확립했다(Vie publique, 2024).
초등학교 개혁 목적과 마찬가지로 유아학교는 설립 초기부터 의무교육화 논쟁과 함께 다양한 사회적 배경의 아이들이 가능한 한 빨리 생애 초기부터 서로 만나게 함으로써 사회적 혼합을 이루려는 목적을 지녔다(Le Bihan-Youinou & Martin, 2008). 유아학교는 오랫동안 도시와 저소득층을 위한 제도로 남아 있다가 1945년 이후 이용률이 사회 전반에 걸쳐 확대되었고 시골 지역의 유아학교 이용률도 점차 증가하였다. 특히 1960년대 유아 발달에 관한 심리학 이론이 대중화되면서 “6세 이전에 모든 것이 결정된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게 되었고 유아학교는 학업성취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문제를 조기에 발견 및 예방할 뿐만 아니라 언어적 결핍을 보완하고 점진적인 사회화를 가능하게 하는 공간으로서 인식되기 시작한다. 따라서 점점 더 많은 부모들이 조기 학교 교육을 원하게 되었고, 유아학교 취학은 자녀들에게 중요한 기회로 간주되기 시작하였다(Ministère éducation nationale enseignement supérieur recherche, 2008, p.3). 유아학교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국가의 노력은 1975년 교육법을 통해 확립되었고 교육법 제L.113-1 조항은 모든 3세 아동이 원할 경우, 거주지 근처 유아학교에 등록할 권리를 보장하였다(Code de l’éducation, 2004). 유아학교는 프랑스 교육 시스템에서 가장 독창적인 형태로 평가받으며, 영유아 돌봄 체계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나. 교육과 돌봄에 대한 사회적 인식
프랑스의 교육과 돌봄의 사회화는 역사적, 사회적, 정책적 요인이 결합된 결과로, 유아학교를 중심으로 공적 돌봄 체계의 발전을 통해 뚜렷이 나타난다. 19세기 말 초등 의무교육의 확대와 더불어 유아학교는 국가 주도로 설립되었으며, 단순한 보육의 기능을 넘어 아동의 초기 사회화와 교육적 기초 형성을 목표로 발전해 왔다(Ministère de l’éducation nationale, 2024). 프랑스 사회는 교육과 돌봄을 단순히 개인과 가족의 책임으로 한정하지 않고, 이를 사회적 연대와 평등 실현의 수단으로 간주해 왔다. 이는 특히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와 성평등을 촉진하려는 정책적 맥락에서 더욱 강조된다. 유아학교와 초등학교, 방과 후 돌봄 서비스는 여성의 경제활동을 지원하는 동시에 아동의 사회적 통합과 발달을 중시한다. 이는 아동 발달과 사회화를 공적 책임으로 받아들이는 프랑스의 전통을 반영하며, 교육과 돌봄을 복지국가의 핵심 요소로 인식하게 했다(Ministère des solidarités, de l’autonomie et de l’égalité entre les femmes et les hommes, 2024). 이러한 사회적 인식은 유아학교부터 보편적 접근성과 질 높은 서비스 제공을 통해 사회적 계층에 상관없이 모든 아동에게 동등한 출발점을 보장하려는 정책으로 구체화되었다. 특히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가능하게 하여 가정의 돌봄 부담을 경감하고,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는 정책적 연계를 보여 준다. 방과 후 프로그램을 통해 부모의 근무 시간과 아동의 학교 교육 시간이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접근은 돌봄을 단순히 가정의 책임으로 한정하지 않고 사회적 맥락 속에서 교육과 돌봄을 통합하는 시스템을 보여 준다. 이처럼 프랑스의 돌봄 및 교육 정책은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여 계층 간 격차를 완화하고,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촉진함으로써 성평등을 실현하려는 목표와 맞닿아 있다. 이는 교육과 돌봄의 공공성을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나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경제적 동기에 국한하지 않고, 이를 통해 사회적 평등과 아동 발달에 대한 공공의 책임을 실현하고자 하는 철학적・정책적 전통에서 기인한다(Ambler, 1991).
오랫동안 창의적인 교육 방식과 높은 수준의 교육 품질로 인정받아 온 유아학교는 단순한 보육시설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학교’로 인식된다. 유아학교는 아동의 개인 발달을 다방면으로 지원하는 공간이자 초등학교의 학업 적응과 성공에 있어 필수적인 단계로 여겨진다. 이러한 사회적 인식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은 유아학교가 단순한 돌봄 기관을 넘어 전 사회적으로 아동 교육과 발달을 지원하는 주요 제도로 자리 잡는 데 기여했다. 이를 통해 출신 배경에 상관없이 동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하며, 아동기의 사회적 불평등을 감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22년 기준, 프랑스 전역에는 총 1만 2881개의 공립 유아학교와 정부와 계약 관계에 있는 43개의 사립 유아학교가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Ministère de l’éducation nationale, 2024). 유아학교와 초등학교를 합한 수는 4만 8220개이고(Ministère de l’éducation nationale, 2023) 두 학교 모두 남녀 혼합, 남녀평등, 주당 26시간의 동일한 학사 일정과 시간표, 국가와 지자체(commune) 간의 권한 분담 체계를 기반으로 한다.
4. 학교 기반 방과 후 정책의 형성과 발전
가. 여가 돌봄센터의 역사적 배경과 발달2)
1950년대부터 프랑스에는 방학 돌봄센터(centres aérés)3)가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 센터들은 주로 도시 외곽, 특히 교외 지역에 위치하며, 자연과 신선한 공기가 아이들의 건강에 유익하다는 믿음에 기반하여 설립되었다. 1955년 프랑스 청소년체육부는 방학 돌봄센터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재정 지원을 시작했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돌봄센터는 1960년대에 들어서야 등장했다. 1973년 방학 돌봄센터는 공식적으로 ‘숙박 없는 여가센터’(CLSH: Centre de loisirs sans hébergement)로 명칭이 변경되었으며 2006년에는 다시 ‘여가돌봄’(accueil de loisirs)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1970년 CLSH가 공식적으로 도입된 시기는 프랑스의 급격한 도시화,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와 교육 수준 향상, 사회복지서비스의 정당성이 두드러진 시기와 맞물린다. 이러한 변화는 복지국가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 속에서 이루어졌으며, CLSH의 활동은 점차 전문화되었다.
CLSH의 제도화, 지도 인력(animateur)의 증가, 그리고 지자체 중심의 공공정책 발전과 같은 특징이 나타나면서 CLSH의 수는 급격히 증가하였다. 지방자치화 과정에서 지자체의 권한이 강화되면서 중앙정부는 초기에는 결정적인 추진 역할을 했지만, 점점 지자체와 지역 협회들이 지도 인력 관리를 책임지게 되었다. 이 시기에 ‘대중교육’(Education poopulaire)이라는 용어가 ‘사회문화적 아니마씨옹’(animation socioculturelle)으로 대체된 것은 단순한 어휘적 변화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아니마씨옹’이라는 개념은4) 기존의 지식 전달과 학문적 가르침을 의미하던 교육 대신 인간관계와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교육의 의미가 전환되었음을 보여 준다. 또한 ‘사회문화적’(socioculturel)이라는 표현은 특정 계층에 국한되지 않고 보다 폭넓은 사회적・문화적 맥락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변화했다.
CLSH의 도입은 기존 돌봄센터의 활동과 시설을 통합하고 그 역할을 확장한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이전의 다양한 명칭과 프로그램을 하나로 묶어 새로운 통합적 체계를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자연환경 활용과 신체활동 중심의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돌봄과 청소년 단체 활동 영역까지 활동 범위를 넓혔다. 이는 단순히 방학 기간뿐만 아니라 수요일, 수업 전후 시간까지 돌봄과 교육의 범위를 확대하는 데 기여했다. CLSH의 도입으로 교사 대 아동 비율이 강화되었고, 이를 위해 더 많은 여가센터 지도 인력이 필요하게 된다. 1971년 9월 17일에는 지도자들이 관련 자격증(BAFA: Brevet d’aptitude aux fonctions d’animateur)을 필수적으로 취득해야 한다는 규정이 도입되었고 여가센터 지도자의 전문성이 한층 중요해졌다. 1970년대는 교육에 대한 중산층의 새로운 관점이 확산되면서 아동 돌봄의 개념이 단순한 관리에서 벗어나 보다 교육적이고 문화적인 가치를 지향하는 체계로 전환된 시기였다. 이 시기 CLSH는 단순히 부모를 대신해 자녀를 돌보는 역할에 머물지 않고, 아동에게 풍부한 문화적・사회적 경험을 제공하려는 시도로 그 역할을 확대했다. 이러한 변화는 돌봄의 목표를 아동의 전인적 발달과 문화적 성장으로 확장시키며 단순한 아동 관리를 넘어 교육적 함의를 담는 체계로 자리 잡는 데 기여했다.
1989년 프랑스 교육 시스템은 중요한 전환점으로 ‘아동 시간 배치 관련 계약’(CATE: Contrats d’aménagement du temps de l’enfant)을 도입하며 아동 중심 교육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지자체는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아동의 생활 리듬과 학습 리듬을 통합적으로 고려한 프로젝트를 설계하도록 요구받았다. 이는 학교 시간, 여가 활동, 돌봄 사이의 단절을 해소하고 조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France Archives, 2020). 이러한 변화는 성인의 권위적 관점을 넘어 아동의 즐거움과 생활 리듬을 교육에 포함하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졌으며, 여가센터의 발전에도 영향을 미쳤다. 여가센터는 학교, 체육, 문화 활동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교육적 활동을 아우르는 공간으로 자리 잡으며, 단순 돌봄을 넘어 아동의 전인적 발달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오늘날 프랑스의 방과 후 돌봄 시스템은 지자체의 경제・사회 정책에 통합되어 운영되며 지방의 크기, 정치적 성향, 돌봄 구조의 유형, 돌봄 인력의 지위와 경력에 관계없이 전국적으로 통일된 제도적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체계는 아동을 위한 보편적 서비스를 목표로 하며, 다양한 활동 간의 일관성과 조화를 추구하며 발전해 왔다. 이는 ‘아동-시민’이라는 개념을 강화하며, 아동을 취약하지만 행복을 추구하는 주체로 인식하고 아동의 생활 리듬을 존중하는 철학을 반영한다. 오늘날 방과 후 교실은 단순한 돌봄을 넘어 학교와 가정에서 제공하는 교육을 보완하고 학교의 교육 목표와 연계된 폭넓은 교육적・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나. 학교 기반 돌봄의 제도화
2013년 시행된 ‘학사 일정 개혁’은 학생들에게 더 나은 학습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주 4.5일 수업제를 도입하고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방과 후 활동 시간’(TAP)을 조직하도록 의무화하였다(Décret n°2013-77 du 24 janvier 2013). TAP은 수업과 별도로 놀이, 문화, 체육, 창의활동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이러한 활동은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제공하며, 방과 후 시간을 의미 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 개혁에 따라 파리시는 2013년부터 658개 공립학교에서 TAP을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운영하고 있으며 문화, 음악, 과학,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프랑스 정부는 TAP을 통해 아동이 풍부한 문화적 경험을 했을 뿐만 아니라, 가장 취약한 계층 아동의 참여를 통해 사회적 불평등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TAP을 위해 중앙정부가 지자체에 지원한 금액은 8억 3400만 유로까지 증가했으며, 가족수당기금(CAF: Caisse d’Allocations Familiales)의 지원 금액은 2013년 120만 유로에서 2016년 5억 3900만 유로로 대폭 증가하였다(Ministère de l’éducation nationale, 2021).
이 개혁은 방과 후 활동 시간을 크게 증가시켰다. 2015∼2016학년도에는 만 12세 미만 아동을 위한 방과 후 돌봄에 약 260만 개의 자리가 제공되었으며, 이는 3년 전의 84만 개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였다. 같은 시기 프랑스의 절반 이상의 지자체가 TAP을 제공했고 이로 인해 유아학교와 초등학교 학생의 86%가 TAP을 제공하는 학교에 다닌 것으로 나타났다(Foirien, 2018). 또한 수요 돌봄교실도 2008∼2009년과 2014∼2015년 사이 크게 증가하였는데, 이는 수요일 오전 정규수업 이후 돌봄이 필요한 부모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된다. 2017년 또 다른 학사 일정 개혁을 통해 주 4일(월, 화, 목, 금) 또는 주 4.5일(월, 화, 수 또는 토 오전, 목, 금) 수업제를 지자체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프랑스 정부는 ‘수요일 계획’(Plan Mercredi)을 시행하여 주 4일 수업제를 채택한 지자체에 수요일 돌봄 비용을 지원하였다. 이 계획은 아동에게 질 높은 돌봄을 제공하며, 문화와 스포츠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고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특히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환경에 있는 아이들이 수요일에 집에만 머무는 것을 방지하려는 의도도 포함되어 있었다(Vie publique, 2019b).
이러한 국가 주도의 교육정책과 보편적이고 포괄적인 공적 돌봄 체계는 교육과 돌봄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하였다. 유아학교와 초등학교 제도 및 방과 후 돌봄 서비스의 체계적 운영은 부모의 육아 부담을 경감하고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였다. 부모가 일하는 동안 자녀를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 맡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중요하게 여겨지고, 방과 후 프로그램과 방학 중 돌봄 서비스의 활성화도 이러한 배경에서 비롯되었다. 다음 <표 3>은 파리시 학교의 일반적인 학사 일정을 보여 준다.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수업과 수업 외 시간은 돌봄과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방과 후 프로그램은 간식, 학습, 문화・체육 활동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되며, 이러한 활동들은 학습의 연장선으로 인식된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한 부모들의 인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Préfet de Paris et al., 2021). 단기방학과 여름방학에도 돌봄이 필요한 부모들은 누구든지 학교에서 운영되는 돌봄센터에 자녀를 맡길 수 있다. 또한 많은 지자체는 초등학생부터 승마, 스키, 트레킹 등과 같은 다양한 방학 캠프를 운영하여 방학 중에도 부모의 경제활동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아동의 문화적, 신체적, 사회적 발달을 돕고 있다.
표 3
파리시 유아학교와 초등학교의 학사 일정
월 | 화 | 수 | 목 | 금 | 단기방학 | 여름방학 | |
---|---|---|---|---|---|---|---|
08:20~08:30 | 등교 | 방학돌봄센터 | |||||
08:30~11:30 | 수업 | ||||||
11:30~13:30 | 점심시간 (30분 점심식사 이후 1시간 30분은 돌봄교사가 방과 후 프로그램 담당) | ||||||
13:30~15:00 | 수업 | 수업 | 수요 여가 돌봄 | 수업 | 수업 | ||
15:00~16:30 | TAP | TAP | |||||
16:30~18:00 (유아학교) | TAP, 간식·놀이, 학습지도, 문화・과학・체육 활동 | TAP, 간식·놀이, 학습지도, 문화・과학・체육 활동 | |||||
16:30~18:30 (초등학교) |
출처: “Projet éducatif de territoire Paris 2021-2026”, Préfet de Paris et al, 2021, p.6~7을 바탕으로 표로 재구성함.
5. 나가며
프랑스 유아학교와 초등학교 제도 및 방과 후 돌봄 체계는 정규수업과 방과 후 활동의 연속성을 기반으로 아동의 발달과 부모의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는 통합적 구조를 보여 준다. 3세 유아부터 장시간의 학교생활을 가능하게 한 프랑스의 체계는 공교육의 역사적 발전과 돌봄의 사회화, 지자체 주도의 통합적 운영이 결합된 결과다. 특히 학교를 기반으로 한 방과 후 활동과 돌봄 체계는 학습과 여가, 돌봄이 조화롭게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며, 사회적 평등과 포괄적 접근성을 실현하는 데 기여한다. 프랑스의 교육과 방과 후 돌봄 제도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이 글은 한국의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방과 후 돌봄 정책에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프랑스 학교는 정규수업과 방과 후 프로그램을 유기적으로 연계한 통합적 돌봄 체계를 구축하고, 지자체 주도로 지역 특성과 수요에 맞는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아동 발달과 부모의 경제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TAP과 여가돌봄의 통합적 운영은 연속성을 보장하면서 다양한 놀이, 체육, 문화 활동을 통해 아동의 전인적 발달을 돕고, 중앙정부는 재정 지원과 표준 가이드라인으로 이를 뒷받침하며 지역 간 격차를 줄이고 있다. 한국도 늘봄학교와 같은 돌봄 통합 정책을 통해 학교와 돌봄의 경계를 허물고, 지자체와 학교 간 협력을 강화하여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 이를 통해 아동 발달을 지원하고 부모의 양육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돌봄 서비스의 공공성과 접근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둘째, 프랑스 방과 후 돌봄 체계는 지도 인력의 전문성 강화, 다양한 프로그램 제공, 보편적 접근성 확보를 통해 높은 질을 유지하고 있다. BAFA 자격증을 필수로 요구하여 지도자의 전문성을 보장하고, 놀이, 창의활동, 스포츠 등 아동 발달에 중점을 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한 소득과 자녀 수에 따라 차등을 둔 비용 정책을 적용해 경제적 배경과 관계없이 모든 아동이 적절한 비용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한국도 이를 참고해 방과 후 교실 지도 인력 양성 체계 강화, 프로그램 다각화, 차등 비용 정책 도입,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협력 확대를 통해 방과 후 돌봄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볼 수 있다.
셋째, 프랑스의 방과 후 돌봄 체계는 모든 아동에게 동등한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공립 학교 중심의 표준화된 운영 방식을 통해 사회적 배경에 따른 불평등을 완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TAP의 내용과 비용은 표준화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아동의 발달 단계에 적합한 다양한 활동을 보편적으로 제공한다. 사교육이 크게 발달하지 않은 프랑스 사회에서 학교가 방과 후 프로그램을 통해 제공하는 문화, 예술, 체육 활동과 학습지도는 아동에게 한국보다 더 큰 의미를 지닌다. 이는 공・사립 간 큰 격차가 존재하고 사교육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한국은 공・사립 유치원 및 초등학교 간 동일한 운영 기준과 재정 지원 체계를 마련하여 모든 아동이 동일한 양질의 방과 후 프로그램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특히 취약 계층 아동이 배제되지 않도록 보편적 접근성을 강화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아동의 전인적 발달을 지원하고 교육 및 돌봄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교육기관에서의 장시간 교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공교육기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 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Notes
정규수업 이외 시간에 이루어지는 모든 돌봄을 여가돌봄이라고 지칭한다. 다양한 여가 활동을 기반으로 돌봄 프로그램이 조직되기 때문 이다. 이 글에서는 여가돌봄과 돌봄을 혼합해서 사용하였다.
Centre aérés는 직역하면 ‘공기가 잘 통하는 센터’인데, 이는 야외 활동과 개방적인 환경을 강조하는 방학 동안 운영되던 야외 활동 중 심의 돌봄센터를 의미한다. 이 글에서는 방학 돌봄센터로 번역하였다.
‘아니마시옹’ (animation)은 사전적으로 ‘무언가에 생동감과 활기를 불어넣는 행위’ 또는 ‘집단 구성원들이 그룹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 여하도록 하기 위해 실행되는 모든 수단과 방법’ 등으로 정의된다(Larousse, 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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