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This article examines how the U.S. Medicaid program, expanded under the Affordable Care Act (ACA), is being restructured through the Trump administration’s second-term budget legislation (the One Big, Beautiful Bill Act (OBBBA)). While large literature reports that ACA Medicaid expansion significantly improved access to care and health outcomes, OBBBA introduces stricter work requirements and eligibility rules that are expected to reduce coverage. As a result, the number of uninsured individuals is projected to increase substantially, alongside rising uncompensated care and greater strain on local health systems. This article reviews these developments to outline recent shifts in U.S. Medicaid policy.
초록
이 글에서는 오바마케어 이후 확대된 미국 메디케이드 제도가 트럼프 2기 행정부(2025∼2029)의 예산법안(OBBBA)을 통해 어떻게 재편될지를 살펴본다. 오바마케어하에서 확대된 메디케이드는 의료 접근성과 건강 성과를 개선하였으나, OBBBA는 근로요건 강화와 자격 요건 조정을 통해 제도의 포괄성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었다. 이로 인해 향후 10년간 무보험자가 1000만 명 증가하고, 미보상 진료비와 지역 의료체계의 부담 또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변화를 정책 효과의 관점에서 정리함으로써 메디케이드 제도 변화 양상을 개괄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1. 들어가며
미국의 공적 건강보험 메디케이드(Medicaid)는 1965년 「사회보장법」 개정을 통해 도입된 이후 저소득층과 장애인에게 필수적인 건강보험을 제공하는 핵심 안전망으로 자리잡아 왔다(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n.d.). 현재 약 75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는 메디케이드(Kaiser Family Foundation, 2024)는 미국 공적 건강보험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는 제도이다. 메디케이드의 혜택은 단순히 취약계층을 위한 건강보험 지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장기요양, 아동 건강, 산전·산후 관리, 장애인 서비스, 정신건강 등 광범위한 기능을 포함하는데, 특히 미국 내 장기요양 재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국가 보건체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Watts et al., 2020; Donohue et al., 2022).
그러나 메디케이드는 보편적 사회보험이 아니라 소득과 자산을 기준으로 한 선별적 제도라는 점에서(Kaiser Family Foundation, 2017) 제도 설계와 운영이 정치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는 구조적 특성을 지닌다. 특히 2014년 이후 오바마케어(the Patient Protection and Affordable Care Act, ACA)하에서 메디케이드 적용 대상이 크게 확대되면서(Kaiser Family Foundation, 2025a) 의료 접근성과 건강 성과가 개선되었지만(Kaiser Family Foundation, 2025b; Wyse & Meyer, 2025), 동시에 공화당과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재정 부담과 제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Brown & Sparer, 2003). 이러한 정치적 갈등은 주정부에 광범위한 재량권이 부여된 제도 구조와 맞물리며 더욱 심화되었다. 그 결과 메디케이드의 자격 요건, 급여 범위, 서비스 수준은 주별로 큰 차이를 보이게 되었고, 이는 제도의 형평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취약점으로 작용했다(Rocco et al., 2020; Akinyemiju et al., 2016; Grogan & Park, 2017).
이러한 제도적·정치적 긴장은 트럼프 행정부 시기에 들어 더욱 가시화되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오바마케어 법안 자체의 폐지를 시도했으나 입법적 한계에 부딪혔고(Neuman et al., 2020), 이후 행정조치를 통해 메디케이드의 기능을 약화시키는 전략을 취했다(Thompson, 2020). 이러한 경험 이후 재집권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예산조정 절차를 활용한 OBBBA(One Big, Beautiful Bill of America)를 통해 메디케이드의 구조적 변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글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OBBBA하에서 메디케이드 제도가 어떻게 변화할지를 정리하고자 한다. 특히 오바마케어 이후 형성된 제도적 구조 위에서 OBBBA가 어떠한 방향으로 정책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지 살펴봄으로써 미국 메디케이드 정책 변화의 흐름을 개괄적으로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초적 맥락을 제공하고자 한다.
2. 메디케이드의 제도적 특징 및 오바마케어
가. 메디케이드의 제도적 특징
메디케이드는 저소득 가정과 개인에게 의료보장을 제공하기 위해 설계된 공적 건강보험 프로그램으로,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공동으로 재정을 부담한다(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n.d.). 연방정부는 보험의 기본적인 최소 기준을 제시하지만, 실제 운영은 주정부의 재량에 달려 있다. 따라서 주마다 자격 요건, 급여 항목, 서비스 전달 방식이 다르다. 이러한 차이는 정치적 성향이나 지역 여건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Rocco et al., 2020). 예컨대 뉴욕과 같은 일부 주는 치과 진료나 장기요양도 메디케이드 혜택에 포함되지만, 다른 주는 이를 제외하기도 한다.
또한 메디케이드는 소득과 자산을 기준으로 수급 자격이 주어지는 선별적 제도라는 점에서 연령을 기준으로 한 메디케어와 명확히 구분된다(Kaiser Family Foundation, 2017). 구체적으로 메디케이드는 저소득 가정, 임산부, 아동, 고령층, 장애인, 특정 질환을 가진 사람들을 주요 대상으로 한다(Donohue et al., 2022). 2024년 기준 미국 인구의 약 23%에 해당하는 7500만 명이 메디케이드에 가입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 상당수는 아동과 청소년이다(Kaiser Family Foundation, 2024). 또한 메디케이드는 미국 전체 장기요양서비스 지출의 절반 이상, 장애인 서비스의 3분의 2 이상을 부담한다(Watts et al., 2020). 따라서 메디케이드는 단순한 빈곤층 복지를 넘어 장기요양·아동·장애인 지원 등 사회 전체의 돌봄과 건강 형평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제도로 기능하고 있다(Donohue et al., 2022).
급여 범위는 ‘필수 서비스(mandatory benefits)’와 ‘선택 서비스(optional benefits)’로 나뉜다. 전자는 병원 진료, 의사 진료, 간호시설 돌봄 등이 포함되는데, 모든 주에서 제공된다. 반면 처방약, 치과 진료, 재활 서비스, 정신건강 서비스 등은 선택 서비스로, 제공 여부와 혜택 범위는 각 주정부가 결정한다(CMS, n.d.). 이 때문에 주별로 보장 수준이 크게 달라 취약계층에서 지역 간 건강 격차를 심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Rocco et al., 2020; Akinyemiju et al., 2016).
정치적 측면에서도 메디케이드는 연방·주 공동재정 구조와 선별성 때문에 개혁과 갈등의 대상이 된다. 한편에는 취약계층 보호와 건강 형평성 강화를 위해 제도의 확대를 주장하는 흐름이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는 재정 부담과 복지 의존을 이유로 축소와 요건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Brown & Sparer, 2003). 실제로 주정부의 재량권이 크기 때문에 메디케이드는 단순한 건강보장 제도를 넘어 연방과 주 간 권력 관계, 정치적 우선순위가 투영되는 정책 협상의 장으로 기능해 왔다(Rocco et al., 2020).
나. 오바마케어 이후 메디케이드 확대의 성과
2010년 오바마케어는 메디케이드의 적용 대상을 연방빈곤선(2025년 기준 1인은 1만 5650 달러, 4인 가족은 3만 2150달러)의 138% 이하 소득을 가진 성인까지 일률적으로 확대하였다. 오바마케어 도입 이전 소득을 기준으로 한 메디케이드 가입 요건은 주마다 매우 달라서 장애가 없거나 임산부가 아니거나 자녀가 없는 성인의 경우 아예 가입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가입 혜택을 주는 주들에서도 소득기준이 연방빈곤선의 72%(코네티컷주), 100%(하와이주), 150%(버몬트주) 등으로 다양했다. 그러나 2012년 연방대법원이 메디케이드 적용 대상 확대 과정에서 주정부의 선택권을 인정하면서 메디케이드 확대 여부는 주별로 결정되게 되었다(Rosenbaum & Westmoreland, 2012). 그 결과 2025년 현재 40개 주와 워싱턴DC만 메디케이드 적용 대상을 확대해 총 2000만 명 이상의 국민을 메디케이드에 새로 가입시켰다(Kaiser Family Foundation, 2025b).
메디케이드 확대 정책은 최근 보건정책 분야에서 가장 많이 연구된 주제 중 하나이다. 연구들은 대부분 메디케이드 확대로 저소득층의 보험 가입이 크게 늘었을 뿐만 아니라 서비스 접근성 향상, 이용률 증가, 의료비 지출 부담 완화, 가계 재정 안정화, 조기 암 진단 증가, 만성질환 관리 개선, 사망률 감소 등의 긍정적 효과가 있었음을 보고했다(Kaiser Family Foundation, 2025b; Wyse & Meyer, 2025). 또한 메디케이드를 확대한 주에서는 응급실 방문 의존도가 줄어드는 동시에 일차의료 및 예방적 서비스 이용률이 높아졌다는 것이 보고되었다. 이와 더불어 암의 조기 진단율이 증가하여 치료 가능성이 높아졌고, 당뇨·심혈관질환 같은 만성질환 환자의 관리 수준이 개선되면서 장기적 건강 결과가 향상되었다. 이러한 효과는 곧 사망률 감소로 이어졌다(Guth & Ammula, 2021; KFF, 2025b). 특히 최근의 Wyse & Meyer(2025) 연구는 메디케이드 확장이 저소득층 성인의 사망률을 2.5% 낮췄다는 통계적 증거를 제시한다. 이 수치는 메디케이드 확대와 공공지출이 단순히 건강보험 가입률을 상승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뿐 아니라 실제 인구집단 수준의 건강 향상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대부분의 연구를 통해 메디케이드 확대의 긍정적 영향이 가장 큰 집단은 저소득층·소수인종·만성질환자였으며, 여성과 아동의 산전·산후 관리, 피임 및 예방적 서비스 이용률도 개선되었음이 보고되었다(Guth & Ammula, 2021; Kaiser Family Foundation, 2025b). 이는 장기적으로 건강 격차를 줄임으로써 사회적 형평성과 경제적 안정성이라는 차원에서도 의미를 가진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메디케이드 확대는 주정부와 지역사회에 긍정적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메디케이드 확대를 시행한 주에서는 취약계층에서의 미납 의료비가 줄어들어 의료기관의 재정 건전성이 향상되었다. 이는 환자 진료의 질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만성질환 관리 개선은 응급실 의존도를 낮추고, 조기 진단과 예방적 치료의 확대는 중장기적으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왔다(Guth & Ammula, 2021; Kaiser Family Foundation, 2025b).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성과들이 단기간의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10년 이상 축적된 경험적 근거라는 것이다. 2010년대 이후 발표된 수백 편의 연구가 확대의 긍정적 효과를 일관되게 확인하고 있으며, 새로운 연구들 또한 산모·영유아 건강, 정신건강, HIV 치료 및 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효과를 확장해 보여 주고 있다(Guth & Ammula, 2021). 다시 말해 메디케이드 확대는 단순한 복지 지출 확대가 아니라 공중보건 향상과 사회적 불평등 완화, 그리고 장기적 비용 효율성 제고를 동시에 달성한 정책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바로 이 점에서 OBBBA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메디케이드 확대를 통한 지난 10여 년간의 성과들이 상당 부분 무력화될 가능성이 크다. 보험 적용 대상의 축소, 근로 요건 강화, 자격 재검증 절차의 강화는 특히 고용 불안정 계층과 소수인종 집단을 다시 무보험 상태로 내몰 수 있다. 이는 곧 건강 형평성 악화와 의료 불평등 확대라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오바마케어하에서 진전된 건강 형평성과 보건의료 체계 안정화가 OBBBA의 시행으로 되돌려질 위험에 처해 있다는 점은 미국 사회뿐 아니라 보편적 건강 보장을 지향하는 다른 나라들에도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3. 트럼프 행정부의 OBBBA 예산안과 메디케이드에 미치는 영향
가. OBBBA 예산안의 배경과 주요 내용
앞서 밝혔듯 트럼프 1기 행정부(2017∼2021) 동안 공화당은 오바마케어 전면 폐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으나, 입법·행정·사법 차원의 연속된 시도가 실질적 성과를 내지 못하였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새로운 전략이 모색되었다(강구상 외, 2025). 단순히 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예산조정법안’ 절차를 활용해 메디케이드의 구조 자체를 바꾸려 한 것이다. 단순 과반으로 통과가 가능한 이 절차는 대규모 지출 삭감을 밀어붙일 수 있는 수단이 되었고, 결국 OBBBA 예산법안 추진으로 이어졌다. OBBBA는 근로요건 부과, 자격 재검증 강화, 합법 이민자에 대한 지원 제한, 연방정부 보조율 축소, 본인부담금 의무화 등 메디케이드의 본질적 성격을 약화시키는 조항들을 포함하며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의 오바마케어 폐지 시도의 좌절이 2기 행정부에서는 구조개편 시도로 이어졌음을 보여 준다(강구상 외, 2025). 의회예산처(Congressional Budget Office)는 OBBBA 시행으로 향후 10년 동안 메디케이드 관련 연방 지출이 9000억 달러 이상 줄어드는 대신 약 1000만 명이 보험 혜택을 잃을 것으로 전망했다(Arrington & Guthrie, 2025). 즉 단순히 지출을 삭감하는 차원이 아니라 제도 자체를 재편하여 취약계층의 의료 접근성을 크게 제한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는 점이 특징이다(강구상 외, 2025).
그림 1
메디케이드 적용 인원 예상 그래프
(단위: 백만 명)
주: 2025년 4월까지는 실제 메디케이드 가입자 수이며, 2025년 5월 이후 2034년까지는 의회예산국(CBO)이 추정한 OBBBA 시행 효과를 반영한 예측치임(2034년까지 약 780만 명 감소). 2023년의 가입자 수 감소는 2020년 가족 우선 코로나 대응법(Families First Coronavirus Response Act)의 메디케이드 연속가입 조항(Medicaid Continuous Enrollment Provision) 적용 중단의 영향을 보여 줌.
출처: “Medicaid Enrollment and Unwinding Tracker”, Kaiser Family Foundation, 2025d, https://www.kff.org/medicaid/issue-brief/medicaid-enrollment-and-unwinding-tracker/
OBBBA의 다양한 조항 중에서 가입자에게 직접적이고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는 다음과 같다. 첫째, 메디케이드 자격 유지 조건이 훨씬 까다로워진다. 지금까지는 소득과 자산 등에 대한 자격 확인을 보통 1년에 한 번만 받으면 되었지만, 앞으로는 1년에 두 번 이상 받아야 한다. 가입자가 갑작스럽게 실직하거나 단기 일자리만 하는 경우 메디케이드 자격에서 쉽게 밀려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새로 가입할 때도 과거 3개월치 진료비를 소급 적용해 주는 제도가 1개월로 줄어들어 의료비 지출을 당장 감당하기 힘든 저소득층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Hinton et al., 2025; 강구상 외, 2025).
둘째, 메디케이드 확대 정책을 도입했던 주정부들의 재정 부담이 커진다. 오바마케어하에서 메디케이드 적용 대상을 확대한 주들은 연방정부로부터 이 정책으로 인해 새로 가입한 사람들에 대한 지출의 90%까지 지원금을 받아 왔는데, 이 추가 지원이 몇 년 안에 사라진다. 결국 메디케이드 확대를 선택했던 주일수록 연방에서 받는 지원이 줄고, 그만큼 주정부가 더 많은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Euhus et al., 2025; 강구상 외, 2025).
셋째, 수급자들에게 더 많은 책임을 지우는 방식이 도입된다. 19세에서 64세 사이의 성인은 매달 최소 80시간은 일을 하거나 학교에 다닌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메디케이드 가입 혜택을 잃을 뿐 아니라 다른 공적 보험 보조도 받을 수 없다(National Academy for State Health Policy, 2025; Hinton et al., 2025). 또한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진료에 본인 부담이 없었지만, 앞으로는 응급실, 산전 관리, 아동 진료를 제외한 서비스에 대해서는 매달 일정 금액을 직접 내야 한다(Schubel, 2025; 강구상 외, 2025).
이처럼 OBBBA는 메디케이드 행정 절차를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재정 지원을 줄이며, 가입자에게 추가적인 부담을 지우는 방향으로 설계되었다. 이런 변화는 특히 고용이 불안정하거나 서류상 가입 요건 증빙이 어려운 사람들, 그리고 메디케이드 확대에 의존해 온 주정부들을 직접적으로 압박하게 된다. 그 결과 가입자가 줄고 무보험자가 늘어날 뿐 아니라 지역 의료체계 전반이 약화될 위험이 크다(강구상 외, 2025).
더 나아가 OBBBA는 자격 상실 이후 건강보험 가입 대체 경로마저 크게 좁혔다. 메디케이드에서 탈락한 사람은 기존처럼 오바마케어 건강보험 거래소(health insurance marketplace)를 통해 보조금을 받아 대체 보험에 가입할 수 없게 된다. 다시 말해 자격을 잃으면 사실상 보험 접근 자체가 막혀 사회적 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National Academy for State Health Policy, 2025). 또한 자격 검증을 1년에 두 번 이상 요구하고, 최대 3개월 전까지 소급해 확인하는 규정은 단기 고용, 시간제 노동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특히 불리하다. 작은 보고 누락이나 고용 단절만으로도 자격을 잃을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Hinton et al., 2025).
이민자에 대한 제한도 강화된다. 합법적으로 체류하는 이민자의 경우에도 보험 보조나 세금 혜택을 받기 어려워진다. 메디케이드 확대 덕분에 일부 접근성이 개선되었던 이민자 커뮤니티가 다시 무보험 상태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는데, 이는 지역사회의 건강 형평성을 악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Akinyemiju et al., 2016; 강구상 외, 2025).
OBBBA의 메디케이드 관련 주요 조항을 정리하면 <표 1>과 같다(National Academy for State Health Policy, 2025c).
표 1
OBBBA의 메디케이드 관련 주요 조항
| OBBBA 주요 조항 | 구체적 내용 | 예상 효과 | 시행 예정일 |
|---|---|---|---|
| 연방 매칭 비율 (Federal Medical Assistance Percentage) 축소 | 응급 의료 및 이민자 관련 메디케이드 비용에 대한 연방 매칭 비율(FMAP) 제한 | 확대한 주의 재정 부담 증가, 주정부 예산 압박 | 2026년 10월 1일 |
| 이민자 제한 | 합법 이민자의 메디케이드 자격 정의를 축소하고 일부 집단의 자격 배제 | 이민자 건강 불평등 심화, 지역사회 보건 격차 확대 | 2026년 10월 1일 |
| 자격 재검증 강화 | 주정부가 적어도 연 2회 이상 자격 재검증, 재갱신 시점 기준으로 소급 확인 가능 | 불안정 노동자 탈락 위험, 행정 부담 증가 | 2026년 12월 31일 |
| 근로요건 | 주정부가 19∼64세 성인에게 월 80시간 근로, 학업, 훈련, 봉사 활동 증명 요구 | 자격 상실자 증가, 무보험자 확대 | 2027년 1월 1일 (또는 주 선택에 따라 조기 시행) |
| 오바마케어 건강보험 거래소 보조금 차단 | 메디케이드에서 탈락한 개인은 건강보험 거래소 세제 혜택 및 보조금을 받을 수 없음 | 제도적 안전망 공백 발생, 무보험 고착화 | 2027년 1월 1일 |
| 소급 적용 제한 | 기존 3개월이던 소급 적용 기간을 1개월로 축소 | 저소득층 의료비 부담 확대, 치료 지연 가능 | 2027년 1월 1일 |
주: 예상 효과는 Hinton et al.(2025), National Academy for State Health Policy(2025), Arrington & Guthrie(2025), Euhus et al.(2025), Musumeci et al.(2018), Sommers et al.(2020), Schubel(2025) 등의 관련 문헌 종합.
출처: Kaiser Family Foundation (2025) 자료를 저자들이 재취합.
나. 메디케이드 근로요건의 정책 효과
메디케이드 근로요건 정책이 가져올 영향은 아칸소주의 경험을 통해 예측해 볼 수 있다. 아칸소주는 2018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메디케이드 근로요건 정책을 시행하였다(Sommers et al., 2020). 당시 제도는 30세에서 49세 사이의 성인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매월 최소 80시간의 근로, 직업훈련, 자원봉사, 학업 등 일정 활동을 증명하도록 요구했다. 표면적으로는 “근로 유인을 강화하고 자립을 촉진한다”는 목적을 내세웠지만, 실제 결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타났다.
정책 시행 후 불과 9개월 만에 1만 8000명 이상이 메디케이드 자격을 상실했는데, 이는 전체 대상자의 약 25%에 해당하는 규모였다(Musumeci et al., 2018). 주목할 점은 자격을 잃은 사람들 중 상당수가 실제로 근로를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보고·검증 절차 때문에 자격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매달 주정부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근로시간을 보고해야 했지만, 해당 시스템은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만 접속이 가능했고, 모바일 접근성도 낮았다. 저소득층 노동자 다수가 시간제·비정규직 고용 형태에 종사하고 있었기 때문에 불안정한 근로시간을 증명하거나 전산 시스템에 정기적으로 보고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인터넷 접근성이 낮은 농촌 지역에서는 디지털 격차가 탈락률을 더욱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행정 절차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나 건강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보고 과정 자체를 따라가지 못했고, 설령 일시적으로 자격을 잃은 뒤 다시 재신청하더라도 그사이 치료의 연속성이 끊기면서 건강상 피해를 입는 경우가 빈번했다. 실제로 Sommers 외(2020)의 연구에 따르면 근로요건 시행은 고용 증가 효과를 가져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기존 수급자들의 무보험률을 크게 높이고 건강서비스 접근성을 악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목표로 내세운 근로 유도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고, 오히려 불필요한 행정비용과 사회적 비용만 늘어난 것이다.
이 사례는 근로요건 강화 정책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 주는 중요한 경험적 증거다. 표면적으로는 자립과 근로를 촉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복잡한 행정 절차와 디지털 접근성 격차가 취약계층을 배제하는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 따라서 OBBBA가 전국적으로 근로요건을 도입할 경우 아칸소에서 관찰된 현상이 더 큰 규모로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Hinton et al., 2025). 이는 단순히 제도적 비효율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 형평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취약계층을 제도 밖으로 밀어내는 구조적 배제 효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 OBBBA 시행에 따른 메디케이드 영향 전망
실제로 의회예산처는 OBBBA가 시행되면 2034년까지 전체 무보험자가 약 1000만 명 늘어나고, 이 가운데 780만 명은 메디케이드에서 탈락할 것으로 전망했다(Arrington & Guthrie, 2025). 재정적 측면에서도 변화는 크다. OBBBA는 향후 10년 동안 메디케이드 관련 연방 지출을 약 9110억 달러 줄일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인 5260억 달러는 메디케이드 확대를 선택했던 주들에 집중된다(Euhus et al., 2025; 강구상 외, 2025). 단순히 지원금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자격 확인 절차 간소화를 중단하고(약 1220억 달러 절감), 확대 대상자에 대한 자격 재심사를 더 자주 요구하는 방식(약 630억 달러 절감)으로 탈락자를 늘려 절감을 달성하는 구조다. 특히 삭감의 76%가 2030년 이후에 집중되어 있어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덜 보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주정부 재정과 의료체계에 큰 압박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평균적으로 연방 메디케이드 지출의 약 14%가 줄어드는 셈인데, 루이지애나·일리노이·네바다·오리건 등 일부 주는 19% 이상의 축소를 경험할 것으로 보인다(Euhus et al., 2025).
이러한 지출 삭감은 곧바로 인구집단 수준의 부정적 영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시뮬레이션 연구에 따르면 OBBBA의 메디케이드 지출 삭감이 매년 예방 가능한 사망을 1만 6000건 이상 늘리고 불필요한 입원을 9만 건 추가 발생시킬 것으로 예상된다(Gaffney et al., 2025; Basu et al., 2025). 또한 2034년까지 의료비 부담으로 인해 진료를 미루거나 받지 못하는 사례가 약 160만 건, 약을 제때 복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약 190만 건 추가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메디케이드 의존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농촌 지역에서는 OBBBA의 영향으로 100곳이 넘는 병원이 문을 닫을 위험에 처하게 될 수 있다(Basu et al., 2025).
경제적 부담도 크다. 어반 인스티튜트(Urban Institute)의 OBBBA 분석에 따르면 무보험자 증가와 지급 수준 축소로 인해 2025년부터 2034년까지 병원과 의료기관이 비용을 회수하지 못하는 미보상 진료비가 총 2780억 달러 늘어날 전망이다(Blavin, 2025). 세부적으로 보면 병원 서비스에서 830억 달러, 의사 서비스에서 340억 달러, 기타 서비스에서 1070억 달러, 처방약에서 540억 달러의 미보상 진료비가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비용은 고스란히 의료기관과 지역사회에 전가되어 의료 제공자들의 부담을 키우고, 결국 서비스 질 저하와 의료 접근성 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275억 달러), 텍사스(159억 달러), 뉴욕(131억 달러), 플로리다(117억 달러) 등 인구가 많은 주에서 충격이 가장 크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Blavin & Simpson, 2025).
이와 함께 간접적인 파급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예컨대 메디케이드 자격을 기반으로 자동으로 제공되던 학교 급식 지원 자격이 줄어들면서 저소득 가정 아동의 영양 불평등 문제까지 확산될 수 있다(Gutierrez, 2025). 또한 의무적 본인부담금 도입은 지금까지 진료비 부담 없이 치료를 받아 왔던 저소득층의 약물 복용 순응도를 떨어뜨리고, 치료 지연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Schubel, 2025). 이는 오바마케어하의 메디케이드 확대를 통해 나타난 인구집단 수준의 건강 개선이 향후 약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4. 나가며
메디케이드는 미국에서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핵심 건강보험 제도로 기능해 왔으며, 오바마케어를 통한 메디케이드 확대는 건강보험 보장성 향상, 건강 지표 개선, 가계 재정 안정성 강화 등 다층적인 성과를 가져왔다(Guth & Ammula, 2021; KFF, 2025b). 그러나 OBBBA는 근로 요건, 자격 확인 절차 강화, 합법 이민자 지원 축소, 건강보험 거래소 보조금 차단, 소급 적용 기간 단축 등 여러 제도적 변화를 포함하고 있어 메디케이드 접근성을 근본적으로 약화시킬 가능성이 크다(National Academy for State Health Policy, 2025; Hinton et al., 2025). 의회예산국은 이러한 조치로 향후 10년간 연방 메디케이드 지출이 9000억 달러 이상 감소하고, 무보험자가 약 1000만 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Arrington & Guthrie, 2025). 특히 지출 삭감의 상당 부분이 메디케이드 확대를 채택한 주에 집중되고, 자격 재검증 강화 및 자동 갱신 규칙 중단과 같은 행정적 변화가 탈락자를 의도적으로 늘려 재정 절감을 달성하는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음이 지적된다(Euhus et al., 2025). 이러한 변화는 불안정 고용 계층, 이민자, 만성질환자 등 취약 집단에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으며, 미보상 진료비 증가와 지역 의료체계의 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Musumeci et al., 2018; Sommers et al., 2020; Blavin, 2025). 요컨대 지난 10여 년간 축적된 메디케이드 확대의 성과는 제도적, 재정적, 행정적 제약 속에서 약화될 상황에 놓여 있다. 이에 따라 건강 형평성과 지역 의료체계의 지속 가능성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결국 메디케이드 개편 논의는 단순한 재정 조정이 아니라 복지국가의 역할과 공공의 책임에 대한 가치 선택의 문제로 귀결된다. 감세와 재정 절감을 우선시하는 정책 기조는 단기적으로는 지출을 줄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건강 불평등 확대와 사회적 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향후 메디케이드의 변화는 재정 효율성과 사회적 연대 사이에서 미국 복지정책의 방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한국 또한 인구 고령화와 재정 압박이라는 공통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건강보장 제도가 정치적·재정적 요인에 의해 쉽게 흔들릴 수 있음을 보여 주는 미국의 사례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References
, & (2025, June). Letter to Senate Budget Committee on Medicaid provisions in the One Big Beautiful Bill Act, https://www.cbo.gov/system/files/2025-06/Arrington-Guthrie-Letter-Medicaid.pdf . Congressional Budget Office.
(2025, May 29). Reconciliation bill and end of enhanced subsidies would cut health care provider revenue and spike uncompensated care: Between 2025 and 2034, providers would lose $1 trillion [Policy brief], https://www.urban.org/research/publication/reconciliation-bill-and-end-enhanced-subsidies-would-cut-health-care-provider . Urban Institute.
, & (2025, June 13). State-level estimates of health care spending and uncompensated care changes under the reconciliation bill and expiration of enhanced subsidies [Policy brief], https://www.urban.org/research/publication/state-level-estimates-health-care-spending-and-uncompensated-care-changes . Urban Institute.
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n.d.). Medicaid: An overview, https://www.medicaid.gov/ .
, , , & (2025, July 23). Allocating CBO’s estimates of federal Medicaid spending reductions across the states under the enacted reconciliation package, https://www.kff.org/medicaid/issue-brief/allocating-cbos-estimates-of-federal-medicaid-spending-reductions-across-the-states-enactedreconciliation-package/ . Kaiser Family Foundation.
, & (2021). Building on the evidence base: Studies on the effects of Medicaid expansion, February 2020 to March 2021, https://www.kff.org/affordable-care-act/building-on-the-evidence-base-studies-on-the-effects-ofmedicaid-expansion-february-2020-to-march-2021/ . KFF.
(2025, June 9). Changes to SNAP and Medicaid would have implications for student access to school meals [Policy brief], https://www.urban.org/research/publication/changes-snap-and-medicaid-would-haveimplications-student-access-school-meals . Urban Institute.
, , & (2025, July 30). A closer look at the work requirement provisions in the 2025 federal budget reconciliation law, https://www.kff.org/medicaid/a-closer-look-at-the-work-requirementprovisions-in-the-2025-federal-budget-reconciliation-law/ . Kaiser Family Foundation.
Kaiser Family Foundation. (2017, June). Medicaid pocket primer [Fact sheet], https://files.kff.org/attachment/Fact-Sheet-Medicaid-Pocket-Primer .
Kaiser Family Foundation. (2024). Total monthly Medicaid & CHIP enrollment and pre-ACA enrollment [Data set], https://www.kff.org/affordable-care-act/state-indicator/total-monthly-medicaid-and-chip-enrollment/?currentTimeframe=0&sortModel=%7B%22colId%22:%22Location%22%22sort%22:%22asc%22%7D .
Kaiser Family Foundation. (2025a, August 26). Status of state Medicaid expansion decisions, https://www.kff.org/medicaid/status-of-state-medicaid-expansion-decisions/ .
Kaiser Family Foundation. (2025b, April 25). 5 key facts about Medicaid expansion, https://www.kff.org/medicaid/5-key-factsabout-medicaid-expansion/ .
Kaiser Family Foundation. (2025c, August 22). Health provisions in the 2025 federal budget reconciliation law, https://www.kff.org/medicaid/health-provisions-in-the-2025-federal-budget-reconciliation-law/#2ca666ac-5d15-4454-8973-241566e22bb5 .
Kaiser Family Foundation. (2025d, July 28). Medicaid Enrollment and Unwinding Tracker, https://www.kff.org/medicaid/issuebrief/medicaid-enrollment-and-unwinding-tracker/ .
, , & (2018, October 8). An early look at implementation of Medicaid work requirements in Arkansas, https://www.kff.org/medicaid/an-early-look-at-implementation-of-medicaid-workrequirements-in-arkansas/ . Kaiser Family Foundation.
National Academy for State Health Policy. (2025, July 8). What health care provisions of the One Big Beautiful Bill Act mean for states, https://nashp.org/what-health-care-provisions-of-the-one-big-beautiful-bill-act-mean-for-states/ . NASHP.
, , , , , , , , , , , , , & (2020, September 14). President Trump’s record on health care., https://www.kff.org/affordable-care-act/president-rumps-record-on-health-care/#5e4df8d8-1f22-42ed-8062-ea90f25615d3 . Kaiser Family Foundation.
, , & (2020, February 4). Medicaid home and community-based services enrollment and spending., https://www.kff.org/medicaid/medicaid-home-and-communitybased-services-enrollment-and-spending/ . Kaiser Family Foundation.
, , & (2020). State politics and the uneven fate of Medicaid expansion: An examination of mechanisms that affected Medicaid expansion, including electoral competition, ballot-box initiatives, interest-group coalitions, and entrepreneurial administrators. Health Affairs, 39(3), 494-501, pubmed id:32119633.
(2020, October 9). Six ways Trump has sabotaged the Affordable Care Act., https://www.brookings.edu/articles/six-ways-trump-has-sabotaged-the-affordable-care-act/ . Brookings Institution.
, , & (2020, February 4). Medicaid home and community-based services enrollment and spending., https://www.kff.org/medicaid/medicaid-home-and-community-based-servicesenrollment-and-spending/ . Kaiser Family Found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