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In this article, I examine the UK’s social assistance system as it applies to migrants and explore its implications for Korea. Migrants’ eligibility for social welfare benefits in the UK is primarily determined by two principles: the No Recourse to Public Funds (NRPF) condition and the Habitual Residence Test (HRT). Notably, since Brexit, the extension of the points-based immigration system to EU and EEA citizens has further intensified welfare exclusion linked to immigration status. Even within the framework of Universal Credit—introduced under the Welfare Reform Act 2012—barriers to benefit access have become more entrenched for migrants. Drawing upon UK government statistics on Universal Credit claims by immigration status, released for the first time in 2025, this article provides an empirical analysis of benefit receipt among migrant populations. With respect to policy implications for Korea, I suggest: (1) fostering public deliberation on eligibility criteria while streamlining administrative procedures; (2) developing a database on welfare benefit receipt by migrants to enable evidence-based policymaking; and (3) incorporating humanitarian exemption clauses.
초록
이 글에서는 영국의 이주민 대상 공공부조 제도를 검토하고, 한국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영국에서 이주민의 복지 수급 자격은 공공기금 청구 금지(NRPF)와 상시 거주 요건(HRT)이라는 두 가지 원칙으로 규율된다. 특히 브렉시트 이후 유럽연합(EU)·유럽경제지역(EEA) 출신 시민에게도 포인트 기반 이민 제도(point-based system)가 적용되면서 체류 자격에 따른 복지 사각지대 문제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2012년 복지개혁법 이후 도입된 유니버설 크레딧(UC) 체계 내에서도 이주민의 수급 진입 장벽은 한층 공고해졌다. 영국 정부가 2025년 최초로 공개한 체류 자격별 유니버설 크레딧 수급 통계를 활용하여 이주민의 수급 실태를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끝으로, 한국 사회에 대한 시사점으로 ① 수급 자격 기준의 공론화 및 제도의 효율적 운영, ② 이주민 복지 수급 실태 파악을 위한 정책 근거 데이터 구축, ③ 인도주의적 예외 규정의 도입이라는 세 가지를 제언하였다.
1. 들어가며
영국의 공공부조는 자유주의 복지국가 전통 속에서 선별성과 근로유인을 축으로 발전해 왔다. 2012년 복지개혁법 이후 도입된 유니버설 크레딧(UC)은 실업수당·주거수당 등 기존 여섯 가지 급여를 통합하고, 단일 감액률과 강한 조건부 의무를 적용하여 제도의 효율성과 근로유인을 강화하였다(Beck et al., 2024; Hobson, 2020; Kennedy, 2012).
이주민에 대한 공공부조 접근권은 내국인과는 사뭇 다른 원칙으로 규정된다. 영국은 “복지 재원은 국민과 영주권자 중심으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기조 아래 이주민의 수급 자격을 엄격히 통제해 왔다(Gov.uk, 2013). 1990년대 후반 유럽연합(EU)의 동유럽 확장 과정에서 발생한 복지 관광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 재정 지속가능성 논쟁이 심화되면서, 1999년 「난민 및 이민법」을 통한 규제 강화가 본격화되었다(Gov.uk, 2013). 2010년대 보수당 정부는 유니버설 크레딧(UC) 도입과 함께 이주민의 수급 진입 장벽을 더욱 높였다(Center for Social Policy, 2024; McKinney et al., 2025). 이러한 반이민 정서는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의 주요 배경 중 하나가 되었다. 2021년 EU 시민의 자유 이동이 종료된 이후에는 모든 이주민에게 포인트 기반 이민 제도(point-based system)가 적용되는 중요한 전환이 이루어졌다(Electronic Immigration Network, 2024).
이주민의 복지 수급 자격은 두 가지 핵심 원칙에 따라 결정된다. 첫째, 공공기금 청구 금지(NRPF: No Recourse to Public Funds)는 영주권 미취득 이주민의 공공부조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한다. 둘째, 상시 거주 요건(HRT: Habitual Residence Test)은 법적 거주권과 실질적 정착 의사를 동시에 충족할 것을 요구한다. 이 두 기제는 유니버설 크레딧(UC)을 포함한 영국 사회보장제도 전반에 적용되며, 브렉시트 이후 EU 정착 지위 보유 여부와 결합하여 이주민의 복지 접근성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동한다.
이 글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2장에서는 공공기금 청구 금지(NRPF)와 상시 거주 요건(HRT)의 내용 및 변천 과정, 그리고 체류 자격별 적용 방식을 분석한다. 3장에서는 유니버설 크레딧(UC)의 제도 설계와 조건부 의무 구조를 설명한다. 4장에서는 2025년 최초로 공개된 체류 자격별 유니버설 크레딧(UC) 수급 통계를 활용하여 수급 현황과 특성을 검토하고, 제도 설계와 수급 결과를 연결하는 실증적 분석을 시도한다. 5장에서는 이상의 논의를 바탕으로 한국 사회에 대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언한다.
2. 이주민 복지 수급의 두 가지 원칙
영국 정부는 이주민이 공공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고 자립적으로 생활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Home Office, 2025). 이에 따라 유니버설 크레딧(UC)을 포함한 공공부조 수급 자격은 ① 공공기금 청구 금지 조항과 ② 상시 거주 요건이라는 두 가지 원칙에 따라 결정된다.
두 원칙은 독립적으로 작동하지만, 특정 체류 자격 집단에는 중첩 적용되어 배제 효과를 심화시킨다. 이는 4장에서 집단별 수급 양상의 이질성이 나타나는 배경이 된다.
가. 원칙 ① 공공기금 청구 금지(No Recourse to Public Funds, NRPF)
공공기금 청구 금지(NRPF)는 1971년 도입되어 1999년 제정된 「이민 및 망명법」 제115조를 통해 법제화되었다(Center for Social Policy, 2024; McKinney et al., 2025). 이 원칙은 이민 통제를 받는 사람이 영주권을 취득하기 전까지 사회복지제도 및 주거 지원에 접근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Center for Social Policy, 2024; McKinney et al., 2025).
1) 체류 자격별 접근권의 차등 적용
영주권자(indefinite leave to remain, ILR)는 기본적으로 영국 내 공공부조를 받을 권리가 보장된다(London Immigration, 2025).
EU·EEA 시민의 수급 자격은 입국 시점과 체류 신분에 따라 달라진다. 2016년 브렉시트 투표 이후 영국 정부는 기존 거주 EU·EEA·스위스 시민의 법적 지위를 보장하기 위해 EU 정착지원제도(EUSS: EU Settlement Scheme)를 2019년 3월 도입하였다. 이를 통해 EU·EEA 시민은 사전정착신분(pre-settled status)과 정착신분(settled status)으로 구분된다. 2020년 12월 31일 이전 영국에 입국하여 5년 미만 거주한 경우 사전정착신분이, 5년 이상 연속 거주한 경우 정착신분이 부여된다. 사전정착신분 보유자는 유니버설 크레딧(UC) 수급이 원칙적으로 제한되지만, 정착신분 보유자는 영주권자에 준하여 수급이 가능하다(London Immigration, 2025).
2021년 1월 이후 입국한 EU·EEA·스위스 시민 및 그 가족은 EU 정착지원제도를 통한 신분 취득이 불가능하다. 대신 일반 학생 비자 또는 취업 비자 등 일반 체류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이 경우 공공기금 청구 금지 조건이 부과되어 비(非)EU 시민과 동일하게 공공부조 접근이 전면 제한된다(Citizens Advice, 2025a). 즉 브렉시트는 EU 시민의 법적 지위를 비(非)EU 시민과 사실상 동일한 수준으로 수렴시켰는데, 이는 영국 복지 접근성의 결정 요인이 국적에서 입국 시점과 체류 자격으로 전환되었음을 의미한다.
비(非)EU 출신 이주민의 수급 자격 역시 체류 자격에 따라 결정된다. 영주권 취득자는 내국인에 준하는 복지 수급 권리를 갖지만, 임시 체류자 신분일 경우 대다수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없다(Center for Social Policy, 2024). 예를 들어 취업 비자, 유학 비자, 가족동반 비자 등 일반 비자 소지자 및 동반 가족은 체류기간 동안 공공기금 청구 금지 조건이 적용되어 유니버설 크레딧(UC) 등 대부분의 복지급여를 받을 수 없다(Center for Social Policy, 2024). 그렇기에 이들은 비자 발급 시 자신의 생계를 자력으로 유지할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Center for Social Policy, 2024).
반면 난민 인정자는 공공기금 청구 금지 조건이 면제되어 영국 국민과 동일하게 유니버설 크레딧(UC)을 수급할 수 있다(Gov.uk, 2025b). 일반적으로 5년의 제한적 허가 후 영구 체류로 전환된다(Gov.uk, 2025b). 인도적 보호나 가족 재결합으로 예외적 허가를 받은 사람, 2021년 아프가니스탄 특별 이송자, 2023년 수단 분쟁 피해자, 하마스 테러 이후 이스라엘·팔레스타인·레바논 거주자, 우크라이나 피난민 등 긴급 상황의 이재민도 공공기금 청구 금지 면제 대상에 포함된다(Gov.uk, 2025b; Shelter, 2025). 다만 난민 신청 대기자는 일반 복지급여 대신 별도의 임시 생계 지원만 받을 수 있다(Gov.uk, 2025b).
2) 예외적 구제: 공공기금 청구 금지 조건 해제(Change of Conditions, CoC)
영국 정부는 공공기금 청구 금지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최소한의 안전망을 마련하기 위해 청구금지 조건 해제(CoC)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청구금지 조건 해제는 가족·개인 생활 또는 영국해외시민(BNO: British National Overseas) 2) 경로를 통해 비자를 신청 중인 사람이 긴급하게 공공기금 접근이 필요하거나, 아동 복지와 관련된 중대 사유가 있는 경우 혹은 극심한 빈곤 상태에 처했거나 그 위험이 현저할 때 신청할 수 있다(Gov.uk, 2025c).
이러한 법적 구제 통로에도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구조적 한계가 지적된다. 우선 청구금지 조건 해제 승인의 일시성과 반복성이 이주민에게 지속적인 행정 부담을 지운다. 청구금지 조건 해제 승인은 영구적인 자격 부여가 아니며, 비자를 연장할 때마다 공공기금 청구 금지 조건이 자동으로 재부과되기 때문에 수급이 필요한 이주민은 매번 신규 신청 절차를 되풀이해야 한다(Center for Social Policy, 2024).
둘째, 강화된 정부의 엄격한 심사 기조와 낮은 승인율 역시 주요한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림 1]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 사이에 신청 건수가 3594건에서 1만 1392건으로 세 배 이상 급증하였는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에 기인한다(Center for Social Policy, 2024). 팬데믹 이후 신청 건수는 다시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었으나, 2022–2023년 승인율은 팬데믹 이전보다 낮아졌다(Center for Social Policy, 2024). [그림 2]와 같이 코로나19 기간 중 일시적으로 상승했던 승인율이 이후 이전 수준으로 회귀한 것은 이주민 복지 수급에 대한 영국 정부의 보수적 기조가 여전히 견고함을 시사한다(Center for Social Policy, 2024).
그림 1
공공기금 청구금지 해제 조건 해지 신청자 수
출처: “No reason for no recourse Why reform of ‘No Recourse to Public Funds’ conditions would be good for London and the UK ”, Center for Social Policy, 2024, p. 14.
그림 2
공공기금 청구 금지 해지 승인율
출처: “No reason for no recourse Why reform of ‘No Recourse to Public Funds’ conditions would be good for London and the UK ”, Center for Social Policy, 2024, p. 14.
셋째, 적시 지원을 가로막는 행정적 지체와 절차적 복잡성이다. 청구금지 조건 해제 심사 소요 기간에 대한 법적 기준이 부재한 상황에서 평균 처리 기간은 2018년 23일에서 2023년 44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나며 구제의 실효성을 저해하고 있다(Center for Social Policy, 2024). 또한 심사 과정 자체가 고도의 법적 조언을 요구할 만큼 복잡하여 전문가의 조력 없이 개별적으로 제출된 신청은 승인 가능성이 매우 낮다(Center for Social Policy, 2024). 이러한 구조적 장벽은 절실한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이 신청 자체를 포기하게 만드는 심리적 장벽을 형성하며, 결과적으로 빈곤층의 복지 접근성을 위축시킨다(Center for Social Policy, 2024).
마지막으로, 청구금지 조건 해제 신청 결과가 체류 자격 유지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영국해외시민 체류자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대다수 이주민의 경우 청구금지 조건 해제 신청이 거부될 때 기존 체류 자격의 적절성까지 재검토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비자 취소나 출국 명령으로 이어질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Gov.uk, 2025c). 결국 영국의 청구금지 조건 해제 제도는 이주민의 공적 자금 접근권을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관리하는 기제로 작동한다. 이는 사회보장의 사각지대 발생과 행정적 비효율을 가중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Center for Social Policy, 2024).
나. 원칙 ② 상시 거주 요건(Habitual Residence Test, HRT)
1) 도입 배경 및 정책적 변천 과정
상시 거주 요건(HRT)은 1994년 도입 이후 핵심적인 원칙으로 기능해 왔다. 초기 영국의 복지제도는 거주 기간이나 국적에 관계없이 비교적 관대한 특징을 보였으나, 1980년대 중반부터 이주민의 복지 수급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었다(Cracknell, 1995).
이후 1990년대 초 보수당 정부는 이주민의 복지 수급 통제 필요성을 더욱 강력히 제기하며 논의를 재점화했다. 특히 1993년 피터 릴리(Peter Lilley) 당시 사회보장부 장관은 복지 관광객(benefit tourists)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이주민의 복지제도 남용 우려를 공론화하였다(Cracknell, 1995). 이러한 담론은 “이주민이 영국의 복지 재정에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사회적 기조를 형성하였는데, 이는 같은 해 난민 및 이민 신청자의 급여 접근을 제한하는 공공기금 청구 금지의 법적 체계화로 이어지게 된다(Cracknell, 1995). 결국 1994년 상시 거주 요건이 공식 도입됨으로써 영국의 이주민 복지정책은 선별적 포섭의 시대로 진입하게 되었다(Kennedy, 2011).
이후 상시 거주 요건은 유럽연합법과의 충돌 속에서 변화를 거듭해 왔다. 상시 거주 요건 도입 당시 상시 거주의 법적 정의 없이 시행되었기 때문에 이후 다양한 법적 분쟁의 단초를 제공하였다. 1990년대 후반 노동당 정부 시기에는 유럽사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거주 의도가 명확한 귀국자에 대해 요건을 완화하는 조정이 이루어졌으며, 2004년 콜린스 사건 등 이후에도 유럽연합법과의 긴장 관계 속에서, 상시 거주 요건의 핵심적인 두 축이 만들어졌다(European Union, 2024). 이에 대해서는 다음 섹션에서 자세히 다룬다.
2010년대 초 데이비드 캐머런 정부는 복지 관광(benefit tourism) 억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상시 거주 요건을 한층 강화하였다. 주요 변화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심사 요건이 강화되었다. 단순 거주 여부를 넘어 실제 구직 의지와 노동시장 참여 가능성을 검증하는 방식으로 개편되었는데, 신청자는 영국 도착 이전의 구직 노력, 영어 능력, 정착 노력 등 포괄적인 증거를 제출해야 한다(Miller & Woolen, 2015; DWP, 2013). 둘째, 3개월 선 거주 요건이 신설되었다(Miller & Woolen, 2015). EU·EEA·스위스 국적자가 소득 기반 구직자 수당(JSA: Jobseeker’s Allowance)을 신청하려면 최소 3개월간 영국에 거주했음을 증명해야 한다(Miller & Woolen, 2015). 셋째, 실질적 구직 가능성 요건이 도입되었다(Miller & Woolen, 2015). EU·EEA·스위스 시민이 입국 6개월 이후에도 구직자수당, 주거수당, 아동수당, 아동세액공제 등을 수급하려면 실제로 취업 가능성이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Miller & Woolen, 2015). 넷째, 최소 소득 기준이 도입되었다(Miller & Woolen, 2015).
2021년 브렉시트의 전면적 시행은 영국 정부가 유럽연합법의 제약에서 벗어나 정책적 자율성을 회복하는 결정적 전환점이 되었다. 이를 기점으로 상시 거주 요건은 공공기금 청구 금지 조건과 함께 이주민의 복지 접근을 이중으로 제약하는 선별적인 장치로 재편되기에 이른다.
2) 상시 거주 요건의 핵심 두 축: 거주권과 거주성
2004년 5월 1일 강화된 상시 거주 요건은 합법적 거주권(right to reside)과 실질적 거주성(habitual residence)이라는 두 축으로 구성된다(Kennedy, 2011).
첫째, 거주권(right of residence)은 단순히 영국에 체류하고 있다는 형식적 의미를 넘어 실제로 공동여행구역(CTA: Common Travel Area) 3) 에 법적으로 정착해 거주하고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Shelter, 2025). 이 요건은 2004년 5월 EU 동유럽 10개국의 가입 이후 이주민 유입이 급증하자 상시 거주 요건에 새롭게 도입된 것으로(Department for Work and Pensions, 2013), 기존의 거주성 판단만으로는 복지 접근을 충분히 통제하기 어렵다는 정책적 판단에서 비롯되었다.
둘째, 실질적 거주성(habitual residence)은 신청인이 영국에 실제로 생활 기반을 두고 거주하는지를 판단하는 요건이다. 법령상 상시 거주의 명확한 기간 기준은 없으나, 영국 정착 의도와 긴밀한 생활 기반을 종합적으로 확인한다(Shelter, 2025). 구체적으로는 신청자의 영국 체류 기간, 가족 및 생활 근거지, 직업, 주거 형태, 체류 의도의 지속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UK Parliament, 2023). 통상 1–3개월 이상의 실제 거주가 인정의 기준이 되나, 3개월 이상 체류하더라도 정착 의사가 불확실하면 상시 거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Kennedy, 2011; Citizens Advice, 2025b). 아울러 해외에서 오랜 기간 거주하다 귀국한 영국 시민도 이 요건의 적용을 받아 즉시 복지를 신청할 수 없다. 일정 기간 영국에 머물며 생활의 중심을 영국으로 옮겼음을 증명해야 한다(NRPF Network, 2025).
3) 체류 자격에 따른 상시 거주 요건 적용의 차등화
영국 시민권자와 영주권자(Indefinite Leave to Remain 보유자)는 상시 거주 요건 심사 없이 유니버설 크레딧(UC) 등과 같은 공공부조 신청이 가능한 면제 대상이다(Shelter, 2024). 정착 지위(Settled Status)를 보장받은 EU·EEA 시민 또한 영주권자와 동일하게 합법적 거주권(right to reside)을 자동으로 충족하여 사실상의 상시 거주 요건만 확인되면 수급이 가능하다(Shelter, 2024). 아일랜드공화국 국민 역시 공동여행구역 협약에 따라 영주권은 인정받으나, 공공부조 수급을 위해서는 주거·일자리 등 사실상의 거주 증빙이 필요하다(Shelter, 2024).
위에 해당하지 않는 기타 체류 자격 소지자는 상시 거주 요건 심사 적용을 받는다(Shelter, 2025). 사전정착신분(pre-settled Status) 소지자는 임시 체류 권한에 해당하므로 이 신분만으로는 합법적 거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공공부조 수급을 위해서는 거주성 확인에 더하여 영국 내 근로자, 구직 중, 질병 또는 자녀 양육 등 특정 사유 중 하나에 해당해야 한다(Shelter, 2024). 2021년 이후 신규 입국한 EU·EEA 시민과 모든 비(非)EU 국민 역시 상시 거주 요건 적용 대상이다(NRPF Network, 2021). 이러한 구분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선별적 이민정책을 반영하는 것으로, 기존 EU 시민에 대한 일정한 보호 장치를 유지하면서도 신규 이민자 및 임시 체류자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었다(Electronic Immigration Network, 2024).
종합하면 <표 1>에 보이듯 체류 자격은 단일한 기준이 아니라 공공기금 청구 금지와 상시 거주 요건의 중첩 적용 여부에 따라 집단별로 상이한 복지 배제 구조를 형성한다. 구체적으로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첫째, EU 정착지원제도의 사전정착신분을 받은 사람은 공공기금 청구 금지는 면제되지만 상시 거주 요건 거주권 증명 부담이 남아 있는 집단이다. 둘째, 비EEA 비자 소지자처럼 공공기금 청구 금지 자체가 접근을 원천 차단하는 집단이다. 셋째, 난민처럼 공공기금 청구 금지는 면제되지만 망명 신청 기간 중 취업 금지 이력으로 인해 노동시장 진입이 지연되는 집단이다. 이러한 집단별 제도적 차이는 4장의 수급 실태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표 1
체류 자격별 복지 수급 자격 요건: 공공기금 청구 금지 조항 및 상시 거주 요건 적용 방식
| 체류 자격 | 거주권(right to reside) 충족 요건 | 상시 거주 요건(HRT) 및 공공기금 청구 금지(NRPF) 조항 적용 방식 |
|---|---|---|
| 영국·아일랜드 시민, 영주권(ILR) 보유자 |
자동 충족 | HRT 면제. NRPF 없음 |
| EUSS 정착신분 (Settled Status) |
영주권자와 동등 대우, 자동 충족 | 상시 거주성(habitual residence) 확인만 필요. NRPF 없음 |
| EUSS 사전정착신분 (Pre–Settled Status) |
근로자·구직자·자립자·학생 중 하나에 해당함을 별도 증명해야 함 |
전면 HRT 적용. NRPF 없음 (단, 거주권 미충족 시 실질 배제) |
| 브렉시트 이후 신규 입국 EU·EEA 시민 (2021. 1. 이후) |
포인트 기반 이민제도(Point Based System) 적용 |
NRPF 부과. HRT 전면 적용 |
| 비(非)EEA 비자 | 비자 조건에 따름 | 원칙적 NRPF. CoC 해제 없이는 |
| 소지자(취업·학생·가족 비자 등) | HRT 적용 실익 없음 | |
| 난민 인정자 (Refugee status) |
5년 한시적 체류 허가 부여 | NRPF 면제 HRT 적용(단, 실무상 인정 용이) |
출처: “Universal Credit statistics: background information and methodology”, Gov.uk, 2025a, https://www.gov.uk/government/publications/universal-credit-statistics-background-information-and-methodology/universal-credit-statistics-background-information-and-methodology#conditionality-regime-uc
3. 유니버설 크레딧(UC)의 특징
유니버설 크레딧(UC)은 2010년 보수당과 자유민주당 연립정부 출범 이후 복지 개혁이 핵심 정책과제로 부상하면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다. 연립정부는 기존 복지제도의 복잡성과 근로유인 부재를 주요 문제로 진단하고, 2012년 「복지개혁법」을 제정하여 2013년부터 유니버설 크레딧(UC)을 도입하였다(Beck et al., 2024). 이는 1940년대 베버리지 보고서 이후 유지되어 온 전통적인 공공부조 틀을 근로 연계형 통합 지원 체계로 재편한 역사적 전환점으로 평가된다(Beck et al., 2024; Hobson, 2020).
유니버설 크레딧(UC)의 핵심 설계 원리는 기존의 복잡했던 6가지 근로 연계형 복지급여와 세금공제 제도를 단일 체계로 통합함으로써 제도 운영의 효율성과 근로유인을 동시에 강화하는 데 있다(Hobson, 2020; Kennedy, 2012). 영국 노동연금부(DWP)가 운영을 담당하며, 급여는 가구의 기본급여와 자녀·주거·장애 등 가구 특성에 따른 추가급여로 구성된다. 수급액은 신청자의 소득과 저축에 따라 결정되는데, 근로소득이 일정 수준을 초과할 경우 초과분의 55%만 차감하는 단일 차감률 방식을 적용한다. 이를 통해 취업 또는 근로 시간 확대 시에도 수급자가 실질적인 소득 증가를 체감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Kennedy, 2012).
유니버설 크레딧(UC)의 주요 제도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급여 체계의 단순화와 통합이다. 유니버설 크레딧(UC)은 기존의 6가지 근로 연계형 복지급여와 세금 공제를 단일 체계로 통합한 것으로, 수급자가 하나의 창구에서 포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다만 당초 2022년 완료 예정이었던 기존 수급자의 전환 계획이 행정적 사유와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단계적 이주 전략 등으로 인해 2028년까지 연기되는 등 제도 안착 과정에서 상당한 행정적·재정적 비용이 수반되고 있다(National Audit Office, 2024).
둘째, 강력한 근로유인 기제의 내재이다. 유니버설 크레딧(UC)은 수급자가 저임금 근로나 시간제 근로를 하더라도 급여가 즉시 중단되지 않도록 단일 차감률을 적용한다. 소득이 기준액을 초과할 경우 초과분의 55%만 급여에서 차감함으로써 수급자가 실업 상태보다는 근로 상태를 선택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리하도록 설계되었다(Kennedy, 2012). 이는 수급자를 노동시장으로 계속 유도하려는 자유주의 복지 모델의 전형적인 특징을 반영한다.
셋째, 수급자 상황에 따른 차등적 조건부 의무 부과이다. 유니버설 크레딧(UC)은 수급자의 소득, 건강 상태, 자녀 연령 등에 따라 6가지 의무 이행 조건 대상 집단으로 분류하여 각기 다른 강도의 의무를 부여한다(표 2). 고용센터의 워크 코치가 수급자 개별 상황에 맞춰 최대 주 30시간의 구직 활동 등을 요구하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급여 감액이나 중단 등의 제재가 수반된다(BBC, 2024).
표 2
유니버설 크레딧(UC) 의무 이행 조건 제도(conditionality)
| 대상 집단 | 의무 이행 조건 | 설명 | 노동시장 체계 |
|---|---|---|---|
| 모든 근로 관련 요건 | 구직 활동 (Searching for work) |
일을 하지 않거나, 소득이 매우 낮은 상태. 수급자는 취업 또는 더 나은 고소득 일자리를 찾기 위한 행동을 해야 함. 워크 코치가 구직·준비 활동 계획을 지원. 일반적으로 구직자와 창업 초기 단계의 자영업자가 해당. 다른 체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만 이 집단에 속함. | 집중 구직 |
| 근로 중–요건 있음 (Working – with requirements) |
근로 중이지만 더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거나, 근로하지 않지만, 배우자의 소득이 낮은 경우. | 경미한 관리 | |
| 근로 관련 요건 없음 | 근로 요건 없음 (No work requirements) |
현재 근로를 기대하지 않음. 건강 문제나 돌봄 책임으로 근로나 근로 준비가 불가능한 경우. 전일제 교육 중, 정년 초과, 1세 미만 자녀 양육, 근로 가능성이 없는 경우 포함. | 해당 없음 |
| 근로 중–요건 없음 (Working – no requirements) |
개인 또는 가구 소득이 조건부 의무 적용 기준 이상. 상황 변화(소득 감소, 실직 위험) 시 노동연금부에 통보 의무. | 충분한 근로 | |
| 근로 중심 면담 | 근로 계획 (Planning for work) |
미래에 근로할 것으로 기대됨. 주 양육자(lead parent/carer)로서 1세 자녀(2017년 4월 이전은 1–2세) 양육. 주기적인 상담을 통해 복귀 계획 수립 필요. | 근로 중심 면담 |
| 근로 준비 | 근로 준비 (Preparing for work) |
현재 근로 능력이 제한돼 있지만 미래에 근로할 것으로 기대됨, 또는 2세 자녀(2017년 4월 이전은 3–4세) 양육. 합리적인 근로 준비 조치(근로 중심 면담 포함) 필요. | 근로 준비 |
출처: “Universal Credit statistics: background information and methodology”, Gov.uk, 2025a, https://www.gov.uk/government/publications/universal-credit-statistics-background-information-and-methodology/universal-credit-statistics-background-information-and-methodology#conditionality-regime-uc
4. 이주민의 공공부조 유니버설 크레딧(UC) 수급 실태
영국 정부는 2025년 7월 유니버설 크레딧(UC) 수급자의 체류 자격별 현황 자료를 처음으로 공개하였다(Gov.uk, 2025d). 이번 자료 공개는 앞서 살펴본 공공기금 청구금지와 상시 거주 요건이라는 두 제도적 기제가 실제 수급 집단의 구성과 고용 성과에 어떠한 결과로 이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가. 수급자 규모 및 구성 변화
2025년 6월 기준 유니버설 크레딧(UC) 수급자는 790만 명으로, 2022년 3월(550만 명)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Gov.uk, 2025d). 이 중 취업 상태임에도 유니버설 크레딧(UC)을 수급하는 인원은 270만 명(전체의 34%)으로, 근로소득만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려운 저소득 근로층이 수급자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조건부 의무 집단별 구성을 살펴보면 팬데믹 이후 2021년 3월 240만 명으로 정점을 기록했던 구직 활동(searching for work) 집단은 2025년 6월 기준 160만 명 수준으로 감소한 반면, 근로 의무 없음(no work requirements) 집단은 360만 명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며, 2022년 4월 기점으로 구직 활동 집단을 추월하였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세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첫째, 기존의 고용지원수당(ESA) 등 건강·장애 관련 수급자들이 유니버설 크레딧(UC)으로 대거 편입되었다. 둘째, 신규 유니버설 크레딧(UC) 청구 건수 중 건강상의 사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셋째, 2024년 5월 시행된 행정소득기준(AET) 상향 조정으로 특정 취약계층이 비근로 집단에 고착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Gov.uk, 2025d).
이러한 맥락은 수급자의 취업률 해석에서 특히 중요하다. 오늘날 유니버설 크레딧(UC) 수급자는 단순한 실직 구직자가 아니라 건강·장애·돌봄 등 구조적 취약성을 가진 집단을 상당 부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취업률 34%라는 전체 평균 수치는 고용 상태임에도 소득이 낮아 유니버설 크레딧(UC)을 수급하는 경우를 광범위하게 포함하므로, 이를 단순한 고용 지표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그림 3
유니버설 크레딧(UC) 조건부 활동 유형별 인원 추이(2020. 6∼2025. 6)
출처: “Universal Credit statistics, 29 April 2013 to 12 June 2025”, Gov.uk, 2025d, https://www.gov.uk/government/statistics/universal-credit-statistics-29-april-2013-to-12-june-2025/universal-credit-statistics-29-april-2013-to-12-june-2025#claims-and-starts-to-universal-credit
한편, 수급자의 인종별 구성을 살펴보면 2025년 6월 기준 백인 집단이 76.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아시아·아시아계 영국인 10.3%, 흑인·아프리카·카리브해계 영국인 6.0%, 기타 인종 4.4%, 혼혈·다중 인종 2.9% 등으로 나타났다. 전년(2024년 6월) 대비 백인 비율은 77.0%에서 76.4%로 소폭 감소한 반면, 아시아·아시아계 영국인 비율은 10.0%에서 10.3%로 소폭 증가하는 등 수급자 구성의 인종이 다양화되고 있다.
나. 체류 자격별 수급 비중
2025년 6월 기준 체류 자격별 유니버설 크레딧 수급자 비중은 <표 3>과 같다. 공동여행구역(CTA) 집단, EU 정착지원제도(EUSS) 적용자, 영주권자(비EUSS) 세 집단이 전체의 96%를 차지한다. 나머지 4%는 기타 신분 보유자이다. 구체적으로 공동여행구역 집단 83.6%(이 중 99.8%가 영국 시민), EU 정착지원제도 적용자 9.7%, 영주권자 2.7%, 난민 1.5%, 한시적 체류 허가자(비EUSS) 1.0%, 기타 0.4%, 신분 기록이 없는 경우 0.4%로 나타났다.
표 3
체류 자격별 유니버설 크레딧(UC) 수급자 비율(2025년 6월)
| 체류 현황 | 비율 |
|---|---|
| 공동여행구역 집단[(CTA) – UK, Ireland, Right of Abode] | 83.6 |
| EU 정착지원제도(EU Settlement Scheme) 적용자 | 9.7 |
| 인도적 체류 허가자(Humanitarian) | 0.7 |
| 난민 인정자(Refugee) | 1.5 |
| 영주권자1) (Indefinite Leave to Remain (not EU Settlement Scheme) | 2.7 |
| 한시적 체류 허가자2) (Limited Leave to Remain (not EU Settlement Scheme) including family reunion) | 1.0 |
| 기타3) (Other) | 0.4 |
| 디지털 시스템에 기록된 체류자격 없음 (No immigration status recorded on digital systems) |
0.4 |
출처: “Universal Credit statistics, 29 April 2013 to 12 June 2025”, Gov.uk, 2025d, https://www.gov.uk/government/statistics/universal-credit-statistics-29-april-2013-to-12-june-2025/universal-credit-statistics-29-april-2013-to-12-june-2025#claims-and-starts-to-universal-credit
다. 체류 자격별 취업률
체류 자격별 유니버설 크레딧(UC) 수급자 중 취업자는 [그림 4]와 같다. 2025년 5월 전체 유니버설 크레딧(UC) 수급자의 취업률은 34%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동여행구역 집단의 취업률 33%와 사실상 일치한다. 여타 이주민 집단의 취업률도 유사한 수준이다. 영주권자(EUSS 제외), 한시적 체류 허가 집단(EUSS 제외, 가족 재결합 포함), 기타 집단의 취업률은 각각 32%, 33%, 34%로 전체 평균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그림 4
체류 자격별 유니버설 크레딧(UC) 수급자 중 취업 상태 비율(2025년 5월)
출처: “Universal Credit statistics, 29 April 2013 to 12 June 2025”, Gov.uk, 2025d, https://www.gov.uk/government/statistics/universal-credit-statistics-29-april-2013-to-12-june-2025/universal-credit-statistics-29-april-2013-to-12-june-2025#claims-and-starts-to-universal-credit
집단 간 취업률 격차가 두드러지는 것은 양극단에서다. EU 정착지원제도 집단이 47%로 가장 높은 취업률을 기록하였고, 난민 집단은 22%로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러한 격차는 제도적 요인으로 설명된다. 영국에서 망명 신청자는 취업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어 난민 지위를 취득하는 시점에는 대부분 미취업 상태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난민 집단의 낮은 취업률은 제도적 제약에서 비롯된 노동시장 진입 지연의 결과로 볼 수 있다.
5. 나가며
앞서 살펴본 영국의 이주민 대상 공공부조 제도를 한국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양국 이주민 구성의 구조적 차이를 먼저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포인트 기반 이민제도(point-based system)로 전환하면서 학력·영어 능력·연봉 수준 등을 이주의 핵심 조건으로 설정하여 고숙련·장기 정착형 이주민 중심 구조로 재편되었다(Walsh, 2020). 반면 한국은 영주권을 목적으로 하는 장기 이주민보다 계절 근로, 고용허가제(E-9), 방문취업(H-2) 등을 통한 단기·중기 노동 이주자의 비중이 여전히 높다(윤자호, 2021). 이처럼 이주민의 체류 목적과 기간, 사회통합 수준이 상이하다는 점을 전제로, 이하에서는 영국 제도의 선별적 적용 가능성을 중심으로 시사점을 논한다.
이 글에서 살펴본 영국의 이주민 대상 공공부조 제도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이 있다. 우선 수급 자격의 공론화 및 효율적 운영이 필요하다. 영국에서는 공공기금 청구금지와 상시 거주 요건이라는 두 가지 핵심 원칙을 가지고 수급 자격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이는 복지 재원은 국민과 영주권자 중심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행정 운영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한국은 인구 위기 대응을 위해 이주민 유입을 적극 장려하고 있음에도 이들의 사회보장 수급권에 대해서는 명확한 가이드라인 없이 개별 법령과 지침에 따라 분절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기초생활보장법 등 주요 공공부조 체계에서 외국인의 지위는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영국의 사례처럼 한국도 이주민 체류 자격과 기여도에 따른 수급권의 범위를 명확히 설정하고, 이를 사회적으로 공론화하여 수급 자격 기준과 운영 방식에 대한 정책적 논의를 전개해 나갈 필요가 있다.
둘째, 이주민 복지 수급 실태 파악을 위한 정책 근거 데이터 구축이 시급하다. 영국은 2025년 7월 유니버설 크레딧(UC)의 이주민 수급 현황 데이터를 처음으로 공개하며 이주민 복지 수급에 관한 실증적 정책 판단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이를 통해 복지 남용에 대한 소모적 논쟁을 실증 데이터로 대체하고, 이민제도 변화가 복지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다만 이러한 데이터 공개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부처 간 연동된 통합 데이터베이스가 선행되어야 한다. 영국도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연동 범위를 둘러싼 행정적 조율 비용이 적지 않았다는 점은 한국이 유사한 체계를 구축할 때 고려해야 할 현실적 과제이다. 한국은 이주민의 사회보장 이용 실태에 관한 범정부 차원의 통합 데이터베이스가 부재하며, 관련 통계의 접근성 또한 낮다. 따라서 부처 간 데이터 연동을 통해 이주민의 체류 자격과 복지 수급 현황을 결합하고, 이를 정기적으로 공개하는 실증 데이터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합리적인 정책 의사결정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인도주의적 예외 규정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영국의 청구금지 조건 해제 제도는 엄격한 배제 원칙 속에서도 인도적 위기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보호 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 극심한 빈곤이나 아동 복지 위기에 처한 이주민에게 한시적으로 공공기금 청구금지 조건을 해제하는 이 제도는 사회 안전망의 유연성을 제도적으로 구현한 사례이다. 다만 청구금지 조건 해제 제도는 심사 과정이 복잡하고 법적 조언 없이는 신청이 사실상 어렵다는 접근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이는 제도적 유연성이 현장 실효성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절차의 표준화와 지원 연계가 함께 설계되어야 함을 보여 준다. 영국이 청구금지 조건 해제 제도 심사 시 아동이나 장애인 관련 사례를 우선 처리하고 법적 조언을 연계하는 것처럼 한국 역시 이주민 취약계층이 위기 상황에서 즉각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우선 처리 대상 유형을 명시하여야 한다.
Notes
1997년 이전에 영국해외시민 지위로 등록 가능했던 홍콩인들을 위한 특별 제도이다.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와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2021년 1월 31일 영국이 홍콩 BNO 지위 소지자와 그 가족을 위한 특별 이민 경로로 신설하였다(gov.uk, 2025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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