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커뮤니티 케어를 위한 소규모 비공식 이웃관계 활용에 대한 탐색적 연구

Examining the Potential Role of Informal Neighborhood Networks of Elders

Abstract

The traditional role of family in care of elders is diminishing in Korea. Instead, a local community-based approach is proposed as an alternative. The community-based service utilizes neighbors as both service providers and users. However, not many communities exist in Korea where elders could get support from younger generations. In addition, providing effective care is difficult because it is not well-understood how much elders socialize and support each other. Therefore, this study examined neighborhood social activities and networks for potential roles in the community care in Korean cities. Researchers conducted conversational interviews and found neighborhood social networks where elders support and compensate each other for their shortcomings such as poor eyesight and walking difficulties. Utilization of neighborhood elderly network is proposed for community care.

keyword
EldersNeighborhoodSocial InteractionCommunity Care

초록

산업화에 따른 핵가족화와 맞벌이 부부 증가로 전통적으로 노인을 돌봐왔던 가족의 역할은 축소되어 그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대안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며 서비스 공급자와 이용자를 구분 짓지 않는 공동체적 접근이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공동체가 형성되어 있고 청장년층의 참여와 역할이 존재하는 지역사회는 많지 않다. 하지만, 활동반경의 감소로 주거지역에 더 많이 머무는 노인들에게는 간단한 안부확인이나 대화가 가능한 이웃이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공동체적 서비스 접근 이전에 노인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공동체와 이웃관계 그리고 그 역할에 대한 조사를 통해 커뮤니티 케어를 위한 활용을 모색해 보려고 한다. 도시 노인의 이웃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서울시 전농동 일대의 실외에서 만나게 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대화식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노인들은 소규모 경제적 도움과 어려운 일 논의, 음식공유 등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이웃관계와 모임의 구조와 교류활동을 조사하여 여섯 가지 이웃관계의 유형을 파악하고 그 중 활발한 교류활동을 하는 유형이 커뮤니티케어의 안부확인 등의 역할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였다.

주요 용어
노인이웃사회적 교류커뮤니티 케어주거지역

Ⅰ. 서론

전통적으로 가족 내에서 담당해 왔던 노인 돌봄은 산업화에 따른 핵가족화, 맞벌이 부부의 증가, 저출산 및 고령화와 맞물리면서 혈연 및 지연의 공동체와 함께 도시에서 사라져 가면서 그 빈자리를 어떻게 채울 것인가 대한 논의의 필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장기요양보험제도 등 우리나라의 다양한 노인보건복지 서비스가 확대 되어 노인 돌봄의 역할은 사회적 책임이라는 인식이 다행히 자리를 잡았다(보건복지부, 2019; 장수정, 2012). 최근에는 커뮤니티 케어의 일환으로 노인의 자립을 보강하고 일상을 지원하는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정부관계기관이 확대하여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몇몇 연구들은 이러한 서비스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김용득, 2018; 김은정, 2015). 민간전달체계가 대부분이어서 서비스의 질이 일관되지 않은 경우가 많으며 그마저도 이용자 선발과 자격요건, 시간제한 등으로 사용에 제약을 받는다(김용득, 2018). 실효성 있는 복지정책을 위하여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문제점 중의 하나가 사용자와 서비스의 효과적인 연결에 못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김용득, 2018). 노인 보건복지서비스의 선정비율이 낮고 표준적인 서비스의 증대로서 개인적인 관계재로 확대되지 못하고 있어 공식적인 서비스의 지속가능성이 떨어지는 취약한 전달경로를 가지고 있다. 지역공동체의 서비스 제공자와 사용자의 공동 생산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으나 아직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노인은 한정적이다. 반면에, 많은 노인들이 적어도 인사를 하거나 더 나아가 대화를 나누고 안부를 확인하는 이웃을 가지고 있다. 가까운 이웃이 있다면 서로를 잘 이해하고 서비스의 선택이나 정보에 있어서 소통이 원활하도록 도와주어 효과적으로 서비스가 전달 될 수 있고 표준적인 공식 서비스로의 접근도 도울 수 있다. 이웃이 대화상대로서 정서적, 감정적 지원을 해주거나 자료를 읽고 이해하는 것을 보조하고 간단한 생활용품이나 식료품 구입 등의 장보기를 도와주고 전구 교체 등의 간단한 수리를 돕는 것은 비공식적인 일상생활지원으로서 노인의 자립을 돕고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기 쉬우면서도 사적 관계로서 확대가 가능하여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성미산마을과 같이 마을 공동체가 형성되어 있는 지역이(장수정, 2012) 아닌 청장년층의 역할이 존재하지 않는 지역에서 소규모로 비공식적으로 형성된 노인의 이웃관계에 대해서 파악된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는 노인들이 거주지에서 이미 가지고 있는 관계재로서 이웃 네트워크를 파악하여 교류의 내용과 방식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커뮤니티케어를 위해서 활용 가능한 역할을 파악하고자 한다. 또한, 이러한 기존의 이웃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그 네트워크에서 활동하지 않는 노인들까지 접근하는 방법을 논의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주거지역의 실외에 앉아 있는 노인들의 이웃 얘기를 듣고자 했다. 양지바른 곳에 나와 앉아 있는 것이 그들에게는 일상이었으며 서로를 잘 알고 있으며 지나가는 연구자처럼 낯선 사람도 어렵지 않게 대화에 참여 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았다. 많은 노인들이 자신이 살던 집을 떠나야 하는 수용시설보다는 가족이나 집을 선호한다는 점과 (신경아, 2011) 장기요양신청자의 인정률은 노인인구대비 10%도 안 되며(국민건강보험, 2018) 복지센터 등의 프로그램은 선발자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김용득, 2018), 그리고 다양한 서비스의 확대를 위한 시장화의 경우 정보력과 경제력에 따라 기회의 불평등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박기남, 2011) 노인복지서비스의 다양한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를 위해, 김용득(2018)은 커뮤니티 케어의 현재와 문제를 진단하고 앞으로의 복지서비스 방향이 자립을 위한 지원뿐만 아니라 개인적 관계를 바탕으로 한 지역 공동체적 상호의존을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질적인 측면을 고려할 때 서비스가 얼마나 잘 전달되는가라는 공급자 측면에서의 질문을 하기 보다는 질문의 방향을 바꿔 노인들이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를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할 것이다. 공동체적 접근은 복지서비스라는 관계재와 경험재를 서비스 이용자와 제공자가 상호 협력하여 서비스를 공동 생산하는 방식이다(김용득, 2018; 김은정, 2015). 하지만, 마을 공동체에서와 같은 청장년층의 역할을 기대하기 힘든 경우 시력, 청력, 활동력이 저하되는 노인의 경우에는 공동 생산 서비스의 내용이 달라야 하며 서비스를 기대하기 이전에 먼저 노인의 기존 공동체의 실태를 파악하고 그 역할을 활용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방식을 고려해야 된다고 본다.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인 노인 사이에 서비스로서의 관계재를 형성 할 수도 있지만 노인이 주변 이웃 노인들과 이미 가지고 있는 비공식적인 관계재를 활용 하여 주변의 교류하지 않는 노인들까지도 확인하는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노인의 사회적 관계에 대한 연구는 주요관계망으로서 가족과의 관계에 집중되어 있고 비공식적인 사회적 교류에 관한 지금까지의 연구는 대부분 패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거나 그와 유사한 사회관계망을 분석하는데 그치고 있다(김영범, 박준식, 2006; 김은정, 이신영, 2012; 박윤희, 2016). 친구나 이웃과의 연락이나 왕래, 사회적 지원 차원에서 데이터가 수집되고 있으나(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7; 이신영, 김은정, 2012) 주거지역의 현장에서 교류의 내용을 파악하고 있지 않아 교류의 상황을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이웃과의 교류에 관해 직접 대화식 인터뷰의 결과를 통해 노인의 이웃 간 교류의 내용, 기능, 교류모임의 규모 및 형식, 장소 등을 파악하여 교류행태를 이해하고 그 가능성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노력은 우리나라 65세 노인의 4명중 1명은 어떠한 사회적 교류활동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통계청 2014; 백옥미, 2018) 보다 많은 노인들이 최소한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본다. 본 연구는 주거유형에 따른 노인의 이웃교류활동 파악을 위해 수집된 데이터를 재분석하였다.

Ⅱ. 선행연구고찰

1. 이웃관계

전반적인 사회적 교류관계(social networks)에 관한 연구들은 자연스럽게 혈연관계의 역할을 비중 있게 고려하고 있어(박경숙, 2000; 천의영, 2010; Litwin, 2001; Wenger, 1991) 지역사회의 자원으로서 이웃관계 자체와 그 역할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하지만, 비혈연 관계의 중요성 또한 최근 부각되고 있다(Hand, Laliberte, Rudman, Huot, Pack, & Gilliland, 2020; Odzakovic, In press.; Oldenburg, 1991). 김영범과 박준식(2006)의 사회관계망 결정에 관한 연구에서는 가족관계가 비혈연 관계 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파악하면서도 친구, 이웃과 같은 비혈연 집단과의 교류는 낮은 비율이기는 하나 가족에 대한 의존과는 상관없이 정서적 도움을 받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아내었다. 접촉빈도의 측면에서는 노인의 자녀를 포함한 혈연관계보다 오히려 친구나 이웃을 더 자주 만난다는 보고도 있다(김기태, 박봉길, 2000; 이신영, 김은정, 2012). 이웃관계는 사회적 자본과의 연관성 및 주관적 우울감을 줄이는데 기여한다는 점 등에서(서종녀, 하성규, 2009; 신화경, 조인숙, 김희성, 2018; 이신영, 김은정, 2012) 사회적 지지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Gardner, 2011; Walker & Hiller, 2007). 하지만 많은 이웃에 관한 연구들이 나이, 성, 가족구성 등 인구학적 구조나 주거 환경 등의 정량적 분석을 통한 영향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고, 전반적인 연구 결과 또한 여성이 남성보다 더 이웃교류가 활발하다는 점 이외에는 일관된 결과를 내놓고 있지 않다(Kusenbach, 2006). 상대적으로 최근에 노인이 동네에서(neighborhood) 만나는 이웃과의 교류내용에 관한 선행연구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들을 이웃교류의 세 가지 측면에서 요약할 수 있었다. 동네라는 생활환경에서 대화를 하지 않더라도 1)지역 내에서 마주 치는 모든 사람이 중요하다는 점과(Odzakovic et al., n.d.) 2)가장 인간적이면서(Klinenberg, 2019) 서로를 돕는 활동으로서(Hand, Laliberte, Rudman, Huot, Pack, & Gilliland, 2020) 사소한 대화도 중요하다는 점, 3)동네가 노인이 경험해야 하는 고정된 환경이 아니라 노인과 상호작용하여 동네의 자연, 물리적 환경과 정책 서비스에 노인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Hand, Laliberte, Rudman, Huot, Pack, & Gilliland, 2020).

가. 마주침의 유대

노인의 교류활동을 조사한 연구에서는 밖에 나가거나 이웃과 마주치거나 바라보는 것과 같은 사소한 활동들도 노인에게 중요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노인은 집 밖에 나갈 때 장을 보거나 사람을 만나거나하는 목적뿐만 아니라 외부의 공공공간으로 나가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있으며 이것이 노인의 정신적, 물리적 건강을 위해서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Graham, De Bell, Flemming, Sowden, White, & Wright, 2018). 노인들은 조용하거나 아무도 보이지 않는 것을 소외나 외로움 등과 연관시켜 부정적으로 보거나 견디지 못하는 경향이 있으며 누군가 지나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에 안심을 하고 아무도 없다면 특히 독거노인의 경우 사람들을 보기 위해 모이는 곳을 찾아 가기도 한다(Odzakovic et al., In press). 다른 사람과의 대화뿐만 아니라 직접 참여하지 않더라도 대화를 하고 있거나 지나가는 사람을 바라보는 것 자체도 노인에게 중요할 수 있다. 이웃과의 관계는 가까울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지만 자주 마주치는 기회가 많아 가깝게 지내지 않아도 그 반복성의 특성 때문에 노인들은 유대를 느낀다는 특징이 발견되었다(Odzakovic et al., In press). 동네에서 머무르는 것(being present) 자체도 중요하며 동네에서 특정한 장소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우연히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기회가 되고 그러한 기회를 통해 특정 장소가 교류의 측면에서 모두에게 의미 있는 곳으로 기억되어 그 곳을 중심으로 사람들과 교류하게 된다(Hand, Laliberte, Rudman, Huot, Pack, & Gilliland, 2020). Latham과 Layton(2019)은 다양한 세대, 계층, 문화의 사람들이 마주치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장소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사회적 교류를 위한 기반구조(social infrastructure)라고 부르며 주민의 모임을 위한 복지관이나 도서관, 학교와 같은 시설뿐만 아니라 이동을 위한 길, 지하철 정류장과 슈퍼마켓 등의 상업공간과 건물 로비, 문 앞 등과 같은 곳이 해당된다고 하면서 특정 기능이 지정되지 않았지만 머무를 수 있는 공간들도 교류의 가능성을 위해 중요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나. 서로 돕는 대화

가장 인간적인 활동으로서 대화가 교류로서 중요하다는 점은 Gardner(2011)의 연구에서 잘 드러난다. 그는 캐나다 토론토시의 혼자 사는 75세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가족이 아닌 사람과의 길, 슈퍼, 지하철에서의 계획되지 않은 대화와 마주침을 자연스러운 동네교류관계(natural neighborhood networks) 라고 정의 하고 일상에서의 공공활동이 노인의 삶의 질을 위하여 중요하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세 가지의 교류 유형으로서 근접거리에 바탕을 둔 이웃, 안면을 알고 지내는 서비스 종사자와의 교류(택시기사, 점원, 식당직원 등), 우연적인 낯선 이와의 교류로 분류하였다. 가깝게 사는 이웃은 자주 마주치면서 자연스러운 동네교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항상 긍정적이고 사교적이면서 도움을 주는 교류인 경우가 많았다고 하였다. 예를 들어, 다리가 불편한 노인에게 매일 안부를 확인하면서 가게에서 필요한 물건이 있는지 묻기도 하고 시력이 나빠져 운전을 할 수 없는 이웃을 위해 장을 볼 때 같이 차를 태워주기도 하였고 반대로 도움을 받은 노인 이웃은 차를 대접하거나 작은 물건을 사주는 것으로 보답하면서 함께 장을 보는 것을 즐겼다. 이웃이 서로 돕는 것은 긴 시간에 걸쳐 일어나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한 노인은 예전에 이웃의 아이들을 돌봐주고 했는데 그 아이들이 이제는 자신의 무거운 쓰레기통이나 짐을 날라 주고 겨울에 내린 눈을 치워주며 식사에 초대를 하기도 하였다.

서비스업 종사자인 버스나 택시 기사, 식당 직원, 은행원, 상점 직원, 슈퍼마켓 직원과 일상에서 각별한 관계를 만들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시력이 안 좋아지는 노인이 안과를 갈 때마다 가깝게 지내게 된 특정 택시기사를 부르고 불편한 진료를 마치고 돌아오는 차안에서는 술을 약이라고 부르는 서로만의 농담을 하며 즐겁게 진료 여정을 마무리 하였다. 한 노인은 물건을 사지 않아도 무시하지 않고 친절하게 대해주는 특정 가게에 갔고 항상 말을 걸어주어 노인 자신을 존중하고 중요하다는 느낌을 주는 직원이 있는 식당을 알고 있었다. 이처럼 노인에게 중요한 것은 그들을 알아주고 중요한 사람임을 느끼게 해주는 관계였다(Gardner, 2011). 우연적인 만남인 마지막 유형은 은행이나 슈퍼에서 기다리는 줄에서 길이나 공원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나는 낯선 사람들과의 대화였다. 연장자로서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의 형식으로 도움을 주면서 즐거움을 찾았다. 한편 이러한 교류가 일어나기 쉬운 상황을 만들어주는 장소가 있는데, 카페나 도서관 같은 제 3의 장소나 집 앞의 문 근처, 길과 지하철 같은 이동 공간, 건물의 로비 공간 등이 해당되며 각 장소에서 세 가지 유형의 교류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파악하였다. 이러한 자연스러운 동네관계는 기능적 능력보다는 비공식적이고 관계에 중점을 두는 상호의존(interdependence)이며 유대감, 존중, 상호호혜를 만들어 냈다(Gardner, 2011).

Odzakovic와 동료들(n.d.)는 치매진단을 받았으나 정상적인 소통을 할 수 있는 독거노인들을 인터뷰하였는데 복지센터와 같은 지역시설에서 노인들이 직원이나 봉사자들을 마치 친구처럼 대하기도 하고 다른 노인들과 유대를 형성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하였다. 심지어는 위급한 일이 생겼을 때 노인들이 복지시설에 만나는 노인들에게 연락할 것이라고도 하였다. 복지센터 뿐만 아니라 도서관, 공원, 운동시설, 교회 등은 앞서 언급한 사회적 교류의 기반구조로서(social infrastructure) 누구나 사용 가능하여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포용적인 공간으로 볼 수 있다(Klinenberg, 2019). 많은 연구들이 길, 카페, 가게, 건물 로비도 교류를 위해서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았다 (Gardner, 2011; Jacobs, 1961; Klinenberg, 2019; Oldenburg, 1999). 더 나아가, 기반구조는 교류활동의 배경체계로서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활동이 일어나는 장소와 공간을 제공하는데 이러한 역할은 물리적인 구조뿐만이 아니라 그 장소의 활동에 영향을 주는 사회적 관계와 인식 자체가 사회적 교류의 기반구조로서 강조되기도 하였다(Latham & Layton, 2019). 예를 들어, 도서관이라는 시설의 공간 자체가 책을 빌리고 보는 기능적인 역할로서 사회적 기반구조가 되지만 도서관이라는 시설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보편적인 행동 방식이 존재하고 이것을 사용자와 직원이 공유하면서 상호간의 관계로서 사회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구조로서 자리를 잡고 있다는 측면에서 장소와 연관된 기반 구조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Latham과 Layton(2019)은 이러한 기반구조는 잘 인식되지 못하나 사라지게 되면 모두가 인식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하면서 그 중요성을 피력하였다. 마찬가지로 지역의 교류관계에서도 일정한 보편적인 교류정도와 활동이 존재하고 이것이 암묵적으로 공유하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데 이것이 대화를 통해 형성되는 사회적 교류의 기반구조가 될 수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이러한 관점은 이웃 공동체의 비공식적 관계를 표면화하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

다. 노인에 의한 지역사회 개선

노인들이 주로 도움을 받는 대상으로서 고려하기 쉬우나 Hand와 동료들(n.d.)는 노인들이 지역사회에 반대로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능동적으로 다른 사람을 돕거나 공동체 행동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노인들이 자신들을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자원으로 바라보고 실제로 봉사 활동을 통해 지역정부가 해결하지 못하는 안부확인과 같은 동네에 필요한 활동을 하거나 빈집의 문제점을 해결하가 위해 지역정부에 역할을 요청하고 언론에 알리고 범죄 예방을 위해 동네 순찰을 돌기도 하였다(Fritz & Curchin, 2017). 노인들은 친척이나 가족이 주변에 없는 다른 이웃 노인들에게 복지서비스가 제공하지 못하는 사회적, 기능적 도움을 제공하고 있었다. 안부를 확인하고 가게, 병원이나 교회에 방문하는 것을 돕기도 하였고 심지어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장년층에게도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신적인 도움을 주기도 하였다(Hand, Laliberte, Rudman, Huot, Pack, & Gilliland, 2020). 교류관계의 많은 내용들이 노인들이 서로를 도와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 이러한 관계들이 체계화 되어 복지서비스로서 기능하는 가능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다만 대부분의 연구가 해외에서 이루어져 있어 국내에서도 구체적으로 교류관계의 내용과 구조가 파악되어야 할 것이다.

2. 커뮤니티케어

세계적으로 복지서비스는 시설중심의 서비스에서 재택지원서비스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여서 최근 정부에서도 탈시설화와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개인의 요구를 반영한 커뮤니티 케어의 실현을 위한 보건복지서비스 대상이 확대 되고 예산규모도 큰 폭으로 늘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영리, 비영리 기관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가 증가하고 있다(김은정, 2013). 2019년 현재 보건복지부에서 시행 또는 지원하고 있는 노인보건복지 사업은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 노인요양, 치매 및 건강보장, 노인사회활동 및 여가활동 지원, 노인 돌봄 및 지원서비스가 있으며 요양시설과 같은 수용 시설을 제외한 사업은 커뮤니티케어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보건복지부, 2019). 예를 들어, 노인사회활동 및 여가활동지원은 노인의 사회활동기회를 만들어주고 공공근로 등을 통해 지방정부의 업무에 참여하는 봉사 기회가 되기도 한다. 또한, 학대피해노인 전용쉼터, 결식 우려 노인 무료급식 지원, 폐지수집노인 발굴 보호 등 다양한 형식의 복지서비스가 독거노인 또는 가구소득과 건강상태에 따라 선별하여 서비스가 제공된다.

중앙정부 차원의 보건복지서비스의 공급체계는 잘 구축되어 있고 이와 관련된 논의도 활발하다(김윤영, 윤혜영, 2018, 경기복지재단, 2018). 하지만, 커뮤니티 케어를 위한 지역 기반의 측면에서는 아직 지역사회가 자율적으로 책임감을 갖고 지역에서 요구되는 서비스를 만들어 제공하는데 있어서 부족한 점이 지적되고 있다. 강현철과 최조순은(2019) 복지서비스의 공급체계가 보건복지부로부터 광역시나 시군에서 지역으로 전달되는 경로는 다른 사회서비스의 기존 경로에 의존하고 있으며 아직 법률적 요소나 재정적 요소에 있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에는 수직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로 인해 지방 정부가 커뮤니티 케어에 관한 자율성을 갖기는 어려워 지역단위가 주체가 되어야 함에도 아직 중앙정부가 주체가 되어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김영숙, 임효연, 2010). 구체적으로는 케어 안심센터, 주민건강센터 등의 커뮤니티 케어 기반 구축의 사업 내용과 운영 기준, 참여 대상까지 명시하여 제한하는 상황으로서 지역적 특성을 살리는 다양한 자원과 대상을 고려하기 어렵다(강현철, 최조순, 2019). 케어안심 주택, 주민센터, 복지관, 의료기관 등의 커뮤니티케어 서비스 제공 시설을 연계하고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커뮤니티 케어의 증진을 꾀하는데 그치고 있다. 지역적 특수성을 고려하기 위해서는 지역 구성원, 그들의 유대, 복지 시설뿐만 아니라 그 이외의 지역이 갖고 있는 물리적, 사회적 자산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서비스의 생산과 활용의 구조가 제시되어야 한다(강현철, 최조순, 2019).

보건복지서비스에 있어서 현재까지 주도적으로 제공되고 있는 공식적인 서비스에 대한 접근 경로만 보더라도 노인들이 어떤 수단을 통해 서비스 정보를 얻고 접근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증적인 내용이 파악되어 있지 않다. 전화로 문의를 하거나 자녀나 친척이 대신 신청하는지, 인터넷을 찾아보고 신청하는 것 등 접근 수단에 대해서도 파악되고 있지 않다.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는 복지서비스의 체계는 이용자의 권리를 증진시키고 공식적인 서비스 및 관계를 확장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이러한 다양한 요구에 대한 기능적인 대응을 위한 정부의 구조적 체계는 사용자의 개인적이고 복합적인 사람의 일상적인 삶에 있어서 이질적인 외부의 서비스 공급이라는 한계를 갖는다(이윤경, 강은나, 김세진, 변재관. 2017). 개인의 삶은 다양한 요구의 기능적인 조합으로 설명될 수 없으며(김은정, 2015) 공식적인 표준화된 서비스는 외로움과 소외를 극복할 수 있는 개인적 관계인 가까운 친구나 이웃의 역할을 증진시키지는 못하고 있다(김용득, 2018). 삶과 일상의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인간미를 가지는 비공식적인 관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인간미를 갖지 못하는 서비스는 공급자 위주의 확대로 남아 이용자는 여전히 자격을 갖추거나 복지프로그램에 선발 되어야만 이용할 수 있으며 그마저도 익숙한 지역의 사회교류 네트워크가 아니라 낯선 공식 서비스 접근을 위해 거주 지역을 이탈하는 경우도 많다. 지역기반의 역할을 개선하기 위한 선행연구 검토 결과 주민의 일상을 담는 지역기반의 역할과 그 속에서 개인적 관계의 확대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을 파악하였다.

가. 주민, 일상, 지역과 커뮤니티 케어

현재까지의 연구와 서비스체계는 공급자 위주의 체계에 대한 영국과 일본 등의 해외 사례 검토를 포함해서 주로 논의되었으나 우리나라 노인이 사용자로서 개인적인 활용 경로에 대한 이해는 취약하다. 서비스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만이 혜택을 볼 수 있는 구조이며(김보영, 2018) 탈시설화 하여도 시설 이용자격이나 서비스 프로그램이용자로 선발된 대상자들만이 이용 가능하다(김용득, 2018). 더 나아가, 탈시설화와 공동체적 접근에 관한 논의는 특히 도시에서 학연, 지연 등의 유대가 약화되는 상황에서 마치 기존의 공동체가 있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제안하는 경향이 강하다(김윤영, 윤혜영, 2018; 장수정, 2012). 하지만 이러한 공동체 또는 주민참여는 당연시 되는 것이 아니라 그 형성과 유지에 대한 연구와(Gardner, 2011; Hand, et. al., 2020.; Odzakovic et al., In press) 민간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발굴하여 체계화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한 사용자 측면에서의 경험적 연구가 전무하여(김영숙, 임효연, 2010) 정부가 지역의 인적 자원을 지원할 근거가 없는 것이 공급자 위주의 체계를 변화시키기 위해 개선해야 할 과제이다.

큰 그림에서의 개선을 위해서는 민간, 지역이 가지고 있는 주민네트워크와 같은 자원이 규정되어 지원 근거가 마련되고 더 많은 자율과 책임이 지방 정부와 지역으로 이동하여 지역의 자원이 활성화 되는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앞서 이웃관계관련 선행연구에서 파악된 것과 같은 서로를 돕는 이웃관계가 지역의 민간 자원으로서 체계화하는 연구가 필요하고 그 배경이 되는 지역사회 및 환경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 복지서비스는 기능적으로는 분류가 가능하지만 한 개인에게 있어서는 일상이라는 삶 속에서 다양한 환경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복지욕구가 충족 된다(민연경, 2013). 그러므로 외부에서 전달되는 서비스와 개인의 삶이 어우러져 일상이 만들어지는 장이 필요하며 여기서 거주지의 지역사회를 주목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신체적 기능이 저하되어 활동반경이 줄어드는 노인에게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복지 서비스의 기능적인 성장과 확대는 일상이라는 삶의 장에서 이탈하여 공급자와 사용자를 구분하여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였다(김형용, 2013). 자립을 지원하는 서비스도 주민 네트워크를 포함한 지역사회와 연계 되지 못한다면 외로운 자립이 될 수밖에 없다 (김용득, 2018).

나. 개인적 관계와 커뮤니티 케어

사용자가 서비스 개발에 참여하는 공동체적 접근은 지역을 기반으로 하면서 지역 내 인적 자원의 개인적인 관계를 활용하여 복지서비스의 공식적인 경로가 제공하지 못하는 간극을 채우는 역할을 할 수 있다(장수정, 2012). 외로움이 진정한 속마음을 나눌 수 있는 관계가 있을 때 완화 될 수 있는 것처럼 개인적인 소통에서 오는 일치감과 감정적 연결이 있을 때 관계에서 오는 만족감이 극대화 될 것이며 복지서비스라는 관계재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가족과 친인척이 아닌 개인적인 관계는 같은 지역 내 구성원 간에 반복적인 마주침과 교류 통해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상호간의 익숙함과 이해 그리고 관계의 안정적인 지속가능성이 있을 때 발전 할 가능성이 크다. 이것은 지역이라는 영역 속에서 그 구성원은 거주기간만큼의 시간과 경험을 통해 주변사람들과 익숙해지고 서로를 이해하며 지속적인 개인관계 속에서 믿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식적인 경로나 제도가 파악할 수 없는 개개인의 정황, 잠재적 가능성, 주변 환경에 관해 서로를 이해하는 만큼이나 사회복지조직이 취약한 정보를 보완하여 개인별로 필요로 하는 새로운 복지서비스를 발굴하면서 사회복지사의 눈과 발이 되기도 하며(김영숙, 임효연, 2010) 공동체적 서비스라는 관계를 더 발전시킬 수 있다. 노인 복지서비스도 이러한 관계를 기반으로 행해질 때 얼굴을 서로 인식하는 인간미를 가지는 경험이 될 수 있고 믿고 맡길 수 있을 가능성이 커진다(장수정, 2012). 그러므로 기관으로부터 전달받는 공식적인 서비스의 경로와 다르게 지역사회 속에서 이웃과의 삶속에서 함께 만들어 가는 자연스러운 서비스로의 전환이 가능하다(김용득, 2018).

복지서비스의 성과는 노인들이 어느 정도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가에 따라 평가될 수 있다(Dickens, 1994, 김은정, 2015에서 재인용). 일상을 담는 지역사회라는 물리적 영역의 사회적 구조는 복지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복지서비스는 결국 특정지역에서 사는 한 개인에게 결과적으로 전달되며 특정지역에 사는 그 지역의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적 관계를 위한 지역기반의 정책이 필요하다(김은정, 2015). 그렇다면 거주지에서의 개인적인 관계는 특히 노인들 사이에서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새롭게 만들기보다는 이미 노인들이 가지고 있는 개인적인 관계를 강화하거나 확장시키는 것이 더 용이하다.

대다수의 노인들이 가벼운 인사를 나누는 정도라 하더라도 어느 정도 이웃과의 개인적 관계는 가지고 있으며 노인 들은 대화를 통해 교류하며 서로를 돕고 더 나아가 지역을 위해 봉사하려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Hand, Laliberte, Rudman, Huot, Pack, & Gilliland, 2020). 서비스 사용자와 제공자의 경계를 허물면서 지역사회에서 주민의 인적자원을 활용하고 상호지원의 방식으로 공동체 속에서 노인의 복지를 스스로 구성해가는 노력이 제안되고 있다(장수정, 2012). 이것은 공식적 경로를 통해 제공되는 장기요양보험서비스나 노인돌봄서비스가 신체기능에 제한이 없는 노인들의 일상생활이나 정서적 지원이 결여되어 있는 상황에서 보완의 통로가 될 수 있다(김영란, 송치선, 이철선, 2013; 김영범, 박준식, 2006). 하지만, 지역 공동체가 형성되어 청장년층 또는 다른 노인들의 지원을 공동체를 통해서 받을 수 있는 노인보다 전국에서 그렇지 못한 노인이 훨씬 더 많으며 공동체 형성이 자발적인 성격 탓에 모든 곳에서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공동체가 없는 지역이어도 이웃의 간소한 안부확인과 같은 역할을 시작으로 노인들 간의 네트워크의 역할 가능성을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한국 노인이 주거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에 대한 지표가 없어(김영숙, 임효연, 2010) 사회복지제도가 이를 활용하거나 지원해 주는 것이 어렵다. 노인 네트워크의 지표와 함께 간소하게나마 조직화 할 수 있다면 그 역할을 증대 시킬 수 있을 것이다(김영숙, 임효연, 2010). 노인들의 참여와 활용을 위한 조직과 구조가 파악 된다면(강현철, 최조순, 2019) 일본의 지역포괄케어에서처럼 신문사, 택배회사와 같이 지역이 가지고 있는 다른 자원을 주민회의를 통해 연계하여 노인의 안전망을 증대 시킬 수 있을 것이다(유은정, 2018) 이러한 활동을 일보의 사례에서와 같이 마을 회관, 공원, 경로당, 복지관 등의 공간과 접목시켜 ‘지역살롱’으로 활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김윤영, 윤혜영, 2018).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는 서비스 체계에 대한 논의 보다는 지역 내에 주민네트워크가 가지고 있는 자원으로서 노인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이웃과의 관계를 조사하고 노인 복지서비스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탐색해 보고자 한다. 공급자로서 제공 할 수 있는 서비스와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공동체적 접근에 대한 논의는 많이 되고 있으나 (장수정, 2012) 노인들이 스스로 이웃과의 관계에서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는 공동체 자체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 있지는 않다. 노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어떤 것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능력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지 않고 도움을 준다면 그 효과와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을 것이다.

Ⅲ. 연구방법

1. 인터뷰

한국 노인 이웃 간의 교류내용을 인터뷰한 관련 선행 연구가 거의 없어 특정한 변수를 파악하기 보다는 탐색적 연구로서 교류의 다각적인 면을 조사하고자 대화식 인터뷰의 데이터를 분석하였다. 주거유형에 따른 노인의 이웃교류활동을 비교하기 위해서 선행연구에서 조사한 데이터를 이웃교류에 관해 재분석하였다. 인터뷰는 서울시 동대문구 전농동에서 3월에서 6월까지 연구자 두 명이 한조를 이루어 걸어 다니면서 미리 계획된 대상자가 아닌 무작위로 주거지역의 길, 공원, 아파트의 외부공간에서 만나는 노인 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대상지는 대학 캠퍼스에서 도보로 접근 가능하며 연구자들에게 익숙한 지역이었으며 수시로 필요한 경우 추가 방문이 가능했다. 익숙하고 접근이 용이한 대상지를 선택함으로써 노인의 생활환경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자 했다. 대상지는 5층 이하의 엘리베이터가 없는 비아파트(저층주거시설)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일부 지역이 아파트단지로 재개발된 상태였다. 일부 저층주거건물은 지상 층에 주차장을 설치하고 기존 층수보다 몇 개 층이 더 많은 새로운 저층주거 건물로 지어지거나 저층주거시설이 있던 지역의 도시 블록 몇 개를 묶어 아파트 단지로 재개발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이것은 우리나라 어느 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으로 비록 연구자가 접근이 편리하다는 점이 대상지 선택의 큰 이유이었으나 연구대상지와 유사한 주거시설의 형태와 변화하는 모습은 서울시의 곳곳에서 비슷한 양상을 볼 수 있다고 보았다. 비아파트(저층주거시설)과 아파트가 혼재되어 있는 만큼 인터뷰 당시 노인이 머무르고 있는 장소의 물리적, 도시적 특징이 상당히 상이 하였다. 비아파트지역의 경우 공공영역인 길에서 인터뷰가 진행 되었고 폭이 좁아 차량이 다니기에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노인들이 길을 점유하거나 도로와 건물의 문 사이의 인도나 건물이 후퇴된 간격이 있는 공간에서 노인들이 머무르고 있었다. 반면에 아파트는 지정된 구역에 벤치가 항시 설치되어 있었고 차량 진입이 원천적으로 통제되고 있었다. 한 가지 차이가 나는 점은 아파트의 경우 기존에 고정적으로 설치된 벤치를 사용하지만 비아파트 지역에서는 개인 의자와 같이 직접 앉는데 필요한 것을 가지고 나오며 모여 앉는 위치가 이동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질문을 알아들을 수 있고 대화가 가능하며 집 앞 실외로는 나올 정도의 거동이 가능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배경과 목적을 설명하고 구두 동의를 구한 뒤 인터뷰질문에서 연구자의 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기서(어디서) 이웃 분들 만나세요?” “자주 만나세요?”와 같은 간단한 질문으로 시작하여 노인들이 스스로 교류에 관한 내용(빈도, 장소, 활동, 의자 등 도구, 인원, 리더, 대략적 거주위치 등)을 언급하기를 기대했다. 한 연구자가 주로 기록을 담당하였으며 인터뷰 장소의 위치는 지도에 기록하였다. 노인별로 이웃과의 유대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미리 설정한 여섯 가지 교류활동 중에 언급이 안 된 것이 있을 경우 질문하여 확인하였다: A.인사를 한다, B.대화를 나눈다 C. 음식을 나눠먹는다. D. 어려운 일을(집 안, 경제) 의논 한다 E.서로의 집에서 만난다 F.경제적 도움을 주거나 받는다(돈을 빌린다 등). 연구자들은 인터뷰 사전 교육과 3회 이상의 연습 인터뷰를 진행 후 실제 인터뷰에 참여 하였다. 개인을 만났을 때는 다른 연구의 인터뷰와 유사하지만 두 명 이상이 모여 있는 노인들의 그룹일 경우 개인별로 질문 하지 않고 모여 있는 노인 전체를 대상으로 하였다. 4명을 초과하는 모임도 있었으나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 실질적으로 답을 하는 노인은 4명을 넘기지 않았다. 모여 있는 노인들을 개인별로 불러서 인터뷰하기보다는 모여 있는 자리에서 그대로 진행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판단하였다. 총 26번의 인터뷰를 완성하였고 50명의 노인이 참가 하였다. 인터뷰 시간은 20분에서 1시간 이상 소요 되었으며 서로 교류활동이 활발하고 유대가 강할 경우 인터뷰 소요시간이 길고 고정적으로 모이는 장소가 있는 경우가 많아서 추가 질문이 필요할 경우 다시 찾아가서 질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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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인터뷰대상 노인의 일반적 특성
(단위: 대상자 수)
성별 여성 40
남성 10
나이 60대 5
70대 37
80대 7
90대 이상 1
거주기간 3년 미만 3
3-10년 5
10년 이상 42
거주형태 1인 20
부부 23
1인+자손 3
부부+자손 4
주거유형 비아파트 39
아파트 11
총대상자 수 50

분석의 틀은 인터뷰와 현장방문을 통해 이웃 간 교류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면서 이웃모임의 구조를 파악하고, 교류활동은 커뮤니티 케어를 위한 활용 가능성을 찾고자 이웃 간 지원(지지) 측면에서 그 내용을 파악하였다. 인터뷰 진행 전후와 추가 방문을 통해 주변을 관찰하면서 지도와 사진을 활용하여 주변 환경과 장소의 특성을 파악하였다. 인터뷰 내용에 대한 직설적 분석과 해석적 분석이 이루어졌으며 이웃 간 교류활동에 대한 공통된 내용을 파악하여 유대정도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대화식 인터뷰로서 인터뷰대상자가 언급하는 내용에 대해서 가능한 제재하지 않았으며 개인적 활동, 기억을 청취하여 다각적인 면을 이해하려고 하였으나 본 연구에서는 다루지 않았다. 인터뷰 내용의 정확성을 위해 참여하였던 연구자가 함께 인터뷰직후 노트를 확인하고 보완하였으며 매주 인터뷰결과기록, 지도, 사진, 관련 연구문헌 및 기타자료를 활용하여 수접된 정보의 해석에 관한 토의도 연구원 전원이 참석하여 함께 진행하였다.

Ⅳ. 연구결과

1. 이웃모임의 구조

연구결과는 인터뷰내용과 현장조사를 바탕으로 이웃모임의 구조로서 그 규모와 교류활동에 대해서 5가지 유형으로 파악하였다: 개인형, 그룹형, 공원단체모임형, 파트너 형, 봉사형. 이러한 유형은 본연구의 인터뷰에서 드러난 것으로 충분히 수정 될 여지가 있고 서로 독립적이지 않으며 한 노인이 여러 유형에 해당 될 수 있다. 이러한 구조를 파악한 것은 노인들 간에 간단한 복지서비스와 공식적인 서비스가 전달되는 경로로서의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특히 그룹형의 경우 모이는 장소가 일정하고 매일 모이며 구성원 간에 유대가 강하였으며 안부확인 등의 기능을 하고 있었다. 3명이상을 인터뷰한 경우는 상대적으로 공원이나 아파트보다 아파트 이외의 주거지역에서 더 많았으며 주로 여성이었다(표 2). 남성의 경우 주로 공원에서 장기, 바둑 등을 모여서 두는 경우가 눈에 띄었으며 부인의 인터뷰 중 만나게 되어도 인터뷰에 동참하지는 않았다. 주로 여성들이 모여 있는 것이 더 많이 관찰 되었고 인터뷰대상자도 결과적으로 여성이 많았다.(<표 1>과 <표 4>) 교류활동 종류가 많은 것을 바탕으로 판단한 이웃간 유대가 강한 경우도 대부분 여성들이 주를 이루었다. 고르지 않은 성비는 미리 인터뷰대상자를 정해 놓지 않고 외부에서 무작위로 선정하여 전반적인 거주자를 고루 포함시키지 못하였을 수 있다. 하지만, 저층주거지역에서 여성이 보여주는 유대는 전반적인 실제경향 때문에 더 많이 인터뷰 대상자로서 발견되었을 수도 있으나 본 연구에서 판단하기는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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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장소별 인터뷰 대상규모에 따른 인터뷰 횟수
(단위: 인터뷰 횟수)
인터뷰 대상규모(인원) 1명 2명 3명이상
인터뷰 장소 2 3 5 10
공원 7 4 0 11
아파트 단지내 3 1 1 5

가. 개인형

인터뷰 대상자가 혼자 주로 지내는 경우로서 인사하거나 간단한 대화 이외에는 이웃과의 교류 없이 생활하는 경우이다. 이웃과 교류가 없는 이유는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을 해서 집주변에서 지내는 시간이 없거나(<표 4>의 인터뷰 #1), 이웃과의 교류에 대해서 정치적 견해 차이 등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어 피하는 경우 또는 (<표 4>의 인터뷰 #2), 90대 이상의 나이로 활동이 제한적이고 종교 활동만이 사회적 활동인 경우가 있었다(인터뷰 #9). 자신이 몸이 불편하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경우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준다며 타인에게 주는 피해를 우려해서 본인이 스스로 교류를 꺼리는 경우도 있었다(인터뷰 #21). 경제적으로 어려운 경우 손주를 포함한 가족의 방문조차도 부담스럽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자제들은 손주 교육을 위해 강남 등에 아이만 데리고 사는 등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것으로 보아 가족 간의 부양을 기대하기 힘든 경우도 있었다(인터뷰 #1). 본인은 교류를 꺼린다고 하였지만 주변 노인들이 혼자 있는 노인에게 말을 거는 것을 보기도 하였다. 인터뷰를 거절한 혼자 있었던 노인들 중에서도 이 유형에 해당할 수 있으며 본인이 직접 복지서비스를 신청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연락하지 않는 이상 타인과의 접촉이 저조할 것으로 추측되었다.

나. 그룹형

이웃과 교류가 활발하고 시각적으로도 모여 있는 모습이 눈에 띄는 경우로서 정확한 숫자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전체인원은 10명 정도의 규모라고 하였다 (<표 4>의 인터뷰 #10, 14 15). 외부에 매일 모이는 고정 장소가 있는 경우가 많다. 길 위에서 모이는 경우이더라도 고정적으로 매일 주로 모이는 장소가 있어서 플라스틱 의자, 평상 또는 심지어는 간단한 음료수와 컵이 놓여 있는 경우도 있었다. 구성원들의 집앞 길의 범위 안에서 다양한 위치에 모이는 것이 가능하여 추울 때는 햇볕을 찾거나 더울 때는 햇볕을 피해서 자리를 잡는다. 그 위치는 모임 구성원들이 쉽게 찾을 수 있거나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모여 있다. 일부 모임은 다리가 불편한 구성원을 위하여 그 집앞에 모이기도 한다. 활발한 교류활동을 하는 모임에는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상대적으로 젊고 건강한 70대 초반의 노인이 있는 경우도 있었다. 안 보이는 노인의 소재를 파악하거나 필요한 의자, 음식을 집이나 가게에서 가져오는 역할을 주로 담당하였다. 한 인터뷰에서는 상대적으로 젊은(70대 초반) 노인 한분이 아이스크림을 사온 것을 다른 안 나온 노인분이 있어 남은 것을 연구자가 같이 먹으면서 인터뷰를 시작하기도 하였다. 답례로 연구자는 믹스 커피를 사서 노인 들이 모이는 외부 장소에 비치하도록 제공하였다. 주로 여성들 사이에 부침개 등의 공동의 음식 준비나 겨울철 김장준비를 서로 돕는 등 유대가 강해 보였으며 배우자인 남성들의 경우는 집이나 주변에 있어도 모임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다.

다. 공원단체모임형

한 소규모 공원에서는 20여 명의 여성노인들이 관찰되기도 하며 매일 일과처럼 나오며 전체적으로는 30여명으로 여성의 경우 주로 고령으로 80대와 90대의 노인들이 많다. 먼 거리를(1km 이상) 걷지 못하기 때문에 활동반경이 제한적이며 저하되는 신체능력 때문에 교류에서 도움을 줄 수는 없는 경우가 많으며 주요한 활동은 공원에 앉아서 서로와 주변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는 것이었다. 운동을 위해서 총거리 약 200-400미터의 거리의 공원 내를 한 바퀴 도는 경우가 있었다. 보이지 않는 노인이 있는 경우 서로 어느 노인이 집에 간 것을 파악할 정도로 안면인식을 하고 있었다. 남성들의 경우 연령대가 여성보다 다양하며 주로 장기나 바둑과 같은 활동에 참여하거나 그 주변에서 구경을 하거나 대화를 나누었다. 남성의 경우 상대적으로 집 주변에서 교류하는 것 보다 공원에서 다양한 연령층이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았으나 인터뷰를 하지는 않아 유대 관계를 판단 할 수 없었다.

라. 파트너 형

가까운 곳에 사는 한두 명과 어울리는 경우로서 음식을 나눠먹기도 하나 대화가 주된 활동이다. 공원 같은 외부에 모일 수 있는 곳이나 서로의 집에서도 만났다 (인터뷰 #16). ‘공원단체모임형’보다는 젊은 경향이 있고 그룹형과 다른 점은 집 외부에 독점적인 고정된 장소가 없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공원의 특정 벤치나 길가 또는 아파트 단지 내의 쉼터 등 서로 잘 아는 장소는 있으나 독점할 수 있는 공간은 아니었다(인터뷰 #20).

마. 봉사형

적극적인 한두 명이 주변 이웃과 알고 지내지만 이웃구성원이 전체적으로 모이지는 않는다. 전구 갈아주기 등 이웃집의 간단한 수리를 도와준다(인터뷰 #12).

2. 이웃의 교류내용

가. 이웃교류의 가능성

본 연구에서 조사한 노인들 중에는 매일 모이면서 교류활동이 활발한 경우도 있었는데 이러한 교류가 단순한 교제 이상으로 신체기능이 저하되는 노인들 사이에서 서로 보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그룹형의 경우에 다리가 아픈 노인이 있으면 걷기 힘든 노인의 집 앞에서 모여 노인이 걷지 않아도 같이 모일 수 있도록 했다(<표 4>의 인터뷰 #10, 15). 비아파트 지역에서 모이는 장소가 길이고 개인 의자와 같은 앉을 것을 직접 가지고 나와 이동 할 수 있다는 점이 모임 위치를 필요에 따라 선택을 가능하게 한 것으로 보였다. 이러한 모임의 대화내용은 정해진 것 없이 일상의 정보가 오가며 계절에 따른 과일이나 채소, 주변 병원에 관한 얘기, 무료 물리치료 등의 정보를 서로 교환한다. 글을 읽지 못하거나 시력이 나빠진 노인의 인쇄물을 읽어주기도 하고 필요한 간식이나 간단한 물건을 대신 사다주기도 하며 집안의 간단한 수리를 도와준다고 까지도 하였다(인터뷰 #10, 12). 상대적으로 젊은 70대 초반의 여성 노인이 아이스크림을 여러 개 사가지고 와서 나눠 먹으려고 하였으나 그 당시 다른 이웃 분들이 많이 나오지 않아 남게 되자 연구자에게 건네주어 같이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하였다(인터뷰 #10). 같은 모임 구성원 중에 다리가 불편해서 그 노인의 집 앞에 주로 모이는 반면 아이스크림을 사왔던 노인은 인터뷰 중에도 다른 노인을 부르러 가는 등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차량이 다닐 수 없는 폭의 좁은 길에서는 앉을 곳을 만들어 주려고 누군가 플라스틱 의자를 가져다 놓고 여름 햇빛을 막아주려고 천막을 길 위에 노인들을 위해 설치 해 주는 이도 있었다(인터뷰 #24). 이사 온지 1년이 채 안된 노인 이었지만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난겨울에 김장도 같이 했지, 동네 사람들하고 여기 모여서 음식을 해먹기도 해 브루스타 같은 것 있잖아 가지고 나와서 같이 부침개 같은 것 해먹지··· 저번에 남자들은 여기서 술도 먹더라고”.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이 노인이 누가 길 위에 천막을 설치했는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자신이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인터뷰장소 부근의 사람들을 위해 도움을 주려고 하는 사람이 있었으며 보이지 않는 노인들의 비공식적인 이웃 간의 공동체 의식이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였다. 이와 같은 공동체 속에서는 노인 개개인은 자립하기에 어려울 수 있으나 이웃과의 모임이 활성화 될 경우 자립적으로 생활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연구자들의 예상과 달리 금전적인 교류를 신뢰하는 경우도 있었다. 여성 노인들로 이루어진 길 위의 모임에서 (인터뷰 #10) “···우리는 서로 집안 사정도 훤하고 물건을 사거나 할 때 갑자기 돈이 필요하면 빌려주기도 하지···”라고 하며 작은 금액은 서로 스스럼없이 빌려 줄 정도로 친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웃집의 전구 교체 등 간단한 수리를 해주기도 한다는 남성 노인은 거주지 근처 가게에서 외상을 받아 준다고 하였다(인터뷰 #12). 연구자가 출퇴근 시에 지나쳤던 방앗간 앞에 앉아 있는 노인들은 주인의 이웃이 구매자로부터 지불액을 받아 가게 안의 주머니에 넣어주기도 하고 가게 주인이 이웃이 알려준 무료물리치료 시범을 받으러 갈 때 이웃 노인들에게 “OO집에서 이따가 떡 찾으러 올 거야 돈 받아서 내주면 돼, 갔다 올게···”하며 자리를 비우기도 하였다(인터뷰 #14). 이러한 도구적 지지뿐만 아니라 집안일 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일 등을 상의하고 건강관련 서비스와 일상생활 정보를 교환하는 정보적 지지의 활동도 확인 되었으며 모임의 장소 또한 서로의 집에서 모이는 경우도 있어 도시에서도 노인 간에 교류가 활발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떡집의 경우는 재료가공과 판매를 함께하며 동반자적 지지를 키웠을 것으로 보인다. 노인들이 몸이 조금씩 불편해지면서 특히 걷기 힘들어 하거나 시력이 약해져서 일상 기능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 공감하며 배려하고 도와주면서 감정적지지 또한 이웃이자 친구로서 서로에게 주고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되었다. 특히 이러한 교류활동은 비아파트지역의 길 위에서 만나는 모임에서 두드러졌으며 교류활동의 평균 종류수가 더 많았다는 것에서 엿볼 수 있다(<표 3> 참조). 커뮤니티케어의 차원에서 안부확인과 말벗의 기능은(경기복지재단, 2018) 이미 많은 이웃 간에 서로 지원하고 있었다. 같은 지역에서 ‘그룹형’ 또는 ‘공원단체모임형’의 여성과 ‘파트너형’의 경우 매일 또는 주기적으로 만나며 서로 안면을 인식하고 있어 안부확인의 기능을 하고 있었다. ‘개인형’을 제외한 모든 모임유형에서 어느 정도의 말벗이 서로 되어 주고 있었다. ‘공원단체모임형’ 남성의 경우 직접 인터뷰를 하지 않았으나 장기나 바둑을 위주로 서로 안면인식이 없는 사람도 모이는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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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
인터뷰장소별 교류활동종류 평균
(단위: 교류활동종류의 평균)
인터뷰 장소 교류활동 종류(A, B, C, D, E, F)* 수의 평균
3.9
공원 2.2
아파트 단지내 2.09

* II 연구방법 참조(인사, 대화, 음식공유, 어려움 논의, 집방문, 돈빌림)

하지만 노인 돌봄 차원에서 비공식 이웃관계의 한계는 이웃교류가 활발한 모임이 있다하여도 같은 지역에 사는 모든 노인이 참여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룹형’ 모임과 인터뷰 중에 특정 노인을 언급하며 요즘 안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인터뷰 #10)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의견 차이로 서로 불편하거나 몸이 불편하여 집 앞에도 나오기 힘들 수도 있다. 또한 ‘개인형’에 해당하는 노인들의 경우에서처럼 자신이 가진 것이 없으면 교류를 위해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지 않으며 다른 사람이 권유해도 참여하지 않는다. 특히 90대의 노인들의 경우 활동반경이 제한적이며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 힘들어 ‘공원단체모임형’ 여성들처럼 단순교제가 주를 이루거나 도움만 받는 교류를 원치 않고 스스로 고립될 수도 있어 연령이 더 높아질수록 더 많은 노인들이 이 경우에 해당될 수 있다. 아파트에서 인터뷰했던 파트너형의 남성들의 경우 서로 안면을 알고 지내는 사이로서 대화가 주된 활동이나 예전의 마을 공동체는 이미 없어졌으며 인사정도만 할 뿐 유대의식은 없다는 언급을 하였다. 아파트로 이사한지 1년 정도 된 여성의 경우 수십 년 이상 거주해온 아파트 주민들과 어울리지 아파트 밖의 놀이터에서 다른 사람들과 만나는 경우도 있었다(인터뷰 #11). 외부에서 만나게 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노인정을 사용하는 사람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며 말도 많고 탈도 많다며 기피하거나 연령에 따른 위계적 문화, 회원비의 부담 등으로 노인정을 사용하지 않았다. 자신에 대해 험담을 한다며 노인정에 있는 다른 노인들에게 부정적 감정을 드러내기도 하고(인터뷰 #21) 아는 노인이 노인정의 다른 노인들과 사이가 나빠져서 일부러 집에서 먼 노인정에 다니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특히 60대 노인의 경우 (인터뷰 #20) 노인정에 가게 되면 위계질서가 강한 노인정에서 막내로서 지내야 하는 것을 꺼리고 자신들은 아직 그런 곳에 갈 나이가 아니라고 언급하였다. 특정 노인정은 그곳만의 특수한 상황에 따라 모든 노인들을 위한 곳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 이웃교류의 속성

주로 밖에서 만날 수 있는 노인들은 70대 여성 노인들이었다(<표 1> 참조). 이것은 두 여성을 (표 4의 인터뷰 #1과 #10의 한명) 제외하고는 직업이 없는 경우가 많고 주로 가사를 담당하는 여성들로 연구방법의 특성상 낮 시간에 주거지역에 머무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결과이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정확히 기록하지는 않았으나 남성이 인터뷰를 거절하는 경우가 많았고 주로 교류가 활발한 모임이 여성을 위주로 구성되는 것을 보았을 때 이웃모임의 남성노인복지를 위한 활용은 특히 배우자와 같이 거주하지 않는 남성노인의 전달 경로로서는 취약할 수 있다. 이웃과의 교류가 활발한 경우 대다수는 오랜 기간 거주한 자가 소유자이지만 거주기간이 짧거나 자가 소유가 아닌 경우에도 유대가 강한 모임에 참여 하였다(인터뷰 #10, #24). 거주기간이 1년 정도 지나면 서로 친해질 수 있다고 하였으며 비아파트 주거지역에서는 이사 온 세입자가 1년 이내의 거주기간인 경우에도 오랜 기간 거주한 노인들의 모임에 참여하거나 김장 준비를 같이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인터뷰 #24). 하지만, 아파트의 경우 오래된 모임에 상대적으로 최근에 이사 온 노인이 그 모임에 참여하지 못해 아파트 밖의 놀이터에서 다른 노인들을 만나는 경우가 있었다. 이러한 경향은 추후연구에서의 확인이 필요하다.

이웃교류에서 근접성을 중요한 요소로 보는 것과(김희범, 이현호, 1989) 같이 각자의 집에서 가까운 집 앞의 길과 같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경우에 화분이나 의자를 내어 놓으며 이웃모임을 위해 활용하였으며 이는 비아파트지역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여기서 아파트 지역과 다른 중요한 차이점은 노인들이 개인 소유의 의자나 앉을 것을 가지고 나온다는 점이었으며 이웃 간 교류활동을 위해 필요에 따라 이동하며 모일 수 있는 공간적인 유연성을 가지고 있었다. 추운 날에는 햇볕을 찾아 반대로 더운 날은 피해서 모이는 위치를 잡고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 있으면 그 노인의 집 앞에서 모였다. 그러므로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 공간적으로 대응 또는 보완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 큰 특징이었다. 이러한 것이 비아파트 지역 모든 곳에서 가능한 것은 아니며 우선적으로 차량 통행이 많은 곳에서는 할 수 없는 것이었으며 통행이 가능하지만 그 양이 많지 않아 노인 들이 유연하게 모이는 장소로 활용 하는 곳들의 도시적 특성을 앞으로 노인들이 머물고 교류하는 장소로서 연구할 필요가 있다. 아파트와 비아파트 거주지역의 구분 없이 외부에서 발견되는 노인들을 인터뷰하려는 의도였으나 결과적으로는 비아파트 지역의 노인을 (비아파트거주자 39인, 아파트 거주자 11인) 더 많이 인터뷰하였다. 이것이 비아파트 지역이 교류가 활발해서인지 아니면 아파트 거주자들은 복지센터 등 다른 지역에서의 교류활동 때문인지 본 연구에서는 판단하기 어려웠다. 이웃과의 교류 추세에 대해서는 “예전에 더 활발했었다”라는 언급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특히 비아파트 주거지역에서 재개발 아파트로 이사한 경우 예전의 이웃들과 더 가깝게 지냈었으며 재개발 아파트 주변의 주민들은 가까웠던 이웃들이 떠났으며 예전 이웃들과는 길 위에서 매일 모이고 부침개 같은 음식을 같이 해먹었고 서로의 경조사에도 참여 했었다는 경험담을 들을 수 있었다. 이러한 변화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을 것으로 보이며 본 연구에서 파악할 수 있는 범위 밖의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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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4.
인터뷰 요약
인터뷰 번호(#) 성별 인원 거주기간(년) 교류활동 종류** 주거 유형* 인터뷰장소
A B C D E F
1 30+ 1 1 L 공원
2 50 1 1 L 공원
3 20, 30+, 30+ 1 1 1 1 4 L
4 40 1 1 2 H 공원
5 남2 20, 30+ 1 1 2 HL 공원
6 여2 30+, 50+ 1 1 2 L 공원
7 여2 20+, 40+ 1 1 1 3 L 공원
8 여2 30+, 40+ 1 1 2 L 공원
9 50 1 1 L 공원
10 여4 2, 30 - 40 1 1 1 1 1 5 L
11 1 1 1 2 LtoH 공원
12 남2 20+,30+ 1 1 1 1 1 5 L
13 여2 20 1 1 2 L
14 여4 40 - 50 1 1 1 1 1 5 L
15 여4 30 - 40 1 1 1 1 4 L
16 남1, 여1 15 1 1 1 1 4 L
17 3 1 1 2 L
18 10 1 1 1 3 L 공원
19 5 1 1 2 H 아파트
20 남2 5 1 1 2 H 아파트
21 30+ 1 1 L to H 아파트
22 지역에서30+ 1 1 1 1 4 L to L 공원
23 50 1 1 1 3 H 아파트
24 1 1 1 1 1 4 L
25 여4 15 1 1 1 1 4 L
26 여3 11, 30-40 1 1 1 3 H 아파트

* H: 아파트, L: 비아파트 ** II. 연구방법 인터뷰 참조(인사, 대화, 음식공유, 어려움 논의, 집방문, 돈빌림)

V. 토론

도시의 주거지역에서 이웃 노인들 사이에 활발한 교류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신체능력이 저하되어가는 노인들에게는 교류활동은 단순한 교제가 아니라 안부확인과 말벗의 기능을 포함하는 서로를 보완해주는 비공식적인 협력체였다. 안 보이는 글을 대신 읽어 주고 다리가 아픈 노인을 위해 물건을 사다주기도 하고 건강관련 서비스 정보를 전해주기도 했다. 노인들은 계획적으로 서로를 배려하거나 도와주려고 한 것이 아니며 주변 사람을 챙기는 인간미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비록 이것이 주로 70대 여성에게 해당되었지만(Kusenbach, 2006) 주거지역에서 이웃 간의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노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었다. 또한 이러한 자연스러운 협력적인 도움의 관계를 확장시키는 노력을 통해 더 많은 노인들이 다른 노인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안으로 특히 본 연구에서 확인한 “그룹형” 모임의 역할 확장을 모색해 볼 수 있다. 우리는 연령이 70대이며 거주기간이 긴 자가 소유 여성들이 주요하게 참여하며 특정 장소를 기반으로 교류활동을 한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이러한 개인의 속성, 장소, 시간의 복합적 함수가 어떠한 집합적 특성의 작용을 하며 어떠한 개인적 속성이 특정한 장소와 시간의 관계에 결합될 때 그 효과가 발현되기도 하고 되지 않기도 하며 마찬가지로 특정한 장소의 성질이 개인적 속성에 따라 교류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그러지 못할 수도 있다(Wahl, Iwarsson, & Oswald, 2012). 특히, 개인적 속성을 통제하여도 이웃 간 관계가 유의미하게 지역 간에 차이가 난다는 것과(정창수, 문용감, 1990) 이웃규모가 서로 다른 주거유형지역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을 볼 때(김희범, 이현호, 1989) 지역 또는 장소의 역할에 더 많은 이해와 활용이 필요하다. 이것이 가능할 때 지역을 기반으로 한 자연스러운 돌봄을 포함하는 Aging-in-place를 실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특정한 위치를 기반으로 지역구성원의 역할을 도모하여 일정 영역의 노인 전수를 담당하여 적어도 그 영역안의 모든 노인이 안부확인이 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본 연구에서 파악한 교류가 활발한 ‘그룹형’의 노인들이 주변을 챙기는 활동을 모임 구성원 거주 위치 주변의 모임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근접한 노인들에게 확대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이다. 모임이 활발한 경우 참석하지 않는 노인이 어디서 사는지 노인들은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70대인 여성 모임의 리더가 주도적 역할을 하고 그 대신에 리더 또는 모임에게 적절한 보상을 주도록 할 수 있다. 보상은 간단한 생활용품, 가공식품, 지역 가게 이용권, 보건소 이용권, 금전적 보상 등 다양한 방안을 찾아 볼 수 있으며 노인공공근로의 한 유형으로 만들 수도 있다. 공공서비스 차원에서 공공 또는 민간기관이 특정 노인의 안부를 확인 하는 것 보다는 이미 형성되어 있는 노인의 모임을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모임에 참여 하지 않는 남성이나 대인관계를 기피하는 노인들도 배우자를 통하거나 모임에 참석하는 해당 영역안의 주변 노인들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공원단체모임형’ 여성모임의 경우에 공원에서 보이는 사람들을 서로 확인할 수 있으나 보이지 않을 경우 노인들이 찾아가서 확인까지 하기에는 대부분 고령으로 어려울 수 있다. 활동성뿐만 아니라 인지력에도 제한적인 경우가 있어 도우미가 필요할 수 있다. 실제로 몇몇 노인은 딸과 함께 이동하면서 연구자와의 의사소통에 도움을 받았다. 고령의 노인이 구성원 대부분인 모임은 거주지 주변을 잘 파악하고 있는 통장, 가게주인을 활용하거나 다른 도우미의 역할이 필요하다. 안부확인과 같은 서비스기능의 대상을 확대하기 위해 ‘그룹형’, ‘공원단체모임형’ 중 여성모임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지역 내 경로당, 보건소의 치매안심센터, 일부 민간복지관에서 시도하고 있는 응급안전센서(SK청솔노인복지관, 2019)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보다 많은 노인들이 안전망 안에 포함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적관계의 확장이 중요한 화두가 되어 가고 있는 시점에서 연구 방법도 사적인 관계를 확인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바뀌어야지만 사적 관계의 확대를 도울 수 있다. 전국적인 데이터 및 관련 변수의 기능적 관계를 보여주는 계산을 통해 노인과 관련된 변수의 표준적인 상관관계에 대한 이해는 많이 증진되어 큰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지역공동체의 역할을 도모하려면 연구 또한 지역을 기반으로 지역적인 그리고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공유하고 논의해야만 노인의 고독과 외로움을 극복하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가 그러한 방향에 보탬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접근 방법은 개인적인 인터뷰를 통해 노인의 삶을 청취하고 관찰하는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하는 노인들과 그들의 내용이 연구자에게도 흥미로 왔다. 사적 관계의 확대를 위하여 지역적인 특수성을 고려하며 지역인적자원간의 유대를 강화하는 제도적 환경적 기반을 다질 때 돌봄 역량이 커지고 자연스러운 돌봄의 기반으로써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이 커진다(김은정, 2015).

연구대상을 실외에서 마주치는 노인으로 하는 편의적 선정은 주로 70대 연령의 여성 노인들을 인터뷰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남성이나 거주지 주변보다는 다른 지역의 여가활동 등에 참여하는 노인들은 대상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웃간의 관계가 이들에게 주는 영향을 판단할 수 없었다. 활동성 있는 60대나 70대 초반 연령인 노인들은 아직 직업을 갖고 있거나 복지시설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나 다른 지역의 공원 등의 여가시설을 이용하고 다른 형식의 모임을 가지고 있을 수 있어 추후 연구가 필요하다 (Cornwell & Cagney, 2017). 또한, 집안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노인도 있을 수 있다. 특히, 다른 사람과 많이 교류하지 않는 ‘개인형’의 이웃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인터뷰를 거절 했을 가능성도 있는데 남성이 더 많이 해당되는 것으로 보이며 본 연구에서는 교류가 활발한 노인들이 더 많은 내용을 얘기하는 경향 때문에 전반적인 연구대상 지역의 노인들의 이웃관계는 <표 4>에서 볼 수 있는 것보다 더 안 좋은 상황일 가능성도 있다. 주로 비아파트 주거지역에서 활발한 교류활동이 나타났으나 주거유형과 장소에 따른 변이에 대한 더 많은 이해가 필요하다. 집단으로 인터뷰하면서 소득수준에 관한 질문은 불편함을 우려해서 질문하지 않았다. 실외에서 마주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방식 때문에 경로당을 포함한 특정 시설을 사용하지 않는 노인들이 대상이 되었다. 경노당의 회비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노인들이 있었음을 고려할 때 대부분 저소득층 노인들로 추측하나 상당수는 자가 소유자이었기 때문에 경제력이 낮은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돈을 절약하려는 것인지는 그 경향을 판단하기 어려웠다. 노인의 경제력과 관련된 행위를 파악하기 위한 질문은 수입을 파악하기 보다는 노인들이 절약하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생활비를 파악하는 것이 유용할 것이다.

Ⅵ. 결론

주민 등 민간네트워크의 참여와 활용이 커뮤니티케어에 있어서 핵심적인 부분임에도 이에 대한 구조가 파악되고 있지 않으며 당연히 존재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경향이 있고 관련 연구 또한 부족하다(강현철, 최조순, 2019; 김영숙, 임효연, 2010). 본 연구에서 도시의 노인들이 이웃 간에 서로를 도와주며 보완하는 교류를 하고 있음을 파악하여 (Hand, Laliberte, Rudman, Huot, Pack, & Gilliland, 2020) 주민 특히 노인들 간에도 활용 가능한 인적 자원이 지역에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앞으로 노인의 비공식 교류관계 자체와 그 내용을 파악하는 연구를 통해 교류관계를 조직화하는 지표나 체계의 개발이 필요하다(김영숙, 임효연, 2010). 이러한 작업은 커뮤니티케어를 지역사회가 자율적이고 책임 있게 서비스를 주민 및 노인과 생산하고 제공하고 사용하는 선순환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필요하다(강현철, 최조순, 2019). 커뮤니티 케어에서 민간 네트워크의 역할과 그 구조를 통해 지역사회의 역할을 보여준다면 현재 중앙정부가 법률적, 재정적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운영체계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지역사회지원 근거 중의 하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지역의 인적자원을 발굴하여 만들어지는 교류관계의 체계는 개인적 관계의 구조로서 복지서비스의 공동체적 접근과 맥락을 같이 하며 공식 복지서비스의 전달경로로서도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역사회를 잘 아는 노인 네트워크가 사회복지사가 파악하기 힘든 개인적 특성이나 정황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어(김영숙, 임효연, 2010) 노인별로 요구되는 내용이 다른 비정기적이고 보편적이지 않은 일상과 정서적 지원에 기여할 가능성이 크고 가스검침원, 통장, 우체국, 택배나 신문회사 등을 포함한 지역에서 안전망으로서 활용 가능한 다른 자원을(유은정, 2018) 발굴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비공식적인 자발적인 모임과 네트워크의 활용과 체계화를 통한 확대는 사적관계의 확장을 도모하는 것으로서 노인의 외로움 극복에도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 노인의 이웃모임이 모임구성원 모두의 눈과 귀를 활용하여 주변의 잠재적 서비스 수요자를 확인하고 사회적 교류활동이 저조한 나서지 않는 소극적인 노인과의 접촉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생명안전망 지킴이의 역할로서 비공식 이웃 모임을 모임의 구성원이 사는 주변구역을 설정하여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 노인도 포함시켜 그 구역 안에 사는 모든 노인을 대상으로 안부확인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공식적인 서비스가 정서적 지원과 일상 생활지원 부분에서 취약하다는 점에서(김영란, 송치선, 이철선, 2013) 이웃이 말벗으로서 정서적, 감정적 지원, 자료 읽기 및 이해 돕기, 일상 생활용품 및 식재료 구입 보조, 전구교체 등의 간단한 집수리 등의 지원을 통해 노인의 자립을 도울 수 있다. 이러한 이웃관계 및 그 역할의 확장은 선발과정이 없는 공동체의 확대이기도 하다.

이웃 등 민간네트워크가 당연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그 것이 사라져가는 현재 도시에서야 그 중요성이 부각 되는 것처럼 개인적 관계가 발생하는 길, 문 앞 등 사소한 주변 공간도 당연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기능적인 시설과 함께 계획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결과에서 길에서 머무는 노인들이 교류가 활발한 사례를 볼 때, 교류의 계기가 되는 복지시설뿐만 아니라(Odzakovic, et al., In press) 그 주변의 문 앞, 길이나 공원, 건물로비, 정류장과 같이 교류와 관련된 특정한 기능이 없더라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머무름과 마주침이 가능한 공간의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Klinenberg, 2019; Hand, Laliberte, Rudman, Huot, Pack, & Gilliland, 2020). 예를 들어, ‘공원단체모임형’과 같이 적극적인 도움이나 교류가 없어도 함께 머무는 것만으로도 반복적인 마주침을 통해 잠재적인 교류를 기대하고 노인들이 유대를 형성 할 수 있다(Odzakovic et al., In press). 혈연관계에 의한 지지, 복지를 위한 시설의 기능 및 서비스와 달리 당연시 되었던 문 앞, 건물 로비, 길에서의 이웃과의 가벼운 대화가 일상의 생활을 유지하는데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체계화하는 것은 복지의 성과가 일상을 얼마나 잘 유지하는 정도로 평가된다는 점에서(Dickens, 1994, 김은정, 2015에서 재인용) 복지서비스 차원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복지시설, 도서관, 공원뿐만 아니라 지하철의 대기 공간, 길 등의 이동공간도 세대, 계층에 상관없이 모두가 마주치고 교류할 수 있는 사회적 교류를 위한 기반구조(social infrastructure)로 본다는 것에(Klinenberg, 2019) 착안하여 기능적인 시설뿐만 아니라 사소한 교류도 중요할 수 있는 노인의 일상을 위한 다양한 공간을 함께 고려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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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knowledgement

2019년도 정부(미래창조과학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기초연구사업임 (No. 2019R1H1A2039677) IRB No. 2018-30, 서울시립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