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독거노인의 스마트 홈 활용 경험

Smart Home Service Use among Older Adults Living Alone in Rural Areas

알기 쉬운 요약

이 연구는 왜 했을까?
노인인구의 급증으로 노인의 안락한 거주환경 조성이 중요 관심사가 되었다. 특히 서비스를 지원받는 데 한계가 있는 농촌 독거노인들에게는 현실적으로 스마트 홈이 대안이 되고 있으나, 이에 관한 연구가 미진한 형편이다. 이에 스마트 홈을 경험한 농촌지역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스마트 홈 서비스 적응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의미를 탐색하였다.
새롭게 밝혀진 내용은?
독거노인들의 스마트 홈 경험의 핵심 범주는 “더디지만 ‘사람’의 도움으로 스마트 홈에 적응해가고 있음”으로 드러났다. 스마트 홈 적응에 있어 학력 수준이나 연령대 수준이 중요할 것이라는 보편적인 예상과는 달리 노인 개인의 적극적 성향 여부, 기계 적응 과정에서 도움을 줄 공적·사적 인적자원의 존재 여부가 스마트 홈 적응의 관건이었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노인들에게 있어 ‘기계’보다는 ‘사람’의 도움이 더 필요하다는 현실을 보여주었으며, 동시에 기계의 보급과 관리과정에서 사람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사회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위안을 받는, 한마디로 사회복지실천이 이루어지는 하나의 장이었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향후 독거노인 가정의 스마트 홈의 보급과 함께 지역사회 도움망의 체계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기의 보급 시 일종의 A/S와 기술 지원의 의미가 결합된 전달체계, 노인의 특성을 고려한 기기 개발, ‘리빙랩(Living lab)’ 방식의 제품 개발 방식을 고려해봄 직하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plore the practical adaptation experiences that rural older adults in using pilot smart home services. To this end two focus group interviews were conducted with nine senior citizens living alone in highly-aged areas who received smart home services, a government-supported pilot project. Also, two separate focus group interviews were conducted with 11 key information providers related to the distribution and management of their smart home services. The grounded theory methodology by Strauss & Corbin(1998) was applied for the analysis.

Our analysis derived 84 concepts, 39 sub-categories, and 16 super-categories. In the paradigmic dimension, the central phenomenon was <mechanical adaptation stress> and <expansion of social welfare practice>, the causal condition of the central phenomenon was <information acquisition> <safety concern> <social participation>, and the contextual condition was <accessibility> <economic efficiency> <support and management>, and the behavior/interaction strategies for controlling and coping with the central phenomenon was <struggle for adaptation> <experience benefits> <request help> <institutional supplementation>. The interventional situation was <elderly tendency> <presence of help> <convenience>, and the result was <slow but gradually getting used to it>. The core category of the smart home experience of the elderly living alone was determined to be “Slowly but adapting to the smart home with the help of ‘people’”. Based on the main results, practical and policy implications are presented for the development of smart home technology based on elderly users and establishment of an efficient delivery system.

keyword
Smart HomeSenior Living AloneGrounded TheoryFocus Group Interview

초록

본 연구는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스마트 홈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적용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생생한 적응 경험을 탐색하여 그 의미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정부 지원의 스마트 홈 서비스를 제공받은 초고령 지역의 독거노인 9명을 대상으로 2회의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실시한 것을 비롯해, 이들의 스마트 홈 서비스의 보급 및 관리에 관련된 핵심 정보 제공자 11명을 대상으로 별도로 2회의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Strauss & Corbin(1998)의 근거이론(Grounded theory) 방법론을 적용하여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84개의 개념, 39개의 하위범주, 16개의 상위범주가 도출되었다. 패러다임에 의한 분석 결과, 중심현상은 <기계적응 스트레스>와 <사회복지 실천의 확대>이며, 중심현상의 인과적 조건은 <정보 취득> <안전 염려> <사회 동참>, 맥락적 조건은 <접근성> <경제성> <지원 및 관리>이며, 중심현상을 조절・대처하기 위한 행동/상호작용 전략은 <적응을 위한 고군분투> <이익을 체험> <도움 요청> <제도적 보완>으로 나타났다. 중재적 상황은 <노인 성향> <도움 줄 존재> <편리성>이었으며, 결과는 <더디지만 점차 익숙해지고 있음>으로 나타났다. 독거노인들의 스마트 홈 경험의 핵심 범주는 “더디지만 ‘사람’의 도움으로 스마트 홈에 적응해가고 있음”으로 결정되었다. 주요 결과를 토대로 노인 사용자 기반의 스마트 홈 기술의 개발과 효율적인 전달체계 수립을 위해 실천적, 정책적 함의를 제시하였다.

주요 용어
스마트 홈독거노인근거이론포커스 그룹 인터뷰

Ⅰ. 서론

우리나라는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20년 15.7%에서 2025년 20.3%로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러한 속도는 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실정이다(김동하, 유병일, 손현순, 권진원, 2021). 이처럼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 상황에서 하루의 시간 대부분을 집 주변에서 보내게 되는 노인들에게 있어 안락한 거주환경의 조성은 갈수록 중요한 정책적 관심사가 되고 있다(최수지, 이설아, 강미선, 이예슬, 김현경, 이현경, 2020). 노인들에게 주거공간은 물리적 환경 이상의 살아온 삶 전체를 반영하는 중요한 요소이다(백옥미, 2016).

일자리에서의 은퇴, 이로 인한 소득의 축소 등의 경제사회적 변화와 자녀 분가, 사별 등의 가족형태의 변화는 노인들의 주거 문제의 변화를 야기한다(송주연, 전희정, 2018). 또한 노년기에는 이전 생애주기와는 다르게 안전성을 추구하는 주거 욕구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손희주, 남궁미, 2018), 노년기 주거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가 필요한 실정이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산업사회에서 정보화 사회로의 변화는 인간 생활, 그중에서도 주거환경과 주택에 많은 변화를 초래하였다(김동환, 2017). 예컨대, 홈 네트워크를 연결하여 다양한 가전제품들을 손쉽게 작동하는가 하면, 가정 내에서 일과 여가를 병행할 수 있는 멀티 태스킹의 공간으로 주거환경이 변화되기도 하고, 인공지능형 로봇이 집안에 거주하고 있는 무료한 노인들의 이야기 상대가 되기도 한다(김동환, 2017). 미래 주거환경으로써 ICT 융합기술을 바탕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스마트 홈은 주거환경의 편리함뿐만이 아니라, 이웃 상호간의 커뮤니티 기능을 확대하는 등 인간 생활의 전반적 변화를 초래하고 주거 만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한다(김향숙, 김효창, 지용구, 2015; 엄기복, 2016). 노년기의 주거만족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노년층의 실제 니즈(needs)를 반영한 스마트 홈 서비스는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김향숙 외, 2015; 김동환, 2017). 즉, 주거의 편리와 안전, 더 나아가 건강과 이웃 간의 소통을 높일 수 있는 스마트 홈 서비스의 적용은 그 어느 계층보다 노인들에게 필요하며 삶의 질을 높이는 데에 효과적일 수 있다.

평균 수명의 증가와 함께 노인 단독가구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독거노인은 2000년 54만 4천 명에서 2020년 158만 명으로 20년 사이에 3배 가까이 증가하였다(통계청, 2021a). 이러한 독거노인은 노인부부나 자녀동거노인에 비해 재정, 건강, 고독의 문제 등을 더 많이 경험한다(유재현, 김계현, 박용길, 염경택, 2020). 더욱이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독거노인들은 도시지역의 독거노인과 비교하여 낮은 소득수준, 취약한 신체적 기능과 건강상태, 낮은 생활만족도, 그리고 높은 우울수준을 보이는 등 전반적인 삶의 질이 더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이혜자, 전동일, 2011; 이신영, 2014). 실제로 정재훈(2017)의 연구에 따르면, 주거환경과 관련하여 농촌지역사회에 거주하는 독거노인들이 단독주택에 자가로 거주하는 비율이 높으며, 일상생활 중 주택에서 불편을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농촌 노인들은 ‘아플 때 돌봐 줄 사람이 없다’는 항목에서 가장 높은 응답을 한점을 미루어볼 때 농촌 노인들은 도시지역보다 돌봄의 공백을 더 많이 실감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정재훈, 2017). 따라서 농촌지역 독거노인의 주거생활의 편의를 도모하고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건강관리를 지원하며 안전 및 돌봄의 공백을 줄이기 위하여 각별한 관심과 지원이 요구된다.

최근 들어 농촌지역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연구들이 수행되어 왔으나 대부분의 연구가 농촌 독거노인의 대안적 주거로서 공동생활주거에 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거나(박중신, 박헌춘, 김승근, 2014; 김유진, 2016a; 김유진, 2016b; 배정인, 차남현, 2018), 건축학적 혹은 주거공학적 차원에서 독거노인 가정에 필요한 공학적 기술 개발을 모색하는 연구들이 대부분이었다(이성희, 이현수, 2013; 김민규, 노황우, 2018). 독거노인들의 스마트 홈 경험을 보고한 연구(이영주, 이주희, 나지영, 2015)의 경우 스마트 홈 헬스케어 정부 시범사업에 참여한 서울시 거주 노인들을 대상으로 헬스케어 기기활용에 한정된 경험을 보고하는 식이었다. 따라서 건강관리 및 전반적 스마트 홈 서비스를 경험한 농촌지역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그 경험과 의미를 체계적으로 탐색한 연구는 저자의 탐색 범위 내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본 연구는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스마트 홈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적용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생생한 경험을 탐색하여 그 의미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스마트 홈을 경험한 독거노인들은 물론 이들에게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생활지원사를 비롯 시범사업의 주체인 지자체 담당 및 LH공사, 소방서, 그리고 민간 지원단체 관계자들을 핵심 정보 제공자(Key informants)로 삼아 다각적 관점에서 스마트 홈 경험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독거노인 대상 주거환경 개선의 한 방식으로서 스마트 홈 서비스 도입을 위한 정책적 함의의 제안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실천 방안 마련에 단초를 제공하고자 한다.

Ⅱ. 선행연구 고찰

1. 농촌지역 독거노인의 주거욕구

농촌 지역은 대부분 노인 단독가구(노인 독거, 노인부부가구)의 가구형태가 일반적이며, 도시에 비해 초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특성을 지닌다(남종우, 이재은, 2019). 2020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독거노인의 비율은 2015년(6.4%)에 비해 1.5%가 증가하였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증가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통계청, 2021b). 이러한 추세라면 농촌 지역의 초고령화 및 독거화 수준은 우려스러울 정도이다. 실제로 노인실태조사(2020년)에 의하면, 읍・면부에 거주하는 노인들은 고연령 집단이면서 노인 독거가구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에 더하여 고연령 집단과 무배우자 집단은 기능 상태에 제한이 있는 비율이 높으며, 주관적 건강 인식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보건복지부, 2021). 이러한 결과를 놓고 볼 때 농촌 지역의 고령화 및 독거화로 인한 사회문제가 상대적으로 심각함을 짐작할 수 있다.

노인은 면역체계 기능이 약화되어 질환에 쉽게 노출되며, 심지어 식사도 제때 하지 않아 영양상태가 부족하여 질병이 가중되기도 한다(조입염, 김숙연, 2020). 특히 만성 질환률이 고령일수록 더 증가하는데 여타 가구형태보다 독거노인 가구에 있어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보건복지부, 2021). 만성질환은 자가 관리 및 정기적인 진료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질병으로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나 긴급 상황에 노출되어 있지만 독거노인은 혼자서 응급 상황을 대처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독거노인은 생활 불규칙과 숙면의 어려움, 총체적인 인적 지원의 부재, 심각한 병이 아니면 여간해선 검사를 받지 않는 성향, 돌발 상황에 처할 때 도와줄 사람의 부재, 그리고 자녀에게 폐가 될까봐 수동적인 관계를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조입염, 김숙연, 2020).

한편 독거노인은 신체적 돌봄과 심리적 외로움, 불안감 등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호소하고 있어(보건복지부, 2021), 고령의 독거 농촌 노인들의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건강 및 보건, 영양개선, 주거개선, 사회관계망 개선 등과 같은 서비스가 지원되어야 한다. 그러나 농촌에서는 이와 관련된 서비스가 부족하거나 접근성이 떨어져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며 예방 중심적 서비스보다 치료 중심적 접근에 머물러 있다(남종우, 이재은, 2019).

특히 주목할 점은 최근의 노인실태조사(2020년)에서 지역별 노인 단독 거주비율이 높아지는 이유를 분석한 결과, 도시 지역 거주 노인들은 자녀의 결혼 및 개인(부부) 생활 향유 등으로 노인 단독가구를 선택한 반면 읍・면부 거주 농어촌 노인들은 익숙한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거주하려는(Aging in place 이하 AIP) 욕구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보건복지부, 2021). AIP는 노인이 그동안 생활해왔던 익숙한 지역사회에서 자신의 삶의 방식대로 노년기를 보내는 것으로, 현재 초고령화 시대의 주거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다(홍송이, 2017; 김영우, 정진욱, 송기민, 2021). 하지만 주지하다시피 노인은 신체기능과 감각기능의 쇠퇴로 자립적 생활 능력이 저하되어 이로 인한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으며, 경미한 사고에도 쉽게 심각한 부상을 입기도 한다(장은하, 홍석호, 백옥미, 2020). 또한 고령자는 주로 ‘주택’에서 미끄러짐, 넘어짐, 낙상 등 일상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사고유형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한국소비자원, 2019). 따라서 독거노인에게 안전한 주거환경 제공과 서비스 지원으로 노인의 잔존기능을 유지, 향상시켜 최대한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으며 이에 대한 현실적 대안으로 스마트 홈 서비스가 중요하다. 더욱이 고령 노인의 비율이 높은 농촌지역 독거노인에게 더욱 스마트 홈 서비스가 중요한 실정이다. 다시 말해 농촌 독거노인의 주거환경에 스마트 홈 서비스를 확대 적용함으로써 독거노인의 건강과 안전, 돌봄에 대한 어려움을 사전에 예방하고 해결‧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되며, 이는 AIP를 촉진시키는 중요한 방법의 하나가 될 것이다.

2. 독거노인의 스마트 홈 서비스 관련 연구 동향

스마트 홈은 생활 속 사물들을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제어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2021)에 따르면, 스마트 홈(Smart Home)은 ‘주거환경에 IT기술을 융합하여 사람의 편익과 복지 증진, 안전한 생활을 실현하도록 하는 환경으로 정의하고 있다. 스마트 홈 서비스는 일상생활 수행 능력 및 인지기능과 신체기능에 제한이 있는 사람들에게 더욱 필요한 서비스이며, 이를 통해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독립성을 보장하고, 사회적 고립을 방지하는 효율적인 서비스이다(Chan, Campo, Estève & Fourniols, 2009).

현재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 기업 등에서 시범사업으로 보급하고 있는 기기들은 주로 소형 센서 및 기기를 통해 응급 시 119와 연결되는 알람기능을 제공하거나 건강상태를 체크해주는 건강관리서비스 기능, 주거공간의 안전과 편리를 지원하는 서비스 기능, 정보 제공, 인지능력 향상, 정서적 지원 서비스 등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9년부터 국내 통신사, 소방청과 연계해 스마트 홈 서비스 시범사업을 실시, 독거노인들에게 응급상황에 버튼을 누르거나 ‘살려줘’하고 외치면 119나 가족, 지인의 연락처로 메시지가 자동 연락되는 인공지능 스피커, 가스 알리미, 화재감지기 등의 기능이 탑재된 안전관리 스마트 홈 기기들을 보급하였다. 또한 건강관리기능이 있는 스마트 밴드와 활동량 감지기, AI 생활 스피커 등 정보 제공 기능이 있는 다양한 기능의 스마트 기기를 독거노인들에게 보급하고 있다. 서울시를 비롯한 전국 지자체에서도 앞 다퉈 유사한 응급안전 스마트기기를 비롯 건강관리, 가정 내 조도 및 습도, 온도감지 센서와 같은 쾌적한 환경 지원, 말벗서비스와 같은 정서 지원 기능이 탑재된 IoT, AI, ICT 기반의 다양한 스마트 홈 기기들을 보급해왔다(보건복지부, 2019).

한편 이에 따라 노인의 스마트 홈 서비스 구축과 활용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Ransing & Rajput, 2015; Do et al., 2018; Zhang, Li & Wu, 2020). 지난 10년간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스마트 홈과 관련한 국내 선행연구 동향을 살펴보면, 노인 스마트 홈과 관련된 연구 영역은 크게 건강관리 및 돌봄영역과 주거생활 지원영역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건강관리 및 돌봄영역으로는 건강관리 및 건강모니터링을 위한 시스템 마련과 관련된 연구(김대진 외, 2012; 이영주 외, 2015; 황은진 외, 2017; 강병욱, 김상희, 2018; 이보경 외, 2018; 조입염, 김숙연, 2020; 홍성정 외, 2020)가 가장 활발히 연구되었으며, 응급 및 안전서비스(고주영, 김현기, 2014; 임해원, 이현수, 2018; 박문기, 정슬, 2020), 스마트 간병 및 스마트 케어(하은실, 2014; 조면균, 2017) 관련 연구도 진행되었다. 주거생활 지원영역과 관련된 스마트 홈 서비스는 식생활, 일상생활, 주거공간, 홈 네트워크, 에너지 저감 등의 내용 중 주거공간(주방 및 욕실, 거실)과 관련된 연구가 주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김재용, 남경숙, 2010; 임해원, 이현수, 2013; 임성민, 정재희, 2017).

선행연구를 주거환경의 성격으로 재분류하여 살펴보면, 건강성, 생활성, 안전성, 사회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임성민, 정재희, 2017). 건강성에 해당하는 영역으로는 식생활 관리, 약복용 관리, 원격 의료상담, 스마트 간병 등으로 나타나며(길가영 외, 2015; 조면균, 2017; 황은진 외, 2017; 류재한 외, 2019; 조입염, 김숙연, 2020), 생활성은 화장실, 주방, 거실, 환경 모니터링, 조도, 출입문 센서, 에너지 저감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김재용, 남경숙, 2010; 이현수 외, 2013; 마성훈 외, 2017). 안전성에는 낙상 및 넘어짐, 위치 감지, 재실 여부와 수면 및 위급상태 구분, 응급상황 모니터링 및 지원(자동호출 서비스), 침입탐지, 재난방지, 방재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주영, 김현기, 2014; 정필성, 조양현, 2015; 강병욱, 김상희, 2018; 박문기, 정슬, 2020). 마지막으로 사회성은 사회접촉 기회를 확대하여 사회성 증진 및 심리적 안녕감을 제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사회적 교류가 부족하여 고립감, 외로움을 경험하는 노인에게 정서적 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임성민, 2014). 그러나 사회성과 관련된 선행연구(이현수, 이성희, 2013)는 건강성, 생활성, 안전성에 비해 비교적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노인의 스마트 홈 서비스에 대한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몇 가지 제한점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즉 국내의 연구들은 대부분 건강관리 및 응급 안전관리 측면에 국한돼 있다. 물론 노년기의 건강관리 및 응급 안전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은 이견이 없지만, 노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심리・사회적 측면에서의 지원 역시 중요한데 이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미국의 경우 스마트 홈 서비스 관련 연구에서 일상생활 관리 및 사회적 교류 촉진을 위한 서비스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고령자의 고립감 및 소외감을 예방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김대진 외, 2012). 한편, 스마트 홈 서비스 관련 선행연구에서는 주로 행동패턴 기반 지능형 센서 개발 및 시스템 개발과 구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기술 개발 중심에서 더 나아가 스마트 홈 서비스 사용자 및 돌봄 제공자들을 대상으로 실증적인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Ⅲ. 연구 방법

1. 연구 참여자 선정

본 연구는 연구 참여자를 선정하기 위하여 스마트 홈을 경험한 농촌지역 독거노인들을 대상으로 의도적으로 목적 표집하였다. 참가자들은 정부 및 지자체 지원으로 일련의 스마트 홈 기기들을 1년 이상 활용하고 있는 노인들로서, 이들이 경험한 스마트 홈 서비스는 건강상태를 상시 체크할 수 있는 스마트 밴드를 비롯 날씨나 생활정보 제공, 낙상 등 위험상황에서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 그리고 주택 내 쾌적한 환경과 에너지를 관리해주는 센서 등 주로 응급 시 안전과 건강관리 기능을 지원하는 스마트 홈 서비스들로 모두 동일한 내용의 서비스를 제공받았다. 총 9명의 독거노인들이 연구에 참여했으며, 아울러 이들 독거노인들을 매주 돌보며 도움을 주고 있는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생활지원사(이하 생활지원사)들과 스마트 홈 기기의 보급 및 관리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지자체 담당자 및 노인복지주택 관리자,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주거복지담당자, 노인복지관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인력, 지역 소방서담당자 등을 핵심 정보 제공자(key informant)로 삼았다.

2. 연구 참여자의 일반적인 특성

연구 참여자들에 대한 일반적인 특성은 <표 1>에 제시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은 70~80대의 여성 독거노인들로 구성되었고 질환이 전혀 없는 노인이 1명이고 나머지는 모두 질환을 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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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연구 참여자
노인 참여자 핵심 정보 제공자
대상 연령 성별 질환 대상
노인 1 81 없음 제공자 1 K시 주거복지 담당 공무원
노인 2 88 고혈압, 뇌질환, 고지혈증 제공자 2 K시 LH공사 주거복지 담당
노인 3 72 관절염, 녹내장 제공자 3 K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담당
노인 4 86 천식, 고혈압, 귀질환 제공자 4 K시 맞춤형돌봄 담당
노인 5 78 허리질환 제공자 5 K시 소방서 담당
노인 6 86 고혈압, 허리디스크 제공자 6 K시 생활지원사
노인 7 82 관절염, 허리디스크, 고지혈증, 갑상선암 제공자 7 K시 생활지원사
제공자 8 K시 생활지원사
노인 8 76 고혈압, 고지혈증, 위장질환 제공자 9 K시 생활지원사
제공자 10 K시 생활지원사
노인 9 78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제공자 11 K시 생활지원사

3. 자료수집 방법

본 연구에서는 인터뷰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자료수집 기간 및 횟수는 2021년 2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총 4회의 초점집단면접(Focus Group Interveiw)으로 진행되었다. 본 연구는 농촌 독거노인의 주거복지 서비스 모델 개발을 목표로 한 한국연구재단 과제의 일부로서, 연구에 참여할 대상자들을 K지역 노인복지관 등의 도움을 받아 공개 모집하였고, 이에 참여를 원하는 노인들 9명을 선정해 사전 안내교육을 실시하고 연구동의서를 득하였으며, 본격적인 면담을 진행하기 전 고려대학교로부터 IRB 심의를 완료했다. 먼저 독거노인 9명을 2회에 걸쳐 초점 집단면접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였고, 생활지원사 6명으로 된 초점집단면접 1회, 그리고 관할 지자체 관계자 6명을 대상으로 초점집단면접을 1회 실시하였다. 각각의 인터뷰는 약 1시간 30분에서 2시간가량 진행되었으며, 반구조화된 질문지를 통해 스마트 홈 서비스 사용의 동기 및 과정, 경험, 욕구 등에 대해 탐색하였다. 이외에도 주요 정보 제공자들로부터 보충적으로 어르신들의 경험 및 욕구를 추가 확인하였다. 모든 과정은 참여자의 동의하에 녹음하여 이를 자료로 활용하였다.

4. 자료분석

본 연구는 상대적으로 디지털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농촌 독거노인들이 스마트 홈이라는 새로운 문물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타인 및 주변 환경과 어떤 상호작용을 하며 이러한 것들이 그들의 자의식에 미치는 영향을 탐색하려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질적연구 방법 중에서도 근거이론(Grounded theory) 방법을 선택하였다. 근거이론은 특정 상황이나 조건하에서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기본적인 사회심리적 과정은 무엇인가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탐구하는 방법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핵심 변인이나 과정을 발견하는 것에 유용하다(유기웅 외, 2012). 또한 연구 참여자의 경험을 기반으로 지식을 형성하고자 할 때 유용할 뿐 아니라(엄영숙, 장수미, 2014), 주로 연구 참여자와 환경 간의 상호작용 속에서 참여자들의 대처과정을 탐색하는 데 활용되는 방법론이다(최옥채, 2008). 이에 면담과 관찰을 통해 얻은 자료를 분석하는 데 있어 Strauss & Corbin(1998)이 체계화한 이론적 코딩 방법을 사용하였다(송정희, 2018). 이론적 코딩은 개방코딩, 축코딩, 그리고 선택코딩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분석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것으로, 각 코딩단계에서 자료수집과 동시에 자료 분석이 이루어지는 반복적 비교분석을 한다(송정희, 2018). 따라서 이론적 민감성을 가지고 근거이론 분석과정을 통해 개념을 도출한 후 개념 간의 관계와 과정을 밝히기 위해 코딩 패러다임을 구성하였으며, 중심현상으로부터 관련 범주들을 이끌어내면서 최종적으로 핵심 범주(core category)를 밝히고 이야기 윤곽을 전개시키고자 하였다.

특별히 연구의 윤리 및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연구 참여자들에게 연구의 목적 및 내용, 진행과정, 비밀보장, 자료의 활용 범위 등을 충분히 설명하였으며, 참여 동의를 밝힌 참여자들에게 서명을 받은 후 동의서를 나눠 가졌다. 연구 참여도 중 참여 거부의사를 밝힐 수 있으며, 이에 대한 불이익은 없음을 추가로 설명하였다. 이론적 민감성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선행연구를 지속적으로 고찰하였으며, 연구의 엄격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FGI 실시 후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공동연구원들과 함께 면담의 분위기 및 주요한 의견에 대한 심층 논의를 통해 정확한 결과를 도출하고자 노력하였다. 또한 스마트 홈 서비스에 적응하는 경험을 탐색하고 그 의미를 파악하는데 연구진들의 편견과 선입견이 배제되도록 민감성 제고를 위한 노력과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자세로 임하였다.

Ⅳ. 연구 결과

1. 개방코딩 결과: 독거노인의 스마트 홈 경험에 관한 개념 및 범주화

농촌 독거노인의 스마트 홈 경험에 관한 개념들을 근거이론 방법을 토대로 자료 처리와 분석을 실시한 결과 82개의 개념이 도출되었다. 이를 <스마트 홈의 유용성> <시대의 변화 인식> <안전사고에 대한 염려> <치매발병에 대한 염려> 등 39개의 하위범주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이 하위범주는 다시 인과적 조건, 맥락적 조건, 중심현상, 중재적 상황, 상호작용 전략, 결과와 관련된 상위 범주로 나뉘어 <정보> <안전 염려> 등 16개의 상위범주로 범주화하였다. 개념 및 범주화과정을 분석한 과정은 <표 2>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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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농촌 독거노인의 스마트 홈 경험에 대한 개념 및 범주화 내용
패러다임 상위범주 하위범주 개념
인과적 조건 정보 취득 스마트 홈의 유용성
  • ∙스마트 홈 덕에 목숨을 건진 뉴스를 접함

  • ∙노인에게 유용한 기계가 있음을 듣게 됨

시대의 변화 인식
  • ∙지인을 통해 노인도 기계를 잘 활용해야 하는 시대라고 들음

  • ∙스마트폰을 많이 활용 못해서 답답함

안전 염려 안전사고에 대한 염려
  • ∙낙상과 같은 사고 시 알려줌

  • ∙혼자 사는 불안이 있음

치매 발병에 대한 염려
  • ∙나이 드니 치매 걸릴까 불안함

  • ∙치매로 인한 사고를 염려함

사회 동참 노인층의 애로에 대한 공감
  • ∙노인이 편히 살았으면 좋겠음

노인을 위한 기술에 동참
  • ∙노인을 위한 기술을 연구한다고 해서 참여하였음

  • ∙도움이 된다고 해서 하게 됨

맥락적 조건 접근성 낮은 접근성
  •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음

  • ∙스마트폰이 있어도 사용을 못 함

이해 부족
  • ∙스마트 홈에 대해 이해가 부족함

  • ∙시골에 살아서 그런지 들어보지 못했음

경제성 전기요금
  • ∙전기요금 걱정이 앞섬

  • ∙공짜로 설치해줘도 전기세 걱정에 자꾸 끄게 됨

비용 부담
  • ∙스마트 홈에 대한 비용 부담에 이용을 꺼림

  • ∙비용이 들면 사용을 안 할 것임

지원 및 관리 지원인력 부족
  • ∙기존의 기계도 관리가 안 되어 무용지물임

  • ∙사용법을 자꾸 물어보기 힘듦

반복적으로 가르쳐줄 사람 필요
  • ∙자주 물어보고 관리해주는 사람이 필요함

  • ∙아파트에 물어볼 사람 있었으면 좋겠음

중심 현상 기계 적응 스트레스 불안감
  • ∙낯선 기계의 신호에 불안해 함

  • ∙기계의 불빛이 거슬림

  • ∙전기료가 걱정됨

  • ∙사생활이 녹음되나 걱정

적응 스트레스
  • ∙깜빡거리는 불빛이 신경 쓰임

  • ∙오작동하여 경보음 울릴때 놀람

  • ∙자면서 차고 자야 해서 불편함

  • ∙배터리 충전을 자주 해야 함

학습의 어려움
  • ∙자꾸 잊어버려서 답답함

  • ∙자식들에게 물어보면 짜증 냄

  • ∙직원이 순환보직으로 자주 교체되어 애로가 있음

활용상 불편함
  • ∙휴대하기가 불편함

  • ∙자주 배터리를 갈아줘야 해서 불편함

사회복지 실천 확대 지속적 관리서비스
  • ∙상시적 반복 교육 필요함

  • ∙단순한 유지 보수의 차원에서 접근하면 안 됨

  • ∙노인의 상황을 이해하고 문제를 도와줄 수 있는 지원인력이 부수적으로 따라야 함

사람을 통한 실천과정
  • ∙스마트 홈 보급이 하나의 복지서비스가 되어야 함

  • ∙단순히 편리한 문명을 보급해주는 차원에서 사람이 직접 방문해 고쳐주고 수리해주고 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과정임

사람을 연결하는 고리
  • ∙기계라기보다는 기계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연결하는 그런 기술로 구현되어야 함

  • ∙결국 인간이 중요함

중재적 조건 노인 성향 적극적 성격
  • ∙학력수준은 중요치 않음

  • ∙적극적 성격이어야 잘 활용함

주변 자극이 중요
  • ∙옆집에서 활용하는 것을 보거나 하면 따라하고 싶어 함

  • ∙복지관이나 노인정에서 보고 호기심 가짐

도움 줄 존재 반복교육의 중요성
  • ∙손주가 주말마다 와서 가르쳐줌

  • ∙아파트 관리인에게 자주 찾아가서 물어봄

복지관 도움
  • ∙복지관에서 가르쳐주면 좋겠음

  • ∙생활지원사가 가르쳐 주기 원함

편리성 사용의 간편성
  • ∙사용하기 쉬어야 함

  • ∙단순한 기능과 디자인이 좋음

휴대 편이성
  • ∙가지고 다니기 편해야 함

  • ∙손목시계같이 가지고 다니기 쉬웠으면 함

행동/상호작용 전략 적응을 위한 고군분투 문명을 따라잡으려 애씀
  • ∙혼자 사는 불안함에 노력하고 있음

  • ∙유사시 안전을 위해 어려워도 열심히 물어보고 활용하려고 노력함

미안을 무릎 쓰고 자꾸 물어봄
  • ∙관리실에 맨날 찾아감

  • ∙맨날 가서 물어보기 미안함

이익을 체험 응급 시 유용성
  • ∙응급상황에서 잘 써먹음

  • ∙낙상사건을 겪었을 때 도움을 줌

생활의 유용성
  • ∙AI 스피커가 약 먹을 시간을 알려줌

  • ∙날씨를 알려줌

  • ∙오늘 얼마나 걸었는지 알려줌

도움 요청 도움 없이는 활용 어려움
  • ∙주위에서 도움을 주니까 사용할 수 있음

  • ∙복지관이 가까이 있지 않으면 사용하지 못함

생활지원사 도움
  • ∙생활지원사가 오면 물어봐서 해결함

  • ∙생활지원사가 오래 머무르면 좋겠음

이웃 도움
  • ∙경로당에서 잘 아는 어르신들한테 물어보고 배움

  • ∙∙옆집 사는 사람한테 자주 물어봄

제도적 보완 지속적 A/S 필요
  • ∙A/S 전문 기사가 있었으면 좋겠음

  • ∙정기적으로 와서 봐주는 사람이 필요함

제도적 보완
  • ∙상시적으로 어르신들의 요청에 응할 제도적 도움이 필요함

  • ∙관리센터 같은 것이 생겨야 함

노인 특성 반영
  • ∙노인 습성과 행동 양태를 반영한 기술개발 필요

  • ∙노인이 기계에 적응하는 게 아니라 노인에 맞는 기술을 개발하는 관점을 가져야 함

결과 더디지만 점차 익숙해지고 있음 안전에 대한 안도감
  • ∙지금은 익숙해져서 괜찮음

  • ∙무슨 일이 있으면 기계가 알려준다고 하니까 늘 마음이 놓임

어느새 익숙해짐
  • ∙있다가 없으니까 불편함

  • ∙적응이 됨

자부심
  • ∙새로운 기계를 활용한다고 부러워함

  • ∙자녀들이 스마트 홈 활용을 좋아함

2. 축코딩 결과

가. 패러다임에 의한 범주분석

농촌 지역 독거노인들의 스마트 홈 경험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개방 코딩으로 도출되었던 범주를 재구성하여 패러다임 모형을 구축하였다(송정희, 2018). 이를 위해 본 연구는 Creswell(2015)이 제시하였던 패러다임 모형을 기반으로 하여 중심현상을 중심으로 인과적-맥락적-중재적 조건, 행동/상호작용전략, 결과를 분석하였다(그림 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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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독거노인의 스마트 홈 경험에 관한 패러다임 모형 구축
hswr-41-4-108-f001.tif
(1) 인과적 조건

인과적 조건이란 어떠한 현상이 발생하게 되어 영향을 미치는 사건 또는 일로 구성된 인과적인 원인이다. 분석 결과 <정보 취득> <안전 염려> <사회 동참>이 인과적 조건을 형성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혼자 살던 노인이 넘어져 죽을 뻔했는데 (스마트 홈) 기계가 알려줘서 소방서에서 출동해 살려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어요” - 노인 참여자 1

“개인적으로는 우리가 넘어진다거나 하면 다 감지한다고 하니까. 예를 들어서 넘어진다거나 다친다거나 하면 알 수 있다고 하니까...”- 노인 참여자 3

홀로 사는 독거노인들은 평소 낙상이라던지, 집안에 혼자 있다 갑자기 쓰러지는 상황같이 안전에 대한 걱정이 늘 있었던 와중에 마침 뉴스에서 스마트 홈을 설치한 독거노인 가정에서 그런 상황에서 소방서에 통보가 되어 바로 구조가 되었다는 뉴스를 접하고 스마트 홈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마침 독거노인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제안이 들어와 고민하면서 안전에 대한 대비 차원에서 스마트 홈 경험을 결정하였다. 일부 시범 연구사업 차원에서 스마트 홈 기계를 설치한 노인 중에는 조금이나마 노인들을 위한 기술 개발에 도움이 될까하는 마음에서 다소 귀찮아도 참여를 결정했다.

“저는 이걸 통해서 연구를 하신다고 해서... 우리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구나 이런 뜻에서 (스마트) 밴드를 달라고 했어요. 노인들이 조금이나마 편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노인 참여자 5

(2) 맥락적 조건

상황적 맥락이란 어떤 현상에 속하는 구조적 장으로서 행동/상호작용 전략에 취해지는 일련의 조건들을 말한다. 분석결과 <접근성> <경제성> <지원 및 관리>가 맥락적 조건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스마트 홈 시스템을 활용하느냐의 상황적 관건은 기존 유사 시스템이 잘 관리되고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독거노인들을 위한 지원 기기들이 기존에 없었던 것은 아니나 설치 시기에만 관리를 해줄 뿐 이후 지속이 되지 않는 경향이 많았다는 것이다.

“아마 아파트에서 욕실에 비상벨이 있는 지역은 저희 밖에 없을 거예요. 전 실에 다 되어 있는데 (비상시 벨이 울려도) 받을 사람이 없어요”- 노인 참여자2

또한 인터넷을 설치해야 작동이 되는 스마트 홈은 다수의 노인들에게 그림의 떡이 될 확률이 높다. 적은 비용 지출에도 부담을 크게 느끼는 노인들의 특성상 인터넷 유지비용을 감당하려 들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노인들의 팍팍한 주머니 사정 탓도 있으나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디지털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 세대에게 있어 스마트 홈의 유용성에 대한 이해가 낮기 때문에 굳이 비용을 들여 활용하고 싶은 욕구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홈은 인터넷이 설치되어야 하는 게 조금 부담이 되고요”- 노인 참여자 9

특히 기계의 작동법에 대해서 자꾸 망각을 하는 바람에 주변에 물어볼 사람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도 스마트 홈 활용의 중요 관건이었다. 주변에 노인복지관이나 경로당, 그리고 관리실에서 지원이 잘 되는 경우에만 스마트 서비스를 도입할 마음을 갖게 되었다.

“나는 스마트폰은 있는데 할 줄을 몰라서 그래. 못하겠더라고. 배워도 돌아서면 잊어버려. 그래서 놔두고 안 써”- 노인 참여자 8

참가자들 중 40%가량인 4명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들 중 대부분인 3명은 스마트폰의 유용한 기능을 활용하지 못하고 그저 전화 통화 수단으로 쓰는 식이었을 정도로 스마트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또 하나의 관건이었다.

(3) 중심현상

중심현상이란 ‘여기서 무엇이 진행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것으로서 인과적 조건으로 인해 발생되는 중심 생각이나 사건을 의미하며(송정희, 2018), 행동 및 상호작용전략을 통해 해결하거나 조절하려는 중심사건들 또는 상황을 의미한다. 분석결과 <기계 적응 스트레스> <사회복지 실천 확대>가 중심현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민 끝에 노인들은 스마트 홈 기계를 활용해 보려고 작정했으나 막상 기계가 설치된 후에는 새로운 기계와의 동거에 적응하는 데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ICT 기계가 갑자기 삐~ 소리가 나서 놀란 경험도 했고, 잠시 문을 열어 놓으면 계속 “문이 열렸습니다”하고 경고음을 반복적으로 울리는 등 경보 장치가 너무 예민하게 작동해 불안감을 조성하기도 하였다. 한마디로 기계의 기술적 한계와 사용의 미숙함으로 인해 도입초기에는 노인들이 스마트 홈 시스템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다.

“처음에는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번쩍번쩍하고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그래서 며칠 전혀 못 자고... 잠을 못 자서 못살아”-노인 참여자 3

또한 초기에 참가자들은 스마트 기계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사생활이 노출되는 걱정을 하기도 하였다. 참가자들은 기계에서 나는 불빛이 마치 영상으로 촬영되는 것이 아닌지, 대화가 녹음되는 것이 아닌지, 사전에 설치 업체 측에서 설명을 해줬어도 의심의 끈을 놓지 못하기도 하였다.

“내가 씻을 때 다 보이는 거 아니야?’, ‘내가 말하는 거 다 여기 녹음되는 거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노인 참여자 7

기계에 대한 이러저러한 걱정들로 인해 설치 업체 측에서나 공공에서 지속적인 관리 서비스를 해주기 원하지만 현실적으로 원하는 만큼 도움을 받기는 쉽지 않았다. 또한 기계의 작동으로 인해 전기세가 많이 나올까 항상 신경을 쓰여 중간에 꺼놓기도 하였다. 특히 스마트 기계를 활용하면서 어느새 노화로 인해 무엇을 배워도 바로 잊어버리는 건망증을 더 인식하게 되어 그게 또 하나의 스트레스로 작용하기도 하였다. 스마트 홈의 보급에서 중요한 점은 지속적으로 사용법을 알려주고 불안했을 때 설명을 해줄 사람이 존재하느냐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도움의 지속성이 담보되느냐가 독거노인들이 스마트 홈을 지속적으로 유지 활용하는 데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독거노인들의 스마트 홈 적응은 노인 개인의 노력보다는 노인 맞춤형 기능으로의 업그레이드와 같은 기술적 보완이 필요하고, 그 이전까지는 반복적으로 설명하고 관리해줄 인력의 지원이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독거노인들에게 스마트 홈 기기의 보급은 단순한 재택생활 지원 기계의 제공 차원을 넘어 기계의 보급과 사용 과정에서 사회복지실천을 크게 확대하는 현상을 낫기 때문이다.

“어르신들께 ‘시스템을 구축했으니 알아서 하세요’는 아닌 것 같아요. 계속 케어하고, 그 안에도 휴머니즘이 있거든요. 설치해주고, 이 사람들이 방문해서 확인해주고 필요한 것을 제공하고 어르신들 말벗도 하는 시스템이어야 할 것 같아요”- 주요 정보 제공자 1

다시 말해 노인들에게 아직은 기기의 보급 자체가 주는 문물의 편익에 대한 만족 보다는 기기의 보급과 관리 과정에서 요구되는 지역사회의 지원과 관리, 즉 ‘사람의 도움’이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다. 노인들은 기기를 통해 지역자원을 더 접촉하고 의지하는 과정 속에서 스마트 홈에 더디지만 차츰 적응 해가고 있는 것이며, 자신의 독거 처지가 주는 불안감이 차츰 해소되는 것이다.

“시스템이 완벽하게 구축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심리적인 만족도는 있지만, 사람이 직접 방문해서 고쳐주고 수리해주고 케어해주는 과정에 휴머니즘이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유지 보수만 하는 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이니까 어르신들의 상황을 해석하고 이해해서 (문제를) 찾아 줄 수 있는 것은 찾아주고 도와드려야...”- 주요 정보 제공자 3

(4) 중재적 상황

중재적 상황이란 행동/상호작용전략에 내포된 구조적 조건의 하나로 연구 참여자가 특정 상황에서 취한 상호작용전략에 영향을 준 범주를 의미한다. 분석 결과 <노인 성향> <도움줄 존재> <편리성>이 중재적 상황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참여자 중 중요 정보 제공자들인 생활관리사들이나 지역 주거복지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볼 때 노인들의 성격적 특성, 즉 적극적 성향이 일단 중요하고, 아울러 주변에서 사용상의 도움을 줄 존재가 있는가가 중요하였다.

“성격이 더 크다고 봐요. 학력이나 나이 차가 아니라요. 적극적인 성격의 어르신들은 하려고 하는데... 얼마 전 93세 어르신도 몇 번 가르쳐드리니까 하더라구요”- 주요 정보 제공자 5

또한 중재적 상황으로 기기가 사용하기 간편한 형태인가, 휴대하기 편한가가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르신들은 자주 잊어버리는 특성 탓에 버튼 하나만 누르는 식으로 간편 기능이 아니면 활용에 애로가 있으며 휴대하기 편리해야 사용을 지속하는 경향이 있었다.

“무조건 사용하기 쉬어야 해요. 복잡한 것은 아예 엄두도 못 내셔요. 아무리 기능이 많아도 그것을 외워서 활용하기 힘들어 하시니 무조건 간단한 버튼 한 두개 있는 것, 혹은 음성으로 말하면 알아듣는 식이던지...”주요 정보 제공자 8

(5) 행동/상호작용전략

행동 및 상호작용전략은 주어진 맥락 하에서 존재하는 현상을 조절하고 실행하며 대처하도록 고안된 전략들을 의미한다. 분석 결과 <적응을 위한 고군분투> <이익을 체험> <도움 요청> <제도적 보완>이 행동 및 상호작용전략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 홈 사용 초기 노인들은 활용법을 기억하느라 고군분투를 해야 했다. 가르쳐줘도 자꾸 잊어버리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자녀들에게 전화해서 물어보면 한 두번 설명해주다가 이내 짜증을 내며 타박을 하곤 해서 더 이상 물어보기도 힘들었다.

“애들은 전화해서 물어보면 이내 짜증을 내요. 그것도 못하냐고... 막 짜증을 내요”- 노인 참여자 2

그나마 손자가 주변에 살고 있는 경우는 상황이 좀 나았다. 손자는 자식과는 달리 할머니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매번 설명을 해주기 때문이다. 한편 자녀들의 도움이 힘든 경우 관리실 직원에게 달려가곤 하는데, 너무 자주 물어보는 것에 대해 미안해했다. 노인들은 스마트 홈 기기의 배터리 충전과 같이 아주 단순한 기계 활용도 잘 잊어버리는 탓에 주위의 도움이 필요했는데, 이 경우 자녀들에게 의존하기보다는 주변 사회적 관계에 주로 의존하고 있었다. 관리실 직원에 의뢰하는 경우가 많았고, 독거노인 생활지원사가 방문하는 경우 생활지원사에게, 또 근처 노인복지관에 다니는 사람은 노인복지관 직원에게 물어보는 식으로 사회적 자원을 활용해 극복했다.

“관리실에서 모르면 가져와 보라고 해서 자주 가져가 물어봐요. 근데 맨날 가서 물어볼 수도 없고...”- 노인 참여자 1

이렇게 적응을 위한 고군분투를 벌이다 결정적 적응의 계기는 스마트 홈의 이익을 몸소 체험한 것이었다. 집에서 낙상했을 때 “아이고~ 나 좀 살려줘요” 했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소방서에서 달려와 응급조치를 해준 덕분에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다. 이처럼 위험한 상황에서 스마트 홈이 주는 이익을 직접 체험한 경우는 이후 적극적으로 기기를 활용하게 되었다. 또한 약 먹을 시간을 상기해주고 건강관리도 해주는 등 생활적인 유용함을 체험하고 나니 스마트 홈에 자연스럽게 적응하게 되었다.

“얘(AI 스피커)가 약 먹을 시간이 되면 약을 먹으라고 알려주기도 하고, 날씨를 알려주기도 하고.... 뉴스 같은 것도 나오고 괜찮더라고요”- 노인 참여자 4

“시계도 보고, 내가 얼마나 걸었는가 그것도 보고 괜찮던데요? 만보가 되면 밴드에서 진동이 와요. (조금 걸은 날은) 내가 오늘은 좀 더 걸어야겠구나, 덜 걸어야겠구나 하죠”- 노인 참여자 6

노인들에게 있어 스마트 홈에 익숙해지는 것은 시간의 인내가 필요한 것이었다. 그 시간 동안 반복적으로 설명해주고 가정을 방문하여 A/S를 해주는 존재가 반드시 필요하였다. 또한 노인의 특성을 반영한 보다 간편한 기기의 개발이 필요하다.

“나는 생활지원사에게 해달라고... 생활지원사는 와서 조금 앉았다 가는데... 시간이 좀 더 많아서 봐주면 좋겠어”>- 노인 참여자 4

“소방서가 있듯이 지역에 주거 관련 서비스를 담당하는 일종의 센터가 있으면 좋겠어요. 커뮤니티케어가 되는...”- 주요 정보 제공자 3

한편 제도적 보완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 홈을 비롯해 현재 독거노인들에게 보급된 기계들이 일차적으로 노인들이 안전을 위협받는 긴급한 상황에서 신속한 대응을 위해서인데, 막상 출동을 해도 「개인정보 보호법」으로 인해 어르신들의 개인정보에 접근하지 못해 긴급한 구조에 한계가 노출되기도 하는 등 관련 제도의 보완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가장 주거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중요한 것은 개인정보라고. 그게 공유가 안 되면 협력할 수가 없어요. 개인정보를 쉽게 얻을 수 없어요. 저희도 어르신들과 관련된 개인정보임에도 불구하고, 공단에다 요구하면 주지 않거든요. 공단은 시에다 한 번 줬기 때문에 연계해서 받으라는건데, 시를 통해서 받는 정보가 100% 정확하지 않거든요”- 주요 정보 제공자 2

(6) 결과

결과는 중심현상이 상호작용전략의 다양한 대처 방법으로 해결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분석 결과 <더디지만 점차 익숙해지고 있음>이 결과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은 더디지만 이렇게 주변 인적자원의 도움으로 스마트 홈에 조금씩 적응하고 있었다. 오히려 활용에 익숙해지니 고장 나거나 하면 불안해 지기까지 했다.

“지금은 괜찮아요. 지금은 아무렇지 않아요. 오래되니까 익숙해서 아무렇지 않아요”- 노인 참여자 5

“난 (스마트 밴드가) 있다가 (고장 나서) 없으니까 너무 불편해요”- 노인 참여자 1

나. 상황 매트릭스(conditional matrix) 분석

상황 매트릭스(conditional matrix)는 연구의 현상과 관련된 다양한 종류의 미시적 조건과 거시적 상황 조건에 따라 어떻게 행위자가 행위/상호작용과 연관되어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가를 설명하는 분석도구이다(Strauss & Corbin, 2001). 본 연구의 중심현상인 ‘기계 적응 스트레스’ ‘사회복지 실천 확대’를 매트릭스 분석을 통하여 미시적·거시적인 개념들을 일련의 도식으로 나타내면 [그림 2]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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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농촌 독거노인의 스마트 홈 적응과정의 매트릭스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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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차원에서 농촌 독거노인들은 안전에 대한 염려와 주변 자극 및 정보를 통해 스마트 홈의 설치를 결정하였다. 이후 기기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한 불안감과 걱정 등 적응 스트레스를 겪는다. 그러다 기기에 적응하려는 적극적 노력과 주변 가족 및 사회자원의 반복적 도움으로 인해 차츰 적응하기 시작했으며, 특히 실제로 안전을 위협받았던 적이 있었을 때 기기의 도움으로 긴급 구조를 받았던 경험을 하고 나서는 기기의 유용성을 실감하고 적응해가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더디지만 조금씩 ‘사람’의 도움으로 스마트 홈 환경에 적응해가고 있었다. 지역사회환경 차원에서는 손자의 인내심 어린 반복 설명이라는, 사적인 도움도 있었으나 그보다 관리실 직원이나 복지관, 일주일마다 방문하는 독거노인 생활지원사의 도움이 컸다. 다시 말해 독거노인을 지원하는 지역사회 차원의 지원 여부가 적응과정에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사회제도 차원에서는 스마트 홈 기계를 유지, 보수해 줄 시스템과 함께 아직은 고령의 독거노인들에게는 기기의 보급과 함께 그 이상의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된다. 스마트 홈 기기의 보급과 관리 과정 자체가 또 하나의 사회복지서비스 욕구를 확대시키며, 이 과정에서 노인들이나 지원인력들도 사회복지 실천의 가치가 깃든 휴머니즘이 있는 사회복지실천의 중요성을 더욱 절감하는 것으로 보인다.

3. 선택코딩의 결과

선택코딩은 마지막 단계로서 핵심 범주를 밝히고, 이 핵심 범주(Core Category)를 이야기 윤곽 전개와 가설적 관계 진술을 통하여 이론 중심으로 범주를 통합시키고 정교화하는 과정이다(Strauss & Corbin, 1998; 유기웅 외, 2012).

가. 핵심범주와 이야기 윤곽(story line): “더디지만 ‘사람’의 도움으로 스마트 홈 ‘기계’에 적응해가고 있음”

본 연구의 참여자와 핵심 정보 제공자에 대한 인터뷰 내용으로부터 개념을 도출한 후 하위범주와 범주로 범주화하여 축 코딩을 거쳐 분석한 결과, 독거노인들의 스마트 홈 경험의 핵심 범주는 “더디지만 ‘사람’의 도움으로 스마트 홈에 적응해가고 있음”으로 결정되었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스마트 홈 경험 초기 미디어나 상대적으로 문물의 전파가 빠른 도시지역 거주 친지들로부터 스마트 홈에 대한 정보를 접했다. 혼자 사는 불안함과 안전사고에 대한 염려의 대비 차원에서 기회가 왔을 때 스마트 홈 프로그램에 참여를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노인을 위한 기술 개발에 도움이 된다는, 사회 참여 동기도 스마트 홈 활용 실험에 참여하는 동기로 작동했다. 스마트 홈에 접근하는 과정은 시골이라는 접근성의 한계, 인터넷 설치 및 전기요금 등 경제성 문제, 도움을 줄 A/S 인력의 문제가 스마트 홈 보급과 유지에 있어 중요하였다. 스마트 홈을 경험하며 기계의 충전 등 관리의 성가심, 오작동 시 불안감 등 적응 스트레스가 많았다. 또한 기계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사생활 노출의 염려도 있었고 막상 사용하는 데 있어 크고 작은 불편함도 감수해야 했다. 때문에 잘 때는 기계 전원을 꺼놓는다든지, 사용을 중단할까도 고민하였다. 이 과정을 잘 극복하는 데에는 적극적인 성격의 노인 성향이 중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느끼고 배우기 힘들어도 도전하려는 적극적 성격 특성이 있는 사람만이 스마트 홈에 적응하였다. 교육을 해줘도 자주 잊어버리는 노인들의 망각 때문에 주변에 거리낌 없이 자주 물어볼 수 있는 스스로 적극적 성격을 갖던지, 아니면 주변에 도움을 줄 존재가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또한 기계들 중에 오히려 기능이 많이 탑재된 다기능 기계보다는 사용이 편리한 기계가 더 유용했다. 많은 기능을 다 활용할 필요도 없었고, 또 기능을 다 암기해 활용한다는 것은 노인들에게 너무 큰 도전인 것으로 보인다. 노인들은 이렇게 신문물에 대한 적응을 위해 고군분투를 해야 했다. 불빛의 깜빡거림, 소리에도 민감해 밤잠을 설치는 등 초기 적응 스트레스가 적지 않았다. 그러다 응급 상황에서 스마트 홈 덕분에 위기를 넘긴 경험을 하고 난 후에는 스트레스가 완전 사라졌다. 오히려 이후 기계가 없으면 불안해질 정도로 의지하게 되었다. 또한 날씨나 필요한 정보도 알려주고, 오늘 몇 걸음을 걸었는지 건강관리의 수단도 되어주고, 약 먹을 시간도 알려주는 등 스마트 홈의 이익을 체험하고는 점차 만족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안전에 대한 안도감에 노인들은 자신의 반복된 망각과 싸우며 스마트 홈에 적응을 해가고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사회복지적 실천 가치가 녹아든 인적 서비스가 더욱 요구되는 것이었다.

Ⅴ.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농촌 독거노인들을 대상으로 스마트 홈 서비스의 적응 경험을 조사, 독거노인들에게 있어 스마트 홈 서비스는 현시점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이를 토대로 노인 사용자 기반의 스마트 홈 기술의 개발과 효율적인 전달체계 수립에 기초적인 자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정부 지원의 시범사업인 스마트 홈 기술을 제공받은 초고령사회 지역인 K지역의 독거노인들을 대상으로 2회의 포커스 그룹 인터뷰와 이들의 스마트 홈 서비스 보급 및 관리에 관련된 주요 정보 제공자들을 대상으로 별도로 2회의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진행하여 자료를 수집했다. 수집된 자료는 근거이론 분석 방법을 활용해 패러다임 모형에 의한 과정분석과 함께 매트릭스 분석을 통해 개인적 차원의 범주에서 확장하여 지역사회환경 차원, 사회제도적 차원에서 독거노인 스마트 홈 적응 현상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몇 가지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농촌 독거노인들은 더디지만 사람의 도움으로 스마트 홈 기계에 적응하고 있었다. 본 연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상대적으로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방 농촌지역 독거노인들을 대상으로, 스마트 홈 적응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탐구하고자 하였다. 통계청 조사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현재의 한국 고령 노인들의 교육 수준이 저학력이 대다수라는 점, 그리고 생애의 전 기간을 디지털과는 괴리가 있는 아날로그적 삶을 살았던 농촌 독거노인들이기에 본 연구는 정부가 최근 활발하게 실시하고 있는 스마트 홈 서비스 보급이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닐지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연구를 시작하였다. 농촌 독거노인들은 상대적으로 사회서비스 인프라가 부족한 농촌 지역에 거주한다는 점, 그리고 더욱이 혼자서 긴 노후를 보내야 하는 불리함이 있는 대상들이기에 더욱 스마트 홈 서비스가 절실한 상황이나 동시에 이율배반적으로 이 같은 두 가지의 불리함은 스마트 홈에 적응하는 데 매우 불리한 조건인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도움이 있어서 가능했지만 어쨌거나 연구대상자들은 스마트 홈이라는 신문명에 차츰 적응하고 있었고 차츰 문명의 이기를 활용하고 있었다. 아울러 본 연구 결과 스마트 홈 기기의 보급은 독거노인들에게 안전에 대한 심적인 안도와 실질적 도움의 경험이라는 형태로 안전의 사각지대를 다소 커버해주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독거노인들은 항상 낙상이나 급작스런 심장 발작 등 안전사고에 불안감이 크다. 정부에서 제공하는 독거노인 대상 스마트 기기가 대부분 이러한 낙상사고 감지 및 건강상태 체크 기능을 해주기 때문에 기기 활용 이후 한결 마음이 놓였다는 의견이었다. 특히 실제 낙상사고시 도움을 받아 위기를 모면한 사례는 그야말로 스마트 홈 기기의 보급 이유를 증명해주고도 남는 일이었고, 이후 당사자나 주변 노인들에게 스마트 홈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불러오는 계기가 되었다.

둘째, 스마트 홈의 적응과정을 개인적, 지역사회 환경적, 그리고 제도적 차원에서 검토해보면, 먼저 개인적 차원에서는 노인 개인의 성향과 반복적으로 도움을 줄 존재 여부가 적응의 관건임을 알 수 있었다. 고령의 독거노인들이 스마트 홈에 적응하는 개인적 차원의 관건은 새로운 것에 대해 개방적인 성향을 소유했느냐의 여부였다. 다소 예상과는 달리 학력 수준이나 연령대로 인한 차이보다는 새로운 것에 대해 호기심이 많고, 그것을 배워서 활용하려는, 노인 개인의 성향이 적응에 중요했다. 반대의 소극적 성격의 경우 적응에 애로가 많아 중단하거나 최소의 기능만을 활용하는 식이었다. 지역사회환경 차원에서는 스마트 홈 이용 방법에 대해 반복적으로 물어볼 사람이 존재하느냐가 관건이었는데 이 경우 자녀나 가족과 같은 1차적 관계보다는 관리사무소 직원, 주변 노인복지관 직원, 혹은 일주일에 한 번씩 방문하는 생활지원사 등 공적 성격의 지역사회 인적자원의 도움이 컸다. 대도시 지역이 아닌 경우 더욱 자녀들과 멀리 떨어져 사는 경우가 많고 주변에도 노인들만이 거주하기 때문에 기기에 대해 잘 알려줄 사적 관계도 드물다. 특히 중년의 자녀들은 노인들의 더딘 습득을 이해하지 못하고 타박을 주기가 일쑤여서 도움을 받기 어려웠으며, 간혹 가까이 사는 손자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일부 있긴 하였으나 주로 도움을 받는 대상은 지역사회에 함께 거주하는 주변 사회관계망이었다. 따라서 소외된 독거노인들에게 스마트 홈 서비스를 보급한다는 것은 동시에 그 기기를 지속적으로 관리해 줄 인적자원을 연결해줘야 한다는 정책적 시사점을 준다. 사회서비스 인프라가 부족한 농촌 지역일수록 신문명의 기계적 도움을 줄 존재가 주변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사람의 도움이 중요하다. 다시 말해 스마트 기계는 복지서비스의 하나의 수단일 뿐이며 결국 사람의 도움이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셋째, 스마트 홈의 지속 가능성이 담보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사회적 지원이 수반되어야 한다. 노인들의 스마트 홈 적응의 관건은 반복적으로 도움을 줄 공적, 사적 인적자원의 존재 여부였다. 농촌 독거노인들은 아무래도 도시지역의 노인들보다 스마트 홈과 같은 발달된 문명에 대한 접촉과 자극이 상대적으로 덜 해서 막상 스마트 홈 기기를 보급하고 설명을 해줘도 금새 잊어버리곤 하였다. 오랜 기간 아날로그 시대를 살아온 현재의 노인들이기에 디지털 시대의 정보통신기술이 생소하고 익숙하지 않으며, 욕구에 비해 활용 가능한 수준의 기술을 습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정보를 익힌 후 이를 의식적으로 꺼내 재생하려는 능력은 노화에 따라 저하되기 때문에(이영주, 이주희, 나지영, 2015), 이들에 대한 디지털 교육은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보다 충분히 많은 시간을 할애해 설계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농촌의 경우 가정을 방문해 반복적으로 현장 교육을 할 수 있는 상주 인력이 보다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향후 독거노인 가정의 스마트 홈이 지속 가능한 효과성을 담보하려면 스마트 홈의 보급과 함께 지역사회의 도움망이 체계화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기의 보급시 일종의 A/S 성격을 확대한 의미의 관리인원을 배정하여 수시로 방문, 혹은 전화 서비스 지원을 해주는 방식이 고려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체의 직원도 고려해볼 만은 하나 이보다는 주거복지를 담당하는 인력이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참가자들은 모두 이후 지속적인 연락을 할 존재로 사회복지사를 꼽고 있었다. 독거노인 대상 스마트 홈의 이용 방법이 그리 어렵지 않다는 점에서 기기 설치업체 직원의 지원보다는 복합적인 사회복지 서비스를 담당할 사회복지인력을 교육해 이를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 최선일 것으로 보인다. 사회복지인력 중에서도 생활지원사가 방문하는 독거노인의 경우는 생활지원사가 이 일을 담당토록 하는 것이 대안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생활지원사가 방문하는 가정에 현재보다 오래 머무르며 설명과 관리를 해줄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이 제도적으로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노인사용자들의 특성을 고려한 보다 편리한 기기의 개발이 요구되며, 이 과정에서 노인 사용자들이 직접 제품 개발과정에 참여하는 ‘리빙랩(Living lab)’ 방식의 제품 개발 방식을 고려해봄 직하다. 생활실험실, 즉 리빙랩이란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마치 실험실에서 실험하듯 현장에서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하는, 사회문제 해결의 새로운 방법으로, 과학기술 개발과정에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Hossain et al., 2019). 특히 이 방식은 노인돌봄 분야에서 더욱 요구되고 있는데, 커뮤니티 케어 구축을 위해서 여러 지자체에서 ICT, IoT, 인공지능 등의 4차 산업기술을 접목한 통합 케어서비스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이 과정에서 노인의 참여가 중요해지고 있으나 국내의 경우 아직까지 노인사용자가 참여한 연구는 매우 드문 실정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의 경우 지자체와 민간, 기업, 대학이 노인 사용자와 연계해 노인주거 관련 리빙랩 연구가 활발한 실정인 것에 비해(Callari et al., 2019) 국내의 경우 노인이 참여한 기술 개발이 미흡한 상황인 것으로 파악된다. 향후 노인을 스마트 홈 서비스 개발에 적극 참여시킴으로써 노인 니즈를 반영한 스마트 홈 서비스 기기의 개발이 활성화될 필요성이 있다.

다섯째, 스마트 홈 기기는 개발자 측면에서는 신기술 개발, 공간건축 활용, 관련법 제개정 등이 중요한 이슈이겠지만, 사용자 측면에서는 아파트단지 관리 운영과 관련되는 법규와의 연결성, 여러 기관 및 단체들의 지지와 홍보가 중요한 이슈인 것으로 보인다(이영주 외, 2015). 아직도 적잖은 노인들이 이러한 스마트 홈 프로그램이 보급되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는 경우가 허다해 공공과 민간의 홍보 활동과 보급 노력이 현재도 필요하다. 핵심 정보 제공자인 공공기관 관계자들에 따르면 스마트 홈이 실제 필요한 노인들은 사각지대에서 방치되는 노인들인 데 비해 실제 스마트 홈 혜택을 받는 노인들은 공공의 관리 범주에 있는 비교적 상황이 좋은 노인들이라서 이 역시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다시 말해 혼자 살면서 복지관이나 경로당에 나오지 않는 소외된 노인들에게 이러한 스마트 홈 기기가 더 필요하나 이들은 총체적인 정보 및 공적 신뢰의 부재로 애초부터 수혜대상에서 배제되거나 스마트 홈 기기의 설치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렇게 제도권에 들어오지 못한 독거노인들에게 어떻게 스마트 기기의 보급을 비롯한 서비스 개입을 할 것인가가 숙제이며 이 부분에 대한 다각적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점이다.

여섯째, 농촌 독거노인들의 스마트 홈 적응 과정은 기계를 활용한 사회복지실천의 한 진화 과정이기도 하였다. 인적 서비스가 점차 기계적 서비스로 대체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고 있는 현재 농촌 독거노인들의 스마트 홈 경험에서 본 연구는 아직은 ‘기계’보다는 ‘사람’의 도움이 더 필요하다는 현실을 실감함과 동시에, 스마트 홈 기기는 농촌 독거노인들에게 사람의 도움과 서비스를 전달하는 사회복지실천의 한 도구라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다시 말해 참가 노인들은 스마트 홈 기계가 주는 기계 자체의 유익보다도 이 기기의 보급과 활용 과정에서 관계자들이나 사회복지사, 관리인, 주변 이웃들과 접촉면이 늘어나고 이들로부터 직접적 도움을 받으면서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이 있다는 것이 그들에게 보다 중요한 의미인 것으로 보인다. 즉 디지털 세대가 기계 자체의 기능 활용을 통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가지는 것에 비해 노인들은 기계 자체의 유익이 상대적으로 크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며 오히려 기계를 매개체로 한 사람과의 접촉이 더 소중하고 중요해 보인다. 사람과의 접촉으로 인해 보호를 받는다는 느낌과 그러한 매개체를 통해 조금씩 세상의 변화에 따라가고 있다는 자부심이 노인들을 이 스마트 홈에 적응해가게 하는 중요 요소인 것이다. 참여자들은 본인들에게 스마트 홈 기기의 사용법을 반복적으로 교육시켜 주기 원하는 사람으로 주변 사회복지사나 생활지원사를 꼽은 점을 미루어 볼 때도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기계적 편의가 아니라 그것을 매개로 한 사람의 도움, 즉 사회복지 혜택인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향후 커뮤니티케어 수립에 있어 스마트 홈 기계를 매개로 한, 혹은 이를 적극 활용한 전달체계 및 서비스 인력 계획의 고려가 필요하다.

한편 농촌 독거노인들을 대상으로 스마트 홈 적응과정을 탐색한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이 몇 가지 한계를 지닌다. 본 연구의 대상자들이 특정 지역의 여성노인들만으로 구성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질적연구 방법은 연구 결과의 일반화를 목적으로 하는 연구가 아니므로 대상선정에 있어 지역이나 성별의 고려가 필수적이지는 않다. 더욱이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노인들 중 절대 다수가 여성노인이라는 현실을 감안했을 때 여성노인들로만 구성되었다는 사실이 문제는 아니나 어쩔 수 없는 연구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울러 연구대상자들이 활용한 스마트 홈 서비스의 구성이 안전과 건강관리, 정보 제공 기능으로 한정된 점 또한 다각적인 스마트 홈 서비스 활용 경험을 파악하는 데 다소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본 연구는 농촌 독거노인의 스마트 홈 활용 경험을 탐색하기 위해 독거노인들을 대상으로 2회의 FGI, 핵심 정보 제공자들로부터 2회의 FGI를 실시하는 등, 총 4회의 FGI를 통해 결과를 도출했는데 이는 스마트 홈 활용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하는 데는 다소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노인 대상의 스마트 홈 보급 프로그램이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학문적 차원에서 그 의미가 제대로 탐색되지 못했던 현실에서 스마트 홈 서비스가 가장 필요한 농촌 지역의 독거노인들을 대상으로 그 과정과 경험을 ‘근거이론’이라는 과학적 탐구 방법을 활용해 고찰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후속 연구를 통해 농촌 독거노인 대상 스마트 홈의 지속가능하고도 효율적인 관리방안에 대한 탐색이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이 있으며, 나아가 4차 산업혁명 시대 사회복지실천 방법 및 서비스로서 스마트 홈이 어떻게 포함되어야 하는지 다각적인 방식의 학문적 탐색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Acknowledgement

본 논문은 2019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음(NRF-2019S1A5A2A03038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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