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거주 고령 장애인의 미충족 의료 영향요인 유형화 연구

A Study on the Categorization of Unmet Healthcare Needs Influencing Factors for Older Adults with Disabilities Living in the Community

알기 쉬운 요약

이 연구는 왜 했을까?
고령 장애인은 장애와 노화라는 이중적인 어려움을 겪는 집단이다. 커뮤니티케어가 추진되면서 지역사회 안에서 자율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나, 현재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고령 장애인의 건강권 및 생존권과 직결되는 미충족 의료가 발생하고 있진 않은지, 발생하고 있다면 어떠한 요인들이 미충족 의료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해야만 개선 가능한 방안을 모색하고, 고령 장애인의 건강권 보장이 가능한 커뮤니티케어가 정착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새롭게 밝혀진 내용은?
고령 장애인의 미충족 의료 발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몇 가지의 요인들이 아닌, 개인, 지역사회 및 사회구조적 요인들을 포괄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또한 도시와 농촌 간 고령 장애인의 건강 격차가 크다는 점이 나타났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고령 장애인의 미충족 의료 발생은 장애와 노화의 이중적인 위험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가 아니라 환경과 사회적 결정요인에 따른 충분치 못한 의료보장의 결과로, 고령 장애인의 유형별 특성에 따른 맞춤화된 건강권 증진을 위한 제도 및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amine the factors that influence unmet healthcare needs to promote the right to health and survival of older adults with disabilities living in the local community. Furthermore, it provides implications for building a foundation for community care. This study used data from the 2020 National Survey on Older Koreans conducted by the Korea Institute for Health And Social Affairs (KIHASA). A total of 418 older adults with disabilities (aged 65+) living in the community were analyzed. Factors influencing unmet healthcare needs were selected based on Gelberg-Andersen’s behavioral model for vulnerable populations, and the differences were considered by categorizing them using a latent class analysis. In addition, as a result of verifying the effect of the four classes derived through logistic regression on unmet healthcare needs, it was found that there were significant differences by class. The significance of this study is that the occurrence of unmet healthcare needs is not an inevitable result of the double risk of aging and disability, but the result of insufficient healthcare coverage due to environmental and social determinants. A follow-up study considering heterogeneity in the older adults with disabilities is required.

keyword
Older Adults with DisabilitiesUnmet Healthcare NeedsThe Behavioral Model for Vulnerable PopulationsLatent Class Analysis

초록

본 연구는 지역사회에 거주하고 있는 고령 장애인의 건강권 및 생존권 보장과 증진을 위하여 미충족 의료 영향요인을 포괄적으로 살펴봄으로써 미충족 의료 해결에 필요한 구체적인 논의를 제시하고, 나아가 커뮤니티케어의 기반 구축에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0년도 노인실태조사 자료를 활용하였고, 분석에는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만 65세 이상 장애판정을 받은 고령 장애인 총 418명의 자료가 활용되었다. 미충족 의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Gelberg-Andersen의 취약계층 행동모델을 기반으로 선정하였으며, 잠재계층분석을 통해 도시건강형, 도시취약형, 도농건강형 및 농촌취약형의 4개 유형이 도출되었다. 유형별 차이 및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여 4개 유형이 미충족 의료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한 결과, 농촌취약형에 비하여 도시건강형, 도농건강형, 도시취약형 순으로 미충족 의료 발생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본 연구는 다양한 영향요인들을 고려함으로써 미충족 의료의 발생이 노화와 장애의 이중적 위험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가 아닌, 환경과 사회적 결정요인에 의한 충분치 못한 의료보장의 결과임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 향후 고령 장애인을 대상으로 집단 내 이질성을 고려한 후속 연구가 요구된다.

주요 용어
고령 장애인미충족 의료취약계층 행동모델잠재계층분석

Ⅰ. 서론

고령 장애인은 고령화된 장애(aging with disability)와 노화로 인한 장애(disability with aging)를 가진 집단을 모두 지칭하는데(신유리, 김경미, 유동철, 김동기, 2016; 황주희 외, 2014), 우리 사회의 빠른 고령화는 만 65세 이상 고령 장애인의 비율에서 또한 나타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3년마다 실시하고 있는 장애인실태조사 자료에 의하면 장애 인구 중 만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4년 43.3%, 2017년 46.6%에서 2020년엔 무려 절반에 가까운 49.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 중에서도 27.9%는 만 75세 이상 후기노인이 차지하고 있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1). 의료 기술의 발달과 함께 노인과 장애인 모두 평균수명이 과거보다 연장되고 있어 고령 장애인의 비율은 앞으로 더욱 급격히 증가할 전망이다(Jia & Lubetkin, 2020). 그리고 길어진 수명과 함께 고령 장애인의 경우 노화 과정에서 조기 노화(premature aging) 및 이차적인 장애(secondary condition)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건강 위험 또한 함께 증가할 것이다(노승현, 김정석, 신유리, 2017). 그러나 고령 장애인이 당면하고 있는 위험과 어려움을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은 아직 부족하며, 관련된 정책들마저 고령 장애인 집단의 특성을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함으로써 지원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이는 장애를 노인이 가진 하나의 특성으로 치부하는 잘못된 전제에서 비롯되기도 하고, 장애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정부, 서비스 제공자 및 지역사회 혹은 장애인 집단 내에서도 고령 장애인에 대한 권리 주장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United Nations, 2019).

고령 장애인은 삶을 영위하는 데 있어 장애와 노화라는 이중적인 어려움을 겪는 집단으로(Ma et al., 2017; Perry et al., 2021), 우리 사회는 노인과 장애인이라는 각기 독립된 집단 차원에서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다수의 정책 및 실천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나가고 있지만 정작 노인과 장애인의 교집합 속에서 만나는 고령 장애인은 역설적으로 사회적 관심의 사각지대에 머무르고 있다. 고령 장애인에 대한 부족한 사회적 관심과 노력은 장애인을 위한 대표적인 정책 중 하나인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불과 2020년까지만 하더라도 만 65세가 된 장애인은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을 적용받는 동시에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를 지속하여 받을 수 없는 분절적 상황에 놓여 있었다(김세진, 2017). 이는 고령 장애인은 노인일 뿐 장애인으로서 받아야 할 사회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는 상황이었음을 의미하며, 현대판 고려장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이들에 대한 생존권과 건강권에 대한 관심은 턱없이 부족했다. 다행히 2021년부터는 장애인이 만 65세 이상이 되어 장기요양등급을 받더라도 기존 장애인 활동지원 급여량과 비교했을 때 급여량이 활동지원 최저구간 이상 감소한 경우 보전 급여를 신청할 수 있도록 개정된 「장애인 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고 있지만, 여전히 만 65세 이전 일 최대 24시간의 활동지원서비스에 비하면 만 65세 이후에는 턱없이 모자란 시간이 보전되는 실정이다(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2021). 또한 대상자를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어, 대상자 선정기준과 관련하여 활동지원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고령 장애인이 발생할 가능성은 법 개정 이후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국가인권위원회, 2020). 이와 같은 고령 장애인의 욕구에 대한 불충분한 사회적 관심, 그리고 이로 인한 분절적이고 부족한 사회서비스는 고령 장애인의 활동을 제약함으로써 다양한 미충족 욕구를 발생시키고 있다(Momtaz, Hamid, & Ibrahim, 2012).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언급되어왔고, 우리 사회 또한 추진해나가고 있는 커뮤니티케어는 이와 같은 취약집단의 미충족 욕구의 충족을 전제로 시작된다. 고령 장애인 본인이 원한다면 요양병원으로부터 혹은 장애인 거주시설로부터 나와 지역사회 안에서 자율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고령 장애인의 다양한 미충족 욕구를 살펴보고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체계와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황주희 외, 2020). 특히 다양한 미충족 욕구 중에서도 이들의 건강권, 나아가 생존권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는 미충족 의료는 커뮤니티케어의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우선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문제이다. 고령 장애인의 미충족 의료는 이들이 생애주기 중 노년기에 있다는 점, 그리고 장애가 있다는 점에서 다른 집단에 비하여 매우 높은 확률로 발생할 수 있다. 연령대별, 그리고 장애 유무별 미충족 의료를 살펴본 한국의료패널조사 결과, 연령대별 미충족 의료율은 20대 3.9%, 30대 7.4%, 40대 16.1% 및 50대 18.0%로 연령과 미충족 의료 간 정적 상관관계가 검증되었다. 특히 60대와 70대 이상은 각각 20.3%, 34.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고령일수록 미충족 의료율은 급격히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Yoon et al., 2019). 또한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하여 미충족 의료율이 4.6% 높았고, 만 65세 이상 고령 장애인의 경우는 미충족 의료가 17.95%로 고령 비장애인에 비해 무려 4.91%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오욱찬 외, 2020). 또한 노인실태조사에서는 고령 비장애인과 장애인 간 병・의원 및 치과를 포함한 미충족 의료 경험률은 2017년 5.05%에서 2020년 6.09%로 격차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고령 장애인의 높은 미충족 의료 경험률은 삶의 질 저하뿐만 아니라 사망률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회적 문제이다(김소애 외, 2019; 신한얼 외, 2019).

그러나 미충족 의료는 단순한 인과관계적 접근으로 설명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복합적인 차원의 문제이다. 다양한 원인 요인들이 존재하며, 모든 구성원에게 적용할 수 있는 단일한 해결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변수 중심의 인과관계 파악으로는 한계가 있다(Blackman et al., 2006). 이에 본 연구는 Gelberg-Andersen의 취약계층 행동모델(Behavioral model for vulnerable populations)을 기반으로 고령 장애인이라는 연구 대상의 다양한 취약성을 반영한 영향요인들을 포괄적으로 고려하고자, 변수가 아닌 연구 대상에 초점을 둔 접근 방식(person-centered approach)인 잠재계층분석(Latent Class Analysis, LCA)을 활용하고자 한다(Rosellini, Coffey, Tracy, & Galea, 2014). 또한 고령 장애인의 미충족 의료를 예측하는 다양한 영향요인 수준에 따라 잠재집단별 양상의 차이를 확인하고, 집단별 특성을 기반으로 한 차별적인 개입점을 제시함으로써 고령 장애인의 미충족 의료 해결에 필요한 구체적인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커뮤니티케어의 기반을 구축하는 데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Ⅱ. 선행연구

1. 고령 장애인의 미충족 의료

미충족 의료는 의료서비스 제공 기관과의 거리, 대기 시간 등의 가능성, 그리고 비용 등의 경제성을 이유로 필요한 치료임에도 불구하고 충족되지 못한 의료서비스를 의미한다(OECD, 2020). 미충족 의료의 문제는 치료를 포기한 사람들의 개인적 건강 악화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지속될 경우 사회의 건강 불평등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이다(OECD & European Union, 2020). 사회의 의료 시스템이 구성원의 건강에 대한 요구를 충분히 충족시키고 있는가는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하는 과제이나 확인이 쉽지 않다는 점 때문에 이에 대한 대안으로써 미충족 의료가 보건의료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지표로 널리 활용되어 왔다(Cunningham, Hadley, Kenney, & Davidoff, 2007). 이에 많은 실증 연구와 정책 보고서를 통하여 개인의 건강 및 삶의 질에 있어 미충족 의료가 주요 영향요인임이 검증되었고, 이와 같은 결과를 토대로 미충족 의료 발생을 낮추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이루어져 왔다(Sakellariou & Rotarou, 2017). 그러나 여전히 거주 지역 혹은 고용형태별로 미충족 의료 발생의 격차는 큰 것으로 확인되며, 특히 저소득, 노인, 장애인 등 미충족 의료 취약계층은 이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우세린, 손민성, 김귀현, 최만규, 2020; Yoon, Jung, Kim, & Ha, 2019). 특히, 미충족 의료에 영향을 미치는 취약성, 즉 노화와 장애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고령 장애인은 다른 연령대의 장애인 혹은 고령 비장애인과 비교했을 때 의료서비스 이용에 있어 불균형 및 낮은 형평성의 문제를 경험할 확률이 매우 높다(김수진, 2021).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하여 기본적으로 의료서비스 이용 욕구가 높으며, 의료서비스 이용과정에서도 더 복잡하고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다양한 이유로 미충족 의료 발생의 가능성이 높다(McColl, Jarzynowska, & Shortt, 2010; Rotarou & Sakellariou, 2019). 거기에 더해 고령 장애인의 경우 생애주기상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자연스럽게 높아지기 때문에 미충족 의료 발생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권선진, 2018). 고령 장애인에게 미충족 의료는 건강권 나아가 생존권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지표인 동시에 이들의 삶의 질 저하뿐만 아니라 사망률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회적 문제이다(김소애 외, 2019; 신한얼 외, 2019). 그러므로 탈시설화 및 커뮤니티케어를 지향해가는 현시점 지역사회에 거주하고 있는 고령 장애인의 건강권 증진 차원에서 본 연구는 이들의 미충족 의료 영향요인을 Gelberg-Andersen의 취약계층 행동모델에 기반하여 포괄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2. Gelberg-Andersen의 취약계층 행동모델과 미충족 의료 영향요인

Andersen의 의료서비스 이용 행동 모델(Andersen’s behavioural model of health services use, 1968)은 의료 시스템의 과소 이용, 오용 혹은 남용 등을 연구할 때 가장 널리 사용되어 온 의료서비스 활용 모델 중 하나이다(Lederle, Tempes, & Bitzer, 2021). Andersen은 의료서비스 이용을 설명하는 데 있어 소인요인(predisposing factors), 가능요인(enabling factors) 및 필요요인(need factors)을 중점적으로 제시하였다(Andersen & Newman, 1973). 소인요인은 의료서비스 이용에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요인은 아니지만, 서비스 이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연령, 성별, 교육수준, 가족 규모 등과 같은 인구사회학적 요인이 포함된다. 가능요인은 의료서비스 이용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으로, 거주 지역 및 도농 여부, 소득, 건강보험 등이 포함된다. 필요요인은 의료서비스 이용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인지된 요인, 진단받은 요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인지된 장애, 인지된 증상, 진단받은 증상 혹은 질환 등이 포함된다. 이와 같이 Andersen의 의료서비스 이용 행동 모델은 의료서비스 이용 행동에 있어 개인과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폭넓게 반영한 결과, 수많은 연구의 근간이 되는 모델로써 활용되어 왔으나 지속적으로 요인 확장에 대한 요구를 받아왔다(전보영, 권순만, 이혜재, 김홍수, 2011)

다수의 실증 연구를 통한 적용과 검증으로 Andersen의 의료서비스 이용 행동 모델은 확장 및 수정이 이루어졌고, 더하여 의료서비스 이용 대상자의 특성, 특히 질병과 상해에 있어 높은 위험을 가진 취약집단의 취약 요인, 그리고 이로 인한 의료서비스 이용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Victor, Kheibari, Staton, & Oser, 2018). 의료서비스 이용 욕구를 별도로 살펴보아야 할 높은 위험을 가진 취약집단으로는 윤리적 규범과 가치, 자원 활용 가능성 측면을 고려한 결과, 이민자, 난민, 고위험 임산부, 영유아, 노인, 만성질환 환자 및 장애인 등으로 나타났다(Aday, 1994). 이와 같은 취약집단의 건강 및 건강 추구 행동 등의 특성을 반영하여 Gelberg, Andersen과 Leake(2000)는 Andersen의 의료서비스 이용 행동 모델을 수정 확장한 취약계층 행동모델을 제시하였다. 취약계층 행동모델은 취약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모델인 만큼 기존 의료서비스 이용 행동 모델이 개인 수준에 머물렀던 것에서 나아가 사회구조적 요인 및 지역사회 수준의 요인들을 추가하였다. 이에 생태체계이론의 관점에서 개인 수준과 지역사회 수준, 그리고 사회구조적 수준 간의 상호작용을 살펴봄으로써, 취약집단이 의료서비스 이용을 하는 데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수준의 요인들을 고려할 수 있는 모델이다(Stockdale, Tang, Zhang, Belin, & Wells, 2007).

취약계층 행동모델은 크게 전통영역(Traditional domains)과 취약영역(Vulnerable domains)으로 나누어지며, 기존 모델의 소인요인, 가능요인, 필요요인을 전통영역으로, 취약집단의 특성요인을 소인요인, 가능요인, 필요요인으로 각각 새로이 선정하여 취약영역으로 구분하였다(Gelberg, Andersen, & Leake, 2000). 전통영역의 소인요인, 가능요인 및 필요요인은 기존 Andersen의 의료서비스 이용 행동 모델과 동일하며, 취약영역의 소인요인으로는 이주력, 문해력 등의 사회구조적 요인, 커뮤니티 거주 이력 및 노숙 여부, 중독 및 범죄 이력 등과 관련된 청소년기 특성 요인 등이 있다. 그리고 취약영역의 가능요인에는 공적 혜택과 관련된 요인, 교통과 관련된 접근성 관련 요인, 일상생활능력 등이 포함된 자조 기술 관련 요인, 사회서비스 자원 및 정보 자원 등과 관련된 요인이 포함되어 있으며, 필요요인에는 주관적 건강, 진단받은 건강 상태 등이 포함된다. 따라서 연구 대상자가 취약집단일 경우, 전통영역과 취약영역의 요인을 모두 포괄하고 있는 취약계층 행동 모델을 고려할 때 기존 Andersen의 의료서비스 이용 행동 모델의 한계점을 넘어 보다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설명이 가능하다. 본 연구의 대상인 고령 장애인은 장애와 노화라는 이중적 취약성을 가진 집단으로, Gelberg-Andersen의 취약계층 행동 모델을 기반으로 전통영역 및 취약영역 내 요인들을 포괄적으로 선정하여 미충족 의료 영향요인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소인요인의 경우에는 미충족 의료에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연구모형 내 통제변수로 투입하고자 한다. 그리고 미충족 의료에 직접적인 원인 요인으로 볼 수 있는 가능요인과 필요요인은 모두 유형화 분석에 투입하여 지역사회 거주 고령 장애인의 미충족 의료 영향요인으로써 유형 분류에 포함시키고자 한다.

Ⅲ. 연구 방법

1. 자료 및 연구 대상

본 연구는 지역사회에 거주하고 있는 고령 장애인의 미충족 의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유형화하기 위하여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0년도 노인실태조사(National Survey of Older Koreans) 자료를 활용하였다. 노인실태조사는 노인의 삶의 질 향상과 고령 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정책 개발 및 대응을 위한 국가적인 기초자료로, 지역사회에 거주하고 있는 다양한 노인의 삶과 욕구를 조사한 만큼 지역사회 거주 고령 장애인의 미충족 의료 현황 및 전반적인 영향요인을 살펴보기에 적합한 자료이다. 2020년 노인실태조사의 목표 모집단은 전국 17개 시와 도의 일반 주거시설에 거주하는 만 65세 이상 노인으로, 표본추출틀은 2018년 인구주택총조사 자료의 전국아파트조사구 및 보통조사구를 활용하여 1단계 확률비례계통추출법 및 2단계 집락추출법을 사용하였다(이윤경 외, 2020). 본 연구의 분석에는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만 65세 이상 장애 판정을 받은 고령 장애인 총 418명의 자료가 활용되었다.

2. 측정도구

가. 미충족 의료

본 연구에서 미충족 의료는 지난 1년간 본인이 진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였으나, 병・의원 혹은 치과에서 진료를 받지 못한 적이 있음을 의미한다. 2020년 노인실태조사에서는 병・의원과 치과 각각의 문항으로 조사되었으나, 본 연구에서는 두 문항 중 하나라도 긍정 응답이 있는 경우를 미충족 의료가 발생한 것으로 보아 0과 1, 이분 범주인 단일문항으로 재구성하였다. 0은 지난 1년간 병・의원 및 치과에서 미충족 의료가 없었음을 의미하며, 1은 지난 1년간 미충족 의료가 발생하였음을 뜻한다.

나. 미충족 의료 영향요인

본 연구에서는 Gelberg-Andersen의 취약계층 행동모델을 기반으로 전통영역 및 취약영역 내 가능요인과 필요요인을 고령 장애인의 미충족 의료를 살펴보는 데 있어 영향요인으로 선정하였다. 각 요인의 기준 및 구체적인 내용의 구성은 <표 1>과 같다. 미충족 의료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필요요인으로는 주관적 건강 상태 및 우울을 포함하였다. 주관적 건강 상태는 평소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한 단문항으로 매우 나쁨, 나쁨으로 응답한 경우 부정적, 그 외의 응답은 긍정적으로 구성하였다. 우울은 단축형 노인우울척도(Short form of Geriatric Depression Scale, SGDS)를 사용하였고, 총 15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축형 노인우울척도에서 8점 이상인 경우, 우울 증상이 있음을 의미하므로(이윤경 외, 2020) 해당 기준에 따라 우울 증상의 유무를 0과 1로 범주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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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미충족 의료 영향요인 구성
영역 (요인) 영향요인 기준 내용
전통영역 (가능요인) 거주지 0 농촌(9개 도의 읍·면부)
1 도시(8개 특별·광역시 및 9개 도의 동부)
취약영역 (필요요인) 주관적 건강 상태 0 부정적(건강이 나쁜 편, 매우 나쁘다)
1 긍정적(매우 건강, 건강, 그저 그렇다)
취약영역 (필요요인) 우울 0 우울 증상이 있음(SGDS 8점 이상)
1 우울 증상이 없음(SGDS 7점 이하)
취약영역 (필요요인) 운동실천 0 실천하지 않음(주 2일 이하의 운동 혹은 운동 안 함)
1 실천함(주 3일 이상 지속적으로 10분 이상의 운동)
취약영역 (필요요인) 영양 상태 0 미흡(NSI 3점 이상)
1 양호(NSI 2점 이하)
취약영역 (필요요인) 수단적 일상생활능력 0 부분 및 완전 도움(IADL 11점 이상)
1 완전자립(IADL 10점)
취약영역 (필요요인) 디지털 기기 사용 0 미사용
1 사용
전통영역 (필요요인) 경제활동 참여 0 미참여
1 참여
전통영역 (필요요인) 보건의료기관 접근성 0 접근성 낮음(집에서 도보 30분 이상)
1 접근성 높음(집에서 도보 30분 미만)
취약영역 (필요요인) 이동 및 안전성 0 이동 및 안전성 낮음
1 이동 및 안전성 높음

한편, 미충족 의료를 발생시킬 수 있는 가능요인으로는 거주지, 운동실천, 영양 상태, 수단적 일상생활능력, 디지털 기기 사용, 경제활동 참여, 보건의료기관 접근성, 이동 및 안전성을 포함하였다. 특히, 이 중 운동실천, 영양 상태, 수단적 일상생활능력 등 대부분의 요인은 취약영역 내 가능요인으로 선정함으로써 고령 장애인이라는 연구 대상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였다. 먼저 거주지는 9개 도의 읍・면부는 농촌, 8개 특별・광역시 및 9개 도의 동부는 도시로 범주화하였다. 다음으로 운동실천은 국민건강증진개발원의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상 만 65세 이상의 신체 활동 지표인 주 3일 이상 운동을 기준으로 하였다. 주 2일 이하 혹은 운동을 안 하는 경우는 실천하지 않음, 주 3일 이상 지속적으로 10분 이상의 운동을 실천한 경우는 실천함으로 구성하였다. 영양 상태는 영양선별 도구(Nutrition Screening Initiative, NSI)를 사용하여 측정하였고, 총 10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문항별 가중치를 반영하여 총점은 21점이며, 0~2점은 영양관리 양호, 3~5점은 영양관리 주의, 6점 이상은 영양관리 개선이 필요함을 의미한다(이윤경 외, 2020). 이에 3점 이상의 주의 및 개선 단계는 미흡, 2점 이하는 양호로 범주화하였다. 수단적 일상생활능력(Instrumental Activities of Daily Living, IADL)은 가장 기본적인 생활 유지를 위한 일상생활수행능력(ADL)보다는 높은 차원의 기능을 평가하는 도구로 자립 생활을 유지하는 데 있어 필요한 기능을 스스로 할 수 있는지를 묻는 10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10점은 완전자립이 가능함을, 11점 이상은 부분 도움이나 완전 도움이 필요함을 의미하므로 이를 기준으로 범주화하였다. 디지털 기기 사용은 스마트폰, 태블릿 PC 혹은 컴퓨터의 단순 보유가 아닌, 사용 여부를 묻는 문항으로, 미보유 시에도 응답이 가능하며 사용하지 않는 경우 미사용, 사용하는 경우 사용으로 구성하였다. 경제활동 참여는 조사 시점으로부터 일주일간 수입을 목적으로 1시간 이상 일을 한 여부를 묻는 단문항으로 구성되었다. 일한 경험이 있으나 현재 하지 않는 경우 및 평생 일을 하지 않은 경우는 미참여로, 현재 일을 하는 경우는 참여로 범주화하였다. 보건의료기관 접근성은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병의원, 보건소 등 보건의료기관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문항으로 응답하였다. 노인의 거주 지역사회 환경을 연구한 다수의 연구에서 노인의 거주지와 시설 간 인프라의 이동 가능 거리를 도보 30분을 기준으로 살펴본 만큼(이윤경, 2021; 장수지, 2017; 진재문, 2020), 본 연구에서도 걸어서 30분 이상이 걸리는 경우 접근성 낮음, 30분 미만인 경우 접근성 높음으로 범주화하였다. 마지막으로 이동 및 안전성은 평소 외출 시 버스나 전철 이용의 어려움, 교통수단 부족 및 불편한 도로 상태 등의 이동성 문제와 계단이나 경사로, 배려 없는 교통편의 시설 및 보행의 위험 등 안전성을 물어본 문항이다. 이동 및 안전에 있어 하나라도 해당하는 어려움이 있다면 이동 및 안전성 낮음, 어려움이 없다면 이동 및 안전성 높음으로 범주화하였다.

다. 통제변수

Gelberg-Andersen의 취약계층 행동모델에서 소인요인은 의료서비스 이용에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요인은 아니지만,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구사회학적 요인으로 본 연구에서는 미충족 의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인요인을 유형화에 포함하지 않고, 통제변수로 선정하여 분석하였다. 첫째, 성별은 여성 0, 남성 1로 변환하였다. 둘째, 연령은 전기노인(만 65세 이상) 0, 후기노인(만 75세 이상) 1로 변환하였다. 셋째, 교육수준은 무학 0, 초등학교 졸업 1 및 중학교 졸업 이상 2로 분류하였다. 넷째, 가구 형태는 단독 가구 0, 동거 가구 1로 변환하였다. 다섯째, 의료급여수급 여부는 수급 0, 비수급 1로 변환하였다. 마지막으로 장애 유형은 지체장애 1, 뇌병변장애 2, 시각장애 3, 청각장애 4 및 기타 장애 5로 범주화하여 사용하였다

3. 자료분석 방법

본 연구는 SPSS 25.0 및 Mplus 7.4를 이용하여 잠재계층분석(LCA) 및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에서 활용한 잠재계층분석은 관찰된 응답 패턴을 기반으로 유사한 응답자 유형을 분류할 때 활용되는 분석 방법으로, 변수 중심 접근이 아닌 사람 중심 접근을 통해 변수 간 연관성보다는 공통 속성을 공유하는 응답자 그룹을 식별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Denson & Ing, 2014). 따라서 고령 장애인의 다양한 속성을 고려하여 미충족 의료에 미치는 영향요인을 유형화하는데 있어 가장 적합한 분석 방법이다.

잠재계층분석은 우선 가장 적절한 잠재계층 유형의 수를 결정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다양한 정보부합도 지수를 활용한다. 유형 분류를 위한 정보부합도 지수로는 AIC(Akaike Information Criterion), BIC(Bayesian Information Criterion) 및 SSABIC(Sample Size Adjusted Bayesian Information Criterion)를 활용하였고, 해당 자료에 대한 모형의 적합도는 세 가지 지수의 수치가 낮을수록 좋다고 해석할 수 있다(Rosellini, Coffet, Tracy, & Galea, 2014). 또한 Entropy 지수는 모형의 적합도를 나타내는 수치는 아니지만, 0부터 1의 범위에서 값이 클수록 잠재계층 유형 간 구별의 정확도가 좋음을 뜻한다(Clark, 2010). 이에 더하여 통계적 모형 비교의 유의도 검증을 위해 LMR(Lo-Mendell-Rubin adjusted likelihood ratio test) 및 BLRT(Bootstrapped Likelihood Ratio Test)의 ρ값을 .05 수준에서 검정하였다.

구체적인 분석과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을 파악하고자 기술분석 및 빈도분석을 실시하였다. 둘째, 잠재계층분석을 실시하여 고령 장애인의 미충족 의료 영향요인을 분류하였다. 셋째, 잠재계층 유형의 수가 확정되면, 다음으로 분류율에 따라 잠재계층을 유형별로 분류하고 분류된 유형별 집단 간 차이를 검증하였다. 마지막으로 기준 집단 대비 유형별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함으로써 유형에 따른 미충족 의료 발생 가능성을 분석하였다.

Ⅳ. 연구 결과

1. 연구 대상자의 사회인구학적 특성

연구 대상자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을 살펴본 결과는 <표 2>와 같다. 성별은 여성이 52.2%, 남성이 47.8%로 비슷하게 분포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연령은 만 65세 이상의 전기노인이 43.8%, 만 75세 이상 후기노인이 56.2%로 후기노인 응답자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수준은 정규교육을 받지 못한 무학인 경우가 20.1%였으며, 초졸이 43.1%, 중졸 이상이 36.8%로 연구 대상자 다수가 초졸 이하의 학력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가구 형태는 단독 가구가 32.8%. 동거 가구가 67.2%로 동거 중인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의료급여수급자 여부는 의료급여를 수급하는 경우 23.7%, 의료급여수급자가 아닌 경우 76.3%로 본 연구 대상자의 다수는 의료급여수급자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다. 마지막으로 장애 유형은 지체장애가 60.5%로 가장 많았고, 그 뒤로 청각장애 16.3%, 시각장애 8.4%, 뇌병변장애 5.3%, 그 외 다양한 기타 장애가 9.6%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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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연구 대상자의 사회인구학적 특성(n=418)
구분 빈도 %
성별 여성 218 52.2
남성 200 47.8
연령 전기노인(만 65세 이상) 183 43.8
후기노인(만 75세 이상) 235 56.2
교육수준 무학 84 20.1
초졸 180 43.1
중졸 이상 154 36.8
가구 형태 단독 가구 137 32.8
동거 가구 281 67.2
의료급여수급 여부 수급 99 23.7
비수급 319 76.3
장애 유형 지체장애 253 60.5
뇌병변장애 22 5.3
시각장애 35 8.4
청각장애 68 16.3
기타 장애 40 9.6

2. 고령 장애인의 미충족 의료 영향요인 유형 분석

가. 미충족의료 영향요인 유형 분류 결과

고령 장애인의 미충족 의료 영향요인 유형을 분석하기 위하여 잠재계층분석(LCA)을 실시한 결과는 <표 3>과 같다. 가장 적합한 유형 분류를 위하여 2-계층 모형부터 5-계층 모형까지 다양한 적합도 지수를 살펴보면서 순차적으로 모형을 비교 검증하였다. 검증 결과, 4-계층 모형에서보다 5-계층 모형에서 BIC 및 SSABIC 값이 증가하였고, LMR, BLRT가 .05 수준에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Entropy 지수도 4-계층 모형보다 5-계층 모형에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모든 적합도 지수들을 고려한 결과 4-계층 모형이 고령 장애인의 미충족 의료 영향요인 유형을 살펴보는 데 있어 가장 적합한 분류임이 확인되었다. 추가적으로 4-계층 모형의 잠재계층 유형별 분류율을 확인하였고, 유형 1에 24.1%, 유형 2에 34.0%, 유형 3에 27.3% 및 유형 4에 14.6%가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개의 유형 중 1% 미만의 분류율을 가진 경우는 없었으므로, 분류율에서도 4-계층 모형의 유형 분류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였다(Nooner et al.,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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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
잠재계층 유형 분석 모형의 적합도 검증
구분 2-계층 3-계층 4-계층 5-계층
AIC 4707.712 4669.642 4645.131 4639.313
BIC 4792.457 4798.748 4818.657 4857.229
SSABIC 4725.818 4697.203 4682.206 4685.872
LMR(ρ) <.001*** .001** .004** .264
BLRT(ρ) <.001*** .001** .004** .256
Entropy .720 .708 .773 .741
잠재계층 분류율(%) 1 48.6 29.7 24.1 23.0
2 51.4 21.5 34.0 6.2
3 - 48.8 27.3 19.1
4 - - 14.6 27.0
5 - - - 24.7

주: **ρ<.01, ***ρ<.001

나. 잠재계층 유형별 조건부 응답 확률 결과

고령 장애인의 미충족의료 영향요인에 따라 나타난 4개 잠재계층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각 영향요인의 응답 패턴을 살펴본 결과는 <표 4>와 같다. 유형 1은 101명(전체 표본의 24.1%)으로, 구성원 전원이 도시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 유형에 비하여 건강, 운동이나 영양, 수단적 일상생활능력 및 접근성이나 이동성 등 전반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응답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어. 유형 1을 ‘도시건강형’으로 명명하였다. 유형 2는 142명(전체 표본의 34.0%)으로, 유형 1과 마찬가지로 전원이 도시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보건의료기관과의 접근성이 좋고, 우울이 낮다는 점을 제외하면 주관적 건강 상태, 운동실천 및 영양 상태, 수단적 일상생활능력, 이동 및 안전성 등의 대부분 요인에서 부정적인 응답이 나타나 유형 2는 ‘도시취약형’으로 명명하였다. 유형 3은 114명(전체 표본의 27.3%)으로, 이 중 약 60%는 농촌, 약 40%는 도시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기관과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을 제외하면 유형 1과 유사하게 대체로 전 요인에서 긍정적인 응답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유형 3은 ‘도농건강형’으로 명명하였다. 마지막으로 유형 4는 61명(전체 표본의 14.6%)으로, 전원이 농촌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적인 응답이 높은 요인은 거의 없었으며, 특히 주관적 건강 상태, 운동실천 및 영양 상태, 수단적 일상생활능력 및 이동 및 안전성 등의 요인에서 높은 부정적 응답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유형 4는 ‘농촌취약형’으로 명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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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4.
잠재계층 유형별 조건부 응답 확률(n=418)
지표 유형 1 (도시건강형) 유형 2 (도시취약형) 유형 3 (도농건강형) 유형 4 (농촌취약형)
24.1% 34.0% 27.3% 14.6%
거주지 농촌 .000 .000 .604 1.000
도시 1.000 1.000 .396 .000
주관적 건강 상태 나쁨 .201 .881 .344 .872
좋음 .799 .119 .656 .128
우울 우울 .000 .476 .163 .560
비우울 1.000 .524 .837 .440
운동실천 안함 .264 .736 .322 .738
.736 .264 .678 .262
영양 상태 미흡 .226 .639 .297 .920
양호 .774 .361 .703 .080
수단적 일상생활능력 도움 필요 .009 .639 .088 .660
완전 자립 .991 .361 .912 .340
디지털 기기 사용 사용 안 함 .386 .817 .680 .880
사용함 .614 .183 .320 .120
경제활동 참여 안함 .787 .988 .595 .952
.213 .012 .405 .048
보건의료기관 접근성 원거리 .000 .067 .174 .382
근거리 1.000 .933 .826 .618
이동 및 안전성 어려움 .289 .801 .813 .934
양호함 .711 .199 .187 .066

유형별 응답 패턴을 확인한 결과는 [그림 1]과 같다. 건강형에 속하는 2개 유형과 취약형에 속하는 2개 유형은 비슷한 응답 패턴을 보인 반면, 일부 요인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건강형에 속하는 2개 유형인 도시건강형과 도농건강형의 경우, 대부분의 요인에서 도시건강형이 긍정적인 응답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도농건강형의 경우 도시건강형에 비하면 디지털 기기 사용과 이동 및 안전성 요인에서 큰 차이로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편, 취약형에 속하는 2개 유형인 도시취약형과 농촌취약형을 비교해 본 결과, 대부분의 요인에서 도시취약형이 긍정적인 응답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농촌취약형은 도시취약형과 비교했을 때, 영양 상태 및 보건의료기관 접근성에서 큰 차이로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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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잠재계층 유형별 응답 패턴
hswr-41-4-26-f001.tif

3. 고령 장애인의 미충족 의료 영향요인 잠재계층 유형별 특성

고령 장애인의 미충족 의료 영향요인의 잠재계층 유형별 특성을 살펴본 결과는 <표 5>와 같다. 성별에서는 도시건강형은 여성이 37.6%를 차지하는 데 반해, 농촌취약형의 경우 여성이 62.3%인 것으로 나타나 농촌취약형에 속한 여성의 비율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연령은 도시취약형, 도농건강형 및 농촌취약형이 도시건강형보다 유의하게 만 75세 이상 후기노인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수준은 도시건강형, 도농건강형, 농촌취약형 순으로 중졸 이상의 비율이 높았고, 가구 형태는 농촌취약형이 기타 다른 유형에 비하여 유의하게 단독 가구의 비율이 높았다. 의료급여수급 여부는 도시취약형이 도시건강형 및 도농건강형에 비하여 유의하게 수급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장애 유형은 도시건강형, 도시취약형, 도농건강형 및 농촌취약형 간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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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
미충족의료 영향요인 유형별 특성(n=418)
구분 도시건강형(a) 도시취약형(b) 도농건강형(c) 농촌취약형(d) F
(n = 101) (n = 142) (n = 114) (n = 61)
명(%) 명(%) 명(%) 명(%)
성별 여성 38(17.4) 78(35.8) 64(29.4) 38(17.4) 4.157** a > d
남성 63(31.5) 64(32.0) 50(25.0) 23(11.5)
연령 전기노인(65+) 64(35.0) 54(29.5) 47(25.7) 18(9.8) 8.036*** b, c, d > a
후기노인(75+) 37(15.7) 88(37.4) 67(28.5) 43(18.3)
교육수준 무학 7(8.3) 35(41.7) 18(21.4) 24(28.6) 13.630*** a > c > d
초졸 37(20.6) 62(34.4) 56(31.1) 25(13.9)
중졸 이상 57(37.0) 45(29.2) 40(26.0) 12(7.8)
가구 형태 단독 가구 21(15.3) 48(35.0) 35(25.5) 33(24.1) 6.739*** a, b, c > d
동거 가구 80(28.5) 94(33.5) 79(28.1) 28(10.0)
의료급여수급 여부 수급 12(12.1) 54(54.5) 17(17.2) 16(16.2) 10.296*** a, c > b
비수급 89(27.9) 88(27.6) 97(30.4) 45(14.1)
장애 유형 지체장애 55(21.7) 90(35.6) 69(27.3) 39(15.4) .507
뇌병변장애 4(18.2) 4(18.2) 9(40.9) 5(22.7)
시각장애 14(40.0) 7(20.0) 12(34.3) 2(5.7)
청각장애 23(33.8) 20(29.4) 17(25.0) 8(11.8)
기타 장애 5(12.5) 21(52.5) 7(17.5) 7(17.5)

주: 1) **ρ<.01, ***ρ<.001

2) 유의미한 F값은 Scheffe 방법을 통하여 사후검증하고, 집단 간 차이를 분석함.

4. 고령 장애인의 잠재계층 유형이 미충족 의료에 미치는 영향 분석

고령 장애인의 잠재계층 유형이 미충족 의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하여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는 <표 6>과 같다. 고령 장애인의 미충족 의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구사회학적 요인 및 의료급여수급 여부, 장애 유형 등은 통제변수로 함께 모형에 투입하였다. 로지스틱 회귀모형은 Hosmer & Lemeshow 검정 결과, χ2값이 4.150(ρ=.843)으로 미충족의료를 예측하는 모형으로써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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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6.
고령 장애인의 잠재계층 유형이 미충족의료에 미치는 영향 분석(n=418)
구분 B S.E. Wald OR 95% CI
성별(기준: 여성) .428 .410 1.090 1.534 (.687~3.427)
연령(기준: 전기노인) -.837 .383 4.785 .433 (.204~.917)
교육수준(기준: 무학)
초졸 -1.045 .471 4.912 .352* (.140~.886)
중졸 이상 -.432 .520 .691 .649 (.234~1.798)
가구 형태(기준: 단독 가구) -.442 .404 1.197 .643 (.291~1.419)
의료급여수급 여부(기준: 수급) -.489 .395 1.535 .613 (.283~1.329)
장애 유형(기준: 지체장애)
뇌병변장애 .736 .628 1.371 2.087 (.609~7.150)
시각장애 .017 .800 .000 1.018 (.212~4.881)
청각장애 -.002 .548 .000 .998 (.341~2.922)
기타 장애 .066 .538 .015 1.069 (.372~3.067)
잠재계층 유형(기준: 농촌취약형)
도시건강형 -3.023 .818 13.655 .049*** (.010~.242)
도시취약형 -1.029 .427 5.799 .357* (.155~.826)
도농건강형 -1.475 .503 8.596 .229** (.085~.613)
-2LL=235.237, Nagelkerke R2 =.196, Hosmer & Lemeshow test: χ2 =4.150(ρ=.843)

주: *ρ<.05, **ρ<.01, ***ρ<.001

고령 장애인의 잠재계층 유형이 미충족 의료에 미치는 영향을 승산비(Odds Ratio, OR)로 살펴본 결과, 기준집단인 농촌취약형에 비하여 도시건강형(OR=.049, ρ<.001), 도시취약형(OR=.357, ρ<.05) 및 도농건강형(OR=.229, ρ<.01)의 미충족 의료 발생 가능성은 유의수준 .05에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 농촌취약형에 비해 도시건강형의 경우, 미충족 의료가 발생할 확률은 평균적으로 27.81% 감소하며, 도농건강형의 경우 평균적으로 13.57% 감소한다. 한편 유사한 패턴의 취약 유형인 도시취약형 또한 농촌취약형에 비해 미충족 의료가 발생할 확률은 평균적으로 9.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Ⅴ. 결론

본 연구는 지역사회에 거주하고 있는 고령 장애인의 건강권 및 생존권 보장과 증진을 위하여 미충족 의료 영향요인을 포괄적으로 살펴봄으로써 미충족 의료 해결에 필요한 구체적인 논의를 제시하고, 나아가 커뮤니티케어의 기반 구축에 시사점을 제공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하여 Gelberg-Andersen의 취약계층 행동모델을 기반으로 고령 장애인의 특성을 반영한 영향요인들을 잠재계층분석을 통해 유형화하였고, 유형별 차이를 살펴보았다. 또한 도출된 4개의 유형이 미충족 의료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한 결과, 유형별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연구 결과에 따른 논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Gelberg-Andersen의 취약계층 행동모델을 기반으로 전통영역 및 취약영역 내 가능요인과 필요요인을 고령 장애인의 미충족 의료를 살펴보는 데 있어 영향요인으로 선정하여 잠재계층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도시건강형(24.1%), 도시취약형(34.0%), 도농건강형(27.3%) 및 농촌취약형(14.6%)의 의미 있는 4개의 잠재계층 유형이 도출되었다. 도시건강형은 전원이 도시에 거주하며, 타 유형에 비하여 대부분의 영역에서 긍정적인 응답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취약형은 전원이 도시에 거주하며, 보건의료기관과의 접근성이 좋고 우울이 낮다는 점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요인에서 부정적인 응답 패턴을 보였다. 도농건강형은 약 60%는 농촌, 약 40%는 도시에 거주하며, 도시건강형에 비해서는 보건의료기관과의 접근성이 떨어졌으나 다수의 요인에서 도시건강형과 유사한 응답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농촌취약형은 전원이 농촌에 거주하며, 각 요인별 응답에서 가장 부정적인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영양 상태, 이동 및 안전성의 요인에서 도시취약형에 비해서도 높은 부정 응답을 보였다. 이는 기존 연구들이 강조해왔던 고령 장애인의 집단 내 이질성을 확인한 결과로(윤춘모, 박재학, 2020; 황주희 외, 2014; Bolano, Berchtold, & Bürge, 2019), 고령 장애인 집단의 공통성 외에도 각 유형별 다양하게 가지고 있는 취약성을 파악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둘째, 각 유형별 응답 패턴을 크게 건강형과 취약형으로 나누어 살펴본 결과, 도시와 농촌 간에 큰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건강형에 속하는 도시건강형 및 도농건강형의 경우, 대부분의 요인에서 도시건강형의 긍정적인 응답이 높았으며, 특히 디지털 기기 사용과 이동 및 안전성 요인에서 도농건강형이 도시건강형에 비해 크게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취약형에 속하는 도시취약형 및 농촌취약형은 비슷하게 전반적인 요인에서 부정적인 응답 패턴을 보였으나 도시취약형이 상대적으로 덜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농촌취약형의 경우 영양 상태 및 보건의료기관과의 접근성에서 도시취약형에 비하여 큰 차이로 낮게 확인되었다. 이는 비슷한 신체적, 정신적 건강 상태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시 및 농촌의 거주 여부에 따라 다양한 차원에서의 격차가 발생하고 있음을 강조한 연구들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결과이다(김수진, 김미혜, 김혜원, 2019; Dahlberg & McKee, 2018).

셋째, 도출된 4개 유형의 특성을 살펴본 결과, 성별, 연령, 교육수준, 가구 형태 및 의료급여수급 여부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여성 고령 장애인의 비율이 도시건강형에 비하여 농촌취약형에서 유의하게 많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리고 연령은 다른 세 유형에 비하여 도시건강형에 유의하게 전기노인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고령 장애인 중에서도 75세 이상의 후기노인일 경우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일 확률이 높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교육수준의 경우, 도시건강형, 도농건강형, 농촌취약형 순으로 유의하게 교육수준의 차이가 있음이 확인되었으며, 가구 형태는 농촌취약형이 다른 유형에 비하여 유의하게 단독 가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경제 수준을 의미하는 의료급여수급 여부는 도시건강형 및 도농건강형이 도시취약형에 비하여 유의하게 수급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각 유형별 특성의 차이는 고령 장애인이 여성일수록, 연령이 높을수록, 교육수준이 낮고 단독 가구일 경우 보다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함을 언급한 기존 연구 결과들과 일치한다(노승현, 김정석, 신유리, 2017; Henning-Smith, Shippee, & Capistrant, 2018). 또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고령 장애인의 경우, 취약한 속성을 복합적으로 가질 확률이 높다는 선행연구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결과로 볼 수 있다(김자영, 2019; Jeon, Noguchi, Kwon, Ito, & Tamiya, 2017).

넷째, 고령 장애인의 유형별 미충족 의료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하여 농촌취약형을 기준 그룹으로 설정하고, 도시건강형, 도시취약형 및 도농건강형을 검증하였다. 분석 결과, 농촌취약형에 비하여 도시건강형, 도농건강형, 도시취약형 순으로 미충족 의료 발생 가능성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사한 응답 패턴을 보여주고 있는 도시취약형 또한 농촌취약형에 비하면 미충족 의료가 발생할 확률이 평균적으로 9.5% 감소하여 현재 농촌취약형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부정적 영향요인에 우선 주목하여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고령 장애인을 위한 즉각적인 개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는 농촌에 거주하는 장애인의 미충족 의료 발생 위험을 짚은 기존 연구들의 결과를 뒷받침한다(오욱찬, 김수진, 김현경, 이원진, 오다은, 2020; 임종한, 2017).

본 연구 결과 나타난 4개 유형의 영향요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고령 장애인의 집단 내 동질성 및 이질성을 각각 고려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이를 기반으로 공통적인 개입과 더불어 각 유형에 따른 맞춤형 개입이 제공되어야 한다. 고령 장애인은 노화와 장애라는 이중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 집단인 동시에 거주지, 건강 상태, 운동이나 영양, 접근성이나 이동성 등에 따라 각기 다른 건강관리에 대한 욕구를 지닌 이질적인 집단이기 때문이다(임종한, 2017). 이에 미충족 의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의 고령 장애인에게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유형별로 낮게 나타난 요인들에 대해서는 해당 유형에 속할 확률이 높은 고령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유형별 맞춤화된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 특히, 도시건강형을 제외한 세 가지 유형에서 모두 낮게 나타난 이동 및 안전성의 어려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도시와 농촌 간의 차이 없이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고령 장애인이 이동 및 안전성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이들을 위해 제공되고 있는 활동지원서비스 및 교통 지원 서비스가 충분치 않음을 뜻한다. 이동권은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으로 인간의 기본권 실현에 있어 매우 중요하게 보장받아야 할 권리이다(노호창, 2020). 특히 고령 장애인의 이동권은 건강권 및 생존권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므로, 이동권 보장을 위하여 강화된 활동지원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하며, 교통 지원에 대한 보완 대책 마련 또한 요구된다.

둘째, 도시와 농촌 지역 간 의료복지 격차 감소를 위한 정책 마련 및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연구 결과, 전원이 농촌에 거주하는 농촌취약형 및 약 60%가 농촌에 거주하는 도농건강형은 각각 도시취약형과 도시건강형에 비하여 보건의료기관과의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동과 안전성 또한 두 유형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이는 농촌의 부족한 보건의료자원과 낮은 보건의료서비스 접근성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정책연구보고 결과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안석, 김남훈, 김유나, 2019). 농촌에 거주하는 고령 장애인의 접근성과 이동성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는 미충족 의료의 발생 가능성을 넘어 지역 간 건강 불평등의 심화로 고착될 수 있다. 현재 보건지소의 수를 늘리는 등 지역 간 건강 형평성 차원의 노력들이 행해지고 있으나, 연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여전히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 보건의료기관과의 접근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인구수당 보건의료기관의 개수를 충족하는 차원의 접근이 비교적 적은 인구가 거주하는 농촌 지역 접근성 개선에는 뚜렷한 한계를 갖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산과 인력의 한계 또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장기적인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는 한편 즉각적인 개입으로써 이동진료시스템 및 마을주치의 제도 등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시설 중심이 아닌 마을 중심의 의료지원서비스로 지역의료기관, 공공 및 NGO, 찾아가는 의료봉사 등 민과 관이 협력하여 사각지대가 발생하거나 서비스가 과도하게 중복되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연계하여 진행한다면 농촌 지역의 미충족 의료 발생 가능성을 낮춤으로써 건강권 보장 및 지역 간 건강 격차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농촌취약형이 다른 유형들에 비하여 미충족의료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결과를 기반으로 이들에게서 나타나고 있는 특히 취약한 부분에 대한 시급한 개입이 필요하다. 이에 영양 상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영양 상태는 비슷한 부정적 응답 패턴을 보이고 있는 도시취약형보다도 농촌취약형이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 장애인의 경우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 유병률 및 조기 발병률이 높아 노화와 관련된 건강 문제에 취약성을 가지며(호승희 외, 2018), 특히 농촌지역의 경우 도시에 비하여 유제품, 과실류 및 물 등 다양한 식품군의 섭취가 원활히 이뤄지고 있지 않아 지역적인 영양 불균형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이영미 외, 2017). 이와 같이 농촌에 거주하는 고령 장애인의 영양 결핍 및 정보 접근에 대한 취약성을 고려했을 때, 올바른 영양관리에 대한 교육 및 서비스의 제공이 시급히 요구된다. 농촌 밥상 공동체, 마을 공동 밥상 등 농촌 공동급식 프로그램은 균형 잡힌 식단을 갖춘 식사의 직접 제공을 통하여 농촌 지역의 영양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써 이와 같은 공동급식 프로그램의 질 확보 및 확대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현시점 고령 장애인의 미충족 의료 영향요인을 유형화하고 도농 간의 격차를 살펴보기 위하여 횡단연구를 실시하였으나, 더욱 심도있는 논의를 위해서는 영향요인 및 미충족 의료 발생의 변화 양상을 살펴볼 필요가 있으므로 향후 추가적인 종단 연구가 요구된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고령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정책 개입의 필요성을 제시하기 위하여 연구 대상으로 고령화된 장애인과 노화로 인한 장애인을 모두 포괄하였으나, 이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 외에도 집단별 생애 경험 및 살아온 궤적에서 오는 차별점이 있으므로 후속연구에서는 장애 발생 시기별로 세분화하여 검증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장애 유형 및 상태에 따른 검증을 함으로써 고령 장애인의 차별적 욕구에 대한 이해와 논의를 좀 더 면밀하게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셋째, 미충족 의료를 살펴보는 데 있어 본 연구는 지역사회 거주 고령 장애인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시사점을 제안하고자 보건의료기관인 병・의원 및 치과를 모두 포괄하여 살펴보았다. 그러나 병・의원과 치과는 의료이용과 접근성에 있어 상이할 수 있으며, 특히 장애인의 경우 이와 같은 차이는 더 클 수 있으므로 후속연구에서는 이를 별도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와 같은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Gelberg-Andersen의 취약계층 행동모델을 기반으로 생태체계이론의 관점에서 고령 장애인의 미충족 의료 발생의 개인적인 요인을 넘어 지역사회 및 사회구조적 취약 요인들을 포괄적으로 살펴보았다. 그리고 이를 통하여 미충족 의료의 발생이 노화와 장애의 이중적 위험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가 아니라, 환경과 사회적 결정요인에 의한 충분치 못한 의료보장의 결과임을 확인하였다. 사회적 약자는 보건의료 자원만으로는 건강권을 담보 받을 수 없으며(김창엽, 김명희, 이태진, 손정인, 2015), 다양한 사회구조적 요인들을 함께 다뤄야만 악순환의 고리를 풀 수 있기에 향후 고령 장애인과 관련된 다양한 학제 간 후속 연구가 필요하며 본 연구 또한 이와 같은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Acknowledgement

본 연구는 연세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BK21 FOUR ‘공정한 포용사회 구현을 위한 혁신과 협력 역량을 갖춘 통합형 인재양성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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