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위와 결혼만족도가 건강과 갖는 관계: 연령 및 소득과의 상호작용 효과

Marital Status, Marital Satisfaction, and Health: The Interaction Effects with Age and Income

알기 쉬운 요약

이 연구는 왜 했을까?
한국사회의 심각한 저출산 문제의 배후에는 만족스러운 배우자와 사는 것이 아니라면 비혼 상태가 더 낫다는 통념이 있다. 또한 높은 이혼율의 배후에 있는 한 통념은 만족스러운 배우자와 사는 것이 아니라면 이혼하는 게 더 낫다는 것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주장이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이기보다는 연령집단과 소득집단에 따라 차별적일 수 있음을 보임으로써, 결혼과 관련한 선택에 있어 개인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새롭게 밝혀진 내용은?
비혼집단은 불만족결혼집단보다 건강이 더 낫다고 할 수 없었다. 여성의 경우 이혼집단은 불만족결혼집단보다 건강이 더 나빴다. 남성의 경우 노년으로 갈수록 불만족결혼집단보다 이혼집단의 건강이 더 나빠졌다. 남녀 모두 소득이 낮을수록, 불만족결혼집단보다 이혼집단의 건강이 더 나빴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본 연구 결과 이혼한 남성노인, 저소득 이혼남녀는 건강이 특히 취약한 집단이기에 사회정책적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 또한 저소득층 여성의 경우 만족결혼 상태일 때 건강이 특히 좋았기에, 저소득층이 좋은 부부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지원(심리상담, 교육 등)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Abstract

Although previous studies reported that the married showed better health than the unmarried, there exists the possibility of heterogeneity according to social subgroups. This study examines the relationship between marital condition (satisfying marriage, unsatisfying marriage, never married, divorced, widowed) and health, verifying the interaction effects with age or income. Using a nationally representative sample of Korean adult men and women, OLS regression analyses were conducted. In the results, first, the health of the never married was not better than those whose relationship with their spouse was not satisfactory (reference group). Second, among women, the divorced had worse health than the married whose relationship with their spouse was not satisfactory. Third, the health disadvantage of the never married since middle age increased with age. Forth, among men, the health disadvantage of the divorced since middle age increased with age. Fifth, among women, the widowed in advanced old age had better health than persons whose relationship with their spouse was not satisfactory. Sixth, the health disadvantage of the divorced increased as income decreased. Seventh, among women, the health advantage of those whose relationship with their spouse was satisfactory increased as income decreased. Finally, the health advantage of marriage was not smaller for women than for men. These findings provide implications for policy intervention by identifying vulnerable groups that experience health disadvantages. Divorced men in old age and the low-income divorced may need social assistance for their health.

keyword
HealthMarital ConditionAgeIncomeInteraction Effects

초록

선행연구들은 기혼집단이 무배우자에 비해 건강이 더 좋음을 보고해왔는데, 이러한 관계는 하위집단에 따라 차별적일 가능성이 크기에 보다 세밀한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본 연구는 결혼만족도를 고려하여 다섯 가지로 세분화한 결혼 상태(만족결혼, 불만족결혼, 비혼, 이혼, 사별)에 따른 건강(주관적 건강, 정신 건강, 의료적 건강의 척도들을 통합)의 차이를 검토하였다. 또한 이러한 차이가 연령과 가구균등화소득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의 상호작용효과를 검증하였다. 이를 위해, 전국대표표본 조사인 한국복지패널조사의 14차년도(2019년) 자료 중 성인만을 대상으로 남녀를 구분해 다중회귀분석을 수행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를 요약하면, 비혼집단은 불만족결혼집단보다 건강이 더 낫다고 할 수 없었다. 여성의 경우 이혼집단은 불만족결혼집단보다 건강이 더 나빴다. 남녀 모두 노년으로 갈수록 비혼 상태가 건강이 가장 나빴다. 남성의 경우 노년으로 갈수록 불만족결혼집단과 이혼집단 간 건강격차가 더 커졌다. 남녀 모두 소득이 낮을수록, 불만족결혼집단보다 이혼집단의 건강이 더 나빴다. 여성의 경우 소득이 낮을수록, 만족결혼집단과 불만족결혼집단 간 건강격차가 더 컸다. 마지막으로, 기혼여성의 건강은 기혼남성의 건강보다 나쁘지 않았다. 이처럼 결혼 상태를 세분화하고 연령과 소득에 따른 상호작용효과를 확인하는 것은 건강상 불이익을 경험하는 사회적 취약집단을 특정화할 수 있게 하는 함의를 가진다. 이혼한 남성노인, 저소득 이혼남녀는 건강이 취약한 집단으로 사회정책적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

주요 용어
건강결혼 상태연령가구균등화소득상호작용효과

Ⅰ. 서론

현재 한국사회의 주요 추세 중 하나는 비혼 인구의 증가로 인한 저출산의 고착화와 높은 이혼율의 유지이다. 통계청(2020)에 따르면, 혼인 감소와 황혼이혼 증가 등으로, 2020년 1인 가구 비중은 역대 최고치인 30.4%를 기록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은 비혼선호 경향이 뚜렷한데, 미혼 30대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인구보건복지협회(2020)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결혼 의향에 대한 설문에서 ‘하고 싶지 않은 편'이거나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 응답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24.4%였다. 여성의 부정적인 응답률은 30%로 남성 18.8%보다 월등히 높았다. 인구보건위원회에 따르면 결혼을 꺼리는 이유로, 남자는 ‘현실적으로 결혼을 위한 조건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되어서(집 마련, 재정적 부분 등)’가 51.1%, ‘혼자 사는 것이 더 행복하다고 생각되어서’ 29.8% 순이었다(신주희, 2021. 1. 23). 반면 여자는 ‘혼자사는 것이 행복하다고 생각되어서’ 25.3%, ‘가부장제 및 양성불평등 등의 문화 때문에’ 24.7% 순으로 응답했다. 이러한 인식과 추세의 배후에 있는 통념은 만족스러운 배우자와 사는 것이 아니라면 비혼 상태가 더 나으며, 특히 여성은 더욱 그렇다는 통념이다. 또한 높은 이혼율의 배후에 있는 한 통념은 만족스러운 배우자와 사는 것이 아니라면 이혼하는 게 더 낫다는 것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통념을 공신력 있는 전국 성인남녀에 대한 대표표본 조사자료를 이용해 실증적으로 검증해 보고자 한다. 이러한 통념은 현실과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있으나, 기존 연구에서 그러한 가능성은 충분히 검토되지 못했다. 만일 그러한 통념이 잘못된 것이며 그로 인해 비혼인구와 이혼인구가 늘어난다면, 이는 사회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으며 그러한 선택을 하는 당사자의 삶의 질도 저하될 수 있다. 만일 본 연구가 그러한 통념이 사실과 다르며 대중을 오도할 수 있음을 밝힌다면, 이는 결혼과 관련한 선택에 있어 개인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함의를 가진다.

본 연구는 ‘더 낫다’라는 것, ‘더 이익’이라는 것을 건강의 측면에서 검토한다. 건강은 삶의 질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더 나은 건강은 더 나은 삶의 질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Cockerham, 2017). 본 연구는 주관적 건강, 정신 건강, 의료적 건강의 척도들을 통합한 지표를 종속변수로 사용하였다. 통합지표를 사용하는 이유는 단일 척도를 사용하는 경우 척도의 특성으로 인해 결과가 달라질 수 있고, 건강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위해서는 일반적 인구집단에 대한 대표적 건강척도인 주관적 건강, 우울 수준, 의료적 건강을 통합한 지표가 더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결혼지위와 건강의 관계를 검토한 선행연구들은 기혼 상태가 무배우자에 비해 건강이 더 낫다는 일관된 결과를 보고해 왔다(김진영, 2016; 이미숙, 2012; 이민아, 2010; 이윤석, 2012; 이윤주, 2019; 전신현, 2007; 차승은, 한경혜, 2006; Rogers, 1996; Ross, 1995; Simon, 2002; Umberson & Montez, 2010; Waite, 1995; Williams, Freeh, & Carlson, 2010). 그러나 같은 기혼 상태라 하더라도 결혼의 질은 다를 수 있다. 배우자가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는 배우자가 없는 경우보다 건강이 더 나쁠 수도 있다는 것이다(Williams, 2003). 따라서 본 연구는 기혼 상태를 만족결혼 상태와 불만족결혼 상태의 두 집단으로 구분한다. 또한 무배우자는 비혼, 이혼, 사별의 세 집단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세 집단과 건강의 관계는 차별적일 가능성이 크므로 이를 구별하여 연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배우자가 없는 것은 같다 해도 세 집단은 기본적인 성격이 다른데, 비혼집단은 보통 자녀가 없어 자유로우며 한국의 경우 부모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는다(김유경, 이진숙, 손서희, 조성호, 박신아, 2018). 이에 반해, 이혼집단은 자녀를 책임진 경우 무거운 양육 부담과 생계 부담을 지며, 이혼에 대한 사회적 편견으로 인한 어려움을 경험할 수 있다. 사별집단은 보통 자녀가 장성하여 양육 부담이 없으며 성인자녀로부터 지원을 받기도 하나, 여성의 경우 빈약한 경제력으로 곤경을 경험할 수 있다. 이처럼 성격이 다른 세 집단을 통합해 기혼집단과 비교하게 되면, 무배우자집단이 상대적으로 건강이 좋지 못한 것이 주로 어느 하위집단 때문인지 알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세 집단을 통합하는 경우가 많았던 기존 국내연구와 차별적으로, 본 연구는 각 집단을 구별하여 집단별 건강 차이를 확인함으로써 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결혼 상태를 총 다섯 집단으로 세분화하여 건강의 차이를 검토하였다. 기본 가설은 통념대로 불만족결혼 상태에 비해 비혼인 이들의 건강이 더 좋은지, 불만족결혼 상태보다 이혼 상태가 건강이 더 나은지를 검토하는 것이다. 이에 더해, 본 연구는 이러한 결혼 상태와 건강의 관계가 연령과 소득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의 상호작용효과를 검증한다. 결혼의 건강상 혜택이나 이혼의 타격은 특정집단별로 달라질 수 있으나 이에 대한 선행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예컨대 비혼 상태는 청년기에는 건강에 유리할 수 있으나, 중년을 거쳐 노년으로 가면서 건강에 불리해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이혼 상태는 소득이 높은 이들에게는 건강에 불리하지 않으나, 소득이 낮은 이들의 건강에는 불리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본 연구처럼 결혼 상태와 건강의 관계에서 결혼의 질을 고려하고, 비혼을 구분하며, 연령과 소득에 따른 차별적 관계를 검토한 복합적인 선행연구는 미미한 실정이다(Frech & Williams, 2007; Liu & Waite, 2014). 또한 결혼 상태와 건강의 관계는 남녀별로 차별적일 가능성이 크므로 본 연구의 모든 분석은 남녀를 구분해 진행한다(손정연, 한경혜, 2012; 이민아, 2014; Kiecolt-Glaser & Newton, 2001)

요약하면 본 연구의 목적은 다음 세 가지 연구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첫째, 결혼만족도를 고려한 결혼 상태에 따라 건강 수준이 달라지는가? 특히 불만족결혼에 비해 비혼 상태나 이혼 상태의 건강이 더 나은가? 둘째, 결혼 상태와 건강의 관계는 연령에 따라 차별적인가? 만일 그렇다면 그 양태는 어떠한가? 셋째, 결혼 상태와 건강의 관계는 가구균등화소득에 따라 차별적인가? 만일 그렇다면 그 양태는 어떠한가? 이러한 연구는 다음과 같은 의의를 가진다.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사회적 관계 요인 중 하나인 결혼 상태와 건강에 대한 기존연구는 결혼만족도를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연령이나 소득과 같은 하위집단에 따라 그 관계가 이질적이고 복잡한 양상을 보일 가능성에 대한 검토가 부족했다. 결혼에 대한 대중의 검증되지 않은 통념과 함께, 이 연구영역에서 결혼과 건강의 관계는 단편적이고 일반화된 이해를 넘어서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으며, 본 연구는 이러한 한계를 일정 정도 극복하는 이론적 의의를 가진다. 또한 본 연구는 결혼 상태와 관련한 어떤 하위집단(젠더, 연령, 소득)의 건강이 가장 좋지 못한 지를 확인함으로써, 사회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취약집단을 특정화할 수 있게 하는 실천적 함의를 가진다.

Ⅱ. 선행연구 검토

1. 결혼 상태와 건강의 관계

결혼이 건강에 이로운 이유에 대한 주요한 두 설명은 결혼이 정서적 지지와 경제적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이다(Ross, Mirowsky & Goldsteen, 1990). 그 밖의 설명으로는 건강에 이로운 라이프스타일, 가사일의 분업과 의사결정 상의 이점, 성관계의 혜택 등이 있다. 기혼자가 상대적으로 흡연과 과음 등 건강위해행위를 자제하고 규칙적 운동 등의 건강증진행위를 더 하는 것은 배우자의 통제와 조언, 가족에 대한 책임의식 등이 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Umberson, 1992; Waite, 1995). 배우자가 없는 이들에 비해, 결혼은 보살핌과 사랑을 받는다는 느낌을 제공하며, 속내를 터놓고 얘기할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파트너를 제공하는 등 정서적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원천이 된다(Ross, 1995). 또한 여성의 경제활동이 활발한 현대사회에서 결혼은 소득의 양을 증대시키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계비용을 절감시킴으로써 경제적 지위를 향상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결혼의 경제적 혜택은 경제적 곤궁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고 건강상 문제가 생겼을 때 적절한 치료를 받을 기회를 제공한다.

다만, 이러한 혜택은 결혼의 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결혼의 질이 좋지 못하다면 배우자로부터 받는 정서적 지지의 수준이 낮을 수 있으며, 그에 따라 건강혜택이 적을 수 있다. 만일 결혼의 질이 매우 좋지 못하다면, 배우자로부터 정서적 지지를 전혀 받지 못하고 갈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크기에 건강에 오히려 해로울 수도 있다. 본 연구는 결혼의 질 척도로 배우자와의 관계만족도를 사용하였다. 배우자와의 관계만족도는 결혼관계의 긍정적 요소와 부정적 요소에 대한 총체적 지각으로서 널리 활용되는 척도이다(이미숙, 2012). 이는 결혼관계에서 경험하는 친밀감과 결속을 반영한다(Warner & Kelley-Moore, 2012). 기혼자가 무배우자 보다 건강이 더 좋은 이유는 위와 같이 결혼이 제공하는 자원 때문이라는 설명이 대표적이나, 이에 도전하는 가설도 있는데 그것은 결혼이 이로운 것이 아니라 이혼이 건강에 해롭기 때문에 무배우자의 건강이 더 나빠 보인다는 것이다(Williams, Freeh, & Carlson, 2010).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본 연구처럼 무배우자집단을 이혼, 사별, 비혼으로 세분화하여 연구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모든 분석을 남녀를 구분해 진행하는데, 결혼의 건강상 혜택에 대한 해외연구들은 혜택에 있어 남녀 차이가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았다고 보고하거나, 이혼은 여성의 정신건강에 더 큰 불이익을 준다고 보고하였다(Simon, 2002; Williams & Dunne-Bryant, 2006). 미국 전국자료에 대한 한 종단분석에서 혼인지위의 획득이 우울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의 크기는 남녀 간 차이가 없었으며, 혼인지위의 상실이 우울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의 크기는 여성에게서 더 컸다(Marks & Lambert, 1998). 국내연구는 주로 노인에 대해서 수행되었는데, 우울에 대한 이혼의 타격이 남성에서 더 크다는 점이 발견되었다(이민아, 2014). 이 연구에 따르면, 이혼의 타격이 남성노인에게서 더 큰 것은 노년기 남성의 특성이라는 연령효과로 설명될 가능성이 있다. 노년기 남성은 자녀 및 타인과 관계를 맺는데 있어, 여성에 비해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이혼 시, 남성노인은 자녀와의 관계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아내를 대체할 다른 사회적 지지의 관계망을 형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전 연령대의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한 연구의 경우, 이혼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은 여성에서 조금 더 크게 나타났다(전신현, 2007). 이런 점을 고려하여, 본 연구는 남녀를 구분해 모든 분석을 수행하였다.

2. 연령 및 소득의 상호작용 효과

결혼 상태와 건강의 관계는 개인의 인구학적 특성과 삶의 조건에 따라 차별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Williams, Freeh, & Carlson, 2010), 이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증대하고 있다. 예컨대 결혼의 건강상 혜택이나 이혼의 타격은 보편적인 것이기 보다는 특정집단별로 달라질 수 있기에, 보편적으로 결혼할 것을 권고하거나, 결혼생활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본 연구는 인구학적 특성 중 연령에, 삶의 조건 중 소득에 초점을 맞춰 그 이질성을 검토한다.

연령에 따른 차별성에 대해서는 결혼의 질의 건강효과가 노년으로 갈수록 증가한다는 국외연구들이 있었다(Liu & Waite, 2014; Umberson, Williams, Powers, Liu, & Needham, 2006). 예컨대, 부부갈등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노년에 더 컸다. 미국성인에서 결혼지위와 우울의 관계가 연령집단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검토한 한 연구에 따르면, 우선 준거집단인 초혼기혼집단과 비교하여 재혼기혼집단, 비혼집단, 동거집단 등 다른 모든 결혼 상태는 우울 수준이 더 높았다. 또한 준거집단과 타 집단 간 우울격차는 연령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되는 양상이 관찰되었다(Lapierre, 2009). 몇 몇 국내연구의 경우도 기혼집단과 무배우자 간 우울에서의 격차가 연령에 따라 차별적임을 발견한바 있다(전경숙, 이효영, 2011; Kim & Woo, 2017). 연령에 따라 결혼 상태와 건강의 관계가 달라지는 이유에 대한 한 설명은 생애단계에 따라 사회적 관계의 양과 질이 변화하기에 결혼의 중요성도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풍부한 사회적 관계로 다양한 원천을 통해 사회적 지지를 충분히 받고 있는 생애단계에서는 결혼의 중요성이 적을 수 있으나, 노년처럼 사회적 관계가 축소되고 사회적 지지의 원천이 부족한 생애단계에서는 배우자의 중요성이 클 수 있다. 또한 연령에는 세대효과가 혼재되어 있을 수 있다. 현 청년세대의 비혼집단은 부모로부터 도구적 정서적 지지를 많이 받고 있기에 건강상 이점이 있을 수 있는데(캥거루족), 이는 세대효과라고 볼 수 있다(성미애, 최연실, 최새은, 이재림, 2017). 또한 현 노년세대의 기혼집단은 가부장제 문화로 인해 부부갈등이 많을 수 있고 이로 인해 건강상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선행연구에 준거하여, 본 연구는 건강에 대한 결혼 상태와 연령의 상호작용 효과를 검토하였다.

다음으로, 결혼의 질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소득 수준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검토한 한 해외연구에 따르면, 부부 간 갈등이 기능적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저소득층에서 더 컸다(Choi & Marks, 2013). 설명으로 제시된 것은 저소득층의 경우 이미 제한된 자원속에서 삶에서의 부담과 스트레스가 높은 상태이기에 부부 갈등에 더 취약하다는 것이다. 결혼 지위가 사망에 미치는 영향이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조절되는지를 검토한 국외 연구에 따르면, 기혼에 비해 비혼은 사회 경제적 지위가 낮을 때 사망률이 더 높아졌다(Choi & Marks, 2011). 미국성인에 대한 또 다른 연구는, 백인의 경우 기혼이 무배우자인 이들보다 건강이 더 좋으며 특히 소득이 낮을수록 결혼의 건강 혜택이 더 큼을 발견하였다(Roxburgh, 2014). 이는 저소득층에게 결혼은 다른 자원의 부족을 대체하거나 보상하는 중요한 건강 보호 요인임을 뜻한다. 이처럼 결혼과 건강의 관계가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검토한 선행연구들이 일부 존재하지만, 전반적으로 이 주제의 연구는 상당히 부족한 실정이다(김진영, 2016). 본 연구는 건강에 대한 결혼 상태와 소득의 상호작용 효과를 검토함으로써 기존 연구의 부족분을 보완하고자 하였다.

Ⅲ. 연구 방법

1. 자료

본 연구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수집한 한국복지패널(Korea Welfare Panel Study)의 14차년도(2019년) 자료를 이용한다. 한국복지패널은 서울을 포함한 7개 광역시와 제주도를 비롯한 9개 도의 가구를 대상으로 연 1회(3월부터 조사를 시작하여 상반기에 완료) 실시 중인 전국대표표본에 대한 종단 조사이다. 한국복지패널은 2005년도 7,072가구가 추출되었다. 이때 소득기준으로 중위소득의 60%이하인 저소득층 가구를 약 3,500가구, 중위소득의 60% 이상인 가구를 약 3,500가구 추출하는 층화집락 계통 추출법이 사용되었다. 본 연구는 14차년도에 조사에 참여한 성인만을 대상으로 하는데 남성 5,423명, 여성 6,857명이다. 저소득층의 과대표집으로 인해 표본에서 남성보다 여성의 비율이 높으나, 한국복지패널 조사는 저소득층의 과대표집과 추출확률, 조사 가구 응답확률 및 매 년도 표본탈락을 고려하여 표본의 대표성을 보장하도록 결과를 보정해주는 횡단면가중치를 제공한다. 본 연구는 모든 분석에서 14차년도의 횡단면가중치를 적용하며, 이때 가중치 적용 시 표본의 수가 원 표본의 수와 일치하도록 수정한 횡단면가중치를 적용한다.

2. 척도

본 연구의 종속변인은 통합적 건강요인으로, 건강의 세 가지 측면인, 주관적 건강, 정신 건강(우울), 의료적 건강(의료서비스 이용 정도)의 척도를 통합한 지표이다. 이 세 척도를 표준화한 후 요인분석을 통해 각 척도의 요인부하값을 구하고, 그 값을 가중치로 하여 세 척도를 합한 통합적 지표가 종속변인이다.

건강의 첫 번째 척도인 주관적 건강은 응답자가 자신의 건강 상태를 5점 척도로 스스로 평가한 것으로 높을수록 건강이 좋지 않은 것이다(아주 건강하다, 건강한 편이다, 보통이다, 건강하지 않은 편이다, 건강이 아주 안 좋다). 건강의 두 번째 척도인 우울 증세에 대해서는, CES-D(the Center for Epidemiological Studies’ Depression) 척도와 관련된 11개 문항의 평균값을 사용하였다. 이 11개 문항은 응답자들이 지난 일주일간 얼마나 자주 (1) 상당히 우울함, (2) 외로움, (3) 마음이 슬펐음, (4) 모든 일이 힘들게 느껴짐, (5) 잠을 설침, (6) 식욕이 없음, (7) 뭘 해 나갈 엄두가 나지 않음, (8) 비교적 잘 지냄, (9) 불만 없이 생활, (10) 사람들이 나에게 차갑게 대함, (11) 사람들이 나를 싫어한다고 느꼈는지를 4점 척도로 응답하게 한 것이다(1. 극히 드물다, 2. 가끔 있었다, 3. 종종 있었다, 4. 대부분 그랬다). 건강의 세 번째 척도인 의료서비스 이용 정도는 2018년 1년 간 외래진료 횟수에 입원일수를 더한 값이다. 의료서비스를 더 자주 이용했을수록 건강이 더 좋지 않았다고 가정한다.

본 연구의 모든 분석은 남녀를 구분해 진행되는데, 남성의 경우 주관적 건강, 우울, 의료적 건강의 요인부하값은 각 각 .666, .636, .809였으며, 여성의 경우는 .669, .697, .812였다. 이때 이 값들을 그대로 가중치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 건강지표를 평균이 0이고 표준편차가 1인 변수로 만들도록 수정된 가중치를 적용하는데, 그 값은 남성의 경우 각 각 .446, .421, .538이며, 여성의 경우 .423, .436, .513이었다(Uluman & Doğan, 2016). 이처럼 통합건강지표의 표준화는 남녀별로 따로 수행되었다.

주요 독립변인인 혼인 상태는 혼인지위 변수와 배우자관계 만족도 변수를 결합하여 5범주를 구분하는 네 개의 더미(dummy)변수로 재구성하였다. 배우자관계만족도 문항에서 “매우 만족”이나 “만족”으로 응답한 이들을 배우자 만족으로 간주한다. 첫 번째 더미변수는 만족스러운 관계의 배우자가 있는 상태, 두 번째 더미변수는 비혼 상태, 세 번째 더미변수는 이혼 상태, 네 번째 더미변수는 사별 상태, 준거집단은 관계가 충분히 만족스럽지 못한 배우자가 있는 상태를 나타낸다. 준거집단으로 불만족결혼 상태를 설정한 것은 관심이 있는 가설이 불만족결혼보다는 비혼이나 이혼 상태에서 건강이 더 나은지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상호작용변인으로는 연령과 가구균등화소득이 사용된다. 연령은 1년 단위 변수이다. 가구균등화소득은 2018년 가구의 총 가처분소득을 가구원수의 제곱근으로 나눈 변수이다. 가구원수를 고려하는 이유는 비혼의 경우 가구원수가 적을 개연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통제변인으로는 교육 수준(대학 수준, 고졸, 고졸 미만을 구분하는 세 개의 더미변수, 준거집단은 학사 이상), 고용 상태 (비상용직, 자영업, 무직을 구분하는 세 개의 더미변수, 준거 집단은 상용직), 장애 여부(등급이 있는 장애인=1, 비장애인=0)가 사용된다. 장애 여부를 통제하는 이유는 장애인의 경우 기혼 상태가 아닐 개연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추가 분석에서 거주지역을 통제했으나 주요 결과에 차이가 없어 분석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3. 분석 방법

본 연구는 일반최소자승법(Ordinary Least Squares) 중다회귀분석을 주된 방법으로 사용하였다. 가구균등화소득의 경우 분포가 정적으로 편향되어 있으므로 자연로그를 적용해 변형하였으며, 상호작용효과를 확인할 때, 다중공선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균값으로 중심화하였다(Shieh, 2011). 연령의 경우 건강과의 관계가 비선형적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연령자승을 모형에 포함하였다. 연령 역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다중공선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균에 가까운 값인 48세로 중심화하였다. 모든 분석은 남녀를 구분해 이루어지며, 관례에 따라 변수 중 하나라도 결측치가 있을 경우 그 케이스는 삭제하였다(listwise deletion).

Ⅳ. 분석 결과

<표 1>은 혼인 상태에 따른 세 가지 건강 척도와 통합건강 지표에 대한 기술통계치로 평균값의 차이와 응답자 수를 보여준다. 주요 독립변인인 혼인 상태의 범주를 보면, 남성의 경우 만족스러운 결혼 상태인 이들이 약 47%, 만족스럽지 못한 결혼 상태인 이들이 약 15%, 비혼인 이들이 약 31%, 이혼 상태인 이들이 약 5%, 사별한 이들이 약 2%였다. 여성의 경우는 만족스러운 결혼 상태인 이들이 약 40%, 만족스럽지 못한 결혼 상태인 이들이 약 22%, 비혼인 이들이 약 21%, 이혼 상태인 이들이 약 6%, 사별한 이들이 약 12%였다. 기혼인 이들 중 배우자에 만족하는 이들의 비율은 남성 76%, 여성 65%였다. 기혼남성 네 명 중 한 명은 배우자와의 관계에 만족하지 못했으며, 기혼여성 세 명 중 한 명은 배우자와의 관계에 만족하지 못했다는 결과이다. 즉 남성보다 여성이 배우자와의 관계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진다. 배우자에게 만족하는 부부가 적다는 통념이 존재하는 듯 한데, 이 자료에 따르면 다수의 부부들이 배우자에게 만족하고 있었다.

혼인 상태에 따른 건강 차이를 보면, 우선 주관적 불건강 변수는 값이 높을수록 건강이 좋지 않은 것이다. 남성의 경우 비혼집단의 주관적 건강이 가장 좋았고 사별집단의 주관적 건강이 가장 나빴는데, <표 1>의 결과는 연령이 통제되지 않은 단순 기술통계치이다. 비혼이 다섯 집단 중 가장 젊고, 사별집단의 나이가 가장 많기에 이는 당연한 결과로 여겨진다. 비혼 다음으로 건강이 좋은 집단은 만족결혼, 다음이 불만족결혼, 다음이 이혼 순이었다. 여성의 경우도 동일한 순서였다. 다음으로 우울 수준을 보면, 남성의 경우 사별과 이혼집단이 비슷한 수준으로 가장 우울 수준이 높고, 다음이 불만족결혼, 다음이 비혼, 우울 수준이 가장 낮은 것은 만족결혼 집단이었다. 여성의 경우도 비슷한데, 사별집단의 우울 수준이 가장 높고, 다음이 이혼, 다음이 불만족결혼, 다음이 비혼, 마지막이 만족 결혼집단이었다. 다음으로 의료서비스 이용 빈도를 보면, 남성의 경우 사별이 일 년에 약 29회로 가장 높고, 이혼이 20회, 불만족결혼이 약 14회, 만족결혼이 약 12회, 비혼이 약 7회였는데, 비혼의 의료서비스 이용이 가장 적은 것은 나이가 가장 젊은 집단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여성의 경우도 동일한 순서였다. 마지막으로 통합지표인 불건강 수준은 평균이 0이고, 표준편차가 1인 변수로 값이 클수록 건강이 좋지 않은 것이다. 남성의 경우 비혼이 불건강 수준이 가장 낮았다. 즉 건강이 가장 좋았다. 다음이 만족결혼, 다음이 불만족결혼, 다음이 이혼, 가장 건강이 좋지 않은 것은 사별 상태인 남성들이었다. 여성의 경우도 비혼이 건강이 가장 좋았으며, 남성과 동일하게 만족결혼, 불만족결혼, 이혼, 사별 순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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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혼인 상태 범주별 건강 척도의 평균과 표준편차(괄호 안)

남성 주관적 불건강1) 우울 수준2) 의료이용 정도3) 불건강 수준4) N
혼인 상태 만족결혼 2.26(.811) 1.133(.252) 11.504(20.602) .001(.879) 2309
불만족결혼 2.48(.887) 1.262(.375) 13.639(17.671) .380(.973) 738
비혼 1.97(.736) 1.194(.327) 6.786(20.052) -.354(.944) 1514
이혼 2.59(1.00) 1.404(.491) 20.148(42.260) .511(1.283) 260
사별 2.92(.911) 1.419(.485) 29.423(37.669) 1.005(1.049) 76
여성 주관적 불건강1) 우울 수준2) 의료이용 정도3) 불건강 수준4) N
혼인 상태 만족결혼 2.24(.783) 1.160(.282) 13.405(19.608) -.212(.804) 2566
불만족결혼 2.49(.883) 1.324(.418) 17.457(25.401) .148(.940) 1398
비혼 2.00(.677) 1.256(.423) 6.613(13.335) -.470(.884) 1362
이혼 2.83(1.014) 1.458(.540) 25.268(32.350) .520(1.176) 383
사별 3.20(.894) 1.521(.517) 38.061(42.889) .943(.924) 772

주: 1) 주관적 불건강 변수는 1에서 5까지의 값을 가지며 높을수록 건강이 좋지 못한 것.

2) 우울 수준 변수는 1에서 4까지의 값을 가지며 높을수록 우울 수준이 높은 것.

3) 의료이용 정도 변수는 0에서 395까지의 값을 가지며 높을수록 의료이용을 자주한 것.

4) 통합 불건강 수준 변수는 평균이 0, 표준편차가 1로 값이 클수록 건강하지 못한 것.

<표 2>는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여, 통제변인들이 고려된 상태에서 혼인 상태와 불건강의 관계를 추정한 것이다. 먼저 남성을 보면, 모형 1에서 준거집단인 불만족결혼에 비해 만족결혼집단은 유의미하게 불건강 수준이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나머지 세 집단인 비혼, 이혼, 사별집단과 준거집단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남성의 경우, 불만족결혼 상태보다 비혼이나 이혼 상태에서의 건강이 모집단에서 더 낫다고 말할 수 없다. 여성을 보면, 모형 1에서 준거집단인 불만족결혼에 비해 만족결혼집단의 건강이 유의미하게 더 나았으며, 비혼이나 사별과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고, 이혼집단은 준거집단보다 유의미하게 건강이 더 좋지 않았다. 여성의 경우, 불만족결혼 상태보다 비혼의 건강이 모집단에서 더 낫다고 말할 수 없으며, 이혼보다는 불만족결혼 상태의 건강이 더 낫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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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혼인 상태와 불건강의 관계(비표준화계수와 표준오차)

남성 여성
모형1 모형2 모형3 모형1 모형2 모형3
상수 -.136*** (.038) -.148** (.044) -.095* (.039) -.285*** (.034) -.323*** (.035) -.196*** (.035)
대학 수준1) .029 (.034) .036 (.034) .018 (.034) .061* (.031) .066* (.031) .035 (.030)
고졸1) .073* (.032) .083** (.032) .045 (.032) .119*** (.029) .128*** (.029) .095** (.029)
고졸 미만1) .170*** (.044) .169*** (.044) .114* (.045) .434*** (.039) .428*** (.040) .348*** (.040)
비상용직2) .114** (.035) .132*** (.035) .100** (.035) -.048 (.030) -.047 (.030) -.075* (.030)
자영업2) .063 (.037) .085* (.037) .067 (.037) .044 (.040) .042 (.040) .020 (.040)
무직2) .385*** (.037) .395*** (.037) .329*** (.038) .190*** (.028) .187*** (.028) .125*** (.028)
장애인3) .553*** (.046) .535*** (.046) .526*** (.046) .466*** (.046) .451*** (.046) .414*** (.046)
만족결혼4) -.165*** (.036) -.175*** (.044) -.165*** (.036) -.214*** (.027) -.210*** (.029) -.205*** (.027)
비혼4) -.072 (.050) .035 (.059) -.096 (.050) -.067 (.044) .090 (.059) -.069 (.044)
이혼4) .084 (.061) -.026 (.076) -.059 (.066) .317*** (.047) .388*** (.059) .140** (.052)
사별4) .018 (.103) .352 (.248) .020 (.130) .059 (.042) .398*** (.087) .043 (.047)
연령 .245*** (.013) .184*** (.030) .234*** (.013) .174*** (.012) .161*** (.021) .165*** (.011)
연령자승 .011 (.052) .251*** (.070) .030 (.053) .200*** (.042) .441*** (.060) .158*** (.042)
만족결혼 × 연령 -.007 (.029) -.017 (.022)
비혼 × 연령 .180*** (.044) .132*** (.037)
이혼 × 연령 .129* (.052) -.074 (.046)
사별 × 연령 -.141 (.091) -.173*** (.038)
소득 -.083 (.051) -.259*** (.034)
만족결혼 × 소득 -.026 (.058) .133** (.044)
비혼 × 소득 -.050 (.062) .043 (.052)
이혼 × 소득 -.374*** (.091) -.216** (.068)
사별 × 소득 .003 (.144) .080 (.050)
R2 .298 .303 .305 .352 .356 .368
N 4896 4896 4896 6482 6482 6469

주: 1) 준거집단은 학사 이상, 2) 준거집단은 상용직, 3) 준거집단은 비장애인, 4) 준거집단은 불만족결혼, 5) 소득은 가구균등화소득을 로그변환한 것임.

p<.10; *p<.05; **p<.01; ***p<.001 (양측검정)

모형 2는 혼인 상태와 연령 간 상호작용효과를 검증한 것이다. 우선 남성을 보면, 연령과 유의미한 상호작용 효과를 보인 것은 비혼과 이혼집단이다. 상호작용 효과가 양의 값인 것은, 연령이 높을수록 준거집단인 불만족결혼 상태보다 비혼이나 이혼 상태의 건강이 더 나빠지는 상호작용이 있다는 의미이다. 여성을 보면, 비혼집단은 연령과 유의미한 양의 상호작용 효과를 보였고, 사별집단은 연령과 유의미한 음의 상호작용 효과를 보였다. 이는 연령이 높을수록 준거집단인 불만족결혼 상태보다 비혼 상태의 건강이 더 나빠지는 상호작용이 있으며, 사별의 경우는 반대로 건강이 더 좋아지는 상호작용이 있다는 의미이다. 남녀 공히 연령이 높을수록 비혼집단은 건강이 좋지 않았다.

모형 3은 혼인 상태와 가구균등화소득 간 상호작용효과를 검증한 것이다. 우선 남성을 보면, 소득과 유일하게 유의미한 상호작용 효과를 보인 것은 이혼집단이다. 상호작용 효과가 음의 값인 것은, 소득이 낮을수록 준거집단인 불만족결혼 상태보다 이혼 상태의 건강이 더 나빠지는 상호작용이 있다는 의미이다. 여성을 보면, 만족결혼집단은 소득과 유의미한 양의 상호작용 효과를 보였고, 이혼집단은 소득과 유의미한 음의 상호작용 효과를 보였다. 이는 소득이 낮을수록 준거집단인 불만족결혼 상태보다 만족결혼 상태의 건강이 더 좋아지는 상호작용이 있으며, 이혼의 경우는 반대로 건강이 더 나빠지는 상호작용이 있다는 의미이다. 남녀 공히 소득이 낮을수록 이혼집단은 건강이 더 좋지 않았다.

[그림 1]은 <표 2>의 모형 2에서 추정된 계수들을 이용하여 혼인 상태와 연령 간의 상호작용 효과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불건강 수준의 예측치를 구하려면 각 통제변인들에 고정된 값을 지정해야 하는데, 관례에 따라 각 통제변인들의 평균값을 입력하였다. 어떤 값을 입력하든 연령과 혼인 상태와 불건강 수준의 관계는 변화하지 않으며, 종속변인인 불건강의 절대적 수준만 변화한다. [그림 1]의 왼편 그래프는 남성, 오른편은 여성의 결과를 나타낸다. 먼저 왼편을 보면, 연령이 증가하면서 대체로 불건강 수준이 높아짐을 볼 수 있다. 다섯 개의 선은 혼인 상태집단을 나타내는데, 만족결혼집단은 그림에서 상대적으로 하단에 위치한 중간길이의 점선으로 표현되었다. 불만족결혼집단은 긴 점선, 비혼은 실선, 이혼은 짧은 점선, 사별은 30대까지 선이 존재하지 않는 혼합선으로 표현되었다. 그림에 선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해당 케이스가 자료에 존재하지 않음을 의미하는데, 남성에서 30대까지는 사별인 이들이 존재하지 않았음을 뜻한다. 그림에 선이 그려진 것은 모두 해당 케이스가 존재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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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불건강에 대한 연령과 혼인 상태의 상호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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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20~30대를 먼저 보면, 가장 불건강 수준이 낮은, 즉 건강이 가장 좋은 집단은 비혼과 이혼집단임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이 만족결혼, 상대적으로 가장 건강이 나쁜 집단은 불만족결혼집단이었다. 40~50대 중년으로 가면서 이러한 패턴은 변화하는데, 가장 건강이 좋은 집단은 만족결혼집단이며, 다음이 불만족결혼, 다음이 이혼 혹은 사별, 상대적으로 가장 건강이 나쁜 집단은 비혼이었다. 노년으로 가면, 가장 건강이 좋은 집단이 만족결혼집단, 다음이 사별, 다음이 불만족결혼, 다음이 이혼, 가장 건강이 나쁜 집단은 역시 비혼이었다. 남성에서 비혼과 이혼은 청년층에서는 건강이 좋았으나, 중년으로 가면서 역전되고, 노년으로 가면 건강이 가장 나빴다. 이 두 집단이 불만족결혼집단보다 건강이 더 나빠지는 교차점은 그림 상에서 약 47세이다. 그전까지는 불만족결혼보다 비혼이나 이혼의 건강이 더 낫다고 할 수 있으나, 47세 이후에는 비혼이나 이혼보다 불만족결혼집단의 건강이 더 좋았다.

[그림 1]의 오른편 그래프, 즉 여성을 보면, 20~30대에서 가장 건강이 좋은 것은 만족결혼과 비혼집단이다. 다음이 불만족결혼, 가장 건강이 나쁜 것이 이혼이었다. 청년기 사별은 케이스가 자료에 존재하지 않는다. 남성과 달리, 청년층 여성 이혼자는 건강이 나빴다. 20~30대 이혼 남성에 비해 이혼 여성의 건강이 확연히 좋지 않은데, 이는 이혼 후 자녀양육 부담이 여성에서 더 크기 때문일 듯 하다. 40~50대 중년으로 가면, 가장 건강이 좋은 집단은 만족결혼이며, 다음이 불만족결혼, 다음이 비혼 혹은 사별, 이들보다 좀 더 건강이 나쁜 집단은 이혼이었다. 노년으로 가면, 가장 건강이 좋은 집단이 만족결혼, 다음이 사별, 다음이 불만족결혼, 다음이 이혼, 가장 건강이 나쁜 집단은 비혼이었다. 여성에서 비혼은 청년층에서는 건강이 좋으나, 중년이 시작되면서 역전되고, 노년으로 가면 건강이 가장 나빠진다. 비혼이 불만족결혼집단보다 건강이 더 나빠지는 교차점은 그림 상에서 약 43세이다. 또한 여성에 있어 이혼 상태는 전 연령에 걸쳐 불만족결혼 상태보다 건강이 더 나빴다. 또한 [그림 1]에서 기혼여성의 전반적인 건강 수준을 보면, 기혼남성의 그것보다 더 나쁘다고 할 수 없었다. 그림에서 비혼과의 전반적인 격차, 즉 기혼여성이 건강상 얻는 혜택의 크기도 기혼남성의 그것보다 더 작다고 할 수 없었다.

[그림 2]는 <표 2>의 모형 3에서 추정된 계수들을 이용하여 혼인 상태와 가구균등화소득 간의 상호작용 효과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x축은 가구균등화소득으로 단위는 백만 원이다. 남녀 모두 소득이 증가하면 대체로 건강이 향상되는 패턴을 보이나, 이는 선형적 패턴이 아니라 비선형적 패턴이다. 먼저 남성에서 소득중하층이라 할 수 있는 년 2,500만 원(소득하위 44.4%) 이하의 패턴을 보면, 가장 건강이 좋은 것은 만족결혼집단, 다음은 비혼, 다음은 불만족 혹은 사별, 가장 건강이 나쁜 것은 이혼집단이었다. 소득상층이라 할 수 있는 년 4,500만 원(소득상위 16.8%) 이상을 보면, 가장 건강이 좋은 것은 이혼집단, 다음은 만족결혼, 다음은 비혼, 가장 건강이 나쁜 것은 불만족결혼이나 사별집단이었다. 이혼남성은 저소득층일 때는 건강이 상당히 나쁜데, 예컨대 년 1,500만원(소득하위 20.2%)일 때, 다른 결혼 상태에 비해 확연히 건강이 나빴다. 그러나 이혼남성이 고소득층일 때는 건강이 상당히 좋은데, 예컨대 년 6,500만 원(소득상위 5%)일 때, 다른 결혼 상태에 비해 확연히 건강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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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불건강에 대한 소득과 혼인 상태의 상호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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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여성에서 소득하층인 연 1,500만 원(소득하위 24%)에서의 패턴을 보면, 가장 건강이 좋은 것은 만족결혼집단, 다음은 비혼, 다음은 불만족결혼 혹은 사별, 가장 건강이 나쁜 것은 이혼집단으로 남성과 유사한 패턴이었다. 소득중하층이라 할 수 있는 연 2,500만 원(소득하위 48%)에서의 패턴을 보면 소득하층과 유사하나, 이혼 상태의 건강 수준이 일정하게 개선된 것을 볼 수 있다. 소득상층인 년 4,500만 원(소득 상위 16%) 이상에서의 패턴을 보면, 가장 건강이 좋은 것은 만족결혼집단, 다음으로 비혼, 불만족결혼, 이혼의 세 집단은 비슷한 수준이며, 가장 건강이 나쁜 것은 사별이었다. 이혼여성의 경우 연 7,500만 원 이상의 고소득은 케이스가 존재하지 않았기에 그림에 선이 그려지지 않았다. 남성과의 차이점은 여성의 경우 저소득으로 갈수록 만족결혼의 건강상 혜택이 더 커진다는 점이었다. 핵심적인 결과는 남녀 공히, 저소득으로 갈수록 이혼이 건강에 더욱 나쁘다는 점이었다.

Ⅴ. 결론 및 토의

본 연구의 주요 결과를 요약하면, 첫째, 비혼집단은 불만족 결혼집단보다 건강이 더 낫다고 할 수 없었다. 둘째, 여성의 경우 이혼집단은 불만족결혼집단보다 건강이 더 나빴다. 셋째, 남녀 모두 노년으로 갈수록 비혼 상태가 건강이 가장 나빴다. 넷째, 남성의 경우 노년으로 갈수록 불만족결혼집단과 이혼집단 간 건강격차가 더 커졌다. 다섯째, 여성의 경우 후기노년으로 갈수록, 불만족결혼집단에 비해 사별집단의 건강이 더 좋았다. 여섯째, 남녀 모두 소득이 낮을수록, 불만족결혼집단 보다 이혼집단의 건강이 더 나빴다. 일곱째, 여성의 경우 소득이 낮을수록, 만족결혼집단과 불만족결혼집단 간 건강격차가 더 컸다. 마지막으로, 기혼여성의 건강은 기혼남성의 건강보다 나쁘지 않았다. 특히 중년에서 기혼여성의 건강은 기혼남성의 건강보다 더 좋았다.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혼인 이들의 건강은 배우자와의 관계에 만족하지 못하는 기혼보다 유의미하게 더 낫지는 않았다. 즉 만족스럽지 못한 결혼 상태보다는 비혼의 삶의 질이 더 나을 것이라는 통념은 현실에 부합하지 않았다. 또한 만족스럽지 못한 결혼 상태보다는 이혼 상태가 더 나을 것이라는 통념은 더욱 현실에 부합하지 않았다. 남성의 경우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으나 여성의 경우는 이혼집단의 건강이 불만족 결혼집단의 건강보다 더 나빴다. 이는 현재 한국사회에서 여성의 경우 이혼의 타격이 상당히 큼을 의미한다. 다만 이상의 결과는 평균적 경향성으로, 특정 하위집단별로 차별성이 클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연령과 소득에 따른 차별성을 검토하였다.

청년층의 경우 비혼 상태의 건강이 좋은 편이나 노년으로 갈수록 건강이 가장 나빠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몇 가지 가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비혼 청년층은 부모로부터 도구적 정서적 지지를 많이 받고 있다(김유경, 이진숙, 손서희, 조성호, 박신아, 2018). 직접 금전적 지원을 받지는 않는 경우에도 부모의 집에 함께 살면서 경제적 혜택을 누리는 경우가 많다. 또한 청년기에는 배우자를 대체해 사회적 지지를 제공하는 친구들이 충분히 존재한다. 그러다 중년에 접어들면서 결혼한 친구들이 많아지면 친교의 대상이 감소하며, 노년에 근접해 가면 부모에 대한 간병 부담이 증가할 수 있고, 노년에는 부모가 사망하고 고립될 수 있다. 즉 비혼의 건강 변화는 생애과정에 따른 사회적 지지의 변화로 설명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비혼이 나이가 들어서도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으려면 개인적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미래의 비혼이 기혼만큼 건강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배우자에 필적할만한 사회적 지지를 제공하는 동거파트너를 갖는 것이다. 이 파트너는 장기간의 동거를 흔들림 없이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유대와 깊은 신뢰가 형성된 사람이어야 한다. 1~2년 살고 쉽게 헤어질 파트너라면 삶의 질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고, 비혼의 건강을 기혼만큼 향상시킬 수 없을 것이다(Williams, Freeh, & Carlson, 2010). 다른 한 방법은 코하우징(Co-housing)과 같은 지속성이 있는 이웃공동체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다(조현, 2018). 혼자 살더라도 이러한 강력한 이웃공동체 속에서 매일 서로 교류하며 산다면 기혼만큼 건강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정책적으로 이러한 코하우징을 활성화시키거나, 제도개혁을 통해 동거가족이 동거신고를 할 수 있게 하여, 일정 요건을 갖춘 동거가족에 대한 비상시 수술 동의, 주거지원 혜택 등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황혼이혼이 크게 증가한 상황에서, 이혼한 남성노인들의 건강이 매우 좋지 않다는 본 연구의 결과는 우려할 만한 것이다. 그런데 본 연구에 따르면 사별한 남성노인의 건강은 나쁘지 않았다. 이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한 가지 가설은 사별한 남성노인과 달리 이혼한 남성노인의 경우 자녀의 지지가 적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자녀들은 이혼한 여성노인, 즉 어머니에 대해서는 지지를 유지하지만, 아버지에 대해서는 지지를 철회함으로써 이혼한 남성노인은 사회적 지지를 잃고 고립되었을 가능성이 있다(이호선, 2018).

여성의 경우 후기노년으로 갈수록, 불만족결혼집단보다 사별집단의 건강이 더 좋은 이유는 첫째, 배우자 간병 부담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Kim & Woo, 2017). 우리나라 후기노년세대는 보통 남편의 연령이 아내보다 높으며 가부장제 문화가 강하기에, 아내가 고령의 남편에 대한 간병 부담을 짊어질 가능성이 있다. 만족스럽지 못한 배우자에 대한 간병스트레스는 여성노인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별한 여성노인의 경우 이러한 부담으로부터 자유롭다. 둘째, 노년세대에서 가부장적인 남편을 가진 여성의 경우 스트레스와 갈등이 클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여성노인들은 남성노인들에 비해 더 평등적인 성역할태도를 갖고 있기에, 부부간 가사노동분담에서의 불균형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경험할 수 있다(김영혜, 2004). 한국노인의 부부관계에 대한 다른 한 연구는 남성보다 여성이 부부관계에 대한 스트레스와 갈등을 더 심각하게 지각한다고 보고하였다(임선영, 김태현, 2002). 이에 따라 불만족배우자를 가진 여성노인집단은 사별집단보다 건강이 더 나쁠 가능성이 있다.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득이 낮을수록, 불만족결혼집단보다 이혼집단의 건강이 더 나빴다. 이는 이혼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과 양육 부담이 저소득층에게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혼할 경우 아이를 양육하는 저소득 한 부모에 대한 사회정책적 지원(경제적 지원, 양육지원, 취업지원 등)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 또한 이혼한 배우자가 양육비 제공의무를 이행하도록 강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이비안, 2019). 개인적 차원에서는 소득하층의 경우 이혼을 결정하는데 있어 더 신중하게 숙고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저소득층 여성의 경우 만족결혼 상태일 때 건강이 특히 좋았다. 따라서 저소득층이 좋은 부부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지원(심리상담, 교육 등)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청년기와 중년기 기혼여성의 건강은 기혼남성의 건강보다 나쁘지 않았다. 이는 청년층과 중년층에서 사적 가부장제가 상당히 약화되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한 연구에 따르면, 성역할인식은 청년, 중년, 노년 간 명백한 차이가 있었는데, 젊은 세대일수록 더 성평등적 의식을 보였다(정순둘, 배은경, 최혜지, 2012). 사회 전반의 공적 가부장제와 남녀불평등은 아직 공고히 존속하고 있지만, 가족 내의 사적 가부장제, 즉 남편과 아내 간의 권력불균 등은 상당히 약화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남편과 아내 간 권력관계를 측정할 수 있는 대표적 지표는 가족 내 의사결정에서의 영향력이다(송시영, 전혜정, 최봄이, 2019). 한국여성가족 패널 조사에는 가족 내 8개 의사결정 항목에 대한 영향력을 조사한 문항들이 포함되어 있다. 2018년도 조사자료에서 8개 항목을 분석하여 평균을 낸 결과, 의사결정을 남편이 주로 한다는 상대적 비율은 35.4%였다. 다시 말해 아내가 주로 결정한다는 상대적 비율은 64.6%에 달했다. 즉 가족 내 주요 의사 결정에 있어 남편 보다 아내의 영향력이 확연히 더 컸다. 특히 투자와 재산에 대한 의사결정처럼 전통적으로 남편의 영향력이 클 것으로 여겨지는 항목에서조차 아내가 주로 결정한다는 상대적 비율이 63%(남편이 주로 37%)로 압도적 차이를 보였다. 이는 한국사회에서 기혼여성이 사적 가부장제로 인해 기혼남성에 비해 큰 고통을 받고 있다는 주장은 현실과 차이가 있음을 의미한다. 기혼여성의 건강은 기혼남성의 그것과 별 차이가 없으며, 기혼여성도 기혼남성 못지않게 결혼의 건강상 혜택을 누리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본 연구의 대표적인 한계는 종단자료가 아닌 횡단자료를 사용하였기에 인과순서를 확실히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이다. 즉 건강이 결혼 상태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 예컨대 더 건강한 사람이 기혼으로 선택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많은 선행연구들이 결혼과 건강의 관계를 인과효과로 설명하였다(Uecker, 2012). 비록 여러 학자들이 결혼과 건강 간 관계의 일부는 선택효과(social selection)에 의한 것일 수 있음을 인정하지만, 대부분의 학자들은 인과 효과가 우세하게 존재함을 부정하지 않는다(Simon, 2002; Williams, Freeh, & Carlson, 2010).

또 다른 한계는 횡단자료에서 연령효과와 코호트효과는 분리될 수 없기에 두 효과가 혼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해석 시 주의를 요한다. 예컨대,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노년에 비혼의 건강 상태가 상대적으로 가장 좋지 못한데, 그것은 코호트(세대) 효과로 인해 일정 정도 과장된 것일 가능성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혼인을 했던 구세대에서 비혼의 삶을 산 이들은 최근 세대의 비혼들 보다 열악한 삶의 조건을 가진 특별한 집단(예, 소녀가장)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노년의 비혼이 더 나쁜 건강 상태를 보이는 것일 수 있으며, 이는 코호트 효과로 볼 수 있다.

본 연구가 종단분석을 하지 못한 이유는 본 연구의 주요 관심이 결혼 상태와 연령 혹은 소득과의 상호작용 효과를 확인하는데 있기 때문이다. 연령이나 소득과 같은 연속변인에 가까운 변인들의 상호작용 효과는 계수값만 보아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으며, 본 연구에서처럼 종속변인의 예측값에 대한 그림을 통해서만 정확히 이해될 수 있다. [그림 1]과 [그림2]는 복잡하긴 하지만 해석이 가능한 수준의 결과이다. 그러나 종단분석으로 종속변인의 수준뿐 아니라 변화량까지 연구하게 되면, 그 상호작용 효과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그 그림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횡단분석을 사용했어도 본 연구의 모형과 결과는 상당히 복잡한데, 종단분석을 사용하게 되면 모형과 결과의 복잡성이 과도하여 전달이 불가능한 수준에 이를 수 있다. 이러한 결점은 종단분석을 사용할 때의 이점을 상회한다고 판단하였다. 본 연구는 횡단분석을 사용하긴 하였으나 다섯 범주의 결혼 상태가 건강과 갖는 관계의 패턴이 연령과 소득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 지를 그림을 통해 명확히 밝히고, 그 관계의 복잡성과 이질성에 대한 풍부한 이해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이론적 가치를 가진다.

본 연구 결과 평균적으로 비혼집단과 불만족결혼집단의 건강은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또한 여성의 경우, 평균적으로 이혼집단은 불만족결혼집단보다 건강이 더 나빴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가 비혼이나 이혼이 보편적으로 건강상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 결과는 이러한 평균적 관계가 연령이나 소득에 따라 차별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예컨대 다른 집단에 비해 비혼집단의 건강이 가장 나빠지는 것은 중년 이후에 나타나는 양상이다. 또한 다른 집단에 비해 이혼집단의 건강이 가장 나빠지는 것은 주로 소득하층에서 나타나는 양태이다. 이처럼 결혼 상태를 세분화하고 연령과 소득에 따른 차별성을 확인하는 것은 건강상 불이익을 경험하는 사회적 취약집단을 특정화할 수 있게 하는 함의를 가진다. 예컨대, 이혼한 남성노인, 저소득 이혼남녀는 건강이 취약한 집단으로 사회정책적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 또한 본 연구는 특정 하위집단의 개인이 결혼지위와 관련한 선택을 하는 데 있어 유용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는 실천적 함의를 가진다.

연령, 성별, 소득 이외에 본 연구에서 고려되지 않은 다른 인구사회학적 특성에 따라 결혼 상태와 건강의 관계는 차별적일 가능성이 존재한다. 향후 연구들은 이러한 이질성을 세밀한 분석으로 풍부히 밝혀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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