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기, 아동의 일상균형과 빈곤가구 여부에 따른 행복감 비교

Comparison of the Effects of Children’s Daily Balance and Poor Household Status on Children’s Happiness During the COVID-19 Period

알기 쉬운 요약

이 연구는 왜 했을까?
코로나19 상황에서 아이들의 일상생활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또, 달라진 일상에 아이들은 어떻게 행복을 느낄까? 이 연구를 통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아동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았다.
새롭게 밝혀진 내용은?
아이들은 일상에서 수면, 공부, 미디어, 운동시간을 골고루 경험할수록 행복감을 크게 느낀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아이들이 균형적인 일상을 보내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빈곤한 가정의 아동일수록 균형 잡힌 하루를 보내는 것은 더욱 어려웠다. 빈곤 가정 아동도 균형 있는 일상을 누리면 행복해질 수 있지만, 그럼에도 비빈곤 가정 아동보다는 덜 행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아동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아이들이 보다 균형적인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빈곤 가정의 아동들이 균형적인 일상을 되찾고 행복해지기 위해서 사회·제도적 차원에서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Abstract

This study investigated how children in Korea spent their daily lives during the COVID-19 period, and how children's feelings of happiness change depending on whether they are in poverty or their daily life balance. The ‘2020 Children’s Life Time Use Survey Data’ administered by ChildFund Korea were analyzed, and the difference in happiness was examined depending on the daily life balance and the presence of poor household groups. In addition, the daily differences of children in each group were confirmed with a graph visualized by representative sequence analysis.

This study found that children’s happiness differed according to the existence of poor households and whether they were in daily life balance during the COVID-19 period. In particular, within the same household income group (non-poor or poor), the happiness of children with a balanced daily life was higher. In the case of children having a balanced daily life from non-poor families, it was found that after school life was positively engaged in various activities. On the other hand, the after-school lifestyle of children from poor families with unbalanced daily life appeared monotonous in contrast, and the disadvantages of children from poor families continued even during the COVID-19 era.

This study also found that the guarantee of daily balance is the most important for all children, regardless of their poverty status, to promote their happiness. In particular, in order to guarantee children's right to develop healthily and live happily, it is suggested that daily happiness should be provided to children through efforts to ensure daily balance even during the disaster of COVID-19.

keyword
COVID-19Children in PovertyDaily Life BalanceHappinessTime UseRepresentative Sequence Analysis

초록

본 연구의 목적은 아동 권리와 발달의 관점에서 코로나19 시기에 아이들은 어떤 일상을 보냈으며 빈곤가구 여부와 일상균형에 따라 아동의 행복감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2020 아동생활시간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아동 일상균형과 빈곤가구 여부에 따라 집단을 구분해 행복감 차이를 살펴보았다. 또한 대표배열분석으로 시각화한 그래프로 집단별 아동의 일상 차이를 확인하였다.

연구 결과 코로나19 시기, 아동의 행복감은 빈곤가구 여부와 일상균형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특히 동일한 가구소득 집단(비빈곤, 빈곤) 내에서는 일상이 균형적인 아이들의 행복감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균형을 갖춘 비빈곤 가정 아동의 방과 후 생활모습은 다채로운 모습이나, 이와 대조적으로 일상이 불균형하며 빈곤가정 아동의 방과 후 생활은 단조로운 모습으로 확인되어 코로나19 시기에 취약한 빈곤가정 아동은 더 불리한 생활을 이어나갔던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를 통해 아동의 행복증진을 위해서는 빈곤지위에 관계없이 아동 모두에게 각자의 삶에서 일상균형의 보장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밝혔다. 특히 아동이 건강하게 발달할 권리,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 측면에서 바라볼 때, 코로나19라는 재난 시기에도 일상균형을 보장하는 노력을 통해 아동들에게 행복한 일상을 되돌려 주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언하였다.

주요 용어
코로나19빈곤아동일상균형행복감생활시간대표배열분석

Ⅰ. 서론

코로나19 바이러스 위험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마스크를 쓰는 일상은 점점 익숙해졌지만, 코로나19가 우리 삶에 끼친 영향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공통의 위기 상황임이 분명하다. 아동은 코로나19로부터 감염의 위험은 낮은 편이지만, 팬데믹 상황에서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인구집단이다(이세원, 2021). 코로나 팬데믹 발생 이후, 개학은 거듭 연기되었고 곧바로 온라인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면서 아동에게 일상의 혼란은 더 가중되었다. 이에 최근 발표된 연구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심리정서 문제, 관계 이슈, 학교 기능 부재의 영향, 학습격차에 따른 교육소외, 아동학대 및 안전 돌봄 등에서 많은 변화를 공통적으로 보고하고 있다(강희주 외, 2021; 김선숙, 김진숙, 2020; 서한욱, 2020; 윤상연 외, 2020; 정익중, 2020; 최아라, 2020; 한국교육학술정보원, 2020; 송아영, 2021; 최혜정, 김형관, 2021; Chen et al., 2020).

UNICEF(2020)는 감염병이 아동의 권리에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 경고하였고, 학계는 이들을 ‘코로나 세대’로 명명해(최윤경, 2020) 이번 코로나19로 아동들이 경험한 비대면 환경에서의 좁은 대인관계와 상호작용의 결과가 향후 그들의 생애 전반의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추적 모니터링을 강조하고 있다(김선숙, 2021). 학교는 아동에게 가장 큰 생활의 장이자, 발달에 있어 중요한 공간이다(정익중, 오정수, 2021). 그래서 코로나19 발생 이후 학교라는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사회화가 어려워져버린 아이들에게 친구 관계의 불안이 늘었고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대인관계와 관련한 불편과 고통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하지현, 2021). 이 기간 동안 각자의 가정상황에 따라 아동의 일상도 조금씩 달랐다. 학교에 가지 못하는 일상에서도 보호자의 적절한 도움으로 대부분의 아이들은 현실에 점점 적응해 나갔다. 반면에 보호자로부터 필요한 도움을 받기 어려웠던 취약계층 아이들은 코로나19 이후 식생활이 부실해졌고 하루의 대부분 여가시간을 스마트폰으로 보내던 탓에 사회 관계망은 더 고립되는 모습을 보이는 등 같은 기간이었지만 코로나이후 바뀐 일상이 빈곤 취약가정 아이들에게 더 가혹했던 것으로 보인다(정익중, 2021).

이에 본 연구는 ‘코로나19 시기 빈곤가구 여부와 일상균형에 따라 아동의 행복감은 어떻게 다른가?’를 연구 문제로 설정하였다. 이 연구를 통해 코로나19가 계속되는 지금, 아이들의 일상은 얼마나 달라졌고 아동 권리와 발달의 관점에서 볼 때 얼마나 불균형한 모습인지를 확인하고 그로 인해 아이들의 심리상태는 어떠한지 행복감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또 빈곤지위에 따라 아동이 경험한 일상의 변화와 행복감은 어떠했는지 더 구체적으로 비교함으로써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아동의 행복을 증진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모색한다.

Ⅱ. 이론적 배경

1. 코로나19와 아동의 일상변화

재난 상황은 아동의 일상과 삶의 질 전반을 변화시킨다(권지성, 주소희, 2016). 우리 삶 전반에 변화를 초래한 코로나19라는 초유의 팬데믹 상황은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집단인 아동에게 더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며(UNICEF, 2020) 특히 전례 없는 등교 연기와 휴교, 비대면 등교수업이 반복되면서 소위 ‘코로나 세대’라 불리는 아이들의 생애 발달에 특별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최윤경, 2020).

지난 1년간,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아동의 삶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 연구들이 진행되었다(세이브더칠드런 2020; 이봉주, 2020; 정익중 외, 2020; 희망친구 기아대책, 2020). 이들 연구는 공통적으로 코로나19 상황 이전에 비해 아이들에게 잠자기, 누워있기와 같이 비활동적인 시간들이 증가하였으며 이에 반해 운동, 교제 시간이 확연히 줄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코로나19로 활동이 제약된 아이들이 유튜브, SNS를 통해 또래와의 소통과 여가에 대한 욕구를 충족하고 있어 소극적인 미디어 중심의 여가시간이 늘어났다는 것도 공통적인 결과이다. 문제는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아동이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는 점이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2020). 한편 학습과 관련하여,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됨에 따라 아동의 학습 시간은 줄었다는 보고(세이브더칠드런, 2020; 이봉주, 2020)가 있는가 하면 코로나 이후 오히려 학습시간이 더 증가하였다는 결과(정익중 외, 2020)도 존재한다. 다만 세이브더칠드런(2020)의 연구 결과는 취약계층 아동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이고, 정익중 외(2020)의 연구 결과도 사회계층에 따라 학습 시간의 변화량에 차이가 있다는 보고이므로, 코로나19가 아동의 학습에 미치는 영향은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상이하다는 점은 공통적인 결과로 보인다. 이처럼 팬데믹 상황하에서 소위 ‘코로나 세대’ 아이들이 수면, 여가, 학습 등 일상의 기본적인 생활에서의 불균형적인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은 같은 상황하에서 성인들의 수면, 여가, 근로 시간 등 생활시간 전반에 큰 변화가 없었다는 연구 결과(진미정 외, 2020)와 대비된다는 점이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성인과 달리 코로나19로 일상생활 전반의 변화를 경험하게 된 아동들은 정서, 심리적인 발달에서도 부정적인 경험을 하고 있다. 정익중 외(2020)의 연구에서는 과도한 수면시간과 미디어 사용 시간 그리고 부족한 운동시간은 아이들의 행복감, 스트레스, 미래불안감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생활 리듬이 불규칙해지고 수면의 적정 주기가 깨어지게 되면서 불안, 과민함 같은 정서 행동에서 문제가 나타난다는 이소희(2021)의 연구와, 코로나19로 생활 리듬이 불규칙해지면서 아동들이 불안감과 무기력감을 겪고 있다는 이기순(2020)의 연구와도 같은 맥락이다. 또한 아이들은 충분한 학습 시간이 보장되지 않고 또래와의 교제 시간이 감소함에 따라 학업성적과 친구관계에 대한 걱정과 불안을 더 많이 경험하고 있다(희망친구 기아대책, 2020; 신영미, 권순범, 2021). 즉, 코로나19가 가져온 아동의 일상 불균형은 행복, 희망과 같은 긍정적인 정서 경험보다 불안, 걱정과 같은 부정적인 정서와 스트레스를 더 경험하게 한 것이다(세이브더칠드런, 2020). 더욱이 코로나19 시기 아이들의 스트레스는 다시 아동의 스마트폰 의존을 높이고, 학업성취 역량을 낮추게 한다는 결과(최혜정, 김형관, 2021)를 비추어볼 때, 팬데믹 상황에서의 아동 일상 불균형과 그에 따른 정서적 스트레스, 그리고 아동 발달은 서로 상호영향을 주어 아동이 경험하는 위기가 증폭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빈곤 여부에 따른 아동의 일상차이

인간발달에 있어서 아동기에는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발달을 통해 성장을 해나가는 시기이고, 이때 어떤 환경을 경험하게 되는지에 따라 아동의 일상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아동에게 빈곤이라는 상황은 학업부진에 따른 학업의 문제 및 비행과 같은 행동적 문제, 그리고 우울감과 공격성 등 아동의 심리사회적 발달의 문제에도 다차원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박현선 외, 2006; 신인순, 2012; 김은한, 유서구, 2012; 안은미, 2014; Duncan & Brooks-Gunn, 1997; Pagani et al., 1997; McLoyd, 1998). 이와 같은 부정적 영향은 비빈곤아동에 비해 빈곤아동들에게 해를 거듭해 갈수록 더욱 부정적 변화의 특성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며, 성인보다 아동의 빈곤경험이 향후 훨씬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김경미, 2012; Carneiro & Heckman, 2003).

이처럼 빈곤경험은 아동의 건강한 발달을 방해하고, 나아가 아동의 일상생활에도 변화를 만든다(정익중, 오정수, 2021). 아동이 경험하는 일상생활에서의 변화는 크게 개인생활의 변화, 정서의 변화, 가족생활의 변화로 구분된다(신영미, 권순범, 2021).

빈곤으로 인한 아동의 생활 변화에 관한 선행연구들을 보면, 빈곤한 가정환경에서는 도서나 장난감 부족, 디지털기기의 미비 등 자원의 부족으로 인지적 자극을 받기 어렵고, 부모에 의한 학습지도 및 관리가 어려운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기 때문에 인지적 정보처리 단계에서부터 아동은 어려움을 경험한다(구인회 외, 2009; 박미희, 2020). 즉, 빈곤의 영향으로 인지적 자극을 덜 받는 환경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인지적 성장의 곤란을 더 겪을 위험이 높고 이에 빈곤한 가정 아동들이 더 낮은 학업적 성취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다(정익중, 오정수, 2021). 특히 이번 코로나19 장기화로 기본적으로 학업성취에 더 불리한 빈곤가정 아동이 기존 학업시간의 축소뿐만 아니라 운동시간 감소 및 불규칙한 수면의 어려움 등 생활 전반의 변화가 더 컸던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정익중 외, 2020; 신영미, 권순범, 2021).

또한 빈곤아동이 방임되지 않고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돌봄의 질도 중요하다(이수진, 2019). 하지만 빈곤한 가정의 부모는 가족 친화 제도(재택근무, 유연근무제 등)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식사, 수면, 학업 등 아동의 일상생활에 많은 관여가 더 어려운 게 사실이다(Hofferth & Sandberg, 2001). 이처럼 빈곤한 가정의 보호자가 아동 일상생활에 할애하는 시간이 줄어들수록 빈곤가정 아동이 경험하는 일상격차는 더욱 변동이 커져 정서적 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높아진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상황에서 빈곤한 가정의 온 가족구성원과 함께 보내는 시간도 길어짐에 따라 보호자 간의 잦은 언쟁과 폭력을 목격하는 빈도가 늘어날 수 있는데, 이는 자녀들에게 우울ㆍ불안 등 부정적인 정서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박형원, 2004).

가족생활 변화에 관해 살펴본 선행연구에서도, 빈곤가정 내에서 아동의 25%가 부모에게 신체적 위협을 더 많이 받았다고 응답해 코로나19 시기 빈곤가정 부모의 스트레스가 아동에게 표출되는 것으로 보인다(신영미, 권순범, 2021). 이러한 부모의 학대는 아동의 비행과 같은 행동적 문제와 정서적 문제를 유발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빈곤가정의 아동은 정신적 외상을 입어 우울, 불안, 무기력 등의 위기가 초래될 수 있고(송민영, 박현선, 2017; 신영미, 권순범, 2021; Clemens et al., 2020), 성인이 되어서도 우울과 불안 등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경험할 여지가 있다(Kracke, 2001). 정익중 외(2020)의 연구에서도 코로나19로 아동이 등교중지를 경험한 기간 동안 식사챙김 등과 같이 성인보호자로부터 돌봄을 제공받았는지 살펴본 결과, 사회계층이 낮을수록 아동이 보호자의 돌봄없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더 길었고 식사를 거르는 비율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아동이 더 이상 방임되지 않고 일상의 균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보호자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함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수반되지 않으면, 빈곤가정의 돌봄 격차는 아동의 일상생활 격차로, 일상의 격차는 다시 성인기 이후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돼 아동의 삶의 질에 크나큰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정익중 외, 2020).

3. 빈곤과 일상균형에 따른 아동의 행복

빈곤은 삶의 만족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며(Caria & Falco, 2018) 또 아동의 건강, 인지, 학업, 사회ㆍ정서 발달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구인회 외, 2009; McLoyd, 1998; Duncan & Brooks-Gunn, 1997; 정익중, 오정수, 2021). 빈곤한 가정의 아동은 물질적인 자원부족 뿐만 아니라, 부모나 가족으로부터 관심이나 애정이 담긴 훈육도 상대적으로 받기가 더 어려워(이완정 외, 2009) 빈곤은 아동의 삶의 질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고(김미숙, 2013) 빈곤하지 않은 가정의 아동에 비해 삶의 만족도가 더 낮다(이수진 외, 2015).

그러나 가정의 빈곤을 결정하는 소득과 지출과 같은 경제적 요인은 삶의 만족도나 행복에 대해서는 중요한 설명변수가 아닐 수 있다(Rojas, 2006). 왜냐하면 행복이란 객관적 판단이라기보다 일상에서 경험하는 사건들에 대한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평가이기 때문이다(Diener, 1984). 이에 아동의 웰빙을 다루는 연구들에서는 객관적 웰빙(objective well-being)이 현재 아동의 상태(well being)를 드러낸다기보다 아동의 미래를 위한 환경(well becoming)에 가깝다고 보고, 객관적 웰빙과 주관적 웰빙을 분리해 살펴보는 경향이 있다(김미숙, 2015). 사실 아동의 가정환경으로서 빈곤이라는 객관적 여건과 아동이 느끼는 주관적인 삶의 만족도 혹은 행복감 사이에는 아동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일상이 있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24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일상이 달라지고 일상의 행복도 달라질 수 있어 일상은 중요하다(Hektner et al., 2007).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아동이 일상에서 선택하는 활동 기회와 범위에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아이들의 실제 생활에도 차이가 있다. 즉, 빈곤지위 여부에 따라 자원으로서 시간투자가 달라지므로 빈곤가구의 아동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기회에서 박탈되고 더 나아가 아동 경험의 결핍 차이를 만든다(이수진, 정익중, 2020). 균형이 잘 잡힌 생활은 아동의 행복감을 높이는 반면 불균형한 생활은 아동의 행복감을 낮춰(정익중, 2018) 빈곤지위에 관계없이 매일의 일상에서 결핍 없이 다양하고 고른 활동을 경험하도록 돕는 것이 아동의 행복 증진에 중요하다(이수진, 정익중, 2020).

일반적으로 웰빙 증진을 위해서는 사람들의 다양한 요구가 충족되는 활동의 균형이 요구된다(Ryff, 1989; Deci & Ryan, 2000). ‘현재 생활환경의 맥락에서 개인에게 건강하며 의미 있고 지속 가능한 만족스러운 일상 활동 패턴’으로 정의되는 삶의 균형(life balance)이 중요하다(Matuska & Christiansen, 2008). 삶의 균형은 일상생활에서 보이는 실제 나의 활동 구성이 일상생활에서 내가 원하는 활동 구성과 일치하는지 또 전반적인 다양한 활동들의 시간 사용에 대한 만족도로 대략적으로 구성된다(Matuska, 2012).

그러나 빈곤이나 자원 제약 환경에 놓인 사람들은 삶의 균형을 충족하기 위한 개인의 활동에 대한 선택 자체가 어렵다(Birchenbach & Glass, 2009; Whiteford, 2009). 특히 빈곤층 부모는 자녀에 대한 교육열망 보다는 무관심에 가까운 방임형 양육태도가 많아(신명호, 2011; Lareau, 2003) 빈곤가정 자녀들은 사교육 참여는 덜하고 혼자서 하는 미디어 중심의 소극적 여가활동에는 더 노출되어 있다(정혜지, 2016). 또한 빈곤아동이 가족의 경제적 결핍으로 인해 경험하는 생활여건의 불리함과 비빈곤아동이 갈망하는 생활에서의 욕구가 달라, 방과 후 일상에서 어떤 활동을(행위 패턴), 누구와(관계 패턴), 어떤 곳에서(장소 패턴) 하느냐에 따라 이들 간의 행복감도 달라지는 즉, 빈곤지위에 따른 차이를 확인하였다(이수진, 2019). 이에 행복감 증진을 위해서는 빈곤아동은 가정환경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장을 위한 삶의 기회를 고르게 갖도록 질 좋은 교육을 받는 시간이 더 늘어나야 하고, 이에 반해 비빈곤아동은 학업과 미디어로 양분되어 쏠린 활동 외에 고른 활동으로 생활의 균형을 되찾도록 다양하고 창의적인 여가활동 시간이 더 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이수진, 2019)

Ⅲ. 연구 방법

1. 분석자료

본 연구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행복생활시간조사 자료를 사용하였다. 이 조사는 이화여자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 승인 후(ewha-202009-0013-01), 2020년 10월 19일부터 12월 24일까지 조사 전문 업체가 약 2달간 가구방문을 통해 진행하였다. 시간일지 조사와 자기기입 조사로 측정되었는데 특히 시간일지조사는 시간일지(time diary)에 직접 기입하는 방식으로 시간순서에 따라 활동, 빈도, 지속 시간 등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해준다는 점에 장점이 있다(Juster, 1985; Larson & Verma, 1999). 통계청에서 매 5년마다 실시하는 생활시간 조사방법이 바로 대표적인 예에 해당한다. 시간일지방법은 생활시간 연구에서 가장 알려진 방법으로 일정한 간격으로 나누어져 있는 일지에 24시간 동안 자신이 한 행동을 적는 방식으로(정재기, 2007) 하루 동안 시간 사용을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권순범 외, 2019). 본 조사는 통계청 조사표를 아동에 맞게 수정해 시간 일지로 사용하며 10분 간격의 시간대별 활동도 측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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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조사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단위: 명, %)
구분 아동 보호자(가구)
전체(빈도/%) 1,825 (100.0) 1,470 (100.0)
성별 남자 906 (49.6) 826 (56.2)
여자 919 (50.4) 644 (43.8)
학교/학년 초등 4~6학년 709 (38.8) 611 (41.6)
중등 1~3학년 682 (37.4) 533 (36.2)
고등 1~2학년 434 (23.8) 326 (22.2)
지역크기 대도시 769 (42.2) 638 (43.4)
중소도시 786 (43.1) 614 (41.8)
읍/면 270 (14.8) 218 (14.8)
빈곤가구 여부 비빈곤 가구 1,226 (67.2) 972 (66.1)
빈곤 가구 593 (32.5) 493 (33.6)
소계 1,819 (99.7) 1,465 (99.7)
가족유형 양부모 가정 1,322 (72.5) 1,034 (70.3)
한부모 가정 357 (19.6) 305 (20.8)
조손 가정 112 (6.1) 99 (6.8)
소계 1,791 (98.2) 1,438 (97.8)

2. 변수의 정의 및 측정

본 연구는 초ㆍ중ㆍ고 학령기 아동을 둔 가구 및 어린이재단 지원 아동 가구를 대상으로 ‘생활시간’ 등을 조사해 우리나라 아동이 더 행복하게 살아가기에 ‘적정하고 균형적인 생활’이 어떤 모습인지 밝히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 아동들의 현재 수준과 앞으로 지향해야 할 수준을 비교하고자 한다.

가. 종속변수: 주관적 행복감

행복감은 한국아동종합실태조사(류정희 외, 2019)에서 사용한 주관적 웰빙(행복) 측정 문항으로 “어제 어느 정도 행복했다고 생각합니까?” 에 대해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0점)~보통(4점)~매우 행복했다(10점)로 측정하였다.

나. 독립변수: 생활시간별 활동

본 연구는 아동 일상생활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학교수업시간을 제외한, 서로 다른 생활 모습이 드러나는 방과 후 혹은 오후 생활시간별 활동을 중심으로 독립변수를 구성하였다. 즉, 방과 후부터 취침까지 시간별 활동 내용을 살펴보기 위해 조사된 10분 단위 시간대별 데이터에 활동코드를 연구목적에 맞게 다음과 같이 재분류해 지정하였다.

다. 통제변수

기본적인 아동의 배경변수로서 성별, 연령(초4학년~고2학년), 학교유형(초, 중, 고), 빈곤가구 여부(2020년 가구원수별 중위소득 50% 미만 기준), 가족유형(양부모 가족, 한부모 가족, 조손가족), 수급가구 여부(일반수급, 조건부수급, 가구원 중 일부수급)를 활용하였다.

라. 분석방법

1) 시간양 분석

본 연구는 코로나19 시기 아이들의 하루를 10분 단위 시간일지 기입방식으로 측정한 시간양으로 아동 균형생활시간 권장기준에 따라 일상균형의 충족 여부를 판단하였다. 아동균형생활시간 권장기준이란 하루 동안 경험하는 다양한 시간 중에서 미국, 영국, 호주 등 국제적인 권장기준이 존재하는 4개 핵심 생활시간(수면, 공부, 운동, 미디어) 중심으로 선정한 기준으로, 아동발달과 아동권리 관점에서 아동에게 바람직한 수준으로 여겨지는 권장시간을 의미한다(정익중 외, 2016 재인용). 이를 근거로 아동의 전반적인 일상균형 수준을 구분하고 빈곤가구 여부에 따른 집단 간 차이를 비교하였다.

2) 시간대 분석

일상균형 수준과 빈곤가구 여부에 따라 구분된 집단별로 실제 아동의 일상이 어떻게 다른지 시각적 확인을 위해 배열분석을 활용하였다. 특히, 방과 후(오후 4시~밤 12시) 시간동안 시간대별 활동을 살펴보기 위해 대표배열분석(representative sequences analysis)을 사용하였다. 배열이란 상태, 사건, 활동, 선호, 현상의 순서화된 합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경험적으로 관찰되는 규칙성과 공간적인 순서, 선호의 순서, 위계의 순서, 논리구조의 순서 등 다양한 정보의 순서가 포함된다(조미라, 2017; Cornwell, 2015). 일반적으로 배열분석은 유사한 궤적을 그룹화해 시퀀스에서 전형적인 시간적 패턴을 식별하는 유형을 찾는데 사용한다(Piccarreta & Studer, 2019). 기술적으로 배열분석은 시간(언제), 시퀀싱(어떤 순서로) 및 기간(얼마 동안)에서 가장 관련성이 높게 관찰된 차이를 적절하게 설명하는 기준에 따라 생활궤적 간의 비유사성을 계산하는데(Studer & Ritschard, 2016) 본 연구에서는 DHM(dynamic hamming matching) 방식으로 배열간의 거리 값을 부여하였다(Lesnard, 2014). 이 분석은 경험한 상태를 시각화 기술을 통해 효과적인 탐색에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Bürgin & Ritschard, 2014) 코로나19 시기 아동의 방과 후(오후 4시~밤 12시) 시간 동안 생활을 시각적으로 확인해볼 수 있다. 또한 대표배열분석은 각 집단의 특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집단을 추출하는 방법으로 최대로 포괄하되 중복은 최소화하는 방식을 통해 배열유형 내 대표 케이스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이때 대표배열의 선정은 이상치를 포함하는 개별 배열들의 특성이 모두 포괄되면서 전체 집단의 주요한 특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배열을 찾는다(Gabadinho et al., 2011a).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기본 데이터 셋을 구성해 R의 TraMineR 패키지를 사용하였다(Gabadinho et al., 2011b).

요약하면 본 연구는 먼저 코로나19 시기 일상혼란 속에 아이들의 일상균형 수준을 아동균형생활 권장기준으로 판단한 후 아동 가구의 빈곤지위에 따라 나뉜 집단 간에 행복감의 차이가 있는지 차이를 살펴본 후, 마지막으로 집단별로 가장 중심적인 패턴인 대표배열(중심배열) 사례를 찾아 시각적인 그래프로 비교해본다.

Ⅳ. 연구 결과

1. 코로나19 시기 아동의 일상균형

가. 아동의 일상균형

코로나19로 정상등교가 어려워진 아이들의 달라진 일상생활이 아동 발달에 좀 더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아동균형생활시간 권장기준’(정익중 외, 2016)과 비교할 때 실제로 어떠했는지 살펴보았다. 아동균형생활시간 권장기준이란 아동이 하루 동안 경험하는 다양한 시간 중에서 미국, 영국, 호주 등 국제적인 권장기준이 존재하는 4개 핵심 생활시간(수면, 공부, 운동, 미디어)을 중심으로 미국 국립수면재단(NSF), 세계보건기구(WHO), 호주 보건부의 권장시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선정한 기준으로(정익중 외, 2016 재인용), 아동발달과 아동권리 관점에서 바람직한 수준으로 여겨지는 ‘권장시간’보다 조사된 아동의 하루 평균 시간사용량이 적으면 ‘과소 집단’으로, 많으면 ‘과다 집단’으로 구분해 일상균형 수준을 판단하였다. 그리고 권장에 해당하는 경우는 ‘충족’으로 과소나 과다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미충족’으로 분석의 편의성을 위해 한 번 더 집단을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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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아동균형생활시간 권장기준1)
판단기준 수면 공부 미디어 운동
과소 권장 과다 과소 권장 과다 권장 과다 권장 과소
초등 고학년 7시간 미만 7시간 이상 13시간 미만 13시간 이상 30분 미만 30분 이상 120분 미만 120분 이상 2시간 이하 2시간 초과 1시간 이상 1시간 미만
중등 전 학년 7시간 미만 7시간 이상 12시간 미만 12시간 이상 60분 미만 60분 이상 150분 미만 150분 이상 2시간 이하 2시간 초과 1시간 이상 1시간 미만
고등 전 학년 7시간 미만 7시간 이상 12시간 미만 12시간 이상 90분 미만 90분 이상 180분 미만 180분 이상 2시간 이하 2시간 초과 1시간 이상 1시간 미만

수면, 공부, 미디어, 운동 각 영역의 권장기준으로 살펴본 결과, 코로나19 시기 아동의 수면시간은 충족(84.1%) vs 미충족(15.9%), 아동의 공부시간은 충족(29.9%) vs 미충족(70.1%), 아동의 미디어시간은 충족(46.4%) vs 미충족(53.6%), 아동의 운동시간은 충족(7.2%) vs 미충족(92.8%)으로 집계되어 코로나19 시기 수면시간을 제외하고 대부분 미충족 수준으로 생활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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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
아동균형생활시간 권장기준 충족 여부 비교
(단위: 명, %)
단위: 빈도(%) 충족 여부
구분 충족(적정) 미충족
과소 과다
수면시간 1,825(100.0) 1,535(84.1) 289(15.9) 1(0.1)
공부시간 1,825(100.0) 545(29.9) 402(22) 879(48.1)
미디어시간 1,825(100.0) 846(46.4) - 979(53.6)
운동시간 1,825(100.0) 132(7.2) 1,693(92.8) -

모두 4개의 주요 시간(수면, 공부, 미디어, 운동) 중에서 ‘충족’한 경우에 각 1점씩 점수를 부여한 ‘아동 일상균형 충족영역수’로 살펴보면 한 개의 영역도 충족하지 못한 0점이 4.9%(90명), 1점이 36.4%(664명), 2점은 46.0%(840명), 3점도 11.6%(212명)이었고 4개의 영역이 모두 기준에 충족한 생활을 한 4점에 해당하는 아이들은 전체 아동 중에서 단 1.1%(19명)로 나타났다. 또 아동 일상균형 충족영역수를 과반(上)과 과반 미만(下)으로 재구분한 ‘아동 일상균형 보장수준’ 결과 코로나19 시기 균형적인 모습으로 일상을 살아간 아동은 전체의 12.7%(232명)에 불과해 대부분 87.3%(1,593명)의 아동들이 불균형한 모습으로 생활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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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4.
아동 일상균형 충족영역 수, 아동 일상균형 보장수준 결과
(단위: 명, %)
아동 일상균형 충족영역 수 빈도(%) 아동 일상균형 보장수준 빈도(%)
0 90(4.9) 1,593(87.3)
1 664(36.4)
2 840(46.0)
3 212(11.6) 232(12.7)
4 19(1.1)
전체 1825(100.0) 전체 1,825(100)

나. 빈곤가구 여부에 따른 아동의 일상균형

아동 일상균형 보장수준과 빈곤지위로 세부 집단을 구분해 각 집단별(a, b, c, d)로 대표배열을 뽑아 코로나19 시기 방과 후 일상을 비교해보았다. [그림 1]과 같이 일상균형上(a, c)에 해당하는 아이들의 방과 후 생활은 다양한 활동으로 구성된 반면, 일상균형下(b, d)에 해당하는 아이들의 생활은 단순하였다. 세부 집단별로 보면 비빈곤균형上(a)은 방과 후부터 취침까지 사교육(PRIVATE)과 미디어(MEDIA) 시간이 적당히 배분되어 있으며 사이에 틈틈이 기타활동(ETC)이 있다. 반면 비빈곤균형下(b) 집단은 방과 후부터 사교육(PRIVATE) 시간이 계속 이어지다 취침 전 잠깐 미디어(MEDIA) 시간이 있는 일상이다. 또 빈곤균형上(c) 집단도 방과 후부터 취침까지 다양한 활동으로 구성되었는데, 대신 비빈곤균형上(a)에 비해 사교육(PRIVATE) 시간은 더 짧고 기타활동(ETC) 시간은 더 길다. 빈곤균형下(d) 집단도 비빈곤균형下(b) 집단과 달리 방과 후부터 취침까지 미디어(MEDIA)시간이 지나치게 긴 편으로 나타나 빈곤지위에 따른 아동의 일상 차이가 한눈에 보이는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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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빈곤가구 여부에 따른 아동 일상균형 보장수준별 방과후 생활 대표배열1)
hswr-42-1-299-f001.tif

이를 균형下 집단(b, d) 중심으로 비교하면 비빈곤 가구 아이들에게 불균형한 일상은 상대적으로 더 긴 사교육 시간 때문인 반면 빈곤 가구 아이들에게 불균형한 일상은 방과 후 내내 이어지는 미디어 시간 탓으로 보인다. 같은 빈곤지위 내에서 다시 비교하면 즉, 비빈곤 가구 집단만(a, b) 보면 균형上인 아이들의 일상은(a) 균형下인 아이들의 일상(b)에 비해 공통적인 사교육 시간 외에 틈틈이 즐기는 다양한 기타활동들로 이루어져 있다. 빈곤 가구 집단만(c, d) 살펴본 결과도 균형上인 아이들의 일상이(c) 균형下인 아이들의 일상(d)에 비해 공통적인 미디어 시간 외에 여러 기타활동으로 구성되어 있어 그 차이가 시각적으로 확인된다.

이러한 일상의 차이는 빈곤지위에 따라 달라지는 부모의 기대와 훈육 그리고 투자의 내용이 반영된 결과로 방임 비율이 더 높고 사교육 비율은 더 낮은 비빈곤 가정과 차이가 있는 빈곤가정 보호자의 양육태도(박나래, 정익중, 2012) 때문이다. 이러한 가정 내 차이로 빈곤균형下 집단도 사교육 중심의 비빈곤균형下 아이들과 달리 대부분의 시간이 미디어 시간으로 대조적인 모습이다.

2. 코로나19 시기 일상균형과 아동의 행복감

가. 아동의 일상균형과 행복감

아동의 일상이 아동균형생활시간 권장기준에 부합할수록 즉, 아동 일상균형 보장수준(上/下)에 따른 행복감을 비교한 결과 역시 보장수준 上에 해당하는 아이들의 행복감이 더 높아(t=2.266, p<.05) 이를 통해 일상에서 누리는 일상균형이 아이들의 행복감으로 이어짐을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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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
아동 일상균형 수준에 따른 행복감 차이분석
(단위: 명, 점)
종속변수: 행복감 N M(SD) t
독립변수 아동 일상균형 보장수준 균형 上 집단 232 7.51(1.91) 2.266*
균형 下 집단 1593 7.19(2.04)

주: +p<.1, *p<.05, **p<.01, ***p<.001

차이검증에 이어 행복감에 미치는 영향을 회귀분석으로 살펴보았다. 그 결과, 아동 일상균형 충족영역수가 많을수록 행복감도 함께 높아진다(b: 0.230, t: 3.880, p<.001). 반면 학교급이 높아질수록 행복감은 낮아지고(b: -0.441, t: -7.390, p<.001) 빈곤지위도 행복감을 낮춘다(b: -0.719, t:-7.360, p<.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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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6.
아동 행복감에 미치는 영향요인 회귀분석
종속변수: 행복감 다중 회귀분석
b(β) t/p
상수 8.872 35.465***
독립변수 아동 일상균형 충족영역 수 0.230(0.059) 3.880***
성별 -0.171(0.092) -1.863+
학교급(초ㆍ중ㆍ고) -0.441(0.060) -7.390***
빈곤가구 여부 -0.719(0.098) -7.360***
R2 0.073
adjR2 0.071
F 35.662***

주: +p<.1, *p<.05, **p<.01, ***p<.001

나. 빈곤가구 여부에 따른 아동의 일상균형과 행복감

아동 일상균형 보장수준과 빈곤지위로 세부 집단을 구분해 각 집단 간(a, b, c, d) 아동의 행복감을 비교하였다. 그 결과 행복감이 가장 높은 집단은 <a: 비빈곤균형上> 아이들이다. 다음으로 행복감이 높은 집단은 <b: 비빈곤균형下>이고 이어서 <c: 빈곤균형上>과 <d: 빈곤균형 下> 아이들 순으로 행복감이 낮았다(f: 20.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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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7.
빈곤가구 여부와 아동 일상균형 보장수준에 따른 행복감 차이분석
구 분 N 평균(표준편차) F 사후분석(Scheffe)
비빈곤 균형 上 (a) 147 7.82(1.64) 20.768***
  • a>c, d

  • b>d

균형 下 (b) 1079 7.43(1.91)
빈곤 균형 上 (c) 83 6.94(2.23)
균형 下 (d) 510 6.69(2.2)

주: +p<.1, *p<.05, **p<.01, ***p<.001

같은 빈곤지위 내에서는 일상균형이 더 좋은 아이들이(a: 비빈곤균형上, c: 빈곤균형上) 그렇지 못한 아이들(b: 비빈곤균형下, d: 빈곤균형下)에 비해 행복감이 더 높아, 코로나19 시기 모두가 아동의 일상균형 수준을 높이려는 가정에서의 개별적인 노력만으로도(즉, 현재의 균형 下수준에서 균형 上수준으로) 아동 행복감의 전반적인 수준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b: 비빈곤균형下>와 <c: 빈곤균형上> 아동간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지만, 비빈곤 가구(a: 비빈곤균형上, b: 비빈곤균형下) 아이들이 빈곤 가구(c: 빈곤균형上, d: 빈곤균형下) 아이들보다 모두 행복감이 더 높아, 코로나19시기 아동의 행복감은 일상균형 수준보다 빈곤지위에 따른 영향이 더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즉, 빈곤이라는 구조적인 취약성이 그 자체로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워낙 큰 탓에 일상균형 증진을 통한 빈곤가정 아동의 행복감은 비빈곤가정 아동의 행복감 수준까지 높일 수 없다는 현실이 드러나 이를 위한 사회구조적ㆍ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특히 행복감이 가장 낮은 <d: 빈곤균형下> 아동들처럼 코로나19로 일상의 어려움이 가중된 채 생활하였던 취약위기가정 아동을 위한 행복증진 방안이 가장 시급하다.

Ⅴ. 결론

본 연구는 코로나19 시기 아동의 일상은 어떤 양상이고 그에 따른 행복감은 어떠한지 빈곤지위와 일상균형의 수준에 따라 아동의 행복감을 살펴보았다. 코로나19로 달라진 아동의 하루일상을 아동발달과 아동권리 관점에서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권장기준’과 비교한 결과, 수면시간을 제외한 공부ㆍ운동ㆍ미디어 시간에서 대부분 권장기준을 미충족 하였다. 주요 4개 활동의 권장기준을 모두 충족한 아동은 전체 중 단 1.1%(19명)이고, 아동 일상균형 충족영역수를 과반이상(上)과 과반미만(下)로 재구분한 ‘아동 일상균형 보장수준’으로 나누어 보면 코로나19 시기 균형 있게 일상을 살아간 아동은 12.7%(232명)에 불과하고 전체의 대부분인 87.3%(1,593명)의 아동은 불균형한 일상으로 지내온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조사가 진행된 2020년은 코로나19로 등교 연기와 휴교, 비대면 등교수업 시행이 반복되는 상황이었고 이는 아동의 일상에 혼란을 주었다. 같은 시기에 수면이나 근로 등 생활시간 전반에 변화가 비교적 크지 않던 성인들과 달리 일상 균형이 흐트러진 아이들은 단기적으로는 잠자기, 누워있기 등 비활동적인 시간이 늘고 운동, 교제 등 활동적인 시간이 줄었고 장기적으로는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중요한 사실은 수면, 여가, 학습 등 기본적인 일상의 불균형을 경험하게 되면서 아동의 심리ㆍ정서 상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안타깝게도 과도한 수면과 미디어 사용, 부족한 운동으로 생활 리듬이 매우 불규칙해지면서 아이들의 스트레스, 불안, 과민함, 무기력감이 늘었다. 이러한 점이 유례없는 재난으로 사회적 위기가 발생한 시기라도 우리 사회가 아동의 일상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아동에게 어떤 영향을 발생하는지 늘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다.

왜냐하면 아동의 일상 불균형과 그에 따른 정서적 스트레스, 그리고 아동 발달은 상호 간에 영향을 주게 되면서 아동이 경험하는 위기를 증폭시킬 수 있는데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불균형한 일상은 행복, 희망과 같은 긍정적인 정서 경험보다 불안, 걱정과 같은 부정적인 정서와 스트레스를 경험하도록 만들 우려가 더 크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19 시기에도 다시 균형적인 일상으로의 회복을 통해 행복감과 같은 긍정적 정서를 아동들에게 되찾아 주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 일상균형 보장수준이 上 집단인 아이들의 행복감이 더 높았던 것 그리고 일상이 아동균형생활 권장기준에 부합할수록 즉, 아동 일상균형 충족영역 수가 많을수록 행복감도 높았던, 두 결과에서 코로나19 시기의 일상 균형이 아동의 행복에 긍정적인 관계로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하였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24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일상이 달라지고 일상의 행복도 달라질 수 있다(Hektner et al., 2007). 그리고 아동의 가정환경으로서 빈곤이라는 객관적 생활여건과 아동이 체감하는 주관적인 삶의 만족도 혹은 행복감 사이에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상이 있어, 코로나19 시기 빈곤지위와 일상균형을 함께 살펴보는 노력이 중요하다. 본 연구에서 빈곤지위와 일상균형으로 네 집단으로 구분하고 대표배열분석을 통해 방과 후 일상을 시각적으로 살펴본 결과, 일상균형上(a, c)에 해당하는 아이들의 방과후 생활이 다양하게 구성된 반면 일상균형下(b, d)에 해당하는 아이들의 생활은 단순한 모습이었다. 일상균형下 집단(b, d) 중심으로 다시 비교한 결과, 불균형한 일상에서 빈곤지위에 따른 아동의 일상 차이는 더 대조적으로 드러났다. 비빈곤 가정 아이들의 불균형한 일상은 상대적으로 긴 사교육 시간 때문으로 발생한 반면 빈곤 가정 아이들의 불균형한 일상은 방과 후 내내 이어지는 미디어 시간 때문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빈곤지위와 일상균형의 네 집단에 따른 아동의 행복감을 비교한 결과 <a: 비빈곤균형上>이 높고 <b: 비빈곤균형下>, <c: 빈곤균형上>, <d: 빈곤균형 下> 순으로 점차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를 통해 코로나19 시기, 아동의 행복감은 빈곤가구 여부와 일상균형에 따라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같은 빈곤지위 내에서는 일상균형이 좋은 아이들이(a: 비빈곤균형上, c: 빈곤균형上) 그렇지 못한 아이들(b: 비빈곤균형下, d: 빈곤균형下)에 비해 행복감이 더 높아, 균형이 잘 잡힌 생활은 아동의 행복감을 높인다. 반면, 불균형한 생활은 아동의 행복감을 낮추므로(정익중, 2018) 빈곤지위에 관계없이 매일의 일상에서 결핍 없이 다양하고 고른 활동을 경험하도록 돕는 것이 아동의 행복증진에 중요하므로(이수진, 정익중, 2020) 아동의 일상균형 수준을 높이도록 가정에서의 개별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코로나19 발생초기에 진행한 정익중 외(2020)의 연구에서 사회계층에 따라 학습 시간 변화량의 차이가 있다는 연구를 바탕으로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코로나19가 아동의 학습에 미치는 영향이 상이할 가능성을 제기하였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자원으로서 시간투자의 활동내용이 달라져 결국 빈곤지위의 차이가 아동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기회의 차이, 더 나아가 아동의 경험 결핍 차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이수진, 정익중, 2020). 그렇기에 향후 빈곤가정 아동이 경험할 누적적 결과 손실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코로나19 시기 가장 취약했을 아동의 일상에 더 주목 해야 한다. 본 연구에서도 <d: 빈곤균형下>에 해당하는 빈곤아동들이 일상균형 회복을 위해 최우선적인 개입이 필요한 가장 취약한 대상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비빈곤 가구(a: 비빈곤균형上, b: 비빈곤균형下) 아이들이 빈곤 가구(c: 빈곤균형上, d: 빈곤균형下) 아이들보다 모두 행복감이 더 높다는 결과에서 나타나듯 일상균형을 증진하기 위한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빈곤가정 아동의 행복감을 비빈곤 가정 아동 수준까지 높일 수 없다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즉, 빈곤 가정이 가진 구조적인 취약성에 대한 근본적인 개입 없이 가정에서 보호자와 자녀가 다양한 활동을 하도록 지원하는 노력만으로는 경제적 가정환경 차이로 인한 행복감의 격차가 결코 좁혀질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빈곤취약위기가정 아동의 행복증진 방안으로서 사회구조적ㆍ제도적 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코로나19 시기 아동의 일상균형 회복을 위해 다음 세 가지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아동의 행복증진을 위해서는 일상에서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게 하는 보호자의 노력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제2차 아동정책기본계획의 기조는 아동중심ㆍ아동권리 실현을 통한 ‘아동이 행복한 나라’이며 정책목표는 ‘아동이 현재 행복을 누릴 수 있는 환경조성’이다(보건복지부, 2020). 일상에서 나의 생활이 원하는 활동들로 구성되고 그 시간들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수록 삶의 균형이 더 좋아지듯(Matuska, 2012) 코로나19 시기에도 행복증진을 위해서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활동으로 다양하게 하루하루의 일상을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코로나19 시기라도 아이들이 다양한 일상경험을 누리는 것은 당연한 아동의 권리이기 때문이다(정익중 외, 2021). 안타깝게도 코로나19 이후 대부분의 아이들이 가정에서 단조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아동이 행복한 나라’ 구현을 위해서 가정에서 보호자들은 아동의 생활을 깊이 들여다보는 따뜻한 관심이 중요하고, 또 정책적으로는 아이들의 다양한 일상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이 꼭 필요하다. 이를 통해 코로나19로 다중이용시설이 문을 닫았을 때 모든 아이들이 경험했던 답답한 일상이 두 번 다시 되풀이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어떤 사회적인 위기에서도 아이들은 하루하루 자라고 있고 이들에게 다양한 일상경험이 행복을 위한 최우선적인 권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둘째,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빈곤가구 아동의 행복증진을 위해서는 빈곤층의 불리한 생활여건을 보완해 주는 사회적인 개입이 더욱 추가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본 연구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빈곤가정 아동이 일상 균형을 갖추어도 전혀 비빈곤 가정 아동의 행복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일상의 균형 보장을 통한 아동의 행복감 증진은 같은 빈곤지위 내에서만 가능한 것으로 나타나 아동이 있는 빈곤층에는 경제적 결핍을 채워주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코로나19 이후 소득감소와 빈곤이 증가했고(남재현, 이래혁, 2021) 코로나19로 소득계층에 따라 아동의 교육 및 문화생활 지출에 격차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었다(김지우, 김나영, 남재현, 2021). 이러한 코로나19 시기적 특성을 고려해 볼 때 빈곤층 가정의 보호자는 자녀에게 일상 활동의 선택지 자체를 제공할 경제적 여력이 안 되기 때문에 자녀들은 혼자서 하는 미디어 중심의 소극적 여가활동으로 하루를 보냈을 것이다. 그러나 다양하고 고른 활동의 경험은 아동의 행복감을 증진하므로(이수진, 정익중, 2020) 아동이 있는 빈곤가정에 아동이 원하는 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일상에 필요한 생활소비항목(운동ㆍ문화ㆍ여가활동비, 교육ㆍ재능개발비, 디지털 장치 구입비 등)을 충분히 지원할 수 있는 세심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빈곤아동이 유일하게 이용 가능했던 지역아동센터나 방과후 교실에서의 다양한 활동 등이 제한됨에 따라 빈곤아동들은 좁은 집에만 머물러야 하는 상황과 시간이 길어지고,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언제든 가용 가능한 지역사회 자원인 공간 등이 부족한 점도 아동 발달의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 이에 빈곤아동이 미디어중심의 소극적 여가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많은 시간들을 소비하게 방치하기보다는, 지역아동센터나 방과후 교실의 활동제한을 보완해줄 수 있는 가용 가능한 유휴공간을 확보하여 빈곤아동의 대・소규모 활동을 지원하고, 아동의 행복을 목표로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활성화하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박물관, 체육관, 미술관 등 다중이용시설이 문을 닫을 때 빈곤취약계층 아동에게는 반대로 이용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셋째, 지역사회는 아동이 경험할 다양한 활동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어야 한다. 코로나19 시기 아동들은 학교생활은 물론이고 봉사활동이나 도서관과 같은 문화시설을 사용할 기회를 거의 상실한 상태를 경험한 바 있다. 특히, 중ㆍ고등학교 학생들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진로를 찾아가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놓여있는 만큼, 코로나19로 다양한 사회ㆍ문화적 경험의 통로가 차단되자 큰 상실감과 더불어 교육적 손해를 상당히 느끼며 불안해하였다(초록우산어린이재단, 2021). 등교가 제한되었던 시기를 겪으면서 우리 사회는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것, 등교하는 것의 의미는 결코 단순하지 않음을 깨달았다. 학교는 아동에게 그 무엇과도 대체할 수 없는 생활공간으로, 학습 외에도 가족 아닌 타인과의 만남, 다양한 감정 표현, 규칙 준수 등의 사회화 기능을 제공해 왔고(하지현, 2021) 아이들이 학교에서 각종 체험 학습, 여행 등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이었다(이유진, 2021). 따라서 코로나19 시기에도 학교 등교는 당연한 일이어야 하고, 아동들의 학교 등교, 개방 여부와 관계없이 지역사회가 다양한 경험의 기회들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어야 한다. 아동기는 짧고,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은 언제까지나 기다려주지 않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모든 아동들이 일상 속 권리를 찾아 행복해질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을 확대ㆍ마련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 코로나19 시기 일상균형과 아동의 행복감을 비교한 2개 집단 간의 사례 수 차이가 분석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한계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아동생활시간조사를 통해 코로나19 시기 아동의 행복감 증진을 위해서는 일상 균형 보장이 중요함을 발견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마지막으로 다음 내용을 후속연구의 과제로 남기고자 한다. 첫째, 본 연구는 경제적 소득수준에 따른 빈곤지위에 따라 아동의 일상을 비교하였다. 그러나 취약한 가정의 형태에는 소득 외에도 여러 요인들이 존재한다. 특히 보호자 존재 여부에 따라 아동의 삶의 조건은 전혀 달라진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다루지 못하였지만 한부모ㆍ조손ㆍ가정 외 보호 등 다양한 가족의 모습에 따른 더욱 세부적인 분석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를 제안한다.

둘째, 코로나19로 일상의 균형 및 불균형 집단에 각각 해당하는 아이들이 발달해 감에 따라 장기적으로 어떤 변화양상을 보여주는지에 대한 종단연구를 제안한다. 이러한 종단연구를 통해 아동기에 경험하는 일상의 균형 차이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될 것이다.

Note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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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시간별 활동코드
행동분류 수면 식사 학교수업 학교수업 외 학습 스스로 학습 교제 자유로운 휴식 적극적 여가 소극적 여가 기타
코드 SLEEP EAT OFF SCHOOL PRIVATE STUDY RELATION FREE ACTIVITY MEDIA E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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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knowledgement

본 논문은 제19차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복지포럼과 2021년 사회복지 공동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논문을 전면적으로 수정・보완한 것임. IRB No. ewha-202009-001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