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이 주관적 건강 및 건강행동에 미치는 영향

The Effect of Job Loss on Self-Rated Health and Health Behavior

알기 쉬운 요약

이 연구는 왜 했을까?
실업은 금전적・비금전적 손실을 초래하여 개인의 건강을 악화하고 건강행동의 변화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실업은 소득의 감소와 무형의 잠재적 박탈 등을 통해 개인들의 정신적 혹은 신체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실업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 우울증, 스트레스 등은 흡연, 음주, 사회 및 신체 활동 감소와 같은 건강하지 못한 행동을 야기하며, 이러한 부정적인 건강행동에 의해 건강이 더욱 악화하기도 한다. 이에 이 연구는 우리나라의 자료를 사용하여 실업이 주관적 건강과 음주, 흡연 등의 건강행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하고자 하였다.
새롭게 밝혀진 내용은?
이 연구의 결과는 대체적으로 실업이 주관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특히 남성들과 장기근속 근로자들에게서 실업의 부정적인 영향이 상대적으로 더 강하게 나타났으며, 재취업은 실직으로 인한 건강의 악화를 완화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된다. 실업이 흡연 및 음주 등 건강행동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는 실업 스트레스로 인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음을 밝힌 해외의 사례와는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실업은 미취업자들의 음주 확률을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드러났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더불어 유례없는 감염병 확산으로 인해 실업 문제가 가중되어 정부의 정책적 대응이 시급하게 요구되는 가운데, 이 연구의 결과는 정책적 방향에 대한 새로운 함의를 제공해 준다. 즉, 기존의 금전적 지원, 재취업 관련 지원 정책에 더해 실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건강 관리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또한 정책의 효율성 측면을 고려한다면 성별, 근속연수별 이질성을 바탕으로 한 보다 정교하고 세분화된 정책적 설계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analyze the effects of job loss on self-rated health and health behavior. Unemployment due to plant closure was defined as involuntary job loss, and the effect of exogenous job loss on self-rated health and health behavior was analyzed using a fixed effect model to control unobservable individual characteristics, and additional analysis was conducted by length of service and gender. The results of this study showed that job loss had a negative effect on self-rated health. In particular, the negative impact of unemployment was relatively stronger for men and long-term workers, confirming that the effect was heterogeneous depending on the attachment to the labor market. On the other hand, re-employment was found to had played a role in alleviating the deterioration of health due to job loss. This study also found that job loss did not significantly affect the probability of smoking, but played a role in significantly lowering the probability of drinking.

keyword
Job LossUnemploymentPlant ClosureHealthHealth Behavior

초록

본 연구는 실업이 주관적 건강 및 건강행동에 미친 영향을 추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개인의 선택과는 무관하게 발생한 사업장 폐쇄, 혹은 공장 폐쇄로 인한 실업을 외생적으로 발생한 비자발적 실업이라 정의하고, 관측 불가능한 개인의 특성을 통제하기 위해 고정효과 모형을 사용하여 외생적으로 주어진 실업이 주관적 건강과 음주, 흡연 등의 건강행동에 미친 순수한 인과적 영향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대체로 실업이 주관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특히 남성들과 장기근속 근로자들에게서 실업의 부정적인 영향이 상대적으로 더 강하게 나타나 노동시장에의 결속 정도에 따라 그 효과가 이질적임을 확인해 준다. 반면 재취업은 실직으로 인한 건강의 악화를 완화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이 흡연 및 음주 등 건강행동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는 실업 스트레스로 인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음을 밝힌 해외의 사례와는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실업은 미취업자들의 음주 확률을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드러났다. 본 연구의 결과는 실직자들의 재취업과 경제적 지원에 초점이 맞추어진 현재의 정책 방향에 대한 개선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주요 용어
실업비자발적 실업사업장 폐쇄주관적 건강건강행동

Ⅰ. 머리말

실업은 금전적 혹은 비금전적 손실을 초래함으로써,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악화하고 건강행동의 변화를 야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Browning & Heinesen, 2012; Deb, Gallo, Ayyagari, Fletcher & Sindelar, 2011; Kuhn, Lalive & Zweimüller, 2009; Marcus, 2013).

실업이 건강에 미치는 인과적 효과, 즉 원인 가설에 의하면 실업은 소득의 감소와 무형의 잠재적 박탈 등을 통해 개인들의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업으로 인한 소득의 감소는 생활 수준을 하락시키고 건강에 대한 투자를 저해하며, 경제적 제약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건강을 악화한다. 경제적인 측면 이외에도 개인에게 일이란 특정한 사회적 지위를 부여하여 집단적 목적에 기여하고 일상 활동을 구조화할 기회를 제공하며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하는 수단으로서 작용하는데, 일자리를 잃는다는 것은 사회적・정서적 지지를 잃는 것을 의미하고 이로 인해 정신적・신체적 건강이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Jahoda, 1982). 정신적 고통, 우울증, 스트레스 등은 흡연, 음주, 사회 및 신체 활동 감소와 같은 건강하지 못한 행동을 유발하며, 부정적인 건강행동에 의해 건강이 더욱 악화하기도 한다. 예컨대, 정신적 고통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주로 흡연, 음주 등의 부정적인 건강행동에 의해 매개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Collins, Tranter & Irvine, 2012).

실업과 건강 간의 상관관계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수많은 연구들은 실업자들의 건강이 근로자들에 비해 좋지 않다는 분석 결과를 일관되게 제시하고 있다(Krug & Eberl, 2018; Salm, 2009). 그러나 실업이 건강에 미치는 인과적인 영향을 분석한 연구들은 이용한 자료나 분석 방법에 따라 그 결과가 상이하게 나타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분석한 연구는 극히 드물다. 실업은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건강하지 못한 근로자들이 해고되거나 스스로 일자리를 이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역인과관계로 인한 편의가 존재한다.

본 연구는 실업이 건강과 건강행동에 미친 인과적 영향을 추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역인과관계로 인한 내생성을 통제하기 위하여 외생적으로 주어진 실업이 주관적 건강과 음주, 흡연 등의 건강행동에 미친 인과적 영향을 확인할 것이다. 개인의 선택과는 무관하게 발생한 사업장 폐쇄 혹은 공장 폐쇄로 인한 실업을 외생적으로 발생한 비자발적 실업이라 정의하고, 관측 불가능한 개인의 특성을 통제하기 위해 고정효과 모형을 사용한다. 실업 이후 1년 이내에 재취업한 “실업 후 재취업자”와 실업 상태로 남아 있는 “실업 후 미취업자”로 구분하여 독립변수를 구성함으로써 실업 이후 취업 상태에 따른 효과의 이질성을 살펴볼 뿐만 아니라, 실업이 미치는 영향은 노동시장 결속도에 따라 상이할 가능성을 고려하여 성별 및 근속연수별 분석을 추가적으로 수행한다.

본 연구의 결과는 대체로 실업이 주관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특히 남성들과 장기근속 근로자들에게서 실업의 부정적인 영향이 상대적으로 더 강하게 나타나 노동시장에의 결속 정도에 따라 그 효과가 이질적임을 확인해 준다. 반면 재취업은 실직으로 인한 건강의 악화를 완화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이 흡연 및 음주 등 건강행동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는 실업 스트레스로 인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음을 밝힌 해외의 사례와는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실업은 미취업자들의 음주 확률을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연구는 실업이 주관적 건강과 건강행동에 미친 인과적 효과를 종합적이고 면밀하게 분석하였을 뿐만 아니라 성별 및 근속연수별 이질성을 처음으로 확인하였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으며, 이 연구의 결과는 정책 개선 방향을 설정하는 데에 주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Ⅱ. 이론적 배경 및 선행연구

1. 이론적 배경

가. 인과적 효과

건강에 대한 수요를 경제학적 이론으로 설명한 Grossman (1972)에 의하면 건강은 인적자본 투자, 생활 양식의 함수로서 소득과 의료의 상대적 가격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Grossman, 1972). 부연하면, 개인은 예산 및 시간 제약 조건하에서 건강 및 기타 소비를 통해 효용을 극대화하는데, 소득은 예산 제약선 자체를 이동시킴으로써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Grossman, 1972). 따라서 실업으로 인한 소득의 감소는 인적자본의 투자를 저해하고, 의료서비스 수요를 감소시키는 등 건강에 대한 투자를 저해하며, 개인들의 생활 수준을 악화시킴으로써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Grossman, 1972).

사회학적 관점에서의 실업은 소득의 박탈과 함께 무형의 잠재적 박탈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한다(Jahoda, 1982). 소득 감소 이외에도 개인들은 잠재된 박탈에 직면하게 되는데, 개인들에게 직장은 중요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게 하고 그들의 사회적 정체성, 자존감 등에 영향을 미치며, 사회적 교류를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서 작용한다(Jahoda, 1982). 따라서 일자리를 잃는다는 것은 사회적・정서적 지지를 잃는 것을 의미하고, 이로 인해 정신적・신체적 건강 상태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Jahoda, 1982).

나. 선별 효과

역인과관계 가설로도 불리는 선별 효과 이론은 건강하지 못한 근로자들이 일자리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이에 대한 주장은 건강이 악화한 근로자들은 생산성이 하락하고, 이로 인해 해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West, 1991; Bartley, 1988; Cook, 1985).

이뿐 아니라 열악한 건강 상태와 높은 실업의 위험은 관측할 수 있거나 관측할 수 없는 다른 특성과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에 건강과 실업 사이의 관계가 주로 다른 요인들에 의해 설명된다는 주장도 있다. 예컨대, 저학력 근로자는 실업자가 될 위험이 더 높고(Wolbers, 2000; Mincer, 1991), 교육 수준과 건강은 정(+)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Conti, Heckman & Urzua, 2010; Grossman, 1972), 학력 수준과 실업 간의 관계가 건강과 실업 간의 관계로 오인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2. 선행 연구

이러한 이론적 배경에서 실업이 건강 및 건강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가 축적되어 왔고, 최근의 연구들은 건강하지 못한 근로자가 일자리에서 이탈하는 역인과관계에 의한 내생성을 해결하기 위하여 사업장 폐쇄 혹은 공장 폐쇄로 인한 실업을 개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외생적으로 발생한 비자발적 실업이라 정의하고, 외생적 실업으로 인한 영향을 추정한다. 실업과 건강 간에는 부정적인 상관관계가 있음을 일관되게 밝힌 연구들과 달리 인과관계를 추정한 연구들은 사용한 자료, 분석 방법 등에 따라 상이한 결과가 도출된다.

Salm(2009)은 미국의 Health and Retirement Study (HRS) 자료를 사용하여 50세 이상 근로자들의 비자발적 실업이 건강에 미친 영향을 이중차분법(DID method)을 통해 분석하였는데, 주관적 건강 혹은 신체적 건강에 실업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하였음을 밝혔다. Schmitz(2011)는 독일의 Socio-Economic Panel (SOEP) 자료를 활용하여 실업이 건강 만족도, 정신건강 및 병원 방문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였는데, 실업과 건강 간 부정적인 상관관계를 확인했으나 역인과관계로 인한 내생성을 통제하기 위해 외생적 실업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고정효과 모형으로 분석한 결과는 통계적으로 유의성이 없음을 밝혔다. Michaud, Crimmins & Hurd(2016)는 미국의 HRS 자료를 사용하여 실업이 건강에 미친 영향을 성향 점수 매칭(Propensity Score Matching) 모형으로 분석하였다. 실업이 객관적인 건강(바이오 마커)과 주관적인 건강에 미친 영향을 추정한 결과는 사업장 폐쇄로 인한 실직이 건강에 유의한 영향을 주지 못했음을 보여주었다. 이들 연구는 건강과 실업 간의 부(-)의 관계가 건강하지 못한 근로자가 실업자가 되는 선별 효과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한편 이들 연구와는 반대로 실업이 건강과 건강행동에 유의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한 연구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Kuhn, Lalive & Zweimüller(2009)는 오스트리아 자료를 사용하여 비자발적 실업이 남성의 정신건강 문제로 인한 입원뿐만 아니라 항우울제 및 관련 약물에 대한 지출을 증가시켰음을 밝혔고, 덴마크 자료를 사용하여 비자발적 실업이 사망의 증가와 입원 위험을 유발하는지 분석한 Browning & Heinesen(2012)은 실업이 전체 사망과 순환기 질환 사망, 자살과 자살 시도 및 교통사고, 알코올 관련 질병, 정신 질환으로 인한 사망과 입원 위험을 증가시켰음을 보였다. Deb, Gallo, Ayyagari, Fletcher & Sindelar(2011)Marcus(2014)는 각각 미국의 HRS 자료와 독일의 SOEP 자료를 활용하여 비자발적 실업이 음주, 흡연 등 건강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는데, 이 두 연구 모두 실업이 음주 혹은 흡연 확률을 높였고, 특히 실직 전에 건강 상태가 좋지 않거나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사람들에게서 그 영향이 상대적으로 컸음을 밝혔다.

최요한(2014)은 한국노동패널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사업장 폐쇄로 인한 외생적 실업이 주관적인 건강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였는데, 그 결과는 성별 간 이질성이 있음을 밝혔다. 남성들의 실업이 주관적인 건강 상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여성의 경우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음을 확인하였다.

Ⅲ. 자료 및 방법

1. 분석 자료 및 대상

본 연구는 한국노동연구원의 한국노동패널조사(이하 노동패널)를 이용하였다. 노동패널은 전국의 약 5,000가구와 그 가구원을 대상으로 매년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패널 데이터로서, 개인의 인구학적 특성, 경제활동 상태 및 일자리 정보 등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제공한다.

본 연구는 건강 변수와 건강행동 2개의 변수 등 총 3개의 종속변수로 구성하여 실업이 주관적 건강 및 건강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것이다.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변수로는 주관적 건강을 사용한다. 주관적 건강 변수는 현재의 건강 상태를 유의하게 예측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대체적으로 일관되게 제시되고 있으며(최요한, 2016; Benyamini, Idler, Leventhal & Leventhal, 2000; Idler & Benyamini, 1997), 사회과학 분야 연구에서 실제 건강 상태를 대리하는 변수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건강행동을 살펴보기 위한 변수로는 선행 연구에서 흔히 쓰이는 음주 및 흡연 여부 변수를 사용한다(Black, Devereux & Salvanes, 2015; Marcus, 2014; Deb, Gallo, Ayyagari, Fletcher & Sindelar, 2011).

주요 경제활동 연령층인 30-59세 임금근로자와 임금근로에서 이탈한 실직자를 분석 대상으로 하며, 실직자는 실업 이후 1년 이내에 재취업한 “실업 후 재취업자”와 실업 상태로 남아 있는 “실업 후 미취업자”로 구분하여 독립변수를 구성함으로써 실업 이후 취업 상태에 따른 효과의 이질성을 확인한다.

본 연구는 실업이 건강 등에 미치는 인과적 효과를 추정하기 위해 외생적으로 발생한 비자발적 실업의 효과를 추정하며, “직장의 파산, 폐업, 휴업”과 “정리해고”로 인한 실직을 비자발적 실업으로 정의하여 분석에 이용하였고, 마찰적 실업으로 인한 효과를 배제하기 위해 근속연수가 24개월 이상인 경우로 한정하였다. 아울러 노동공급 측면에서 근속연수는 노동시장에의 결속 정도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이고, 여성은 남성에 비해 노동시장 결속도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근속연수별・성별로 나누어 추가적인 분석을 수행함으로써 노동시장 결속도에 따라 그 영향이 상이한지 살펴볼 것이다.

주관적 건강에 대한 분석은 노동패널에서 주관적 건강을 조사하기 시작한 2003년(6차)에서 2019년(22차)까지의 자료를 사용하였으며, 건강행동 분석은 음주와 흡연 관련 설문 문항이 추가된 2005년(8차) 이후 자료를 이용하였다.1)

2. 분석 방법

본 연구는 실업이 주관적 건강 및 건강행동에 미치는 인과적 효과를 추정하기 위해 사업장 폐쇄로 인한 실업을 비자발적 실업이라 간주한 Marcus(2013), Schmitz(2011) 등의 선행 연구의 방법을 차용한다. 이는 사업장 폐업으로 인한 실직은 개인의 선택과는 무관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건강하지 못한 근로자들이 실업을 선택하는 선별 효과를 통제할 수 있다는 기대에 근거한다.

이에 본 연구는 우선 합동 모형(pooled model)을 통해 분석한다. 직장의 폐쇄로 인한 실업이 기대와 같이 외생적으로 발생한 실업이라면 합동 모형의 추정치를 인과적 효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외환위기와 같은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기업의 도산으로 인한 사업장 폐쇄 자체가 어느 정도 예견될 가능성이 있으며, 관측 불가능한 개인의 특성이 직장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혹은 사업장 폐쇄의 확률은 특정 기업 혹은 산업이 더 높을 수 있고, 미관측된 개인의 특성이 재직 기업 혹은 산업의 선택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최요한, 2014). 따라서 본 연구는 합동 모형뿐만 아니라 고정효과 모형(fixed effect model)을 사용하여 두 모형의 결과를 비교하고, 실업의 순수한 인과적 효과를 확인할 것이다.

종속변수가 이항 변수(binary variable)인 경우 합동 로짓 모형(pooled logit model)과 고정효과 로짓 모형(fixed effect logit model)을, 범주화된 이산 변수(categorical data)인 경우 합동 순서형 로짓 모형(pooled ordered logit model)과 고정효과 순서형 로짓 모형(fixed effect ordered logit model)을 사용하여 분석한다. 합동 모형의 경우에는 인과적 효과와 선별 효과가 모두 작용한 결과이며, 고정효과 모형의 경우에는 개인의 시간 불변 특성에서 비롯된 잠재적인 내생성을 통제하여 선별 효과를 최대한 배제한 상태에서 실업이 건강 및 건강행동에 미치는 인과적 효과를 보여준다.

분석에 사용한 회귀방정식은 다음과 같다.

(1)
y i t * = α + β d i t + X i t γ + T t δ + ϵ i t

(2)
y i t = 1 if    y * > 0 0 if   o t h e r w i s e

(3)
y i t = 1 if    y i t * δ 1 2 if   δ 1 < y i t * δ 2 3 if   δ 2 < y i t * δ 3 4 if   δ 3 < y i t * δ 4 5 if   δ 4 < y i t *

(4)
ϵ i t = u i + e i t

본 연구의 관심변수 dit는 개인 it년도 실업 여부이며, dit의 추정계수 β ^ 은 일자리에서 이탈한 실업자의 건강이 일자리를 유지한 그룹에 비해 어떠한지 보여준다. Xit는 종속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인구학적 변수, 사회・경제적 변수 및 직업 특성 변수들의 벡터이다. 통제변수인 인구학적 변수 및 사회・경제적 변수로는 연령, 성별, 학력 수준, 결혼 여부, 가구 소득 및 자가 주택 여부를 포함하였으며, 직업 특성 변수로는 정규직 여부, 산업 및 직종 변수를 포함하였다. Tt는 연도 더미변수의 벡터이며, εit는 로지스틱(logistic) 분포를 따르는 오차항이다.

종속변수인 y i t * 는 관찰되지 않는 잠재 변수(latent variable)이며, 관찰 가능한 변수인 건강은 1과 0, 두 개의 값을 갖는 이항 변수이거나 순서가 의미를 지니는 범주형 변수이다. 로짓 모형에서의 관찰가능한 이항 종속변수는 식 (2)와 같고, 순서형 로짓 모형에서의 관찰가능한 범주형 종속변수는 식 (3)과 같이 나타낼 수 있으며 δ1에서 δ4는 절사점(cutoff point)이다.

합동 모형에서는 corr(εit, εis) = 0(ts), 즉 특정 그룹 내에서 시점이 다른 오차항들 간의 상관계수가 0이라고 가정한다. 반면 고정효과 모형에서의 오차항 εit는 식 (4)와 같이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는(time-invariant) 그룹 간 이질성을 의미하는 ui와 그룹 및 시간에 따라 변하는 오차항 eit의 합으로 구성되며, ui를 고정효과로 간주한다.

본 연구의 고정효과 순서형 로짓 모형은 Baetschmann, Staub & Winkelmann(2015)이 제안한 blowup and cluster (BUC) 추정량을 이용하였다. 또한 고정효과 로짓 모형은 표준오차(standard error)를, 이를 제외한 모든 분석은 개인별 군집강건표준오차(clustered robust standard error)를 적용하였다.

3. 변수 및 기초통계

본 연구의 종속변수는 주관적 건강과 음주 및 흡연 여부 등 총 3개로 구성되며, 종속변수에 대한 설명은 <표 1>에 정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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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종속변수
종속변수명 응답항목
주관적 건강 (1) 아주 건강하다
(2) 건강한 편이다
(3) 보통이다
(4) 건강하지 않은 편이다
(5) 건강이 아주 안 좋다
음주 여부 (0) 마시지 않는다
(1) 마신다
흡연 여부 (0) 피우지 않는다
(1) 피운다

자료: 한국노동연구원 한국노동패널조사

주관적 건강은 응답자가 스스로 평가한 본인의 현재 건강 상태로서 “아주 건강하다”, “건강한 편이다”, “보통이다”, “건강하지 않은 편이다”, “건강이 아주 안 좋다” 등 5점의 리커트 스케일(Likert Scale)로 구성되며, 가장 건강이 좋은 상태일 때 1로, 가장 건강이 좋지 못한 상태를 5로 코딩하여 분석에 이용하였다. 건강행동을 살펴보기 위한 음주 및 흡연 여부 변수는 이항 변수로서 현재 술을 마시거나 흡연을 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구분되며, 술을 마시거나 흡연을 하는 경우 1, 그렇지 않은 경우 0으로 코딩하였다.

본 연구의 관심변수는 실업 여부로서 취업자, 실업 후 재취업자, 실업 후 미취업자로 구분되며, 연도별 고정효과를 통제하기 위하여 연도 더미를 포함하였다.

통제변수로는 본 연구의 종속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연령, 성별, 학력, 결혼 여부, 0~19세 자녀 여부, 가구 소득 및 자가 주택 여부 등의 인구・사회・경제적 변수와 정규직 여부, 산업 및 직종 더미 등 직업 변수를 포함하였다.2) 고정효과 모형의 경우 취업 이후의 기간을 분석하는 것이므로 인구・사회・경제적 특성 중 학력은 시간에 따라 변화가 거의 없고, 연령은 연도 더미와 다중공선성의 문제가 있으므로 제외하여 분석하였다.

<표 2>에는 분석에 사용한 변수들의 기초통계량이 제시되어 있으며, <표 3>은 취업자, 실업 후 재취업자, 실업 후 미취업자로 구분하여 산출한 기초통계량을 보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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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기초통계량
N Mean SD
종속 변수 주관적 건강 56,707 (2.349) (0.639)
(1) 아주 건강하다 0.041 0.199
(2) 건강한 편이다 0.615 0.487
(3) 보통이다 0.300 0.458
(4) 건강하지 않은 편이다 0.041 0.197
(5) 건강이 아주 안 좋다 0.003 0.054
음주 52,186
(0) 마시지 않는다 0.280 0.449
(1) 마신다 0.720 0.449
흡연 52,187
(0) 피우지 않는다 0.669 0.471
(1) 피운다 0.331 0.471
독립 변수 실업 여부 55,437
취업자 0.871 0.335
실업 후 재취업자 0.080 0.271
실업 후 미취업자 0.049 0.216
성별 56,731
남성 0.646 0.478
여성 0.354 0.478
학력 56,725
중학교 졸업 이하 0.123 0.329
고등학교 0.352 0.478
대학 재학 이상 0.524 0.499
연령 56,731 43.313 8.121
결혼 여부 56,731 0.800 0.400
0~19세 자녀 여부 56,731 0.550 0.498
가구 소득(천만 원) 56,731 5.263 3.624
자가 주택 여부 56,725 0.600 0.490
정규직 여부 56,003 0.735 0.442
산업 분류 56,731
제조업 0.256 0.436
건설업 0.111 0.314
생산자 서비스업 0.148 0.355
유통 서비스업 0.177 0.382
개인 서비스업 0.094 0.292
사회 서비스업 0.214 0.410
직종 분류 56,731
관리자 + 전문가 + 준전문가 0.275 0.447
사무직 0.223 0.416
서비스+판매 근로자 0.134 0.341
기능원+조립원 0.277 0.448
단순노무직 0.091 0.288

자료: 한국노동연구원 한국노동패널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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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
취업 여부별 기초통계량
취업자 (N=48,309) 전체 실업자 비자발적 실업자
실업 후 재취업자 (N=4,421) 실업 후 미취업자 (N=2,707) 실업 후 재취업자 (N=405) 실업 후 미취업자 (N=419)
Mean SD Mean SD Mean SD Mean SD Mean SD
종속 변수 주관적 건강 (2.33) (0.62) (2.36) (0.64) (2.64) (0.89) (2.44) (0.66) (2.51) (0.73)
(1) 아주 건강하다 0.04 0.20 0.04 0.21 0.04 0.20 0.04 0.18 0.02 0.14
(2) 건강한 편이다 0.62 0.49 0.60 0.49 0.49 0.50 0.55 0.50 0.56 0.55
(3) 보통이다 0.30 0.46 0.32 0.47 0.30 0.46 0.36 0.48 0.31 0.46
(4) 건강하지 않은 편이다 0.04 0.18 0.04 0.20 0.14 0.35 0.06 0.24 0.10 0.30
(5) 건강이 아주 안 좋다 0.00 0.04 0.00 0.03 0.03 0.18 - - 0.01 0.08
음주
(0) 마시지 않는다 0.27 0.45 0.27 0.44 0.42 0.49 0.25 0.43 0.36 0.48
(1) 마신다 0.73 0.45 0.73 0.44 0.58 0.49 0.75 0.43 0.64 0.48
흡연
(0) 피우지 않는다 0.67 0.47 0.63 0.48 0.76 0.43 0.65 0.48 0.67 0.47
(1) 피운다 0.33 0.47 0.37 0.48 0.24 0.43 0.35 0.48 0.33 0.47
독립 변수 성별
남성 0.66 0.47 0.66 0.47 0.41 0.49 0.35 0.48 0.47 0.50
여성 0.34 0.47 0.34 0.47 0.59 0.49 0.65 0.48 0.53 0.50
학력
중학교 졸업 이하 0.12 0.32 0.13 0.34 0.21 0.40 0.21 0.40 0.25 0.44
고등학교 0.34 0.47 0.40 0.49 0.39 0.49 0.43 0.50 0.43 0.50
대학 재학 이상 0.54 0.50 0.47 0.50 0.40 0.49 0.37 0.48 0.32 0.47
연령 43.30 8.07 42.78 8.00 44.18 9.05 44.74 7.88 45.51 8.27
결혼여부 0.81 0.40 0.77 0.42 0.75 0.44 0.80 0.40 0.72 0.45
0~19세 자녀 여부 0.56 0.50 0.55 0.50 0.40 0.49 0.55 0.50 0.39 0.49
가구 소득(천만 원) 5.36 3.55 4.61 3.71 5.06 4.67 4.33 3.02 4.46 3.24
자가 주택 여부 0.61 0.49 0.53 0.50 0.59 0.49 0.55 0.50 0.59 0.49
정규직 여부 0.76 0.43 0.55 0.50 0.60 0.49 0.55 0.50 0.67 0.47
산업 분류
제조업 0.26 0.44 0.23 0.42 0.24 0.43 0.38 0.49 0.37 0.48
건설업 0.11 0.32 0.10 0.30 0.08 0.28 0.12 0.32 0.10 0.30
생산자 서비스업 0.15 0.36 0.15 0.36 0.14 0.35 0.09 0.29 0.14 0.35
유통 서비스업 0.17 0.38 0.22 0.42 0.18 0.39 0.20 0.40 0.17 0.38
개인 서비스업 0.08 0.28 0.15 0.36 0.17 0.38 0.15 0.35 0.15 0.35
사회 서비스업 0.22 0.42 0.14 0.35 0.18 0.38 0.06 0.25 0.07 0.26
직종 분류
관리자 + 전문가 + 준전문가 0.28 0.45 0.26 0.44 0.23 0.42 0.19 0.39 0.18 0.38
사무직 0.23 0.42 0.15 0.36 0.18 0.38 0.18 0.39 0.19 0.39
서비스 + 판매 근로자 0.12 0.33 0.21 0.41 0.21 0.41 0.16 0.36 0.17 0.38
기능원 + 조립원 0.28 0.45 0.28 0.45 0.25 0.43 0.38 0.49 0.37 0.48
단순노무직 0.09 0.28 0.10 0.30 0.13 0.33 0.10 0.30 0.10 0.30

자료: 한국노동연구원 한국노동패널조사

주관적 건강에 대한 전체 표본의 평균은 대략 2.35로 보통 수준(3)보다 더 양호한 상태인 것으로 스스로를 평가했다. 각 응답에 대한 비중을 보면 ‘건강한 편이다’는 약 61.5%이고 ‘보통이다’는 30%가량으로 대체로 본인의 건강 상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고, ‘건강이 아주 안좋다’라고 응답한 표본은 0.3% 정도였다. 취업 여부별로 봤을 때에는 취업자(2.33), 실업 후 재취업자(2.36), 실업 후 미취업자(2.64) 순으로 건강 상태가 나은 것으로 확인되며, 비자발적 실업자들을 대상으로 했을 때에도 취업 여부별 건강 상태는 동일한 양상을 보였다. 즉, 취업자들은 상대적으로 ‘아주 건강하다’ 혹은 ‘건강한 편이다’라고 응답한 비중이 실업을 경험한 그룹에 비해 높았고, 실업자 그룹에서는 재취업자들이 미취업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본인의 건강 상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였으며, 실업자 그룹에서도 미취업자들은 상대적으로 ‘보통이다’, ‘건강하지 않은 편이다’ 등 본인의 건강 상태를 보통 수준보다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비중이 더 높았다.

건강행동의 경우, 전체 표본 중 음주와 흡연 비율은 각각 72%, 33.1% 정도였고, 취업자와 실직자로 구분했을 때 특정한 양상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취업자에 비해 실업 후 미취업자 그룹에서 음주, 흡연 등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상대적으로 덜 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실업 후 재취업자 그룹의 경우 흡연과 음주 비율이 더 높았다.

분석 대상 표본 중 실업을 경험하지 않은 취업자는 약 87.1%였고, 실업을 경험한 비율은 12.9%가량이었다. 이중 실업 후 1년 이내 재취업한 근로자와 미취업 상태로 남아 있는 실업자가 각각 8%, 4.9% 정도였다. 평균 연령은 43.3세, 남성 비중이 64.6%, 대학 재학 이상의 학력 수준을 가진 표본이 전체의 약 52.4%였다. 또한 제조업 종사자 25.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고, 직종별로 보았을 때에는 기능원, 조립원 비중이 가장 높았다.

비자발적 실업자와 취업자를 비교했을 때, 연령과 여성 비중은 재취업 여부와 관계없이 실직자 그룹에서 더 높은 반면에 학력 수준은 실직자 그룹에서 더 낮은 경향을 보여 고령・여성・저학력 집단이 고용 취약계층임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결혼 비율, 자녀 여부, 자가 주택 및 가구 소득 등의 경제적 요인 등에서 취업자 그룹이 실직자 그룹에 비해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인구・사회・경제적 요인들을 분석한 기존의 연구 결과와 기초통계에서 확인되는 취업자와 실직자 그룹의 특성으로 미루어 봤을 때 합동 모형으로 추정한 결과는 선별 효과가 상당 부분 반영되었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Ⅳ. 분석 결과

1. 기본분석

본 연구는 실업 여부와 연도 고정효과만을 통제한 모형(모형 (1), (4)), 연도 고정효과에 인구・사회・경제적 특성을 추가로 통제한 모형(모형 (2), (5)), 실업 여부, 인구・사회・경제적 특성 및 연도 더미에 직업적 특성을 추가하여 전체 통제변수를 포함한 모형(모형 (3), (6))의 결과를 모두 보고한다.

<표 4>는 실업이 주관적 건강에 미친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보여준다. Panel A는 전체 실업의 효과를 합동 순서형 로짓 모형(모형 (1)~(3))과 고정효과 순서형 로짓 모형(모형 (4)~(6))으로 추정한 결과이며, Panel B는 비자발적 실업의 효과를 두 모형으로 각각 분석한 결과이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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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4.
실업이 주관적 건강에 미친 영향
Pooled Ordered Logit Fixed Effect Ordered Logit
(1) (2) (3) (4) (5) (6)
주관적 건강 Panel A: 전체 실업
실업 후 재취업자 0.070** (0.033) -0.022 (0.034) -0.071** (0.035) -0.044 (0.044) -0.044 (0.045) -0.049 (0.046)
실업 후 미취업자 0.723*** (0.049) 0.596*** (0.050) 0.582*** (0.053) 0.673*** (0.062) 0.687*** (0.063) 0.695*** (0.066)
관측치 수 (패널 수) 55,414 55,029 54,313 43,419 (5,858) 43,119 (5,818) 42,496 (5,703)
Panel B: 비자발적 실업
실업 후 재취업자 0.191*** (0.054) -0.018 (0.057) -0.071 (0.062) 0.033 (0.084) 0.041 (0.085) 0.047 (0.090)
실업 후 미취업자 0.559*** (0.086) 0.364*** (0.088) 0.197* (0.109) 0.415*** (0.121) 0.429*** (0.124) 0.331** (0.149)
관측치 수 (패널 수) 50,506 50,174 49,472 38,693 (5,328) 38,431 (5,288) 37,877 (5,179)
연도 더미 Yes Yes Yes Yes Yes Yes
인구・사회・경제적 변수 No Yes Yes No Yes Yes
직업 변수 No No Yes No No Yes

주: 1) *** p<0.01, ** p<0.05, * p<0.1

2) 괄호 안은 군집강건표준오차(clustered robust standard error)

자료: 한국노동연구원 한국노동패널조사

실업이 주관적 건강에 미친 영향을 취업자와 전체 실직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Panel A), 실직 후 재취업 여부에 따라 추정치의 방향이 서로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합동 모형에서는 전체 변수를 통제했을 때 일자리를 유지한 그룹에 비해 실업 후 재취업자의 건강 상태가 더 양호했으나, 실업 후 미취업자의 건강 상태는 열악한 것으로 확인된다. 고정효과 모형에서는 실업 후 재취업자의 경우 실업으로 인한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고, 실업 후 미취업자의 건강 상태가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비자발적 실직자를 대상으로 실업이 주관적 건강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Panel B), 실업 후 재취업자는 취업 상태를 유지한 임금근로자와 비교했을 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실업 후 미취업자의 경우에만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임금근로자에 비해 건강 상태가 나쁜 것으로 확인된다. 본 연구에서 확인하고자 하는 실업이 주관적 건강에 미친 인과적 효과를 추정하기 위한 모형, 즉 비자발적 실직자를 대상으로 고정효과 모형으로 분석한 결과는 다른 모형과 달리 실업 후 재취업자의 경우에도 비록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으나 주관적 건강이 실업을 경험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실업 후 미취업자의 건강 상태는 실업을 경험하지 않는 근로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것으로 확인되며, 통제변수 포함 여부에 따라 추정치의 크기, 방향 및 유의성에 큰 변화가 없었고 전 모형에서 취업자와 실업 후 미취업자 간에 건강 격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컨대, 실업은 실업 후 미취업자의 주관적 건강을 악화시켰고, 재취업은 실직으로 인한 건강의 악화를 완화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된다.

전체 실직자(Panel A)와 비자발적 실직자(Panel B)를 대상으로 분석한 모형의 결과를 비교하면 전체 실직자를 대상으로 한 모형에서 취업자와 실직자 간의 건강 격차가 더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실직 사유를 제한하지 않은 전체 실직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는 실업으로 인한 건강 악화의 인과적 효과뿐만 아니라 건강이 악화하여 일자리에서 이탈한 표본들로 인해 발생하는 선별 효과가 동시에 작용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표 5>에는 실업이 음주, 흡연 등 건강행동에 미친 영향을 추정한 결과가 제시되어 있다. Panel A-1과 Panel B-1은 전체 실업의 효과를 합동 로짓 모형과 고정효과 로짓 모형으로 추정한 결과이고, Panel A-2와 Panel B-2는 비자발적 실업의 효과를 합동 로짓 모형과 고정효과 로짓 모형으로 각각 분석한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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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
실업이 건강행동에 미친 영향
Pooled Logit Fixed Effect Logit
(1) (2) (3) (4) (5) (6)
음주 Panel A-1: 전체 실업
실업 후 재취업자 0.017 (0.037) 0.054 (0.041) 0.048 (0.042) -0.047 (0.075) -0.048 (0.076) 0.006 (0.079)
실업 후 미취업자 -0.680*** (0.042) -0.284*** (0.047) -0.309*** (0.050) 0.681*** (0.087) -0.660*** (0.088) -0.656*** (0.092)
관측치 수 (패널 수) 50,946 50,592 49,955 18,047 (2,304) 17,883 (2,281) 17,662 (2,241)
Panel A-2: 비자발적 실업
실업 후 재취업자 0.018 (0.063) 0.130* (0.069) 0.082 (0.075) 0.247 (0.150) -0.236 (0.151) -0.185 (0.164)
실업 후 미취업자 -0.481*** (0.079) 0.157* (0.087) -0.190 (0.119) -0.912*** (0.193) -0.889*** (0.193) -0.805*** (0.228)
관측치 수 (패널 수) 46,524 46,221 45,597 15,700 (2,021) 15,580 (2,008) 15,371 (1,964)
흡연 Panel B-1: 전체 실업
실업 후 재취업자 0.125*** (0.034) 0.099** (0.042) 0.031 (0.044) -0.142* (0.082) -0.149* (0.083) -0.125 (0.085)
실업 후 미취업자 -0.509*** (0.049) 0.069 (0.065) -0.015 (0.071) -0.353*** (0.128) -0.385*** (0.129) -0.409*** (0.135)
관측치 수 (패널 수) 50,947 50,593 49,956 15,092 (1,760) 14,922 (1,745) 14,754 (1,717)
Panel B-2: 비자발적 실업
실업 후 재취업자 0.138** (0.058) 0.092 (0.071) -0.002 (0.078) -0.108 (0.160) -0.150 (0.161) -0.081 (0.176)
실업 후 미취업자 -0.144* (0.083) 0.276** (0.112) 0.170 (0.145) -0.116 (0.246) -0.152 (0.248) -0.172 (0.303)
관측치 수 (패널 수) 46,524 46,221 45,597 13,502 (1,604) 13,335 (1,586) 13,187 (1,557)
연도 더미 Yes Yes Yes Yes Yes Yes
인구・사회・경제적 변수 No Yes Yes No Yes Yes
직업 변수 No No Yes No No Yes

주: 1) *** p<0.01, ** p<0.05, * p<0.1

2) 합동 로짓 모형의 괄호 안은 군집강건표준오차(clustered robust standard error), 고정효과 로짓 모형의 괄호 안은 표준오차(standard error)

자료: 한국노동연구원 한국노동패널조사

실업이 음주 확률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Panel A), 분석 모형이나 실업의 특성과 관계없이 음주 확률은 대체적으로 일자리를 유지한 그룹과 비교할 때 실업 후 미취업자 그룹에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실업 후 재취업자 그룹의 추정치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특히 실업이 건강행동에 미친 인과적 효과를 추정하기 위한 모형, 즉 비자발적 실직자를 대상으로 고정효과 모형으로 분석했을 때 실업 후 미취업자들의 음주 확률이 가장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실업이 흡연 확률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Panel B)는 비자발적 실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고정효과 모형에서 실업 후 재취업 여부와 관계없이 흡연 확률이 감소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고, 전체 실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모형에서는 실업 후 미취업자들의 흡연 확률이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은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스트레스는 음주나 흡연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Marcus, 2014; Sinha, 2007). 기존 연구들은 실업이 흡연, 알코올 섭취 등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유발한다는 분석 결과를 제시하며, 그 이유가 실업으로 인한 스트레스라고 설명한다(Black, Devereux & Salvanes, 2015; Marcus, 2014; Deb, Gallo, Ayyagari, Fletcher & Sindelar, 2011). 그러나 본 연구의 결과는 대체로 실업이 음주, 흡연 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증가시키는 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오히려 실업 후 미취업자들의 음주 확률을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나 해외의 사례와는 상반된다.

2. 성별 효과 및 근속연수별 효과

<표 6>은 실업의 영향이 성별에 따라 이질성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비자발적 실직자들과 취업자들을 대상으로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하여 분석한 결과를 보고한다. Panel A는 실업이 주관적 건강에 미친 영향을 고정효과 순서형 로짓 모형으로 추정한 결과이며, Panel B와 Panel C는 실업이 음주 및 흡연 확률에 미친 영향을 고정효과 로짓 모형으로 분석한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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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6.
성별 효과
남성 여성
(1) (2) (3) (4) (5) (6)
Panel A: 주관적 건강
실업 후 재취업자 0.056 (0.102) 0.063 (0.103) 0.080 (0.109) -0.005 (0.147) 0.009 (0.149) 0.024 (0.157)
실업 후 미취업자 0.610*** (0.167) 0.635*** (0.172) 0.530*** (0.204) 0.199 (0.179) 0.222 (0.182) 0.136 (0.223)
관측치 수 (패널 수) 26,001 (3,383) 25,800 (3,353) 25,460 (3,294) 12,692 (1,945) 12,631 (1,935) 12,417 (1,885)
Panel B: 음주
실업 후 재취업자 -0.105 (0.216) -0.095 (0.218) 0.013 (0.243) -0.402* (0.212) -0.377* (0.213) -0.415* (0.231)
실업 후 미취업자 -0.994*** (0.301) -0.932*** (0.304) -0.903** (0.365) -0.899*** (0.253) -0.905*** (0.253) -0.770*** (0.296)
관측치 수 (패널 수) 7,990 (979) 7,929 (973) 7,799 (948) 7,710 (1,042) 7,651 (1,035) 7,572 (1,016)
Panel C: 흡연
실업 후 재취업자 -0.091 (0.163) -0.137 (0.165) -0.065 (0.180) -0.223 (0.780) -0.288 (0.813) -0.609 (1.113)
실업 후 미취업자 -0.158 (0.252) -0.196 (0.254) -0.256 (0.315) -0.169 (1.101) -0.212 (1.139) -1.042 (1.321)
관측치 수 (패널 수) 13,184 (1,559) 13,017 (1,541) 12,876 (1,513) 318 (45) 318 (45) 311 (44)
연도 더미 Yes Yes Yes Yes Yes Yes
인구・사회・경제적 변수 No Yes Yes No Yes Yes
직업 변수 No No Yes No No Yes

주: 1) *** p<0.01, ** p<0.05, * p<0.1

2) 고정효과 순서형 로짓 모형의 괄호 안은 군집강건표준오차(clustered robust standard error), 고정효과 로짓 모형의 괄호 안은 표준오차(standard error)

자료: 한국노동연구원 한국노동패널조사

주관적 건강을 분석한 결과(Panel A)는 남성과 여성 간 이질적 효과가 있음을 보여준다. 남성의 경우 실업을 경험하지 않은 임금근로자에 비해 실업 후 재취업자의 건강 상태가 나빴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고, 실업 후 미취업자의 건강 상태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실업은 실업 이후 남성 미취업자의 건강 상태를 악화한 것으로 확인된다. 반면 여성의 경우에는 남성에 비해 추정치의 계수도 작았고 통계적 유의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실업이 여성의 주관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확인하지 못하였다.

해외의 연구에서 실업의 효과는 노동시장에의 결속 정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남성에게서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데(Halliday, 2014; Kuhn, Lalive & Zweimüller, 2009),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분석한 이 연구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발견되었다. 최근 사회적 인식이 급격히 변하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까지도 남성은 가장으로서 가구 내 주소득원이자 주부양자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실업은 상대적으로 가족 부양에 대한 경제적 책임을 크게 느껴온 남성들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판단된다.

실업이 주관적 건강에 미친 영향은 성별에 따라 이질적이었던 것과 달리, 건강행동을 분석한 결과는 대체적으로 남성과 여성 간에 차이가 없었다. 실업은 성별에 관계없이 실업 후 미취업자의 음주 확률을 유의하게 낮추었으며, 여성의 경우 실업 후 재취업자의 음주 확률도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 반면 실업이 흡연 확률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는 계수의 추정치가 음수이긴 하나 모든 분석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전체 분석과 동일하게 실업은 성별에 관계없이 흡연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으나 음주 확률을 낮추어 오히려 건강에 긍정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7>은 근속연수를 5년과 10년 이상으로 제한하여 고정효과 모형으로 분석한 결과를 각각 보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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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7.
근속연수별 효과
근속연수 5년 이상 근속연수 10년 이상
(1) (2) (3) (4) (5) (6)
Panel A: 주관적 건강
실업 후 재취업자 0.064 (0.146) 0.040 (0.146) 0.014 (0.153) 0.139 (0.228) 0.142 (0.228) 0.123 (0.234)
실업 후 미취업자 0.704*** (0.182) 0.728*** (0.187) 0.677*** (0.211) 0.884*** (0.302) 0.933*** (0.319) 0.945*** (0.340)
관측치 수 (패널 수) 25,327 (3,591) 25,204 (3,573) 24,959 (3,518) 13,899 (2,000) 13,842 (1,990) 13,729 (1,967)
Panel B: 음주
실업 후 재취업자 -0.300 (0.260) -0.305 (0.260) -0.230 (0.279) -0.288 (0.441) -0.292 (0.440) -0.190 (0.436)
실업 후 미취업자 -1.188*** (0.306) -1.160*** (0.308) -1.278*** (0.344) -1.389*** (0.475) -1.355*** (0.476) -1.713*** (0.538)
관측치 수 (패널 수) 9,769 (1,262) 9,715 (1,257) 9,627 (1,239) 5,266 (678) 5,242 (676) 5,212 (670)
Panel C: 흡연
실업 후 재취업자 -0.040 (0.266) -0.077 (0.270) -0.006 (0.293) -0.024 (0.410) -0.045 (0.411) 0.036 (0.445)
실업 후 미취업자 -0.062 (0.380) -0.144 (0.391) -0.067 (0.397) -0.877 (0.582) -0.855 (0.585) -0.739 (0.600)
관측치 수 (패널 수) 9,188 (1,115) 9,117 (1,106) 9,060 (1,097) 5,185 (623) 5,174 (622) 5,138 (616)
연도 더미 Yes Yes Yes Yes Yes Yes
인구・사회・경제적 변수 No Yes Yes No Yes Yes
직업 변수 No No Yes No No Yes

주: 1) *** p<0.01, ** p<0.05, * p<0.1

2) 고정효과 순서형 로짓 모형의 괄호 안은 군집강건표준오차(clustered robust standard error), 고정효과 로짓 모형의 괄호 안은 표준오차(standard error)

자료: 한국노동연구원 한국노동패널조사

분석 결과는 기본 분석의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실업은 실업 후 미취업자들의 주관적 건강을 악화하였고, 음주 확률을 낮추었으며, 흡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또한 재취업은 실업이 유발하는 건강 충격을 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근속연수가 길수록 추정치의 크기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나 실업은 장기근속 근로자에게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되며, 이는 성별 간 이질적인 효과와 동일하게 노동시장 결속도에 따른 차이로 설명할 수 있다. 즉, 노동시장에의 결속도가 높을수록 실업이 근로자의 건강 악화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Ⅴ. 요약 및 시사점

본 연구는 실업이 주관적 건강과 건강행동에 미친 인과적 효과를 추정하여 향후 정책 방향을 개선하는 데에 객관적인 근거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사업장 폐쇄로 인한 실업을 비자발적 실업이라 정의하고, 관측 불가능한 개인의 특성을 통제하기 위해 고정효과 모형을 사용하여 외생적 실업이 주관적 건강 및 건강행동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였으며, 실업 이후 1년 이내에 재취업한 “실업 후 재취업자”와 미취업 상태로 남아 있는 “실업 후 미취업자”로 구분하여 독립변수를 구성함으로써 실업 이후 취업 상태에 따른 효과의 이질성을 확인하였다. 아울러 노동공급 측면에서 근속연수는 노동시장에의 결속 정도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이고, 여성은 남성에 비해 노동시장 결속도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근속연수별・성별로 나누어 추가적인 분석을 수행함으로써 노동시장 결속도에 따라 그 영향이 상이한지 살펴보았다. 본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실업은 실업 후 미취업자의 주관적 건강을 악화하였고, 실업을 경험했으나 재취업한 근로자의 건강 상태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실업은 미취업자의 주관적 건강을 악화하였으나, 재취업은 실직으로 인한 건강의 악화를 완화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된다.

둘째, 실업이 흡연 및 음주 등 건강행동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는 실업 스트레스로 인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음을 밝힌 해외의 사례와는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실업 후 미취업자들의 음주 확률을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확인된다.

셋째, 노동시장에의 결속도가 높을수록 실업이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더 컸다. 즉, 실업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성별 간 이질성이 있었으며, 실직이 주관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노동시장 결속도가 높은 남성들에게서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동일한 맥락에서 실업은 노동시장 결속도가 높은 장기근속 근로자들의 건강을 더 크게 악화한 것으로 확인된다.

해외의 연구에서도 본 연구와 유사하게 실업이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주로 남성들에게서 관찰된다. 즉, 남성의 실업은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여성의 실업은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유의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경향이 있다(Kuhn, Lalive & Zweimüller, 2009; Gordo, 2006). 이러한 성별 간 이질적인 효과는 전통적인 성역할과 그에 따른 노동시장에의 결속도 차이 혹은 상이한 노동시장의 이행패턴 등으로 인해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사회적 인식이 급격히 변하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까지도 남성은 가장으로서 가구 내 주소득원이자 주부양자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실업은 상대적으로 가족 부양에 대한 경제적 책임을 크게 느껴온 남성들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판단된다. 즉, 남성들의 경우 경제적 부양에 대한 책임이 상대적으로 집중되어 있고 실업 이후 노동시장에 머무르려는 경향이 강한 반면, 여성의 경우 가사와 육아 등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고 실직 시 비경제활동 상태로 이행하는 경향이 남성보다 강한 것으로 보고된다. 이러한 고착화된 사회적 역할의 차이로 인해 실업은 남성들에게 더욱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이로 인해 건강이 악화하였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실업 이후 흡연, 음주 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건강행동의 증가로 인해 건강 상태가 악화하였을 가능성을 고려하였으나 실제로는 오히려 실업 후 미취업자들의 음주 확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 결과로 미루어 봤을 때 불건전한 건강행동의 증가가 건강 상태를 악화하는 경로로서 주요하게 작용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집계 자료를 사용하여 실업률과 사망률 간의 관계를 거시적 측면에서 분석한 Ruhm의 일련의 연구들은 통상적인 예측과는 달리 경기침체기에 오히려 구성원들의 건강이 개선되었다는 분석 결과를 제시하며, 그 원인이 경기가 호황일 때 흡연과 비만이 증가하는 반면 신체 활동은 감소하고 건강을 저해하는 식습관을 갖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고(Ruhm, 2000; Ruhm, 2003), 실업으로 인한 경제적 제약이 술이나 담배의 수요를 감소시킨다는 주장도 있다(Deb, Gallo, Ayyagari, Fletcher & Sindelar, 2011). 그러나 대다수의 연구에서 실업은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스트레스는 음주나 흡연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Marcus, 2014; Sinha, 2007). 기존 연구들은 실업이 흡연, 알코올 섭취 등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유발한다는 분석 결과를 제시하며, 그 이유가 실업으로 인한 스트레스라고 설명한다(Black, Devereux & Salvanes, 2015; Marcus, 2014; Deb, Gallo, Ayyagari, Fletcher & Sindelar, 2011).

한편 김영희, 손창우(2018)는 정규직일수록, 학력 수준이 높을수록, 사무직과 서비스직군이 다른 직군들에 비해 음주량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이에 대해 우리나라의 경우 음주를 흡연과 같은 건강위해 요인으로 생각하기보다 공동체의 결속력을 증진하고 친목을 도모하는 사회적 교류의 수단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처럼 본 연구에서 확인된 실업이 음주에 미친 영향이 해외 선행연구의 결과와 상이하게 도출된 원인 중 하나로는 우리나라의 음주행태 혹은 회식문화와 연결하여 이해할 수 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더불어 유례없는 감염병 확산으로 인해 실업 문제가 가중되어 정부의 정책적 대응이 시급하게 요구되는 가운데, 본 연구의 결과는 정책적 방향에 대한 새로운 함의를 제공해 준다. 즉, 기존의 금전적 지원, 재취업 관련 지원 정책에 더해 실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건강 관리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아울러 정책의 효율성 측면을 고려한다면 성별, 근속연수별 이질성을 바탕으로 한 보다 정교하고 세분화된 정책적 설계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이 연구는 역인과관계로 인한 내생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하여 사업장 폐쇄로 인한 실업의 영향을 추정하였으나, 기존 연구에서도 지적하였듯이 외환위기와 같은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기업의 도산으로 인한 사업장 폐쇄 여부가 특정 산업이나 기업의 규모에 의해 좌우되거나 사전에 예견될 가능성이 있고, 이는 재직 근로자들의 특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분석 결과에 편의가 존재할 수 있다. 또한 자료상의 한계로 인하여 주관적 건강 변수를 건강의 대리변수로 사용하였지만, 주관적 건강 변수는 측정 오차를 포함한다. 가령 실직자들은 본인의 건강 상태를 비관적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있고, 이로 인해 실업이 주관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과대 추정되었을 수도 있다. 아울러 실업이 어떠한 경로를 통하여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규명하지 못하였고, 이는 후속 연구로 남겨두기로 한다.

이 연구는 실업이 주관적 건강 및 건강행동에 미친 인과적 효과를 종합적이고 면밀하게 분석하였을 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특성별 이질성을 처음으로 확인하였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으며, 이 연구의 결과는 향후 정책 개선 방향을 설정하는 데에 주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Notes

1)

노동패널의 주관적 건강 문항은 2차와 3차의 경우 개인용이 아닌 가구용 설문으로 포함되었고, 4차의 경우 부가조사 항목으로 조사되었지만 5차 자료에는 누락되어 있어 분석 기간을 6차 이후로 설정하였다.

2)

학력 변수는 중학교 졸업 이하, 고등학교, 대학 재학 이상 등 3개로 재분류하였다.

실직자들의 직업 변수는 실직 이전 일자리의 정보를 나타낸다.

산업은 제조업, 건설업, 생산자 서비스(사업, 금융, 보험, 부동산임대업), 유통 서비스(도소매, 운송, 통신업), 개인 서비스(숙박음식, 오락문화, 가사, 기타 개인 서비스업), 사회 서비스(공공, 보건복지, 교육, 기타 사회서비스업) 등 6개로 재분류하였으며, 직종은 관리자+전문가+준전문가, 사무직, 서비스+판매 근로자, 기능원+조립원, 단순노무직 등 5개로 재분류하였다.

3)

<표 1>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주관적 건강은 응답자가 주관적으로 평가한 본인의 현재 건강 상태로서 “아주 건강하다”일 때 1, “건강한 편이다”일 때 2, “보통이다”일 때 3, “건강하지 않은 편이다”일 때 4, “건강이 아주 안 좋다”일 때 5로 코딩하였으므로 추정치의 크기가 양(+)일 때 건강이 악화하였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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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knowledgement

이 연구는 한국노동연구원 연구보고서인 ‘실업과 건강(2021)’의 제3장을 수정 및 보완한 것임(연구비 지원받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