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의 성장 지역과 대학 소재지 경로별 혼인 가능성의 차이 분석: 성별과 지역 차이를 중심으로

Differentials in Marriage Rates by the Locations of Growing-Up and College in Korea: Focusing on Gender and Regional Differences

알기 쉬운 요약

이 연구는 왜 했을까?
2022년 혼인 건수는 191,690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청년층의 혼인율은 전체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수도권과 지방 간의 차이가 나타났다. 전국 대비 서울 거주자의 평균 초혼 연령이 남녀 통틀어 가장 높았다. 이에 혼인 유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개인의 지역적 배경에 주목했다. 개인의 성장 지역과 대학 진학 지역의 이동 경로별로 혼인 가능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아보았다.
새롭게 밝혀진 내용은?
청년층의 인구 이동 경로에 따라 혼인 가능성에 차이가 나타났다. 지방에서 성장해 지방 소재 대학에 진학한 청년층(지방→지방)이 수도권에서 성장해 수도권 소재 대학에 진학한 청년층(수도권→수도권)에 비해 혼인 가능성이 높았다. 이는 청년층의 자립-혼인-출산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수도권 집중과도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러한 지역적 특성은 여성에게 더 영향을 미쳤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수도권 거주 청년층의 과열된 경쟁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완화시킬 수 있는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동시에 지방 거주 청년들이 정주할 수 있도록 일자리의 다양성을 높이고, 문화인프라를 조성하는 등의 노력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Abstract

Korea’s prolonged low fertility is closely associated with changes in marriage patterns, which is the result of various changes in the value of marriage, education, jobs, and assets among youths. Recently, the socioeconomic context of the region has emerged as one of the important factors in determining marriage rates. Reflecting recent developments, this study classified patterns of population migration by dividing the growing-up area and the location of college into the capital area and the rest of the country. Four migration paths were identified (①Non-Capital to Non-Capital, ②Non-Capital to Capital, ③ Capita to Non-Capital, ④Capital to Capital), and differences in marriage rates across the categories were compared by accounting for other pertinent factors. For analyses, 『Youth Panel 2007』 was utilized, and 4,200 youths aged 33 years or older at the time of the 14th survey were included. Results from logistic regression suggested that there are significant differences in the likelihood of marriage among the four groups. In particular, “non-Capital to non-Capital” group showed a significantly higher odds ratio for marriages than the “Capital to Capital” group, implying that substantial competitions in capital area may supress marriage intentions among youths. It also alludes that feelings of insecurity, psychological anxiety, high housing costs and local prices can act as barriers to marriage among young people in the capital area.

keyword
Marriage RatePossibility of MarriageRegional DifferencesPopulation Migration

초록

한국의 저출산 기조는 혼인 양상의 변화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는데, 이는 청년층의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 교육, 일자리, 자산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이다. 최근에는 여기에 지역의 사회경제적 맥락이 혼인 유무를 결정하는 중요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청년층의 성장 지역과 대학 진학 지역을 수도권과 지방으로 구분해 인구 이동 현상의 지역적 패턴을 확인하고, 이동 경로별로 네 집단(①지방→지방, ②지방→수도권, ③수도권→지방, ④수도권→수도권)의 혼인 가능성을 비교하며, 혼인 확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인적 특성들을 살펴보았다. 자료는 『청년패널2007』을 활용해 14차 조사 당시 33세 이상인 청년층을 기준으로 결측이 없는 사례 4,200명을 추출하여 분석에 활용하였다. 분석 결과, 청년층의 인구 이동 경로에 따른 네 집단 간의 혼인 정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으며, 특히 지방→지방 집단이 수도권→수도권에 비해 혼인 승산비가 높았는데, 이는 수도권에 과도한 인구가 집중되면서 파생되는 과도한 경쟁감과 심리적 불안감, 높은 주거비용과 지역 물가 등으로 인한 결혼 기피 현상이 수도권 청년층의 결혼 장벽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주요 용어
혼인율혼인 가능성지역 차이인구이동청년층

Ⅰ. 서론

한국의 저출산 기조는 혼인건수를 포함한 혼인 양상의 변화에 기인한다. 1997년 38만 건에 이르던 혼인건수는 외환위기 시기 감소세를 보여 2000년대에 33만 건 초반까지 진입한다. 이후 소폭 상승하나, 2015년 이후 다시 감소해 2020년 21만 건, 2021년 19만 건 수준까지 떨어진다. 2022년의 혼인건수는 191,690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고, 이는 1990년대 혼인건수의 60%도 되지 않는 수치이다(통계청, 2023a). 인구 천 명당 혼인건수를 의미하는 조혼인율 역시 비슷한 추이를 보이며 감소한다. 1992년 9.6을 보인 후 감소하여 2017년 5.2로 크게 줄었다. 이후로도 감소세는 이어져 2022년에는 3.7로 집계되었다. 2012년 6.5였던 조혼인율은 불과 10년 만에 절반가량으로 떨어졌다(통계청, 2023b).

일반적으로 청년기는 의존적인 미성년의 시기에서 독립적인 성인으로 이행하는 각종 발달과업이 일어나는 시기로(김은정, 2015, p.70) 취업, 혼인, 출산 등의 활발한 사회활동을 통하여 사회 내 주요한 구성원으로 발전해나가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김재희, 박은규, 2016, p.258). 하지만 이전 세대에서 보편적인 일로 여겨지던 생애과정상 일련의 과정들이 현재의 청년층에게는 부담의 차원을 넘어 성취하기 힘든 일로 인식되기도 한다. 청년층에게 만만치 않은 사회적 환경 내에서 혼인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이로 인한 사회적 우려도 커지고 있다(배호중, 한창근, 2018, p.522).

기존 연구에서 청년층의 만혼이나 비혼 현상은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임을 밝힌다. 결혼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와 더불어 교육 수준, 취업 여부, 일자리의 질, 자산, 주택점유 형태 등 개인의 경제적 여건, 지역적 특성 등이 혼인 유무를 결정하는 요인임을 강조하고 있다(임훈민, 김중백, 2013, pp.60-62; 오지혜, 임정재, 2016, p.237; 이기훈, 강정구, 마강래, 2022, pp.70-71). 특히 최근 감사원(2021)에 의거, 분석적 공간 단위를 수도권과 지방으로 나누어볼 때 인구밀도가 높은 수도권 거주 청년층이 결혼과 출산에 더 회의적이라는 조사 결과는 미혼남녀의 혼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탐색함에 있어 지역의 사회적 맥락을 보다 중요하게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

특히 개인의 지역적 배경은 생애주기를 중심으로 성장 지역-대학 진학 지역-취업 지역으로 구분되며, 자신이 졸업한 지역에서 취업하고, 이후 결혼과 출산을 선택하는 공간종속성이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박성신, 김석순, 2022, p.207) 대학을 주 매개체로 성장 지역과 진학 지역 간의 이동 경로를 살펴보는 것은 향후 지역 내 인구구조 변화를 예측하는 데 중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청년층의 지역 간 이동은 대학 진학과 대학 졸업 후 취업 시기에 주로 발생한다(박성신, 김석순, 2022, p.207). 이는 고등교육기관에서의 학업뿐만 아니라 청년층의 취업, 지역 간 인구 유출입 문제와 직결됨에 주목해야 한다(박성신, 김석순, 2022, p.207). 실제 지역 인재의 수도권 지향적 유출은 지방대학의 입학률 및 재학률 감소, 지방소재 기업의 인력난과 같은 구체적 양상으로 표출되고 있다(박성신, 김석순, 2022, p.206). 따라서 본 연구는 청년층의 지역 간 이동이 가장 활발히 이루어지는 시기인 동시에 우수 청년인구의 유출이 지역 인재 인프라를 취약하게 하는 사회문제로 여겨지는 만큼 주요 연구 대상을 대학 진학 청년층으로 설정해 분석에 투입하였다.

한편 다수의 연구에서 지역적 요인과 혼인 유무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바 있으나 특정한 단일 시점을 기준으로 집단들 간의 차이를 비교하는 데 주력하고 있어 청년층의 인구 이동 과정 및 변화 양상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집단 간 혼인 가능성의 차이를 가져오는 결정 요인들을 실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청년층의 지역적 특성에 따른 혼인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 공간적 범위를 수도권과 지방으로 이분화해 성장지와 대학 진학 지역 경로별 4집단(지방→지방, 지방→수도권, 수도권→지방, 수도권→수도권)으로 구분하였고, 각 집단 간의 혼인 승산의 차이와 혼인 가능성에 미치는 요인들을 성별로 세분화해 살펴보고자 한다.

Ⅱ. 이론적 논의

1. 청년층의 인구 이동 특성

인간의 사회활동은 일정한 원칙에 따른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지며, 이러한 상호작용은 다시 공간적으로 집중될 뿐만 아니라, 연계 체계의 형성과 변화에 따라 공간이 만들어지기도 한다(박성신, 김석순, 2022, p.207). 공간의 크기와 성장은 그 지역의 경제나 사회적 개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생애주기를 따라 개인의 지역적 공간은 성장 지역-대학 진학 지역-취업 지역으로 이어지며, 이때 인구 이동이 발생된다(박성신, 김석순, 2022, p.207).

인구이동은 일반적으로 자신에게 불리하거나 비우호적인 환경을 피해 보다 나은 여건을 찾아 다른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기는 행동으로 정의할 수 있다(이상림, 2009, p.44). 일반적인 인구 이동률의 패턴은 연령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평균적으로 부모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부모의 이동 가능성이 높은 유년기에는 높은 이동률을 보이다가 청소년기에 이르러서는 점차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이상림, 2009, p.43). 이후 노동 시장 진출 및 고등교육 참여 등으로 인하여 십대 후반, 이십대 초반부터 급증하기 시작하다가, 결혼 및 출산/육아 시기에 이르러 다시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상림, 2009, p.44). 이렇게 연령별 이동률에 차이가 발생하는 주요한 원인은 생애과정에 따라 환경에 반응하는 내용이 다를 수 있음을 의미하며, 동시에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함에 따라 요구되는 비용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이상림, 2009, p.44).

기존의 연구들에서 청년층이 장년층이나 노년층보다, 학력이 높을수록, 미혼자들이 기혼자에 비해 인구 이동의 성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최진호, 2008, p.176; 이상림, 2009, pp.43-44; 이외회, 2010, p.63). 특히 청년층의 지역 간 이동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지향 성향이 강하고, 대학 진학이나 졸업 후 취업할 때에 주로 발생한다(권오규, 박병남, 최타관, 강은택, 2018, p.99; 김영식, 2020, p.130; 박성신, 김석순, 2022, p.206). 조건이 동일하다는 가정하에서는 학생의 진학 선택은 우선 근거리 지역대학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도시화가 견고한 수도권 쪽을 자연스럽게 선호하게 되는데, 이러한 선호의 차이는 수도권과 중소도시 및 읍면의 본질적이고 구조적인 교육격차로부터 발생한다(채동우, 박현식, 2022, p.32).

198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지역 내 고등학교 졸업자 중 동일 지역 내 대학에 진학하는 수가 상당하였고, 이 가운데 많은 졸업자가 수도권으로 진출하였다(김영철, 이민환, 2003, p.129). 그러나 최근에는 우수한 지역 고등학교 졸업자 대부분이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하고, 졸업 후에도 수도권에 취업함으로써 결국 수도권에 영구히 정착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김영철, 이민환, 2003, pp.119-120).

한국 사회에서 수도권 대학으로의 진학은 졸업 후 취업이 상대적으로 용이할 뿐만 아니라, 수준 높은 사회문화적 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 기회의 상승을 의미한다(박성신, 김석순, 2022, p.207). 따라서 대학의 공간적 분포와 취업자의 공간적 분포의 일치도가 높아짐에 따라 인구집중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증가하게 된다(권오규, 마강래, 2012, p.65). 또한 수도권에 소위 명문대학이라고 불리는 대학들이 더 많이 분포되어 있다는 일반적 인식과 수도권에 위치한 직장에 취업할 경우 더 높은 수준의 미래 소득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박성신, 김석순, 2022, p.207)이 더해져 인구 이동의 선별성이 가속화되고 있다.

청년층의 인재 유출, 그중에서도 수도권으로의 청년 인구 집중 현상은 고등 교육기관의 존폐여부뿐만 아니라 청년층의 취업, 지역소멸 문제와 직결됨에 주목해야 한다(박성신, 김석순, 2022, p.207). 우수한 지방 인재의 수도권 이동은 장기적으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인적자원 격차를 악화시키며, 이는 다시 지방의 노동시장, 소비시장, 지역 투자 등의 축소로 이어져, 종국에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권오규, 마강래, 2012, p.74).

결과적으로 대학은 청년층의 인구 이동을 야기하는 주요 원인이자 인적 자원의 집중을 촉진하는 주요 매개체로 수도권과 지방 간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대학 진학으로 인한 지역 인적 자원 이동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는 공간적 범위를 수도권과 지방으로 구분해 청년층의 성장 지역과 대학 진학 지역의 경로별 분포를 살펴봄으로써 인구 이동 현상의 지역적 패턴을 파악하고자 한다.

2. 청년층의 혼인 관련 요인

혼인은 두 사람의 합의를 통해 이루어지는 선택 행위로서 혼인이라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두 사람의 선택은 여러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된다(이기훈, 강정구, 마강래, 2022, p.57). 청년층의 혼인 가능성을 연구한 선행연구들은 주로 개인의 사회경제적 자원에 초점을 맞추고, 취업 여부, 일자리의 질, 학력, 소득, 주택점유 형태 등의 변수를 활용한다.

최근에는 청년층의 혼인 가능성을 분석하는 데 있어 거주 지역의 특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연구들이 많아지고 있다(Ermisch, 1999, p.47; Boyle, 2003, p.615; 임보영, 강정구, 마강래, 2018, p.138; 이기훈, 강정구, 마강래, 2022, pp.58-59). Boyle(2003)은 거주 지역에 따라 비슷한 경제적 특성을 가진 개인들의 혼인 형태가 달라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거주 지역의 환경적 제약 속에서 살아가며 행동에 영향을 받는데, 거주 지역 내 주택 가격이나 노동 시장, 인구 성비 등의 조건에 따라 청년층의 혼인 결정도 차등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지역 내 주택가격이 높을수록 청년층의 혼인 확률이 낮아지고(임보영, 강정구, 마강래, 2018, p.147), 구직 기간이 짧거나 구직 기회가 풍부할수록 혼인 승산이 높아지거나(유진성, 2016, p.27), 20~30대 인구 비중과 성비가 높을수록 초혼 시기가 빨라지는 등(이기훈, 강정구, 마강래, 2022, p.67) 지역의 구조적 특성이 청년층의 혼인 가능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확인된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의 경우, 수도권과 지방의 이질성이 나타나기 때문에 혼인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데 있어 지역 간 차이를 중요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결혼으로의 이행에 경제적 자원의 영향력은 성별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유홍준, 현성민, 2010, p.77). 대다수의 선행연구에서 남성의 경제적 자원은 혼인 가능성을 높이고, 혼인 이행 시기를 앞당기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임훈민, 김중백, 2013, pp.60-62; 오지혜, 임정재, 2016, p.237; 배호중, 강시온, 한창근, 2020, p.112; 이기훈, 강정구, 마강래, 2022, p.58). 반면 여성의 경제적 자원이 혼인에 미치는 영향은 복합적이다. 다수의 선행연구에서는 여성의 높은 학력이나 취업이 혼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Becker, 1973, p.813; Keeley, 1997, p.238; Xie, Raymo, Goyette & Thornton, 2003, p.355; 유홍준, 현성민, 2010, pp.96-97; 오지혜, 임정재, 2016, p.238; 배호중, 강시온, 한창근, 2020, p.118), 일부 연구는 오히려 여성의 높은 경제적 자원이 혼인 가능성을 향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Oppenheimer, 1988, p.563; Goldstein & Kenney, 2001, pp.516-517; 최필선, 민인식, 2015, p.80; 유진성, 2016, p.27).

일례로 고학력・고소득 여성들의 경우 높은 기회비용으로 인하여 상대적으로 늦은 나이에 결혼할 가능성이 높지만, 최종적으로 결혼하는 확률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으며(오지혜, 임정재, 2016, p.210) 여성이 취업 상태이거나(은기수, 1995, p.89; 최필선, 민인식, 2015, p.80) 정규직으로서 2년 이상 근속할 경우(윤자영, 2012, p.159)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혼인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확인할 수 있다.

이상의 논의는 청년층의 혼인 가능성에 있어 개인의 지역적 또는 사회경제적 특성이 기회 구조로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성별에 따라 그 영향력의 정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수의 연구에서 지역 요인과 혼인 간의 상관관계를 실증한 바 있으나, 상당수가 현 거주지나 대학 졸업지역 등 특정 시점에 머물고 있는 한 지역만을 살펴보고 있어 성장지-대학 진학지로 전환되는 청년층의 이동 경로별 혼인 가능성을 규명하기엔 한계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수도권과 지방의 지역 간 이질성이 점차 증가하는 사회적 현상에 주목하여 성장지-대학 진학지 경로별 4집단(지방→지방, 지방→수도권, 수도권→지방, 수도권→수도권)의 혼인 가능성이 차이를 분석하고, 혼인 유무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들을 파악하면서 성별에 따른 영향력의 정도를 파악하고자 한다.

Ⅲ. 연구 방법

1. 분석표본

청년패널은 청년들이 학교에서 노동시장으로 이행하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2001년 만 15~29세를 대상으로 청년패널2001을 구성해 2006년까지 6번의 조사가 완료되었다. 이후 2007년 동 연령의 10,206명(청년패널2007)을 새로 구성해 2020년 14차까지 추적 조사하였고, 현재는 청년패널2021를 신규 구성해 조사가 진행 중이다.

본 연구는 청년층의 개인 특성, 부모 학력, 성장 지역과 대학 소재지별 혼인 유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살펴보기 위하여 최근 추적조사가 완료된 청년패널2007의 데이터를 활용하였다. 2022년 기준 전국 초혼 연령(남성 33.72세, 여성 31.26세)을 고려하여(통계청, 2023c) 14차 조사 당시 33세 이상인 청년 응답자 중 결측이 없는 사례 4,200명을 추출하여 분석에 활용하였다.

2. 변수정의

가. 주요 변수

성장 지역과 대학 소재지를 수도권(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경기도)과 지방(그 외 지역)으로 이분화하고, 성장 지역→대학 소재지를 경로별로 분류해 총 4집단으로 구분하였다. 이 때 성장 지역은 만 14세 무렵 거주하던 행정구역을, 대학 소재지는 응답자가 최종적으로 졸업한 학교를 기준으로 하였다. 이에 최종적으로 ①지방→지방, ②지방→수도권, ③수도권→지방, ④수도권→수도권으로 구분해 유형화시켰다.

나. 종속변수 : 혼인 유무

혼인 유무는 호적 또는 주민등록과는 관계없이 사실상의 현재 배우 관계를 묻는 ‘현재 혼인 상태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 문항을 활용해 미혼과 기혼으로 구분하였다. 초혼의 발생 여부를 중점으로 분석이 이루어졌으며, 첫 혼인 이후 이혼 및 사별 등의 사례는 기혼으로 분류되었다.

다. 통제변수

성별, 만 14세(성장기) 무렵 부모와의 동거 여부, 형제 관계, 졸업 대학 유형, 첫 입직 특성(고용 지위, 직업 유형, 취업 연령), 부모의 최종 학력을 통제변수로 설정하였다. 먼저 성별(남성=1, 여성=2)과 만 14세 무렵 부모 동거 여부(부모와 동거=1, 독립=2)는 더미변수화하였다. 형제 관계는 외동, 첫째, 둘째 이상, 졸업 대학 유형은 전문대학(2~3년제), 일반대학(4년제, 산업대학, 교육대학), 기타(방송통신대학, 사이버대학, 기능대학, 학점은행제, 기타)로 구분하였다. 첫 입직 특성 중 고용 지위는 상용직, 임시・일용직, 자영업자・무급가족종사자로, 직업 유형은 사무종사자,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서비스 및 판매 종사자, 기타(건설・채굴직, 설치・정비・생산직, 농・어업직, 미분류)로 구분하였고, 취업 연령은 자연로그를 취하여 분석에 투입하였다. 마지막으로 부모의 최종 학력은 아버지와 어머니별로 중학교 졸업 이하, 고등학교 졸업, 대학교 졸업 이상으로 구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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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투입변수
구분 구분
통제변수 성별 남성=1, 여성=2
만 14세 무렵 부모 동거 부모와 동거=1, 독립=2
형제관계 외동=1, 첫째=2, 둘째 이상=3
졸업 대학 유형 전문대학=1, 일반대학=2, 기타=3
첫 입직 특성 고용 지위 상용직=1, 임시・일용직=2, 자영업・무급가족종사자=3
직업 유형 사무종사자=1,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2, 서비스 및 판매 종사자=3, 기타=4
취업 연령 자연로그
부모의 최종 학력 중학교 졸업 이하=1, 고등학교 졸업=2, 대학교 졸업 이상=3
중학교 졸업 이하=1, 고등학교 졸업=2, 대학교 졸업 이상=3
독립변수 성장 지역 → 대학 소재지 지방 → 지방= 1, 지방 → 수도권= 2, 수도권 → 지방= 3, 수도권 → 수도권= 4
종속변수 혼인 유무 미혼=1, 기혼=2

라. 분석 방법

본 연구는 이상의 독립변수와 종속변수의 관계를 분석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방법론을 활용하였다. 먼저 연구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과 성장 지역과 대학 소재지 경로별 전반적 경향을 알아보기 위해 평균과 표준편차에 더해 빈도 및 백분율을 산출하였다. 다음으로 성장 지역과 대학 소재지 경로에 따른 청년층의 혼인 유무, 혼인 연령의 집단 간 비교를 위해 교차분석 및 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 마지막으로 성장 지역과 대학 소재지 경로별 혼인 유무에 미치는 요인들의 상대적인 영향력을 비교하기 위해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Ⅳ. 분석 결과

1. 일반적 특성

분석에 투입된 표본은 총 4,200명으로, 이 중 남성이 2,091명(49.8%), 여성이 2,109명(50.2%)이었다. 연령은 33~39세가 대다수(2,967명, 70.6%)였고, 40세 이상은 1.233명(29.4%)이었다. 응답자 대부분(3,956명, 94.2%)이 형제가 있었고, 이 중 첫째가 2,036명(51.5%), 둘째 이상이 1,920명(48.5%)이었으며, 외동은 244명(5.8%)으로 적었다. 성장기인 만 14세 무렵 4,187명(99.7%)이 부모와 같이 살았으며, 13명(0.3%)은 독립해 따로 거주하였다. 응답자의 2,879명(68.5%)은 일반대학(4년제, 산업대, 교육대), 1,178명(28.0%)은 전문대학(2~3년제), 143명(3.4%)은 기타 대학(방통대, 사이버대, 기능대, 학점은행제 등)을 졸업하였고, 기혼자가 2,471명(58.8%)으로 미혼자(1,178명, 28.0%)보다 많았다.

첫 입직 당시 고용상의 지위를 살펴보면, 상용직이 3,007명(71.6%)으로 가장 많았으며 임시・일용직 980명(23.3%), 자영업자・무급가족종사자 213명(5.1%) 순이었다. 직업 유형은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1,504명(35.8%), 사무종사자 1,414명(33.7%), 서비스 및 판매 종사자 837명(19.9명), 기타 445명(10.6%)로 나타났으며, 평균 취업 연령은 26.8세였다. 부모의 최종 학력의 경우,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고등학교 졸업이 각 2,143명(51.0%)과 2,535명(60.4%)으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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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표본의 특성 (N=4,200)
구분 N (%)
성별 남성 2,091 (49.8)
여성 2,109 (50.2)
연령 33~35세 1,239 (29.4)
36~39세 1,728 (41.2)
40~43세 1,233 (29.4)
만 14세 무렵 부모 동거 부모와 함께 거주 4,187 (99.7)
독립 13 (0.3)
형제관계 형제 유무 없음(외동) 244 (5.8)
있음 3,956 (94.2)
출생 서열 (N=3,956) 첫째 2,036 (51.5)
둘째 이상 1,920 (48.5)
대학 유형 전문대학 1,178 (28.0)
일반대학 2,879 (68.5)
기타 143 (3.4)
혼인 유무 미혼 1,729 (41.2)
기혼 2,471 (58.8)
첫 입직 특성 고용 지위 상용직 3,007 (71.6)
임시・일용직 980 (23.3)
자영업자・무급가족종사자 213 (5.1)
직업 유형 사무종사자 1,414 (33.7)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1,504 (35.8)
서비스 및 판매 종사자 837 (19.9)
기타 445 (10.6)
취업 연령 24세 이하 1,005 (23.9)
25~29세 2,499 (59.5)
30~34세 601 (14.3)
35세 이상 95 (2.3)
평균 연령(SD)/최소~최대 26.81세(3.21) 19~43
부모의 최종 학력 중학교 졸업 이하 780 (18.6)
고등학교 졸업 2,143 (51.0)
대학교 졸업 이상 1,277 (30.4)
중학교 졸업 이하 1,104 (26.3)
고등학교 졸업 2,535 (60.4)
대학교 졸업 이상 561 (13.4)

주: 1) 최종 학력-전문대학(2~3년제)/일반대학(일반 4년제 대학, 산업대학, 교육대학)/기타(방송통신대학, 사이버대학, 기능대학, 학점은행제, 기타)로 구분

2) 직업 유형 기타-건설・채굴직, 설치・정비・생산직, 농・어업직, 미분류 포함

2. 성장 지역과 대학 소재지 특성

응답자의 시도별 성장 지역 소재지는 서울이 1,034명(24.6%)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도 710명(16.9%), 부산광역시 499명(11.9%), 대구광역시 301명(7.2%), 인천광역시 265명(6.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강원도(67명, 1.6%), 울산광역시(90명, 2.1%), 충청남도(104명, 2.5%)의 경우, 제주도와 기타(해외)를 제외할 시 상대적으로 낮은 분포를 보였다.

시도별 대학 소재지는 성장 지역과 마찬가지로 서울이 976명(23.2%)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도 720명(17.1%), 부산광역시 468명(11.1%), 충청남도 242명(5.8%), 대구광역시 221명(5.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제주도와 기타(해외)를 제외하고 울산광역시(58명, 1.4%), 전라남도(104명, 2.5%), 충청북도(137명, 3.3%)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응답자의 성장 지역과 대학 소재지를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과 그 외 지역을 포괄한 지방으로 이분화해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성장 지역은 수도권 2,009명(47.8%), 지방 2,191명(52.2%), 대학 소재지는 수도권 1,855명(44.2%), 지방 2,345명(55.8%)으로 나타나 수도권과 지방간의 격차가 4.4%p(성장 지역)에서 11.6%p(대학 소재지)로 증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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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
성장 지역 → 대학 소재지 경로별 표본 수
구분 성장 지역 대학 소재지 N (%)
1 지방 지방 1,982 (47.2)
2 지방 수도권 209 (5.0)
3 수도권 지방 363 (8.6)
4 수도권 수도권 1,646 (39.2)
전체 4,200 (100.0)

3. 성장 지역과 대학 소재지 경로에 따른 혼인 특성

개인의 지역적 배경은 생애주기를 기점으로 성장 지역과 진학 지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성장 지역은 청소년기(만 14세) 학창 시절을 보내는 출신 지역을, 진학 지역은 대학이 소재한 지역을 뜻하는데, 경로별 상관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수도권과 지방으로 구분하여 각 집단별 응답자 수를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 지방→지방이 1,982명(47.2%)으로 가장 많고, 이어서 수도권→수도권이 1,646명(39.2%)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성장 지역과 대학 소재지가 동일한 비율이 높았다. Tobler(1970, p.234)의 지리학 제1법칙인 공간종속성에 따르면, 사회적 현상들은 인접한 지리적 공간상에서 상호작용을 한다. 본 연구에서도 개인의 지역적 배경인 성장 지역과 진학 지역 간의 상관관계가 높았으며 성장 지역이 진학 지역으로 전환되는 공간종속성이 크게 나타났다.

반면, 수도권→지방은 363명(8.6%)에 불과했고, 특히 지방→수도권은 209명(5.0%)으로 가장 낮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소위 말하는 명문대학과 양질의 일자리는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경향이 강하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의 인구 이동은 우수 인재를 중심으로 선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김영식, 2020, p.130) 수적 비율이 비교적 낮지만 우수한 인재의 유출은 단순한 인구이동이 아니라 지역 내 인적 인프라를 약화시켜 수도권과 지방간의 경제・사회적 격차를 야기하는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다음으로 청년층의 성장 지역과 대학 소재지 경로별 혼인 유무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하여 교차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χ²값이 11.35(ρ=0.01)로 유의미해 집단 간 혼인 정도에 차이가 있었다. 기혼 비율은 지방→지방 집단이 61.4%로 가장 높았고, 지방→수도권 59.8%, 수도권→수도권 56.6%, 수도권→지방 54.5% 순이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구도로 살펴볼 때 수도권 거주는 초혼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해(오지혜, 임정재, 2016, p.228; 배호중, 강시온, 한창근, 2020, p.118; 이기훈, 강정구, 마강래, 2022, p.67) 비수도권 거주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혼인을 늦게 하거나 혼인 이행 확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 역시 지방에서 성장한 청년층의 혼인 확률이 높게 나타나 선행연구 결과와 일치된 경향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성장 지역과 대학 소재지 경로별 초혼 연령의 차이는 F값이 2.46(ρ=0.06)으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즉, 네 집단 간 평균 초혼 연령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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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4.
성장 지역 → 대학 소재지 경로별 초혼 연령
구분 성장 지역 대학 소재지 평균(SD) 최소~최대 N
1 지방 지방 31.45 (2.96) 21~43 956
2 지방 수도권 31.60 (2.60) 26~38 97
3 수도권 지방 32.10 (2.95) 26~39 171
4 수도권 수도권 31.47 (2.96) 20~42 799
전체 31.52 (2.95) 20~43 2,023
F(ρ) 2.46(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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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성장 지역→대학 소재지 경로별 혼인 유무
hswr-43-3-210-f001.tif

4. 혼인 확률

독립변수 중 종속변수인 혼인 유무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파악한 결과, 성별, 고용 지위, 직업 유형, 성장지-대학 소재지가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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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
혼인 확률
구분 B Exp(B) p
성별 .229 1.257 .001**
만 14세 무렵 부모 동거 .596 1.815 .296
형제 관계 외동 -.232 .793 .095
첫째 -.105 .901 .115
졸업 대학 유형 전문대학 .265 1.304 .144
일반대학 .168 1.183 .345
첫 입직 특성 고용 지위 상용직 -.124 .883 .421
임시・일용직 -.425 .654 .008**
직업 유형 사무종사자 .328 1.389 .004**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524 1.688 .000***
서비스 및 판매 종사자 .142 1.153 .245
입직 시 연령 .013 1.013 .233
부모 중학교 졸업 이하 .244 1.276 .059
고등학교 졸업 .021 1.021 .803
중학교 졸업 이하 .164 1.178 .238
고등학교 졸업 .014 1.014 .896
성장 지역 대학 소재지
1 지방 지방 .165 1.180 .019*
2 지방 수도권 .094 1.098 .539
3 수도권 지방 -.023 .978 .850
상수항 -1.368 .255 .054
-2로그우도 5584.951
Nagelkerke R2 / Hosmer-Lemeshow .033 / .451
χ2(p) 105.71(0.00)***
N 4,200

주: * p<.05, ** p<.01, *** p<.001

먼저 성별의 경우, 남성에 비해 여성의 혼인 승산이 25.7% 높았다. 이는 인구동향조사 결과인 30~34세 천 명당 혼인 건수 비교 시 여성이 41.3건으로 남성(40.3건)에 비해 더 많다는 수치와 일치한다. 또한 첫 일자리 진입 시, 임시・일용직일 때의 혼인 승산은 자영업・무급가족종사자에 비해 34.6% 낮아졌으며, 직업 유형 중 사무종사자와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일 때의 혼인 승산은 기타 직군(생산직, 농어업직 등)에 비해 각 38.9%, 68.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는 삶의 불확실성 감소나 높은 소비 수준의 영위 가능성 등의 측면에서 볼 때 혼인을 촉진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배호중, 강시온, 한창근, 2020, p.118). 실제로 많은 선행연구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첫 직장을 가진 청년층의 혼인이 원활하게 일어나고 있으며(임훈민, 김중백, 2013, p.62; 오지혜, 임정재, 2016, p.227; 배호중, 강시온, 한창근, 2020, p.119), 직업의 안정성이나 소득 등의 경제 상태도 혼인 유무를 결정하는 중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취업자가 비취업자에 비해 결혼 희망 연령이 낮으며(오지혜, 임정재, 2016, p.227), 단순노무직이나 농립어업근로자처럼 직업 위세가 낮은 경우 보다 전문가/임직원/관리자, 기술자 및 준전문가, 사무직 같이 직업적 위세가 상대적으로 높은 직업군의 결혼 가능성이 높았다(임훈민, 김중백, 2013, p.62). 본 연구의 분석 결과에서도 고용 지위상 임시일용직의 혼인 승산이 낮고, 사무종사자나 전문가 집단의 혼인 승산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양질의 일자리가 혼인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성장지-대학소재지가 혼인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결과, 성장 지역에 따른 대학 진학 지역의 분포가 공간적으로 편중되어 있어 네 집단 중 지방-지방과 수도권-수도권 집단만이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지방→지방 집단만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참조변수인 수도권→수도권 집단에 비해 혼인 승산이 18.0% 높았다. 이는 수도권 거주 여부가 혼인에 부정적 요인을 미친다는 선행연구 결과(오지혜, 임정재, 2016, p.227; 배호중, 강시온, 한창근, 2020, p.118; 이기훈, 강정구, 마강래, 2022, p.67)와 맥을 같이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수도권 거주 남성의 초혼 연령은 33.82세, 여성은 31.59세로 지방 거주 청년층(남성 33.58세, 여성 31.02세)보다 결혼 연령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특히 전국 대비 서울 거주자의 평균 초혼 연령(남성 34.17세, 여성 32.15세)이 남녀 모두 가장 높았다(통계청, 2023c). 거주지 내 이성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을수록 혼인 이행 기간이 짧을 수 있지만, 지역 내 경제적 특성으로 인한 결혼비용의 증가는 초혼을 지연시키거나 포기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수도권의 경우 전반적으로 청년 인구 비율이 높기에 지역에 따른 잠재적 배우자 수의 차이가 초혼 시기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반면 주택가격이나 지역 물가, 취업 비중과 같은 경제적 측면이 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이기훈, 강정구, 마강래, 2022, p.67).

성장 배경에 따른 문화적 차이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경쟁 심리가 높을 경우, 생존이 최우선의 과제가 되고, 결국 혼인과 출산은 후순위가 될 가능성이 있다. 감사원(2021) 보고서에 의하면, “인구밀도가 높은 수도권에 거주하는 청년들은 경쟁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껴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것”으로 나타난다. 현재 좋은 대학과 직장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이로 인해 인구가 과밀 되면서 한정된 재화를 얻기 위한 경쟁 심리가 만연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성장 시기부터 개인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면서 상대적으로 수도권 청년층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장벽을 높였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지역 간 결혼 인식을 살펴보면, 결혼에 대한 긍정 인식(반드시 해야 한다+하는 것이 좋다)은 지방이 52.2%, 수도권은 47.9%로 4.3%p 낮게 나타났으나 부정 인식(하지 않는 것이 좋다+하지 말아야 한다)은 수도권(3.1%)이 지방(2.5%)에 비해 높았다(통계청, 2022b). 일·가정 양립 의식은 ‘일을 우선시한다’고 답한 비율이 수도권(33.5%)과 지방(33.4%)이 비슷하였으나 ‘가정생활을 우선시한다’고 답한 비율은 지방(18.7%)이 수도권(17.9%)에 비해 소폭 높았다(통계청, 2021). 다시 말해 초경쟁사회와 불안정한 경제 상황, 결혼 인식과 일·가정 양립 등의 사회문화적 차이는 경제적 차원을 포함해 지역 간 청년층의 혼인 유무에 차이를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성별에 따른 혼인 확률을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혼인 유무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분석한 결과, 남성의 경우 출생서열, 고용 지위, 직업 유형, 첫 취업 연령이 영향을 미쳤고, 여성은 직업 유형, 첫 취업 연령, 성장 지역→대학 소재지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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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6.
성별에 따른 혼인 확률
남성 여성
구분 B Exp(B) p B Exp(B) p
만 14세 무렵 부모 동거 .647 1.910 .356 .646 1.909 .528
형제 관계 외동 -.284 .753 .102 -.209 .811 .386
첫째 -.237 .789 .013* .057 1.058 .547
졸업 대학 유형 전문대학 .065 1.067 .794 .403 1.497 .135
일반대학 .310 1.363 .202 .043 1.044 .870
첫 입직 특성 고용 지위 상용직 -.036 .965 .876 -.170 .844 .429
임시・일용직 -.539 .583 .027* -.320 .726 .147
직업 유형 사무종사자 .332 1.393 .019* .312 1.366 .190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527 1.694 .000*** .520 1.682 .029*
서비스 및 판매 종사자 .048 1.049 .745 .201 1.223 .419
입직 시 연령 -.062 .940 .001** .053 1.054 .000***
부모 최종 학력 중학교 졸업 이하 .205 1.228 .249 .290 1.337 .133
고등학교 졸업 .073 1.076 .540 -.045 .956 .700
중학교 졸업 이하 .290 1.337 .126 .022 1.022 .917
고등학교 졸업 .041 1.042 .783 -.050 .951 .751
성장 지역 대학 소재지
1 지방 지방 .067 1.070 .510 .263 1.301 .008**
2 지방 수도권 .297 1.345 .145 -.229 .796 .333
3 수도권 지방 -.036 .965 .819 -.044 .957 .818
상수항 .828 2.289 .370 -1.972 .139 .097
-2로그우도 / Nagelkerke R2 2786.272 / 0.053 2743.709 / 0.039
N 2,091 2,109

주: * p<.05, ** p<.01, *** p<.001

특히 여성은 남성과 달리 성장 지역과 대학 진학 지역의 특징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지방→지방 집단의 혼인 확률이 참조변수(수도권→수도권)보다 30.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청년들의 혼인이 상대적으로 늦는 가운데, 이러한 경향은 여성에게 두드러지고 있다. 기회비용의 관점에서 수도권 거주 여성일수록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경제활동 참가율이 상승하면서 일-가정 양립에 대한 부담으로 결혼을 늦추거나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다. 여성에게 있어 혼인은 경력 유지를 막는 상당한 요인이 될 수 있으며, 특히 일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을 때 혼인에 따른 기회비용이 그만큼 높아지므로 결혼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다(배호중, 강시온, 한창근, 2020, p.112).

또한 지역 내 가치 규범의 차이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대도시에서 성장한 여성일 경우 지역이 가진 문화적 환경에 의해 결혼과 가족생활에 비전통적 성향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평균적으로 높은 반면, 중소도시에서 성장한 여성은 전통적인 가족주의 성향을 가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오지혜, 임정재, 2016, p.230). 박성신, 김석순(2022, pp.210-211)의 연구에서도 성장 지역-진학 지역 간의 관계에 대한 인식은 성별에 따라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는데, 여성이 성장 지역에 대한 애착도가 남성보다 높았다. 이는 문화나 가족, 주변의 생활환경 등이 여성에게 있어 결혼을 결정하는 중요 요인으로 작용함을 시사한다.

한편, 남성은 출생서열이 첫째일 경우 참조변수(둘째 이상)에 비해 혼인 승산이 21.1% 낮아졌다. 전반적으로 직업적 요인은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강한 영향을 미쳤다. 남성의 경우, 첫 입직 당시 고용상의 지위가 임시・일용직일 때 혼인 승산이 41.7% 낮았으며, 직업 유형이 사무종사자나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인 경우의 혼인 승산은 각 39.3%, 69.4% 높았다. 또한 처음 일자리를 가진 나이가 어릴수록 혼인 확률이 높아졌다. 여성의 경우, 고용상의 지위는 유의미하지 않았으나, 직업 유형 중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의 혼인 확률이 68.2% 높았고, 남성과는 반대로 처음 일자리를 가진 나이가 많을수록 혼인 확률이 높아졌다.

안정적이고, 소득이 높은 양질의 첫 일자리를 가진 청년층에게서 혼인 가능성이 더 높았고, 이 같은 양상은 성별로 차이를 보였다. 다수의 선행연구에서도 미취업자보다는 취업자가, 비정규직보다는 정규직이, 월 소득이 높거나 단순노무직보다는 전문가나 사무직, 기술직 남성들의 결혼 가능성이 높았다. 결과적으로 첫 일자리의 종사상 지위(배호중, 강시온, 한창근, 2020, p.119), 정규직 유무나 월평균 임금(오지혜, 임정재, 2016, p.227), 직업 위세(임훈민, 김중백, 2013, p.62) 등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요건이 혼인에 미치는 영향력은 남성에게서 더욱 뚜렷했다.

여성 역시 취업 관련 변수에 영향을 받으나, 남성에 비해 그 효과의 크기와 유의성이 강력하지 않았다. 기존 연구에서도 남성과 다르게 여성은 임금 변수, 정규직 유무와 같은 경제적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거나(오지혜, 임정재, 2016, p.228), 임금 수준, 종사상 지위 등 첫 일자리의 질이 혼인 이행 속도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비했다(배호중, 강시온, 한창근, 2020, p.111). 이는 혼인을 결정하는 데 일자리 특성이 성별에 따라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남성의 결혼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안정적인 일자리와 소득의 중요성이 크게 증가하였다. 남성 임금의 불평등 정도는 절대적 임금 수준과 상관없이 그 자체로 남성 혼인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김영아, 곽은혜, 김근태, 2022, p.65). 고소득 남성들은 30대 후반 이후 혼인 비율이 높아지지만, 저소득 남성들은 미혼 상태로 남아있을 확률이 증가하였다(김영아, 곽은혜, 김근태, 2022, p.64). 즉, 임금 불평등도가 높아지면 결혼에 필요한 소득에 도달한 남성의 비율이 낮아져 남성의 결혼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김영아, 곽은혜, 김근태, 2022, p.39).

또한 본 연구에서 여성의 첫 일자리 질과 혼인 확률은 정의 관계를 보였다.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의 혼인 승산이 설치・정비・생산직, 농・어업직 등에 비해 상당히 높았다. 이는 Becker(1981, p.43)가 말한 경제 전망이 밝은 여성일수록 향상된 경제력이 남성에 대한 의존도를 감소시켜 결혼 동기를 약화시킨다는 주장과 상반된 결과이다. 최근에는 여성의 인적 자본이 높으면 오히려 혼인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Goldstein & Kenney, 2001, p.517; 이재경, 김보화, 2015, p.41), 본 연구 결과에서도 남성과 대조적으로 여성은 취업 연령이 늦을수록 혼인 승산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고학력・전문직 여성일수록 결혼과 출산을 하더라도 불안정 고용 계층에 있는 여성들에 비해 직업생활을 포기해야 하는 위험이 더 적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결혼 시기와 결혼 가능성을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고학력・전문직 여성이 늦게 결혼하는 것은 단순 시기가 늦어진 것일 뿐, 결혼 자체의 가능성이 낮아진 것이라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오지혜, 임정재, 2016, p.231).

Ⅴ. 결론

본 연구는 청년층의 성장 지역과 대학 진학 지역을 수도권과 지방으로 구분해 인구 이동 현상의 지역적 패턴을 확인하고, 이동 경로별로 네 집단(①지방→지방, ②지방→수도권, ③수도권→지방, ④수도권→수도권)의 혼인 가능성을 비교하며, 혼인 확률을 조절하는 개인적 특성의 주요 요인들을 살펴보았다. 지역 요인과 혼인 간의 상관관계를 실증하는 데 있어 어느 한 시점을 특정해 분석했던 기존 연구에서 확장하여 대학을 매개체로 청년층의 인구 이동 진행과정을 파악함으로써 개인의 지역적 배경과 혼인 가능성의 관계를 보다 상세히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청년층의 인구 이동 경로 분석 시, 지방→지방, 수도권→수도권과 같이 성장지와 대학 소재지가 동일한 비율이 높게 나타나 성장 지역이 진학 지역으로 전환되는 공간종속성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지방→수도권 집단의 비중은 가장 낮았다. 이는 기존 연구와 마찬가지로 소위 말하는 명문대학이나 좋은 일자리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현 상황에서 지방에서 수도권으로의 인구 이동이 우수 인재에 대해 선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청년층의 인구 이동 경로에 따른 네 집단 간의 혼인 여부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었다. 혼인율은 지방→지방이 가장 높고, 지방→수도권, 수도권→수도권, 수도권→지방 순으로, 지방에서 성장한 청년층의 혼인 확률이 높게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수도권의 경우 인구가 과밀 되고, 좋은 대학이나 직장이 한정되어 있어 개인들의 경쟁 심리가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만연화된 경쟁 심리는 혼인과 출산보단 생존을 우선시하게 만드는데, 이러한 수도권 내 심리・사회적 특성은 청년층의 성장 시기부터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면서 상대적으로 결혼에 대한 장벽을 높였을 가능성이 크다.

청년층의 혼인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분석한 결과, 성별, 첫 일자리 특성, 지역적 배경이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에 비해 여성의 혼인 승산이 높았다. 또한 첫 일자리 진입 시, 종사상 직위가 임시・일용직일 때 혼인 승산이 낮아진 반면, 직업 유형이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나 사무종사자일 때 혼인 승산이 높아졌다. 양질의 일자리가 청년층으로 하여금 삶의 불확실성을 감소시키고, 소비 수준을 향상시키거나 안정적인 생활을 가능케 한다는 측면에서 혼인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지역적 배경을 보면, 지방→지방 집단이 수도권→수도권에 비해 혼인 승산이 높았다. 이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수도권에 과도한 인구가 집중되면서 파생되는 높은 경쟁감과 심리적 불안감, 그로 인한 결혼 기피 현상이 수도권 청년층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높은 주택가격이나 지역 물가 등 수도권 내 경제적 특성도 혼인 가능성을 낮추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성별로 구분한 추가 분석에 따르면, 전반적인 직업적 요인은 여성보다 남성의 혼인 가능성에 강한 영향을 미쳤다. 남성의 경우, 첫 입직 당시 종사상 직위가 임시・일용직일 때 혼인 승산이 낮아지고, 직업 유형이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나 사무종사자일 때, 취업 연령이 어릴 때 혼인 승산이 높아졌다. 반면 여성의 경우, 종사상 직위는 유의미하지 않았고, 직업 유형이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일 때, 남성과는 반대로 취업 연령이 많을 때 혼인 승산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첫 일자리의 종사상 지위나 직업 위세, 경제력 등 사회적 지위, 경제적 요건과 혼인 가능성의 상관관계는 남성에게서 더욱 뚜렷했다. 일자리의 질, 임금 수준의 편차가 증가하는 지금, 혼인 가능성 향상을 위해서 남성의 소득 불평등과 분배 문제를 개선시키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한편 본 연구 결과, 고학력・전문직 여성일수록 혼인 확률이 낮다는 기존의 연구와 대조적으로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일수록 혼인 가능성이 높아졌다. 즉, 혼인 유무를 살펴볼 때 결혼 시기와 결혼 가능성을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인적자본이 높은 여성이 늦게 결혼하는 것은 시기의 문제일 뿐 결혼 자체의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보기 어려울 것이다. 고학력・전문직 여성일수록 가족 친화적인 근로 환경에 종사할 가능성이 높고, 결혼과 출산을 하더라도 직업 생활을 포기해야 하는 위험이 적기 때문에 불안정 고용 계층 여성에 비해 높은 혼인 가능성을 보인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남성과 달리 여성은 성장지와 대학 진학지의 지역적 배경에 영향을 받아 지방→지방 집단이 수도권→수도권보다 높은 혼인 승산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수도권 거주 여성들의 교육 수준이 향상되고 사회적 진출이 일반화되고 있음에도 지속적으로 비혼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일과 혼인이 여전히 상충관계에 있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통계청(2022a)에 따르면 혼인을 하지 못하는 이유로 남성은 경제적인 요인을, 여성은 일-가정 양립에 대한 부담을 선택한 비율이 높다.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로 인한 결혼 연령의 상승, 직장생활을 우려한 결혼 및 출산 기피 현상 등을 완화하기 위해 생활물가 안정, 양육・교육은 물론 일자리・부동산 등 다방면에서의 재정 지원,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이상으로 본 연구는 청년층의 성장 지역과 대학소재 지역의 이동 경로별 네 집단의 혼인 가능성 차이를 비교 분석하면서, 혼인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적 요인을 파악하고 그 영향이 성별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기존의 연구와는 달리 지역적 요인을 확장하여 인구 이동에 따른 혼인 패턴 및 혼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분석해 수도권과 지방간의 혼인율 격차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결과는 청년층의 수도권 집중 현상과 과열된 경쟁으로 인한 혼인・출산 기피, 전체 출산율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한편,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를 가지고 있어 후속 연구를 통해 보완하고자 한다. 먼저, 본 연구는 청년층의 이동 지역을 성장 지역-대학소재지 경로별로 살펴보았다. 33세 이상 청년을 대상으로 혼인 여부를 관측하였으나 청년패널2007의 경우 2020년 조사가 종결되어 해당 연도 이후 패널들의 혼인 유무를 추적 조사하지 못하는 데이터상의 제약이 있으며, 집단 유형 중 수도권→지방, 지방→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층에 비해 공간종속성이 높은 지방→지방, 수도권→수도권 집단의 차이만 유의하게 나타나고 있어 권역 간 이동이 혼인 유무에 미치는 영향력을 살펴보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또한 대학을 주요 변인으로 초점화한 만큼 고등학교 졸업 후 혼인이나 취업 등의 이유로 대학을 진학하지 않은 청년층의 사례는 분석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청년층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69.3%로 38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교육부, 한국교육개발원, 2022) 전체적인 연구 결과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생각되나 청년층 양극화가 심해지는 현 상황에서 사회구조적으로 더 취약한 저학력 청년들의 경우, 고용상태가 불안정한 비율이 높고, 실질 임금 수준이 낮아 혼인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오지혜, 임정재, 2016) 사회경제적 특성과 혼인 유무와의 인과관계를 해석하는데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수도권 중심의 수직적인 대학 서열구조가 완화되지 않은 한국 사회에서 학벌을 주의 깊게 고려할 필요가 있으나 자료의 제약으로 대학의 서열화와 학력 차이에 따른 노동시장 성과의 차이, 혼인 여부와의 상호 인과관계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향후 연구에서는 인문・사회・이공계열 등의 학과 특성이나 수능점수, 입시성적 등의 요인들에 대한 추가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지역 이동을 ‘성장 지역에서 대학’으로의 전환에 대해서만 살펴보았는데, 청년층의 이동 동향을 보다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대학원 진학’이나, ‘대학 졸업 후 취업’ 등과 같은 2차 유출로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혼인 당시 거주 지역이나 현재 거주지 역시 혼인 여부를 결정짓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특히 첫 입직 지역이나 현 근로지 등 일자리 요인을 포함하여 지역 내 노동시장 특성을 고려한 추가 분석이 실시된다면 청년층의 인구 이동 실태에 대한 종합적인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종단분석을 추가적으로 실시하여 청년층의 성장 과정 및 변화 양상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고등교육기관으로의 진학-혼인-출산 간의 상호상관관계를 규명할 수 있는 후속연구가 필요할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노동시장과 혼인시장으로의 이행과정, 영향요인을 보다 세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상으로 본 연구는 청년층의 혼인에 대해 실증적으로 살펴봄으로써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한 청년층의 혼인 기피 현상, 저출산 기조의 악순환을 약화시키기 위한 실마리를 찾는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본 연구 결과 현재 청년층의 자립과 노동시장 진입, 혼인과 출산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이 수도권 집중과도 관련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도권 진입 시 청년층의 혼인율 저하가 확인됨에 따라 일자리의 질을 높이고, 물가와 거주비용의 안정화를 도모하는 등 수도권 청년들의 과열된 경쟁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완화시킬 수 있는 심도 있는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지점일 것이다. 또한 수도권에 편중된 일자리와 교육, 문화 등이 지역 불균형을 가속화했다는 지적이 대두되는 현 상황에서 청년층이 지방에 정주할 수 있도록 일자리의 다양성과 질을 향상시키고, 문화 인프라를 조성하는 등의 노력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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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knowledgement

본 논문은 2023년도 고려대학교 공공정책 대학 교내 지원 연구비에 의해 연구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