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환자들의 체험: 현상학적 접근

Capturing the Lived Experiences of COVID-19 Patients who Resided in a Residential Treatment Center: A Phenomenological Approach

알기 쉬운 요약

이 연구는 왜 했을까?
감염질환이 유행하면서 격리와 관련해서도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였다. 국내의 모든 코로나19 확진자가 집이 아닌 곳에 격리되었던 시기에, 매우 특수한 환경인 생활치료센터에서 입소자들이 겪은 경험을 사회복지학적 관점에서 확인하려고 하였다.
새롭게 밝혀진 내용은?
코로나19 환자들이 치명적인 감염병에 걸렸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기결정권을 빼앗긴 채 지정된 곳에 입소하였다. 그런데 비대면 진료가 시행된 생활치료센터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불안과 불만이 커졌다. 그리고 전염력이 남아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퇴소 후에도 여러 문제가 발생하였다. 그러나 신체적 회복에 대한 믿음이 생긴 후에는 생활 태도가 자신감 있게 변화하였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의료사회복지사들이 생활치료센터 같은 시설에 파견되어 활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완치자들을 위해서 지역사회 사회복지사들이 지속적이고 전문적으로 활동해야 한다. 아울러 감염질환 세계적 대유행 시기에 필요한 사회복지사의 전문성을 키우고 역할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Abstract

This study analyzes the lived experience of COVID-19 patients in alternative care facilities from a social welfare point of view. Colaizzi’s descriptive phenomenological research method was used to analyze in-depth interviews that were conducted on 10 people who had experience in a Residential Treatment Center. The results of the interviews indicate that they were deprived of the right to self-determination when they entered the center. Moreover, the patients were psychologically distressed because they thought that they were not receiving appropriate treatment. Eventually, an optimistic outlook on their recovery helped them develop a more positive attitude towards their lives at the treatment center. Therefore, dispatching medical social workers to alternative care facilities will ensure greater psychological stability and a more stable recovery for patients. Furthermore, continuous and professional intervention made by community social workers will alleviate the after-effect that patients face after they are discharged. Therefore, expanding the role and professionalism of social workers is highly recommended during a pandemic.

keyword
COVID-19PatientResidential Treatment CenterQuarantineSocial Worker

초록

이 연구의 목적은 코로나19 환자들이 대체치료시설에서 겪은 체험을 사회복지학적 관점에서 확인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한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던 경험이 있는 10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심층 면접을 시행하였고, Colaizzi의 기술적 현상학적 연구 방법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코로나19 환자들은 자기결정권을 빼앗긴 채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였는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인해 정신적 고통이 가중되었다. 그러나 신체적 회복에 대한 믿음이 생기면서, 생활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화하였다. 따라서 의료사회복지사들이 대체치료시설에 파견되어 사회복지적 개입을 하는 것이 환자들의 안정과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지역사회 사회복지사들의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개입이 퇴소 후에도 남아있는 후유증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를 바탕으로, 감염질환 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사회복지사의 역할 확대와 전문성 강화를 제언한다.

주요 용어
코로나19환자생활치료센터격리사회복지사

Ⅰ. 서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는 중국 내의 ‘유행(epidemic)’ 단계였던 출현 초기부터, 의료진들도 사망할 정도로 전파력이 강하고 치명률이 높았기 때문에, 무증상 확진자들에 대한 격리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가용 병상이 부족했기 때문에, 2020년 3월에 정부는 생활치료센터 16곳을 설치해서 대구와 경북 지역의 코로나19 환자들을 수용하였다. 그 이후에 전염 차단 등의 보건학적 효과가 나타나자 지방자치단체들도 생활치료센터를 개소하였다. 그런데 생활치료센터에서 환자 탈출(충북일보, 2020) 등의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들도 발생하였다.

감염질환이 유행하면 질병 자체의 문제뿐만 아니라, 격리 등과 관련된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였다. 2003년 사스(SARS)가 유행하던 시기에 캐나다의 환자들은 공포, 외로움, 지루함, 분노 등을 느꼈고(Maunder et al., 2003, pp.1247-1249), 같은 시기에 중국의 격리대상자들은 소득 감소, 외출 제한 등으로 인한 심리적 문제를 겪었다(Mihashi, Otsubo, Yinjuan, Nagatomi, Hoshiko & Ishitake, 2009, p.99).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pandemic)’ 시기에 다른 병으로 입원했다가 격리된 환자들이 공포와 불안을 느꼈고, 가족 면회가 제한되었다(Nielsen, Hansen, Beck, Wensien, Masud & Ryg, 2021, pp.5-7). 그리고 자녀의 감염으로 인한 돌봄 문제도 발생하였다(의협신문, 2021).

이렇게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는 대규모 감염질환의 유행 시기마다 최일선 현장을 지키던 사회복지사들의 역할이 확대되었다. 사회복지사들이 환자들을 위한 심리 상담은 물론, 그 가족들과 의료진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하였고(Gearing, Saini & McNeill, 2007, p.21), 감염에 노출되기 쉬운 노숙인, 아동, 임산부 등을 보호하고 그들의 권리를 지키려고 노력하였다(Farkas & Romaniuk, 2020, pp.77-78; Henley, Henley, Hay, Chhay & Pheun, 2021, p.1614; Xenakis et al., 2021, pp.67-71). 그리고 비대면 방식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해서 사회복지실천에 활용하였다(이인정, 김지혜, 2022, pp.117-123). 즉 질병 치료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의료인들과 달리, 사회복지사들은 환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개입할 수 있었다.

급성 감염질환 환자들을 병원이 아닌 건물에 한시적으로 격리해서 치료한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근래에 없었던 일이다. 같은 시기의 중국에서조차 경증 환자들이 집에서 격리되었던 것(Li, Peng & Lu, 2020, p.e9)과 비교해도,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모든 확진자를 병원에 입원시키거나 생활치료센터에 입소시켰던 격리 조치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었다. 이와 같은 매우 특수한 상황에서 격리와 관련하여 발생하는 사회복지학적 문제들을 연구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온라인 조사를 통해서 생활치료센터 환자들의 불안감과 우울감이 확인되었고(Jeong et al., 2020, p.3), 자율성이 제한되었다는 의료진의 보고가 있었다(김단비, 2021, pp.82-83). 그러나 입소자들의 숙소와 분리된 구역에서 근무했던 의료진의 관찰을 통한 연구만으로는, 입소자에게 발생한 사회복지학적 문제를 파악하고 그에 따른 사회복지적 개입을 탐색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환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확인할 필요성이 생겼다. 그리고 피상적으로만 알려져 있었던 입소자들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었으므로, 현상학적 연구 방법을 활용하고자 하였다.

공중보건을 수호하기 위해서 개인의 자유가 제한되었던 상황에서(유기훈, 김도균, 김옥주, 2020, p.110),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던 코로나19 환자들에게 발생한 문제점들을 사회복지학적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하였다. 그리고 그동안 국내외 관련 현장에서 확대되어 온 사회복지사들의 역할을 바탕으로, 생활치료센터에서 실천이 가능한 사회복지적 개입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서, 향후 이와 유사한 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격리 생활을 해야 하는 사람들과 이를 대비하는 사회복지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Ⅱ. 이론적 배경

1. 보건의료위기 상황에서의 surge capacity와 대체치료시설

Surge capacity(의료위기 대응 역량)는 환자 수가 예상 이상으로 갑자기 폭증한 상황을 관리하는 의료체계의 대응 능력이다(Hick, Koenig, Barbisch & Bey, 2008, p.S51).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합의된 번역이 아직 없으므로, surge capacity를 그대로 사용하거나(문형기, 김수현, 오상훈, 박규남, 김영민, 윤준성, 2013, p.12), 개별 연구자마다 ‘과부하처리역량’(진기남, 한지은, 박현숙, 한철주, 2020, p.2), ‘급증 수용력’(김수진, 2014, p.36) 등으로 다양하게 번역해서 사용한다. 그런데 의료위기 대응 역량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1895년 국내에서 콜레라로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하자, 정부는 위생국을 조직해서 제중원 원장인 Avison을 위원장으로 임명하였고, 모화관 자리에 환자들을 수용하였다(Avison, 1895, pp.339-341). 그리고 여러 교파의 의료 선교사들이 의료팀을 결성하여 협력하였고, 다양한 신분의 자원봉사자들이 환자들을 돌보았다(Underwood, 1904, pp.137-141). 의료위기 대응 역량은, 위와 같이 기존의 의료체계로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환자들이 폭증했을 때, 부족한 시설과 인력, 물자 등을 확보하기 위해서, 자원을 재배치하거나 보충하면서 새로운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능력이다. 의료위기 대응 역량의 개념을 이해하고 위기를 대비한다면 사회복지 분야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재난 상황에서는 긴급한 사회복지적 개입도 필요한데, 사회복지인력을 외부에서 충원해야 하고 물품도 부족하며 수용시설 등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의료위기 대응 역량이 필요한 상황에서, 병상이 부족하면 병원이 아닌 곳을 임시 치료시설로 사용하게 된다. 대체치료시설(alternative care facility, 또는 alternate care site)로 사용될 수 있는 건물들은 요양원, 폐쇄된 병원, 학교, 체육관, 박람회장 등이 있다(Phillips, 2006, pp.1104-1105). 특히 호텔이나 모텔 등을 활용하는 숙소 형태의 대체치료시설은 감염질환 유행 시기에 유용한데, 의학적 관리가 많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들을 수용하고 음식과 생필품, 세탁 서비스 등을 제공할 수 있다(Lam, Waldhorn, Toner, Inglesby & O’Toole, 2006, p.385). 그리고 소규모 인원씩 나눠서 생활하는 것이, 많은 사람이 한 공간에 수용되는 것보다 교차 감염을 줄일 수 있다. 생활치료센터는 대표적인 숙소형 대체치료시설로서, 2020년 3월, 정부는 대학교 기숙사, 기업 연수원, 공공기관 등에 16개소를 설치해서 약 3,000명의 대구와 경북 지역 확진자를 수용하였다(보건복지부, 2020). 생활치료센터마다 의료전담병원 1곳씩이 지정되어서 의료를 전담하고 파견된 공무원들이 생활 지원 등의 행정 업무를 수행하여, 의료와 행정을 분리하여 이원적으로 운영되었다. 의료전담병원에서 의료책임자인 의사와 소수의 의료진을 파견하였고, 정부에서 공중보건의사들을 차출하고 민간 의료진을 모집해서 의료진의 대부분을 충원하였다. 대규모 감염질환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의료위기 대응 역량이 매우 중요한데, 한국은 생활치료센터를 통해서 의료위기 대응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였다.

2. 코로나19 환자들의 체험

코로나19 확진 통보를 받은 사람들은 충격을 받음과 동시에 검사 결과를 의심하고 부정하였는데, 불안감과 우울감을 느끼면서 격리당한다는 사실에 분노했고, 가족에 대한 죄책감을 느꼈다(Alkaissi, Zaben, Abu-Rajab & Alkony, 2022, pp.4-6). 입국한 후에 2주간 단순 격리된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코로나19에 확진된 후에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의 불안 정도가 더 컸다(Kesgin, Tok, Uzun & Pehlivan, 2022, pp.150-151).

확진자들은 입원할 때 외로움과 절망, 불안, 걱정, 공포, 스트레스를 느꼈다(Jamili, Ebrahimipour, Adel, Badiee aval, Hoseini, Vejdani et al., 2022, pp.515-517). 그리고 질병의 심각성과 격리의 필요성, 감염 전파에 대한 두려움, 의료체계의 비효율적인 관리, 죽음에 대한 불안, 낙인 등이 심리적으로 악영향을 끼쳤다(Toulabi, Pour, Veiskramian & Heydari, 2021, pp.5-6). 특히 중증인 상태로 입원한 환자들의 정신적 충격이 더욱 컸는데,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사용했던 환자들과 심폐소생술이 시행되었던 환자들, 특히 다른 환자의 사망 장면을 보았던 사람들에게는, 중환자실은 생지옥과도 같았다(Firouzkouhi, Kako, Abdollahimohammad, Nouraei, Azizi & Mohammadi, 2023, p.59). 그리고 병원 치료에 만족하고 감염 전파에 대한 걱정이 감소하였기 때문에 병원에서 지내는 격리 조치를 긍정적으로 생각한 입원 환자들도 있었던 반면에, 신체적으로 고립되고 외부 세계와 단절되었다는 사실 때문에 부정적으로 느낀 환자들도 있었다(Shaban, Nahidi, Sotomayor-Castillo, Li, Gilroy, O’Sullivan et al., 2020, p.1448).

특히 아동들의 확진으로 인한 입원 격리는 다른 문제들도 발생시켰다. 영유아는 낯선 환경에 대한 불안감이 높았고, 어른용 식사가 주로 제공되었기 때문에 적절한 영양 공급에 문제가 발생하였으며,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에 어려움을 겪었다(김효진, 도승이, 송미령, 장영인, 2021, pp.431-436).

코로나19 환자들은 신체적으로 완치되었어도, 다양한 후유증은 계속 남았다. 본인은 물론 가족들에게도 불안감과 우울감이 나타났다. 질병과 그에 따른 격리는 가족에게도 심리적인 문제를 유발했는데, 완치 후에도 타인을 전염시킬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남았고, 사회에서 거부당하고 낙인찍히는 경험을 하였다(Moradi, Mollazadeh, Karimi, Hosseingholipour & Baghaei, 2020, p.5). 코로나19로 입원했던 환자와 함께 사는 가족들이 참여한 연구(Apostol-Nicodemus, Tabios, Limpoco, Domingo & Tantengco, 2022, p.6)에서, 참여자의 상당수가 불안감과 우울감을 느꼈다. 시간이 지나면서 가족들의 불안감과 우울감이 줄어든 결과를 보였지만, 처음에 없었던 불안감과 우울감을 시간 경과 후에 호소했던 사람들도 소수 있었다. 완치자들에 대한 사회적 낙인도 대부분의 연구에서 관찰되었는데, 완치자들은 직장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낙인을 경험하였다(김민아, 성지민, 2022, pp.14-16).

이같이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입원이나 격리와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였다. 그리고 신체적 완치 이후에도, 환자들은 물론 가족들에게도 다양한 후유증이 남았다.

3. 감염질환 대유행 등의 재난 상황에서 사회복지사의 역할 확대와 투입

미국의료사회사업가협회(AAMSW) 등의 사회사업 전문가 조직이 결성되었던 1918년(김정기, 최원규, 진재문, 2010, p.208)에 발생한 독감의 세계적 대유행 시기부터, 대규모 감염질환이 유행할 때마다 전문적인 사회복지사들의 역할도 확대되었다.

2003년 캐나다 토론토에 사스가 유행하자, 의료사회복지사들이 환자들은 물론 보호자들과 병원 직원들의 불안을 해소하려고 노력하였고 가교 역할을 수행하였다(Gearing et al., 2007, p.21). 같은 시기에 싱가포르의 의료사회복지사들도 비슷한 활동을 하였다. 중환자실 의료진의 공포를 줄여주기 위한 핫라인 등이 설치되었고 집단 상담도 진행되었다. 그리고 환자들과 그 가족들을 위한 전화 상담과 영상회의가 진행되었다(Rowlands, 2007, pp.68-71).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늘어나자, 미국 뉴욕의 병원에서는 장례 보조 프로그램을 개발하였고, 임산부의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되는 개입을 시행하였다(Xenakis et al., 2021, pp.67-71). 클리블랜드에서 노숙인을 위한 보호 시설을 운영하는 비영리단체는 노숙인들의 물리적 거리를 떨어뜨리는 다양한 노력을 하였고, 이곳의 사회복지사들은 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노숙인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예방조치를 취하였다(Farkas et al., 2020, pp.77-78). 캄보디아에서는 비영리단체의 사회복지사들이 노동 현장에 내몰릴 위기에 처한 아동들의 권리를 보호하였고(Henley et al., 2021, p.1614), 튀르키예에서는 비영리단체의 사회복지사들이 난민들에게 다양한 지원을 하였다(Nisanci, Kahraman, Alcelik & Kiris, 2020, p.689).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유행 초기에 대구지역 사회복지관들의 사회복지사들은 비대면 방식으로 취약계층의 안부를 확인하고 구호품을 전달하였으며(윤민화, 2021, pp.49-50), 노인돌봄서비스 제공기관의 사회복지사들이 안부 전화에 응답하지 않는 노인들을 직접 찾아가서 확인하였고, 자원봉사자들이 하던 일도 직접 하였다(김유진, 박순미, 2020, pp.103-104). 그리고 심리적 위축을 겪는 주민들과 경제적 어려움을 당한 봉사자나 후원자들이 많이 발생했으므로, 서비스 대상층과 지원을 확장하였다(김윤정, 문순영, 이윤화, 2021, p.16).

감염질환 대유행 등의 재난 시기에는, 사회복지사가 자원하기도 하고, 소속 기관이나 단체 등에서 파견하기도 한다. 세월호 재난 이후에는 안산지역사회복지협의체의 제안으로 지역사회 사회복지사들이 투입되었다(김수영, 성정숙, 김주미, 2017, p.109). 또한, 외국에서는 사회복지사가 재난 현장에 즉시 투입될 수 있는 시스템도 있다. 미국의 재난 구호조직들에서 사회복지사들은 정규직인 재해전문가나 재난 발생 시에 투입되는 자원봉사자로 활동한다(신선인, 2000, p.69). 이스라엘 예루살렘 응급 팀(JET)에 소속되어 있는 사회복지사들은 재난이 발생하면, 재난 발생 현장, 병원, 실종자를 위한 정보 센터, 핫라인 콜센터 등의 여러 곳에 급파된다(Yanay & Benjamin, 2005, pp.267-270).

이렇게 사회복지사가 감염질환 대유행 등의 재난 현장에서 여러 가지 역할을 한 사례들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므로 한국의 대체치료시설에서 사회복지사에게 기대되는 역할을 찾아보고자 하였다.

Ⅲ. 연구 방법

1. 연구 설계

본 연구는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에서 생활했던 사람들이 겪은 체험의 본질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로서, Colaizzi(1978, pp.59-67)가 제시한 기술적 현상학적 연구 방법을 활용하였다. 이 연구 방법은 전체 내용 속에서 의미 단위를 파악하지 않고, 먼저 ‘의미 있는 진술들’을 끌어낸 후에 이를 통해서 주제를 도출한다(김영천, 2013, p.109). 따라서 생활치료센터 입소자들에 관한 현상학적 연구가 전무한 상황에서, 연구 참여자들의 의미 있는 진술들을 통해서도 더욱 다양한 탐색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하에 이 연구 방법을 선택하였다. 연구자가 코로나19 및 생활치료센터에 대해서 알고 있던 지식과 선입견을 괄호치기(bracketing)하고 그것들에 대한 판단중지(epoche)를 하고자 노력함으로써, 연구 기간 내내 현상학적 환원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였다(김영천, 2013, pp.94-97). 그리고 분석 과정에서 상상적 변형(imaginative variation)을 시도하여 체험의 본질을 확인하고자 노력하였다.

Giorgi(2012, p.11)가 현상학적 연구 방법을 사용하는 연구자들은 본인 연구 분야의 고유한 학문적 태도를 가지라고 했던 것처럼, 이것이 현상학이라는 철학에 바탕을 두고 심리학자인 Colaizzi가 제시한 연구 방법이지만, 사회복지학적 관점을 유지하면서 연구를 진행하였다. 감염 전파 방지 등을 최우선으로 하는 보건의료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회복지적 개입이 필요한 문제점들을 확인하고, 사회복지사의 새로운 역할을 탐색하여, 실천적 개선 방안을 찾으려고 하였다. 즉, 심리학이나 철학 연구가 아닌, 실천학문으로서의 사회복지학 연구에 의한 결과와 함의를 도출하도록 노력하였다.

2. 연구 참여자

다양한 생활치료센터 중에서, 연구자가 의도적으로 광역지자체에서 운영했던 생활치료센터 1개소를 선정하였다. 기초지자체에서 운영했던 생활치료센터는 규모도 작고 입소자들의 대부분이 무증상이었으므로, 풍부한 진술을 얻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기저질환이나 증상이 있는 환자들도 많이 입소했던 광역지자체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생활치료센터마다 구체적인 운영 방식 등이 다르므로, 서로 다른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던 사람들을 연구한다면, 공통적인 체험을 많이 확인하기에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였다.

그리고 이용 가능 표본추출을 이용하여, 수도권 생활치료센터 한 곳에서 연구 참여자를 모집하였다. 국내 코로나19 제3차 유행이 한창이었던 2021년 2월에, 그곳의 의료지원반장(의료전담병원 소속 전문의)과 간호 책임자에게 협조 공문과 연구 참여자 모집 문건을 보냈다. 간호 책임자들은 약 1달 동안, 퇴소가 확정된 사람들에게 의료인이 아닌 지원인력을 통해서 모집 문건을 전달하였다. 당시는 확진된 날부터 10일이 되기 직전 24시간 안에 해열제를 먹지 않은 상태에서 발열이 없고 호흡기 증상 등이 호전되고 있다면, 의사의 판단으로 퇴소가 확정되었다. 모집 문건을 보고 관심이 있던 사람들이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를 이용해서 연구자에게 연락하였고, 자발적 동의를 통해서 연구 참여자를 확보하였다. 처음에 참여 의사를 밝혔던 16명 중에서 참여 의사를 철회하거나 연락을 받지 않았던 사람들이 제외되었고, 최종적으로 10명이 연구에 참여하였다. 다양한 연구 참여자와 진술을 확보하기 위해서, 가족 중에서는 한 사람씩만 선정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의 특성은 <표 1>에 정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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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연구 참여자들이 특성
연구 참여자 성별 나이 직업 면접 시기* 중상 첫 확진** 숙소 공유
참여자 1 52 콜센터 상담원 41일 경증 아들 남편
참여자 2 52 특수고용직 팀장 18일 무증상 본인 타인 → 혼자
참여자 3 24 시간제 근로자 15일 무증상 어머니 타인
참여자 4 20 대학생 28일 경증 본인 친구
참여자 5 23 병원 간호사 23일 경증 본인 혼자
참여자 6 40 대기업 과장 20일 무증상 남편 타인***
참여자 7 25 공기업 사원 26일 경증 본인 타인
참여자 8 37 중소기업 팀장 30일 경증 본인 타인 → 딸
참여자 9 31 자영업자 18일 경증 아버지 어머니
참여자 10 59 주부 22일 경증 본인 타인***

주: * 면접 시기는 퇴소한 날부터 심층 면접한 날까지의 기간이다.

** 첫 확진은 가족 내에서 가장 먼저 확진된 사람이다.

*** 가족이 같은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으나, 타인과 같은 숙소에서 생활했다.

3. 자료 수집 및 분석

2021년 3월 12일부터 4월 11일까지 일대일 심층 면접을 시행하였다. 연구 참여자마다 1회씩 대면 면접을 진행하였는데, 면접마다 90~140분씩 소요되었다. 연구 참여자의 직장 내 사무실이나 도서실, 스터디카페, 커피숍에서, 사전에 만든 면접지를 이용해서 반구조화된 면접을 진행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의 동의하에 면접 내용을 녹음하였고, 그 후에 녹음 파일을 전사하였다.

Colaizzi(1978, pp.59-62)의 기술적 현상학적 연구 방법을 활용하여, 그가 제시한 7단계 방법에 따라서 분석하였다. 자료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을 얻고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 전사된 초안(protocol)을 읽었다. 그리고 다시 초안을 읽으면서 중요한 진술들(significant statements)을 추출하였는데, 연구대상인 현상과 직접 관련된 구절과 문장을 중요한 진술이라고 간주하였다. 그리고 이것들의 의미(meaning)를 형성하였는데, 참여자들이 말했던 것의 의미를 명확하게 하였다. 이렇게 형성된 의미(formulated meaning)들을 주제 묶음(theme cluster)들로 모았고, 이것들을 검증하기 위해서 초안과 대조하면서 일치하지 않는 것을 수정하였다. 이렇게 얻어진 결과들을 포괄적 기술(exhaustive description)로 통합하였다. 그리고 포괄적 기술을 체험의 본질적 구조(fundamental structure)로 명백하게 표현하도록 노력하였다. 이렇게 분석한 결과를 연구 참여자 4명에게 보내서 검증받았다.

Colaizzi(1978, p.59)가 그의 연구 방법을 적절하게 변경할 수 있다고 기술한 것처럼, 그가 제시한 방법을 부분적으로 수정해서 연구를 진행하였다. 초안을 읽기 전에 녹음 파일 전체를 2차례씩 들었고, 의미 형성 과정과 주제 묶음 과정에서도 필요한 부분을 다시 들었다. 그리고 주제 묶음, 포괄적 기술, 본질적 구조만을 제시했는데, 연구 참여자들이 말했던 그대로의 초안 중의 일부분을 포괄적 기술과 함께 제시하였다.

4. 연구의 엄격성

연구자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던 진술 내용을, 면접 후반부에 질문의 형태를 바꿔서 다시 물어보았다. 이렇게 반복해서 얻은 답변을 확인함으로써 신뢰도를 확보하고자 노력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이 같은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으므로, 이들의 공통적인 진술을 통해서 다양한 경험적 사실들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4명의 연구 참여자에게 연구 결과를 보내서 정확한지를 확인받았다.

그리고 타당도를 확보하기 위해서, 면접을 통해서 얻은 자료들과 연구자가 생활치료센터를 방문해서 간호 책임자들에게 들은 설명 및 전달받은 관련 자료들을 비교하는 삼각검증을 하였다. 이러한 삼각검증을 통해서, 연구 참여자들이 잘못 기억하고 있거나 사실이 아닌 것들은 분석 과정에서 제외하였다.

5. 연구윤리

연세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의 심의를 받은 이후에, 승인된 연구계획서에 따라서 연구를 수행하였다(IRB No. 7001988-202102-HR-1112-02). 그리고 퇴소가 확정된 입소자들에게 지원인력을 통해서 비대면 방식으로 모집 문건을 전달하고, 관심 있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연구자에게 연락하도록 하였으므로, 연구 참여가 입소 중인 환자들에게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Ⅳ. 결과

1. 주제 묶음

주제 묶음의 요약은 <표 2>에 정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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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주제 묶음
주제 묶음 주제
자기결정권이 사라진 확진자 부정하고 싶은 확진 결과
일사천리로 진행된 강제 격리
확진된 가족과도 이별
기대 이상의 ‘생활센터’ 쾌적한 숙소와 풍족한 물품
다양하게 제공된 음식
‘치료센터’가 아닌 격리시설 타인과의 고통스러운 동거
치료라고 생각되지 않은 비대면 진료
설명에 대한 갈증
감옥처럼 느껴진 치료시설
방치된 완치자 완치에 대한 의문
상처투성이 완치자
갑자기 끊어진 연락
이길 수 있는 죽음의 병 우리 모두의 감염병
출구가 보이는 동굴
일상을 되찾기 위한 노력

2. 포괄적 기술

가. 자기결정권이 사라진 확진자

1) 부정하고 싶은 확진 결과

모든 연구 참여자가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쉽게 인정할 수 없었는데, 다른 사람들이나 걸리는 병으로 인식했으므로 통보 직전까지도 일상생활을 유지했다. 단 1번의 양성으로 확진자가 되었고, 재검사를 요청해도 거부되었다.

방역 수칙을 어기면서 친구네 집 지하실에서 5명이 편하게 술을 마셨는데, 친구가 확진됐다고 해서 검사받은 거였거든요. 검사 당일은 알바하면 안 되지만, 증상도 없고 안 걸렸을 것 같아서 알바를 했거든요. (참여자 4)

자가격리 이전에 검사를 받아서 음성이 나왔기 때문에, 이건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어요. 음성이 나온 검사와 양성이 나온 검사가 있는데, 음성이 나왔던 것을 더 믿고 싶지 않겠어요? (참여자 2)

2) 일사천리로 진행된 강제 격리

역학조사 이후에 병원 입원, 혹은 생활치료센터 입소가 결정되었고, 입소할 생활치료센터도 지정되었다. 확진 당일 저녁이나 다음날에 집 앞으로 구급차가 와서 연구 참여자들을 이송하였고, 그 직후에 방역팀이 와서 집안을 소독하였다. 신속하고 강제적인 일련의 격리 조치들은 연구 참여자들과 그 가족 모두에게 또 다른 불안과 우울의 원인이 되었다.

생각하고 싶지 않은데, 죽으러 가는 것 같았죠. 나도 이런 것을 타는구나. (참여자 10)

남편이 이야기하니까 애가 앉아서 울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 상황에서 엄마인 저는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는 거예요. 가까이 가지 못하고, 방문 뒤에 숨어서 괜찮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참여자 8)

3) 확진된 가족과도 이별

먼저 확진된 가족이 지내는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는 것을 요청해도 소용없었고, 방역 당국에서 지정하는 곳으로 입소해야만 하였다. 그리고 같은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는데도, 가족과 다른 방을 배정받기도 하였다. 같은 시기에 확진된 가족과도 함께 지낼 수 없는 상황이 원망스럽게 느껴졌다. 반면에 일부 연구 참여자들은 가족이나 친구와 같은 방을 사용할 수 있었는데, 서로 도와주고 의지가 되었기 때문에 편하게 지낼 수 있었다.

같은 방 아주머니가 아들 방으로 옮기는 것을 보고 저도 남편이랑 쓰겠다고 하니까 그건 안된대요. 남편이 기저질환이 있어서 걱정이 많이 되었어요. 열나고 기침 나고 몸살 기운이 있는 상태로 들어갔는데, 심해지지는 않았는지 항상 걱정이 되더라구요. (참여자 6)

그거는 진짜 하늘과 땅 차이죠. 저랑 하룻밤 같이 계셨던 분이 생면부지 모르는 사람이었으니까. 다행히 저는 딸이랑 같이 있게 되었으니까, 그때부터는 그냥 우스갯소리로 ‘우리 지금 놀러 온 것 같다.’라고 심리적으론 편했죠. (참여자 8)

나. 기대 이상의 ‘생활센터’

1) 쾌적한 숙소와 풍족한 물품

입소자들은 2인 1실을 사용하였는데, 내부에 화장실, 세면대, 샤워실, 침대 2개, 냉장고, 텔레비전이 있었다. 시설은 만족스러웠으며 전망은 상당히 훌륭하였다. 생필품이 담긴 상자가 제공되었는데 내용물이 상당히 풍족하고 용량도 컸다. 따라서 연구 참여자들은 생활 환경에 대해서 만족하였다.

호텔식으로 되어있고 화장실도 깔끔했고, 그래서 처음에는 놀러 온 것 같기도 하고, 이렇게 좋은 환경에 오게 되니까 처음 느낌은 괜찮았던 것 같아요. (참여자 7)

2) 다양하게 제공된 음식

방문 앞에 배달되는 도시락의 반찬이 다양하게 바뀌었고, 샌드위치나 죽이 제공된 날도 있었다. 그런데 맛과 품질에 대한 평가는 연구 참여자들에 따라서 극명하게 나누어졌다. 그 차이는 연구 참여자들의 미각·후각의 저하나 상실 여부와 정해진 시간에 식사하는 등의 규칙적인 생활 습관 여부 등과 관련되었다. 다양한 간식이 제공되었고, 생수와 컵라면 등은 빨리 보충되었으며, 다른 음식들을 택배로 배송받을 수 있었다. 그러므로 연구 참여자들은 비교적 다양한 음식을 섭취할 수 있었다.

도시락이 잘 나와서 좋았어요. 저희 구내식당에서 파는 테이크아웃 도시락 같은 느낌? 온기가 있어서 먹을 때 불편하거나 서글프거나 하는 건 없었고, 잘 케어받는 느낌이었어요. (참여자 6)

음식은 다 식어있는 상태, 다 딱딱하고. 흔한 편의점 도시락 같은 느낌? 맛이 없더라구요. 냄새가 많이 나고. 배고프긴 했는데 굳이 맛없는 것을 먹고 싶지 않았어요. 엄마한테 빌었거든요. “엄마 제발 택배로 과자 좀 보내줘.” (참여자 5)

다. ‘치료센터’가 아닌 격리시설

1) 타인과의 고통스러운 동거

연구 참여자들은 다른 사람과 함께 지내는 것을 고통스럽게 느꼈는데, 증상의 유무와 상관없이 상대방도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배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무증상이나 상대적인 경증 환자는 증상이 심한 환자로 인한 악화 가능성을 우려하였고, 증상이 심한 환자는 반대로 더욱 조심해야만 하였다. 서로 배려하면서 불편을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그것 자체도 큰 스트레스로 작용하였다.

제 룸메이트는 나이가 많으신 청각장애인이시거든요. 이틀째부터 엄청 아프셨어요. 제가 무증상이다 보니까, ‘이렇게 기침을 심하게 하는 사람이랑 같은 방에 있느라, 이분한테서 훨씬 많은 바이러스가 나와서 내가 심각한 수준의 환자가 되지는 않을까?’라는 걱정이 너무 많이 드는 거예요. 초반에는 진짜 못 잤어요. (참여자 6)

기침하면서도 눈치가 보이는 거예요. 이 친구는 괜찮은데 저는 기침을 하니까, ‘저 사람은 심한데 나랑 같이 있으면 안 되는 것 아니야?’라는 생각을 가질까 봐 불편했고. (참여자 10)

2) 치료라고 생각되지 않은 비대면 진료

입소자들은 하루에 두 번씩 혈압, 체온, 산소포화도를 측정해서 결과를 의료진에게 보냈고, 오전에 증상 등을 확인하는 의료진의 전화를 받았다. 필요한 약은 다음 식사 시간에 방문 앞에 전달되었는데, 의료진은 방문하지 않았다. 비록 강한 전파력과 치명률을 가진 병에 걸렸지만, 의사나 간호사만큼은 찾아와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입소자들이 보낸 숫자만 보면서 시행되었던 비대면 진료에 대해서 모든 연구 참여자가 실망했고,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불안과 불만이 쌓였다. 그런데 일부 연구 참여자들은 비대면 진료의 허점을 악용하였다. 활력 징후를 측정하는 것도 귀찮아서 거짓으로 보낸 사람들도 있었고, 해열제를 복용한다는 사실을 숨기고 퇴소한 사람도 있었다.

비대면으로 하는 것은 솔직히 실효성이 없다고 봐요. 기침이랑 가래가 심해서 약을 먹었는데, 갑자기 밤에 식은땀도 나고 어지럽고 혈압도 80~90대로 떨어져서 전화했어요. 다시 쟀을 때 혈압이 올라갔으니까 자기들은 해줄 수 있는 게 없대요. 화도 나고 황당하고 어이없고. 의료인이 있을 텐데 한 번쯤은 보호구를 착용하고 와야 하는 것이 아닌가? (참여자 5)

아버지가 폐렴이 와서 병원으로 이송되셨는데, 당연히 병원이 훨씬 좋죠. 왜냐하면 검사를 계속해요. 그리고 정기적으로 검진도 와주시니까. 그런데 생활치료센터는 전화로만 하잖아요? 그래서 불안함이 있었죠. (참여자9)

마지막에 열이 좀 났었는데 해열제를 먹고, 문자는 열이 없는 것으로 보냈죠. (참여자 1)

3) 설명에 대한 갈증

연구 참여자들은 치료 경과 및 향후 계획, 퇴소 기준 등에 대해서 적절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느꼈다. 그리고 수차례씩 촬영한 흉부 엑스레이 결과도 통보받지 못하였다. 의료진을 못 만나는 상황에서 충분한 설명마저 듣지 못했으므로, 의지할 곳 없이 방치되어있다는 불안감이 더욱 증가하였다.

퇴소 날도 연락을 못 받아서 전날인가에 물어봤어요. 엄마네 센터는 퇴소 기준 같은 것들을 다 알려줬대요. 너무 방치되어있는 것 같기도 하고. 물론 바쁘신 것 알고 이해도 하지만 그런 것에 대한 피드백을 못 받으니까 불안하죠. (참여자 7)

4) 감옥처럼 느껴진 치료시설

엑스레이 찍을 때만 숙소 밖으로 나갈 수 있었고 도시락을 가지고 들어올 때와 폐기물을 내놓을 때만 문을 열 수 있었으며 창문은 조금밖에 열리지 않도록 고정되어 있었다. 구내방송과 전화로 통제되면서 갇혀 사는 생활이 이어졌는데, 감금되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우울감과 분노가 발생했다. 따라서 방역 당국에서 입소시킨 목적이 치료가 아니라, 감염 차단을 위해서 강제로 가뒀다고 인식했다.

쓰레기 버리는 시간이 지난 후에 쓰레기통이 다 차서 밖에 내놨어요. 그랬더니 바로 전화가 오더라구요. 함부로 나오지 말라고 하더라구요. (참여자 3)

갇혀있다는 느낌이 우울감이랑 비슷하게 오더라구요. 정말 감옥처럼 느껴졌어요. (참여자 2)

라. 방치된 완치자

1) 완치에 대한 의문

확진 후 10일이 경과하고 증상이 격리 해제 기준에 충족되었다면 RT-PCR(Reverse transcription polymerase chain reaction) 검사 없이 퇴소를 통보받았다. 그런데 음성 결과 없이 퇴소해도 정말 괜찮은지에 대한 의문이 강하게 남았다. 완치자임에도 불구하고 퇴소할 때는 사람이 많이 타는 버스와 전철은 타지 말라고 안내받았다. RT-PCR 검사 없이 모든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고 들었지만, 현실에서는 음성 결과가 나올 때까지 출근을 못 하거나 몇 주간을 더 기다린 연구 참여자들도 있었다. 즉 의학적 기준과는 다른 각종 지시 때문에 더욱 불안했고 힘들게 느꼈다.

일주일마다 검사받았는데 3주 연속 양성이 나와서 또 출근을 못 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빠진 자리를 두 명이 다 분담해서 해야 하니까, 그게 너무 죄송한 거예요. (참여자 7)

2) 상처투성이 완치자

안정적인 직장인들에게는 격리 기간이 유급 휴가였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고통의 시간이었다. 경제적 타격을 받은 연구 참여자들도 여러 명 있었다. 연구 참여자들은 완치 판정 후에도 가해자로 낙인찍히는 경험을 당하였고, 스스로 외부와 단절하고 우울한 시간을 보냈다.

원래 면접이 있었어요. 교수님 추천으로 이력서 내는 건데. 확진 통보를 듣고 못 갈 것 같다고 하니까, 부모님이 가장 미안하다고 하시고 저도 아쉬웠죠. 너무 억울했죠 (참여자3)

‘살면서 나쁜 짓은 안하려고 했는데 왜 이런 일이 생겼지?’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제가 자꾸 거부하는 거예요. (참여자10)

식당에 가니까 직원분들이 저희를 완전히 둘러싸더라구요. 대여섯 명 정도가 일손 다 놓으시고 저희 먹는 것을 팔짱 끼고 구경하시더라구요. 그러니까 손님들이 이상하게 보셨죠. 식당에 가는 길, 다시 오는 길에 여기 사람들이 다 구경하더라구요. 원래는 잘 모르고 얼굴만 아는 사이거든요. (참여자 9)

3) 갑자기 끊어진 연락

입소하기 전과는 너무나도 다르게, 퇴소 이후에는 공공기관으로부터의 연락이 거의 없었다. 소수의 연구 참여자가 지자체의 단체 문자를 받았을 뿐이었고, 모든 문제를 혼자의 힘으로 해결해야만 했다. 격리 해제 후의 생활은 준비 없는 갑작스러운 방치 상태로 인식되었다.

따로 연락 온 곳은 없었구요. 생활지원비 신청하라는 단체 문자 왔었어요. (참여자 10)

마. 이길 수 있는 죽음의 병

1) 우리 모두의 감염병

연구 참여자들은 확진 통보를 받은 후에 주변 사람들부터 걱정하였다. 확진 전의 이동 동선을 떠올리면서 방문 장소와 접촉자를 확인하였고, 더 이상의 확산을 줄이려고 노력하였다. 본인 때문에 피해받은 사람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했는데, 연구 참여자들은 혼자가 아니었다. 가족이 큰 힘이 되었고, 직장에서는 일을 나눠 맡으면서 배려하였다. 즉 코로나19는 특별한 잘못 없이도 일상생활 속에서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으로 인식하였기 때문에, 공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함께 노력하였다.

‘내가 만났던 사람들한테 무슨 짓을 한 거지?’ 딸이 확진되기 이틀 전에 피아노 교습 갔다가 왔었거든요. 선생님도 자가격리하시고 교습도 당분간은 못 하시고, 그게 너무 죄송하고, 그래서 통화를 하다가 눈물이 나더라고요. (참여자 8)

사장님이, 나으면 바로 복귀해도 된다고 말씀해주셨어요. 너무 걱정됐거든요. 그만 나오라고 하실 수도 있는 거고 피해가 갈 수도 있는 거니까. (참여자 3)

2) 출구가 보이는 동굴

무증상이거나 증상이 호전된 연구 참여자들은 지루하고 답답한 생활 속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려고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하였다. 지루함을 달래면서 규칙적인 생활 리듬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였는데, 컨디션 조절만 잘하면 열흘 후에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기 때문이다. 입소 생활이 출구가 보이는 동굴처럼 느껴졌고, 그 출구를 향해서 각자의 방식으로 나아갔다.

이렇게 된 거, 바꿀 수 없잖아요? ‘마음 편하게 생각하자. 나는 지금 휴가 왔다. 이런 데에 오려면 돈이 얼마야?’ (참여자9)

시간이 너무 남아서 아침 식사를 천천히 하고 나면 방 청소를 했어요. 코로나 걸린 것만 해도 특이한 경험이고 이렇게 격리되어 있고 회사도 안 가고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시간을 평생 가져보지 못했고 앞으로도 가질 수 없을 것 같더라구요. 알람도 안 해두고 핸드폰도 최대한 안 보고, 쉰다는 생각으로 있었어요. (참여자 6)

3) 일상을 되찾기 위한 노력

연구 참여자들은 퇴소 후에도 남아있는 여러 종류의 상처를 치유하고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하였다.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면서 점진적으로 사회적 거리를 좁혀나갔다. 그리고 주변의 낙인을 피하지 않고 맞서 싸운 연구 참여자들도 있었다.

다시 출근한 첫날부터, 마음이 불편하긴 했는데, 그냥 웃으면서 같이 점심 먹었어요. (참여자8)

저희가 한 달에 한 번씩 식대를 결제하는데, 식대 장부가 없어진 거예요. 그래서 만들어달라고 했는데 며칠이 되어도 안 만들어 주시더라구요. 그래서 이거는 부딪쳐야 한다고 생각해서 “지금 당장 만들어주세요.”라고 말했어요. (참여자 9)

3. 본질적 구조

코로나19는 생애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강력한 전파력과 높은 치명률을 가졌으며 특효약이 없었던 신종 질환이었기 때문에, 연구 참여자들도 ‘죽음의 바이러스 덩어리’라는 꼬리표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조심해도 본인과 가족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이 죽을 수 있는 병으로 인식했기 때문에, 연구 참여자들은 자기결정권을 포기하고 방역 당국의 지시에 따라서 신속하게 지정된 장소에 격리되어야만 했다. 다른 환자와의 공동생활이 공포였던 이유도 상대방이 ‘죽음의 바이러스’를 배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완치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퇴소 직후에는, 전염력이 남아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존재했다. 따라서 의학적으로는 완치자였지만 다양한 종류의 후유증이 남았다.

연구 참여자들은 병원보다 쾌적한 환경이었던 생활치료센터를 감옥처럼 인식하였다. 그 이유는 격리 생활 자체보다는, 제대로 치료받을 것이라는 믿음을 깨뜨려버린 비대면 진료 때문이었다. 즉 죽음의 병에 걸렸음에도 의료진에게조차 외면당하고 의지할 수 없다고 느꼈기 때문에, 죽음의 공포가 없어지지 않았고, 그로 인한 불안과 불만이 발생했다. 그리고 기계적으로 통제되는 생활 때문에, 더욱 바이러스 덩어리처럼 취급받았다고 느꼈다.

그러므로 연구 참여자들은 정신적으로 힘든 현실을 견뎌내야만 했는데, 연구 참여자 대부분이 불안감과 걱정이 지루함과 희망으로 바뀌는 것을 경험하였다. 그 계기는 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발현되지 않거나 호전되면서, 건강이 더 나빠지지 않는다는 믿음이 생긴 것이었다. 죽음의 공포로부터 해방되면서 정해진 퇴소 날에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고, 생활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화하였다. 그리고 완치되었다는 자신감이 생긴 후에는, 일상으로 편하게 복귀할 수 있었으며 주변의 차별과 낙인에 맞설 수 있게 되었다.

Ⅴ. 결론 및 논의

논의에 앞서, 연구 참여자들이 입소했던 시기는 국내의 모든 코로나19 확진자가 병원에 입원하거나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던 시기였다는 것을 상기하고자 한다. 당시는 오미크론 변이종이 유행하기 전에, 치명률이 높았던 바이러스가 유행하던 시기였다(Abdullah et al., 2022, pp.39-41). 그리고 앞으로도 유사한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생활치료센터 같은 대체치료시설이 운영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면서 논의하고자 한다.

생활치료센터는 장기간 생활하기에 쾌적한 시설이었으며 다양한 식사와 풍족한 생활필수품이 지급되었기 때문에, 연구 참여자들의 대다수가 생활 환경에 만족하였다. 그러나 감염 차단을 최우선으로 하는 보건의료 중심의 특수한 환경에서 발생했던 여러 가지 사회복지학적 문제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자기결정권이 배제된 숙소 배정, 비대면 진료와 통제된 생활 등에 의해서 발생한 정신적 문제, 퇴소 이후에도 남아있는 다양한 후유증, 정부 지침과 다른 사회의 지나친 우려와 그에 따른 낙인 등을 들 수 있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다음과 같은 문제점과 개선 사항을 도출하였다.

첫째, 일방적이고 강제적인 숙소 배정은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개인별 역학조사서에 가족의 확진 날짜와 입소 여부 등이 기록되어 있으므로, 먼저 확진된 가족이 입소한 생활치료센터에 보내려는 의지만 있다면 쉽게 개선할 수 있었다. 그리고 확진된 가족 구성원들은 이미 같은 종류의 변이종에 감염되었을 확률이 상당히 높으므로, 어떤 변이종에 감염되었는지도 모르는 타인과 함께 지내는 것보다, 가족이 있는 방으로 변경하는 것이 의학적으로도 유리하다. 그리고 치명적인 감염질환에 걸린 타인과의 공동생활이 상당한 스트레스와 수면 장애를 유발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심리적 안정과 신체적 회복을 위해서, 가족끼리 같은 방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비대면 진료와 통제된 격리 생활 등에 의해서 발생한 입소자들의 정신적 문제에도 신경 써야 한다. 코로나19 전담병원과 비교하면 생활치료센터가 훨씬 쾌적한 환경이었음에도, 연구 참여자들이 이곳의 격리 생활을 더 고통스럽게 느꼈던 이유는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의료사회복지사들이 비대면 서비스는 환자의 비언어적 영역을 확인하는데 제한이 있다고 하였던 것처럼(장수미, 임정원, 이인정, 이영선, 최경애, 2021, p.98), 이 연구에서도 비대면 진료의 한계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나빠지더라도 의료진이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대면 진료에 대한 불신은, 일부 환자들의 비협조를 유발했다. 그런데 발열과 증상이 있음에도 거짓 보고하고 퇴소하는 사례가 누적된다면, 개인의 신체적 회복을 지연시키고 국민 보건을 위협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격리와 관련된 문제를 완화하려는 노력과 함께, 비대면 진료에 대한 불신과 비협조를 줄이고자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당시의 생활치료센터에는 입소자들의 정신건강을 도와줄 수 있는 전문가가 없었다.

셋째, 신체적 완치 후에도 남아있는 사회·경제·심리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정신적인 문제는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전문적으로 개입으로써 완화할 수 있다. 일부 연구 참여자에게 퇴소 후에도 불안감과 우울감이 남아있었던 것처럼, 감염질환에서 회복한 이후에도 불안과 우울감이 나타나고 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발생하기 쉽다(Luyt et al,, 2012, p.587; Boyraz & Legros, 2020, p.587). 그런데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상담 요청하라는 지자체의 단체 문자만으로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넷째, 완치자들이 겪었던 또 다른 문제는, 직장이나 학교의 복귀 기준이 정부 지침과 달랐다는 것이다. 그 원인은 당시 우리 사회에 퍼져있던 막연한 공포감과 지나친 전염 걱정이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에는 RT-PCR 검사에서 2회 연속으로 음성이 나와야만 격리 해제될 수 있었다. RT-PCR은 유전자의 특정 표적 부분이 기준치 이상으로 증가할 때까지 증폭시킨 횟수를 구하는 검사법이다(용동은, 2020, p.64).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유용한 진단법이지만, 바이러스의 생존 여부와는 상관없다. 그런데 확진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RT-PCR 결과가 양성으로 나와도, 바이러스는 이미 죽었고 전염력도 없었다(Sohn et al., 2020, pp.4-5). 따라서 연구 참여자들이 입소했던 2021년 초에는 임상 증상만으로도 퇴소할 수 있도록 격리 해제 지침이 바뀐 상태였다. 그러나 많은 직장과 학교에서 이런 기준과 변경 이유를 몰랐으므로, 완치자들과의 접촉을 피했고 낙인을 찍기도 하였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사들의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만약 생활치료센터 같은 대체치료시설에서 의료사회복지사가 근무한다면, 상담 능력을 바탕으로 입소자들의 정신적 문제들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전염 차단 목적과 의료진 부족으로 인하여 비대면 진료가 시행되었지만, 의료진을 만날 수 없고 전화 상담도 불충분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연구 참여자들에게는 심리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의료진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연구 참여자들이 격리 생활에 적응하면서 버텼던 원동력 중의 하나가, 증세가 더 나빠지지 않는다는 자각 이후에 생긴 희망이었다. 따라서 막연한 위로가 아닌,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지지하고 옹호하는 전문적인 상담이 입소자들의 정신적 안정과 신체적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렇게 코로나19 현장에서 사회복지사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데도, 생활치료센터 근무 인력에는 포함되지 않았다(중앙사고수습본부·중앙방역대책본부, 2021, pp.61-63). 코로나19 유행 초기에 여러 병원에서 의료사회복지사 본연의 업무는 축소되고 발열 체크 등의 다른 업무에 투입되었던 현실(장수미 외, 2021, p.90; 한상윤, 신지민, 박은영, 남석인, 2021, p.202)을 고려하면, 의료전담병원에서 의료사회복지사를 파견해서 전문성을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그리고 정부에서 높은 수당을 지급하면서 민간 의료진을 모집했듯이, 의료사회복지사나 재난 현장에서 활동했던 경험이 있는 사회복지사를 모집해서 파견하는 것도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생활치료센터 안에서 다양한 정신적 문제를 겪고 있고 퇴소 이후의 지원도 필요한 입소자들에게 개입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사회복지사의 풍부한 역량이 필요하다. 의료현장에서의 환자 지원에 전문성을 갖춘 의료사회복지사가 퇴소 시점까지 지속적인 개입을 하고, 만약 퇴소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경우는 해당 지자체 사회복지전담공무원에게 인계하는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사회복지사가 근무할 공간은 공무원들도 마스크만 착용하고 일하는 구역으로서, 환자 숙소와 분리되어 있으므로 감염 문제를 우려할 필요도 거의 없다. 따라서 정부와 의료계에서 사회복지사 파견의 필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학계와 관련 단체들이 공론화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퇴소 후에도 연구 참여자들에게 다양한 후유증이 남았으며 주변의 관심과 배려가 일상 복귀에 도움이 되었으므로, 완치자들을 위한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퇴소 이후는 지역사회의 사회복지사 등이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해서 지원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사회복지전담공무원들은 도움이 필요한 완치자를 적극적으로 찾아내서 경제적 지원 등의 가용 자원을 활용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실천 현장의 사회복지사들도 완치된 사람들을 지지하고 옹호하며 지역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코로나19 시대의 의료사회복지사들이 추가된 역할에 대한 교육을 통한 전문성 증대가 필요하다고 말하였던 것처럼(한상윤 외, 2021, p.215), 지역사회 사회복지사들도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정부는 근거에 기반한 과학적 사실을 지역사회에 명확하게 전달해야 하고, 사회복지사들은 격리 해제 기준 등을 정확하게 이해해서 완치자들을 멀리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전문성 강화와 적극적인 실천 노력이 사회적 낙인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의 면접 시기가 비대면이 일상화된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연구 참여자를 찾아가서 대면하여 면접을 시행했던 것도 이와 같은 노력의 일환이었다.

이 연구는 수도권 생활치료센터 1개소에 입소했던 사람들만이 연구 대상이므로 다음과 같은 제한점이 있다. 첫째, 이 연구는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던 경증 및 무증상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병원에 입원했던 중증 환자들의 체험을 확인할 수 없었다. 둘째, 생활치료센터마다 진료 방법과 운영 방식, 관리 인력의 태도 등에 차이가 있으므로, 다른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던 사람들의 체험은 달랐을 가능성이 있다. 셋째 퇴소일과 면접일 사이의 기간이 길지 않았으므로, 퇴소 이후의 다양한 체험을 확인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향후 생활치료센터와 같은 대체치료시설이 다시 운영된다면, 이와 같은 제한점을 고려한, 다양한 후속 연구들이 필요하다.

이 연구를 통해서,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보건의료 목적으로 설치된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코로나19 환자들에게 발생했던 사회복지학적 문제점들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이런 문제점들을 완화하기 위해서, 의료사회복지사들을 대체치료시설에 파견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들의 전문적인 사회복지적 개입이 입소자들의 정신적 안정과 신체적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퇴소 후에도 남아있는 다양한 후유증을 완화하기 위해서, 지역사회 사회복지사들의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사회복지사의 새로운 역할을 찾고 활동 영역을 확장해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사들과 학계가 함께 노력할 것을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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