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규범이 음주행동에 미치는 영향과 음주기대의 매개효과
Drinking Norms and Drinking Behavior: Alcohol Expectancy as a Mediator
Park, Jeongsun1; Shon, Chang Woo1; Kim, Kwang Kee2*
보건사회연구, Vol.44, No.2, pp.178-196, 2024
https://doi.org/10.15709/hswr.2024.44.2.178
알기 쉬운 요약
- 이 연구는 왜 했을까?
- 음주행동에 미치는 사회심리적 요인들의 영향을 이해하려고 할 때, 음주규 범이나 음주기대와 같은 요인들이 음주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서로 상호작용을 주고 받는 관계라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 연구에서는 계층적 주량 빈도 측정법으로 측정한 음주행동에 음주규범이 어떤 영향을 미치며 이 규범이 음주기대와는 어떤 방식으로 음주행동에 영향을 주는지를 파악하려고 전국을 대표하는 국내 성인 표본조사 자료를 분석하였다.
- 새롭게 밝혀진 내용은?
- 음주규범은 음주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었고 음주기대는 음주규범과 음주행동 사이를 부분 매개하였다. 음주규범은 그 자체로도 알코올 소비 수준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만, 음주기대를 통해서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관계임을 알 수가 있었다.
-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 음주폐해를 예방 감소시키려면 음주행동을 감소시키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음주규범과 음주기대를 변화시킬 수 있는 교육 홍보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주어진 상황별로 어떤 음주규범이 바람직한 것인지와 부정 및 긍정음주기대에 관한 올바른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
Abstract
Although drinking norms (DN) and alcohol expectancy (AE) are major psycho-social factors explaining drinking behaviors (DH), not enough attention has been given to describing their relationship in Korea. This study aims to examine AE as a mediator of the relationship between DE and DH. Data were drawn from a national representative sample of 3,000 adults aged 19-79 collected in 2017, and partial least squares path analyses were employed to determine the relationship among variables under study. Alcohol consumption (AC) in the previous year, representing DH, was estimated using a graduated quantity-frequency method. DN measured the acceptability of the likelihood of drinking alcohol in specific situations. A brief version of alcohol effects was used to measure two dimensions of AE: positive alcohol expectancy (PAE) and negative alcohol expectancy (NAE). The results showed that DN was positively associated with AC, and AE partially mediated the effects of DN on AC. DN was positively associated with PAE, while it was negatively associated with NAE. This finding suggests that these psycho-social factors are interrelated, and the effectiveness of preventive interventions to prevent alcohol-related harms would be enhanced by considering the interaction between DN and AE rather than treating them separately in planning.
초록
음주규범과 음주기대는 음주행동을 설명하는 중요 사회심리적 요인이지만 이들 간의 관계에 대한 국내 관심은 부족한 편이다. 음주규범이 음주행동에 영향을 미칠 때 음주기대가 매개하는지를 검토하는 것이 연구의 목적이다. 본 연구는 2017년 보고된 ‘우리나라 국민의 음주행태 심층 조사’ 원자료를 바탕으로 전국에 거주하는 19~79세 성인 3,000명으로 최소자승 경로분석을 실시하였다. 음주행동은 일 년 동안 마신 총 알코올소비량으로 조작화하였으며 이는 계층적 주량 빈도 측정법으로 추정하였다. 음주규범은 상황별 음주규범으로 측정하였고 음주기대는 긍정음주기대와 부정음주기대로 구분하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음주규범은 알코올소비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음주기대는 음주규범과 음주행동 사이를 부분 매개하였다. 음주규범은 긍정음주 기대와 긍정적인 관계이었던 반면 부정음주기대와는 부정적인 관계이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음주폐해 예방 사업의 효과성 제고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며, 음주규범과 음주기대는 서로 독립적으로 음주행동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상호 작용을 하면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였다.
Ⅰ. 서론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성인의 76.9%는 음주자이며 위험 수준으로 음주하는 비율은 35.6%로 높은 편이다(질병관리청, 2023). 따라서 음주로 인한 폐해의 범위와 정도가 심각한 정도이지만 이를 예방 감소하려는 사회적 및 정책적 대응은 부족하다(김광기 외, 2019). 부족한 대응책조차도 고위험 음주자를 식별하여 이들을 대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절주사업이나 치료개입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김광기 외, 2019). 이와 같은 접근법은 음주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사회적 행동이라는 점을 간과하거나(Savic et al., 2016) 음주에 대한 사회적 의미, 가치, 기대, 믿음, 규범과 같은 사회적 영향을 이해하려는 노력에는 관심을 적게 두게 된다(Room et al., 2022).
음주행동을 포함한 건강행동 설명에 적합한 사회인지론이나 계획된 행동론에서는 규범, 기대나 동기를 포함하는 믿음 및 통제감과 같은 사회심리적 요인이 음주행동에 영향을 주는 중요 요인임을 보고하고 있다(Montano & Kasprzyk, 2015). 개인이 가진 인식이나 믿음은 규범과 같은 사회문화적 요인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사회인지론이고 계획된 행동론에서는 개인이 어떤 행동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믿는 결과기대와 주관적 규범 및 행동 통제감에 의해 건강행동이 결정되는 것으로 설명된다.
음주기대이론(Alcohol expectancy theory)에 의하면, 음주기대는 음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효과에 대한 인식으로 음주행동을 설명하는 가장 확실한 예측 요인이다(Cook et al., 2023; Jones et al., 2001). 긍정음주기대가 높거나, 부정음주기대가 낮을수록 음주를 시작하게 되거나 음주 시 소비를 많이 하게 되고 더 나아가 음주 문제를 더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정림 외, 2015). 음주기대가 음주행동 또는 문제음주 경험을 설명하는 요인이라는 보고는 대학생, 직장인, 일반 성인 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되고 있다(Lee & Bong, 2014; 김광기 외, 2019; 김대수, 2013; 박은영, 2005; 이지현 외, 2017; 정준수, 2022).
음주는 사회적 행동이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Room et al., 2022). 사람들과 함께 술을 마셔야 하는 경우, 개인은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행동(음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믿는지 또는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마신다고 생각하는지에 따라서 음주행동이 달라진다. 이와 같은 사회적 영향을 대표하는 것이 규범이며 이는 음주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설명 요인이다(Chen et al., 2022; Rimal, 2008; Room et al., 2019). 주어진 상황에서는 취할 정도로 마실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마시지 않아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규범은 사회화 과정을 통해 내면화되어 있다(Room et al., 2019). 규범이 허용적일수록 음주행동은 적극적일 수 있으며(신행우, 2009) 그 결과 과음이나 음주문제를 경험할 가능성은 높아진다(손애리, 2019).
음주행동이 음주기대나 규범과 가지고 있는 관련성은 위의 선행연구에서 보고되고 있는 것처럼 단순하지는 않다. 사회인지론은 결과에 대한 기대와 같은 개인이 가진 인지와 문화적 규범과 같은 환경과 행동은 상호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Bandura, 2002). 규범적 사회행동이론(Normative social behavior)에 의하면 규범이 행동에 미치는 기전은 결과기대나 정체감 또는 명령적 규범과 같은 변수들에 의해 매개된다(Rimal, 2008).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음주에 대한 부정 또는 긍정기대는 음주에 관한 주관적 규범이 음주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관계를 매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Probst et al., 2020; Wilson et al., 2019; Zamboanga et al., 2009a). 본 연구에서는 사회적 영향력이 음주행동에 미치는 기전을 명확하게 설명하려는 목적에서 음주기대가 음주규범과 행동의 관련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하려고 한다. 음주규범이 행동에 미치는 독립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음주기대를 통해 매개하는 경로를 가지고 있는지를 통해 확인하려는 것이다.
음주기대와 음주규범이 음주행동에 미치는 관계를 연구한 선행연구들은 음주행동의 측정에서의 한계를 지니고 있다. 대부분의 음주량과 음주빈도를 기준으로 음주행동을 측정하고 있다. 음주행동을 음주빈도와 음주량에 의해서만 측정하려고 할 때, 주로 음주빈도와 음주량을 범주형으로 측정하고 있기 때문에, 주류 소비 수준을 과소평가할 가능성이 있다 (WHO, 2000; 김광기 외, 2023). 음주량의 경우, 과음주들의 주량을 10잔 이상이라는 단일 범주형으로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20~30잔 및 그 이상을 마시는 음주자의 주류 소비를 측정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 중의 하나가 계층적 빈도 주량(graduated frequency-quantity) 설문에 의한 측정이다(WHO, 2000).
이에, 이 연구에서는 계층적 주량 빈도 측정법을 활용하여 음주기대, 음주규범 및 음주행동의 구조 관계를 전국적으로 대표성을 갖는 국내 표본조사를 통해 확인하려고 한다.
Ⅱ. 이론적 배경
음주하고 싶은 동기를 구성하는 개념구성체 중에서 가장 명확한 것이 음주로 결과할 수 있는 기대이다(Jones et al., 2001). 특정 행동을 한 결과로 어떤 보상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하면 그 행동을 하게 된다는 학습이론에 근거를 둔 것으로 음주행동을 설명하기에 적절한 이론으로 평가된다. 음주기대이론(alcohol expectancy theory) 또는 음주결과기대이론(alcohol outcome expectancy theory)으로 불리며 이에 따르면, 음주 결과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예컨대, 기분이 좋아지거나, 긴장을 완화할 수 있거나, 고민거리를 잊을 수 있음)를 할 경우 음주를 더 하게 되고, 부정적인 결과(예컨대, 신체적 불편을 경험하여 건강을 해치게 되거나 남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것 같음)를 기대할 경우에는 음주를 제한하게 된다. 이처럼 음주에 대한 결과기대(outcome expectancy)가 음주행동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런 관계가 인과관계로 평가되지는 않는다(Jones et al., 2001). 이보다는 사회인지론에서 설정하고 있는 것처럼 상호적 관계(reciprocal relationship)로 볼 수 있다(Oei & Morawska, 2004). 긍정적(또는 부정적)으로 기대하고 있으면 음주를 많이(또는 자제) 하게 되고 그런 직접적인 경험 또는 대리경험을 통해 음주에 대한 새로운 기대가 생길 수 있게 되는 상호성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계는 음주자의 문제음주 수준 정도와 관계없이 동일하였다. 과음자나 알코올 중독자뿐만 아니라 조금만 마시는 사회적 음주자에게서도 동일한 형태의 관계이며, 그 크기도 작지 않으며 여러 종류의 연구 설계에서도 유사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Jones et al., 2001). 횡단 연구 설계뿐만 아니라 종단연구에서도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를 종합하면(Morean et al., 2012), 대체적으로 긍정음주기대는 음주행동의 시작 및 유지, 문제음주 행동 발생, 음주폐해 경험을 일관성 있게 예측하고 있는 반면, 부정 음주기대는 음주행동이나 문제행동과의 관련성에서 상대적으로 일관성이 부족하였다. 부정음주기대가 음주행동에 미치는 영향에서 일관성이 없는 이유 중의 하나는 측정 도구와 관련이 된 것이었다.
음주기대가 음주행동에 미치는 관련성은 국내의 청소년, 대학생 및 성인을 포함하는 거의 모든 인구 집단에서 관찰된다(김광기 외, 2019; 김대수, 2013; 박은영, 2017; 이지현 외, 2017; 제갈정 외, 2019). 긍정적 기대와 부정적 기대로 구분되는 기대는 음주행동에 미치는 영향에도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음주행동을 빈도와 마시는 주량으로 구분할 경우, 일반적으로 기대는 음주 빈도보다는 마시는 주량의 변화를 더 잘 설명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Jones et al., 2001; 조혜정, 이은숙, 2019; 한소영 외, 2005).
규범은 특정 사회적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여야 하는지에 대하여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있는 행동 기대에 대한 표준으로서(Cockerham & Ritchey, 1997) 행동을 설명하는 중요 사회적 요인이다. 특정 사회적 역할을 가진 사람이 특정 상황에서 음주를 어떤 방식으로(금주, 가벼운 정도 또는 만취가 될 때까지) 얼마나 마셔도 되는지에 관한 행동 기대와 같은 명령적 규범(injunctive norms)과 자신이 속한 집단의 사람 중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음주 또는 과음 하는지에 대한 인식과 같은 기술적 규범(descriptive norms)으로 구분될 수 있다(Room et al., 2019). 이렇게 기대하거나 인식하고 있는 규범에 따르지 않을 때는 처벌이 있을 수 있거나 규범에 순응할 경우에는 보상이 주어지는 방식으로 행동을 통제하게 된다(Moussaoui et al., 2023). 따라서 어떤 장소, 시간 및 상황에서 음주 여부, 마셔야 하는 음주량, 마신 후의 행동에 관하여 어느 정도까지가 허용적인지 아니면 허용되지 않는지에 관한 행동 표준이나 규칙(rules)이 만들어져 있으며 이는 개인이 속한 일상생활 세계(social world)에 따라 다르다(Room et al., 2022). 음주가 허용적인 일상생활 세계에 속한 경우는 음주가 허용되는 상황이 많고, 과음이나 폭음도 허용되며, 만취 후에 하는 행동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나 처벌도 약할 수 있다. 이런 음주규범하에서는 만취가 용인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권장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금주가 사회적 표준이 되어 있는 일상생활 세계에서는 한두 잔의 음주도 허용되지 않아 사회적 비난을 받거나 또는 성원으로서 배척되는 비공식적 처벌을 받을 수도 있고 법률에 의한 공식적인 처벌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특성이 있는 음주규범이 음주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국내 연구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음주규범은 성인 특히 직장인의 폭음(김대수, 이재훈, 2013; 김명순, 김광기, 2004; 손애리, 2019; 이희종, 제갈정, 2002), 대학 신입생의 폭음(신행우, 2009)이나 대학생의 음주 빈도 및 음주량에 영향을 미치며(김광기 외, 2012), 청소년의 음주행동과 음주 의도(제갈정 외, 2019)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음주규범이 음주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한 국가 간 비교 연구(Room et al., 2019)를 통해서도 음주규범은 주요 요인이었으며 미국 대학생 폭음 예방 프로그램들은 규범을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파악하고 이를 변화시키려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Neighbors et al., 2007; Rimal, 2008).
음주에 대한 기대나 음주규범은 하나의 이론적 틀에서 서로 독립적인 설명변수로 다루어져 왔다. 대표적으로 계획된 행동론의 경우가 그러하다(Montano & Kasprzyk, 2015). 하지만 사회인지론에서 설정하고 있는 것처럼 이들 간의 관계는 서로 독립적이기보다는 상호 영향을 미치는 관계로 볼 수도 있다. 음주규범은 그 자체로서 음주행동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음주기대를 매개하여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Rimal, 2008; Wilson et al., 2019; Zamboanga et al., 2009b). 이와 같은 연구들은 주로 서구의 연구집단에서 관찰되는 것이었으나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관찰되고 있다(Chen et al., 2022; Choi et al., 2016).
Ⅲ. 연구 방법
1. 연구 모형 및 연구 설계
본 연구는 음주에 대한 규범이 음주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음주기대가 매개효과를 가지고 있는지를 검증하려는 것으로 연구 모형은 [그림 1]과 같다. 전국에 거주하는 우리나라 성인 대표 표본 자료를 2차 자료 분석하였으며, 원자료는 2017년 질병관리청과 인제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조사한 ‘우리나라 국민의 음주행태 심층 조사’이었다. 독립변수는 음주 규범이고 종속변수는 음주행동(알코올소비량), 매개변수는 음주기대(긍정음주기대, 부정음주기대)로 설정하였다.
2. 변수의 측정
본 연구의 종속변수는 음주행동(알코올소비량)이다. 음주 관련 공중보건 정책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관심 중의 하나는 음주행동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고 이는 설문조사 기반의 알코올소비량 측정을 통해 가능하다(김광기 외, 2023). 설문조사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음주행동 측정 방식은 일정 기간의 음주 빈도(frequency)를 측정하고 음주를 한 날 평균 마시는 양(usual quantity)을 측정한 다음 일정 기간 동안 마신 총량을 곱하는(Q×F) 방식이다(WHO, 2000). 이 방식은 평균 마신 양을 측정하기 때문에 이따금 있을 수 있는 과음을 측정할 수 없다는 단점과 더불어 측정에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주량 빈도(QF) 기반의 측정 방식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측정 설문 도구가 계층적 주량 빈도 측정법(graduated quantify-frequency, GQF)이다(WHO, 2000).
본 연구가 활용하고 있는 알코올소비량 측정 방식은 유럽 국가들이 주로 사용하는 표준 설문조사인 SMART(Standardized Measurement of Alcohol-Related Troubles) 방식(Moskalewicz & Sierosławski, 2010)에 따라서 지난 12개월 동안에 마신 음주량을 6단계로 구분한 후 각각의 경우에 대하여 마신 빈도에 표시하도록 하는 방식(GQF 방식)으로 측정하였다. 음주량은 하루에 20잔 이상, 11~19잔, 7~10잔, 5~6잔, 3~4잔 및 1~2잔이며, 마신 빈도는 ① 매일, ② 일주일에 5~6번, ③ 일주일에 3~4번, ④ 일주일에 1~2번, ⑤ 한 달에 2~3번, ⑥ 한 달에 1번, ⑦ 일 년에 6~11번, ⑧ 일 년에 2~5번, ⑨ 일 년에 1번, ⑩ 마신 경험이 없음으로 구성되었다. 개인이 1년 동안에 마신 알코올 소비총량을 계산하는 방식은 SMART에서 제안한 계산 방법1)에 따라서 추정하였다. 측정 단위는 소주잔이었고 한 잔에 포함된 순수 알코올양은 8그램으로 설정하였고 이를 순수 알코올 소비량으로 추정하기 위해 0.8을 나누는 방식으로 소비량을 추정하였다.
독립변수인 음주규범은 Room과 Roizen(1973)이 개발한 상황별 음주규범(situational norm for drinking)으로 측정하였다. 이는 주어진 상황을 음주자가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역할이론(role theory)과 같은 사회학적 이론에 근거를 두고 개발된 설문지이다(Greenfield & Room, 1997). 미국의 전국 규모 음주 설문 조사에서 사용되었고 국가 간 음주규범 비교를 위해 사용된 적이 있는 설문으로 다양한 문화권에서 타당도와 신뢰도가 검증된 도구이다 (Room et al., 2019). 음주가 이루어질 수 있는 10개의 일상생활을 제시하고 각각의 경우에서 음주할 가능성을 측정하는 방식을 통해 규범을 측정한다. 일상생활에서의 상황은 ⑴ 회식이나 모임에서, ⑵ 부모가 아이와 시간을 같이 보낼 때, ⑶ 남편의 입장에서 아내와 외식을 할 때, ⑷ 아내의 입장에서 남편과 외식을 할 때, ⑸ 남자가 술집에서 친구들과 어울릴 때, ⑹ 여자가 술집에서 친구들과 어울릴 때, ⑺ 직장 동료 몇몇이 점심시간에 외식을 할 때, ⑻ 집에서 사람들과 어울릴 때, ⑼ 퇴근 후 집에 가기 전에 사람들과 어울릴 때, ⑽ 운전을 할 예정일 때이다. 각각의 상황에 대해서 ① 마시면 안 됨, ② 1~2잔 정도, ③ 기분이 좋아질 정도, ④ 한두 번이라면 취할 정도로 마셔도 괜찮음으로 구성되었다. 음주규범은 각각의 문항의 값을 합산한 방식으로 측정하였으며 값이 클수록 음주에 허용적인 규범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의 Cronbach α 값은 .788이었다.
매개변수인 음주기대는 음주로 경험하게 되는 신체적 및 심리적 효과에 대한 주관적 믿음으로 긍정음주기대와 부정음주기대로 구분될 수 있다(Leigh & Stacy, 1993; Jones et al., 2001). 음주로 기대할 수 있는 결과기대가 무엇인지를 측정할 수 있는 도구는 일반적으로 75개 항목에 달할 정도로 다양하지만(Jones et al., 2001) 지역사회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에서 사용할 도구는 몇 가지 기준을 충족하는 것이 필요하다(Lee et al., 2015). 적어도 문항과 설문이 간단하되(brevity) 긍정적 및 부정적 측면이 동시에 고려되는 기준이 충족되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4개의 긍정음주기대와 4개의 부정음주기대를 Likert 5점 척도로 측정하는 설문지를 사용하였다. 이는 Maddock(1997)이 개발하였던 음주에 관한 의사결정 균형(decisional balance questionnaire: alcohol)의 긍정음주기 대와 부정음주기대를 한국 실정에 맞게 개발하여 성인 설문조사(김광기 외, 2005)에 사용하였던 설문지를 기반으로 각각의 기대에 대하여 4개의 문항을 선정한 설문을 사용하였다. 이 도구는 학습이론에 근거하여 긍정음주기대는 음주행동을 강화하고 부정음주기대는 음주행동을 억제할 것을 전제하고 있는 도구이다(Leigh & Stacy, 1993). 긍정 음주기대는 ⑴ 술을 마시면 신체의 피로나 갈증해소에 도움이 된다, ⑵ 내 고민거리를 잊는데 술이 도움이 된다, ⑶ 술을 마시면 더 편안해지고 긴장이 완화된다, ⑷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4개 문항의 합이 클수록 음주에 대한 긍정기대가 큰 것을 의미하며, Cronbach α 값은 .896이었다. 부정음주기대는 ⑸ 술을 마시는 것은 내 건강에 해롭다, ⑹ 나의 음주습관 때문에 내게 실망한 사람들이 있다, ⑺ 술을 마시고 누군가를 본의 아니게 가슴 아프게 한 적이 있다, ⑻ 나의 음주습관 때문에 남에게 나쁜 본보기가 되고 있다는 4개 문항의 합이 클수록 음주에 대한 부정기대가 큰 것을 의미하며, Cronbach α 값은 .704였다.
이 연구에서는 기존의 연구 결과에 대한 검토를 통하여 음주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 성별, 연령, 거주 지역, 교육 수준, 가구소득, 직업, 결혼 상태, 가구원 수와 같은 사회 인구학적 요인들을 통제변수로 설정하였다. 성, 연령 (19~29세, 30~39세, 40~49세, 50~59세, 60세 이상), 거주지역(대도시, 중소도시, 군․농촌지역), 교육 수준[중학교 졸업 이하, 고등학교 졸업, 전문대학교(2년제) 졸업, 대학교(4년제) 졸업 이상], 가구소득(월 200만 원 미만, 200 만~300만 원 미만, 300만~400만 원 미만, 400만~500만 원 미만, 500만~600만 원 미만, 600만 원 이상), 직업[전문 행정관리직, 사무직, 판매서비스직, 농림어업직, 기능직․단순노무직, 기타(무직, 주부, 군인, 학생 등)], 결혼 상태[기혼, 미혼, 사별/이혼, 기타(별거 등)], 가구원 수(1명, 2명, 3명, 4명, 5명 이상)를 포함하였다.
3. 연구 대상 및 자료 수집
본 연구의 원자료는 전국에 거주하는 19~79세 성인 3,000명을 인구비례 할당 추출로 선정한 표본을 사용하여 자료를 수집한 것이다. 표본 선정에 사용된 표본 추출틀은 통계청의 조사 집계구 목록이었으며 집계구 번호 난수를 발생하여 조사 지점을 최종 선정하였다. 선정된 가구원을 면접하기 위해 방문한 횟수는 최소 3회를 하였고 선정된 가구가 지속해서 부재중인 경우 대체 표본을 사용하여 자료를 수집하였다. 원자료의 표본 비율은 76.1%였다. 표본 가구 중에서 최종 면접 대상자는 최근 생일 일자를 가진 성인을 대상으로 하였다. 조사는 2017년 4월 17일부터 5월 26일까지 시행되었으며, 설문 면접 방식은 TAPI(Tablet pc Assisted Personal Interview) 방식을 기본으로 하되, 부득이한 경우 PAPI(Paper Assisted Personal Interview) 방식으로 자료를 수집하였다.
Ⅳ. 연구 결과
1.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연구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분포의 결과는 <표 1>과 같다. 남자가 50.3%로 여자 49.7%보다 많았지만 거의 차이는 없었다. 연령은 40~49세 21.5%로 가장 많았고, 60세 이상 21.3%, 50~59세 20.7%, 30~39세 18.4%, 19~29 세 18.2% 순으로 분포하였고, 거주지역은 중소도시 48.3%, 대도시 43.6%, 군․농촌지역 8.1% 순으로 분포하였다. 교육 수준은 고등학교 졸업 41.8%로 가장 많았으며, 대학교(4년제) 졸업 27.8%, 전문대학교(2년제) 졸업 17.6%, 중학교 졸업 이하 12.9% 순이었다. 월평균 가구소득 분포는 400만~500만 원 미만인 경우가 24.2%로 가장 많았고, 300만~400만 원 미만 23.3%, 200만~300만 원 미만 16.9%, 500만~600만 원 미만 13.6%, 200만 원 미만 13.1%, 600만 원 이상 8.9%였다. 직업은 판매서비스직 32.5%와 사무직 20.0%로 전체 응답자의 52.5%였고, 기능직․단순노 무직 9.6%, 전문행정관리직 4.1%, 농림어업직 2.8%였으며, 직업이 없거나 주부, 군인, 학생 등이 31.0%였다. 결혼 상태는 응답자의 71.3%가 기혼자이었으며, 미혼자는 24.1%였다. 사별 및 이혼 상태인 응답자는 4.2%, 기타(별거 등)는 0.4%였다. 가구원 수는 4명이 함께 동거하는 경우 33.2%로 가장 많았고, 3명인 경우 24.0%, 2명인 경우 20.4%, 1인 가구 16.2%, 5명 이상 동거하는 경우는 6.3%였다.
표 1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변수 | 구분 | 빈도 | 백분율(%) |
---|---|---|---|
성별 | 남자 | 1,508 | 50.3 |
여자 | 1,492 | 49.7 | |
연령 | 19~29세 | 545 | 18.2 |
30~39세 | 551 | 18.4 | |
40~49세 | 646 | 21.5 | |
50~59세 | 620 | 20.7 | |
60세 이상 | 638 | 21.3 | |
거주 지역 | 대도시 | 1,309 | 43.6 |
중소도시 | 1,448 | 48.3 | |
군․농촌지역 | 243 | 8.1 | |
교육 수준 | 중학교 졸업 이하 | 386 | 12.9 |
고등학교 졸업 | 1,253 | 41.8 | |
전문대학교(2년제)졸업 | 528 | 17.6 | |
대학교(4년제) 졸업 이상 | 833 | 27.8 | |
가구소득 | 200만 원 미만 | 393 | 13.1 |
200만~300만 원 미만 | 507 | 16.9 | |
300만~400만 원 미만 | 699 | 23.3 | |
400만~500만 원 미만 | 727 | 24.2 | |
500만~600만 원 미만 | 407 | 13.6 | |
600만 원 이상 | 267 | 8.9 | |
직업 | 전문행정관리직 | 124 | 4.1 |
사무직 | 600 | 20.0 | |
판매서비스직 | 975 | 32.5 | |
농림어업직 | 83 | 2.8 | |
기능직․단순노무직 | 287 | 9.6 | |
기타(무직, 주부, 군인, 학생 등) | 931 | 31.0 | |
결혼 상태 | 기혼 | 2,138 | 71.3 |
미혼 | 724 | 24.1 | |
사별/이혼 | 127 | 4.2 | |
기타(별거 등) | 11 | 0.4 | |
가구원수 | 1명 | 486 | 16.2 |
2명 | 612 | 20.4 | |
3명 | 719 | 24.0 | |
4명 | 995 | 33.2 | |
5명 이상 | 188 | 6.3 | |
합계 | 3,000 | 100.0 |
2. 주요 관심변수의 기술통계 및 상관관계
상황별 음주규범의 문항별 분포는 <표 2>와 같다. 가장 허용적인 상황은 남자가 친구들하고 술집에서 어울리는 상황으로 이 상황에서는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 마실 수 있다(평균 3.0±0.7)고 응답하였으며, 운전을 할 예정일 때는 금주하여야 한다(평균 1.1±0.4)가 지배적이었다. 모든(10개) 상황을 함께 고려해 보면, 주어진 상황에서 1~2잔 정도는 할 수 있다(평균 2.3±0.4)는 허용적인 음주규범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표 2
상황별 음주규범 분포
구분 | 마시면 안 됨 | 1~2잔 정도 | 기분이 좋아질 정도 | 한두 번은 취할 정도로 마셔도 괜찮음 | 평균 표준편차 |
---|---|---|---|---|---|
회식이나 모임에서 | 1.5 | 28.9 | 55.2 | 14.4 | 2.8±0.7 |
부모가 아이들과 시간을 같이 보낼 때 | 51.5 | 37.0 | 10.0 | 1.5 | 1.6±0.7 |
남편의 입장에서 아내와 외식을 할 때 | 5.4 | 48.0 | 43.0 | 3.6 | 2.5±0.7 |
아내의 입장에서 남편과 외식을 할 때 | 6.6 | 51.8 | 38.6 | 3.1 | 2.4±0.7 |
남자가 술집에서 친구들과 어울릴 때 | 1.7 | 18.4 | 54.6 | 25.4 | 3.0±0.7 |
여자가 술집에서 친구들과 어울릴 때 | 3.9 | 37.9 | 51.0 | 7.3 | 2.6±0.7 |
직장, 동료 몇몇이 점심시간에 외식을 할 때 | 51.7 | 30.7 | 14.7 | 2.8 | 1.7±0.8 |
집에서 사람들과 어울릴 때 | 6.7 | 34.8 | 47.9 | 10.6 | 2.6±0.8 |
퇴근후 집에 가기 전에 사람들과 어울릴 때 | 7.4 | 28.0 | 50.0 | 14.6 | 2.7±0.8 |
운전을 할 예정일 때 | 94.4 | 3.2 | 1.3 | 1.1 | 1.1±0.4 |
음주규범 전체 | 2.3±0.4 |
취할 정도로까지 음주할 수 있다(그 빈도가 한두 번 정도라면)는 매우 허용적인 음주 상황은 남자가 술집에서 친구들과 어울리고 있는 것으로 응답자의 25.4%가 그럴 수 있다고 응답하였다. 그다음으로 허용적인 상황은 퇴근 후 집에 가기 전에 사람들과 어울릴 때(14.6%), 회식이나 모임(14.4%), 집에서 사람들과 어울릴 때(10.6%)의 순서이었다. 음주를 금하여야 하는 상황은 운전할 예정일 때(마시면 안 됨이라고 응답한 비율 94.4%), 점심시간에 직장 동료들과 외식을 할 때(51.7%), 부모가 아이들과 시간을 같이 보낼 때(51.5%)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금주하여야 한다는 규범을 가지고 있었다. 부부가 외식을 할 경우, 약 절반 정도가 1~2잔 정도로 음주할 수 있다는 규범인 반면 회식이나 모임 또는 친구들이 어울릴 경우에는 절반 이상의 응답자들이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 음주할 수 있다는 규범을 보였다. 이 정도의 규범은 퇴근 후 집에 가기 전에 사람들과 어울릴 때도 유사했다.
<표 3>은 긍정기대와 부정기대로 구분된 음주기대의 문항별 분포이다. 긍정기대 문항을 전체적으로 볼 때 평점 평균은 3.2점이었고 부정기대 전체의 평정 평균은 2.1점이었다. 따라서 응답자들은 전반적으로 음주에 대하여 긍정 기대를 더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표 3
음주기대 문항별 분포
문항 | 전혀 그렇지 않다 | 별로 그렇지 않다 | 보통이다 | 다소 그렇다 | 매우 그렇다 | 평균 표준편차 | |
---|---|---|---|---|---|---|---|
긍정기대 |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진다. | 8.6 | 12.3 | 20.2 | 43.7 | 15.2 | 3.4±1.1 |
술을 마시면 더 편안해지고 긴장이 완화된다 | 11.2 | 16.7 | 25.4 | 35.1 | 11.6 | 3.2±1.2 | |
내 고민거리를 잊는데 술이 도움이 된다. | 13.1 | 18.6 | 23.6 | 34.2 | 10.5 | 3.1±1.2 | |
술을 마시면 신체의 피로나 갈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 11.3 | 19.8 | 24.4 | 37.5 | 7.0 | 3.2±1.1 | |
전체 | 3.2±1.0 | ||||||
부정기대 | 술을 마시는 것은 내 건강에 해롭다. | 6.1 | 15.6 | 29.9 | 33.7 | 14.7 | 3.4±1.1 |
나의 음주습관 때문에 내게 실망한 사람들이 있다. | 50.8 | 28.8 | 12.9 | 6.5 | 1.0 | 1.8±0.9 | |
술을 마시고 누군가를 본의 아니게 가슴 아프게 한 적이 있다. | 59.1 | 24.7 | 10.0 | 5.5 | 0.7 | 1.6±0.9 | |
나의 음주습관 때문에 남에게 나쁜 본보기가 되고 있다. | 62.8 | 24.8 | 9.3 | 2.5 | 0.6 | 1.5±0.8 | |
전체 | 2.1±0.7 |
긍정기대에 대한 4개 문항 각각의 분포를 비교해 보면, 술에 대한 기대가 가장 큰 문항은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진다”(평균 3.4±1.1)이었고 그다음으로는 “술을 마시면 더 편안해지고 긴장이 완화된다”(평균 3.2±1.2), “술을 마시면 신체의 피로나 갈증해소에 도움이 된다”(평균 3.2±1.1), “내 고민거리를 잊는데 술이 도움이 된다”(평균 3.1±1.2)의 순서이었다. 부정기대 문항 중에서 기대가 가장 높은 문항은 “술을 마시는 것은 내 건강에 해롭다”(평균 3.4±1.1)이었고 그다음으로는 “나의 음주습관 때문에 내게 실망한 사람들이 있다”(평균 1.8±0.9), “술을 마시고 누군가를 본의 아니게 가슴 아프게 한 적이 있다”(평균 1.6±0.9), “나의 음주습관 때문에 남에게 나쁜 본보기가 되고 있다”(평균 1.5±0.8)의 순서로 분포하였다.
종속변수인 알코올소비량을 GQF 방식에 의한 자기 보고로 추계한 것은 <표 4>와 같다. 대상자 각자가 일 년 동안 마신 음주 총량을 추계한 것으로 소주잔으로 측정한 것을 순수 알코올 소비량으로 환산한 결과이다. 평균적으로 응답자 성인 일 인당 순수 알코올 소비량은 일 년 동안 6.9리터이었다. 성별, 거주지역 및 직업에 따라 알코올 소비량은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차이를 보였다(p<.05). 여자가 남자보다 훨씬 적게 마시고 대도시 거주자들이 다른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보다 적게 마셨다. 반면, 기능직이나 단순노무직에 종사하는 응답자가 가장 많이 마셨고 농림어업직, 전문행정관리직, 판매서비스직, 사무직의 순서로 소비량이 높았으며 기타로 분류된 직업군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p<.001).
표 4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별 알코올소비량 비교
변수 | 구분 | 평균(표준편차) | t/F | p |
---|---|---|---|---|
성별 | 남자 | 10.21(12.01) | 19.998 | <.001 |
여자 | 2.88(5.47) | |||
연령 | 19~29세 | 7.02(9.22) | 1.160 | .326 |
30~39세 | 6.43(9.16) | |||
40~49세 | 7.04(10.19) | |||
50~59세 | 7.64(11.42) | |||
60세 이상 | 6.41(11.51) | |||
거주 지역 | 대도시 | 6.32(9.65)a | 3.634 | .027 |
중소도시 | 7.34(10.68)ab | |||
군․농촌지역 | 7.91(11.52)b | |||
교육 수준 | 중학교 졸업 이하 | 6.39(11.26) | .810 | .519 |
고등학교 졸업 | 7.18(11.15) | |||
전문대학교(2년제)졸업 | 7.03(9.67) | |||
대학교(4년제) 졸업 이상 | 7.96(12.04) | |||
가구소득 | 200만 원 미만 | 6.93(12.12) | 2.109 | .062 |
200만~300만 원 미만 | 7.05(10.90) | |||
300만~400만 원 미만 | 7.52(10.39) | |||
400만~500만 원 미만 | 6.45(9.01) | |||
500만~600만 원 미만 | 5.89(8.27) | |||
600만 원 이상 | 8.17(12.80) | |||
직업 | 전문행정관리직 | 8.20(11.94)b | 29.727 | <.001 |
사무직 | 6.77(8.62)b | |||
판매서비스직 | 7.39(10.11)b | |||
농림어업직 | 11.15(13.92)c | |||
기능직․단순노무직 | 12.16(14.54)c | |||
기타(무직, 주부, 군인, 학생 등) | 3.68(7.78)a | |||
결혼 상태 | 기혼 | 6.77(10.55) | 1.883 | .094 |
미혼 | 7.31(9.30) | |||
사별/이혼 | 5.62(8.36) | |||
기타(별거 등) | 14.82(14.71) | |||
가구원수 | 1명 | 7.60(10.50) | 1.201 | .308 |
2명 | 7.07(11.89) | |||
3명 | 7.14(10.77) | |||
4명 | 6.36(8.94) | |||
5명 이상 | 7.24(10.50) | |||
전체 (N=2,441) | 6.93(10.32) | 최솟값 0.02 | 최댓값 89.27 |
본 연구의 관심 변수 간의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Pearson 상관분석을 한 결과는 <표 5>와 같다. 긍정음주기대는 부정음주기대는 서로 부(-)적인 상관관계(r=-.294, p<.01)를 보였고, 음주규범(r=.431, p<.01), 알코올소비량 (r=.266, p<.01)과는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부정음주기대는 음주규범(r=-.117, p<.01) 및 알코올소비량 (r=-.283, p<.01)과 모두 유의한 부(-)적 상관관계이었다. 음주규범은 알코올소비량(r=.300, p<.01)과는 정(+)의 상관관계이었다. 이들 상관관계는 그 크기 면에서 적당한 수준이었다.
표 5
주요 관심변수들 간 상관관계
변수 | 긍정음주기대 | 부정음주기대 | 음주규범 | 알코올소비량 |
---|---|---|---|---|
긍정음주기대 | 1 | |||
부정음주기대 | -.294** | 1 | ||
음주규범 | .431** | -.117** | 1 | |
알코올소비량 | .266** | -.283** | .300** | 1 |
3. 음주규범과 음주행동 간의 관계와 음주기대의 매개효과
음주규범이 음주행동인 알코올소비량에 어떤 관계이며 그 관계에서 음주기대가 매개효과를 가지고 있는지를 검정하기 위하여 부트스트랩을 적용한 Hayes의 PROCESS macro를 사용하여 최소자승 경로분석을 실시하였다. 부트 스트랩 샘플 수는 10,000개, 신뢰구간은 95%로 설정하였다. 음주기대는 긍정음주기대와 부정음주기대를 구분하여 음주규범과 알코올소비량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표 6>은 음주규범, 긍정음주기대 및 알코올소비량 간의 관계 분석 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독립변수인 음주규범과 매개변수인 긍정음주기대와의 관계를 분석한 모형 1에 의하면 음주규범과 긍정음주기대는 정(+)의 관계가 있었으며(β=.400, p<.001), 음주규범은 종속변수인 알코올소비량에 정(+)의 영향을 미쳤다(모형 2, β=.300, p<.001). 모형 3에서는 매개변수인 긍정음주기대가 모형 내 투입되면서 긍정음주기대가 종속변수인 알코올소비량에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는(β=.174, p<.001) 것을 관찰하였다, 매개변수인 긍정음주기대가 모형 내(모형 3)에 추가 투입 된 경우에도 음주규범은 여전히 알코올소비량에 직접효과를 가지고 있었고(β=.230, p<.001) 효과의 크기가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에 긍정음주기대는 음주규범과 알코올소비량 사이를 부분 매개하고 있다고 볼 수 있었다.
표 6
음주규범과 알코올소비량 간의 관계와 긍정음주기대의 매개효과
모형 | 종속변수 | 독립변수 | B | β | se | LLCI1) | ULCI2) |
---|---|---|---|---|---|---|---|
모형 1 | 긍정음주기대 | 상수 | 1.218 | .104 | 1.014 | 1.421 | |
음주규범 | .934 | .400 | .043 | .849 | 1.019 | ||
모형 2 | 알코올소비량 | 상수 | -12.108 | 1.244 | -14.547 | -9.670 | |
음주규범 | 8.075 | .300 | .521 | 7.054 | 9.096 | ||
모형 3 | 알코올소비량 | 상수 | -14.551 | 1.261 | -17.023 | -12.079 | |
음주규범 | 6.201 | .230 | .560 | 5.103 | 7.300 | ||
Indirect Effect | 긍정음주기대 | 2.007 | .174 | .240 | 1.537 | 2.477 | |
β | se | LLCI | ULCI | ||||
음주규범 → 긍정음주기대 → 알코올소비량 | 1.874 | .244 | 1.402 | 2.357 |
음주규범과 부정음주기대와 알코올소비량 간의 관계를 최소자승 경로분석 한 결과는 <표 7>과 같다. 모형 1을 보면, 음주규범은 매개변수인 부정음주기대에 유의한 부(-)의 영향을 미쳤고(β=-.114, p<.001), 모형 2에서는 음주 규범이 종속변수인 알코올소비량에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쳤다(β=.300, p<.001). 모형 3에서는 매개변수인 부정 음주기대가 모형 내 투입되면서 부정음주기대가 종속변수인 알코올소비량에 유의한 부(-)의 영향을 미치고(β=-.252, p<.001), 독립변수인 음주규범이 종속변수인 알코올소비량에 미치는 직접 효과가 감소하였기 때문에 부정음주기대는 음주규범과 알코올소비량 사이를 부분 매개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표 7
음주규범과 알코올소비량 간의 관계와 부정음주기대의 매개효과
모형 | 종속변수 | 독립변수 | B | β | se | LLCI1) | ULCI2) | |
---|---|---|---|---|---|---|---|---|
모형 1 | 긍정음주기대 | 상수 | 4.354 | .087 | 4.184 | 4.525 | ||
음주규범 | -.206 | -.114 | .037 | -.278 | -.135 | |||
모형 2 | 알코올소비량 | 상수 | -12.108 | 1.244 | -14.547 | -9.670 | ||
음주규범 | 8.075 | .300 | .521 | 7.054 | 9.096 | |||
모형 3 | 알코올소비량 | 상수 | 4.208 | 1.707 | .861 | 7.556 | ||
음주규범 | 7.302 | .271 | .506 | 6.311 | 8.294 | |||
긍정음주기대 | -3.747 | -.252 | .279 | -4.294 | -3.200 | |||
Indirect Effect | β | se | LLCI | ULCI | ||||
음주규범 → 부정음주기대 → 알코올소비량 | .773 | .178 | .445 | 1.148 |
Ⅴ. 논의
본 연구는 음주규범과 음주기대가 음주행동에 미치는 영향과 그 관계의 구조를 식별하기 위해 전국을 대표하는 성인 표본을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전국을 대표하는 성인 표본인가를 평가하기 위해 국내에서 가장 대표성이 높은 국민건강영양조사의 표본과 비교해 보면, 성비와 연령구조에서 차이가 있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제6기 3차년도 자료(2015년)에 비해 남성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20대-30대의 비율은 조금 높으며 70세 이상 연령층은 약간 낮은 분포이었다(질병관리청, 2016). 전반적으로 건강 관련 특성 및 음주행동 특성에서 국민건강영양조사의 결과와 비교해 볼 때, 크기에 있어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였지만 남녀 및 연령 간 차이와 같은 분포 양상에서는 유사하였다(김광기 외, 2017)는 면에서 전국을 대표하는 자료라고 할 수 있다.
본 연구가 음주행동을 측정하는 면에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알코올소비량을 활용하였다는 점이다. 국내의 음주행동 측정은 주로 QF(Quantity-Frequency) 방식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이따금 과음하는 경우와 고위험 음주자(high risk drinker)의 행동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WHO, 2000). 본 연구에서는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GQF(Graduated Quantity Frequency) 방식으로 측정된 자료를 분석하였기 때문에 음주행동을 좀 더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었다는 장점이 있다. 전체적으로 우리나라 성인 한 사람이 일 년 동안 마시는 순수 알코올 소비량은 6.9리터로 추계하였다. 이 수준은 성인 일 인당 순수 알코올 소비량을 추계하는 또 다른 방식인 주류 판매 자료에 기반을 둔 추계에 비해 약 1.7리터 적은 양이다(김광기 외, 2023). 일반적으로 자기 보고 설문에 의한 소비량 추계는 판매 자료에 비해 과소 보고되는 경향(Gmel et al., 2006)임을 고려해 볼 때, 본 연구의 알코올소비량은 신뢰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음주행동 분석 연구에 상대적으로 우수한 측정 도구인 GQF 기반 자료를 활용하고 있다(WHO, 2000)는 면에서 그러하다.
음주규범과 음주기대는 음주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설명 요인이다. 계획된 행동론과 통합행동모델 (integrated behavior model)에 의하면, 이들 요인은 각각 음주행동에 독립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Montano & Kasprzyk, 2015). 본 연구에서도 음주규범은 알코올소비량으로 측정된 음주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음주에 대하여 허용적인 규범을 가지고 있을수록 알코올소비량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유사한 측정 도구를 사용한 미국(Greenfield & Room, 1997) 및 다른 국가(Room et al., 2019)에서도 공통으로 관찰되는 것을 한국 성인 자료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음주기대의 경우에도 긍정음주기대가 클수록 부정 음주기대가 적을수록 알코올소비량이 증가하는 양상이었고 이는 이전의 연구들(Jones et al., 2001)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이었다. 본 연구에서는 긍정음주기대를 주로 음주로 기대할 수 있는 생리적 및 심리적 효과(갈증해소, 긴장완화, 고민 해소 및 재미)에 관한 문항으로 구성하였고 부정 음주기대는 신체적(건강에 해가 될 수 있음)및 사회적(주변 사람들 간의 관계에 문제가 되는지 등) 측면에 관한 문항으로 측정하였다. 각각의 음주기대와 알코올소비량 간의 관계는 그 정도에서 부정음주기대가 긍정음주기대보다 큰 것으로 관찰되었다. 상관계수의 경우, 부정기대 크기(r=-.283)와 긍정기대 크기(r=.266)가 미세하지만, 차이가 있었고 음주규범을 동시에 고려한 모형(모형 3)에서 경로계수의 경우에도 부정기대 크기(β=-.252)와 긍정기대 크기(β=.174)에 차이가 있었다. 부정음주기대가 긍정음 주기대보다 알코올소비량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개인이 술을 마시고 획득할 수 있는 생리적 및 심리적 효과들보다는 신체적 및 사회적 손실을 볼 수 있는 믿음(결과 기대)이 얼마나 마실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에 상대적으로 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절주프로그램이나 음주 폐해 예방사업을 기획할 때 알코올의 생리적 및 심리적 효과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함께 음주 또는 과음이 주변의 가족이나 친구나 동료들에게 어떤 폐해(간접 음주폐해)를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제공된다면 사업 효과성이 제고될 것으로 여겨진다 (Reesor et al., 2017; Walther et al., 2017).
본 연구의 대표적인 설명 요인들은 서로 독립적으로 알코올소비량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상호 작용을 하면서 영향을 미치는 관계라는 것을 본 연구에서는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음주규범이 개인의 믿음이나 기대를 매개로 하여 영향을 미친다(Choi et al., 2016; Probst et al., 2020; Rimal, 2008; Walther et al., 2017; Wilson et al., 2019; Zamboanga et al., 2009a)는 결과를 한국 성인 표본으로 관찰하였다는 의미가 있다. 주어진 상황에서 음주할 것인지 한다면 어느 수준으로 음주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거나 용인되는 것인지를 규율하고 있는 음주규범은 그 자체로도 알코올 소비 수준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만, 음주기대를 통해서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음주폐해 예방 정책에서 보면, 미디어 또는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과 같은 사회과정을 통해 내면화 된 음주규범(Walther et al., 2017)이라도 음주기대의 변화를 통한다면 알코올소비량에 미치는 영향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함의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특별히 간접 음주폐해와 같은 부정음주기대에 관한 인식 제고 프로그램은 절주사업에서 고려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 긍정음주기대는 음주 빈도와 관련성이 높다면 부정음주기대는 마시는 양과 관련성이 높다는 점(Jones et al., 2001)이 이를 뒷받침한다. 음주기대 변화 이외에도 음주규범 변화를 위한 예방정책 노력도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 정의한 음주규범처럼 주어진 상황에서 음주를 어느 정도 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지를 개선할 수 있는 노력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운전해야 하는 상황이나 어린이와 같이 있는 상황에서는 금주하거나 음주를 자제하여야 한다는 교육 홍보 캠페인을 통해 규범의 변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변화는 특별히 여성을 대상으로 할 경우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Probst et al., 2020).
본 연구는 음주규범과 음주기대 및 음주행동의 관계 구조를 한국의 대표적 성인 표본을 통해 매개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래와 같은 제한점을 지닌다. 기본적으로 횡단 연구 설계에 기반을 둔 것이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 관찰된 변수들의 관계 구조는 횡단적 연구 설계로 확인된 것이며 이후 종단적 설계로도 확인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측정도구 측면에서의 제한점도 존재한다. 기대, 규범 및 믿음과 같은 개념은 연구 대상 및 행동에 따라 차별적이기 때문에(Montano & Kasprzyk, 2015) 동일행동이라도(본 연구의 경우, 음주) 연구 대상에 따라 맞춤형 측정도구가 개발, 사용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Fishbein & Ajzen, 2010) 본 연구는 이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따라서 측정도구의 타당도 측면에서 제한점이 있을 수 있다. 음주기대와 음주규범을 측정한 도구가 기존의 국내 연구에서 사용된 것들이었지만 한국의 음주문화 정서와 연구 대상인 지역사회 성인이 가진 독특한 음주문화가 충분하게 검토되는 과정을 거쳐 개발된 것들이라고는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음주기대 측정도구는 음주로 생길 수 있는 정서를 각성/흥분(arousal)과 불쾌/유쾌(valence)의 차원에서 그 정도가 각각 높거나 낮은 차원으로 구분되는 방식(Cook et al., 2023; Morean et al., 2012)으로 문항이 선정되도록 하되 적어도 신체적 및 사회적 효과(Lee et al., 2015)가 고려되는 문항이 포함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음주로 생길 수 있는 결과기대는 75개 설문항목으로 측정되어야 할 정도로 다양하지만(Jones et al., 2001) 본 연구에서는 단축형으로 사용하면서 신체적 및 사회적 측면의 일부만이 고려되었기 때문에 사교적, 성적(sexual), 적극성(aggression), 인지손상 등과 같은 문항 등이(Lee et al., 2015) 제외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음주규범의 경우, 상황별 음주규범만을 측정하였기 때문에 기술적 규범을 동시에 고려하지 못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통합행동이론에서는 명령적 규범과 기술적 규범을 동시에 고려하는 것을 제안(Montano & Kasprzyk, 2015) 하고 있으며 실제 이들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개인의 음주기대나 인식이 달라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Probst et al., 2020). 국내 연구에(진경 외, 2018) 의하면, 명령적 규범은 여성의 폭음행동에서만 영향을 미친 반면 남성에게는 두 개의 규범이 모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측정도구의 구성 타당도 이외에 점수화 방식의 한계도 있을 수 있다. 설문에 포함된 문항이 개념 구성에 미치는 상대적 중요성이 고려되지 않은 채 모든 문항을 동일한 수준인 것으로 가정한 단순 총합지표 (summation of items)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음주규범의 경우, “운전을 할 상황”이나 “직장 동료와의 점심시간 외식” 또는 “부모가 아이들과 시간을 같이 보낼 상황”과 같은 경우는 설문의 다른 상황과 비교할 때 규범이 훨씬 더 명료하다고 볼 수 있다. 이후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측면이 반영되는 방식의 점수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외에도 본 연구는 자기 보고에 의한 설문조사로 기억편향(recall bias)의 가능성이 있다. 구체적으로, 알코올 소비량을 측정하는 기간을 지난 일 년으로 설정하고 있는 점, 다양한 주종을 구분하여 설문하지 않은 점이 정확한 알코올소비량 추계를 부정확하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
본 연구에서도 관찰된 것처럼 알코올 소비량에서 남녀 간에 명확한 차이가 있고 음주규범(진경 외, 2018)과 음주 기대(Morean et al., 2012)가 성별로 다르다는 맥락을 고려해 볼 때, 본 연구 결과를 남녀로 구분하여 그 차이를 기술하려는 후속 연구는 음주규범, 음주기대 및 음주행동의 관계에 대한 심층 이해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Ⅵ. 결론
무엇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고 용인되는 행동인가를 규정하는 규범이나 행동으로 결과될 수 있는 기대와 같은 믿음은 행동을 설명하는 중요 요인이다. 계획된 행동론이나 통합행동이론에서처럼 하나의 이론 안에서 이들 요인은 행동에 독립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다루어져 왔다. 하지만 사회인지론에서 설정하고 있는 것처럼 이들 요인의 관계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상호결정론적으로 볼 수 있다. 이런 배경에서 음주규범과 음주기대 및 음주행동이 어떤 관계 구조인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음주규범이 음주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는 음주기대를 매개로 하는 것도 있다는 점이 서구의 표본과 국내 대학생 연구를 통해 보고되었다. 본 연구는 국내의 전국을 대표하는 성인 표본조사 자료를 이차 분석하여 이들 사회심리적 요인의 관계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음주규범은 그 자체로 알코올 소비 수준에 영향을 미치지만, 음주기대를 통해 부분 매개적으로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성인을 대상으로 수집된 정보를 통해 획득한 이와 같은 관찰은 음주폐해 예방 사업의 효과성 제고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특별히 부정음주기대나 상황별 음주규범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려는 교육홍보 노력이 적절한 대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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