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밖 청소년의 일상생활 경험에 관한 포토보이스 연구
A Photovoice Study on the Daily Life Experiences of Out-of-School Adolescents
Jang, Jungeun1; Shim, Hai Sun2*
보건사회연구, Vol.45, No.1, pp.357-381, March 2025
https://doi.org/10.15709/hswr.2025.45.1.357
알기 쉬운 요약
- 이 연구는 왜 했을까?
- 최근 학교 밖 청소년 정책이, 변화하는 학교 밖 청소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변화된 학교 밖 청소년의 일상생활을 그들의 목소리와 사진을 통해 다양한 측면에서 파악하고 이해하여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 새롭게 밝혀진 내용은?
- 본 연구는 기존에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해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한 것과는 달리 청소년의 시각에서 도전하고 성장하는 긍정적인 측면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들은 학교를 중단했지만 학업을 포기한 것이 아니며, 학교 밖 세상의 모든 것을 통해 배우는 ‘결이 다른 학생’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다.
-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인식 개선과 더불어 지원사업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학교 중단 연령과 원인, 가족 상황 등 다양한 특성과 욕구에 따른 맞춤형 지원을 확대해 나아가야 한다. 또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을 위한 인프라를 더욱 확충하고 이들에 대한 접근은 청소년이면 누구나 가지는 권리의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Abstract
This study applied the photovoice research method to explore the daily lives of out-of-school adolescents from their own perspective and in their own voice. The study participants included seven adolescents who had been out–of–school for at least one year and had been using an out-of-school youth support organization for a minimum of one year. A total of six photovoice sessions were held. The data for analysis consisted of 211 photos submitted by the participants and the transcripts of the recorded photovoice sessions. The participants selected six topics regarding their daily lives to share their experiences. The collected data were analyzed using an inductive qualitative analysis method. The results revealed the following themes: “Choosing to leave school due to academic and health issues”, “School-free life not as easy as expected,” “Changed routines in a free and independent life,” “Balanced self-development in virtues, physical well-being, and spirituality,” “Growth through new challenges and encounters,” and “An uncertain future, yet moving forward with dreams.” This study emphasized the importance of connecting out-of-school adolescents with support systems and providing them with relevant information. It highlights the positive aspects of their growth and resilience as they strive toward college entrance and career preparation within limited out-of-school support systems.
초록
본 연구는 학교 밖 청소년의 일상생활을 청소년 당사자의 시각과 목소리를 통해 탐색하고자 포토보이스 연구 방법을 적용하였다. 연구 참여자는 학교를 중단한 지 최소 1년 이상이며, 학교 밖 청소년 지원기관을 1년 이상 이용한 청소년 7명을 대상으로 총 6회기의 포토보이스를 진행하였다. 참여 청소년이 제출한 총 211장의 사진과 포토보이스 진행과정을 녹음한 녹취록을 분석 자료로 사용하였다. 참여 청소년들은 일상생활에 관하여 6가지의 의제를 선정하여 경험을 나누었으며 수집된 자료는 귀납적 질적분석방법을 적용하였다. 연구 결과 ‘학업과 건강 문제로 학교중단을 선택’, ‘생각보다 녹록지 않은 학교 밖 생활’, ‘자유롭고 독립적인 생활로 달라진 일상’, ‘지·덕·체·영성의 조화로운 자기계발’, ‘새로운 도전과 만남을 통한 성장’, ‘불안한 미래, 그러나 꿈을 향해 나아가는 나’의 주제가 도출되었다. 본 연구는 학교 밖 청소년과 학교 밖 지원체계와의 연계 및 정보제공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으며, 부족한 지지 체계 속에서도 대학 진학과 진로 준비를 통해 도전하며 성장해 나간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하였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가 있다.
Ⅰ.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학교 밖 청소년이란 9세 이상 24세 이하의 초·중학교 입학 후 3개월 이상 결석하거나 취학의무를 유예한 청소년과 고등학교에서 제적⸱퇴학 처분을 받거나 자퇴한 청소년, 그리고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은 청소년을 의미한다(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 2024). 우리나라의 학교 밖 청소년은 연구마다 차이가 있으나 최대 약 24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하형석, 2020). 저출산으로 청소년 인구는 매년 감소하고 있지만 학교 밖 청소년은 코로나19로 감소하다가 다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학교 밖 청소년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과거에는 경제적인 이유나 비행, 학교 부적응 등으로 학교를 중단하였으나 최근에는 원하는 것을 배우기 위해 학교를 그만두거나 심리·정서적인 문제로 학교를 중단하는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김희진 외, 2021, 2023a; 심혜선 외, 2023; 윤철경 외, 2018). 또한 이전에는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다면 부모님의 태도도 다양한 교육방식을 선택하고 지원하는 비율이 높아졌으며, 사회 전반적으로도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편견이 많이 개선되었다(김희진 외, 2021, 2023a; 심혜선 외, 2023; 이예진 외, 2021). 김희진 외(2023a)도 과거 학교 밖 청소년을 취약하거나 위기청소년으로 보는 시각이 있었다면 최근에는 조기유학이나 홈스쿨링, 공교육 불신, 교육 철학, 종교적인 사유 등 여러 이유로 대안교육기관을 선택하는 사례도 많아 모두 취약계층이나 위기청소년으로 볼 수 없다고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많은 연구에서는 학교 밖 청소년들의 심리적 불안감이나 불이익, 차별, 사회적 낙인, 그리고 진로탐색 및 자립준비의 어려움 등에 대해 보고하고 있다(김희진 외, 2021, 2023a; 박병금, 노필순, 2016; 백혜정, 송미경, 2015; 심혜선 외, 2023; 윤철경 외, 2018; 조아미, 이진숙, 2014).
이러한 학교 밖 청소년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으며, 정부는 학교 밖 청소년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건전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주무부처로 「학교 밖 청소년 지원 강화 대책」을 수립하고, 학교 밖 청소년을 신속하게 발굴⸱연계하고 이들의 특성에 맞게 진단⸱지원하도록 현장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학생 청소년과의 균등한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진로, 신체적⸱정신적 건강, 보호⸱안전 등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자유로운 활동 및 생활지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여성가족부, 2022). 일선 현장에서는 전국 222개의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꿈드림)가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상담지원, 교육지원, 진로직업지원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 2024). 이처럼 정부는 학교 밖 청소년의 특성을 반영한 정책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지만 변화하는 학교 밖 청소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김성기 외, 2022; 김재희 외, 2021; 김희진, 백혜정, 2020; 김희진 외, 2021; 심혜선 외, 2023; 이예진 외, 2021). 학교 밖 청소년의 특성과 욕구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일상생활 속에서의 경험은 각각 다르기 때문에 청소년의 상황과 욕구에 적합한 실효성 있는 서비스가 요구된다. 즉, 변화된 학교 밖 청소년의 목소리와 생활을 반영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과 서비스가 필요하다.
한편, 기존의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질적연구는 학업복귀 과정(홍나미 외, 2013)이나 진로 탐색의 어려움(김영신, 김승희, 2022), 코로나 19시기의 어려움(이경은, 2022) 등이 수행되어 학교 밖 청소년이 겪는 학교 밖 생활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 또한 지원프로그램 이용 경험(박하나, 김명희, 2024; 이지은, 조혜영, 2022)과 도전과 성장(명소연, 조진옥, 2016), 노동경험(김미옥, 조아미, 2020), 스포츠활동경험(문동욱, 2018, 2020), 낙인경험(이지연, 조아미, 2021) 등 좀 더 구체적인 주제에 접근한 연구도 이루어졌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연구는 학교 밖 청소년이 대상자로서 참여했을 뿐 주체적인 입장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연구 참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기존에 수행된 질적연구의 수동적인 연구대상자로서의 학교 밖 청소년이 아닌, 학교 밖 청소년 당사자가 주도적으로 연구를 끌어가는 포토보이스 연구 방법을 적용하였다. 학교 밖 청소년이 이미지의 제작자이자 소통의 주체이며 자신의 삶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전문가로서 직접 자신들의 변화된 일상생활을 탐색하는 것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포토보이스는 청소년의 언어와 경험을 통해 이야기할 수 있으며, 글보다는 이미지로 자신의 이야기를 더 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Greene et al., 2018; Wang, 2006). 포토보이스는 청소년에게 권력을 부여해 공동연구자로서의 역할을 하며 연구자와 대응하게 상호작용한다는 특징이 있어(Wang, 1999), 그들의 관점과 목소리를 가장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다. 따라서 학교 밖 청소년이 자신의 일상을 사진으로 포착하고 그 사진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학교 밖 청소년의 다양성과 변화 양상을 파악하고 일상생활을 심층적으로 이해하여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의 시사점을 찾고자 한다.
2. 학교 밖 청소년의 실태 및 지원서비스
청소년기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 중요한 선택을 하는 전환점 시기이며, 미래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영위하기 위한 밑거름이 된다(김진경, 김혜연, 2013). 학교는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사회의 일원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며,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학교 교육을 통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고 또래관계를 형성하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하게 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많은 청소년들이 다양한 이유로 학교를 떠나고 있다. 학교중단 이유는 학령별로 차이를 보였는데,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는 부모님의 권유로 대안교육, 홈스쿨링을 위해서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고 고등학교 때는 심리정신적인 문제가 가장 많았다(김희진 외, 2023a). 청소년들은 제도권 학교 밖으로 나온 후 변화된 환경에 적응해 나가야 하는데, 이러한 과정 속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학교 밖 청소년이 된 이후의 생활은 학교를 그만둘 당시의 계획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는데, 계획이 구체적이고 실천의지가 있는 경우 자기주도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반면, 계획이나 실천의지가 없으면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김희진 외, 2023a). 학교 밖 청소년들은 학생들과 비교할 때 수면시간과 학습시간은 적었고 아르바이트 및 일과 여가에 활용하는 시간은 비교적 많았다. 이러한 학교 밖 청소년의 생활시간 활용양상은 ‘직업형’ 집단과 ‘학업형’ 집단으로 구분할 수 있었는데, 집단에 따라 성별이나 기대교육연한, 부모의 물질적 지원, 지역사회통제수준과 진로탐색수준에 차이를 보였다(하여진, 2021). 심혜선 외(2023)는 청소년기는 생활습관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학교 밖 청소년들은 학교를 떠나 자유로운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일상생활관리나 시간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학력이나 학벌을 중요시 여기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학교 밖 청소년들은 사회적 낙인과 차별을 경험하게 된다.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많은 조사에서 학교를 다니지 않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선입견이나 편견, 무시로 어려움이 있다고 보고하였다(김희진 외, 2023b; 심혜선 외, 2023). 다양한 불이익과 차별도 경험하였는데, 학생증이 없어서 돈을 더 내고 대학 진학 시 손해를 보거나 자격이 제한되는 등 차별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하였다(김희진 외, 2023b; 심혜선 외, 2023). 이러한 사회적 낙인은 학교 밖 청소년의 자아존중감을 낮추고 사회적 고립을 초래할 수 있으며, 차별을 경험할 경우 우울감이 증가하여 심리정서적으로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박동진, 김나연, 2019; 박봉선, 2019; 이종남 외, 2020). 또한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은 학교 밖 청소년들의 진로 선택과 준비에 제한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지원서비스를 이용하는데도 제약이 될 수 있으며(박동진, 이지연, 2020; 심혜선 외, 2023), 더 나아가 성인기 적응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최지은 외, 2020).
학교 밖 청소년들의 생활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학교 밖에서 청소년들은 나름대로 고군분투하며 치열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학교는 떠났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학업을 계속하고 있었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스스로 생활하려고 했으며, 인생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 나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었다(박병금, 노필순, 2016). 이혜은과 배영광(2022)은 학교 밖 청소년들의 경우 혼돈(나랑 맞지 않는 학교) - 해체(자퇴와 학교 밖 생활의 시작) - 적응(진로재설계를 위한 부단한 노력) - 재통합(행복하게, 주체적으로 사는 나)의 과정으로 진로를 구성하여 나간다고 하였다. 권지성 외(2022)는 학교 밖으로 나와 방황하는 단계를 거쳐 새로운 길을 찾고 그 길을 다지며 자립과 꿈을 갖는 단계로 구분하고 그 과정에서 다양하고 복잡한 맥락과 여러 구조들과의 상호작용하는 패턴의 다양성을 보이고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힘든 과정을 잘 극복하고 자립에 성공하기까지 개인의 의지와 노력, 가족의 지지, 친구나 사회적 관계 등의 지지체계가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특히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등 지원체계의 역할이 컸다고 보고하였다(김희진 외, 2023b). 명소연과 조진옥(2016)의 연구에서는 학교 밖 청소년들은 학교 중단 직후 여러 어려움들을 경험하지만 새로운 시작을 위해 경계를 세우고 고단한 노동을 경험하며, 사회의 편견과 낙인에 맞서는 고군분투 저항기를 거쳐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나 새로운 또래, 다양한 전문가와의 만남을 통해 새롭게 확장된다고 하였다. 이들은 자각과 성찰을 통해 회복하며 좌절을 극복하고 어린 청년으로 세상으로 나와 새로운 도약과 성장을 계속하게 된다고 하였다.
이렇듯 학교 밖 청소년들의 일상생활과 욕구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현장에서는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꿈드림)는 대표적인 학교 밖 청소년 지원기관으로, 학교 밖 청소년을 발굴․연계하고 개인적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지원을 하고 있다. 개별상황과 욕구를 파악하여 맞춤형 상담을 진행하고 학업동기 및 학습능력 증진프로그램, 대학입시지원 등 교육지원, 직업역량강화 프로그램, 직업훈련 등 진로․직업 지원, 자기계발, 생활지원 등의 자립지원, 건강검진, 급식지원의 건강지원과 멘토링, 정신건강지원 등의 심리정서지원뿐만 아니라 문화활동 지원 등 학교 밖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발달을 위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 2024). 그러나 현장 전문가들은 변화하는 학교 밖 청소년과 부모의 욕구를 반영한 질 높고 다양한 서비스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고하고 학교 밖 청소년 지원은 청소년이 누려야 할 권리 차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하였다(심혜선 외, 2023). 김희진 외(2023a)는 진로체험의 기회 확대나 검정고시, 대학 진학에 필요한 정보와 적절한 지원, 공부 습관과 규칙적인 생활태도 형성을 위한 지원, 그리고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는 또래 교류 기회의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하였다. 이에 본 연구는 학교 밖 청소년의 시각과 목소리를 통해 그들의 일상생활 경험을 이해하고 변화된 양상을 반영한 정책적⸱실천적 제언을 하고자 한다.
Ⅱ. 연구 방법
1. 포토보이스 연구
포토보이스(Photovoice)는 연구참여자들이 사진을 촬영하고 이에 대해 논의함으로써 개인과 지역사회의 변화를 촉진하는 참여적 실행 연구이다(Wang et al., 1998). 카메라를 사용하여 자신을 삶을 기록하는데 개인, 가족,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과 욕구에 초점을 둘 수 있으며 그룹 토론을 통해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Wang et al., 1998). 포토보이스는 권한 부여 교육의 전통에 기반하여 평소에 자신의 관점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할 권력, 기회, 또는 청중이 없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Necheles, et al., 2007). 청소년 대상 포토보이스는 청소년이 자율권을 행사하고 창의성을 표현하며 자신의 삶을 기록하려는 욕구를 활용하여 주제에 관하여 청소년 자신의 언어와 경험을 통해 주장할 수 있도록 한다(Wang, 2006). 포토보이스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은 시각적 방법을 사용하여 성인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회적 문제에 주목하게 된다(Greene et al., 2018). 많은 청소년이 글보다는 이미지로 자신의 이야기를 더 쉽게 전달할 수 있어 주도적으로 연구 과정을 이끌어갈 수 있으며 성인과의 협업에서 발생하는 불평등한 권력관계로 인한 긴장을 완화하며 지식을 생산할 기회를 제공한다(Greene et al., 2018). 본 연구는 비주류 집단인 학교 밖 청소년들이 자신의 일상을 포착한 사진과 집단토의를 통해 학교 밖 청소년의 실태를 세상에 알리도록 힘을 부여하고 당사자의 시각과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물을 정책입안자들에게 제시하기 위해 포토보이스 연구를 적용하였다.
2. 포토보이스의 연구 절차
가. 포토보이스 연구참여자의 선정
포토보이스의 참여자 선정은 OO시 학교 밖 청소년 관련기관에 모집문건과 공문을 발송하여 연구 참여의 협조를 요청하였다. 참여자 선정 기준은 16세-19세의 학교 밖 청소년으로 학교를 중단한 지 최소 1년 이상이며 학교 밖 청소년 지원기관을 1년 이상 이용한 청소년이다. 참여자의 선정은 OO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와 미인가 대안 학교로부터 선정 기준에 부합하며 적극적으로 참여의지를 밝힌 청소년을 추천받았다. 미인가 대안학교의 경우 국가로부터 학력인증은 받을 수 없고 학력취득이 필요한 경우, 검정고시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대안교육기관이다. 총 8명이 선정되었으나 한 명이 병원 진료 문제로 중도 탈락하여 최종 7명의 학교 밖 청소년이 참여하였다. 포토보이스 참여자들이 학교를 그만둔 시기는 평균 14.9세이며 최솟값은 12세(초6)이고 최댓값은 17세(고2)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6학년 또는 중학교 1학년 시기에 학교를 중단한 참여자 3명은 홈스쿨이나 대안학교를 주로 이용하였으며, 고등학교 1, 2학년 시기에 학교를 중단한 참여자 4명은 꿈드림센터를 이용하였다. 포토보이스 참여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은 <표 1>과 같다.
표 1
포토보이스 참여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
ID | 성별 | 연령 | 학교를 그만둔 시기 | 학교중단 사유 | 서비스 이용 | |
---|---|---|---|---|---|---|
1 | 참여자A | 남 | 17 | 2022.05(고1) | 학업스트레스, 질병 | 꿈드림센터 |
2 | 참여자B | 여 | 16 | 2020.03(중1) | 홈스쿨 | 홈스쿨, 꿈드림센터 |
3 | 참여자C | 여 | 18 | 2017.03(초6) | 유학 후 학교부적응 | 대안학교 |
4 | 참여자D | 남 | 18 | 2018.03(중1) | 검정고시로 빠른 졸업 | 대안학교 |
5 | 참여자E | 여 | 18 | 2022.03(고2) | 질병 | 꿈드림센터 |
6 | 참여자F | 남 | 17 | 2022.03(고1) | 학업스트레스, 우울 | 꿈드림센터 |
7 | 참여자G | 여 | 18 | 2022.04(고2) | 학업성적, 수능준비 | 꿈드림센터 |
나. 포토보이스 진행 절차 및 자료 수집
포토보이스 자료 수집은 2023년 7월 27일부터 8월 31일까지 주 1회씩 총 6회기가 진행되었다. 회기당 소요 시간은 2시간이며 장소는 OO시사회서비스원에서 실시하였다. 포토보이스는 자신들이 찍은 사진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하는 집단 토론방식으로 운영하였다. 1회기는 연구의 목적과 포토보이스 진행 방법에 관한 오리엔테이션 및 브레인스토밍을 실시하였다. 포토보이스 진행 방법과 참여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과 이득, 사진 촬영 방법 및 사진 촬영 윤리, 이미지 구성 방법 등을 안내하였다. 브레인스토밍을 통해서는 학교 밖 청소년의 일상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싶은 의제를 선정하였다. 연구참여자들은 과거-현재-미래로 연결되는 내용으로 과거에 학교 밖 청소년이 된 계기, 학교 밖 청소년이 겪는 어려움, 현재 자신의 일상을 보여줄 수 있는 자기계발, 의식주의 변화, 사회활동, 그리고 미래의 나의 모습 등이다. 매회기의 의제와 관련하여 깊이 생각하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사진으로 촬영하여 사진의 제목을 정하는 과제를 제시하였고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회기 당 사진 6장 이상을 올리도록 하였다. 질적연구 및 FGI 진행 경험이 많은 연구자 1인이 고정적으로 포토보이스를 진행하였으며 매회기는 녹음하여 녹취록을 작성하였다. 6회기를 마친 후 그동안 제출했던 사진들과 활동 모습을 동영상으로 편집하여 상영하였고 포토보이스 참여 소감을 나누었다. 포토보이스의 마지막 단계인 발표는 어려운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정책입안자나 지역사회에 영향력 있는 힘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 소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사회로 진입할 수 있는 통로와 같은 역할을 한다(오영범, 2023). 이러한 전시는 포스터, 안내 책자, 웹사이트, 디지털 스토리 등과 같이 다양한 형태로 진행될 수 있다(오영삼, 허원빈, 2022). 본 연구의 경우 포토보이스 결과물에 대한 공개적인 전시회는 하지 않았지만 OO시 및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한 결과보고회에서 발표하여 학교 밖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내었고, 보고서로 출판하여 OO시의회, OO시 및 자치구, OO교육청, 유관기관 등 정책입안자와 관계자에 배포하였으며, OO시사회서비스원 누리집에 게재하여 학교 밖 청소년의 인식개선과 정책 근거 자료로 활용하였다.
포토보이스 참여자들이 찍은 사진에 관한 맥락과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해 Freire(1988)가 제안한 SHOWED 기법을 사용하여 질문하였다. “이 사진에서 무엇이 보이나요? (See)”, “이 사진에서 실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Happening)”, “ 이 사진이 우리의 삶과 어떤 관계가 있나요? (Our lives)”, “왜 이 문제가 일어났나요? (Why)”, “우리는 어떻게 힘을 얻을 수 있을까요? (Empowered)”,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Do)?” 등의 질문을 하였다(Wallerstein, & Bernstein, 1988). 질문의 목적은 문제와 자원을 구별하고 상황의 근원을 비판적으로 논의하고 상황을 바꾸기 위한 전략을 개발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Wang et al., 1998). 참여자들은 질문을 통해 자신의 사진에 관해 이야기하고 그 이미지의 의미를 정의하였다.
다. 자료 분석
포토보이스 참여자가 제출한 총 211장의 사진과 포토보이스 진행과정을 녹음한 녹취록을 분석 자료로 사용하였다. 연구 참여자가 선정한 6가지 의제를 분석틀로 한 연역적 방법과 자료로부터 주제를 도출하는 귀납적 방법을 동시에 적용하였다. 귀납적 주제분석(Braun & Clark, 2006)의 절차를 따라 먼저 회기마다 녹취록을 작성하여 여러 번 반복하여 읽으며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였다. 다음은 의제와 관련하여 의미 있는 내용을 의미단위로 구분하고 코드화 하였다. 이후 유사한 코드를 통합하여 코드가 의미하는 개념 수준의 공통점과 차이점들을 비교하며 상위개념으로 통합하여 6개의 주제와 20개의 하위주제를 도출하였다. 마지막으로 연구참여자와 연구진이 도출한 주제가 연구참여자가 제시한 의제를 잘 드러냈는지 검토하였다.
3. 연구의 엄격성과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청소년 대상 연구로 IRB 심의 기준에 부합한 연구 절차에 따라 연구를 수행하였다. 먼저 학교밖청소년 지원기관의 센터장에게 연구의 취지를 설명하고 선정 기준에 부합하는 연구 참여자를 소개받았다. 연구진은 청소년과 부모에게 전화로 연구에 대한 설명을 한 후 구두로 연구 참여의 동의를 받았다. 그리고 연구 시작 전 참여 청소년에게 연구 설명문을 제공하고 연구의 전반적인 내용을 다시 한번 설명한 후 서면 동의서를 받았으며, 연구 설명서와 부모 동의서를 집으로 보내 부모님의 서면 동의서를 받았다. 본 연구는 자발적 참여라는 점을 설명하고 원하지 않는 경우 언제든지 연구 참여를 중단할 수 있으며 인터뷰 내용의 삭제, 철회 등을 요구할 수 있음과 그동안 수집된 자료는 폐기할 것을 설명하였다. 포토보이스 과정에서 수집된 자료는 비밀이 보장되며 공유한 사진과 내용은 연구의 목적으로 코드명을 사용할 것을 설명하였다. 포토보이스의 전 과정은 녹음되는 것과 사진 촬영에서의 윤리적인 문제, 저작권, 초상권 등에 관하여 설명한 후 참여자가 제출한 사진의 사용을 허락하는 사진 양도서를 받았다. 연구자들은 자료의 분석과 해석에 대해 공유하고 검토하여 질적연구의 타당도를 높이도록 하였다. 또한 기관 담당자 및 사회복지학과 교수 1인으로부터 연구 결과에 대한 자문을 구하여 결과에 반영하였다.
Ⅲ. 연구 결과
학교 밖 청소년의 일상생활에 관한 포토보이스 결과는 <표 2>와 같다.
표 2
포토보이스 주제분석 결과
주제 | 하위주제 |
---|---|
학업과 건강 문제로 학교중단을 선택 | 사교육과 학업스트레스에 대한 부담 |
알 수 없는 질병과 정신건강 문제 발생 | |
성공적 대입을 위한 전략적 선택 | |
생각보다 녹록지 않은 학교 밖 생활 | 자퇴 후 혼란스러운 마음과 흐트러진 생활 |
세상과 단절된 것 같은 고립감과 소외감 | |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자기, 가족, 타인의 편견 | |
대학입시에 불리한 학교 밖 청소년 | |
자유롭고 독립적인 생활로 달라진 일상 | 외모와 옷차림으로 자기를 표현 |
외식과 혼밥이 일상인 식사 | |
소속감과 안정감을 주는 집 | |
늘어난 소비와 지출 | |
지·덕·체·영성의 조화로운 자기계발 | 피해 갈 수 없는 학업의 의무 다하기 |
독서와 글쓰기로 마음 정리하기 | |
운동으로 몸과 마음 건강 관리하기 | |
영적 성장을 위한 신앙생활에 집중하기 | |
취미생활을 통한 자기 이해하기 | |
새로운 도전과 만남을 통한 성장 | 새로운 도전을 통한 인격적 성숙과 성장 |
확장되고 돈독해진 사회적 관계 | |
불안한 미래, 그러나 꿈을 향해 나아가는 나 |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기대 |
꿈에 다가가고 있는 나의 모습 |
1. 학업과 건강 문제로 학교중단을 선택
가. 사교육과 학업 스트레스에 대한 부담
포토보이스 참여자들은 사교육의 부담과 학업 스트레스로 학교 밖을 선택하였다. 초·중등 과정에서 학교를 중단한 참여자들은 사교육을 받으며 경쟁하는 교육환경에서 일찌감치 벗어나기 위해 홈스쿨이나 대안학교를 선택하였다. 특히 해외 귀국자의 경우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반복 또 반복’되는 한국의 뜨거운 사교육 열풍에 적응하기 어려웠다. 고등학교 과정에서 학교 밖을 선택한 참여자들은 초등학생 때부터 시작된 영재교육, 특목고 준비, 부모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 등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학교를 중단하였다.
나. 알 수 없는 질병과 정신건강 문제 발생
포토보이스 참여자 중 지병이 있는 참여자를 제외하고는 영재교육을 받거나 특목고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학업 스트레스가 누적된 것이 정신건강의 문제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림 2]의 ‘자퇴 이유의 절정’ 적 사건은 정신과 병원에서 받은 우울증 진단이었다. 다른 참여자들 역시 학업스트레스로 우울증, 불안, 공황장애 등의 진단을 받거나 의학적으로 알 수 없는 이유로 응급실에 자주 실려 간 경험이 있었다. 학업스트레스의 누적이 포토보이스 참여자들의 정신건강을 취약하게 만들어 결국 학교를 중단하는 선택을 하게 된 것이다.
다. 성공적 대입을 위한 전략적 선택
소위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모이는 학교에 재학 중이던 참여자는 선행학습으로 앞서가는 경쟁자들 속에서 좌절감을 느꼈다. 내신 성적이 불리하다고 판단한 참여자는 학교생활에 적극적이었으며 친구들과 관계도 좋았지만, 의대 진학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학교 중단을 선택하였다. 이른 시기에 학교를 중단한 참여자는 중학생 나이에 이미 고등학교 졸업 자격을 획득하여 일찍 대학입시 준비를 시작하였다. 아이러니하게 지나친 교육열과 대학입시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대입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학교를 중단하였다.
2. 생각보다 녹록지 않은 학교 밖 생활
가. 자퇴 후 혼란스러운 마음과 흐트러진 생활
포토보이스 참여자들은 학교중단을 결정할 때 자기만의 목표와 계획, 결정에 대한 확신이 있었지만, 정작 학교를 중단하고 난 후에는 스스로 계획적인 일상을 보내지 못하였다. 일상은 자연스럽게 밤낮이 뒤바뀐 불규칙한 생활로 이어졌고 마음을 잡지 못하여 스스로 안 좋은 선택을 하거나 가출과 비행으로 방탕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학교중단 전에는 ‘적성과 진로를 찾아보겠다.’ 또는 ‘학업에 집중하겠다.’ 등의 목표가 있었으나 생각처럼 열심히 하지 못했고 흐트러진 일상을 보냈다. [그림 4]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보며 학교를 떠난 자신의 선택에 확신이 없어 자책하고 회의감에 빠져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냈던 시간을 표현한 사진이다.
나. 세상과 단절된 것 같은 고립감과 소외감
학교중단 이후 포토보이스 참여자들은 갈 곳이 없어졌다. 학교중단 초기에는 학교 밖 지원센터나 관련 서비스를 알지 못해 바깥 활동은 거의 하지 않고 집에서만 시간을 보냈다. 참여자의 활동 반경은 집과 자신의 방이라는 좁은 공간으로 매우 제한적이었으며 참여자들의 시선 또한 외부를 향하지 못하고 천장이나 커튼으로 가려진 창문에 머물러 있었다. [그림 5]는 세상과 고립되고 소외된 느낌을 받았던 시간을 이야기하는 사진이다. 외부와의 접촉이 전혀 없이 불규칙한 생활을 보냈던 참여자는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빛으로 낮과 밤을 구분하였는데 5mm도 채 안 될 것 같은 얇은 커튼이 마치 세상과 자신을 분리시키는 두꺼운 벽처럼 느껴졌다고 호소하였다.
다.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자기, 가족, 타인의 편견
포토보이스 참여자들은 색안경을 끼고 학교 밖 청소년을 보는 편견에 관한 이야기를 공유했다. 가장 가까운 부모님조차 학교중단에 대한 편견으로 자녀의 선택을 인정하지 못하여 아직도 갈등 상황이 지속 중인 참여자도 있었다. 참여자들은 학교를 안 다니는 것에 놀라는 사람들의 반응으로 학교 갈 시간에 자유로운 바깥 활동이 불편하며, 학교에 다니지 않으면 사회성이 향상되지 못한다고 걱정하는 어른들, 학교를 그만둔 어떤 사연이 있을 것이라고 측은히 보는 사람들의 시선, 그 이유를 묻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설명해야 하는 불편함, 자퇴생은 시간 많은 한가한 사람이라고 취급당하여 기분이 상하였던 경험 등을 공유하였다. 자신도 학교 밖 청소년이지만 다른 학교 밖 청소년들은 자퇴를 너무 쉽게 결정한 경솔한 사람일 것이라는 편견이 은연중에 있었음을 고백하였다. [그림 6]은 스스로 이런 편견에 갇혀 위축되지 말아야 하며 특정한 프레임을 갖고 보는 사회적 인식을 바꾸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이미지이다.
라. 대학입시에 불리한 학교 밖 청소년
포토보이스 참여자들은 학교 밖 청소년의 경우 대학입시에 불리한 상황을 어느 정도 감수하고 안고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활동하는 자신들의 노력을 인정받기 기대하였다. 최근 도입된 청소년 생활기록부를 활용한 학생부종합전형에 관한 컨설팅을 받고자 대학입시 박람회에 참여했으나 선례가 많지 않아 누구도 수시입학의 길을 안내해 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또한 대학입시 관련 사이트나 학업 관련 애플리케이션 이용에 있어 학교 재학 중인 학생이 아니어서 온라인 회원가입이 불가능했던 경험을 나누었다. 회원가입 시 필수 항목으로 소속 학교를 입력해야 하는데 대안학교나 검정고시 학력 인정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항목이 없어 사회에서 배제당한 느낌을 받았다. 일반 고등학생보다 학습활동이나 대학입시 정보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데 인터넷을 통한 정보 획득과 학습 참여에도 제약이 있는 것이다. [그림 7]은 인터넷 검색창에 관련 키워드를 넣고 해결 방법을 찾아보던 컴퓨터 스크린을 캡처한 사진이다.
3. 자유롭고 독립적인 생활로 달라진 일상
가. 외모와 옷차림으로 자기를 표현
포토보이스 참여자들의 학교중단 후 달라진 일상 중 하나는 교복이 아닌 사복을 입고 인터넷 쇼핑을 통해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을 스스로 고르며 자신을 표현하는 데 관심을 가지게 된 점이다. 일반 청소년보다 일찍 복장의 자유를 갖게 된 참여자들은 학생인 듯 아닌 듯한 성숙한 옷차림을 선호하였다. [그림 8]은 참여자가 야자수 무늬의 다소 화려한 옷을 즐겨 입으며 자신의 개성을 과감하게 표현한다는 설명과 함께 제시한 사진이다. 참여자들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여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리는데 외모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였으며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헤어스타일과 옷차림을 통해 표현하는 데 집중하였다.
나. 외식과 혼밥이 일상인 식사
학교 밖 청소년이 된 후 참여자들은 학교 급식 대신 점심 식사를 각자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대체로 맞벌이 가정이어서 직접 식사를 해결해야 한다.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센터에서 급식을 먹거나 주변 식당에서 1만 원 이내의 식사비 또는 도시락 지원을 받는다. 학교 급식은 영양사에 의해 균형 있는 식단으로 메뉴가 구성되나 센터 지원의 자율급식은 개인의 선호도에 따라 식당 메뉴를 선택하기 때문에 참여자들은 한식보다 면이나 마라탕 같은 자극적인 음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율급식은 개인이 좋아하는 음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성장기 청소년들의 건강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 못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매일 센터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어서 식사를 거르는 일이 많았고 배달 음식이나 외식이 늘어났으며 혼자 하는 식사가 일상이 되었다.
다. 소속감과 안정감을 주는 집
포토보이스 참여자들은 학교중단 전과 동일하게 가정에서 생활하는 경우와 대안학교 기숙사를 이용하는 참여자로 구분되었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참여자들은 집과 가족을 떠나 새로운 공동체와 생활하는 큰 변화를 겪어야 했다. 기숙사를 이용하는 두 명의 참여자는 기숙사를 ‘우리집’ 또는 ‘나만의 보금자리’라며 애정을 표현하였는데 공동체를 통해 소속감과 안정감을 획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가정에서 생활하는 참여자는 사회 속에 소속된 유일한 곳이 가정이고 집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자신의 정체성을 가정 안과 밖의 차원에서 구분하였고 가정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4. 지·덕·체· 영성의 조화로운 자기 계발
가. 피해 갈 수 없는 학업의 의무 다하기
포토보이스 참여자들은 검정고시 시험을 통해 고졸 자격증을 취득하였으나 고득점을 위해 반복적으로 시험에 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와 성적 위주의 학교생활이 힘들어 학교를 중단하였으나 학업 중단이 아니었으며 공부는 학생이라면, 아들이라면, 마땅히 해야 하는 의무라고 생각하였다. 참여자들은 모두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나 대안학교에서 학습지원을 받고 있으며 검정고시 고득점과 수능시험, 그리고 개인의 관심도에 따라 영어와 중국어 어학 능력 시험 준비도 병행하였다. [그림 12]를 제시한 참여자는 자신의 직업은 학생으로 지금은 공부할 때라고 인식하였다. 학교를 중단했는데 여전히 학생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참여자 모두는 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아니지만 학교 밖 세상의 모든 것을 통해서 배우는 ‘결이 다른 학생’의 정체성을 갖고 있었다.
나. 독서와 글쓰기로 마음 청소하기
포토보이스 참여자들은 자기계발에 독서는 빠지지 않는 항목이며 독서를 더 많이 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한 글쓰기를 통해 마음을 정리하고 불필요한 감정을 씻어내는 마음 청소에 시간을 할애하였다. 자신의 하루일과, 생각, 감정 등을 계획표, 일기, 그림 등으로 정리하며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블로그에 비공개 글을 올리면 자신만의 일기장이 되므로 블로그 글쓰기를 하며 계획적이고 성찰하는 일상을 보내며 조금 더 자신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였다. [그림 13]은 참여자의 블로그를 캡처한 사진이다.
다. 운동으로 몸과 마음 관리하기
포토보이스 참여자 중 3명의 남성 참여자는 모두 팔굽혀펴기, 턱걸이, 아령 등의 근력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였다. 몸을 만들기 위해 또는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운동을 시작하였는데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도움되었다. [그림 14]는 피트니스 운동에 사용하는 바벨을 찍은 사진으로 건강한 몸을 만들고 맑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데 도움이 되어 운동은 마치 비 온 뒤 맑은 하늘에서 볼 수 있는 무지개와 같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사진이다.
라. 영적 성장을 위한 신앙생활에 집중하기
포토보이스 참여자는 성경을 읽고 기도하는 시간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며 [그림 15]를 제시하였다. 기독교적 가치를 담은 교육을 원하는 부모님의 뜻에 동의하였기에 대안학교에서 생활하는 동안 신앙생활에 집중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또 다른 참여자는 다른 사람들의 신앙생활에 도움을 주기 위해 기독교 음악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도 하였다. 참여자 G는 대안학교에 다니지는 않지만, 매일 성경을 읽고 교회에서 음향담당, 주일학교 교사 등의 봉사활동을 하며 절대적 존재인 신을 힘의 원동력으로 삼고 의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 취미생활을 통한 자기 이해하기
포토보이스 참여자들은 일반 학생들처럼 학업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 해보고 싶었던 취미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플로리스트 직업체험, 통기타, 드럼, 피아노, 바이올린 등 악기를 배우고 밴드부 동아리에 소속되어 공연이나 연주회를 하며 취미를 찾고 이어나갔다. 이외에도 사진찍기, 음악듣기, 그림그리기, 좋아하는 캐릭터나 향수 수집하기 등 자신이 좋아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을 일상에서 소소하게 추구하였다. [그림 16] 은 참여자 B가 악기를 연습하고 연주하는 홀을 찍은 것으로 음악의 세계를 더 깊이 있게 알아가는 의미 있는 장소라고 소개하였다. 참여자들은 취미생활을 통해 자기 적성, 취향 등 자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
5. 새로운 도전과 만남을 통한 성장
가. 새로운 경험을 통한 인격적 성숙과 성장
포토보이스 참여자들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경험할 수 없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여 배움과 성장을 지속하였다. [그림 17]은 참여자가 일하는 근무 장소를 찍은 사진이다. 카페 업무를 익히는 것 이외에도 상사와의 의사소통 방법, 손님 응대 방법 등을 배우고 자신의 성품이 유연해진 것을 느꼈다. 수어를 배워 농인들과 의사소통하거나 꿈드림센터의 초등학생들을 돕는 파워지기 봉사활동을 하며 보람을 느끼고, 청소년정책 토론대회에서 청소년단 대표로 대상을 수상하여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편견 속에서도 일반 학교의 학생들과의 경쟁에서 이겼다는 성취감과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뮤지컬 연출, 교회 음향 담당 등 일반 고등학생으로서는 경험하기 힘든 새로운 일에 도전하여 일에 대한 보람과 성취감, 책임감 등을 느끼며 인격적 성숙과 성장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 확장되고 돈독해진 사회적 관계
[그림 18]은 일반 청소년들이 주로 동년배들과 어울리는 것에 비해 학교 밖의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로부터 격려와 지지를 받으며 사회적 관계를 확장하고 있음을 설명하는 사진이다. 학교생활을 하지 않으면 사회성 향상이 어렵다는 우려에 포토보이스 참여자들은 확장된 사회적 관계를 보여주었다. 이전에는 학교와 학원을 중심으로 한 또래 위주로 맺어왔던 사회적 관계가 학교밖청소년 관련기관, 대안학교, 신앙공동체, 취미활동 영역으로 확장되었고 그 과정에서 친구, 선후배, 멘토, 선생님 등과의 다양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 이렇게 형성된 사회적 관계는 인생멘토나 롤모델이 되어 포토보이스 참여자들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6. 불확실한 미래, 그러나 꿈을 향해 나아가는 나
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기대
포토보이스 참여자 중 아직 자신의 진로를 정하지 못한 청소년들은 미래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을 어려워하였다. 가장 가까운 미래는 검정고시에 합격, 대학생이 된 모습, 군대에 입대한 모습 등을 상상하지만 먼 미래는 불투명하기만 하였다. 아직은 꿈이 없어 자연이 흘러가듯 흘러가는 대로 살고 있을 것이라는 참여자, 대학생이 되면 꿈이 생길 수 있다고 믿는 참여자, 안 가본 길에 대한 두려움과 같이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야기했다. [그림 19] 는 아직 불확실한 진로, 끝을 알 수 없는 미래를 표현한 사진이다. 또 다른 참여자는 백지를 제출하였는데 아직은 하얀 백지에 어떻게 채워나가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는 상태지만, 흰 도화지에는 어떤 것도 그릴 수 있으므로 자신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나. 꿈에 다가가고 있는 나의 모습
반면, 자신의 꿈이 확고한 포토보이스 참여자들은 미래의 내 모습을 떠올렸을 때 현재 자신이 하는 것을 계속하고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컴퓨터 공학도가 되고 싶은 참여자는 지금 배우고 있는 코딩을 계속할 것이고, 세계일주가 꿈인 참여자는 이를 위해 열심히 영어를 공부하고 있으며, 더 큰 무대에서 연주하고 싶은 꿈을 위해 악기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림 20]은 시나리오 작가와 영화감독이 꿈인 참여자 A의 기록물이다. 참여자는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기록하며 작가와 감독이 되기 위한 자양분을 쌓고 있었다. 이처럼 포토보이스의 참여자들은 스스로의 꿈을 향해 전진해 나가는 과정에 있었다.
IV. 결론 및 논의
본 연구는 학교 밖 청소년의 일상생활을 탐색하고자 포토보이스 연구 방법을 적용하였다. 연구 결과, 학교 밖 청소년은 ‘학업과 건강 문제로 학교 밖을 선택’하였으나 ‘학교 밖 생활은 생각보다 녹록지 않았으며’, 남들보다 일찍 시작된 ‘자유롭고 독립적인 생활로 달라진 일상’을 보내며, ‘지·덕·체·영성의 조화로운 자기계발’을 위해 스스로 노력하고, ‘새로운 도전과 만남을 통해 성장’하며, 아직은 ‘불안한 미래이지만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일상’을 보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결론 및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포토보이스 참여자들의 학교중단 이유는 기존 교육제도 및 교육환경에 대한 불신과 불만족, 학업 스트레스,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건강의 문제나 질병, 또는 대학입시를 위한 전략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여 학교 밖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학교중단 시기에 따라 학교중단 이후의 선택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본 연구 결과는 중학교 학교 시기에 학교를 중단한 참여자들은 기존 학교 교육 환경에 대한 불만족으로 대안학교나 홈스쿨을 선택하고, 고등학교 시기의 중단은 누적된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심리·정서적인 문제로 학교 밖을 선택한다는 김희진 외(2023a)의 연구 결과와 일치하였다. 학교중단은 일시적인 문제로 인한 결정이 아니라 그동안 누적된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선택하게 되므로(김현주, 박재연, 2019), 학교중단의 이유와 원인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학교중단 시기와 연령에 따라 적절한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른 시기에 학교를 중단한 경우는 대체로 부모의 권유와 대안이 마련되어 있었으나 부모가 지원할 수 없는 경우, 상당한 연수를 학교 밖에서 성장해야 하므로 단편적인 지원이 아니라 연속성을 가진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둘째, 포토보이스 참여자들의 초기 학교 밖 생활은 녹록하지 않았다. 자유시간은 많았지만 스스로 계획적인 일상을 보내지 못하였고 학교중단 직후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서비스 정보가 부족하였다. 이 시기에 참여자들은 고립감, 소외감, 자신의 선택에 대한 자책 등으로 심리·정서적으로 불안한 시간을 보냈으며 규칙적인 생활을 이어가지 못하였는데 이러한 결과는 학교중단 직후 거리에서 배회하거나 집에서 하는 일 없이 시간을 보내는 등 시간을 낭비하는 양상은 김영희 외(2013)의 연구와 일치한다. 이것은 학교 밖으로 나오는 동시에 학교 밖 지원체계와 신속하게 연계하여 학교중단 이후의 생활을 위한 서비스 안내 및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학교 중단 의사를 밝힌 학생 및 학부모는 Wee센터 또는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에서 전문상담을 받으며 일정기간 숙려 기간을 갖게된다(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 2024). 학업중단 숙려제 기간은 학교중단을 신중하게 고민하고 다시 학교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지만 동시에 학교중단 이후의 생활에 관한 정보도 제공해야 한다. 학교중단 의사가 확실한 학생과 학부모에게 학교밖지원센터나 대안학교 또는 기타 서비스에 관하여 설명하고 홍보용 소책자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정보제공이 필요하다.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게 인터넷 배너나 SNS(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카카오톡 메신저 등을 활용한 온라인 홍보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청소년의 학교중단 결정을 부모가 받아들이지 못하여 갈등 관계가 지속되는 경우 청소년이 가족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심리적, 정서적, 경제적 지지체계가 취약해질 수 있다. 학교중단 결정에 가족 갈등 여부를 확인하고 가족이 청소년의 일차적 지지체계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가족치료적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인식은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되었지만, 포토보이스 참여자들은 여전히 타인들로부터 색안경을 쓰고 보는 선입견이나 편견을 경험하였다.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심리적 위축과 자존감을 낮추고 진로준비에 제한을 가져올 수 있으며 성인기 적응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박동진, 이지연, 2020; 최지은 외, 2020). 따라서 학교 밖 청소년의 다양성으로 일부 취약계층의 부적응적 양상으로 해석하기보다 공교육의 분열과 사교육 시장의 팽창이라는 맥락에서 학교 밖의 비제도권 교육에 대한 선택이며(박종석, 2018), 자신의 진로에 대해 긍정적 태도를 갖고 적극적으로 진로를 준비하는 자로 보는 시각(황선미, 신현숙, 2007)이 대두된다. 이러한 관점은 학교 밖 청소년을 부정적 선입견과 낙인으로 일반화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해야 함을 시사한다.
셋째, 포토보이스 참여자들은 또래보다 일찍 자유롭고 독립적인 생활을 하게 되지만, 공교육 제도 안에 일반 학생들이 누리는 급식, 교복, 교과서 지원 등의 교육과 복지 혜택의 상당 부분을 포기하게 된다. 학교밖지원센터 이용을 위해서는 교재비, 교통비, 의류비, 식비 등의 경제적 부담이 따르게 되어 등교 때 보다 지출이 늘어 항상 용돈이 부족한 점, 매일의 식사 해결에 어려운 점 등이 드러났다. 이에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는 교통카드 충전방식으로 지원하는 꿈키움 수당과 급식지원을 시작하였는데 센터를 이용해야만 지원받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박하나와 김명희(2024)는 학교 밖 청소년 역시 학생 청소년과 같은 청소년으로 학습의 권리와 교육 참여에 있어서 시혜적 관점이 아닌 당연히 받아야 할 권리를 요구하였으며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을 제시하였다. 학교 밖 청소년의 학습지원, 급식지원, 경제적 지원, 진로 지도 등이 무엇을 해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의 권리 차원에서 제공되어야 할 필요성과 교육 복지의 적정선이 일반 학생과 비교하여 동등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논의가 필요하다.
넷째, 포토보이스의 참여자들은 학업, 운동, 신앙생활, 취미활동을 하며 지덕체 및 영성의 조화로운 성장을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들은 학교 교육은 거부하지만, 대학 진학은 필요하다고 인식하였으며 검정고시와 대학입시 준비에 적극적이었다. 이들은 학교를 중단했지만, 학업의 중단은 아니며, 학교 밖 세상을 통해 배우는 ‘결이 다른 학생’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학교중단 이후에도 학업을 지속해 가는 학생들의 비율이 가장 높고 실제 대학 진학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윤철경 외, 2016), 그만큼 학습지원과 입시 준비를 위한 서비스 욕구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포토보이스 참여자들은 검정고시 출신자들이 대학입시에 불리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며 학습 참여기회나 부족한 입시정보에 대해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여성가족부는 2020년부터 기회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청소년생활기록부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꿈드림센터)에서 활동한 내용을 대학 수시(학생부종합전형)에 학교생활기록부를 대체하여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2020). 그러나 이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의 수가 많지 않고 학교밖지원센터의 사회복지사가 입시전문가가 아니어서 정보가 부족한 실정이다. 실효성 있는 사업이 되기 위해서는 입시에 성공한 사례가 축적되는 것이 필요하지만 학교밖지원센터에 입시 업무를 담당할 전문가 파견 또는 인력 배정이 필요하다.
또한, 학습뿐 아니라 운동, 일, 신앙생활, 취미생활, 진로탐색, 청소년 활동 참여 등 부모님의 지원과 학교 밖 청소년 지원체계의 도움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며 조화로운 성장을 이루어 가고 있었다. 학교 밖을 통해 새롭게 형성한 사회적 관계 속에서 롤모델을 찾거나 사회적 활동을 통해 소속감을 느끼며 미래를 위한 자기계발과 학업에 집중하였으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인격적 성숙과 성장을 이루어가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학교 밖 청소년은 사회적 편견과 낙인으로 좌절하지만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나 다양한 전문가와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도약과 성장을 지속하게 된다는 명소연과 조진옥(2016)의 연구와 일치하였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보여준 도전과 성장은 학교 밖을 선택한 개인의 독특성을 인정하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존재라고 보는 사회적 인식의 전환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따라서 학업적 목표 달성과 다양한 취미를 통해 자기이해를 높이고 조화로운 성장을 달성할 수 있도록 서비스의 질과 다양성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다섯째, 학교 밖 청소년을 지원하는 기관에서 만난 사회복지사, 상담사, 대학생 멘토, 또래 학교 밖 청소년들 또는 신앙공동체 등과 형성된 사회적 관계는 포토보이스 참여자들의 심리·정서적 지지자가 되어 주었음을 확인하였다. 학교 밖 청소년이 학업, 진로준비, 사회적 편견과 낙인 등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가족이나 친구와 같은 사회적 지지체계가 매우 중요한데, 특히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지원체계의 역할이 컸으며(김희진 외, 2023b), 센터 이용 경험을 통한 성장과 발전을 보고하였다(명소연, 조진옥, 2016; 박하나, 김명희, 2024; 이지은, 조혜영, 2022). 지역사회 내 학교밖청소년 지원기관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가정 밖의 유일한 세상이며 청소년 시기에 필요한 성장을 이루어 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학교 밖 청소년의 규모 대비 지원센터의 수는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학교밖지원센터의 인력 및 예산 부족으로 종사자는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소진상태에 있어 종사자의 처우개선도 필요하다(심혜선 외, 2023). 앞서 언급하였듯이 학교밖지원센터의 종사자는 청소년생활기록부 작성과 청소년의 대학입시에까지 관여하게 되어 업무의 범위가 상당히 확대되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학교밖지원센터의 추가 설립 및 예산과 인력 확보, 종사자 처우개선 등을 통해 학교 밖 청소년의 센터 접근성을 높이고 안정적인 사회적 지지체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인프라 확충을 위한 지원이 시급하다.
마지막으로 대안교육기관을 이용하는 청소년을 학교 밖 청소년의 범주에 포함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있다. 대안학교는 인가와 미인가 대안학교가 있는데 미인가의 경우 검정고시 제도를 활용하여 학력 인정을 받아야 하므로 학교 밖 청소년에 해당한다. 그러나 국공립 대안학교와 설립인가를 받은 대안학교 중에도 중도입국청소년, 탈북청소년, 학교 부적응청소년, 소년원학교 등 사회적으로 소외된 청소년들이 이용하는 대안학교와 부모의 교육 가치나 개인의 소질과 적성 개발을 위주로 선택하는 대안학교의 성격이 달라 다양한 특성의 대안학교를 일괄적으 로 평가하고 해석하는데는 무리가 있다.
학력 위주의 교육, 과도한 사교육 시장 등을 거부하여 학교 밖을 선택하지만 아이러니하게 학교 밖의 사적인 영역 역시 부모의 사회경제적 여건과 정보력에 따라 지원도 달라지므로 그만큼의 자원을 갖지 못한 경우 여전히 위험과 제약이 따를 수 있다(박종석, 2018). 본 연구에서도 부모의 교육관에 의해 홈스쿨이나 대안학교를 선택하는 등 부모의 교육열과 정보력, 경제적 능력 등이 학교 밖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하였다. 검정고시 제도가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사회적 소외자들에게 교육과 진학 기회를 주기 위한 애초의 목적이 아닌 대학입시를 위한 전략으로 사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관심도에 따른 교육의 양극화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학교 밖 청소년 대상 사회적 지원 및 안전망 강화와 함께 근본적인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본 연구는 학교 밖 청소년들의 일상을 당사자의 시각과 목소리를 통해 청소년기의 발달과업인 학업과 진로를 위해 도전하고 성장하는 긍정적인 측면을 드러낸 점에서 의의가 있다. 기존 연구에서 학교 밖 청소년들이 겪는 낙인과 진로 문제를 강조한 것과 달리 학교밖청소년 지원체계의 다양한 서비스를 적절히 이용하면 충분히 미래를 계획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찾아보았다. 또한 일상생활의 변화를 통해 이전보다 수준 높고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있음을 밝히고 일반 학생들과 다른 복지 수준의 차이점을 드러내어 청소년의 권리 차원에서 학습 및 진로 지원의 필요성을 제안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체계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하였다는 한계가 있다. 앞으로는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 이용자와 대안학교 이용자의 차이, 다양한 대안학교의 특성에 따른 연구, 청소년 지원체계의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학교 밖 청소년과 다양한 학교중단 시기와 이유에 따른 학교 밖 청소년의 양상 등에 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본 연구는 기존의 질적연구와 차별화된 결과물을 발표하는데 청소년들이 참여하지 못하였다는 한계를 지닌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사회변화를 위해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결과물의 전시, 발표에 청소년들의 역할을 부여하여 이후 어떠한 변화를 이끌어냈는지에 대한 결과를 포함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겠다.
References
. (2022. 12. 26.). 학교 밖 청소년, 정부가 힘 모아 맞춤형 지원 강화한다. [보도자료] https://www.mogef.go.kr/nw/rpd/nw_rpd_s001d.do?mid=news405&bbtSn=708993 .
. (2020). 주요사업. https://www.kyci.or.kr/news/2020_06/tips01.asp .
. (2024). 참여하기. https://www.kdream.or.kr:446/user/index.asp .
, & (1988). Empowerment education: Freire’s ideas adapted to health education. Health Education Quarterly, 15(4), 379-394. [PubMed]
(1999). Photovoice: A participatory action research strategy applied to women's health. Journal of Women's Health, 8(2), 185-192. [PubM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