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이 진로 미성숙에 미치는 영향: 가구 경제수준에 따른 불안의 조절된 매개효과를 중심으로
The Influence of 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on Career Immaturity among Adolescents: Focusing on the Moderated Mediating Effect of Anxiety by Household Economic Status
Lee, RaeHyuck1; Lee, Jae-Kyoung2*
보건사회연구, Vol.45, No.2, pp.101-121, June 2025
https://doi.org/10.15709/hswr.2025.45.2.101
알기 쉬운 요약
- 이 연구는 왜 했을까?
- 청소년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문제가 점점 더 증가하고 있어 이들의 건강한 성장에 대한 사회적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청소년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은 진로 성숙을 저해하여 성인기로의 순조로운 이행을 어렵게 할 가능성이 있는데, 저소득 가정 청소년의 경우 더 그러하다. 이에 본 연구는 청소년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이 진로 미성숙에 미치는 영향과 그 메커니즘을 규명해 보았다.
- 새롭게 밝혀진 내용은?
- 전국에서 선별된 재학 청소년 5,937명을 분석한 결과, 청소년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의 수준이 높을수록 진로 미성숙의 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청소년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의 수준이 높아지면 불안의 수준이 높아지고, 이어서 진로 미성숙의 수준이 높아졌다. 더해서 청소년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이 불안을 통해 진로 미성숙에 이르는 매개효과가 가구 경제수준이 낮은 경우에 더 크게 나타남을 밝혀냈다.
-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 학교와 청소년복지기관을 중심으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보이는 청소년을 선별하고 지원하는 ‘선별-의뢰-개입(서비스 제공)-사후관리’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서안정 프로그램을 통해 불안을 감소시키고 자기조절 능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고려한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직업 목표 설정과 계획 수립을 돕는 것이 필요하다. 더해서 이와 같은 지원에 있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가정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verify the influence of 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ADH) on career immaturity among adolescents, the mediating effect of anxiety, and the moderated mediating effect of anxiety by household economic status. This study conducted regression analyses using raw data from the Korean Teenagers’ Mental Health Study and the PROCESS Macro method. First, the results showed that adolescents’ ADH positively and significantly influenced career immaturity. Second, anxiety had a partial mediating effect, such that the level of ADH increased anxiety, which, in turn, increased career immaturity. Third, the mediating effect of anxiety was moderated by household economic status: the mediating effect of ADH on career immaturity through anxiety was more pronounced for those of low household economic status than for those of medium and high household economic status. Based on the analyzed results of this study, we discuss strategies for promoting career maturity among adolescents through dealing with their ADH.
초록
본 연구는 청소년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이 진로 미성숙에 미치는 영향, 불안의 매개효과, 가구 경제수준에 따른 조절된 매개효과의 검증을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이와 같은 연구 목적을 위해 본 연구는 10대 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의 원자료와 PROCESS Macro 방법을 활용하여 일련의 회귀분석을 수행하였다. 분석 결과, 첫째, 청소년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은 진로 미성숙에 정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 둘째, 청소년의 불안은 부분 매개효과를 보여주었다. 즉,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이 불안을 증가시켰고, 이어서 진로 미성숙 수준을 증가시켰다. 셋째, 불안의 매개효과는 가구 경제수준에 따라 조절되었다. 구체적으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이 불안을 통해 진로 미성숙에 미치는 매개효과가 가구 경제수준이 ‘중’과 ‘상’인 경우에 비해 ‘하’인 경우에 더 두드러졌다. 본 연구에서 밝혀낸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청소년의 진로 성숙을 촉진하기 위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에 개입하기 위한 방안들을 논의하였다.
Ⅰ. 서론
청소년의 ADHD(Attention-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ADHD는 아동에게 흔하게 진단이 내려지는 정신장애 중 하나이다(김용익, 이동훈, 박원모, 2010).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최근 5년간 ADHD 진료인원 현황’에 따르면, 국내에서 ADHD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2023년 20만 1,251명으로 2019년 대비 2.79배(177.8%) 증가하였고, 연령별로는 10대가 35.6%(7만 1,680명), 20대 24.6%, 10대 미만 19.8%, 30대 14.5%, 40대 4.3% 순으로 10대 청소년의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우정헌, 2024. 10. 11.). ADHD는 주의력결핍, 충동성, 과잉행동의 증상을 특징으로 하며 아동기뿐 아니라 청소년기에도 영향을 미치는 장기적 문제로 알려져 있고(Barkley, 1997), 최근 국내에서는 대학생부터 성인까지 그 증상이 계속 유지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기도 하다(김은영, 김은주, 2021; 안재순, 2023). ADHD는 주로 아동기에 나타나는 소아질환으로 여겨졌으나 청소년기로 확산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ADHD를 가진 청소년은 다양한 어려움을 경험한다. 1차적 문제로 핵심증상인 주의력결핍, 충동성, 과잉행동을 경험하는 것 외에도 사회적 기능저하, 학업 부진, 진로 미성숙과 같은 2차적 문제를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반항장애 및 품행장애뿐 아니라 불안과 우울, 성격장애, 대인관계 문제를 경험할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김홍석 외, 2013; Fischer et al., 2002). 해마다 증가하는 진료인원 현황은 ADHD를 겪는 청소년에 대한 국가의 개입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ADHD는 신경발달장애로 병리적 상태에 대한 진단 기준에 따라 의료진이 판단하게 되어 있으나, 이러한 병리적 상태를 의미하지 않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의 성향을 가진 경우에도 청소년의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이재경, 이래혁, 2024a; 한지연, 이주영, 2019).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은 ADHD 진단을 받지 않은 청소년들에게서도 관찰되며, 진단 기준에 미달되거나 환경적 요인에 따라 일시적 또는 경미하게 나타나는 경우를 의미한다(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13; Barkley, 1997). 즉,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가진 청소년은 ADHD 진단 기준에는 미치지 않지만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과 환경요인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이재경, 이래혁, 2024b; Chronis-Tuscano et al., 2010). 관련 연구를 살펴보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가진 청소년은 학교 및 사회적 부적응, 일생생활 스트레스, 우울과 같은 부정적 발달 양상으로 보이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이재경, 이래혁, 2024b; 한지연, 이주연, 2019).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지니면 계획적 사고와 목표 설정, 자기 조절 등 실행기능에서 결함을 보이며, 진로 탐색과 성숙 과정에서 부정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는 보고가 있다(Barkley, 2006).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지닌 청소년은 지속적인 실패를 경험하고 낮은 자아효능감을 형성하게 되어 목표 설정과 의사결정을 어려움을 통해 진로 미성숙을 보일 수 있다(이재경, 이래혁, 2024a; Barkley, 1997). 청소년기는 다양한 발달과업을 수행하며 진로에 대한 준비를 하는 시기이다. 청소년의 진로발달은 진로에 대한 필요를 인식하고, 진로 결정을 위한 준비와 계획을 수립하는 진로성숙을 의미한다(Savickas, 2005). 진로성숙은 진로 탐색과 계획 등에 필요한 정의적 태도, 인지능력, 자기결정의 실행 정도를 의미하며(정익중 외, 2011), 청소년의 진로 의식 및 태도 발달을 이루는 주요 요소이다. 진로성숙은 진로를 결정하는 행위를 위한 과업을 넘어 자신의 능력과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진로를 탐색하고 목표를 설정하며 이를 달성하고자 하는 태도와 행동의 발달을 의미한다(Savickas, 2005). 하지만,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경향을 가진 청소년은 주의집중의 어려움, 과잉행동, 충동성으로 계획적 사고와 자기조절의 한계를 가진다(Barkley, 1997). 또한, 진로 목표를 설정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장기적 목표보다 즉각적 만족을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Mindham & Espie, 2003). 따라서 진로에 대한 부정적 태도와 낮은 성취감을 보여줄 수 있다(Daley & Birchwood, 2010). 즉,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지닌 청소년은 자기 조절과 장기적인 계획 수립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진로 탐색 및 준비 과정에서 필요한 실행 기능과 정서적 안정성이 결여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과 진로 미성숙 간의 관계를 탐색하는 것은 청소년의 진로 발달에 있어 이론적·실천적 중요성을 지닌다.
본 연구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과 진로 미성숙 간의 관계에서 고려해야 할 요인으로 불안을 주목하고자 한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과 진로 미성숙 사이의 관계에서 불안의 매개 역할을 직접적으로 검증한 연구는 없지만, 선행연구들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이 실패경험과 사회적 관계에서의 부정적 피드백 등 개인의 취약성을 노출하게 함으로 심리적 문제로서 불안을 야기하며, 부정적 결과로 진로성숙의 어려움을 증가시킨다고 설명한다(Hoza, 2007; Monroe & Simons, 1991; O’Rourke et al., 2017). 불안은 걱정이 되어 마음이 편하지 않은 심리적 상태로 위협적이거나 스트레스가 높은 상황에서 경험하는 주관적 불편감 및 긴장상태를 의미하고, 목표 지향적 행동과 의사결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Lazarus & Folkman, 1984). 이에 불안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과 진로성숙의 관계에서 중요한 매개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은 학업 실패, 또래 관계 갈등, 장기 목표 달성의 어려움 등 불안을 유발하고(김홍석 외, 2013), 청소년의 진로 관련 태도와 행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Seymour & Miller, 2012).
한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이 진로성숙에 미치는 영향은 개인적 특성뿐 아니라 환경적 요인에 의해 강화되거나 완화될 수 있다. 생태체계이론(Ecological System Theory)에 따르면 외부 환경요인은 인간의 개인 특성에 영향을 미친다(Bronfenbrenner, 1979).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가진 청소년이 가구 경제수준에 따라 경험하는 진로성숙의 차이가 어떠한 양상을 갖는지에 대한 연구는 부재하지만, 관련된 선행연구에 따르면 환경적 요인으로서 가구 경제수준은 청소년의 진로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된다(Schoon & Parsons, 2002). 즉,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가진 청소년은 가구 경제수준에 영향을 받아 진로 탐색 과정에서 자원의 부족과 정서적 어려움에 더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청소년기 진로성숙에 있어 가구소득과 같은 경제수준이 진로 상담 및 진로 지도의 경험과 관련이 있어 가구 소득은 청소년의 진로결정에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되고 있다(원지영, 2019). 즉,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가진 청소년의 경제적 어려움과 같은 환경적 요인은 이들의 부정적 경험을 가중시켜 진로성숙을 저해할 수 있다. 또한, 가구 경제수준은 불안의 수준과 지속성을 조절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 가구의 경제적 어려움은 청소년의 불안 수준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장혜림, 이래혁, 2022, Evans & Kim, 2007). 이는 가구의 경제적 자원이 부족한 경우, 청소년은 심리적 지원 및 교육 자원에 대한 접근이 제한될 수 있으며,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으로 인한 불안을 완충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가구 경제수준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으로 인해 유발되는 불안의 강도와 지속성을 조절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며, 진로성숙에 미치는 간접적 영향을 조절하는 주요한 환경적 변인의 역할을 하는 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청소년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에 주목하여, 해당 성향이 진로 미성숙에 미치는 영향과 이러한 영향의 관계에서 불안의 매개효과 및 가구 경제수준에 따른 차이를 분석하고자 한다. ADHD는 전통적으로 아동을 중심으로 연구가 이루어져 왔으나, 최근 연구들은 ADHD가 청소년기 이후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김홍석 외, 2013; Barkley, 1997). 또한, ADHD 진단을 받은 청소년들은 정서적, 학업적, 사회적 어려움을 경험한다. 이에 본 연구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의 진단 여부가 아니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보이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이 실행기능 결함을 통해 진로성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한다(이재경, 이래혁, 2024a; Barkley, 2006). 이를 위해 본 연구의 연구대상은 10대 청소년 전체 연령으로 설정하고자 한다. 이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가진 청소년의 진로발달을 지원하기 위한 포괄적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하고자 함이다. 더해서 학령기 전반의 발달적 특성을 규명함으로써 이를 기반으로 한 연령대별 맞춤형 개입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제시한다.
첫째, 청소년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은 진로 미성숙에 영향을 미치는가?
둘째, 청소년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과 진로 미성숙의 관계에서 불안이 매개효과를 가지는가?
셋째, 청소년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이 불안을 매개로 진로 미성숙에 미치는 매개효과에서 가구 경제수준이 조절효과를 가지는가? 즉, 가구 경제수준에 따른 불안의 조절된 매개효과가 나타나는가?
Ⅱ. 이론적 배경 및 선행연구 고찰
1.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과 진로 미성숙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는 연속적 스펙트럼상에 위치한다고 볼 수 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이 증가하면 ADHD로 진단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은 ADHD의 핵심 증상인 주의력 부족, 과잉행동, 충동성과 유사한 행동특성을 가지지만 그 강도와 빈도가 ADHD 진단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은 심화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으며, 유전적 소인 및 생활 요인 등 개인적 요인과 부적절한 양육환경 등 환경요인에 의해 ADHD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Willcutt et al., 2005). ADHD 진단은 DSM-5 또는 ICD-11 등 질병분류체계에 따라 증상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병리적 상태인가의 여부에 따라 내려진다. 정리하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은 ADHD 진단이 아닌 초기 경향 또는 경미한 수준을 의미하나 지속적이고 심각하게 나타나는 경우 ADHD로 진단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Barkley, 2012). 국외 연구에서 조사된 아동의 ADHD 유병률은 3~10% 정도(Polyzoi et al., 2018)이지만 한국의 10대 청소년 ADHD 환자는 35.6%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우정헌, 2024. 10. 11.). 이러한 결과는 국내에서 ADHD 진단을 받지 않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가진 청소년의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날 수 있음을 의미하므로 이들을 대상으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의 영향을 분석하고 개입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의 특성은 청소년에게 사회적 배척의 경험을 유발함으로써 심리적 위축을 겪을 가능성을 높이고(Johnston & Mash, 2001), 일상생활과 학업에서의 반복적 실패경험으로 무력감 및 자존감의 저하에 의해 학업성취를 떨어뜨리고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Kessler et al., 2010).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실행기능결함이론(Executive Function Deficit Theory)이 있는데, 이 이론은 실행기능의 결함으로 인해 문제행동이 생겨난다는 설명을 제시한다(Barkley, 1997). 이 이론은 모든 실행기능의 적절한 발달과 기능, 반응 억제와 본질적인 관계를 제시하며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이 실행기능의 결함을 유발한다고 본다. 이에 송찬원 (2010)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이 주의 통제 영역, 정보처리과정 영역, 인지적 융통성 영역, 목표설정 영역에서 결함을 보인다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가진 청소년은 주의 집중, 계획 수립, 자기 조절과 같은 실행기능에서 어려움을 경험하고, 이는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는 데 장애요인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Barkley, 2006). 실행기능은 진로탐색과 의사결정에 있어 필수적인 인지과정으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은 진로에 대한 긍정적 태도와 행동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가진 청소년은 진로와 관련된 목표설정, 계획이행, 의사결정의 문제를 경험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진로 미성숙의 수준이 높아진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진로성숙은 진로에 대한 흥미와 능력을 개발하고, 진로목표를 설정 및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전략을 마련하는 능력을 말한다(Super, 1957). 진로성숙은 청소년기 진로발달의 핵심 요소로 자신의 능력과 환경적 요인을 고려하여 진로 목표를 탐색하고 이를 실현하려는 태도와 행동의 발달을 의미한다(Savickas, 2005).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은 청소년의 이러한 진로발달 과정에서 반복적 실패와 부정적 경험을 초래하며, 진로성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과 진로성숙의 관계를 살펴보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은 청소년들의 진로 정보 탐색, 진로결정, 진로 목표 설정 및 달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의 특성을 중심으로 주의력 결핍은 정보수집과 탐색과정을 제한하여 충분한 정보 확보의 어려움과 관련되며(Frazier et al., 2007), 충동성은 진로 결정을 내릴 때 신중을 고려하지 못하게 되어 장기적으로 진로 만족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되고 있다(Barkley, 2012). 과잉행동 특성 역시 진로 목표에 대한 지속적인 집중과 노력 유지의 장애요인이 된다(Nigg et al., 2005). 또한, 선행연구들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과 진로계획(Daley & Birchwood, 2010), 목표 설정(Humphreys et al., 2013), 진로 성숙 과정(Biederman et al., 2006)의 관계를 통해 이러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이 진로성숙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과 진로성숙의 직접적 관계를 검증한 이재경과 이래혁(2024a)의 연구가 최근 수행되었다. 이 연구는 고등학교 청소년과 고등학교 학령기 학교 밖 청소년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이 진로성숙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였다. 이 연구의 결과가 갖는 함의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의 진로성숙에 대한 영향이 학교 청소년과 학교 밖 청소년 모두에게서 나타남을 확인하였다는 점이다. 하지만, 고등학교 학령기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하였기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의 성향이 진로성숙에 미치는 영향을 일반화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이 청소년의 진로발달 전체 과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고려하여 진로발달이 이루어지는 10대 청소년기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를 통한 개입의 근거와 필요성 제시해 보고자 한다.
2. 불안의 매개효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이 진로 미성숙에 영향을 미칠 때, 이는 개인적 특성과 환경적 요인의 상호작용을 통해 강화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하여 체계적으로 탐구하는 것은 청소년기 진로 발달 연구에 있어 중요한 과제이다. 이와 관련하여 스트레스-취약성 모델(Stress-Diathesis Model)은 특정 장애가 개인의 생물학적, 심리적, 환경적 취약성 요인과 스트레스 요인 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달하거나 약화됨을 설명한다(Lazarus & Folkman, 1984). 이를 기반으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은 정서적 요인인 불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이론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의 청소년들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더 심각한 행동 문제나 정서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즉,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이 개인의 취약성으로 심리적 문제인 불안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부정적 결과로 진로성숙의 어려움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Monroe & Simons, 1991).
선행연구에 따르면, ADHD로 야기되는 실패의 경험과 사회적 관계에서의 부정적인 피드백으로 인하여 불안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Hoza, 2007). 이와 관련하여 ADHD의 주요 증상들로 인한 부정적 경험을 피하기 위해 걱정이나 불안을 유발하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O’Rourke et al., 2017). 국내에서는 ADHD 아동이 일반 아동보다 더 높은 불안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었고(김세연, 2011),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이 불안에 미치는 영향이 확인된 바 있다(한지연, 이주영, 2019). 다만,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과 불안의 관계를 검증한 연구는 제한적인 상황이라 이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한편, 불안은 위협과 위험상황에서 진장과 경계태세를 취함으로써 부정적 결과를 피하는 적응적 반응을 말하지만, 너무 민감하거나 과도한 경우 적응적이지 못한 불안이 된다(권석만, 2013; 한지연, 이주영, 2019). 높은 수준의 불안은 청소년의 사회적 문제나 외현적 증상을 야기하는데, 불안 수준이 높은 청소년은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고 진로 목표 설정과 실행 과정에서의 동기 저하로 이어진다. Savickas(2005)는 진로 성숙 과정에서의 정서적 안정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안은 이러한 안정성을 약화시키는 핵심 요인임을 지적한 바 있다. 불안이 진로성숙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적으로 검증한 연구는 없지만, 정서적 안정성이 진로성숙에 중요한 요인이라는 선행연구의 결과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의 경우 불안이 실행기능 결함이라는 취약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여 진로성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즉, 불안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과 진로 미성숙 간의 관계를 매개하며, 불안의 수준이 높을수록 진로 미성숙의 수준이 높아 질 것으로 가정해볼 수 있다.
3. 가구 경제수준의 조절효과
본 연구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과 진로성숙의 관계에서 불안의 매개효과와 관련하여 가구 경제수준에 따른 차이에 주목하고자 한다. 생태체계이론(Ecological Systems Theory)에 따르면 개인의 발달은 그 개인을 둘러싼 다차원적 환경적 요인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Bronfenbrenner, 1979). 이는 청소년의 발달에서 환경의 중요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하여 가구 경제수준은 청소년이 경험하는 심리적, 사회적 어려움을 완화하거나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고려된다. 원지영(2019)은 가구 소득이 진로 상담 및 지도의 경험과 관련이 있고 이러한 경험은 진로성숙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함으로써 청소년에게 있어 가구 경제수준이 진로성숙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과 같은 개인의 취약한 특성은 환경적 자원과 조건에 따라 부정적 영향이 강화 또는 약화될 수 있는데(Humphreys et al., 2013), Biederman 외(1995)는 ADHD와 저소득 간의 상관관계를 밝히고 있고, 이나핼 외(2018)는 저소득층 ADHD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사회경제적 요인으로 저소득층의 ADHD 유병률이 다른 사회적 계층보다 높다는 근거를 제시한 바 있다. 또한, 김설연 외(2008)는 지역 저소득층 아동의 우울증상과 주의력결핍-과잉행동 증상에서 사회경제적 요소의 관련성에 대해 높은 의료비용과 건강서비스를 필요로 하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 더 취약할 수 있으며, 특히 사회환경적으로 취약한 저소득층 아동은 더 관심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이 연구에서는 사회경제적 상태가 ‘하’로 추정되는 경우 ADHD 유병률이 15.09% 높게 나타나 가구의 사회경제적 수준과 ADHD의 관련성이 확인되었다. 즉, 가구 경제수준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더해 청소년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이 가구 경제수준에 따라 진로성숙에 미치는 영향이 차이가 있음을 검증한 연구는 없지만, 가구 경제수준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과 불안 간 관계를 조절하는 역할을 가정해 볼 수 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가구의 경제적 어려움은 불안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장혜림, 이래혁, 2022; Evans & Kim, 2007),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은 스트레스와 불안을 야기하며(Monroe & Simons, 1991), 가구 경제수준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으로 발생하는 정서적, 학업적 문제와 관련하여 불안으로 이어지는 관계에서 보호요인으로 확인된 바 있다(Chronis-Tuscano et al., 2010). 이와 유사한 연구에서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가지는 청소년이 낮은 경제수준에서 스트레스와 불안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으며(Humphreys et al., 2013), 이는 가구 경제수준이 불안의 수준과 지속성을 조절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즉, 가구 경제수준은 경제적 자원이 부족한 경우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이 불안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고, 이는 진로성숙에 어려움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본 연구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 불안, 진로 미성숙 간의 관계에서 가구 경제수준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에 의한 영향을 어떻게 조절하는지 검증함으로써 청소년에 대한 보다 특화된 정책적·실천적 개입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Ⅲ. 연구 방법
1. 연구 모형
[그림 1]은 본 연구에서 구상한 개념적 연구 모형을 보여준다. 본 연구 모형은 앞서 살펴본 이론적 논의를 토대로 도출한 연구가설을 내포하고 있다. 첫째, 청소년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수준이 높아지면 진로 미성숙의 수준이 높아질 것이다. 둘째, 청소년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수준이 높아지면 불안의 수준이 높아지고, 이어서 진로 미성숙의 수준이 높아질 것이다. 셋째, 청소년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이 불안을 통해 진로 미성숙에 미치는 매개효과는 가구 경제수준이 낮은 경우에 더 크게 나타날 것이다.
2. 분석 자료
본 연구는 [그림 1]의 연구 모형을 분석하기 위해 10대 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통해 구축된 자료를 활용하였다. 10대 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는 전국의 초·중·고 연령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실태와 영향 요인을 파악하여 정책 구상을 위한 근거를 구축하고자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의해 2021년에 수행되었다(최정원 외, 2021). 10대 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에서는 2020년 교육통계연보의 표집틀을 기반으로 전국 17개 시도의 초등학교 4, 5, 6학년, 중학교 1, 2, 3학년, 고등학교 1, 2, 3학년 재학생을 층화집락표집 방법으로 선별하여 2021년 7월과 8월에 걸쳐 온라인 방식의 자기기입식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최정원 외, 2021). 10대 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의 총 표본 6,689명에는 임의표집 방법에 의해 선정된 학교 밖 청소년 752명도 포함되어 있다. 본 연구는 확률 표집 방법에 의해서 선정된 재학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하기 위해 학교 밖 청소년을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또한, 진로와 관련하여 부모의 영향을 동일하게 통제하기 위해 부모가 없는 소수의 사례(66명)를 추가로 제외하였다. 최종적으로 분석에 사용한 표본은 전국적 대표성을 지니는 10대 청소년 5,871명이었다.
3. 분석변수
1) 종속변수: 진로 미성숙
종속변수인 진로 미성숙은 10대 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포함된 7개 문항으로 측정하였다. 해당 문항은 이경상 외(2004)의 연구에서 사용된 척도로 자신이 좋아하고 것을 모르는 정도, 진로에 대하여 잘 모르는 정도, 하나의 진로를 선택하기 어려운 정도 등 7개 문항에 1~4점으로 응답하게 되어 있다. 즉, 본 연구에서 진로 미성숙은 진로 목표를 탐색하고 이를 실현하려는 태도와 행동의 수준이 낮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는 7개 문항의 평균점수를 분석에 활용하였다. 내적 신뢰도는 .813으로 안정적이었다. 진로 미성숙 변수의 점수가 높을수록 미성숙 수준이 높음을 가리킨다
2) 독립변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독립변수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은 10대 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포함된 관련 척도를 활용하여 측정하였다. 실태조사에는 반건호 외(2001)가 번안한 ADHD의 평가 도구(Conners-Wells’ Adolescent Self-Report Scale, CASS) 27문항이 포함되어 있다. CASS는 까다롭고 쉽게 짜증을 내는 정도, 배운 것을 잊어버리는 정도, 어떤 일을 지속하는 것이 어려운 정도 등의 문항에 0~3점으로 보고하게 되어 있다. CASS를 토대로 ADHD를 진단할 수도 있으나 본 연구는 청소년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에 초점을 두고 있으므로 CASS 27개 문항의 총점을 분석에 활용하였다. 내적 신뢰도는 .903이었고, 점수가 높으면 청소년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이 더 강함을 의미한다.
3) 매개변수: 불안
10대 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포함된 척도를 활용하여 매개변수인 불안을 측정하였다. 실태조사에는 Kim et al.(2021)에 의해서 개발된 한국형 정신건강 선별 도구: 불안(Mental Health Screening for Anxiety Disorders, MHS:A)의 11개 문항이 포함되어 있다. MHS:A는 걱정하는 것을 멈출 수 없는 정도, 안절부절 하는 정도, 긴장되는 정도 등의 11개 문항에 0~4점으로 응답하게 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는 평균점수를 활용하였다. 내적 신뢰도는 .921로 안정적이었다. 불안 변수의 점수가 높아지면 불안 수준이 더 높음을 가리킨다.
4) 조절변수: 가구 경제수준
가구 경제수준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측정된다(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2015). 첫 번째 방법은 교육수준, 소득, 직업 등의 정보를 이용하는 객관적 가구 경제수준이다. 두 번째 방법은 직업 명망도, 주관적 인식 등의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주관적 가구 경제수준이다. 본 연구는 심리적 변수와의 연관성에 있어서 가구 경제수준에 대한 객관적 측정보다 주관적 측정이 더 적합하다는 점(Adler et al., 2000)을 기반으로 주관적 가구 경제수준 변수를 활용하였다.
본 연구의 조절변수인 가구 경제수준을 측정하기 위해 10대 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포함된 한 개의 문항을 활용하였다. 실태조사에서는 “귀하의 가정 형편(경제 수준)은 다음 중 어디에 해당된다고 생각합니까?”로 질문하여 응답 청소년은 1~7점으로 응답하였다(최정원 외, 2021). 1점은 ‘매우 못 산다’이며, 4점은 ‘보통 수준’이고, 7점은 ‘매우 잘 산다’이다. 본 연구에서는 가구 경제수준에 따른 집단을 비교하고자 1점에서 3점까지를 ‘하’ 경제수준(1로 코딩)으로 4점에서 7점까지를 ‘중상’ 경제수준(0으로 코딩)의 이분변수로 조작화하였다.
본 연구에서 가구 경제수준에 의한 차이를 살펴보는 이유는 경제수준이 낮은 가구에 대한 특화된 개입 방안을 제안하려는 목적에서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주관적 경제수준에 의해 저소득 집단을 구분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 ‘하’와 ‘중상’ 집단을 구분한 기준은 다음과 같다. 본 연구에서 활용한 10대 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는 2021년에 조사되었다. 따라서 2021년 아동이 있는 가구의 가처분소득 기준 상대 빈곤율인 9.9%(한국 보건사회연구원, 2023)를 기준으로 이에 최대한 근접하게 저소득 집단을 구분하였다. 분석 결과, 본 연구의 가구 경제수준에 의한 ‘하’수준 집단은 8.4%임을 확인하였다.
5) 통제변수
본 연구는 청소년의 진로를 다룬 선행연구들(유비, 김기현, 2015; 이재경, 이래혁, 2024a; 정미나, 노자은, 2016)을 토대로 다음의 통제변수들을 연구 모형에 포함시켰다. 청소년의 개인 특성으로 성별(남자 청소년을 1로 하는 가변수), 학교급(초등학교 1, 중학교 2, 고등학교 3; 회귀분석 시 2와 3을 가변수로 변환함), 건강상태(좋지 않음을 1로 하는 가변수)를 포함했고, 부모 및 가구 특성으로 가족과의 동거 여부(비동거를 1로 하는 가변수), 부모 혼인상태(별거/이혼/사별을 1로 하는 가변수), 다문화가정 여부(다문화가정을 1로 하는 가변수)를 활용했다. 가구 경제수준의 경우 전체효과와 매개효과를 분석할 때에는 통제변수로 포함하였다.
4. 분석 방법
본 연구는 SPSS 버전 25.0을 사용하여 다음과 같이 자료 분석을 수행하였다. 첫째, 기술통계와 상관관계 분석으로 통제변수 및 주요변수의 특성을 파악하였다. 둘째, 연구 모형의 검증을 위해 회귀분석을 기반으로 매개 및 조절효과를 하나의 통합된 모형 안에서 분석해주는 PROCESS Macro 방법(Hayes, 2022)을 활용하였다. 독립변수의 종속변수에 대한 영향을 검증하는 연구가설 1은 PROCESS Macro Model 4의 total effect 선택사항으로 분석하였다. 불안의 매개효과에 대한 연구가설 2는 Model 4의 2단계 회귀분석(1단계: 독립변수 → 매개변수; 2단계: 독립, 매개변수 → 종속변수)과 붓스트래핑(반복 표본 10,000개)을 통해 검증하였다. 가구 경제수준에 따른 불안의 조절된 매개효과에 대한 연구가설 3은 PROCESS Macro Model 7로 분석하였다. Model 7의 2단계회귀분석(1단계: 독립변수, 조절변수, 독립과 조절의 평균중심화된 상호작용항 → 매개변수; 2단계: 독립, 매개변수 → 종속변수)을 기반으로 조절변수에 따른 조건부 매개효과와 조절된 매개지수를 산출하였고, 붓스트래핑(반복 표본 10,000개)을 통해 통계적 유의성을 검증하였다.
Ⅳ. 연구 결과
1. 분석대상의 특성
본 연구의 통제변수에 대한 기술통계 분석 결과가 <표 1>에 제시되어 있다. 먼저, 청소년의 개인 특성 중 성별은 여자 청소년이 2,837명(48.3%), 남자 청소년이 3,034명(51.7%)으로 유사한 분포를 보여주었다. 학교급은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이 1,957명(33.3%), 중학생이 1,939명(33.0%), 고등학생이 1,974명(33.6%)으로 분석되었다. 건강 상태는 좋지 않다고 응답한 경우가 1,018명(17.3%)이었다. 다음으로 부모 및 가구 특성에서 가족과 동거하지 않는 경우는 121명(2.1%)으로 매우 적었고, 부모가 별거/이혼/사별한 경우는 633명(10.8%)으로 나타났다. 다문화 가정인 경우는 219명(3.7%)이었다. 가구 경제수준의 경우 ‘하’인 경우가 491명(8.4%)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표 1
분석대상의 일반적 특성
(N=5,871) | |||
---|---|---|---|
변수 | 범주 | n | % |
성별 | 여자 | 2,837 | 48.3 |
남자 | 3,034 | 51.7 | |
학교급 | 초등학생 | 1,957 | 33.3 |
중학생 | 1,939 | 33.0 | |
고등학생 | 1,974 | 33.6 | |
건강상태 | 좋음 | 4,853 | 82.7 |
좋지 않음 | 1,018 | 17.3 | |
가족 동거 여부 | 동거 | 5,749 | 97.9 |
비동거 | 121 | 2.1 | |
부모 혼인상태 | 혼인 | 5,238 | 89.2 |
별거/사별/이혼 | 633 | 10.8 | |
다문화가정 여부 | 일반가정 | 5,652 | 96.3 |
다문화가정 | 219 | 3.7 | |
가구 경제수준 | 중상 | 5,379 | 91.6 |
하 | 491 | 8.4 |
<표 2>에서 먼저, 상관관계의 경우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이 불안(r=.507, p<.001), 진로 미성숙(r=.266, p<.001), 가구 경제수준(r=.130, p<.001)과 정적 관계를 보여주었다. 불안은 진로 미성숙(r=.174, p<.001) 및 가구 경제수준(r=.105, p<.001)과 정적 관계를 나타냈다. 또한 진로 미성숙과 가구 경제수준(r=.026, p<.05) 사이에도 정적 상관관계가 확인되었다.
표 2
주요 변수의 특성
(N=5,871) | |||||
---|---|---|---|---|---|
구분 |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 불안 | 진로 미성숙 | ||
상관관계 |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 1 | |||
불안 | .507*** | 1 | |||
진로 미성숙 | .266*** | .174*** | 1 | ||
가구 경제수준 | .130*** | .105*** | .026* | ||
기술통계 | M(SD) | 15.28(10.42) | .35(.59) | 1.94(.63) | |
Range | 0~81 | 0~4 | 1~4 | ||
Skewness/kurtosis | 1.057/1.507 | 2.544/7.198 | .394/.115 | ||
가구 경제수준 | ‘중상’ M(SD) | 14.88(10.25) | .33(.58) | 1.94(.63) | |
‘하’ M(SD) | 19.76(11.25) | .56(.73) | 2.00(.59) | ||
t검정 | -9.280*** | -6.642*** | -1.960* |
다음으로 기술통계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은 평균 15.28점(Range=0~81, SD=10.42)으로 분석되었다. 이를 가구 경제수준에 따라 비교해보면, ‘중상’ 경제수준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평균 14.88점 (SD=10.25)보다 ‘하’ 경제수준의 평균이 19.76점(SD=11.25)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분석 대상 청소년 전체의 불안은 평균 .35점(Range=0~4, SD=.59)이었는데, 가구 경제수준으로 비교하면 ‘중상’ 경제수준의 평균 .33점 (SD=.58)보다 ‘하’ 경제수준의 평균이 .56점(SD=.73)으로 높게 분석되었다. 더해서 진로 미성숙의 전체 평균은 1.94점(Range=1~4, SD=.63)이었는데, 가구 경제수준에 따라 비교해보면 ‘중상’인 경우의 평균 1.94점(SD=.63)에 비해 ‘하’인 경우 평균이 2.00점(SD=.59)으로 높게 나타났다. 가구 경제수준에 따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불안, 진로 미성숙의 평균 점수 차이는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또한, 세 변수들의 왜도와 첨도 통계치를 통해 정규분포를 위배하는 경우가 없음을 확인하였다.
2.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이 진로 미성숙에 미치는 영향과 불안의 매개효과
<표 3>에는 PROCESS Macro Model 4의 분석 결과가 정리되어 있다. 먼저, 전체효과는 독립변수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이 종속변수인 진로 미성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으로 해당 회귀모형의 적합도는 통계적으로 유의했다(F=53.239, p<.001). 구체적으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B=.016, p<.001)은 진로 미성숙에 정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수준이 높아지면 진로 미성숙 수준이 높아짐을 알 수 있다. 즉, 본 연구의 연구가설 1이 지지됨을 확인하였다.
표 3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이 진로 미성숙에 미치는 영향과 불안의 매개효과
(N=5,871) | ||||||||
---|---|---|---|---|---|---|---|---|
구분 | 전체효과: X → 진로 미성숙(Y) | 매개효과 | ||||||
1단계: X → M | 2단계: X, M → Y | |||||||
B | SE | B | SE | B | SE | |||
독립변수 | 주의력결핍 과잉행동(X) | .016*** | .001 | .028*** | .001 | .014*** | .001 | |
매개변수 | 불안(M) | .046** | .016 | |||||
통제변수 | 성별 | -.020 | .016 | -.143*** | .013 | -.014 | .016 | |
학교급 | 중학생 | .069*** | .019 | .074*** | .016 | .065** | .019 | |
고등학생 | .022 | .020 | .115*** | .016 | .017 | .020 | ||
건강상태 | .063** | .022 | .233*** | .018 | .052* | .022 | ||
가족 동거 여부 | -.086 | .056 | .146** | .046 | -.093 | .056 | ||
부모 혼인상태 | -.033 | .026 | .053* | .021 | -.035 | .026 | ||
다문화가정 여부 | .015 | .042 | .007 | .034 | .015 | .042 | ||
가구 경제수준 | -.022 | .030 | .020 | .024 | -.023 | .030 | ||
Constant | 1.679*** | .019 | -.114*** | .016 | 1.684*** | .019 | ||
Model fits | R2=.076, F=53.239*** | R2=.307, F=288.773*** | R2=.077, F=48.828*** | |||||
Mediating effect(BSE, BCI) | .0014(.001, .0004~.002) |
다음으로 <표 3>에서 매개효과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이 매개변수인 불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1단계 분석 모형이 통계적으로 유의했다(F=288.773, p<.001). 주의력결핍 과잉행동(B=.028, p<.001)은 불안에 대하여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단계 모형의 통제변수 중 학교급의 경우 초등학생을 기준으로 중학생 또는 고등학생인 경우 불안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크게 나타났다. 이는 후속연구에서 해당 분석을 학교급별로 구분하여 실행해 볼 필요성을 보여준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과 불안이 진로 미성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2단계 모형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했고(F=48.828, p<.001), 주의력결핍 과잉행동(B=.014, p<.001)과 불안(B=.046, p<.01) 모두 진로 미성숙에 정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보여주었다.
이상의 2단계 분석을 토대로 계산된 불안의 매개효과는 .0014(CI=.0004~.002)로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이는 청소년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수준이 높아지면 불안의 수준이 높아지고, 이어서 진로 미성숙의 수준이 높아지는 매개 경로를 보여준다. 즉, 본 연구의 연구가설 2가 지지됨을 의미한다. 더해서 <표 3>의 전체효과 결과의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의 회귀계수가 매개효과의 2단계 분석에서 불안 변수를 추가한 후 크기가 감소했으나 여전히 통계적으로 유의하여 부분 매개효과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3. 가구 경제수준에 따른 불안의 조절된 매개효과
PROCESS Macro Model 7의 분석 결과가 <표 4>에 제시되어 있다. 먼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가구 경제수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과 가구 경제수준 사이의 평균중심화된 상호작용항이 불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1단계 분석 모형은 통계적으로 유의했다(F=261.999, p<.001). 분석 결과, 상호작용항(B=.008, p<.001)은 불안에 정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해당 상호작용항을 분석 모형에 추가하는 것은 분석 모형의 적합도를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에서 증가시켰다(F=24.218, p<.001).
표 4
가구 경제수준에 따른 불안의 조절된 매개효과
(N=5,871) | ||||||
---|---|---|---|---|---|---|
구분 | 1단계: X, W, X × W → M | 2단계: X, M → 진로 미성숙 | ||||
B | SE | B | SE | |||
독립변수 | 주의력결핍 과잉행동(X) | .027*** | .001 | .014*** | .001 | |
매개변수 | 불안(M) | .046** | .016 | |||
조절변수 | 가구 경제수준(W) | -.013 | .026 | |||
상호작용항 | X × W | .008*** | .002 | |||
통제변수 | 성별 | -.142*** | .013 | -.014 | .016 | |
통제변수 | 학교급 | 중학생 | .074*** | .016 | .064** | .019 |
고등학생 | .117*** | .016 | .015 | .020 | ||
건강상태 | .230*** | .018 | .051* | .022 | ||
가족 동거 여부 | .144** | .046 | -.093 | .056 | ||
부모 혼인상태 | .058** | .021 | -.039 | .026 | ||
다문화가정 여부 | .007 | .034 | .014 | .042 | ||
Constant | .307*** | .013 | 1.684*** | .019 | ||
Model fits | R2=.309, F=261. 999*** | R2=.077, F=54.189*** | ||||
Model fits of interaction term | R2=.003, F=24.218*** | |||||
Conditional mediating effect | 가구 경제수준 ‘중상’ (BSE, BCI) | .0013(.0005, .0004~.002) | ||||
가구 경제수준 ‘하’ (BSE, BCI) | .0018(.0007, .0005~.003) | |||||
조절된 매개지수 (BSE, BCI) | .0005(.0002, .0001~.001) |
상호작용 분석의 결과를 도식화 하여 [그림 2]로 제시하였다. X축은 평균중심화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Y축은 불안, 실선은 ‘하’ 경제수준, 점선은 ‘중상’ 경제수준을 가리킨다. 그래프가 보여주는 것처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이 불안에 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이러한 영향력이 ‘중상’ 가구수준에 비해 ‘하’ 가구수준의 경우 더 커지는 강화 조절효과가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어서 <표 4>에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과 불안이 진로 미성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2단계 분석 모형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이었다(F=54.189, p<.001). 주의력결핍 과잉행동(B=.014, p<.001)과 불안(B=.046, p<.01)은 진로 미성숙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적 영향을 나타냈다.
Model 7에서 가구 경제수준에 따른 매개효과를 도출한 결과가 <표 4>의 하단에 제시되어 있다. 청소년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이 불안을 통해 진로 미성숙에 미치는 매개효과는 가구 경제수준이 ‘중상’일 때의 .0013(CI=.0004~.002)에 비해 ‘하’일 때 .0018(CI=.0005~.003)로 더 크게 나타났다. 즉, 불안의 매개효과가 가구 경제수준이 낮을 때 더 크게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구 경제수준에 따른 매개효과의 차이를 비교하는 조절된 매개지수는 .0005(CI=.0001~.001)로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이를 통해 본 연구의 연구가설 3이 지지되었음을 확인하였다.
Ⅴ.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의 목적은 청소년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에 주목하여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이 진로 미성숙에 미치는 영향과 불안을 통한 매개효과, 가구 경제수준에 따른 불안의 조절된 매개효과를 검증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전국단위 표본을 활용하여 분석을 진행하였다. 주요결과에 대한 논의는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자 한다.
첫째, 청소년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수준이 높아지면 진로 미성숙의 수준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신의학적 진단체계에 따라 ADHD 진단을 받지 않더라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가지면 진로성숙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이러한 연구 결과는 선행연구들과 일치한다(이재경, 이래혁, 2024a; Barkley, 1997; DuPaul & Stoner, 2014). Creed와 Patton(2003)은 진로성숙은 성취와 관련된 심리적 자원의 영향을 받는다고 하였는데,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은 심리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됨을 알 수 있다. 또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은 실행기능 결함으로 목표설정과 진로 계획 같은 장기적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는데(Barkley, 1997), 본 연구는 이러한 근거에 기반하여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이 진로성숙과 같은 실행 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은 실행기능 결함으로써 학업 성취 및 진로 성숙 과정에서의 반복적 실패를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는 DuPaul과 Stoner(2014)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정리하면, 본 연구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이 진로성숙 과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침을 확인하였고, 이는 실행 기능 결함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함을 예측해볼 수 있다.
본 연구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가진 청소년들의 진로 발달 과정을 지원하고, 이들이 보다 긍정적인 학업 및 진로성숙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본 연구는 전국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표본 자료를 활용하여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과 진로성숙 간의 관계를 검증하여 중학생(한지연, 이주영, 2019) 또는 고등학생(이재경, 이래혁, 2024a)을 개별적으로 분석한 기존 연구들과 차별성을 갖는다. 즉, 특정 연령층이 아닌 10대 전체 청소년을 대상으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과 진로성숙의 관계를 분석함으로써 보다 포괄적인 개입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본 연구의 결과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을 의료적 진단을 받은 정신질환으로만 보는 접근을 넘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보이는 청소년들에게도 적절한 지원이 필요함을 보여주었다. 현재 ADHD는 정신건강 의료시스템 내에서 진단 및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ADHD 진단을 받지 않은 학생 중에서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으로 인해 학업 및 진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학생들을 위한 비의료적 개입이 학교 및 청소년복지기관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ADHD 진단을 받지 않은 학생들 중에서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이 강한 경우, 이들은 진로 탐색 과정에서 어려움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학교 및 지역사회 복지 기관이 서로 연계하여 지속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마련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와 청소년복지기관을 중심으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보이는 청소년을 선별하고 지원하는 ‘선별-의뢰-개입(서비스 제공)-사후관리’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는 교사의 관찰과 학생 상담을 통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이 의심되는 학생을 1차적으로 선별하고, 이후 지역사회 내 청소년상담복지 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등과 연계하여 맞춤형 상담 및 진로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개입이 단기적인 지원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사후관리를 포함할 수 있도록, 가정 및 지역사회 전문가와 협력하는 체계도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가진 청소년의 학업 및 진로 성숙을 돕기 위해 부모-교사-지역사회 전문가 간 협력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부모와 교사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청소년들이 보다 긍정적인 학업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며, 지역사회 복지 기관과 협력하여 적절한 개입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가진 청소년을 위한 맞춤형 진로 탐색 및 정신건강 지원 프로그램을 포함하는 국가 차원의 청소년정책 수립이 요구된다. 예를 들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보이는 청소년을 위한 진로 컨설팅 프로그램, 집중력 향상 프로그램, 멘토링 시스템 등이 도입될 수 있으며, 이는 청소년들의 학업 성취와 진로 준비를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둘째, 청소년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수준이 높아지면 불안의 수준이 높아지고, 이어서 진로 미성숙의 수준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과 진로 미성숙의 관계에서 불안은 매개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이 야기하는 학업실패, 또래 관계 갈등 등 실패경험과 사회적 관계에서의 부정적 피드백이 불안을 유발한다는 선행연구(김홍석 외, 2013; Hoza, 2007)와 불안이 진로성숙에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구(Monroe & Simons, 1991)를 지지한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은 증상적 특징으로 인한 부정적 경험을 피하기 위해 걱정이나 불안을 유발한다(O’Rourke et al., 2017). 이러한 불안은 부정적 결과를 피하는 적응적 반응이지만 너무 민감하거나 과도한 경우 적응적이지 못한 불안이 되는데(권석만, 2013), 진로 미성숙에 미치는 영향을 볼 때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으로 인한 불안은 적응적이지 못한 불안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으로 인한 불안은 부정적 결과를 피하는 적응적 반응이기보다 부정적 결과를 야기하는 불안으로 이해할 수 있고, 본 연구의 결과는 실행 기능 결함으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이 더 심각한 행동문제나 정서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을 가진다는 Barkley(1997)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불안과 진로성숙의 관계에서 불안은 진로 탐색 및 의사결정 동기를 약화시키고, 목표 설정 능력을 저하시키는데(Creed & Patton, 2003),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은 개인의 취약한 심리적 문제로서 불안을 유발함을 알 수 있다. 또한, 본 결과는 불안에 의한 부정적 결과로서 진로성숙의 어려움을 경험할 수 있다는 Monroe와 Simons(1991)의 주장과 일치한다.
정리하면, 본 연구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이 불안을 증가시켜 진로성숙 과정에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결과와 일치함을 확인하였다. 또한, 불안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과 진로성숙 간의 관계를 매개하는 주요 기제로 작용함을 실증적으로 검증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가진 청소년들의 불안을 완화하고 진로발달을 지원하기 위해 심리지원과 진로지원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정서안정 프로그램을 통해 불안을 감소시키고 자기조절 능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고려한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직업 목표 설정과 계획 수립을 돕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청소년 지원 체계가 단일 학교나 개별 기관에 국한되지 않고, 국가 차원의 청소년정책으로 다뤄질 필요가 있다. 현재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 청소년 지원은 지역별 편차가 크며, 개별 학교 및 가정의 역할에만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보다 체계적인 개입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 청소년을 위한 표준화된 진로·심리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에서는 진로 교육과 심리 지원 서비스를 결합한 비교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가정에서는 부모 교육을 통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 청소년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켜야 한다. 더해서 지역사회 차원에서는 정신건강복지센터 및 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연계하여 포괄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교사의 역할도 강조될 필요가 있다.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성향 청소년을 조기에 발견하고 개입할 수 있도록 교사는 기본적인 심리지원 역량을 갖추고, 필요 시 정신건강복지센터 및 청소년복지기관과 연계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활용해야 한다. 특히, 교사는 정기적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관련 연수를 통해 상담 및 개입 역량을 강화하고, 예방적 차원의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셋째, 청소년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이 불안을 통해 진로 미성숙에 미치는 관계에서 가구 경제수준에 따른 조절된 매개효과를 확인하였다. 생태체계이론(Ecological System Theory)에 따라 가구 경제수준과 같은 외체계 요인은 개인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데(Bronfenbrenner, 1979), 본 연구 결과는 이러한 이론적 설명을 토대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이 불안에 미치는 영향을 가구 경제수준이 조절하는 결과를 확인하였다. 본 연구 결과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가진 청소년의 가구 경제수준이 더 취약하다는 연구(Humphreys et al., 2013)와 일치한다. 또한, 본 연구의 결과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과 저소득의 관계를 밝힌 선행연구들(김설연 외, 2008; 이나핼 외, 2018; Biederman et al., 1995)에 기초하여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이 심리적 불안정성을 증가시켜 진로성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Evans와 Kim(2007)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더해서 가구 경제수준은 청소년의 불안을 높이고(장혜림, 이래혁, 2022), 경제적 자원은 청소년의 자기효능감과 진로 탐색 동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데(Lent et al., 1994), 본 연구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가진 경우 역시 가구 경제수준은 진로성숙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으로 불안이 증가하며 진로 성숙에 영향을 미치는 관계는 가구 경제수준의 높고 낮음에 따라 조절됨을 알 수 있다.
본 연구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이 불안을 증가시키며, 이로 인해 진로성숙이 저해되는 경로를 확인하였다. 또한, 가구 경제수준이 낮을수록 이 관계가 더욱 강화됨을 실증적으로 검증하였다. 즉, 경제적으로 취약한 청소년일 수록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으로 인해 불안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진로성숙 과정에서의 부정적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경제적으로 취약한 청소년을 위한 맞춤형 심리·진로 지원 서비스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특히,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가진 청소년은 학업과 진로 탐색 과정에서 반복적인 실패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과정에서 경제적 자원이 부족한 가정의 청소년들은 필요한 지원을 충분히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학교 및 지역사회 기반의 상담 및 학업 지원 서비스가 강화될 필요가 있으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가정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지원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이 있는 청소년을 조기에 선별하고, 심리적 안정 및 진로 탐색을 돕는 개별화된 맞춤형 지원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학교 내에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가진 청소년을 조기에 발견한 후, 지역사회 청소년복지센터 및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하여 맞춤형 상담 및 진로 탐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 고려될 수 있다. 또한, 현재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 청소년을 위한 개별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경제적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진로·심리지원 정책은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국가 차원에서 경제적 취약 청소년을 위한 진로 상담 및 심리지원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학교 및 지역사회 기관과 연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의 청소년을 위한 학교 기반의 조기개입 및 가정 기반 지원 프로그램의 제공을 확대하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 불안, 가구 경제수준과 관련된 다층적 개입 프로그램을 설계하여 진로성숙과 전인적 성장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점을 가진다. 첫째, 온라인 방식의 자기보고식 설문으로 인한 한계점이 있다. 자기보고식 설문은 응답자의 주관적 편향이나 사회적 바람직성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 불안, 진로 미성숙 등의 변수를 측정하는 데 편향이 있을 수 있고, 특히 온라인 방식의 설문으로 디지털 접근성이 낮은 청소년의 참여가 제한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둘째, 주관적 가구 경제수준을 보다 구체적으로 측정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단일 문항으로 측정된 주관적 경제수준 변수를 활용하였는데, 후속연구에서는 척도나 다중 변수를 사용해볼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종단적 설계의 부재이다. 본 연구는 횡단적 설계를 사용하여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성향과 불안, 진로 미성숙, 가구 경제수준 간의 관계를 검증하였다. 시간에 따른 변화를 분석할 수 있는 종단적 연구를 통한 후속 작업이 수행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청소년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이 진로성숙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불안과 가구 경제수준이라는 다차원적 요인을 통해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지닌 청소년의 진로 발달을 이해하는 새로운 이론적 틀을 제시하였고, 불안의 매개효과와 가구 경제수준의 조절효과를 통합적으로 검증함으로써 기존 연구를 확장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끝으로 본 연구를 통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성향을 가진 청소년의 진로 문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보다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을 찾기 위한 후속연구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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