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유형: 잠재집단분석을 중심으로

Acculturation Types of Marriage Migrant Women: A Latent Class Analysis

알기 쉬운 요약

이 연구는 왜 했을까?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은 모국문화 유지와 한국문화 수용의 정도에 따라 서로 다른 유형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기존 연구는 문화적응을 주로 스트레스나 적응 수준으로 살펴보았고, 유형 연구도 사회적 관계망, 체류자격, 차별경험 등 사회적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 이에 이 연구는 실제 문화적응유형과 각 유형에 관련된 조건을 알아보았다.
새롭게 밝혀진 내용은?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은 통합형, 동화형, 분리형, 주변화형의 네 유형으로 나타났으며 통합형이 가장 많았다. 이는 결혼이주여성이 한국문화에 일방적으로 동화되는 대상이 아니라 두 문화와 관계를 맺는 주체임을 보여준다. 또한 가족관계, 양육효능감, 체류자격, 차별경험에 따라 유형에 속할 가능성이 달라, 문화적응이 개인의 역량뿐 아니라 관계적·구조적 조건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을 개인의 노력에 맡기거나 적응 역량 강화에 치우친 지원에서 벗어나야 한다. 모국문화를 유지하면서 한국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가족과 지역사회의 상호문화 이해를 높이고, 취업·사회적 관계망 형성·차별 예방·안정적 체류를 함께 지원해야 한다.

Abstract

This study aims to analyze acculturation types of marriage migrant women in Korea based on Berry’s (1997) acculturation theory. Using data from the 2024 Multicultural Families Survey (N = 12,862), this study conducted latent class analysis (LCA) and BCH three step multinomial logistic regression to identify factors associated with latent groups. The study identified Berry’s four acculturation types―integration, assimilation, separation, and marginalization―in the Korean context. Acculturation types among marriage migrant women varied significantly not only by individual characteristics (e.g., age and length of residence) but also by relational and structural factors, including spousal and parent–child relationship satisfaction, parenting efficacy, legal status, and experiences of discrimination. The findings offer several policy related implications.

keyword
Marriage Migrant WomenLatent Class AnalysisAcculturation

초록

본 연구는 Berry(1997)의 문화적응 이론에 근거하여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 잠재집단 유형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2024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의 12,862명을 대상으로 잠재집단분석을 실시하였고, 문화적응유형과 관련된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BCH 3단계 다항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네 개의 잠재집단이 도출되었으며, 이를 모국문화유지와 주류문화수용의 두 축에 따라 통합형, 동화형, 분리형, 주변화형으로 명명하였다. 또한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유형은 연령과 해외 총 교육연수, 거주기간과 같은 개인적 특성뿐 아니라 출신 지역, 취업상태, 자녀 및 배우자와의 가족관계 만족도, 양육효능감, 체류자격, 차별경험과 같은 사회적 요인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가족관계 만족도와 양육효능감이 낮을수록 통합형에 비해 분리형에 속할 가능성이 높았으며, 차별경험이 있는 경우 분리형과 주변화형에 속할 가능성이 높았다. 또한 한국국적취득자에 비해 체류자격이 결혼이민으로 불안정한 경우 분리형에 속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을 단순한 개인의 선택이 아닌 사회적 관계망과 제도적 지위, 차별과 같은 구조적 요인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실증적으로 제시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주요 용어
결혼이주여성문화적응유형문화적응요인잠재집단분석

Ⅰ. 서론

한국사회의 본격적인 이주민 유입은 1980년대 후반 산업연수생 제도를 통한 이주노동자의 유입으로 시작되었다. 한국 정부는 내국인이 꺼리는 3D 업종의 노동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1990년대 초반 산업연수생 제도, 2000년대 들어 고용허가제를 통해 이주노동자 유입을 정책적으로 추진해 왔다(박영구, 2007). 이와 더불어 1990년대 지방정부 차원에서 농어촌의 남성과의 결혼을 통한 결혼이주를 추진함에 따라 결혼이주여성의 유입이 본격화되었다(이혜림, 박재완, 2018). 결혼이주여성은 노동을 목적으로, 또 체류기한이 정해져있는 이주노동자와는 달리 한국인의 배우자, 어머니, 돌봄 제공자 등으로 자리매김하였으며, 국가 또한 이들을 한국사회의 정주형 이민자로서 가족정책, 사회복지정책의 주된 정책대상으로 삼고 ‘다문화가족지원법’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처럼 결혼이주여성은 단기체류자가 아닌 정주를 전제로 한국사회에 편입되어 가족을 형성하며 생활하는 정주형 이민자로서, 이들의 문화적응은 단순히 개인적 차원에서의 심리적 적응이 아니라 가족관계, 한국사회에의 통합 등과 직결되는 문제로 다루어져 왔다. 실제 여러 선행연구들 또한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이 개인의 삶의 만족도(김시라, 2026)뿐 아니라 결혼만족도(김인아, 2017), 자녀양육태도(서재복, 2021), 나아가 한국사회에의 사회통합 수준(박은정, 주우철, 2020)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침을 보고하고 있다.

그러나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은 결혼이주여성에게 단일선상의 경험이 아니라 다양한 유형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는 개인의 이주 경로, 본국이나 한국에서의 사회경제적 지위, 한국사회에서의 사회관계망 등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질성은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을 단일한 연속선상에서 수준 차이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구별되는 유형으로 구분하여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Berry(1997)는 이주민이 모국문화의 유지와 이주국 주류사회문화의 수용이라는 두 차원에서 어떠한 태도를 취하는가에 따라 문화적응유형을 통합(integration), 동화(assimilation), 분리(separation/segregation), 주변화(marginalization)라는 네 가지로 구분한 바 있다. 이처럼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을 실증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문화적응을 단일선상이 아닌 다양한 유형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들의 문화적응은 첫째, 그 중요성에 비해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며(이지연 외, 2014), 둘째, 문화적응 스트레스의 높고 낮음이나 문화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규명에 관한 연구가 주로 행해졌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이혜림, 박재완, 2018). 많은 연구들이 한국어 실력(주미연·정성배, 2014)이나, 남편의 성역할 고정관념, 다문화감수성(성현란, 2011), 연령이나 한국 거주기간, 한국국적여부 등과 같은 요인(김연수, 2013)이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특정 변수와 적응 수준 간의 관계를 분석하는 데 그쳐왔다. 이러한 접근은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이 다양한 유형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지닌다.

이러한 한계를 바탕으로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유형을 실증적으로 규명하고자 한 관련 연구들이 존재한다. 이지연 외(2014)는 Berry(1997)의 문화적응 모형을 바탕으로 중국(조선족 제외)과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 개인차원에서의 요인, 집단수준의 변수로 구분하여 문화적응 유형을 도출하였으며, 이혜림·박재완(2018)의 연구는 심리적, 행태적 요인을 활용하여 문화정체성 유형을 도출했다는 점에서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유형연구를 확장한 바 있다. 염동문 외(2019)의 연구에서도 잠재프로파일분석을 활용하여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유형을 도출하고 영향요인을 분석하였다. 그러나 이지연 외(2014)는 특정 출신국(중국·베트남)으로 대상이 한정되었고, 이혜림·박재완(2018)은 Berry 모형의 핵심인 모국문화의 유지와 이주국문화의 수용 두 차원을 반영하기보다는 심리적·행태적 요인에 따라 문화유형을 나누었다. 염동문 외(2019)의 연구 또한 사회적 관계망, 체류자격, 차별경험 등과 같은 구조적 요인을 통합적으로 고려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전국 단위의 대표성을 갖춘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를 바탕으로 Berry의 문화적응 모형(1997)을 기반으로 한 모국문화유지와 이주국문화수용의 이론적 틀을 적용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잠재집단분석(latent class analysis)을 통해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 유형을 실증적으로 도출하고자 한다. 또한 배우자 및 자녀와의 관계만족도, 양육효능감, 체류자격, 차별경험 등 문화적응유형과 관련된 요인을 분석하여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이 어떠한 사회구조적 맥락에서 형성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및 선행연구 검토

1. Berry(1997)의 문화적응전략

문화적응분야의 초기 학자인 Redfield와 동료들은 문화적응을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집단들이 지속적이고 직접적으로 접촉하면서 한쪽 혹은 양쪽 문화에 일어나는 변화를 의미한다고 보았다(Redfield, Linton, & Herskovits, 1936, p.149). 이러한 정의에 따르면 문화적응은 한쪽 문화만의 일방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두 문화집단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김교헌‧권선중‧박은진, 2007). 이러한 정의에서 보듯이 초기의 문화적응은 집단적 차원에서 이해되어 왔지만, 이후 동일한 집단 내에서도 개개인의 문화적응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문화적응의 논의는 개인적 차원으로 확장되어 왔다. 이처럼 개인이 새로운 문화 환경 속에서 경험하는 심리적 변화에 주목하여 Graves(1967)는 이를 ‘심리적 문화적응(psychological acculturation)’으로 명명하였다. 그는 집단 수준의 문화적응과 개인 수준의 문화적응을 구분하여 설명하면서, 이주민이 새로운 환경과 접촉함에 따라 주류문화뿐 아니라 개인의 심리적 측면에서도 변화가 나타난다고 보았다.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Berry(1997)는 문화적응(Acculturation)을 문화간 접촉으로 인해 일어나는 개인의 심리적·행태적 과정 및 결과를 의미한다고 정의하였다. 또한 Berry(1997)는 문화적응을 다음 두 축에 따라 통합, 동화, 분리, 주변화라는 4가지 전략으로 유형화하였다. 첫 번째 축은 고유문화유지, 즉 이주민이 원문화, 출신국의 문화와 정체성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고 유지하고 싶어하는가이다. 두 번째 축은 주류사회와의 관계로, 이주민이 주류사회와의 관계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고 유지하고 싶어하는가로 구분된다. 이러한 Berry(1997)의 분류에 따른 문화적응유형은 아래와 같이 개념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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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Berry(1997)의 문화적응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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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erry(1997, p.10)의 그림을 저자가 번역하여 구성하였음.

Berry(1997)는 이 두 축이 상호배타적이지 않으며 각기 독립적으로 작동한다고 보았으며, 이는 고유문화유지와 주류사회지향이 독립적으로 혹은 동시에 나타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따른 4가지 문화적응유형은 첫째, 고유의 모국문화를 유지하면서도 정착사회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을 통합이라 한다. 이러한 통합의 유형은 Berry(1997)의 통합가설(integration hypothesis)에 따르면 통합전략을 유지하는 이주민이 가장 긍정적인 유형으로 여겨진다(이지연 외, 2014; Grigoryev et al., 2023). 둘째, 모국문화를 포기하고 정착사회의 문화만을 받아들이는 것을 동화전략으로 분류하였다. 이러한 동화전략은 모국문화와의 단절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통합전략과 구별된다. 셋째, 모국문화를 유지하지만 정착사회의 문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분리라 칭하였다. 이는 거주하고 있는 정착국에서의 소외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사회통합에 어려움이 나타날 가능성을 내포한다. 넷째, 모국문화와 정착사회의 문화 어느 것과도 관계맺지 않는 것을 주변화라고 유형화한 바 있다. 이러한 주변화 유형은 두 문화 모두로부터 소외되어 가장 부정적인 유형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Berry(1997)의 문화적응유형화는 문화적응의 심리적·행태적 요인을 고려하여 두 가지 축의 조합에 따라 문화적응전략을 개념화하였다는 점, 실증적 분석을 용이하게 했다는 점에서 실증적 문화적응연구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이혜림·박재완, 2018). 그러나 이는 또한 몇 가지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먼저 이주민 개인의 심리와 행태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주류사회의 이민자에 대한 시각과 제도적 환경이 개인의 문화적응에 미치는 영향력을 다소 간과하고 있다는 점, 실증적 분석에서 4가지 유형 이외에 구별되지 않거나 혼합적 특성을 가진 집단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결혼이주여성의 경우 이주의 경로에서부터 한국인의 아내, 한국인의 어머니, 한국인의 돌봄제공자로 한국사회에 자리매김하면서 고유문화를 유지하기보다 주류문화에 적응해야 하는 동화적 적응을 요구받을 수 있다. 또한 한국사회는 ‘단일민족신화’라는 강력한 단일문화주의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주류사회의 이들을 바라보는 태도, 사회구조적 환경에 따라 Berry(1997)의 두 문화의 축 간 개인의 선택에 따른 문화적응전략이 제약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따라서 본 연구는 Berry(1997)의 문화적응이론에 근거하여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이 실제 자료를 기반으로 어떠한 잠재유형으로 구성되는지 실증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2.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 연구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에 관한 다수의 연구가 존재한다. 먼저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을 유형화하기보다는 문화적응을 하나의 과정으로 보고 이 과정에서 겪는 스트레스라는 단일변수에 초점을 맞춘 연구들이 다수 존재한다. 이를 나눠서 살펴보면, 첫째, 문화적응 스트레스를 독립변수로 보고 이러한 문화적응 스트레스가 결혼만족도(박용순 외, 2012; 이순자 외, 2014; 전영화, 2023)나 부부적응을 비롯한 부부관계만족도(고미숙, 2014; 김인아, 2017), 자아존중감(한광현·강상경, 2021), 심리적 안녕감(권명희, 2011) 등의 결혼이주여성의 심리사회적 변인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연구들을 볼 수 있다. 둘째,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 스트레스를 종속변수로 보고 이러한 문화적응 스트레스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살펴본 연구로 나눌 수 있다(안준희·조정희, 2011; 김연수, 2013). 이러한 연구들은 공통적으로 문화적응을 스트레스라는 단일 차원, 즉 높고 낮음의 연속선상에서 접근하고 있어, 문화적응의 다면적인 속성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러한 한계에 주목하여 여러 연구에서 Berry(1997)의 문화적응유형을 이론적 근거로 삼고, 이주민의 문화적응유형을 살펴보았다. 대표적으로 이지연 외(2014)의 연구에서는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유형을 구분하고 이주민의 개인요인(연령, 거주기간, 출신국, 교육수준, 직업경험, 소득 수준, 자기통제감, 민족정체성, 한국어 능력)과 이주국의 사회적 요인(가족만족도, 사회적 지지)으로 나누어 다항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해 이러한 요인들이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유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았다. 다만 이 연구는 중국과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 600명을 대상으로 한 표본조사에 기초하고 있으며, 모국문화적응과 한국문화적응 점수의 기준값에 따라 유형을 구분하였다는 점에서 한계를 가진다. 반면 이혜림과 박재완(2018), 염동문 외(2019)의 연구는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나 다문화청소년패널조사라는 대표성 있는 자료를 활용하여 잠재계층접근을 했다는 점에서 본 연구와 밀접하게 관련된다.

이혜림과 박재완(2018)의 연구는 2009년과 2015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 자료를 이용해 중국인, 베트남인, 조선족, 필리핀인, 일본인 결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 문화 정체성, 생활 만족도와 같은 심리 적응 변인, 한국어 능력, 사회적 관계, 모임 및 프로그램 참여, 차별 경험과 같은 행태적 변인을 활용하여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유형을 신입형, 융화형, 분리형 및 고립형의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다만 이 연구는 문화적응유형을 도출하고 시기별 변화를 비교하는데 초점을 두었으며, 각 유형에 속할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는 단계로까지는 나아가지 않았다.

또한 염동문 외(2019)의 연구에서는 다문화청소년패널자료를 활용하여 잠재프로파일분석을 통해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유형을 확인하고, 다항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해 문화적응유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도출한 바 있다. 이 연구는 유형화뿐 아니라 유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나, 이러한 영향요인이 연령이나 거주기간, 건강상태와 같은 개인적 특성, 자아존중감이나 부모효능감과 같은 심리적 특성, 한국어 능력 등에 한정되어 있어, 이들의 사회적 관계망, 체류자격, 차별경험 등과 같은 요인은 통합적으로 고려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결혼을 통한 이주는 한국사회의 두드러진 특성으로, 국외연구에서는 이를 별도의 집단으로 구분하기보다 이주민 전반을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다. 여러 국외연구를 살펴보면 사회적 관계망은 이주민의 문화적응에 있어서 주요한 영향요인으로 기능해왔다. 특히 이주민의 사회적 관계망은 모국인 중심의 결속적 자본(bonding social capital)과 주류사회 중심의 교량적 자본(bridging social capital)의 두 축으로 구성되며, 이러한 관계망의 형성이 이주민의 문화적응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다수 존재한다(Chuatico & Haan, 2022, Doucerain et al., 2022). 이러한 연구들은 두 축의 관계망을 균형적으로 결합할 경우 이주민들의 통합형 적응이 촉진된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문화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또 하나의 요인은 이주민의 체류자격이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주류국의 국적을 취득하였거나 영주권 취득과 같이 안정적 체류자격을 가진 경우에는 통합형 문화적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체류자격이 법적으로 불안정할 경우에는 주류사회로부터 분리 또는 주변화될 가능성이 높았다(Politi et al., 2023; Kosyakova et al., 2025).

이주민이 주류사회로부터 겪는 차별경험 또한 이들의 문화적응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주민의 차별경험은 이들에게 심리적 스트레스를 가져오는 것을 넘어 이들이 주류사회와의 관계망에서 멀어지게 만들 수 있다. 이주민들은 주류사회의 차별로 인해 모국인 중심의 관계망에 집중하거나(분리형), 양쪽 사회 모두에게서 멀어지고 소외(주변형)된다(Politi et al., 2023; Nguyen et al., 2025). 이는 문화적응이 개인의 심리적 선택을 넘어서 주류사회로부터의 차별경험과 같은 제도적 요인과 결합하여 나타나는 결과임을 보여준다. 이처럼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은 개인의 특성, 가족 내 지지체계, 모국 및 주류사회와의 사회적 관계망, 체류자격과 차별경험이라는 여러 관계적·사회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본 연구는 개인적·가족적 맥락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망, 체류자격, 차별경험과 같은 관계적·제도적 요인을 함께 검토한다는 점에서 기존 논의를 확장한다. 또한 단순히 변수의 확장뿐 아니라 Berry(1997)의 문화적응유형이론을 토대로 모국문화 유지와 주류사회 문화 수용이라는 두 차원에 대응하는 변수들을 중심으로 문화적응유형을 구성하였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나아가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유형을 도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Bolck, Croon, Hagenaars(BCH) 3단계 다항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해 각 유형에 속할 가능성과 관련된 요인을 함께 검토하였다.

3. 연구문제 및 연구가설

연구문제 1.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은 어떠한 잠재집단으로 구성되는가?

연구가설 1.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은 모국문화 유지와 한국사회 문화 수용이라는 두 차원에 따라 서로 구별되는 잠재집단으로 나타날 것이다.

연구문제 2. 결혼이주여성의 개인·가족·사회적 특성은 문화적응유형과 어떠한 관련이 있는가?

연구가설 2. 연령, 한국체류기간, 해외 총 교육년수, 출신 지역, 취업상태, 가족관계 만족도, 양육효능감, 체류자격, 차별경험 등의 변인은 문화적응유형과 유의미한 관련이 있을 것이다.

Ⅲ. 연구 방법

1. 자료 및 분석 대상

본 연구는 2024년 실시된 전국 다문화가족실태조사 데이터셋을 분석에 활용하였다. 전국 다문화가족실태조사는 다문화가족에 대한 현황 및 실태를 파악하여 다문화가족 지원 정책 수립에 활용하기 위하여 여성가족부(현 성평등가족부)에서 3년마다 실시하는 국가승인통계이다. 전체 표본은 14,874명이나, 가족관계, 자녀와의 관계 만족도, 양육효능감 등 분석에 포함된 주요 변수에 응답 가능한 사례를 중심으로 표본을 구성하였으며, 1인 가구, 가족비동거, 자녀없음은 해당 문항에 비해당인 경우가 있어 이를 제외하였다. 또한 혼인상태가 미혼인 경우, 남성을 제외하였다. 총 12,862명의 결혼이주여성이 분석에 포함되었다.

2. 주요 변수

Berry(1997)의 문화적응유형 이론적 틀에 따라 변수들을 모국문화유지차원과 주류문화수용차원의 축으로 구분하였다.

모국문화유지차원은 모국어사용에 대한 태도 3문항, 모국인 모임참여 1문항, 사회적 관계망 4문항을 통해 측정하였다. 모국어사용에 대한 태도는 ‘나의 가족들은 내가 모국어를 사용하도록 격려한다’, ‘나의 가족들은 자녀가 나의 모국어를 사용하도록 격려한다’, ‘나는 자녀와 모국어로 되도록 자주 대화한다’의 3개 문항으로 구성된다. 이 문항들은 1인 가구, 가족비동거, 자녀없음은 해당되지 않는 문항으로 이들은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각 문항은 전혀 그렇지 않다(1)에서 매우 그렇다(5)까지의 리커트 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를 일부 범주의 낮은 빈도와 모형 안정성을 고려하여 그렇지 않다(1-2), 보통(3), 그렇다(4-5)의 세 범주로 재범주화하였다. 이는 점수가 높을수록 모국문화유지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모국인 모임참여는 지난 1년간 모국인 모임에 참여한 적이 있다는 질문에 1(참여), 2(비참여)로 범주화되어있던 변수를 0(비참여), 1(참여)로 재범주화하여 사용하였다. 사회적 관계망은 일상생활, 일자리, 정서적 지원, 건강 문제의 4개 영역이며 각 영역에서 의논하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을 최대 3명까지 응답이 가능하다. 본 연구에서는 해당 영역에서 모국인이라고 응답한 경우 모국인 지지망이 있는 것으로 간주하여 영역별 더미변수(0=없음, 1=있음)를 생성하였다.

주류문화수용차원은 한국어 실력(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4문항과 사회적 관계망 4문항으로 측정하였다. 먼저 한국어 실력 각 문항은 전혀 못한다(1)에서 매우 잘한다(5)의 리커트 척도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한국어 실력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한국어 실력 변수 또한 모형 안정성을 고려하여 ‘낮음(1–2점)’, ‘보통(3점)’, ‘높음(4–5점)’의 3범주로 재범주화하였다. 사회적 관계망은 모국문화유지차원과 동일한 문항으로 해당 영역에서 한국인이라고 응답한 경우 한국인 지지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영역별로 더미변수(0=없음, 1=있음)를 구성하였다.

이처럼 본 연구는 모국문화유지차원은 모국어 사용 태도, 모국인 모임 참여, 모국인 지지망으로, 주류문화수용차원은 한국어 실력, 한국인 지지망이라는 여러 변수를 통해 측정함으로써, 단일 문항에 의존한 측정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하였다.

Bolck, Croon, Hagenaars(BCH) 3단계 다항로지스틱 회귀분석에 연령, 해외 총 교육년수, 한국체류기간, 출신 지역, 취업상태, 배우자와의 관계 만족도, 자녀와의 관계 만족도, 자녀양육효능감, 체류자격, 차별경험 여부를 포함하였다. 연령, 해외 총 교육년수, 한국체류기간은 연속변수이며, 출신 지역은 출생 시 국적을 동아시아(중국, 중국[한국계], 일본, 대만, 홍콩), 동남아시아(베트남, 필리핀, 태국, 캄보디아, 그 외 동남아), 기타 아시아/중앙아시아(몽골, 남부아시아, 러시아, 중앙아시아), 미주·유럽·대양주, 기타로 구분하였다. 취업상태는 취업자, 실업자, 비경제활동인구이며, 배우자 및 자녀와의 관계 만족도는 각각 1(전혀 만족하지 않는다)에서 5(매우 만족한다)의 5점 리커트 척도이다. 자녀양육효능감은 부모로서 나는 자녀와의 관계에서 생기는 문제들을 잘 풀어나간다, 나는 좋은 부모가 되는 데 필요한 지식과 방법을 잘 알고 있다, 나는 자녀가 무엇을 힘들어하는지 다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의 세 문항을 평균내어 사용하였다. 각 문항은 1(전혀 그렇지 않다)에서 5(매우 그렇다)의 5점 리커트 척도이다. 체류자격은 국적취득 여부 변수와 현재 체류자격 변수를 결합하여 1(한국국적취득), 2(결혼이민), 3(기타)로 재범주화하였다. 마지막으로 차별경험은 지난 1년간 한국에서의 차별경험 유무를 묻고 있다. 1(있다), 2(없다)의 원변수를 0(없다)와 1(있다)로 차별경험이 있는 응답을 높은 범주로 재범주화하였다.

3. 분석 방법

본 연구는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유형에 따른 집단유형을 분류하기 위해 잠재집단분석(LCA: latent class analysis)을 활용하였다. 잠재집단분석은 개개인들의 유사한 특성을 바탕으로 이들을 잠재집단으로 분류하는 데 사용되는 분석 방법이다(김사현, 홍경준, 2010). 또한 잠재집단분석은 기존의 변수중심접근(variable centered)이 개인의 이질성을 간과하고 있어 하위유형을 보여줄 수 없다는 한계를 극복하고 실제 존재하는 사람들의 유형을 찾아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통계적으로도 여러 모형의 적합도지수를 제시함으로써 객관적인 집단 분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김사현, 홍경준, 2010). 하지만 적합도지수뿐 아니라 해석 가능성, 개념의 중요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최종모형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Porcu & Giambona, 2017).

잠재집단 추정을 위한 적합지표로 AIC(Akaike Information Criterion)(Akaike, 1974), BIC(Bayesian Information Criterion)(Schwarz, 1978), 잠재집단 분류의 질을 평가하기 위해 Entropy 지수를 추가적으로 고려하였다. AIC와 BIC는 그 수치가 낮을수록 모형의 적합도가 좋은 것으로 여겨지며, Entropy 지수는 전체 표본에서 개별 관측값들이 잠재집단으로 정확히 분류되었는지를 요약한 것으로, 0에서 1의 표준화된 값을 가진다. 0에 근접한 Entropy는 잠재집단들이 충분히 잘 구별되지 못했음을 의미하고 1에 가까울수록 유형화가 잘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0.8 이상의 값을 적합하다고 평가한다(이승진 외, 2024). 이는 잠재집단분석의 유용성을 판단하는 지수로 활용된다(오영교·차성현, 2018). 또한 잠재집단분석에서 지역최대값(local maxima)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고 모형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무작위 시작값을 100회 설정하였으며, 최대반복횟수를 2,000으로 설정하였다. 최종 모형은 반복추정을 통해 로그우도 값의 안정성과 수렴 여부를 기준으로 선정하였다.

또한 결혼이주여성의 여러 특성이 각 유형에 속할 확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3단계 접근법을 활용하였다. 기존 LCA로 집단을 추정한 후 다항로지스틱 회귀를 실시하는 2단계 방식은 분류 불확실성을 무시하여 회귀계수 추정이 편향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잠재집단분석을 통해 도출된 분류 결과에 존재하는 분류 불확실성(classification uncertainty)을 고려하기 위하여 Bolck, Croon, Hagenaars(BCH) 방법을 활용한 다항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BCH 방법은 잠재집단 분류오차를 보정하여 보다 일관된 추정치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최근 잠재집단분석 후속분석에서 권장되는 접근법이다(Bolck, Croon, & Hagenaars, 2004). 문화적응유형을 종속변수로 설정하고, 연령, 한국체류기간, 해외 총 교육년수, 출신 지역, 취업상태, 배우자와의 관계 만족도, 자녀와의 관계 만족도, 자녀양육효능감, 현재 체류자격, 차별경험여부 등의 변인을 포함하였다. 모든 분석은 Stata/SE 17.0을 이용하여 수행하였다.

Ⅳ. 연구 결과

1. 결혼이주여성의 일반적 특성

분석에 사용된 연구대상은 결혼이주여성 총 12,862명이다. 평균 연령은 42.87세이며 표준편차는 11.35세이다. 현재 혼인상태를 살펴보면 배우자가 있는 경우가 대다수(n = 11,251; 87.48%)를 차지하였다. 이는 가족관계변수로 인해 1인 가구, 가족과 비동거한 연구대상자를 제외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월평균 가구소득을 살펴보면, 300만원 이상 400만원 미만인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n = 3,235; 25.15%), 400만원에서 500만원 사이가 그 뒤를 이었다(n = 2,904; 22.58%). 한국 거주기간 평균은 15.15년(표준편차 8.16년)이다. 현재 국적은 한국국적을 취득한 경우가 절반 이상이었으며 중국이 794명으로 6.26%, 일본이 692명으로 5.46%로 그 뒤를 이었다. 해외에서 교육을 받은 년수는 평균 11.76년(표준편차 2.97년)이다. 한국어 실력은 1에서 5점 범위에서, 말하기와 듣기 영역이 4점에 가까워 높은 수준을 보여주었으며 읽기와 쓰기는 3점 중반대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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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연구대상자의 기본적 특성

(N=12,862)

변수 빈도(퍼센트) 평균(표준편차) 범위
성별 여성 12,862(100.00)

연령 42.87(11.35) 18-91

현재혼인상태 배우자 있음 11,251(87.48)

배우자 사망 514(4.00)

이혼·별거 784(6.10)

결측 313(2.43)

가구소득 100만원 미만 536(4.17)

100∼200만 원 미만 886(6.89)

200∼300만 원 미만 2,094(16.28)

300∼400만 원 미만 3,235(25.15)

400∼500만 원 미만 2,904(22.58)

500∼600만 원 미만 1,772(13.78)

600∼700만 원 미만 707(5.50)

700∼800만 원 미만 326(2.53)

800만 원 이상 402(3.13)

한국 거주기간(년) 15.15(8.16) 0-83

현재국적 한국국적 취득 7,806(60.69)

중국 794(6.17)

중국(한국계) 441(3.43)

베트남 615(4.78)

일본 692(5.38)

필리핀 442(3.44)

기타 2,072(16.11)

해외 총 교육년수 11.76(2.97) 1-29

한국어 실력 말하기 3.94(.91) 1-5

듣기 3.97(.89) 1-5

읽기 3.74(1.00) 1-5

쓰기 3.60(1.06) 1-5

출처: 여성가족부, 2025, “2024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 원자료를 분석하여 저자 작성.

2.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 잠재유형 분석

잠재집단분석(Latent Class Analysis)을 실시하여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유형을 도출하였다. 잠재집단의 개수를 2개에서 6개까지 분석하여 AIC, BIC, adjusted BIC, Entropy값과 같은 적합도 지수를 고려하여 모형을 비교하였다. 모형을 비교한 결과 적합도 지수는 잠재집단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Entropy값은 모든 모형에서 0.9 이상의 높은 값을 보여 잠재집단 분류가 높은 수준의 명확도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최적모형은 적합도 지수뿐 아니라 각 잠재집단의 명명가능성과 해석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4집단 모형으로 선정하였다. 4집단 모형은 Entropy가 .938로 가장 높고, 각 집단의 특성 또한 비교적 명확하게 구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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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잠재모형 적합도 지수
잠재집단 Log
Likelihood
AIC BIC adjusted BIC Entropy Smallest
Class(%)
2집단 모형 -142,125.3 284,344.7 284,695.4 284,552.31 .90425325 4,804(37.35)
3집단 모형 -133,133.0 266,408.1 266,937.9 266,718.52 .9116462 4,047(31.46)
4집단 모형 -128,210.2 256,610.5 257,319.4 257,023.75 .93847853 1,657(12.88)
5집단 모형 -124,663.6 249,565.1 250,453.1 250,081.22 .93316938 1,787(13.89)
6집단 모형 -121,943.5 244,172.9 245,240.0 244,791.81 .92360577 1,559(12.12)

출처: 여성가족부, 2025, “2024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 원자료를 분석하여 저자 작성.

4집단 모형하에서 집단 1은 25.99%, 집단 2는 12.88%, 집단 3은 28.77%, 집단 4는 32.35%의 분포를 보여 집단 2를 제외하고 고른 분포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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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
4집단 모형 집단별 분포
잠재집단 빈도(n) 비율(%)
집단 1 동화형 3,343 25.99
집단 2 주변화형 1,657 12.88
집단 3 분리형 3,701 28.77
집단 4 통합형 4,161 32.35

출처: 여성가족부, 2025, “2024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 원자료를 분석하여 저자 작성.

잠재집단의 해석과 명명에 있어 Berry(1997)의 이론에 비추어 모국문화유지차원과 주류문화수용차원 두 축을 활용하였다. 모국문화유지차원은 지원받을 수 있는 사람에 모국인이라고 응답하거나 가정 내 모국어사용을 권장하는지, 지난 1년 간 모국인 모임에 참여하였는지로 측정하였으며, 주류문화수용차원은 지원받을 수 있는 사람에 한국인이라고 응답하거나 한국어 능력으로 측정하였다. 도출된 네 집단은 모국문화 유지와 주류사회 문화 수용이라는 두 차원에서 서로 다른 응답 패턴을 보였으며, 각 집단의 상대적 특성을 Berry(1997)의 이론에 비추어 동화형, 주변화형, 분리형, 통합형으로 명명하였다.

먼저 집단 1은 모국문화유지가 낮고 주류문화수용이 높은 집단으로, 동화형이라고 명명하였다. 구체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사람(모국인)은 0.035에서 0.143이며 가정 내 모국어사용은 1.600에서 1.776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또한 모국인 모임에 참여한다는 응답도 0.389로 낮은 편이다. 이러한 수준은 주변화형(집단 2)보다는 다소 높으나 전체 집단 중 하위 두 번째 수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한국어 읽기 영역을 제외한 말하기, 듣기, 쓰기 영역과 한국인 지지망에서 다른 집단에 비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즉 동화형은 모국과의 연결성보다는 한국 사회 내의 네트워크와 적응에 완전히 집중하고 있는 집단으로 볼 수 있다.

둘째, 집단 2는 모국문화유지도 낮으며 주류문화수용도 낮은 집단으로, 이를 주변화로 명명하였다. 집단 2는 특히 전체 집단 가운데 주류문화수용과 모국문화유지 모두 가장 낮은 집단이다.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한국인을 꼽은 응답 평균이 0.1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가장 낮았으며, 모국인을 꼽은 응답도 0.004에서 0.089에 이를 정도로 다른 집단에 비해 현저히 낮은 점수를 나타냈다. 모국인 모임에 참여한다는 응답도 0.308로 전체 집단 중 가장 낮았다. 이는 사회적 자본의 결핍으로 인해 양쪽 문화권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집단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주변화집단은 12.88%로 전체 집단 중 가장 적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셋째, 집단 3은 모국문화유지가 높고, 주류문화수용은 낮은 분리형 집단으로 볼 수 있다. 한국어 능력이 전체 집단 중 가장 낮으며, 한국인 지지망 또한 하위 두 번째로 낮은 편이다. 반면 모국어사용에 대한 태도, 모국인 모임 참여, 모국인 지지망은 상위 두 번째로 높은 편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한국사회적응에는 어려움이 있으나 모국과의 관계망을 통해 사회적 지지를 얻고 있는 집단으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집단 4는 모국문화유지와 주류문화수용이 모두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된다는 점에서 통합집단으로 볼 수 있다. 집단 4는 모국어 사용에 대한 태도나 모국인 모임 참여, 모국인 지지망이 전체 집단 중 가장 높았다. 주류문화수용도 높은 편이다. 한국어 능력은 동화집단과 더불어 가장 높은 수준이며, 한국인 지지망은 동화집단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집단이다. 즉 모국문화를 강하게 유지하면서도 한국사회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통합형 집단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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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4
4집단 모형 집단별 특성
변수 집단 1
(동화)
집단 2
(주변화)
집단 3
(분리형)
집단 4
(통합)
[모국문화유지]
모국어 사용-나 1.776 1.615 1.776 1.863
모국어 사용-자녀 1.701 1.621 1.743 1.850
모국어 사용-나와 자녀 1.600 1.539 1.674 1.746
모국인 모임 참여 .389 .308 .501 .704
모국인 지지망(일상) .094 .043 .527 .916
모국인 지지망(정서) .143 .089 .590 .958
모국인 지지망(일자리) .063 .033 .420 .793
모국인 지지망(건강) .035 .004 .440 .843
[주류문화수용]
한국어 능력(말하기) 2.973 2.903 1.839 2.962
한국어 능력(듣기) 2.981 2.961 1.868 2.980
한국어 능력(읽기) 2.828 2.754 1.657 2.834
한국어 능력(쓰기) 2.730 2.593 1.551 2.720
한국인 지지망(일상) .964 .036 .379 .504
한국인 지지망(정서) .893 .039 .308 .403
한국인 지지망(일자리) .872 .074 .370 .502
한국인 지지망(건강) .946 .011 .376 .428

출처 여성가족부, 2025, “2024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 원자료를 분석하여 저자 작성.

아래 [그림 2]는 잠재집단별 문화적응 프로파일을 시각화한 것으로, Berry(1997)의 두 가지 축에 따른 각 집단 간 특성 차이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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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잠재집단모형
HSWR-46-3-243_F2.tif

3.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 잠재유형의 영향 요인 분석

BCH 3단계 다항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해 결혼이주여성의 개인·가족·사회적 특성과 문화적응 잠재유형 간의 관련성을 분석하였다. <표 5>의 분석 결과는 해석의 명확성을 위해 RRR(relative risk ratio)과 95% 신뢰구간으로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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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
문화적응 잠재유형의 영향요인: BCH 3단계 다항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

(N=9,333)

변수 집단 1
(동화형)
집단 2
(주변화형)
집단 3
(분리형)
RRR[95% CI] RRR[95% CI] RRR[95% CI]
연령 1.022*** [1.012, 1.033] 1.017* [1.002, 1.031] 1.024*** [1.013, 1.036]

해외 총 교육년수 .989 [.968, 1.010] .975 [.947, 1.004] .954*** [.934, .974]

한국 거주기간 1.010 [.998, 1.022] .987 [.971, 1.004] .930*** [.917, .943]

출신 지역a 동남아시아 .846* [.733, .976] 1.446*** [1.196, 1.748] 3.558*** [3.050, 4.151]

기타아시아/중앙아시아 1.228* [1.016, 1.483] 2.013*** [1.582, 2.562] 2.342*** [1.898, 2.890]

미주·유럽·대양주 4.897*** [3.353, 7.152] 2.447** [1.407, 4.253] 8.987*** [6.008, 13.442]

기타 2.078** [1.243, 3.475] 3.138*** [1.718, 5.732] 6.142*** [3.701, 10.193]

취업상태b 실업자 .699 [.459, 1.064] 1.309 [.808, 2.122] .908 [.600, 1.374]

비경제활동인구 1.444*** [1.274, 1.636] 1.642*** [1.392, 1.938] 1.623*** [1.431, 1.842]

배우자와의 관계 만족도 .963 [.882, 1.052] .909 [.800, 1.033] .878** [.802, .962]

자녀와의 관계 만족도 .793*** [.708, .888] 1.063 [.905, 1.247] .657*** [.587, .736]

양육효능감 .992 [.899, 1.095] .987 [.861, 1.131] .558*** [.503, .619]

현재 체류자격c 결혼이민 .974 [.840, 1.128] 1.396*** [1.160, 1.681] 2.818*** [2.453, 3.238]

기타 .781* [.635, .961] .948 [.699, 1.285] 1.345* [1.043, 1.735]

차별경험d 있음 .554*** [.451, .681] 1.517*** [1.227, 1.877] 1.344** [1.135, 1.592]

주: 1) 잠재집단분석 표본은 12,862명이며, BCH 3단계 다항로지스틱 회귀분석은 독립변수 결측을 제외한 9,3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함. 2) 준거집단은 집단 4(통합형)임. a 동아시아, b 취업자, c 한국국적취득, d 차별경험 없음

*p<.05, **p<.01, ***p<.001.

출처: 여성가족부, 2025, “2024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 원자료를 분석하여 저자 작성.

분석 결과, 연령이 높을수록(RRR=1.022, p<.001), 통합형에 비해 동화형에 속할 상대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출신 지역의 경우 동아시아에 비해 동남아시아 출신은 동화형에 속할 상대위험이 낮았으나(RRR=0.846, p<.05), 기타 아시아/중앙아시아, 미주·유럽·대양주, 기타 출신은 동화형에 속할 상대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비경제활동인구는 취업자에 비해 동화형에 속할 상대위험이 높았다(RRR=1.444, p<.001). 반면 자녀와의 관계 만족도가 높을수록 동화형에 속할 상대위험은 낮았으며(RRR=0.793, p<.001), 차별경험이 있는 경우에도 동화형에 속할 상대위험이 낮았다(RRR=.554, p<.001). 해외 총 교육 년수, 한국 거주기간, 배우자와의 관계 만족도, 양육효능감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련성이 없었다. 체류자격의 경우 결혼이민자격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나, 기타자격은 통합형에 비해 동화형에 속할 상대위험이 낮았다(RRR=.781, p<.05).

주변화형의 경우, 통합형에 비해 연령이 높을수록(RRR=1.017, p<.05) 속할 상대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출신 지역은 주변화형과 유의한 관련을 보였으며, 동아시아에 비해 동남아시아, 기타 아시아/중앙아시아, 미주·유럽·대양주, 기타 출신 모두 주변화형에 속할 상대위험이 높았다. 또한 비경제활동인구는 취업자에 비해 주변화형에 속할 상대위험이 높았다(RRR=1.642, p<.001). 체류자격이 결혼이민인 경우(RRR=1.396, p<.001)와 차별경험이 있는 경우(RRR=1.517, p<.001)에도 통합형에 비해 주변화형에 속할 상대위험이 높았다. 반면 해외 총 교육년수, 한국 거주기간, 배우자와의 관계 만족도, 자녀와의 관계 만족도, 양육효능감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련을 보이지 않았다.

분리형은 통합형에 비해 연령이 높을수록(RRR=1.024, p<.001) 속할 상대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출신 지역의 경우 동아시아에 비해 모든 출신지역 범주에서 분리형에 속할 상대위험이 높았으며, 비경제활동인구 역시 취업자에 비해 분리형에 속할 상대위험이 높았다(RRR=1.623, p<.001). 해외 교육년수가 높을수록(RRR=.954, p<.001), 한국 거주기간이 길수록(RRR=.930, p<.001) 속할 상대위험이 낮았으며, 배우자와의 관계 만족도(RRR=.878, p<.01), 자녀와의 관계 만족도(RRR=.657, p<.001), 양육효능감(RRR=.558, p<.001)이 높을수록 분리형에 속할 상대위험이 낮게 나타났다. 반면 체류자격이 결혼이민이거나(RRR=2.818, p<.001), 기타 체류자격(RRR=1.345, p<.05)인 경우, 차별경험이 있는 경우(RRR=1.344, p<.01)에는 통합형보다 분리형에 속할 상대위험이 높았다.

Ⅴ.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2024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를 활용하여, 잠재집단분석을 통해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유형을 분류하여 그 특성을 살펴보고 잠재집단별 관련요인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유형은 네 개의 잠재집단으로 구분되었으며, Berry(1997)의 문화적응이론에 비추어 동화형, 주변화형, 분리형, 통합형으로 해석하였다. 통합형 집단이 32.3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고, 주변화 집단이 12.88%로 가장 적었다. 분리형이 28.77%, 동화형이 25.99%로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이지연 외(2014)의 연구에서 통합형이 가장 많고 주변화 집단이 가장 적었던 결과와 유사한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결혼이주여성이 하나의 동일한 집단이 아니라 결혼이주여성 개개인의 특성에 따른 이질성을 가진 집단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이주의 역사가 짧고 결혼이주중심의 맥락을 고려했을 때 동화적 압력이 여전히 강한 한국사회에서 통합형 집단이 가장 많다는 점이다. 이는 결혼이주여성이 동화의 수동적 대상이 아니라 모국사회와 한국사회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주체로서 이해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먼저 한국사회에서의 차별경험은 문화적응유형을 구분짓는 핵심요인으로 나타났다. 차별경험이 있는 경우 통합형에 비해 동화형에 속할 가능성은 낮았으며(RRR=.554, p<.001), 통합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주변화집단이나(RRR=1.517, p<.001), 분리형에 속할 가능성이 높았다(RRR=1.344, p<.01). 한국사회로부터의 차별경험이 주류사회와의 관계망을 약화시키는 것은 예측 가능한 결과이나, 모국사회와의 관계망 역시 단절되는 방향(주변화형)의 가능성 또한 높인다는 결과는 주목할만하다. 분리형집단과 주변화집단은 모두 한국인 지지망이 낮은 편에 속하며, 특히 주변화집단은 한국인뿐 아니라 모국인 지지망 또한 가장 낮은 수준으로 양쪽 사회와의 관계가 모두 단절된 상태에 가까운 집단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이러한 주류사회로부터의 차별경험이 이주여성으로 하여금 주류사회와의 관계뿐 아니라 모국사회와의 관계를 포함한 전반적 사회적 관계망 약화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처럼 주류사회로부터의 차별경험이 주류사회뿐 아니라 모국사회와의 관계망 약화와 관련있다는 결과는,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을 이들의 사회적 관계망의 양상과 연결하여 살펴볼 기회를 제공한다. 통합형과 동화형을 비교해보면, 이들은 한국어 능력과 같은 영역은 두 집단 모두 높은 편이나 이들이 맺는 사회적 관계망이 이들을 통합형과 동화형으로 구분하는 데 영향을 주었다. 통합형 집단은 한국인 지지망과 모국인 지지망을 동시에 유지하는 반면, 동화형 집단은 모국인 지지망이 주변화 집단 다음으로 가장 낮은 편에 속하였다. 통합형 집단은 동질적 관계망인 결속적 사회자본과 이질적 관계망인 교량적 사회자본 모두 갖고 있지만, 동화형 집단은 주류사회중심의 교량적 사회자본에 치우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속적 사회자본의 부재는 여러 연구에서 밝힌 바대로 이주민에게 심리적 안녕, 주관적 행복감, 그리고 위기 시 자원의 접근 등 여러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Tegegne & Glanville, 2019; Heizmann & Boehnke, 2016). 결국 주류사회뿐 아니라 모국인과의 지지망을 동시에 유지하는 것이 이주민들의 통합적 문화적응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이러한 결과는 한국어 능력이 통합적 문화적응의 필요조건일 수는 있으나 충분조건은 아님을 보여준다. 통합형집단의 한국어 능력이 높다는 점을 통해서 볼 때 한국어 능력은 한국사회 문화적응에 중요한 기반일 수 있으나, 한국사회의 동화적 문화적응에 대한 압력과 언어 습득 중심의 정책이 결합될 경우 이중문화를 유지하는 통합적 적응보다 모국과의 단절을 보여주는 동화적 적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결혼이주여성의 통합적 문화적응에는 단순히 한국어 능력과 같은 개인적 역량뿐 아니라 모국사회와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주류사회와의 관계를 확장할 수 있는 사회적 관계망 형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혼이주여성의 출신지역에 따른 차이도 확인되었다. 동아시아 출신을 기준으로 할 때, 다른 출신지역 범주는 대체로 통합형보다 주변화형 또는 분리형에 속할 상대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동남아시아 출신은 동아시아 출신에 비해 통합형보다 동화형에 속할 상대위험이 낮았으나(RRR=.846, p<.05), 주변화형이나 분리형에 속할 상대위험은 오히려 높았다. 이는 동남아시아 출신 결혼이주여성이 주류사회와의 관계가 상대적으로 높은 통합형·동화형보다는, 주류사회와의 관계가 낮은 주변화형·분리형과 더 관련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는 출신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이주경로, 한국사회 내 사회경제적 위치, 지역사회에서의 관계망 형성 기회가 문화적응유형과 결합되어 나타난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취업상태 역시 문화적응유형과 관련이 있었다. 취업자에 비해 비경제활동인구인 경우 통합형보다 동화형, 주변화형, 분리형에 속할 가능성이 모두 높게 나타났다. 이는 결혼이주여성의 노동시장에의 참여가 단순히 경제적 소득창출을 넘어 한국사회와의 접촉기회 및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하는 것과 관련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가족 내 지지와 양육효능감 또한 문화적응유형과 밀접하게 관련된 요인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다항로지스틱 결과 배우자와의 관계 만족도가 낮을수록 통합형에 비해 분리형 집단에 속할 가능성이 유의미하게 높았으며(RRR=.878, p<.01), 자녀와의 관계 만족도 또한 낮을수록 통합형에 비해 동화형이나(RRR=.793, p<.001) 분리형에(RRR=.657, p<.001) 속할 가능성이 모두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염동문 외(2019)의 결과에서도 명명의 유형은 다르지만 부모효능감이 낮을수록 한국사회에의 적응이 낮은 부적응형에 속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본 연구의 결과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가족 내 지지체계가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유형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통합형집단에 비해 동화형이나 주변화형 모두 모국인 지지망이 낮은 경향을 볼 수 있다. 가족 내 지지체계가 높은 집단에서는 결혼이주여성이 이중문화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양쪽 문화와의 관계를 모두 확장하는 반면 가족의 지지가 낮은 집단에서는 결혼이주여성이 모국 사회와의 관계망 대신 주류사회에 상대적으로 더 의존하거나(동화형), 두 집단 모두에게서 멀어지는 것으로(주변화) 해석할 수 있다.

체류자격과 같은 제도적 요인 또한 문화적응유형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체류자격이 한국국적취득에 비해 결혼이민자격인 경우 통합형에 비해 분리형에 속할 가능성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RRR=2.818, p<.001). 결혼이주체류자격의 경우 체류기간의 상한(3년)이 존재하며, 체류기간 연장에 대한 허가를 받아야 한다(법무부, 2026). 또한 이러한 결과는 한국 거주기간이 짧을수록 통합형에 비해 분리형에 속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난 결과와 함께 해석할 수 있다. 결혼이주여성은 입국 초기에는 결혼이민비자로 체류하게 되지만, 한국사회에 2년 거주 또는 3년 경과 시 1년 거주 요건을 채우면 간이귀화신청이 가능하다(법제처, 2026). 즉 결혼이주체류자격의 경우 영주비자나 한국국적취득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류자격이 불안정한 이민자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체류자격의 불안정성이 주류사회와의 관계 형성 및 모국인 관계망 의존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본 연구는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요인이 단순히 개인의 선택이나 역량의 문제가 아닌 가족 내 지지, 자녀양육효능감, 사회적 관계망, 주류사회로부터의 배제경험 등의 구조적 요인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이들의 정착을 위해서는 기존의 한국어 교육과 같은 개인적 역량 강화 중심의 정책을 넘어서 자녀 및 배우자와의 지지를 통한 가족 내 지지체계 구축, 사회적 관계망의 형성, 주류사회의 차별 해소를 위한 정책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정책적 제언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 초기 결혼이민자에게 요구되는 한국사회에 대한 동화 중심의 문화적응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입국 초기 제공되는 정책과 서비스에서 이들의 일방적인 한국사회로의 동화를 요구하기보다는, 모국문화를 유지하면서도 한국사회와 관계맺고 참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 결혼이주여성의 모국인 관계망이 한국인 이웃, 지역사회와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결속적 사회자본과 교량적 사회자본 모두를 균형있게 확보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는 결혼이주여성에게만 요구되는 일방적 정책이 아니라, 한국인배우자, 가족, 더 나아가 지역사회에게도 이들의 문화를 상호존중하는 정책설계가 필요할 것이다. 현재 가족센터를 중심으로 한국어교육, 가족상담, 자녀지원, 통번역서비스 등이 제공되고 있으나, 이들 서비스가 결혼이주여성의 한국사회 적응만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모국문화 유지와 한국사회 참여를 동시에 가능하게 하는 방향으로 재구성될 필요가 있다.

둘째, 비경제활동인구가 통합형보다 동화형, 주변화형, 분리형에 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결혼이주여성의 취업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러한 취업지원이 단순한 직업훈련이나 일자리 알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사회와의 접촉기회와 사회적 관계망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 현재 가족센터뿐 아니라 고용복지플러스센터, 여성새로일하기센터 등 관계기관 간 연계를 강화하고 이러한 취업지원이 주류사회와의 관계망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셋째, 결혼이주여성이 경험하는 차별이 주변화나 분리집단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주류사회의 차별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비록 본 연구에서 차별의 종류를 분석하지는 않았지만, 차별경험이 주변화 및 분리와 같은 취약한 문화적응 양상과 관련된다는 점에서,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일상적 차별에서부터 사회 내 여러 제도적 차별에 이르기까지 주류사회의 차별을 완화하기 위한 인식개선이나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 내 가족센터, 학교, 행정복지센터 등 다양한 복지서비스 기관에서 결혼이주여성뿐 아니라 지역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부모모임, 봉사모임 등 지역사회활동 등을 운영할 수 있다. 또한 결혼이주여성이 자주 이용하는 공공서비스 제공기관의 종사자를 대상으로 차별방지나 차별민감성·감수성 함양을 위한 교육·보수교육 등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지역사회에서 차별이 발생했을 때 이를 상담하고 대응할 수 있는 상담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결혼이주여성이 일상생활과 제도 이용 과정에서 경험하는 차별적 장벽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넷째, 결혼을 매개로 이주하여 가족을 형성하는 결혼이주여성의 특성을 고려하여 자녀 및 배우자와의 가족 내 지지기반을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 결과에서 자녀 및 배우자와의 관계만족도, 양육효능감 등은 통합형과 분리형을 구분하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결혼이주여성 개인에 대한 개별지원을 넘어 이중언어 환경조성 등 자녀와의 유대감을 증진하고 양육효능감 증진을 위한 부모교육 및 양육지원 프로그램, 부부상담 및 가족상담, 한국인 배우자 대상 상호문화 이해교육 등을 통해 가족 내 지지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정책 방안들이 요구된다.

다섯째, 한국 거주기간이 짧을수록 통합형에 비해 분리형에 속할 가능성이 높았으며, 체류자격이 결혼이민자로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경우 통합형에 비해 주변화형과 분리형에 속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러한 제도적 불안정성을 고려하여 초기 정착단계의 결혼이주여성이 체류연장, 국적취득 등에서 겪는 행정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다국어 정보 제공, 법률·상담 서비스 연계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결혼이주여성이 장기적으로 주류사회와 통합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를 통해 Berry(1997)의 이론에 근거하여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 유형이 사회적 관계망, 체류자격과 같은 제도적 지위, 차별 경험과 같은 관계적·구조적 맥락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실증적으로 살펴보고,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유형의 이질적 양상을 규명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하지만 아래와 같은 한계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먼저 본 연구는 횡단자료를 사용하여 시간적 변화에 따른 동태적인 문화적응양상을 파악하거나 변수 간 인과관계를 단정짓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거주기간이나 삶의 양상에 따라 바뀔 수 있는 과정임을 고려하여 향후 종단 자료를 통해 이러한 변화 양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이차 자료의 한계상 사회적 관계망이나 차별 경험의 빈도를 측정했을 뿐, 이들의 질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못하였다. 후속 연구를 통해 사회적 관계의 질적 깊이와 차별유형, 종류 등 차별의 다차원적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밖에도 BCH 3단계 다항로지스틱 회귀분석에서 변수의 결측치로 인해 잠재집단분석에 비해 분석대상자가 감소하였다. 이에 따라 표본 선택 편향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향후 다중대체법 등을 통해 이러한 한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가족관계나 자녀에 대한 문항을 분석에 활용하여, 1인 가구, 가족비동거 사례, 자녀가 없는 사례를 제외하였다. 제외된 집단이 포함되었다면 주변화형 비중이 달라졌을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는 가족과 동거 중이거나, 자녀가 있는 가족생활 맥락의 결혼이주여성에 한정하여 해석될 필요가 있으며 연구 결과의 일반화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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