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ensure healthy pregnancies and childbirths, it is important that interventions are made early on, building on an understanding of risk factors that may start having effects on pregnancy even before conception. As the importance of preconceptual health has been increasingly emphasized at the international level, many countries have developed guidelines and policies for preconception care. China and Japan are examples of countries where preconception care services are provided at both national and local levels in a comprehensive range, encompassing education, health checkups, and consultations. This article examines these preconception care services and discusses their implications for policymaking in Korea.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위해서는 임신 전부터 임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요인을 인지하고 개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적으로 임신 전 건강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여러 국가들에서 임신 전 건강관리를 위한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일본은 국가 및 지자체 차원에서 제공하는 임신 전 건강관리 서비스를 통해 임신 전 건강관리에 대한 교육과 건강검진, 상담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임신 전 건강관리 지원 사례를 중심으로 국제 동향을 살펴보고, 한국의 임신 전 건강관리 지원 정책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위해서는 임신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남녀의 성・생식 건강 위험요인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임신 중 관리나 출산 전후 주산기 관리만으로는 건강한 임신 및 출산이라는 결과를 얻는 데 한계가 있고, 이미 악화된 출산 건강을 개선하는 데 많은 자원이 소요 되기 때문이다(이상림 외, 2013, p.51). 가령 임신 전 흡연, 음주, 여드름 치료제인 이소트레티 노인이나 항경련 약물인 발프로산 등의 약물 복용은 태아 기형과 같은 부정적인 임신 결과를 유발할 수 있으며 일부 바이러스성 질환(풍진, 인유두종바이러스 등)과 당뇨・고혈압 등의 질환은 태아의 건강뿐 아니라 산모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따라서 임신 전부터 건강한 임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요인에 대해 인지하고 개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사회에서 임신 전 건강관리(preconception care)의 개념이 본격적으로 대두된 것은 2000년대 중반 이후로, 세계보건기구(WHO)의 정의에 따르면 임신 전 건강관리란 “임신 전 가임기 남녀에 대한 생의학적, 행동학적, 사회적 위험 요인을 파악하고 중재하는 예방적 차원의 관리로서, 산모와 태아의 건강증진을 목적으로 임신 전부터 남녀가 함께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도모하는 포괄적 관리(WHO, 2013)”를 의미한다. 임신 전 건강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많은 국가들에서 임신 전 건강관리에 대한 개개인의 지식이나 행태 변화에 초점을 두고 지침이나 가이드 라인의 개발, 교육자료 제공 등에 힘써 왔다. 가령 미국은 이미 20여 년 전부터 임신 전 건강관리를 국가적 어젠다로 상정하고(John et al., 2006) 임신 전 건강관리를 위한 국가 차원의 표준 지침을 개발하여 적용해 왔다(Gavin et al., 2014, p.6, p.22). 그 외 영국, 벨기에, 덴마크, 호주 등 다수의 나라들이 임신 전 건강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거나 국가 차원에서 임신 전 건강증진을 위한 교육과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Shawe et al., 2015; DoHAC, 2018, pp.21-22, p.24; DoHAC, 2019, p.28), 네덜란드는 ‘Healthy Pregnancy 4 All’이라는 전국 단위 연구 사업을 통해 18∼41세 여성을 대상으로 일반의(GP) 및 조산사에 의한 개별 임신 전 건강관리 상담을 제공하기도 하였다(Shawe et al., 2015; Barsties et al., 2021). 한편 중국과 일본처럼 임신 전 건강관리의 일환으로 국가 및 지자체 차원에서 생식건강 검사를 포함한 임신 전 건강검진을 직접 지원하는 국가들도 있다. 임신 및 출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조기에 발견하여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출산 연령의 고령화와 함께 다양한 사회・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난임 및 고위험 임신, 미숙아 발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최근 임신 전 건강관리에 대한 정책적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21∼2025)에서는 ‘건강하고 안전한 임신・출산 보장’을 위해 남녀 모두에게 임신 전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주요 추진 사업의 하나로 명시하였으며, 그 일환으로 2024년 4월부터 중앙정부 차원에서 임신 준비 부부에게 필수 가임력 검사비를 지원하는 등 임신 전 건강관리에서의 정부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국에는 임신 전 건강관리를 위한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이 부재한 가운데, 중앙 정부의 사업은 보건학적 관점보다도 출산율 제고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지자체의 사업은 지원되는 서비스 내용이나 대상에서 편차가 큰 상황이다.
이 글에서는 한국과 유사하게 중앙정부 및 지자체 차원에서 임신 전 건강검진을 제공하면서도 건강 교육, 맞춤형 상담 등 보다 포괄적인 임신 전 건강관리 지원 체계 구축에 힘쓰고 있는 중국과 일본의 사례를 중심으로 임신 전 건강관리 지원의 국제 동향을 살펴보았다. 이들 국가의 사례에 대한 고찰을 통해 한국의 임신 전 건강관리 지원 정책에 대한 시사점과 개선 방향을 도출하고자 한다.
중국 정부는 계획 임신 비율을 높이고, 임신 전 건강 위험 예방에 대한 인식 제고 및 선천성 기형 발생 등 부정적인 임신 결과를 낮추기 위해 국가 무료 임신 전 건강 검진 프로젝트(National Free Preconception Health Examination Project)2)를 시작하였다(국가인구가족계획위원회, 2010). 국가 무료 임신 전 건강 검진 프로젝트는 임신을 계획하는 가임기 부부에게 건강 교육, 임신 전 신체검사, 실험실 검사, 위험 평가, 상담 및 지도 등을 제공하는 것으로, 2010년에 중국 국무원(the State Council of China)이 도입하였고, 중국 국가보건가족계획위원회(Chinese National Health and Family Planning Commission)와 재정부(Ministry of Finance)의 책임하에 운영되고 있다(Zhang et al., 2015; Xu et al., 2022). 프로젝트 시작 초기에는 일부 농촌 지역을 대상으로 한 시범사업 형태로 실시하였으나 2013년부터는 사업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하여 중국의 거의 모든 농촌 및 도시 지역에서 이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중국의 국가 무료 임신 전 건강 검진 대상 부부의 95% 이상이 임신 전 건강 교육을 받았으며, 2010년부터 2020년까지의 프로젝트 수혜자는 7300만 명 이상이다.
실제 지자체에서 시행되는 무료 임신 전 건강 검진 모델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으나 기본적인 내용은 <표 1>과 같다. 먼저 검진 대상자는 가임기 부부 중 특히 향후 6개월 이내에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부부이며(Xu et al., 2022), 검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자체별로 세부적인 대상 자격이 다르다. 예를 들어 베이징시에서는 임신을 계획하는 베이징시 상주인구를 서비스 대상자로 하며, 여성의 호적이 베이징시에 등록되어 있거나 거주허가를 받아야 한다(베이징시위생위원회, 2021). 취안저우시 후이안현에서는 임신을 계획하는 부부 중 한 사람의 호적이 후이안현에 등록되어 있거나 부부 모두 다른 지역에 호적이 등록되어 있더라도 후이안현에서 일하면서 거주하는 경우에는 서비스 대상자가 된다(취안저우시후이안현인민정부, 2024).
구분 | 내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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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자 | |||||||
신청 절차 | |||||||
기본 서비스 내용 | |||||||
구분 | 항목 | 여자 | 남자 | ||||
1 | 건강 교육 | ∨ | ∨ | ||||
2 | 병력 조회(임신력, 질병력, 가족력, 약물 사용, 생활습관, 식이영양, 환경 위험 요인 등) | ∨ | ∨ | ||||
3 | 신체 검사 | 키, 체중, 혈압, 심박수, 갑상선 촉진, 심폐 청진, 간 및 비장 촉진, 사지 및 척추 검사 등 | ∨ | ∨ | |||
여성 생식 기관 검사 | ∨ | ||||||
남성 생식 기관 검사 | ∨ | ||||||
4 | 실험실 검사 | 질 분비물 | 질염 검사 | ∨ | |||
임질 검사 | ∨ | ||||||
클라미디아 트라코마티스 검사 | ∨ | ||||||
5 | 혈액 검사(헤모글로빈,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 ∨ | |||||
6 | 소변 검사 | ∨ | ∨ | ||||
7 | 혈액형(ABO 혈액형 및 Rh 양성/음성) | ∨ | ∨ | ||||
8 | 혈청 포도당 측정 | ∨ | |||||
9 | 간 기능 검사 | ∨ | ∨ | ||||
10 | B형 간염 혈청 5종 검사 | ∨ | ∨ | ||||
11 | 신장 기능 검사(크레아티닌) | ∨ | ∨ | ||||
12 | 갑상선 기능 검사(갑상선 자극 호르몬) | ∨ | |||||
13 | 매독 검사 | ∨ | ∨ | ||||
14 | 풍진 바이러스에 대한 IgG 항체 측정 | ∨ | |||||
15 | 거대세포 바이러스 IgM 및 IgG 항체 측정 | ∨ | |||||
16 | 톡소플라스마 IgM 및 IgG 항체 측정 | ∨ | |||||
17 | 부인과 초음파 검사(자궁 및 난소) | ∨ | |||||
18 | 위험 평가 및 상담・지도 | ∨ | ∨ | ||||
19 | 임신 초기 및 임신 결과 추적 관찰 | ∨ | |||||
출처: “【卫生健康】免费孕前优生健康检查办事指南”, 창사시카이푸구인민정부, 2023, http://www.kaifu.gov.cn/zfxxgk/jd_ 18817/frbljd/zdmsxx_145109/202303/t20230306_11020962.html;
“普陀区免费孕前优生健康检查来啦!”, 상하이시인민정부, 2023, https://www.shanghai.gov.cn/nw17239/20231108/41fe01de7e1d4532b67bf97ef6aa0ddf.html;
“免费孕前优生健康检查申请”, 상하이원스톱서비스, n. d., https://zwdt.sh.gov.cn/govPortals/bsfw/item/d9c6bb91-78e3-43d7-b2d1-b987bd09417f#spzj;
“国家人口计生委关于印发国家免费孕前优生健康检查项目试点工作技术服务规范(试行)的通知”, 국가인구가족계획위원회, 2010, http://www.nhc.gov.cn/fys/jslgf/201307/4bad01a08a07468e87b583b28f082d53.shtml
검진 서비스 신청 절차는 필요 서류를 지참하여 관할 지자체에 신청하고, 대상 자격을 인정 받은 후 지정된 검진 기관에 방문하여 무료 검진을 받는 방식이며, 세부적인 절차는 지자체별로 차이가 있다. 임신 전 건강검진 서비스는 건강 교육, 질병력 확인, 건강검진(신체검사, 임상 병리검사, 초음파 검사 등), 검사 결과에 대한 상담 및 후속 조치 등의 순서로 제공되며, 국가인 구가족계획위원회(国家人口计生委)가 고시한 임신 전 무료 건강검진 기본 서비스 항목 19개가 포함된다(국가인구가족계획위원회, 2010).
최근 중국은 참여 대상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국가 혼전 및 임신 전 건강검진 정보 서비스 플랫폼(National Premarital and Preconception Health Examination Information Service Platform)’을 출시하였다. 애플리케이션은 임신 전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3000여개 기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사용자 위치를 기반으로 가장 가까운 병원을 추천해 주고 예약 서비스도 제공한다(Xu et al., 2022).
건강검진은 산부인과 전문 교육을 받은 주치의 및 임상의가 실시하며 검진 시 개인 병력, 가족력, 임신력, 복용 중인 약, 식습관 및 생활습관, 환경적 위험 요인, 스트레스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한다. 그리고 키, 체중, 혈압, 심박수 등의 신체검사와 남녀의 생식 기관 검사를 실시한다. 실험실 검사로는 여성 검사로 질염 검사, 성매개감염병 검사, 갑상선 기능 검사, 풍진 검사, 거대세포 바이러스 검사, 부인과 초음파 검사 등이 있고 남녀 모두에게 해당되는 검사로는 소변 검사, 혈액 검사, 간 기능 검사, 신장 기능 검사, B형 간염 검사, 매독 검사 등이 있다. 또한 임신 초기 및 임신 결과에 대한 추적관찰도 서비스 항목으로 포함되어 있다(국가인구가족계획위원회, 2010; Xu et al., 2022). 기본 검진 항목에서 지자체의 필요에 따라 검진 항목을 추가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베이징시와 푸신시는 HIV 검사를 추가로 제공하고 있으며 타 지역보다 지중해빈혈과 잠두중독(favism) 발병률이 높은 광둥성에서는 이 두 가지 질병에 대한 추가 검진을 실시하고 있다(베이징시위생위원회, 2021; 푸신시칭허먼구인민정부, 2023; Xu et al., 2022). 그리고 위화구에서는 여성 AMH 난소기능검사와 남성 정액검사를 무료 검사 항목에 포함하고 있다(창사시위화구인민정부, 2024).
검진에 대한 모든 기록은 웹 기반 전자 데이터 수집 시스템에 업로드되며, 참여자의 검사 결과와 질병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임신 전 건강 상태를 예방 및 치료 가능성에 따라 5가지 범주(ABCDX)로 분류한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맞춤형 상담, 건강 교육, 환자 중심의 의료 개입, 3차 병원으로의 의뢰 등이 이루어진다(Xu et al., 2022; 상하이시인민정부, 2023).
이러한 중국의 무료 임신 전 건강검진 프로그램의 효과를 평가한 결과들에 따르면, 임신 전 건강관리 서비스가 산모와 태아의 합병증 발생률을 감소시키고, 임신 전 건강관리 프로그램에 참여한 코호트에서 임신 전 엽산 섭취가 자연 유산 및 조산의 위험을 감소시킨 것으로 보고되었다(Xu et al., 2022에서 재인용).
일본은 1990년 합계출산율 ‘1.57쇼크’ 이후 ‘저출산’을 본격적인 정책 과제로 인식해왔으며, 2003년에는 「저출산 사회대책 기본법」을 제정하여 다양한 저출산 대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여밀림, 2023, p.1; 이형근, 2023, p.4). 해당 법에 근거해 보육, 모자보건, 교육, 고용 등 의 다양한 정책들이 추진되어 온 가운데, 2022년에는 임신・출산 및 육아 단계에서의 모자건강에 대한 지원 정책뿐만 아니라 ‘결혼 전’ 단계와 ‘임신 전 단계’에서 임신・출산과 관련된 건강 정책이 포함되었다(내각부, 2023). 또한 2021년에는 임신 전 건강관리가 일본의 법제도상에 공식적으로 처음 등장하였다. 「성육기본법」에 근거해 발표된 「성육의료 등의 제공에 관한 시책의 종합적인 추진에 관한 기본적인 방침(이하 성육의료 등 기본방침)」에서는 남녀 모두에 대해 안전하고 건강한 임신・출산 및 산후 건강관리 지원을 위한 체제 구축, 미래의 임신을 위한 건강관리에 관한 정보 제공 등을 내용으로 하는 임신 전 건강관리 전반의 체제가 명시되었다(いぬい めぐみ, 2022). 특히 성육의료 등 기본방침에서는 젊은 여성의 체중 감소로 인한 임신출산 위험 증가와 이에 대응한 적극적인 건강관리 지침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いぬい めぐみ, 2022; 후생노동성, 2023).
일본의 임신・출산・육아 정책은 그동안 후생노동성의 육아세대포괄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추진되어 왔는데, 2023년 4월 어린이 가정청의 출범으로 기존의 내각부와 후생노동성의 어린이 정책 업무가 일원화되면서 어린이가정청을 중심으로 임신 전 건강관리를 지원하고 있다(어린이가정청, 2023).
일본의 임신 전 건강관리 지원은 크게 교육・정보 제공을 통한 개인의 인식 및 관리 역량 강화와 건강검진을 지원하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현재 일본은 어린이가정청 홈페이지를 통해 임신 전 건강관리 및 식생활정보, 생애주기별 여성 건강에 대한 정보 사이트 등 임신 전 건강관리와 관련된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국립성육의료연구센터 내 프리컨셉션 케어센터 홈페이지로의 연계를 통해 ‘프리콘 체크 시트’ 와 ‘프리콘 노트’의 작성을 안내하고 있다. ‘프리콘 체크 시트’는 금연, 금주, 균형 잡힌 식생활, 예방접종 하기, 기저 질환에 대해 알기 등 건강한 임신을 위해 남녀가 각각 확인하고 실천해야 할 목록이고(국립성육의료연구센터, 2023a), ‘프리콘 노트’는 임신 전 건강관리에 대한 설명과 실행 방안을 제시하며 직접 실천 계획을 세우고 실행 여부를 기록할 수 있도록 구성된 책자이다(국립성육의료연구센터, 2023b).
구분 | 내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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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ion1. 스스로를 알기 | ||
Action2. 규칙적으로 생활하기 | ||
Action3. 검진 및 백신 접종하기 | ||
Action4. 주치의를 두기 | ||
Action5. 인생을 계획하기 |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 정부 차원에서도 임신 전 건강관리에 대한 정보 제공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가령 오사카부에서는 오사카부 홈페이지를 통해 임신 전 건강관리에 대한 정의, 목적 등과 함께 프리콘 체크 시트와 프리콘 노트를 게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임신 전 건강관리 관련 외래 진료를 제공하는 오사카부 지역 의료기관 정보나 임신 전 건강관리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웹사이트 링크를 제공하고, 성생식 건강과 관련된 고민을 전문 상담원과 채팅으로 상담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오사카부, 2024).
임신 전 건강검진에 대한 지원은 일부 지방 정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도쿄도가 대표적이다. 특징적인 것은 건강검진에 대한 비용 지원의 전제 조건으로 임신 전 건강관리에 대한 세미나 수강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도쿄도에서는 젊은 세대가 임신 전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임할 수 있도록 임신・출산 의향이 있는 18∼39세 도내 거주자를 대상으로 임신 전 건강관리 세미나를 개최한다. 임신 전 건강관리 전문가가 강의하는 <TOKYO 프리콘 세미나>는 월 1회 정도 온라인 및 대면으로 개최하고 세미나당 정원은 커플 50명, 싱글 100명 정도 이다(도쿄도 복지국, 2024).
프리콘 세미나 수강자 중 희망자에 대해서는 도쿄도가 지정한 검사 중 개인의 상황에 맞추어 의사와 상담한 후 실시한 검사 비용을 지원한다. 임신 전 건강관리의 일환으로 2023년까지는 항뮬러관 호르몬(AMH) 검사3)에 대한 비용만 지원하였지만 2024년부터는 임신 전 검사 지원 대상 항목을 정액검사, 남성호르몬검사, 여성 질초음파, 여성호르몬검사 등으로 확대하였다. 검사비용 상한액은 여자 3만 엔, 남자 2만 엔으로 상한액을 초과하는 비용은 본인부담이며, 도쿄도가 지정하는 등록 의료 기관에서 검사 및 상담을 받을 수 있다(도쿄도 복지국, 2024).
구분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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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및 정원 | |
세미나 내용 | |
일시 및 신청 방법 |
출처: “プレコンセプションケアに係る取組”, 도쿄도복지국, 2024, https://www.fukushi.metro.tokyo.lg.jp/kodomo/shu ssan/preconceptioncare.html
구분 | 내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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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및 지원 요건 | ||||
지원 절차 | - 신청자가 등록 의료 기관 목록에서 의료기관 선택 및 예약 → 의사 상담 후 검사와 결과 상담 실시 (의료기관에 검사 비용 등 지불) → 도쿄도의 설문조사 응답 및 검사비 지원 신청(온라인) → 도쿄도에서 신청자에게 검사비 등의 비용 지급 | |||
지원 대상 검사 항목 및 지원금 상한액 | ||||
구분 | 남자 | 여자 | ||
필수 검사 | 소변검사(당, 단백질), 혈액검사(Fe, TP, 콜레스테롤, 당, 신장기능),홍역항체검사 | |||
선택 가능 검사 | B형 간염 검사, C형 간염 검사, 감염병 검사(매독, 임질, 클라미디아, HIV) | |||
선택 가능 검사 | 정액 일반 검사(정액량, 정자 농도, 총정자 수, 백혈구 수, 총운동률, 전진운동률, 정상정자 형태율 등), 남성 호르몬 검사(테스토스테론, LH, FSH, 프로락틴) | AMH 검사, 갑상선 호르몬 검사, 질 초음파 검사(자궁 및 난소 크기, 종양 유무, 낭종), 여성 호르몬 검사(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LH, FSH, 프로락틴) | ||
출처: “プレコンセプションケアに係る取組”, 도쿄도복지국, 2024, https://www.fukushi.metro.tokyo.lg.jp/kodomo/shu ssan/preconceptioncare.html
또한 도쿄도 시정촌에서는 19세 이상으로 임신 예정이거나 희망하는 여성(예비 임산부)과 예비 임산부 및 임산부의 동거인에 대해 무료로 풍진 항체 검사를 실시하고, 필요한 경우 예방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도쿄도 보건의료국, 2024).
이 글에서는 임신 전 건강관리 지원에 대한 국제 동향을 중국과 일본의 사례를 통해 심층적으로 살펴보았다. 중국과 일본은 중앙정부 및 지자체 차원에서 임신 전 건강관리 지원을 중요 책무로 설정하고, 교육을 비롯해 건강검진, 상담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지원을 하고 있었다.
중국은 10여 년 전부터 6개월 이내 임신 계획이 있는 부부를 대상으로 임신 전 무료 건강검진 사업을 실시해 왔다. 단순히 건강검진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 교육, 질병력 등 위험 요인(개인 병력, 가족력, 임신력, 복용 중인 약, 식습관 및 생활습관, 환경적 위험 요인, 스트레 스 등) 확인, 건강검진(신체검사, 임상병리검사, 초음파 검사 등), 검사 결과에 대한 상담 및 후속 조치가 함께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임신 초기 및 임신 결과에 대한 추적까지 사업의 내용으로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이러한 데이터들이 모두 전산 시스템으로 관리됨으로써 사업의 효과를 평가하는 연구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일본의 경우, 최근 들어 임신 전 건강지원 정책을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포함하기 시작했으며, 성육의료 등 기본방침을 통해 임신 전 건강관리에 대한 전반적 지원의 방향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였다. 이에 근거해 개인의 임신 전 건강관리 인식과 실행력을 제고하기 위한 수단들(프리콘 체크 시트, 프리콘 실행노트 등)을 개발하고 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데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임신 전 건강검진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건강검진 비용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전에 임신 전 건강관리에 대한 교육을 받도록 요구함으로써 임신 관련한 올바른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었다. 특히 일본은 이러한 임신 전 건강관리 지원의 대상을 부부로만 한정하지 않고, 임신・출산 의향이 있는 가임기 남녀 전체로 확장함으로써 임신 전 건강관리를 생애주기에 따른 예방적 생식건강 관리의 일환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이러한 외국의 사례는 임신 전 건강관리를 인구학적, 보건학적 정책의 영역으로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한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한국에서는 만혼으로 인한 생식능력의 저하와 함께 다양한 사회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난임, 고위험 임신, 미숙아 발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임신 전 건강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기존의 임신・출산 관련한 보건학적 정책들은 주로 주산기 건강관리나 출산 이후의 지원, 난임시술 지원에 초점을 맞춰 온 경향이 있었으나,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위해서는 임신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남녀의 성・생식 건강 위험요인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21∼2025)에서는 ‘건강하고 안전한 임신・출산 보장’을 위해 남녀 모두에게 임신 전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주요 추진 사업의 하나로 명시하였다.
이와 관련해 다수의 지자체에서 임신 전 건강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건강검진이나 영양제 제공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임신 준비 부부에게 필수 가임력 검사비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국에는 임신 전 건강관리를 위한 표준화된 지침이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지자체별로 제공되는 검진 항목이나 서비스 지원 대상이 상이하며 검사 결과가 이후의 중재로 이어지기보다는 단순히 위험요인을 평가하는 수준에서 그치는 한계를 안고 있다. 또한 중앙정부의 사업은 임신 결과에 대한 개선보다는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난임을 예방하여 임신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두고 있어 임신 전 건강관리(preconception care) 본연의 개념 및 목적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상황이다.
반면 앞서 살펴보았듯 일본의 경우 한국과 비슷하게 정책 추진의 주요 배경에는 저출산 문제가 자리하고 있지만, 임신 전 건강관리에 대한 관점과 접근 방식에서는 사뭇 차이가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생애주기에 따른 성・생식 건강 문제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부부 뿐 아니라 가임기 남녀 전체를 임신 전 건강관리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 건강 교육, 자기 실행력 강화와 같은 사전 예방적 보건학의 관점이 강조되는 것이 그것이다. 부부를 대상으로 임신 전 건강검진을 포괄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에도 임신 전 건강관리 사업 내에 건강교육을 반드시 포함하고 있다.
임신 전 건강관리에 대한 지식은 실제 임신 준비행동을 이끄는 매우 중요한 결정요인이라는 점에서 개인들이 갖고 있는 위험요인을 사전에 정확히 인지하고 올바른 정보를 획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가 중요하다(이상림 외, 2013, p.187). 따라서 한국도 임신 전 건강검진에 대한 지원뿐 아니라 개인의 지식과 역량 강화, 스크리닝, 중재로 이어지는 과정이 임신 전 건강관리 사업 내에서 촘촘하게 설계될 수 있도록 향후 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 글은 용역보고서(2023-96) 정연, 이나경, 이재은, 고든솔, 배재용, 이수형, 나백주, 민승기, 한정열. (2023). 예방적 생식건강증진 강화방안 연구(보건복지부・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일부를 수정・보완하여 작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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