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July this year, US President Trump signed the One Big Beautiful Bill Act (OBBBA) into law, following its passage by Congress. This Act, an expansive legislative package that incorporates most of Trump’s campaign promises turned into policies, focuses on tax cuts and stricter immigration regulations. However, as its details have become clearer, this all-encompassing policy package has fueled growing debate within US political and civic circles. The aspect attracting the most attention is the proposed Medicaid reform. The Act outlines strategies to offset the deficits likely to arise from implementing Trump’s core policies, mainly through sweeping reductions in government spending across other policy areas, with Medicaid reform given paramount importance. This article examines the Medicaid reform outlined in the OBBBA and how, for all the political risks associated with scaling back Medicaid, the current administration has decided to push for this Act. In doing so, the article considers the process that led to the adoption of the Act and the significance of Medicaid within the US social welfare system and, going further, attempts to make sense of the overall direction in which US social policies are likely to proceed.
지난 7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를 통과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법(OBBBA: One Big Beautiful Bill Act)]에 서명하였다. OBBBA는 거대 패키지법안으로 주요 골자는 감세와 이민 규제 강화인데, 트럼프 캠페인의 공약을 정책적으로 집대성한 법안이라 할 수 있다. 이 거대 법안의 세부 내용들이 차차 공개되며 미국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정치사회적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그중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메디케이드 개혁과 관련된 부분이다. OBBBA는 감세와 트럼프 정책 추진으로 발생하는 재정 적자를 상쇄하기 위하여 다른 분야에서의 정부 지출을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중 가장 비중있게 다루어진 부문이 바로 메디케이드 개혁이다. 이 글에서는 OBBBA에 포함된 메디케이드 개혁 구상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왜 메이케이드 축소라는 정치적 위험을 감수하며 OBBBA를 추진하게 되었는지 그 배경을 추적해 본다. 이를 위하여 먼저 OBBBA의 성립과정을 살펴보고 미국 사회복지 체계에서 메디케이드 제도가 갖는 정책적 의미를 소개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향후 미국 사회정책의 방향을 짚어보고자 한다.
대통령제와 양원제라는 통치구조 아래에 확고한 양당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미국에서 협의에 기초한 입법은 미덕이자 안정된 정치지형 조성을 위한 토대였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는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좀처럼 ‘초당적 합의’라는 표현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며 미 의회에서 다루어진 주요 법안들은 공화당과 민주당 또는 백악관과 의회의 격렬한 대립 속에서 제대로된 정책 논의조차 없이 당파성에 의존해 통과되거나 끝내 좌초되고 말았다. 이러한 정치환경에서 나타난 특이점 중 하나는 ‘패키지법안’이 적극적으로 활용된다는 것이다. 하나의 단일 사안(예컨대, 최저 임금 인상이나 이민 규제 등)을 집중적으로 조명하여 해결책을 담아내는 단일법안과 달리 패키지법안에서는 다양한 정책들이 하나의 법안에 포함된다. 따라서 패키지법안은 여러 정책들을 일괄적으로 처리하여 입법 절차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반면 범위가 지나치게 넓을 경우 세부 정책의 내용이 모호해지거나 정책 간 충돌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원래 워싱턴 정가에서 패키지법안의 암시적 목적 중 하나는 정치적 합의를 용이하게 하려는 데 있었다. 여러 사안을 담을 수 있는 패키지법안의 특성상 공화당과 민주당은 각자가 지향하는 정책들을 하나의 패키지법안에 포함시키고, 이를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정치적 협의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한 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위하여 마련된 [코로나19 보조구호 및 경제보장법(CARES Act: The Coronavirus Aid, Relief, and Economic Security Act)]이라 할 수 있다(김태근, 2020).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를 통과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법(OBBBA: One Big Beautiful Bill Act)]에 서명하였다. 법의 정식 명칭(Big)에서 유추할 수 있듯 OBBBA는 거대 패키지법안이다. 주요 골자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7년 설계한 약 4조 5,000억 달러 규모의 세금 감면 조치를 연장하겠다는 것과, 2024년 선거운동 기간에 트럼프 캠페인에서 대표 공약으로 내세운 새로운 세금 감면 조치(팁, 초과근무수당, 자동차 대출 이자 등에 대한 세금 면제 등)를 추가하는 것이다. 이에 더하여 트럼프 캠페인의 또 다른 주요 공약 중 하나였던 이민 규제를 위하여 대규모 추방 및 국경 보안 예산이 확충되며 ‘강한 미국’을 상징하는 국방력 강화 프로그램도 새로 도입되었다(Yilek, 2025). 한마디로 OBBBA는 트럼프 캠페인의 공약을 정책적으로 집대성한 법안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OBBBA의 발효는 명실공히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승리라는데 이견이 없다. 하지만 1,000페이지에 달하는 거대 법안의 세부 내용들이 차차 공개되며 정치 사회적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그중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메디케이드 개혁과 관련된 부분이다. OBBBA는 감세와 트럼프 정책 추진으로 발생하는 재정 적자를 상쇄하기 위하여 다른 분야의 정부 지출을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중 가장 비중있게 다루어진 부문이 바로 메디케이드 개혁인 것이다(Beggin, 2025). 이 글에서는 OBBBA에 포함된 메디케이드 개혁 구상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왜 메이케이드 축소라는 정치적 위험을 감수하며 OBBBA를 추진하게 되었는지 분석해 본다. 그 연장선상에서 향후 미국 사회정책의 방향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먼저 OBBBA의 성립과정을 살펴보고 미국 사회복지 체계에서 메디케이드 제도가 갖는 정책적 의미를 소개한다.
어떤 법안의 총체적 실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법안이 어떤 정치적 경로를 거쳐 수립되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이에 OBBBA의 주요내용을 소개하기 전에 성립과정을 간략히 살펴본다. 앞서 언급한 대로 OBBBA는 패키지법안이다. 통상 패키지법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공화・민주 양당의 합의는 중요한 절차였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법안의 초안 작성부터 상하원 수정안 작성 및 통과까지 철저하게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의회 지도부의 주도하에 이루어졌다. 그 기저에는 무엇보다 지난 11월 선거를 통해 백악관과 의회 권력을 모두 확보한 공화당의 정치적 자신감이 깔려있었다. 여기에 더하여 선거 패배 이후 민주당 지도부의 약화된 조직력과 정무능력이 공화당과 백악관의 독주를 견제하는데 한계가 있었다(Pequeño, 2025; Percio, 2025). 백악관과 공화당은 일찌감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내세운 정책 어젠다를 효과적으로 실천할 방안을 모색하였는데 그 결과 공화당 하원지도부 주도로 올해 2월에 OBBBA 초안이 작성되었다.
이후 공화당은 민주당과의 협의를 사실상 포기하고 독자적으로 법안을 추진하였으며, 대신 당내 의견을 통합하는데 주력하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때와 달리 당내의 탄탄한 조직기반을 바탕으로 공화당 의원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압박을 가하였다. 백악관은 하원 투표를 하루 앞두고 이례적으로 “이 법안 통과 실패는 궁극적인 배신 행위이다”라며 직설적인 경고성 성명을 내기도 하였다. 석 달여에 걸친 논의 끝에 지난 5월 치러진 하원 법안 투표에서 OBBBA는 215명 찬성, 214명 반대라는 간발의 차이로 간신히 하원을 통과한다(Yilek, 2025). 하원안이 통과된 순간부터 민주당과 진보진영에서는 OBBBA에 포함된 사회복지 축소 조항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법안의 부당성을 강조하였다. 그런데 하원안의 상원 투표를 앞두고 이러한 비판에 동조하는 공화당 소속 상원 의원들이 나오게 된다. 당내 중도 온건파로 분류되는 수전 콜린스 등이 메디케이드 삭감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법안 반대 입장을 천명한 것이다. 콜린스 의원은 특히 메디케이드 삭감 문제가 자신의 지역인 메인주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Pereira et al., 2025). 상원의 공화・민주 의석 분포가 53:47 점을 감안할 때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4명이 반대할 경우 법안은 좌초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한 달여에 걸친 논의와 설득을 거쳐 공화당 상원은 하원안을 약간 수정한 상원안을 상정하였고, 결과는 찬성 50명, 반대 50명으로 동률이 나왔다. 최종적으로 상원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J. D. 밴스 부통령의 찬성으로 51:50이라는 초박빙으로 OBBBA는 상원을 통과하였다. 최초 하원안이 상원에서 수정되었기 때문에 통과된 상원안은 다시 하원에 회부되어 재투표에 부쳐졌고 하원을 통과하여 올해 7월 최종적으로 정식 법률로 채택되었다.
상하원 투표 결과에서 보듯 OBBBA는 완벽한 당파성을 지닌 법안(민주당 소속 의원 전체의 반대)이었다. 뿐만 아니라 백악관과 의회 지도부의 상당한 압력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내에서조차 반대 의견이 나왔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OBBBA의 주요내용을 살펴본다. 방대한 패키지법안의 특성상 세세한 정책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 글에서 모든 부문을 망라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법안의 골자를 큰 항목별로 정리해 보면 <표 1>과 같다. OBBBA는 크게 네개의 축으로 구성되어있다. 법안의 중추이자 출발점은 바로 감세를 포함한 대규모 세제 개편이다. 레이건 행정부 이래 미국 보수진영은 감세를 줄기차게 주장하여 왔고, 이러한 흐름을 그대로 계승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1기 행정부 때 부터 감세 정책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그 결과 2017년 개인 및 법인세 인하를 포함한 대규모 감세 법안인 [감세와 고용법(TCJA: Tax Cuts and Jobs Act)]을 도입하게 된다. 트럼프 스스로도 지난 선거 때 수차례 강조하였듯 TCJA는 트럼프1기 행정부의 최대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이 법안의 가장 큰 맹점은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를 심화시켰다는 것이다. 그에 대한 대응 방안 또한 없었다. 이에 더하여 2017년 감세 법안을 통과시킬 당시 공화당은 상원에서 필리버스터를 피하기 위하여 ‘예산조정 절차(Budget Reconciliation)’를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예산조정 절차를 거쳐 통과되는 법안의 경우 10년 이상 재정적자를 방치할 수 없으며 따라서 TCJA의 감세 정책 효력이 2026년에 종료되는 것으로 일몰(sunset)규정을 두어야 했다.
| 대항목 | 주요내용 | 트럼프 캠페인 |
|---|---|---|
| 세제개편 | - 2017 감세법의 연장 - 표준공제 기준 확대(공제액 200% 증가) - 지방세(SALT) 공제기준 확대(기존 1만 달러에서 4만 달러로) - 기업 지분 혜택 확대 - 상속・증여세 면제 기준 상향(1,500만 달러까지 면제) - 팁, 초과근무수당, 자동차 대출 이자 비과세 |
공약 공약 공약 공약 공약 공약 |
| 국토안보 | - 이민단속, 국경보안 예산 증액(1,000억 달러) - 추가 국방예산(1,500억 달러) |
공약 공약 |
| 복지제도 개혁 | - 메디케이드 예산 삭감 및 구조개혁 - 저소득층 식품 보조 프로그램(SNAP) 개편 |
공약 아님 공약 아님 |
| 기타 | - 바이든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 전환・폐지 | 공약 |
주: 이 표는 One Big Beautiful Bill Act(2025)를 정리하여 저자가 작성함.
이에 지난 선거에서 트럼프 측은 감세 정책의 연장을 핵심공약으로 내세운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위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OBBBA는 팁과 초과근무수당에 대한 비과세나 1,500만 달러까지 상속・증여분에 대한 비과세 등을 포함하여 감세의 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OBBBA의 또다른 축은 국토안보 부문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구호는 이미 1기 행정부때부터 트럼프 진영의 상징이었다. MAGA는 강력한 이민 규제와 군사력 강화에 방점을 찍는다. 이를 반영하여 OBBBA는 이민단속 및 국경보안과 군사력 증대에 많은 예산을 할애하고 있다. 그리고 기타분야에는 바이든 행정부의 에너지 및 환경 친화 정책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복지제도 개혁 부문에서는 메디케이드 예산 삭감 및 구조개혁과 저소득층을 위한 식품 보조 프로그램인 SNAP(Supplemental Nutrition Assistance Program)의 축소를 담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앞서 언급한 세 항목(감세, 반이민, 환경 관련 규제 철폐)은 이미 선거운동 기간에 트럼프 캠페인에서 주요 담론으로 내세웠던 내용인데 반해 복지제도 개혁은 지난 선거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은 사안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트럼프 캠페인은 메디케이드나 메디케어는 어떠한 경우에도 지켜낼 것이라 수차례 약속했다(Cohen, 2025). 더군다나 (아래에서 보다 자세히 다루겠지만) 메디케이드 축소는 공화당 입장에서 봤을 때 결코 정치적으로 유리한 선택이 아니다(Vakil, 2025).
그렇다면 왜 공약을 어겼다는 비판과 정치적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메디케이드 축소라는 일종의 무리수를 법안에 포함시킨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가장 정확한 해답은 법안을 주도한 공화당 지도부만이 알 것이다. 하지만 OBBBA의 성립과정과 주요내용을 동시에 복기해 볼 때 합당한 정치적 이유를 유추해 볼 수 있다. 현재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다. 그리고 앞서 설명한 대로 OBBBA는 애초에 민주당과의 협의를 생략한 당파적 법안이었다. 따라서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공화당 내에서 반대표를 최소화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트럼프케어 법안을 다루었던 의회 상황과 매우 비슷하다. 지금과 다른 지점이 있다면 당시 트럼프케어 법안은 공화당 의회가 아니라 백악관 주도로 작성되었다는 것이다. 트럼프케어 법안은 하원의 문턱을 우여곡절 끝에 넘었지만 결국 상원에서 2명의 공화당 의원 반대로 좌초되고 말았다.1) 이러한 경험은 이번에 OBBBA를 주도한 공화당 지도부에 중요한 교훈이 되었을 것이다. 즉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당내 소수의견도 법안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점이다.
OBBBA의 핵심은 감세와 이민규제이다. 그런데 이러한 정책을 추진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재정적자 문제이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미국 연방정부의 적자는 워싱턴 정가에서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로 대두되었다. 재정 보수주의를 추구하는 공화당내 자유 코거스(Freedom Caucus) 진영 의원들은 재정적자 해결에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이러한 정치적 역학관계 속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하는 정책을 추진하며 동시에 당내 재정 보수주의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재정적자 해소를 위한 구체적 방안이 법안에 반듯이 포함되어야 한다. OBBBA의 초안이 작성될 때 공화당 하원 내 보수적인 성향의 의원들을 중심으로 재정지출 증가와 그에 따른 정부부채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를 의식하여 다른 분야에서 정부지출을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방안들이 함께 논의되었다(King & Hooper, 2025). 특히 POLITICO에서 입수한 공화당 하원 회람 문건에 따르면 감세 및 이민규제 등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을 실행하기 위하여 연방정부 프로그램의 삭감을 제안하고 있다. 여기에는 메디케어 구조 개혁,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 프로그램 폐지, 메디케이드의 삭감을 포함하여, 이전 바이든 정부에서 초당적으로 합의된 인프라 법안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Inflation Reduction Act)의 자금 회수도 고려힌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 최대의 반빈곤 사회정책 중 하나인 SNAP을 삭감하는 방안도 검토되었다(Leonard et al., 2025). 즉 사회보장 및 복지 정책을 축소하여 감세 및 트럼프 정책 추진에서 오는 연방정부의 재정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것이 OBBBA의 주요 전략이었던 것이다(김태근, 2025). 그리고 하원의 논의를 거친 최종안에는 메디케이드 개혁과 SNAP의 축소가 포함되었다. 법안의 통과에서 볼 수 있듯 일단 공화당 지도부의 전략적 계산은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메디케이드 개혁과 SNAP에만 논의를 한정하여 하원의 보수파 의원들의 반발(재정적자 확대에 대한 비판)과 상원의 중도파 의원들의 반발(사회복지 축소에 대한 비판)을 절충하고 최소화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왜 메디케이드 축소 조항이 OBBBA에 포함되게 되었는지 정치공학적 관점에서 분석해 보았다. 이 절에서는 그렇다면 OBBBA에서 어떤 방식으로 메디케이드를 개혁하고자 하는지 알아본다. 앞서 설명한 대로 일단 개혁의 방향은 축소이다. 다시 말해 OBBBA는 메디케이드에 투여되는 연방정부의 재정지출을 어떻게 삭감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현행 메디케이드 제도에 대하여 개괄해 본다. 메디케이드는 1965년 사회보장법(Title XIX)에 의해 도입된 공공의료보장 제도로, 연방정부와 각 주정부가 공동으로 재원을 부담하고 운영하는 저소득층을 위한 의료보장제도이다. 미국 복지국가 발달사에서 사회보장 프로그램(Social Security, 한국의 국민연금에 해당)이 1930년내 ‘뉴딜(New Deal)’의 대표 정책이었다면 메디케이드 제도는 1960년대 ‘위대한 사회 운동(Great Society Movement)’에서 빈곤과의 전쟁을 상징하는 정책이라 할 수 있다(Trattner, 2007). 독특한 점은 메디케어가 순수한 연방차원의 프로그램인데 반해 메디케이드는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제도라는 것이다. 193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미국의 연방주의는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역할을 기계적으로 나누는 ‘이중적 연방주의(dual federalism)’였다. 하지만 이 후부터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공동으로 정책을 운영하는 ‘협력적 연방주의(cooperative federalism)’로 전환된다(Lane et al., 2024). 메디케이드는 협력적 연방주의가 사회정책에 투영된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연방정부는 제도의 기본 틀과 최소 기준을 제시하고, 주정부는 그 범위 안에서 자격 요건, 급여 범위, 행정 절차 등을 결정하는 재량을 가진다. 이는 마치 미국의 최저임금제도와 흡사한 구조이다. 즉 연방정부에서 ‘연방’ 최저임금을 정하면 모든 주에서 그 기준을 충족해야 하지만 주정부 차원에서 그 이상의 최저임금을 따로 도입할 수 있는 것처럼, 메디케이드에서도 연방이 정하는 최소 기준을 넘어서는 혜택을 주정부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그 결과 각 주는 대상자의 선정 방식 또는 급여의 수준 등에서 상이한 메디케이드 제도를 갖는다. 한편 연방정부는 각 주의 평균 소득수준과 분포에 따라 ‘연방 의료 보조율(FMAP: Federal Medical Assistance Percentage)’을 결정하고 이에 기반하여 주별로 연방 지원금을 차등 지급한다. 따라서 해당 주에 저소득 층의 비율이 높을수록 연방 분담률도 높은 편이다.
제도 도입 초기에는 생활보호 대상 저소득층과 장애인을 중심으로 제도가 운영되었으나 이후 꾸준히 범위가 확대되어 현재는 저소득 아동, 임산부, 노인, 장애인, 그리고 2010년 일명 오바마케어(ACA: Affordable Care Act)에 따른 메디케이드 확대(Medicaid Expansion) 조항을 채택한 주에서는 연 소득이 연방빈곤선(FPL)의 138% 이하인 성인도 포함된다. 다른 복지국가들에 견주어 공적 의료 보장제도가 매우 제한적인 미국의 상황에서 메디케이드는 저소득층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핵심적인 사회안전망 역할을 한다. 급여의 범위는 크게 필수 서비스와 선택 서비스로 나뉘는데 필수 서비스는 주에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를 의미하는데 병의원 진료 및 치료, 장기요양시설 이용, 예방접종, 아동 청소년 건강검진 등이 포함된다. 반면 선택 서비스는 주마다 시행하는 내용이 상이한데 대표적으로 처방약 보조, 치과, 안경, 물리치료, 장기 지역사회 기반 서비스 등이 포함된다. 즉 이러한 서비스들은 어떤 주에서는 제공되나 다른 주에서는 제공되지 않는다. 최근의 가장 큰 제도적 변화로는 기존 ‘행위별 수가제(fee-for-service)’ 방식에서 주 정부가 수혜자를 민간 보험사나 의료 제공 네트워크에 위탁해 운영하는 ‘관리의료조직(MCO: Managed Care Organization)’ 방식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메디케이드는 미국 전체 보건의료 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2022년 총 지출은 약 7,300억 달러였다. 이 중 연방정부가 약 60%를 부담하고, 주정부가 나머지를 부담했다. 2023년 기준 약 8,500만 명 이상이 메디게이드 및 관련 아동건강보험프로그램의 수혜를 받았는데, 이는 미국 전체 인구의 약 25% 수준이다.
OBBBA는 이상과 같은 메디케이드의 규모를 축소하기 위하여 크게 네 가지 제도적 변화를 꾀하고 있다.2) 가장 대표적인 조항이 바로 근로요건(work requirements)의 도입이다. OBBBA는 메디케이드 헤택을 받기 위해 19세에서 64세 사이의 비장애 성인이 월 80시간 이상의 근로기준을 충족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서 근로는 취업, 직업훈련, 자원봉사, 또는 교육 등을 포함한다. 이 조항은 단순히 소득 기준만 충족하면 수급 자격을 획득하고 유지할 수 있었던 기존 제도에 비해 상당히 강화된 수혜자 선정 조치이다. 추계에 의하면 근로요건이 추가될 경우 800만 명 이상의 수혜자가 자격을 상실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또한 미 의회예산국에 따르면 근로요건이 도입될 경우 수혜자 감소로 향후 10년간 약 3,260억 달러의 메디케이드 관련 연방 지출 절감될 것이라 밝히고 있다(Hinton et al., 2025). 제도 축소를 위한 두번째 관련 조항은 비시민권자에 대한 자격을 대폭 축소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각 주의 재량에 따라 비시민권자에게도 일정 조건이 충족될 경우 메디케이드 혜택을 제공하였다. 이에 따라 난민, 망명자, 장기 체류 외국인 등도 메디케이드에 접근할 수 있었으나 OBBBA에 따라 이들의 자격이 완전히 폐지된다. 세번 째 조항은 메디케이드 자격 갱신 주기를 6개월로 의무화한 것이다. 즉 모든 수혜자들은 6개월 마다 자격 조건 충족 여부를 증명하여야 하며 이를 충촉하지 못하면 제도에서 자동적으로 탈락하게 된다. 다시 제도의 혜택을 받으려면 신규신청 절차를 거쳐야 하는 행정적 복잡성이 의도적으로 증대되었다. 마지막으로 OBBBA는 자기부담금을 신설하여 소득 수준이 연방빈곤선(FPL)의 100%에서 138% 사이에 해당하는 수혜자는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나 35달러의 비용을 개인이 지불하도록 강제하였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해 보면 아래 <표 2>와 같다.
| 조항 | 주요 내용 | 기대 효과 |
|---|---|---|
| 근로요건 도입 | 19∼64세 비장애 성인은 월 80시간 근로·봉사·교육 증명 필요 | 자격 상실자 증가 |
| 비시민권자 배제 | 난민, 망명자, 장기 체류 외국인 등 기존 수혜 대상자 배제 | 자격 상실자 증가 |
| 자격 갱신 규정 | 6개월 마다 자격 조건 증명 | 행정적 탈락자 증가 |
| 자기부담금 도입 | 연방빈곤선(FPL)의 100%에서 138% 사이에 해당하는 수혜자는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때 35달러 부담 | 서비스 이용률 저하 |
주: 이 표는 Congressional Budget Office (2025)를 정리하여 저자가 작성함.
<표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OBBBA의 메디케이드 개혁 조항들은 모두 자격 대상을 축소하거나 행정적 탈락을 유도하거나 또는 서비스 이용률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 의회예산국의 추정에 따르면 실제로 이러한 조치들로 인하여 향후 10년간 메디케이드 대상자가 1,100만 명 정도 감소하고 그로 인한 예산 절감 효과는 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Congressional Budget Office, 2025). 재정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는 매우 의미있는 개혁이다. 메디케이드가 도입된 이래 제도는 꾸준히 확대를 거듭하여 왔다. 메디케이드 60년 역사상 이런 급진적 회퇴는 전무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메이케이드의 축소가 불러 올 파장을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 부작용은 너무나도 명확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메디케이드는 가뜩이나 공공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미국에서 취약계층의 최소한 건강을 보장하는 유일한 제도이다. 따라서 메디케이드의 후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당연히 사회 전반의 건강 질을 하락시킬 것이 자명하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취약계층에 집중될 것 이다. 이는 단지 메디케이드 축소만의 문제가 아니라 OBBBA의 당위성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의회예산국의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OBBBA로 혜택이 부유층에 집중되고 소득 하위층에서는 장기적으로 재정적 손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ubin, 2025). 이에 민주당과 시민사회는 OBBBA는 결국 가난한 사람들의 것을 뺏어 부자들에게 나누어 주는 ‘하나의 크고 추한(ugly) 법안’이라고 비난한다(Budget Committee Democrats, 2025).
이상으로 OBBBA라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거대 패키지법안과 그 안에 포함된 메디케이드 축소 조항에 관하여 알아보았다. 지난 7월 법이 제정된 이후에도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결론만 놓고 보았을 때 민주당은 법안 통과를 저지하지 못했으므로 입법 전쟁에서 완전히 패배한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를 계기로 다음 중간선거에서 오히려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Brook et al., 2025). 그만큼 메디케이드 축소에 대한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8월에 실시된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메디케이드 수급자들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34%로 나왔다. 이는 OBBBA가 통과되기 전에 실시되었던 조사(52%)보다 26%나 떨어진 수치이다(Commander, 2025). 더군다나 OBBBA에 따른 메디케이드 축소의 피해는 상대적으로 중부를 중심으로 하는 농촌지역에서 더 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공교롭게도 이 지역은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 지역이라는 점이다(Shepherd & Yaver, 2025). 이러한 비판적 여론에 공화당이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은 매우 한정적이다. 20세기 초까지 미국 복지국가 논쟁을 지배하였던 ‘구제받을 자격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undeserving poor)’ 레토릭을 소환하는 것이 전부이다. 지금까지 공화당은 이번 OBBBA의 메디케어 개혁은 축소가 아니라 근로의무 조항이나 갱신 규제를 통하여 사기(fraud)와 비효율을 제거하고 제도를 더욱 튼튼하게 하는 개혁이라고 줄곧 주장해 오고 있다(Piper et al., 2025). 하지만 현재까지 이러한 주장이 여론의 방향을 돌리는 데에는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법안의 숨은 디테일에서 공화당의 숨겨진 대응전략을 엿볼 수 있다. OBBBA의 주요 의제, 예컨대 감세나 환경 규제 철폐 등은 법안의 통과와 함께 바로 법적 효력을 발휘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유독 복지 축소 조항, 즉 메디케이드와 SNAP 개혁은 2027년 이후부터 시행을 시작하는 것으로 유예기간을 둔 것이다(Wang, 2025). 일단 명목적 이유는 각 주 정부들에 준비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2026년 11월 중간선거가 실시되는 미국 정치 일정을 고려할 때 이는 의도된 계획이 아닌가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즉 메디케이드 축소로 인한 부정적 효과를 중간선거 이후로 미룬 것일 수 있다. 더 나아가 중간선거 기간까지 현재의 비판이 지속된다면 다른 출구전략을 구사하여 메디케이드 축소 조항을 사문화할 여지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OBBBA의 통과와 함께 미국 복지국가는 사회보장제도의 중요한 한 축이 후퇴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하지만 실제 개혁의 시기는 중간선거가 끝나는 2년 뒤로 유예되었다. 그런 점에서 사실상 미국 메디케이드의 운명은 다가올 중간선거에서 이 문제가 어떻게 쟁점화 되느냐, 여론의 향방이 어디로 흐르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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