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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가을호, 통권 38호 2026 가을호, Vol.38

독일 장애 아동·청소년 포용적 정책 동향 및 시사점Trends and Implications of Inclusive Policies for Children and Youth with Disabilities in Germany

1. 배경

최근 독일은 “모든 아이들을 한 지붕 아래로(Alle Kinder unter einem Dach)”라는 슬로건 아래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모든 아동과 청소년을 하나의 단일 지원체계로 통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개혁의 핵심인 ‘통합적 해결(Inklusive Loesung)’은 장애 유무와 유형에 따라 분류되어 있던 「아동청소년지원법(SGB Ⅷ: Kinder- und Jugedhilfegesetz)」과 「장애인의 재활 및 참여에 관한 법(SGB Ⅸ: Rehabilitation und Teilhabe von Menschen mit Behinderungen)」의 지원체계를 하나의 단일 체계로 통합하는 것이다.

현재 독일에는 약 44만 명의 정신적(심리적)·지적·신체적 장애 아동·청소년이 존재한다(BMFSFJ, 2025). 개혁 이전에 약 14만 명의 정신적(심리적) 장애 아동은 사회법전 제8권(SGB Ⅷ)에 근거하여 아동·청소년 지원체계에 속하였고, 약 30만 명의 지적 또는 신체 장애 아동은 사회법전 제9권(SGB Ⅸ)에 따른 장애인 지원체계의 지원을 받았다. 이러한 장애 아동·청소년 지원체계가 서로 단절되어 분리된 구조로 운영되다 보니 서비스의 효율성 저해 및 복잡한 행정 절차로 심각한 불편을 야기하였고, 그 결과 정책적 공백까지 발생하였다(BMFSFJ, 2025).

그동안 독일 학계와 현장에서는 장애 유형에 따라 부처 간 단절과 정책 체계의 이원화를 비판해 왔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21대 연방의회 연립정부는 협약서인 ‘독일을 위한 책임(Verantwortung fuer Deutschland)’을 통해 장애 유형과 관계없이 모든 아동을 포괄하는 ‘포용적 아동·청소년 지원체계’를 국가 목표로 공식화하고, 본격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CDU et al., 2025).

이 글에서는 독일이 장애 아동·청소년의 사회적 통합을 촉진하기 위해 추진하는 법적·제도적 정책 동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독일 내에서 이원화된 지원체계가 어떠한 조정과 통합 과정을 통해 단일 서비스 체계로 구현되는지 분석해 보고자 한다. 이를 토대로 한국의 장애 아동·청소년 지원체계에 시사하는 바를 도출하고자 한다.

2. 독일 장애 아동·청소년 정책 동향1)

가. 단일 법체계 구축 및 제도화 과정

독일의 장애 아동·청소년 지원체계가 직면한 법적 갈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회법전 간 진행된 장기간 관할권 분쟁 과정을 살펴봐야 한다. 1990년대 이전에는 신체적, 정신적 또는 지적장애를 가진 아동에 대한 통합적 지원이 「연방사회복지법(BSHG: Bundessozialhilfegesetz)」을 근거로 이루어졌지만, 1990년대 초 아동청소년지원법 체계로의 이행 과정에서 정신장애 아동에 대한 지원은 사회법전 제8편에 속하였고, 지체 및 신체장애 아동에 대한 지원은 사회법전 제9편에 규정되면서 장애 유형별로 지원체계가 분리되었다. 초기에는 정신적 장애를 가진 아동·청소년에 대한 지원이 아동청소년지원법 제27조 제4항에 근거하여 양육지원의 일부로 규정되었다. 하지만 통합지원 서비스가 부모의 양육 능력 부족을 전제로 하는 ‘교육적 지원’과 연계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1993년 제1차 아동청소년지원법 개정을 통해 정신장애 아동·청소년에 대한 제35a조 규정이 추가로 신설되었다. 당시 이러한 정책 변화는 정신장애 아동·청소년 지원 서비스를 아동청소년지원법 내로 명확히 규정하는 성과를 이루었으나, 동시에 지적·신체장애 아동·청소년 지원체계는 사회법전 제9편으로 분리되는 고착화 현상이 지속되었다. (BMFSFJ, 2024a)

이와 같은 분리체계는 수십 년에 걸쳐 노동사회장관회의(ASMK: Arbeits- und Sozialministerkonferenz)와 청소년가족장관회의(IFMK: Jugend- und Familienministerkonferenz)에서 지속적으로 비판의 대상이 되어 왔다. 이는 장애 유형에 따른 지원체계의 분절이 아동·청소년의 전인적 발달을 저해한다는 학계 및 현장 전문가들의 문제의식을 반영한 것이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장애 아동·청소년 지원체계를 통합하기 위한 ‘포용적 해결책’에 관한 논의가 여러 의회 임기 동안 이루어졌다(BMFSFJ, 2024a).

2015년 이후 포용적 개혁이 본격적으로 논의되었음에도 법적 제도화 과정은 여러 난관에 부딪혔다. 2016년 말에 제출된 법안 초안은 비판적 논쟁으로 철회되었으며, 2017년 표결에 부쳐진 「아동청소년강화법(KJSG: Kinder- und Jugendstaerkungsgesetz)」은 전문가 간 견해를 해소하지 못해 부결되었다. 마침내 2021년에 아동청소년강화법이 통과되어 장애 아동·청소년 포용 정책을 아동청소년 지원체계의 핵심 원칙으로 규정하였다(BMFSFJ, 2025).

연방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BMFSFJ)는 2022년 1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공동의 목표를 향해: 우리가 만드는 포용적 아동청소년 지원(Gemeinsam zum Ziel: Wir gestalten die Inklusiven Kinder- und Jugendhilfe)’이라는 대규모 참여 프로세스를 진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연방·주정부, 지방자치단체, 전문협회, 학계 및 현장 전문가, 그리고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참여할 수 있는 아동·청소년 당사자, 가족과 위탁부모 등 4000여 명 이상의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법안을 실제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로드맵을 구상하였다(BMFSFJ, 2024b).

이러한 로드맵을 근거로 독일 정부는 2021년부터 2028년까지 총 3단계에 걸친 점진적 이행계획을 수립하여 급격한 법적·제도적 변화가 현장에 미칠 수 있는 혼란을 최소화하였다. 아동청소년강화법 제정을 기점으로 초기 단계에서는 포용적 지원체계의 제도적 기반 구축에 중점을 두었다. 이를 위해 유치원 및 방과후 돌봄시설 등 유아기 보육 단계에서 장애아동의 통합보육을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관련 재정을 확대·지원하였다(§ 1, 7, 22 SGB Ⅷ). 사회법전 제8편과 제9편에 장애 아동·청소년 지원체계를 연계하는 조항을 신설하여 주무 기관인 청소년청과 사회복지청 간의 사전협의 체계를 법적으로 강제하였다(§ 10a Abs. 3 SGB Ⅷ).

2단계는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절차 안내인(Verfahrenslotse) 정책을 도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2024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절차 안내인 정책은 청소년청 내에서 장애아동과 그 가족의 급여 신청 및 수급 과정 전반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였다. 특히 청소년청 내부의 구조적 변화와 부서 간 협력 정도를 상시적으로 점검하여 반기별 보고서 형태로 제출하게 하였다. 이러한 활동은 기존 행정 운영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났던 부서 간 협력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10b SGB Ⅷ). 3단계는 2028년 1월 1일부터 담당 기관의 완전한 통합이 추진된다. 그동안 사회복지청이 주관했던 지적·신체 장애아동에 대한 통합지원 업무가 청소년청으로 완전히 이관된다. 최근 연방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는 정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제1차 「아동청소년구조개혁법(1.KJHSRG: Erstes Kinder- und Jugendhilfe strukturreformgesetz)」 초안을 수립하고 예산 편성과 인력 배치 등 세부 이행 사항을 준비하고 있다.

나. 포용적 아동청소년 지원 구체화법(IKJHG: Gesetz zur Ausgestaltung der Inklusiven Kinder- und Jugendhilfe)의 도입과 전달체계 일원화2)

독일 정부는 이원화된 장애 아동·청소년 지원체계를 하나의 단일 체계로 전환하기 위해 「포용적 아동청소년 지원 구체화법」을 제정하였으며, 2024년 11월 27일 연방 내각에서 정부 개혁안을 최종 의결하였다. 이 법안은 2028년 1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포용적 아동청소년 지원 구체화법은 그동안 사회법전 제8권과 제9권에 근거해 분절되었던 장애 아동·청소년 지원체계를 2028년 1월부터 사회법전 제8권으로 완전히 통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지원체계 통합은 장애 아동·청소년 및 그의 가족들에게 행정기관 간 책임 전가나 담당자 변경으로 인한 어려움 없이 지원의 연속성을 보장받게 한다. 특히 다른 비장애 아동·청소년과 마찬가지로 성장·발달에 필요한 교육적·사회적 지원을 통합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게 한다. 통합 장애 아동·청소년 지원체계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BMFSFJ,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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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통합 장애 아동·청소년 지원체계 주요 내용
주요 내용 사업 내용
발달·양육·사회참여 급여의 통합 - 기존의 양육지원 청구권(Erziehungshilfe)과 장애아동을 위한 통합지원 급여청구권(Eingliederungshilfe)이 사회법전 제8권 아동청소년 지원체계로 통합된다. 두 급여는 별도의 청구권으로 유지되지만, 필요시 한 곳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
통합적인 계획 수립 및 욕구 조사 - 사례마다 지원 계획 수립을 일관되게 적용하고, 욕구 조사 도구 사용을 의무화한다. 이를 통해 장애아동의 학습·소통·이동성·자립생활 등 삶의 전반을 지원한다.
비용 징수의 간소화 및 부담 경감 - 장애 아동·청소년 재가서비스는 전액 무상으로 제공되며,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중복장애가 있는 아동의 경우 지역 스포츠 클럽이나 캠프에 참여할 때 활동지원 인력 비용이 지원되고, 경제적 이유로 사회·체육·문화활동을 제한받지 않는다. 시설 거주 급여는 부모의 소득에 따라 차등 징수하되 저소득층은 면제된다.
지방자치단체 유예 조항 등 - 2028년까지 행정 통합이 어려운 주정부의 경우 2030년 12월 31일까지 준비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예외 조항을 둔다. 장애 아동·청소년 통합지원 급여와 관련된 법적 구제 절차는 기존의 행정법원에서 사회법원으로 변경한다.

출처: “Inklusive Kinder- und Jugendhilfe, Verbesserungen fuer Kinder und Jugendliche mit Behinderungen”, Bundesministerium fuer Familie, Senioren, Frauen und Jugend(BMFSFJ), 2025를 참고하여 저자 재구성.

3. 맺음말

독일이 추진하는 장애 아동·청소년 정책의 법적·구조적 개혁은 아동 개인을 기준으로 한 선별적 지원에서 시설·인프라 중심의 보편적 지원으로 전환되는 흐름에 놓여 있다. 장애아동을 단순히 치료와 보호의 대상으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모든 아동이 함께 성장해 나가는 보편적 복지의 패러다임 변화로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독일은 아동청소년지원법과 장애인지원법으로 구분되어 있던 법적 관할권을 사회법전 제8편으로 일원화함으로써 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던 법적 다툼과 행정상의 혼란을 줄이고자 하였다. 그동안 현장에서는 아동기의 단순 발달지연과 장애를 억지로 구분하거나 정신장애와 지적장애가 함께 나타나는 복합장애를 판단할 때 단순히 IQ 테스트 점수에 의존해 판정을 내렸다. 점수 결과에 따라 단순히 청소년청 또는 사회복지청 중 어느 기관이 관할인지가 정해졌으며, 담당 기관이 변경될 때마다 제공되는 서비스 종류와 부모의 자부담 비용이 상이하였다. 법과 구조적 절차가 통합됨에 따라 모든 장애 아동·청소년의 진단과 판정, 지원계획의 수립과 실행은 청소년청을 중심으로 진행된다(BMFSFJ, 2024a).

둘째, 유아 보육 단계에서는 통합적 실현을 촉진하기 위해 장애아동·비장애아동은 가능한 한 동일한 시설 내에서 함께 보육서비스를 제공받아야 하며, 단순히 장애아동 수용을 넘어 각 아동의 개별적 특성에 부합하는 맞춤형 지원과 환경을 제공할 것을 규정하였다(§ 22a Abs. 4 SGB Ⅷ). 이를 위해 학교와 유치원의 통합 보조 인력을 새롭게 개선한다. 예전에는 장애아동 한 명당 보조 인력 한 명을 지원하기 위해 각 가정이 복잡한 행정절차를 거쳤지만, 이는 현장에서 장애인이라는 낙인과 행정의 비효율성을 야기했다. 따라서 독일 정부는 학교나 유치원 학급에 통합 보조 인력을 상시 배치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모든 아동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포용적인 교육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Juergens et al., 2024).

셋째, 영유아기에 나타나는 장애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와 교육서비스를 연결하기 위해 원스톱 체계로 전환한다. 그동안 분산되었던 여러 기관 중심의 지원체계를 청소년청 중심으로 일원화하고, 발달지연이나 장애 위험이 있는 영유아 및 그의 가족이 신속하게 지원체계 안으로 수용될 수 있도록 변화를 꾀하고 있다(BMFSFJ, 2024a).

독일 제13차 아동청소년보고서에서 제시하는 ‘장애를 가진 아동·청소년은 무엇보다도 아동·청소년이다’라는 명확한 원칙 아래 포용정책을 추진하는 독일은 법률이 제시한 규정을 실제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과정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장애 아동·청소년이 실제로 전인적 성장과 사회적 참여가 가능하도록 원스톱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정보 접근성이 낮고, 사회 적응이 어려운 장애아동 및 가정을 위해 전문 역량을 갖춘 사례 관리자를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배치해야 한다. 더 나아가 장애 아동·청소년 지원체계의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하고, 일선 현장에서 실천이 가능하도록 구체적으로 법률에 명시해야 한다.

Notes

1)

Bundesministerium fuer Familie, Senioren, Frauen und Jugend(BMFSFJ). (2024a). 17. Kinder- und Jugendbericht: Bericht ueber die Lage junger Menschen und die Bestrebungen und Leistungen der Kinder- und Jugendhilfe를 참조하여 수정·요약하였다.

2)

Bundesregierung. (2024). Entwurf eines Gesetzes zur Ausgestaltung der Inklusiven Kinder- und Jugendhilfe(Kinder- und Jugendhilfeinklusionsgesetz – IKJHG) (Deutscher Bundestag, Drucksache 20/14343)를 참조하여 수정·요약하였다.

References

1. 

Bundesministerium fuer Familie, Senioren, Frauen und Jugend(BMFSFJ). (2024a). 17. Kinder- und Jugendbericht: Bericht ueber die Lage junger Menschen und die Bestrebungen und Leistungen der Kinder- und Jugendhilfe.

2. 

Bundesministerium fuer Familie, Senioren, Frauen und Jugend(BMFSFJ). (2024b). Gemeinsam zum Ziel: Wir gestalten die Inklusive Kinder- und Jugendhilfe, Bericht zum Abschluss des Beteilugungsprozesses.

3. 

Bundesministerium fuer Familie, Senioren, Frauen und Jugend(BMFSFJ). (2025). Inklusive Kinder- und Jugendhilfe, Verbesserungen fuer Kinder und Jugendliche mit Behinderungen.

4. 

Bundesregierung. 2024, Entwurf eines Gesetzes zur Ausgestaltung der Inklusiven Kinder- und Jugendhilfe (Kinder- und Jugendhilfeinklusionsgesetz – IKJHG), Deutscher Bundestag, Drucksache 20/14343.

5. 

CDU, CSU & SPD. (2025). Verantwortung fuer Deutschland: Koalitionsvertrag zwischen CDU, CSU und SPD (21. Legislaturperiode).

6. 

Das Modellprojekt Klassenassistenz. Gelingensbedingungen für inklusive Schulen. (2024). Verlag Julius Klinkhardt. JuergensB., SteinertW., & VanierD., E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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