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정신건강 동료지원인 제도 현황과 시사점1)The Mental Health Peer Support Worker Policy and Practices in England

Abstract

Peer support workers are people who, having experienced mental health problems themselves, draw on their lived experiences to support the treatment and recovery of others experiencing similar difficulties. In Korea, recent efforts to establish a legal basis for peer support workers have increased policy interest in their role. In England, peer support workers have been incorporated into mental health care reform and recognized as a distinct workforce role within the national mental health workforce plan. England has also developed a competency framework and curriculum to define the core competencies, training programs, and career development support required for peer support workers. England’s experience suggests that multifaceted policy efforts are needed to embed peer support worker roles in mental health services.

초록

동료지원인은 정신건강서비스 내에서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 당사자가 개인의 치료 및 회복 경험을 바탕으로 유사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지원하는 인력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동료지원인의 법적 기반이 마련되면서 본격적인 제도화가 추진되고 있다. 영국은 정신건강서비스 개혁의 일환으로 동료지원인 제도를 도입하였으며, 정신건강서비스 인력 확대 전략으로 동료지원인을 포함한 새로운 직군을 적극 확대해 왔다. 또한 동료지원인에게 필요한 역량 체계와 교육과정을 개발하여 역할의 표준화를 시도하였다. 영국의 사례는 정신건강서비스 내 동료지원인 제도의 정착 및 활성화를 위해 양적 확대 이상의 다각적인 정책적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1. 들어가며

국내에서 동료지원인은 정신건강복지법에 따라 정신질환자 등에 대한 상담 및 교육 등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신질환자이거나 정신질환자였던 사람 중 동료지원인 양성과정을 수료한 사람을 의미한다(정신건강복지법2), 2026). 즉 동료지원인은 정신질환 당사자가 자신의 치료 및 회복 경험을 토대로 유사한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동료의 회복을 지원하는 경험 기반의 정신건강서비스 제공 인력이다.

동료지원인 제도는 전문가 주도의 의학적 진단 및 약물 치료 중심의 정신건강서비스가 사람 중심, 인권 기반, 회복 지원체계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중요성이 강조되어 왔다(WHO, 2021). 동료지원인은 유사한 어려움을 겪는 당사자에게 정서적 공감과 지지를 제공하고, 회복 가능성에 대한 역할 모델로 기능함으로써 당사자의 회복과 지역사회 자립을 촉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최근 발표된 국외 메타분석에서는 동료지원 개입이 정신질환 당사자의 개인적 회복, 자기효능감, 불안 감소 등에 긍정적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Høgh Egmose et al., 2023; Lee & Yu, 2024). 국내 질적 연구에서도 동료지원인 활동은 정신장애인의 임파워먼트를 높이고(우소현, 2020), 지지적 관계를 통해 형성된 자기효능감이 회복을 촉진하고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동력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하경희, 2020). 또한 정신장애인의 재입원율 감소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동료지원인 제도가 탈시설화 및 지역사회 통합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가능성이 제시되었다(Johnson et al., 2018).

국내 동료지원인 제도는 민간에서 축적된 실천 경험을 바탕으로 효과성이 확인되면서 공공 부문으로 확산되었으며, 동료지원인의 필요성 및 역할에 대한 인식이 점차 확대되어 왔다(정수봉 외, 2025). 이에 따라 2019년 동료지원인 표준교육과정이 개발되었고, 2024년 1월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을 통해 동료지원인 양성 및 활동지원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보건복지부, 2025).

한편 영국, 미국, 호주 등 국외에서는 이미 선제적으로 동료지원인 제도를 도입하여 동료지원인을 지역사회 정신건강 영역의 공식적 직군으로 인정·양성하고, 정신건강서비스 제공 팀의 일원으로 참여시키고 있다. 특히 영국은 증가하는 정신건강서비스 수요에 따른 인력 부족 문제에 장기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준전문 인력의 도입과 역할 확대를 추진해 온 국가이다. 그중 하나로 동료지원인의 역할이 확대되어 왔으며, NHS 정신건강 인력계획에도 동료지원인 인력 확대 목표가 지속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글은 한국보다 앞서 동료지원인 제도를 도입·확산해 온 영국의 동료지원인 제도의 변화와 인력 현황, 양성 및 훈련 체계를 살펴봄으로써 국내 제도에 대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2. 영국의 동료지원인 제도 및 현황

가. 정신건강 정책에서의 동료지원인

영국의 동료지원 조직화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민간 비영리·지역사회·사회적기업 부문(VCSE: Voluntary, Community and Social Enterprise)에 근간을 두고 있다. 정신건강 돌봄 및 서비스를 경험한 사람들이 풀뿌리 지역사회 집단, 이용자 주도의 자조 집단 등에서 모임을 조직하고 참여한 데서 비롯되었다(NHS Health Education England, 2020b). 이들은 기존 정신의료 관행과 치료에 비판적이었으며, 동료지원을 정신건강서비스의 새로운 대안으로서 상호성과 이해에 기반한 자원으로 바라보았다(NHS Health Education England, 2020b). 이러한 배경에서 정신건강서비스 영역 내 동료지원의 보완적 역할에 대한 인식이 점차 확대되었고, 2009년 NHS 소속 정신건강서비스 제공 기관인 NHS Mental Health Trust의 일부에서 동료지원인을 공식 직무로 고용하기 시작하면서 NHS 정신건강서비스에 도입되었다(Watson & Repper, 2022).

영국은 2016년 ‘정신건강 5개년 전망(The Five Year Forward View for Mental Health)’이 발표됨에 따라 NHS 차원의 중장기 정신건강서비스 개혁 의제가 본격적으로 공식화되었다. 정신건강서비스의 만성적 저평가·과소 투자, 정신건강 수요 증가 및 서비스 접근성의 한계, 정신건강과 신체건강 간 불평등에 대응하기 위해 예방, 접근성·질 향상, 통합, 이용자 경험 개선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였다(Mental Health Taskforce, 2016). 이 보고서는 새로운 정신건강서비스 모델이 당사자 경험 전문가, 돌봄 제공자, 지역사회 및 자발적 조직과의 협력에 기반하여 개발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동료지원인을 다학제팀의 핵심 구성원으로 발전시킬 필요성을 제기하고, 정신건강 분야의 인력 진입을 촉진하기 위한 전략으로 동료지원의 확대를 제시하였다(Mental Health Taskforce, 2016).

이듬해인 2017년 정신건강서비스 개혁을 실현하기 위한 ‘2020/2021년 영국 정신건강 인력계획(Stepping forward to 2020/21: The mental health workforce plan for England)’을 발표하면서 동료지원인을 신규 직군으로 명시하고, 정신과 의사, 간호사, 치료사와 함께 동료지원인을 포함한 새로운 역할의 인력을 대폭 확대하는 계획을 제시하였다(Health Education England, 2017). 이는 정신건강 인력 확충이 기존 전문직 중심의 증원에 그치지 않고, 지원 인력과 준전문 인력을 포함한 새로운 서비스 모델 도입과 연계되어 추진되었음을 보여 준다.

이후 발표된 ‘NHS 정신건강 실행계획(NHS Mental Health Implementation Plan)’은 동료지원인을 당사자 경험과 훈련을 갖춘 비임상 전문인력으로 정의하고, 2019/20년부터 2023/24년까지의 인력 확보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NHS England, 2019). 이 계획은 2023/24년까지 정신건강 분야 전체에서 총 2만 7460명의 인력 확충 계획을 포함하였는데, 이 중 동료지원인은 4730명까지의 확대를 목표로 하였다(NHS England. 2019). 동료지원인이 NHS 정신건강 인력 확대 전략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직군으로 포함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영국 NHS는 2023년 ‘NHS 장기 인력계획(NHS Long Term Workforce Plan)’을 발표하며 향후 15년의 인력 정책 방향을 제시하였다. 인력 양성, 인력 유지, 인력 구조 개혁에 이르는 3대 전략 축을 중심으로 인력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구체화하였다. 특히 동료지원인을 다학제팀 내 개인화된 돌봄을 지원하는 역할로 규정하고, 2036/37년까지 6500명 이상으로 확충하는 계획을 제시하였다(NHS England, 2023).

한편 영국 NHS는 기관에서 동료지원인이 보다 효과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조직 및 팀 차원의 준비를 지원하고자 인프라 보조금 제도를 운영하여 훈련생 1인당 약 3500파운드를 제공하고 있다. 이 보조금은 동료지원인 훈련 참여에 따른 대체인력 비용 지원, 조직 차원의 전략 개발 및 채용·교육 지원, 팀 내 역할 이해와 합의 형성, 동료지원 코디네이터·리드·슈퍼바이저 등 지원 인프라 구축, 동료지원인의 추가 훈련과 역량 개발 기회 제공 등에 활용할 수 있다(Watson & Charles, 2026).

나. 인력 현황

영국 보건의료 인력의 교육·훈련 담당 조직인 영국 NHS 인력 교육·훈련국(NHS England Workforce, Training and Education Directorate)3)은 NHS 위탁 정신건강서비스 제공 기관에서 활동하는 동료지원인의 규모와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NHS 벤치마킹 네트워크(NHS Benchmarking Network)에 의뢰하여 2019년과 2023년 두 차례 인력 현황 조사를 하였다(NHS Health Education England, 2020a; NHS Benchmarking Network, 2023). 이 조사는 동료지원인의 고용 형태, 역할 및 직무, 교육·훈련, 슈퍼비전, 급여 수준 등 인력 운영의 전반을 포괄하였다. 조사 범위에는 유급 및 무급 동료지원인은 물론 NHS 소속기관뿐만 아니라 민간 비영리·지역사회·사회적기업(VCSE) 및 독립적 민간 기관 중 NHS 위탁 정신건강서비스 참여 기관도 포함되었다.

2023년 조사 기준 총 305개 기관 중 48개 기관이 참여하여 제출한 최종 55건의 자료를 분석한 주요 결과는 <표 1>과 같다.

조사에 참여한 동료지원인 수는 총 1018명이었는데, 이는 전일제 근무 기준 환산 인원으로 계산하면 738.7WTE(Whole Time Equivalent)에 해당한다. 기관당 동료지원인 수의 평균은 20.9명, 중앙값은 9명이었다. NHS와 VCSE의 중앙값은 각각 16명, 5명으로 나타나 NHS 기관이 VCSE 기관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동료지원인이 활동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또한 일부 NHS 기관은 50명 이상의 동료지원인을 보유했는데, 가장 많이 보유한 기관의 동료지원인은 113명이었다(NHS Benchmarking Network, 2023). 활동 동료지원인 규모는 지역·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조사에 참여한 동료지원인 대부분이 성인 정신건강서비스 지원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노인 정신건강서비스 지원 및 지역 회복대학 모델 지원 영역에도 절반 정도가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NHS Benchmarking Network, 2023). 이는 영국에서 동료지원인이 성인 정신건강서비스를 중심으로 제도화되어 있으나, 노인 및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서비스, 회복 지원 영역으로도 점차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동료지원인 고용이 증가함에 따라 이들을 지원하고 슈퍼비전을 제공하기 위한 선임 동료지원 역할, 동료지원인 코디네이터·관리자 등의 직급 체계도 발전하였다(Watson & Charles, 2026). 동료지원인의 직급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었는데, 일반 동료지원인이 72%로 가장 많았다. 선임 동료지원인(Senior PSW) 11%, 동료지원인 코디네이터·관리자 7%, 전문동료지원인 4%, 동료지원인 훈련생 2%로 나타났다(NHS Benchmarking Network, 2023). 이는 동료지원인의 전문성 및 경력개발 경로를 의미하기도 한다.

영국의 동료지원인은 NHS의 공식 인력으로 NHS 인력 급여체계인 Agenda for Change 적용을 받는다. 근로조건을 살펴보면 95%가 유급 동료지원인이며, 수당 제외 기본급은 직급에 따라 차이가 있었는데, 일반 동료지원인 Band 3(2만 5760∼2만 7476파운드), 선임·전문 동료지원인 Band 4∼5(2만 8392~3만 9043파운드), 동료지원인 코디네이터·관리자 Band 5∼6 이상(3만 9043∼4만 8117파운드) 수준으로 확인되었다(NHS England, n.d.). 전체 동료지원인 인력의 절반 정도가 평균 Band 3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었다. 동료지원인 훈련생의 경우는 72%가 무급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고용 형태는 정규직이 85%로 나타나 근로 안정성이 대부분 보장되어 있었으나 근속기간은 1년 미만의 비율이 49.0%로 가장 높았다(NHS Benchmarking Network, 2023).

동료지원인의 교육·훈련은 소속기관 자체 교육·훈련 비율이 88.0%로 가장 높았다. 대학 과정과 Further Education College 과정 이수 비율은 각각 20%, 15%에 그쳤다. 동료지원인 교육·훈련이 당사자 경험을 가진 교육 제공자에 의해 주도되었다는 응답 비율은 75%로 나타났다(NHS Benchmarking Network, 2023). 이는 영국의 동료지원인 양성이 공식 학위과정보다는 실무 기반 내부 훈련 및 경험 기반 교육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동료지원인의 슈퍼비전은 주로 팀 관리자를 중심으로 제공되고 있었다. 팀 관리자 비율이 79%로 가장 많았으며, 그 외 다직종, 간호사, 작업치료사, 선임 동료지원인 등이 일부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NHS Benchmarking Network, 2023).

결원율과 병가율은 동료지원 인력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한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결원율은 필요 인력 대비 실제 충원되지 않은 인력의 비율을 의미한다. 동료지원인의 결원율은 27%로 NHS 전체 인력의 결원율 8%보다 높은 수준이었다(NHS Benchmarking Network, 2023). 한편 병가율은 재직 인력의 건강 상태, 직무스트레스, 업무환경, 조직 내 지원체계의 적절성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이다. 동료지원인의 병가율은 9.9%로 NHS 전체 인력 병가율 5%보다 높았다(NHS Benchmarking Network, 2023). 이는 영국의 동료지원인 확대가 정책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나 충분한 인력 확보 및 유지에는 일부 한계가 있음을 보여 주는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동료지원인이 제공한 서비스의 실적, 즉 이용자 수 및 서비스 제공 건수에 대한 집계는 일부 기관에서만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는 동료지원 서비스의 성과관리·모니터링 체계가 아직 미흡한 수준임을 보여주며, 이러한 한계는 제도의 효과를 분석하고 적정 인력 배치 기준을 마련하는 데 제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동료지원인은 대다수가 여성과 백인이었으며, 응답자의 40%가 장애가 있다고 보고하였다. 연령은 20∼39세가 47%, 40∼64세가 39%로 나타나 청·장년층을 중심으로 다양한 연령대의 동료지원인이 활동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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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영국의 동료지원인 현황

(단위: 명, WTE, 개, %)

구분 항목 빈도 비율
규모 동료지원인 수 1,018 명 -
전일제 환산 인력(Whole Time Equivalent) 738.7 WTE -
기관당 동료지원인 수(평균) 20.9 명 -
기관당 동료지원인 수(중앙값) 9 명 -
소속 NHS 893 명 88.0 %
VCSE 125 명 12.0 %
활동 영역 성인 정신건강서비스 지원 46 개 기관 90.0 %
노인 정신건강서비스 지원 26 개 기관 51.0 %
지역 회복대학 모델 지원 26 개 기관 51.0 %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서비스 지원 22 개 기관 44.0 %
직위 일반 동료지원인 733 명 72.0 %
선임 동료지원인 112 명 11.0 %
동료지원인 코디네이터·관리자 71 명 7.0 %
전문 동료지원인 41 명 4.0 %
동료지원인 훈련생 20 명 2.0 %
보수 유급 704 WTE 95.0 %
고용 형태 정규직 823 명 85.0 %
기간제 100 명 10.0 %
임시직 46 명 5.0 %
근속기간 1년 미만 460 명 49.0 %
1년 이상 3년 미만 316 명 34.0 %
3년 이상 159 명 17.0 %
교육·훈련 소속기관 자체 교육·훈련 896 명 88.0 %
VCSE 부문 제공 교육·훈련 590 명 58.0 %
Further Education College 과정 204 명 20.0 %
대학 및 고등교육 과정(University course) 153 명 15.0 %
슈퍼비전 제공자 팀 관리자 34 개 기관 79.0 %
다직종 25 개 기관 54.0 %
간호사 13 개 기관 33.0 %
작업치료사 12 개 기관 30.0 %
선임 동료지원인 10 개 기관 25.0 %
사회복지사 4 개 기관 11.0 %
인력 관리 결원율(유급 인력에만 적용) - 27.0 %
병가율(유급 인력에만 적용) - 9.9 %
활동 실적 집계 동료지원인 제공 서비스 이용자 수 집계 17 개 기관 35.0 %
동료지원인 제공 서비스 건수 집계 12 개 기관 25.0 %
인구학적 특성 여성 784 명 77.0 %
장애인 390 명 40.0 %
백인 733 명 72.0 %
연령 20세 미만 71 명 7.0 %
20∼39세 397 명 39.0 %
40∼64세 478 명 47.0 %
65세 이상 71 명 7.0 %

주: 지역 회복 모델 지원(local recovery college model)은 정신건강서비스 이용자 및 이용 가족을 대상으로 회복, 자기관리, 지역사회 적응 등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의 학습을 지원하는 교육 기반 회복 지원 프로그램을 의미함.

출처: “Peer Support Workers Census 2023 Summary Report”, NHS Benchmarking Network, 2023의 주요 결과를 표로 작성.

다. 양성 및 훈련 체계

영국 정부는 정신건강서비스 개혁에 따른 인력 확대 정책의 실현을 위해 동료지원인의 역할을 표준화하고, 이를 위한 동료지원인 역량 프레임워크를 체계화하였다. 2019년 UCLPartners의 의뢰를 받아 National Collaborating Centre for Mental Health(NCCMH)와 NHS Health Education England(HEE)가 개발에 착수하여 2020년에 완성하였다. 동료지원인 당사자를 포함하여 다학제 전문가와 실무자가 개발 과정에 참여하였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반복적 수정 과정을 거쳤다(NHS Health Education England, 2020b). 해당 문서는 역량 프레임워크뿐만 아니라 해당 역량을 개발·지원하는 교육 과정을 각각의 역량과 매칭하여 제시함으로써 동료지원인의 교육·훈련 지침으로도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역량 프레임워크는 Anthony(1993)와 Leamy et al.(2011)이 강조한 개인적 회복 모델에 기반하고 있는데, 개인적 회복 모델은 정신건강 전문가가 개인 고유의 회복을 지원하는 모델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회복이란 임상적 치료 목표 달성의 의미가 아니라 정신건강 장애의 제약에서도 ‘개인의 목표, 신념, 열망에 기반하여 만족스럽고 희망적인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익히는 것’의 의미를 담고 있다(NHS Health Education England, 2020b).

이 프레임워크에서 제시하고 있는 동료지원인의 핵심 역량은 7개로, ①동료지원인의 가치에 대한 이해, ②정신건강 실무 지식, ③관계 형성 능력, ④회복 지원 역량, ⑤팀 협력 및 권리 옹호, ⑥자기 돌봄 및 지원(자기 회복력 유지, 슈퍼비전을 통한 성장 등), ⑦메타 역량(자기성찰, 통합적 사고 등)이다. 선택적 역량으로 회복 지원을 위한 심리·사회적 기법의 활용 능력을 제시하였다(NHS Health Education England, 2020c).

나아가 동료지원인의 역량 외에도 동료지원인의 역할 지원을 위한 조직 차원의 역량 조건도 포함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채용·면접·선발·적응 과정에서 당사자 경험의 특성을 고려해야 하며, 동료지원인이 기존 인력의 공백을 채우는 보조 인력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직무 범위와 역할 경계를 명확히 해야함을 밝혔다. 또한 적절한 훈련, 강점 기반의 슈퍼비전 및 피드백, 동료 네트워크 및 경력개발 기회를 제공하여 동료지원인 본연의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구조적 기반이 마련될 필요를 강조하였다(NHS Health Education England, 2020c).

영국은 국가 차원의 역량 프레임워크와 교육과정을 제시하고 있으나, 실제 교육·훈련은 인력 현황에서 살펴본 대로 지역·기관에 따라 자체적으로 적용하여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이에 UCLPartners, Care City, PPL4)은 역량 프레임워크와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실무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정신건강 동료지원인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9개 모듈, 10일 과정으로 개발하여 발표하였다. 이 자료는 교육 제공자를 지원하기 위한 교육 자료, 훈련생용 배포 자료 등을 포함하여 현장 상황에 따라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Care City Innovation C.I.C. et al., 2021).

최근에는 일부 NHS 정신건강서비스 제공 기관에서 일반 동료지원인뿐만 아니라 일반 동료지원인을 지원·관리하는 선임 동료지원인, 동료지원 리더, 동료지원 코디네이터 등의 슈퍼바이저 훈련도 별도로 구성하여 당사자 경험에 기반한 슈퍼비전 역량 강화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Central and North West London NHS Foundation Trust,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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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영국의 동료지원인 핵심 역량 및 교육 과정
핵심 역량 교육 영역 주요 교육 내용
❶ 동료지원인의 가치 이해 ▶ 1 기초 이해와 지식
  • 동료지원의 가치와 원칙

  • 정신건강 및 관련 문제에 대한 이해

  • 트라우마 인지 돌봄

  • 지역 정신건강서비스와 자원

  • 전문적·법적·윤리적 기준

  • 비밀보장·동의·정보 공유 이해 및 대응

  • 보호 절차

  • 자해 및 자살 예방과 안전 유지

❷ 정신건강 실무 지식
❸ 관계 형성 능력 ▶ 2 의사소통 및 관계 형성 기술
  • 회복 중심 접근의 이해

  • 당사자 경험의 활용 및 공유

  • 호혜적 동료관계 형성·유지

  • 가족 및 돌봄자 지원

  • 적극적 경청과 의사소통

  • 다양성 존중

❹ 회복 지원 역량 ▶ 3 파트너십 형성 동료지원인의 협력적 지원
  • 개인적 회복 지원

  • 유의미 활동 참여 지원

  • 대처 및 문제해결 기술 개발 지원

  • 돌봄·지원 방안에 대한 논의

  • 개인별 돌봄·회복 계획 수립

  • 돌봄 서비스 및 자원 접근 촉진

  • 돌봄 전환기 지원

❺ 팀 협력 및 권리 옹호 팀 협력 및 권리 옹호
  • 팀 일원으로서의 역할

  • 다른 조직 및 서비스와의 협력

  • 개인 맞춤형 회복 지향 관점 제공

  • 지원 대상자의 권리 옹호 및 증진

❻ 자기돌봄 및 지원 ▶ 4 자기돌봄 및 지원
  • 동료지원인 자신의 자기돌봄 필요성 인식 및 대응

  • 슈퍼비전의 효과적 활용

❼ 메타 역량
(자기 성찰, 통합적 사고 등)
(선택 역량) 회복 지원을 위한 심리·사회적 접근 ▶ 5 (선택 교육) 심리·사회적 접근을 활용한 회복 지원
  • 회복을 돕는 심리·사회적 접근 활용

  • 집단 내 협력적 지원

  • 디지털 중재 활용 지원

출처: “The Competence Framework for Mental Health Peer Support Workers-Part 2: Full listing of the competences”, NHS Health Education England, 2020c, p. 4; “The Competence Framework for Mental Health Peer Support Workers-Part 3: Curriculum”, NHS Health Education England, 2020d, pp. 4-5, https://www.rcpsych.ac.uk/improving-care/nccmh/competence-frameworks/the-competence-framework-for-mental-health-peer-support-workers를 참고하여 작성.

3. 나가며

영국은 한국보다 앞서 동료지원인의 가치와 역할에 주목하고 제도화를 이루어 왔다. 특히 국가 정신건강서비스 개혁 정책 아래 증가하는 정신건강서비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인력 확충 전략의 하나로 동료지원인을 도입·확대해 왔다.

국가 인력계획에 동료지원 확충 목표를 반영하고, 역량 프레임워크를 개발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영국의 동료지원인은 정신건강서비스에서 점차 명확한 가치와 역할을 갖춘 인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NHS 내에서 동료지원인에 대한 수용성이 높아진 점은 그간의 주요 정책적 성과로 평가되기도 한다(Watson & Repper, 2022).

그러나 영국의 동료지원인 확대 정책에 대한 한계와 비판도 일부 제기된다. 먼저 영국 정부의 동료지원인 확대가 현장의 다양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으며, 제도화 과정에서 동료지원 본래의 가치인 상호성, 이용자 주도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또한 동료지원인은 여전히 낙인, 낮은 신뢰, 역할 혼란, 불충분한 슈퍼비전, 불명확한 경력 경로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료지원인 확대는 조직 차원의 준비, 동료 리더십, 슈퍼비전, 다양성과 포용성을 갖춘 지원 인프라와 함께 추진될 필요성이 강조되었다. 아울러 동료지원인의 양적 확대와 양성·훈련 중심의 단계를 넘어 이들의 근무 안정성을 높여 주는 조직문화와 근로환경을 구축하는 단계로 도약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Watson & Repper, 2022).

국내에서는 2024년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을 통해 동료지원인 양성 및 활동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 이후 동료지원인 자격 관리와 제도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현재 동료지원인 활동 자격은 보건복지부 위탁 동료지원인 양성 및 보수 교육기관에서 동료지원인 양성 과정을 100시간 이상 모두 수료한 자에게 부여된다(정신건강복지법 시행규칙, 2026). 국내 동료지원인 양성 과정은 회복된 정신질환 당사자가 자신의 회복 경험을 바탕으로 동료의 회복과 지역사회 자립을 지원할 수 있도록 동료지원의 의미와 역할 이해, 자기이해, 정신건강서비스 체계에 대한 이해, 상담 및 의사소통, 권익옹호, 현장 실무역량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 2026).

최근 발표된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2026∼2030)’에서도 동료지원 서비스 및 인프라 확충 계획이 제시되었다. 주요 내용으로는 정신건강복지센터 및 정신건강증진시설 등 동료지원인 고용 기관을 대상으로 인건비를 지원하는 활동 지원 사업을 88명 규모로 도입하고, 이를 2030년까지 300명 규모로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포함되었다. 또한 지역사회 자립과 회복에 필요한 동료지원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7곳인 동료지원쉼터5)를 2030년까지 전국 17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관계부처 합동, 2026).

영국의 동료지원인 제도 변화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동료지원인 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서는 법적 근거 마련과 인력의 양적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기존 정신건강서비스 체계 내에서 동료지원인 역할에 대한 이해와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동료지원인에 대한 인식 개선과 명확한 역할 규정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 신규 양성·훈련된 동료지원인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슈퍼비전, 경력개발, 조직 차원의 지원체계 등 인프라 강화가 동반되어야 한다. 국내 동료지원인에 대한 경험 연구에서도 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동료지원인의 역할, 직무 정체성 확립, 안정적 근무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점이 강조되었다(정유석 외, 2023; 정숙희 외, 2024; 송승연, 2021). 무엇보다 동료지원 본연의 가치인 회복 지향성과 당사자 주도성이 제도화 과정에서 훼손되지 않도록 지속 점검해야 한다. 나아가 정신건강서비스 제공 체계 내에서 동료지원인이 당사자 경험에 기반한 고유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제도 발전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Notes

1)

이 글은 전진아, 배정은, 김수경, 백상숙, 손해인. (2025). 정신건강복지서비스 제공 인력 정책 현황과 과제(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제시한 영국의 정신건강서비스 제공 인력 전반에 관한 논의를 영국의 동료지원인 제도 중심으로 재구성하고, 관련 내용을 추가·보완하여 작성하였다.

2)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의 약칭이다.

3)

2019년 조사는 영국 보건의료 인력 교육 기관인 Health Education England(HEE)의 의뢰로 수행되었으나, 2023년 4월 영국 NHS와 통합되어 현재는 부서 단위인 영국 NHS 인력 교육·훈련국이 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4)

UCLPartners는 영국 NHS와 학계·산업 기관 등이 참여하는 보건의료 혁신 파트너십 조직이고, Care City는 지역사회 보건·돌봄 혁신 지원 기관이다. PPL은 NHS, 지방정부, 시민사회와 협력하여 보건·사회복지 서비스 개선을 지원하는 사회적기업형 경영 컨설팅 기관이다.

5)

정신질환 경험 당사자가 서로 회복 경험을 공유하고, 관계를 형성하여 지역사회 자립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회복 지원 공간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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