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택일1971.07.01 ~ 1971.09.16
- 김용완1971.10.01 ~ 1975.05.20
- 한대우1975.08.08 ~ 1976.02.19
- 안계춘1976.04.01 ~ 1977.04.28
- 이시백1978.11.07 ~ 1981.06.17
- 심달섭1981.07.01 ~ 1982.03.22
- 이옥순1982.12.24 ~ 1984.09.20
- 이시백1985.03.17 ~ 1986.02.10
- 임흥달1986.08.21 ~ 1987.09.15
- 김정태1987.10.06 ~ 1990.06.30
- 최인현1990.07.01 ~ 1993.06.30
- 정경배1993.07.01 ~ 1994.12.31
- 조남훈1995.01.19 ~ 2001.12.24
- 신영석2012.05.24 ~ 2015.07.31
- 김미곤2015.08.01 ~ 2018.04.30
- 정경희2018.05.01 ~ 2019.09.30
- 강혜규2019.10.01 ~ ~
디지털 역사관 개관에 부쳐
"기록이 없으면 역사도 없다."
이태수
한 개인의 인생사부터 한 나라의 역사에 이르기까지 기록이 갖는 의미는 절대적입니다. 물론 인간의 기억과 집단의 구전(口傳)이 더 풍부한 해석과 맥락을 전해 주는 경우도 없지 않지만, 기록에 근거하지 않으면 왜곡의 덫을 피해 갈 수 없습니다.
한 기관에도 시시각각 수많은 일들이 발생합니다. 그 족적들은 각종 문건과 언사(言辭)들로 남아 기관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으나, 이를 기록으로 보관하지 않으면 관계자들의 기억 속에만 머물게 됩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50년을 넘어 거의 두 세대에 다가가는 긴 시간을 달려왔습니다. 이러한 기관에서 기록의 의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원의 역사를 바꾼 단 한 장의 기록물이 좋은 예입니다. 1971년 가족계획연구원이 개원하면서 당시 보건사회부 산하의 국립가족계획연구소로부터 업무를 이관하고 모든 사무를 승계한다는 한 장의 문건, 이 기록이 발견됨으로써 우리 원의 역사가 50년이 아니라 51년이며, 현재 국책연구기관 중 가장 먼저 만들어진 기관임이 증명되었습니다.
그러나 기록이 있다는 것과 기록을 체계화하여 유지한다는 것은 다를 수 있습니다. 매 순간 기록이 되고 문건이 생성되고 있지만, 이를 후대에 남겨 그 역사를 언제든 확인하고 재해석하도록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더군다나 지금까지 종이 문서나 파일 형태로 보관해 오던 관행을 깨고 한 기관의 기록을 새로운 방식, 즉 디지털 방식으로 보관하여 전승토록 한다는 것은 또 다른 기록의 장을 열어 가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에 개원 50년, 아니 51년을 맞아 문을 연 디지털 역사관은 국책연구기관으로서 기관의 역사 전체를 통째로 디지털화한 것입니다. 새로운 차원의 역사관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선례를 찾아보기 힘든 역사적인 작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디지털 역사관은 그간의 기록과 현재의 모습을 모두 5개로 나누어 구축하였습니다.
첫째는 「기관의 역사」 편입니다. 이곳에서는 51년간 다섯 차례에 걸쳐 기관명이 바뀐 역사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국립가족계획연구소(1970~1971)로 시작하여 가족계획연구원(1971~1981)과 한국보건개발연구원(1976~1981)이 병립하다가 마침내 두 기관이 통합하여 설립된 한국인구보건연구원(1981~1989), 그리고 현재의 한국보건사회연구원(1989~)에 이르는 발자취 및 각각의 기관 설립 배경과 근거 법령, 주요 기능, 연구 성과물, 심지어 기관 로고까지 생생히 보여 주고 있습니다. 아울러 역대 원장을 포함하여 기관에 몸담아 역사를 만들어 낸 구성원 모두의 성함을 일일이 추적하여 기록해 놓았습니다.
둘째는 「연구 역사」 편입니다. 이곳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역사가 한국 보건복지정책의 역사와 함께했음이 웅변으로 드러나는 곳입니다. 51년간의 사회적 변화에 따른 중점 연구의 변화 과정, 각종 국가 기본계획 수립 참여와 관련된 사실들을 체계적으로 배열하여 연관성을 생생히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 당시 연구를 주도하였던 연구자들도 밝히고 있습니다. 나아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역할을 뛰어넘어 발전 단계별 기록과 정책 역사서도 보여 주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사실의 기록만이 아니라 역사적 해석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값진 영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끊임없이 사료를 더 보충하고 다양한 연구 작업과 풍부하고 정확한 해석을 통해 더 발전시켜 나갈 영역이라는 점에서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이러한 작업을 더욱 성실히 해 나갈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셋째는 「기록물 아카이브」 편입니다. 기관의 공식 문서함에, 캐비닛에, 심지어 개인 보관함에 남아 있던 각종 사진과 문서, 기관 물품을 최대한 아카이브 자료로 모아 놓았습니다. 최근 더욱 풍부해지고 있는 영상 기록물 역시 주요한 콘텐츠입니다. 이 부분도 더 자료를 찾고 보관하도록 노력할 것이며, 향후 생성되는 자료들을 빈틈없이 추가할 예정입니다.
넷째는 「50+1주년 기념」 편입니다. 이 부분은 만일 50주년사를 책자로 발간했다면 주요하게 담겼을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50개의 성과를 엄선한 점이나 숫자로 50년을 풀어 본 점은 신선한 접근입니다. 세계 주요 기관의 축하 메시지뿐만 아니라 초대 원장부터 많은 전임 원장들께서 자신의 재임 기간을 회고함으로써 영상으로, 글로 역사의 증언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은 「VR역사관」입니다. 현재와 과거의 역사를 새로운 영상 기법으로 조합하여 보여 주고 있습니다.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영상 역사관이 될 것이라 자부합니다. 현재의 건물과 여기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에서 과거의 역사가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영상 기법을 통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현재가 어떻게 과거의 연속선상에 놓여 있으며, 이것이 미래와 어떻게 연관될 수 있는지를 상상할 수 있는 귀중한 시도입니다.
개원 51주년이 되는 2021년 7월 20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디지털 역사관이 문을 활짝 엽니다. 그간 우리나라의 보건복지 및 사회정책 발전의 역사와 그 속에서 우리 기관이 담당했던 역할에 대한 기록을 새로운 방식으로 내어 놓습니다. 이제까지의 역사보다 더 깊고 넓은 역사가 우리 원과 한국 사회정책의 발전 과정에서 쓰일 것입니다. 디지털 역사관이 과거의 역사와 다가올 미래의 역사를 차곡차곡 정확히 기록하는 훌륭한 기록관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 역사관은 몇몇 분들의 헌신적 노력과 결단이 없었다면 탄생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제24대 원장이셨던 조흥식 원장께서 이 신개념의 역사관 건립에 대해 결단을 내려 주셨기에 가능했습니다. 이 작업 전체를 주도한 강혜규 부원장, 그리고 우리 원의 연구기획조정실과 학술정보팀 내 강소선 팀장을 비롯한 구성원들이 수많은 자료를 모으고 분류하고 해석하는 과정에 열정을 기울이지 않았으면 결코 지금 같은 모습이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한 정경희 박사께서 주도하여 2020년 「보건복지정책의 역사적 전개와 국책연구기관의 역할: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례를 중심으로」라는 연구를 수행해 주셨기에 51년의 자료에 역사 해석의 옷을 입히게 되었습니다. 모두 감사드립니다.
이 디지털 역사관의 주인공은 일차적으로 그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을 거쳐 가신 모든 분들입니다. 더 나아가 한국의 보건복지정책, 사회정책을 위해 연구하고 실천한 모든 분들입니다. 이 기회를 통해 경의를 표합니다.
앞으로 더 충실하고 풍부한 역사 기록관이 되도록 매진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함께 역사를 만들어 주실 것을 감히 요청드리는 바입니다.
2021. 7.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