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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제37권 제2호Vol.37, No.2

중년기에 암 진단을 받은 후 생존한 사람들의 투병경험에 대한 질적 사례연구

A Qualitative Case Study on the Coping Experiences of Cancer Survivors in their Middle Years

Abstract

This study is a qualitative case study on the coping experiences of cancer survivors in their middle years. In-depth interviews were conducted face to face with six participants aged 56 to 67. These participants were living in Seoul and Gyonggi area, and all were diagnosed of cancer and survived it in their middle age. By using Creswell’s (2007) qualitative case study method, a total of eight themes were found: 1) my body as a principal agent and an object of healing; 2) resignation of one’s desire as great renunciation; 3) sorrows of leaving children behind; 4) resetting the past relationship with people and society; 5) searching for a fault inside oneself; 6) emasculating the impact of cancer by immersing oneself in something else; 7) reverence for nature and life; and 8) being triumphant toward illness. Based on these findings, the author discussed the restoration of sovereignty on one’s body, a strategy to emasculate cancer, self-awareness amidst human relationship, and veneration for the healing power of nature. Suggestions to improve care services for the middle-aged cancer patients and the limitations of this study were also discussed.

keyword
Middle YearsCancerCopingQualitative Case Study

초록

본 연구는 중년기에 암을 진단받고 투병과정을 경험한 후 생존한 사람들의 삶을 심층적으로 탐색한 질적 사례연구이다. 연구 참여자들은 서울, 경기지역에 거주하는 50~60대 남녀 여섯 명으로서, 중년기에 2기 이상의 암을 진단받고 항암치료를 거친지 5년 후 완치 판정을 받은 생존자들이다. 질적 사례연구를 위해 Creswell(2007)의 사례 내 분석과 사례 간 분석을 적용한 결과, 참여자들의 경험으로부터 총 여덟 개의 공통주제를 발견하였다. ‘치유의 객체인 동시에 주체로서의 나의 몸’, ‘위대한 포기로서의 욕망의 체념(諦念)’, ‘자식을 두고 떠나는 슬픔’, ‘세상과 사람과의 관계 재설정’, ‘자기 내부에서 허물 찾기’, ‘몰입을 통해 암을 무화(無化)시키기’, ‘자연과 생명의 숭경(崇敬)’, ‘병 앞에 당당함’이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몸에 대한 주권회복, 암에 대한 무화 전략, 관계 속의 존재인식, 그리고 자연의 치유력에 대한 숭경(崇敬) 등 네 가지 관점에서 연구의 함의를 논의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암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 사회복지사 및 사회복지 현장 실무자들이 중년층의 암 투병경험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암 치유를 위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주요 용어
중년기투병경험질적 사례연구

Ⅰ. 서론

공자는 사람이 마흔이 되면 미혹되지 않아 불혹(不惑)이고, 쉰이 되면 하늘의 뜻을 알기에 지천명(知天命)이라 했다. 그러나 현실을 살아가는 40대, 50대 가운데 불혹과 지천명이라는 이상적인 상태에 이른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한국의 40대는 미완된 삶의 무게로 인해 흔들리고(정성호, 2012, pp.13-16), 50대는 다 안다고 생각했던 인생에 대한 허무와 쓸쓸함을 느끼며 서성이곤 한다(송호근, 2013, pp.73~81).

중년기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 선행연구들은 대체로 40~59세를 중년기로 보고 있다(오제은, 2013). 통계청(2016) 자료에 의하면, 2015년 현재 우리나라의 40~50대 인구는 약 1,65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33%이다. 한 개인이 중년기를 어떻게 살았는지 여부가 노년기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기대수명의 증가로 노년기가 길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중년기의 삶과 경험을 심층적으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Erikson의 심리사회 발달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전 생애에 걸쳐 아홉 단계의 발달단계를 거친다(Erikson & Erikson, 1998). 이 중에서 제 7단계가 중년기에 해당하는데 이 시기에 자녀를 낳아 기르며 사회적인 활동을 통해 생산성(generativity)을 높이기도 하지만, 공허감과 자아정체감 등 자기침체(stagnation)로 인해 중년의 위기를 경험하기도 한다. Jung(1975)도 중년기를 인생의 목표와 성취가 절정에 이른 정오(noon)이자 자신의 한계와 죽음의 불안을 느끼는 위기의식이 상존하는 시기로 보았다. 중년을 위기로 보는 관점은 1970년대 후반에 Levinson(1978)을 포함한 다수 심리학자들에 의해 확산되었다. Levinson은 인간이 중년기에 이르러 과거에 대한 재평가, 자기실존과 향후 삶에 대한 궁극적인 질문을 던지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불안과 위기의식을 느끼는 것은 죽음에 대한 자각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년기에 대한 연령 정의는 시대에 따라 국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사실은 중년기가 인생에서 많은 것을 이룬 정점의 시기인 동시에, 인생 전반에서 후반으로 넘어 가면서 상실과 한계를 수용해야 하는 위기의 시기라는 점이다.

한편, 40대가 되면 신체노화가 진행되면서 암, 뇌질환, 만성질환 등의 발병률이 증가하기 시작한다. 이 중에서도 특히 암은 국내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두려운 질병이며(통계청, 2016), 성별, 암 종류별 다소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40대를 전후해 발병률이 증가한다(보건복지부·국립암센터, 2014). 의학기술이 발달해 암 환자들의 생존율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암 진단을 받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평균수명(2015년 현재 평균수명은 남자 79세, 여자 85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남자가 5명 중 2명(38.1%), 여자가 3명 중 1명(33.8%)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보건복지부·국립암센터, 2014). 특히, 40세 이후 사망원인 1위가 악성신생물(암)인데 40대 가운데 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47%, 50대의 경우 137%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통계청, 2016). 암을 진단받는다고 해서 반드시 사망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2기 이상의 진행암, 말기암1) 또는 생존율이 낮은 특정 암의 경우 당사자 입장에서는 죽음의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중년기에 예기치 못한 암 투병을 경험하는 것은 한 사람의 인생을 뒤흔드는 큰 충격이자 위기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암은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를 돌보는 가족들에게도 재정적, 심리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암 질환에 대한 대처는 사회적 관심이 요구되는 문제다.

암의 종류나 환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대체로 진행암이나 말기암은 예후가 좋지 않거나 생존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환자는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죽음의 불안을 느낄 수 있다(김명숙, 1996; 전명희, 1997). 인생의 전환기이자 은퇴, 사별, 이혼, 자녀의 독립, 신체노화 등 다양한 종류의 상실과 죽음의 불안을 경험하는 중년기에 암을 진단받은 사람들은 투병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경험을 했을까? 암이라는 무거운 질병을 극복하고 완치판정을 받은 후 노년기를 맞이하고 있는 생존자들의 투병경험에서 어떤 함의를 발견할 수 있을까? 현재 암과 투병하고 있는 사람들의 치유를 도울 수 있도록 참여자들의 생존경험으로부터 어떤 실천적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까? 본 연구는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진행하였다.

국내외 공통적으로 암 환자에 관한 연구는 의학, 간호학 분야에서 다수 보고되고 있는 데, 대부분 암 질환의 치료 및 간호 서비스 개선에 도움이 되는 실증적 연구결과들이다. 암 환자들의 간호와 관련해서는 환자들이 겪는 스트레스, 통증관리, 우울감, 불안 심리, 치료 부작용, 자가 간호, 삶의 질 등에 관한 연구들이 주류를 차지하는데 대부분이 양적 연구들이며(양진향, 2008), 중년기의 암 투병경험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룬 연구는 찾기 어렵다. 국내 암 환자들의 투병 경험에 관한 질적 연구는 여성 유방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편중된 경향을 보이며(서은영, 2008; 윤미라, 송미순, 2013; 이인정, 2014), 유방암 이외에 다양한 종류의 암에 대해 생존자들이 투병과정에서 어떤 경험을 했고, 그 과정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는지 등에 대해 탐색한 질적 연구는 드물다.

본 연구의 목적은 중년기에 암을 진단받고 투병생활을 했던 생존자들의 개별적인 경험을 파악하고, 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이슈와 실천적 함의는 무엇인지 심층적으로 탐색하는데 있다. 암 생존자들의 주관적인 경험에서 읽을 수 있는 개인별 특수성을 이해하고, 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파악되는 주제들을 파악하기 위해 Creswell (2007)의 질적 사례연구 방법을 활용하였다. 연구결과를 토대로 중년기의 암 투병 및 생존경험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현재 암과 투병하고 있는 환자들의 치유와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Ⅱ. 선행연구 검토

1. 암 환자들의 투병경험과 삶의 질에 관한 실증적 연구

의학기술의 발달로 암 치료의 성공률이 높아지면서 암 환자들의 생존뿐만 아니라 삶의 질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임연옥, 김여진, 윤현숙, 2013; 정경희, 김경희, 곽연희, 2014). 다시 말해, 생존을 위한 암의 수술, 치료와 회복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암을 경험하는 환자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과 함께, 이들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탐색하는 연구들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김희정, 권정혜, 김종남, 이란, 이건숙, 2008; 서은영, 2008; 하부영, 정은영, 최소영, 2014). 삶의 질과 관련해서 암 생존자뿐만 아니라 말기 암 환자들을 위한 호스피스 서비스에 관한 연구도 증가하고 있다(김혜정, 고수진, 2013; 임정원, 한인영, 2008).

Park, Edmondson, Fenster, Blank(2008)가 중년의 암 생존자 25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양적 연구에 의하면, 암 생존율을 높이는 긍정적인 건강행동 변화는 사회적지지, 투병과정에서의 자기 통제력, 삶의 의미 자각, 적극적 대처행동 등의 변수들과 관계가 있었고, 삶의 의미에 대한 자각이 부족하거나 회피하는 방식으로 대처할 경우 부정적인 건강행동 변화를 보이는 경향이 있었다. 전립선암 생존자들의 경우에는, 자기관리(self-management) 행동이 암 투병과정에서 심리적, 신체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들이 다수 보고되어 왔다(Paterson, Jones, Rattray, & Lauder, 2015).

암 생존자들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파악하기 위해 강숙정(2016)은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의 2010~2015년 원자료를 분석하였다. 분석 대상은 총 610명의 암 생존자로서 평균 진단경과 기간은 약 11년이었다. 연구결과, 암 생존자들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은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로 인해 일상생활이나 사회활동의 제약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연옥 등(2013)은 노인 암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였는데, 노인 암 환자들의 경우 낙관적일수록, 친구들의 지지를 많이 받을수록, 경제적 상황이 풍족할수록, 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적을수록 신체건강 및 정신건강 관련 삶의 질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항암 치료를 받고 있는 암 환자들은 대부분 중증 이상의 디스트레스(distress)를 경험한다고 한다(권은진, 이명선, 2012; 서지영, 이명선, 2015; 정경숙, 허제은, 태영숙, 2014). 이때 디스트레스란 인지, 행동, 정서, 사회, 영적 측면의 불유쾌한 정서적 경험을 의미하는데, 항암 화학요법 치료를 받고 있는 암 환자들은 대부분 이러한 부정적 정서를 경험한다는 것이다. 서지영과 이명선(2015)에 따르면, 암 환자들의 디스트레스는 정서적 문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디스트레스가 높은 암 환자들은 실생활, 가족, 신체적 문제도 더 많이 경험한다고 한다. 이 연구는 디스트레스가 높으면 삶의 질 역시 떨어진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검증하였다.

항암 치료과정이 종료된 후 완치상태에 이른 암 생존자들의 경험은 어떤 양상을 보일까? Deimling, Bowman, Sterns, Wagner, Kahana(2006)의 연구에서는 암 생존자들의 3분의 1이 재발에 대해 걱정하고 있고, 다른 암의 발견 가능성에 대한 걱정과 더불어 어떤 특정 증상들이 암으로 인한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들은 암과 관련된 걱정이 우울과 불안감을 예측하는 유의미한 변수라는 점도 검증하였다. 한편, Zebrack(2000)은 문헌 연구를 통해 암 생존자들이 암을 계기로 자신의 사회적 역할과 정체성의 변화를 경험한다는 점을 밝혔다. 암을 계기로 세상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고, 역할과 책임을 완수하는 능력에 변화가 생기게 되는데 이는 여생 동안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중년기 성인 암환자들에 대한 연구는 주로 간호학, 보건복지 분야에서 암에 대한 지식이나 태도 또는 암 예방적 건강행위에 대한 양적 연구들이 주를 이룬다(김남선, 이규은, 2014; 박선영, 박청자, 박정숙, 2001; 박영례, 위휘, 2014; 박은희, 조영해, 김원중, 2009; 최영화, 임경희, 박정숙, 2012). 중년기 암환자의 삶의 질에 관한 양적 연구(한윤복, 노유자, 김남초, 김희승, 1990) 또는 암 조기검진과 관련한 실태조사(양영희, 2012; 황선경 등, 2002)가 있지만, 중년기 암 생존자들의 삶과 투병경험에 대한 질적 연구는 찾기 어렵다.

2. 암 환자들의 투병 경험에 관한 질적 연구

암이라는 질병이 우리나라 국민들의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한지 오래되었고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암 생존자들의 경험에 대한 질적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이인정, 2009; 이현주, 임연옥, 윤현숙, 김여진, 최경원, 2014; 임연옥 등, 2013). 선행 연구들은 주로 암 환자들의 심리적, 신체적 변화, 삶의 질, 그리고 이들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관한 연구들이 주류를 차지하는데, 대체로 의학, 간호학 분야에서 진행된 양적 연구들이다(김금순, 이명선, 방경숙, 조용애, 이정림, 이은, 2013; 최경숙, 박정애, 이주현, 2012). 국내외적으로 암 환자들에 관한 연구들은 여성 유방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다수 보고되고 있으며, 양적연구뿐만 아니라 질적 연구 방법을 활용한 연구들 역시 대장암, 여성 유방암과 같은 특정 종류의 암에 편중된 경향을 보인다(강숙정, 2016; 김희정 등, 2008; 박정애, 최경숙, 2013; 백영애, 이명선, 2015; 서은영, 2008; 하부영 등, 2014).

김명숙(1996)은 직장암 환자들의 장기 생존경험에 대해 일상생활기술적 접근으로 질적 연구를 진행한 결과, 직장암 생존자들이 신체적으로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생존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자아위축을 경험한다고 보고했다. 전명희(1997)는 한방병원을 이용하는 암 환자 여섯 명을 대상으로 면담과 참여관찰을 실시한 결과 암 진단 이후 환자들의 삶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극도로 높아지는 것을 발견했다. 환자들은 암이라는 질병이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하게 되면서, 항암치료가 끝난 후에도 재발이나 전이를 두려워하며 막연한 불안감을 안고 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암 환자들의 삶의 질에 대해 근거이론적으로 접근한 연구에 따르면, 암 환자들은 암이 죽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었고 죽음의 가능성과 직면해 자신의 존재 가치, 존재 의미에 대해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이은현, 송영숙, 전미선, 오가실, 이원희, 이영희, 2004). 암 생존자들의 경험과 대처에 관한 선행연구들에서 주로 등장하는 주제는 불확실성이다. 암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암 생존자들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역설적으로 암의 불확실성이 성장을 위한 촉매제가 되고 삶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게 하며 삶의 목적을 더욱 깊이 자각하도록 동기부여를 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Parry, 2003).

한편, 박정애와 최경숙(2013)은 대장암 수술을 받은 13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일상생활기술적 연구방법을 활용한 질적 연구 결과를 보고했다. 연구에 참여한 대장암 환자들은 네 단계의 암 생존여정을 거치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초기에는 암을 직면하는 것이 두렵고 자기 세계에 갇혀 위축된 모습을 보였지만, 점차 가족과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정신적, 영적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이고 자기만의 세계에서 세상 밖으로 나와 사람들과 건강한 관계를 맺으며 성장하는 경험을 보여 주었다. 군병원에 입원해 있는 암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한 현상학적 연구도 보고되었는데, 손미라와 이정섭(2013)은 연구 참여자들의 투병경험으로부터 여섯 개의 주요 범주를 발견하였다. 이 범주들은 ‘평범한 인생길에서 이탈됨’, ‘변화된 신체에 적응해나감’, ‘도전과 불안의 공존’, ‘아픔을 이기고 당당해짐’, ‘만족의 기준을 낮춤으로 내적 평안을 누림’, ‘더 나은 건강을 위한 일상생활의 재구성’으로서, 암 환자들의 질병경험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고 이들의 심리사회적 적응에 관한 심층 연구가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암 환자들의 생활세계를 심층적으로 탐색한 연구로 양진향(2008)의 해석학적 현상학 연구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다양한 종류의 암 환자 11명에게 투병생활과 관련된 경험의 본질은 무엇인지, 이러한 경험이 주는 본질적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해 물었다. 연구 결과, 신체성, 관계성, 시간성, 공간성의 네 가지 실존체를 통해 경험의 본질적 의미가 드러났는데, ‘되돌릴 수 없는 몸’, ‘견뎌내고 살아가는 몸’, ‘불확실성을 내포한 기다림’, ‘살아갈 날에 대한 소중함’, ‘보이지 않는 큰 힘 아래 놓임’, ‘관계의 정립’, ‘그리고 삶에 대한 반추’ 등 일곱 가지 주제로 나타났다. 한편, 윤미라와 송미순(2013)은 유방암 생존자들의 투병경험의 의미와 구조를 분석했는데, 연구 참여자들이 투병과정에서 자신의 삶에 대한 반추와 자기 성찰의 과정을 거치며 진정한 자아와 삶의 의미를 찾고 더 의미있고 가치 있는 삶을 추구하는 등 긍정적인 의미를 구성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박미옥(2013)은 여성 지체장애인들의 암 경험을 현상학적으로 연구하였고, 이현주 등(2014)은 항암치료를 받은 남성 노인 위암환자들의 치료경험에 대해 현상학적 연구방법을 적용해 분석하였다. 박지숭(2016)은 암을 계기로 긍정적 변화를 보인 사람들의 경험을 현상학적 사례연구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암 환자들의 사회심리적 측면에 관심을 갖고 탐색한 연구로 강임옥과 윤영호(2004)가 진행한 예비조사가 있지만 역시 노년층에 한정된 연구이고, 현상학적 분석방법을 포함해 질적 연구방법으로 암 경험자 들의 생활세계를 탐색한 연구들 대부분은 의학, 간호학 분야에서 임상서비스 개선을 위한 방편으로 연구되어 왔다(김영혜, 박경연, 김미영, 김미옥, 2004; 양진향, 2008; 이옥자, 1995).

해외에서 암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질적 연구들을 살펴보면, Skeath와 연구진(2013)은 미국의 암 생존자들의 암에 대한 극복 경험을 ‘생활 변형(life transforming)’으로 설명하였다. 여기서 생활 변형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환자가 암 투병 및 회복과정에서 정서적 어려움을 겪으면 대처행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경감시키고 스스로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기 시작한다. 암 투병과정에서 배우게 된 새로운 대처방식은 삶에서 암과 관련 없는 영역까지 확대되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방식으로 변형되는데, 이 새로운 방식은 신체적, 심리사회적, 영성적으로 더 나은 삶의 노멀(normal)한 형태로 자리 잡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Ching, Martinson, Wong(2012)은 중국의 여성 유방암 생존자들이 암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의미 구성(meaning making)’을 토대로 긍정적 변형(positive transformation)을 경험한다고 보고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은 암으로 인해 고통 받는 과정을 회복을 위해 치르는 대가로 여겼고, 개인적으로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 것을 목표로 정해 스스로를 지탱할 수 있는 원동력(sustaining forces)으로 삼음으로써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고통을 견뎌낼 수 있었다. 중국의 여성 유방암 생존자들이 지탱할 수 있는 힘으로 가장 많이 언급한 것은 ‘사회적 부담의 최소화’였는데, 가족이나 지인들의 심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 자기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 주위의 도움을 감사히 여기는 것을 의미했다.

선행 연구들을 검토한 결과, 중년기에 암을 진단받은 사람들이 완치판정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으로 어떤 투병경험을 했는지, 투병 과정을 회고해 볼 때 어떤 대처전략이 효과적이었는지, 이러한 경험에서 어떤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깊이 있게 탐색한 질적 연구는 찾기 어렵다. 암을 경험한 환자들의 투병경험은 좌절, 우울, 불안 등의 부정적 정서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역경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삶의 변형 또는 성장 경험을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또한, 암을 진단받은 후 현재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과 완치판정을 받은 후 암 생존자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투병경험에 대해 들려주는 이야기가 다를 수 있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투병경험에 대한 반추와 성찰, 의미에 대한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중년기에 암을 진단받고 투병과정을 거친 생존자들만을 대상으로 투병경험을 세밀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고, 이들의 경험을 토대로 현재 암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의 치유를 돕고 삶의 질을 개선할 실천적 방안을 모색하는 질적 연구가 필요하다.

Ⅲ. 연구 방법

1. 질적 사례연구

본 연구의 목적은 중년기에 암을 진단받고 투병과정을 거친 후 완치판정을 받은 생존자들의 투병경험을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다. 연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양적 연구보다는 질적 연구방법이 더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 왜냐하면, 암을 진단받고 완치판정을 받은 생존자들이 암 환자로서의 현실을 어떻게 받아 들였는지 이해하고 암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는 그들의 주관적인 경험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질적 연구방법을 활용하면 암이라는 심각한 질환을 경험한 사람들의 주관적인 경험을 파악하는 것이 용이하다. 본 연구는 질적 연구방법 중에서도 질적 사례연구(qualitative case study)를 선택했는데, 질적 사례연구의 강점 중 하나가 사례 내 분석과 사례 간 분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Creswell, 2007). 본 연구에서 사례 내 분석은 중년기에 암 투병경험을 거쳤던 생존자들의 개인별 특수성을 이해하 는데 도움이 되는 분석방법이며, 개인별 특수성과 더불어 암 투병경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주요 이슈들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사례 간 분석을 활용할 수 있다.

2. 연구 참여자

연구를 위해 선정된 여섯 명의 참여자는 연구자가 스웨덴 예블레 대학(Gävle University)과 공동으로 ‘암 환자들의 영성적 대처’에 관한 연구를 수행한 국제비교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한 33명의 한국 참여자들 중 일부이다. 스웨덴 예블레 대학에서 Uppsala Ethical Board로부터 IRB 승인을 얻은 후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 국제비교연구는 스웨덴, 한국, 중국, 터키의 암 환자들간 영성적 대처행동이 사회문화적 맥락에 따라 어떠한 차이점과 유사성을 보이는지에 대해 비교분석하였다. 한국의 경우 다른 나라들과 달리 영성적 대처뿐만 아니라 중노년기 암 생존자들의 투병경험 전반으로 범위를 확대해서 연구자가 직접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본 연구는 중년기에 암을 진단받고 생존한 50~60대 참여자들 가운데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했고, 공통적인 특성과 개별적 특수성을 동시에 지닌 참여자 6명을 최대변량표집 방법을 적용해 최종 선정하여 분석한 결과이다. 질적 사례연구의 적정 사례 수에 대한 정의는 없지만, Stake(2005)는 소수 사례에 대한 심층적 기술이 필요한 경우 5명 내외가 적합하다고 제안한 바 있어 암 투병과 생존이라는 쉽지 않은 주제의 본 연구를 위해 참여자를 여섯 명으로 한정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은 서울, 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중, 노년층 남녀들로서 중년기에 암을 진단받고 투병과정을 거친 후 완치판정을 받은 사람들이었다. 연구 참여자들이 암 진단시 담당의로부터 통보받은 암 단계는 미국 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 2017)의 TNM2) 분류체계를 따른 것이며, 본 연구의 분석대상으로 상대적으로 생존율이 높은 1기 조기암은 제외하였고, 재발 또는 전이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2~4기의 진행암과 말기암3) 생존자들을 포함시켰다.

3. 자료수집 방법

본 연구는 연구자가 직접 2014년 5월부터 8월까지 일대일 심층인터뷰를 통해 수집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은 국내 대형 병원 두 곳의 암센터에서 근무하는 의료사회복지사와 간호사를 통해 소개받았다. 연구자가 전화로 병원 측에 연구의 내용과 목적을 자세히 설명하였고, 이 내용을 직접 듣고 협조에 응한 의료사회복지사와 간호사가 해당 암 병동에서 치료를 마치고 퇴원한 환자들에게 연구참여 의향을 물었다. 자발적으로 인터뷰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사람들에 한해 연구자가 직접 전화로 연구주제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고 연구 참여자들이 선호하는 인터뷰 날짜와 장소를 정했다. 연구자는 연구 참여자 한 명당 1회씩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연구에 참여해 준데 대해 사례금을 제공하였다. 연구자는 인터뷰를 진행하기에 앞서 각 연구 참여자에게 다시 한 번 연구의 목적을 설명하였고, 비밀보장에 대한 사항과 더불어 인터뷰 진행 중 참여자가 불편할 경우 철회할 권리가 있음을 설명하였다. 연구 참여자가 연구참여 동의서 내용을 직접 읽은 후 서명했고, 연구자는 참여자의 동의를 얻은 후 인터뷰 내용을 녹음했다.

연구 참여자들에게 제시한 질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암을 처음 진단받았을 때 자신이 처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였습니까? 둘째, 중년기 암 환자로서 사는 삶은 어떠했습니까? 셋째, 암 투병생활을 하는 동안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입니까? 넷째, 암 투병과정에서 가장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되는 것들은 무엇입니까? 마지막으로, 암 투병경험 후 달라진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습니까?

4. 자료분석 방법과 글쓰기

본 연구는 참여자들의 주관적 경험을 살펴볼 수 있는 질적 사례연구 방법을 활용했는데, 질적 사례연구 방법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분석기법이 사례 내 분석과 사례 간 분석이다. 사례 내 분석은 연구에 참여한 개별 암 생존자들을 사례로 설정하여 그들의 암 투병경험에서 주요 이슈들을 파악하였다. 구체적으로 사례 내 분석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녹음한 인터뷰 파일을 수차례 반복해서 들으면서 각 개인의 투병경험에 대한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고 사례별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둘째, 녹취록을 작성하여 자료를 재차 반복하여 읽으면서 중년기 암 투병경험과 관련된 이슈들을 찾았다. 각 사례에 대해 개인적 경험을 면밀하게 분석하면서 앞서 분석된 사례들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하고 각 사례가 지닌 차별적 이슈를 찾고자 하였다. 이렇게 사례 내 분석을 완료한 후 사례 간 분석에서는 사례별 분석결과를 토대로 중년기 암 생존자들의 투병경험 전반에서 나타나는 이슈들을 나열하고, 유사한 이슈들을 범주화해서 주제로 전환하였다. 이어서 각 주제 안에서 사례들의 유사한 점과 차이점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글쓰기를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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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연구 참여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
구분 성별 나이 진단시점 암 종류 및 상태 진단시점 나이 직업 혼인 상태 최종 학력 종교
참여자 1 65세 대장암 3기 55세 주부 기혼 초졸 불교
참여자 2 63세 위암 말기 55세 예술가 기혼 고졸 없음
참여자 3 67세 후두암 4기 58세 무직 기혼 중졸 기독교
참여자 4 58세 췌장담도암 2기 53세 운수업 기혼 중졸 기독교
참여자 5 60세 췌장암 2기말 53세 무역업 기혼 대졸 없음
참여자 6 56세 유방암 3기 48세 주부 기혼 고졸 불교

5. 연구의 질 검증과 윤리적 이슈

본 연구에서는 연구의 질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 참여자 검토와 동료연구자 검토를 진행하였다. 사례별 분석결과를 연구 참여자에게 보내어 내용 확인을 요청하였으며, 연구자의 견해와 다른 부분들에 대한 연구 참여자의 의견을 반영하여 분석내용을 보완하였다. 또한, 질적연구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지닌 동료연구자 두 명과 함께 개별 사례들에 대한 분석내용을 검토한 후 서로 견해를 나누고 분석결과를 반복해서 정리하고 수정함으로써 연구의 질을 높이고자 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은 그들과 신뢰관계에 있는 의료사회복지사 및 간호사를 통해 자발적으로 연구에 참여하였다. 각 개인의 사생활을 존중하고 암 투병경험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민감한 내용을 보호하기 위해서 가능한 조용하고 안락한 장소에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연구 참여자가 원할 경우 집으로 방문하거나 교회를 방문하기도 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에게 연구결과는 학술적인 목적으로 사용되며 각 개인 사례는 익명으로 처리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고, 자료는 연구자만 접근할 수 있는 캐비닛에 보관하였다. 인터뷰 및 분석과정에서 연구자는 판단중지를 위해 사례별 경험에 대한 선(先) 이해나 편견 등을 개인일지에 기록하였고, 참여자의 관점에서 있는 그대로의 경험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였다.

Ⅳ. 연구 결과

연구결과는 사례 내 분석과 사례 간 분석을 활용하여 제시하였다. 사례 내 분석은 모든 참여자들의 암 투병경험을 개별적으로 분석하면서 개인별 나타나는 중요한 이슈들을 파악하고자 하였고, 사례들을 지속적으로 비교하면서 공통점과 차이점들을 탐색하였다. 사례 간 분석의 경우 앞서 제시한 사례별 분석 결과를 토대로 전체 참여자들의 개별적 경험에 공통되는 몇 가지 중요한 주제들을 발견하고자 하였고, 그 결과를 주제 분석으로 제시하였다.

1. 사례별 분석

가. 참여자 1

참여자 1은 60대 중반의 기혼 여성이며 10년 전 대장암 3기 진단을 받았지만 현재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 암을 진단받을 당시 병원에서는 참여자 1의 상태가 가망이 없다고 판단했다. 참여자 1은 병의 원인을 자기가 지은 죄에서 찾았다. 남에게 빚 한번 진 적 없이 살았는데 여동생의 채무문제로 지인에게 폐를 끼치게 되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그것이 죄가 되어 암으로 발병한 것이라 생각했다.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참회하는 마음으로 동생을 대신해서 꾸준히 빚을 다 갚았고, 비록 죄의 대가로 병을 얻었지만 부처님께서 자신의 거짓 없는 마음을 가엾게 여겨 병을 낫게 해 준 것이라 생각했다.

절망적인 상태에서 기적처럼 살아났기 때문에 암을 겪고 난 후에는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것처럼’ 느꼈다. 새 생명을 얻었다고 생각하니 사람들에게 더 많이 베풀고 싶고 너그러운 마음을 갖게 되었다. 타인에게 죄 짓지 않겠다, 진실한 마음으로 깨끗하게 살고 싶다는 바람을 가졌다.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겪지 않도록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자리는 피했고, 스트레스가 병의 원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마음을 비우려고 노력했다.

참여자 1은 암을 치유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청국장을 꼽았다. 청국장이 항암에 도움이 된다는 정보를 얻은 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장복하고 있다. 한편, 산에서 지내는 시간도 암 투병과정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아프기 전에는 직장생활을 하느라 산에 간 적이 없었는데 암 진단 후 매일 반나절을 산에서 보냈다. 산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천천히 걷는 것이 기력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었고, 정화된 자연의 기운을 느끼며 마음이 깨끗해지는 것 같았다.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힘들었던 마음을 산에다 던지며 울기도 하고, 산에 못 가는 날은 방 안에서 산을 바라보며 마음을 달랬다.

참여자 1에서 나타난 이슈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부처님의 가피력(加被力) 에 의지하여 기도하면서 암의 두려움을 잊고자 했다. 대장암 3기 진단을 받고 절망했을 때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존재가 부처님이라 생각했고 매일 부처님께 간절히 빌었다. 둘째, 병의 원인을 자신이 지은 죄의 대가로 여기고 참회했다. 남에게 죄를 지어 그 업보가 암이 되어 자신에게 왔다고 느끼며 죄를 씻어야 병도 낫는다고 믿었다. 스트레스가 암의 원인이라고 생각해 가능한 마음을 비우려 노력했다. 셋째, 새 생명을 얻고 나니 사람들에게 너그러운 마음이 생겼다. 사람에게 죄를 지어 병을 얻었다고 생각했는데 고통을 견디고 나니 사람들이 정겹게 느껴졌다. 진실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사람을 대할 때 자신이 행복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좋은 것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 되었다. 넷째, 청국장의 효과를 믿고 장복하였다. 주치의로부터 가망이 없다는 얘기를 들은 후 의학적인 치료법 이외에 항암효과가 있다고 밝혀진 민간요법들에 희망을 걸었다. 참여자 1은 청국장을 꾸준히 장복한 것이 완치판정을 받는데 결정적인 도움이 되었다고 확신했다. 마지막으로, 참여자 1은 산에서 시간을 보내며 병이 낫고 있다고 믿었다. 숲 속에서 맑은 공기와 흙냄새를 맡는 것이 치유에 도움이 된다고 느꼈고, 투병과정에서 겪었던 고통과 번뇌를 산에 내어 맡김으로써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나. 참여자 2

참여자 2는 60대 초반의 기혼 남성이며 50대 중반에 위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20년 이상 매주 산에 오를 만큼 평소 체력 관리를 철저히 했고 소식을 즐겼기 때문에 암이 말기까지 진행되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참여자 2는 암이 어디에서 왔을까를 추적했고, 외부에서 원인을 찾기보다는 자기 안에 근원적으로 암이 생길만한 요인이 있지 않았나 생각했다. 겉으로는 암과 거리가 먼 환경에서 살았지만, 타고난 체질이나 내면에서 스스로 깨닫지 못할 정도로 천천히 암 세포를 키운 요인이 있었을 것이라 추정했다.

참여자 2는 자수성가를 이뤄 가장으로서 성공한 삶을 살았고 짧고 굵게 사는 인생을 동경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암 투병 후부터는 가늘게라도 현상을 유지하면서 오래 동안 손주들을 보면서 살고 싶어졌다. ‘죽으면 어떡하지’ 하고 불안해하기보다는, 언제 죽든 내가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자 하는 심정으로 지냈다. 암을 극복하는 것도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생각으로 항암치료를 꾸준히 받았고 5년 후 완치 판정을 받았다.

평생 서각을 하면서 살았던 참여자 2는 정적인 작업에 몰두하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그런 생활로 인해 자신만의 세계에 갇히게 될까봐 일부러 사람들과 자주 어울렸다. 그런데 암 투병과정에서 참여자 2는 과거에 자신이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섞이지 못했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암을 겪은 후 사람들에게 너그러워 지고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면서 과거 자신이 친구들에게 괴팍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들을 좋아했지만 보통의 남자들이 편하게 느끼는 놀이 문화나 언어 습관을 불편하게 여겼고 그런 점 때문에 친구들과 경계를 두면서 ‘혼자 떠 있는 것처럼’ 느꼈었다. 즉, 자신이 편한 방식으로 사람들과 어울렸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암을 겪은 후부터는 사람들을 있는 모습 그대로 관대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참여자 2는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 혼자 개인 작업실을 오가며 서각에 몰두하는 시간이 많았다. 암을 겪기 전에는 학생들에게 서각을 가르치고 전시회 행사를 챙기느라 바쁘게 살았는데, 아프고 난 후부터 바쁜 생활을 정리하고 홀로 서각 작업 자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직접 서예글씨를 쓰고 서각을 완성해 가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꼈고, 작업에 몰두하는 순간은 자신이 암 환자라는 현실을 잊을 수 있었다.

참여자 2의 경험에서 참여자 1의 경험과 유사하게 나타난 점은 첫째, 참여자 1과 참여자 2 모두 자신의 병을 치유할 수 있는 주체가 자기 자신이라고 여기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는 점이다. 두 참여자 모두 청국장, 된장 등의 발효음식이 항암효과가 있다고 생각해 장복하였고, 매일 산에서 시간을 보내며 암이 치유되고 있다고 느꼈다. 둘째, 병의 원인을 외부보다는 자기 내면에서 찾으며 실존적 성찰을 하게 된 점이 유사하다. 참여자 1은 자신이 지은 죄를 살폈고, 참여자 2는 암 세포를 키우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내면적 요인에서 찾았다. 셋째, 참여자 1과 참여자 2는 암을 겪은 후 사람들에 대해 관대한 마음을 갖게 된 점이 유사하고, 의료진을 믿고 따르면서도 자연적 치유의 힘을 믿었던 점도 유사하다. 넷째, 참여자 1은 절대자에게 참여자 2는 예술작업에 몰두하며 암의 두려움을 잊고자 했다는 점이 닮았다. 몰입하는 대상은 다르지만 암의 존재를 잊게 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이었다.

참여자 1과 비교해 참여자 2에서 차별적으로 나타난 이슈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치유의 열쇠를 절대자가 아닌 자신이 쥐고 있다는 자각이다. 참여자 1의 경우 부처님의 가피력에 의지하면서 병의 치유를 간구했지만, 참여자 2는 신앙이나 종교에 의지해 원하는 것을 얻으려는 태도를 경계했다. 둘째, 참여자 2는 오랜 세월 애착을 지녀 온 서각 작업에 몰입하면서 암의 존재를 잊었다. 서예글씨를 쓰기 위해 먹을 갈면서 묵향을 느끼고 나무에 글씨를 한 글자씩 새기면서 나무 향기를 느꼈다. 서각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글자를 새기는 동안에는 잡념이 사라지고 무아(無我)의 경지를 경험할 수 있었다. 서각에 몰두하는 동안 아픈 현실을 잊을 수 있었고 작품이 완성된 후에는 형언할 수 없는 행복과 성취감을 느꼈다. 셋째, 참여자 2는 죽음의 가능성에 직면해 손주들과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이 안타까웠고 이것이 동기부여가 되어 항암치료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참여자 2는 항암치료로 인해 탈모가 진행되자 아예 삭발을 감행해 멋진 모자를 쓰고 다녔다. 암 환자가 아닌 예술가로서의 매력을 한껏 살리는 멋진 스타일 연출로 주위로부터 호평받기도 했다.

다. 참여자 3

참여자 3은 60대 후반의 기혼 남성이며 10년 전 후두암 4기 진단을 받았고 4년 전 완치 판정을 받았다. 기능직에 오랫동안 종사하면서 거의 매일 술로 스트레스를 해소했는데, 건강 확인차 받았던 위 내시경 검사에서 후두암을 발견했다.

일찍이 사별한 후 홀로 딸을 키웠는데 이제 암에 걸려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딸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암을 진단받을 당시 딸은 결혼해서 첫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다. 사는 것에 대한 집착은 없었지만 첫 손주가 태어나는 것을 보려면 더 살아야겠다 싶었고 딸에게 좀 더 잘 해주고 떠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항암치료를 받으며 고통스러울 때는 절박한 심정으로 하나님께 기도를 했는데, ‘저는 딸 때문에 더 살아야 합니다’ 라며 간절하게 기도했다.

참여자 3은 후두암 후유증으로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 사람들과의 소통이 어려웠다. 집으로 전화가 걸려 오거나 사람들과 밖에서 대화할 때 참여자의 쉰 목소리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답답해하는 경우가 많았다. 소통이 불편해지자 참여자도 불쾌한 기분에 말하기가 싫어졌고 점차 친구들도 연락을 끊기 시작했다. 참여자 3은 그런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주어진 현실에 적응하려고 노력했다. 투병생활로 인해 사람들과의 관계가 단절되자 홀로 종로의 탑골 공원에 가서 앉아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곤 했다. 자신처럼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동병상련을 느꼈고,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참여자 3은 교회에 나가거나 신앙생활을 하진 않았지만, 암 투병과정을 겪으며 매일 자기 전에 그날 하루를 무사히 잘 산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는 습관이 생겼다. 딸이 간호사로 일하면서 아버지의 투병과정을 챙겼기 때문에 참여자는 의료진의 지시와 딸의 조언을 무조건 믿고 따랐다. 처음 후두암을 발견하게 된 것도 딸의 권유로 위 내시경을 받은 덕분이었고,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밥을 제대로 삼키기가 어려웠지만 먹어야 살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난후부터 어떻게든 밥을 먹으려고 노력했다.

참여자 3은 암 치료과정에서 의료진을 신뢰하고 지시를 철저하게 따랐다는 점에서 참여자 1, 2와 유사하다. 참여자 3은 딸이 간호사인데다가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존재여서 의료진에 대한 신뢰가 더욱 컸다. 참여자 3은 장시간 기계를 다루는 직업에 종사했었는데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매일 과음했던 것이 암의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병의 원인을 자기 내부에서 찾은 점은 참여자 1, 2와 유사하다. 암을 겪으면서 매일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마음을 비우고자 한 점은 참여자 1과 닮았고, 암 진단을 받은 후 딸과 손주를 위해 더 살고 싶어진 것은 참여자 2와 유사하다.

참여자 3의 경험에서 나타난 차별적인 이슈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엄마 없이 홀로 자란 딸에게 마음의 빚을 갚고자 좀 더 오래 살기를 신에게 간구하였다. 아프기 전 술을 많이 마시고 돈을 마음껏 쓰면서 살았는데, 암을 진단받고 난 후 과거의 방탕한 삶이 후회되었고 딸에 대한 미안함이 컸다. 둘째, 투병생활로 인해 친구들과의 관계가 단절되었지만 상실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 들였다. 잃은 것에 대해 번민하기보다는 자신처럼 장애가 있거나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보면서 연민의 정을 느꼈고 현재 가진 것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다. 마지막으로, 매일 하루를 무사히 보낸 것에 대해 감사하는 기도를 드린 후 잠자리에 들었다. 투병과정에서 응급상황을 여러 번 겪고 난후부터는 저녁에 잠들었다가 그 다음날 눈 뜨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를 절감했기 때문이다.

라. 참여자 4

참여자 4는 50대 후반의 기혼 남성이며 5년 전 췌장담도암 2기 진단을 받았고 최근 완치 판정을 받았다. 등과 가슴이 아파 동네병원을 찾았지만 원인을 밝히지 못한 채 계속 처방약을 복용했고, 차도가 없자 큰 병원으로 옮기며 재차 정밀검사를 받은 후에야 암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수술받기 전 ‘인명은 재천이다’는 생각으로 마음의 준비를 했고, 형이 40대 중반에 죽었는데 그보다는 10년 더 산 것을 위안으로 삼았다. 더 오래 살고 싶다는 집착은 없었지만, 딸 둘을 결혼시키지 못한 채 먼저 떠나야한다는 점이 가장 아쉬웠다.

참여자 4는 30년 이상 운수업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나쁜 식습관과 매일 반복되는 음주, 과다흡연 등이 암의 원인이 아닐까 짐작했다. 절제되지 않은 생활습관으로 인해 비록 고약한 암에 걸리긴 했지만, 부모님으로부터 건강한 체력을 물려받았기 때문에 완치할 수 있었다고 믿었다. 참여자 4는 암 투병 이후 친구들이 더 정겹게 대해준다고 느꼈다. 술자리가 있을 때는 ‘넌 이제 두 번째 사는 인생이야’하며 술과 음식을 배려해 주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내가 그래도 인정을 받고 살았구나’하는 생각에 삶의 보람을 느꼈다.

암 투병과정에서 가장 도움이 된 것으로 참여자 4는 산을 꼽았다. 소나무가 항암치료 효과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아내와 함께 매일 계양산 소나무 숲 속에서 한참 동안 누워 있었다. 라디오를 들으며 도시락을 꺼내 먹기도 하고, 송진 향기를 맡고 있으면 몸에 좋은 기운이 가득 차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참여자 4는 암 투병과정이 ‘인생의 전환점’ 이라는 의미를 갖는다고 했다. 없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 경험을 계기로 지금 건강하게 살아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감개무량함을 느낀다. 암 투병 이후로 양배추, 양파, 된장 등 채소와 토속적인 음식을 챙겨 먹으면서 식습관도 개선되었다. 항암치료가 끝난 후부터 원래 하던 운전 일을 다시 시작했고, 운전에 집중하는 순간은 암 환자라는 현실을 잊을 수 있었다. 참여자 4는 과음, 흡연, 무절제한 식습관이 암을 키웠다고 생각했는데 이는 병의 원인을 자기 내부에서 찾았던 참여자 1, 2, 3의 태도와 유사하다. 병을 낫게 한 원인으로 산의 자연치유력을 믿었다는 점에서 참여자 1, 2와 닮았다. 종교나 절대자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일을 조금씩 계속 하면서 암 환자의 굴레를 벗어나려고 한 것은 참여자 2와 유사하다. 췌장담도암이라는 진단을 받은 후 딸들을 끝까지 챙겨주지 못하고 떠나는 아쉬움이 가장 컸던 점은 참여자 3과 유사하다. 참여자 4의 경험에서 나타난 차별적인 이슈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참여자 4는 암을 진단받는 순간부터 삶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았고 사람의 목숨은 하늘에 달려 있다는 생각으로 치료에 임했다. 둘째, 소나무 숲의 치유력을 믿고 매일 송진가루가 많이 날리는 시간에 맞춰 소나무 숲에 누워 있었다. 참여자 4는 소나무가 자신의 병을 살렸다고 확신했다. 셋째, 움직여야 병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원래 하던 운전을 무리하지 하는 수준에서 계속 했다. 운전하는 동안 잡념이 사라지고 사람들과 활기차게 어울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느꼈다.

마. 참여자 5

참여자 5는 60세의 기혼 남성이며 7년 전 췌장암 2기말 진단을 받았다. 췌장암에 걸리면 대부분 죽는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의사로부터 췌장암이라는 통보를 받는 순간 멍하고 눈물이 쏟아졌다. 딸이 이제 갓 유치원을 졸업할 때였는데 무엇보다도 어린 딸을 두고 죽는다는 것이 억울하고 안타까웠다.

병을 얻는 것, 살고 죽는 것도 그 사람의 팔자소관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암으로 인해 죽는다 해도 두렵지 않았다. 암의 원인이 따로 있다기보다는 그저 수많은 사람들 중에 자신이 운이 나빠 걸린 것으로 받아 들였다.

참여자 5는 자신이 췌장암이라는 현실을 바로 수용했고 의료진에게 빨리 수술을 진행할 것을 요청했다. 살고 죽는 것은 수술해 봐야 아는 것이니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암환자라는 사실을 회피하고 싶지 않았고 그 동안 살아 온 방식에 대해 자책하지도 않았다. 참여자 5는 수술실에 들어가면서도 종교나 절대자에게 의지하고 싶지 않았다. 병원 내에 기도 해주는 봉사자들이 있었지만 도움을 거절했다. 주변 지인들은 참여자 5를 신기한 사람으로 여겼다.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에도 외모나 행동에서 암 환자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암이 생겼다고 일부러 이야기하면서 다녔고 남들로부터 배려를 받고 싶지도 않았다. 오히려 주위 사람들이 사는 것이 어렵다, 아프다고 넋두리를 하면 ‘야, 나는 암이야’ 라며 일축했다.

참여자 5는 자신을 암환자라고 생각하면 더 빨리 죽는다고 생각했다. 암 환자라고 의식하면서 먹는 것, 행동하는 것에 제약을 두기 시작하면 스트레스를 받고 결국 그것이 죽음을 재촉한다고 확신했다. 암에 걸렸다고 해서 주위에서 친절을 베풀거나 도와주려는 행동들이 참여자에게는 불편하게 느껴졌다. 아플 때 가장 도움이 된 것은 자기 자신이라고 답할 정도로 독립적이었고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암을 겪기 전부터 골프, 행글라이더, 스쿠버 다이빙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즐겼는데 항암치료가 끝난 후에도 친구들과 어울려 스포츠를 즐겼다. 스포츠 활동에 몰두하는 동안 자신이 암환자라는 생각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었고 암을 극복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느꼈다. 참여자 5는 2년 전 완치판정을 받았고 2기말의 췌장암을 극복한 경험담을 많은 환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참여자 5는 암 투병과 치유를 온전히 자기 책임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는 점, 병을 얻는 것은 팔자소관이라 여기며 마음을 비웠다는 점에서 참여자 1, 2, 3, 4의 경험과 유사하다. 특정한 대상에 몰두하면서 암환자라는 굴레에서 벗어나려 했다는 점은 참여자 1, 2, 4와 닮았다. 참여자 5는 암 진단을 받기 전까지 골프, 행글라이더 등의 스포츠를 전문가 수준으로 즐기던 사람이었다. 항암치료가 끝나고 운동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자마자 자신이 좋아하던 스포츠 활동에 몰두했다. 종교나 절대자에게 의지하지 않고 정면으로 병을 마주한 점은 참여자 2, 4와 유사하고, 딸을 끝까지 돌보지 못한 채 죽는다는 사실을 안타까워 한 점은 참여자 3, 4와 유사하다. 병을 감추지 않고 당당하게 공개하며 타인으로부터 배려를 바라지 않았던 점, 친구들에게 자신이 암 환자임을 거침없이 이야기하고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암 환자로 대하는 것을 불편하게 여겼던 점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삭발을 했던 참여자 2의 경험과 유사하다.

참여자 5에서 다르게 나타난 이슈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신에게 암이 생겼다는 사실에 대해 ‘왜?’ 라고 묻기보다는 ‘남산에서 던진 돌에 누구 하나는 맞겠지’ 라는 생각으로 담담하게 받아 들였다. 둘째, 의지할 곳을 찾기보다는 정면으로 현실과 마주했기 때문에 어려운 수술도 신속하게 결정했다. 생존율이 낮은 췌장암이었지만 긴박한 순간에도 절대자에게 의지하거나 현실을 회피하려 하지 않았다. 셋째, 암 환자라는 인식의 틀에 갇히는 것을 경계하면서 자유로운 식이(食餌)를 선택했다. 몸에서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한 입맛이 당기는 대로 먹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즐겼다.

바. 참여자 6

참여자 6은 50대 중반의 기혼여성이며 40대 후반에 유방암 3기 진단을 받았다. 유방암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마음의 동요 없이 담담했다. 그저 건강검진을 소홀히 했던 자신의 무심함을 자책했고 누구도 원망할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참여자는 유방암 3기 생존율이 50 퍼센트 미만으로 급락한다는 정보를 접한 후 자신에게 죽음이 임박했다고 생각했다. 친정어머니께서 유방암으로 돌아가실 때 그리 고통스러워하시는 모습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나도 엄마처럼 죽으면 되지’ 라고 생각하며 죽음에 대해 두렵게 느끼지 않았다. 죽음은 내가 어찌할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고, 그저 삶에 대한 집착과 물욕을 내려놓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만, 고령의 나이에 힘들게 낳은 어린 아들을 끝까지 양육하지 못하고 먼저 죽는 것이 가슴 아팠다.

불교 신자였지만 적극적으로 신앙생활을 하지 않았고, 암 투병과정에서도 부처님께 의지하거나 매달리지 않았다.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한 번씩 절에 방문하는 정도였고 절에 가서 부처님을 바라보며 감사하다는 기도를 가볍게 드릴 뿐이었다. 참여자 6은 자신이 암 환자라는 사실을 주변에 숨기고 싶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알려 배려 받는 것을 고맙게 여겼고, 가슴절제 수술 후 사우나에도 자유롭게 가면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볼까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다.

완치판정을 받기까지 암 투병과정에서 가장 크게 도움이 된 것에 대해 참여자 6은 병원의 유방암 환자들이 참여하는 합창단을 꼽았다.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모여 정서적으로 의지하며 정보교환도 하고, 즐겁게 노래할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된다고 느꼈다. 또한, 남편과 함께 근교의 주말농장을 찾아 자연 속에서 지내는 시간이 투병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낮에는 햇빛을 느끼고, 밤에는 별을 바라보며 마음이 편안해졌다. 참여자 6은 자신이 암을 겪은 것에 대해 최악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자신의 몸을 제대로 보살필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자신을 지금처럼 다져지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암 투병 경험을 통해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것이 많다고 생각했다.

참여자 6은 암의 원인에 대해 자신의 잘못을 책망했다는 점에서 참여자 1, 2, 3, 4와 유사하다. 유방함 환자들과 합창단에서 함께 노래하고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암의 공포를 이겨낸 점은 1, 2, 4, 5의 경험과 유사하고, 암 환자로서 사람들의 배려와 도움을 고맙게 받아들인 것은 타인에 대해 너그러운 마음을 갖게 된 참여자 1, 2, 3, 4의 경험과 유사하다. 늘그막에 낳은 아들을 마지막까지 돌보지 못하고 죽는 것을 가슴 아파 한 것은 참여자 3, 4, 5가 딸에 대해 느낀 감정과 유사하며, 자연 속에서 마음의 평안을 느끼며 치유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 것은 참여자 1, 2, 4와 유사하다. 종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암 치유나 자신의 생사를 절대자에게 의탁하지 않은 점은 참여자 4와 유사하다. 참여자 6에서 다르게 나타난 이슈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참여자 6은 병원에서 조직된 유방암 환자들의 합창단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 투병과정에서 신체적, 정서적으로 겪는 어려운 문제들을 합창단 여성들과 함께 고민하고 정보를 나눌 수 있었고, 아름다운 음악에 맞춰 노래하는 것도 치유에 도움이 된다고 느꼈다. 둘째, 유방암 수술 후 신체의 변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늘 그랬듯이 자연스럽게 사우나에 다니며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이 암 환자임을 알리고 사람들이 건네는 덕담과 도움을 고맙게 받아 들였다.

2. 주제 분석

앞서 사례별 분석에서 드러난 이슈들을 분류하고 인터뷰 녹취자료와 다시 검토하며 분석한 결과 중년기 암 투병을 겪은 생존자들의 개별적인 경험에서 몇 가지 공통적인 주제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주제들을 참여자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한 수준이 높은 순서대로 나열하면 ‘치유의 객체인 동시에 주체로서의 나의 몸’, ‘위대한 포기로서의 욕망의 체념(諦念)’, ‘자식을 두고 떠나는 슬픔’, ‘세상과 사람과의 관계 재설정’, ‘자기 내부에서 허물 찾기’, ‘몰입을 통해 암을 무화(無化)시키기’, ‘자연과 생명의 숭경(崇敬)’, ‘병 앞에 당당함’이다. 각 주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 치유의 객체인 동시에 주체로서의 나의 몸

연구 참여자 여섯 명 모두 암 투병과정에서 스스로를 치유의 객체인 동시에 주체로 인식했다. 이들은 암을 진단받은 시점부터 완치판정을 받을 때까지 의료진을 절대적으로 믿고 따랐다. 암이라는 심각한 질병을 치유하기 위해서 현대 의학의 기술에 의존해야 함을 알고 있었고 의료진의 처방을 성실하게 따랐다. 즉, 암 환자로서의 자신의 몸을 치유의 객체로 받아들인 것이다. 그런데 참여자들은 스스로를 치유의 객체일 뿐만 아니라 주체로 인식하고 있었다. 참여자 1은 의료진이 절망적인 소견을 알리자 주위에서 좋다고 하는 발효식품을 장복했다. 매일 산에 가서 정화된 자연의 기운을 느끼며 암이 치유된다고 믿었다. 참여자 2는 치유의 열쇠를 자신이 쥐고 있다는 자각과 함께 기본적으로 의료진을 믿고 따르면서도 자연적 치유의 힘을 믿었다. 참여자 3은 간호사인 딸과 의료진의 지시를 따르면서도 밥이 자신을 살린다고 생각해 먹으려고 노력했고, 참여자 4는 투병과정에서 매일 산에서 시간을 보냈고 소박한 식단을 즐겼다. 참여자 5는 생존율이 낮다는 췌장암을 진단받고 좌절하거나 의지할 곳을 찾기보다는 정면으로 현실과 마주하기 원했고, 암 환자로서 스스로 굴레를 씌우기보다는 몸과 마음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식이를 선택하는 전략을 취했다. 마지막으로, 참여자 6은 항암치료를 하는 동안 주말농장을 찾아 텃밭을 가꾸며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냈다.

나. 위대한 포기로서의 욕망의 체념(諦念)

암 투병을 경험한 참여자들은 예상치 못했던 큰 위기를 겪고 나서 삶에 그리 대단한 것도 집착할 것도 없다는 점을 자각하고 체념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이때 체념(諦念)은 단순히 포기하거나 좌절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욕망을 체념한다는 것은 건강이나 관계, 물질적 성취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는 것, 나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처연한 마음가짐을 뜻한다. 참여자 1은 암이 생긴 원인을 남에게 지은 죄가 업보가 되어 자신에게 돌아온 것으로 생각했다. 죄를 깨끗하게 씻고 마음을 비워야 병도 낫는다고 믿었다. 참여자 3은 후두암을 앓은 후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겼고 그로 인해 친구들과의 관계가 완전히 끊어졌지만 상실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였다. 참여자 3에게는 그저 그날 하루를 무사히 산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었다. 참여자 4는 살고 죽는 것이 하늘에 달렸다고 생각했고, 암 투병이후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게 된 것을 감개무량하게 느꼈다. 참여자 5는 병을 얻는 것과 살고 죽는 것은 팔자소관이라 여겼기 때문에 췌장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난 후에도 삶에 연연해하지 않았고, 참여자 6은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받아 들였고 삶에 대한 집착과 물욕을 내려놓았다.

다. 자식을 두고 떠나는 슬픔

참여자들은 암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죽음 자체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자식 또는 손주들을 끝까지 돌보지 못하고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 가슴 아팠다. 참여자 2는 자수성가한 삶을 살았지만 손주들과 더 오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마음에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고, 참여자 3은 엄마 없이 홀로 키운 딸에게 더 좋은 아버지가 돼 주지 못한 채 떠나야 한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참여자 4는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 들였지만 두 딸의 결혼을 챙겨주지 못하는 것이 슬펐다. 참여자 5는 암 진단을 받았을 때 어린 딸이 생각나 눈물을 흘렸고, 참여자 6 역시 노령에 어렵게 낳은 아들을 장성할 때까지 키우지 못하고 죽는다는 사실에 통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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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사례 내 개별주제 및 공통주제
사례 내 개별주제 공통주제
청국장, 신 김치 등 발효식품의 효과를 믿고 장복 (참여자 1);
치유의 열쇠를 자신이 쥐고 있다는 자각 (참여자 2);
의료진을 믿고 따르면서도 자연적 치유의 힘을 믿음 (참여자 2);
의료진을 신뢰하고 지시를 철저하게 따름 (참여자 3);
매일 산에서 시간을 보내고 소박한 식단을 즐김 (참여자 4);
의지할 곳을 찾기보다는 정면으로 현실과 마주하기를 원함 (참여자 5);
암환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자유로운 식이(食餌)를 선택 (참여자 5);
주말농장에서 텃밭을 가꾸며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냄 (참여자 6)
치유의 객체인 동시에 주체로서의 나의 몸
남에게 지은 죄가 업보가 되어 나에게 암으로 온 것이라 믿음 (참여자 1);
스트레스가 암의 원인이라 생각하고 마음을 비우려 노력함 (참여자 1);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오늘 하루 산 것에 대해 감사함 (참여자 3);
암 투병으로 인한 친구들과의 관계 단절을 자연스럽게 수용함 (참여자 3);
살고 죽는 것은 하늘에 달렸다고 생각함 (참여자 4);
암을 극복하고 제2의 인생을 살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김 (참여자 4);
병을 얻는 것과 살고 죽는 것은 팔자소관이라 여김 (참여자 5);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삶에 대한 집착과 물욕을 내려놓음 (참여자 6)
위대한 포기로서의 욕망의 체념(諦念)
손주들과 더 오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라도 죽을 수 없음 (참여자 2);
엄마 없이 홀로 딸을 남겨놓고 떠나야하는 현실이 안타까움 (참여자 3);
두 딸을 결혼시키지 못하고 죽는다고 생각하니 슬퍼짐 (참여자 4);
어린 딸을 두고 죽을 수 있다는 생각에 눈물을 흘림 (참여자 5);
귀하게 얻은 아들을 끝까지 양육하지 못하고 죽는다는 생각에 통탄함 (참여자 6)
자식을 두고 떠나는 슬픔
새 생명을 얻고 나니 사람들에게 너그러운 마음을 갖게 됨 (참여자 1);
사람들에 대한 판단 없이 있는 모습 그대로 관대하게 바라봄 (참여자 2);
나보다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보며 연민의 정을 느낌 (참여자 3);
암을 계기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진정성과 삶의 보람을 느낌 (참여자 4);
자신에 대한 사람들의 배려와 도움을 고맙게 여김 (참여자 6)
세상과 사람과의 관계 재설정
병의 원인을 자신이 남에게 지은 죄의 대가로 여기고 참회 (참여자 1);
병의 원인을 자기 탓으로 돌리고 실존적 성찰을 하게 됨 (참여자 2);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과음으로 인해 병의 원인이라 추정함 (참여자 3);
과음, 흡연, 무절제한 식습관이 암을 키웠다고 생각함 (참여자 4);
건강관리에 대한 소홀함과 무심함이 암의 원인이라고 자책함 (참여자 6)
자기 내부에서 허물 찾기
부처님께 기도하면서 암의 두려움을 내려놓음 (참여자 1);
좋아하는 서각 작업에 몰입하면서 암의 존재를 잊음 (참여자 2);
운전 업무에 집중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며 암 환자라는 현실을 잊음 (참여자 4);
친구들과 스포츠를 즐기며 암 환자의 굴레를 벗어남 (참여자 5);
환우들과 합창단 활동에 참여하며 암의 공포를 이겨 냄 (참여자 6)
몰입을 통해 암을 무화(無化) 시키기
매일 산에서 정화된 기운을 느끼며 몸이 낫는다고 생각함 (참여자 1);
산에서 시간을 보내며 암이 치유된다고 믿음 (참여자 2);
매일 소나무 숲에서 송진향기를 맡은 것이 완치 비결이라고 확신함 (참여자 4);
자연 속에서 심신의 건강을 다진 것이 암 치유에 효과적이라 생각함 (참여자 6)
자연과 생명의 숭경(崇敬)
탈모가 시작되자 완전히 삭발해 예술가로서의 멋진 스타일을 연출함 (참여자 2);
병을 감추지 않고 당당하게 밝히며 타인의 배려를 원치 않음 (참여자 5);
가슴절제 수술을 했지만 당당하게 사우나를 즐김 (참여자 6)
병 앞에 당당함

라. 세상과 사람과의 관계 재설정

연구 참여자들에게서 발견되는 또 다른 핵심적인 주제는, 암 투병과정이 세상과 사람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참여자 1은 당초 가망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에 죽을 수도 있었던 상황을 극복하고 난 후 새 생명을 얻었다고 생각했고, 사람들에게 너그러운 마음을 갖게 되었다. 참여자 2는 암을 겪고 난 후 자신이 대인 관계에서 ‘혼자 떠 있는’ 존재로 살아왔음을 깨달았고 자신이 편한 방식으로만 사람들을 만나 왔다는 것을 자각하게 됐다. 암을 계기로 사람들에 대한 판단이나 평가 없이 있는 모습 그대로 관대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참여자 3은 후두암으로 인해 관계의 단절을 경험했지만, 이를 계기로 자신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보며 연민의 정을 느꼈고 범사에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참여자 4는 암 투병과정에서 진심으로 격려하고 도와 준 지인들을 보며 자신의 삶이 헛되지 않았다고 느꼈고 대인관계를 더 단단하게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참여자 6은 암을 겪은 후 사람들의 배려와 도움을 고맙게 여기게 되었다.

마. 자기 내부에서 허물 찾기

연구 참여자들의 경험을 보면 대개 자신의 몸에 암이 있다는 사실을 우연한 기회를 통해 알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참여자 대부분은 의사로부터 암이라는 통보를 처음 들었을 때 순간 멍해지는 느낌을 경험했다고 한다. 이 순간이 지나면 암이 어디서 왔는지, 병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답을 찾고자 노력하는데, 이때 병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기보다는 자기 안의 허물에서 찾기 시작했다. 병의 원인을 비과학적, 존재론적 차원에서 찾는 것이다. 자신의 허물을 찾는다는 것은 자기 잘못을 인정한다는 의미이고, 자신을 덮고 있는 불편한 껍데기를 인지하는 순간 그 껍데기를 벗어버릴 수 있다. 참여자 1은 자신이 남에게 지은 죄의 대가로 암이 왔다고 여기고 참회하는 마음을 가졌고, 참여자 2는 병의 원인을 자기 탓으로 돌리고 실존적 성찰을 하였다. 참여자 3, 4 역시 절제되지 못한 생활로 인해 병을 얻었다고 생각했고, 참여자 6은 건강검진을 소홀히 하고 몸을 제대로 챙기지 않은 자신의 무심함을 자책했다.

바. 몰입을 통해 암을 무화(無化)시키기

암 환자라는 현실을 직면하는 것은 두렵고 낯선 경험이다. 연구 참여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몰입하면서 암 자체를 무화(無化)시키는 전략을 선택했다. 암 세포가 분명히 몸속에 존재하지만 뇌관이 제거된 시한폭탄처럼 암의 공포와 자신의 삶에 미치는 폭발력을 잃게 만드는 것이다. 참여자 1은 부처님께 기도하면서 암의 두려움을 내려놓았고, 참여자 2는 평생 즐거움으로 여겼던 서예서각 작업에 몰입하면서 암의 존재를 잊었다. 참여자 4는 운전 업무에 집중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며 암 환자라는 현실을 잊고자 했고, 참여자 5는 친구들과 스포츠를 즐기며 암 환자가 아닌 본래의 자기 모습으로 사는 것을 즐겼다. 참여자 6은 유방암을 겪은 환우들과 함께 합창단 활동에 열심히 참여하면서 암의 공포를 이겨냈다.

사. 자연과 생명의 숭경(崇敬)

연구 참여자들 상당수가 암 투병과정에서 산과 자연의 치유력이 큰 작용을 했다고 믿었다. 암을 진단받은 후 멀게 느꼈던 죽음이 자신의 일이 될 수 있음을 피부로 느꼈고, 성큼 다가 선 죽음의 문 앞에서 생명에 대한 겸허한 자세를 갖게 되었다. 참여자들은 삶과 죽음을 관장하는 것은 자연이라는 생각으로 자연 속에서 암이 치유되기를 바랐다. 참여자 1은 매일 산에서 정화된 기운을 느끼며 몸이 낫는다고 생각했고 산에 못 가는 날은 집에서 먼 산을 바라보며 위안을 삼았다. 참여자 2 역시 매일 산에서 시간을 보내며 암이 치유된다고 믿었고, 참여자 4는 매일 소나무 숲에 누워 송진향기를 맡으며 지낸 것이 완치의 비결이라고 확신했다. 참여자 6도 남편과 함께 주말 농장을 찾아 자연 속에서 심신의 건강을 다진 것이 암 치유에 도움이 됐다고 믿었다.

아. 병 앞에 당당함

참여자들 중 일부는 암 투병과정에서 암 환자에 대한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 지기 위해 노력했고 병 앞에 당당한 존재로서 살아가기를 원했다. 위암 말기 진단을 받았던 참여자 2는 항암치료로 인한 탈모현상에 상심하기보다는 완전히 삭발한 후 모자를 쓰고 다니며 예술가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멋진 스타일을 연출했다. 참여자 5는 자신의 병을 감추지 않고 당당하게 암 환자라는 사실을 밝혔으며 타인의 배려와 도움을 원하지 않았다. 참여자 6은 유방암으로 인해 가슴절제 수술을 했지만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단골 사우나를 즐겼으며, 사람들에게 자신의 암 투병사실을 밝히고 타인의 배려를 고맙게 여겼다.

Ⅴ. 결론 및 제언

본 연구에서는 질적 사례연구 방법을 통해 중년기에 암을 진단 받았던 생존자들의 투병경험을 심층적으로 살펴보았다. 질적 사례연구 분석을 위해 사례 내 분석과 사례 간 분석을 활용했는데, 사례 내 분석을 통해 연구 참여자들의 개인별 경험을 이해하고, 사례 간 분석을 바탕으로 이들의 경험에서 발견할 수 있는 주요 이슈들을 탐색하였다.

연구 결과 연구 참여자들의 개별적인 경험들로부터 ‘치유의 객체인 동시에 주체로서의 나의 몸’, ‘위대한 포기로서의 욕망의 체념(諦念)’, ‘자식을 두고 떠나는 슬픔’, ‘세상과 사람과의 관계재설정’, ‘자기 내부에서 허물 찾기’, ‘몰입을 통해 암을 무화(無化)시키기’, ‘자연과 생명의 숭경(崇敬)’, ‘병 앞에 당당함’ 등 여덟 개의 공통 주제가 드러났다. 연구결과를 근거로 다음과 같은 논의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참여자들의 경험으로부터 자기 몸에 대한 주권회복이 암 투병경험에서 매우 중요한 요인임이 드러났다. 참여자들은 의료진의 처방을 기본적으로 믿고 따랐지만, 내 몸의 주인은 나, 자기 치유의 주체가 자신이라는 인식을 분명히 갖고 있었다. 항암치료 과정을 거치는 것은 내 몸에 대한 주체성을 상실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살아 온 중년의 참여자들에게 자기 몸에 대한 주체성은 자기 삶에 대한 주체성 못지않게 중요한 이슈였다. 인터뷰 과정에서 연구 참여자들이 ‘완치판정’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암 질환은 재발과 전이가 가능하기 때문에 ‘한번 겪으면 완치란 없다, 평생 동안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을 암 종류와 단계에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연구 참여자들은 치유의 객체로 머물기보다는 내 몸을 내가 살릴 수 있다는 의지를 갖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도를 찾아 자기 몸의 주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이러한 경험은 Lazarus와 Folkman(1984)의 스트레스-대처 이론(Stress and Coping Theory)으로 설명된다. 스트레스-대처 이론에 따르면 삶에서 스트레스 상황을 만났을 때 사람들은 그 상황을 현명하게 극복하기 위해 인지행동적인 노력들을 기울이게 되고, 이것이 그 사람의 전반적인 행복감 또는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암 환자들을 대하는 의료진 또는 사회복지 현장 실무자들은 환자들이 주체적으로 자기 몸의 치유를 위해 의료적 접근 이외에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는지 경청하고, 치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식이나 특수한 민간요법이 아니라면 최대한 환자의 선택을 지지해 줄 필요가 있다.

둘째, 암에 대한 무화(無化) 전략이다. 자신을 암 환자로서 인식할 것인지 아니면 암으로부터 자유로운 존재로 인식하고 행동할 것인지, 다시 말해 암을 겪고 있는 자기 자신과 현재 상황에 대한 의미구성을 어떻게 하느냐가 암 투병경험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연구 참여자들은 서각, 스포츠 활동 등에 몰입하면서 암에 대한 공포를 떨쳐 버리는 전략을 취했는데, 신앙에 의지하며 절대자에게 몰입하는 것도 이 전략에 포함된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1999)는 몰입을 “삶이 고조되는 순간에 물 흐르듯 행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느낌”으로 표현했다(p. 45). 즉, 몰아 일체, 무아경, 미적 황홀경에 이른 상태를 몰입의 상태라 할 수 있다. 연구 참여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는 순간 몰아 일체를 경험하고, 그 순간만큼은 암이 지배하는 현실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이는 암 환자들이 암이라는 질병자체보다는 현재를 사는 것과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것을 통해 정상화를 경험한다는 Kvale(2007)양진향(2008)의 주장과 일치한다.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암 환자들이 각자 좋아하는 활동을 찾아 몰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다양한 취미 여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

셋째, 관계 속에서의 존재인식이다. 연구 참여자들의 투병경험에서 가족 및 사회적 관계 속에서 자기존재의 의미를 인식하고 세상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중년기에 암이라는 예기치 못한 삶의 위기를 맞은 참여자들에게 죽음보다도 두렵게 느껴진 것은 자식, 손주들을 두고 이별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부모로서 부양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손주들이 자라는 모습을 다 보지 못하고 죽는다는 것이 무엇보다 슬펐다. 참여자들에게 자식은 살아야 할 또 다른 이유가 되었고 이것이 병을 이겨내는 동기부여로 작용했다. 기존 연구들은 암 환자들의 삶을 자녀와 연결지어 이해하는 관점이 부족한데 본 연구를 통해 중년기 암 투병경험에 있어 자녀와의 맥락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참여자들은 암을 계기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고 세상과 화해할 수 있었다. 이는 중년기의 참여자들이 위기를 통한 자기 삶의 재평가와 자아 이해를 통해 먼저 자신의 허물을 벗어 버릴 수 있었고, 욕망을 내려놓고 체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연구 참여자들이 자기 자신이라고 믿었던 껍데기를 벗어 던진 후 드러난 참 자아는 세상을 포용하고 사람들에게 너그럽게 다가가는 존재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암 환자들이 투병생활을 통해 인간관계가 깊어지고 가족과 친구들이 가장 큰 버팀목이 된다는 양진향(2008)의 연구결과와 유사하다. 이렇게 암 투병과정에서 자각하는 인간애와 자비심은 인간이 시련을 통해 내면을 성찰하면서 타자지향적인 인간 본성에 눈을 뜨는 것을 보여 준다. 최근 박지숭(2016)은 암 환자들이 암을 계기로 경험한 긍정적 변화를 관통하는 본질적인 구조에 대해 “상처 입은 치유자로 거듭 나는 삶”(p. 273)이라 분석하며 암을 겪은 사람들이 타인을 위해 봉사하려는 소명의식을 갖게 된다는 점을 밝혔다. 최권호, 김민아, 송효석(2016)이 동료 멘토링을 제공한 위암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한 질적 연구에서도 암 투병경험이 있는 생존자들의 멘토링을 통해 암 환자들이 더 깊은 공감과 연대의식을 느끼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이렇게 볼 때, 암 생존자들과 암 환자들을 이어주는 동료상담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암 환자들이 관계 속에서 정서적 지지를 얻고 치유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 참여자들의 암 투병과정에서 핵심적으로 드러난 부분은 자연의 치유력에 대한 숭경(崇敬)이다. 이들에게 소나무 숲, 햇빛, 흙냄새 등이 과학적으로 항암 효과가 있는지 여부를 따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몸소 암과 투병해서 완치판정을 받기까지 자연의 치유력이 큰 힘이 되었다고 확신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계양산이 나를 살렸다’고 확신하는 참여자 4에게 누가 뭐라 해도 산은 췌장담도암으로부터 자신의 생명을 구해 준 은인(恩人)이었다. 참여자들은 종교에 상관없이 자연을 숭경의 대상으로 인격화했고, 생명을 관장하는 자연 앞에서 겸허한 존재가 되어 소통하려고 노력했다. 이들에게 자연은 암 투병으로 인한 스트레스, 마음의 상처, 번민을 비울 수 있게 해 주고 새로운 생명의 기운을 채워 주는 치유자였다. 서양 의학의 관점에서는 자연의 치유력에 대한 암 환자들의 믿음이 미신 또는 비과학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중년의 우리나라 암 환자들에게 자연은 병을 낫게 하는 신비로운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 즉, 자연의 치유력에 의지하는 것은 의학적 개입의 효과를 최대화시킬 수 있는 환자 자신의 의지와 노력으로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중년층 암 환자들의 치유를 돕기 위해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심신의 건강을 회복하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제공하는 것을 고려해 볼만 하다.

본 연구는 질적 사례연구라는 특성상 여섯 명의 연구 참여자들의 주관적 경험을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이다. 이들의 경험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이슈들을 발견했다고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본 연구에 포함된 참여자들의 경험에 국한해서 의미와 교훈을 배울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본 연구결과를 중년기 암을 극복한 생존자들 전체로 확대해서 이해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연구 참여자들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안정된 조건을 갖고 있어 취약계층의 암 생존자들과 차이를 보일 수 있다. 한편,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암을 진단받은 시점으로부터 평균 5년 뒤 완치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과거 항암치료 과정에서 고통을 경험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은 상태에 있었다. 완치상태의 시점에서 과거의 힘든 시간을 회고하며 투병경험에 대해 진술했기 때문에 항암치료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암 환자들의 경험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암 투병 과정에서 암 종류에 따라 치료방법이나 치료기간이 다르고, 치료경과나 예후에 대한 연구 참여자들의 이해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여러 요인들이 투병경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피지 못한 점은 본 연구의 한계로 남는다. 후속 연구에서 이러한 부족한 부분이 보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본 연구는 비록 적은 수의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지만 중년기의 암 투병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했다는 점에서 연구의 희소가치가 있으며 학문적 공백을 채우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사료된다. 암 생존자들을 만나 연구를 진행하는 일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그러나 후속 연구가 가능하다면 청년기 암을 겪은 후 생존한 사람들의 투병경험에서 어떤 차이점과 공통 주제들이 발견되는지, 그로부터 어떤 의미와 교훈을 발견할 수 있을지 비교해 보는 것도 좋겠다. 끝으로, 암 투병으로 힘들었던 시간을 반추하며 삶의 이야기를 들려준 여섯 명의 연구 참여자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Notes

1)

암의 단계 및 분류체계에 대한 설명은 ‘Ⅲ. 연구방법’에서 자세히 기술하였다.

2)

TNM은 암의 분류체계를 의미하는데, 이때 T는 원발소(the primary tumor)의 크기와 범위를, N은 암세포가 있는 림프절의 수(number of nearby lymph nodes), M은 암 세포의 원격전이 (metastasized)를 의미한다.

3)

국가암정보센터(2017)에 따르면 TNM 분류체계에 따라 암의 진행단계를 간단하게 1, 2, 3, 4기로 요약하고, 치료 결과의 개념을 포함하여 조기암(1기), 진행암(2기, 3기, 4기), 말기암이라는 분류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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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일Submission Date
2017-04-28
수정일Revised Date
2017-06-07
게재확정일Accepted Date
2017-06-22

Health and
Social Welfare 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