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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제39권 제3호Vol.39, No.3

저소득 암생존자의 구직 경험에 대한 현상학적 연구

A Phenomenological Approach to the Job-Seeking Experience of Cancer Survivors in Low-Income

Abstract

This qualitative study aims to explore the job-seeking experience of low-income cancer survivors. The participants were 7 cancer survivors who agreed to participate. Data were collected by individual in-depth interviews and analyzed using phenomenological methodology by Giorgi (1970). The study derived 6 categories and 21 themes. These categories were characterized as follows: ‘returning to but encountering torn and exhausted daily life’, ‘being forced out on the labor market without preparation’, ‘being interrupted to job-seeking by wounds from cancer’, ‘climbing the steep cliffs of job-seeking without help’, ‘getting up and confronting even if being shaken and falling down’, ‘walking on the tightrope of hope for returning to work from the depths of despair’. The results of this study suggest that cancer survivors in low-income encounter a lot of barriers in job-seeking process, the first step of returning to work and more advice is required from health professionals in order to successfully reintegrate back into the workforce. The findings of this study will provide the basic information to develop a tailored approach regarding return to work support for cancer survivors in low-income.

keyword
Cancer SurvivorJob SeekingReturn to WorkGiorgi’s Phenomenological Research Method

초록

본 연구는 저소득 암생존자의 구직 과정에서의 경험을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심층적으로 고찰하여 이들의 직장으로의 복귀를 돕는 정책과 서비스 마련을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이를 위해 연구 참여에 동의한 저소득 암생존자 7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그 자료를 Giorgi(1970)가 제시한 현상학적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그 결과, 6개의 구성요소가 도출되었으며, 이는 ‘돌아왔지만 황폐해진 일상의 삶’, ‘내몰리듯 나서야만 하는 구직시장’, ‘나서는 발걸음을 부여잡는 암의 상흔’, ‘상처투성이에 맨손으로 올라야 하는 가파른 구직의 절벽’, ‘흔들리고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 마주하기’, ‘발 디딜 곳 없는 절망의 낭떠러지에서 구직이란 희망의 외줄 타기’이었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저소득 암생존자에 대한 구직활동 지원을 위한 제도적, 임상적 보완 방향에 대한 함의를 도출하였다.

주요 용어
저소득 암생존자구직 경험직장으로의 복귀현상학적 연구질적 연구

Ⅰ. 문제 제기

우리나라 사망원인 1위인 암은 진단과 동시에 죽음을 떠올리게 하는 치명적 질환이다. 또한, 그 치료 과정은 신체 일부가 손상되거나 전신 쇠약, 오심, 피로 등 극심한 고통이 수반된다. 이 때문에 암의 진단과 치료는 일종의 외상(trauma) 경험으로 이해되고 있을 정도로, 매우 혹독하고 고단한 과정이다(Black & White, 2005). 이러한 힘겨운 치료 과정을 겪어내고 있거나 이를 견디고 치료를 종결한 사람들을 우리는 암생존자라고 한다(Mullan, 1985). 암생존자는 조기 검진사업의 확대와 치료기술 향상 등으로 그 수가 급증하면서 2012년 암생존자 100만 명 시대를 연 이후 2016년 174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3명 중 1명꼴로 발병하는 암 이환율과 70%를 상회하는 치료 성적을 고려할 때 향후 암생존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중앙암등록본부, 2018).

이렇듯 급증하고 있는 암생존자에 대해 우리 사회가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암의 부정적 영향이 치료 종결 이후에도 이들의 삶 전반에 지속된다는 사실이다(Harrison, Watson, Ward, Khan, Turner & Adams, 2011). 많은 암생존자가 치료 후유증과 기능 손상 등으로 다양한 신체적, 심리사회적 문제를 경험하게 된다. 즉, 암 발병 이전의 일상적인 삶으로 회복해가는 과정에서 전반적인 무력감과 피로감, 이차암과 재발에 대한 공포와 불안, 우울, 가족관계 변화, 직업 상실 등을 겪게 된다(Chow, Loh, & Su, 2015; Tiedtke, de Rijk, Donceel, Christiaens, & de Casterle, 2012). 이 때문에 치료 종결 이후의 삶의 질이 오히려 저하된다는 보고가 있기도 하다(Holzner, Kemmler, Kopp, Moschen, Schweigkofler & Dünser, 2001). 그러므로 치료 성적 향상에만 중점을 두었던 기존의 암관리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장기적 관리모델로 전환하여 암생존(cancer survivorship)에 대한 보다 집중적 관리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통해 암생존자가 안정적으로 일상의 삶으로 복귀하고 삶의 질을 제고할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김수현, 2010; Duska & Dizon, 2014)

암생존자의 암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극복하고 일상으로의 복귀 및 적응하는 것과 관련하여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슈 중의 하나가 ‘직장으로의 복귀’이다(de Jong, Tamminga, de Boer, & Frings-Dresen, 2016). 직장으로의 복귀(return to wok)는 암생존자의 정상성(normality)을 재정립하는데 필수적 요소라고 지목될 만큼(Banning, 2011; Wells et al., 2013) 암생존자의 적응에 있어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개인적 측면에서 직장복귀는 수입 유지를 통해 암생존자와 그 가족의 경제적 삶의 질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개인의 자아정체감과 자아실현의 장(場)을 유지하게 하는 원천이 되어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는 의의가 있다(Amir, Neary, & Luker, 2008). 더불어 직장의 인간관계를 통해 대인관계 자원을 얻게 되어 암생존자의 사회적 삶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Spelten, Sprangers, & Verbeek, 2002). 사회적 측면에서는 암생존자의 직장복귀가 사회적 생산 인력 유지 및 확보라는 의미가 있다(Moran, Short, & Hollenbeak, 2011). 암 호발 연령이 40~50대 중장년층으로 경제활동이 활발한 시기인 생산 연령층(working age)이라는 점에서 암생존자의 ‘직장으로의 복귀’는 사회적으로도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Stergiou-Kita et al., 2014). 이렇듯 암생존자 개인에게 직장으로의 복귀는 이들의 사회적 재활과 적응에 있어 개인적,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의가 있음을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암생존자의 직장으로의 복귀는 그리 녹록하지 않은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즉, Bieri 등(2008)이 혈액 종양 환자를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자 중 60%만이 직장에 복귀하였으며 이 중 31%는 시간제(part time)였고, 29%만이 전일제(full time)이었다. 또 Bradley 등(2002)은 암환자의 56%가 암 진단 당시 직장을 가지고 있었으나 암 진단 5년 이후 이 중 67%만이 취업한 상태였고 취업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생존자 중 55%는 1시간 이상 근무를 단축하여 일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Schultz 등(2002)은 암생존자의 7%가 사직하도록 강요받거나 해고당했거나, 승진에서 불이익을 받는 등 직장에서의 차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암생존자의 고용 상태와 직장 안정성에 미치는 암의 부정적 영향을 설명하였다. 이러한 연구결과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현실적인 문제들도 암생존자의 직장복귀에 높은 문턱이 존재할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게 한다. 즉, 우리나라의 근로문화는 일 중심적으로 경직되어 있으며, 장기간 근로가 당연시되고 있고 노동시장이 매우 불안정하다. 이뿐만 아니라 암생존자에 대해 근로 능력에 대한 편견까지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Cho et al., 2013).

이러한 사회문화적 여건 속에서 직장복귀에 더 큰 어려움이 예상되는 취약 집단은 저소득 암생존자라고 할 수 있다. 저소득층일수록 암 발병률이 높고 치료 과정에서 높은 본인 부담을 지게 되며(김학주, 2004), 간접적인 치료 비용에서도 소득 상층보다 부담 수준이 높기에(홍백의, 손은정, 2008) 치료 종결 이후 더 큰 경제적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암으로 인한 경제적 여파가 심각한 상황에서 경제활동을 통한 소득 보전이 필요하지만, 사회적 관계망 수준이 낮고, 보유한 자원이나 직장 관련 기술이 전문적이지 못하고 미약하거나 결핍되어 있어(이인정, 2016a) 직장으로의 복귀가 더욱 힘들 것으로 예견되는 것이다. 특히 저소득 암생존자의 경우 단순 노무 등 일용직이거나 비정규직일 가능성이 크고, 집중적 치료가 요구되는 치료 과정으로 인해 직장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에 저소득 암생존자의 치료 종결 이후 구직활동 및 직장복귀를 돕는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저소득 암생존자의 직장복귀에 관한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일부 이루어진 암생존자의 직장복귀 관련 연구들도 매우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으로 이들에 대한 이해와 관련 자료가 미비한 실정이다. 소수 이루어진 실증 연구들은 주로 암생존자의 재고용률 변화 및 그 영향요인을 조사하였고(Ahn et al., 2009; Choi et al., 2007; Park, Park, Park, Kim, & Lee, 2008) 직장복귀 정도, 개인적인 신체적 증상이 미치는 직장복귀에 미치는 영향, 직장 생활의 질 결정 요인(진주현, 이은주, 2018) 등을 조사하여 관련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기여해 왔다. 하지만 이들 연구는 암생존자의 당사자 관점에서의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직장복귀 경험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또한, 질적 연구의 경우, 유방암생존자의 직장복귀 경험을 조사한 연구를 통해(허은경, 강희선, 김경희, 홍연표, 2011) 여성 암생존자의 직장복귀 어려움과 지지원 등을 파악하는 데 기여하였으나 연구대상자들이 직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기에 암으로 직장을 상실하여 구직활동 중인 암생존자의 경험과 저소득층인 암생존자의 경험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므로 사회적 자본과 지지체계가 부족한 저소득 암생존자의 직장으로의 복귀를 돕기 위해서는 이들의 경험에 대한 심층적 탐색과 더불어 직장복귀 과정을 좀 더 세분화하여 단계별로 적합한 지원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에 본 연구는 직장복귀를 위한 첫 번째 과정이라 할 수 있는 구직 단계에서의 저소득 암생존자의 경험을 검토하여 이들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도모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질적 연구방법인 Giorgi(1970)의 현상학적 접근으로 저소득 암생존자의 구직 경험을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이들의 구직 경험을 분석하고자 한다. 현상학적 접근은 연구참여자의 경험에 관한 심층적 탐구를 통해 그 의미와 본질을 학문적 용어로 전환하여 명료한 이해를 도모할 수 있는 방법이다(박미은, 신희정, 이미림, 2012). 현상학 방법의 심층적 분석 과정을 통해 저소득 암생존자의 구직 경험에 대한 이해의 폭을 확장해 나가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어 분석방법으로 채택하였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저소득 암생존자의 직장으로의 복귀를 위한 정책 및 서비스 마련에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Ⅱ. 선행연구 고찰

우리나라 국민이 기대수명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6.2%에 달한다. 식습관의 서구화, 환경문제 등으로 암 발병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조기 검진 및 치료기술 발달에 힘입은 암환자의 생존율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암 생존율은 10년 전보다 16.6% 증가하여 2016년 70.6%에 이르고 있으며 전체 국민의 3.4%에 달하는 인구가 암생존자로 우리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중앙암등록본부, 2018). 이러한 암생존자의 증가에 따라 이들의 지속적 관리의 필요성이 높아졌고 암관리 정책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즉, 암을 제거하여 생명을 살리는 것에 초점을 두던 급성적, 치료 중심적 암관리 정책이 암 진단 이후 이들의 삶에서 지속되는 암의 영향을 극복하고 삶의 질을 유지 및 향상하는 것으로 방향으로 전환한 것이다(김수현, 2010).

이에 따라 암생존자의 심리사회적 문제와 삶의 질에 관한 연구들이 2000년대 초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하여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들 연구는 먼저 암생존자의 정의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졌는데, Mullan(1985)이 ‘암을 진단받은 모든 사람으로 처음으로 암을 진단받은 시기부터 생을 마칠 때까지를 의미한다.’라고 하여 암을 진단받은 시기부터 여생을 보내는 모든 대상자를 암생존자로 포괄하여 제시하였다. 이는 암 진단과 동시에 생존을 목적으로 수행되는 암관리의 지속성의 개념을 강조한 것이다(김수현, 2010). 이후 여러 논의가 있었지만, 학문적으로 명확하게 합의되지 않은 채 ‘암 완치자’, ‘암 경험자’ 등과 함께 사용되고 있다(김민아, 최권호, 이재희, 김종희, 2018). 우리나라는 암관리법에 따라 통합적 지원 및 관리라는 정책적 목적으로 ‘암생존자’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있으며 본 연구에서도 ‘암생존자’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또한, 암생존자의 범위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지속적 관리 측면에서 암 진단 시부터 암생존자로 포함하기도 하며 광의의 의미에서 이들의 돌봄 제공자(caregiver)까지 포괄적으로 암생존자로 간주하기도 한다(김수현, 2010). 하지만 암생존자를 치료 종결 이전 시점은 생존자로 간주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있으며 암 치료 이후만을 생존자로 포함하기도 한다. 더 협소하게는 재발 위험이 낮은 5년 이상 생존한 경우만을 생존자로 간주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좀 더 구체적으로 생존자의 시기를 구분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졌다. 즉 임상 단계에 따라 암 진단 직후 치료를 받게 되는 급성기, 치료 종결로 관해를 유지하는 지속기(확장기), 치료 종결 후 5년 이상 경과하여 재발 우려가 거의 없다고 간주되는 완치기(영속적 생존기)로 구분한 것이다(임정원, 한인영, 2008).

이러한 암생존자의 정의와 범위에 대한 논의와 더불어 이들의 심리사회적 문제에 관해서는 다수의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이들 연구는 암생존자들은 급성기의 치료받을 때보다 삶의 질이 저하될 정도로(Holzner et al., 2001) 일상의 삶에 암의 부정적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게 된다고 보고하고 있다. 즉, 신체적으로는 극심한 피로감, 통증, 림프부종, 불임, 화학뇌(chemo brain)라고 일컬어지는 인지장애, 배뇨 기능 및 성적 장애가 있을 수 있다(van Muijen, Duijts, Kornet-van der Aa, van der Beek, & Anema, 2015). 특히 암생존자들은 이차암이나 재발의 위험 속에서 지내게 되며 치료 종결 이후에도 수년간 암 치료로 인한 건강상의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신체적 문제는 심리적인 측면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암생존자는 치료 종결 이후에도 수년간 우울, 불안, 디스트레스(distress)를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우울 증상은 주로 호소되는 문제로 이해되고 있다. 심한 경우 암 치료 과정에서 경험한 극심한 스트레스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osttraumatic stress symptom)를 경험하기도 하고, 자살 시도로 이어지기도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van Egmond et al., 2015). 이와 같은 신체적, 심리적 어려움을 겪게 되는 암생존자는 일상의 삶에 복귀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문제에도 봉착하게 된다. 가족 내 역할 갈등 및 관계의 변화, 사회적 역할의 축소, 경제적 문제 등을 경험하게 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Duska & Dizon, 2014).

암생존자가 이러한 다양한 측면의 삶의 문제를 극복하고 일상의 삶에 안정적으로 복귀하고 적응하기 위해서 중요한 영향요인이자 핵심적 측면으로 이해되고 있는 것이 직장유지 및 복귀이다(Paltrinieri et al., 2018). 비단 직장으로 완전히 복귀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장으로 복귀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만으로도 이들의 삶의 질을 유지하는데 크게 기여한다는 보고(Wells et al., 2013)와 같이 암생존자에게 ‘일’이 갖는 의미는 크다. 질적 연구인 Van Egmond(2015)의 연구에서 한 암생존자가 ‘다시 일한다는 것은 환자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라고 언급한 바와 같이 환자의 역할에서 벗어나 사회적 역할을 다시 수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일’인 것이다. 그러므로 암생존자의 직장으로 안정적인 복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이들의 삶의 질을 제고하는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이에 국외에서는 암생존자가 직장으로 복귀하는데 요구되는 심리사회적 준비(Bains, Yarker, Amir, Wynn, & Munir, 2012), 직장상실과 직장복귀가 생존자의 삶에 미치는 영향(Main, Nowels, Cavender, Etschmaier, & Steiner, 2005), 직장복귀 저해요인과 촉진 요인(Chow et al., 2015; van Egmond et al., 2015) 등을 조사하는 다수 연구가 이루어져 이들을 돕는데 필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암생존자 직장복귀에 관한 연구는 매우 초기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일부 이루어진 연구들을 살펴보면, Choi 등(2007)은 305명의 남성 암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암 진단을 받으면서 53%가 직장을 잃었고, 이 중 23%만이 재고용되었다고 보고하여 직장유지와 복귀가 암생존자에게 심각한 문제임을 밝혔다. 더불어 교육 정도, 직업의 성격, 암 진행단계가 실직의 주요 영향요인이었다는 결과를 토대로 볼 때, 교육 정도가 낮고 직업이 전문직이 아니고 단순노무직인 경우가 많은 저소득 암생존자의 직장문제의 취약성을 예상해볼 수 있었다(Choi et al., 2007). 또 Ahn 등(2009)은 다기관의 유방암생존자를 대상으로 고용 정도를 계량적 방법으로 조사하였는데 유방암 환자들이 직장으로의 복귀 정도가 일반 여성 집단에 비해 낮고 이는 서구 유방암 환자에 비해 고용 분야에서 더 큰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었다(Ahn et al., 2009). Park 등(2008)은 총 5,39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암 진단 이후 1년 차에 47%가 직장을 상실했으며 6년 이후 재고용은 35%만이 이루어졌다고 보고하면서 암생존자의 직장상실 위험에 대해 지적하였다. 특히 여성, 젊거나 고령인 경우, 저임금의 직장에 일하던 경우 등은 초기 직업 상실의 위험과 낮은 재고용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고 하여 취약계층인 암생존자의 직장복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함을 제시하였다(Park et al., 2008). 이러한 실증 연구와 더불어 질적 연구가 수행되었는데 허은경 등(2011)은 유방암 생존자를 대상으로 내용분석 방법을 통해 직장 복귀과정 및 복귀 이후 경험을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생존자들이 암 치료로 인한 외모 변화, 주변 사람들이 직장복귀에 엇갈린 반응, 치료와 일의 병행의 어려움 등을 경험한다고 보고하였다. 김미혜, 김정선, 김한나(2016)는 암생존자인 간호사를 대상으로 직장복귀 경험을 현상학적 방법으로 조사 및 분석하였다. 이 연구에서 간호사인 암생존자는 일과 치료를 병행하는데 어려움 등을 호소하였지만 일을 통해 존재감을 경험한다고 보고하여 생존자에게 삶에 ‘일’의 의미의 중요성을 제시하였다.

이처럼 국내 암생존자의 직장복귀 관련 소수 이루어진 연구들은 암생존자에게 직장복귀가 그들에게 존재감을 부여하는 등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것과 복귀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우리 사회에서 직장복귀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결과를 도출하여 사회적 지원이 필요성을 제시하는 주요 의의가 있었다. 특히 낮은 교육수준, 여성, 비전문직인 단순노무직, 낮은 임금의 직장 등 취약계층의 경우 그 복귀과정이 더 어려울 수 있다는 결과를 통해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 암생존자의 직장복귀에 관한 관심과 지원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선행연구들을 통해 우리는 사회적 지원망이 취약하고 더 많은 사회적 배제를 경험하게 되는 취약계층의 경우 직장복귀 자체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이들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연구들이 일반 암생존자를 대상으로 조사하여 저소득 암생존자만의 경험을 분석하지는 않아 이들의 경험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더불어 직장복귀 이후 과정을 조사하여 암으로 직장을 상실한 이후 구직 과정 단계의 경험을 밝히지는 못했다. 이에 본 연구는 저소득층인 암생존자를 대상으로 구직 단계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이들의 암 치료 이후의 삶의 적응을 돕는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Ⅲ. 연구방법

1. 연구참여자 선정

연구참여자 선정은 이론적 표본추출을 통해 선정하였다. 즉, 연구주제인 현상에 가장 적합한 연구참여자 선정을 위해 참여 요건을 마련하고 이론적 포화를 이루기 위해 참여자를 모집하여 나갔다. 구체적인 연구 참여 요건은 다음과 같다. (1) 암으로 진단받은 후 급성기 치료가 종결되어 병원 외래를 통해 추후관리를 받고 있는 지속기 또는 완치기에 해당하는 암생존자로, (2)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이거나, 차상위층으로 의료급여 수급자로 (3) 치료 종결 후 구직 경험 있는 (4) 중장년층에 해당하는 40세~59세로 연령을 한정하였다.

본 연구는 암 생존단계 중 지속기와 완치기의 생존자를 연구참여자로 선정하였다. 이는 본 연구가 구직활동의 경험을 검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 급성기 상태의 생존자는 수술, 항암화학치료, 방사선치료 등 집중적인 치료로 인해 복귀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생산연령층인 암생존자 중 중장년을 대상으로 조사하였다. 이는 40~50대가 암 호발 연령이며 생애주기에 있어 개인적 역량과 사회적 활동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로 자녀의 학업과 결혼 등으로 경제적 부담이 높은 시기이자 자신의 노년기 준비가 요구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김종혜, 강운선, 2013). 즉 연구참여자의 연령대가 이질적인 경우, 또 다른 독특한 경험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고 이들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검토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어 연령대를 중장년으로 한정하였다. 중장년의 정의에 대해서 학자마다 많은 이견이 있고 연령의 구분도 모호하나 대부분 40~60세까지를 의미하며(김종혜, 강운선, 2013)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들이 중장년 일자리 지원을 주로 40~50대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이현주, 한태영, 2014) 본 연구의 대상자는 40~59세의 암생존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참여자의 모집은 2차 의료기관인 1개 병원에서 이루어졌으며, 저소득환자의 지원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의료사회복지사의 협조를 받아 이루어졌다. 저소득층이라는 특수성으로 접근성과 사적 영역 침해 등을 고려하여 연구자가 아닌 의료사회복지사가 연구의 목적과 진행 절차에 대해 먼저 설명하였다. 설명을 듣고 참여 의사를 보인 경우 연구원이 연구에 대해 다시 설명하고 동의서를 받은 후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의료사회복지사가 연구 참여 의사를 물었던 저소득 암생존자는 총 18명이었으며, 구직 경험이 없다고 응답하여 본 연구대상자 조건에 부합하지 않은 경우가 9명, 시간이 없다고 인터뷰를 거절한 경우가 1명, 자신의 사연이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거절한 경우가 1명으로 본 연구의 참여자는 총 7명이었다. 참여자에게는 소정의 사례비가 제공되었다.

2. 자료 수집 및 분석 방법

자료수집은 2017년 2월 23일 ~ 11월 4일까지 이루어졌다. 연구참여자 조건에 부합하고 연구 참여에 동의한 7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를 통해 자료가 수집되었다. 인터뷰 전 연구 목적과 내용을 설명하고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주어 연구참여자가 인터뷰에서 자신의 경험 본질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인터뷰는 병원 내 상담실에서 이루어졌고 다과를 제공하여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하였다. 면담은 약 1시간~1시간 30분 정도 이루어졌으며 연구참여자가 체력적으로 힘든 경우 잠시 휴식 시간을 취하기도 하였다. 면담은 반구조적 질문과 개방형 질문으로 진행되었으며 일정의 순서는 없이 참여자의 경험 내용에 따라 유연하게 이루어졌다. 구체적인 질문 내용은 ‘암 치료 종료 후 구직을 해야겠다는 결정 과정은 어떠하였는가?’, ‘암 진단과 치료과정은 구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암 치료 종료 후 구직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였는가?’, ‘암 투병 이후 어떤 구직 준비를 하였는가?’, ‘구직하는데 도움이 된 것들은 어떤 것이었나?’, ‘구직 과정의 어려움들을 어떻게 극복하였는가?’, ‘구직에 필요한 도움들은 무엇인가?’ 등이었다. 면담 내용은 참여자의 동의를 얻어 녹음되었으며 면담 직후 필사되어 분석되었다. 보충 질문이 필요한 한 사례에 대해 외래 이용시 재면담이 진행되었다.

자료 분석은 Giorgi(1970)의 현상학적 접근법에 따라 이루어졌다. 먼저 전체적 인식(sense of the whole)을 달성하기 위해 녹음된 자료를 반복해서 듣고 전사본을 반복적으로 읽으며 전체적 상황을 대략적으로 파악하였다(Giorgi, 1970). 둘째, ‘의미 단위를 구분하는 단계’를 거쳤다. 이는 연구 현상을 중심으로 하나의 의미에서 다른 의미로 전환되는 부분을 찾아내어 의미 단위로 구분하는 것이다. 셋째 이렇듯 분절된 의미 단위를 학문적 용어로 전환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는 참여자의 진술을 그들의 경험과 느낌을 반영한 학문적 차원의 언어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때 적절한 학술적 용어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 현상학적 관점에서 상식적 언어로 재표현하였다. 넷째, 마지막으로 의미 단위들의 구조적으로 통합하였다. 이는 핵심적인 요소들을 분류하고 암생존자의 구직 경험 내에서 본질적인 의미 단위들을 범주화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범주화된 하위 구성요소들을 유사한 속성들끼리 묶어 구성요소를 도출하고 이를 통해 현상의 의미를 구체화하여 현상의 본질적 구조를 밝히는 과정을 거쳤다(Giorgi, 2012).

3. 연구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연구윤리 확보를 위해 연구자의 소속 대학 생명윤리위원회(IRB)의 심의를 거쳤다(IRB No. 1041231-170221-HR-053-01). 연구의 모든 절차는 IRB 승인 내용에 따라 진행되었다. 즉, 연구참여자에게 연구 목적 및 내용, 진행 과정, 비밀보장, 발생 가능한 위험 등에 상세히 설명하였고, 이후 연구자가 연구 참여 동의서를 직접 읽도록 한 후 자발적으로 참여를 결정한 경우에만 참여 동의서에 서명한 후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연구참여자가 면담 중 있을 수 있는 스트레스, 피로, 우울 등을 경험할 수 있음을 발생 가능한 위험 사항으로 알려 면담 도중 언제든지 중단 가능함을 알렸다. 면담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나 우울 등을 경험하게 되면 병원의 의료사회복지사 또는 임상심리사와의 상담이 가능함을 안내하였다. 또한, 인터뷰 종료 후에도 연구 참여를 철회할 수 있음을 알렸다. 연구참여자의 비밀보장을 위해 음성 파일은 참여자의 이름이 아닌 일련번호로 저장하였고 녹취록도 참여자의 이름이 드러나지 않도록 정리하여 보관하는 등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노력하였다.

4. 연구의 엄격성 확보 노력

연구의 엄격성을 확보하기 위해 질적 연구의 사실적 가치, 중립성, 일관성, 적용성(김미옥, 2008)에 근거하여 진행되었다. 즉, 사실적 가치를 확보하기 위해 연구참여자의 관점에서 그들의 표현을 있는 그대로 수집하여 그들의 경험을 담아내고자 노력하였다. 중립성을 위해서 참여자의 경험에 대한 가정, 선이해, 편견 등이 괄호처리(bracketing)를 통해 연구자의 주관적 해석이 배제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더불어 자료 분석 과정에서 이들을 담당하고 있는 의료사회복지사와 의견 교환을 통해 피드백을 받았다. 또한, 자료의 수집과 분석결과 간의 일관성 확보를 질적 연구 전문가 1인으로부터 평가를 의뢰하여 자문 내용을 연구결과에 반영하였다. 마지막으로 적용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범주를 도출하고자 노력하였으며 이론적 포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자료를 지속적으로 비교 분석방법(constant comparative method)을 통해 검토하였다.

5. 연구자의 준비

연구자는 질적 연구에서 연구 도구가 된다(이인정, 2016b). 그러므로 질적 연구방법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추고 있어야 하며, 연구주제와 대상에 대해 개인적으로 편향되지 않은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연구자는 연구가 진행되는 전체 과정에서 이론적 민감성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자신을 성찰해야 한다(이동성, 김영천, 2012). 이에 본 연구자는 현상학적 접근을 포함한 다양한 방법론의 질적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발표해왔으며, 질적 연구 워크숍에 참석하여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노력해왔다. 연구주제 및 연구참여자에 대한 이해에 있어 본 연구자는 의료기관에서 수년간 일하면서 저소득 암생존자를 대상으로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한 경험이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이들의 사회복귀과정에서의 어려움에 대해 공감하고 사회적 지지의 필요성을 절감한 바 있다. 이러한 이해를 토대로 본 연구의 주제인 이들의 직장복귀 과정에 관한 선행연구 및 자료들을 수집하고 분석하여 객관적 자료에 근거한 깊이 있는 연구주제의 탐색을 이루고자 노력하면서 이번 연구를 수행하였다.

Ⅳ. 연구결과

1. 연구참여자의 일반적 특성

연구참여자는 7명으로 모두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이었으며, 발병 전 수급자가 아니었으나 치료 과정에서 수급자가 되었다. 평균 연령은 48.14세, 암 진단 이후 기간은 2년부터 5년까지 분포하고 있었고 평균 3.71년이었다. 모든 연구참여자는 수술 및 항암치료 등 급성기 치료가 종결되고 추후관리 중인 상태였다. 구체적인 연구참여자의 특성은 다음의 <표 1>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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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연구참여자의 일반적 특성
참여자
진단 이후 기간 치료방법 발병 전 직장형태 치료 종결 후 구직상태 결혼상태
구분 성별 나이 암종
A 46세 림프종 4년 항암화학치료 버스 기사 전단지 배부(시간제) 기혼
B 59세 유방암 2년 수술, 항암화학치료 택배기사 구직 중 기혼
C 45세 간암 3년 간이식술 시간강사 구직 중 이혼
D 42세 간암 4년 수술, 색전술 판매직(임시직) 직업교육 중 미혼
E 47세 백혈병 5년 항암화학치료, 조혈모세포이식술 소규모 사업 구직 중 이혼
F 43세 폐암 3년 수술, 항암화학치료 회사원(정규직) 구직 중 기혼
G 55세 위암 5년 수술, 항암화학치료 건설현장근로 구직 중 별거

2. 저소득 암생존자 구직 경험의 상황적 구조진술

본 연구에서 저소득 암생존자의 구직 경험의 상황적 구조는 6개의 구성요소, 18개의 하위구성요소, 56개의 의미 단위로 분석되었다. 그 내용은 다음의 <표 2>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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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저소득 암생존자의 구직 경험의 구성요소
구성요소 하위구성요소 의미단위
돌아왔지만 황폐해진 일상의 삶 누적된 상실로 가중된 삶의 무게 그토록 바라던 일상이지만 여전한 현실

가족들조차 지쳐 떠나고 뿔뿔이 흩어지게 만든 암

재산을 목숨과 바꿔 파탄지경에 이른 삶

암과의 사투에서 지켜내지 못한 일자리 대놓고 당한 권고사직의 상처

자포자기 심정으로 그만둔 일에 대한 미련

암과 함께 중단돼 무너져 버린 내 경력
내몰리듯 나서야만 하는 구직시장 돈과 비례하는 생명의 시간 검사비와 생활비를 모두 충당해야 하는 어려움

돈이 없으면 꿈도 꾸기 어려운 건강관리

아프지 않을 때 악착같이 벌어 놓아야 살 수 있음

목숨 앞에도 존재하는 빈부의 격차가 뼈저림

가족의 생계를 위해 나섬 수급비로는 감당해내기 어려운 생계

내가 벌지 않으면 입에 풀칠하기 어려운 삶

매일 끼니 걱정을 해야 하는 바닥난 삶

준비 없이 무작정 찾아 나선 일자리 어느 정도의 일이 가능한지 알 수 없어 답답함

일하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상의할 곳이 없음

사회적 폐인이 되지 않기 위한 몸부림 우울로부터의 탈출구를 찾아 일자리를 찾아봄

폐인이 되는 듯한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뭐라도 해야 함

이 나이에 수급자인 것이 창피해 벗어나고 싶음
나서는 발걸음을 부여잡는 암의 상흔 일상조차 버거운 체력으로 일을 찾아야 하는 고달픔 감기조차 두려운 몸 상태

마음을 따라가 주지 못하는 몸

변화된 몸 상태로 순간순간 닥쳐오는 좌절감

혹사당한 몸에 쉼 없이 다시 일해야 하는 힘겨운 삶

치열하게 버텨낸 몸과 마음에 남겨진 암의 잔재 암으로 생긴 장애를 평생 떠안고 살아야 함

장루 때문에 직장을 다닐 수 있을지 염려됨

밖에 나서기 어렵게 변해버린 외모

재발과 전이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 힘든 일에 얼마나 버틸지 모르는 내 몸

무리하다 재발이나 전이할까 극심한 두려움
상처투성이에 맨손으로 올라야 하는 가파른 구직의 절벽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선들 병색 짙은 나를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들

측은하게 보는 시선이 싫음

숨겨도 문제, 드러내도 문제 건강검진에서 탈락할까 봐 두려움

암 이력을 밝혀도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움

암을 밝히는 순간 사라지는 일자리

걸림돌들 앞에서 사라져 가는 선택지 돈이 없어 직업 관련 교육을 포기함

나이조차 걸림돌이 되어버림

기술과 지식이 없어 일용직만 전전하게 됨

헛돌기만 하는 제도적 지원 온갖 힘든 치료를 겪어낸 몸에 주어지는 혜택은 없음

소득이 생길 일이 생기면 끊기는 수급비

암생존자를 위한 직업군 분류가 없음

재취업을 위해 기술을 배워야 하지만 정보가 부족함
흔들리고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 마주하기 흔들리는 나를 지탱해주고 세워주는 사람들 그래도 나를 믿어주는 가족들

잊지 않고 찾아주는 직장 동료들의 격려

무리하지 않도록 돕는 주위 사람들의 따뜻한 배려

생각을 전환하여 다시 바라보기 다른 사람들보다 느린 일처리를 내 자신이 받아들이기로 함

건강이 허락하는 선에서 일을 찾게 됨

일을 급하지 않게 천천히 찾아야 함을 받아들임
발 디딜 곳 없는 절망의 낭떠러지에서 구직이란 희망의 외줄 타기 발버둥 쳐도 끝내 오르지 못할 ‘정상’궤도 원치않는 ‘포기’를 받아들이며 살아가야 함

암생존자를 받아주지 않는 사회에 대한 분노

거듭되는 구직실패로 더 깊은 바닥으로 내려감

일하고 싶어도 못하는 비정상적인 내 삶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일 일을 찾으면서 건강회복에 대한 목표의식이 생김

완벽하진 않더라도 시도한 것 자체가 감사함

복귀를 위한 첫걸음을 내디딘 자신에 대해 만족함

돈을 벌 수 있으면 인간다운 생활을 하는 것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으로 절실해지는 일에 대한 의지 새로운 삶을 위해 더욱더 절박해진 일 욕심

고립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통로가 되어주는 일

일은 제2의 인생을 위해 반드시 꿰어야 할 단추

가. 구성요소: 돌아왔지만 피폐해진 일상의 삶

1) 누적된 상실로 가중된 삶의 무게

암생존자는 수술, 항암화학치료, 방사선치료 등 혹독하고 고단했던 치료 과정을 마치고 그토록 고대하던 일상의 삶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익숙하고 편안한 일상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더 나은 삶을 살아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여전히 변함없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내야 하고, 암으로 누적된 상실들로 인해 더욱 심각한 삶의 무게를 감당해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즉,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그나마 가지고 있던 돈을 탕진하고 이 때문에 배우자와 별거나 이혼까지 하게 되었으며 자녀들조차 돌볼 여건이 되지 않아 아이들이 친척 집에 뿔뿔이 흩어져 지내기도 하였다. 연구참여자는 집안에 가지고 있던 돈을 자신의 목숨과 바꿨고 이 때문에 가족들이 고생하게 되었다며 살아남은 것에 대한 죄책감을 경험하기도 하였다.

우리 가족 누워 잘 작은 집도 있었는데⋯. 치료하면서 집을 처분하게 되고⋯. 나 하나 살자고⋯. (참여자 F)

장기적으로 치료를 요하는 병이니까 가족도 그렇고 오랫동안 간호를 해주는 사람 입장에서 지칠 것 아닙니까? 뭐 사회 생활하는데 모든 게 또 위축이 됐죠. 내 자체가⋯ 마음도, 몸도, 가족도, 경제적인 것도 다 망가져버렸죠.. (참여자 E)

2) 암과의 사투에서 지켜내지 못한 일자리

연구참여자들은 암 발병과 치료로 인해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암이 발병하자마자 대놓고 권고사직을 당해 회사에서 쫓겨나듯이 사직한 경우도 있었고, 근무시간이나 담당 업무를 조정해주는 등 회사의 배려로 일을 계속해 나갔지만, 회사에 누가 될까봐 스스로 그만두기도 하였다. 또한, 연구참여자의 대부분이 일용직 육체노동을 하다 보니 체력적 부담이 심해 일을 그만둔 경우가 많았다. 일을 그만둘 때는 치료에 전념하겠다는 여유로운 마음이 아니었다. 즉 자포자기의 심정이거나 치료 일정 때문에 업무를 지속하고 감당하기 힘들어 어쩔 수 없이 그만두게 된 것이다. 암 치료가 종결되어 일상으로 복귀했지만 기존에 일하던 직장과는 연락도 하기 어렵고, 직장동료들과 연락이 되어도 복귀가 어려운 상황이 되어버려 자신이 설 자리가 없음을 실감하게 된다.

병이 여러 가지, 두 가지가 오니까, 좀 자포자기하는 심성이어서, 그냥 그만뒀습니다. (참여자 A)

암 진단받고 치료받아야 해서 나갈 수가 없었으니까 제 자리를 누가 메워야 하잖아요. 한 사람이 비면 일을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참여자 D)

왜냐하면, 또 재발하면 아는 회사라도 민폐잖아요. 하다가 또 빠져야 하니까 일이 연결성이 있어야 하는데 연결성이 없으니까 2년 후에는 1년에 4~5개월 일하다가 못 다니고 그랬죠. (참여자 F)

나. 구성요소: 내몰리듯 나서야만 하는 구직시장

1) 돈과 비례하는 생명의 시간

연구참여자는 가족해체와 빈곤이 일상이 된 암담한 현실을 마주하며 건강회복이나 암관리를 신경 쓰며 마음 놓고 편히 쉴 상황이 아님을 절감하게 된다. 투병 중에도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몸에 좋다는 민간요법을 하고, 받을 수 있는 치료는 다 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경험했었는데 암 치료가 종결된 상황에서 자신도 몸에 좋다는 음식들로 식단 관리를 하고 싶고, 쉬고도 싶은데 그러지 못한 채 하루하루의 생명을 이어 나가기 위해서 절박한 심정으로 돈을 벌기 위해 일하러 나서야 하는 자신이 서글퍼지기도 한다. 또 연구참여자들은 아프지 않고 조금이라도 컨디션이 좋을 때 돈을 모아 놓아야 추후관리를 위한 검사비를 마련할 수 있고, 혹시 재발하거나 이차암이 생겼을 때 치료받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일자리 찾기에 나서게 된다.

절실한 거 같아요. 일반인들도 ‘먹고 살기 힘들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다.’ 이런 소리 하고 그렇지만 그래도 당장 돈을 내가 안 벌면 당장 죽는 거는 아니잖아요. 쓰던 거 못 쓰고 어려워지고 빚이 조금 생길 수도 있겠지만. 저 이런 생각한 적도 있어요. 빌어먹어도 걸어 나갈 힘이 있어야 빌어먹지 길거리를 나가서 이렇게 깡통 쥐고 있어야지. 거기까지 걸어 나가지 못하는데 어떻게 빌어먹겠어. 구걸도 못 하잖아요. 그러니까 물론 먹고 살기 위해서라는 표현을 쓰고 사람들이 돈 버는 거에 대해서 그렇게 하잖아요. 먹고 살려니까 더러운 것도 해야 되고 이러는데.... 저는 진짜 잘 먹고 잘사는 게 아니라 생명⋯.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돈이) 꼭 필요한 거예요. (참여자 D)

검사 비용이 진짜 많이 들어가요. 감당 못 할 정도로 많이 들어가니까 살려면 돈을 벌지 않으면 안 되죠. (참여자 G)

2) 가족의 생존을 위해 나서야 하는 나

저소득층인 연구대상자 모두는 정부로부터 생계비 보조금을 받고 있지만, 수급비로는 자신의 병원 검사비 등 의료비 지출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생계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을 겪게 된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경우는 가족들이 자신만을 바라보고 있고 암 치료 과정에서 도움을 받을 만큼 받았다는 생각에 주위에 도움을 구할 염치가 없기도 해 구직시장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이렇듯 연구참여자들은 자신이 건강회복 여부나 준비 여부를 고려할 겨를도 없이 가족의 생계 문제에 맞닥뜨리게 되면서 일자리를 위해 나서게 된 것이다.

각자 자기네들 생활이 있으니까 그게 손을 벌리기가 쉽지 않아요. 내가 벌어서 가장을 했었으니까⋯. 그런데 딱 아프고 나니까 못 하니까 그게 그래서 여기서 이제 후원금으로 제가 치료받고, 또 제가 실업급여 나오는 거로 생활, 기본적인 생활 나가는 거는 있으니까 그런 거로 좀 하고, 그렇게 하다가⋯ 있는 거 다 까먹었어요. 모아놓은 거. 이제는 도저히 이제는 안 되니까, 입에 풀칠은 해야되겠다 싶어가지고⋯ (참여자 B)

이것저것⋯ 뭐 어떡해야⋯ 내가 뭐라도 해야 집이 건사가 되니까 지금은 뭐⋯ (참여자 G)

뭐 이렇게 수급비가 40만 원 정도 나오고 이번에 장애수당이 3만원 나온 적이 있어요. 사십몇만 원 정도 사십 삼만 원 정도 이렇게⋯. 그걸로 전 거의 생활이 안 되죠. (참여자 E)

3) 준비 없이 무작정 찾아 나선 일자리

연구참여자는 구직시장에 나서기에 앞서 자신의 건강상태가 일할 능력이 되는지 의논할 곳이 없어 답답함을 경험하였다. 추후 검사를 위해 1년에 1~2번 가는 병원에서는 검사결과를 듣게 될 뿐, 그 검사결과를 토대로 자신이 구직할 정도의 건강이 되는지를 안내받을 곳이 없었다. 연구참여자는 정확한 건강상태를 알지 못해 구직에 두려움이 앞섰지만, 의료진이나 직업 재활 관련 전문가가 아닌 가족들이나 지인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다였다. 참여자들은 일하는 것이 자신의 건강에 무리가 될지 염려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막막한 상태에서 일자리를 알아봐야 하는 처지에 처했다.

이제 이 정도까지는 가주시면, 체력도 이 정도 가지시면 이런 일을 하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내가 아, 어느 정도 가면 이런 일은 할 수가 있구나, 그렇게 알려주는 사람이 없더라구요. (참여자A)

지금 언제, 언제 되어 있고, 이 사람이 언제 되어 있고, 그러면 현재 이 사람이 이런데 뭐, 근력량이 얼마, 이 정도, 어느 정도의 좀 지속성을, 운동을 할 수 있는 거, 노동 분류군, 아 이 사람 체력이 이러는데 육체적인 이런 부분은 어디까지도 가능할 것 같다, 조금 어떤 길을 좀 말해주시면 그다음에는 뭐 그래 내가 잘 받으면 일 년 차에는 이 정도만 유지하면 이 정도까지는 내가 할 수 있겠구나. 이 연차에는 이 정도까지 할 수 있겠구나, 5년을 가야 되잖아요. (참여자 A)

내 몸이 아니기 때문에 내 몸 상태를 모르니까, 추천해주거나 그런 거는 없고 그냥 가족이 그래도 엄마, 이런 거는 이렇게 해. 해보면 어때? 이렇게 (참여자 B)

4) 사회적 폐인이 되지 않기 위한 몸부림

연구참여자들은 암 치료 이후 불안과 우울을 경험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고 이러한 부정적 감정을 떨쳐버리고자 일을 찾아 나서기도 하였다. 특히 암 치료 과정에서 경제적 부담이 심해 수급자가 된 경우 지속되는 실직상태로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가 되어 버린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 때문에 사회적 폐인이 될까 두려운 마음이 앞서 자신의 체력이나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일을 찾아 나서기도 하였다.

나를 잘못하면 폐인으로 가겠다 하는 생각⋯. 그런 생각을 많이 해요. (참여자 C)

치료받을 때는 죽을 것 같은데 나오니까 뭔가를 또 뭘 하고 싶고, 죽을병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바로 죽지는 않으니까요. 또 현실적인 부분도 있고⋯. 계속 암 때문에 암만 생각하면서 계속 우울하게 있으면 정신적으로도 병이 올 것 같더라고요. 우울하고. 죽을 날만 기다리는 사형선고만 기다리는 사람이잖아요. 사실 따지고 보면 불안하고, 항상. 우울하고 불안하니까 막 뭐를 하려고 하는 거죠. 쉬지 않고 일을 찾아서 해보려고. (참여자 D)

다. 구성요소: 나서는 발걸음을 부여잡는 암의 상흔

1) 일상의 삶조차 버거운 체력으로 일을 찾아야 하는 고달픔

연구참여자들은 암관리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또는 힘겨운 가족의 생계 부양을 위해, 그리고 우울감을 떨쳐버리고 진정한 일상으로 회복하기 위해 일자리를 찾아 나선다. 하지만 구직시장을 나서는 발걸음을 무겁게 하고 선뜻 나서지 못하게 하는 것들이 산적해 있었다. 그것은 바로 혹독했던 암의 잔재들이자 치열하게 버텨내야 했던 치료들이 연구참여자의 몸과 마음에 남긴 상처들이다. 감기조차 큰 병으로 이어질 정도로 면역력은 약해질 대로 약해진 상태이고, 장시간 앉아있거나 간단한 살림살이조차 버겁게 느껴진다. 이렇게 건강이 바닥 상태인 몸으로 일자리를 구한다 해도 제대로 일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일자리를 구하기도 전에 좌절감을 경험하였다.

원래 좀 활동적이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렇게 몸이 내 몸이 내 마음 같지 않게 반응이 안 되니까 그거에 대한 절망감이죠. 내가 이렇게 해야 일할 수 있었는데, 뭐 이게 안 되는 거야, 그러니까 막 더 좌절감, 그리고 감각기능, 변을 나도 모르게 바지에 묻는다든지, 그 무슨 통제가 안 되니까, 또 나 자신에 대한 자괴감 ⋯. (참여자 A)

그래서 아, 이게 마음은 있는데 아니구나⋯. 지금은 조금만 더 하고 일을 해도 힘이 들고, 걸레 빨고 나면 손목이 막 시큰시큰하고 하여튼 암이 온몸을 다 망가트려 놓은 거니까 힘들더라고요. 그냥 저도 진짜 택배 할 때 웬만한 20키로 쌀자루도 막 들고 그랬었거든요. 근데 힘이 없어, 내가, 그러고 빨리 지쳐요. 피로해. (참여자 B)

감기가 들려도 걱정이고 그동안 감기 두어 번 걸려보니까 진짜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구요. 감기 조심해야 하더라구요. 면역력이 저하돼서 회복력도 약하고⋯. 몸이 허약한 상태에서 경제활동을 해야 되는데 그 부분에서 굉장히 부담이⋯. (참여자 E)

2) 치열하게 버텨낸 몸과 마음에 남겨진 암의 잔재

연구참여자들의 구직 시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는 암 치료로 인해 생긴 신체적 장애와 외모의 변화였다. 항암치료를 받은 연구참여자들의 경우 탈모가 회복되지 못하고 가발을 쓰고 다녀야 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수술 흉터나 수술로 인한 신체 일부 기능이 저하되면서 자신감도 낮아졌다. 특히 장루 등 외부로 드러나게 되는 장애를 지니게 된 경우는 조직 생활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구직활동에 더욱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체중이 많이 빠져서 20kg가 빠졌는데 근력까지 다 빠졌거든요. 제가 자체가 전신 샤워를 하고 전신 거울을 보면 ⋯ 뼈밖에 없어, 사람이. 제 몰골이 62kg 나가는 사람이, 43까지 빠졌거든요. 뼈밖에 없는 몰골로 뭘 하겠어요. (참여자 A)

머리가 여기가 잘 안 나요. 젊은 사람들은 조금 이렇게 보니까 나든데, 우리 나이 든 사람들 머리가 안 나가지고 이거를 가발을 쓰고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가발을 쓰고 하는 거는 너무 답답해요. 그냥 벗겨질까 봐 신경 쓰이고 여름에는 덥고, 또 겨울, 하여튼 벗겨질까 봐⋯. 그래서 사회복귀가 머리, 외모상으로도 힘들다는 거죠. 눈썹도 그리고 나오고 다 하는 것도, 잘 안 나와요. (참여자 B)

지금은 뭐를 조금씩 해보려고 생각은 하는데 사실 몸은 예전 같지 않고 지금은 주머니도 달고 있어서 다른 사람들하고 같이 이렇게 가까이 어울려서 단체생활을 하기는 사실 체력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겉으로 이렇게 보이는 것도 쉽지 않아요. (참여자 D)

3) 재발과 전이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

연구참여자 대부분은 구직에 나서기에 앞서 재발과 전이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과 공포를 경험하였다. 사회복귀를 위해서는 일을 해야 한다는 마음에 구직에 나서다가 이 때문에 주저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모든 일은 심리적 스트레스와 신체적 부담이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되고, 이 때문에 무리하다가 암이 재발되거나 전이될 것이 두려웠던 것이다. 재발과 전이는 죽음과 직결된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치료 종결 직후에는 항불안제 등을 처방받을 만큼 극심한 공포를 경험한 경우도 있었다.

재발 걱정에 굉장히 심리적으로 불안하죠. 이것은 제가 5년간 짊어지고 갈 숙명이니까 그게 초창기에는 심했어요. 뭐, 그게 잠을 못 자거나, 그런 거 폭력적으로 막 안에서, 막 이런 느낌이 막, 그래서 신경과 가서 약 처방을 받을 정도였어요. (참여자 A)

내가 좀 일을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게 회복이 돼서 이제 괜찮구나 하고 생각하다가도, 뒤에 보면 너무 무리해서 주경야독으로 해가지고 다시 재발 되고 그런 사람들도 많이 봤거든요. 무리하지 않고 아픈 것보다는 나으니까, 또 무리해서 아프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해 덜컥 겁이 나는 거. (참여자 B)

라. 구성요소: 상처투성이에 맨손으로 오르는 가파른 구직의 절벽

1)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선들

암이 남긴 변화와 상처들로 망설여지고 두렵기만 한 구직시장에 발을 내디딘 연구참여자들은 병색이 짙은 자신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들을 느낀다. 즉, 연구참여자들은 병색이 짙어 보이거나 항암화학치료로 탈모가 되어 눈썹조차 잘 자라지 않은 상태로 체력적 준비도 없이 구직시장에 나서게 된 것이다. 이러한 모습 때문인지 암 투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알아봐야 하는 자신을 안쓰럽다고 대놓고 이야기하는 사람들 있고, 그런 사람들 앞에서 연구대상자들은 더 위축되고 만다.

평등하게 봐 주되, 너무 측은하게 보지 말고, 그러니까 제 마음을 알아주고, 그런 걸 배려를 조금씩 해주는 게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어요. (참여자 B)

어디 가서 말하면 너무 창피하고 하다고 할까요…. 일단은 평범하게 안 보는 거예요. 어떤 장애인 보듯이 하는 것같아요. (참여자 C)

2) 숨겨도 문제, 드러내도 문제

연구참여자들은 구직을 위한 교육을 받거나 이력서 작성시, 또는 면접을 볼 때 자신의 암 이력을 밝혀야 하는지 말아야 할지를 고민하게 된다. 암으로 치료받았던 경험이 있다는 것을 구인처에서 알게 되면 자신을 색안경을 끼고 보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과 이로 인해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거절당할 수 있다는 우려에 이런 고민을 하게 되었다. 실제로 면접에서 암 이력을 밝히자 구직에 실패하게 된 경험이 반복되면서 이에 대한 고민은 커져만 갔다. 이와는 반대로 처음부터 암 치료로 인해 자신의 체력이 좋지 못하고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먼저 드러내어 상대방이 판단할 수 있게 한다는 참여자도 있었다.

이렇게 자기소개 할 때 이제 내 얘기를 그냥 했어요. 내가 이제 힘이 드니까, 혹시 졸거나, 뭐 이렇게 할 수도 있다. 아무래도 좀 아휴 힘드니까, 자라고 그러고 막 이렇게 해주고 그러니까, 안됐다고 그러고 막 근데 그냥 뭐 아픈 게 전염병이 아니니까, 저는 그냥 떳떳하게 얘기했어요. (참여자 B)

옛날에 나는 간암을 숨기면 되지만 이제는 살아야하는데… 사람들한테 자신 있게 뭐,.. ‘이혼했어’ 이런 식으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더라고요. 그게 저 같은 경우에는 조금 약간 조심스러웠어요. (참여자 C)

4대 보험 들어가는 데는 다 못 들어가더라고요. 속일 수 있고, 속이고 들어간다면 몰라도(참여자 G)

3) 걸림돌들 앞에서 사라져 가는 선택지

일자리를 구해보지만, 연구참여자들은 현실의 벽을 절감하게 된다. 불안정한 노동시장에서 심각한 일자리 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전문적 지식이나 기술을 가지지 못한 저소득층인 연구참여자가 일자리를 구한다는 것은 너무도 어려운 일이었다. 시간제 일(아르바이트)을 하려고 해도 중년이라는 나이조차 걸림돌이 되었다. 구직해볼수록 자신에게 남은 선택지들은 사라져가고, 남은 것은 일용직 육체노동밖에 없는 듯하다. 이마저도 체력이 바닥인 자신이 해낼 수 있을지, 일하다 무리해서 암이 재발할까 봐 불안하고, 점차 위축되어 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한 4~5시간 이렇게 하는 알바라도, 글쎄 알바라도 해보려고 했더니 나이가 많아서 안 써준대. (참여자 B).

하다못해 뭐라도 하고 싶은데 뭐 여기저기 면접도 많이 봤어요. 안 본 건 아니에요. 많이 봤는데 면접 보면 뭐해요. 받아 줘야지⋯. 하도 안돼서 경비를 알아봤어요. 또 그 쪽에서도 안 된다고 해요. 암 환자가 할 수 있겠냐는 거죠. (참여자 G)

새롭게 출발을 해야 하는데 자기만의 전문적 기술이 있나, 아니면 큰 힘을 쓰지 않는 사람, 컴퓨터 프로그램을 한다든지, 그런 사람들이 아니라면, 몸뚱아리 밖에 없는 제가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참여자 G)

4) 헛돌기만 하는 제도적 지원

연구참여자들은 일자리를 구하면서 적합한 일자리를 연계해주거나 어떤 종류의 일을 해야 할지 정보나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주는 곳이 없어 막막하기만 했다. 재취업을 위해 전문적 기술을 배우고 싶어도 어디서 무엇을 배워야 할지 알지 못하고 이를 알려주는 사람도, 기관도 없었다. 일부 연구참여자는 관공서의 직업 재활 상담을 받으러 가보기도 하지만 암생존자만을 위한 프로그램은 없고 암생존자인 자신에 대한 이해도 부족한 것 같아 상담을 포기하기도 하였다. 또한, 발병 전 하던 장사나 사업을 해보려 해도 수급자인 데다가 암 이력까지 있는 자신에게 돈을 빌려주는 곳은 없어 그마저 포기하게 된다. 그래도 일해야 한다는 생각에 전단 붙이는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하게 된다. 하지만 간신히 얻은 일자리에서 조금이라도 수입이 생기면 정부의 수급자 기준에서 탈락하게 될까 봐 전전긍긍하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하였다.

고용노동공단에서도 직업 재활을 위한 상담교육, 거기서 교육은 받았는데, 지금은 대부분 말하는 게 완치가 일단 기본이래요. 그런데 완치라는 게 있을까 싶어요. 암이란 게 계속 관리해야 하는 건데⋯. 그분들도 잘 모르는 것 같고.... (참여자 A)

예를 들면 채무 관계를 맺게 되면 그런데서는 좀 저 사람이 빌려 가서 못 갚을 거 같다 싶으면 안 빌려주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그러니까 내가 벌어서 갚을 테니까 이만큼 빌려달라 이자 싸게⋯ 그런 제도도 없는 것 같고 (참여자 E)

일단은 나라에서 보조금 80만 원 받아서 생활 모든 게 해결이 되지 않는데…. 돈을 많이 버는 거는 안 되지만 조금 몇 십 만원이라도 벌 수 있는 그거는 조금 감안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냥 이거만 받고 너는 죽든지 살든 지 이렇게 해라. 그런 거잖아요. (참여자 D)

마. 구성요소: 흔들리고 쓰려져도 다시 일어나 마주하기

1) 흔들리는 나를 지탱해주고 세워주는 사람들

반복되는 구직 실패로 높고 견고한 구직의 벽을 실감하면서 연구참여자들은 위축되고 좌절하게 된다. 계속 일자리를 찾아다니면서 자신의 마음과 몸을 괴롭히고, 거절당하고, 상처받아야 할지 고민을 거듭하게 된다. 하지만 힘없고 능력 없는 자신만을 바라보며 믿어주는 가족들을 보며 다시 기운을 차려본다. 그리고 바쁜 일상에서도 자신을 잊지 않고 연락하고, 찾아와주고, 챙겨주는 옛 직장동료들의 따뜻한 마음 덕분에 매몰찬 세상을 버텨 나갈 힘을 얻게 된다. 그 힘을 바탕으로 연구참여자들은 다시 일자리를 찾아 나서게 된다.

같이 했던 동료들 가끔씩 만나요. 집으로 찾아와서 커피 한 잔 사준다고, 저 피자도 사줘요. 전화해서 좀 괜찮냐고 하고 빨리 다시 나와야지 하고⋯. 고맙죠.(참여자 A)

가족이 아니었으면 전 아마 포기했을 거예요. 아마 막살았을 거예요. 지금까지 아마도 내가 봤을 때⋯. (참여자 F)

저희한테 가끔 반찬도 가져다주시고 이러거든요. 그래서 그런 분들도 계시고 그러니까 저는 열심히 하려고 하고, 나자빠져서 있으려고 하지 않고. 제가 다 보답은 못 하지만 감사한 마음은 가지고 있고 제가 좀 도움이 되는 일이 있으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고 그러거든요. 좀 많이 도와주셔서 그래도 많이 도움이 되고 힘이 되었던 거 같아요. (참여자 D)

2) 생각을 전환하여 다시 바라보기

가족들과 옛 동료들, 주위 사람들의 배려를 통해 다시 힘을 얻은 연구참여자들은 자기 자신의 마음도 다잡아 보려고 노력한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속도로는 일할 수 없는 자기 자신의 한계를 수용하기로 하니 마음이 훨씬 편해짐을 느낀다. 그리고 경제적 여건으로 마음은 급하지만 될 수 있으면 자신의 건강이 허락하는 선에서 일을 찾아보려고 하고 일자리 역시 무리해서 서둘러 찾지 않고 자신에게 적합한 일을 찾아봐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여 조급한 자신의 마음을 다독이기 위해 노력한다.

뭐 전단지 배포, 전단지. 그거는 뭐 다른 사람보다 속력은 늦겠으나 어차피 그거를 다 완수해야지 돈을 만 오천 원이고, 얼마 받으니까⋯ 보통 사람들은 2,3시간 한다고 하면 뭐 한 4시간 정도 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운동 삼아. 그렇게 한 스텝, 한 스텝 조그마한 것부터 그렇게 하면 정신적이나 육체적이나⋯. 조금은 운동이라고 생각이 돼요. 저는 그렇게 하고 있고요.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는 내 체력과 내가 할 수 있는 시간 안에서 꼭 찾아보면 뭐 조그만 일이라도 있습니다. 제가 해보니까. (참여자 A)

바. 구성요소: 설 곳 없는 절망의 절벽에서 구직이란 희망의 외줄타기

1) 발버둥 쳐도 끝내 오르지 못할 ‘정상’궤도

연구참여자는 구직 과정에서 중년이란 나이에 기술이나 지식이 없고 암생존자라는 것까지 밝히면 함께 일하기 어렵겠다는 반응들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또한, 일자리를 얻기 위한 교육에 참여하면서도 건강이 뒷받침해주지 못해 제대로 진행해내지 못하는 자신을 보며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생각에 좌절감과 우울을 경험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암생존자인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고 배려가 없는 사회에 대해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느끼기도 하지만 분노를 표현할 곳조차 없는 무기력한 자기 자신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이런 과정에서 연구참여자는 자신의 삶에 직장이라는 것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과 자신이 정상인이 아니라는 사회적 낙인을 내재화하며 결국 자신의 삶이 정상궤도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깊은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우울, 좌절감과 함께 심각해지는 생활고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느끼면서 자살까지 고려하기도 한다.

하다가 또 안 되면 안 되는 건가? 정말 안 되는 건가? 이런 생각하게 되면 좀 우울해지죠. (참여자 C)

앞이 깜깜하고 아무것도 안 되고 이러니까 제가 제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니까요 그때는 그렇게 되는 거예요. (참여자 D)

몸만 괜찮다면 직장은 들어가서 일하는 건 전혀 문제가 안 되었겠죠. 지금은 제가 정상인이 아니기 때문에⋯. (참여자 F)

어차피 국가복지 혜택은 있는 자들을 위한 거니까. 뭐 그런 사람들을 위한 낙원이지. 없는 사람들을 위한 사회는 아니니까⋯. 어서 일을 하긴 했으면 좋긴 좋겠는데⋯ 그렇다고 나 같은 사람을 다시 받아주지 않을 테고 버티는 것이 제일 힘들어요. 살아서 집안을 건사할 수 있을까 아니면 죽음이라는 그것으로 짐을 덜어줄 수 있을까 아직도 거기서 헤매고 있어요. (참여자 G)

2)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일

연구참여자들은 구직에 성공했든지, 성공하지 못했든지 그와는 무관하게 구직활동 자체가 자신에게 주는 긍정적 영향을 경험하였다. 즉, 일을 찾으면서 좀 더 건강해져야겠다는 목표의식이 생겼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우울과 좌절감에 둘러싸이지 않고 복귀를 위한 첫걸음을 내디딘 것만으로도 자신에 대해 만족감을 느꼈다. 나아가 아주 적은 수입이라도 생기면 그것은 자신이 사회 내 존재하는 한 인간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더욱 힘을 낼 수 있었다. 이처럼 구직활동과 일은 연구참여자에게 삶의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내가 살아있다’라는, 살아서 이렇게 다시 사회생활을 할 수 있고,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자립을 할 수 있다 라는 게, 너무 돈에 가치에 비교하지 않는 정도로 좀 감사하게 생각하고, (참여자 B)

완벽한 복귀는 없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완벽한 복귀는 없어요. 정상인처럼 살 수 있는 거는 암은 항상 재발이라는 거를 달고 다니잖아요. 수술하고 나서 물론 아마 암 100% 중에 70%는 만족하고 감사하는 삶을 살 거예요. (참여자 C)

3)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으로 절실해지는 일에 대한 의지

연구참여자는 암 치료 종결 이후 삶, ‘제2의 인생’을 새롭게 살아가고자 하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 가족 문제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현재의 삶은 비록 피폐할지라도, 생사를 오가던 암의 고통에서 벗어났기에 새로운 생명을 얻은 것 같았고, 그렇기에 감사함으로 삶을 새롭게 꾸려가고자 하였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일’은 더욱 절실하게 다가왔다. 또한, 사회적 관계와 지지망이 미약한 연구참여자는 자신이 고립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통로가 직장을 가지는 것이라는 생각에 더욱 구직활동에 의지를 굳게 하였다.

제2의 인생이랄까? 새로운 삶, 그것만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요. 일은 제2의 삶을 살 수 있는 단추가 될 것 같아요. 제2의 삶을 살 수 있는⋯. (참여자 A)

스트레스도 많이 받겠지만 (일하게 되면) 잊을 수 있고 내가 다시 사회에서 벗어나서 혼자 고립되어 있었잖아요. 근데 조금이라도 더 이렇게 같이 들어가고 사람들이랑 같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거. (참여자 D)

V. 논의

본 연구는 저소득 암생존자의 구직 과정에서의 경험을 사회문화적 맥락 안에서 심층적 이해하여 이들을 위한 사회적 지원 체계 마련을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수행되었다. 암생존자의 진정한 일상으로의 복귀와 재활을 위해서 사회적 역할 회복과 경제적 안정에 기초가 되는 직장복귀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이 다수의 연구에서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개인의 자원 및 사회적 지지체계가 미약하고 발병 전 육체노동 중심의 불안정성이 높은 직군에서 일했을 가능성이 큰 저소득층의 경우 이러한 직장복귀가 현실적으로 더 어려운 과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한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기초 자료가 부족하며 직장복귀 단계별 구체적 지원방안 또한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암 호발 연령이자, 우리 사회의 주요 생산연령대인 중장년의 암생존자 중 저소득층인 연구참여자 7명을 대상으로 구직 과정에서의 경험을 조사하였다. 심층 면접을 통해 수집된 자료를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현상학적 방법으로 분석하였고 총 6개의 구성요소, 18개의 하위구성요소, 56개의 의미 단위가 도출되었다. 주요 결과를 토대로 이론적, 실천적 함의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저소득 암생존자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준비 없이 구직시장에 내몰리지 않도록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돌아왔지만 황폐해진 일상의 삶', '내몰리듯 나서야만 하는 구직시장' 의 구성요소를 통해서 살펴볼 수 있듯이 일상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장기간의 고비용 치료를 지속하면서 자산을 소진해버려 연구참여자들은 오늘 당장의 끼니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파탄지경에 이른 가계 형편을 직면하게 되었다. 이 때문에 이들은 구직을 위해 몸과 마음을 준비할 겨를도 없이 자신의 생존과 가족의 생계를 위해 구직에 나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내몰리듯 구직시장에 나서게 되는 것은, 생사의 갈림길에서 돈이 없으면 치료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뼈저린 경험과 재발과 이차암의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돈을 모아 놓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존을 향한 절박함이 기저에 깔려있었다. 또한, 치료비 마련과 수입 단절로 가족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지고 이혼 등으로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는 등 가족해체가 발생한 경우, 암생존자는 더욱 심한 압박감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몸 상태가 회복되지 않은 힘겨운 몸을 이끌고 일을 찾아 나서야만 했다. 체력 회복과 심리적 안정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 구직을 하게 되면 일에 대한 적응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암 관리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하지만 ‘돈과 비례하는 생명의 시간’의 하위구성요소와 같이 돈은 자신과 가족의 생계와 직결되기에 저소득 암생존자들은 당장의 생존을 위해 구직시장으로 거칠게 내몰리고 있었다. 이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암생존자들이 직장에 서서히 복귀하거나 전문기술직에 종사자인 생존자들이 업무시간을 조정하면서 점진적으로 복귀를 준비하기도 하고, 좀 더 여유로운 삶을 위해 조기에 은퇴하는 것(Main et al., 2005)과는 다른 양상이었다.

이와 관련하여 허은경 등(2011)의 연구에서 유방암생존자들이 장기적 치료로 인한 경제적 압박감에 서둘러 직장으로 복귀하여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보고하였다. 이 연구의 대상자가 저소득층이 아니었음에도 경제적 문제가 직장복귀의 주요 요인이 되었다. 그러므로 저소득층일 때 그 심각성은 명약관화하다 할 수 있겠다. 현재 우리나라는 중증환자지원, 본인부담상한제, 비급여의 급여화 등 암 치료에 대해 다양한 지원책이 마련되어 있으나 여전히 다수의 비급여 항목이 존재하고 암이 만성질환화 되면서 그 치료가 장기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 부담이 누적되고 있다. 암생존자의 경우 암 이력이 없는 사람들에 비교해 파산할 위험이 2.5배 높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약 30%에 이른다는 국외 연구 보고와 같이(Banegas et al., 2016) 암 치료가 경제적 문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매우 크므로 암관리에 있어서 급여항목을 보다 확대하여 치료비 부담을 낮출 필요가 있다. 특히 저소득층은 낮은 자산, 높은 부채와 생계유지 등의 문제는 이들이 안정적으로 일자리에 복귀하는 것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그러므로 저소득층의 경우 암 치료가 종결된 이후 일정 기간 생존자의 안정적 복귀 지원을 위해 생계비 지원에 간병급여항목의 추가 지원 및 확대를 고려할 필요가 있겠다.

이러한 경제적 지원과 더불어 고려야 할 것은 연구대상자들이 구직활동을 하며 수급자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수입 활동을 통해 수급자에서 벗어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소득이 생길 일이 생기면 끊기는 수급비’라는 의미 단위에서 제시된 내용으로 연구참여자들은 일자리를 얻어 일정 소득이 생기면 정부로부터 받게 되는 생계비 지원 대상에서 누락되거나 지원금액이 감액될까 봐 염려하였다. 암이 언제 재발할지 모르고, 일자리가 불안정하여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수급자 지위에서 벗어나게 되면 이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또 다른 칼날이 될 수 있다. 수급자 지위 상실은 의료급여 혜택과 직결되기 때문에 지속적 암관리가 필요한 암생존자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일자리를 얻어 소득이 발생하더라도 일정 기간 지원방안 마련이 필요하며 이들의 구직 상담을 포함한 직업 재활상담에서 자산형성지원을 위한 상담이 함께 이루어질 필요가 있겠다.

둘째, 저소득 암생존의 직장복귀에 대한 지원은 일반 중산층 이상의 직업 재활과는 다른 관점에서의 접근이 요구된다. 일반 암생존자의 경우 암으로 직장을 그만두지 않도록 직장 내 업무 조정이나 휴직 등의 제도를 충분히 활용하여 직장을 유지하는 것에 초점을 두는 예방적 접근이 중요하다. 하지만 저소득층 암생존자는 발병 전 일용직이나 단순서비스직에 종사하던 경우가 많아 암 진단과 치료 중에 후유증, 전반적인 신체적 쇠약 등을 겪으면서 불안정한 노동시장에서 직장을 유지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하위 구성요소인 '암과의 사투에서 지켜내지 못한 일자리'를 살펴보면 연구참여자들은 암 발병 이후 대놓고 권고사직을 당하는 등 육체노동이 주가 되는 일에 종사하였기에 반강제적으로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하위구성요소인 ‘걸림돌들 앞에서 사라져 가는 선택지’에서도 치료 종결 후에도 전문적 지식이나 기술이 없어 육체노동이 주가 되는 일용직만 전전하게 되었다. 이러한 직업적 불안정성은 체력적 부담뿐만 아니라 정신적 스트레스로 이어지는 등 건강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van Egmond et al., 2015) 이에 대한 사회적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즉 저소득층 암생존자를 위한 암관리에 있어 직장복귀는 이들의 체력적 한계와 경제적 여건, 전문적 지식 및 기술 확보 정도를 고려한 개입하여 일자리를 창출하고 제공할 수 있는 정책이 요구되는 것이다. 최근 국립암센터와 고양시가 함께 추진 중인 암생존자의 사회적 경제 창출과 같이(김현기, 2018) 저소득 암생존자가 직장을 얻기 위해 실무를 배우고 의료진의 지원을 통해 신체적으로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할 수 있는 중간적 단계가 마련되는 노력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

또한 연구참여자들은 ‘헛돌기만 하는 제도적 지원’이라는 하위구성요소를 통해 자신들의 구직활동에 직접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제도적 미비에 대해 호소하였다. 즉, 연구참여자들은 ‘제2의 인생’인 암 이후의 일상에 진정한 복귀를 희망하고 피폐해진 삶을 회복하기 위해 일자리를 구했지만, 자신이 일할 수 있는 상태인지와 어느 정도의 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정보나 가이드라인이 없어 불안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암생존자의 추후관리체계에 있어 직업 재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지침이 마련되고 전문적 상담을 제공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 각 지역암센터에서 통합지지센터를 통해 암생존자를 위한 의료상담 등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중 직업 재활에 대한 구체적 상담은 미비한 상태이다. 암생존자들이 자신의 건강상태가 일할 정도인지, 구직을 할 수 있는 정도인지 아닌지를 의논하고 근무 가능한 직군에 대한 안내 및 직업교육에 대한 정보제공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학제적 접근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특히 연구참여자들이 직무 관련 교육을 받고자 하여도 무상으로 이루어지는 교육에 대한 정보가 없어 구직활동을 포기할지 고민하는 경우도 있어 이에 대한 정보가 제공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셋째, 암생존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을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연구참여자들은 ‘상처투성이에 맨손으로 올라야 하는 가파른 구직의 절벽’의 구성요소를 통해 구직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선들', '숨겨도 문제, 드러내도 문제'의 하위구성요소를 통해 우리 사회가 아직도 암생존자에게 수많은 편견과 낙인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암생존자의 구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살펴볼 수 있다. Cho 등(2013)은 우리나라 일반인들의 상당수가 암환자들이 생산력 저하로 사회에 기여할 수 없다고 생각하거나 이들과 함께 일하는 것을 꺼린다고 보고하였다. 이러한 편견은 암생존자들의 고용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암생존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편견은 사회적 자원과 지지망이 미비한 저소득층에게는 더욱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개인적 자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구직에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숨겨도 문제, 밝혀도 문제’라는 하위구성요소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암생존자가 자신의 암 이력을 밝힐지 말지를 고민하지 않는 환경을 마련할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개선을 위한 제도적 노력이 요구된다 하겠다.

마지막으로 구성요소 ‘발 디딜 곳 없는 절망의 낭떠러지에서 구직이란 희망의 외줄 타기’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저소득 암생존자에게 구직은 절망이 되기도 하고, 삶의 희망이 되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본 연구결과를 통해 저소득 암생존자에게 구직활동은 사회에서 배제를 예방하고 일상의 회복을 가져오는 중요한 의미가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렇듯 ‘직장’을 갖는다는 것은 투병 이후 생존자로 전환하는 시기에 환자 역할에서 벗어나 한 ‘개인(a person)’으로 바로 설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van Egmond et al., 2015). 하지만 이 구직 과정에서 삶에 지속되는 암의 영향과 사회적 지원책 미비로 인해 좌절을 지속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경우, 이들은 소외감, 고립감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배제되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심한 경우 자신의 존재 자체가 부정, 소거되고 있는 듯한 사회에 대해 분노를 나타내거나 극심한 좌절감으로 자살 생각까지 보이기도 하였다. 그러므로 우리 사회는 저소득 암생존자의 구직활동에 대해 더욱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바로 설 수 있도록 이들을 위한 지원 시스템 구축과 구체적인 지원방안 마련에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연구의 대상자 측면에서의 한계와 논의를 고려하면,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2차 병원인 일개 병원의 외래를 이용하여 추후관리를 받고 있는 암생존자였다. 저소득층의 경우 추후관리 과정에서 경제적 문제 등으로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낮아 추후관리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후속연구에서는 다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병원을 이용하는 생존자 외에 지역사회 내 저소득 암생존자를 대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본 연구는 암종을 포괄적으로 조사하였다. 하지만 암종별로 다양한 문제와 욕구가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후속연구에서는 특정 암생존자만이 겪을 수 있는 심리사회적 문제를 고려한 개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특정 암종의 생존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암치료로 인한 후유증, 치료유형 등 암 치료 특성별로 세분화한 연구들이 이루어져 보다 구체적인 임상적 제언이 도출되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본 연구의 참여자는 암이 호발하고 가족의 생계 등의 역할부담이 높은 생산연령층(working age)인 중년층을 대상으로 조사하였는데 후속연구에서는 다른 연령층의 구직 경험을 조사하는 것 또한 의미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생산연령 초기인 청년 암생존자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것은 이들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인적 자원이며 이들의 인생에서 직장이 가지는 의미가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겠다.

둘째, 연구내용과 방법론 측면에서의 한계와 논의는 다음과 같다. 본 연구는 저소득 암생존자의 구직 단계에서의 경험을 조사하였는데 이들의 안정적인 직장복귀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직장을 얻고 난 이후 적응하는 과정에서의 경험을 단계별로 조사할 필요가 있겠다. 더불어 본 연구는 질적 연구방법 중 현상학적 방법론을 통해 저소득 암생존자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였는데 후속연구에서는 이들의 경험을 과정 분석을 통해 단계별로 고찰하고 유형 분석이 가능한 근거이론 등의 접근을 통해 분석한다면 이들의 구직 경험에 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도모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본다. 이렇듯 본 연구의 결과와 후속연구들을 통해 저소득 암생존자들이 우리 사회에서 암 치료 이후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수적 요소라 할 수 있는 직장으로의 복귀가 원활히 이루어지는 토대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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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knowledgement

이 연구는 2016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16S1A5A8019466)

자료수집에 도움을 준 국립암센터 박아경 사회사업팀장님과 인터뷰에 응해준 연구참여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IRB No. 1041231-170221-HR-053-01, 호서대학교


투고일Submission Date
2019-02-26
수정일Revised Date
2019-07-01
게재확정일Accepted Date
2019-07-16

Health and
Social Welfare 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