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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제43권 제4호Vol.43, No.4

난임 시술을 받은 남성의 심리사회적 어려움

Psychosocial Challenges Among Men Who Undergo Infertility Treatment

알기 쉬운 요약

이 연구는 왜 했을까?
난임 시술을 받는 남성들은 독특한 어려움을 겪지만, 적절한 사회적 지원이 부족하다. 우리는 남성 요인으로 난임 시술을 받는 남성들이 겪는 어려움을 알아보았다.
새롭게 밝혀진 내용은?
난임 시술을 경험한 남성 8명을 대상으로 심층인터뷰를 수행한 결과 개인적, 관계적, 사회적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난임 진단을 받은 이후 다양한 감정을 느꼈고, 가족들로 인해 스트레스가 증가하였다. 난임 시술을 받는 과정에서 배우자와 갈등이 있었고, 사람들에게 난임 시술 받는 것을 알리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꼈다. 또한, 사회적 지지가 부족하여 난임 시술 과정에서 어려움이 가중되었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따라서 난임 시술을 받는 남성들의 심리사회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 개인적, 관계적, 사회적 측면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제언하였다.

Abstract

Despite the increasing prevalence of infertile couples undergoing infertility treatment, there has been a dearth of attention to the psychosocial challenges encountered by men experiencing infertility. This study aimed to understand the psychosocial challenges of men diagnosed with male-factor infertility who underwent fertility treatment. Through purposive sampling, eight men who had undergone infertility procedures were recruited for in-depth interviews. The case analysis revealed five overarching themes (complex emotions experienced following an infertility diagnosis, heightened stress in family dynamics, difficulties in spousal relationships during infertility treatment, stress and burden associated with disclosing infertility treatment in social relationships, and absence of social support systems during infertility treatment) and 16 subthemes related to challenges faced by infertile men. The findings of the study confirmed the personal, relational, and societal challenges experienced by men during infertility diagnosis and treatment. This study confirmed the importance of implementing interventions at the individual and societal levels to address the psychosocial challenges encountered by infertile men undergoing infertility treatments.

keyword
Infertile MenInfertility TreatmentPsychosocial ChallengesCase Study

초록

난임으로 인해 난임 시술을 받는 부부들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지만, 난임 남성이 겪는 독특한 어려움에 대한 논의는 제한되어 왔다. 본 연구는 남성 요인으로 난임 시술을 받은 남성들의 심리사회적 어려움을 이해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의도적 표집을 통해 난임 시술을 경험한 남성 8명을 모집하였고, 심층인터뷰를 수행하였다. 사례 분석 결과 5개의 대주제(난임 진단을 받은 이후 느낀 복합적인 감정, 가족들로 인한 스트레스 증가, 난임 시술 중 배우자와의 관계 어려움, 사회적 관계에서 난임 시술 공개에 대한 스트레스와 부담, 난임 시술 과정에서 마주한 사회적 지지체계의 부족)와 16개의 하위주제가 도출되었다. 연구 결과는 난임의 진단과 난임 시술 결정 및 치료 과정에서 난임 남성이 경험한 개인적, 관계적, 사회적 어려움을 보여주었다. 본 연구의 결과를 통해 난임 시술을 받는 남성들의 심리사회적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개인적, 사회적 측면의 개입이 필요함을 확인하였다.

주요 용어
난임 남성난임 시술심리사회적 어려움사례연구

Ⅰ. 연구의 필요성

국가와 문화를 막론하고 임신을 원하는 개인과 부부에게 난임은 큰 위기이자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우리나라도 유례없는 저출산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만혼으로 인한 초혼 연령의 증가와 다양한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임신이 어려운 난임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2023a)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난임 치료를 받은 환자는 약 25만 2천 명으로 2017년 대비 20.9% 이상 늘어난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중 남성 난임 환자 수는 35.4%를 차지하였고, 2017년 대비 43% 증가한 수치를 보여 11.4% 증가한 여성 난임 환자에 비해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23a). 더욱이 2017년부터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된 난임 시술 이용자 수는 2017년 12,569명에서 2021년 143,999명으로 약 10배 이상 급격하게 증가하였고, 그중 남성 난임 시술 환자 또한 2017년 5,203명에서 2021년 65,900명으로 약 12배 이상 증가하였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23b).

난임으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는 삶의 질을 낮추고(양지연, 배희분, 2020), 난임 치료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문제이다(Cousineau & Domar, 2007). 특히, 의학 기술의 발달로 인해 난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조생식술(assisted reproductive technology, ART)이 널리 활용되면서 난임 부부들은 희망을 갖게 된 동시에 난임 시술로 인한 추가적인 어려움을 경험하였다(Tournaye, 2012). 난임 시술을 경험하는 이들은 신체적 고통뿐 아니라 우울, 좌절감, 상실감과 같은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겪었고, 시술의 실패로 난임 시술의 횟수나 치료기간이 길어질수록 이들의 고통은 가중되었다(김성희, 2022; Maroufizadeh, Karimi, Vesali & Samani, 2015; Reis, Xavier, Coelho & Montenegro, 2013). 난임 시술의 실패는 치료가 종결된 수년 이후에도 난임 부부의 생애 전반에 걸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난임 시술을 받는 이들의 심리사회적 어려움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Volgsten, Svanberg & Olsson, 2010; Wirtberg, Moller, Hogstrom, Tronstad & Lalos, 2007).

그동안 난임은 주로 여성의 문제로 여겨져 왔고, 난임 관련 연구도 여성이 경험하는 심리적 어려움과 삶에 집중되어 온 채 난임 남성들은 학문적, 사회적으로 배제되어 왔다(Culley, Hudson & Lohan, 2013). 더욱이 난임 시술의 과정이 대부분 여성의 신체 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남성은 부수적인 존재로 인식되며 재생산의 주체자로서 가시화되지 않는 문제를 만들었다(김선혜, 2019). 그러나 난임 남성은 헤게모니적 남성성의 관점에서 남성성을 위협받으며 사회적으로 수치심과 두려움을 갖기 쉽다(Burton, 2014; Hanna & Gough, 2020b). 특히, 남성 요인으로 인해 난임 시술을 받는 남성들은 배우자의 고통에 대한 죄책감을 느꼈고, 가장의 역할과 직장 생활, 재정적 측면에서 여성들과는 다른 독특한 심리사회적 어려움을 경험하였다(Hanna & Gough, 2020a; 2020b; Johansson, Hellstrom & Berg, 2011; Martins et al., 2016).

또한, 이전에는 난임은 부부가 경험하는 사적인 문제로 여겨졌지만, 난임에 대한 경험이 구조적인 차이를 가져오면서 점차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개념이라는 주장이 나타났다(Greil Slauson-Blevins & McQuillan, 2010; Greil, McQuillan & Slauson-Blevins, 2011). 난임의 국가적 책임 요구가 증대되면서 정부는 2006년부터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수립하며 ‘불임부부지원사업’이라는 명칭으로 난임부부에 대한 지원을 시작한 이래, 2015년에 난임부부 종합지원체계를 마련하여 난임 부부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고 심리적 어려움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을 확대하였다(황나미 외, 2019). 그러나 난임 남성은 국가 차원의 조사에서도 포함되는 경우는 드물며 난임 시술 지원에서도 배제되는 등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김선혜, 2019).

관련 연구 동향을 살펴보면, 국내에서는 2010년도 이후부터 간호 및 보건학을 중심으로 난임과 관련한 연구가 이루어졌다(박강희, 2020). 그러나 난임 남성에 대한 연구와 논의가 상대적으로 활발한 서구에 비해(Burton, 2014; Hanna & Gough, 2020a; 2020b) 국내에서 난임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는 부족하였다. 최근에서야 남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김선혜, 2019; 박점미, 2020; 전혜상, 2022; 정국인, 엄명용, 2014)들이 발표되었지만, 이러한 연구들은 난임 여성을 배우자로 둔 남성을 대상으로 하였거나 남성들의 난임 경험 자체 또는 난임으로 인한 어려움에 집중하였기 때문에 남성 요인으로 인해 난임 시술을 경험한 남성 환자들만의 독특한 경험을 이해하는 데 제한이 있었다. 더욱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난임 환자를 대상으로 난임 시술의 어려움을 묻는 ‘가족과 출산 조사’(박종서 외, 2021)에서도 기혼 여성만을 대상자로 한정하여 남성들의 난임 시술 경험을 파악할 수 있는 기초 자료도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유일하게 Kim, Yi & Hong(2020)의 연구에서 남성 요인으로 난임 시술을 경험한 여성 배우자들이 난임의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렵고, 분노와 비난의 감정으로 인해 남편과의 관계가 파괴되는 어려움을 호소하였으며, 시술 과정에서 남편과 국가의 지원을 필요로 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남성 난임의 당사자인 남성이 난임 시술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한 이해는 부족하다는 한계를 갖는다.

이러한 선행연구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본 연구는 남성 요인으로 난임 시술을 받은 남성들의 심리사회적 어려움을 탐색하였다. 이 연구는 남성 난임에 대한 낙인이 높은 한국의 사회문화적 환경 속에서 난임 시술을 받은 남성들의 심리사회적 어려움에 대한 인식을 도모하고 이들의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한 심리사회적 개입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Ⅱ. 선행연구 고찰

1. 남성 난임에 대한 이해

난임은 12개월 이상 피임 도구 없이 정상적인 성생활을 하며 임신을 시도함에도 임신에 실패하는 경우로 정의되며(World Health Organization, 2023), 난임으로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점차 확대되어 가고 있다. 선행연구를 통해 난임이 심리적 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은 잘 알려져 왔다(Rooney & Domar, 2018). 임신과 출산은 성인기의 발달궤적과 정체성 형성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난임을 겪는 부부는 삶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여 불안과 우울, 혼란스러움, 분노, 절망 등 부정적인 정서를 경험하였고 부부관계 및 결혼 만족도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Cousineau & Domar, 2007; Onat & Beji, 2012; Rooney & Domar, 2018). 난임의 심리적 영향에 대한 문헌을 고찰한 De Berardis et al.(2014)의 연구에 따르면 난임을 경험하는 개인의 약 25~60%가 정신과적 증상을 보였고, 가임 대조군과 비교하여 불안과 우울 수준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더욱이 난임으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는 난임 치료 성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Cousineau & Domar, 2007). Boivin & Schmidt(2005)의 종단연구에 따르면 난임 관련 스트레스는 1년 뒤 난임 치료의 부정적인 성과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스트레스가 치료 실패에 기여하는 역할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간 난임은 주로 여성의 문제로 여겨져 왔으며, 난임 관련 연구도 여성의 삶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박강희(2020)의 연구에 따르면, 1988년부터 2020년까지 수행된 국내 난임 관련 연구 중 88%가 여성을 대상으로 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Culley et al.(2013)은 난임에 대한 사회과학적 연구에서 남성이 배제되는 현상을 다음의 세 가지로 설명하였다. 첫째, 사회문화적으로 여성의 삶에서 재생산(reproduction)을 중요하게 여기는 규범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둘째, 난임의 진단과 치료가 임상적, 의학적으로 여성의 몸을 통해 이루어지는 임신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셋째, 대부분의 치료가 여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남성 연구 참여자를 모집하는 것이 방법론적으로 제한적이고 응답률 또한 낮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난임 남성에 대한 사회적, 학문적 관심이 낮았지만, 이들에 대한 논의가 의료적 관점을 넘어서 사회문화적 맥락을 고려하는 차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공통적이다.

그동안 서구 사회에서는 난임 남성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가부장제를 기반으로 전통적인 규범에 따르는 헤게모니적 남성성(hegemonic masculinity)의 개념을 사용하였다(Burton, 2014; Hanna & Gough, 2020b). 헤게모니적 남성성의 관점에서 신체적 결함으로 아이를 낳지 못하는 것은 재생산의 영역에서 남성성을 위협받게 되는 것이며, 난임 남성들은 이러한 남성성의 규범을 따르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수치심을 사회화여 난임을 두려워하게 한다고 설명하였다(Burton, 2014; Greil et al., 2011; Hanna & Gough, 2020b). 예를 들어, 난임과 남성성과의 관계가 미디어에 표현되는 방식을 이해하기 위해 신문 기사를 분석한 Gannon, Glover & Abel(2004)의 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난임은 발기부전과 관련하여 표현되었고, 난임 남성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외부의 힘에 의해 위협받는 취약한 존재로 위치함으로써 남성성을 구성하는 요소에 결함이 있는 개념으로 낙인화하였다. Hanna & Gough(2015)은 난임 남성에 대한 19개의 질적 연구를 고찰한 결과 기존 문헌들에서 도출한 총 5가지의 주요한 주제를 강조하였다. 즉, 아버지가 되는 것을 성인 남성으로서 기본으로 여기기 때문에 난임을 남성성에 대한 위기로 보는 것, 남성은 여성보다 강해야 하기 때문에 난임에 대한 남성의 정서적 반응과 스트레스가 여성보다 덜 하다는 것, 남성성을 해치는 요인으로써 남성 요인의 난임을 수치스럽고 낙인화한다는 것, 표현의 정도는 다르지만 아버지가 되고 싶은 강한 바람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많은 연구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난임으로 인한 고통이 더 크고, 남성들은 난임에 다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주를 이루었지만, 최근의 연구들은 난임에 대한 남성과 여성의 심리적 반응의 차이를 스트레스나 정서적 고통에 반응하는 성별의 차이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Wischmann & Thorn, 2013).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로 Fisher, Baker & Hammarberg(2010)에 따르면 난임 남성의 10%만이 아버지가 되는 것이 남성성을 반영한다고 생각했고 대부분은 아내만큼 부모가 되기를 원하였다. 또한, 난임 치료의 실패로 아버지가 되지 않은 남성은 아버지가 된 남성보다 정신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남성 난임을 진단받은 남성들은 건강한 남성에 비해 우울감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보고되었다(Ozkan, Orhan, Aktas & Coskuner, 2015).

특히, 배우자 요인에 비해 남성 요인으로 인한 난임을 겪는 남성들의 심리사회적 어려움이 심각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난임을 가져오는 주요한 남성 요인으로는 무정자증, 정자부족증, 고환 내 정맥의 확장으로 정자의 수나 운동성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계정맥류 등을 들 수 있으며(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2023), 사정장애나 발기장애, 고환종양이나 뇌하수체 종양 등 호르몬의 이상을 유발하는 호르몬 장애 또한 남성 난임의 요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WHO, 2022). 남성 요인으로 인한 난임 남성의 심리적 고통과 관련된 23개의 논문을 분석한 Biggs, Halliday & Hammarberg(2023)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남성 요인을 갖는 난임 남성이 다른 난임 진단을 받은 남성에 비해 우울증, 불안 및 일반적인 심리적 고통의 증상이 더 많았던 반면, 자존감이나 삶의 질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이 겪는 낙인은 지지나 도움 요청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하였다(Wischmann & Thorn, 2013). 남성 요인으로 인한 난임은 남성성의 실패로 여겨졌으며, 수치스러움과 불안으로 인해 숨겨야 할 문제였기 때문에 외로움으로 이어졌고, 남성과 배우자 모두의 삶을 바꾸는 충격적인 경험으로 받아들여졌다(Hanna & Gough, 2020b). 비슷하게, Dolan, Lomas, Ghobara & Hartshorne(2017)의 연구에서 남성 요인으로 인한 난임 남성들은 아이를 원하였지만, 적극적으로 도움을 구하거나 바람을 표현하지 않았고, 남성적 정체성에 대한 불안정을 느꼈으며 치료과정에서 배우자와 대화로 소통하기보다는 실질적인 행동으로 배우자를 지원하는 특징을 보였다.

이처럼 서구 중심의 논의와 실증적 근거들이 제시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재생산 주체로서 그동안 배제되어 왔던 난임 남성들에 대한 담론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연구들이 발표되기 시작하였다(김선혜, 2019). 난임 남성을 대상으로 수행된 국내 연구를 살펴보면 한국 사회에서 이들이 겪는 독특한 어려움을 확인할 수 있다. 난임 여성을 배우자로 둔 남성들을 대상으로 한 정국인, 엄명용(2014)의 연구에서 자녀를 낳아 키우는 평범한 삶을 꿈꿔왔던 난임 남성들은 난임을 정상성에서 벗어난 삶으로 여기며 소외감을 느꼈지만,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난임을 외부에 공개하지 못하였고, 부부간에 문제를 회피하는 방식을 보였으며, 입양이나 보조생식술과 같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심화되었다. 그러나 이들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 난임을 받아들이며 사회적인 정체성을 추구하는 삶의 변화를 보여주기도 하였다(정국인, 엄명용, 2014). 또한, 전혜상(2022)의 연구에서 난임 진단을 받았거나 난임 진단을 받은 여성 배우자를 둔 남성들은 난임 치료 및 시술 과정에서 점차 사회적으로 고립되었을 뿐 아니라, 배우자 및 양가 가족들과 갈등을 겪었고, 난임에 대한 사회적 낙인으로 인한 어려움을 보고하였다.

2. 난임 시술 과정에서 난임 남성이 겪는 어려움

가. 난임 시술의 심리사회적 영향

남성 요인의 난임을 완화하기 위한 보조적인 치료법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보조생식술은 난임 부부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대안을 제공하고 있지만, 동시에 난임 시술을 경험하는 개인 및 부부들은 시술 과정에서 추가적인 어려움을 동반하였다(Tournaye, 2012). 난임 시술로 인한 부정적인 심리 상태는 난임 시술의 횟수가 늘어나고 난임 치료 시기가 길어질수록 심화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난임 시술자들의 우울감은 난임 치료 기간이 2년 미만인 경우 47.2%였으나, 5년 이상인 경우 80.2%에 달할 만큼 높은 부정적 정서를 보였다(김동식, 황정임, 동제연, 전혜상, 부서윤, 2021). Reis et al.(2013)의 연구에 따르면, 보조생식술을 한 차례 시작하는 부부는 반복적으로 보조생식술을 받은 부부에 비해 불안 수준이 더욱 높았던 반면, 반복적인 보조생식술을 받는 부부가 우울 수준은 더욱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란에서 수행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Maroufizadeh et al.(2015)의 연구에서 난임 시술에 실패한 부부들은 불안과 우울이 높았는데, 치료 이력이 없는 부부에 비해 한 번의 치료 실패가 있는 경우 더욱 높았고, 두 번의 실패가 있는 경우에는 시술 경험이 없는 경우보다 더욱 높았다. 그 외에도 높은 시술비용 부담이나 빈번한 체외수정시술 횟수, 장기간의 난임 기간, 치료 실패 등은 난임 시술자들의 우울이나 불안과 같은 부정적 정서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보고되었다(황나미, 2013; Omani-Samani, Ghaheri, Navid, Sepidarkish & Maroufizadeh, 2018).

이처럼 난임 시술은 임신 성공 이후에도 수개월에 걸쳐 치료를 지속하기 때문에 시술이 실패할 경우 우울과 불안을 심화시키고 상실감을 가져왔다(김미옥, 남현아, 윤미선, 2016; 류숙진, 2019; Maroufizadeh et al., 2015). 더욱이 난임 시술의 실패는 부부의 생애 전반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쳤다. 스웨덴의 연구(Volgsten et al., 2010)에서 난임 부부들은 시험관 아기 시술의 실패로 좌절감을 느끼며 치료를 중단하기로 결정하였고, 이후 3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아이가 없는 상태에 적응하지 못하였고 가족들로부터 자신들의 어려움을 이해받지 못한 채 소외감을 느꼈으며 미래의 목표에 대한 상실감을 겪었다. 특히, 이 연구에서 여성은 수년이 흐른 뒤에도 애도와 상실의 감정으로 심리적 불안정을 겪은 반면, 남성은 이러한 애도를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난임 남성들의 차별적인 대처방식을 보여주었다. 난임 시술을 실패한 부부의 20년 뒤를 조사한 연구에서 부부 중 절반은 별거하였고, 대부분의 성생활은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Wirtberg et al., 2007).

나. 난임 시술을 받은 남성의 어려움

난임 시술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로 여성의 어려움에 집중되어 왔다. 난임 시술을 받는 부부 가운데에서도 특히 여성이 받는 스트레스가 훨씬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고, 상대적으로 남성은 여성 배우자에 비해 집착이나 우울감이 낮으며 잘 적응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왔기 때문이다(Beutel et al., 1999; Karimzadeh, Salsabili, Asbagh, Teymouri, Pourmand & Naeini, 2017). 최근의 연구에서도 난임 시술을 받는 여성이 남성보다 불안에 취약하다고 보고되었지만, 부부의 불안과 우울은 상호 작용할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Zhang, Shao, Huo, Chen, Tao & Liu, 2022).

특히, 난임 시술을 받는 남성들은 여성들과는 다른 독특한 어려움을 겪었다. 영국의 연구에서 난임 시술을 받은 남성은 아내에게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받게 한 것에 대한 죄책감을 느꼈고 우울과 불안, 스트레스를 경험했으며 오랜 기간 난임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경험하였다. 또한 비배우자 정자를 기증받아 난임 시술을 하고 자신의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점에 대해 고통스러워하였다(Hanna & Gough, 2020b). 난임 시술로 인해 남성이 주로 갖는 가장의 역할과 직장 생활에도 중요한 영향을 받았다. Hanna & Gough(2020a)의 연구에서 다양한 요인으로 난임을 겪는 남성들은 난임 시술을 받기 위해 직장 내에서 근무를 조정하는 것의 어려움이 있었고, 근무 성과 및 생산성이 저해되었으며 재정적으로도 부담을 겪었다. 스웨덴에서 세포질 내 정자 주입술(ICSI)에 실패한 폐쇄성 무정자증 남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이들은 소외감과 부족함을 느꼈고 여성에게 집중되는 시술의 과정을 거치면서 더욱 무기력함을 느끼는 한편, 자신보다 아내의 치료를 우선으로 하였다(Johansson et al., 2011). 또한, 난임 시술을 받는 남성들 중 우울이나 불안을 경험하거나 배우자와의 소통에서 회피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 심리적인 부적응으로 이어지는 고위험군으로 나타났다(Martins et al., 2016).

그러나 난임 시술 남성들에 대한 지원과 개입이 활발하게 개발되어 온 서구와 달리(Haica, 2018), 국내에서 이들에 대한 심리사회적 개입이 전무하며, 정책적 지원에서도 소외되어 왔다. 현재까지 남성 난임 요인의 직접적인 지원이나 난임 남성의 단독 보험 급여 신청은 제한적이며, 정부의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사업에서 여성의 시술을 돕는 객체적 참여자에 머물러 있었다. 구체적으로 남성 난임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수술은 난임 지원 시술에 포함되지 못한 상태이고, 고환이나 부고환에서 정자를 직접 채취하는 시술 역시 여성의 보조생식술이 시작된 후에야 지원받을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김선혜, 2019). 이처럼 난임 시술 남성들은 삶의 다양한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는 데 비해 사회적 지지가 제한적이고 제도적 지원에서도 배제된다는 점에서 이들의 심리사회적 어려움을 심도 있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Ⅲ. 연구 방법

1. 연구 참여자 선정 기준

본 연구는 연구 질문을 이해하는 데 적합한 대상자의 선정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하였다. 첫째,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 보조생식술 급여기준 가이드라인(보건복지부, 2021)에 근거하여 남성 요인의 난임 남성과 기형정자증, 정자부족증, 정자무력증, 사정장애 또는 그 외의 기타 사유로 난임을 겪고 있는 난임 남성이었다. 둘째, 세포질 내 정자 주입술(intracytoplasmic sperm injection, ICSI)이나 정자 형태 선별 난자 세포질 내 정자 주입술(intracytoplasmic morphologically selected sperm injection, IMSI)을 포함하는 난임 시술을 경험한 자이다. 특히, 난임 시술로 인한 경험과 영향을 충분히 공유할 수 있는 참여자를 모집하기 위해 최근 10년 이내 난임 시술을 받은 자로 제한하였다. 난임 진단을 받았으나 난임 시술을 받지 않은 경우는 연구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이후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는 동시에 연구 문제에 대해 충분한 경험을 갖는 대상자를 의도적 표집의 방식으로 선정하였다. 이에 연구자는 난임 가족들을 지원하는 한국난임가족연합회와 난임 부모들이 활발하게 참여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예: 시험관아기 대표카페, 시험관아기맘카페) 또는 당사자들로 구성된 자조모임의 SNS 계정에 연구 참여자 모집공고문을 게시하였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10명의 참여자를 모집하였고, 그중 난임이었으나 보조생식술 시술을 받은 경험이 없는 2명을 제외하여 총 8명이 연구 대상자로 선정되었다.

2. 자료 수집

제1저자는 인터뷰 수행을 위해 질적 연구와 관련한 다양한 교육과 훈련을 받았으며, 질적 연구 수행 경험이 풍부한 제2저자와 함께 자료 수집의 모든 과정을 논의하며 자료의 이론적 포화를 결정하였다. 또한, 연구주제와 관련된 선행연구와 연구보고서, 기사 등을 수집하며 연구 참여자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고, 관련 자조 모임 활동과 한국난임가족연합회에서 주관하는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며 난임 남성과 관련한 정책 및 실천현장에서 당사자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였다. 제1저자는 본격적인 자료 수집에 앞서 연구의 적합성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 참여자 1명을 대상으로 예비면담을 실시하였고, 인터뷰 질문지가 연구 목적에 적절한지, 연구자의 인터뷰 기술이 충분한지 점검하였다.

본격적인 심층인터뷰는 연구 참여에 대한 서면 동의서를 제출한 8명을 대상으로 2023년 1월부터 4월까지 대면 방식과 비대면 방식이 혼합되어 진행되었다. 대다수의 연구 참여자가 난임 시술이라는 민감하고 사적인 경험에 대해 신원을 드러내고 대면하여 인터뷰하는 것에 대해 심리적 부담을 느꼈기 때문에 대면 면담(1명), 화상 면담(1명), 전화 면담(6명)의 방식을 병행하였다. 인터뷰 수행자는 연구 참여자별로 2~3회의 사전 연락을 하며 참여자들과 라포를 형성하였고 인터뷰 질문에 대해 미리 안내하여 관련 경험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줌으로써 1회의 인터뷰에서 충분한 내용이 도출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인터뷰 수행자는 난임 경험의 당사자로서 본인의 경험을 공유하였고 난임 시술자들의 어려움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면서 민감한 주제에 관해 이야기해야 하는 참여자들과 라포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인터뷰는 최소 59분 최대 95분 내외로 1회 진행되었고, 평균 82분이 소요되었다. 연구 분석 과정 중 추가적인 질의나 확인이 필요한 경우에는 유선 연락을 통해 추가 질문을 하였다. 연구자는 연구 참여자들의 난임 시술 경험에 대한 이해를 갖기 위하여 난임 요인, 난임 시술 및 보조생식술 횟수를 사전에 질의하였고, 이후 “난임과 관련해서 어떤 경험을 하셨나요?”라는 일반적인 질문으로 시작해서 “난임 시술을 결정하고 받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경험하였나요?”, “이후 어떤 변화를 경험하였나요?” 등의 질문을 이어가며 연구 참여자들의 생생한 경험을 청취하였다.

3. 자료 분석

연구 참여자의 동의를 얻어 수집한 인터뷰 파일은 전사되어 귀납적 사례연구 방법으로 분석되었다. 사례연구는 연구 참여자들이 경험한 사례와 현상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심층적이고 통합적인 이해를 위한 연구 방법으로(Stake, 1995), 난임 시술을 경험한 남성들의 복잡하고 독특한 경험과 관련하여 “왜(why)”, “어떻게(how)”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선택하였다. 이를 위해 연구자는 먼저 사례 내 분석(within-case analysis)을 통해 연구 참여자의 난임 진단 당시부터 시술 과정 전반에 대한 사례를 상세히 살펴보면서 사례 내 주제들을 분석하였고, 이를 기반으로 사례 간 분석(cross-case analysis)을 통해 여러 사례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확인하면서 사례들을 관통하는 주제를 분석하였다(Creswell & Poth, 2018). 이러한 과정에서 여러 사례의 자료를 효과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ATLAS.ti 23 소프트웨어가 사용되었고, 연구자들 간 연구 결과에 대한 지속적인 토의가 수개월간 이루어졌다. 각 사례마다 드러난 의미 단위에 대해 개방코드를 부여하였고, 개방코드 간의 연관성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면서 패턴을 찾고 의미 있는 범주화를 시도하였다(Yin, 2003). 이후 범주화된 코드들을 반복적으로 검토하여 공통된 주제를 도출하였다. 이를 통해 난임 시술을 받는 남성들의 어려움에 대한 하위 주제 16개로 구성된 상위 주제 5개가 도출되었다. 각 주제에 대한 연구 참여자들의 생생한 경험은 이들이 사용한 언어를 이용하여 기술하였고, 본 연구에서는 사례 간 분석 결과만을 제시하였다.

4. 연구의 엄격성 유지

본 연구는 Lincoln & Guba(1985)가 제시한 신빙성(credibility), 전이성(transferability), 의존성(dependability), 확증성(conformability)을 확보하여 질적 연구의 엄격성을 유지하고자 하였다. 첫째, 연구자는 연구의 신빙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를 수행하기 이전부터 한국난임가족연합회에 소속되어 난임 시술을 경험한 회원들과 지속하여 소통하며 당사자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과정을 수행함으로써 연구 참여자들과 장기간에 걸친 관계 형성(prolonged engagement)을 도모하였다. 또한, 연구에 참여한 5명의 참여자에게 연구 결과에 대한 내용을 검토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누락되거나 왜곡된 내용이 없는지 참여자 확인(member checking)을 수행하였다. 둘째, 연구의 전이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자는 연구 참여자가 이야기한 난임 진단과 난임 시술의 경험 및 상황, 그러한 현상의 전개 과정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여 독자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심층적 기술(thick description)을 제공하였다. 셋째, 연구의 의존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 설계, 자료 수집 및 분석을 포함하는 모든 진행 과정을 문서화하여 감사 자료(audit data)로 남겨 후속 연구자가 안정된 연구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하였다. 넷째, 연구의 확증성을 확보하기 위해 심층인터뷰 자료 이외에도 인터뷰 현장에서 연구자가 관찰한 내용에 기반한 기록이나 연구 참여자가 작성한 난임 관련 사례집을 이용하는 자료의 다원화(data triangulation)를 통해 연구자의 가치관이나 편견을 최소화하였다.

5. 연구의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연구의 모든 과정에서 연구 참여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였다. 먼저, 연구자는 성균관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에서 연구 승인을 받은 이후 자료 수집을 진행하였다(IRB No. SKKU-2023-01-005). 둘째, 연구자는 인터뷰 전 소속과 신분을 밝혔고 연구의 취지를 상세하게 안내하여 연구 참여자의 걱정과 불안을 해소하였다. 셋째, 연구자는 연구 참여자의 자발적 연구 참여를 확인하였고 연구 도중에도 불이익 없이 참여를 중단하고 철회할 수 있음을 안내하였다. 넷째, 연구 참여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참여자들로부터 받은 자료는 연구 번호를 부여하여 보관하였고, 참여자의 신원을 유추할 수 있는 개인정보는 익명으로 처리하였으며, 연구 목적 외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않을 것을 서면으로 약속하였다. 다섯째, 연구 참여자들이 인터뷰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할 경우를 대비하여 정신건강전문가로부터 사전에 자문하였다. 마지막으로 연구자는 참여자의 기회비용 손실을 보상하기 위해 연구 참여의 자발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소정의 사례비를 지급하였다.

Ⅳ. 연구 결과

1. 연구 참여자의 특성

<표 1>과 같이 연구 참여자들은 만 33세부터 43세까지 분포했으며, 모두 기혼 상태의 난임 남성이었다. 최종학력은 전문대 또는 대학 졸업이 6명이었고, 대학원 졸업 이상이 1명이었으며, 1명이 고등학교 졸업이었다. 연구 참여자 중 4명이 회사원이었고, 3명이 공무원이었으며, 1명은 자영업에 종사하였다. 이들의 결혼기간은 최소 1년에서 최대 7년이었다. 이들은 모두 남성 요인으로 인한 난임을 진단받았고, 난임을 진단받은 이후 경과기간은 최소 1년에서 최대 5년이었다. 난임 요인으로는 정상 정자 부족이 3명, 비폐쇄성 무정자증이 1명, 염색체 전좌가 1명, 기형정자증이 1명, 그 외 정계정맥류, 고환 종양 등 중복요인이 2명으로 보고되었다. 이들이 받은 난임 시술은 세포질 내 정자 주입술(ICSI)이 5명, 정자 형태 선별 난자 세포질 내 정자 주입술(IMSI)이 3명이었으며, 모든 참여자는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받았다. 연구 참여자들이 마지막으로 난임 시술을 받은 이후 경과한 기간은 최대 1년이었으며, 이 중 4명이 연구 참여 당시 시술 중이거나 시술을 받은 지 1개월 이내 경과한 것으로 보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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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연구 참여자 특성
구분 성별 연령 최종학력 고용상태 결혼기간 난임 진단 난임 진단 경과기간 난임 시술 보조생식술 횟수 마지막 난임 시술 경과기간
참여자1 남성 37 대학 졸업 자영업 5년 염색체 전좌 5년 ICSI 시험관 3회 9개월
참여자2 남성 43 대학 졸업 회사원 6년 고환 종양, 정계정맥류 1년 6개월 IMSI 인공수정 5회 시험관 7회 1개월 이내
참여자3 남성 35 대학 졸업 회사원 3년 정상 정자 부족 1년 ICSI 시험관 1회 3개월
참여자4 남성 36 대학원 졸업 회사원 4년 정계정맥류, 정상 정자 부족 1년 2개월 ICSI 인공수정 2회 시험관 4회 2개월
참여자5 남성 38 대학 졸업 회사원 3년 정상 정자 부족 2년 6개월 ICSI 인공수정 2회 시험관 4회 12개월
참여자6 남성 33 대학 졸업 공무원 1년 정상 정자 부족 1년 IMSI 시험관 8회 1개월 이내
참여자7 남성 38 전문대 졸업 공무원 3년 비폐쇄성 무정자증 2년 ICSI 시험관 3회 1개월 이내
참여자8 남성 38 고등학교 졸업 공무원 7년 과소정액 무력 기형정자증 2년 IMSI 인공수정 3회 시험관 14회 1개월 이내

주: ICSI: 세포질 내 정자 주입술(intracytoplasmic sperm injection), IMSI: 정자 형태 선별 난자 세포질 내 정자 주입술(intracytoplasmic morphologically selected sperm injection)

2. 분석 결과

가. 난임 진단을 받은 직후 느낀 복합적인 감정

1) 아이를 가질 수 없을지 모른다는 충격과 두려움을 느낌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의료기관으로부터 난임 진단을 받은 후 자신이 난임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고, 아이를 가질 수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움과 막막함을 느꼈다고 하였다. 이들은 결혼하면 임신과 출산을 하여 자녀가 함께하는 가족계획을 당연하게 생각하였기 때문에, 난임 진단 시 큰 충격을 받았다고 표현하였다. 특히, 남성 요인으로 인한 난임이라는 진단을 받고 혼란스러움과 좌절감을 느꼈다고 이야기하였다. 이들은 그동안 남성 난임에 대한 검사를 시도하지 않았던 자신에 대한 무책임함을 탓하기도 하였고, 정자 생성이 어려운 일부 참여자들은 난임 시술을 시도할 기회조차 없다는 사실에 허탈함과 상실감을 느꼈다.

“내 애를 못 가질 수도 있는 상황이 올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니까 두렵기도 하고 허탈하기도 하고 혼란스러웠습니다. 그 당시에 그런 소견 듣고 복잡한 감정이 올라왔거든요.”(참여자3)

“저는 1년을 아내가 여성 난임인 경우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정자 검사를 생각도 안 했거든요. 아예. 내가 너무 무책임했구나 이 생각이 들어서. (중략) 다른 난임 부부들은 시도를 해볼 수 있는 희망이 있잖아요. 근데 저희는 사실 제가 아예 (정자가) 안 나오는 상황이니까 시도를 더 해볼 수 있는 희망이 없으니까 좌절감이 컸거든요. 아무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저희는 정자 공여를 생각해야 되는 부분이 크다 보니까 아예 희망이라는 것 자체를 생각을 못하니까 좌절감이 많이 들었죠.”(참여자7)

2) 남성 난임이라는 것이 수치스럽고 자존감이 낮아짐

대부분의 난임 남성들은 자신으로 인해 난임을 진단받게 되었고, 평범하게 출산해서 자녀가 있는 삶을 살지 못하는 것에 대해 자존감이 낮아졌다고 호소하였다. 이들은 남성으로서 임신하기 어려운 자신의 난임 요인을 “보통 이하” 또는 “비정상”이라고 표현하였고, 이를 사회에서 요구하는 남성성에 대한 상실로 인식하며 수치스러운 감정을 느꼈다고 하였다. 특히 이들은 상대적으로 빈번하게 나타나는 여성 난임과 비교하여 남성 난임에 대한 타인의 편견과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남성으로서 가치를 낮게 느꼈다. 참여자6은 남성으로서 자신이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 자존감이 낮아졌고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위축되었다고 하였다.

“비정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부끄럽기도 하고요. 수치스럽다는 생각이 제일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왜 내가 이렇게 된 건지 제 자신을 많이 탓한 것도 있고요. 보통 사람들하고 다르고 (정상 정자) 수치가 낮은 게 저는 수치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참여자3)

“내가 남자로서 문제가 있는 사람인가? 뭔가 자신감도 떨어지는 것 같고 그 얘기(남성 난임)를 듣기 전이랑 들은 다음이랑 자신감, 자존감 이런 게 깎이는 것 같더라고요. 뭔가 비정상인 것 같은 느낌이 들어가지고요. 내가 기능적인 문제가 있다고 그런 생각을 저 사람들이 하지 않을까.”(참여자6)

3) 늙은 부모가 되는 것에 대한 압박감을 느낌

많은 참여자들은 난임 진단을 받은 이후 임신을 시도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늙은 부모가 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며 조바심이 났다고 이야기하였다. 이들은 난임 시술 기간이 길어지면서 아이를 가지지 못한 상황에 대해 압박감을 느꼈고, 앞으로 나이가 점차 들어가면서 출산과 육아를 담당하기에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지치고 어려운 상황이 올 것이라고 걱정하며 부모가 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표현하였다. 참여자1은 자녀 출산이 지연되면서 경제활동을 연장해야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자녀와의 나이 차이로 인한 정서적 교감의 어려움을 이야기하였고, 참여자3은 노산으로 인한 위험 부담에 대해 압박감을 이야기하였다.

“제가 나이가 너무 많은 거예요. 애는 빨리 낳아서 빨리 키워서 뒷바라지를 해야 되는데 내가 과연 그 나이가 돼서도 경제적 활동이 왕성할 수 있을까? 고민이 첫 번째였고, 두 번째는 아이와 나의 나이 차이가 벌어질수록 공감대가 많이 형성될 수 없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참여자1)

“저도 와이프도 나이는 드는데 아기는 안 생기고. 제가 거의 40대이기 때문에 허망감. 아기들은 젊은 아빠를 원하는데 아빠는 나이가 드니까 아빠 아닌 것 같다는 느낌?”(참여자8)

“점점 와이프든 저든 나이가 들면서 노산도 여성에게는 위험한 걸로 알고 있거든요. 뒤늦게 나오면 또 아기도 (위험하고). 아무래도 더 압박감이 오는 것 같죠. 그래서 부모님의 바람이랑 와이프나 저나 나이를 먹어가는 상태에서 아기가 안 들어오니까 아무래도 제일 큰 압박감이 (있어요).”(참여자3)

나. 가족들로 인한 스트레스 증가

1) 부모님의 개입으로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느낌

가족들에게 난임을 공개한 여러 참여자들은 난임 및 시술과 관련하여 원하지 않는 양가 부모님의 개입을 경험하였고, 이로 인해 압박감을 느꼈다고 하였다. 전통적인 규범에 따라 아이를 낳고 양육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부모님들은 정작 부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연구 참여자들의 임신에 도움을 주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난임 시술을 권유하며 관련한 병원 및 음식 등을 추천하였지만, 이러한 개입은 감사함보다는 난임 시술 결과에 대한 부담을 높이며 임신 성공에 대한 압박감으로 이어졌다고 하였다. 일부 참여자들은 의학적인 방법으로 아이를 가지면 아이에게 좋지 않다는 이유로 난임 시술을 반대하거나 시험관 아기 시술 대신 한약이나 토속신앙 등에 의지하였던 부모님으로 인해 겪은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였다. 참여자3은 토속신앙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던 부모님의 요청으로 아이를 점지해 주는 삼신에게 제사를 올리는 삼신제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던 경험을 공유하였다.

“(부모님이) 자꾸 개입을 하는 건 있죠. 이 병원이 좋다더라, 뭘 먹어야 된다고 하더라 이러면서 이것도 권유하고 저것도 권유하는 거 있죠. 제가 나서서 거절해 주기도 하고. 아내는 그런 것 때문에 어려워하는 것 같아요.”(참여자4)

“엄마가 오라고 해서 가보니까 아기 때문에 삼신 제사 같은 걸 올린 적도 있었고 경주에 유명한 한의원이 있어요. 전국적으로 찾아온다고 하던데 아내를 데려가서 한약을 먹인 적이 있는데 몸에 좋다고 해서 한 첩 지어준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까 아기 잘 들어서게 하는 한약이었거든요.”(참여자3)

2) 자녀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부모님에게 죄책감을 느낌

일부 참여자들은 자녀로서 손주를 보여드려야 하는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부모님에게 죄송함을 넘어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에게 부모님이 임신과 출산에 대해 압박하는 정도나 방법은 다양했지만, 참여자들은 모든 부모님들이 암묵적으로 손주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부모님의 바람을 이루어 드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었다. 특히, 연구 참여자들은 자신으로 인해 임신하지 못한다는 것을 배우자의 부모님에게 말씀드리는 것이 심리적으로 힘들었음을 공유하였고, 난임 시술의 결과가 좋지 않을 때마다 죄책감이 가중된다고 하였다.

“부모님 입장에서 저희는 늦었다고 생각을 하더라고요. 아이에 대해서. 어머니하고 아버지의 바람을 이루어주지 못한 것들에 대한 미안함도 있고요. 티는 별로 안 내는 것 같았는데 부모님들이 속으로는 많이 손주를 가지고 싶어 하는 눈치였거든요. 부모님들이 (손주를) 많이 원하는데 저희가 아직 못 해 드리니까 압박감도 있었고 빨리 최대한 노력을 해서 손주를 안겨 드리자 생각이 들었죠.”(참여자3)

“우리 부모님한테 얘기할 때는 어려운 거 하나 없었는데 와이프 부모님은 자기 새끼가 고생을 할 텐데 그런 생각을 하실까 봐 미안함, 죄송스러움이 있었죠.”(참여자5)

다. 난임 시술 과정에서 배우자와의 관계 어려움

1) 난임 시술을 위한 의무적인 부부관계에 부담감을 느낌

거의 모든 연구 참여자들은 난임 시술을 위해 의무적으로 임하게 되는 성관계에 부담감을 느꼈다고 토로하였다. 이들은 난임 시술 중 채취나 이식을 기다리는 기간의 가임기에는 자연임신을 기대하며 부부관계를 시도하게 된다고 하였다. 특히, 신선배아 채취 시술의 경우에는 정자를 채취하기 3~7일 전에 정자를 배출해야 하고 동결배아 시술 전에도 난임 시술 일정에 맞춰 의무적으로 부부관계를 권유받기도 하였다. 이러한 난임 시술 과정에서 임신의 가능성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가임기 일정에 맞추어 부부관계를 권유받지만, 정작 연구 참여자들은 부부관계에 대한 욕구가 없을 때 의무적으로 성관계를 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부담스러워 빈번히 부부관계에 실패하거나 빈도수가 줄어든다고 하였다.

“가임기가 되었을 때 부부관계를 해야 된다는 것들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 같고요. 그 시기에 맞춰서 (관계를) 한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있었고 전에는 가임기 신경을 안 썼는데 점점 신경을 쓰다 보니까 스트레스는 있는 것 같아요.”(참여자2)

“제가 주말 부부다 보니까 이런 시술 안 했으면 주말에 올라왔을 때 사랑도 나누고 이래야 되는데 시술에 맞춰서 틀어지는 거죠. 하고 싶은데도 할 수가 없고. 아니면 오늘 하기 싫은데 해야 되고. 사람도 동물이니까 욕구가 있잖아요. 욕구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뭔가 기계적으로 와이프가 이때는 해야 돼 이때는 못 해 이런 식이 되니까. 어떤 날은 못하고 어떤 날은 너무 피곤해서 좀 쉬고 싶은데 안 돼 오늘은 꼭 해야 돼 그러니까요.”(참여자6)

2) 난임 시술로 고통받는 아내에게 미안함과 죄책감을 느낌

모든 참여자들은 난임 시술 과정에서 신체적, 정신적 고통으로 힘들어하는 아내를 지켜보면서 미안함과 죄책감을 느끼는 것이 힘들었다고 하였다. 이들은 시술을 받는 과정에서 남성에 비해 여성들이 복부 통증, 감정 기복, 출혈, 복수, 체중 증가, 생리주기 변화 등 다양한 신체적 증상과 부작용으로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배우자가 겪는 고통에 대해 마치 죄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더욱이 연구 참여자들은 자신의 난임 요인으로 인해 배우자가 고통을 받는다고 생각하여 자신을 스스로 비난하게 되었고, 고통스러워하는 배우자의 눈치를 보는 등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였다.

“와이프가 힘들어했지만 나로 인해서 지금 모든 것들이 이루어지는 거라서 내 책임이라고 그냥 그렇게 넘긴 것 같아요. 약간 죄인이 된 같은 느낌? 이런 고통은 안 받을 수 있었을 텐데 받게 해서 되게 미안한 마음 그게 제일 컸고.”(참여자5)

“보통 사람처럼 그랬으면 굳이 이렇게까지는 안 해도 되는 데라는. 와이프를 보면서 그렇게 (느꼈어요.) 남자가 하는 게 많이 없으니까 그냥 안타까운 마음도 감정도 많이 들었죠. 와이프가 힘들고 옆에서 그렇게 시술을 하고 집에 와서도 혼자 배에 주사를 놓고 이런 걸 보면. 시술 약도 먹고. 또 그 약을 먹으면 사람이 우울해지거든요. 그런 모습 보면 많이 안타까운 감정이 많이 들었죠.”(참여자3)

“결국에는 내 문제가 영향을 지대하게 미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계속 들고. 그러니까 괜히 미안하고. (중략) 어쨌거나 내 문제도 엄청 심한 것 같고 그래서 미안하더라고요. 괜히 나 때문에 더 고생하나 생각도 좀 들고 그렇습니다.”(참여자6)

3) 난임 시술의 결과에 대한 좌절감과 불안함을 느낌

모든 연구 참여자들은 난임 시술을 받을 때마다 시술 결과를 기다리며 초조한 나날을 보내야 했고, 실패로 인한 좌절감과 미래 시술에 대한 불안감을 반복적으로 겪었다고 하였다. 이들은 시술이 실패할 때의 감정을 “무너지는 마음”으로 표현하였고, 시술의 결과가 성공적이어도 유산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상당 기간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고 하였다. 이들이 느끼는 좌절감과 향후 시술의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은 공통적이었지만, 난임 요인에 따라 정도는 다양하였다.

“이식하고 수정할 때 결과가 안 좋게 나올 때. 와이프는 채취는 많이 했는데 결과가 안 좋을 때가 많이 있죠. (결과가) 좋게 나와야 하는 데 안 좋게 나오면 (마음이) 무너진다고 봐야죠.”(참여자8)

“저희가 한 번 성공을 했다가 유산을 했거든요. 그런 경험이 있어서 실패했을 때 아쉬운 감이 더 컸어요. 솔직히 더 무서운 건 있었어요. 유산을 한 번 했기 때문에 이번에 되면 또 유산하지 않을까라는 무서움, 두려움. (중략) 유산에 대한 무서움이 제일 컸던 것 같아요. 시술을 했을 때는 빨리 성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성공을 했는데 또 어떡하지 이런 불안함이 되게 많았죠.”(참여자5)

“근데 아시다시피 배아 개수가 많이 나오는 게 아니다 보니까 (배아가) 하나하나 소중하잖아요. 정상인 걸 다 실패해 버리니까.” (참여자1)

4) 난임 시술과 관련한 기대의 차이로 부부간 갈등이 폭발함

많은 연구 참여자들은 난임 시술 과정에서 억눌렸던 스트레스와 부정적인 감정들이 폭발하면서 배우자와의 갈등을 경험했다고 공유하였다. 이들은 난임 시술 결과에 대한 걱정과 불안으로 부부간 긴장도가 높은 상태에서 난임 시술과 관련한 서로의 기대 차이로 인해 상처를 주고받던 기억을 이야기하였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난임 시술의 성공과 정자 질의 향상을 위해 아내로부터 강한 식단관리, 운동, 금주 및 금연, 이른 취침 등의 노력을 요구받았지만, 기약 없이 장기간 이루어지는 노력들은 소진으로 이어져 난임 시술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까지 갖게 되었다고 하였다. 또한, 연구 참여자들이 직장 및 사회생활로 인해 늦은 귀가를 하는 경우, 배우자가 난임 시술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는다고 오해하고 실망하는 갈등 상황이 반복되기도 하였다. 참여자6은 난임 시술을 수년째 지속하면서 스트레스가 누적된 한편, 임신 준비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오해하는 아내와 갈등이 반복되었다고 이야기하였다.

“이렇게까지 해서 애를 가져야 하냐는 문제로 상의를 하다가 서로 감정이 안 좋아지면서 다퉜던 적은 있어요. 아이를 그냥 포기하자 이렇게까지. 감정이 너무 서 있었기 때문에 마음에도 없는 말을 그냥 내뱉은 것 같아요. 그만하고 다 때려치우자 이랬던 기억이 있습니다. 감정이 격해져서 저도 받아주다가 참고 참다가 뭔가 감정이 터졌기 때문에 마음에 없는 말을 내뱉은 것 같습니다.”(참여자3)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술을) 마신다고 봐야 되겠네요. 그때 아내가 뭐라고 많이 했던 적이 있었거든요. 다른 남편들은 아예 안 마시는데 너는 왜 먹냐 그래서. 제가 그때 일적으로도 스트레스 많이 받는 상황이었는데 그런 얘기를 듣다 보니까 욱해가지고 내가 아기를 갖고 싶어서 하자고 한 건 아닌데 여기까지 내가 통제를 받아야 되냐는 얘기를 해서 와이프가 상처를 받았더라고요.”(참여자6)

5) 난임 시술로 스트레스를 받는 아내를 위해 노력함

모든 참여자들은 난임 시술 과정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 배우자가 조금이나마 신체적, 심리적 불편함을 덜 수 있도록 일상생활 속에서 노력한다고 하였다. 이들은 배우자의 신체적 불편함과 감정의 변화 상태를 유심히 지켜보면서 배우자가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매 순간 신경을 썼다고 하였다. 예를 들어, 배우자가 신체적으로 피곤하지 않도록 설거지나 빨래 등의 가사를 도맡아 하거나, 식사를 준비하거나, 기분 전환을 위해 함께 여가를 보내기도 하였다. 특히, 난임 시술을 받는 기간에는 배우자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눈치를 보거나 갈등을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 하였다.

“최대한 와이프가 불편하지 않고 스트레스받으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스트레스받으면 옥시토신 분비돼서 배아한테 안 좋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스트레스 안 받게 신경을 많이 쓰죠.”(참여자7)

“갈등이 많이 발생하는데 내 문제가 심각하게 있으니 내가 조금 더 자제를 하고 더 말조심하게 얘기를 하고 더 도와줘야 되겠다 이런 생각이 강해진 것 같기는 해요. 아무래도 내가 더 이해를 많이 하고 더 아껴주고 해야겠다. 그런 게 시술 이후에는 더 진해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참여자2)

“주사 맞고 되게 힘든 과정일 건데 심기를 거스르면 안 되겠다. 그 과정이 힘든 걸 알기 때문에 먹고 싶은 거 먹으라고 하고 쉬고 싶으면 쉬라고 하고. 마음이 여유를 가지게끔 놔두는 거죠. 먹으러 가서 기분 풀어주고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참여자1)

라. 사회적 관계에서 난임 시술 공개에 대한 스트레스와 부담

1) 아이를 갖지 않은 부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으로 스트레스를 받음

모든 연구 참여자들은 난임으로 인해 아이를 갖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 사회적 편견을 경험하였다고 이야기하였다. 이들은 결혼한 부부는 당연히 아이를 낳아야 하고, 아이를 갖지 않으면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사회적 고정관념과 편견 속에서 심각한 스트레스를 겪었다. 참여자들은 아이가 왜 없는지, 언제 아이를 가질 건지에 대한 사적인 질문을 빈번하게 받았고, 병원에 가보라는 조언을 받기도 하였다. 이들은 이러한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난임 시술을 받고 있는 자신의 상황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관련한 이야기를 회피하게 된다고 하였다.

“애를 빨리 가져야지. 문제 있는 거 아니냐고 얘기를 하다 보면 와이프가 곤란한 부분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그냥 “잘 안되네. 그래서 병원 가서 준비하고 있어.” 이렇게 얘기했던 것 같아요. (중략) 난임이라는 게 주변에서 물어보는 것도 스트레스고 부모님도 자꾸 “왜 너네는 애를 안 가지냐?” 얘기를 꺼내는 것도 엄청난 압박이고 스트레스잖아요. (중략) 인식 자체가 수치스럽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난임에 대해서. 제가 난임 부부로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생각보다 되게 흔하구나 라고 느꼈는데 뭔가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참여자1)

“좀 불편하죠.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했을 때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흔하지 않잖아요. (중략) 난임이라는 문제가 사회적 관점으로 생각했을 때 타인한테 쉽게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잖아요. 쉽게 오픈할 수도 없고 타인이 나를 어떻게 나를 보게 될까 이런 거에 대해서 고민을 안 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심리적으로 어렵더라고요. (중략) 주변에서 아이 언제 갖냐는 질문들 많이 하시거든요. 저도 나이가 있다 보니까 “결혼을 한 지 꽤 됐는데 이제 가져야지 더 늦으면 큰일 난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하시거든요.”(참여자7)

2) 직장에서 난임 시술을 공개해야 하는 상황이 부담스러움

많은 연구 참여자들은 난임 시술을 받는 것을 직장 내 동료 및 상사와 같은 사회적 관계에서 공개해야 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느낀다고 하였다.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받는 참여자들의 경우, 정자를 채취하여 체외수정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병원을 방문해야 했고, 이를 위해 직장 내 휴가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직장에 난임 시술에 대해 공개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특별 업무나 팀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에는 함께 일하는 직장 동료에게 빈번한 휴가 사용에 대해 양해를 구해야 했기 때문에 난임 시술을 받는다는 것을 상세하게 밝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긴다고 하였다. 무정자증을 진단받은 연구 참여자7은 정자채취를 위해 고환을 절제하기 때문에 회복을 위해 5일 이상 장기간 휴가를 내야 했고, 휴가 사용의 이유가 직장 내에서 다수에게 알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였다. 특히 구성원이 자주 바뀌는 직장에 근무하면서 짧은 기간 관계를 맺는 동료들에게 매번 난임 시술 사실을 공개하는 것에 큰 부담감과 회의감을 느낀다고 하였다.

“처음에 한두 번 정도는 말을 안 할 수 있는데 한 달에 한 번씩 계속 꾸준히 나가니까 (직장동료들에게) 말을 안 할 수가 없겠더라고요. ‘저 사람 왜 나가지?’ 이런 눈빛으로 보는 것도 있어서 결국에는 (말했죠). (중략) 부담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죠. 어쨌거나 개인 의료에 대한 정보를 오픈해야 되는 거잖아요. 제가 청원 휴가라는 걸 얻기 위해서 회사에서 눈치를 봐서 부담스러운 것도 있으니까. 제가 업무가 빠져야 이날을 비워야 되다 보니까 가끔 그럴 때도 있어요. 예를 들어 중요한 미팅이 잡혀 있다거나 중요한 출장이 잡혀 있다거나 그런 날들이 간혹 겹치더라고요. 그럴 때는 말하기가 조금 그래요. 개인의료정보를 얘기하는 것도 솔직히 처음에는 되게 심적으로 부담이었고요.”(참여자6)

“병가를 쓰게 되면 오픈을 안 할 수가 없어요. 병가가 6일 이상 쓰게 되면 진단서가 들어가야 돼요. 그래서 본의 아니게 계속 오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거죠. (중략) (이야기하고 나면) 불편하죠. 아무래도 제 심리가 많이 위축이 되죠. 왜냐하면 어쨌든 다른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했을 때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흔하지 않잖아요. 그리고 자기의 사례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한테 전해서 얘기가 될 수도 있는 거다 보니까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이 되더라고요. (중략) 팀원 중에 한 분이 호두 잘 까고 왔냐고 그러시는 거예요. 그 얘기를 듣는데 화가 너무 많이 나더라고요. 그런 것들이 계속 심리적으로 위축이 되니까 더 얘기하기가 싫어지고 제일 큰 것 같아요.”(참여자7)

3) 난임 시술에 대한 동정적 시선으로 위축됨

많은 연구 참여자들은 난임 시술을 받는 사람들에 대한 동정적 시선을 빈번하게 경험하였고, 이로 인해 심리적으로 위축되었다고 이야기하였다. 이들은 주변에 난임 시술을 받고 있다는 것을 공개하면 대부분 자신을 안쓰럽게 보고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하였다. 또한, 난임 시술의 결과에 대해 과도한 호기심을 가진 지인들이 반복적으로 질문을 할 때마다 부담감을 느꼈고 시술 결과가 성공적이지 않다는 결과를 전할 때 자신을 불쌍하거나 남들과 다르게 바라보는 시선을 받는 것이 힘들다고 하였다. 연구 참여자5는 난임 시술을 받는 것은 부부의 필요와 욕구에 기반하여 결정된 사안이기 때문에 타인으로부터 동정이나 위로받고 싶지 않은 마음을 이야기하였다.

“주변에서 시험관을 한다 그러면 안쓰럽게 보죠. ‘힘들게 하는구나. 어렵다고 다들 하던데 괜찮냐?’ 이런 시선들이 있을 수밖에 없는 거니까. 시험관을 하고 있는 걸 아니까 잘됐냐 안 됐냐도 물어보기 꺼려하거든요. 어떻게 보면 ‘쟤네는 시험관 하고 있으니까 힘들게 살고 있어.’라는 생각을 하는 거니까 일반적이지는 않다고 생각을 하는 거잖아요. 저희도 그런 시선들을 받으면서 살고 있는 거니까. (그런) 상황 속에서 살고 있는 부담감? 그런 걸 의식할 수밖에는 없는 그런 건 있죠.”(참여자2)

“주위에서 힘들겠다. 힘내라 이런 위로의 말들이 있잖아요. 솔직히 왜 나를 위로하지 이런 생각은 들었거든요. 내가 원해서 하고 있는 건데 왜 동정을 하는 건지 동정받을 일은 아닌 거잖아요.”(참여자5)

“남들한테 동정을 받는 것 같아서 내가 불쌍한 사람이 아닌데 “힘드시죠?” 이러시는 분들도 있어요. 물론 감사한데 너무 과한 관심을 갖는 것 같기도 하고 부담감으로 올 때가 있고요. 주기적으로 물어보시는 분도 있어요. “잘 되고 있어요?”, 이런 걸 물어보는. 응원도 많이 해주시고 계속 물어보시는데 감사하지만 솔직히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서 눈치가 보이긴 하죠.”(참여자6)

마. 난임 시술 과정에서 마주하는 사회적 지지체계의 부족

1) 남성 난임에 대한 정보 및 교육이 부재함

많은 연구 참여자들은 남성 난임에 대한 정보와 교육이 부재하여 난임 시술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였다. 이들은 남성 난임이라는 난임 요인을 발견하기까지 남성 난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였고, 인식도 부족하여 남성 난임에 대한 시술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을 허비하였고, 대안적인 선택안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기 어렵다고 하였다. 예를 들어, 난임 시술의 실패로 인해 임신의 대안적 선택을 고려해야 하는 참여자들의 경우, 비배우자 정자 공여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었지만 충분한 정보를 찾지 못하였다. 또한, 시술 과정에서도 절차나 방법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하여 시술의 성공적인 결과를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놓치기도 하였다. 참여자7은 남성 요인의 유형과 특성에 따라 난임 시술 과정에서 주의해야 하는 사항을 잘 알지 못하여 성공적인 시술 결과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하였다.

“솔직히 난임에 대해 남자들은 크게 생각을 안 하잖아요. 저도 난임 하면 남자 문제보다는 여자 문제가 더 크다고 생각을 했는데 막상 겪고 나니까 모르는 거를 많이 알게 되고 미리 성교육이라는 교육 제도 같은 거를 좀 더 구체적인 문제에 대한 거를 강의도 해줄 수 있고.”(참여자3)

“저랑 비슷한 (무정자증) 분이 시험관을 시도하셨는데 앰풀을 한 번에 다 써버리셨어요. 정상 정자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당 병원에서 앰풀을 다 녹여버렸거든요. 앰풀을 만약 (정자를) 4개 채취했으면, (해동 시) 4개를 다 녹여버리면 그 사람은 기회를 다 잃어버린 거예요. (중략) 그런 것들을 모르고 시작을 하게 되면 한 번에 모든 기회가 다 날아갈 수 있잖아요. 그것들이 걱정이 먼저 되더라고요.”(참여자7)

2) 난임 휴가 사용의 제약으로 사회생활과의 병행이 어려움

공무원인 일부 참여자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난임 시술을 위해 직장에서 휴가를 사용하기 어렵다고 하였다. 보통 시험관 아기 시술 일정은 직전에 결정되기 때문에 휴가 일정을 회사에 미리 고지하기 어려웠고, 직장 내 중요한 업무와 시술 일정이 겹칠 경우 휴가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일부 참여자들이 근무하는 직장에서는 난임 휴가에 대한 내규가 마련되지 않아 난임 시술 목적으로 휴가를 사용할 수 없는 대신 개인 연차를 사용해야 했고, 이마저도 어려운 참여자들은 짧은 외출을 통해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하였다. 이러한 시간적 제약으로 난임 시술에 적합한 병원으로 전원하지 못하고 직장과 가까운 지역 내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하는 어려움을 겪는다고 하였다.

“시험관 시술하면 채취하고 이런 날들은 아내가 전신 마취를 하니까 남편들이 도와줘야 되는 경우들이 많이 있거든요. 저는 회사에서 휴가 쓰는 것들이 폐쇄적이지는 않아서 좀 (괜찮은데) 그런데 휴가를 못 쓰는 경우들도 많이 있을 것 같거든요. 휴가 자체도 (채취) 일정이 딱 정해져가지고 나오는 게 아니니까 일주일 전에 알 수 있는 게 아니고 유동적이잖아요. 오늘이 될 수도 있고 내일이 될 수도 있고 (난포가) 커가는 거에 따라서 채취하는 일정이 가변이 될 수 있는데.”(참여자2)

또한, 비교적 난임 휴가 규정이 잘 마련되어 있는 직장을 다니는 경우도, 여성 중심의 난임 치료 휴가 체계가 구축되어 있어 시술 후 충분한 휴식을 하기 어려운 문제를 호소하였다. 예를 들어, 고환채취술을 받는 경우 일주일가량의 휴식이 필요하였지만, 난임치료시술휴가는 하루만 사용할 수밖에 없어 충분히 체력을 회복하며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 아쉬움을 표현하였다.

3) 난임 시술에 소요되는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가중됨

모든 연구 참여자들은 난임 시술비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가져오는 스트레스를 호소하였다. 이들은 국가에서 실시하는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사업을 통해 지원받았지만,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이 많아 시술 차수가 지속될 때마다 적금을 깨거나 카드 할부로 병원비용을 결제해야 하는 부담감을 이야기하였다. 예를 들어, 염색체 문제로 난임을 겪었던 참여자1은 난임 시술 비용이 과도하게 소요되었기 때문에 금전적인 부담감을 느꼈고 정부의 지원사업 대상에 제한이 많은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하였다. 특히, 난임 시술 급여 중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인정 급여가 제한적이었고, 이마저도 여성의 보조생식술 시술이 시작되고 차수가 종료될 때까지만 급여 적용을 받을 수 있었으며, 정자 생성을 위해서 진행하는 호르몬 치료에 필요한 약제비 또한 난임 여성의 구입 시보다 몇 배나 높아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부담이 가중된다고 이야기하였다.

“(경제적 지원이) 끝나면 어떻게 하지라는 공포감. 지원이 끝나면 어떻게 금액을 다 컨트롤할 수가 있지? 돈을 모으면서 할 수 있는 건가? 다 포기를 하고 이거에만 올인을 해야 되나? 이런 고민들. (중략) 아내랑 저랑 고정적인 페이가 많지 않아서 솔직히 시험관 시술도 부담이 되거든요. 금전적인 쪼들림이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많이 와요. 물론 지원을 많이 받는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돈이 나가는 게 꽤 있더라고요. 지원이 안 되는 약도 있고 한 달에 80만 원씩 나가거나 이번 달은 적금 다 포기하고.”(참여자6)

“다른 시험관보다 PGT(염색체 구조적 이상을 보는 착상 전 유전학 검사) 한다는 것만으로도 금액이 굉장히 많이 나와요. 2천만 원 정도 썼던 것 같아요. 제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부담을 했지만 다른 부부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부담될 만한 금액이잖아요.”(참여자1)

“다른 것보다 어려운 것은 돈이죠. 뭐니뭐니 해도 돈이죠. 시간과 돈이죠. 이렇게 노력을 했는데, 시간 투자를 했는데 결과가 안 나오면 (마음이) 어렵죠. (중략) 정부 지원도 이만큼밖에 안 해주니까 (지원이) 끝나면 자비로 시술을 해야 하는 나라니까. 그래서 돈이 더 걱정이죠. 감당한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당연히 저도 어렵죠. 어떻게 하겠어요. 정부에서는 이거밖에 안 해준다는데.” (참여자8)

V.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난임 시술을 경험한 남성의 다양한 심리사회적 어려움을 확인함으로써 이들에게 필요한 지원과 서비스에 대해 제언을 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난임 남성들의 심리사회적 어려움은 첫째, 연구 참여자들은 남성 요인으로 인한 난임이라는 진단을 받은 이후 충격과 두려움, 수치감 등 복합적인 감정을 느꼈다. 이들은 아이를 낳아 양육하는 삶을 갖지 못하는 비정상성에 괴로워하였고, 부모라는 지위를 획득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수치심과 남성성에 대한 상실을 표현하였다. 이는 선행연구에서 국내 난임 남성들이 비정상성으로 소외감을 느낀 결과와 일치하였다(정국인, 엄명용, 2014). 즉, 아이를 갖지 않는 가정을 사회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비정상적으로 바라보는 사회문화적 환경과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헤게모니적 남성성에 기반하여 난임이 남성성을 상실하는 것으로 인식함으로써 자신을 결함 있는 존재로 바라보는 것은 자기 낙인을 강화하게 된다(Burton, 2014; Greil et al., 2011; Hanna & Gough, 2020b). 이러한 결과들은 남성의 전통적인 역할이 여전히 중시되는 한국 사회에서 난임 남성들의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자존감이 저하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난임 남성의 경험이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함을 보여주었다.

둘째, 연구 참여자들은 난임을 진단받고 시술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가족들로 인해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경험을 하였다. 이들은 난임 문제에 대한 부모님의 개입으로 심리적 압박을 느꼈고, 부모님에게 죄책감을 느꼈다. 서구에서도 난임 시술을 받는 부부들이 친밀한 관계로부터 충분한 심리적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보고되었으나(Malina & Pooley, 2017), 양가 부모와의 직접적인 갈등은 우리나라 난임 남성들이 겪는 독특한 어려움으로 볼 수 있다. ‘자식 노릇’을 하지 못한다고 인식하거나(정국인, 엄명용, 2014) 양가 가족들과 갈등을 겪는다고 보고한(전혜상, 2022) 국내 선행연구 결과와도 일치하였다. 이는 혈연주의에 따른 가족구성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서 아이를 갖지 못하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부모 세대와의 갈등이 빈번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오히려 불효하고 있다는 생각에 죄책감을 느끼는 것은 우리나라의 효 사상이 임신과 자녀 출산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새로운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성을 보여주었다.

셋째, 난임 시술 중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겪은 어려움이 중요하게 보고되었다. 연구 참여자들은 임신을 위한 의무적 성관계에 대한 부담, 배우자에게 느끼는 죄책감, 시술 결과에 대한 두려움, 시술 과정에서 나타나는 소통의 부재 등으로 인해 부부간 갈등이 폭발하였다. 특히, 본 연구에서도 시술 결과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시술의 실패로 인해 좌절감을 느낀 것이 부부관계에서도 중요한 갈등의 요인이 되었다. 이는 난임 시술의 횟수나 기간이 높을수록 부정적인 정서가 높아졌다는 연구결과와 일치하였다(황나미, 2013; Reis et al., 2013; Omani-Samani et al., 2018). 한편, 연구 참여자들은 자신의 고통은 드러내지 않은 채 시술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는 아내를 돌보고 노력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이러한 결과는 난임 문제가 부부의 결혼 만족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배우자에 대한 지지를 통해 친밀감을 높일 수 있다는 선행연구 결과와 일치하였다(Onat & Beji, 2012). 반면, 부정적인 감정을 회피하거나 스트레스를 억누르는 것은 부부간 대화 단절과 관계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에(정국인, 엄명용, 2014; Malina & Pooley, 2017) 난임 남성들의 배우자 갈등에 대한 대처 방안이 논의되어야 한다.

넷째, 연구 참여자들은 직장 내 사회적 관계에서 난임 시술 경험을 공개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와 부담을 느꼈다. 이들은 자녀가 없는 부부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으로 상처받았고, 특히 난임 공개 이후 시술 실패가 반복될 때 동료들의 동정적 시선은 더욱 큰 고통을 경험케 했다. 선행연구에서도 난임을 남성으로서의 무능함으로 인식해 난임을 공개할 경우 조롱이 대상이 되기도 하였는데(Greil et al., 2010) 이러한 직장 내 낙인은 난임 남성들이 난임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지 않는다고 보고한 연구 결과와 일맥상통하였다(Dolan et al., 2017). 이러한 특징들은 난임과 난임 시술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직장 내에서 더욱 직접적으로 이루어짐으로써 이들의 직장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다섯째, 연구 참여자들은 난임 시술 과정에서 사회적 지지체계가 부족하다고 보고하였다. 현재 남성에게 주어지는 난임 시술 치료 휴가로는 난임 시술로부터 충분히 회복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기간이었으며, 이마저도 직장의 상황에 따라 사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나 난임 남성의 제도적 지원이 미흡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한, 난임 시술에 소요되는 경제적 부담은 연구 참여자들의 고통을 가중하였다. 이러한 결과들은 국내 난임부부 시술지원사업에서 남성이 소외되고 있음을 보여준 선행연구와 일치하였다(김동식 외, 2021). 국외 연구에서도 남성들은 직장생활에 지장을 받았으며, 난임 치료비를 충당하기 위해 저축을 사용하거나 대출을 받는 등 재정적인 어려움을 보고하였다(Hanna & Gough, 2020a). 난임 남성의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지지가 중요한 요인이므로(박점미, 2020), 공식적인 지원 제도가 마련되어야 하며, 여성 중심의 난임치료 지원 정책이 재생산의 주체로서 남성을 포괄적으로 포함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본 연구 결과는 개인적, 관계적, 사회적 차원에서 제언으로 연결될 수 있다. 첫째, 개인적인 차원에서 난임 남성들이 자신의 복합적인 감정을 스스로 이해하고 부정적인 정서에 대해 건강한 대처를 할 수 있도록 개별화된 심리 상담이 제공되어야 한다. 현재 보건복지부에서 난임 부부 및 임산부를 대상으로 상담을 제공하고 있고, 일부 가족 관련 기관에서도 난임 여성이나 난임 부부를 위한 집단상담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지만, 실적이 저조하거나 단발적인 기회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대부분 여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상담 프로그램이므로 난임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화된 상담이 제공되어야 한다. 심리상담 외에도 국외에서 난임 환자의 난임 관련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효과성이 보고된 인지행동치료(Faramarzi, Pasha, Esmailzadeh, Kheirkhah, Heidary & Afshar, 2013), 수용전념치료(Peterson & Eifert, 2011), 마음챙김 프로그램(Galhardo, Cunha & Pinto-Gouveia, 2013)을 활용한 적극적인 심리치료의 개입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둘째, 관계적인 차원에서는 난임 부부의 가족회복력을 증진하는 개입을 통해 난임 시술을 받는 과정에서 난임 남성들이 겪는 배우자 및 가족들과의 갈등을 줄이고 난임 가족이 삶의 스트레스에 적응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특히, 난임 남성들이 난임 시술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직장 내 동료 및 상사와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기 쉬우므로 사회적 관계에서 난임으로 인한 어려움에 대한 공개 정도나 범위를 사전에 고민하고 대응할 수 있는 교육 및 훈련의 기회가 제공될 필요가 있다. 또한, 난임 진단과 시술이라는 위기를 겪는 난임 부부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적, 집단적, 환경적, 차원에서 회복탄력성을 높임으로써 이들의 적응과 삶의 질 증진을 도모할 수 있다(Ridenour, Yorgason & Peterson, 2009). 셋째, 사회적인 차원에서는 자녀가 없는 난임 부부에 대해 비정상성을 갖거나 난임 남성에 대해 남성성의 위협으로 바라보는 인식을 개선함으로써 난임 남성들이 부정적인 자기상을 갖지 않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현재 모성 기준으로 마련되어 있는 난임 부부를 위한 조직 및 국가의 지원사업들이 남성을 포함할 수 있도록 개선되어야 한다. 난임 남성들이 필요한 시술을 적시에 받을 수 있도록 남성 대상 난임 휴가 지원의 현실화, 남성 대상 선제술에 대한 보험급여 적용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본 연구의 한계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 참여자들은 주로 자조모임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와 같은 자발적인 모임을 통해 의도적으로 표집되었기 때문에 참여자들의 난임 관련 정체성이나 수용도가 편향되어 있을 수 있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난임 시술을 경험한 남성들의 경험에 집중하였지만, 클라인펠터 증후군 등의 난임 요인으로 난임 시술조차 시도해 볼 수 없었던 난임 남성의 경험을 포함하지 못하였다. 후속연구에서는 비자발적으로 난임 시술을 받지 못하는 난임 남성의 경험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셋째, 본 연구는 남성들의 관점에서 나타나는 어려움을 이해하였기 때문에 아내의 관점에서는 다른 경험들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후속연구에서는 남편과 아내의 커플을 대상으로 각각의 관점에서 이해한 현상을 비교 분석한다면 결혼 만족도와 배우자 관계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시사점을 줄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도출될 것이다. 넷째, 본 연구 참여는 남성요인으로 인한 난임 남성들로 제한하였으나, 배우자의 요인도 함께 있는 참여자들이 일부 포함되었기 때문에 배우자의 요인이 함께 있는 남성들의 심리적 어려움은 다를 수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난임 요인의 특성을 고려한 후속연구들이 수행되어야 한다. 다섯째, 본 연구 참여자들은 가임력의 여부가 다양했기 때문에 이에 따른 심리사회적 어려움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여섯째, 본 연구는 전화인터뷰로 자료가 수집되었기 때문에 대면인터뷰에 비해 연구 참여자의 비언어적 표현을 관찰하기 어렵고 라포 형성이 제한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단시간에 이루어진 인터뷰에서 연구 참여자들의 경험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을 수 있으므로 후속 연구에서는 대면인터뷰를 통해 심도 있는 분석과 해석이 보완될 필요가 있다.

남성 요인으로 난임을 진단받고 난임 시술을 받는 과정에서 남성들은 심리적 어려움을 겪을 뿐 아니라, 배우자와 가족들과의 관계, 직장 및 사회 내에서 부정적인 태도를 마주하게 된다. 여전히 모성 중심으로 제도화되어 있는 난임 시술 지원 정책과 서비스들로 인해 난임 남성들의 어려움과 욕구는 외면당하고 있다. 본 연구 결과를 통해 난임 시술을 받는 남성들의 심리사회적 어려움을 완화하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공식적인 지지 서비스가 마련되는 발판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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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knowledgement

이 논문은 제1저자의 석사학위논문을 수정 및 요약한 것임. IRB No. SKKU-2023-01-005


투고일Submission Date
2023-10-30
수정일Revised Date
2023-12-03
게재확정일Accepted Date
2023-12-11

Health and
Social Welfare 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