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6-072X
알기 쉬운 요약
Korea’s national health insurance payment system is simultaneously confronting multiple pressures: the structural limitations of the fee-for-service (FFS) model, increased service volume driven by population aging and the rise of chronic disease, mounting fiscal strain, and persistent variation in the quality of care. Following the government’s 2024 announcement of a shift toward “performance- and value-based compensation,” the development of a concrete, context-specific Korean model has become an urgent policy task.
This study conducts a structured, focused comparison of value-based payment (VBP) models in the United States, the United Kingdom, Australia, and Korea. Using an analytical framework consisting of five key elements—payment model type, performance domain, performance measurement criteria, the nature of incentives, and implementation conditions including success and failure factors —we propose three policy directions.
First, limited risk-sharing mechanisms should be gradually embedded into the formal reimbursement structure from a long-term perspective. Second, data infrastructure should be defined as a prerequisite for participation, and the reporting of indicators—such as chronic disease management and patient experience—should be made an explicit condition for incentive eligibility. Third, responsibility for performance should be assigned to multidisciplinary networks at the regional level.
한국의 건강보험 지불제도는 행위별 수가제(FFS)의 구조적 한계와 고령화·만성질환 증가로 인한 진료량 확대, 재정 압력, 서비스 질 편차 문제에 동시에 직면해 있다. 정부가 2024년 ‘성과 및 가치 기반 보상’ 계획을 발표한 이후, 한국형 모델의 구체적 설계 방향을 제시하는 작업은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본 연구는 미국·영국·호주·한국의 가치기반 지불제도(VBP) 운영 경험을 구조화·초점 비교로 분석하였다. 지불모델 유형, 성과 영역, 성과 평가 기준, 보상의 성격, 도입 조건 및 성공·실패 요인의 다섯 가지의 요소를 포함하는 연구 질문을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세 가지 정책 방향을 제안한다. 첫째, 장기적 관점에서 제한적 리스크 분담 기제를 공식 지불체계에 단계적으로 내재화한다. 둘째, 데이터 인프라를 참여의 필수 자격으로 설정하고 만성질환 관리·환자 경험 등의 지표 보고를 인센티브 지급의 선행 요건으로 명시한다. 셋째, 지역 단위 다학제 팀 네트워크를 책임 주체로 규정하는 구조를 도입해야 한다.
한국의 건강보험 지불제도는 지난 수십 년간 행위별 수가제(Fee-for-Service, FFS)를 근간으로 운영되어 왔다. FFS는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으나, 진료량 중심의 보상 구조로 인해 과잉 진료 유인과 의료비 지출의 지속적인 상승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라는 시대적 변화 앞에서, FFS는 예방 및 통합적 관리를 소홀히 하고 급성기 치료에 집중함으로써 의료의 질적 성과와 비용 효율성의 균형을 저해하는 문제에 직면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국내 학계와 정책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성과 지불제도(Pay-for-Performance, P4P)와 가치기반 지불제도(Value-Based Payment, VBP)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VBP는 '진료량'이 아닌 '환자의 건강 결과’와 '진료의 질' 등을 기준으로 보상하는 지불 모형으로,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가 보편적 건강보장(Universal Health Coverage, UHC) 달성을 견인하는 전략적 구매(Strategic Purchasing)의 핵심 수단으로 강조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가 고령화 대응을 위한 주요 지불제도 개혁 유형으로 제시하는 등 국제적인 추세로 자리 잡았다(이근정 외, 2020; 신현웅 외, 2014; 김지애 외, 2024).
국내에서 건강보험 지불제도 개혁에 관한 논의는 주로 FFS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고, VBP로의 전환 방향을 모색하는 데 초점을 두어 왔다. 강희정(2015, 2017)은 FFS 중심의 지불구조가 과잉진료와 불필요한 비용 증가를 유발하여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한다고 지적하며, P4P, 묶음 지불(Bundled Payment), 인구기반지불(Population-based Payment)로의 단계적 개혁 경로를 제시하였다. 이후 오주연(2022)은 OECD 회원국의 사례를 분석하여, 각국이 FFS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기 위해 P4P, 묶음 지불, 인구기반 지불 등 다양한 혼합형 모델을 도입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한국은 여전히 묶음 지불과 인구기반지불의 적용 범위가 협소하다는 점에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였다.
한편, 이근정 외(2019, 2020)은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을 중심으로, 현행 체계가 의료의 질과 성과를 반영하지 못한 채 행위량 중심의 보상구조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하였다. 이들은 미국 보건의료 지불 학습 및 실행 네트워크(Health Care Payment Learning and Action Network, LAN)의 대체지불모형(Alternative Payment Model, APM) 프레임워크를 근거로 P4P, 묶음 지불, 책임의료조직(Accountable Care Organization, ACO) 등의 대안적 지불제도를 제안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주로 국외 제도의 분석과 정책적 시사점 제안에 머물고 있으며, 제도의 논의·운영의 맥락까지 포함한 체계적 분석은 부족하다.
국제적 흐름과 국내 선행연구에서 지적한 문제 인식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VBP 논의는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주로 이론적 검토와 제도 초안 제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2024년, 정부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통해 '성과 및 가치 기반 보상 전환'을 발표하고, 2조 원 규모의 건강보험 재정 투입 계획을 밝히며 '성과지향 지불제도'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등 제도 추진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보건복지부, 2024a). 이러한 급격한 전환기에, VBP의 실질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명확한 정책 목표와 제도 설계 방향이 필수적이다. 현재 한국의 논의는 P4P, 묶음 지불, 인구기반지불 등 다양한 해외 모델을 기반으로 검토되고 있으나, VBP 개편의 목표 설정이 명확하지 않아 환자를 위한 의료비 절감과 질 향상 중 어느 목표에 우선순위를 두는지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기존 논의의 한계를 보완하고, 주요 선진국의 VBP를 구조적으로 비교하여 한국형 VBP의 제도 설계 방향을 탐색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한다. 궁극적으로, 해외 주요국의 VBP 사례를 심층 비교 분석하여 한국의 보건의료 맥락에 맞는 VBP 제도 설계 방향과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함으로써, 지불제도 개혁 연구의 분석 수준을 단순한 정책 제언을 넘어 이론적·구조적 수준으로 확장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주요국의 VBP 설계 및 운영 경험을 구조화-초점 비교법(Structured–Focused Comparison)으로 심층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형 VBP의 제도 설계 및 이행 전략을 도출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한다.
첫째, WHO, OECD 등의 국제적 논의와 주요 선행 연구를 종합하여, 국가별 VBP 제도를 체계적으로 비교·분석하기 위한 구조화-초점 비교법 기반의 다차원적 연구질문을 설정한다.
둘째, 구축된 연구질문 차원의 공통 분석 프레임워크를 미국, 영국, 호주, 그리고 한국의 VBP 사례에 적용하여, 지불모델 유형, 핵심 설계 요소, 도입 경로 등을 구조적으로 비교·분석한다.
셋째, 비교·분석 결과를 토대로 한국의 보건의료 맥락을 반영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 VBP의 단계적 제도 설계 및 실효성 있는 이행 방향을 제시한다.
현대 의료시스템은 공급자 주도, 전문과 중심, 분절적 제공 구조를 띠며 돌봄의 연속성과 조정성이 낮아 비효율과 질 저하를 초래한다. 그 핵심 요인 중 하나는 현행 지불방식이 가치(value)와 정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FFS는 “많이 할수록 많이 받는” 보상 구조로 과잉공급을 유인하고, 예방과 만성질환 관리처럼 장기적으로 의료 이용을 줄이는 서비스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인두제(capitation)는 고정액 지불을 통해 과소제공과 위험 선택을 유발할 수 있으며, 두 방식 모두 다학제적 협업이나 통합진료를 보상하지 못하고 진료의 질과 건강 성과를 직접적으로 반영하지 못한다(Cattel et al, 2020).
이와 같이 의료비의 상승과 진료의 질과 환자 경험이 기관·지역별 편차가 큰 상황에서, ‘가치기반 의료(Value-Based Health Care, VBHC)’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었다. VBHC는 “동일한 비용으로 더 나은 건강 결과, 혹은 동일한 결과를 더 낮은 비용으로”를 목표로 하며 이를 환자 가치의 극대화로 정의한다. 이를 위해서는 행위량 보상에서 성과·비용효율성 중심 보상으로 전환이 요구되며, 이러한 전환을 지탱하는 지불방식이 VBP이다(Leao et al., 2023).
가치는 단일 지표가 아니라 (1) 임상성과·환자경험 등 진료의 질, (2) 비용절감과 자원 효율성, (3) 예방 및 인구건강 향상, (4) 진료과·기관 간 조정 및 연속성 확보 등 복합 요소로 이해된다. 결국 가치는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환자에게 의미 있는 건강결과와 경험, 합리적 자원 사용, 예방 중심 관리, 통합 돌봄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지향점이다(Cattel et al., 2020).
P4P는 기존 지불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대표적 성과기반 지불 모델로, 의료제공자가 사전에 합의된 성과지표를 충족하거나 개선했을 때 재정적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여기서 ‘성과(performance)’는 단순 생산량이 아니라, 임상적 적정성 준수, 표준 진료지침 이행, 재입원률 감소, 감염 예방, 환자 안전 등의 질 지표 또는 임상 성과지표를 의미한다. 이 구조는 기존 FFS처럼 많이 하면 많이 받는다가 아니라 잘하면 더 받는다는 점에서 작동 원리가 다르며, 설계 자체가 병원·의사 등 공급자 측 행동 변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다(Volpp et al., 2009).
P4P는 일반적으로 과정(process)·구조(structure) 지표 준수 여부와 같은 비교적 관찰·측정이 용이한 지표를 근거로 금전적 보상을 제공한다. 이에 비해 VBP는 P4P의 발전형 혹은 변형으로 설명되며, 보다 결과지표 중심, 예컨대 사망률, 재입원률, 환자경험 점수, 비용 효율성 등 실제 환자 가치를 반영하는 지표를 보다 강하게 연계한다. 또한 VBP 프로그램은 일정 성과를 달성한 기관에만 보너스를 지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목표에 미달한 기관에는 직접적인 감액까지 부과하는 양방향 위험 구조를 갖는 경우가 많다(Mokhtary et al., 2024).
묶음 지불은 특정 진료 에피소드를 단일 지불 단위로 정의하고, 그 전체를 포괄하는 금액을 사전에 설정하여 지급하는 방식이다. 즉, 개별 서비스마다 별도로 청구·보상하는 전통적 행위별 수가를 각각 분리해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위험조정된 예산 안에서 해당 에피소드 전체의 치료 질과 비용을 책임지도록 하는 구조이다. 실제 지출이 설정된 예산 이하로 관리되면, 공급자는 그 절감분을 공유 절감의 형태로 보상받을 수 있다. 반면, 지출이 예산을 초과할 경우 초과분의 일부를 공급자가 부담하도록 설계할 수 있으며, 이는 공급자에게 적극적인 비용 관리와 합병증 예방, 불필요 재입원 억제, 진료 과정 간 조정·통합을 유인한다. 다시 말해, 묶음 지불은 진료 단계별로 비용을 전가하거나 책임을 분절시키는 대신, 하나의 치료 여정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재정적 동기를 부여한다(Leao et al., 2023).
인구기반 지불은 사전에 정의된 환자 집단의 전체 진료비와 건강성과를 기준으로 보상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관리 대상 인구의 총의료비를 목표 수준 이하로 유지하면 절감액을 공유하고, 초과하면 손실을 일부 분담하도록 해 예방, 조기 개입, 만성질환 관리, 불필요 입원 억제 등 인구 단위의 지속 관리에 재정 유인을 둔다(Burwell, 2015). 다만 공급자에게 과도한 재정위험을 전가하면 고위험 환자 회피나 필요 서비스 축소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실제 제도에서는 위험조정, 손실상한 등 안전장치를 함께 두어 형평성 악화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수다(Cattel et al., 2020).
본 연구는 WHO의 전략적 구매 개념과 OECD의 VBP 유형·평가틀, 그리고 일차의료 성과기반지불 비교연구를 종합하여 분석틀을 구성하였다(Mathauer et al., 2019; Lindner & Lorenzoni, 2023; Lindner & Hayen, 2023; Jamili et al., 2022). 선행연구가 제시하는 VBP의 핵심은 단일 지불제도 도입이 아니라, 무엇을 우선 구매·보상할지, 어떤 지표로 성과를 판단할지, 그 결과를 어떤 보상·위험분담 구조로 연결할지,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제도적·운영적 조건을 어떻게 마련할지를 함께 설계하는 데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선행 논의를 지불모델 유형, 성과 영역, 성과 평가 기준, 보상의 성격, 도입 조건 및 성공·실패 요인의 다섯 요소로 재구성하였다.
WHO는 구매를 UHC 달성을 위한 전략적 기능으로 보며, “무엇을 살 것인가–누구로부터 살 것인가–어떻게 살 것인가”의 축을 통해 지불·계약·모니터링이 정책 목표와 정렬되어야 함을 강조한다(Mathauer et al., 2019). 이 관점에서 FFS, 포괄지불, 인두제, 혼합형, 성과지불 등은 ‘대체 관계’라기보다 목표 달성을 위한 설계 옵션이며, 실제 제도는 혼합형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OECD 또한 에피소드 기반 묶음지불, 만성질환 관리형 묶음지불, 포괄적 인두제, 성과공유 등을 VBP의 주요 유형으로 제시하면서, 다수 국가에서 이러한 모델이 FFS를 전면 대체하기보다 보완적으로 도입되는 경향을 지적한다(Lindner & Lorenzoni, 2023). 즉 지불모델 비교는 “어떤 지불방식을 채택했는가”뿐 아니라 “어떤 목적을 위해 어떤 방식들을 어떻게 결합했는가”를 함께 보아야 한다.
성과 영역은 전략적 구매에서 “무엇을 구매할 것인가”에 해당하며, VBP가 해결하려는 보건의료 문제와 우선순위를 드러낸다(Mathauer et al., 2019). Jamili et al.(2022)은 일차의료 기반 성과기반지불 프로그램의 공통 영역으로 예방, 만성질환 관리, 암 검진, 예방접종 등 임상 영역을 제시하는 동시에, IT 활용, 접근성, 자원 적정성 등 비임상 영역이 함께 포함되는 경향을 보고하였다. OECD의 일차의료 공유절감 사례 역시 비용 절감 목표를 단독으로 두기보다, 만성질환 관리, 처방 적정성, 환자만족도 등 일차의료 성과 영역을 함께 설정해 비용-질의 균형을 확보하려는 설계를 보여준다(Lindner & Hayen, 2023). 따라서 성과 영역 비교는 ‘질 지표’의 범위를 넘어, 예방·만성관리·연속성 등 어떤 서비스와 기능을 정책적으로 강화하려는지까지 포함한다.
OECD는 VBP의 성과를 지출(비용), 진료의 질, 환자 경험의 세 축에서 평가하는 틀을 제시한다(Lindner & Lorenzoni, 2023). OECD의 일차의료 공유절감 모델도 동일하게 지출·질·경험의 3차원 성과 평가를 전제하며, 비용 절감이 질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품질 지표를 포함시키는 방식을 강조한다(Lindner & Hayen, 2023). Jamili et al.(2022) 역시 임상지표와 비임상지표의 혼합을 통해 성과를 측정하는 구조를 보여준다. 즉 성과 평가 기준은 단일 성과지표가 아니라, 비용·질·경험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구성되고, 어떤 데이터로 이를 측정·검증하는지가 함께 문제 된다.
보상의 성격은 성과 평가 결과가 실제 보상으로 연결되는 방식, 즉 공급자 행동을 어떻게 유인·조정하는가에 관한 설계 요소다. OECD는 참여 방식, 지불 시점, 성과 연계 여부 등 설계 요소에 따라 제도의 효과와 수용성이 달라질 수 있음을 지적한다(Lindner & Lorenzoni, 2023). OECD의 Menzis Shared Savings Program 사례는 손실 분담 없이 절감액만 공유하는 일방향 계약을 통해 참여 리스크를 낮추는 동시에, 품질 지표를 포함시켜 비용 절감이 질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설계한 점을 보여준다(Lindner & Hayen, 2023). Jamili et al.(2022)은 보상이 주로 절대 달성 방식으로 설계되지만, 지급 단위와 보상 전달 구조에 따라 행동 변화의 강도가 달라질 수 있음을 제시한다. 따라서 보상 비교는 ‘인센티브 유무’가 아니라, 성과를 어느 정도까지 재정적 책임과 연결하는지, 그리고 보상이 어떤 단위로 전달되는지를 함께 포함해야 한다.
VBP는 성과 측정과 지불 연계를 전제로 하므로, 제도 설계뿐 아니라 작동 조건이 핵심 비교 요소가 된다. WHO는 전략적 구매가 효율성, 질, 형평성, 재정 보호를 동시 추구하기 위해 정보체계 구축, 지불방식 조정, 인증 도입 등 점진적·모듈형 개혁이 가능하다고 보면서도, 이를 위해 질 관리, 데이터 인프라, 법적 권한, 이해관계자 참여를 포함한 거버넌스 기반이 필요함을 강조한다(Mathauer et al., 2019). OECD 역시 법·재정 기반, 데이터 인프라, 중앙-지방 조정, 공급자·환자 참여를 제도 확산의 조건으로 제시하며, 국가 맥락과의 정합성 및 시범사업 기반의 점진적 확산을 권고한다(Lindner & Lorenzoni, 2023). Jamili et al.(2022)은 성과 측정의 정교함이 청구자료/EHR 등 데이터 기반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데이터 보고·검증 체계가 제도 성패의 핵심 조건임을 시사한다. 즉 도입 조건 비교는 법·재정·데이터·거버넌스가 결합된 ‘제도화 환경’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본 연구는 주요국 보건의료체계의 맥락과 제도 구성 요소가 VBP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구조적으로 비교하고, 이 결과를 토대로 한국 보건의료체계에 가장 정합적인 VBP 도입 방향을 제시하는 비교 제도 연구이다. 이를 위해 George & Bennett(2005)의 구조화-초점 비교법(structured–focused comparison)을 적용하였다. 구조화-초점 비교법은 사전에 정의된 동일한 질문을 모든 사례에 일관되게 적용한다는 점에서 ‘구조화’, 특정 이론적 문제에만 분석 범위를 한정한다는 점에서 ‘초점’이라는 특징을 갖는다(George et al., 2005). 이 방법은 국가별 제도를 단순 나열하는 대신 공통된 분석 틀로 비교함으로써 일반화 가능한 정책 시사점을 도출하는 데 적합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기존 문헌에서 제시된 지불제도의 비교 기준을 학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분석 질문을 구조화하여 주요 국가 사례에 초점화하여 적용한다. 이에 따라, ① 구조화-초점 비교법에 근거한 분석틀과 연구 질문을 제시한 뒤, ② 이 분석틀을 적용할 연구대상과 분석 범위·자료수집 과정을 설명하고, ③ 공통 연구 질문을 각 사례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비교 분석 절차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본 연구는 VBP의 제도 설계와 도입 조건을 비교하기 위하여, WHO, OECD, 그리고, 주요 선행연구에서 제시한 비교틀을 종합하여 분석틀(analytical framework)을 도출하였다.
먼저 WHO에서 강조하는 바에 따라, 각 제도가 어떤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인센티브화하는지와 그 인센티브가 어떤 지불 구조를 통해 전달되는지를 분석 요소로 설정하여 지불모델 유형과 성과 영역을 도출하였다. 이는 국가별 VBP가 어떤 보건의료 문제를 해결 대상으로 상정하는지, 그리고 그 목표를 어떤 지불 메커니즘에 실어 구현하려 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다음으로 OECD의 2개의 분석틀을 참고하여, 성과를 어떤 기준으로 측정·모니터링하는지, 그 성과가 어떤 방식으로 공급자 보상이나 패널티로 연결되는지, 그리고 해당 제도가 어떤 제도적·데이터·거버넌스 조건 속에서 도입·확산·정착했는지를 분석 범주로 포함하였다. 이에 따라 성과 평가 기준, 보상의 성격, 도입 조건 및 성공·실패 요인을 분석 요소로 추가하였다. 이는 단순히 제도의 설계 내용을 비교하는 것을 넘어서, 해당 설계가 실제로 작동 가능한지, 어떤 제약에서 한계가 드러나는지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Jamili et al.(2023)은 이러한 분석 요소들을 개별적으로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도 설계, 정책 목표, 성과 측정, 그리고 제도화 환경이 어떻게 상호 연계되어 작동하는지를 일관된 틀 안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제시하였다. 네 가지 프레임워크를 종합한 결과, 본 연구는 ① 지불모델 유형, ② 성과 영역, ③ 성과 평가 기준, ④ 보상의 성격, ⑤ 도입 조건 및 성공·실패 요인 다섯 요소로 분석틀을 최종 구성하였다(표 1).
| 분석 요소 | 정의 | 세부 분석 내용 | 연구 질문 |
|---|---|---|---|
| 지불모델 유형 | 의료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는 기본적인 구조와 위험 분담 방식 | 성과기반 지불, 묶음 지불, 인구기반 지불 | 어떤 지불모델을 채택하고 있으며, 기본적인 구조와 위험 분담 방식이 어떠한가? |
| 성과 영역 | 지불제도가 인센티브를 부여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전략적 목표 서비스 또는 대상 | 만성질환 관리, 일차의료 강화, 비용 효율성, 진료 연속성·안전 | 어떤 성과 영역을 중심으로 구매 및 보상을 설계하고 있는가? |
| 성과 평가 기준 | 제도가 실제로 효과를 냈는지 측정하는 핵심적인 지표의 범주 | 의료의 질, 지출 감소, 환자 경험 | 어떤 지표를 기준으로 성과를 측정·모니터링하고 있는가? |
| 보상의 성격 | 성과 달성에 따른 구체적인 지급 방식과 조건 | 절대 기준 달성, 향상도/차등 지급, 리스크 분담(Penalty) | 어떤 보상 방식을 통해 공급자의 행태 변화를 유도하며, 그 과정에서 어느 수준까지 재정적 보상 또는 패널티를 부과하는가? |
| 도입 조건 및 성공·실패 요인 | 지불제도가 해당 국가에서 정착하거나 실패한 외부적·구조적 환경 및 맥락 | 법적·정책적 기반, 데이터 인프라, 거버넌스 정합성, 도입 전략 | 어떤 환경과 조건 속에서 도입·확산·정착 또는 실패하였는가? |
주: 본 자료는 Mathauer et al.(2019), Lindner & Lorenzoni (2023), Lindner & Hayen (2023), Jamili et al.(2023)를 바탕으로 연구자가 재구성한 자료임.
출처: “Purchasing Health Services for Universal Health Coverage: How to Make it More Strategic?”, Mathauer et al., 2019, World Health Organization; “Innovation providers’ payment models for promoting value-based health systmes”, Lindner et al., 2023; “Value-based payment models in primary care: An assessment of the Menzis Shared Savings programme in the Netherlands”, Linder et al., 2023; “Comparison of pay-for-performance (P4P) programs in primary care of selected countries: a comparative study”, Jamili et al., 2023.
분석 대상 국가는 미국, 영국, 호주로 한정하였다. 이들 국가는 상이한 전달체계와 재원조달 구조에도 불구하고 VBP를 제도적 수단으로 운영하며 국제 비교에서 반복적으로 인용되는 선도 사례이다. 한국은 FFS 중심 구조에서 VBP의 제도화를 정책 의제로 공식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포함하였다. 이를 통해 선도국의 설계·운영 경험을 한국의 논의 맥락에 비추어 해석하고자 하였다.
분석의 시간적 범위는 각국 VBP 제도의 도입 초기 시점부터 최근의 동향까지를 포괄하여 제도의 진화 과정을 추적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각국이 VBP 개념을 도입하고 주요 개혁을 법제화한 시점부터 분석을 시작하였다. VBP의 핵심 모델이 시작되거나 법적 근거가 마련된 시점부터 분석 시점에 수집된 최신 정책 문서 및 평가 보고서가 발행된 시점까지를 포괄한다. 이는 제도의 최근 경향과 운영 성과를 반영하여 현재적이고 실효성 있는 함의를 도출하기 위함이다.
분석 단위는 국가별 VBP의 제도 설계 및 도입 과정이며, 이는 VBP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들을 체계적으로 비교하기 위해 설정한 공통 분석틀에 기반한다. 비교 대상 국가 사례에 지불모델 유형, 성과 영역, 성과 평가 기준, 보상의 성격, 도입 조건 및 성공·실패 요인이라는 다섯 가지 핵심 분석틀을 동일하게 적용하였다. 이를 통해 VBP를 단순한 수가 조정이 아니라 보건의료 시스템 개혁 수단으로 파악하고, 각 제도의 구조적 요인과 맥락적 정합성을 비교하였다.
자료 수집은 (1) 공식 정책 문서·법령, (2) 시범사업 및 평가 보고서, (3) 학술연구(동료평가 논문)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첫째, 각국 정부·공공기관의 법제 및 지침 자료를 통해 VBP의 공식 정의, 제도 설계 원칙, 법적 근거를 확인하였다. 둘째, 시범사업 결과와 평가 보고서를 통해 재정 효과, 운영 성과, 공급자 수용성 등 실제 작동 결과를 검토하였다. 셋째, 보건정책·보건경제 분야의 학술논문을 통해 국제 비교, 이론적 배경, 제도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확보하였다. 특히 국내외 보건경제학, 보건정책학, 의료 관리 분야의 동료 평가(peer-reviewed) 논문을 중심으로 확보하였다. 아울러, 확보된 주요 학술 논문 및 정책 보고서의 참고문헌 목록을 역추적(snowballing)하는 방식으로 관련성이 높고 신뢰할 수 있는 추가 자료를 광범위하게 확보하여 분석의 깊이와 범위를 강화하였다.
본 연구는 국가별 제도를 비교·종합하기 위해 다음의 3단계를 거쳤다. 첫째, 웹사이트 및 Google Scholar를 통해 확보한 정책 문서·법령, 시범사업·평가 보고서, 학술연구를 검토하고, 각 문서에서 다섯 가지 연구 질문에 답하기 위한 정보를 추출하였다. 둘째, 각국 제도는 도입 초기부터 최근 동향까지 제도 운영 시점에 따라 시간순으로 정리하여 변화 과정을 추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별 사례 기록을 공통 분석틀에 매핑하였다. 셋째, 국가별 사례 기록을 교차 비교하여 공통 경향과 차별적 요소를 도출하고, 그 결과를 한국 보건의료체계의 제도적 조건과 연결하여 한국형 VBP 도입 방향을 제안하였다.
본 연구의 첫 번째 분석 축인 지불모델 유형에 대한 비교 결과는 다음과 같다(표 2). 분석 대상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기존 FFS를 전면 폐지하기보다, FFS에 추가적인 지불 요소를 결합하거나 재설계하는 방식을 활용하였다. 주요 지불 구조로는 ① FFS 기반에 P4P을 결합하는 방식, ② 특정 진료 경로나 에피소드를 단위로 보상하는 묶음 지불제도, ③ 인구집단 단위의 지출과 성과를 책임 단위로 설정하는 인구기반 지불제도가 관찰되었다. 다만, 한국의 경우 이들 세 가지 모델이 단계적으로 논의가 시작되기 하였으나, 의료제도 개편 논의가 재부상할 때마다 동시에 “가능한 지불 대안”으로 반복적으로 제시되는 양상이 관찰되었다.
| 지불모델 유형 | 미국 | 영국 | 호주 | 한국 |
|---|---|---|---|---|
| 성과 기반 지불 제도 (P4P) | MIPS1), Hospital VBP2): 성과지표에 따라 기존 수가 가산·감산(차등/감액까지 포함된 구조) | QOF6): 전국GP 대상 표준화된 성과지표 달성 시 인센티브 지급(국가 단위 제도화) | PIP / PIP-QI9): GP 진료소에 예방·만성질환 관리 수행 및 진료·품질지표(QI) 데이터 제출·활용 등을 조건으로 인센티브 지급 | FFS11) 유지하되 질·효율 지표 기반 성과지불 인센티브 도입 방안 검토·시범 설계 |
| 묶음 지불 제도 (Bundled) | BPCI Advanced3): 입원~퇴원 후 90일 등 특정 에피소드를 하나로 묶어 정해진 금액으로 지불하고, 실제 성과에 따라 정산 | BPT7): 특정 질환·시술에서 사전 정의된 임상 기준 충족 시 우대 수가(경로별 차등 수가) | HCH10): 복합 만성질환자 등록 관리에 대해 연간 정액 보상(사례관리·케어플랜 포함) | 수술·입원 후 이행관리 등 표준화 가능한 진료 경로를 ‘에피소드 단위’로 묶어 보상하는 대안적 지불제도(시범 설계 단계) 검토 |
| 인구기반 지불제도 (Population-based) | ACO4) / MSSP5): 등록 인구집단 단위로 총 진료비를 관리하고 절감액 공유·손실 분담까지 포함 | ICS8): 지역 단위 통합케어시스템에 인구집단 성과·재정 책임 부여(법제화된 지역 관리 단위) | HCH: 등록 인구집단(고위험 만성질환자) 단위의 지속 관리에 대해 정액 보상(시범 적용) | 지역 단위에서 지출과 성과 책임을 부여하고, 절감액 공유·위험 분담 등 ACO형 요소를 포함하는 구조의 도입 방안이 공식 검토·논의 중 |
출처: “Merit-based Incentive Payment System (MIPS)”, U.S. 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n.d., U.S. 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MIPS: Learn About MIPS”, 2025-10-28, https://qpp.cms.gov/mips/mvps/learn-about-mips; “Hospital Value-Based Purchasing (Hospital VBP) Program”, U.S. 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n.d., U.S. 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Hospital VBP Program”, 2025-10-28, https://www.cms.gov/medicare/quality/val ue-based-programs/hospital-purchasing; “Bundled Payments for Care Improvement Advanced (BPCI Advanced)”, U.S. 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n.d., U.S. 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BPCI Advanced Model Overview”, 2025-10-28, https://www.cms.gov/priorities/innovation/innovation-models/bpci-advanced; “Accountable Care Organization (ACO)”, U.S. 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n.d., U.S. 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Accountable Care / ACO”, 2025-10-28, https://www.cms.gov/priorities/innovation/key-concepts/accountable-care-and-accountable-care-orga nizations; “Medicare Shared Savings Program (MSSP)”, U.S. 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n.d., U.S. 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Shared Savings Program (SSP ACOs)”, 2025-10-28, https://www.cms.gov/medicare/paymen t/fee-for-service-providers/shared-savings-program-ssp-acos; “Quality and Outcomes Framework (QOF)”, NHS England, n.d., NHS England, “QOF”, 2025-10-28, https://qof.digital.nhs.uk/; “Best Practice Tariff (BPT)”, National Joint Registry, n.d., National Joint Registry; “Best Practice Tariff”, 2025-10-28, https://reports.njrcentre.org.uk/2018/Best-Practice-Tariff; “Integrated Care System (ICS)”, NHS England, n.d., NHS England; “What is Integrated Care?”, 2025-10-28, https://www.england.nhs.uk/integratedcare/wha t-is-integrated-care/; “Practice Incentives Program / Practice Incentives Program – Quality Improvement Incentive (PIP / PIP-QI)”, Australian Government 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n.d., Australian Government 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Practice Incentives Program – Quality Improvement Incentive Guidance”, 2025-10-28, https://www.health.gov.au/resources/coll ections/practice-incentives-program-quality-improvement-incentive-guidance; “Health Care Homes (HCH) Program”, Australian Government 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n.d., Australian Government 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Health Care Homes Program Fact Sheet for Patients”, 2025-10-28, https://www.health.gov.au/resources/publications/conclusion-of-thehealth- care-homes-hch-program-fact-sheet-for-patients?language=en; “Fee-for-Service (FFS) Payment System”, U.S. 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n.d., U.S. 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Fee-for-Service Providers Payment”, 2025- 10-28, https://www.cms.gov/medicare/payment/fee-for-service-providers
P4P은 네 국가 모두에서 FFS와 병행되는 형태로 운영되거나 논의되고 있다. 미국의 성과기반 지불 프로그램(Quality Payment Program, QPP)은 MACRA 이후 메디케어 의사 지불의 기본 구조로 자리잡았으며, 그 안의 MIPS(Merit-based Incentive Payment System)는 제공자의 질, 비용 효율성, 전자의무기록(EHR) 활용 등 성과지표에 따라 기존 수가를 가산 또는 감산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U.S. 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n.d.). 영국의 성과 및 결과 지표 제도(Quality and Outcomes Framework, QOF)는 2004년 GP(일차의료) 계약에 전국적으로 도입된 국가 단위 인센티브 제도로, 다수의 임상·관리 지표 충족 여부에 따라 진료소의 보상이 조정되도록 설계되었다(Fleetcroft et al., 2010). 호주의 일차의료 기관 성과장려금 제도(Practice Incentives Program, PIP)와 PIP-QI는 예방·만성질환 관리 활동 수행, EHR 기반 데이터 제출 등 일정한 질 개선 요건을 충족한 경우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한국은 FFS를 유지하되, 필수의료·중증진료 기여도 등 성과지표를 근거로 추가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성과지향 지불제도’를 공식적으로 검토·발표하고 있다(보건복지부, 2024b).
묶음 지불은 특정 진료 과정 또는 에피소드를 단위로 비용과 책임을 산정하는 방식이다. 미국의 Bundled Payments for Care Improvement Advanced(BPCI Advanced)는 입원에서 퇴원 후 최대 90일까지를 하나의 임상 에피소드로 정의하고, 그 에피소드 전체 비용과 질 성과를 기준으로 정산하는 메디케어 대체지불모델이다(BPCI Advanced, 2023). 영국의 최적 진료 기준 수가제(Best Practice Tariff, BPT)는 특정 질환 또는 시술에 대해 사전에 합의된 임상 기준·경로를 충족한 경우 표준 수가보다 우대 수가를 지급하는 구조로, 표준화된 ‘최적 경로’를 따를수록 높은 지불이 이루어지도록 설계돼 있다(NHS England, 2025; Zogg et al., 2022). 호주의 헬스 케어 홈(Health Care Homes, HCH) 시범사업은 복합 만성질환 고위험군 환자를 등록 대상으로 지정하고, 사례관리·케어플랜 수립·지속 모니터링 등 포괄적 관리를 제공하는 대가로 연간 단위의 정액 보상을 지급하도록 설계되었다(Chee et al., 2016). 한국은 수술 및 입원 후 이행관리 등 표준화 가능한 진료 경로를 하나의 에피소드 단위로 보고, 해당 경로의 성과에 따라 포괄적으로 보상하는 대안적 지불제도를 필수의료 대책 내에서 시범 구조로 제시하고 있다(보건복지부, 2024c).
인구기반 지불(population-based payment)은 등록된 인구집단 또는 지역 단위를 관리 책임의 범위로 설정하고, 해당 집단의 총 진료비와 성과를 기준으로 보상 및 정산이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미국의 책임의료조직(Accountable Care Organizations, ACO)은 기준 지출 대비 절감액을 공급자 조직과 공유(shared savings)하도록 하며, 일부 모델에서는 목표 지출을 초과한 경우 손실 분담을 요구하는 구조를 포함한다. 영국은 통합케어시스템(Integrated Care Systems, ICS)을 법제화하여 지역 단위에서 보건의료 및 돌봄 자원을 통합 관리하고, 인구집단 단위 성과 책임을 부여하였다(이근정 외, 2020). 한국은 일차의료 강화와 필수의료 보장 논의와 연계하여, 지역 단위 또는 특정 환자군 단위에 대해 협력 진료 수행, 야간·응급 진료 유지 등 일정한 성과를 달성한 경우 재정을 차등 지원하는 구조를 정부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보건복지부, 2024d). 국가별 지불모델 유형의 변천은 다음과 같다(그림 1).
두 번째 분석틀인 성과 영역은 WHO가 제시한 전략적 구매 관점에서 “무엇을 구매할 것인가(What to buy)”에 해당한다. 비교 결과, 주요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인구 고령화 및 만성질환 부담 증가를 배경으로, 일차의료 기반 만성질환 관리와 예방 진료를 VBP 성과 영역에 포함시키고 있었다.
첫째, 만성질환 관리 및 예방은 주요 지불제도에서 명시적 평가 대상 영역으로 설정되어 있다. 미국의 ACO 모델은 등록된 인구집단을 기준으로 예방 진료 지표, 만성질환 관리 지표 등의 성과를 측정하고, 해당 성과와 지출 수준을 절감액 공유(Shared Savings) 산정에 반영하도록 설계돼 있다(Figueroa et al., 2016). 영국의 QOF는 100여 개 이상의 임상·관리 지표를 포함하며, 당뇨병, 고혈압,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만성질환에 대한 환자 등록 여부, 지속적 관리, 합병증 예방 관련 지표와 예방접종률 지표를 측정하고, 해당 지표 달성도를 재정적 인센티브와 연계하였다. 호주의 PIP과 PIP-QI는 일차의료 기관을 대상으로 예방 진료 활동 수행, 만성질환 환자 관리 등록, 임상·품질지표 데이터 제출을 요건으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구조를 두고 있다(Greene, 2013). 한국에서도 VBP 논의에서 일차의료 강화, 만성질환 관리, 관련 지표의 설정과 활용이 핵심 과제로 제시된 바 있다(바른의료연구소, 2025).
둘째, 성과 영역은 일차의료 기관 단위와 다직종·다기관 협력 단위를 평가 단위로 포함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었다. 미국의 MIPS는 QPP의 한 축으로, 개별 임상의뿐 아니라 그룹 단위로 보고·평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보고 항목에는 질 개선 활동, EHR 활용 등이 포함된다(Quality Payment Program, n,d,). 영국의 QOF는 GP 기관 단위로 지표 달성 여부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보상 산정에 반영하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GP 계약의 일부로 운영된다(Ashworth et al., 2017). 호주의 HCH 시범사업은 고위험 만성질환자 등록을 전제로 하며, 단일 의사 개인이 아니라 GP를 중심으로 간호사 등 다학제적 팀이 사례관리, 케어플랜 수립, 모니터링 등을 수행하도록 한 관리 구조를 채택했다(Hall et al., 2023).
셋째, VBP의 성과 영역에는 의료의 질 지표 외에도 비용 관련 지표와 진료 연속성·안전 관련 지표가 포함된다. 미국 MIPS는 평가 구성요소 중 하나로 비용 항목을 두며, 총 진료비 및 특정 에피소드 기반 비용 지표를 활용한다. 미국 ACO 모델은 사전 설정된 지출 벤치마크 대비 절감액을 산정하고, 그 절감액을 공유 산정의 근거로 사용하며, 일부 모델에서는 초과 지출 발생 시 재정적 손실 분담 요건을 포함한다(Hong et al., 2018). 또한 미국의 Hospital VBP 프로그램은 재입원율, 감염률, 수술 후 합병증 등 환자 안전 및 진료 연속성과 관련된 지표를 측정하여 그 결과를 병원 지불에 반영하고, 일정 수준 미달 시 감액을 부과한다(CMS gov, n.d.). 영국의 BPT는 특정 질환 및 시술에서 사전 합의된 임상 경로·최적 치료 기준 충족 여부를 지불수준과 연결하며, 이 과정에서 임상 표준화 지표와 자원 사용의 효율성을 함께 지불 구조에 반영한다(CMS gov, n.d.).
세 번째 분석 틀인 성과 평가 기준은 가치 VBP에서 어떤 지표를 근거로 성과를 산정하는가에 관한 것이다. OECD는 지출 감소, 의료의 질, 환자 경험을 VBP의 핵심 성과 축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비교 대상 국가의 제도들은 이 세 범주를 모두 포함하는 형태로 설계되어 있다.
첫째, 의료의 질은 임상 과정(process), 임상 결과(outcome), 환자 안전(patient safety) 지표를 포함하는 방식으로 정의·측정되고 있다. 미국의 Hospital VBP 프로그램은 병원 수준에서 감염률, 재입원율, 합병증 등 안전성과 결과 지표를 포함해 평가하고, 이 결과를 병원 지불에 반영한다. 또한, 미국의 ACO 모델은 등록 인구집단에 대해 예방지표, 만성질환 관리 결과지표 등을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 지표들이 조직의 성과 산정에 포함된다. 영국의 QOF는 100개 이상의 세부 지표를 설정하고, 만성질환의 환자 등록 여부, 지속적 관리 여부, 합병증 예방 활동, 예방접종률 등의 임상 과정 지표를 측정하며 해당 지표를 보상 산정과 연계한다. 또한, 영국의 BPT는 뇌졸중, 고관절 수술 등 특정 질환군에 대해 사전에 합의된 임상 지침 및 최적 진료 경로 준수 여부를 평가 기준으로 두고, 그 충족 여부에 따라 수가를 차등 적용하도록 한다. 한국에서도 최근 가치 기반 지불제도 논의 과정에서 재입원율, 합병증 발생 여부, 절감액 산출 등 결과 중심 지표를 성과 평가 기준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둘째, 비용 효율성은 총진료비, 에피소드 단위 비용, 목표 대비 지출 등 자원 사용 지표를 기반으로 평가된다. 미국 MIPS는 평가 항목 중 하나로 비용 지표를 두고 있다. 이 지표에는 특정 에피소드에 대한 비용, 총진료비 등이 포함된다. 미국의 묶음 지불 모델은 미리 설정된 목표 비용을 기준으로 실제 에피소드 비용을 비교하여, 목표 대비 초과분 또는 절감분을 정산하는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미국 ACO 모델은 사전 설정된 벤치마크 지출 대비 실제 지출을 비교하고, 이 차이를 성과 산정의 핵심 기준으로 사용한다. 일정 수준 이하의 지출은 절감액으로 계산되며, 일부 모델에서는 벤치마크 초과 지출에 대해 공급자 조직이 손실을 분담하도록 규정한다. 한국에서도 가치 기반 지불제도 논의에서 비용 효율성을 성과 평가 기준으로 포함하는 방안이 검토된 바 있으며, 이 과정에서 미국의 MSSP 등 해외 모델이 비교 대상으로 활용되고 있다.
셋째, 환자 경험은 만족도, 응대성, 의사소통 등 환자 보고 항목을 별도의 평가 축으로 포함하는 방식으로 반영된다. 미국의 Hospital VBP는 병원 수준 환자 경험을 성과 평가에 포함하고, 이 점수를 지불 조정에 반영한다. 미국 QPP 내부의 MIPS 역시 보고 항목에 환자 경험과 관련된 지표를 포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Hong et al., 2020). 영국의 QOF는 임상적 성과지표 외에도, 일차의료 현장에서의 관리 및 돌봄 관련 항목을 계약 단위로 측정·보고하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이 과정에서 환자 관점에서 보고되는 지표들이 포함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Downing et al., 2007).
네 번째 분석틀인 보상의 성격은 VBP가 어떤 금전적 보상·정산 구조를 사용해 성과를 반영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비교 결과, 분석 대상 국가들의 제도는 특정 기준 충족 여부를 조건으로 한 인센티브 지급, 성과 수준과 향상도를 모두 반영한 차등 보상, 지출 목표 대비 초과분·절감분에 대한 재정적 책임 분담 구조를 포함하고 있었다.
첫째, 절대 기준 달성에 따른 보상은 일정한 임상·관리 지표 또는 사전 정의된 활동 수행 여부를 충족하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구조이다. 영국의 QOF는 전국 GP를 대상으로, 사전에 설정된 임상 지표 및 관리 지표의 달성 여부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재정 보상과 연계하였다(Downing et al., 2007). 호주의 PIP는 예방 진료 활동, 만성질환 등록 관리, 데이터 보고 등 특정 과제의 수행 여부를 기준으로 활동별 인센티브를 지급하도록 설계되었다.
둘째, 향상도 기반의 차등 지급 방식은 성과의 절대 수준뿐 아니라, 직전 기간 대비 개선 정도를 동시에 고려해 보상 규모를 산정하는 구조이다. 미국의 Hospital VBP 프로그램은 병원 평가 시 절대 성과 점수와 향상 점수를 모두 계산하여, 각각을 가중해 최종 점수에 반영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MIPS는 제공자의 질 비용, 진료 개선 활동, EHR 활용 등을 점수화하며, 이 점수는 절대 성과 수준뿐 아니라 향상도를 포함해 산정된다. 해당 점수는 메디케어 지불 수준 조정에 사용되며, MIPS는 최대 ±9% 수준의 지불 조정 범위를 규정하고 있다 (Ruwaard & Suzanne, 2018; Burke et al., 2025). 한국에서는 2017년 이후 성과지불제 관련 논의에서, 기관별 절대 성과 수준 외에 개선 정도를 함께 평가해 차등 보상하는 방식이 검토된 바 있다.
셋째, 위험 분담형 보상은 공급자가 설정된 재정·성과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 일정 부분 재정적 불이익을 부담하거나, 목표 대비 절감이 발생한 경우 재정적 배분을 받는 구조이다. 미국의 ACO 모델 중 차세대 ACO(Next Generation ACO, NGACO) 모델은 메디케어 수혜자 집단을 기준으로 목표 지출(을 설정하고, 실제 지출이 벤치마크보다 낮을 경우 절감액을 분배하며, 실제 지출이 벤치마크를 초과할 경우 공급자 측이 초과 비용의 일부를 부담하는 양방향 위험 구조를 규정하고 있다(CMS gov, n.d.).. 한국에서는 MSSP 등 해외 모델을 참고하여, 절감액 공유뿐 아니라 일정 조건에서의 감액 또는 재정적 불이익 부과 여부를 포함한 위험 분담형 정산 구조를 도입 가능성 항목으로 검토하는 내용이 보고된 바 있다(김계현 외, 2020).
다섯 번째 분석틀인 도입 조건 및 성공·실패 요인은 VBP가 실제로 설계·시행·확산되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제도적·운영적 기반과, 성과지표-재정 인센티브 결합에서 드러난 설계상 취약점 및 예기치 않은 효과를 함께 정리한다. 법·정책적 기반, 데이터 인프라, 거버넌스 및 시범사업 운영 구조를 중심으로 하되, 각 요소가 참여 유인과 성과의 지속가능성을 약화시키는 방식을 함께 검토하였다.
첫째, 미국, 영국, 한국에서는 가치 기반 지불제도의 도입과 확산 과정에서 정부 차원의 정책·법률 장치가 확인되었다. 미국은 2010년 환자보호 및 부담적정보험법(Affordable Care Act, ACA)을 통해 병원 단위의 가치 기반 지불(Value-Based Purchasing) 프로그램 등을 법적으로 도입하였고, 이후 2015년 Medicare Access and CHIP Reauthorization Act(MACRA)를 통해 Quality Payment Program(QPP)을 제정하면서 성과 기반 지불(MIPS 등)을 메디케어 의사 지불 구조에 포함시켰다. 영국은 NHS Long Term Plan에서 ICS를 공식화했고, 2021년 NHS 법 개정을 통해 ICS에 법적 지위를 부여하였다. 이는 지역 수준에서 인구집단 단위 보건의료·돌봄 자원 배분과 성과 책임을 제도적으로 명시한 조치로 평가된다(김정림, 2020; 신현웅 외, 2014). 한국에서는 정부가 필수의료 대책 및 의료개혁 실행방안 등을 통해 VBP 요소 기반의 지불 제도 추진 의사를 공식 발표하고, 약 2조 원 규모의 재정 투입 계획을 공개하였다. 이는 향후 VBP형 지불 방식을 위한 별도 재원 조성 계획으로 제시되었다(박예지, 2024).
둘째, VBP는 성과를 측정하고 그 결과를 지불과 연계하기 때문에, 데이터 수집·보고 인프라가 제도 설계 요소로 반복 등장한다. 영국 QOF는 GP 단위로 만성질환, 예방접종 등 지표 데이터를 상시 수집·보고하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EHR 기반의 표준화된 지표 보고가 계약 구조에 포함되었다. 호주의 PIP-QI는 일차의료 기관을 대상으로 만성질환 관리, 예방 진료 관련 품질지표 데이터를 제출·활용하도록 요구하며, 이 데이터 보고가 인센티브 지급의 조건으로 연결된다. 한국은 주로 요양급여 청구자료와 심사·평가 자료 중심의 데이터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환자 경험, 다학제적 사례관리, 지역 단위 연계성과 같은 지표에 대해서는 아직 청구 기반 이외의 표준화된 보고 체계가 충분히 정비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있다(바른의료연구소, 2025).
셋째, 가치 기반 지불제도는 다기관 또는 다직종 단위의 협력 구조, 그리고 단계적 시범 운영을 전제로 설계된 사례가 확인되었다. 미국의 ACO모델은 공급자 네트워크를 하나의 조직 단위로 구성하고, 해당 조직이 등록 인구 집단에 대해 진료비와 성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구조를 이용했다(Lowell et al., 2010). 호주의 HCH 시범사업은 고위험 만성질환자를 등록하고, GP·간호사 등으로 구성된 팀이 사례관리와 케어플랜 조정을 수행하는 다학제 관리 방식을 채택하였다. 한국의 경우, 정부는 필수의료 분야를 중심으로 성과지향 지불제도, 묶음·에피소드 단위 지불, 네트워크 단위 인구기반 관리 등의 지불방식을 시범사업 형태로 도입·설계하겠다는 방안을 공식적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이 시범사업의 결과가 향후 제도 확대 여부를 결정하는 근거로 활용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넷째, VBP는 성과지표와 재정 인센티브를 결합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효과와 설계상 취약점이 발생할 수 있음을 주요국 사례가 보여준다. 미국 HRRP는 30일 재입원률과 페널티를 강하게 연계하면서 재입원 감소가 전환돌봄의 질 개선이라기보다 관찰입원(observation stay) 확대 등 ‘지표 관리’로 나타났을 가능성이 제기되었고, 취약병원에 불리한 페널티 구조 및 일부 질환에서의 사망률 증가 논쟁 등 부작용 우려가 보고되었다(Fonarow, 2018; Wadhera et al., 2018). 번들지불의 경우에도 BPCI-Advanced에서 아웃라이어 보호(winsorization) 범위 축소, 에피소드 비용 범위·제외 규칙 변화, 운영비용 미반영 등이 결합되며 기관의 재정적 지속가능성과 참여 유인이 약화될 수 있음이 제기되었다(Krueger et al., 2021). 영국 QOF는 인센티브 영역의 초기 개선 이후 정체 및 비인센티브 영역의 상대적 악화, 환자중심성·연속성 저하(‘box-ticking’)와 같은 왜곡 가능성이 논의되었고, 과 정지표 중심 설계와 exception reporting은 인구집단 수준 효과와 형평성 개선을 제한할 수 있는 요소로 지적되었다(Gillam et al., 2012). 호주 HCH 역시 모델 자체보다 실행 편차, 인력 역량, 디지털·정보시스템 상호운용성 등 시스템 인에이블러의 미비가 성과 입증과 확산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제시되었다(True et al., 2022). 이러한 사례는 VBP 도입 시 성과지표 설계, 위험조정과 형평성, 에피소드 범위·아웃라이어 처리, 운영비용, 환자경험과 비인센티브 영역의 관리까지 포함한 거버넌스 설계가 함께 고려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성과 영역, 성과 평가 기준, 보상의 성격, 도입조건 및 성공·실패요인에 대한 주요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표 3).
| 지불모델 유형 | 미국 | 영국 | 호주 | 한국 |
|---|---|---|---|---|
| 성과 영역 목표 | ||||
| 만성질환 관리 | 높음 (ACO, MIPS의 핵심 지표) | 높음 (QOF의 가장 큰 비중) | 높음 (PIP, HCH의 주된 목표) | 높음 (일차의료 강화, 필수의료 보장) |
| 일차의료 강화 | 높음 (ACO/MIPS 통해 외래 중심 참여 유도) | 매우 높음 (QOF, CQUIN을GP에 집중) | 높음 (PIP, HCH가GP 기관/그룹 대상) | 높음 (2023년 이후 재논의의 핵심 목표) |
| 비용 효율성 | 매우 높음 (ACO 절감 공유, MIPS 비용 지표) | 높음 (BPT, ICSs의 재정 관리 책임) | 중간 (HCH의 연간 정액 수가 관리) | 높음 (질+효율성 반영 명시) |
| 진료 연속성·안전 | 높음 (BPCI, HRRP의 재입원·합병증 지표) | 높음 (재입원율, 통합 관리 책임–ICSs) | 중간 (HCH의 환자 중심 통합관리) | 높음 (재입원율 등 성과 지표 검토) |
| 평가 기준 | ||||
| 의료의 질 (QoC) | 임상·안전·결과 지표, EHR 활용도(MIPS, VBP) | 임상 질(QOF), 지침 준수(BPT) | 정량적 질 개선 지표(PIP-QI) | 질 향상, 재입원율 등 환자 성과 지표 |
| 지출 감소 | 총비용, 절감액 공유 (MIPS, ACO, Bundled) | 비용 효과성(BPT), 재정 관리(ICSs) | 연간 정액 수가 관리(HCH) | 효율성 반영, 절감액 공유 검토 |
| 환자 경험 | 필수 포함 (Hospital VBP, MIPS) | 포함(QOF) | 포함(HCH) | 환자중심성 (초기부터 목표) |
| 보상 유형 | ||||
| 절대 기준 달성 | MIPS, Hospital VBP의 최소 기준 | QOF의 기본 성과 인센티브 | PIP의 활동별 지급 | 성과 달성 시 추가 보상 |
| 향상도/차등 지급 | 높음 (MIPS, Hospital VBP 종합 점수 기반) | 중간 (QOF는 절대 달성 중심, CQUIN은 목표 계약) | 낮음 (활동/기준 충족 중심) | 성과 차등 지급 검토 |
| 리스크 분담 (Penalty) | 매우 높음 (ACO 리스크 분담, 병원VBP 조정) | 중간 (재정 관리 책임–ICSs, BPT 수가 조정) | 낮음 (HCH는 절감 공유 중심) | 절감액 공유·패널티 포함 가능성 |
| 도입 조건 및 성공·실패 요인 | ||||
| 법적·정책적 기반 | MACRA 법제화, ACA 의무화 | ICSs 법제화, NHS 장기 계획 | 예방 진료 강화 정책 | 정부 정책 패키지 선언(2조원 투입) |
| 데이터 인프라 | EHR 활용도 평가(MIPS) | EHR 기반 질 향상, 정교한 측정 | EHR 전국 도입 기반PIP-QI | 데이터 인프라 구축 필요 지적 |
| 거버넌스 정합성 | ACO 네트워크 기반 책임 강화 | NHS 위탁계약, 지역 통합(ICSs) | GP 협력 기반HCH 사례관리 | 의료계 합의 및 전달체계 개편 연계 |
| 도입 전략 | 시범사업 후 전국 확대(BPCI) | NHS 전면 도입(QOF) | 시범사업 기반 도입(HCH) | 시범사업 조건 확보 필요 |
| 설계·운영 리스크 | 지표관리, 패널티의 형평성 논쟁 | 박스체킹, 비인센티브 영역 약화 | 실행 편차 | 지표·데이터 범위 제약, 위험조정 필요 |
| 지속가능성 리스크 | 아웃라이어 보호 약화, 운영비용 비만영 | 운영 및 기회비용 대비 효과 미비 | 인력 확보 비용/역량, 장기 투자 부족 | 운영비용·거버넌스 재원 설계 지속가능성 점검 필요 |
구조화-초점 비교법을 통해 도출된 각국 VBP 제도의 설계와 도입 조건은 한국형 VBP 도입 과정에 중요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각 국가의 경험은 보상 구조, 제도 정착 방식, 전달체계 개편, 데이터 인프라 구축 등에서 서로 다른 교훈을 제시하며, 한국의 맥락적 특성과 결합될 때 더욱 의미 있는 함의를 도출할 수 있다(표 4).
| 지불모델 유형 | 미국 | 영국 | 호주 | 한국 |
|---|---|---|---|---|
| 지불모델 유형 | 혼합형 (FFS + QPP + ACO + Bundled) | 혼합형 (인두제 + QOF + BPT + ICSs) | 혼합형 (FFS + PIP + HCH 시범) | FFS 보완형 -> ACO형으로 전환 모색 |
| 성과 영역 | 비용 효율성, 재입원/감염, 만성 관리 | GP 중심 질, 만성 관리, 통합 진료 | 예방/만성질환 등록, 환자 중심 관리 | 일차의료 강화, 필수의료, 질+효율성 |
| 성과 평가 기준 | 지출/질/경험3축 (MIPS 비용 지표 포함) | 질/경험(QOF), 효율성(BPT) | 데이터 기반 질 향상, 정액 수가 관리 | 질/효율성 반영, 재입원율, 절감액 검토 |
| 보상의 성격 | 리스크 분담(ACO), 차등 지급(MIPS) | 절대 달성 인센티브(QOF), 성과 계약 | 활동별/정액 인센티브 (위험 낮음) | 절감액 공유 및 패널티 포함 가능성 |
| 성공 요인 | 법적 강제성(MACRA), 재정 책임 부여 | 통합 거버넌스 법제화 (ICSs), EHR 기반 | 시범사업 기반 도입, EHR 전국 활용 | 정책 목표 명확화, 데이터 인프라 구축 시급 |
| 실패·취약점 | 행태 왜곡, 형평성 논쟁, 참여 유인 약화 | 정체, 풍선효과, 박스체크 | 실행 편차, 인프라 미비 | 시범사업 확산 – 거버넌스 정합성 확보 필요 |
미국 사례는 VBP가 확산·정착되기 위해서는 법제화된 구속력과 재정적 책임 메커니즘이 결합되어야 함을 보여 준다. 미국은 ACA(2010)를 통해 Hospital VBP 등을 도입하고, MACRA(2015)를 통해 QPP를 법제화함으로써 성과 기반 지불을 메디케어 지불체계의 핵심 규칙으로 편입하였다. 이는 VBP가 선택적 시범사업을 넘어, 공급자가 회피하기 어려운 지불 환경으로 제도화되었음을 의미한다. 보상 구조 역시 단방향 인센티브를 넘어 양방향 위험으로 발전해 왔다. 예컨대 ACO는 목표 지출 이하일 때 절감액을 공유하되 초과 시 손실을 분담하도록 설계되었고, MIPS는 병원뿐 아니라 의사 개인·소규모 그룹까지 성과에 따른 조정을 적용하여 정책 목표가 공급자의 재무성과와 직접 연결되도록 만들었다. 다만 강한 페널티 기반 설계는 행태 왜곡과 형평성 논쟁을 동반할 수 있다. HRRP는 30일 재입원률을 강하게 연계하면서 관찰입원 확대 등 ‘지표 관리’ 가능성, 취약병원에 불리한 페널티 구조, 일부 질환에서의 사망률 증가 논쟁이 제기되었다. 번들지불에서도 BPCI-Advanced는 아웃라이어 보호 범위 축소와 에피소드 규칙 변화 등이 결합되며 참여기관의 재정적 지속가능성과 참여 유인이 약화될 수 있음이 보고되었다.
한국에 대한 시사점은 VBP를 “보너스”로 운영하는 수준에서는 구조 전환이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은 감산·손실 분담을 제도적으로 고정함으로써 기존 관행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동일 보상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동시에, 성과지표의 타당성·위험조정·취약기관 보호장치가 미흡하면 부작용이 확대될 수 있으므로, 강한 책임 메커니즘을 도입하더라도 형평성·환자안전·행태 왜곡 방지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영국은 가치 기반 지불을 지불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 구조 재편과 결합해 추진했다. QOF는 전국 GP를 계약 단위로 포괄하고 예방·만성질환 관리 등 일차의료 기능을 성과지표화하여 수입과 직접 연동했다. 이후 ICS를 법제화해 책임의 단위를 개별 기관이 아니라 지역 단위 시스템으로 확장하고, 인구집단의 건강성과와 재정 운용에 대한 공동 책임을 제도화했다. 즉 영국은 “무엇을 책임질 것인가”와 “누가 책임질 것인가”를 제도적으로 고정한 상태에서 VBP를 작동시킨다. 그러나 QOF에 대해서는 인센티브 영역의 초기 개선 후 정체, 비인센티브 영역의 상대적 악화, 환자중심성·연속성 저하(‘box-ticking’) 같은 부작용이 지속적으로 논의되어 왔다. 또한 과정지표 중심 설계와 예외보고는 인구집단 수준 효과와 형평성 개선을 제약할 수 있는 요소로 지적된다.
한국과 비교하면 핵심 쟁점은 “성과와 재정 책임을 함께 질 조직 단위”가 아직 충분히 정의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차의료 역할·권한과 지역 단위 통합 거버넌스가 제도적으로 고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구기반 또는 지역책임형 지불을 도입하면, 책임 주체 논쟁이 먼저 발생한다. 영국 사례는 VBP의 제도화 이전에 책임 단위의 정의와 거버넌스 합의가 선행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호주는 VBP를 전면 일괄 도입하기보다, 우선순위 인구집단을 중심으로 데이터 인프라와 지불 구조를 단계적으로 고도화했다. PIP-QI는 단순 인센티브를 넘어 예방·만성질환 관련 품질지표 데이터를 표준화된 형식으로 제출·활용하도록 요구하고, 데이터 제출을 인센티브 지급의 전제조건으로 설정하여 지불제도와 데이터 체계를 동시에 구축했다. HCH 시범은 만성질환 고위험군을 등록 기반으로 관리하면서 팀 단위 사례관리·케어플랜 조정을 정액·묶음형 지불과 결합해, 등록–책임–지불의 연결을 먼저 시험하고 정교화하는 전략을 취했다. 다만 HCH는 모델 자체의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실행 편차, 인력 역량의 불안정, 디지털·정보시스템 상호운용성 부족 등 시스템 인에이블러 미비가 성과 입증과 확산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보고되었다. 특히 단기 프로그램 방식의 한계가 반복적으로 지적되며, 장기적 투자와 지원 없이는 제도 고도화가 어렵다는 점이 강조된다.
이는 한국에 ‘무엇을 먼저 좁혀서 설계할 것인가’라는 시사점을 준다. 광범위한 담론을 한 번에 제도화하기보다 우선관리 집단과 운영 단위를 명확히 설정하고, 데이터 제출·사례관리·팀 기반 진료를 참여 조건으로 계약화하는 방식으로 단계적 정교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시범 단계부터 디지털·인력·지원체계를 갖추지 않으면 “효과가 없어서”가 아니라 “입증이 어려워서” 제도 확산이 막힐 수 있다는 점이 호주 사례가 보여주는 취약점이다.
한국의 VBP 논의는 필수의료 지원, 만성질환 관리, 지역 책임 진료체계 재편과 결합해 재부상하고 있으나, 제도화 수준·책임 주체·데이터 인프라에서 동시에 풀어야 할 구조적 과제가 남아 있다.
현재 한국의 VBP는 FFS 위에 별도 인센티브를 얹거나 필수의료 분야 중심의 시범사업 형태로 제시되는 경향이 강하다. 이 경우 VBP가 지불체계의 기본 규칙으로 고정되기보다, 기존 FFS와 병렬적으로 운영되며 정책 우선순위가 흔들릴 위험이 있다. 또한 책임 주체의 문제도 남는다. 영국은 GP와 ICS라는 책임 단위를 제도적으로 고정했고, 호주는 등록 기반 관리팀을 시범 설계의 전제로 두었다. 반면 한국은 일차의료의 역할·권한, 지역 단위 통합 거버넌스, 상급종합병원–지역병원 역할 분담이 충분히 제도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구기반 지불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성과와 재정 책임을 누구에게 귀속할 것인가”가 불명확하다.
데이터 인프라 역시 요양급여 청구자료·심사평가자료 중심으로 특정 행위 단위 정보에는 강점이 있으나, 만성질환의 지속관리, 환자 경험, 다학제 통합관리와 같은 연속적·인구기반 지표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해외 사례가 보여주듯 성과지표 중심 설계는 비인센티브 영역의 상대적 약화나 행태 왜곡, 취약기관에 대한 불균형 부담 같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으므로, 한국형 VBP는 단순 성과연계 강화가 아니라 책임 단위의 확정, 위험조정과 취약기관 보호, 환자경험 및 비인센티브 영역 관리, 운영비용 고려를 포함한 거버넌스 설계로 함께 전환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형 VBP의 설계 및 이행을 위해 요구되는 정책적 시사점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재정적 책임성의 단계적 제도화가 필요하다. 국가 비교 결과, VBP가 단순한 추가 인센티브로만 운영될 경우 제도적 우선순위가 낮게 유지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미국은 초기의 P4P 모델에서 출발했지만, 이후 메디케어 지불체계 자체에 성과를 반영하고, 일정 단계에서는 양측 리스크를 도입해 공급자가 목표 지출을 초과할 경우 손실까지 분담하도록 하는 구조로 전환하였다. 이는 성과가 높으면 가산한다 수준을 넘어서 성과가 낮으면 감액된다는 재정적 책임을 공식 지불 규칙에 편입한 것이다. 한국은 현재 절감액 공유, 성과지향 지불제 등 상방 인센티브 중심 기제를 논의 중이다. 이러한 기제는 참여 유인을 확보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일정 범위의 성과 미달 시 감액·패널티 등의 요소를 단계적으로 도입하여 책임성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실행 전략으로는, 우선 필수의료·고위험 만성질환 등 우선순위 영역에서 제한된 책임 단위를 대상으로 ‘상방 인센티브+최소 질 기준’ 형태로 시작하고, 질 지표가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것이 확인된 경우에 한해 제한적 감액 요소를 연동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다만 성과–재정 연계가 강화될수록 위험 환자 회피, 지표 ‘관리’, 취약기관에 대한 불균형적 부담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최소 질 기준과 함께 위험조정, 예외 규정의 투명화, 단계적 완충구간과 같은 취약기관 보호 장치, 지표 검증·감사 체계를 초기 설계에 함께 포함할 필요가 있다. 즉, 재정적 책임은 ‘질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의 효율성’으로 한정해 도입될 필요가 있다.
둘째, 데이터 인프라를 VBP의 사후 평가 도구가 아니라 참여 조건으로 제도화해야 한다. 호주 PIP-QI는 예방·만성질환 관리와 관련된 품질지표 데이터를 일차의료기관이 정기적으로 제출·활용할 것을 제도 참여의 전제 요건으로 설정하고, 그 준수 여부를 인센티브 지급과 직접적으로 연결했다. 이와 달리 한국은 현재 청구자료 중심의 데이터 구조에 강점이 있으나, 만성질환의 지속관리, 퇴원 후 연속관리, 환자 경험, 다학제 사례관리 같은 ‘연속성·통합성 지표’를 표준화해 수집·피드백하는 체계는 충분히 정립되어 있지 않다. 정책적으로는, 향후 VBP 시범사업에서 지표 제출 및 질 향상 활동(QI) 참여를 제도 참여 요건 자체로 명문화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가 있다. 즉, 데이터 보고를 부가적 행정요구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 조건으로 격상시키는 방향이다. 실행 전략은 비용·질·환자경험·연속성과 같은 ‘지표 세트의 최소 구성’을 먼저 정하고, 시범 참여 기관에 대해 제출 형식·주기·피드백 방식을 계약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또한 초기에는 청구자료 기반 지표로 출발하되, 환자경험·연속성 등 비청구 지표는 표본조사와 레지스트리/EHR 연계를 병행해 단계적으로 확장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이 방식은 이후의 절감액 배분, 감산·패널티, 위험조정 및 분쟁 조정 등 모든 후속 설계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으로 작동한다. 특히 환자경험/만족도, 연속성, 안전성 등 비청구 지표는 표본조사형 경험조사, 질환 레지스트리, 전자의무기록(EHR) 연계 등의 다원 구조로 수집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국내에 이미 존재하는 일부 일차보건의료·만성질환 관리 사업은 성과지표 없이 인센티브만 선지급된 사례가 있다. 새로운 VBP 시범은 초기에 지표·보고·피드백 체계를 계약에 내장하고 출발해야 하며, 이 점은 향후 보건복지부·공단·심평원이 추진할 VBP 시범과정에서도 핵심적인 설계 기준이 될 것이다. 다만 지표 의무화는 행정부담을 증가시키고 ‘측정 가능한 것’에만 과도한 집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최소 지표세트로 시작하되 비인센티브 영역 모니터링, 자동화·표준화, QI 운영비용 지원을 병행해 현장 수용성과 데이터의 신뢰성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
셋째, 책임자를 제도적으로 정의해야 한다. 영국은 일반의(GP)를 계약 단위로 관리하고, 지역 단위 통합케어시스템에 인구집단의 성과와 재정을 함께 맡겼다. 미국은 ACO를 통해 공급자 네트워크를 단일 계약·정산 단위로 묶었다. 즉, 두 나라 모두 VBP를 개별 행위에 대한 보상 조정이 아니라 책임 주체에게 재정·성과를 귀속시키는 계약 구조로 설계했다. 한국에서 이러한 요소들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한국에는 영국식 GP 제도가 존재하지 않고, 지역 단위 통합책임조직도 아직 제도적으로 부여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인구기반 지불이나 묶음 지불을 논의하더라도, 누가 그 지표에 대해 책임을 지고, 누가 절감액을 배분받거나 손실을 분담할 것인가가 명확히 특정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는 제도적 GP를 그대로 상정하기보다는, 지역 단위 다학제 일차의료 네트워크팀을 우선적 책임 단위로 상정할 필요가 있다. 이 단위가 필수의료 연속성, 고위험 만성질환자의 등록 기반 관리, 야간·주말 가용성 확보 등 명시된 역할을 계약상 맡고, 해당 이행 결과를 근거로 인센티브·절감액 공유· 제한적 패널티까지 부과받는 방식이다. 실행 전략으로는, 시범사업 단계에서 참여기관 범위, 협약/운영 규정, 데이터 제출·분쟁조정 절차와 같은 네트워크의 구성요건과 등록 기반 관리, 케어플랜, 전원·회송, 야간·주말 연계와 같은 역할을 최소 수준으로 표준화해 계약에 포함시키는 방식이 요구된다. 이때 성과와 재정의 귀속 단위를 네트워크로 일원화해야 절감액 공유나 제한적 손실 분담도 실제로 작동할 수 있다. 다만 책임 단위가 불명확하거나 계약 규정이 느슨하면 성과 귀속·정산 분쟁이 확대되고, 네트워크 내부의 역할·보상 배분 갈등이 참여 지속성을 약화시킬 수 있으므로, 초기부터 역할·권한·정산 규칙·분쟁조정 절차를 표준화하고, 네트워크 운영을 위한 최소 인력·IT·조정 비용을 별도로 지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요약하면, 한국에서의 정책적 우선과제는 ① 재정 책임의 단계적 내재화, ② 데이터 제출·피드백 체계를 제도 참여 요건화, ③ 지역 단위 다학제 일차의료 네트워크를 명시적 책임 주체로 설정하는 세 방향으로 압축된다. 이 세 가지는 동시에 수행되는 것은 제약이 있기 때문에, 필수의료 및 고위험 만성질환 관리 등 사회적 우선순위가 높은 영역부터 제한적 범위로 시범 적용 → 평가 → 조정 후 확대라는 방식의 점진적 확산 경로가 요구된다. 본 연구의 결과와 한국형 VBP 적용 방향을 통합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그림 2).
본 연구의 의의는 학문적 측면과 정책적 측면에서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이러한 분석 방향은 최근 국내 연구에서도 지역 의료 격차와 필수의료 기반 유지를 위해 ‘목적에 맞는 보상 도구의 조합’과 재원·거버넌스 정합성을 강조하는 논의가 제기되고 강화되고 있다(정수경 외, 2025)는 점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첫째, 지불모형 비교를 ‘모델 나열’에서 ‘제도 조건과 작동 논리’ 중심의 비교로 전환했다. 선행연구가 특정 제도의 구조·성과를 소개하거나 가치기반 전환의 필요성을 제시하는 데 머무른 반면, 본 연구는 P4P, 묶음 지불, 인구 기반 지불이라는 유형 자체보다 각 제도가 유지·확장되기 위해 요구되는 법·재정·데이터·거버넌스 조건을 분석 단위로 삼았다. 이를 통해 한국에서 어떤 요소를 어떤 조건하에 채택할 수 있느냐는 정책적 선택의 문제로 초점을 이동시켰다.
둘째, 한국 맥락에서 책임 주체를 제도형식이 아니라 기능 단위로 재구성했다. 영국·호주의 사례는 GP 제도를 전제로 하지만 한국에는 동일한 제도적 기반이 없다. 본 연구는 이 공백을 단순한 제약으로 처리하기보다, 한국에서 구성 가능한 단위로서 ‘지역 단위 다학제 일차의료 네트워크’를 잠정적 책임 주체로 설정하고, 여기에 성과지표·데이터 보고·재정적 책임을 결합하는 설계 방향을 제안했다. 이는 해외 모델의 단순 이식이 아니라 국내 전달체계 현실에 맞춘 책임 단위의 재정의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셋째, VBP 도입을 “도입 여부”가 아니라 “도입 순서와 결합 방식”의 문제로 명시했다. 주요국 비교에서 VBP는 대개 전국 단위 일괄 도입이 아니라, 우선순위 영역과 대상집단을 설정하고 데이터 보고–성과지표–재정 책임을 묶어 시범 적용한 뒤 확산되는 경로를 보였다. 본 연구는 이 공통된 도입 경로를 정책 변수로 정리하여, 한국에서도 우선순위 영역 설정 → 제한된 책임 단위 구성 → 데이터 제출·피드백 체계 내장 → 제한적 재정 책임 연동 → 평가 후 확대라는 실행 경로를 제시했다.
넷째, 성과지표–재정 인센티브 결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취약점과 예기치 않은 효과를 비교 분석에 포함시키고, 이를 회피·완화하기 위한 실행 전략을 함께 제시했다. 즉, 본 연구는 성공사례 중심의 비교를 넘어 HRRP, 번들지불, QOF, HCH 등에서 보고된 지표 관리, 형평성 문제, 참여 유인 약화, 시스템 인에이블러 미비와 같은 위험요인을 ‘도입 조건’의 일부로 통합해 검토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형 VBP 논의가 원칙 수준의 제안에 머무르지 않고, 최소 질 기준·위험조정·데이터 제출 요건·책임 단위의 계약화 등 운영 가능한 설계 요소로 구체화되도록 연결했다는 점에서 학문적·정책적 기여가 있다.
본 연구는 주요국 VBP 제도를 비교하여 한국형 설계의 조건과 실행 방향을 도출했으나, 다음과 같은 한계가 있다.
첫째, 비교 연구로 진행한 연구 방법 성격상 인과적 효과를 계량적으로 검증하지 못했다. 본 연구는 각국 제도의 구조와 운영 메커니즘을 문헌·정책자료 기반으로 정리하고 한국 맥락에 적용 가능한 설계 요건을 도출했지만, 특정 지불모형이 비용·질·환자경험을 개선했는지에 대한 인과적 추정이나 효과 크기 비교를 수행하지는 않았다. 향후에는 시범사업 또는 제도 도입 단위에서 비용·질·경험 지표를 장기간 추적하고, 위험조정 및 동향요인을 통제한 평가 연구를 축적할 필요가 있다.
둘째, ‘책임 단위’의 법·제도적 구현 가능성과 계약·정산 설계에 대한 검토는 제한적이다. 본 연구는 한국에서 현실적으로 구성 가능한 책임 주체로 ‘지역 단위 다학제 일차의료 네트워크’를 제안했으나, 해당 단위의 법적 지위, 계약 주체의 범위, 성과 귀속 및 정산 규칙, 분쟁조정 절차, 감산·패널티 부과의 법적 근거 등은 본 연구 범위를 넘어서는 제도 설계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한국은 지역 책임조직의 제도화 수준이 국가별 사례와 다르므로, 향후에는 관련 법령·계약모델·재정집행 절차를 포함한 구체 설계 연구가 필요하다.
셋째, 형평성 및 취약기관 보호 장치에 대한 설계는 필요조건 수준에서 제시되었으나, 국내 적용을 위한 정량적 모형화는 미흡하다. VBP는 성과와 효율을 보상하는 구조상 취약계층·의료취약지역·안전취약병원에 불리하게 작동할 가능성이 있으며, 해외에서는 사회경제적 취약도 보정, 형평성 지표의 성과지표 포함, 취약기관 보호지불 등 다양한 대응이 논의되어 왔다. 본 연구는 이러한 방향을 제시했지만, 한국의 인구·공급 구조에서 어떤 보정 변수와 가중치가 타당한지, 보호 장치가 재정·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설계할지까지는 다루지 못했다. 향후에는 형평성 지표 세트의 국내 타당도 검증과 함께, 보정·가중치·보호지불을 실제 보상·감산 규칙에 반영하는 설계 연구가 요구된다.
넷째, 제도 설계에서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한 대응전략은 원칙 수준의 제안에 머문다. 본 연구는 주요국 사례에서 보고된 예기치 않은 효과를 비교에 포함하고 최소 질 기준, 위험조정, 데이터 제출 요건화 등 대응 방향을 제시했으나, 실제 운영 단계에서의 감시·감사 체계, 지표 세트 구성의 적정 범위, 운영비용 지원 방식, 비인센티브 영역 모니터링 설계 등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 향후에는 ‘부작용 방지 장치 패키지’를 시범 설계 단계에서 함께 포함시키고, 그 효과와 비용을 평가하는 연구가 축적되어야 한다.
본 연구는 미국·영국·호주·한국을 대상으로 VBP를 비교하여, 각각의 제도가 어떤 조건에서 작동했는지와 그 조건이 한국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분석했다. 비교 결과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VBP는 추가 인센티브를 지급에 그치지 않고, 일정 단계 이후에는 성과 미달 시 감액·손실 분담 등 재정적 책임을 제공자에게 일부 부과하는 구조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 즉, 보상을 통한 참여 유인에서 출발하되, 점진적으로 책임까지 제도 안에 포함시키는 방향이 요구된다. 둘째, VBP는 측정 가능성을 전제로 한다. 성과지표와 환자경험·연속관리 지표에 대한 데이터 제출과 피드백은 사후평가 항목이 아니라 제도 참여의 최소 요건으로 설정돼야 한다. 셋째, VBP는 개별 행위가 아니라 ‘책임 주체’ 단위에서 다뤄져야 한다. 인구집단 단위 관리나 진료경로 단위 관리를 누가 책임질 것인지를 먼저 정의하고, 그 조직에 보상·절감액 공유·제한적 리스크를 연결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다만 주요국 사례는 성과지표–재정 연계가 강화될수록 지표 왜곡, 비인센티브 영역의 상대적 소홀, 취약기관에 대한 불균형적 부담과 같은 예기치 않은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한국형 VBP는 재정적 책임과 측정체계를 강화하는 것과 동시에, 위험조정과 취약기관 보호, 지표 검증·감사, 비인센티브 영역 모니터링, QI·데이터 운영비용 지원 등 보호장치를 설계 단계부터 함께 내장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현재 성과지향 지불·절감액 공유 등은 논의되고 있으나, (1) 어느 시점에 제한적 성과 미달 시 감액 등의 제도를 도입할 것인지, (2) 어떤 지표를 어떤 방식으로 보고·검증할 것인지, (3) 누가 지역 단위에서 책임 주체가 될 것인지가 합의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한국은 영국식 GP 제도가 부재하므로, 지역 단위 다학제 일차의료 네트워크를 잠정적 책임 단위로 설정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동시에, 이 책임 단위에 재정적 책임을 부과하고 성과 보고를 의무화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한국형 VBP 도입의 성패를 가름하는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형 VBP의 도입 경로는 필수의료·고위험 만성질환 등 우선 영역에서 책임 주체를 먼저 설정하고, 해당 주체에 대해 지표 제출과 질 향상 활동(QI)을 참여 요건으로 명문화한 뒤, 질·안전 기준을 전제로 상방 인센티브로 시작하되 평가 결과에 따라 제한적 감액 요소를 단계적으로 연동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본 연구는 주요국 사례를 통해 제도 설계의 조건과 위험요인을 구조화했다는 점에서 정책적 방향을 제시하지만, 국내에서 이러한 구조가 실제로 비용·질·환자경험에 미치는 효과를 계량적으로 검증한 것은 아니다. 향후 과제는 시범사업 데이터를 바탕으로 효과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근거로 성과지표·책임 단위·위험 분담 수준과 보호장치의 강도를 재조정해 나가는 것이다.
. (2024.03.19). 건강보험 혁신계정 2조원 투입가치기반 수가제도 도입 목표. 의사신문. http://www.doctors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226464
. (2024. 3. 19). 공정한 보상을 통해 필수의료 인프라 붕괴를 막고 필수의료 가치에 걸맞게 보상한다. [보도자료] https://www.mohw.go.kr/board.es?mid=a10503000000&bid=0027&list_no=1480696&act=view
Australian Government 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n.d.). Australian Government 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https://www.health.gov.au/
(2015). Setting value-based payment goals—HHS efforts to improve US health car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372(10), 897-899. [PubMed]
, , & (2020). Value-based provider payment: towards a theoretically preferred design. Health Economics, Policy and Law, 15(1), 94-112. [PubMed]
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n.d.). Accountable Care Organization (ACO). https://www.cms.gov/priorities/innovation/key-concepts/accountable-care-and-accountable-care-organizations
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n.d.). The Hospital Value-Based Purchasing (VBP) Program. https://www.cms.gov/medicare/quality/value-based-programs/hospital-purchasing
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n.d.). Program Data. https://www.cms.gov/medicare/payment/fee-for-service-providers/shared-savings-program-ssp-acos/data
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n.d.). BPCI Advanced. https://www.cms.gov/priorities/innovation/innovation-models/bpci-advanced?utm_source=chatgpt.com
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n.d.). Hospital Value-Based Purchasing Program. https://www.cms.gov/medicare/quality/initiatives/hospital-quality-initiative/hospital-value-based-purchasing
(2018). Unintended harm associated with the hospital readmissions reduction program. Jama, 320(24), 2539-2541. [PubMed]
, , , , & (2018). Impact of provider participation in ACO programs on preventive care services, patient experiences, and health care expenditures in US adults aged 18–64. Medical Care, 56(8), 711-718. [PubMed]
, , , & (2021). From winners to losers: the methodology of bundled payments for care improvement advanced disincentivizes participation in bundled payment programs. The Journal of Arthroplasty, 36(4), 1204-1211. [PubMed]
(2015). Setting value-based payment goals—HHS efforts to improve US health car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372(10), 897-899. [PubMed]
, & (2010). The Accountable Care Organization (ACO) model: building blocks for success. The Journal of Ambulatory Care Management, 33(1), 81-88. [PubMed]
National Joint Registry. (n.d.). National Joint Registry. https://www.njrcentre.org.uk/
NHS England. (n.d.). Integrated Care System (ICS). https://www.england.nhs.uk/integratedcare/what-is-integrated-care/
NHS England. (n.d.). Quality and Outcomes Framework (QOF). https://qof.digital.nhs.uk/
Quality Payment Program. (n.d.). Learn About MIPS. https://qpp.cms.gov/mips/mvps/learn-about-mi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