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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봄호, 통권 32호 2025 봄호, Vol.32

일본 노인의 지속 거주(Aging in Place) 사례와 과제Cases and Challenges of Aging in Place for the Elderly in Japan

1. 배경

인구의 약 30%가 65세 이상인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되는 사회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으며, 인구통계학적 변화로 인한 도전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최전선에 서 있다. 이 중 상당수는 신체적, 정신적 건강 상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고령자이다. 이 담론을 형성하는 주요 개념 중에는 노인들이 오랫동안 자신의 집이나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이고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강조하는 개념인 ‘AIP(Aging in Place)’가 있다. AIP는 1982년 유엔에서 발표된 고령화 국제행동계획(International Plan of Action on Aging)을 계기로 노인 주택에 대한 중추적인 구조로 부상했다(유엔, 1982, 최희정, 2020에서 재인용). AIP의 아이디어는 단순히 물리적 거주에 관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통합, 의료 서비스 이용 및 친숙한 환경에서의 삶의 질 유지를 포괄한다. 이 개념은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노령 인구가 일반화되고 그들에 대한 치료와 돌봄을 보호시설에서 하는 것보다 가능한 한 본인이 익숙한 자택, 지역사회에서 연속적 돌봄의 형태로 지속하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함에 따라 국제적인 관심을 얻었다. 노인 당사자의 자율성과 자녀 입장에서 효도라는 문화적 가치가 혁신적인 정책 노력과 교차하는 일본에서 AIP는 노인 주거 및 돌봄 전략의 초석이 되었다.

그러나 일본에서 AIP를 구현하는 데에는 도시와 농촌 간 격차, 개호(돌봄) 인력 부족, 기술 통합 등의 복잡한 문제가 존재한다. 이 글에서는 일본의 AIP 접근 방식을 통해 고령자 지역 거주의 지속 가능성을 살펴본다.

2. 일본의 AIP 모범 사례

가. 소규모 다기능형 주거 요양 서비스(Small-Scale Multifunctional Home Care Services)

소규모 다기능형 주거 요양 서비스는 고령화 사회인 일본에서 커뮤니티 기반 돌봄을 혁신적으로 구현한 대표적 사례이다. 이 모델은 2006년 4월 개호보험 제도 개정을 통해 신설되었으며, 지역 밀착형 서비스로 분류된다. 기본적으로 주간보호, 방문요양, 단기 입소 서비스가 제공된다. 기존의 시설 중심 돌봄의 한계를 극복하고, 노인의 다양한 요구를 개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지역 요구에 적응하는 유연성이 특징인 방법이다(永田千鶴, 2017).

사업소당 이용 인원수는 30명 정도로 이름대로 소규모이며, 요지원 1・2, 요개호 1∼5 등급의 노인 모두가 이용할 수 있다. 주요 특징으로는 통합적 서비스 제공, 개별화된 접근, 지역사회 기반이라는 점을 들 수 있으며, 일본의 소규모 다기능형 주거 요양 서비스는 고령화 인구를 위한 혁신적이고 지역사회 중심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며, 자립성과 전문적인 요양의 균형을 맞추려는 일본의 의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1) 통합적 서비스 제공

각 고령자의 신체적, 심리적 상태에 맞춘 맞춤형 지원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돌봄 제공자와 수혜자가 동일한 지역 내에 위치하여, 노인이 익숙한 환경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소규모 다기능 주택 돌봄 센터는 시설 기반 돌봄 이용률을 줄이고, 노인의 지역 사회 참여를 촉진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서비스는 농촌 지역과 같이 전통적으로 돌봄 자원이 부족한 지역에서도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永田千鶴, 2017).

2) 정책 목적과 향후 방향

노인 거주지 반경 30분 이내에서 종합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일본의 소규모 다기능형 주거 요양 서비스는 지역 기반 통합 의료 시스템의 일부로 기능한다. 일본의 개호보험에서는 소규모 다기능형 주거 요양 서비스를 통해 요양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노인 생활을 장려하고 있다. 개호보험에서 소규모 다기능형 주거 요양서비스에 대한 재정 지원이 이루어지며, 사용자는 일반적으로 서비스 비용의 10%를 부담하고 있다. 제도의 지속성을 위해서 인력 및 재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며 농촌 및 도시 지역 전반에 걸쳐 서비스에 대한 인식과 가용성을 확대하고 돌봄로봇, 원격의료 등 기술을 활용해 서비스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과제가 남아 있다.

나. 차노마(茶の間(Tea Room) 차를 마시는 공간) 프로젝트

차노마 프로젝트는 니가타시(新潟市)에서 2014년 가을에 시작된 커뮤니티 중심의 다세대 교류 공간으로,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서 노인의 사회적 고립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사회의 유대감을 강화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일본 전역에서 유사한 프로그램으로 확산되어 큰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다음과 같은 주요한 특징이 있다(永田千鶴, 2017; 井上俊明, 2020. 1. 28.).

1) 사회적 교류 촉진

지역 주민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교류하며, 특히 노인들이 지역사회와의 연결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초등학생과 노인의 세대 간 대화를 촉진하는 프로그램도 포함되어 있다 .

2) 저렴한 비용과 다양한 프로그램 제공

이용료는 약 300엔(한화 약 3000원)으로 설정되어, 누구나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지역 보건사(간호사) 및 물리 치료사가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건강 상담 및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이는 노인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3) 민관 연계 성공 사례

실제 차노마는 니가타시의 지역 주민과 행정기관 간 협력을 통해 운영된다. 이 공간은 노인들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모여 협력하고 교류하는 장소로 자리 잡아, 지역사회 내 “상호 지원 문화”를 조성하는 데 기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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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민가를 활용한 지역주인 커뮤니티 공간 차노마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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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有償で支えあう茶の間、行政と連携して高齢者の居場所を”, 井上俊明, 2020. 1. 28, 日経BP(Nikkei Business Publications, Inc.) https://project.nikkeibp.co.jp/atclppp/PPP/434167/010900138/?P=2

3. 에이징 인 플레이스 실행의 주요 과제

가. 인력 부족 문제

AIP 실행에서 가장 큰 장벽 중 하나는 숙련된 돌봄 인력과 의료 전문 인력의 부족 문제이다. 채용 및 유지 문제가 심각하며, 교육 기회의 부족으로 인해 서비스 제공의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永田千鶴, 2017). 2022년에 개호 직원의 수가 감소로 전환되었으며, 주된 개호자가 가족인 비율은 60% 미만으로 감소하는 등 가족 개호에서 사업자에 의한 개호로 개호의 사회화가 진행되고 있다(岡本 真希子, 2024). 노인 인구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는 2040년에는 약 280만 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인력 부족 문제를 국가 차원의 문제로 인식하고 교육적 개입 차원에서 돌봄 제공자, 지역 자원봉사자 및 가족을 대상으로 치매관리와 종말기 돌봄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永田千鶴. 2017). 또한 일본은 인력 강화를 위해 돌봄 인력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돌봄 분야로의 유입을 장려하기 위한 인센티브 제공 등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田宮菜奈子, 2019; 永田千鶴, 2017).

나. 지역 격차 문제

도시 지역은 잘 발달한 의료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만, 농촌 및 외곽 지역은 필수 서비스 접근이 제한적이다. 이러한 지역 격차는 AIP 실행의 불평등을 초래한다(田宮菜奈子, 2019; 湯川順子, 2022). 湯川順子(2022)는 지역 격차 완화를 위해 농촌 지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이동 의료 유닛 및 가상 상담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이러한 실상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은 농촌 지역에 이동 의료 서비스 및 원격 의료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지역 간 격차 해소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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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개호 인력 부족의 심각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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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제8기 개호보험사업 계획에 기반한 개호직원의 필요수에 대해서”[보도자료], 후생노동성, 2021. 7. 9. https://www.mhlw.go.jp/stf/houdou/0000207323_00005.html

다. 재정적 제약

AIP의 적극적 실행에 있어서 재정적 제약이 큰 상황으로, 공공 자금 부족과 민간 투자에 대한 과도한 의존으로 인해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 서비스 품질과 재정적 지속 가능성 간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AIP 강화에서의 큰 과제이다( 国土交通省国土交通 政策研究所, 2021). 재정적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해서 中西啓文(2014)는 헬스케어 REIT 및 공공・민간 협력을 통해 AIP 인프라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라. 서비스 제공상의 문제

일본은 서비스 제공 단편화 측면에서 의료 제공자, 지방 정부, 지역 단체 간 협력이 부족하여 AIP 서비스의 효율성과 포괄성에 제한이 있다는 문제에 대한 대응책으로 서비스 통합 강화를 위해서 의료 제공자, 지방자치단체, 비영리단체 간 협업 체계인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하여 이해 관계자 간 실시간 커뮤니케이션과 협력을 촉진하고 있다(西尾 敦史, 2011; 中西啓文, 2014) . 디지털 도구, 원격 의료 및 모니터링 시스템의 점진적 도입 등 기술 통합은 돌봄 서비스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선행연구는 지적하기도 한다(田宮菜奈子, 2019; 湯川順子, 2022).

4. 나가며

일본의 AIP 정책은 고령 인구를 지원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AIP는 일본의 혁신적인 정책과 관행에서 입증된 바와 같이 급속하게 고령화되는 사회가 제기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접근 방식이다. 일본의 소규모 다기능형 주거 요양 서비스와 차노마 프로젝트에서 영감을 받은 커뮤니티 허브의 성공적인 구현을 분석하여 시설 관리 의존도를 효과적으로 줄이고, 커뮤니티 유대를 강화하며, 노인의 삶의 질을 향상하였다. 이러한 혁신적 실행 및 정책 개입을 통해 일본은 전 세계 고령화 사회에 이정표가 될 수 있는 AIP 모델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에도 불구하고 인력 부족, 지역 격차, 서비스 통합, 재정적 제약 등의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하여 일본은 유연한 지역사회 중심 의료 모델 채택, 통합 서비스 제공 강화, 공공・민간 파트너십을 통한 재정적 지속 가능성 보장에 중점을 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정책은 각 지역의 고유한 인구통계학적, 사회경제적 상황에 맞게 해결책을 맞춤화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러한 권장 사항을 구현하는 것은 노인 돌봄을 개선하는 것뿐만 아니라 노령화 사회의 광범위한 지속 가능성과 회복력을 보장하는 데에도 필수적이다. 한국도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일본의 사례를 참고하여 노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지속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한국의 도시, 농촌 지역을 구분하여 각각에 맞는 지역사회 통합 돌봄 시스템 구축, 세대 통합형 주거 모델 도입, 노인 친화적 주거시설 확충 등의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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