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고소득 국가는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공통된 인구학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지출의 급격한 증가와 더불어 도심 지역 외 인구 감소에 따라 의료 자원 또한 수익성이 높은 도심 지역에 집중되면서 의료 접근성 격차가 심화되고, 나아가 건강 격차 심화라는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출산율의 급격한 감소는 분만의료의 수요 기반을 약화시키고, 분만을 담당하는 지역 병원의 경영 불안과 폐업을 가속화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분만의료 인프라가 붕괴되며 임산부의 의료 접근성 악화를 초래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 전체 시군구의 42%가 분만 취약지로 분류되어 있는데(보건복지부, 국립중앙의료원, 2021), 이러한 취약지 임산부의 건강 결과 또한 비취약지 임산부에 비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Kwak et al., 2019). 분만 취약지에 거주하는 산모들이 인근 대도시로 이동하여 진료 및 출산을 하는 원정 진료 현상 또한 지속되고 있다. 미국도 한국의 분만 취약지와 유사한 개념으로 산과 진료 관련 병원 또는 조산원이 없거나, 산과 전문 의료인력이 전무한 지역을 분만의료 취약지(Maternal care desert)로 분류하고 있다. 행정구역인 카운티(County) 기준 전체의 36%가 분만의료 취약지에 해당한다(Stoneburner, et al., 2026). 이러한 분만의료 인프라의 지역적 불균형은 필수 의료의 공공성을 약화시키고, 모성 사망률과 같은 건강 결과의 격차를 고착화할 위험을 내포할 수 있다는 점에서 (Declercq & Zephyrin, 2025) 시급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분만의료 인프라 붕괴, 이로 인한 건강 격차의 발생이라는 공통된 문제에 대응해 온 미국의 정책적 접근을 살펴보고자 한다. 취약계층 임산부를 지원하기 위해 지역사회 기반의 시스템 개입과 재정 지원을 시작한 헬시 스타트(Healthy Start) 사업부터 조산 예방 케어 모델을 검증한 스트롱 스타트(Strong Start) 시범사업, 그 성과를 제도화하며 시스템적인 변화를 만드는 모성보건 혁신(TMaH: Transforming Maternal Health) 모델로의 정책 변화 과정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분만의료 취약지 지원 정책이 재정 지원부터 시스템 전환으로 변화해 나간 미국의 정책 경험이 한국의 분만 취약지 대응 정책에 제공할 수 있는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국은 65세 이상이거나 장애를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메디케어(Medicare)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메디케이드(Medicaid) 같은 공적 보험을 제외하면 대부분 국민이 각자의 상황에 맞는 민간 의료보험에 의존하는 다보험자 구조이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보험 미가입자나 불충분한 보장을 받는 계층은 질병 발생 시 재난적 의료비로 인한 경제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지불 제도 또한 보험자마다 상이하나 최근 미국의 공적 건강보험을 관장하는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CMS: 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는 공적 보험을 중심으로 의료의 양이 아니라 질과 성과에 따라 보상하는 가치 기반 지불 제도(Value-Based Payment) 중심으로의 변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와 같이 파편화된 보험 제도와 변화하는 지불 제도의 환경에서 미국의 모성보건 정책 또한 취약한 지역사회에 대한 직접적인 재정 지원 방식인 헬시 스타트 사업부터 전달 체계와 지불 제도 개편을 통한 시스템 변화 목적의 정책으로 변화해 왔다. 이러한 정책적 변화는 분만의료 접근성 문제를 단순한 보조금 확대가 아니라 전달 체계와 지불 구조 전반의 개편 문제로 인식하게 된 배경을 반영한다. 이 절에서는 이러한 맥락에서 헬시 스타트, 스트롱 스타트, 그리고 TMaH로 이어지는 정책 흐름을 단계적으로 살펴본다.
헬시 스타트 사업은 미국의 국가 평균보다 영아 사망률이 1.5배 이상 높은 지역이거나 높은 조산율, 저체중 출생아 및 모성질환 비율을 보이는 지역사회에 연방 재정을 지원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Maternal and Child Health Bureau, 2025). 이처럼 건강 결과를 바탕으로 취약한 지역사회를 특정하고, 재정 지원을 통한 지역사회 개입을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헬시 스타트는 이후 시행되는 취약계층 임산부 대상 정책들의 토대가 된다. 헬시 스타트 사업은 보건자원서비스관리국(HRSA: Health Resources and Services Administration) 산하 모자보건국(MCHB: Maternal and Child Health Bureau)이 관리하는데, 초기에는 15개 지역에서 시범사업으로 시작되었다. 이후 지속적인 확대를 거쳐 2024년 기준 37개 주를 포함한 지역에서 약 115개 프로젝트가 시행되고 있다(Maternal and Child Health Bureau, 2025).
헬시 스타트 사업의 목표는 산모의 건강 증진과 영아 사망률 감소로, 이를 위해 필요한 서비스(건강검진, 산모케어 서비스, 교통 및 주거 문제 지원 등)를 보다 광범위하게 보장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 재원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Maternal and Child Health Bureau, 2025). 프로그램 참여자는 일반적으로 임신 전부터 아이의 생후 약 18개월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헬시 스타트 사업은 현재까지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2024년 기준 약 1억 달러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Maternal and Child Health Bureau, 2024). 최근 10년 이내 헬시 스타트 사업의 결과를 살펴보면 국가 전체 평균 초기 산전 진료율은 78%인데 사업 참여자는 85%를 기록했다. 예방적 진료 비율 또한 국가 평균인 71%보다 높은 86%에 달했다(Maternal and Child Health Bureau, 2025). 이러한 결과는 헬시 스타트와 같은 재정 지원 기반 프로그램이 취약계층 산모와 영아의 건강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CMS는 높아지는 취약계층의 조산율을 해결하기 위해 지역사회에 단순히 재정을 지원하는 형태의 정책을 넘어 의료의 질을 높여 조산율과 저체중 출산아를 감소시키면서도 의료비 지출을 줄일 수 있는 케어 모델 중심의 스트롱 스타트 시범사업을 추진하였다(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2018). 스트롱 스타트 시범사업은 CMS 산하 메디케어·메디케이드혁신센터(CMMI: Center for Medicare and Medicaid Innovation)가 주도하여 시행하였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메디케이드 수혜 임산부를 주요 대상 집단으로 설정하고 전통적 병원 중심의 산전 관리를 보완하기 위해 조산사 주도 조산원(Birth Centers) 모델, 그룹형 산전 케어(Group Prenatal Care), 산모 케어 홈(Maternity Care Homes) 등 세 가지 산전 관리 서비스 모델을 도입·운영하였다(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2018).
스트롱 스타트는 사업 설계 단계에서 핵심적인 모델의 운영 프로토콜을 개발하였다. 각 모델의 서비스 제공자(조산사, 산부인과 의료진, 케어 코디네이터 등)와 지역사회 기반 조직을 선정한 뒤 참여 기관이 정해진 표준에 따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각 사업 모델은 의료적 개입을 불필요하게 확대하는 병원 중심의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심리사회적 지지와 교육, 개인 맞춤형 상담, 연속적 산전·산후 케어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Hill et al., 2018). 예컨대 조산원 모델에서는 조산사가 임신 초기부터 출산까지 일대일 상담, 생활습관·영양 교육, 출산 준비와 통증 대처 지원 등을 제공하였으며, 그룹 산전 케어 모델에서는 10∼12명 규모의 임산부 그룹을 구성해 집단 검진과 교육을 병행하며 또래 관계의 형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산모 케어 홈 모델에서는 의료서비스와 지역사회 자원(사회복지, 정신건강, 주거·영양 지원 등)을 연계하여 임신 기간 전반의 서비스 수요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였다(표 1).
| 조산원 모델 | 그룹형 산전 케어 | 산모 케어 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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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특징 및 운영 주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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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되는 서비스 (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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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달 방식 |
출처: “Strong Start for mothers and newborns evaluation: Year 5 project synthesis”, Hill et al., 2018, Urban Institute의 원문을 참고하여 번역, 재정리함.
스트롱 스타트 사업의 조산원 모델에 참여한 산모는 일반 진료를 받은 산모 대비 산후 기간까지의 의료비가 평균 2,010달러 더 낮았다. 조산율은 2.2%포인트, 제왕절개율은 11.5%포인트 감소하는 등 비용 절감과 의료의 질 향상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였다(Dubay et al., 2020). 당초 이 사업은 조산율 감소를 목표로 시작되었으나, 결과적으로 미국 의료 시스템에서 의사 중심의 대형 병원 모델 외에도 조산사 주도의 지역사회 기반 모델이 충분히 안전하고 효과적일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근거로 평가된다(Hill et al., 2018).
스트롱 스타트 사업을 통해 조산사 주도 케어 모델이 의료비 절감과 조산율 감소라는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분만의료 취약지 확산, 산과 인력 부족, 인종·소득에 따른 건강 불평등과 같은 구조적 문제는 단일 프로그램의 확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퍼졌다. 이에 따라 CMS는 성과가 검증된 개별 케어 모델을 주(州) 전체 메디케이드 전달 체계와 지불 구조에 통합함으로써 분만의료 접근성과 질을 시스템 차원에서 개선하고자 하였다. 이에 2023년 CMS는 스트롱 스타트 시범사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 TMaH 모델을 발표하였고, 2024년 사업에 참여할 주들의 신청을 받아 최종적으로 참여할 지역을 선정하였다(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2025).
| 구분 | 주요 전략 및 실행 내용 |
|---|---|
| 1. 접근성·인프라·인력 확충 | |
| 2. 의료 질 향상 및 안전 | |
| 3. 전인적 케어 제공 |
출처: “Transforming maternal health (TMaH) model” [fact sheet], 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2025, CMS Innovation Center의 원문을 참고하여 번역, 재정리함.
TMaH 모델은 개별 의료기관 단위의 접근을 넘어 주 메디케이드국(SMA: State Medicaid Agency)이 주체가 되어 병원, 조산원, 지역사회를 아우르는 통합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한다(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2025). 이 사업 모델은 접근성·인프라·인력 확충, 의료 질 향상 및 안전 제고, 전인적 케어 제공이라는 3가지 주요 내용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임신부터 산후 12개월까지 산후 관리의 보장 기간을 확장하여 산모 건강 관리의 연속성을 확보하고자 한다는 특징이 있다(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2025). 아울러 10년간 주별 최대 1700만 달러의 재정 지원을 바탕으로 가치 기반 지불 모델로의 전환을 시도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단순한 보조금 지원이 아니라 제왕절개율 감소, 조산 예방, 산전·산후 관리의 질 개선과 같은 구체적 성과 지표 달성에 대한 보상을 의미한다(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2025). 이러한 가치 기반 지불 제도로의 전환은 유색 인종 또는 저소득층 산모가 겪을 수 있는 의료 접근성 문제의 완화, 분만의료 관련 인력 구성의 다변화와 같은 새로운 시스템 전환을 도모하면서도 효율적인 의료비 지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TMaH 모델은 단기적인 제도 도입과 사업 형태가 아니라 사전 준비부터 본격 이행으로 이어지는 10년 단위의 단계적 정책 모델로 설계되었다(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2024). 사전 준비(2025∼2027) 기간에는 주 메디케이드국과 관련 이해관계자들이 TMaH 전달 체계 및 지불 모델을 구축할 수 있도록 기술적·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에 집중한다. 이 단계에서 각 주 메디케이드국은 모성보건서비스 제공자, 지역사회 기반 조직을 주요 지원 대상으로 하는데, 모든 주는 이행 현황과 구체적 운영 활동을 담은 분기별 보고서를 제출할 의무를 가진다. 이후 본격 이행 단계(2028∼2034)에서는 사전 단계에서 축적된 기술 지원과 제도 설계를 바탕으로, 주별로 개발된 가치 기반 지불 모델과 핵심 개입이 실제 현장에서 시행된다. 이 과정에서 주 메디케이드국은 지역 여건에 따라 TMaH의 일부 요소를 지역 단위로 시범 적용하거나 주 전체로 확산할 수 있는 자율성을 지닌다(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2024). 이와 같은 단계적 접근은 재정 지원을 단순한 보조 수단이 아니라 제도 학습과 구조 개편을 유도하는 정책적 장치로 활용하려는 TMaH의 설계 의도를 잘 보여 준다. 즉 초기에는 역량 구축과 제도 정합성 확보에 집중하고, 이후에는 성과 연계형 지불과 전달 체계 개편을 통해 정책 효과를 누적시키는 구조를 취하였다. 이는 결과적으로 TMaH가 주 단위 모성보건 시스템의 지속가능한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TMaH 사업은 취약계층의 건강 불평등 해소를 위해 연방 차원에서 설계된 모성보건 모델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정책적 함의를 갖는다. 그러나 배정된 예산이 이러한 시스템의 구조적 전환이라는 모델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존재한다. 주별 최대 예산인 1700만 달러는 10년 동안 전체 임신, 출산 및 산후 지원 활동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모든 비용을 포함한 규모인데, 이를 메디케이드의 출산 수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출산 1건당 약 40달러 수준의 지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Emanuel & Hong, 2025). 특히 모델의 핵심적 요소 중 하나인 둘라 양성 및 교육, 지역사회 기반 인력 확충 등은 수년간 지속적인 재정 투입이 필요한 영역이기에 현행 재원 수준은 정책 목표에 비해 현저히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TMaH 모델의 성공적인 시행은 주정부별 행정 역량과 정책 수용 수준의 편차에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주별로 정책의 실행 방식, 인력 구성, 정보 시스템, 지역사회 연계 수준 등에 차이가 있기에 정책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TMaH 모델은 다수의 인력이 투입되고 폭넓은 의료·사회 서비스를 네트워크 형태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기존의 메디케이드 및 아동건강보험 프로그램(CHIP: Children's Health Insurance Program)과 어떤 방식으로 통합·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준비와 실행 역량이 정책 성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Lam et al., 2024).
주별 자율성과 전체적인 목표 달성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문제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주정부에 예산 활용의 유연성을 부여하더라도 주마다 상이한 시스템 환경에서 성과를 어떻게 측정하고 평가할 것인지, 주정부 체제에서의 정책 목표 달성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즉 표준화된 접근 방식을 채택할 것인지, 아니면 주 메디케이드국이 주별 특성에 맞게 전략을 자율적으로 수립하도록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프로토콜의 표준화와 기관 간 연계 체계 구축 또한 중요한 과제로 지적된다. 성과 추적과 질 관리를 위해서는 통합된 데이터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 TMaH 모델은 메디케이드와 사회서비스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연계하는 것을 목표로 하나, 주별 제도와 행정 여건 차이로 인해 기존의 파편화된 보고 체계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또 다른 우려 사항으로 지적된다(Emanuel & Hong, 2025).
한국의 임신·출산 건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총의료비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다. 한국의 보건의료 정책은 수가 조정을 중심으로 한 단기적 대응에 상대적으로 집중되어 있다. 제도적·정치적 제약으로 인해 전달 체계나 인력 구조와 같은 구조적 개편을 추진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존재한다. 그러나 보건의료 재정 부담의 증가와 더불어 인구 감소, 지역 격차, 사회·경제적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심화되는 상황에서는 보조금이나 수가 인상과 같은 단기적 대응으로는 의료 취약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역부족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취약지의 의료 수요에 통합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거점 중심의 분만의료 네트워크 형성이나 공공의료의 확대, 분만 관련 인력의 다양성 확대 등 중장기적 관점에서 의료서비스의 체계를 변화시키는 구조적 개혁의 필요성을 검토해야 한다. 특히 분만의료의 경우 지난 10년 동안 분만 가능한 의료기관이 30% 이상 감소하고 있고(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2024), 도심 지역으로 의료 자원이 편중되고 있어 이에 대한 해결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앞서 살펴본 미국의 TMaH 모델은 재정 규모의 제약과 주별 실행 역량의 편차라는 한계를 분명히 안고 있음에도 분만의료 문제를 단기적 보조금이나 개별 사업 시행이 아니라 ‘시스템 전환’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정책적 의미를 갖는다. 예컨대 조산사 및 둘라와 같은 의료 인력의 가용성을 확대하여 접근성을 높이고 전달 체계를 변화시키는 한편 성과에 따른 가치 기반 지불 제도 도입을 통해 전달 체계 개편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분만의료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한국 역시 필수의료 분야를 중심으로 현행 제도의 한계를 점검하고, 단계적·선별적인 제도 개선 가능성을 모색하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의 사례는 사회적·제도적 환경 차이로 한국에 직접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다만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와 함께 디지털 헬스케어, 비대면 진료 등 새로운 의료 제공 방식이 확산되는 현시점에서는 정책 대안을 검토하는 데 참고할 만한 사례로서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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