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stralia recognizes the lived experiences of mental health consumers and their families as essential and unique expertise, formally defining them as a “distinct professional discipline” separate from clinical practice (Roennfeldt & Byrne, 2021). Through the National Mental Health Workforce Strategy (2022–2032), Australia presents a medium- to long-term roadmap that includes qualification standards and career pathways. This is supported by a standardized curriculum under the national qualification framework (Certificate IV in Mental Health Peer Work) and regulatory mechanisms to ensure fair working conditions, which together strengthen both the professional competency of peer workers and a foundation for more stable employment. Such an approach is significant in that it positions peer workers not as mere auxiliary staff, but as core agents in recovery-oriented services.
The Australian case suggests that South Korea should redefine peer workers as “lived experience professionals” and establish a robust institutional foundation for their roles. This includes developing a professionalization system that links education with employment and creating a corresponding compensation structure, enabling peer workers to serve as active partners in the mental health field.
호주는 정신건강 당사자와 가족의 회복 경험을 현장의 필수적인 고유 역량으로 인정하며 이들을 임상 인력과 차별화된 독립적 전문 직역으로 공식 규정하고 있다. 국가 차원의 인력 전략(2022-2032)을 통해 자격 기준과 경력 경로를 포함한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으며, 국가 자격 체계에 따른 표준 교육과정(Certificate IV)과 법적 처우 보장 체계를 통해 동료지원인의 전문성과 안정적 고용 기반을 함께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동료지원인을 단순 보조 인력이 아니라 회복 중심 서비스의 핵심 주체로 자리매김하게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한국 역시 동료지원인을 경험 기반 전문가로 재정립하고, 교육과 고용이 연계된 전문화 체계와 이에 상응하는 보상 구조를 마련함으로써 현장에서 실질적인 파트너로 기능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호주는 정신건강을 단순히 질병 유무로 판단하지 않고, 개인의 신체와 심리, 사회와 문화가 긴밀하게 맞물려 작용하는 전인적 ‘웰빙(Well-being)’ 관점에서 바라본다(NSW Ministry of Health, n.d.). 이에 따라 정신건강서비스는 건강 증진과 예방, 조기 개입부터 치료와 회복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관여하는 포괄적 체계로 정의되며 다양한 직종과 역할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2022).
이러한 제도적 기반에도 불구하고 호주는 서비스 수요의 가파른 증가와 전달체계 간 연계 부족, 인적 자원의 한계와 같은 구조적 어려움을 겪어 왔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며 기존 체계의 대응 역량이 한계에 부딪혔음을 확인했다. 이에 호주 정부는 시스템 전반을 진단하고 개혁을 추진했으며, 2020년 생산성위원회의 조사와 국가 자살 예방 검토를 통해 서비스 접근성, 체계 간 연계, 인력 운영 문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했다(Australian Government National Suicide Prevention Office, 2020; Australian Government Productivity Commission, 2020; Whiteford, 2022).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2022년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국가 정신건강 및 자살 예방 협약’을 체결했다(Commonwealth of Australia, n.d.). 이는 정부 간 역할과 책임을 재조정하고 재정과 서비스 운영을 결합함으로써 파편화된 전달체계를 통합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후 평가에서는 서비스 연계가 강화되는 등 일부 성과가 나타났으나, 이용 편의성과 서비스 공급 역량 면에서는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Australian Government Productivity Commission, 2025).
이러한 정책 흐름 속에서 호주는 서비스 역량과 질을 높이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인력 정책을 강조해 왔으며, ‘국가 정신건강 인력 전략(2022-2032)’을 통해 중장기적인 인력 확충과 역할 재정립을 추진하고 있다. 호주 국립보건복지연구원(AIHW)은 정신건강 인력을 전문인력, 일반인력, 동료지원인으로 분류하는데, 이들은 서로 배타적이기보다 역할과 기능에 따라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한다(Cleary et al., 2020, pp. 6-10; Australian Institute of Health and Welfare, 2024). 전문인력은 고등교육과 전문 자격에 근거해 임상서비스를 제공하는 집단으로, 정신과 전문의, 정신건강 간호사, 심리학자, 작업치료사, 공인 정신건강 사회복지사 등이 포함된다. 별도의 인증 기구에서 감독을 받는 사회복지사를 제외한 나머지는 AHPRA(Australian Health Practitioner Regulation Agency)의 관리와 감독을 받는다. 일반인력은 지역사회에서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서비스로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데, 일반의(GP), 원주민 보건의료인, 상담사, 전화상담 자원봉사자 등이 해당한다. 무엇보다 동료지원인은 정신건강 문제와 돌봄을 직접 겪으며 얻은 독자적인 역량을 갖춘 핵심 인력으로, 자신의 경험을 전문적 자산으로 삼아 회복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2022, p. 7; Whiteford, 2022). 이에 이 글에서는 호주의 동료지원인 제도를 고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동료지원인 전문성 강화와 지속 가능한 제도 구축을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호주 정신건강 체계에서 동료지원인은 경험에서 비롯된 관점과 관계 형성 기술을 바탕으로 서비스 과정에서 차별화된 역할을 수행하는데, 당사자 동료지원인과 돌봄 경험 동료지원인으로 나뉜다(Mental Health Commission, 2024).
먼저 당사자 동료지원인은 컨설턴트나 회복지원가 등의 직함으로 활동하며 서비스 기획과 평가에 참여한다. 또한 정책 개발 과정에서 당사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멘토링과 권익 옹호 활동을 수행한다(Australian Institute of Health and Welfare, n.d.). 돌봄 경험 인력은 가족이나 지인의 입장에서 상담가나 보호자 대표로 활동하며 다른 보호자에게 정서적·실질적 도움을 주는 동시에 서비스 체계와 보호자를 잇는 가교 역할을 맡는다.
동료지원인의 핵심 역량은 단순히 경험을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경험을 깊이 되새겨 타인의 회복을 돕고 조직과 서비스 체계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 있다. 따라서 상호 존중에 기반한 관계 형성, 적절한 거리 유지, 의사소통, 전문가와의 협업 능력이 필수다(Mental Health Commission, 2024). 이처럼 동료지원인은 정신건강서비스 전반에 걸쳐 다양한 방식으로 기여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고용 형태와 규모는 지역별 정책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다.
‘국가 정신건강 인력 전략(2022-2032)’은 동료지원 인력의 양성과 활용 과정에서 불투명한 경력 경로, 역할과 전문성에 대한 공식·비공식적 인정 부족, 지속적인 훈련과 역량 개발 기회의 제한 등을 주요 구조적 과제로 지적한다(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2022, p. 25). 특히 전문성과 기여를 공식적으로 뒷받침할 직무 체계의 부족, 조직 내 낮은 존중과 신뢰는 직무 정체성과 사회적 위상 형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Roennfeldt & Byrne, 2021). 동료지원인은 정신건강 인력 직군 중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직종인 만큼 직무 체계가 아직 충분히 정착되지 않았다.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은 농촌·오지 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진다(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2022, p. 25). 결과적으로 신규 인력의 안정적 유입과 장기근속이 어려워지고, 지역 간 정신건강서비스의 질적 격차도 심화될 우려가 있다.
10개년 인력 전략계획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방향성을 제시하는 전략과 함께 동료지원인의 유입, 교육, 지원, 근속을 아우르는 정책을 제시한다. 특히 다양한 교육, 경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인력이 참여할 수 있도록 여러 단계의 진입 경로를 제도적으로 마련할 것을 강조한다. 구체적으로는 Certificate II 수준의 기초 자격부터 Certificate IV, 학사와 대학원 과정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교육 경로를 구축하고, 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지역별 교육 접근성을 높여 진입 장벽을 낮추고자 한다(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2022, p. 26).
| 범주 | 실행 계획 |
|---|---|
| 1. 인력의 자격 기준 및 경력 경로 | |
| 2. 동료지원인의 역할 강화 | |
| 3. 지역사회 정신건강 계획 참여 확대 | |
| 4. 고용 촉진을 위한 인센티브 | |
| 5. 감독 및 멘토링 체계 강화 | |
| 6. 디지털 역량 강화 | |
| 7. 지속적 전문성 개발(CPD) |
출처: “National mental health workforce strategy 2022-2032”, 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2022, Australian Government, https://www.health.gov.au/sites/default/files/2023-10/national-mental-health-workforce-strategy-2022-2032.pdf, pp. 28-29, pp. 44-53의 내용을 기반으로, 동료지원인 관련 전략 및 실행 계획을 선별하여 재구성.
교육과 훈련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더 일관된 교육·훈련 표준을 마련하고, 정신질환이나 자살을 경험한 당사자들이 교육과정 설계와 운영에 직접 참여할 것을 제안한다(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2022, p. 26). 이를 통해 실제 경험에서 얻은 지식이 교육 내용에 생생히 반영되도록 하려는 취지다. 현장 적응력을 높이고 전문성을 강화하려면 체계적인 지도와 멘토링 시스템을 뒷받침해야 한다(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2022, p. 26). 또한 조직 차원에서는 동료지원인을 실질적으로 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이들이 리더십을 발휘하는 위치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2022, p. 26).
나아가 동료지원인의 정책적 대표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 단위의 동료지원 인력 대표 기구를 설립할 것을 제안한다(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2022, p. 26). 이는 당사자와 가족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전문적 리더십을 지원하고, 정책과 서비스 개발 과정에 보다 체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토대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뉴사우스웨일스(NSW)주는 연방정부의 10개년 인력 전략을 지역 차원에서 구체화하기 위한 실행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당사자의 경험 지식이 조직의 핵심 역량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뉴사우스웨일스주 보건부가 발표한 ‘경험 지식 전문성 강화(Elevating Lived Experience Expertise)’ 프레임워크는 국가 전략을 임상 현장과 지역사회 서비스에 적용하기 위한 운영 체계를 제시한다(NSW Ministry of Health, 2025, p. 12). 구체적 실행 수단으로, 지역의료지구(LHD: Local Health Districts)와 전문건강네트워크(SHN: Specialty Health Networks) 내에 경험 기반 리더십 직위(Lived Experience Leadership Positions)를 공식 보직으로 신설하고, 해당 직위의 기능과 권한을 명시적으로 규정함으로써 거버넌스 구조를 강화하였다(NSW Ministry of Health, 2025, p. 71).
이 프레임워크는 동료지원인, 선임 동료지원인, 동료지원인 전문 리드(Professional Lead—Peer Work)로 이어지는 단계적 직위 체계를 제시한다. 그중 동료지원인 전문 리드는 LHD 차원의 동료지원 인력을 조정하고, 인력 개발 전략의 수립과 실행, 정책 방향 설정에 참여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러한 구조는 동료지원인이 현장 실무에 머무르지 않고, 경험과 전문성을 축적하면서 상위 역할로 이동할 수 있는 경력 경로를 제도화한 것이다(NSW Ministry of Health, 2025, p. 71). 그 결과 동료지원 전문가는 서비스 제공뿐 아니라 정책 기획, 인력 채용, 서비스 평가 등 조직 운영 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갖게 되었다(NSW Ministry of Health, 2025, p. 54, 71).
뉴사우스웨일스주는 이 단계적 직위 체계와 연계하여 동료 주도형 직무지도(Peer-led Supervision)를 도입하였다(NSW Ministry of Health, 2025, p. 69). 이 체계의 핵심은 관리 기능과 직무지도 기능의 분리에 있다. 조직 운영과 행정 관리는 기존 운영 관리자가 담당하는 반면 선임 동료지원인과 동료지원인 전문 리드는 별도의 직무지도를 통해 동료지원 실천의 가치와 원칙이 현장에서 유지되도록 지원한다. 직무지도의 초점은 직위에 따라 달라진다. 선임 동료지원인은 현장 실무에 밀착한 지원을 담당하고, 동료지원인 전문 리드는 직무 방향과 제도적 정합성을 함께 고려하는 보다 넓은 범위의 지도를 수행한다. 이처럼 직무지도 기능을 상위 직위와 직접 연결함으로써 경력 성장과 전문성 개발이 하나의 체계 안에서 통합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설계되어 있다(NSW Ministry of Health, 2025, pp. 69-71).
또한 뉴사우스웨일스주는 동료지원인과 임상 인력 간 협력이 실제로 작동하도록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하였다. 관리자와 리더에게는 낙인 완화, 팀 문화 형성, 동료지원 실천 원칙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교육을 권고하고 있으며(NSW Ministry of Health, 2025, p. 73), 동료지원인이 다학제 팀의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회의, 인계, 라운딩 등 주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준도 명확히 하였다(NSW Ministry of Health, 2025, p. 73). 나아가 업무 수행에 필요한 공간, 정보통신 기기, 의무기록 시스템 접근 권한을 다른 전문인력과 동등하게 보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NSW Ministry of Health, 2025, p. 74). 이러한 조치들은 동료지원인의 경험 기반 지식이 임상 관점과 함께 팀 안에서 실질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기 위한 것이다.
2020년 호주 정부는 국가 정신건강 인력 전략 수립을 위해 국가 정신건강 서비스 계획 프레임워크(NMHSPF: National Mental Health Service Planning Framework)를 활용하여 인력 수급 실태를 분석하였다(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2022, p. 16). NMHSPF는 정신건강서비스의 계획 수립과 자원 배분을 지원하는 포괄적 정책 도구로, 지역별 정신건강 예산 배분, 인력 부족 분야의 식별, 그리고 체계적인 교육 및 채용 전략 수립에 활용된다(Diminic et al., 2023).
해당 프레임워크를 통해 분석된 직종별 수급 현황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호주 정신건강서비스 분야의 전문인력 수급 불균형은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2022, p. 17). NMHSPF 분석 결과 2019년 기준 전체 정신건강 인력은 목표치 대비 약 32% 부족한 상태였는데, 현행 인력 공급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30년에는 그 격차가 42%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2022, p. 17).
특히 서비스 인력 중 동료지원인 집단은 2019년 NMHSPF 목표치 대비 공급 수준이 가장 낮은 직군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당사자 동료지원인의 공급 수준은 목표 대비 5%, 가족 돌봄 경험 동료지원인은 14%에 머무르는 등 다른 직군에 비해 현저한 인력 부족 상태를 보였다(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2022, p. 17). 이와 같은 심각한 인력 부족은 이후 연방 및 주 정부의 정책적 개입을 촉발하는 주요 배경으로 작용하였다.
호주 전체 동료지원인 규모를 아우르는 통합 통계는 아직 마련되지 않았으나, 공공 정신건강 전문시설(Specialised Mental Health Care Facilities)의 통계가 집계되고 있는데, 고용이 꾸준히 늘고 있다. 2022∼23년 기준으로 보면 호주 전역의 전문시설 가운데 54%가 당사자 경험 인력을, 32%가 돌봄 경험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Australian Institute of Health and Welfare, 2026). 같은 기간 유급으로 활동하는 동료지원인 중 당사자 동료지원인은 정신보건 인력 1만 명당 126명(FTE), 돌봄 경험 동료지원인은 48명(FTE) 수준으로 나타났다(NSW Mental Health Commission, n.d.-a).
[그림 1]에서 보듯 2019년을 기점으로 고용 규모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특히 뉴사우스웨일스주는 2018년부터 당사자 동료지원인 확충을 선도적으로 추진하였는데, 이는 주정부의 인력 고용 로드맵과 당사자 중심 서비스로의 정책 전환이 실제 고용 확대에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뉴사우스웨일스주의 경우 정신보건 인력 1만 명당 당사자 동료지원인은 2014∼2015년 37명(FTE)에서 2022∼2023년 177명(FTE)으로 증가하여 약 5배의 성장세를 보였다(그림 1). 이러한 증가는 서비스 접근성 개선으로도 이어졌다. 뉴사우스웨일스주 조사에 따르면 정신건강서비스 이용자의 66%가 동료지원 서비스에 대해 ‘우수’ 이상의 접근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NSW Mental Health Commission, n.d.-b). 이는 동료지원 인력 확충이 서비스 전달체계 내에서 실질적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나아가 2019년 이후에는 이러한 증가세가 호주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는 ‘생산성위원회 정신건강 보고서’와 ‘제5차 국가 정신건강 및 자살 예방 계획’ 등 연방정부 차원의 정책 추진이 전국 단위의 고용 확대를 견인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인력 유형 및 지역 간 불균형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예컨대 뉴사우스웨일스주는 당사자 경험 인력에서는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성과를 보인 반면 돌봄 경험 인력은 전국 평균(48명, FTE)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4명(FTE) 수준에 머물러 있어 인력 확충의 편중 문제가 확인된다. 이러한 격차는 두 유형의 동료지원인이 상이한 정책적 관심과 자원 배분을 받아온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10개년 인력 전략의 실행 계획을 두 유형에 획일적으로 적용하기보다 돌봄 경험 동료지원인을 위한 별도의 채용 인센티브, 교육 접근성 제고, 역할 명확화 등 유형별 확충 방안을 함께 모색할 필요가 있다.
호주의 동료지원인 양성은 국가 자격 체계인 AQF(Australian Qualifications Framework)와 이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직업교육훈련(VET: Vocational Education and Training) 체계 안에서 이루어진다. AQF는 자격 수준과 학습 성과를 국가 차원에서 표준화한 틀로, 교육과정 간 수준과 연계성, 진로 경로를 체계적으로 제시한다(Australian Qualifications Framework Council, 2013). VET는 이러한 AQF에 따라 설계된 교육과정을 실제로 운영하는 체계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자격 취득 경로를 제공한다.
정신건강 분야에는 Certificate Ⅲ부터 Advanced Diploma까지 다양한 AQF 수준의 자격이 마련되어 있다. 동료지원인 양성을 위한 핵심 과정은 AQF Level 4에 해당하는 CHC43515 Certificate IV in Mental Health Peer Work이다.3) 정신건강 분야의 단계적 자격 체계는 입문에서 심화로 이어지는 경력 개발 경로를 가능하게 한다. 각 단계에서 취득한 학습 성과는 국가 자격 체계 내에서 학점(Credit)으로 인정되어 자격 간 연계와 상위 과정 진입에 반영된다(Australian Government Department of Education, n.d.).
CHC43515 Certificate IV in Mental Health Peer Work는 정신건강 문제를 직접 경험한 당사자 또는 돌봄 제공 경험을 보유한 사람이 동료를 지원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정부, 공공, 민간, 지역사회 운영 서비스 등 다양한 고용 환경에 적용된다(Commonwealth of Australia, 2024). 교육은 8개 핵심 단위와 7개 선택 단위를 포함한 총 15개 역량 단위로 구성되며, 명목 교육 시간은 760시간에 달한다(Commonwealth of Australia, 2024). 주립 기술전문대학(TAFE)과 민간 등록훈련기관(RTOs: Registered Training Organisations)에서 운영되는데, 전일제 기준 약 12개월 동안 이론 교육과 최소 80시간의 현장 실습을 병행하면서 실무 역량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둔다(Mental Health Coordinating Council, 2024). 이미 취득한 경험과 역량은 선행학습인정(RPL: Recognition of Prior Learning) 제도를 통해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현직 동료지원인도 경력에 따라 수료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Mental Health Coordinating Council, 2024).
동료지원인은 호주 보건 종사자 규제기관(AHPRA: Australian Health Practitioner Regulation Agency)의 등록 대상 직군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의사, 심리사, 간호사 등 등록 전문직에 법적으로 요구되는 지속적 전문 역량 개발(CPD: Continuing Professional Development) 이수 의무는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Australian Health Practitioner Regulation Agency, 2024).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고용주 주도의 지원 체계와 서비스 계약 조건을 통해 역량 개발이 요구된다. 이는 제도적 의무는 아니더라도 사실상 필수적 요건에 준하는 성격을 띤다. 특히 국가 경험 인력 개발 지침(National Lived Experience (Peer) Workforce Development Guidelines)은 동료지원인의 전문성 유지를 위한 지속적 교육 기회 보장을 고용주의 책임으로 명시하고 있어(Byrne et al., 2021) CPD 참여는 실질적으로 고용 관계 내에서 강하게 요구되는 구조로 작동한다. 다만 이러한 교육·훈련에 대한 지원은 주별 재정 지원 격차로 전국적으로 균등하게 보장되지 않는 한계를 지닌다.
호주 연방 보건·노인돌봄부(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는 CHC43515 Certificate Ⅳ in Mental Health Peer Work 프로그램 이수를 지원하기 위한 국가 장학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Queensland Mental Health Commission, n.d.). 이는 정신건강생산성위원회 보고서(Productivity Commission Inquiry into Mental Health)에 대한 정책적 대응의 일환으로 도입되었다. 그러나 연방정부 장학금 외의 추가 지원은 주·준주의 재정 여건과 정책 우선순위에 따라 상이하게 운영된다. 예를 들어 뉴사우스웨일스주는 주정부 장학금과 Smart and Skilled 프로그램을 병행 운영하고 있으며(Mental Health Coordinating Council, n.d.), 빅토리아주는 연방·주 공동 재원 구조를 기반으로 훈련비를 지원하고, ‘Free TAFE’와 ‘Skills First’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교육비 면제 및 보조를 제공하고 있다(State Government of Victoria, n.d.).
호주의 동료지원인은 사회·지역사회·가정돌봄·장애서비스 임금 및 근로 기준(SCHADS Award: Social, Community, Home Care and Disability Services Industry Award 2010, MA000100)의 적용을 받아 직무 분류 수준에 따른 최저임금과 근로조건을 법적으로 보장받는다. SCHADS Award는 개별 고용계약의 최저 기준으로 작동하며, 이를 하회하는 계약 조건은 허용되지 않는다(Fair Work Ombudsman, 2024b). 임금은 직무 수준과 경력에 따라 단계적으로 산정되며, 초과근무·야간·주말·공휴일 근무에 대한 가산수당과 직무 관련 수당이 별도로 지급된다. 구인구직 플랫폼 SEEK의 2025년 데이터에 따르면 동료지원인의 연간 평균 임금은 8만∼9만 호주달러 범위로 보고된다(SEEK, n.d.). 경력 수준, 고용 기관(공공·민간), 근무 지역(대도시 vs 지방), 그리고 시니어 역할 여부에 따라 상당한 편차가 존재한다. 일부 병원 기반 서비스에서는 Health Professionals and Support Services Award가 적용되기도 하나, 이 경우에도 동료지원인은 보건 전문직보다는 지원직 범주에 포함되는 것이 일반적이다(Fair Work Ombudsman, 2026).
모든 고용조건은 공정근로법(Fair Work Act 2009)에 따른 국가고용표준(NES: National Employment Standards)을 충족해야 하는데, 주당 최대 38시간 근무, 연 4주 유급휴가, 유연근무 신청권, 출산·육아휴직 등 기본적 노동권이 보장된다(Fair Work Ombudsman, 2024a). 비정규직(Casual) 근로자는 유급휴가 등 일부 NES 권리가 적용되지 않는 대신 통상 임금에 25%의 비정규 근로 수당이 가산된다(Fair Work Ombudsman, 2024a). 지역사회 기반 정신건강서비스 부문에서는 비정규 및 파트타임 고용이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Mental Health Coordinating Council, 2023; Australian Institute of Health and Welfare, 2023). 이는 동료지원인 인력의 고용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요인으로 지적된다. 다만 2024년 8월 공정근로법 개정(Fair Work Legislation Amendment(Closing Loopholes No. 2) Act 2024)을 통해 비정규직 고용의 법적 정의가 명확화되고, 일정 조건을 충족한 비정규직 근로자가 정규직 전환을 직접 신청할 수 있는 근로자 선택 경로(Employee Choice Pathway)가 도입되는 등 고용 안정성 제고를 위한 제도적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Fair Work Ombudsman, 2024a). 아울러 근무시간 외 고용주의 연락을 거부할 수 있는 연결되지 않을 권리(Right to Disconnect)가 시행되어 노동권 보호 범위가 확대되었다(Fair Work Ombudsman, 2024b).
고용주는 근로자의 물리적 위험뿐 아니라 심리사회적 위험도 적극적으로 식별·평가·관리·통제할 법적 책임을 진다(Safe Work Australia, 2022). 이는 2022년 산업안전보건 규정(Work Health and Safety Regulations) 개정을 통해 명문화된 것으로, 주별로 순차적으로 채택되어 2026년 현재 전국에 적용되고 있다. 사업주는 직무설계, 근무환경, 직장 내 상호작용에서 비롯되는 심리사회적 위험을 합리적으로 실행 가능한 범위에서 제거하거나 최소화해야 한다(Safe Work Australia, 2022). 감정노동 비중이 높은 동료지원인 직군의 심리사회적 안전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직접적인 함의를 지닌다.
한국의 동료지원 인력은 여전히 단기 양성 중심으로 운영되어 전문성과 지속성이 제한되는 문제가 있다. 이에 따라 동료지원인을 임상 인력의 보조가 아니라 독립적 전문 직역으로 양성하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정신건강복지법에 동료지원인의 정의와 자격 근거가 명시되어 있으나, 하위 법령인 시행규칙 제49조의 2에 따르면 100시간 이상의 양성 과정 이수와 수료증 교부 정도만 규정하고 있어 실질적인 전문성을 담보하기에는 부족하다. 이는 명목상 760시간의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하되 역량 기반 교육, 선행학습인정 제도를 통해 유연하게 운영하는 호주의 직업교육훈련 체계와 비교할 때, 교육 시간과 운영 방식 모두에서 양적·질적 차이를 보인다. 나아가 이론 교육에 편중되어 있는 현행 체계를 넘어 현장실습과 직무수행 역량을 통합적으로 반영한 실무형 자격 제도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호주의 Certificate Ⅳ와 선행학습인정 제도처럼 교육이 단순 이수에 그치지 않고 경력 형성의 출발점이 되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교육–자격–채용–승급이 연계되는 체계를 구축하고, 일반–선임–관리자로 이어지는 단계적 경력 경로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이는 전문성 축적과 장기근속을 가능하게 하며, 동료지원인을 회복 중심 서비스의 핵심 주체로 정립하는 기반이 된다.
현재 한국은 동료지원 인력의 규모, 고용 형태, 이직률 등을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기초 통계가 부족하여 인력 정책이 수요 기반으로 설계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데이터에 기반한 인력계획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호주의 NMHSPF와 10개년 인력 전략은 수요 예측과 자원 배분을 연계한 사례로, 단순한 인력 확충을 넘어 배치와 활용까지 포함하는 체계적 관리의 필요성을 보여 준다. 한국 역시 지역별·직군별 수급 현황과 격차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통계 기반을 마련하고, 인력 관련 핵심 지표를 지속적으로 축적해야 한다.
또한 동료지원인을 정책 과정의 실질적 참여 주체로 포함하는 거버넌스 구조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 의견 수렴 수준을 넘어 서비스 기획, 운영, 평가 전 과정에 참여하도록 제도화함으로써 경험 기반 지식이 정책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이는 서비스 현장의 수요와 정책 간 괴리를 줄이고, 회복 중심 정신건강 체계를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
동료지원인의 지속 가능한 활동을 위해서는 근로조건의 법제화와 고용 안정성 확보가 필요하다. 현재의 단기 계약 중심 고용 구조를 개선하고, 호주의 ‘근로자 선택 경로’ 제도와 같이 일정 요건을 충족한 경우 근로자가 직접 정규직 또는 장기 고용 신청 권리를 갖도록 하는 ‘정규직 전환 청구권’ 제도 도입을 검토할 시기이다. 무엇보다 사업 단위 예산에 의존하는 고용 구조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고용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호주의 SCHADS Award와 공정근로법 사례를 참고하여 한국형 적정 임금 가이드라인과 근로 기준을 정립해야 한다. 여기에는 최저임금, 수당, 유급휴가 등 기본적 노동권 보장이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동료지원인은 질환 경험과 회복 과정으로 인해 풀타임보다 유연근무가 더 적합한 경우가 있으므로 단시간·비정규 근무 형태가 적극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 유연근무 제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호주에서 비정규 근로 가산수당(Casual Loading)으로 비정규 근로자에게 임금 가산이 적용되듯 한국에서도 유연근무 확대에 대응해 비정규 근로에 대해서는 근로조건의 불리함을 보완할 수 있도록 임금 가산 또는 보상 체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감정노동의 특성을 고려하여 심리사회적 위험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동료지원인 맞춤 심리 지원 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단순한 처우 개선을 넘어 서비스의 질과 인력 유지에도 중요한 기반이 된다.
이 글은 전진아, 배정은, 김수경, 백상숙, 손해인. (2025). 정신건강복지서비스 제공 인력 정책 현황과 과제(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내용을 기반으로 수정·보완하여 작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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