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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엔데믹 시대, 더 유연하고 더 가까운 장애인 돌봄으로 돌봄의 가치 실현해야

  • 작성일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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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시대, 더 유연하고 더 가까운 장애인 돌봄으로 돌봄의 가치 실현해야

-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은 장애인이 비장애인에 비해 6배 정도 높고, 장애인은 「건강 악화, 외로움, 불안 및 우울감, 돌봄 서비스 중단」 등 돌봄공백 경험해

- 팬데믹 기간의 돌봄 공백은 돌봄서비스의 유연함이 부족하고 대응력이 낮기 때문

- 향후 장애인 돌봄은 신속한 돌봄 개입이 가능한 지역사회 기반 체계를 강화하고 장애인 당사자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 이 자료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수행한 학술연구 결과이며, 국가승인통계가 아님을 밝혀둠.

※ 이 글은 황주희 외(2022), 『포스트 코로나 시대 장애인을 위한 지역사회 기반 돌봄서비스의 진단과 과제: 지역주도의 가능성 모색을 중심으로』의 보고서 내용을 활용하여 작성한 것임.


□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 원장 이태수)이 『보건복지 이슈앤포커스』 제441호 ‘엔데믹 시대, 장애인 돌봄의 한계와 향후 돌봄의 방향: 코로나19 경험을 바탕으로‘를 발간했다. 연구책임자는 사회서비스정책연구실 황주희 장애인정책연구센터장이다.


□ 황 센터장은 “2022년 말 등록 장애인은 약 265만 명이며, 등록장애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 장애인의 비율은 전체의 52.8%로 비장애인의 고령화율 17.5%에 비해 매우 높다. 앞으로 장애인구의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돌봄 필요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 그는 “장애인은 팬데믹 상황에서 비장애인보다 더 취약했다. 돌봄은 장애인의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장애인 가족 구성원을 둔 가구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이 글에서는 팬데믹 상황에서 영국, 미국이 장애인 돌봄에 대응해 온 모습을 통해 우리나라 장애인 돌봄 체계의 한계를 짚어보고 이후 장애인 돌봄의 방향성을 그려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 아래는 이슈앤포커스에 실린 주요 내용 요약이다.



주요 내용


□ 팬데믹과 같은 재난 상황은 비장애인은 물론 장애인에게 급격한 생활 변화를 야기하였음. 특히 장애인은 방역과 검진, 자가 격리 및 확진 시 대체 자원 영역에서 사회적 불평등과 배제로 인한 어려움을 겪었고, 장애 특성에 따른 불안과 우울, 가족의 돌봄 부담 등의 어려움을 함께 경험하였음.

□ 장애인에게는 일상생활 영위를 위한 ‘돌봄’의 비중이 크며, 장애인 가족 구성원을 둔 가구를 위해서도 돌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음.

□ 이 글은 현재의 장애인 돌봄 체계가 가진 한계를 짚어 보고, 향후 장애인 돌봄의 방향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제안하는 것을 목적으로 함. 향후 장애인 돌봄의 방향은 팬데믹 상황에서 요구되었던 돌봄의 모습을 통해, 그리고 팬데믹 기간 동안 선진국이 장애인 돌봄에 대응해 온 모습을 통해 그려 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음.

□ 엔데믹 시대의 장애인 돌봄은 더 유연한 돌봄 제공이 가능하도록 공동체적 돌봄을 활성화하고, 장애인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community)를 기반으로 하는 지역성(locality)과 장애인의 참여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강화될 필요가 있음.



◇ 코로나19 상황에서 드러난 장애인 돌봄의 한계

※ 장애인 돌봄: 장애인이 거주하는 공간 안에서 지원되는 지역사회 내 서비스. 이 글에서는 장애인의 일상생활 영위와 밀접하게 관련된 분야로 일상생활 지원, 가족 지원, 건강 지원, 주거 지원 영역에 국한하여 복지 영역을 중심으로만 살펴보았음.


 장애인은 재난 상황에 취약하며 돌봄이 필수적으로 요구되지만, 현재의 돌봄 서비스 제공 체계는 한계가 있음.


○ 영국의 장애 상태별·성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사망률 분석 결과, 장애인 사망률이 비장애인보다 2∼4배 높았고, 기능제한 수준이 높을수록 사망률이 증가하였음(Bosworkth et al., 2021).


 미국 내 연구에 따르면, 발달장애인의 사망률은 비장애인에 비해 2배에서 8배까지 높다는 보고도 있음. 이는 발달장애인의 호흡기·내분비·순환기 동반 질환의 영향, 적절한 돌봄을 받지 못하는 환경, 의료서비스의 부재 때문으로 알려짐. 즉, 돌봄의 부재가 장애인의 사망률을 높이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됨.


○ 우리나라의 장애인 사망률은 비장애인에 비해 6배 정도 높은 것으로 보고됨.

- 우리나라에서 2021년 1월에서 9월까지 비장애인의 코로나19 사망자는 1,250명(확진자 297,232명)으로 사망률 0.44%임에 비해 장애인은 91명(확진자 3,487명)으로 사망률은 약 2.61%에 달함.


○ 코로나19 전후 장애인은 건강 악화, 외로움, 불안 및 우울감, 돌봄 서비스 중단에 따른 어려움과 정보 습득의 어려움을 겪었으며,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고통으로 인해 삶의 만족도가 코로나19 이전보다 낮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음(보건복지부, 2021b).


 이러한 돌봄 공백은 가족의 돌봄 부담을 가중하는 결과를 초래하였음.

- 일례로 돌봄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발달장애인 가구 넷 중 한 가구(20.5%)의 부모(1명 이상)가 직장을 그만두었음(국가인권위원회, 2020).

- 특히 발달장애인 가족 구성원을 둔 가구의 돌봄 부담 및 어려움이 증폭되었음. 이러한 어려움으로 인해 발달장애인 가구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발생하는 등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기도 하였음(고재민, 2022; 최인준, 2022, 양관희, 2022; 기정아, 2023).


□ 장애인에게 돌봄은 일상적 삶 영위를 위해 필수적이므로 연속적 제공이 중요함.


 장애인을 위한 돌봄 서비스는 관련 각종 법률과 제도, 규정에 따라 정부가 서비스의 내용과 가격, 제공량을 결정하면 이용자는 표준화된 서비스 내용을 선택하여 이용하는 구조로 제공됨.

- 장애인 돌봄 서비스는 대부분 국고보조사업으로 지원되고 있으며, 그다음으로는 2015년 시행된 지방분권에 의한 지방이양사업 형태로 운영됨. 이 외에는 규모가 작은 지방자치단체의 자체 사업 및 지역사회 내 자생 자원 형태로 제공됨.


 팬데믹 기간 동안의 돌봄 공백은 현재 돌봄 서비스의 낮은 상황 대응력과 관련이 있으며, 지역 상황에 대응하여 좀 더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지방이양사업이 본래의 목적대로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임.



◇ 향후 장애인 돌봄에서 무엇이 보완되어야 하는가? : 팬데믹 상황에서 선진국의 경험




□ 상황 변화에 대응하는 유연한 돌봄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돌봄이 필요한 당사자와 가까운 곳의 정부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함.


□ 20세기 이후 선진국의 돌봄에서는 주민에게 더 가까운 지방정부의 역할을 강화함으로써 주민의 공동체적 활동이나 움직임을 더 좁은 단위로, 그리고 지방 공공조직이나 인력과 연결하고 있음.


 영국은 제도적 돌봄 영역에서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권한이 분산되는 분권이 197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되었고, 2000년대 이후 지방정부의 역할 재정립 차원에서 이중분권(double devolution)의 경향성이 강조되고 있음(Mulgan & Bury, 2006).


 미국도 1970년대에 중앙집권적 복지 시스템보다 지방분권적 시스템을 내세우며 복지 효율화를 강조하는 신연방주의(New Federalism) 아래 돌봄의 책임을 연방정부에서 주정부로 이양하였음(이상록, 2016).


 이처럼 미국과 영국은 팬데믹 극복 과정에서 지방정부가 지역사회 내 초지역 및 마을 단위 활동을 활용하고 제도적 돌봄과 공동체적 돌봄을 모두 활용하는 대응으로 위기를 이겨 나갔음.


□ 장애 정책의 지향성에 맞는 돌봄 체계의 이용자 중심성 강화가 필요함.


 전 세계적으로 장애 정책에서는 사회 모델 적용을 통한 ‘자립생활 패러다임’이 강조되었고, 장애인 당사자의 통제와 선택, 장애인과 지역 주민의 소통, 장애인과 지역 주민이 자주 만나고 어울릴 기회 확대가 강조됨.


 현재 우리나라의 돌봄 서비스 발전 단계는 자립 모델에서 상호 의존 모델로의 발전을 지향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으며, 장애 정책과 돌봄 서비스의 발전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공동체주의적 접근 및 이용자 참여성의 강조임. 이제 이용자가 서비스 생산 과정에 함께 참여함으로써 개별 이용자의 욕구가 다루어지는 돌봄 방식을 지향해 나가야 함.



◇ 대안적 장애인 돌봄을 위한 과제


□ 엔데믹 시대, 향후 장애인 돌봄은 상황에 대응하는 유연한 돌봄 서비스 제공을 위한 공동체적 돌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함.


 향후에는 코로나19 같은 재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응급 상황이나 문제 발생 상황에서도 신속한 돌봄 개입이 이루어질 수 있는 구조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므로 지역, 네트워킹, 관계, 참여 등의 요인을 더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음.


 현재 파편적이며 분절적이고 국고보조사업 중심으로 이뤄지는 돌봄 서비스 제공 체계, 중앙정부의 지침에 의해서만 집행되는 지방이양사업 등의 재정 및 사업 운영 방식에 변화가 필요함.


□ 향후 장애인 돌봄은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지역성(locality)을 강조하고, 장애인 당사자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음.


 지역성에 대한 강조는 지역 단위에서 주민의 욕구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차원에서 자원이 개발되고 욕구와 자원의 효율적인 연결이 용이하도록 하는 것임. 즉, 공공 부문이 장애인 돌봄 서비스 이용자와 얼마나 가깝게 정책 사업을 기획하는지가 중요해질 것임.


□ 지역사회 내 공동체성 강화를 통해 돌봄 서비스의 다양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음.


 현재 읍·면·동 그리고 자치구·군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을 중심으로 공공과 민간 영역과의 협력 등을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 그 수준은 미미함. 민간의 자발적 공동체 활동이 공공 부문의 각종 정책과 연계될 수 있도록 물적 지원 및 인프라 개선 등의 노력도 필요함. 예를 들어 돌봄 관련 전담 부서를 마련하고 인력을 배치하는 것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음.


 또한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가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하여 서비스를 생산하는 공동 생산(co-production)에 대한 지원도 강화할 필요가 있음(Pestoff, 2009; Boyle, Slay & Stepens, 2010).


※ 공동생산: 이용자가 스스로의 욕구를 표현하면서 서비스 개발의 주체로 참여하고, 이 과정에서 함께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만들면서 공동체의 역량을 개발하는 것. 대안 공동체(intentional community)도 공동 생산의 한 방법으로 성인 발달장애인의 생활이 중심이 되는 캠프힐(Camphill) 공동체, 라쉬(L’arche) 공동체, 정신장애인이 마을의 주체가 되어 함께 살아가는 일본 베델의 집 등이 있음.


 이런 접근은 궁극적으로 인간 존엄성 구현이라는 돌봄의 가치가 실현되는 길이며, 장애 정책의 패러다임에서 강조하는 당사자의 권한 강화 방식이기도 함(김용득, 2018, 2019b).



※ 이슈앤포커스 제441호 원문 보기

https://repository.kihasa.re.kr/handle/201002/43843



붙임: 보도자료 원문 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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