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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않는 연구’ 또는 ‘언던 사이언스(undone science)’를 넘어서 작성일 2020/01/09 조회수 1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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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사회연구편집장을 맡고 있는 신영전 한양대 교수는 9일 발간된 보건사회연구(39권 제4) 머리글에서 보건·복지·사회정책분야의 하지 않는 연구에 대해 말한다. 신 교수는 기본적으로 하지 않는 연구는 주류 담론과 다른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지배집단과 불화할 가능성이 큰 연구라고 정의했다. 그래서 하지 않는 연구는 위험하다. 연구자들이 그런 연구를 꺼리는 까닭이다. 그렇지만 학문은 기본적으로 위험한 것이다. 왜냐하면 학문의 기본 정신은 비판이며, 도그마를 깨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이번 호 서두에는 학문의 본질, 연구의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그의 메시지가 담겼다. 머리글 소결 부분을 아래에 싣는다.

 

하지 않는 연구또는 언던 사이언스(undone science)’를 넘어서

-보건사회연구 편집위원장 신영전-

 

 

그렇다면 하지 않는 연구또는 언던 사이언스(undone science)’문제를 어떻게 넘어설 수 있을까?

 

2000년 전후 미국의 여성 운동가들은 중년 남성을 보편적 인간으로 상정한 현대 의학과 과학연구에서 여성 질환인 유방암이 오랫동안 경시되어왔다고 비판하면서 다양한 운동을 전개하였다(현재환, 2015). 그 중에는 2002년 여성건강주도연구(Women’s Health Initiative)도 있었는데, 이 연구를 통해 호르몬 요법이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낮춘다는 기존의 연구결과에 결정적인 반론을 제기함으로써 호르몬 치료 시도를 크게 낮출 수 있었다(Krieger, 2018).

 

국내에서도 시민·노동단체들이 재원을 마련하여 정부나 기업이 진행하지 않는 연구를 진행하기도 하고, 시민들의 돈을 모아 기존 출판계나 시장에서 선호하지 않은 책을 출간하는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성소수자와 그 옹호자들이 클라우드 펀딩을 통한 트랜스젠더 건강연구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이는 하지 않는 연구 (undone science)’의 병폐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시민 사회와 헌신적인 시민학자들의 결합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연구의 주제뿐만 아니라 이론 면에서도 보다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비판 이론(critical theory)과 이에 입각한 연구들의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다. 새로운 이론의 탄생은 다른 사고와 평가를 가능하게 하므로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 좋은 정책은 좋은 이론을 필요로 한다(Levins & Lopez, 1999).

 

방법론 면에서도 생애주기적 접근(life-course approach), 다수준적(multi-level), 다방법론적 (multi-methods/triangulation) 분석, 참여 연구(participatory research) 등의 시도 필요성이 공감대를 얻어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이러한 활동만으로는 막대한 예산과 인력 그리고 공권력의 지원 하에 진행되는 연구들을 넘어서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궁극적으로는 하지 않는 연구를 만들어내는 구조를 허무는 일이 필요하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 작업에서 학문과 연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모든 연구자들이 다음의 사실을 자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 학문은 기본적으로 위험하다. 조금 더 극단적으로 이야기 하면 위험하지 않은 학문은 학문이 아니다.” 왜냐하면 학문의 기본정신은 비판이며, 도그마를 깨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모든 학자는 신화 파괴자(myth-buster)’.

 

비트겐슈타인(Wittgenstein) 의 다음과 같은 말은 철학뿐만 아니라 모든 학문적 작업에 해당한다. 그런 전투를 수행해야 하는 연구자들과 우리 보건사회연구는 늘 함께 할 것이다.

 

철학은 언어를 무기로 인류의 지성에 걸린 주문(呪文)과 싸우는 전투다(Wittgenstein, 1953).”

 

 

원문 전체보기 https://www.kihasa.re.kr/web/publication/periodical/list.do?menuId=49&tid=38&bid=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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