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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규칙에 병가(病暇) 명시된 기업 절반 채 안 돼 작성일 2020/09/11 조회수 4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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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규칙에 병가(病暇) 명시된 기업 절반 채 안 돼

 

   - 전국 493개 대·중소 민간기업 취업 규칙 분석42%만 병가 명시, 유급병가 7.3%

 

   - 일용직·비정규직에서 병가 적용률 낮고, 아파서 쉰 비율 대비 출근하는 비율 높아

 

   -“병가제도 기업 재량에 맡겨질 경우 유명무실상병수당 도입 시 취약 집단 배려

 

 

 

정부는 지난 714일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전략 중 하나로 한국형 상병수당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중으로 상병수당 도입을 위한 연구 용역이 시행되고, 2022년부터 저소득층 등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상병수당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은 아파도 출근하는(프리젠티즘)’ 우리 사회 일 문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에 치명적인 방해 요소로 작용한 탓도 크다. 또한 하루 노동이 생계와 직결되는 일용직, 간접고용 노동자, 저임금 취약계층 노동자에게 상병수당은 생계걱정을 덜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될 수 있어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원장 조흥식)11일 발간한 보건·복지 ISSUE & FOCUS391(누가 아파도 쉬지 못할까: 우리나라의 병가제도 및 프리젠티즘 현황과 상병수당 도입 논의에 주는 시사점)에는 아파도 출근해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현황과 기업이 제공하는 상병휴가제도 현황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일례로 전국 493개 대·중소 민간기업의 취업규칙을 분석한 결과, 42%의 기업만이 취업규칙에 병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었으며, 유급병가를 명시한 곳은 7.3%였다. 노동패널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직장에서 병가를 제공한다고 답한 노동자의 비율은 46.6%로 절반에 못 미쳤다.

 

한국에서 아파도 출근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노동자의 비율(23.5%)은 아파서 쉰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9.9%)2.37배였다. 이 배율은 다른 유럽 국가들의 평균(0.81)보다 매우 높은 수준으로, 한국 노동자는 전반적으로 아파도 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노동패널 및 근로환경조사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임시직, 일용직, 비정규직 집단이 기업 상병휴가제도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았고 계약직, 일용직, 간접고용 노동자, 저임금 취약계층 노동자와 영세자영업자 집단에서 실제로 아파서 병가를 낸 비율 대비 아파도 출근한 비율이 높았다.

 

보고서 집필자인 김수진·김기태 부연구위원은 50%의 사업장에 병가제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아파서 쉰 비율 대비 일하는 비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이는 유급병가제도 도입이 필요함을 보여 줄 뿐만 아니라 병가제도가 법적으로 의무화되지 않고 개별 기업의 재량에 맡겨질 경우 유명무실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용직, 비정규직 등에서 병가 적용률이 낮고 아파서 쉰 비율 대비 아파도 출근하는 비율이 특히 더 높았는데, 상병수당 도입 시 이들이 제외되지 않도록 면밀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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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내용

 

한국에서 상병수당 도입을 위한 논의가 본격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아파도 출근하는(프리젠티즘) 노동자의 현황이나 기업이 제공하는 상병휴가 현황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음.

전국 493개 대·중소 민간기업의 취업규칙을 분석한 결과, 42%의 기업만이 취업규칙에 병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었으며, 유급병가를 명시한 곳은 7.3%였음. 노동패널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직장에서 병가를 제공한다고 답한 노동자의 비율은 46.6%였음.

한국에서 아파도 출근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노동자의 비율(23.5%)은 아파서 쉰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9.9%)2.37배였는데 이 배율은 다른 유럽 국가들의 평균(0.81)보다 매우 높은 수준으로, 한국 노동자는 전반적으로 아파도 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남.

노동패널 및 근로환경조사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임시직, 일용직, 비정규직 집단이 기업 상병휴가제도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았고 계약직, 일용직, 간접고용 노동자, 저임금 취약계층 노동자와 영세자영업자 집단에서 실제로 아파서 병가를 낸 비율 대비 아파도 출근한 비율이 높았음. 상병수당제도 도입 시 이들 취약 노동 집단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함.

 

우리나라 민간기업의 상병휴가·휴직 현황

 

우리나라 기업들이 복리후생 차원에서 제공하는 병가의 현황을 더욱 구체적으로 파악하고자 전국 493개 민간기업(상시 10인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장)의 취업규칙 자료를 분석함.

 

42% 사업장의 취업규칙이 병가제도에 대한 규정을 담고 있었으나 전체 사업장 중 유급으로 병가를 제공하는 기업의 비율은 7.3%에 불과함.

 

제조업 및 건설업은 평균 47.9%가 병가를 제공하지만 유급병가인 경우는 3.0%이며, 100인 미만 사업장에서 그 비율은 0.8%에 불과하였음.

 

서비스업은 평균 63.0%가 병가를 제공하지만 유급병가인 경우는 9.6%였고, 100인 미만 사업장에서 그 비율은 7.5%로 제조업의 동일 규모 사업장보다는 높았음.

 

병가제도가 있는 경우 최대 사용 가능 기간은 평균 1.66개월로 제조업 및 건설업’ 1.47개월, ‘서비스업’ 1.74개월이었음.

 


앞선 분석 결과는 사업장 단위에서 병가 현황을 분석한 자료임. 다음으로 노동자 개인 수준에서의 병가 제공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2016~2018년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통합하여 분석함.

 

직장에서 병가를 제공하는 비율은 46.4%, 본인도 병가를 받을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2.5%였으며, 각 비율은 상용직에서 가장 높고 일용직에서 가장 낮았으며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이 또한 컸음.

: 직장에서 병가를 제공하는 비율은 상용직 59.6%, 임시직 19.3%, 일용직 3.5%였고 정규직 63.8%, 비정규직 20.4%였음. 본인도 병가를 받을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상용직 55.8%, 임시직 12.0%, 일용직 1.1%였고 정규직 60.7%, 비정규직 14.2%로 직장이 제공하는 비율보다는 다소 낮았는데 특히 임시직, 일용직, 비정규직에서 그 비율이 낮았음.

 

직장에서 병가를 제공하는 비율, 본인도 병가를 받을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사업장 규모가 클수록 높았음.

: 10인 미만 사업장의 직장 병가 제공 비율은 상용직 25.2%, 임시직 5.7%, 일용직 1.6%였고 정규직 28.6%, 비정규직 6.2%였음. 본인도 병가를 받을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상용직 24.7%, 임시직 4.3%, 일용직 0.2%였고 정규직 28.2%, 비정규직 5.0%였음.

: 300인 이상 사업장의 직장 병가 제공 비율은 상용직 84.3%, 임시직 51.3%, 일용직 17.8%였고 정규직 87.0%, 비정규직 54.4%였음. 본인도 병가를 받을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상용직 77.7%, 임시직 29.1%, 일용직 6.0%였고 정규직 82.1%, 비정규직 33.9%였음.

 

다만 노동패널 자료는 병가 제공 여부에서 유급과 무급을 구분하지 않고 있어 유급으로 제한할 경우 (앞선 취업규칙의 분석 결과들을 고려할 때) 그 비율은 훨씬 낮을 것으로 예상됨.

 

 

아플 때도 출근해서 일하는 프리젠티즘 현황

 

임금근로자의 아파도 출근한 비율과 아파서 쉰 비율에 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인 유럽 국가들과 한국의 상황을 비교한 연구(Kwon, 2020, p. 4)에 따르면, 한국의 출근율은 결근율의 2.37배로 유럽 국가 평균 0.81배보다 상당히 높은 편임.

 

우리나라의 5차 근로환경조사(2017)를 활용하여 아파서 쉰 비율과 아파도 출근한 비율을 세부 집단별로 비교함.

 

임금근로자가 아파서 쉰 비율은 11.1~12.5%였고,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아파서 쉰 비율과 아파도 출근한 비율의 차이가 상대적으로 큰 편이었음. 자영업자는 전반적으로 아파서 쉰 비율과 출근한 비율 모두 임금근로자에 비해 높았으나 1인 자영업자와 5인 미만 사업장의 사용자에서 아파도 출근한 비율이 쉰 비율의 1.5~1.7배로 그 차이가 상대적으로 더 컸음.

 

직종별로 살펴보면, 단순노무직은 아파서 쉰 비율이 8.9%로 상대적으로 낮지만 아파도 출근한 비율은 16.9%로 상대적으로 높아 아파도 출근한 비율이 쉰 비율의 1.9배인 반면, 다른 직업군은 1.2~1.5배였음.

 

종사상 지위별로 살펴보면, 상용직인 경우 아파도 출근한 비율은 아파서 쉰 비율의 1.3배인 반면 일용직에서는 1.6배였음. 일한 곳에서 임금을 지급받는 경우 그 비율은 1.3배였으나 용역업체에서 제공받는 경우는 2.2배였음.

 

계약직 여부에 따라서도 차이가 났는데 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 경우 아파도 출근한 비율은 아파서 쉰 비율의 1.3배였으나 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는 경우 그 차이는 1.8배였음.

 

종사상 지위, 고용 형태에 따른 근로 조건의 취약함이 임금으로 나타나고 일자리의 질을 평가하는 지표로 저임금 여부가 사용된다는 점에서 임금 수준에 따라 아파서 쉰 비율과 아파도 출근한 비율을 비교함. 저임금인 경우 아파도 출근한 비율은 14.1%로 아파서 쉰 비율(8.0%)1.8배 수준이었고 중간 임금인 경우 1.3, 고임금인 경우 1.2배 수준이었음.

 

 

 

나가며

 

우리나라에서 다수의 노동자들은 아파도 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남. 50%의 사업장에 병가제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아파서 쉰 비율 대비 일하는 비율은 상당히 높은 편임. 이는 유급병가제도 도입이 필요함을 보여 줄 뿐만 아니라 병가제도가 법적으로 의무화되지 않고 개별 기업의 재량에 맡겨질 경우 유명무실해질 수 있음을 시사함.

 

특히 누가 더 아파도 쉬지 못하는지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일용직, 비정규직 등에서 병가 적용률이 낮고 아파서 쉰 비율 대비 아파도 출근하는 비율이 특히 더 높았는데, 상병수당 도입 시 이들이 제외되지 않도록 면밀한 제도 설계가 필요함.

 

아픈 노동자의 쉴 권리 보장을 위해서는 아플 때 쉴 수 있는 사회적, 문화적 변화가 필요하며 치료 기간의 소득 상실에 대한 경제적 보장과 함께 휴식이 실업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요함.

 

이 글에서의 분석 결과와 다른 나라의 사례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향후 상병수당 도입 과정에서 고용주의 법적 책임을 일정 수준에서 강화하는 것과 공적 영역에서 재원 조달을 통해 아픈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두 가지 접근이 모두 고려되어야 할 것임. 또한 그 과정에서 취약계층 노동자들이 배제되지 않도록 면밀한 제도 설계가 필요할 것임.

 

원문 보기 http://repository.kihasa.re.kr/handle/201002/36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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