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파트너십(동반자 관계)은 법률혼이 대다수이지만 법적 혼인을 하지 않고 함께 사는 동거 관계도 존재한다. 그동안 관련 조사나 연구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해 온 혼인 상태 분류는 한국의 파트너십 특성을 주로 법적 혼인 관계로 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거 관계의 특성은 잘 드러나지 않아 한국 사회의 파트너십을 실질적·포괄적으로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와 현실의 파트너십 다양성을 반영하여 ‘2021년도 가족과 출산 조사’에서는 법적 혼인 관계와 동거 관계를 구분해 조사하였다.
이 글은 ‘2021년도 가족과 출산 조사’ 결과를 활용하여 혼인 관계와 동거 관계의 특성을 파악하고, 혼인 관계와 동거 관계의 공통점 및 차이점을 몇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며, 한국 사회의 최근 파트너십 특징을 찾아보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혼인 관계와 동거 관계는 서로 법적으로 구분되면서도 비슷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앞으로 한국 파트너십의 다양성을 분명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상을 더욱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동거 관계에 대한 정보나 자료가 부족하여 그 규모나 면밀한 실태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향후 관련 통계 및 자료 생성이 중요하다. 또한 법적 테두리에서 벗어나 있는 경우는 보호나 지원에서도 벗어나 있는 환경을 바꾸기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이 글은 ‘2021년도 가족과 출산 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출산 행동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더욱 심층적인 연구 과제와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임신 결과와 출생아 수는 가구소득과 교육 수준 같은 요인에 의한 집단 간 차이가 있었으며, 자녀 출산에 대한 부부의 의사 결정에서 상대방과 함께 의사 결정을 한다는 응답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난자 또는 정자 냉동 보관 의향은 출산 의향을 나타내는 또 다른 요인이자 만혼의 특성과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 주었다. 이 글의 관측 결과는 향후 저출산 대응 정책을 추진할 때 출산 행동과 이를 둘러싼 다양한 요인 간 연관성에 대한 더욱 심층적인 분석이 선결되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이 글에서는 ‘2021년도 가족과 출산 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영유아와 초등학생의 돌봄 실태를 분석하였다. 영유아기의 경우, 0세를 대상으로 하는 시설 서비스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국공립어린이집뿐만 아니라 국공립유치원에 대한 공급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의 경우에도 학교돌봄이나 마을돌봄 서비스 이용을 희망하지만, 실제로는 사설학원이나 개별돌봄서비스와 같은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사교육 등 사설 학원 이용을 희망하는 비율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공적 돌봄 서비스에서는 학습적 욕구와 다양한 활동에 대한 욕구를 충분히 반영하여 질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육아와 가사노동에 따른 신체적 고단함으로 인한 어려움이 큰 것으로 조사되어, 적절한 돌봄 서비스를 공급하는 것과 함께 가정 내 양육을 지원하는 정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 글에서는 일·생활 균형 관점에서 생활시간 배분 현황을 분석하여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육아·가사도 가정에서의 일이라는 관점에서 일, 육아, 가사에 투입하는 시간의 총합을 산출한 결과, 유배우 응답자의 남녀 차이가 무배우 응답자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유배우 여자의 총시간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시간 사용에서는 여가, 기타, 필수시간이 비교적 부족하였고, 일·생활 균형의 어려움은 유배우 응답자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2000년대 이후 일·가정 양립 지원 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어 왔음에도 여전히 유배우 여자의 이중 부담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앞으로 육아와 가사를 하는 부모들이 유연한 시간 구조를 갖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 만들기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50세 미만 성인(19~49세)의 부모와의 동거 비율과 비동거 부모와의 경제적 자원 이전 실태를 통해 가족 내 세대 관계의 특성을 살펴보았다. 또한 최근 증가하는 비혼인구에 주목하여, 비혼 상태인 성인들이 성, 교육 수준, 경제활동 상태 등에 따라 세대 관계가 어떻게 다른지를 살펴보았다. 19~49세 성인의 약 30%가 부모와 함께 살고 있으며, 비혼인 경우 64.1%가 부모와 함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 독립 경험과 시기, 사유 등을 살펴본 결과, 우리 사회에서 부모 집을 떠나는 일은 특정한 연령에 수행해야 할 규범, 즉 성인 이행의 요건이 아니라 결혼, 진학, 취업의 세 가지 사건에 따라 선택적으로 일어나는 일임을 알 수 있다. 비혼인구의 특성별 부모 동거율을 보면, 남성이거나 4년제 대졸 이상이거나 취업 중일 때 부모 동거율이 상대적으로 더 낮게 나타났다. 이는 경제적 자원에 대한 접근성이나 사회문화적 지지 등이 비혼 성인의 부모 동거율(또는 주거 독립 여부)과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
부모와 동거하지 않는 것이 부모와의 경제적 단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응답자들은 비동거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지원을 받는 것보다 더 높은 비율로 지원을 제공하고 있었으며, 미혼인 경우에도 전일제로 취업한 상태라면 기혼 성인과 마찬가지로 부모에게 경제적 자원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