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메뉴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지난호

제40권 제2호Vol.40, No.2

지역사회 내에서 중증장애인의 탈병원 과정 연구: 근거이론을 중심으로

A Study on the Processes of Dehospitalization of People with Significant Disabilities in the Community: Based on Grounded Theory

Abstract

The purpose of the current study is to develop the policies to minimize the duration of hospitalization of people with significant disabilities (PSDs) and to support the processes of dehospitalization for social reentry of PSDs. For this, the processes of dehospitalization of PSDs’ long-term hospitalization and the policies for the dehospitalization of PSDs are analyzed. Through one-on-one individual depth interviews, the processes of dehospitalization are analyzed on the basis of the grounded Theory and specific steps are proposed through the Paradigm Model. As a result, research implications related to Emphasis on the Functions of Information Provision at Hospital, Connection between Hospital and Facilities in the Community, Connection between Hospital and Assistive Technology Centers, Expansion of Family and Psychological Counseling, and Improvement of Vocational Rehabilitation Services are proposed.

keyword
Community InclusionPeople with Significant DisabilitiesProcesses of DehospitalizationGrounded Theory

초록

본 연구의 목적은 중증장애인의 장기간 병원 입원기간을 줄이고 사회복귀를 위해 중증장애인의 탈병원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병원에 장기간 입원하는 중증장애인의 탈병원 과정을 이해하고 탈병원에 필요한 정책 및 제도를 연구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중증장애인 10명을 대상으로 개별심층인터뷰를 실시하여 근거이론(Grounded Theory)를 활용해 탈병원 과정을 분석하였으며 패러다임모형을 제시해 구체적인 지역사회 복귀 절차를 제시하였다. 분석결과 탈병원을 위해 병원 내 정보제공 기능 강화, 병원과 지역사회 기관과의 연계, 병원과 보조기기센터의 연계, 가족상담・심리상담의 확대, 직업재활 서비스 개선으로 분류하여 연구함의를 제시하였다.

주요 용어
지역사회 통합중증장애인탈병원 과정근거이론

Ⅰ. 서론

정부는 지역사회 돌봄(Community Care)를 통해 장애인의 지역사회 통합을 달성하고 재가・지역사회 중심으로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보건복지부, 2018, p.11). 지역사회 돌봄을 통해 돌봄, 안전 등 사회서비스 확충, 지역사회 중심 건강관리 체계 강화, 돌봄이 필요한 사람의 지역사회 정착 지원, 병원 시설의 합리적 이용을 유도하는 제도개선, 지역사회 돌봄 인프라 강화 및 책임성 제고 등의 선도사업과 함께 전달체계 및 지역사회서비스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보건복지부, 2018, p.12). 특히 중증장애인의 병원 퇴원 후 재가복귀를 위한 경로 설정, 주거, 일자리, 소득지원 등 지역사회 정착여건 조성 등을 통해 중증장애인의 지역사회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척수장애인과 같은 일부 중증장애인들은 사고 후 평균적으로 30.77개월(약 2.5년) 동안 병원에 입원하고 있어 사회복귀 및 재활이 지연되고 있으며 이는 미국, 영국 등의 입원 기간이 2-3개월인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길다(한국척수장애인협회, 2018, p.51).

척수손상 또는 뇌손상 등으로 중증장애가 발생한 입원환자들은 수술 후 재활치료를 마치면 지역사회로 복귀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병원-지역사회 연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백과 이질감은 중증장애인의 복귀 과정에 대한 부적응과 중도탈락을 야기한다(김동아 외, 2018, p.23). 척수장애인은 외상 또는 발병 시(급성기 치료기) 3차 의료기관에서 수술과 의료적 치료를 받고, 이후 재활병원을 전전하거나 다시 척수손상치료에 대한 기대로 3차 의료기관에서 수술을 받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 일반적이고(박종균, 2017, p.66), 일상에 복귀하기까지 최소 3-5개의 병원을 옮겨다니게 된다(서해정, 박종균, 김소영, 이경민, 2017, p.23). 뇌졸중이나 외상성 뇌손상 등으로 인한 뇌병변 중도장애인 또한 병원에서 상당 기간의 입원치료과정을 거쳐 지역사회에 복귀하지만, 개별 기관에서 산발적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나 서비스를 찾아다녀야 하고, 제한된 공급 체계로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김동아 외, 2018, p.51). 이러한 중증장애인의 불필요한 병원입원을 줄이고 탈병원 이후 사회복귀를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연구문제 1] 중증장애인의 탈병원 과정은 어떠한가?

[연구문제 2] 중증장애인의 탈병원 이후 지역사회 통합을 위해 필요한 정책은 무엇인가?

Ⅱ. 선행연구 검토

1. 탈병원에 대한 개념 정의 및 대상

교통사고, 산재 등 예기치 못한 사고로 중증장애인이 되면 치료 후 이전처럼의 사회생활을 위한 사회복귀 대상이 되는데(김종인, 2012) 그러한 과정에서 장기간의 입원과 재활치료로 인해 사회복귀가 늦어지면서 병원에 대한 의존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우 탈병원 대상이다. 탈병원(dehospitalization)이란 장애 혹은 질병 등으로 병원과 같은 의료시설에 장기간 입원하고 있는 상태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의미하며 일부 연구자에 의해 병원에서 지역사회로의 이동을 강조하기 위해 사회복귀(Social Re-entry), 사회통합(Social Inclusion)이라는 의미와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European Spinal Cord Injury Federation, 2017, p.15; Jang, Park, & Shin, 2011, p.801; Krause & Saunders, 2009, p.692).

또한 장기간 병원에 입원하여 탈병원이 필요한 장애인을 명확히 정의하기는 어려우나 장애인의 장기간 병원생활 및 사회복귀와 관련된 과거 연구를 통해 대상자의 정의가 가능하다. 특히 중증 척수장애인의 장기간 병원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에 대해 분석한 Krause와 Saunders(2009, p.693)의 연구에서 사용한 이론적 정의에 의하면 중증장애인은 18세 이상으로 중도 척수장애를 입고 사고 혹은 장애 발생 후 최소 1년 이상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장애인이다. 뇌병변장애인의 경우에는 윤정아(2012, p.7)가 제시한 뇌졸중장애인의 평균적인 입원기간인 5.6개월~7.8개월을 고려하여 6개월 정도 병원에 입원한 경우를 탈병원 대상으로 볼 수 있다.

2. 중증장애인의 탈병원 및 사회복귀 관련 연구

중증장애인의 탈병원 문제 자체를 중점적으로 다룬 선행연구는 많지 않지만 중도장애인의 사회복귀와 관련된 선행연구를 통해 탈병원 과정에서 어떤 욕구와 제한점이 작용하는지, 사회복귀 이후에 어떠한 어려움이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부분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김동아 외(2013, p.60) 연구에서는 척수손상장애인과 뇌병변장애인을 구분하여 초점 집단인터뷰를 실시하고 내용분석(Contents analysis) 방법을 활용하여 사회복귀 의미, 사회복귀 욕구, 사회복귀 제한점의 세 가지 영역별 분석 결과를 제시하였다. 중도장애인에게 사회복귀는 집으로 돌아가는 것, 사회로 돌아가서 생활하는 것 그 자체였지만 실제로 뇌병변장애인의 경우 이전의 삶으로 완전하게 돌아가지 못한다는 점에서 좌절을 경험하기도 하고, 척수장애인의 경우 직장 복귀는 어느 정도 이루었으나 대인관계 회복에 실패하기도 하였다. 사회복귀 욕구 측면에서는 크게 경제활동과 개별화된 지원제도 두 가지 측면이 있었는데, 재취업 준비 과정에서 신체기능 등의 문제로 어려움이 있었고, 개별 맞춤형 지원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러한 사회복귀의 제한점으로 병원에서 퇴원 이후의 삶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높은 불안감이 크게 작용하였지만, 실제 사회복귀 이후에는 예상보다 적응이 어렵지 않았다고 했다(김동아 외, 2013, p.101).

뇌병변 중도장애인을 대상으로 사회복귀 준비(병원에서의 퇴원 준비 과정)와 사회복귀 이후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한 의견조사 결과(김동아 외, 2018, p.45) 재발, 낙상, 기능회복 등 건강에 대한 걱정, 독립적인 일상생활 복귀에 대한 두려움, 신체적/언어적 손상으로 인한 기능의 한계, 사회적 인식 부족으로 인한 두려움, 불편함(사람들 시선, 외출 시 불편함 등), 가족관계의 어려움 및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 등이 있었다. 한편 뇌손상 장애인이 퇴원 후 지역사회 복귀 시 가장 필요로 하는 서비스는 의사와의 뇌손상 관련 상담인 것으로 나타났다(Pricewaterhouse Coopers, 2010; 김동아 외, 2018에서 재인용). 실제로 장애인의 주요 서비스 제공기관 가운데 뇌병변장애인이 가장 필요로 하는 곳은 재활병원이고, 실제로 이용 빈도 또한 가장 높았다(박희찬, 박은영, 박세영, 노수희, 2015, p.130).

한편 척수장애인을 대상으로 일상홈 프로그램(전환재활서비스)을 통한 사회복귀 과정을 다룬 선행연구에서는(박종균, 2017, p.66; 최혜영, 정도선, 김종인, 2017, p.4) 중도장애로 발생한 장애수용 문제, 달라진 환경(물리적 환경과 인간관계의 변화), 미래에 대한 고민 등에 있어 일상홈 프로그램을 통해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적 분석을 하였다. 연구 결과 병원 퇴원 직전이나 퇴원 후에 일상생활을 스스로 할 수 없고, 두려움을 가지고 있던 척수장애인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일상생활 동작을 늘려나가기도 하고, 진로탐색을 통해 실질적인 소득 활동을 하고자 하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는 등 여러 신체적, 정서적 변화를 경험하게 되었음을 보고하였다(최혜영 외, 2017, p.18).

과거 문헌을 분석한 결과, 지역사회 복귀를 위한 욕구, 지역사회 복귀 후 만족도, 지역사회 프로그램 참여로 인한 긍정적인 변화 등을 조사하였으나 탈병원 과정을 직접적으로 조사한 연구는 많지않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탈병원을 경험한 중증장애인의 직접경험을 통해 탈병원 과정을 분석하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지역사회 복귀에 필요한 정책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Ⅲ. 연구방법

탈병원 과정 중 경험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조사하기 위해서는 중증장애인이 장애를 입은 후부터 일정 수준의 탈병원 혹은 사회복귀를 달성하는 과정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전반적인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귀납적 연구를 통해 개념들을 도출해내고 그 개념들 간의 관계를 파악해야 하므로 질적조사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Creswell, 2003, p.59). 또한 단순히 개별적인 경험들을 기술하고 해석하는 수준을 넘어 경험에 기초해 도출 가능한 이론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Birks & Mills, 2015, p.10). 이러한 경험에 기초해 제시된 이론은 문제에 대한 제도적 해결의 기초자료를 제공하며, 이를 위해 질적연구의 여러 방법들 중에서 근거이론(Grounded Theory)의 방법이 적절하다(Birks & Mills, 2015, p.10; Strauss and Corbin, 1998, p.3).

1. 연구 참여자 선정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사고나 질병으로 인해 척수장애 혹은 뇌병변장애를 갖고 있는 장애인들로서 장기간 병원에 입원한 경험이 있으며 현재는 지역사회 내에서 사회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구체적으로 European Spinal Cord Injury Federation(2017)에서 제시한 탈병원의 개념에 기초해 연구대상을 척수장애인의 경우 최소 1년이상(Krause & Saunders, 2009, p.693), 뇌병변장애인의 경우 최소 6개월이상(윤정아, 2012, p.7) 병원에 입원하였으며 퇴원 후 병원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고있더라도 지역사회에 기반을 두고 생활하는 경우에는 연구대상자로 포함하였다. 그러나 장기간 병원 입원과 관련해 정신장애인은 본 연구의 주요한 연구대상인 척수장애인 및 뇌병변장애인과 병원환경, 사회복귀를 위한 지원, 지역사회내 서비스 등이 이질적이라 판단되여 자문회의 및 연구진회의를 통해 연구에서 배제하기로 하였다.

Strauss와 Corbin(1998, p.3)은 이론적 표집(theoretical sampling)을 범주의 속성, 범주가 존재할 만한 조건, 범주의 차원, 범주들 사이의 관계를 더 파악할 필요가 있을 때 사용한다고 하였으며, Birks와 Mills(2015, p.15)는 이론적 표집이 근거이론의 특징으로, 과정을 조사하고 분석하는데 핵심적인 방법이라고 하였다. 이에 따라 본 연구의 참여자는 이론적 표집으로 선정하였다. 구체적으로, 척수장애인 및 뇌병변장애인 관련 단체로부터 추천을 받은 사람들 중에서 성별 및 연령, 현재 사회활동 참여 정도 등을 고려하여 2019년 5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연구 참여자 10명을 대상으로 심층인터뷰를 실시하였다. 이론적 표집을 위한 연구 참여자 기준은 1) 척수장애 혹은 뇌병변장애를 가지고 있는 자, 2) 장애 발생 후 일정 기간 병원에 입원한 경험이 있는 자(척수장애인의 경우 1년 이상, 뇌병변장애인의 경우 6개월 이상), 3) 탈병원 후 지역사회 내에서 사회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자로 정하여 참여자를 선정하였다(Krause & Saunders, 2009, p.693). 본 연구는 조사를 위해 공용기관생명윤리위원회 IRB(P01-201905-22-004)의 승인을 받았다.

2. 연구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

연구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은 <표 1>과 같다. 성별은 남성 8명, 여성 2명, 연령은 20대 1명, 30대 5명, 40대 3명, 50대가 1명이었다. 장애유형은 지체장애인으로 분류된 척수장애인이 6명, 뇌병변장애인이 4명이고, 모두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이었다. 발생원인은 교통사고와 스포츠/놀이 중 사고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교육수준은 대학교 졸업 이상이 6명, 고등학교 졸업이 4명이고, 고용상태는 전부 재직중이었다. 가족 동거여부와 관련해 동거를 하고 있는 경우는 4명, 독거가 6명이었다. 병원입원기간은 척수장애인 기준 평균 35.5개월, 뇌병변장애인은 7.3개월이었다.

새창으로 보기
표 1.
심층인터뷰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
구분 성별 연령 장애유형 발생원인 교육수준 고용상태 동거여부 병원입원기간(횟수)
참여자1 30대 지체장애(척수, 중증) 교통사고 대학교 졸업 재직중 39개월(5회)
참여자2 30대 지체장애(척수, 중증) 스포츠/놀이 중 사고 고등학교졸업 재직중 26개월(11회)
참여자3 20대 지체장애(척수, 중증) 교통사고 고등학교졸업 재직중 36개월(7회)
참여자4 30대 지체장애(척수, 중증) 교통사고 대학교 졸업 재직중 54개월(7회)
참여자5 30대 뇌병변장애(외상성 뇌손상, 중증) 스포츠/놀이 중 사고 대학교 졸업 재직중 12개월(1회)
참여자6 50대 뇌병변장애(외상성 뇌손상, 중증) 난산 대학원 졸업 재직중 6개월(3회)
참여자7 40대 지체장애(척수, 중증) 스포츠/놀이 중 사고 대학교 졸업 재직중 30개월(7회)
참여자8 30대 뇌병변장애(외상성 뇌손상, 중증) 교통사고 대학교 졸업 재직중 6개월(1회)
참여자9 40대 지체장애(척수, 중증) 스포츠/놀이 중 사고 고등학교졸업 재직중 28개월(6회)
참여자10 40대 뇌병변장애(외상성 뇌손상, 중증) 사고 고등학교졸업 재직중 6개월(1회)

3. 자료의 수집과 분석

본 연구의 자료 수집을 위해 책임연구자 및 공동연구자는 반구조적이며 개방적인 질문을 설계하였으며,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의 심층인터뷰를 실시하였다. 연구자들은 본 연구의 목적, 내용, 진행방법, 연구 결과의 활용 및 참여자의 권리 등에 대해서 설명하였으며 연구 참여 동의서에 서명을 받고 심층인터뷰를 실시하였다. 연구 참여자의 구술 응답을 빠짐없이 수집하기 위해 연구 참여자의 동의하에 인터뷰 내용을 녹음하였으며 질문 내용에 대한 응답이 포화되는 수준까지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본 연구의 자료 분석은 수집된 정보들을 비교하여 범주화시키는 Strauss와 Corbin(1998)의 지속적 비교 분석(constant comparative analysis) 방법을 활용하였다. 구체적인 분석 과정은 개방코딩, 축코딩, 선택코딩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4. 분석 결과

Strauss와 Corbin(1998, p.5)의 근거이론에 의하면 질적분석을 위한 자료는 크게 3단계 과정을 거쳐 분석 가능하다. 1단계로는 자료를 주요한 정보의 범주들로 코딩하는 개방코딩, 2단계로는 자료를 상위 개념으로 구분하는 축코딩, 3단계로는 모형 내 범주들 간의 상호관계를 기술하는 선택코딩이다. 이에 본 연구의 자료는 개방코딩의 결과를 제시하고, 축코딩에서 패러다임 모형과 함께 범주 유형별 설명과 대표적 진술문들을 기술했으며, 마지막으로 선택코딩에서 핵심범주를 제시하였다(Creswell, 2003, p.50).

가. 개방코딩

개방코딩은 근거자료를 통해 현상에 이름을 붙이고 개념을 도출하고 범주화하는 단계로써(Strauss & Corbin, 1998, p.5), 본 연구에서는 중증장애인의 탈병원 과정을 통한 경험을 범주, 하위범주, 개념으로 분류하여 제시하였다. 개념을 통해 중증장애인의 직접적인 경험을 제시하였으며 범주 및 하위범주를 통해 각각의 개념을 분류하였다. 구체적인 개방코딩의 결과는 <표 2>와 같다.

새창으로 보기
표 2.
개방코딩 결과
범주 하위범주 개념
예기치 못하게 중증장애인이 되다 갑작스런 장애의 엄습
  • · 다이빙으로 생각지도 못하게 사고가 남

  • · 자동차 사고 후 깨어보니 장애인이 됨

장애로 인한 고된 생활 부모님에게 짐이 되어버린 나
  • · 부모님과 사소한 의견차이로 엄청 싸움

  • · 대/소변 문제가 가장 큰 어려움임

  • · 부모님이 외출하면 나 때문에 빨리 귀가하심

장애인이 접근할 수 없는 세상
  • · 휠체어로는 10cm 문턱도 못 지나감

  • · 뇌손상으로 사람들이 이상하게 봄

나 혼자 엄청 슬퍼함
  • · 아무도 없는 곳에서 엄청 움

  • · 장애 이전과 이후의 생활이 너무 다름

사람들의 이상한 시선 사람들이 나를 계속 쳐다봄
  • · 누나 돌잔치에서 사람들의 관심거리가 됨

  • · 인파 속에서 구경거리가 됨

휠체어를 봐도 양보하지 않음
  • · 장애인에게 무감각한 사람들

  • · 장애인에 대한 기본적인 에티켓도 없음

어린아이 취급하는 가족들 가족에 의한 고립
  • · 가족은 자립에 방해가 되기도 함

  • · 장애를 모르는 가족

식구로부터의 탈출
  • · 식구가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게 함

  • · 집에서 나가야 숨을 쉴 것 같음

병원의 미흡한 지원 체계 자립에 무지한 의사와 간호사
  • · 치료만 하는 의사와 간호사

  • · 자립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의사와 간호사

  • · 환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의사와 간호사

무의미한 반복적 재활치료
  • · 고등학교 같은 무료한 생활

  • · 일상생활에 필요한 치료를 원함

연계 시스템의 부재
  • · 중요한 정보가 부족함

  • · 장애 단체와의 교류가 필요함

  • · 병원복지사는 복지정보만 제공함

중증·중도 장애인만 느낄 수 있는 고통 생존을 위협하는 마비
  • · 손가락도 움직일 수 없는 고통

  • · 편마비로 인한 기이한 생활

중도·중증장애로 인한 심리적 부적응
  • · 이전 세계와의 영원한 단절

  • · 5년간 혼자 집에 틀어 박혀있음

제도적 한계가 주는 충격 모든 것이 자부담
  • · 휠체어가 너무 비싸서 문제

  • · 활동지원도 자부담

  • · 주택개조도 본인이 알아서 실시

차량개조가 필수
  • · 차량개조 비용이 너무 많음

  • · 일하는 사람 위주로 차량개조를 해줌

집 밖으로도 못나가는 현실
  • · 개조된 집을 구하기가 너무 어려움

타인의 정서적 지지와 자극 치료사의 진실된 조언
  • · 가끔 진실된 치료사가 있음

  • · 치료사와의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눔

병실 동료에 의한 자극
  • · 비공식적인 동료상담을 함

  • · 동료간 무언의 압박감을 느낌

장애단체와의 소통 동료상담사와의 우연한 만남
  • · 처음에는 무관심하다가 자주 보면 관심이 감

  • · 상담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음

  • · 장애 단체의 존재를 인지함

사회복귀 프로그램에 참여
  • · 4주간 심화된 훈련을 함

  • · 대기자가 많아 아쉬움

자립을 위한 본인의 내적 힘 내면으로부터 오는 자신감
  • · 자립의 원동력은 자신감

  • · 스스로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또 다른 모습으로 사회복귀를 위한 도전
  • · 휠체어를 탄 새로운 나의 모습

  • · 장애인도 운동할 수 있음

일을 통한 역동적인 삶 적극적인 구직 활동
  • · 장애인도 일을 찾아 노력해야 함

  • · 아무도 내일을 입에 넣어주지 않음

장애에 맞는 일 찾기
  • · 앉아서 하는 일이 최고

  • · 번역이나 컴퓨터 일도 잘함

  • · 장애가 있어도 경력을 유지함

일을 할 수 있음에 만족함
  • · 주 3일 근무도 좋음

  • ·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시작함

가능한 스스로 생활하기 부모님도 자립을 인정
  • · 점차 부모님이 나의 능력을 인정함

  • · 이제야 부모님도 안심함

  • · 주말에만 부모님 집에 감

활동지원서비스는 최소한으로 사용
  • · 가능한 내 스스로하기

탈병원을 통해 사회속으로 들어감 사회속에서 행복을 느낌
  • · 세금 내는 시민이 됨

  • · 사람들 속에서 삶을 느낌

사회적·대인관계가 궁극적인 목표
  • · 별별 사람을 다 만남

  • · 비장애 친구와도 다시 만남

체계적인 국가 지원이 절실함 이동지원은 가장 기본
  • · 휠체어, 차가 없으면 이동은 불가함

  • · 선진국은 기본적으로 이동지원을 함

  • · 비용보다는 사람을 먼저 생각함

주거지가 있어야 지역사회 통합이 가능
  • · 주거지는 커뮤니티케어의 중심

  • · 장애에 맞는 거주지 개조 필요

정보 전달의 유기적 연계
  • · 정보가 1차적으로 중요함

  • · 아는 것이 힘!

나. 축코딩

본 연구의 연구 참여자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수집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모두 70개의 개념들이 도출되었고, 이들은 32개의 하위범주와 14개의 범주로 유목화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도출된 중증장애인의 탈병원 경험에 관한 패러다임 모형은 [그림 1]과 같다.

새창으로 보기
그림 1.
중증장애인의 탈병원 경험에 관한 패러다임 모형
hswr-40-2-85-f001.tif
1) 인과적 조건

참여자들은 후천적인 사고나 질병으로 인해 척수장애 혹은 뇌병변장애를 갖게 되었으며 장애정도는 장애부위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갑작스런 사고로 인해 장애인이 된 경우에는 장애를 수용하는데 장시간이 걸리기도 했으며 우울, 분노, 자살충동 등과 같은 심리적 부적응 상태를 경험하기도 하였다. 인과적 조건에 해당하는 범주로는 예기치 못하게 중증장애인이 되다, 장애로 인한 고된 생활이다.

① 예기치 못하게 중증장애인이 되다

예기치 못하게 중증장애인이 되다 범주의 하위범주는 갑작스런 장애의 엄습이다. 특히 척수장애는 중도장애로써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장애를 입게되었음을 강조하였다.

“수영장에서 다이빙을 했는데 바닥에 머리를 다쳐 목뼈가 부러졌고요... 깨어보니 손가락도 움직일 수 없었어요.(참여자 1)”

“겨울에 운전하다가 타이어가 터졌는데 그대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정신을 잃었죠. 눈을 떠보니 몸이 마비된 상태였고요.(참여자 2)”

② 장애로 인한 고된 생활

장애로 인한 고된 생활 범주의 하위범주는 부모님에게 짐이 되어버린 나, 장애인이 접근할 수 없는 세상, 나 혼자 엄청 슬퍼함이다.

a. 부모님에게 짐이 되어버린 나

참여자들은 중도・중증장애로 인해 장애 이전과 이후의 생활이 급격하게 달라졌음을 인지했으며 그로 인해 가족과의 불화가 시작됨을 언급하였다.

“처음에 부모님하고 많이 싸웠어요. 이전에는 나 혼자 했던 모든 일을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야 했거든요. 심지어 대변보는 것도요...(참여자 2)”

b. 장애인이 접근할 수 없는 세상

태어나서 처음 휠체어를 사용함으로써 비장애인으로 살 때는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던 주위 환경이 장애로 인해 가장 불편한 환경임을 발견하였다.

“휠체어를 타보니 온통 경사로고 턱은 왜 이렇게 많은지 정말 다니기가 어렵다고 느꼈어요. 친구들하고 밖에 나가면 정말 갈 곳이 없었거든요.(참여자 3)”

c. 나 혼자 엄청 슬퍼함

참여자들은 중증장애가 가져다주는 신체적・정신적 한계와 장벽을 절실히 느끼면서 심리상태가 급속히 악화되는 것을 경험하였다. 특히 주위에 도움을 청하거나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음을 알고 더욱더 심적으로 힘들었다.

“더 이상 내 발로 걸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혼자서 정말 많이 울었어요. 아무도 없는 화장실에서도 울었고요.(참여자 1)”

“자동차 사고 이후 이전과 이후 생활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너무 달라져서 한 5년은 우울하고 슬퍼했던 것 같아요(참여자 9)”

2) 맥락적 조건

참여자들은 장애 때문에 주위로부터 차별적인 대우나 시선을 받았으며 병원 밖을 나가는 순간 사람들의 차별이 심해지는 것을 경험하였다. 갑작스런 장애로 인해 여러 가지 인생의 변화를 겪게 되었으며 기존에 유지해 오던 대인관계나 가족들 간의 관계가 틀어지는 경험도 했다. 그리고 병원에서의 생활이 무미건조하고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고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기도 했다. 맥락적 조건에 해당하는 범주로는 사람들의 이상한 시선, 어린아이 취급하는 가족들, 병원의 미흡한 지원 체계이다.

① 사람들의 이상한 시선

사람들의 이상한 시선 범주의 하위범주는 사람들이 나를 계속 쳐다봄, 휠체어를 봐도 양보하지 않음이다.

a. 사람들이 나를 계속 쳐다봄

장애인이 됨과 동시에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했으며 사회 속에서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발견했으며 차별적인 대우나 태도를 직접 체험하였다.

“조카 돌잔치에 갔는데 들어가자마자 한 100명되는 참석자들이 동시에 저를 바라보더라고요.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참여자 8)”

“제가 휠체어를 타고 병원 밖으로 나간 적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제가 사라질 때까지 저를 계속 보고 있더라고요. 목을 아주 틀면서 보더라고요.(참여자 1)”

b. 휠체어를 봐도 양보하지 않음

참여자들은 휠체어를 타고 나가면 당연히 사람들이 양보를해 줄 것을 기대했으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으며 오히려 장애인을 배려하지않는 사람들의 냉담한 모습을 발견하였다.

“지하철을 타거나 아님 어디 백화점 같은 데를 가서 엘리베이터를 타도 먼저 양보하거나 배려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일본만 해도 엘리베이터는 우선적으로 장애인하고 노인들이 탄다는데 우리는 안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이동하는데 많이 힘들고 시간도 많이 걸려요.(참여자 5)”

② 어린아이 취급하는 가족들

어린아이 취급하는 가족들 범주의 하위범주는 가족에 의한 고립, 식구로부터의 탈출이다.

a. 가족에 의한 고립

장애에 대해 가족들은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부정적으로 인식했으며 장애인은 도움을 필요로하는 사람, 스스로 할 수 없는 사람, 언제나 조심해야하는 사람 등으로 간주하였다.

“자립할 때 가족이 가장 힘들게 하는 것 같아요. 다들 그냥 집에 있으라고만 하고 밖에 나가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집에 있어도 불화만 자주 생기고 다투고 그러거든요.(참여자 2)”

“사고 후 집에 계속 있었는데 가족들도 내 장애를 몰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고 그래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적도 많아요.(참여자 9)”

b. 식구로부터의 탈출

가족은 참여자들에게 심적인 격려나 자신감을 주기보다는 정서적인 스트레스를 유발시키는 주요한 대상이기도 하였다. 그러한 가족으로부터 도피 혹은 탈출하고 싶었으나 중증장애로 인해 움직임이 자유스럽지못해 가족에게 의존하는 모습에 힘겨워 하였다.

“집에서 정말 나가고 싶었어요. 식구가 넘 힘들게 해서요. 그래서 결국 자취한다고하면서 나왔고요. 지금은 그래도 사이가 좋아요. 연락도 자주하고 부모님과 가까운 곳에 살아서 자주 방문하기도 하시고요. 정말 집에서는 나가야 생활이 나아질 것 같아요.(참여자 2)”

③ 병원의 미흡한 지원 체계

병원의 미흡한 지원 체계 범주의 하위범주는 자립에 무지한 의사와 간호사, 무의미한 반복적 재활치료, 연계 시스템의 부재이다.

a. 자립에 무지한 의사와 간호사

병원은 오직 치료가 목적이었으며 참여자들이 느끼는 정서적 어려움이나 재활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다. 그로 인해 병원 밖에 대한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했으며 장기간 병원에 의존하는 원인이 되기도하였다.

“병원에 있을 때 의사와 간호사는 장애인의 자립이나 사회복귀에 대해서는 정말 무지하고 관심도 없는 것 같았어요. 딱 진찰이나 치료만하고 나가버리는 경우가 많고요 그러니 뭐라고 물어보기도 어려워요.(참여자 3)”

“의사나 간호사들은 치료만 해요. 장애 관련해서 개인적인 걸 물어봐도 대답도 잘 안 해주고. 대답할 시간도 없는 것 같아요.(참여자 7)”

b. 무의미한 반복적 재활치료

병원의 특성상 치료가 목적이기는 하지만 장기간 병원에 있다보니 불필요한 치료를 지속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곧 참여자들의 재활에 대한 동기부여를 저해함과 동시에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주요한 원인이기도 하였다.

“병원에 있으면 정말 편해요. 고등학교처럼 딱딱 시간표가 있어서 아침에 일어나서 밥 먹으면 재활치료하고 그 다음에도 치료하고 운동하고... 저녁에는 밥 먹고 그냥 주위 사람들하고 수다 떨거나 놀아요. 정말이지 몇 년 동안 이런 생활을 하면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요.(참여자 3)”

“병원에서는 근력 운동을 주로 합니다. 그런데 더 필요한 것은 일상생활 속에서 이런 거 저런 거를 할 수 있도록 근력을 키워 주는 겁니다.(참여자 5)”

c. 연계 시스템의 부재

병원에서 퇴원하여 지역사회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병원과 지역사회 기관과의 연결 네트워킹이 필요하지만 현재 병원 체계 하에서 지역사회 기관과의 연계가 상당히 부족함을 지적하였다.

“사실 장애인이 사회복귀 하려면 정보가 중요해요. 병원에 있었을 때 어느 누구도 장애인 재활이나 복지 서비스에 대해서 알려준 사람이 없었어요. 당연히 병원 내에 이러한 연계 시스템이 없으니 정보도 부족하고 그러다보면 그냥 병실에서 시간만 보내는 거지요.(참여자 7)”

“장애인 단체도 좋은 정보를 줄 수 있는데... 병원에서는 보통 장애 단체가 들어오는 것을 별로 안 좋아 하는 것 같아요.(참여자 8)”

“병원 사회복지사는 딱 복지 관련된 정보만 제공해요. 기초수급, 연금 같은 거요. 이러한 정보도 중요하긴 하지만 더 필요한 정보도 많거든요.(참여자 7)”

3) 중심현상

참여자들은 병원 생활을 장기간하면서 사회복귀나 재활에 대해 동기부여가 되지 않거나 무의미한 생활로 인해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다. 지속적인 무기력함은 재활을 위한 자신감이나 동기를 저해하였으며 여러 형태의 부정적인 상황을 유발시키는 주요한 원인이기도 하였다. 특히 사회복귀를 위해 퇴원하고 싶어도 본인의 의사보다는 주위 사람(의사, 치료사, 친구, 가족 등), 획일적인 병원 환경 등으로 인해 사회복귀 혹은 자립에 대한 동기부여가 미약해지기도 하였다. 중심현상에 해당하는 범주로는 중증・중도장애인만 느낄 수 있는 고통, 제도적 한계가 주는 충격이다.

① 중증・중도장애인만 느낄 수 있는 고통

중증・중도장애인만 느낄 수 있는 고통 범주의 하위범주는 생존을 위협하는 마비, 중도・중증장애로 인한 심리적 부적응이다.

a. 생존을 위협하는 마비

척수장애 혹은 뇌병변장애는 중증장애로써 치료 이후에도 마비, 통증 등 다양한 후유증을 유발한다. 특히 통증에서 발생되는 마비는 재입원 혹은 심한 경우에는 사망을 초래하는 중대한 긴급상황이다. 그래서 참여자들은 마비에 대해 불안감과 두려움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척수장애는 정말이지 중증장애이면서도 중도장애입니다. 하루아침에 사지마비가 되어서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수 없거든요.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것 같았어요. 정말이지 온 몸이 마비되니 이러다가 혹시 죽을 수도 있겠구나하는 두려움이 밀려오더라고요.(참여자 4)”

“저는 왼쪽이 다 마비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키보드 치거나 양손으로 해야 할 일을 할 때면 잘 못하기도 해요.(참여자 8)”

b. 중도・중증장애로 인한 심리적 부적응

장애는 신체적・정신적인 기능적 한계를 가져옴과 동시에 이전에 할 수 있었던 일이나 행동을 할 수 없어 대인관계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킨다. 이로 인해 참여자들은 심리적으로 우울감, 불안, 소외감 등을 경험하였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장애인이 되고나서 친구와의 단절, 사회생활의 어려움, 내 자신과의 싸움이었어요. 이 과정 중에 심적으로 우울감, 고독감, 자살충동, 타인에 대한 분노 이런 것들을 많이 느꼈어요.(참여자 1)”

“병원에서 나온 후 집에서 거의 5년간 혼자 있었어요. 누나가 사다주는 학습지를 집에서 풀면서 그냥 우울하게 시간을 보냈고요.(참여자 9)”

② 제도적 한계가 주는 충격

제도적 한계가 주는 충격 범주의 하위범주는 모든 것이 자부담, 차량개조가 필수, 집 밖으로도 못나가는 현실이다.

a. 모든 것이 자부담

중증장애인은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보조기기, 차량개조 등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본인의 특성이나 장애에 적합한 보조기기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고액의 자부담을 지불해야 한다. 그래서 참여자들은 보조기기 구입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강하게 드러내기도 하였다.

“휠체어는 정말이지 제일 필요한 보장구거든요. 그런데 현제 제도 하에서는 600만 원짜리 활동형 휠체어를 사려면 제가 자부담을 500만 원 정도는 내야해요. 정말이지 휠체어 하나를 사더라도 자부담이 많고요 집에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참여자 4)”

“활동지원을 이용하는데 월 180만원도 못 버는데 자부담이 20만 원 정도입니다. 사실 자부담이 많이 부담이 되고요... 자부담을 낮추든 아니면 없으면 좋을 것 같아요.(참여자 4)”

“주택은 그냥 다들 알아서 개조해요. 어디서 개조 받을 곳도 없어요. 대충 나무판 잘라서 경사로 만들고 문지방을 깎아 대충 문지방을 제거하죠.(참여자 7)”

b. 차량개조가 필수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많은 제약이 있다. 중증장애인의 이동권을 개선하기 위해 차량개조가 절실하게 요구되지만 현재로는 충분한 차량개조와 관련된 서비스나 지원이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로 참여자들은 이동에 많은 불편함을 호소하였다.

“일단 차가 있어야 밖에 나가서 뭘 할텐데... 차량 개조를 하려면 한 2천만 원은 들어요. 문제는 휠체어를 탄 상태로 차를 타려면 ○○○차만 사야하고요. 이차는 차량 값만 3천만 원이 넘어요.(참여자 3)”

“제일 황당한 것은 일을 해야지만 차량개조 1천5백만 원이 지원이 된다는 겁니다. 일 안하면 차량개조도 못하는 거죠. 이 제도는 좀 개선되었으면 좋겠어요.(참여자 7)”

c. 집 밖으로도 못나가는 현실

휠체어를 사용하는 경우 2cm-3cm에 불과한 경사턱을 통과하기란 쉽지 않다. 심지어 집안에서 집밖으로 외출을하는 경우에도 경사로나 좁은 출입구 때문에 이동이 자연스럽지 못해 외출을 포기하기도 한다.

“집 안에서도 집을 나가려고 할 때도 집이 개조가 되어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지금 정부 어디에서도 주택개조를 해주지 않아요. 그래서 장애인들이 알아서 나무 판으로 램프를 만들거나 아니면 LH에서 분양하는 새집을 찾아 입주하고 있어요. 그런데 LH에서는 새집만 개조해주고 헌집은 또 개조를 안 해준다고 하더라고요.(참여자 4)”

4) 중재적 조건

참여자들은 병원 내에서 같은 장애를 갖고 있는 동료들이 하나씩 퇴원하는 것을 보면서 퇴원을 생각하게 되었고, 뜻이 있는 물리치료사, 보조공학기사 등과 같은 전문가를 통해 점진적으로 자립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장애단체에서 나온 상담사와 이야기하면서 사회복귀를 좀 더 구체적으로 구상하게 되었으며 장애단체의 사회복귀 프로그램을 통해 확실히 자립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심적인 지원과 함께 참여자들은 자신에게 맞는 보조기기들을 활용하면서 학교생활, 직장생활 등에 재도전하게 되었다. 중재적 조건에 해당하는 범주로는 타인의 정서적 지지와 자극, 장애단체와의 소통, 자립을 위한 본인의 내적 힘이다.

① 타인의 정서적 지지와 자극

타인의 정서적 지지와 자극 범주의 하위범주는 치료사의 진실된 조언, 병실 동료에 의한 자극이다.

a. 치료사의 진실된 조언

병원 내에서는 주로 치료에만 전념하지만 치료를 받는 중에 간혹 지역사회 복귀에 대해서 언급하거나 중증장애인 중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하는 사례에 대해서 이야기하였다. 이러한 소수 치료사들과의 만남을 통해 퇴원에 대한 동기부여를 높일 수 있었고 사회복귀에 대한 강한 자극을 받기도 하였다.

“한번은 물리치료사께서 나 같은 장애인도 일하고 결혼하고 살 수 있다고 말해줬어요. 처음에는 그냥 웃었는데 그 분이 보여준 실제 동영상을 보고 정말 놀랬어요. 휠체어를 타면서 운동도하고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니 정말 저 역시 기분이 좋았어요. 그런데 이런 치료사 만나기가 그리 쉽지는 않아요. 저는 운이 좋은 겁니다.(참여자 1)”

“의사와는 다르게 치료사하고는 한 30분에서 1시간 정도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그러다보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한번은 자립과 퇴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주더라고요. 그런 이야기를 자주 들으니 약간 자신감이 생기기도 했어요.(참여자 7)”

b. 병실 동료에 의한 자극

동료상담은 동일한 장애를 가지고 있는 주위 동료로부터 받는 상담으로 일부 참여자들은 병실 동료들로부터 동료상담과 유사한 상담 혹은 조언을 구했으며 그러한 상담을 통해 탈병원을 꿈꾸기도 하였다.

“병원에 있으면 선배들이 있는데 이런 선배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정보나 이야기를 해주곤 합니다. 공식적인 상담은 아니지만 약간 동료상담 비슷한 거죠. 사실 의사로부터 듣는 것보다는 동료들로부터 듣는 것이 더 절실히 다가오거든요.(참여자 4)”

“처음에는 그냥 병원 생활이 좋았는데 시간이 지나니 병실 동료들이 하나씩 하나씩 퇴원을 하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니 나 역시도 이제 퇴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동료들에게 자극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그 때 병실 동료들을 아직도 만나고 있어요.(참여자 7)”

② 장애단체와의 소통

장애단체와의 소통 범주의 하위범주는 동료상담사와의 우연한 만남, 사회복귀 프로그램에 참여이다.

a. 동료상담사와의 우연한 만남

장애인 단체 혹은 자립생활센터 등에서는 전문적으로 장애인을 대상으로 동료상담을 실시하고 있으며 특히 초기 장애를 입은 사람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상담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단체에 의한 전문적인 동료상담을 통해 참여자들은 자신감, 자기결정능력 등을 향상시킬 수 있었으며 궁극적으로 탈병원을 계획하기도 하였다.

“하루는 병원에서 지나가다가 우연히 장애단체에서 나온 사람을 만났어요. 별 관심은 없었는데 나처럼 휠체어를 탄 사람이 상담하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고 그 분이 주는 정보가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저녁에는 혼자서 인터넷을 찾으면서 그 상담사가 말한 것을 찾아보기도 했고요.(참여자 3)”

“단체에서 나온 사람을 정보메신저라고 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많이 줘요. 당연히 다는 아니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그런 정보가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참여자 6)”

“처음으로 나 같은 사람들이 모인 장애단체에 대해서 알았어요. 알고 난 후에 인터넷으로 사이트도 들어가 보고 이런저런 사업을 한다는 것을 알았죠. 새로운 경험과 지식을 얻을 수 있어서도 좋았어요.(참여자 7)”

b. 사회복귀 프로그램에 참여

척수장애인협회 등에서는 병원 퇴원 후 일상생활 복귀를 위해 4주간 사회복귀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자들은 막연한 사회복귀에 대한 생각을 구체화할 수 있었으며 병원 퇴원에 대한 두려움을 감소시킬 수 있었다.

“장애단체에서 하는 사회복귀 프로그램은 딱 4주만 참여 가능해요. 그런데 여기에 2주만 참여해도 생각이 완전히 바뀌게 되요. 저도 그렇지만 후배들에게도 적극 이 프로그램을 추천하고 있어요.(참여자 8)”

“요즘에는 사회복귀 프로그램이 조금 유명해져서 대기자가 많아요. 4주에 1명만 입소하니 더욱더 그런 것 같아요. 조금 더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었으면 좋겠어요.(참여자 7)”

③ 자립을 위한 본인의 내적 힘

자립을 위한 본인의 내적 힘 범주의 하위범주는 내면으로부터 오는 자신감, 또 다른 모습으로 사회복귀를 위한 도전이다.

a. 내면으로부터 오는 자신감

탈병원을 위해서는 스스로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장기간 병원 생활에 익숙해진 경우에는 그러한 자신감을 갖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다수의 참여자들은 자신감이 바탕이되어야 탈병원과 사회복귀가 가능하다고 언급하였다.

“자신감이 정말 중요해요. 나 같은 장애인을 자주 만나고 그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할 수 있겠구나하는 자신감이 스스로 생겼어요. 저 사람들도 하는데 나라고 왜 못하나 하는 생각요.(참여자 1)”

“무엇보다도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당연히 쉬운 일은 아니죠. 스스로 이겨내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해요.(참여자 2)”

b. 또 다른 모습으로 사회복귀를 위한 도전

참여자들은 비록 장애인의 삶과 비장애인의 삶은 동일할 수 없으나 비장애인이었을 때를 회상하여 다른 방향으로 자신의 삶을 이끌어갈 수 있음을 발견하였다. 최대한 잔존 능력을 활용하여 장애인으로써 본인이 할 수 있는 부분과 할 수 없는 부분을 명확히 구분하여 할 수 있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이 중요함을 깨달았다.

“비록 이전처럼 성한 다리나 팔은 아니지만 그래도 휠체어를 탄 새로운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 나서고 싶었어요. 휠체어를 탄 다른 모습으로 전에 살았던 곳, 일했던 곳으로 복귀하는 것도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했습니다.(참여자 5)”

“장애인이 되기 전에 수영을 했어요. 그래서인지 운동을 좋아하고요. 그래서 나중에는 휠체어를 타고 할 수 있는 휠체어 럭비를 하게 되었어요. 국제경기에서 메달도 땄고요.(참여자 7)”

5) 작용/상호작용 전략

참여자들은 사회복귀 과정 중에 직면하는 여러 상황들을 하나씩 이겨나가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였다. 이러한 지역사회 통합을 통해 직업도 찾고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으며 긍정적인 감정을 조금씩 체험하게 되었다. 작용/상호작용 전략에 해당하는 범주는 일을 통한 역동적인 삶, 가능한 스스로 생활하기이다.

① 일을 통한 역동적인 삶

일을 통한 역동적인 삶 범주의 하위범주는 적극적인 구직 활동, 장애에 맞는 일 찾기, 일을 할 수 있음에 만족함이다.

a. 적극적인 구직 활동

노동 활동은 장애인 혹은 비장애인 모두에게 필요한 활동이며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경제적 자립을 달성하는 주요한 요소이다. 특히 장애인의 경우에도 일을하는 장애인과 일을하지 않는 장애인의 생활은 상당히 차이가나며 일을 통해 활발한 사회참여가 가능하다.

“장애가 있어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병원에 있을 때 저처럼 휠체어 타는 분이 보조공학기사로 일하면서 휠체어를 수리하는 것을 보고도 나도 일을 찾아 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참여자 5)”

“장애인에게 절대로 아무도 일을 주지 않아요. 스스로 찾고 두드리고 이리저리 알아봐야 합니다. 그러다보면 알바도하고 좋은 일자리도 찾아요.(참여자 6)”

b. 장애에 맞는 일 찾기

참여자들은 비록 중증장애로 인해 직업을 선택하는데 다소 제약이 있으나 본인의 능력과 업무를 명확히 파악한다면 본인에게 적합한 일을 찾을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적절한 직무분석을 통해 다수의 장애인도 일을하고 있음을 고려하여 참여자들 역시 일을 함으로써 사회참여를 직접 체험하였다.

“그래도 많이 이동하지 않고 자리에 앉아서 하는 일은 가능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인식개선 강사도 척수장애인이 하기에는 딱 맞을 것 같고요. 근로지원인의 도움만 조금 있다면 못 할 일은 별로 없을 것 같아요.(참여자 2)”

“뇌병변 장애가 있어도 영어 번역하고 선배가 운영하는 컴퓨터 회사에서 엑셀작업을 도와가며 일하기도 했어요.(참여자 9)”

“경력이 끊어지면 안 될 것 같아서 가능한 계속 일하려고 노력했어요. 아는 분을 통해 이런 저런 일 여러 가지를 하면서 생계도 유지했고요.(참여자 6)”

c. 일을 할 수 있음에 만족함

일을 함으로써 경제적인 자립을 달성할 뿐만 아니라 일은 심리적으로 자신감을 주기도 한다. 참여자들 역시 일을 함으로써 자기만족, 자긍심 등을 발견했으며 단시간 일이라도 직접 해보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장애 때문에 월, 수, 금만 나와서 일하고 있지만 그래도 만족해요.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해요. 병원에서는 아무런 일도 못할 줄 알았는데 그래도 이렇게 일하고 사회생활하니 너무 좋아요.(참여자 1)”

“지금은 알바식으로 교육 강사로 일하고 있지만 만족해요. 당연히 이러다보면 더 좋은 일도 할 거라고 생각해요. 알바지만 집에서 아무 일도 없이 혼자 있는 것보다는 나아요.(참여자 3)”

② 가능한 스스로 생활하기

가능한 스스로 생활하기 범주의 하위범주는 부모님도 자립을 인정, 활동지원서비스는 최소한으로 사용이다.

a. 부모님도 자립을 인정

참여자들은 병원 입원 초기에는 가족의 관심이나 배려가 과도할 정도로 심했으나 스스로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가족의 우려가 점진적으로 감소되는 것을 경험하였다. 특히 부모님의 간섭이나 걱정이 줄어들면서 점차 자립생활에 대한 방향과 동기부여가 커짐을 언급하였다.

“병원에서 나온 초기에는 엄마가 10이면 10 모든 일을 다 해줬어요. 그런데 트랜스퍼하고 화장실 사용하는 방법 등을 배우고 나니 이제는 내가 스스로 하는 일이 훨씬 더 많아 졌어요. 당연히 집에서도 이젠 더 이상 걱정하거나 짜증내지 않아요.(참여자 5)”

“전에는 주중에 여러번 부모님이 와서 이런저런 집안 일을 해주셨는데 이젠 그냥 주말에만 부모님하고 만나요. 부모님도 이제는 그닥 많이 걱정하지 않으시고요.(참여자 2)”

b. 활동지원서비스는 최소한으로 사용

중증장애인에게 제공되는 활동지원서비스는 장애인이 일상생활을 스스로 수행하는데 큰 도움을 제공한다. 그러나 활동지원서비스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활동지원서비스에 의존하게되는 부작용이 있다. 이에 참여자들은 가능한 활동지원서비스를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고 본인 스스로 가능한 업무는 자립적으로 처리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활동지원서비스가 있기는 하지만 전 가능한 스스로 하려고 합니다. 어쩔 수 없이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고요. 집에서도 가능한 스스로 생활하고 있어요.(참여자 3)”

6) 결과

참여자들은 병원 퇴원 후 점진적으로 사회복귀가 이루어지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안정된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갑작스런 장애로 인한 심리적인 충격보다는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면서 장애 후배들에게도 모범이 되기도 하였다. 특히 탈병원을 통한 지역사회 통합을 위해서는 휠체어 지원, 차량개조, 주택지원 등과 같은 서비스가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제공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결과에 해당하는 범주로는 탈병원을 통해 사회속으로 들어감, 체계적인 국가 지원이 절실함이다.

① 탈병원을 통해 사회속으로 들어감

탈병원을 통해 사회속으로 들어감 범주의 하위범주는 사회속에서 행복을 느낌, 사회적 대인관계가 궁극적인 목표이다.

a. 사회속에서 행복을 느낌

장기간 병원 생활은 근본적으로 참여자들이 고립감과 소외감을 느끼게하는 요소 중 하나로써 장기간 입원하는 경우 부정적인 심리상태가 심화되기도 했다. 그러나 사회 속에서 타인과 함께 살아가면서 동질감이나 소속감을 몸소 체험하였으며 사회통합의 중요성을 인지하였다.

“장애가 때로는 힘들게는 하지만 그래도 새로운 삶을 발견했어요. 특히 병원 속에서가 아니라 일반 사회 속에서 일상적인 삶의 목적과 생활을 찾게 된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후배들도 이런 마음을 알아줬으면 해서 자주 탈병원하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참여자 1)”

“일하면서 세금을 내니 나 역시 사회의 한 구성원이 된 것 같아요. 병원에 넘 오래있는 거 보다는 역시 병원 밖으로 나와 생활하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참여자 7)”

“저는 혼자 너무 오래있어서 사람들 속에 있는 것이 좋아요. 그래서 만원 지하철조차도 그리 힘들지 않아요.(참여자 9)”

b. 사회적 대인관계가 궁극적인 목표

대인관계는 사회생활에 근간이되는 것으로써 적절하고 원만한 대인관계는 사회통합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참여자들은 비록 중증장애로 인해 과거에 알았던 사람들과의 대인관계는 소원해지기도 했으나 새로운 분야에서 새로운 사람들과의 대인관계를 맺기도 하였다.

“병원 내에서도 사람을 만날 수는 있지만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는 없어요. 나랑 너무 똑같은 사람들이어서 대인관계도 넘 같은 것 같고요. 하지만 지금은 일하고 돌아다니면서 여러 사람들 속에서 여러 관계를 이루고 살아요. 이런 점이 탈병원의 긍정적인 효과라고 생각합니다.(참여자 1)”

“처음에는 장애 때문에 이전 친구들 만나는 것을 꺼려했어요. 하지만 탈병원하는 과정을 통해 이전 친구와도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어요.(참여자 3)”

② 체계적인 국가 지원이 절실함

체계적인 국가 지원이 절실함 범주의 하위범주는 이동지원은 가장 기본, 주거지가 있어야 지역사회 통합이 가능, 정보 전달의 유기적 연계이다.

a. 이동지원은 가장 기본

이동지원은 장애인 재활의 핵심적인 서비스로써 여러 선진 국가들은 이동지원서비스를 초기 재활 과정에서 제공한다. 그러나 참여자들은 현재 이동지원서비스의 부족함을 지적하였으며 관련 정책이 개선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중증장애인에게 이동지원은 가장 기본적인 거라고 생각해요. 저 같은 사람에게는 휠체어, 차량개조, 주택개조는 물어볼 것도 없이 무조건 필요해요. 학교를 다니든 직장을 찾으러 어디를 가든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거든요. 이런 부분들이 개선되기를 바랍니다.(참여자 1)”

“스웨덴, 뉴질랜드 같은 나라에서는 중증장애인을 위한 이동지원은 가장 기본적으로 제공해요. 모든 사회생활의 기본이거든요. 우리도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어요.(참여자 7)”

“병원에 2-3년 있으면서 돈 쓰는 거 보다는 이동지원을 확실히해주는 것이 더 좋을 텐데... 이런 생각을 못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안 하는 건지 못 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참여자 5)”

b. 주거지가 있어야 지역사회 통합이 가능

병원 생활을 종식하고 지역사회에 살기 위해서는 거주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중증장애인의 경우 휠체어나 기타 보장기기가 접근 가능한 거주지가 절실하다. 이에 참여자들은 접근 가능한 거주지를 확대하는 관련 정책이 필요함을 언급하였다.

“어디서 살 것인가가 매우 중요해요. 병원에서 나와도 살 곳이 없으면 당연히 다시 병원으로 가려고 합니다. 특히 휠체어가 접근이 되는 거주지가 필요하고요. 이러한 곳들이 많아져야 장애인들이 그래도 병원 밖으로 나오려고 할 겁니다. 사실 이런 부분이 제대로 안되어 있으면 병원 생활이 훨씬 편해요.(참여자 8)”

c. 정보 전달의 유기적 연계

현재 복지 체계는 병원과 지역사회 기관의 특성에 따라 파편적으로 제공되고 있다. 그러나 원활한 탈병원과 지역사회 통합을 위해서는 각 기관간의 유기적인 연계가 중요하다. 이에 참여자들은 기관간의 네트워킹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병원에서부터 필요한 정보가 잘 제공되었으면 좋겠어요. 병원에 있으면 아무것도 몰라요. 혼자 입원한 장애인의 경우에는 더 고립이 심하고요. 국가적으로 아니면 어떠한 형태로든지 장애와 사회복귀에 대한 정보가 잘 연결되고 유기적으로 공유되는 것이 필요해요.(참여자 7)”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은 천지차이입니다. 일단 모르고 지내면 쭉 병원에서 살아요. 하지만 정보 연계가 잘 되어 알면 그래도 쉽게 마음을 정할 수 있어요.(참여자 2)”

다. 선택코딩

1) 핵심범주

개방코딩과 축코딩을 거치면서 참여자들이 서술했던 내용들을 분석하였다. 특히 장애로 인한 병원 치료 및 입원, 불필요한 장기간 병원 입원생활, 병원 퇴원을 위한 계기 및 과정, 퇴원 후 지역사회 생활 등을 통해 중증장애인의 탈병원 및 지역사회 생활의 과정과 관련된 범주를 보다 정련화하였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중증장애인의 탈병원 및 지역사회 복귀 경험의 핵심범주는 ‘갑작스런 장애로 인한 장기간 병원생활과 환경적인 변화를 딛고 사회복귀를 위한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여 지역사회 내에서 생활함으로써 사회통합에 대한 긍정적인 방향을 설정하고 사회소속감을 갖게되었다’로 결정했다.

2) 이야기 윤곽(story line)

참여자들은 갑작스럽게 후천적 중증장애를 갖게 되면서 기존에 사용하던 중요한 신체적 기능을 상실하게 되었다. 장애로 인해 수술 후 병원에서 장기간 입원하게 되고 장애로 인해 여러 형태의 불편함과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게 되며 장래에 대한 불안정과 무미건조한 생활로 인해 정서적인 부적응 상태를 경험하기도 하였다. 특히, 본인이 과거에는 아무런 도움 없이 하던 일을 할 수 없다는 현실에 직면하면서 자괴감, 불만, 불안 등과 같은 심리적인 충격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장기간 병원생활로 인해 귀중한 시간을 허비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탈병원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심리적인 문제를 해소하고 탈병원을 하기 위해 병원 내에서 여러 전문가,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필요로 했으나 탈병원과 관련해 정보를 제공하거나 격려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단지 우연한 기회로 중증장애인이 생활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 주위 지인이 던진 조언, 퇴원하는 주위 친구들을 직접 바라보면서 점진적으로 탈병원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을 하였다. 탈병원을 실제로 실행하는 과정 중에 보장구 지원의 부족, 차량개조의 미흡, 양에 치중한 직업 알선 서비스 등의 정책적 한계를 겪었으나 지역사회 복귀 프로그램, 장애 동료들의 조언, 활동지원서비스 등을 통해 탈병원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진행하였다. 예를 들어, 활동형 휠체어 사용, 독립적인 거주, 자차 운전, 장애에 맞는 구직 및 직업활동 등의 과정을 통해 지역사회에 소속되기 위해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였다. 후배들에게 탈병원의 필요성을 강조하였으며 지역사회 참여로부터 느끼는 긍정적인 감정과 생각을 공유하고자하였고 본인 스스로도 사회통합에 대한 긍정적인 방향을 설정하고 소속감을 갖게되었다.

Ⅳ. 논의 및 제언

본 연구에서는 중증장애인의 탈병원 경험을 통해 불필요한 병원 입원을 줄이고 지역사회 복귀를 위한 정책・제도를 조사하였다. 연구를 통해 중증장애인이 병원 치료 후 적절한 시기에 지역사회 복귀를 위해서는 병원의 역할 및 병원과 지역사회와의 연계가 중요함을 발견하였으며 이러한 결과는 다수의 과거 문헌과 부합한다(김동아 외, 2013, p.150; 박종균, 2017, p.70; 최혜영 외, 2017, p.19). 중증장애인이 탈병원을하기 위해서는 수술・치료 등과 같은 의료적 처치가 1차적으로 필요하며 이와 더불어 퇴원 및 지역사회로 복귀하기 위한 준비가 병행되어야 한다(최혜영 외, 2017, p.19). 지역사회 복귀를 위한 준비로는 장애로 인한 기능적한계에 대한 정보, 중증장애인의 삶에 대한 이해, 장애인 복지 관련 정책・제도에 대한 이해 등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병원은 치료에만 치중하고 있어 중증장애인이 탈병원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으며(최혜영 외, 2017, p.20) 지역사회 기관과의 연계도 미흡하여 중증장애인이 지역사회 기관에 대한 정보를 얻지 못하고 있다(박종균, 2017, p.70). 이러한 지역사회에 대한 정보・연계의 부족은 궁극적으로 중증장애인의 퇴원을 지연시키며 불필요한 병원 입원을 장기간 지속하는 주요한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본 연구를 통해 지역사회내에서 생활함에 있어 대인관계 유지에 대한 중요성을 발견하였다. 특히 가족이나 친한 지인과의 관계가 중증장애로 인한 부양부담, 정서적 갈등 등을 유발하여 지역사회 복귀를 지체시키기도 한다(김동아 외, 2018, p.130). 척수장애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한국척수장애인협회, 2018, p.12)에 의하면 척수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저해하는 주요한 원인으로 장애의 경중도보다는 오히려 가족과의 불화, 가족의 지나친 간섭, 중증장애인 당사자의 의견을 무시하는 지인 등 가족과 주위 친인척과의 대인관계와 관련된 문제를 주요한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중증장애인을 하나의 주체적인 개체로 인식하기 보다는 장애 때문에 보호를 받아야하는 피동적인 대상으로 인식하여 발생하는 문제이다(박종균, 2017, p.79; Vash & Crewe, 2004, p.209). 대인관계에서 유발된 정서적인 불화는 중증장애인의 심리상태를 악화시키며 중증장애 그 자체로부터 기인하는 우울증, 불안, 사회적고립 등과 결합하여 강도 높은 심리적 부적응을 초래한다(Livneh, 2001, p.153; Vash & Crewe, 2004, p.203). 심리적 부적응 상태는 탈병원을 위한 동기부여, 적극적인 사회활동, 원만한 대인관계 유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심리상태 개선을 위한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

또한 중증장애인을 위한 직업재활 서비스가 개별화・세분화되지 못해 본인에게 적합한 직업재활서비스(직무분석, 직업매칭)를 받지 못하고 있다(김동아 외, 2013, p.21). 특히 현재 다수의 직업재활서비스가 발달장애인, 일부 경증장애인을 대상으로 제공되고 있어 척수장애 혹은 뇌병변장애와 같은 중증장애인에게는 적합하지않아 중증장애인의 직업재활에는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박종균, 2017, p.81; 한국척수장애인협회, 2018, p.15). 중증장애인을 위한 직업재활서비스의 부족은 중증장애인이 지역사회의 한 일원으로 살아가게하는 경제적 자립의 기회를 감소시키며 결국 일방적으로 복지・시혜서비스에 의존하게하는 요인이 된다(최혜영 외, 2017, p.20).

이러한 연구결과에 기초해 중증장애인의 탈병원과 지역사회 복귀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과 개선방향으로 병원 내 정보제공 기능 강화, 병원과 지역사회 기관과의 연계, 병원과 보조기기센터의 연계, 가족상담・심리상담의 확대, 직업재활 서비스 개선을 제시하였다.

첫째, 병원 내 정보제공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중증장애인의 재활과 관련해 치료 초기부터 재활과 필요한 정보나 지식이 제공되는 경우가 그렇지 못한 경우와 비교해 재활 효과가 우수하다(김동아 외, 2013, p.10; 최혜영 외, 2017, p.21). 그러나 일반적으로 재활병원에 입원해 있는 중증장애인은 재활치료의 과정, 치료의 예후, 영구적인 장애 등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치료 초기에 장애와 관련된 적절한 정보와 심리재활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경우에는 장애를 받아들이고 수용하는데 장시간 걸리기도 한다(최혜영 외, 2017, p.21; Livneh, 2001, p.153; Livneh & Antonak, 1997, p.150).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병원 내에서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필요한 사회복귀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으며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 제14조(장애인 건강권 교육)을 통해 병원 관련 전문가를 대상으로 장애 관련 교육이 적극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재활의료기관지정사업을 통해 병원 내 퇴원연계실의 지역사회퇴원연계 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중증장애와 일상생활, 중증장애인을 위한 정부・민간 서비스, 중증장애 관련 기관・단체, 기타 사회복지 서비스 등과 관련된 내용을 교육해 중증장애인이 병원 내에 있을 때부터 사회복귀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병원과 지역사회 기관과의 연계가 필요하다. 탈병원을 위한 사회복귀 프로그램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다수의 연구에서 제시되었다. 박종균(2017, p.79)최혜영 외(2017, p.20)의 연구에서는 일상홈 프로그램을 통해 척수장애인의 장기간 병원생활은 재활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잔존능력을 약화하고 사회와 단절을 가중하게 되므로 병원입원 기간을 단축하고 조속히 지역사회로 돌아가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것이 바람직함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프로그램을 병원 내에서 실시하기 위해 건물 및 부대시설을 마련하고 인력을 배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병원은 장애인 단체 등에서 기존에 실시되고 있는 프로그램을 활용해 중증장애인의 사회복귀를 지원할 수 있다. 병원에서는 소견을 제시하고 보장구 평가나 사회적응훈련 등을 할 수 있는 기관을 선정해 중증장애인이 그러한 기관에서 서비스를 받도록 하며 병원은 프로그램 결과를 모니터링 함으로써 프로그램의 효과에 대해 검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척수장애인을 위한 일상의 삶으로 프로그램을 통해 일상홈 거주공간에서 매월 선정된 참여자에게 일상생활코치가 1대 1로 생활 복귀를 지원한다. 신변처리, 가사활동, 문화 여가활동, 상담, 외부 교류 프로그램 등 4-5주간 함께 거주하면서 척수장애인의 사회복귀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한다(한국척수장애인협회, 2019, p.66). 이러한 사회복귀 프로그램을 활용해 병원과 지역사회 간의 연계를 확대할 수 있다(박종균, 2017, p.79; 최혜영 외, 2017, p.20).

셋째, 병원과 보조기기센터의 연계 및 업무협약 체결이 필요하다. 보조기기는 중증장애인의 탈병원-커뮤니티와 관련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서비스로써 장애가 중증일수록 그 필요도는 높다. 보조기기에 투여된 비용보다 사회적 순이익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 역시 장애인에게 있어 보조기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전영환, 2008, p.15; Edward, Brandt, & Andrew, 1997, p.9). 병원에서부터 보조기기의 중요성을 인지하여 보조기기에 대한 적절한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 특히 병원에 치료사들이 보조기기에 대한 정보를 숙지하여 중증장애인에게 보조기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보조기기센터로 연계하여 중증장애인이 보조기기를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병원의 치료사가 개별 보조기기에 대해 최소 사용법만 알려주고 보조기기센터로 연결하여 전문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병원 입원 초기부터 가족상담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중증장애인의 탈병원 과정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가족의 지나친 간섭이나 가족 간의 불화를 들 수 있다(서해정 외, 2017, p.80; 한국척수장애인협회, 2018, p.17). 가족은 중증장애인의 최근접 거리에서 정서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중요한 위치에 있기도 하지만 반대로 중증장애인의 자립이나 자기결정권을 심하게 침해하기도 한다. 특히 중증장애인의 가족은 중증장애인 당사자가 느끼는 심리적・정서적 충격을 동일하게 경험하는 경우가 많으며(Vash & Crewe, 2004, p.205) 중증장애인을 과도하게 보호 혹은 유기하기도 한다. 이러한 가족간의 불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가족상담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병원내 사회복지사를 통해 가족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기존 장애인 단체를 활용하여 중증장애인 가족을 위한 상담을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초기 병원 치료에서부터 지역사회 거주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심리상담이 필요하다. 특히 비장애인으로 생활하다 예상하지못한 사건으로 척수장애나 뇌병변장애와 같은 중도・중증장애를 입은 경우에는 장애 이전과 이후의 생활이 급격히 변하며 기능적한계로 인한 신체능력 저하를 유발하여 우울감, 불안, 분노, 사회적고립 등을 야기한다(최혜영 외, 2017, p.3; Livneh, 2001, p.152; Vash & Crewe, 2004, p.11). 이러한 심리적 부적응 상태를 적절히 조절하거나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장기간 우울증 혹은 극단적인 경우에는 자해・자살을하기도 한다. 이러한 심리적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치료 초기부터 지역사회 복귀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심리상담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전문적인 심리상담 뿐만 아니라 동일한 장애를 가지고있는 동료상담사가 실시하는 동료상담도 포함되며 기존에 장애인을 대상으로 심리상담・동료상담을 실시하고 있는 장애인 단체 혹은 자립생활센터 등을 연계하여 관련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최혜영 외, 2017, p.21; 한국척수장애인협회, 2018, p.11).

다섯째, 중증장애인을 위한 직업재활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 직업활동은 사회생활을 영위하고 자립적으로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활동이다. 직업활동을 통해 사회의 한 구성원의 역할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심리정서적으로도 안정되고 가족 간의 불화도 줄일 수 있다(한국척수장애인협회, 2018, p.12; Parker & Patterson, 2013, p.30; Vash & Crewe, 2004, p.15). 중증장애인 역시 본인에게 맞는 보조기기나 서비스를 통해 적절한 직업을 찾을 수 있으며 역동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직업재활 서비스는 특정 직종에 대한 알선, 획일적인 직업교육 등으로 인해 중증장애인의 특성이나 선호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척수장애인이나 뇌병변장애인은 경우에 따라 원직장으로 복귀하거나 전문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으나 직업재활 기관을 통해 알선되는 직업은 단순노무 및 비전문직에 치중되어있는 경우가 많다(한국척수장애인협회, 2018, p.20). 중증장애인의 직업재활을 위해서는 보조기기나 차량개조와 같은 물리적인 지원이 선행되어야하며 직업알선이나 배치 등도 획일적으로 제공되기보다는 장애인 특성을 파악해 개별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본 연구는 중증장애인이 불필요하게 장기간 병원에 입원하여 지역사회로의 복귀가 지연되는 문제점을 인식하여 지역사회 복귀를 위한 정책을 조사하였다. 중증장애인의 질적경험을 통해 탈병원을 위해 병원 내 정보제공 기능 강화, 병원과 지역사회 기관과의 연계, 병원과 보조기기센터의 연계, 가족상담・심리상담의 확대, 직업재활 서비스 개선이 필요하다. 끝으로 본 연구는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질적분석을 통해 탈병원 과정을 파악한 연구로써 연구대상을 척수장애 및 뇌병변장애인으로 한정하여 타장애인의 탈병원 과정을 파악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특히 장애유형에 따라 병원치료, 지역사회 복귀정도, 대인관계 등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후속 연구에서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다양한 장애유형을 고려해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References

1 

김동아, 호승희, 신준호, 박경혜, 윤정아, 김동민, 오정은, 박옥태, 정미영, 임문희, 구미정, 김설희, 함석찬, 최성욱, 김태림, 오상욱. (2018). 뇌병변 중도장애인의 병원-지역사회 연계를 위한 교육 콘텐츠 개발. 서울: 국립재활원 재활연구소.

2 

박종균. (2017). 척수장애인의 삶의 적응에 관한 현상학적 연구-전환재활서비스. 직업재활연구, 27(1), 65-89.

3 

박희찬, 박은영, 박세영, 노수희. (2015). 뇌병변장애인 지원서비스 현황 분석 및 지원 정책 방향 연구. 세종: 보건복지부, 가톨릭대학교.

4 

보건복지부. (2018). 「지역사회 통합 돌봄 기본계획(안)」-1단계: 노인 커뮤니티케어 중심-. 세종: 보건복지부 커뮤니티케어 추진단.

5 

서해정, 박종균, 김소영, 이경민. (2017). 척수장애인재활지원센터의 기능과 역할정립 연구. 서울: 한국장애인개발원.

6 

윤정아. (2012). 호주의 사회복귀지원 프로그램(발제문). 2012 사회복귀 심포지엄. 서울: 국립재활원 사회복귀지원과. 67.

7 

전영환. (2008). ENABLE 보조공학 비용-편익 모델 분석. 성남: 한국장애인고용공단.

8 

최혜영, 정도선, 김종인. (2017). 척수장애인의 일상홈 프로그램 참여가 일상복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FGI 연구. 지체중복건강장애연구, 60(3), 1-21.

9 

한국척수장애인협회. (2018). 2018년 척수장애인 욕구・실태조사. 서울: 한국척수장애인협회.

10 

Birks M., Mills J.. (2015). Grounded theory: A practical guide. Los Angeles, CA: Sage.

11 

Creswell J.. (2003). Designing and conducting mixed methods research. New York, NY: Sages.

12 

Brandt Edward, N., Jr., Andrew M. P.. (1997). Enabling America: Assessing the role of rehabilitation science and engineering. Washington, DC: Committee on Assessing Rehabilitation Science and Engineering.

13 

European Spinal Cord Injury Federation (ESCIF). (2017). Successful integration of people living with spinal cord injury. European Spinal Cord Injury Federation (ESCIF).

14 

Jang H. J., Park J., Shin H.. (2011). Length of hospital stay in patients with spinal cord injury. Annals of Rehabilitation Medicine, 35(6), 798-806.

15 

Krause J. S., Saunders L. L.. (2009). Risk of hospitalizations after spinal cord injury: relationship with biographical, injury, educational, and behavioral factors. Spinal Cord, 47(9), 692-697.

16 

Livneh H.. (2001). Psychosocial adaptation to chronic illness and disability. Rehabilitation Counseling Bulletin, 44(3), 151-160.

17 

Livneh H., Antonak R. F.. (1997). Psychosocial adaptation to chronic illness and disability. Gaithersburg, MD: Aspen.

18 

Parker R., Patterson J.. (2013). Rehabilitation counseling: Basics and beyond. Austin, TX: Pro-ed.

19 

Strauss A. L., Corbin J. M.. (1998). Basics of Qualitative Research: Techniques and Procedures for Developing Grounded Theory (2nd ed.). Thousand Oaks, CA: SAGE.

20 

Vash C. L., Crewe N. M.. (2004). Psychology of Disability (2nd ed.). NewYork: Springer.

Acknowledgement

본 연구는 2019년에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 수행한 커뮤니티케어를 통한 중증장애인의 탈병원 연구를 요약 및 정리한 것임. IRB No. P01-201905-22-004, 보건복지부 지정 공용기관생명윤리위원회.


투고일Submission Date
2020-04-21
수정일Revised Date
2020-06-15
게재확정일Accepted Date
2020-06-17

Health and
Social Welfare 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