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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제40권 제3호Vol.40, No.3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자원봉사자 연계 프로그램에 참여한 환자와 부모의 경험 연구: 꿈틀꽃씨의 사례를 중심으로

A Qualitative Case Study on the Pediatric Palliative Psychosocial Support Program Experienced by Parents of Children Suffering from Life-Threatening Diseases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plore experiences of child patients and their parent(s) before and after their participation of pediatric palliative psychosocial support program. We used a qualitative case study design. Data were collected through in-depth interviews with 6 caregiving parents from October 2014 to June 2015. Qualitative analysis produced 24 semantic units, 8 subcategories, and 2 major categories. The first major category, ‘the experience of the treatment process’ includes: ‘discovery of disease and start of treatment’, ‘change in social relationships’, ‘distorted mind’, ‘exhaustion of mind, body, and economic resources’. The second major category, ‘the experience in the pediatric palliative psychosocial support program’, includes: ‘changed perception of treatment status’, ‘recovery of social relations’, ‘positive changes in patient emotions’, ‘changing in burnout experience’. In sum, it turned out that the pediatric palliative psychosocial support program alleviated the emotional, physical, and economical burden of caregivers of children who were in treatment for life-threatening diseases. Discussions and implications were provided based on these findings.

keyword
Pediatric Palliative ProgramPsychosocial SupportLife-Threatening DiseasesCaregivers' Experience

초록

본 연구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치료 중인 아동청소년 환자의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 참여 경험을 국내 소아완화의료 맥락 속에서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다.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본 연구에서는 치료 중 소아완화의료 프로그램 참여 경험이 있는 아동청소년의 주 보호자인 부모를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하였으며, 이를 통해 수집한 여섯 사례를 구성주의 패러다임에 근거한 사례연구를 적용하여 사례분석을 실시하고 전체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 주제들을 발견하여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치료과정의 경험으로 ‘질병의 발견과 치료의 시작’, ‘사회적 관계 변화’, ‘일그러져 가는 마음 속’, ‘마음, 몸, 경제자원의 소진’을 경험함을 확인하였고,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 참여 경험으로는 ‘치료 상황에 대한 변화된 인식’, ‘사회적 관계의 회복’, ‘환아 정서의 긍정적 변화’, ‘소진 경험의 변화’라는 특징적인 주제가 도출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으로 치료 중인 아동청소년 환자와 가족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지원방안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가 제시한 결과를 근거로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 기획 및 구축을 통해 대상자의 수요에 적적한 실천 서비스를 제공하고 더 나아가 정책 개발에 있어 중요한 근거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주요 용어
소아완화의료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경험사례연구

Ⅰ. 서론

최근 전 세계적으로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에서도 호스피스・완화의료 제도화 및 활성화 논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국내 완화의료는 유럽국가에 비해 뒤늦게 출발하기는 하였으나 보건복지부의 ‘좋은 죽음 국가전략’을 기반으로 완화의료 제도의 활성화를 위한 노력 중에 있다(보건복지부, 2003). 또한 국가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진행되는 제3차 국가암관리 종합계획 수립에서 소아청소년 호스피스완화의료 제공체계 구축 안을 주요한 과제로 명시하면서 성인뿐 아니라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호스피스완화의료의 필요성이 사회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하였다(보건복지부, 2019).

소아완화의료는 치료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어려움들을 해소하고, 더 나아가 가족 간 사별 및 애도과정을 돕기 위해 제공되는 신체・심리・사회・영적인 지원이다(Linebarger & Moreno, 2019, p.1115). 아동은 성인과 다른 고유한 발달 특성을 보일뿐만 아니라 표현능력이 완전하지 못하고 죽음에 대한 이해도 성인과 매우 다르기 때문에 아동의 인지능력과 각 발달수준에 맞는 차별화된 완화의료 접근이 필요하다(강경아, 2003, p.193). 국내에서는 이러한 사회적・학문적 흐름에 따라 2018년 7월 소아완화의료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소아완화의료를 제도화하기 시작하였으나, 여전히 국내 4개 기관에서만 우선적으로 시범 운영되고 있어 매우 낮은 접근성을 보이고 있다. 또한 호스피스완화의료 전문기관 종사자들도 소아완화의료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나 예후 및 경과 예측 어려움, 환아나 가족의 완화의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을 장애요인으로 느끼며 서비스 제공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문이지 외, 2019, p.42).

해외의 경우 영국과 미국에서는 이미 1980년대에 소아완화의료 제도를 정착시키고 완화의료 관련 연구를 활발히 진행해오고 있다. 소아완화의료 프로그램을 다룬 해외의 관련 연구(Bona, Bates, & Wolfe, 2011, p.1221; Gans et al., 2012, p.4)는 환아 및 가족에게 제공하는 소아완화의료 프로그램으로 ‘가족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지역사회 자원 연결, 미술・음악・놀이・마사지 요법 프로그램, 가족대상 돌봄 교육, 주 보호자의 휴식을 위한 돌봄 제공, 자원봉사 지원 서비스, 사회서비스 및 사별가족 면담, 증상조절’ 등을 제시하고 있다. 관련 프로그램을 제공받은 환아 및 가족은 수면 부족, 걱정, 긴장도가 낮아졌고, 자신감은 향상되어 환아 및 가족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완화의료 프로그램에 대한 보호자의 경험을 다룬 또 다른 연구(Sheetz & Bowman, 2013, pp.292-294)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하여 부모가 심리・정서적 지원을 얻었고, 의사결정 지원 시 도움을 받았으며, 주변 다른 보호자에게도 추천할 의향이 있음을 보고하였다.

국내연구(윤혜선, 2018, p.34; 정영순, 박상연, 2012, p.1708)는 복합만성질환을 가진 소아완화의료 대상 환아 및 가족이 심리사회적, 의학적, 영적 돌봄, 가족의 수용, 그리고 죽음 준비 등의 서비스 필요를 갖고 있음을 확인한 가운데 그 중 가장 높은 요구인 심리사회적 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하지만, 현재 소아완화의료 대상 환아들이 진료를 받는 국내 7개의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중 4개 병원에서만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어 대상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의 규모가 양적인 측면에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보건복지부, 2019). 지금까지 발표된 몇몇 관련 연구들 중 정여주(2007)는 환아와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의 효과를 살펴본 연구에서 호스피스 환아에 대한 미술치료 개입이 그들의 심리적 불안, 우울을 표현하는 기회를 통해 환아와 가족에게 심리적 안정을 제공하였음을 보고하였다(정여주, 2007, p.242). 정여주(2007)의 연구는 ‘미술치료’라는 특수한 전문치료분야의 효과적 개입에 관한 연구로서 의미가 있으나 비전문가 연계를 통한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을 포괄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 중 난치병 환아들 대상으로 소원을 들어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한 이광재와 최경일(2015, p.152)은 그들의 프로그램이 대상자의 회복탄력성과 질병 적응력을 향상시킨 반면, 스트레스는 감소시켰음을 보고하였다. 하지만 이광재와 최경일(2015) 연구는 병원 외부의 지역사회 자원을 통해 제공된 일회성 프로그램의 효과를 살펴본 것으로 병원 내에서 제공되는 정기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을 살피지 못했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프로그램의 실시와 관련된 연구는 아니지만 몇몇 연구들은 치료중인 환아 및 가족이 경험하는 어려움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그 예로서 오상은(2005, p.184)은 근이영양증 치료 중인 환아와 가족의 돌봄에 대한 심적, 신체적 부담감을 소개한 바 있고, 김성희(2019, p.391)는 소아암으로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은 환아 어머니가 느끼는 스트레스, 삶의 질 저하, 불안 등 심리적 어려움을 밝힌 바 있다.

기존 연구들에는 몇 가지 한계점이 있다. 첫째, 현재까지 진행된 연구들의 대부분은 소아완화의료 대상 심리정서적 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데 그친 반면, 병원 내 실천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제공하는 심리정서적 지원 프로그램 실시과정 및 결과를 다룬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는 병원 내 소아완화의료가 최근 제도화 시작 단계로 실제로 시행되고 있는 소아완화의료 프로그램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둘째,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제기한 연구도 특정 질환 대상의 프로그램 필요성만을 부분적으로 다루고 있어 소아완화의료 대상에 해당하는 아동청소년 환자를 포괄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총체적 분석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환아 및 주 보호자가 다양한 질병으로 인해 경험하는 심리사회적 어려움을 확인하여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치료 중인 환아 및 가족의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 요구를 확인하고자 한다. 추가로 병원에서 제공하는 소아완화의료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경험을 환아의 주 보호자인 대표 가족구성원을 통하여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이 치료 중인 환아 및 가족의 경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살펴봄으로써 추후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 초기 개발 현장에 근거를 제시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1. 완화의료에 대한 이해

가. 완화의료의 개념적 논의

완화의료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을 가진 모든 환아와 가족을 대상으로 하며(Linebarger & Moreno, 2019, p.1115), 진단과 함께 초기개입을 시작으로, 말기단계에서 제공되는 호스피스 돌봄과 사별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연속적으로 이루어진다. 소아완화의료의 개념은 아동청소년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인 부분 뿐 아니라 가족에 대한 지지를 포함한 적극적이고 총체적인 돌봄을 내포한다(WHO, 1998).

사실상 호스피스와 완화의료의 개념을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 의미 없기에 대부분 학계에서는 ‘호스피스・완화의료’라는 단일 용어를 사용하곤 한다. 본 연구에서 정의하는 완화의료는 임종에 임박한 환아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치료 중인 중증희귀난치질환 환아를 대상으로 하여 용어를 ‘완화의료’로 통일하여 사용하고자 한다.

나. 소아완화의료 대상의 유형분류에 대한 논의

소아완화의료 대상은 질병의 특성, 진행단계, 예후 등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되는데, ‘치료가능성이 있으나, 실패할 수도 있는 질환’, ‘조기사망이 예견되어 있는 질환으로 치료목표가 일상생활 유지인 경우’, ‘현재로서는 완치방법이 없는 진행성 질환’, 그리고 ‘비가역적인 질환’으로 범주화할 수 있다(Bergstraesser, 2013, p.143). 각 대상의 세부 특성으로, ‘소아암, 선천성 심장질환, 장기부전’의 경우는 치료 가능성과 실패 가능성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으면서 불확실한 예후의 특징에 초점을 두어 치료를 적극적으로 진행한다. ‘근이영양증, 낭성섬유증’의 경우는 진단 후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한 점이 주요 특징인데 조기 사망의 가능성을 두고 수명 연장을 위하여 지속적인 집중치료를 필요로 한다. ‘ 대사질환 또는 척수근위축증’의 경우는 적극적 치료를 할 수 없어 완화적 치료를 제공하는 상태가 수년에 걸쳐 연장될 수 있다. ‘뇌성마비’의 경우는 심각한 신경계 장애가 있는 상태로 합병증으로 인해 예측할 수 없게 악화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Chambers et al., 2009, p.8). 질환에 따른 사망원인과 과정 차이를 중심으로 구분한 분류로는 ‘예기치 못한 갑작스러운 죽음 가능성을 지닌 질환’, ‘치료 가능성과 죽음 가능성을 동시에 갖고 있는 질환’, ‘치명적인 선천적 장애로 인한 죽음 가능성을 지닌 질환’, ‘점진적 증상악화로 인한 죽음 가능성을 지닌 질환’ 등이 있다(Zhukovsky, D.S., & Robert, R., 2016, p.347).

본 연구는 소아완화의료 초기 도입단계인 국내 상황을 고려하여 개입 가능한 기간이 비교적 충분히 주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치명적인 선천적 장애와 점진적인 증상악화를 예상할만한 질환’으로 치료받고 있는 아동과 가족을 가장 적절한 서비스 제공 대상자로 판단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2. 환아와 가족이 경험하는 치료 과정의 어려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의 치료 과정은 환아 및 가족 모두에게 커다란 불안과 걱정을 유발한다. 치료 중인 아동과 일반아동 간의 정서적 상태수준을 비교한 연구(김성윤, 2004, pp.28-29)에 따르면,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 또는 만성적인 질환으로 치료 중인 아동들은 일반아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다양한 심리적 어려움, 적응문제, 그리고 정신적 문제 등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소아암 경험자에 관한 연구(최권호, 2018, p.432)에서는 아동청소년이 소아암 진단 직후 경험하는 당혹감, 혼란감과 함께 상담, 사회성 증진 서비스, 애도 서비스, 동료지지 서비스 등을 통한 심리사회적 서비스 제공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특히 청소년기 환자는 치료 기간에 적응하는 과정으로 ‘산산이 부서진 인생’, ‘새로운 상황을 관리하기’, ‘완화의료에 대해 인지하기’,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다시 배우기’ 과정을 통하여 치료기간에 적응해간다(Misco et al., 2015, pp.560-567).

가족은 하나의 체계이기에 가족구성원 중 한 명에게 발생한 사건은 개인에게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모든 가족구성원에게 영향을 미친다(엄명용, 김성천, 오혜경, 윤혜미, 2019, p.349). 자녀의 발병은 기타 가족구성원들의 역할분담을 재구성하고 규칙을 재구조화하는 등 가족 내 역동 및 긴장감을 발생시키며(하해영, 2010, p.8), 치료과정 동안 치료결과의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을 지속적으로 발생시키는데 이는 환아 및 가족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치료 중인 환아의 부모가 겪는 불안감은 두려움, 죄책감, 분노, 불신감 등 극도의 스트레스로 표출되며 ‘롤러코스터 타기’와 유사한 경험으로 묘사된다(Bally et al., 2018, p.92). 치료 과정에서 주 돌봄 제공자인 부모의 경험을 제시한 연구에서는 돌봄 경험을 ‘집 안에 갇힌 느낌, 사회로부터의 격리, 노동력에서 제외, 자녀의 사망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의 슬픔이라는 그림자와 함께 살아가기’로 표현하였다(Collins et al., 2016, pp.953-955). 치료기간이 길어질 경우 치료비용 증가와 함께, 보호자의 간병으로 인해 기존의 수입이 중단되거나 감소됨에 따라 경제적 재난에 대한 불안감이 상승한다(성기원, 2001, pp.38-41).

3.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

가.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 효과

미국, 영국 등의 국가에서는 공공 소아완화의료 기관에서 다양한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여러 연구(Bona, K.m Bates, J., & Wolfe, J., 2011, p.1221; Gans et al., 2012, p.5; Groh et al., 2013, p.852)에서 소개된 지지 프로그램은 아이들의 증상, 삶의 질, 그리고 의사소통 등의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된다. 특히 외국의 한 연구(Gans et al., 2015, p.561)에 따르면 전문적인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을 제공받은 사람들은 그들의 절망, 분노, 무망감, 두려움, 슬픔, 죄책감 등의 감정을 다루는 데 커다란 도움을 받아 스트레스 감소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전문적인 완화의료 프로그램은 돌봄 코디네이터가 파악한 가족 내 욕구를 토대로 제공하는 미술, 음악, 놀이, 마사지 등을 포함하며, 이를 통하여 부모는 자녀 돌봄 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 및 관리 받을 수 있다. 또한 한 연구(Bona, K.m Bates, J., & Wolfe, J., 2011, p.1221)에서는 소아완화의료 연계 서비스를 ‘통증 및 증상관리, 사례관리 및 평가, 사회서비스 상담 및 사별 서비스, 자원봉사 지원 서비스, 임시 돌봄 서비스, 보완대체 요법’ 등으로 제시한다. 이 중 심리정서적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은 아동 및 가족을 위한 상담, 가족 및 환아의 돌봄 지원을 위한 지역사회 자원 연계, 전문가의 수퍼비전 하에 훈련된 자원봉사자들을 통한 비 의료적 지원 서비스로 확인할 수 있는데, 환아 및 가족은 본 서비스를 제공받으면서 지역사회 자원에 접근성을 높이고, 환아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받았다고 보고한다.

치료 중인 환아 보호자를 위한 사회적 지지를 다루고 있는 연구들(한수정, 2004, p.44; 김재영, 2011, p.57)은 정보적 지지와 정서적 지지가 보호자의 스트레스 수준을 낮추는 동시에 삶의 질은 향상시키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소아완화의료 프로그램은 대상자의 역량 강화, 사회적 고립의 감소, 사회적 지지 증가, 의료적 문제에 대한 불안감 감소를 목표로 제공되는데, 이 서비스는 고정적이지 않으며 환아와 가족의 상황에 맞추어 유연하게 개발 및 수정된다는 점에서 특수성을 가진다(Beresford, Adshead & Croft, 2007, p.116). 외국의 한 질적 연구(Ribbers, S et al., 2020, p.313)에서는 소아완화의료 서비스 제공을 통한 심리정서적 지원의 결과로 ‘환아와 소통하는 능력 증진, 아이와 함께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도움, 일상생활에서 자녀와 즐겁게 지내는 활력 얻음, 자녀의 마음을 읽는 능력 향상, 환아 보호자 본인에 대한 자기 돌봄을 증진시키고 심리정서적 부담감을 경감시킴’ 등의 효과를 제시한다.

나.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 조작적 정의

본 연구에서는 국내에서 처음 반영된 병원 기반 소아완화의료 프로그램인 ‘서울 소재 A대학병원 내 봉사자 연결’ 형태로 환아 및 가족에게 심리정서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는 ‘꿈틀꽃씨 자원봉사자 연결 및 집단 프로그램’을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으로 정의하고자 한다. 꿈틀꽃씨는 서울 소재 대학병원의 소아완화의료 프로그램으로 꿈을 담은 꽃씨가 움트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치료 중인 환아와 가족을 위한 학습지원, 놀이 활동, 고민 나누기, 가족구성원 및 또래 간 유대감 증진, 사회적 지지 서비스 등을 제공하여 심리정서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한다. 본 프로그램은 국내 소아완화의료 관련 직종 종사자 대상 심포지엄 진행과 교육자료 제작을 진행한 후 소아완화의료 위원회를 구축하여 2014년 1월에 개발 및 시행하였다. 프로그램 운영비는 2014년부터 현재까지 의료기관 자체적으로 모금된 후원금을 운용하여 소아완화의료 환아 및 가족의 삶의 질 증진을 위한 사업을 지속하고 있으며, 2018년 7월부터 보건복지부 산하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시범사업 기관으로 선정되어 국고보조금을 받아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꿈틀꽃씨 자원봉사자 연결 및 집단 프로그램은 6개월에 1회 60명의 봉사자를 선발하여 소아완화의료 환아 및 가족에게 정서적 지원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학생 봉사단으로 구성된 60인의 봉사자는 선발 및 교육 과정을 통하여 6개월 동안 치료 중인 환아를 대상으로 개별적 욕구에 맞춘 학습지원, 놀이 활동, 감정나누기, 문화 활동지원 등을 제공한다. 본 연구에서는 자원봉사자를 통하여 제공되는 병동연결과 집단프로그램 진행을 정서지원 프로그램으로 분류하여 살펴보았다. 초반 프로그램 구축 단계에서는 프로그램 담당 사회복지사가 병동에 방문하여 적절한 수요자를 발굴하여 서비스를 연결하는 형태로 진행하였다. 또한 치료 중인 환아 및 가족이 ‘소아완화의료’ 및 ‘꿈틀꽃씨’에 대한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하여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병행하였다. 병동연결은 입원 중인 소아완화의료 환아를 대상으로 봉사자를 연결하여 한 명의 환아 당 한 명의 봉사자를 연계하여,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약 3시간 동안 학습지원, 놀이 활동, 고민 나누기 등을 통해 정서적 교류를 제공한다. 이때, 코디네이터는 환아의 정서적 요구, 성향, 의료적 상황을 파악하여 적합한 봉사자를 연결한다. 집단프로그램은 외부와 접촉하기 어려운 환아들의 특성을 반영해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이벤트를 기획하여 새로운 경험을 접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보호자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여 가족구성원 간의 유대감을 증진시키기 위한 활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프로그램 참여자격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치료 중인 소아완화의료 대상 환아 전체를 포함하며, 정서적 지원이 필요한 환아라고 고려되는 경우 의료진의 의뢰를 받아 초기면담을 진행한 후 최대 주 2회 병동방문 놀이 활동을 진행한다. 서비스 제공 회기에 제한은 없으나 입원으로 인한 격리생활을 지속하는 경우 퇴원 시까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2015년 4월부터는 환아 및 가족이 활용 가능한 공간인 ‘꿈틀꽃씨 쉼터’를 개소하면서 입원 환아뿐만 아니라 외래 방문 환아까지 대상 범위를 확대하고 대기 시간을 활용하여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 접근성을 증진시켰다.

다수의 연구에서는 완화의료 대상군의 환아와 보호자에 대한 정서적 지원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으나 실제로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환아와 주보호자의 변화 경험에 대한 연구는 없는 실정이다. 이에 프로그램 진행 과정에서 환아와 보호자의 변화를 추적해 봄으로써 치료 경험 중 프로그램이 환아와 보호자에게 미치는 영향과 보호자의 프로그램 참여 경험을 알아보고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의 필요성과 의미를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소아완화의료 환아에 대한 치료과정을 살펴보고,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이 환아와 그 보호자에게 어떤 경험으로 인식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연구질문을 설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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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연구질문
구분 구분
질병으로 인한 경험은 어떠한가?
  • 1) 질병의 발견과 치료에 대한 경험은 어떠한가?

  • 2) 환아와 보호자의 사회적 관계 변화에 대한 경험은 어떠한가?

  • 3) 치료에 대한 심리적 경험은 어떠한가?

  • 4) 보호자의 정신적, 신체적, 경제적 소진은 어떠한가?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 참여 경험은 어떠한가?
  • 1) 치료에 대한 경험 변화는 어떠한가?

  • 2) 환아와 자신의 사회적 관계에 관한 경험 변화는 어떠한가?

  • 3) 치료에 대한 심리적 경험 변화는 어떠한가?

  • 4) 보호자의 정신적, 신체적, 경제적 소진에 대한 경험 변화는 어떠한가?

Ⅲ. 연구방법

1. 사례연구

사례연구는 질적연구방법의 한 접근법으로 한 개인이나 가족, 집단, 지역사회 혹은 프로그램에 대한 개별적이고 주관적인 연구방법이다(조흥식, 정선욱, 김진숙 역, 2010, p.137). 본 연구에서 다루고자 하는 내용은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을 경험한 환아 및 가족에 관한 것으로, 이제까지 알려진 바가 너무나도 제한적이고 특수하며 학문적인 정립도 덜 되어 있는 분야이다. 따라서 한정된 실제 경험자의 사례를 통해 집중적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경험에 대한 이해와 의미전달을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 본다. 또한 본 주제는 ‘임종 가능성’이라는 매우 민감한 사항과도 맥락을 같이하기에 깊이 있는 정서적 탐색을 위해 질적 연구방법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소아완화의료 대상 환아 및 보호자를 대상으로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 참여에 따른 삶의 가치, 의미 그리고 변화경험 등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 사례연구를 진행하였다.

2. 연구 대상

본 연구는 소아완화의료 프로그램 참여와 치료 경험 과정을 총체적이고 심층적으로 살펴보기 위하여 의도적 표본추출 방법으로 연구 참여자를 선정하였다. 연구 참여자 선정 시 대사질환 2인(연구참여자 A, B), 신경계장애(연구참여자 C) 1인, 장기부전(연구참여자 D) 1인, 소아암 2인(연구참여자 E, F)으로 소아완화의료 대상 유형분류에 따른 정보를 풍부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의료적 상황을 고려할 때 환아의 직접 보고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보호자 보고를 통한 간접 보고를 활용하였다.

연구 참여자 선정 필수조건은 ‘소아완화의료 대상 질환으로 1년 이상 치료를 받아왔고, 프로그램 개입 후의 치료과정 변화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을 최소 10회 이상 경험한 자’로 정하였다. 또한, ‘의학적으로 임종단계(대략적으로 6개월)에 진입하였다고 판단되는 환아의 부모’는 담당주치의를 통해 확인한 후 선정에서 제외하여, 발생 가능한 심리적 충격을 최소화하고자 하였다. 위의 기준을 토대로 희귀난치질환 2명, 선천성 질환 2명, 소아암 2명의 보호자를 대상으로, 총 6명의 환아 부모를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였다<표 2>. 연구 참여자 선정은 2014년 6월 시작하였으며 선정 당시 참여자 자녀 전원 의학적으로 임종단계 아님을 확인한 후 대상자로 포함하였다. 참여자 C와 참여자 F 자녀의 경우 치료과정 중 2016년, 2019년 임종하였으며, 인터뷰 종결 후에도 지속적으로 사별관리를 제공하여 참여자의 사별로 인한 상실감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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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연구참여자 특성
연구참여자 참여자 성별 참여자 연령 학력 환아 발병 전 직업 환아 발병 후 소득활동 여부 질병군(분과) 자녀의 나이/치료기간 완화의료 프로그램 참여기간 현 치료지속 여부
A 30대 고졸 아르바이트 중단 크론병(소화기) 13세/12년 2014. 3- 현재 현재 치료 중
B 30대 고졸 주부 아르바이트 히르슈슈프룽병 (소화기) 21세/21년 2014. 3- 현재 현재 치료 중
C 30대 대졸 교사 중단 만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성 신경병증(신경) 사망당시 6세/2년 2014. 2- 2015.12 치료 중단(사유: 사망)
D 30대 대졸 주부 주부 초극소미숙아(신생아) 10세/10년 2014. 4- 현재 현재 치료 중
E 40대 대졸 상담가 중단 재생불량성빈혈 (혈액종양) 18세/3년 2014. 2- 2015. 8 치료 종결
F 40대 고졸 은행원 중단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혈액종양) 사망당시 7세/2년 2014. 2- 2014.12 치료 중단 (사유: 사망)

3. 자료수집 및 분석방법

본 연구의 자료수집은 2014년 6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5개월에 걸쳐 진행하였으며, 면담시간은 한 회기 당 약 60-90분씩 최소 2회기 시행하였다. 본 연구는 서울 소재 A대학병원 내 봉사 연결 프로그램 및 집단 프로그램에 참여 경험이 있는 소아완화의료 대상 환아와 보호자 2명을 대상으로 pilot 면접을 시행한 후, 이를 바탕으로 연구문제와 분석과제 해결을 위한 반 구조화된 면담 질문을 도출하여 본 면접 시 활용하였다. 질문은 ‘가정환경, 사회경제적 지지 배경, 소아완화의료 질병으로 인한 심리사회적 어려움(환아, 보호자),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 서비스 이용 경험, 환아와 보호자의 경험 변화’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료 분석은 Hatch가 제시한 해석적 분석 그리고 Stake가 제안한 범주 합산과 직접 해석방법을 적용했다. Hatch(2002)의 분석방법은 사건, 상황, 대상, 경험 등의 다양한 의미를 찾아가는 생산적 과정이고(진영은 역, 2008, pp.282-298.), Stake(1995)의 분석방법은 여러 가지 경우가 어떤 하나의 종류라고 제시될 수 있을 때까지 자료를 모으는 방식으로, 특정 행위를 배열하고 특성들을 범주화하고 직관적으로 합산하는 분석과정을 거쳐(홍용희, 노경주, 심종희 역, 2000) 최종적으로 분석결과를 도출하였다.

4. 연구의 엄격성 및 윤리적 고려

본 연구자는 연구의 엄격성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현장에 방문하여 연구 참여자들의 언행 불일치에 대한 민감성 증진, 프로그램 일지 및 활동일지를 통한 환아의 태도 및 변화 관찰, 성인 완화의료・호스피스 병동에서 근무 중인 현장 사회복지사의 수퍼비전을 통해 맥락 속에서 발생하는 의미의 정확한 해석을 위한 도움을 받았다. 또한 서비스 제공자와 연구자가 동일하기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해석의 타당성 확보’를 위하여 다음과 같은 노력을 하였다. 첫째, 연구자의 주관과 편견을 철저히 배제하고 자료의 진실성을 높이기 위하여 심층면담에 돌입하기 전 지속적으로 현장에 방문하여 연구 참여자들의 언행의 불일치 여부에 대한 민감성을 증진시키고자 하였다. 둘째, 현재까지 진행된 프로그램 일지 및 활동일지를 토대로 연구 참여자의 보고와 환아의 활동 태도 및 변화가 일치하는지 관찰하였다. 마지막으로, 내용 해석 이후 연구 참여자들을 통한 재확인 과정으로 언어에 담긴 의미와 연구자의 해석의 일치여부를 확인하였다.

연구자가 속한 기관의 기관생명윤리심사위원회를 통해 사전 심사승인을 받아(IRB FILE No. 2014-05-010-001) 연구 참여자들을 보호하였다. 추가로 면담 전 연구 참여자에게 연구배경과 목적, 연구기간과 방법, 발생 가능한 이득과 피해, 비밀보장, 참여 철회의 자유 등을 충분히 설명한 후 자발적인 결정에 따라 동의서에 서명을 받은 후 사본을 제공하였다.

Ⅳ. 결과 및 해석

1. 의미단위군 구성과 자료의 범주화

연구자는 원자료를 분석하여 총 24개의 의미단위, 8개의 하위범주 및 2개의 주된 범주를 구성하였다. 분류된 범주를 <표 3>에 제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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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
자료 범주
의미단위 하위범주 범주
병의 발견 후 충격 질병의 발견과 치료의 시작 치료 과정의 경험
생소하기만 한 질병이야기
일상생활의 변화 경험
환아의 관계 단절에 대한 경험 사회적 관계 변화
보호자 자신의 관계 단절에 대한 경험
아픈 자녀와 관계에 대한 경험
아프지 않은 자녀와 관계에 대한 경험
분노와 무력감 일그러져 가는 마음 속
아픈 자녀에 대한 미안함
불안과 긴장
우울한 보호자의 마음 마음, 몸, 경제자원의 소진
기력이 바닥 난 보호자의 몸
쉴 새 없이 일해야 하는 경제 상황
먼저 다가온 사람들과의 만남 치료 상황 대한 변화된 인식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 참여경험
두려움에서 안정감으로
미래가 아닌 지금 여기서의 삶
소아완화의료에 대한 인식 변화
외부세계와의 소통창구 사회적 관계의 회복
병원생활을 공유할 수 있는 친구
긍정적인 마음의 문을 엶 환아 정서의 긍정적 변화
긍정적 정서 경험 노출 및 축적
정서적 소진의 회복 소진 경험의 변화
보호자의 신체적 에너지 충전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의미 변화

2. 치료과정의 경험

가. 질병의 발견과 치료의 시작

1) 병의 발견 후 충격

참여자들은 진단 후 갑작스러운 치료생활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상상하지 못한 미래의 전개에 충격을 받는다. 질환군에 관계없이 어느 날 갑자기 치료생활에 진입하게 된 환아와 보호자는 자녀의 질병을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경험하며 이를 수용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Nafratilolova, Allenidekania & Wanda, 2018, p.128). 특히 참여자 A와 D는 만성질환에 해당하여 치료 기간을 예측하기 어려우며 치료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인데, 진단 당시의 기분을 상세하게 기억하며 질병을 수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과정에 대해 설명하였다.

참여자 A: “우리 가족들은 정말 다 건강한데.. 큰애도 또래에 비해 건강하고, 머리하나 클 정도로 키도 크고.. 아픈 애 낳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죠.”

참여자 D: “어떻게 나한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거냐며 원망도 많이 했지요. 믿고 싶지 않았어요.”

참여자 A와 C는 항시 ‘병원’이라는 생소한 공간을 수용하지 못하면서 하루라도 먼저 그 곳을 떠나고자 함을 지속적으로 갈망하였다.

참여자 A: “늘 병원에서 (집에) 갈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 빨리 가겠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버텼거든요.”

참여자 C: “1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서야 조금씩 와 닿기 시작했어요. ‘이게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구나.’ 체감하면서 심각성을 느끼기 시작했지요.”

2) 생소하기만 한 질병이야기

참여자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현실에 점차 직면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질병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고 궁금증을 해소할 방법도 없자 크게 당황하고 방황한다. 의료적인 상황에 대해 도움을 요청할 마땅한 주변 자원조차 없어 막막함을 느낀다.

참여자 E: “이것저것 설명해주시는데 혼란스러워서 아무 것도 안 들렸어요. 의료진 말도 이해가 잘 안 되고 그 심각성을 몰랐지요. (...) 재생불량성빈혈이 어떤 병인지도 모르고, 받아들이기가 벅차다고 해야 하나?”

참여자 F: “그 당시 00(환아)이는 오십만으로 너무 늘어나고 피가 둔탁해졌다고 하더라고요. 선생님께서 자세히 설명해주시는데도 진짜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더라고요. 너무 생소했어요.”

3) 일상생활의 변화 경험
가) 평범한 순간이 깨져버린 삶

참여자 D는 자녀 출산이라는 축복과 동시에 생사를 오가는 위태로운 상황 속에 놓인다. 다른 평범한 엄마들의 모습과는 달리 자신은 자녀를 건강히 낳아주지 못하여 안아줄 수 없고 보살필 수 없다는 사실에 절망감과 소외감을 느낀다.

참여자 D: “산부인과 병동에서 다른 사람들은 건강한 아이를 데려와서 젖을 먹이고 엄청 다들 좋아하는 거예요. 저는 아이가 죽네, 사네 하는 순간인데.. (…) 제가 정말 울음을 참다가 그 때 대성통곡하고 울었어요.”

참여자 C는 평소 경제활동과 가사를 병행하면서 활발하게 사회생활을 하던 여성이었으나 환아 발병 후 평소의 삶과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참여자 C: “정말 평범하고 걱정 없는 가정이었는데, 자녀가 한 명 아파버리니까 인생 자체가 확 바뀌어 답답함이 있지요. 진짜 다 깨져버린 느낌이에요. (…) 저희는 제자리걸음도 아닌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 같은 느낌..”

나) 급변한 상황 속에 멈춰버린 시간

참여자들은 ‘치료 및 돌봄’이라는 급변한 상황 속으로의 본격적 진입 후 이전에 그려온 삶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생활로 변해가는 것을 인식하고 심리적인 고통 및 어려움을 겪는다.

참여자 C: “방학 때 아쿠아리움을 갔는데, 마지막으로 그린 그림이 그 그림이에요. (…) 그 때 이후로 모든 것이 멈춰버린 느낌이에요.”

참여자 D: “이런 일이 있기 전까지는 ‘이렇게 살아야겠다.’ 하고 나름 계획도 있었는데 모두 다 엉망이 되어 버린 거예요.”

참여자들은 치료로 인해 삶이 180도 변하는 경험을 하며 시간이 멈춰버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특히 참여자 E와 F의 환아는 조혈모세포이식 후 치료과정에서 감염에 취약한 문제를 보여 격리병동에서 1년 이상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특수한 상황이다. 이들은 급변한 상황으로 자존감을 조금씩 잃어가는 환아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 자체에 커다란 상실감과 안타까움을 표했다.

참여자 E: “00(환아)가 학교에서 대표로 합창대회도 나가려고 했고 연습은 다 해놨는데 아무것도 못하게 되었어요. 아이가 굉장히 속상해하고 좌절하는 모습을 보였지요. 좌절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제겐 더 힘들었어요.”

참여자 F: “유치원에서 보내준 동영상이랑 사진을 보더니 본인도 유치원에 가고 싶고 친구들도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참 많이 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별로 안 해요. (…) 아이나 부모는 깊은 어둠 속에 갇히는 느낌이에요.”

다) 기약 없는 미래와 막막함

환아와 보호자는 장기간 지속되는 치료와 불확실한 미래로 커다란 우울감을 느끼며 평범한 삶을 간절히 바란다. 그 중에서도 특히 희귀질환으로 치료 중인 참여자 B, C, D 환아와 보호자는 현 상황에 대한 좌절과 함께 기약 없는 미래에 대한 기다림에서 오는 막막함을 더욱 강하게 표출하였다.

참여자 B: “한마디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희귀난치질환이라 뭐가 문젠지 아무도 모른대요. ‘약이라도 들면 좋겠다..(…) 정말 끝나지 않는 싸움이 될 것 같아요.”

참여자 C: “이 병은 예후나 예견이 없는 병이기 때문에 가장 많이 듣는 말이 ‘기다려봅시다’에요.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죠? 어두컴컴해요.”

참여자 D: “만약 수술해서 낫는 병이면 수술만 하면 집에 갈 수 있잖아요. 그런데 저희 같은 경우는 답이 없는 상황이라 언제 갈지도 모르고.. 내일 있어야 할지 평생 있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그 과정이 굉장히 힘들지요.”

자아정체성이 형성되기 시작한 청소년 환자의 보호자 보고에 따르면 치료가 길어지면서 미래에 대한 막막함, 자신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표하는 것을 마주할 때 느끼는 속상함, 상실감, 그리고 박탈감을 표하였다.

참여자 E: “아이가 ‘지금 병원에 없었으면 뭘 하고 있었을지, 병원에서 나갈 수 있을지, 병원에서 나가면 예전처럼 잘 해낼 수 있을지’ 이런 질문을 해요. (…) 마음이 약해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너무 속상하지요..”

나. 사회적 관계 변화

1) 환아의 관계 단절에 대한 경험

치료 중인 아이들은 장기간 치료로 인하여 학교생활을 중단하면서 교우관계의 소원함 및 사회와의 단절을 경험하면서 격리되는 경험을 한다.

참여자 A: “작년에 컨디션이 조금 좋아져서 어린이집에 처음 보내봤어요. 애들은 끼리끼리 앉아서 노는데 00(환아)이만 벽에 혼자 서서 있더라고요.”

참여자 C: “00(환아)가 퇴원해도 주변에 연락은 안 하고 그냥 집에만 있다가 와요. 아이가 힘든 상황이니까..”

참여자 B와 F는 환아가 치료과정에서 사용되는 약물 부작용으로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과 상황을 감추며 또래 및 대인관계를 단절하는 모습을 목격하였다. 특히 사회와의 단절 경험은 사회적 위축감을 심화시켜 외부의 반응과 시선을 의식하도록 한다(조은지, 박은숙, 2017, p.241).

참여자 B: “약 부작용으로 외모가 변하면서 아무도 만나지 않으려고 해요. (…) 사람들이 변한 모습에 반응하는 걸 보고 듣는 것이 싫은 거죠.”

참여자 F: “아이들이 항암으로 벗겨진 머리를 보고 ‘엄마 얘 봐’라고 속닥거리면서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거예요. (…) 그 때부터 사진도 안 찍으려고 하는 걸 보니 타인의 시선과 변한 외모를 인식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2) 보호자 자신의 관계 단절에 대한 경험

참여자들은 ‘자녀간병’이라는 특수상황 속에서 관계단절로 인한 어려움을 표하였다. 본 연구의 모든 참여자들은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서 느끼는 박탈감을 공통적으로 호소하였다.

참여자 A: “단체사진 속에 나만 지워진 느낌이에요. (…) 내가 사회적으로 없어졌구나.”

참여자 C: “어느 날 갑자기 생활이 변화하니까 남들이랑 너무 달라지더라고요. 보여주기도 싫고 말해주기도 싫고 계속 숨게 되더라고요.”

참여자 E: “병원 생활에 익숙하다보니까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랑 할 말도 없고 똑같은 말 뿐이고 제한되는 말만 하고..”

참여자들은 그 형태가 조금씩 상이하기는 했으나 외부와의 소통에서 경험하는 갈등문제로 상처받는 경험하였다. 그들은 외부의 시선에 상처받지 않고자 스스로 관계를 단절시키기도 했다.

참여자 F: “모임이라도 나가면 ‘아이가 아픈데 모임에 나오더라. 아이가 아픈데 그렇게 다녀도 되나?’ 이런 말들을 하더라고요. 우리도 웃을 권리, 마실 권리 있고 죄짓는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참여자 D: “겪어보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해하겠어요. 친한 친구에게 마저도 도움을 요청하거나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기가 싫은 거죠.”

참여자 B: “둘째(환아) 낳고 나서 주변과의 모든 것이 다 두절되었어요. (…) 모두 이 아이로 인해서 저에게 상처를 많이 줘서 다 인연 끊게 되었어요.”

3) 아픈 자녀와 관계에 대한 경험

다수의 참여자들은 환아를 간병하면서 신체・심리적 소진을 경험하였으며 이로 인해 아픈 자녀와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호소하였다.

참여자 B: “막 싸워요. 저도 뭔가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이에게 풀게 되더라고요. 병원에서 너무 힘드니까 얘가 점점 미워지는 거야. 아이도 치료 자체로 스트레스 받아 짜증내고 서로 여유가 없는 거죠.”

참여자 E: “아이가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기분이 엄청 가라앉아요. 정말 많이 싸웠어요. 아이한테 뭐라고 하는 저도 너무 괴로워요.”

이러한 갈등은 의료적 상황으로 엄격한 부모역할을 맡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특히 부모가 교대로 환아를 간병하는 참여자 C와 F의 경우 환아와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양가감정과 갈등문제를 극명하게 표하였다.

참여자 C: “아이의 건강상태를 보아서는 먹이지 말아야 하고, 아이의 마음을 생각하면 조금이라도 먹이고 싶고.. 그게 큰 스트레스고 제일 힘들어요.”

참여자 F: “아이 아빠가 늘 무서운 역할이지요. 그러다보니 00(환아)가 아빠 오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무서워해요. (…) 저도 아이 아빠한텐 미안하죠.”

4) 아프지 않은 자녀와 관계에 대한 경험

보호자들은 치료 중인 자녀 위주로 돌아가는 상황 속에서 아프지 않은 자녀들이 변화하는 모습에 형용할 수 없는 안쓰러움과 미안함을 느낌을 호소하며 치료 중인 자녀 외에 다른 자녀들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을 필요로 하였다.

참여자 B: “첫째(아프지 않은 자녀)가 거의 십년 넘게 혼자 생활했어요.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 같아요.”

참여자 C: “누나가 아파서 그런지, 남동생은 빨리 철이 든 것 같아요. 누나가 많이 달라진 것을 보면 눈치를 챘는지,. 그런 모습 보면 좀 안타깝지요. 남동생도 챙겨야 하는데 여력이 없어 누가 챙겨줬으면 싶죠.”

참여자 F: “아이가 아프면 온 가족이 다 아프거든요. 갑자기 미술치료를 받아보겠다고 하면서 마음이 너무 아프대요. 학교에서도 힘들고, 집에 와도 자기 말을 들어주는 사람도 아무도 없다면서 우는데, 가슴이 철렁했어요.”

다. 일그러져 가는 마음 속

1) 분노와 무력감
가) 분노

참여자들은 현실직면 후 다양한 심리적 반응 경험을 보고하였는데 그 중 하나가 ‘분노’였다. 참여자들이 갖게 되는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적절감은 ‘내면의 어긋남’으로 이어지며 분노를 만성화시키면서 우울감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참여자 D: “나 빼고 다 행복한 것 같아요. 너무 우울해서 견딜 수 없어요. 심할 때는 지나가는 사람이랑 부딪히면 정말 멱살 잡고 싸우고 싶었어요.”

환아도 낯선 질병에 대한 거부감과 치료과정에서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 큰 분노를 내면화 한다. 특히 사춘기 시기의 환아들은 또래친구들과 자신의 상황 사이의 차이를 인식하고 분노 감정을 표출하였다. 청소년기 자녀는 약물 부작용으로 인해 변해가는 자신의 거울 모습에 분노를 드러냈다.

참여자 E: “한번은 ‘왜 나만 아파야 하고 나만 고생하고 힘들어야 해?’라며 불만을 표한 적이 있어요. 왜 하필 자신이냐며 서글픔을 표한 적도 있어요.”

참여자 B: “하루는 TPN 끊고 인간답게 살게 해달라고 한 적이 있어요. (…) 스테로이드 맞게 해서 나 왜 이렇게 부작용을 만들어 놨냐고 화를 고래고래 지르기도 하고요. 나를 왜 이렇게 점점 밉게 만드냐고...”

나) 마주하기 싫은 상황에 대한 무력감

환아의 예측 불가한 치료 과정은 보호자의 미래를 단절시키는 느낌으로 막막함을 주는 동시에 삶을 포기하고 싶은 극도의 스트레스로 작용했다.

참여자 D: “나의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는 없었던 것 같아요. 병원에 ‘병’ 자도 듣기 싫어요.. 퇴원하면 정말 다시는 병원에 오지 않고 싶어요.”

참여자 C: “더 이상 한걸음도 못 나가겠고, 포기하고 운명에 맡기고 싶어요. ‘아이랑 둘이 같이 죽을까?’하고..”

2) 아픈 자녀에 대한 미안함

참여자 B는 호전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자 앞으로 발생할 수도 있는 죽음의 순간에 대해 생각하기도 하였다. 특히 참여자 F는 아들을 낳기 위한 노력 끝에 늦둥이로 귀한 막내아들을 얻었기에 부모의 욕심으로 아이를 아프게 하는 것 같다며 자책감을 드러냈다. 참여자들은 공통적으로 아이를 건강하게 낳아주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을 강하게 표하였다.

참여자 B: “만약 하늘나라로 간다면 다시 태어났을 때 건강하게 태어났으면 해요. 엄마가 너무 미안하다고..”

참여자 F: “막내아들을 얻어 보려고 간절히 바라다가 간신히 얻었는데, 아이가 조금 아픈 것도 아니고.. 아휴..”

3) 불안과 긴장
가) 죽음의 경험으로 인한 환아의 불안감

참여자들은 환아가 치료 과정에서 죽음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심리정서적 스트레스 및 불안감으로 표출된다고 하였다. 인간에게 죽음은 삶에서 가장 극단적인 해로움으로 큰 공포와 불안을 야기하며 자기안전에 대한 안정감을 보장받지 못한다(구연상, 2002, p.154).

참여자 F: “아이가 무서운 꿈을 꿨는데 자기가 잘 때 자꾸 귀신이 찾아온다는 거예요. (…) 아이가 심적으로도 많이 약해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참여자 E: “00(환아)가 다니면서 정선(가명)이 안 좋은 순간일 때 산소호흡기 하고 검사받으러 내려가는 것을 봤나 봐요. CPR 울리면 막 이모한테 전화해보라고 하구 굉장히 불안해하고 긴장하고 하는 모습을 보이더라고요.”

치료과정에서 발생하는 죽음에 대한 직・간접 경험은 참여자로 하여금 그들이 겪어야 하는 상황을 더욱 견디기 어렵게 하였다. 보호자는 치료과정을 함께한 친구의 사망 소식을 알게 되었을 때 환아가 느낄 충격과 불안을 걱정하였다.

참여자 E: “정선(가명)이가 세상을 떠난 후에 며칠 간 그 사실을 숨겼어요. (…) 거짓말을 해서라도 아이가 상심하지 않게끔 해주고 싶어요.”

나) 죽음에 대한 보호자의 불안감

참여자들은 생사를 오가는 상황에서 환아의 신체 상태를 살피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쏟느라 기본적인 생활을 이어나가지 못할 정도로 극도의 불안감과 긴장감을 느낌을 호소하였다.

참여자 A: “치료 과정에서 죽음 앞에 여러 번 갔거든요. 처음 생후 3개월 때 패혈증으로 CPR을 했는데, 정말 숨이 안 쉬어지고 토할 것 같았어요.”

참여자 E: “잘 때 숨 쉬는지 안 쉬는지 확인하려고 귀 가져다 대보기도 하고 불 켜서 가져다 대고 했어요. 체위변경을 핑계로 괜히 건드려보고..”

참여자 F는 악화되어가는 환아의 신체 상태를 접하면서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한다. 절박한 순간에 아이를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를 하면서도 자녀의 치료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해보고자 하였다.

참여자 F: “아이가 중환자실에 있으면서 의식은 없지요, 손발은 묶어놨지요, 24시간 계속 투석하지요. 그 상황에서 항암이 들지 않으면 그냥 아이를 보내기로 마음의 준비를 하고 항암을 진행하기로 결정했지요.”

동일질환으로 치료하던 주변 환아의 사망은 죽음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계기인 동시에 참여자에게 불안을 제공하는 커다란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참여자 E와 F는 죽음을 ‘피하고 싶지만 풀리지 않는 과제인 동시에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커다란 고통’으로 표현한다.

참여자 E: “정선(가명)이를 보내고 난 후 그게(불안감) 더 심했던 것 같아요. 서은이(가명), 수지(가명), 정선(가명)이.. 다 같은 병동에 있으면서 하늘나라에 간 아이들이거든요. (…) 한동안 중환자실을 지나가기 너무 무서웠어요.”

참여자 F: “다른 아이들이 먼저 가는 것을 보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죠. 감정이입이 더 많이 되어요.”

이처럼 보호자는 생사를 오가는 자녀의 모습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 돌봄 과정에 불안을 느끼고 심리・정서적 긴장상태의 심화를 경험하면서 동시에 지속적으로 기적이 발생할 것을 기대하며 희망을 갖는다(Nafratilolova, Allenidekania & Wanda, 2018, p.128).

라. 마음, 몸, 경제자원의 소진

1) 우울한 보호자의 마음

참여자 A와 B는 치료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노력하였으나, 벗어나지 못하는 굴레임을 인지하면서 심리적 소진을 경험하였다.

참여자 A: “6개월 병원생활하고 한 달 집에 있는 생활을 너무 오랜 기간 반복했어요. 결국 나도 우울증이 너무 심해져서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어요.

참여자 B: “정말 안 가본 병원 없이 엄청 돌아다녔어요. 정말 계속 반복되기만 하고 해결되지를 않으니까 사람이 미치겠더라고요.”

환아를 돌보면서 보호자는 다방면에서 소진과 함께 가족관계에서의 갈등을 경험함을 알 수 있다(오상은, 2005, p.184).

2) 기력이 바닥 난 보호자의 몸

참여자들은 잠을 거의 못 자고 끼니를 거르거나 때를 놓쳐 먹는 일이 누적됨으로써 신체증상의 문제들을 경험하고 있었다. 참여자들은 밤낮 구분 없이 환아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며 심각한 수준의 신체적 소진을 경험하고 있었다.

참여자 B: “아이가 새벽이나 저녁에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까 무조건 시간 날 때마다 힘을 비축하기 위해 무조건 짬날 때마다 잠을 잤어요.”

참여자 C: “아이가 언제 어떤 상황이 될지 모르니 잠을 못 자게 되면서 정말 미치는 줄 알았어요. (…) 대상포진에 걸려서 치료도 받았어요.”

참여자 E: “아이가 이식방에 있을 때 정말 지옥 같았어요. 아이를 간호하면서 잠도 못 자고 불안한 상황이고 하니까 그 동안 7kg이 빠졌어요..”

참여자 F: “의료진이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말씀하셨어요. 아이 아빠가 그 말 듣고 심장쇼크까지 왔었어요.”

3) 쉴 새 없이 일해야 하는 경제 상황

치료기간이 한없이 길어지면서 심리적 소진 뿐 아니라 감당하기 어려운 치료비 및 생활비 지출로 경제적 위기를 호소하는 참여자들도 있었다.

참여자 B: “애 아빠는 낮에는 회사 다니고 밤에는 대리운전 하면서 쉴 새 없이 일을 했는데, 전부 병원에 갖다 바쳐야 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했어요. (…) 갑자기 남편은 사망해 있고 정말 난리치면서 울었지요..”

참여자 F: “이렇게 오랫동안 어려운 치료를 하다보면 확실히 돈이 더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정서적인 것만으로도 힘든데 경제적으로도 고민해야하니 참 힘들고 지치죠.”

3.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 참여 경험

가. 치료 상황에 대한 변화된 인식

1) 먼저 다가온 사람들과의 만남

환아와 가족은 외롭게 싸워가던 치료과정에서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을 접하게 된다. 치료 및 간병이 지속되면서 막막함과 외로움을 느끼던 그들에게 누군가가 지속적으로 방문하며 말을 걸어오는데 이를 통해 심리적 위안을 느낀다고 하였다.

참여자 E: “제주도에서 연고도 없는 서울로 갑자기 올라와서 어디 연락할 곳도 없고 도움을 요청하거나 물어보는 것은 생각도 못했어요. 누군가가 이렇게 찾아와서 알려주고 이야기해주니까 사소한 것 같아도 얼마나 큰 도움을 많이 받는지 몰라요.”

2) 두려움에서 안정감으로

환아와 보호자 모두 병원이라는 공간에 대한 인식이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을 접하면서 ‘익숙하고 따듯한 느낌’으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프로그램 참여가 환아와 가족들로 하여금 병원에 대해 재인식할 수 있도록 돕고, 치료에 대한 거부감을 경감시키도록 돕는다고 보고하였다.

참여자 C: “답답하고 무서운 병원생활 속에서 정기적으로 나를 보러 오는 사람이 있어 병원에 대한 극도의 거부감이 조금 줄었어요. 병원이 차갑고 무섭기만 한 곳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면서 많이 안정되는 것 같아요.”

참여자 D: “아이가 “사진찍자”라는 말에 X-ray 사진 찍자는 말인 줄 알고 눈물이 고인 채로 침대에 눕는 거예요. (…) 아이에게 병원에서의 경험이 전부라 그런지 무서움을 많이 느껴요. 아이가 병원이 꼭 자신을 아프게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아가면서 두려움도 극복하겠죠?”

3) 미래가 아닌 지금 여기서의 삶
가) 현재의 삶을 함께하며 다시 시작하기

참여자 A와 E는 멈춰버린 것만 같은 막막한 상황 속에 누군가가 찾아오면서 삶의 일부를 함께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하였다.

참여자 A: “00(환아)이가 삶 속에서 대화할 상대가 있다는 것,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누군가와 관계를 맺어가고 삶을 만들어가는 것이죠. 멈춰버린 삶이 다시 돌아가는 것 같고 좋았어요.”

참여자 E: “먼 훗날 병원을 떠나게 되어 지금 이 순간을 떠올려보면 (아이와 저에게) 프로그램이 커다란 부분을 차지할 것 같아요. 현재의 일부이고 생활 속에 스며들어 있으니까요.”

나) 지금 여기를 누리기

참여자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벗어나기 어려운 현실을 인정하는 법을 배우고 현재 상황에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행복에 대해 생각하였으며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의 정서적 안녕을 찾는 것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참여자 C: “처음에는 빨리 다 좋아져서 빨리 집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 이 활동을 하면서 아이가 조금씩 웃음을 찾아가는 것에 의의를 두게 되었어요.”

4) 소아완화의료에 대한 인식 변화

참여자들은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소아완화의료’라는 단어를 접하면서 생소한 개념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보고하는 동시에, 프로그램이 소아완화의료를 친근하게 인식하도록 도왔다고 보고하였다.

참여자 B: “처음부터 꿈틀꽃씨가 소아완화의료라는 것을 알았어요. 선생님이 알려줬거든요. 아픈 아이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한다고 하니까, 그리고 실제로 아이가 짜증도 줄고 아파도 참을 줄 알게 되고, (긍정적으로) 변하니까 ‘아 좋은 거구나’하고 생각했지요.”

참여자 C: “질병치료만 도와주는 줄 알고 어려웠는데 아이뿐 아니라 가족의 정서적 부분까지 도움을 줬어요.”

참여자 F: “경황이 없는데 접하게 되어 처음엔 어리둥절했지만, 거의 매일 맞이하다보니 이보다 더 좋은 프로그램이 있나 싶으면서 차차 알게 되었어요. 시간이 갈수록 아이보다 부모인 제가 은근히 더 기다려지더라고요.“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은 지속적으로 봉사자와의 대면 활동 및 집단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편안함, 회복, 통증 회복, 환기’ 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환아 및 가족이 소아완화의료에 대한 부담감 및 거부감 등 부정적 인식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도운 것으로 확인된다.

나. 사회적 관계의 회복

1) 외부세계와의 소통창구

환아와 보호자는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을 통하여 외부와의 소통을 경험하며 치료 과정에서 느끼는 사회적 고독감을 줄여나가는 것 자체에서 느끼는 심리적 환기 경험을 보고하였다.

참여자 E: “세상이야기를 하고 편하게 외부사람을 대할 수 있고 대화상대가 생긴다는 것 자체가 소통구인 것 같아요.”

참여자 C: “프로그램에서 가까운 곳으로 외출 나가고 공연도 보면서 바깥 공기를 마실 수 있어 좋아요.”

환아와 보호자는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조금 더 쉽게 세상과 소통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게 된다(Gans et al., 2015, p.4).

2) 병원생활을 공유할 수 있는 친구

환아와 가족들은 지워졌던 자신들 삶의 일부를 채우고 평범한 하루를 선물 받는 경험을 한다.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이 환아와 가족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면서 정서적 지지를 받고 그 속에서 의지를 되찾아 감을 보고하였다.

참여자 C: “이전에는 궁금해 하지도 않았는데, 활동일을 궁금해 하고 하고 싶은 것에 대해 표현하기도 하고요.”

참여자 D: “아이가 병원에 오면 할 것도 없고 시간도 안 가고 정말 지루라고 아픈 시간들의 연속이잖아요. (…) 굉장히 좋은 자극이고 경험이죠.”

환아와 가족은 그들의 곁에서 어려운 치료 과정을 함께 해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정서적으로 지지받음을 확인할 수 있다.

참여자 D: “병원에서 웃을 일이 없었는데 누군가 함께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00(환아)이가 좋아해요.”

참여자 B: “지속적으로 만날 수 있는 상대죠. 병원 내 선생님이자 친구에요. 선생님들이 잘 맞춰주니까 마음을 열었는지 그 후로는 병동에 붙어있지를 않고 계속 꿈틀꽃씨 선생님들이랑 병원 내를 돌아다니더라고요.”

참여자 C: “친구 같은 존재지요. 자신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보여줄 수 있는 편안한 존재.”

참여자들은 환아의 작은 변화도 크게 감지하며 커다란 행복과 희망을 느낌을 보고하였다. 무엇보다도 참여자 B, C, D는 참여자들 중에서도 자녀의 희귀난치질환으로 기나긴 치료의 막막함 속에서 하루빨리 탈출하고자 하는 욕구가 가장 컸던 집단인데,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이 그들 삶 속에 희망이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긍정적인 원동력을 제공한다고 하였다.

참여자 B: “원래 저한테 병원생활에 대해 별말 안하는 애가 프로그램 이야기하면서 좋았다고 말해요. 어려운 치료과정을 버틸 수 있는 힘이에요.”

참여자 C: “아이에게는 커다란 위안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까칠하던 00(환아)가 선생님을 기다리는 요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참여자 D: “꿈꿨던 삶을 살고 있지 못한 현실에 너무나도 우울할 때가 많지만, 모두 시련일 뿐 절망은 아니잖아요. 이 프로그램도 희망의 의미지요.”

다. 환아 정서의 변화

1) 긍정적인 마음의 문을 엶

참여자들은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외부와의 소통을 시작하였고 치료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정서적 반응을 함께 하면서 환아의 마음의 문을 여는 작은 변화를 발견하였다고 하였다.

참여자 A: “예전에는 누군가 다가오면 상대방을 투명인간을 만들었어요. 요즘은 선생님을 먼저 부르면서 반갑게 인사하고 소리쳐요. 깜짝 놀랐어요.”

참여자 B: “선생님들은 병원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이니까 그런지 오히려 저하고 보다도 더 많이 수다를 떨고 감정에 솔직하게 반응하더라고요.”

참여자 E: “활동 끝나면 선생님이랑 이야기한 것도 저한테 이야기도 해주고.. 아이와 감정교류가 되는 것 같아요. 특히 백혈병 아이들은 더욱 금기사항이 많아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거든요. 우리 아이가 하루 중에 유일하게 기다리던 사람이 꿈틀꽃씨 000 선생님이었고 유일한 낙 이었어요. 조금씩 다시 마음을 열고..”

이처럼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은 치료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정적 감정을 환기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긍정적 감정적 교류를 통해 심리적인 회복의 힘을 제공한다(Gans et al., 2012, p.5).

2) 긍정적 정서 경험 노출 및 축적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은 생사를 오가는 치료과정을 겪고 있는 환아들이 타인의 관심을 통해 치료과정에서 스스로의 존재를 소중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고 하였다.

참여자 E: “의료진도 회진돌 때 00(환아)가 만들어 놓은 것을 보시고는 관심을 가지고 물어보시곤 했어요. 본인 스스로도 으쓱할 만큼 좋아했지요.”

참여자 A: “아이가 좋은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활동을 기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아마 나에게 관심을 갖는 누군가가 나를 지속적으로 찾아오고 원하는 것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런 것 같아요.”

참여자 A와 C의 환아는 잦은 금식으로 감정 기복을 심하게 겪었다. 치료과정이라는 스트레스 상황 속에서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은 환아에게 하루의 즐거운 시작을 알리는 알람시계와 같은 존재로 부정적인 감정을 완화시키고 긍정적인 감정을 시작되도록 도왔다고 하였다.

참여자 A: “짜증이 많이 줄었어요. 선생님이랑 활동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데, 그 즐거운 기분이 저녁 때 까지도 계속 유지되어요.”

참여자 C: “선생님이 오셔서 정말 분노의 색연필 질을 함께 해주시고 나니까 아이가 한결 부드러워지더라고요. 아이가 “엄마 그래도 색연필 놀이를 하니까 확실히 먹고 싶은 생각도 안 들고 좋아.”하고 표현하더라고요.”

또한 치료과정에서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으로 자존감 하락을 경험했던 참여자 B, E, F의 환아들은 프로그램 참여를 통한 긍정적인 교류로 기분 좋은 성공의 경험을 늘려가면서 조금씩 자존감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참여자 B: “예전에는 약 부작용으로 병실 안에만 있으려고 하고 병원에서 행사를 하더라도 밖에 나가지를 않았는데, 요즘은 관심도 보이고 함께 활동하려고 반응도 보이고 많이 활발해졌어요.”

참여자 E: “하루는 ”엄마~ 나 진짜 이거 소질이 있나봐. 내가 생각해도 참 잘 만들었어!“ (…) 조금씩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줘 감사하지요.”

참여자 F: “예전에는 아이가 항암치료를 하면서 변해버린 모습 때문에 사진도 찍으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신기하게 활동하면서 선생님들이랑 친해져서 그런지, 자신감이 생겼는지 같이 사진도 찍고 하더라고요.”

참여자 C는 프로그램을 제공받으면서 조금씩 변화되는 환아의 모습을 ‘소리 없는 아우성’이라 표하였다. 이는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이 환아에게 직접적으로 어떠한 실질적 도움을 제공하는지 확연히 드러나지 않지만, 같은 또래의 건강한 아이들이 생활하는 것과 같이 아이답게 평범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내재된 힘을 불어넣어주는 의미임을 전달하고자 한 것이라 사료된다.

참여자 C: “아이의 변화가 눈에 띄게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소리 없는 아우성처럼 조금씩, 조금씩 보이지 않는 거대한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라. 소진 경험의 변화

1) 정서적 소진의 회복
가) 치료 상황 속에서 잠시 벗어나 찾게 된 평범함

부모는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을 제공받으면서 본인의 소진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데, 특히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치료 중인 환아의 보호자는 잠시라도 아이의 곁을 떠날 수 없어 미뤄두었던 기본적 욕구를 충족하면서 평범한 삶에서 소소한 기쁨을 느꼈다.

참여자 A: “한 달에 단 한 번 평범한 삶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 간혹 정말 벗어나고 싶을 때가 있거든요. 엄마라는 소리 듣기도 싫을 정도로”

참여자 D: “나도 평범하게 있을 수 있다는 느낌.. 병원 안을 벗어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상쾌하고 기분이 좋았어요. 정말 몰골은 초췌했지만, 누군가와 대화하고 다른 세상에서 환기시키고 오면 재충전에 엄청난 힘이 되어요.”

참여자 C: “프로그램이 생기면서 그냥 누구나 평범하게 할 수 있는 것들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무엇보다도 가장 좋은 것은 정신적으로 쉴 수 있다는 거죠.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까 저절로 힐링이 되고 행복해요.”

나) 마음의 그늘에 햇빛을 비춤

참여자들은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을 통한 병원 내에서의 정서적 교류를 느끼며 보호자의 체력 보충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뿐만 아니라 마음의 이완을 느끼고 있었다.

참여자 F: “아이가 아파서 힘들어하는 엄마들에게 손이라도 잡아주고 고생하신다는 마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 그게 정말 큰 힘이에요. 아이들이 밝아지는 모습만 봐도 치료동안 굳어져버린 마음이 조금씩 풀리니, 어떤 약보다도 앞으로 나갈 수 있는 힘이 되어 좋아요.”

참여자 A: “오로지 병원에서만 생활하면 얼마나 삭막해요. 정말 다 메말라버릴 것 같은 마음에 물을 뿌려주고 햇빛을 비춰준 그런 느낌이에요.”

환아 및 가족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병원 생활에서 경험한 심적 외로움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근원적인 힘을 제공받는다(김재영, 2011, p.57).

2) 보호자의 신체적 에너지 충전

보호자들은 환아 돌봄을 제공하며 심각한 신체적 소진을 겪는데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와 잠시라도 분리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면서 신체적 회복의 기회를 얻는다고 하였다.

참여자 C: “간호하다가 한참 지치는 시간에 딱 프로그램이 있으니, 저도 잠시 에너지 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는 거예요. 그러니까 아이에게 한 마디라도 더 다정하게 이야기하게 되고 더 좋아요.”

참여자 B: “활동을 하면서부터 아이가 ‘엄마 나 이 활동 하니까 조금 천천히 와도 상관없어.’라고 말하며 저로부터 조금 분리되는 모습을 보였지요. 조금이라도 편하게 푹 쉬니 체력회복도 더 잘되는 것처럼 느껴진 것 같아요.”

참여자 F: “아이가 프로그램 하는 동안 엄마들이랑 잠시 쉬거나 눈 붙이는 것이 정말 꿀 같은 휴식이에요. 병원 안이 아니라면 불안할 텐데 병원 안에서의 활동이니까 마음 편히 휴식을 취할 수 있지요.”

보호자들은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 활동을 통해 잠시 쉴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여 체력을 보충하게 된다(한수정, 2004, p.44).

3)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의미 변화

치료기간이 길어지면서 경제적 소진도 가중되는데 참여자들은 치료 과정에서 겪는 여러 가지 어려움 중 경제적 어려움을 상대적으로 작게 평가하였다.

참여자 F: “프로그램이 아주 조그마한 활동이고 작은 변화이지만 그런 것들이 돈을 가져다주는 것보다도 더 의미 있고 좋다고 생각해요.”

참여자 E: “경제적인 것도 뒷받침해주면 좋겠지만, 한 걸음 벗어나서 보면 ‘에이 경제적인 것이 뭐 문제냐. 일단 건강해져서 나가는 것이 최고 중요하지!’하는 생각으로 다시 마음을 다잡지요.”

Ⅴ. 논의 및 함의

본 연구는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동청소년 환자와 가족의 경험을 ‘치료과정’, ‘프로그램 참여 경험’으로 나누어 그들의 경험 속에 담긴 의미를 살펴보았다. 연구의 목적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치료 중인 환아 및 가족의 심리사회적 어려움을 통해 정서적 지원의 요구를 제시하고 그들에게 제공된 프로그램의 영향을 확인하여 추후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 구축에 필요한 기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치료과정의 경험에 관한 연구결과는 첫째, 질병의 발견과 치료의 시작이다. 보호자는 자녀의 발병으로 충격을 받으며 환아와 자기의 삶을 송두리째 변화시킨 생경한 현실에 막막함을 느낀다. 둘째, 변해가는 주변과의 관계이다. 보호자는 사회적 관계에서 고립, 아픈 자녀와의 갈등, 아프지 않은 자녀와의 갈등을 경험한다. 진단 후 사회적 관계 단절에서 발생하는 고립감, 낙오감은 선행연구(Collins et al., 2016, pp.953-955; 조은지, 박은숙, 2017, p.241)에서 확인한 ‘제외됨, 갇힘’의 경험과 일치함을 확인할 수 있다. 셋째, 일그러져 가는 심리상태이다. 보호자는 계속되는 치료 과정에서 복잡한 심리적 반응에 직면하게 되는데 분노, 탈출욕망, 포기욕구, 자책감, 죽음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마음, 몸, 경제자원의 소진 경험이다. 소아완화의료 대상 환아 및 가족이 겪는 심리정서적 스트레스는 선행연구(김성윤, 2004, p.32)에서 환아를 대상으로 확인한 선행연구에서 언급한 것처럼 진단 직후 경험하는 당혹감 및 혼란감과 동일하다. 청소년의 경우 ‘막막함, 인생에 대한 고민’을 경험한다는 점에서 아동의 정서적 경험과 차이가 있는데, 이는 선행연구(Misco et al., 2015, pp.560-567)에서 제시한 ‘부서진 인생, 살아가는 방법 다시 배우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특히 가족 내에서 경험하는 어려움에 지원 중에서도, 가족이 주되게 요구하는 부분은 심리사회적 돌봄으로 선행연구(윤혜선, 2018, p.34)와 일치한다. 보호자는 환아와 가장 가까이 함께하며 벗어나지 못하는 치료 상황 속에서 정서적 스트레스 누적을 경험하고, 휴식을 갖지 못한 채 돌봄을 지속하여 겪는 신체적 소진 및 치료 장기화로 인한 경제적 소진을 겪는다.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 참여 경험에 관한 연구결과는 첫째, 치료 상황에 대한 변화된 인식이다. 보호자와 환아는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발병 후 치료과정에서 느끼는 거부감이 안정감으로 변화하는 경험을 하며, 미래가 아닌 현재에 집중하게 된다. 또한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은 환아와 가족에게 ‘소아완화의료’ 개념을 자연스럽게 노출시키면서 긍정적이고 친근한 접근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환아 및 가족의 완화의료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데, 이는 선행연구에서 제시한 결과와 비교하였을 때 새롭게 발견한 점이다. 둘째, 사회적 관계의 경험 변화이다. 보호자와 환아는 프로그램을 통해 치료과정에서 지워진 평범한 삶의 일부를 채우고 보통의 하루를 되찾으며 외부와의 소통을 재시도하여 무력감 및 우울감을 경감시키는 경험을 한다. 이는 서비스 제공을 통하여 사회 자원에 접근성을 높이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선행연구(Bona, K.m Bates, J., & Wolfe, J., 2011, p.1221)의 결과와 일맥상통한다. 셋째, 정서의 긍정적 변화이다. 보호자와 환아는 프로그램 관계자와 정서적으로 교감을 하면서 치료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정적 감정을 회복할 수 있는 내재된 힘을 키운다. 이는 지지 프로그램 제공이 환아의 스트레스 감소에 정적 영향을 미친 선행연구(Gans et al., 2012, p.5)의 결과와 유사하며, 본 연구는 긍정 경험에 대한 심층 고찰을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마지막으로 소진에 대한 경험 변화이다. 보호자와 환아는 프로그램을 통해 평범함을 경험하고 마음에 힘을 제공받음으로써 정신적 소진을 줄여나가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신체적 소진의 극복을 경험한다. 이는 소아완화의료팀의 정서적 지원이 환아와 보호자가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고 자기 돌봄을 증진시키는 경험을 제시하고 있는 선행연구(Ribbers, et al., 2020, p.313)의 결과와 일치한다. 경제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직접적인 도움보다, 프로그램을 통해서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의미 변화를 경험하면서 경제적 소진에 접근 및 대처하는 방식을 달리한다.

본 연구와 기존연구 간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서는 환아와 가족들이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 참여 전과 후에 경험한 변화를 살펴봄으로써 치료에 대한 관점, 사회적 관계, 심리적 변화, 정신적・신체적・경제적 소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심층적으로 탐구하고자 하여 기존에 수행된 연구의 한계를 보완하였다. 둘째, 기존연구와 달리 특정 질환에 국한하여 접근하지 않고, 선천성질환, 희귀난치질환, 소아암 등의 다양한 질병을 겪고 있는 아동청소년들과 보호자들의 경험세계를 통합적 관점을 가지고 살펴보았다. 그 결과 질환의 구분과 상관없이 치료과정 및 죽음에 대한 경험은 유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본 연구의 정책적, 실천적 함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치료 중인 아동청소년 및 가족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완화의료 정책 확대가 필요하다. 아동청소년 환자 및 가족의 삶의 질 향상에 목적을 두고 2018년 7월부터 소아완화의료 시범사업이 시작되어 현재 국내 4개 병원에서 소아완화의료를 시범 운영 중이기는 하나 여전히 전국적으로 지역별 수요에 맞는 접근성은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소아완화의료 서비스가 양적으로 확대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므로 프로그램의 제한적 실시, 인력과 공간의 부족 등 현재의 시범사업이 갖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여 환아와 가족의 서비스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적어도 7개소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를 대상으로 지역별 아동청소년을 위한 완화의료 서비스 확산을 위해 국가 지원이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치료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정서적 문제를 경감시킬 수 있는 맞춤형 심리지원 서비스를 기획 및 시행하여 서비스 질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결과에 따르면 환아 및 가족 구성원에 따라 필요로 하는 요구와 문제들이 다양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서비스 제공자는 환아 및 가족에 대한 초기 면담을 실시하여 가족 별 요구를 사정한 후 이에 맞는 개별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제공한다면 이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 제공에 있어서 치료 중인 환아뿐 아니라 아프지 않은 형제자매에 대한 서비스도 동시에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 제공 시 대상자 선정에 형제자매까지 포함시켜 그들이 치료과정을 이해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한다면 가족구성원 모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넷째, 환아와 보호자의 정서적 안정과 사회성 향상을 위해 병원 내 놀이활동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 이는 ‘병원’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의 사회성을 증진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다섯째, 소아완화의료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환아와 가족이 소아완화의료 개념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접근성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환아와 가족이 필요로 하는 의료적, 사회적, 심리사회적, 영적영역 등 다양한 욕구가 병원 안에서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충족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보호자를 위한 정신적, 신체적, 경제적 소진을 예방 및 개선하기 위한 지역사회 내 자원을 연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할 필요가 있다. 참여자들이 경제적인 부담을 상대적으로 낮게 보고하였던 점을 고려하여 환아와 가족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지역 내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 발굴 및 연결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의 한계점과 향후 연구에 대한 제언으로 첫째, 본 연구는 사별을 경험한 대상자까지 포괄하지는 못하여 사별 이후의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 경험에 대해서는 세분화된 하위범주를 자세히 다루지는 못하였다는 한계점을 가진다. 후속연구에서는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을 경험한 사별가족을 대상으로 사별 이후 삶의 경험을 함께 다룰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는 환아의 형제에 대한 부분을 확인하지 못하였다. 추후 형제를 위한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 개입과 삶의 질 간의 관계성 및 효과성을 살피는 연구가 이루지는 것도 소아완화의료 제도화 이후 확인 가능한 의미 있는 후속연구가 될 것이다. 셋째, 본 연구는 환아의 경험의 경우 프로그램에 참여한 본인의 자기응답식 면담이 아닌 보호자의 눈을 통한 간접적 보고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이후 연구에서는 자아정체성이 형성된 청소년기 환아의 목소리를 통한 연구를 진행하여 환아들이 프로그램 경험에서 느끼는 의미를 직접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넷째, 본 연구는 일개 기관에서 제공한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진행된 사례연구로서 다른 기관의 프로그램 상황을 대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추후 단일 기관 차원의 경험 제시뿐만 아니라 시범사업에 참여 병원 전체 내 제공 중인 소아완화의료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 대상자를 통해 프로그램 효과성 평가 및 만족도 확인 등을 실시하는 추가적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참여자는 모두 여성으로 보호자 성별의 차이에 따른 다양한 시각 차이를 살피지 못했다는 점이다. 후속연구에서 프로그램 참여 경험에 대한 보호자 성별에 따른 차이점을 확인하여 환아 돌봄자의 역할별 주 호소 욕구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것을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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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knowledgement

본 논문은 제1저자(문이지)의 석사학위논문을 수정・요약한 것임. IRB No. 2014-05-010-001, 성균관대학교


투고일Submission Date
2020-04-24
수정일Revised Date
2020-07-07
게재확정일Accepted Date
2020-07-14

Health and
Social Welfare 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