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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제43권 제3호Vol.43, No.3

코로나19 유행기간 보건소 진료서비스 이용자의 보건소 서비스 중단・축소 경험에 관한 질적 연구

Experiences of Chronic Patients with the Interruption of Healthcare Services in Community Health Centers during the COVID-19 Pandemic

알기 쉬운 요약

이 연구는 왜 했을까?
2020년 3월부터 2023년 5월까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코로나19) 팬데믹이 있었고 보건소의 코로나19 방역 업무가 늘어나면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보건소의 진료서비스, 만성질환 관리서비스 등의 운영이 축소되거나 중단되었다. 이 연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보건소에서 진료를 받았던 보건소 이용자가 코로나19 유행기간 동안 보건소의 진료서비스 중단・축소에 어떻게 대응하였고 무엇을 경험하였는지를 질적 연구 방법을 사용하여 연구하였다.
새롭게 밝혀진 내용은?
보건소 이용자들은 코로나19 유행기간 동안 보건소의 서비스 중단・재개에 대한 정보 제공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느꼈다. 또한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처방약을 복용하기 위해 보건소 서비스를 대체할 민간 병의원을 찾아야 했지만, 의료기관으로의 이동에 대해 정보를 제공받거나 지원을 받지 못했고 스스로 진료받을 의료기관을 찾아야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일부 환자들은 진료가 지연되거나 처방약 복용이 중단되었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감염병 유행 등으로 보건의료기관의 서비스가 중단・축소될 경우 만성질환자의 질환 관리가 중단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의료 이용을 지원하고 비대면 진료 등 대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Abstract

Community health centers have served as a main institution in response to the COVID-19 pandemic. As their tasks increased with respect to COVID-19, such as screening tests, epidemiological investigations, and the management of quarantined people, public health centers during the COVID-19 pandemic had to reduce or discontinue their existing services for patients with chronic diseases. The objective of this study was to examine the experiences public health center users had with being unable to use treatment or medical examination services during the COVID-19 pandemic. A focus group interview was conducted with nine patients with chronic diseases who had received treatment at public health centers before the outbreak of COVID-19. We analyzed the interview using the thematic analysis method. Six themes and 10 sub-themes were derived: 1) Service use at public health centers prior to the COVID-19 pandemic; 2) the notice of suspension/change of public health center services; 3) finding a hospital or clinic to replace the medical service use of public health centers; 4) adapting to a new clinic or hospital; 5) understanding and complaints about discontinuation of health center treatment/test services; and 6) willingness to use public health centers after the end of the pandemic. The results suggest the need to support continued access to healthcare and provide alternative services, such as non-face-to-face service, so that disease management for chronic patients does not stop when public health center services are reduced or discontinued due to an epidemic of infectious disease.

keyword
Public Health CenterPatients with Chronic DiseaseCOVID-19 Pandemic

초록

보건소는 지역사회에서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의 핵심 기관으로 선별검사소 운영, 역학조사, 격리대상자 관리 등의 방역업무가 증가하면서 지역사회 만성질환자 대상 진료서비스가 축소되거나 중단되었다. 이 연구의 목적은 보건소의 업무가 중단・축소된 기간 동안 진료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해진 보건소 이용자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의 경험을 파악하는 것이다. 코로나19 발생 전 보건소에서 진료를 받았던 수도권 거주 9명의 만성질환자가 초점그룹 인터뷰에 참여하였다. 인터뷰 내용을 주제 분석 방법에 따라 분석하였으며, ‘보건소 이용 경험’, ‘보건소 서비스 중단에 대한 정보 전달’, ‘보건소 서비스 중단에 대한 대응’, ‘민간 병의원에서의 경험’, ‘보건소 서비스 중단에 대한 이해와 불만’, ‘향후 보건소 이용 의사’의 6개 주제와 10개의 하위 주제가 도출되었다. 이러한 보건소 이용자들의 경험은 감염병 유행 등으로 보건의료기관 서비스가 중단・축소될 경우 만성질환자의 질환 관리가 중단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의료 이용을 지원하고 비대면 진료 등 대체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요 용어
보건소만성질환자코로나19 유행

Ⅰ. 서론

2020년 3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 팬데믹이 선언되었고 2023년 5월 2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을 해제하였다(보건복지부, 2023). 코로나19 유행은 2015년에 국내에서 유행했던 메르스와는 달리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이 선언되었으며 유행기간 또한 매우 길어, 우리 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안선희 외, 2022; Kim, Jung, Roth, Um & Kim, 2021).

시간 부족, 의료비 지출 부담 등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환자의 요인으로 사람들이 미충족 의료를 경험하기도 하지만 의료서비스를 공급하는 공급자 요인 또한 미충족 의료 경험에 영향을 미친다. 코로나19 유행기간 중 미국, 유럽, 중국 등의 국가에서는 봉쇄를 통해 감염병의 전파를 막았고 봉쇄된 지역에서 의료 이용에 제한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병의원, 약국에서의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병의원을 방문하지 않은 요인으로 영향을 미쳤으나 외래환자에 대한 병의원 진료가 대부분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다(송은솔, 박은자, 최슬기, 2022). 따라서 코로나19 유행기간에 미충족 의료 경험은 크게 증가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2020년 조사된 서울시 성인의 미충족 의료 경험률은 13.4%였으며, 2021년 조사된 고혈압・당뇨병환자의 미충족 의료 경험률은 17.8%였다(Kim, You & Shon, 2021; 송은솔, 박은자, 최슬기, 2022).

그러나 보건소는 지역사회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핵심 기관 중 하나로 감염자 발견을 위한 선별검사소 운영, 역학조사, 격리대상자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고 확진자 급증에 따라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방역업무가 증가하였다(손행미, 양혜련, 박보현 2021; Kim, Jung, Roth, Um & Kim, 2021). 보건소의 코로나19 방역 업무가 늘어나면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보건소의 진료서비스, 만성질환 관리서비스 등의 운영이 축소되거나 중단되었다. 보건소와 보건지소에 근무하는 의사와 간호사가 역학조사, 선별진료소의 PCR 검사 등을 담당하였고 방역업무와 진료업무를 동시에 하기 어려웠다(Choi, 2020; Han, Choi, Cho, Lee & Yun, 2021; Hong, Jung & Woo, 2022). 박혜기, 양유선(2021)은 2018년 12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분석하여 2020년 코로나19 유행 후 대도시를 중심으로 보건소의 진료량이 뚜렷하게 감소하였다고 보고하였다. 윤강재 외(2022)에서는 지역보건정보시스템(PHIS)의 보건소 진료실적을 분석하여 코로나 유행기간 동안 고혈압과 당뇨병 진료 실적이 감소하였으며, 특히 특별시·광역시 지역에서 2019년 대비 2021년 진료 실적이 고혈압은 10.0%, 당뇨병은 8.8% 수준으로 감소했음을 보고하였다.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재단이 2021년 6월과 7월 서울시민 2,5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773명이 코로나19 유행으로 보건소 서비스를 중단한 경험이 있었고 고혈압, 당뇨병 등 진료서비스를 중단한 사람은 9.4%였다(문연옥, 2021). 김재우, 홍윤철(2021)은 코로나19 유행 전후 보건소의 의무기록자료를 분석하였다. 코로나19 유행으로 보건소의 진료가 두 달간 중지되었고 진료 중단기간 후 고혈압환자의 혈압이 유의하게 상승하였다고 보고하였다.

코로나19 유행기간 보건소의 기존 업무 축소는 감염병 유행의 규모와 지속기간, 보건소의 인력 상황과 직원들의 소진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으나, 보건소를 이용하던 만성질환자는 이로 인해 서비스 이용을 중단하거나 병의원으로 서비스 이용기관을 변경해야 했다. 코로나19 유행기간 민간 병・의원은 대부분 정상적으로 운영되었으나 보건소 등 만성질환관리 기관의 업무 변경, 개인의 만성질환 관리 방법 변화 등 다양한 요인들이 만성질환 관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풍훈, 김민수(2022)의 연구에서 코로나19 유행이 지속된 2021년 4,168명이 초과사망하였으며 ‘특정 감염병 및 기생충성 질환’, ‘내분비, 영양 및 대사 질환’, ‘소화계통의 질환’, ‘근골격계통 및 결합 조직의 질환’, ‘달리 분류되지 않은 증상, 징후’에서 초과사망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되었다.

향후 또 다른 감염병이 유행할 가능성을 고려할 때 보건소 이용자들이 코로나19 유행기간 중 보건소의 진료서비스 중단・축소로 어떠한 경험을 하였고 어떻게 문제에 대응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보건소 인력의 코로나19 대응으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건강 영향은 다수의 선행연구에서 연구되었고(손행미, 양혜련, 박보현, 2021; Han, Choi, Cho, Lee & Yun., 2021; Hong, Jung & Woo, 2022), 보건소 진료서비스가 중단된 비율, 진료서비스 중단 이후 질환 악화 등이 제한적으로 보고되었으나(박혜기, 양유선, 2021; 김재우, 홍윤철, 2021) 보건소를 이용했던 만성질환자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어떤 어려움이 있었고 어떻게 대응하였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연구의 목적은 코로나19 유행으로 보건소 진료서비스 이용이 중단되거나 축소된 보건소 이용자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의 경험을 질적 자료로 탐색하고 주제 분석 방법으로 분석하여 감염병 유행 시기 효과적인 의료이용과 건강관리를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유행이 1년 반 정도 경과한 시점인 2021년 9월 보건소에서 진료를 받았던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초점집단 인터뷰(FGI)를 하였고 2020년 이후 보건소 진료서비스 중단・축소를 경험하였는지,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였는지를 파악하였다. 2021년 9월은 전체 국민의 코로나19 백신 1차 예방 접종률 70%가 달성되었으며 4차 유행(2021년 7월 초부터 2022년 1월 말까지) 초기로 감염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지 않았고(안선희 외, 2022) 2020년과 비교하여 코로나19에 대한 과학적 지식이 축적되고 백신이 접종되면서 팬데믹에 대한 공포감이 어느 정도 완화되어 대면 초점집단 인터뷰(FGI)가 가능하였다.

Ⅱ. 연구 방법

1. 연구 참여자

보건소의 코로나19 대응으로 인한 보건소 이용자의 진료서비스 중단 또는 축소 경험을 연구하고자 코로나19 발생 전 보건소에서 진료를 받았던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초점그룹 인터뷰(FGI)를 실시하였다. 서울특별시 거주 8명과 경기도 거주 2명, 총 10명의 환자에 대해 2개 그룹으로 나누어 초점그룹 인터뷰(FGI)를 하였으며, 참여자 중 한 명이 보건소 고지혈증 만성질환 관리프로그램만 이용하고 진료서비스를 받지 않아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이 앓고 있는 만성질환은 고혈압과 고지혈증이 대다수였으며, 관절염, 허리디스크, 폐암, 당뇨병, 이명 등의 질환을 함께 앓는 참여자도 있었다. 참여자의 연령대는 50대 3명, 60대 6명이었으며, 성별은 여자가 6명, 남자가 3명이었다. 지역보건의료기관의 연령별 진료인원을 살펴보면 2019년 기준 50대가 15.0%, 60대가 25.1%, 70대가 27.7%로 지역보건의료기관 진료인원의 약 40%가 50, 60대였다(박선희, 이미선, 오유미, 2022). 대부분의 참여자가 보건소에서 고혈압 또는 고지혈증으로 진료를 받아왔으며, 참여자 중 3명(C, F, I)은 보건소의 만성질환 관리 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다(표 1). 참여자 중 7명은 서울시의 7개 보건소를, 1명은 경기도 북부의 중소도시 보건소를, 1명은 경기도 서부의 중소도시 보건소를 이용하였고 같은 보건소를 이용하는 참여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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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초점집단 인터뷰(FGI) 참여자의 특성
구분 성별 연령 앓고 있는 만성질환 코로나19 유행 전
보건소 만성질환 진료
코로나19 유행기간
만성질환 진료
A 남자 54세 고혈압, 관절염 고혈압 진료・처방 신규 병・의원으로 이동
B 남자 67세 고혈압, 고지혈증 고지혈증 진료・처방 고지혈증 진료・처방약 복용 중단
C* 여자 57세 고혈압, 허리디스크, 관절염 고혈압 진료・처방 이용 경험이 있는 병・의원으로 이동
D 여자 65세 고지혈증, 관절염 고지혈증 진료・처방 신규 병・의원으로 이동
E 여자 65세 고혈압, 고지혈증, 관절염 고지혈증 진료・처방 신규 병・의원으로 이동
F* 여자 58세 고지혈증, 폐암, 당뇨병 고지혈증 진료・처방 이용 경험이 있는 병・의원으로 이동
G 여자 60세 고혈압, 고지혈증 고혈압, 치과 진료・처방 보건소 진료서비스 이용 지속
H 남자 62세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이명 고혈압, 당뇨병 진료
(검사 서비스만 이용, 처방은 민간 병・의원 이용)
-
I* 여자 64세 고지혈증 고지혈증 진료・처방 이용 경험이 있는 병・의원으로 이동

주: * 보건소 만성질환 관리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음.

2. 자료 수집

본 연구는 2021년 8월부터 9월까지 조사 전문 업체를 통해 연구대상자를 모집하였으며, 연구의 목적을 이해하고 참여의사를 밝힌 만성질환자 총 10명이 2021년 9월 초점그룹 인터뷰(FGI)에 참여하였다. 초점그룹 인터뷰(FGI)는 질적 자료를 수집하는 방법의 하나로, 연구자가 관심을 둔 주제에 대해 집중된 자료를 생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Morgan, 2007). 그룹의 상호작용을 활용하여 질적 자료를 생성하는 초점그룹 인터뷰(FGI)는 참여자의 경험 및 의견을 공유하면서 자신의 이전 행동과 동기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고 개별 인터뷰에 비해 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장점이 있다. 본 연구는 코로나19 유행 중 보건소 이용자의 경험을 파악하고자 수행되었으므로, 보건소 이용과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공통된 경험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보건소 이용 경험, 의료이용 변경, 처방약 복용 중단 등에 대해 솔직하게 밝힐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여 초점그룹 인터뷰(FGI) 방식으로 자료를 수집하였다.

초점그룹 인터뷰(FGI) 대상자는 2019년 이전 만성질환(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을 진단받고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보건소 진료가 중단・축소되기 이전 보건소에서 진료를 받은 만 50~70세 만성질환자로 조사 전문 업체를 통해 섭외하였다. 섭외된 조사 대상자가 참석 가능한 일정과 성별, 연령대 등을 고려하여 5명씩 두 개 그룹으로 나누어 진행하였으며, 각 그룹당 약 90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연구진이 문헌고찰, 전문가 자문을 통해 개발한 인터뷰 가이드라인을 사용하였으며, 인터뷰 질문은 <표 2>와 같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보건소 진료 경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보건소 진료서비스 중단 경험, 향후 보건소 이용 의사로 구성하였다. 보건소 진료 중단・축소 전후 의료이용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팬데믹 이전과 이후로 구분하였고 팬데믹 이후에는 참여자가 보건소 진료 중단에 어떻게 대응하였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질문을 개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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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초점집단 인터뷰(FGI) 질문
구분 인터뷰 질문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보건소 진료서비스 이용 경험
- 2019년에 보건소에서 고혈압, 당뇨병 등에 대해 진료를 받으신 이유나 계기가 있으셨습니까?
- 보건소에서 진료를 받으시면 어떤 좋은 점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혹시 불만스러운 점도 있었나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보건소 진료서비스
중단 경험
- 작년(2020년)부터 올해까지 보건소에서 진료를 받으셨습니까? 어떠셨나요? 불편하거나 문제되는 부분이 있으셨나요?
- 이전에는 보건소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다른 병원이나 의원으로 옮기셨습니까?
- 어떤 기준으로 질병을 치료할 병의원을 선택하셨나요?
- 보건소에서 병의원으로 옮기셨을 때 증상이 괜찮아지거나 진료받기가 힘들어서 치료를 그만 둔 질병이 있으신가요?
- 진료기관을 바꾸려고 했을 때 보건소, 가족, 의료진 등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었나요? 어떻게 정보를 찾으셨습니까?
- 진료기관이 바뀌면서 질병을 관리하는 방법이나 진료비, 약제비에 차이가 있었나요?
향후 보건소
진료서비스 이용 의사
- 코로나19 유행이 완화되면 다시 보건소에서 진료를 받으실 생각이십니까? 이유는 무엇입니까?

인터뷰 당일 조사 목적과 인터뷰 내용의 활용에 대하여 연구 참여자에게 고지하였고, 모든 인터뷰 내용은 연구 참여자의 동의하에 녹음하여 녹취록을 작성하였다. 질적 연구에 대해 교육을 받고 다수의 질적 연구를 수행한 경험이 있는 연구자 2인이 초점집단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3. 자료 분석

녹취된 인터뷰 내용은 주제 분석 방법(thematic analysis)으로 분석하였다. 주제 분석 방법은 질적 연구 자료에서 나타나는 패턴을 파악하고 분석・보고하는 방법으로 데이터에 익숙해지기, 일차 코딩, 주제 찾기, 주제 검토, 주제 정의 및 명명, 보고서 작성의 과정을 거친다(Terry, Hayfield, Clarke & Braun, 2017; Braun & Clarke, 2006). 다수의 보건의료 분야 질적 연구에서 주제 분석 방법을 사용하였다(김미소, 최경화, 김정애, 박진아, 정은혜, 2021; 손행미, 양혜련, 박보현, 2021). 이 연구는 코로나19로 인한 보건소의 서비스 중단・축소에 대한 보건소 이용 만성질환자의 경험을 파악하는 것으로 연구 참여자의 민간 병・의원으로의 이동, 처방약 중단 여부 등과 함께 관련된 맥락을 분석하고자 주제 분석 방법을 사용하였다.

초점그룹 인터뷰(FGI)를 진행한 2명의 연구자가 각각 녹취문을 반복하여 읽으면서 데이터에 익숙해진 이후 일차 코딩을 하였다. 개별 연구자의 일차 코딩에서 차이가 나는 부분을 논의하고 다시 녹취문을 읽으면서 일차 코딩을 통일하였다. 예를 들어 단기적으로 의료이용을 중단하고 민간 병의원으로 이동한 참여자의 경우 ‘민간 병의원으로 이동’ 또는 ‘의료이용 중단’에 대한 내용으로 코딩되었는데, 녹취록을 다시 확인하고 대상자별 의료이용 흐름을 고려하여 논의한 후 재코딩하였다. 확정한 일차 코딩의 코드를 조합하여 2명의 연구자가 논의하여 가능한 구조화 방식을 검토하였으며, 추출된 코드와 전체 데이터 세트를 포괄하는 주제 표를 생성하였다. 조기 주제 식별 단계에서는 팬데믹 이전 보건소 이용 경험과 보건소 진료서비스 중단 경험으로 크게 2개 분류로 나누었으며 세부 주제는 전체 스토리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시간순으로 배치하였다. 초기 주제 표는 10개 주제와 28개 하위주제로 구성하였으며, 주제 분석 방법에 따라 일차코딩을 각각 범주화한 후 논의하고 다시 범주화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세부 주제의 층위 변경과 추상화를 통해 하위 주제를 변경하였다. 최종적으로 6개의 주제와 10개의 하위 주제가 도출되었다.

4. 윤리적 고려

이 연구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윤리심의위원회의 승인(IRB No. 2021-049)을 받은 후 진행하였다. 모든 연구 참여자는 연구내용과 인터뷰 진행에 대한 설명을 듣고 서면동의서를 작성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에게 응답하기 불편한 내용은 답변하지 않아도 되며, 언제라도 동의를 철회하고 참여를 중단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코로나19 유행기간에 초점집단 인터뷰(FGI)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감염 예방을 위해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투명 유리벽으로 칸막이를 한 장소에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Ⅲ. 연구 결과

<표 3>은 코로나19 유행으로 이용하던 보건소 진료서비스가 중단·축소된 보건소 이용자의 경험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보건소 이용 경험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보건소 진료서비스 중단 경험, 향후 보건소 진료서비스 이용 의사로 나누어 6개의 주제와 10개의 하위 주제를 제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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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

초점집단 인터뷰(FGI)에서 도출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보건소 이용자의 경험

구분 주제 하위 주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보건소 진료서비스 이용 경험 보건소 이용 경험 보건소 진료서비스 이용 경험과 인식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보건소 진료서비스 중단 경험 보건소 서비스 중단에 대한 정보 전달 보건소 서비스의 중단, 진료 재개에 대한 기다림과 좌절
보건소 서비스 중단에 대한 대응 민간 병의원으로 이동
의료이용 중단
민간 병의원에서의 경험 긍정적인 경험
부정적인 경험
보건소 서비스 중단에 대한 이해와 불만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진료서비스 중단을 이해
보건소 진료서비스 중단에 대한 불만
향후 보건소 이용 의사 향후 보건소 이용 의사 보건소를 다시 이용
민간 병의원 이용하거나 결정 못함

1.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보건소 진료서비스 이용 경험

주제 1. 보건소 이용 경험

1) 보건소 진료서비스 이용 경험과 인식

9명의 연구 참여자 중 8명은 보건소에서 만성질환에 대한 진료를 받았으며 1명은 보건소에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검사를 받고 해당 질환에 대한 약 처방은 의원에서 받고 있었다. 보건소에서 진료를 받는 8명 중 한 명만이 국가건강검진에서 고지혈증을 발견한 후 바로 보건소에서 진료를 받았고 7명의 연구 참여자는 고혈압, 고지혈증에 대한 진료를 민간병의원에서 받다가 보건소로 진료를 옮겼다. 이 중 한 명은 보건소에서 고혈압 관리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의원에서 보건소로 고혈압 진료를 옮겼으며 다른 한 명은 대사증후군 관리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의원에서 보건소로 고지혈증 진료를 옮겼다. 연구 참여자 중 3명(참여자 C, F, I)이 보건소에서 실시하는 만성질환관리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다.

연구 참여자들은 보건소의 진료서비스를 선호하는 이유로 낮은 비용부담을 가장 많이 언급하였다. 5명의 연구 참여자들이 보건소의 진료비, 검사비, 약제비가 저렴하여 보건소 진료서비스를 선호한다고 하였다. 보건소가 집에서 가까운 점, 진료와 검사를 동시에 할 수 있어 편리한 점, 진료시간이 길고 의사와의 상담이 용이한 점, 과잉진료가 없는 점이 보건소 서비스를 선호하는 이유로 언급되었다. 이 외에 대기 시간이 짧고, 보건소 분위기가 편안하게 느껴진다고 의견도 있었다. 반면, 일부 연구 참여자들은 이전에 먹던 약을 그대로 처방하는 등 의료진이 적극적으로 진료를 하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었고 공중보건의가 많아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였다. 병・의원보다 낙후된 시설 문제, 의사가 자주 교체되는 점을 불만스럽게 느꼈다.

2.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보건소 진료서비스 중단 경험

주제 2. 보건소 서비스 중단에 대한 정보 전달

1) 보건소 서비스의 중단, 진료 재개에 대한 기다림과 좌절

인터뷰에 참여한 9명 중 1명만이 현재 보건소에서 진료를 받고 있었고 8명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보건소 진료가 중단되었다. 보건소 이용을 유지하고 있는 연구 참여자는 진료시간이 축소되었지만 고혈압과 치과질환에 대한 진료를 받고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여러 명의 의사가 진료를 보았지만 팬데믹 이후에는 2명의 의사가 오전에만 진료를 하였고 연구 참여자는 3개월에 1회 보건소를 방문하여 고혈압 처방을 받았다고 밝혔다.

연구 참여자들은 코로나19 유행 초기 보건소에서 진료서비스가 중단된다는 안내 문자를 받았으나, 보건소 진료서비스 중단이 지속되었기 때문에 보건소가 어떤 상황이어서 진료가 계속 중단이 되는지, 언제 다시 진료를 재개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기대하였으나 원하는 정보를 받지 못했다.

“보건소도 진료받던 사람이 있을 거 아니에요. 그 사람들한테 현재 보건소가 이런 상황이다, 앞으로 어떻게 할 거라는 문자도 줬으면 좋겠고, 궁금하잖아요. 환자들이 어마어마하게 있을 텐데, 어떤 상황이고 알려주면 좋겠고.” (연구 참여자 D, 여자 65세)

연구 참여자들은 코로나19 유행이 지속되는 기간 동안 그동안 이용했던 보건소 진료서비스의 중단 또는 재개에 대한 문자나 안내가 정기적으로 없는 것에 대해 아쉽게 생각하였다. 일부 참여자들은 서비스 재개 여부를 알기 위해 전화를 하거나 인터넷으로 보건소 사이트에 접속하거나 보건소를 직접 방문하여 서비스 재개 여부를 확인하기도 하였다.

“주로 문자로 알려주고, 답답하니까 전화를 해서 언제 진료할 것인지 물어봐도 계획이 없다는 일반적인 답변만 들으니까, 몇 번 전화하다 이제는 포기하게 되더라고요.” (연구 참여자 A, 남자 54세)

한 참여자는 병원이나 문화센터에서 주기적으로 문자를 발송하는 것과 비교하여 보건소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안내 문자를 발송한 후 추가 정보 제공이 없는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보건소에서 이용자를 관리하지 않는다고 표현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상당수의 병의원에서 진료 예약자에게 여러 번에 걸쳐 진료 날짜에 대해 문자를 발송하기 때문에 이러한 정보 제공 방식에 익숙한 사람들의 경우 보건소의 진료 중단에 대한 정보 제공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어느 정도는 (보건소를) 이용을 했으니까 안내를 해야 되는데 그런 안내도 없으니까 굉장히 멀어지는 느낌이 있어요. 병원이나 문화센터는 지속적으로 계속 (연락이) 오잖아요. 보건소는 관리가 안 되니까 나랑 상관없는, 안 갈 것 같은 느낌이 들죠.” (연구 참여자 I, 여자 64세)

주제 3. 보건소 서비스 중단에 대한 대응

1) 민간 병의원으로 이동

연구 참여자 대부분은 코로나19 유행으로 보건소 진료서비스가 중단되자 민간 병원 또는 의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다. 연구 참여자들은 만성질환 관리를 위해 약 처방을 받아야 했기 때문에 보건소를 대체할 병의원을 찾아야 했다고 언급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은 진료받을 병의원을 스스로 찾아야 했는데, 거주지역의 병의원을 인터넷으로 검색하거나 지인, 가족 등을 통해 병원 정보를 수집하였다. 환자들은 의사가 처방약을 상세하게 설명해 주고, 젊으며 시설이 잘 되어 있는 의료기관을 선호하였다. 한 연구 참여자는 보건소 진료 중단으로 새로 방문한 병의원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른 병원을 다시 찾아야 했다고 하였다.

세 명의 환자들은 보건소 진료 중단 후 이전에 다녔거나 감기 등 다른 질병에 대해 진료를 받았던 병원을 다시 방문하여 진료를 받았다. 두 명의 연구 참여자는 감기 등으로 이용했던 의원으로 옮겨 고지혈증과 고혈압에 대한 진료를 받았고 다른 한 명은 건강검진을 받았던 병원으로 고지혈증 진료를 옮겨 약 처방을 받았다.

2) 의료이용 중단

연구 참여자 중 2명이 보건소 진료 중단 후 1년 이상 고지혈증에 대한 처방약 복용을 중단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 명은 2020년 1월에 마지막 처방을 받은 후 연구 참여 시점(2022년 9월)까지 진료를 중단한 상태였고 다른 한 명은 보건소 진료 중단 후 1년간 진료를 받지 않았고 그 후 의원을 방문하여 처방약을 다시 처방받아 복용하였다. 두 명 모두 코로나19 유행 초기에는 가지고 있던 고지혈증 치료제를 간헐적으로 먹었으나 유행이 길어지고 진료를 받지 않으면서 처방약 복용이 중단되었다고 밝혔다. 단기간 고지혈증 처방약을 먹지 않은 사람도 있었는데, 다음과 같이 한 달 이상 약을 먹지 않다가 증상을 느끼고 의원에서 진료를 받아 고지혈증 처방약을 복용했다고 하였다.

“처음에 보건소 다니다 보건소에서 오지 말라고 할 때는 한두 달 약을 안 먹었어요. 버티다 보니 머리도 띵한 것 같고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본인이 고지혈증 약을 안 먹으면 느껴져요. 그래서 할 수 없이 의원에 갔어요.” (연구 참여자 D, 여자 65세)

주제 4. 민간 병의원에서의 경험

1) 긍정적인 경험

일부 환자들은 보건소에서 의원으로 이동한 후 의사의 권고로 처방약이 변경되었다. 한 명은 병의원에서 새로운 고지혈증 치료제를 처방받았고, 다른 한 명은 새로운 고혈압 치료제를 처방받았다.

“고혈압 약은 한번 먹으면 계속 먹어야 되기 때문에 전에 이용했던 의원으로 가서 약을 받아서 먹었죠. 그런데 거기도 더 좋은 게 있다고 제 혈압을 한 달간 지켜보셨어요. 그러더니 더 좋은 게 있다고 다른 약으로 바꿔주셔서 먹고 있어요.” (연구 참여자 C, 여자 57세)

2) 부정적인 경험

보건소에서 병의원으로 옮기면서 약값과 검사비가 늘어나 부담스럽게 느끼는 환자도 있었고 일부 환자는 보건소에서 하지 않았던 가격이 비싼 검사를 권유받기도 하였다. 보건소에 비해 의원에서의 진료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거나 의사의 설명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환자도 있었다. 보건소에 비해 병의원 처방전의 투약기간이 짧아 처방전을 받기 위해 더 자주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었고 만성질환에 대한 처방기간이 보건소보다 길어 부담스럽다는 사람도 있었다. 보건소에서 민간 병의원으로 이동한 일부 참여자들은 민간 병의원에서 추가 검사를 권유하는 것이 과잉진료로 느껴진다는 것에 공감하였다.

“일반 혈액 검사는 2, 3만 원이면 할 수 있는데 요즘에는 10만 원 정도 더 내면 OOO 검사도 할 수 있는 게 있더라고요. 그런 거를 선생님이 권유하면 하게 되더라고요. 그거를 의원에서는 권유하더라고요. 보건소에서는 환자가 원하는 대로 해주고 권유하는 게 없잖아요.”

“그러니까 그게 과잉진료죠” (연구 참여자 I, 여자 64세, 연구 참여자 F, 여자 58세)

주제 5. 보건소 서비스 중단에 대한 이해와 불만

1)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진료서비스 중단을 이해

연구 참여자들은 보건소가 코로나19 유행기간 진료업무를 중단하거나 축소한 것에 대해 대체로 이해하고 있었다. 보건소가 코로나19 방역업무로 인력이 부족하여 진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으며 평소에도 보건소 인력이 부족했다고 하였다.

“보건소 측에서도 큰 병이 아닌 거를 관리한다고 문 여는 것도 그렇고 인력도 없고 부분적으로 양쪽을 관리할 수 없으니까 (진료를) 폐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제 지역도 폐쇄했는데 기본적으로 보건 인력이 많이 부족하니까요.” (연구 참여자 H, 남자 62세)

2) 보건소 진료서비스 중단에 대한 불만

참여자들은 보건소가 이용하기 편리하고 좋았는데 현재 보건소 진료 혜택을 받지 못해 불편하고 힘들다고 언급하였다. 한 참여자는 병의원은 진료를 계속하는데 보건소 진료서비스가 중단된 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불만을 표현하면서 신속히 보건소의 서비스가 재개되기를 희망하였다.

“진짜 돈 많은 사람들이 보건소 갈 일은 없잖아요. 다 성인들이 이용하는 기관인데 일반 개인 병원들도 진료를 하는 마당에 보건소만 유독 폐쇄하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병원도 폐쇄하던가, 왜 보건소만 편견을 두고 폐쇄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를 못 하겠어요.” (연구 참여자 A, 남자 54세)

연구 참여자들은 보건소의 진료 업무가 중단되고 보건소의 코로나19 유행이 길어지면서 보건소를 감염병 전담기관으로 생각하게 되었거나 친밀감이 낮아졌다고 하였다. 일부 참여자들은 “보건소가 폐쇄되었다”라는 용어를 쓰기도 하였다.

3. 향후 보건소 이용 의사

주제 6. 향후 보건소 이용 의사

1) 보건소를 다시 이용

초점그룹 인터뷰(FGI)에 참석한 4명의 만성질환자는 코로나19가 완화되어 보건소가 진료서비스를 재개하면 다시 보건소에서 만성질환 진료를 받을 것이라고 하였다.

“내과가 집에서 가까운데 오래됐으니까 보건소보다 열악해요. 오래됐고요. 그런데 동네 오래된 병원이고 내과니까 어르신이 많이 다니세요. (중략) 사람이 너무 많아서 두 번 다시 가겠나 싶더라고요. 무서웠어요. 다른 병원 찾으면 찾을 수 있겠지만 썩 내키지가 않고 다른 병원 가면 빨리빨리 진료하고 보내려고 하는 게 보이고 하니까 보건소가 저는 편해요.” (연구 참여자 D, 여자 65세)

2) 민간 병의원 이용하거나 결정 못 함

반면 현재 진료를 받는 병의원 의사를 선호하는 환자들은 보건소 대신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겠다고 하였다. 한 연구 참여자는 현재 진료를 받는 병의원 의사가 마음에 들어 다시 보건소에서 진료를 받을지 결정을 하지 못했다고 하였고, 다른 한 명은 의사가 친절하고 충분히 설명을 해 주어 보건소에서 이 병원으로 바꾸려고 생각한다고 하였다.

“이번에 바뀐 의사분이 마음에 들어서 아직 마음은 미온적이랄까, 그래요.” (연구 참여자 C, 여자 57세)

Ⅳ. 고찰

이 연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보건소에서 진료를 받았던 보건소 이용자가 코로나19 유행기간 동안 보건소의 진료서비스 중단・축소에 어떻게 대응하였고 무엇을 경험하였는지를 질적 연구 방법을 사용하여 탐색하였다.

첫째, 보건소 이용자들은 코로나19 유행기간 동안 보건소 서비스 중단・재개에 대한 정보 제공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느꼈다. 2015년의 메르스 유행과 달리 코로나19는 단기간에 유행이 종결되지 않았고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해서 나타나면서 유행양상이 변화하였기 때문에(안선희 외, 2022) 정부에서 보건소 진료 업무 재개 등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보건소 대응인력 사이의 원활한 소통이 부족했던 것과 같이(손행미, 양혜련, 박보현, 2021) 보건소와 보건소 이용자 사이의 의사소통 또한 충분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감염병 유행양상 변화와 지역 상황에 따라 제공하던 보건소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축소하더라도 변경되는 상황에 대한 안내를 적시에, 주기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 보건소의 진료 재개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보건소 이용자들은 민간 병의원에서 보건소의 진료서비스를 대체할 것 인지, 의료 이용을 중단하거나 지연하고 보건소의 진료 재개를 기다릴 것인지 각자 결정을 해야 했으며 이는 이후 의료 이용과 보건소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주었다.

둘째, 연구 참여자들은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처방약을 복용하기 위해 보건소 서비스를 대체할 민간 병의원을 찾아야 했지만, 의료기관으로의 이동에 대해 정보를 제공받거나 지원을 받지 못했고 스스로 진료받을 의료기관을 찾아야 했다. 한 참여자는 자신에게 맞는 병의원을 찾기 위해 두 번 의료기관을 변경해야 했다. 주치의가 없는 우리나라에서 보건소 이용자의 연계 의료 이용을 안내해 줄 주체가 누구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과정에서 보건소 이용자가 스스로 대체할 의료기관을 찾기 어려웠던 경험은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서 제공되는 정보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통적으로 보건의료서비스와 관련되어 강조된 커뮤니케이션은 “환자의 욕구, 가치, 선호를 반영하여 진료를 제공하는(이정선, 최만규, 2018)” 것이었다. 그러나 공중보건위기로 인해 서비스 공급 자체가 축소・중단되는 상황에서는 환자 의견의 반영이나 행태 변화 유인 보다 지속적인 의료서비스 접근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이때 제공되어야 할 정보는 단순히 서비스의 축소・중단 여부가 아니라 ‘단절 없는(seamless)’ 서비스를 위한 대체 가능한 공급자에 대한 정보이다. 예를 들어 방역으로 보건소 진료서비스가 중단될 경우 지역사회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과 관련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기존의 질환관리 정보를 연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보건소 진료 업무 중단 후 다수의 보건소 이용자들은 민간 병의원으로 이동하여 만성질환에 대한 진료를 받았으나 일부 환자들은 진료가 지연되거나 처방약 복용이 중단되었다. 이는 환자의 만성질환 병력, 사회경제적 위치, 의료기관에 대한 접근성, 선호하는 의료서비스 내용 등에 따라 보건소 진료서비스가 기계적으로 병의원의 진료서비스로 대체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고혈압,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은 질환 관리와 합병증 예방을 위해 진료의 연속성이 매우 중요하다.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기간 동안 기존 만성질환에 대해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아야 하며 환자가 임의로 처방약 복용을 중단하지 않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환자에게 강조하고 민간 병의원으로 이동하기 어려운 보건소 이용자를 위해서 감염병 유행 시 보건소의 진료업무를 최소한으로 유지하거나 비대면 진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넷째, 보건소에서 민간 병의원으로 이동한 보건소 이용자 중 일부는 민간 병의원의 서비스에 만족하였고 일부는 불만족하여 보건소에서 다시 진료받기를 희망하였다. 지역사회의 의료자원에 대한 접근성과 서비스의 질에 대한 만족 수준, 선호하는 의료서비스 내용 등에 따라 만성질환자의 보건소 서비스에 대한 욕구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류지아(2020)의 연구에서 저소득층이 진료 목적으로 보건소를 이용하고 본인에게 매우 필요한 기관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관련 연구가 충분하지 않아 보건소 이용을 선호하는 만성질환자의 특성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 연구에서 지역 주민들의 보건소 이용 욕구와 이용양상에는 사회경제적 위치를 비롯한 다양한 ‘접근성’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상황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본격화된 보건소 기능 개편 논의에 주는 함의가 있다. 보건소 기능 개편 논의의 중요한 주제 가운데 하나는 감염병 관리 기능은 강화하되, 대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진료 기능을 축소하자는 것이다(대한공공의학회, 2020; 김영택 외, 2022; 박선희, 이미선, 오유미, 2022). 의미 있는 방향성임에 분명하지만, ‘진료’라는 서비스의 대체 가능성만으로 접근할 경우 취약 인구집단에게 미충족 의료 수요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즉, ‘진료’라는 서비스 자체는 보건소와 동네의원 간 대체 가능하나 취약한 인구집단에게 보건소 진료 기능 축소는 거주지 인근에 민간 병・의원이 존재하느냐 여부와 관계없이 의료 이용의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보건소가 ‘지역보건의료기관’에 해당한다는 「지역보건법」 규정(제2조)도 생각해 볼 지점이다. 현장의 연계수준이 완전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보건소는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진료기능과 건강증진・돌봄기능을 아울러 가진 기관이다. 진료기능의 축소는 자칫 취약 인구집단에 꼭 필요한 서비스의 한 축을 무너뜨릴 개연성을 내포한다. ‘대도시-농어촌’과 같은 대체 가능한 의료기관의 존재 여부만으로 보건소 진료기능의 필요성을 논의하기보다 지역의 의료자원 취약성, 지역 내 취약 인구집단의 구조, 보건소 이용자의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겠다.

이 연구는 민간 병의원 등 의료자원이 풍부한 수도권 거주 보건소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수도권에 비해 의료기관이 부족한 다른 지역에 연구 결과를 적용하기에는 제한점이 있다.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2021년 12월 광주광역시 거주자를 대상으로 초점집단 인터뷰(FGI)를 하였으나 두 명의 연구 참여자들은 거주 지역 보건소에서 진료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고 4명의 연구 참여자들은 보건지소를 이용하여 분석 대상에 포함하지 못했다. 2021년 12월 대구광역시와 부산광역시에서 초점집단 인터뷰(FGI) 참여자를 모집하였으나 4차 유행이 본격화되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인터뷰 참여 의사를 밝혔던 만성질환자들이 감염을 우려하여 초점집단 인터뷰(FGI) 참여를 거절하였고, 최종적으로 2021년 9월 초점집단 인터뷰(FGI)에 참석한 9명의 수도권 보건소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 내용을 분석하였다. 이 연구 참여자가 병・의원에 대한 접근성이 비교적 높은 수도권 거주자이며 수도권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많았다는 점이 연구 결과 해석 시 고려되어야 한다. 보건소 진료서비스를 선호하는 이유에 대한 심층 분석과 지역사회 의료자원이 부족한 지역에서 거주하는 보건소 이용자들의 코로나19 유행기간의 경험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 연구는 코로나19 유행으로 보건소 진료서비스가 중단되거나 축소된 보건소 이용자의 팬데믹 기간의 경험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보건소 진료 중단・축소 후 일부 만성질환자들은 민간 병의원으로 이동하여 진료를 받았고 일부는 진료가 지연되거나 고지혈증 처방약의 복약순응도가 낮아졌다. 이러한 보건소 이용자들의 경험은 감염병 유행 등으로 보건의료기관 서비스가 중단・축소될 경우 만성질환자의 질환 관리가 중단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의료 이용을 지원하고 비대면 진료 등 대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3년 넘게 지속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대해 보건소 이용자의 관점에서 감염병 유행으로 만성질환 진료 기관을 변경해야 했던 만성질환자의 경험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올해(2023년) 5월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되었으나, 향후 공중보건위기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보건소 업무 복귀・변화에 따른 보건소 서비스 이용 변화를 포함한 다양한 측면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이 국민의 건강과 보건의료에 미친 영향을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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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knowledgement

이 논문은 박은자, 송은솔, 최슬기(2021)의 ‘의료서비스와 의약품 이용에 대한 코로나바이러스-19의 영향과 정책과제’(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질적 연구 자료를 사용하여 분석하였음. IRB No. 2021-049


투고일Submission Date
2023-04-27
수정일Revised Date
2023-07-26
게재확정일Accepted Date
2023-08-02

Health and
Social Welfare 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