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메뉴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지난호

제40권 제2호Vol.40, No.2

암환자의 개구충제 복용에 관한 대중의 태도: 온라인 뉴스 댓글 테마분석

Public Attitudes towards Fenbendazole Use in Cancer Patients: A Thematic Analysis of Online News Comments

Abstract

In the midst of a heated online controversy over fenbendazole use in cancer patients, this study aimed at understanding psychological mechanisms underlying the use of alternative medicine as well as features of the institutional environment fostering such controversies. We conducted a thematic analysis of 2,146 user comments on two most commented online news articles featuring people with diverging attitudes towards fenbendazole use. The three themes that comprised the highest proportions of these comments were “longing for a miracle” (18%), “the use of fenbendazole is understandable in the case of terminal cancer” (17%), and “distrust of professionals” (16%). The alleged evidence presented in comments supporting the use of fenbendazole in terminal cancer patients was mostly cases of improved patients (2.3%), followed by scientific evidence (0.9%) and expert opinion (0.4%). These results suggest that favorable public attitudes towards terminal cancer patients’ use of alternative medicine such as fenbendazole might stem from their desperate desire for miracle and survival and that the health care institution is a contributor to such controversies. Understanding the psychological mechanisms behind the use of alternative medicine in cancer patients has important implications for reconciling the discrepancy between health care professionals and patients in their attitudes towards alternative medicine as well as helping patients make better decisions. Aside from investing in research for evidence production, a greater societal effort is required to improve access to and understanding of medical evidence as well as to enhance the public’s trust of the medical institution.

keyword
FenbendazoleCancer PatientAlternative MedicineThematic Analysis

초록

이 연구는 암환자의 개구충제 복용을 둘러싼 논란의 시기 한가운데에서, 온라인 뉴스의 댓글을 통해 대중의 태도와 암 보완대체요법 이용에 긍정적인 태도를 낳는 심리적 기제를 이해하고자 하였다. 논란이 고조되었던 2019년 10~11월 중 댓글 수가 가장 많고 대조적인 입장을 다룬 두 온라인 뉴스에 달린 2,146개의 댓글을 대상으로 테마분석을 수행하였다.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세 개의 테마는 기적에 대한 열망(18%), “말기암이라면 그럴 수 있다(17%)”, 전문가 집단에 대한 불신(16%)이었다. 또한, 개구충제의 치료효과와 관련된 믿음의 바탕에는 호전된 사례, 즉 개인의 직・간접적 경험이 가장 많았고, 과학적 근거나 전문가의 의견은 가장 적었다. 암환자의 개구충제 복용은 말기암이라는 예외적이고 특수한 상황에서 기적에 대한 간절함, 죽음을 막고 싶은 절실함과 같은 심리적 기제로 이해할 수 있으며, 전문가집단에 대한 불신도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뉴스 댓글이라는 연구 자료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이러한 결과는 근거기반 의학의 이상과 대중의 태도라는 현실 사이의 현격한 차이를 드러낸다. 의학적 근거의 생산을 위한 투자 외에도, 근거에 대한 대중의 접근성 및 이해력 향상, 의료에 대한 신뢰 제고를 위해 더 많은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주요 용어
개구충제(펜벤다졸)암환자대체의료테마분석

Ⅰ. 서론

암환자가 표준치료법 외에 보완대체요법(이하 대체요법)을 시도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국외 연구에 따르면 대체요법 이용률이 50%에 달한다(Harris & Rees, 2000; Mao, Palmer, Healy, Desai, & Amsterdam, 2011; Molassiotis et al., 2005). 국내에서는 대체요법 이용률이 79%(Kim et al., 2004), 67%(Hwang et al., 2015), 28%(Kim et al., 2016)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암 대체요법이 흔히 사용되는 만큼 그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치료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가 충분하지 않고(Chong, 2006), 기존 치료법과 함께 사용했을 때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Seely & Oneschuk, 2008). 이에 따라 대체요법을 이용하는 환자의 의사결정 과정을 설명하기 위한 연구가 다수 수행되었는데, 선행 연구에서는 Andersen의 sociobehavioral model(Hildreth & Elman, 2007), theory of planned behavior(Ajzen, 2011), self-regulatory model(Bishop, Yardley, & Lewith, 2006) 등의 다양한 모형이 사용되었다. 일반적으로 대체요법에 대한 환자의 판단과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환자의 개인적 신념이나 가치, 정보의 신뢰성, 대체요법을 사용해 본 경험, 병의 진행 정도 등이 있으며(Broom, 2009; Truant & Bottorff, 1999), 이 중 병의 진행 정도가 암환자의 의사결정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Weeks, Balneaves, Paterson, & Verhoef, 2014). 그런데, 대체요법의 특성으로 인해, 관련 정보는 권위 있는 주류 매체들 밖에서 제한된 규모로, 당사자들 사이의 구전이나 상업적, 음성적인 경로로 유통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와 같은 정보 유통채널의 특성은 암 대체요법 정보의 신뢰성, 접근 편리성 및 현저성을 떨어뜨려 정보의 급격하고 광범위한 확산을 어렵게 만들었다. 그러나 최근 온라인 정보 및 소통 환경의 변화, 특히 일상이 된 유튜브와 소셜미디어 사용, 인터넷 포털의 뉴스 제공, 온라인 뉴스에 대한 댓글 달기 등은 암 대체요법 관련 정보의 확산과 대중의 인식에 중요한 변화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 연구는 최근 국내의 한 유튜브 채널에서 미국의 말기암 환자가 개구충제를 복용하여 완치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례를 소개한 직후 벌어진 인터넷상의 폭발적 반응과 논란에 주목하였다.

논란의 발단은 2019년 9월 3일 유튜브에 한국어로 업로드된 “말기암 환자 구충제로 극적 완치”라는 영상이었다(월드빌리지매거진TV, 2019). 이 유튜브 영상은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며,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다. 2019년 12월 기준 조회 수가 230만 회가 넘는 이 영상은 미국의 말기 소세포폐암 환자였던 조 티펜스가 개구충제를 복용 후 완치되었다는 내용과 함께 ‘의사들은 개구충제의 암치료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개구충제의 수익성이 떨어져 연구하지 않는다’라는 메시지까지 담고 있다. 게다가, 티펜스가 면역항암제인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 임상시험에서 완치판정을 받은 소세포암 환자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영상은 그가 임상시험을 통해 면역항암제를 동시에 복용했다는 사실을 강조해 다루지 않음으로써 마치 그의 완치가 개구충제로 인한 것이라는 인상을 준다. 이 영상의 여파로 인해 국내에서는 개구충제가 품절되는 사태까지 일어났다(김철중, 2019). 티펜스가 복용한 개구충제는 펜벤다졸fenbendazole로서, 국내에는 옴니쿠어, 해외에는 파나쿠어 등의 상품명으로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서 이 개구충제가 품절되자, 환자들이 정가보다 몇 배 높은 가격에 재판매되는 개구충제를 구매하거나 국외에서 직접 구매하는 일까지 일어났다. 또한, 같은 벤즈이미다졸 계열의 약물이자 사람 구충제인 메벤다졸과 알벤다졸까지 덩달아 매출이 증가하였다(이주영, 2019). 실제로 펜벤다졸의 국내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21% 이상 증가하였다(이현주, 2019). 펜벤다졸에 대한 인터넷상의 검색도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Google Trends’를 통해 2018년 12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fenbendazole’의 검색량을 조회한 결과(“fenbendazole-Explore-Google Trends,” 2019), 국내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검색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그림 1). 심지어 그 검색량은 개구충제 열풍의 촉매가 되었던 티펜스가 거주하는 미국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새창으로 보기
그림 1.

Fenbendazole의 국가별 검색 트렌드(2018년 12월~2019년 11월)

hswr-40-2-321-f001.tif

(Values are calculated on a scale from 0 to 100, where 100 is the location with the most popularity as a fraction of total searches in that location)

시기별 검색량을 살펴보더라도 유튜브 영상의 국내 파급 효과를 짐작할 수 있다(그림 2). 전 세계적으로는 2019년 5월에 최고점이 있었던 반면, 국내에서는 9월에 최고점이 관찰되었다. 5월의 최고점은 4월 27일 미국 오클라호마시에 기반을 둔 KOCO-TV의 방송과 4월 28일 영국의 타블로이드 신문사 Daily Mail의 보도 여파로 보인다. 반면, 국내에서 관찰된 9월의 최고점은 9월 3일 앞서 언급한 유튜브 영상의 영향으로, 뒤이어 나타난 11월의 고점은 연예인 김철민이 폐암 치료를 위해 펜벤다졸을 복용하기 시작한 후 근황을 공개한 것의 영향으로 보인다.

새창으로 보기
그림 2.

Fenbendazole의 시간별 검색 트렌드(2018년 12월~2019년 11월)

hswr-40-2-321-f002.tif

(Numbers represent search interest relative to the highest point on the chart for the given region and time)

이러한 폭발적인 관심 속에서 일부 암환자들은 펜벤다졸 복용 체험기를 자신의 유튜브 동영상으로 올리기도 하였고, 암환자가 만든 구매와 복용 방법에 관한 정보도 인터넷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는 잇따른 보도자료를 통해 치료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의 부재와 부작용 가능성을 들어 펜벤다졸 복용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지만, 여전히 일부 환자들은 복용을 계속하며 온라인상에 경과를 공유하고 소통하며 주변의 응원을 받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암환자의 개구충제 복용에 관한 대중의 태도를 파악하고, 이를 통하여 암 보완대체요법 이용에 긍정적인 태도를 낳는 심리적 기제와 이 사태가 발생한 제도적 환경을 이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러한 목적에서 이 연구는 개구충제 관련 온라인 뉴스 댓글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온라인 뉴스 댓글란은 대중이 이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의 장(Yang, 2008)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연구자료이다. 더욱이, 댓글은 단순히 대중의 생각을 반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온라인 뉴스 이용자의 상당수가 댓글을 함께 읽으며(Park, 2013), 댓글을 통해 추가적인 정보를 얻고(Lee & Sung, 2007) 현실의 여론을 추정한다고 보고했다(Lee & Jang, 2009), 온라인 뉴스 소비가 점차 증가하고, 온라인이 기존 건강 정보원을 대체하는 상황에서(오영삼 & 조영은, 2019), 댓글을 통해 형성된 토론이 암환자와 가족을 포함한 대중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충분히 있는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개구충제 관련 온라인 뉴스 댓글 분석을 통해 암 대체요법 이용에 대한 비전문가의 심리에 어떤 프레임들이 작용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더 나아가 대체요법이 비전문가에게 설득력을 갖는 근거들과 전문가들이 신뢰하는 근거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고자 하였다. 대체요법에 관한 대중의 태도를 이해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의료인과 환자가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밑거름이 될 뿐 아니라, 개구충제와 같이 효과와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은 대체요법의 유행 속에서 의료인들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이러한 임상적 수준의 함의 외에도, 이 연구는 암환자의 대체요법 이용을 둘러싼 사회 심리적, 제도적 환경을 진단함으로써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유사한 사례들에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장기적 과제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거시적 수준의 함의도 갖는다.

Ⅱ. 연구방법

1. 연구대상

연구대상은 포털 네이버에서 2019년 9월 21일부터 11월 6일까지 개구충제와 관련된 뉴스 기사 중 가장 댓글이 많았던 두 개 기사의 댓글이다(표 1). 네이버는 국내 방문자 수 1위인 포털이며, 뉴스 페이지 내에서 키워드를 검색하면 인링크 방식으로 뉴스를 제공하고 있다. 두 개 기사는 같은 언론사인 국민일보를 통해 보도되었지만, 기사가 다루는 내용은 큰 대조를 이루고 있다. 기사1은 펜벤다졸 복용 4주째에 접어들며 통증이 반으로 줄고 혈액검사도 정상으로 나온 연예인 김철민의 근황을 다루고 있다. 폐암 4기로 알려진 김철민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모험을 한 번 해볼까 합니다”라며 펜벤다졸로 암치료를 시도한다고 밝힌 상태였다. 반면 기사2는 펜벤다졸 복용을 반대하는 폐암 말기 환자 이건주의 인터뷰를 담고 있다. 이건주는 폐암 환자의 절박한 심정은 이해한다면서도 펜벤다졸 복용을 “정말 확률이 낮은 도박”이라며 반대했고, 면역항암제가 건강보험을 적용받기 어려운 현실을 언급하며 의료체계를 개선해 달라 호소하였다. 즉, 두 기사 모두 폐암 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기사1은 펜벤다졸 복용에 대해 긍정적 또는 우호적인 입장을, 기사 2는 부정적 또는 회의적인 입장을 다루었다. 내용상 큰 대조를 이루는 동시에, 댓글 수도 가장 많아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두 기사에 달린 댓글을 연구의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2019년 11월 6일, Python을 이용한 크롤링 기법을 통해 작성자/관리자 삭제된 댓글들을 제외하고 각각 1,296개(기사 1)와 850개(기사 2)의 댓글을 수집하여, 총 2,146개의 댓글을 분석하였다.

새창으로 보기
표 1.
연구대상 뉴스와 댓글수
기사 언론사 날짜 뉴스 제목 댓글수 기사의 입장
기사1 국민일보 2019년 10월28일 “통증 반으로 줄었다” 김철민, 펜벤다졸 복용 후 근황 공개 1,296 개구충제에 긍정적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05&aid=0001253440&sid1=001
기사2 국민일보 2019년 11월1일 “오죽하면 개구충제 찾겠냐만⋯” 폐암환자에게 펜벤다졸 물어보니 850 개구충제에 부정적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5&aid=0001254806

2. 자료수집

2,146개의 댓글들은 Python을 이용한 크롤링 기법을 통해 수집하였고, 이 과정에서 selenium과 BeautifulSoup 모듈을 이용하였다. Python 코딩은 크게 4단계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는 각종 모듈과 크롬드라이버를 불러오고 입력된 URL을 여는 것이다. 두 번째는 계속 스크롤 해야 페이지가 넘어가는 특성이 있어, 댓글 페이지를 끝까지 불러오는 것이다. 세 번째는 댓글 페이지에서 댓글에 해당하는 정보만 크롤링한 뒤, 텍스트로 추출하는 것이다. 네 번째는 추출된 데이터를 .csv 파일로 저장하는 것이다. 이렇게 완성된 코딩에 댓글 페이지의 URL을 입력하면 .csv 파일로 댓글의 내용이 저장되었다.

3. 테마분석

본 연구는 상황 설명적 자료 분석 방법인 테마분석을 통해 댓글에 반영된 대중의 심리를 보다 폭넓게 파악하고자 하였다. 테마분석은 주어진 데이터 내부의 패턴을 분석하기 위한 질적 연구방법을 뜻하며 Braun과 Clarke이 제안하는 다음의 6가지 단계를 통해 진행하였다(Braun & Clarke, 2006). 첫 번째로, 전체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그 안에서 발견되는 패턴을 확인하고 기록한다. 두 번째로, 데이터 해석의 가장 기본단위인 코드를 생성한다. 세 번째로, 코드들을 종합해 테마를 설정한다. 네 번째로, 처음 설정했던 테마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테마들을 합치거나, 더 세분화한다. 이 작업은 테마들이 일관성을 만족할 때까지 반복한다. 다섯 번째로, 테마들이 의미를 잘 드러내도록 수정한다. 마지막으로 테마를 가장 잘 표현하는 예시를 들면서 논지를 강화한다. 이 모든 과정에서는 연구자의 선택과 결정이 중요하며, 연구자에 따라 연구의 질이 향상될 수도, 저하될 수도 있다. 그 때문에 Braun과 Clarke의 논문에서 제시하는 체크리스트를 통해 분석의 질을 검토하는 과정을 거쳤다.

테마분석은 인터뷰나 댓글과 같이 의견이 제시된 데이터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본 연구에 적합하다. 수많은 의견 속에서도 계속해서 반복되는 패턴들을 찾아낸다면, 사람들의 생각을 체계적으로 분류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보건의료 분야에서 관련 정책이나 사건에 대한 대중의 반응을 분석하기 위해 테마분석이 사용되고 있다. 기존 연구를 보면, 모유 수유 인센티브 정책에 대한 13개 기사의 3,373개 댓글을 분석하여 9개의 테마를 설정했고(Giles, Holmes, McColl, Sniehotta, & Adams, 2015), 임산부의 흡연에 대한 124개 기사의 2,416개 댓글을 분석해 7개의 프레임을 생성했다(Carroll & Freeman, 2016). 이렇게 설정된 테마를 통해 사람들이 정책이나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을 파악할 수 있고, 이는 다시 정책 결정에 유용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

본 연구는 2개 기사의 2,146개의 댓글에서 출발하여 13개의 테마와 최종 네 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하였다. 각각의 테마가 전체 댓글에서 비율과 함께 해당 테마를 가장 잘 표현하는 예시 댓글을 제시하였다. 하나의 댓글에 복수의 테마가 포함된 경우엔 중복을 허용해 총 2,277개의 개별 코드로 집계하였다. 추가적으로, 대조를 이루는 두 기사 사이 테마의 비율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았고, 각각의 기사가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암환자에 대한 응원 또는 비난 댓글의 빈도도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댓글 작성자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어떤 이유 및 근거를 제시하는지 파악하여, 대중에게 가 닿는 근거와 전문가가 신뢰하는 근거를 비교하였다.

Ⅲ. 연구결과

개구충제에 대한 찬반 비율을 살펴보면, 찬성이 82.2%로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반대 8.4%, 중립 1.4%였으며, 기타 8%를 차지했다. 기사별로는 찬성의 비율이 기사1에서 83%, 기사2에서 81%로 큰 차이가 없었다. <표 2>는 댓글에 대한 테마분석의 주요 결과를 보여준다. 13개의 테마를 크게 네 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하고, 각각의 예시 댓글과 비율을 제시하였다. 네 개의 카테고리 중에서는 “개구충제 괜찮다”가 45%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였고, “의료체계에 대한 반감”이 21%로 두 번째로 큰 비율을 나타냈다. 다음으로, 개구충제 열풍 상황에서의 “전문가 집단의 역할 제시” 카테고리 비율은 15%였고, “개구충제 안된다” 카테고리는 가장 낮은 8%를 차지했다. 13개의 테마 수준에서는 “기적에 대한 열망”이 18%, “말기 암이라면 그럴 수 있다”가 17%, “전문가 집단에 대한 불신”이 16%로, 이 상위 3개의 테마가 절반이 넘는 비율을 차지하였다. 그 뒤를 이어 “치료 효과에 대한 믿음”과 “복용을 막지는 말아야 한다”가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새창으로 보기
표 2.

테마분석 결과

카테고리 테마 예시 비율
“개구충제 괜찮다” 1 기적에 대한 열망 기적을 기다립니다. 간절히...!!! 18% 45%
2 말기암이라면 그럴 수 있다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다면 한번 먹어본다 17%
3 치료효과에 대한 믿음 난 펜벤다졸이 효과가 있다고 단언하는 편이다 10%
의료체계에 대한 반감 4 전문가 집단에 대한 불신 의학계의 이익 때문에 의학계 전체가 쉬쉬하고 절대 허용안하고 있는건지도 몰라 16% 21%
5 기존 항암치료의 한계 그냥 항암제는 부작용이 없나? 온갖부작용 다있고 엄청 비싸고 5%
전문가 집단의 역할 제시 6 복용을 막지는 말아야 한다 국가가 웬 참견이냐 자유다 내비둬라 7% 15%
7 치료효과를 밝혀내야 한다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임상실험을 하는게 어떨까 4%
8 근거 없는 약을 권고할 수 없다 국가에서 확인되지도 않은 민간요법 수준인 약을 권장할 수는 없지. 2%
9 항암치료 제도 개선해야 한다 면역항암제를 하루빨리 암환자에게 보험 적용해줘라. 그러면 사람들이 펜벤다졸보다 면역항암제부터 선택하겠지... 2%
“개구충제 안된다” 10 과학적 근거의 부재 인증되지 않은 약에 현혹되지 맙시다 4% 8%
11 개구충제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 그 약 먹었는데, 통증이 훨씬 더 커지고, 더 빨리 사망하면 어쩔건데? 1%
12 치료효과에 대한 의구심 구충제 먹으면서 기대감으로 인한 일시적 호전 2%
13 의료체계에 대한 신뢰 항암치료만이 암을 완치하는 유일한 길인데 1%
기타 - - - 10% 10%

아래에서는 테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예시 댓글과 함께 그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댓글 내의 문법이나 맞춤법 오류는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제시하였다.

1. 카테고리 1: “개구충제 괜찮다”

가장 높은 비율(45%)을 차지하고 있는 카테고리1에는 개구충제를 복용해도 괜찮다는 3개의 테마가 포함되어 있으며, 비율이 높은 순서대로 보면 기적에 대한 열망(테마1), 말기암이라면 그럴 수 있다(테마2), 그리고 치료효과에 대한 믿음(테마3)이다.

가. 테마1: 기적에 대한 열망

테마1은 개구충제를 먹고 나으면 좋겠다는 희망, 응원, 기대를 의미한다. 뾰족한 치료가 없는 말기암 환자들이 개구충제라도 먹고 완치되는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열망이 담겨 있다.

“꼭 나아서 암환자분들에게 희망이 되길 ㅠ_ㅠ⋯!”

“기적을 기다립니다. 간절히...!!!”

나. 테마2: 말기암이라면 그럴 수 있다

테마2는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말기암 환자들이 개구충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심정에 대한 공감을 의미한다. 밑져야 본전인 상황에서 무모한 도전을 감내하는 심정과, 지푸라기도 잡고 싶은 절박한 심정을 호소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우려하는 부작용이 말기암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뭔들 못먹겠나? 이래도죽고 저래도 죽는다면 한번 먹어보는거지 뭐”

“말기암 환자들에게는 하루하루가 아쉬운데 더 이상 지체할 수가 없다. 그들도 안다. 부작용이 심하게 올 수도 있다는것을. 그래도 암만 잡을 수 있다면 살 수 있다면 그 모든걸 감내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갈지 내일 갈지 모르는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하는데까진 해봐야지”

“죽음보다 무서운 부작용이 있나 뭐든 시도해봐야지”

다. 테마3: 치료효과에 대한 믿음

테마3은 개구충제가 실제로 효과가 있을 것이란 믿음으로, 댓글 작성자들은 치료 사례, 유튜브, 뉴스, 논문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신의 믿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난 펜벤다졸이 효과기 있다고 단언하는 편이다. 대체적으로 후기의 공통점이 많다. 첫째 통증이 준다 둘째 식욕이 증가한다 셋째 출혈이 줄어든다 등이다. 물론 혈액수치가 좋아지는건 거의 동일하다. 그러나 그에 반해 부정적인 후기는 매우 드물다.”

“정말 편견없이 효과 및 기능을 확인해보기 위해 네이처 논문을 봤는데, 기생충을 죽이는 작동방식은 간단하게 세포에게 당공급을 줄여서 번식 제한하고 사멸을 유도합니다. 암세포도 일종의 콜로니(군체)를 이루고 무한증식을 위해 당이 많이 필요한데. 우연이겠지만 둘의 공통점은 당이 많이 필요하는것이고 펜벤다졸이 당공급을 억제한다는점이겠지요.”

“강아지 구충제 먹는다고 무슨 사이비 치료법에 매달린다고 생각하지 마라, 논문도 있고, 사람들을 통해 어느 정도 입증되었기 때문에 먹는거지, 그냥 무작정 달려드는것 아니다”

“비아그라도 원래는 심장 질환 개선을 위해 만들기 시작하다 발기부전에 막강한 효능을 보여 발기부전 치료제로 바뀐 예시다. 저거도 미처 발견못한 효능이 나온거일수도 있지 않나?”

2. 카테고리2: 전문가 집단과 의료체계에 대한 반감

두 번째로 높은 비율(21%)을 차지하는 카테고리2는 의료체계에 대한 반감을 나타내는 2개의 테마를 포함한다. 의료체계에 대한 반감의 대상은 신뢰하기 어려운 전문가 집단(테마4)와 한계가 많은 기존 항암치료(테마5)의 두 가지로 크게 구성되었다.

가. 테마4: 전문가 집단에 대한 불신

테마4는 의사, 약사, 병원, 제약회사, 식품의약품안전처, 정부 등 전문가 집단을 향한 노골적인 불신이다. 전문가 집단을 향한 불신은 전문가들이 이익 추구를 위해 개구충제가 효과가 있는데도 그 사실을 의도적으로 은폐한다는 음모론적 주장과 그들은 믿을 수 없는 집단이라는 반감의 형태로 나타난다.

“당뇨병과 암은 완치 될수있는 약이 나올수도 없고 나와서도 안된다는 말을 들었다. 저 두가지 병이 완치 가능한 약이 나오게 되면 전세계 대학병원급 대형병원들의 90%가 망한다고 들었다. 그리고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가만 놔두질 안는다고 들었음. 결국 나와서도 안돼고 새로은 질병이 나오기 까지 절대 완치가 없다고 들었음.”

“의학계의 잇권 때문에 의학계 전체가 쉬쉬하고 절대 허용안하고 있는건지도 몰라”

“의사들 말 반대로 하면 된다.”

나. 테마5: 기존 항암치료의 한계

테마5는 기존 암 치료법의 한계를 꼬집으며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원론적인 입장에 대한 반박이다. 기존 암 치료법의 효과가 확실하지 않다는 점, 부작용이 심하다는 점,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 등이 반박의 이유로 제시되었다.

“신약이 비싼건 둘째치고 임상실험을 완료했다고한들 모든사람에게 완벽한 효과가 있는것도 아니고 이또한 확률이 좀더 높다뿐인데 시간도 돈도 없는 암말기 환자들이 거기에 매달려있기엔 효율성이 떨어져도 너무떨어짐..”

“그냥 항암제는 부작용이 없나? 온갖부작용 다있고 엄청 비싸고..”

“어차피 항암치료도 부작용은 심각합니다..항암치료 부작용 정말 심해요..말로 다 하기엔 눈으로 보아왔던 사람이라 가슴이 무너져내려서..”

“1억원짜리 항암신약 구할돈 없이 죽어갈 바에는 강아지 구충제라도 먹겠다”

3. 카테고리3: 전문가 집단과 국가의 역할

세 번째로 큰 비율을 차지한 카테고리3은 개구충제 열풍 속에서 대중이 생각하는 전문가 집단의 역할을 포괄한다. 전문가 집단의 역할에 대해서는, 개구충제 복용을 막을 권한이 없다(테마6), 직접 개구충제의 치료효과를 밝혀야 한다(테마7), 근거 없는 약을 권할 수 없다(테마8), 항암치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테마9)는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었다. 특히 복용을 막지는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7%로 가장 많이 제시되었다.

가. 테마6: 복용을 막지는 말아야 한다

약을 먹고 안 먹고는 개인의 자유이기 때문에 막지는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여기서 개인의 자유는 복용의 행위를 넘어서, 희망을 꿈꾸는 행위로까지 확장되기도 한다.

“적어도 먹지 못하게 막는건 아닌 것 같습니다. 다 자의로 하는 것을.”

“폐암4기면 뭔가라도 해보고싶은거겠죠 살수있다면 그런데 그걸 막을 권리는 국가에게 없습니다.”

나. 테마7: 치료효과를 밝혀내야 한다

전문가의 역할은 개구충제를 막을 것이 아니라 개구충제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밝혀내는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번기회에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임상실험을 하는게 어떨까 합니다.”

“무조건 말리기보단 공적인 실험과 연구를 병행해라.”

“그럼 국가가 나서서 임상실험을 검증하라”

다. 테마8: 근거 없는 약을 권고할 수 없다

전문가 집단이 개구충제 복용을 자제하라는 것은 당연한 조치이고, 그것이 그들의 역할이라는 의견이다.

“그럼 식약처에서 <네. 복용하세요>라고 말해야합니까? 지금까지 현재 임상실험도 안된상태면 복용하지 마라고 하는 건 당연한 거지. 사람은 어떤상황에서도 이성잃지 말고 제발 공정하고 합리적인 사고를 가지는 게 중요하다.”

“이성적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 물론 말기암 환자라면 당연히 먹어보겠지만 식약처 입장에서는 확인이 되지 않았으니 자제하라고 말할 수 밖에 없지. 상식적으로 식약처가 나서서 먹어도 된다고 독려하겠나?”

라. 테마9: 항암치료 제도 개선해야 한다

치료비가 비싸 치료받지 못하는 의료현실을 꼬집으며 보험제도에 대한 개선을 요구한다. 이러한 주장은 면역항암치료에 대한 보험적용을 호소하는 기사2 내용 및 논조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정말이기 저 분 말대로 펜벤다졸이 문제가 아니라 면역항암제를 하루빨리 암환자에게 보험 적용해줘라. 그러면 사람들이 펜벤다졸보다 면역항암제부터 선택하겠지...”

“보험적용 합리적으로 좀하자 면역항암 조건부보험이네돈없으면 그냥 죽어란건가”

4. 카테고리4: “개구충제 안된다”

가장 낮은 비율을 차지하는 카테고리4는 개구충제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반영하는 테마들로 구성되어 있다. 과학적 근거의 부재(테마10)가 가장 높은 빈도로 나타났고, 부작용에 대한 우려(테마11), 치료효과에 대한 의구심(테마12), 의료체계에 대한 신뢰(테마13) 등이 1~2%로 나타났다.

가. 테마10: 과학적 근거의 부재

이 테마는 개구충제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복용을 자제하라는 전문가들의 입장과 결을 같이 한다.

“저도 10년째 암과 싸우고 있지만 무모한 행동은 하지 않습니다. 제발 암환우 여러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저역시 느끼지만 인증되지 않은 약에 현혹되지 맙시다.”

“시대가 어떤시대인데 아직도 저런근거 없는 행동을 하고 또 그걸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냐...”

“비슷한 성분의 약이 이미 5가지나 출시되어 있다는데 임상실험에서 입증되지도 않은 약을 복용하는건 1%의 사례를 맹신하는것과 다를게 없음.”

나. 테마11: 개구충제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

테마11은 개구충제를 먹었다가 혹시나 잘못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과, 개구충제를 권고하는 사람들에 대한 반발을 포함한다. 테마10과 마찬가지로 테마11은 전문가 사이에서의 주류 의견과 일치한다.

“그 약 먹었는데, 통증이 훨씬 더 커지고, 더 빨리 사망하면 어쩔껀데? 나아지거나 최소한 그대로일 거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는 거잖아. 뭔 암 말기인데 뭔들 못하냐 타령이냐. 그러면 시한부 인생들은 더 큰 고통이 확실시되는 거라도 어차피 죽을 인생이니까 할래? 더 고통스럽고, 더 빨리 죽을 가능성이 훨씬 높더라도?”

다. 테마12: 치료효과에 대한 의구심

테마12는 개구충제를 먹고 상태가 호전되었다는 후기들의 신빙성에 대한 의문을 포함한다.

“항암치료도 하고.있잖아요. 통증 감소가 개 구충제 때문이라고 할수 있을까요?”

“구충제 먹으면서 기대감으로인한 일시적 호전으로 느끼는거다. 의학적으로 호전이 아니다”

라. 테마13: 의료체계에 대한 신뢰

테마13은 현존하는 항암치료가 개구충제보다는 더 낫다는 의견으로, 의료체계에 대한 신뢰를 반영한다.

“파클리 탁셀이 흔히 알고 있는 탁솔이고, 거의 똑같은 약리기전에 흡수율, 생체이용률, 효과, 안정성 모두 개 구충제 따위랑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데 굳이 왜 저런 걸 먹냐?”

기사의 내용에 따라 사람들의 반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기 위해 기사별 테마의 비율을 분석했다(그림 3).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첫 번째 테마인 “기적에 대한 열망(테마1)”이다. 테마1은 개구충제를 먹고 나으면 좋겠다는 희망, 응원, 기대를 반영하는데, 그 비율은 기사1(27.5%)이 기사2(4.0%)에 비해 7배 가까이 높았다. 한편, “기존 항암치료의 한계(테마5)”와 “항암치료 제도 개선해야 한다(테마9)”는 기사2에서 매우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두 테마는 전혀 동떨어진 것이 아니고, 문제가 있으니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하나의 맥락으로 이어져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제도 개선에 대한 의견은 기사2에서만 관찰되었는데, 이는 기사2가 보험제도에 대한 문제의식을 다루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테마9에 있어 기사1와 기사2에 달린 댓글의 극명한 차이는 기사의 보도내용이 사람들의 인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기사에 따라 환자를 직접적으로 응원하거나 비난하는 댓글 수가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하였을 때, 기사1에서는 환자를 향한 응원(334개)이 비난(6개)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반면, 기사2에서는 환자를 향한 비난(60개)이 응원(9개)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새창으로 보기
그림 3.
기사별 테마의 비율 비교
hswr-40-2-321-f003.tif

마지막으로 댓글 작성자들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어떤 근거나 이유를 제시하는지 분석하였는데, 근거나 이유를 하나라도 제시한 경우는 7.5%였고, 그중에서도 ‘호전 사례’가 2.3%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그림 4). ‘호전 사례’는 실제로 개구충제 복용 후 좋아진 개별적 사례들로, “복용영상에 펜벤다졸 요법으로 증상이 호전됐다는 댓글 많습니다”, “저약먹고 말기암 환자들이 나은사람이 수두룩 하다는것” 등이 호전 사례를 활용한 주장의 예시에 해당한다. 뒤를 이어 세 가지 종류의 이유가 비슷한 정도로 제시되었다. “사람도 동물”이므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의견이 다음으로 많았고(1.3%), 유튜브 콘텐츠나 뉴스 보도 등의 미디어 내용도 근거로 제시되었다(1.3%). 비아그라처럼 치료 효과가 우연히 발견된 약물도 개구충제도 치료 효과에 대한 가능성을 믿는 이유로 사용되었다(1.2%).

새창으로 보기
그림 4.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시된 이유 또는 근거
hswr-40-2-321-f004.tif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거나 전문가를 인용하는 비율은 가장 낮았으며, 둘을 합쳐봐도 다른 범주의 이유를 제시한 비율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과학적 근거’로는 논문이나 약의 작용기전 등이 제시되었고(0.9%), ‘전문가’로는 의사나 수의사의 의견이 인용되었다(0.4%).

Ⅳ. 논의

암환자의 개구충제 복용에 관한 온라인 뉴스 댓글의 테마분석 결과는 찬성과 반대의 주요 입장을 비롯해 전문가와 의료체계, 국가에 대한 불신과 기대를 보여주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3개의 테마는 “기적에 대한 열망(18%)”, “말기암이라면 그럴 수 있다(17%)”, “전문가 집단에 대한 불신(16%)”이었다. 이어지는 논의에서는 먼저 연구결과의 주요 내용인 대체요법 이용에 긍정적인 태도와 관련된 심리적 기제를 고찰하고자 한다. 다음으로는, 연구결과에서 특히 중요하게 드러난 전문가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댓글에서 가장 많이 대체요법 찬성의 이유로 제시된 ‘호전 사례’와 관련하여, 대체요법이 대중 사이에서 발휘하는 설득의 힘을 고찰하고자 한다.

개구충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카테고리1은 전체 댓글 중에서 절반 정도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고, 기적에 대한 열망(18%), 말기암 상황의 특수성(17%), 치료효과에 대한 믿음(10%) 테마를 포함한다(표 1). 이러한 결과는 말기암이라는 특수한 상황과 관련되어 있는데, 여기서 작동하는 심리적 기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말기암 환자가 채택하는 프레임의 효과로 설명하는 방식이다. Kahneman과 Tversky의 전망이론은 상황을 바라보는 프레임에 따라 선택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Kahneman & Tversky, 1979; Tversky & Kahneman, 1981). 프레임 효과를 이 연구에 적용시켜 보면, 말기암 환자는 손실 프레임(예: 기존 치료를 유지한다면 1년 뒤에 죽는다. 기존 치료를 중단하고 개구충제를 복용한다면 희박한 확률이지만 죽지 않을 수 있다)을 갖기 쉬운 반면에 전문가는 이익 프레임(예: 기존 치료를 유지한다면 1년을 더 살 수 있다. 기존 치료를 중단하고 개구충제를 복용한다면 부작용으로 인해 1년을 채 살지 못할 수 있다) 을 갖기 쉽다. 전문가들이 채택하는 이익 프레임을 통해 상황을 보면, 안전하게 기존 치료를 유지해서 1년이라도 더 사는 것이 개구충제 복용의 급성 부작용을 감수하는 것보다 합리적이다. 아직 개구충제의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작용의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전문가가 부작용을 우려하며 복용을 자제하라는 이유이다. 하지만 손실 프레임으로 같은 상황을 다시 보면, 합리적인 선택은 달라질 수 있다. 개구충제를 복용하면 부작용으로 더 빨리 사망할 수 있지만, 낮은 확률이나마 죽음을 온전히 피할 수 있다는 희망에 그 위험을 기꺼이 감당하는 것이다(이른바 “밑져야 본전이다” 심리).

둘째, 손실 프레임 개념을 더 확장하여 한계가치(marginal value) 관점에서 설명하는 방식이다. 말기 암환자에게 손실은 건강한 사람의 것과는 달리 훨씬 더 큰 무게감을 가진다(Winter & Parker, 2007). 사람들은 절대적인 차이보다는 상대적인 변화에 더 민감한데(Verma, Razak, & Detsky, 2014), 임박한 손실이 이미 너무나도 큰 말기암 환자에게는, 부작용 등의 추가적인 손실이 갖는 한계가치의 감소가 매우 작다는 것이다. 테마2에 해당하는 댓글 중에 “말기암 환자에게 부작용이 의미가 없다”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을 만큼 절실하다”는 내용은 이런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셋째,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 전략의 관점에서 설명하는 방식이다. 의료적 개입의 효과가 불확실할 때, 사람들은 위험요인은 그대로 둔 채 내적 긴장이나 부조화를 완화하는 방어적인 대응 전략을 취한다(Scherer et al., 2018). 따라서, 테마 1에서 나타난 기적에 대한 열망 혹은 희망(hope)의 태도는 개구충제의 치료효과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그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방어적 대응 전략의 결과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사람들은 확률이 희박하지만 이득이 큰 경우에 더 간절히 기적을 바라는, 즉 희망(hope)의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Chew & Ho, 1994). 이에 비추어 보면, 환자를 응원하는 댓글이 기사2에서보다 기사1에서 압도적으로 더 많았던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기사1의 댓글에서 개구충제를 복용하는 환자를 향한 응원은 곧 기적을 향한 응원으로 보인다. 기사2에서 옹호하는 표준치료를 통해 낫는 것보다, 기사1에서 옹호하는 개구충제를 먹고 기적처럼 완치하길 더 큰마음으로 바라게 되는 것이다.

암환자가 대체요법 이용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심리를 설명하는 위의 방식들은 의료인의 역할에 대한 시사점을 갖는다. Verma, Razak, Detsky(2014)는 생존 기간이라는 이익과, 죽음이라는 손실의 두 가지 프레임을 모두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환자를 각각의 프레임에 내재하는 편향에 모두 노출시키고, 환자 스스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되돌아볼 수 있게 돕는다면, 환자는 더 나은 선택을 내릴 것이다. Kahneman과 Tversky는 이 선택의 결과 때문에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지 질문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한다(Tversky & Kahneman, 1981). 많이 후회하고 안타까울지, 아니면 미련 없을지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많은 환자와 가족은 더 많은 정보를 알았더라면 실제 선택과는 다른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 여긴다(Davison, 2010). 개구충제 복용을 바라보는 프레임의 차이와 그 함의를 투명하게 보여준다면, 어쩌면 의학적으로 더 바람직한 선택으로, 또는 환자들이 후회하지 않을 선택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의료인은 비전문가가 대체요법에 대해서 희망의 태도를 취하는 심리를 이해한 후, 환자를 상담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러한 상담이 이루어지기 위한 시간과 문화가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이 연구의 결과는 또한 거시적 맥락에서, 개구충제 복용과 같은 대체요법이 지속적으로 대중의 주목과 지지를 받는 토양을 성찰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의료체계에 대한 반감을 나타내는 카테고리2에서는 전문가 집단과 기존 표준치료에 대한 불신이 드러났고, 해당 카테고리는 카테고리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율(21%)을 차지했다(표 2). 특히 전문가 집단에 대한 불신(테마4)은 16%에 달했으며, 여기에는 복용을 권장할 수 없다고 발표한 의료 당국에 대한 반발심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막을 이유가 없어 보이는 약을 굳이 막는 데는 숨겨진 속내가 있으리란 의심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심의 고리는 국내 개구충제 열풍의 시작점이 되었던 유튜브 영상에도 담겨있다. 한편 기존 항암치료에 대한 불만(테마5)은 5%에 달했으며, 부작용, 치료효과나 비용 등이 한계로 지적되었다. 사실 기존 치료에 대한 불만은 더 나은 치료에 대한 바람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부작용이 덜 하고, 효과도 좋고, 비용도 부담되지 않는 그런 치료가 언젠가는 개발되길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전까진 개구충제와 같이 일견 획기적으로 보이는 대체요법을 찾게 되는 상황이 반복될지 모른다.

이 연구의 결과에서 특히 중요하게 드러난 지점 중의 하나는 의료 전문가 집단의 역할에 관한 것이다. 전문가 집단의 역할을 제시하는 카테고리3은 네 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었고, 빈도 순서대로 막을 권한이 없다(7%), 직접 효과를 밝혀야한다(4%), 근거 없는 약을 권할 수 없다(2%),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2%)였다(표 2). 이 네 개의 테마는 대중이 전문가에게 어떤 역할을 기대하는지 보여준다. 실제로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판매중지 취소해주세요’, ‘임상실험 진행해주세요’ 등의 청원 글이 올라와 있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의 의견은 어떨까? 공식적으로 전문가 단체에서는 근거 없는 약을 권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대한의사협회는 “항암효과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없으며 안전성도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복용을 권장할 수 없다”고 발표하였고(대한의사협회, 2019), 대한약사회는 “암을 치료할 목적으로 동물용의약품으로 허가된 제품을 임의로 복용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약사회, 2019).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한암학회도 “암환자에게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발표하였다(식품의약품안전처, 2019). 이러한 전문가 의견은 테마8의 내용과 상응한다. 하지만 동시에 개구충제 복용에 대한 전문가 개인의 다양한 의견이 기사를 통해 나오기도 했다. 예를 들어, 말기 암환자들에게 “먹지 말라고 하지 말고, 안전하게 먹도록 도와주자”는 의견이 있었다(강윤희, 2019). 주기적인 간기능 및 혈액검사를 통해 환자가 안전하게 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견은 전문가들에게 권위적인 조언가 대신 묵묵한 조력자의 역할을 제시하면서, 환자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는 테마6과 결을 같이 한다. 또한 펜벤다졸의 가격이 낮아 임상시험의 동기가 낮은 상황을 안타까워하면서 “정부나 공공의료기관이 임상시험의 스폰서가 되는 것을 제안”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강건욱, 2019). 이러한 입장은 전문가가 직접 효과를 밝히길 촉구하는 테마7과 조응한다. 이러한 일부 전문가의 의견은 대중의 기대를 어느 정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정리하자면, 대부분의 전문가 단체에서는 권장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안전한 복용을 도와줘야 한다거나 임상시험을 본격적으로 진행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복용 환자들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전하고 있었다. 비록 합의점은 없을지라도, 대중의 태도와 기대, 요구를 이해하고 그에 적절하게 반응하는 것은 전문가와 대중 사이에서 효과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기 위한 전제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체요법 사용을 정당화하기 위해 대중이 언급하는 이유에 대해 고찰하고자 한다. 실제로 기사2에 달린 한 댓글에서 네티즌은 “강아지 구충제 먹는다고 무슨 사이비 치료법에 매달린다고 생각하지 마라, 논문도 있고, 사람들을 통해 어느 정도 입증되었기 때문에 먹는거지, 그냥 무작정 달려드는것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테마분석 결과, 댓글에서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구체적인 이유를 제시한 경우는 7.5%였고, 그중에서도 개구충제 복용 후 호전된 사례를 활용한 경우가 2.3%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 반면 과학적 근거(0.9%)나 전문가(0.4%)를 인용하는 비율은 가장 작았다(그림 4). 이를 통해 대중에게는 직・간접적 경험이 강력한 믿음의 근거로 작용함을 알 수 있다. 비슷한 논의는 대체의학이 지닌 설득의 힘을 다룬 논문에서도 찾을 수 있다. 대체의학은 추상적인 통계나 수치 대신 경험이라는 근거를 통해 실제 삶의 언어로 사람들에게 다가간다(Kaptchuk & Eisenberg, 1998). 개구충제를 먹고 완치된 조 티펜스는 그 자체로 살아있는 숨 쉬는 증거이며, 그 어떤 임상시험 결과보다도 환자들에게 더 강력하게 다가갔을 것이다. 여기에 완치된 후 손주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는 그 효과를 더욱 가중시켰을 것이다.

반면 표준의학에서 전문가가 가장 신뢰하는 근거는 엄격하게 통제된 임상시험 결과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한암학회는 보도문을 통해 모든 의약품은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국립암센터는 기존 연구 문헌을 토대로 고찰했을 때, 항암 신약으로서의 펜벤다졸의 효용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없으므로 펜벤다졸의 항암효과와 관련해 국립암센터 임상시험 추진이 불가능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하나의 약이 허가되기 위해서는 매우 엄격한 검증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정말 효과는 있는 것인지, 혹시 모를 부작용은 없는지 등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철저한 실험을 통해 밝혀져야 한다. 누군가 치료된 사례가 있거나, 동물 실험에서 효과가 있다고 해서 바로 약으로 허가될 수는 없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임상시험조차 이뤄지지 않은 개구충제를 권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근거수준의학에서는 근거에 위계질서를 두는데, 가장 높은 수준에 해당하는 것은 메타분석, 체계적 문헌고찰과 무작위 대조군 실험이다. 임상시험은 철저하게 통제된 무작위 대조군 실험을 거치기 때문에, 가장 신뢰할만한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반면, 댓글 작성자들이 가장 높은 빈도로 활용했던 호전 사례에 해당하는 증례보고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근거이며, 펜벤다졸 논문에서 제시하는 동물실험 연구와 실험실 연구 역시 가장 낮은 수준의 근거이다. 전문가 집단은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이러한 근거의 수준을 설명했지만, 대중은 오히려 ‘살아있는 증거’가 버젓이 있는데 그 사실을 왜 부정하느냐는 입장이다. 이러한 입장차는 전문가가 신뢰하는 근거와 비전문가의 마음에 가 닿는 과학적 근거가 다르기 때문이며, 그림4에서 댓글에 제시된 이유나 근거의 비율을 보면 뒤집힌 근거의 위계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전문가가 대중을 설득하고자 한다면 일차적으로 경험이라는 언어의 힘을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맥락에서 효과적인 설득의 한 가지 방안은 개구충제의 부작용 통계와 함께 사례를 보여주면서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는 것이다. 부작용이 몇 %로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는 것보다 실제 환자가 급성 간독성으로 사망한 사례를 제시하면 부작용에 대해 더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생생한 사례를 보여주는 것은 환자들에게 강력한 설득의 힘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Volandes et al., 2009).

전문가의 역할은 대체요법의 옳고 그름을 과학적으로 따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대체요법을 이용하는 환자의 심리를 이해하고 좀 더 바람직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대체요법에 대한 전문가의 시각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하지만 과학적 근거의 수준, 또는 ‘근거의 부재’만을 냉정하게 제시하며 대체요법을 반대하는 것은 환자의 절실함을 부정하는 것으로 오인될 수 있다. 실제로 근거 수준 등을 언급한 의료 전문가와 정부 당국의 입장문은 오히려 대중의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환자가 어떤 절실한 심정으로 대체요법을 선택하는지 이해하고, 그 눈높이에 맞춰 사태에 접근하면서, 사용하는 언어와 의사소통 전략을 적절하게 채택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가 수행해야 할 역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할 수 있지만, 일차적으로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환자와 대중에 대한 공감과 이해일 것이다. 이와 함께, 현재 의료체계에 대한 불신과 전문가 역할의 미비를 제도적으로, 장기적으로 극복해야만, 향후 새로운 대체요법의 유행과 같은 유사한 사태의 발생이 줄어들 것이다.

본 연구는 여러 한계점이 있으나, 그중 가장 중요한 한계점은 온라인 뉴스 댓글이라는 간접적인 매체를 연구대상으로 선정했다는 점이다. 댓글은 불특정 다수의 대중이 남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 연구의 대상이 된 댓글에서 명백히 실제 암환자나 그의 가족이 남긴 것으로 파악되는 댓글은 많지 않았다. 따라서 이 연구의 대상으로 쓰인 댓글은 일부 대중의 생각을 반영할 수는 있어도, 실제 환자 당사자나 그의 가족 혹은 암치료 과정에 관계된 다양한 사람의 생각을 반영한다고 보긴 어렵다. 예를 들어, 환자가 스스로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이 대체요법을 선택하는 중요한 이유인지(Singh, Maskarinec, & Shumay, 2005; Sirois, 2008), 이번 연구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다. 개구충제를 실제 복용한 암환자에 대한 설문조사나 인터뷰가 가능하다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연구대상에 포함된 댓글을 단 사람들이 일반 대중을 대표하는 표본이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연구의 결과를 대표성을 갖춘 표본에 대한 조사 연구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하지만, 댓글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 본 연구의 강점이기도 하다. 댓글에는 개구충제의 복용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입장에서부터, 전문가에 대한 불신과 기대까지, 폭넓고 다양한 관점의 견해들이 반영되어 있었다. 댓글을 연구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개구충제 열풍의 중심에서 폭넓게 여론을 파악하고, 개구충제를 지지하는 심리가 무엇인지 분석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개구충제의 경우, 열풍의 진원지가 온라인인 만큼 다른 대체요법에 비해 암환자가 온라인 정보에 더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댓글은 오히려 중요하고 적절한 연구자료라고 볼 수 있다. 현재 보건 분야 연구에서 양산된 이차자료가 연구의 문제나 방법을 역으로 과잉 규정하고 있는 현실에서, 환자와 대중의 관점에서 사태를 해석하는 연구 주제나 그들의 목소리를 간접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매체내용분석과 같은 연구 방법은 상대적으로 드문 편이다(신영전, 2019). 자료의 질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논문은 현재 이 사회의 절박한 문제를 적시에, 적절한 가용 자료를 이용하여 연구한 결과를 보고한다는 의미가 있다.

Ⅴ. 결론

암환자의 개구충제 복용에 대한 온라인 뉴스 댓글에서 대중은 긍정적인 태도를 우세하게 보였다. 이는 말기암이라는 예외적이고 특수한 상황에서 기적에 대한 간절함, 죽음을 막고 싶은 절실함과 같은 심리적 기제로 이해할 수 있으며, 전문가집단에 대한 불신도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뉴스 댓글이라는 연구 자료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이러한 결과는 근거기반 의학의 이상과 대중의 태도라는 현실 사이의 현격한 차이를 드러낸다. 의학적 근거의 생산을 위한 투자 외에도, 근거에 대한 대중의 접근성 및 이해력 향상, 의료에 대한 신뢰 제고를 위해 더 많은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References

1 

강건욱. 말기암 환자를 위한 동정적 치료와 임상시험, 2019, 10, from 한국대학신문 , http://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222635, 에서 2019. 12. 10. 인출.

2 

강윤희. 펜벤다졸 복용 사태 안타깝지만 막지 말고 도와줘야, 메디칼타임즈, 2019, https://www.medicaltimes.com/Users/News/NewsView.html?ID=1129990, 에서 2019. 12. 10. 인출.

3 

김철중. “말기암 완치” 유튜브 돌자⋯ 개 구충제 갑자기 품절사태, 조선일보, 2019, https://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9/24/2019092400219.html, 에서 2019. 12. 10. 인출.

4 

대한의사협회. 대한의사협회, 동물용 구충제 ‘펜벤다졸’ 효능 및 안전성 관련 의견 제시, 2019, http://www.kma.org/notice/sub1_view.asp, 에서 2019. 12. 10. 인출.

5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처, 동물용 구충제, 동물에게만 허가된 약입니다, 2019, https://www.mfds.go.kr/brd/m_99/view.do?seq=43763&srchFr=&srchTo=&srchWord=구충제&srchTp=0&itm_seq_1=0&itm_seq_2=0&multi_itm_seq=0&company_cd=&company_nm=&Data_stts_gubun=C9999&page=1, 에서 2019. 12. 10. 인출.

6 

신영전. (2019). 보건・복지・사회정책분야 ‘하지 않는 연구’또는 ‘언던 사이언스 (Undone Science)’를 넘어서. 보건사회연구, 39(4), 5-10.

8 

오영삼, 조영은. (2019). 온라인 건강정보 활용의 한계와 발전방향 모색. 보건사회연구, 39(2), 358-393.

9 

월드빌리지매거진TV. 월드빌리지매거진TV, 말기암 환자 구충제로 극적 완치, 암세포 완전관해, 암환자는 꼭 보세요! (폐암, 간암, 췌장암, 방광암, 위암, 뼈전이) - YouTube, 2019, https://www.youtube.com/watch?v=9vzsmDNCOGw&t=78s, 에서 2019. 12. 9. 인출.

10 

이주영. 개 구충제 항암 효과 없다는데 ’사람 구충제’까지 먹는다고?, 헬스조선, 2019,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02/2019120203278.html, 에서 2019. 12. 10. 인출.

11 

이현주. 암 환자복용 펜벤다졸, 식약처 손놓고 있을 때 아니다, 메디컬옵저버, 2019, http://www.mo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5532, 에서 2019. 12. 10. 인출.

12 

Ajzen I. (2011). The theory of planned behaviour: Reactions and reflections. Psychology and Health, Article Id (doi).

13 

Bishop F. L., Yardley L., Lewith G. T. (2006). Why do people use different forms of complementary medicine? Multivariate associations between treatment and illness beliefs and complementary medicine use. Psychology and Health, Article Id (doi).

14 

Braun V., Clarke V. (2006). Using thematic analysis in psychology. Qualitative Research in Psychology, 3(2), 77-101, Article Id (doi).

15 

Broom A. (2009). Intuition, subjectivity, and Le Bricoleur: Cancer patients’ accounts of negotiating a plurality of therapeutic options. Qualitative Health Research, Article Id (doi).

16 

Carroll B., Freeman B. (2016). Content analysis of comments posted on Australian online news sites reporting a celebrity admitting smoking while pregnant. Public Health Research and Practice, 26(5), 1-7, Article Id (doi).

17 

Chew S. H., Ho J. L. (1994). Hope: An empirical study of attitude toward the timing of uncertainty resolution. Journal of Risk and Uncertainty, 8(3), 267-288, Article Id (doi).

18 

Chong O. T. (2006). An integrative approach to addressing clinical issues in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in an outpatient oncology center. Clinical Journal of Oncology Nursing, Article Id (doi).

19 

Davison S. N. (2010). End-of-life care preferences and needs: Perceptions of patients with chronic kidney disease. Clinical 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 Article Id (doi).

20 

fenbendazole, cannabidiol, paclitaxel, pembrolizumab - Explore - Google Trends, n.d., https://trends.google.co.kr/trends/explore?geo=KR&q=fenbendazole, cannabidiol,paclitaxel,pembrolizumab, 에서 2019. 12. 10. 인출.

21 

fenbendazole - Explore - Google Trends, n.d., from , https://trends.google.co.kr/trends/explore?q=fenbendazole, Retrieved December 10, 2019.

22 

Giles E. L., Holmes M., McColl E., Sniehotta F. F., Adams J. M. (2015). Acceptability of financial incentives for breastfeeding: Thematic analysis of readers’ comments to UK online news reports. BMC Pregnancy and Childbirth, 15(1), 1-15, Article Id (doi).

23 

Harris P., Rees R. (2000). The prevalence of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use among the general population: A systematic review of the literature. Complementary Therapies in Medicine, Article Id (doi).

24 

Hildreth K. D., Elman C. (2007). Alternative worldviews and the utilization of conventional and complementary medicine. Sociological Inquiry, Article Id (doi).

25 

Hwang J. H., Kim W. Y., Ahmed M., Choi S., Kim J., Han D. W. (2015). The use of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by Korean breast cancer women: is it associated with severity of symptoms? Evidence-Based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2015, 2015.

26 

Kahneman D., Tversky A. (1979). An analysis of decision under risk. Econometrica, 47(2), 263-291, Article Id (doi).

27 

Kaptchuk T. J., Eisenberg D. M. (1998). The persuasive appeal of alternative medicine. Annals of Internal Medicine, 129(12), 1061-1065, Article Id (doi).

28 

Kim M. J., Lee S. D., Kim D. R., Kong Y. H., Sohn W. S., Ki S. S., Nam H. S. (2004). Use of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among Korean cancer patients. The Korean Journal of Internal Medicine, 19(4), 250, Article Id (doi).

29 

Kim S. H., Shin D. W., Nam Y. S., Kim S. Y., Yang H. K., Cho B. L., Park J. H. (2016). Expected and perceived efficacy of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a comparison views of patients with cancer and oncologists. Complementary Therapies in Medicine, 28, 29-36, Article Id (doi).

30 

Lee E., Jang Y. (2009). Effects of others’ comments on internet news sites on perceptions of reality: Perceived public opinion, presumed media influence, and self-opinion. Korean Journal of Journalism & Communication Studies, 53(4), 50-71.

31 

Lee J., Sung M. (2007). The effects of reading replies on the perception of online news articles: Focusing on the PR perspective. The Korean Journal of Advertising and Public Relations, 9(4), 7-45.

32 

Mao J. J., Palmer C. S., Healy K. E., Desai K., Amsterdam J. (2011).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use among cancer survivors: A population-based study. Journal of Cancer Survivorship, Article Id (doi).

33 

Molassiotis A., Fernandez-Ortega P., Pud D., Ozden G., Scott J. A., Panteli V., Patiraki E. (2005). Use of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in cancer patients: A European survey. Annals of Oncology, Article Id (doi).

34 

Park C. (2013). An analysis on the pros and cons presented in the responses of replies as intermediated interaction of the Internet. Discourse, 201(162), 135-164.

35 

Scherer L. D., Shaffer V. A., Caverly T., Scherer A. M., Zikmund-Fisher B. J., Kullgren J. T., Fagerlin A. (2018). The role of the affect heuristic and cancer anxiety in responding to negative information about medical tests. Psychology and Health, 33(2), 292-312, Article Id (doi).

36 

Seely D., Oneschuk D. (2008). Interactions of natural health products with biomedical cancer treatments. Current Oncology (Toronto, Ont.).

37 

Singh H., Maskarinec G., Shumay D. M. (2005). Understanding the motivation for conventional and complementary/alternative medicine use among men with prostate cancer. Integrative Cancer Therapies, 4(2), 187-194, Article Id (doi).

38 

Sirois F. M. (2008). Motivations for consulting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practitioners: A comparison of consumers from 1997-8 and 2005. BMC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8, 1-10, Article Id (doi).

39 

Truant T., Bottorff J. L. (1999). Decision making related to complementary therapies: A process of regaining control. Patient Education and Counseling, Article Id (doi).

40 

Tversky A., Kahneman D. (1981). The framing of decisions and the psychology of choice. Science, 211(4481), 453-458, Article Id (doi).

41 

Verma A. A., Razak F., Detsky A. S. (2014). Understanding choice: Why physicians should learn prospect theory. JAMA -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311(6), 571-572, Article Id (doi).

42 

Volandes A. E., Paasche-Orlow M. K., Barry M. J., Gillick M. R., Minaker K. L., Chang Y., Mitchell S. L. (2009). Video decision support tool for advance care planning in dementia: Randomised controlled trial. BMJ (Online), 338, Article Id (doi).

43 

Weeks L., Balneaves L. G., Paterson C., Verhoef M. (2014). Decision-making about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by cancer patients: Integrative literature review. Open Medicine, 8(2).

44 

Winter L., Parker B. (2007). Current health and preferences for life-prolonging treatments: An application of prospect theory to end-of-life decision making. Social Science and Medicine, 65(8), 1695-1707, Article Id (doi).

45 

Yang H. (2008). The effects of the opinion and quality of user postings on internet news readers’ attitude toward the news issue. Korean Journal of Journalism & Communication Studies, 52(2), 254-281.

Acknowledgement

이 연구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연구2 과정으로 수행되었다. 김설아와 도영경은 2019년도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았다(No. 0411-20190053).


투고일Submission Date
2020-01-31
수정일Revised Date
2020-04-11
게재확정일Accepted Date
2020-04-16

Health and
Social Welfare 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