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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제41권 제2호Vol.41, No.2

여성의 디지털 성폭력 피해 경험: 데이트 관계를 중심으로

Women’s Experiences of Digital Sexual Violence in Dating Relationships

알기 쉬운 요약

이 연구는 왜 했을까?
최근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같은 디지털 성폭력 피해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데이트 관계에서 일어나는 디지털 성폭력 피해가 심각하여, 데이트 관계에서 디지털 성폭력 피해 경험은 어떠한지 살펴보고 피해 여성들을 대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새롭게 밝혀진 내용은?
데이트 관계에서 일어나는 디지털 성폭력 피해 경험은 남성의 지속적인 촬영 요구로 이뤄졌으며, 물리적 성폭력과 달리 동영상이 무한적으로 유포, 확산되는 특성으로 인해 피해가 지속되었다. 피해자는 자신을 탓하는 수많은 악성 댓글에 결국 그들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되며, 영상을 찍었다는 죄책감을 느꼈다. 또한 자신을 알아보고 연락해 오는 사람들로 인하여 자신이 피해자라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되며, 시간이 지나도 디지털 성폭력의 피해를 회복하기 어려운 이유가 되었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디지털 성폭력 피해는 발생해서는 안 된다. 그만큼 예방이 중요하며, 무엇보다 인식개선이 필요하다.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 가해자의 연령이 어려지는 만큼 디지털 성폭력 예방교육과 사회적 인식 변화를 위한 캠페인 운영이 필요하며, 안전한 인터넷 환경 조성을 위한 인터넷 기업의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또한 디지털 성폭력 피해의 특성을 고려한 전문상담사 양성 등 피해자를 위한 통합지원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Abstract

This study was aimed at understanding the process and context in which women experience digital sexual violence dating relationships. For this study, we employed a generic qualitative approach to in-depth interviews. We grouped women’s experiences of digital sexual violence in dating relationships into several types: ‘coerced acceptance’, ‘self-awareness and the beginning of resistance’, ‘acting out in resistance and ensuing frustration’, ‘giving up resistance’ and ‘resurgence of self-awareness’. Victims of digital sexual violence, through the continued circulation of videos, images and texts concerning them, become publicly stigmatized in the offline world and suffer lasting damage. The experience of digital sexual violence in dating relationships is regarded as gender-based violence committed through the power shift from personal level to social level. In this context, the suggestions have been made such as the prevention training from digital sexual violence in the gender based aspect, the campaign for the change of the social awareness of digital sexual violence, the necessity of training the specialized counselors for emergency supports for the victims by digital sexual violence and the installment of comprehensive support center and the establishment of integrated online platform to erase and manage the videos of victims by digital sexual violence.

keyword
Digital Sexual ViolenceVictimization ExperienceDating RelationshipQualitative Research

초록

본 연구의 목적은 데이트 관계에서 ‘디지털 성폭력’ 피해 경험을 분석함으로써, 디지털 성폭력 피해 경험의 과정은 어떠한지, 여성들의 피해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맥락은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심층면접을 통한 일반적 질적 연구 방법을 활용하였다. 본 연구결과, 데이트 관계에서 ‘디지털 성폭력’ 피해 경험은 ‘강제적 허용’, ‘자각과 저항의 발아’, ‘저항의 행동화와 좌절’, ‘저항의 체념’, ‘자각의 재생성’ 5개의 주제로 분석되었다. 디지털 성폭력은 물리적 성폭력과 달리 동영상이 확산되는 ‘무한 확장성’의 특성으로 인해 온, 오프라인에서 ‘대중적 낙인’이 이뤄지며 이를 통해 피해가 지속되었다. 또한 데이트 관계에서 ‘디지털 성폭력’ 피해 경험은 개인의 권력에서 사회적 권력으로의 ‘권력의 이동’을 통해 발생하는 젠더기반 폭력으로 발생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젠더기반 관점의 디지털 성폭력 예방교육과 사회적 인식 변화를 위한 캠페인 운영 그리고 인터넷기업의 정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언하였다. 또한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의 긴급지원을 위한 전문상담사 양성 및 통합지원센터 설치의 필요성도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의 동영상을 삭제하고 관리하는 온라인상의 통합 플랫폼 구축 필요성을 제언하였다.

주요 용어
디지털 성폭력피해 경험데이트 관계질적 연구

Ⅰ. 서론

지난 7년간 경찰청의 ‘카메라 등 이용촬영 범죄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1년도 1,565건 이었던 카메라 등을 이용한 불법촬영, 불법유포 범죄는 2017년도 6,465건으로 2011년도 보다 무려 4배 이상 급증했다(방송통신심의위원회, 2018, p.14). 실제로 헤어진 여자 친구와의 성관계 동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한 2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되는 등 데이트 관계에서 이뤄지는 ‘디지털 성폭력’이 지속적으로 보도되고 있다(장지선, 2017). 또한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의 사례분석을 살펴보면 피해 유형 중 ‘비동의 성적 촬영물 유포’가 37%를 차지했으며, 가해자는 전 애인이 4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비동의 성적 촬영물 유포’의 가해자가 대부분이 ‘전 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성폭력의 특징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서승희, 2017, p.64-66). 최근에는 데이트 중 동의 없이 성적인 장면을 촬영하거나 동의하여 촬영하였어도 이를 동의 없이 유포, 유포 협박하는 데이트 관계에서 ‘디지털 성폭력’ 이 급증하고 있다. 데이트 관계에서 ‘디지털 성폭력’은 피해자와 가해자가 서로 아는 사이일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삶에 밀접하게 연결된 일상적인 공간에서 피해가 발생하여 그 심각성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2017, p.49). 하지만 데이트 관계에서 ‘디지털 성폭력’ 은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한 사건이 아니라 이미 데이트 관계에서 상대방이 성관계 등의 촬영을 지속적으로 요구하여 관계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촬영에 응하거나, 혹은 상대방의 요구에 동의하여 촬영하였어도 이별 시 촬영물이 유포될까봐 불안감과 괴로움을 느끼는 데이트 성폭력의 한 유형으로 발생한다.

특히 데이트 관계에서 ‘디지털 성폭력’은 데이트 성폭력의 후유증 뿐 아니라 가해 남성으로 인해 인터넷에 성관계 동영상이 올라가 문란한 여성으로 낙인화 되는 2차 피해까지 경험하게 된다. 여성에게 정절 이데올로기가 여전히 지배되는 사회에서 ‘문란한 여성’이라는 낙인은 자살까지 생각하는 힘든 경험이다(배수희, 2015, p.63). Bate(2017, pp.22-42)는 이른바 ‘리벤지 포르노’의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 연구에서 여성들이 건강상에 문제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가까운 사람과의 신뢰 관계가 무너지면서 발생한 정신적 고통, 외상 후 스트레스, 불안과 우울증, 자살 충동 등이 이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 이었다. Salter(2016)의 연구에서도 여성들은 특히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자친구에게 ‘누드’ 요청을 받을 때 ‘유포’ 를 우려하게 된다고 밝혔다. 여성들이 유포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하는 것은 그만큼 온라인상에서 ‘유포’가 여성들의 삶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홍남희, 2018). 여성의 성적인 이미지나 나체 사진, 동영상이 유포되면 포털이나 SNS 등에서 여성의 거주지와 학교 그리고 직장, SNS 계정 등에 대한 ‘신상 털기’가 이어진다. 이는 피해자를 “디지털 시대에 공개적으로 수치를 주는”(Fiedler, 2014) 행위로, 여성은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인 평판의 하락과 직업 및 사회적 기회의 상실, 인간관계의 상실 등을 경험하게 된다(Casals, 2016; Salter, 2016; Abah, 2016). 즉 데이트 관계에서 ‘디지털 성폭력’ 피해 여성은 일상적인 생활을 지속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극도의 공포감과 자살에 이르는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피해를 통해 일상의 삶이 파괴되는 고통을 경험한다.

하지만 데이트 관계에서 ‘디지털 성폭력’ 피해 여성을 대상으로 성폭력 피해경험을 어떻게 인지하고 이들이 어떤 고통을 받고,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살펴본 국내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데이트 관계에서 ‘디지털 성폭력’ 피해 여성들의 성폭력 피해 경험과 맥락을 심층면접을 통한 질적 연구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질적 접근은 그동안 다루지 못했던 피해 여성의 경험에 대해 당사자의 관점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접근 방법이다. 질적 접근을 통해선 피해 여성들이 어떠한 경험을 했는지 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피해 경험의 변화과정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하여 여전히 데이트 관계에서 ‘디지털 성폭력’ 피해 경험을 말하지 못하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과 예방 전략 그리고 디지털 성폭력 피해 경험 이후 개입전략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Ⅱ. 문헌고찰

1. 젠더기반 관점에서의 성폭력

성폭력에 관한 연구는 정신의학 분야에서 처음 시작되어 사회학과와 여성학의 관심영역으로 점차 거시적으로 확대되었다. 여성주의 이론에서는 성폭력 발생에 대한 원인을 여성에 대한 성적 착취가 지배문화의 특징이라는 점을 인식하면서 지배문화가 바로 ‘가부장적 문화’라는 점을 지적한다(장윤경, 2002, p.7-8). 성폭력은 성을 통한 남성의 권력 행사로 간주되며, 여성에 대한 남성의 집단적 지배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행위라는 것이다(Brownmiller, 1975, pp.14-15). 가부장적 구조가 남성의 지배와 여성의 종속을 지속시켰다면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는 남성의 우월과 여성의 무력함을 고착화시켰다(김지연, 2019, p.26).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는 성역할과 성(sexuality)의 사회적 구성에 이데올로기가 중요한 기여를 한다고 본다(장윤경, 2002, p.8). 가부장적 사회에서 폭력이 발생하는 것은 여성에게 책임이 있으며 남성이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여성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서 필요한 행동이다(김지연, 2019, p.27). 폭력은 남성이 여성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며, 폭행으로 이해되기 보다는 훈육의 한 방법으로 이해된다(김경신, 박옥임, 정혜정, 1999, pp.213-239; Ali, 2013, pp.611-619).

또한 여성주의 이론에서는 여성의 성은 사회적으로 “은폐하는 공식체계”와 “부추기고 과장하는 비공식체계”로 이분화 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남성의 성은 이중적 체계 안에서 공존이 가능하지만 여성의 성은 ‘공식체계 안’에서만 가능하고, 공식체계에서는 ‘정숙과 정절’을, 비공식체계에서는 ‘정숙하지 않은 여성’이 될 것을 강요받는다(남현미, 2003, pp.11). 이러한 맥락에서 사회는 성폭력이 발생했을 때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보다는 되려 피해자를 비난함으로써 성폭력 문제를 피해자의 탓으로 돌린다. 그 결과 피해자는 성폭력으로 인한 신체적 피해와 더불어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끼며 스스로를 탓하게 되고, 이로 인해 정서적으로 경험하는 피해와 고통은 더욱 커지게 된다(김나연, 2002, p.8). 즉 성폭력은 사회적, 문화적으로 ‘공격적 성욕’을 인정받는 남성이 남성의 성적 대상으로서 수동적인 위치에 놓인 여성에게 행사하는 폭력이다(김은경, 2015, p.24). 또한 많은 경우 여성보다 높은 사회적 권력을 지닌 남성이 성을 매개로 권력이 없는 여성에게 행사하는 사회구조적인 폭력(홍지아, 2009), 즉 ‘젠더폭력’이라 할 수 있다.

젠더 기반 폭력은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이지만, 호주 eSafety에 의하면 여성, 성소수자(LGBTQI), 장애인이 더 많은 디지털 성폭력 피해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소수자의 약 20%가 디지털 성폭력을 경험하며, 디지털 성폭력은 성별과 연령 외에도 사회, 인구학적 요인들에 의해 발생하였다(eSafety, 2017). 한국의 디지털 성폭력 역시 불법촬영 가해자의 97%가 남성이라는 점에서, 또한 남성에게는 성관계 불법 촬영물 유포는 큰 피해가 되지 않고 오히려 의도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김현아, 2017), 디지털 성폭력 역시 ‘젠더 폭력’이라 할 수 있다. 2018년 2월, UN여성차별철폐위원회의에서는 한국의 증가하는 사이버 성폭력 범죄에 대해 “사이버 성폭력을 예방하는 조치를 강화할 뿐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 및 온라인 배포자들이 범죄 콘텐츠를 삭제하지 않거나 차단하지 않을 경우, 상당한 재정적 제재를 부과할 것, 여성에 대한 새로운 형태의 폭력을 명확히 범죄화 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방통위의 범죄 콘텐츠를 삭제하고 차단하겠다는 계획을 신속하게 이행할 것”을 권고했다(이미경, 2018). UN에서 권고한 바와 같이 디지털 성폭력은 증가하고 있으나 사실 그동안 온라인에선 여성의 신체 촬영물을 수 없이 사고 팔아왔으며 아무도 이를 ‘성폭력’ 이라 지적하지 않았고, 국가는 그 책임을 방조해왔다. 그동안 디지털 기기는 엄청난 속도로 발달되었지만 인터넷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책임감과 규범의식은 발전하지 않아 여성들은 이제 오프라인에서의 성폭력을 넘어 온라인 공간에서의 성폭력까지 겪고 있다(서승희, 2017. p.90).

2. 디지털 성폭력 피해

‘디지털 성폭력’은 일반적으로 카메라, 휴대폰 등 디지털 장치를 이용하여 발생하는 성폭력을 의미하며, IT와 정보통신 등 디지털 관련 기술을 매개로 하는 ‘행위적 측면’과 오프라인이나 현실이 아닌 사이버 공간에서 범행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공간적 측면’을 포함하는 개념이다(한국성폭력상담소, 2017, p.26). 이는 ‘리벤지 포르노(Revenge Porn)1)’와 유사한 개념으로, 최근에는 디지털 기계의 발전과 확산으로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의 사진이나 동영상이 다량으로 유포되고 있다(홍남희, 2018, p.208). 여성단체에서는 ‘리벤지 포르노’의 ‘포르노’라는 단어가 ‘음란물’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어 피해자가 되려 가해자를 유혹하는 가해자 시점의 폭력적인 단어로 규정되어 있음을 지적하였다. 이에 여성단체에서는 ‘리벤지 포르노’ 용어를 ‘디지털 성폭력’으로 부르자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한국성폭력상담소, 2017, p.7). 또한 이 용어는 디지털 성폭력 행위자의 범행동기를 ‘복수’로 제한하고 있으나 실제 동영상의 유포는 영리나 단순 재미의 목적, 특별한 이유가 없이도 이뤄지고 있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김슬기, 2018). 이에 본 연구에서는 데이트 관계에서의 ‘디지털 성폭력’을 데이트 관계 중에 상대방의 나체 혹은 성관계 장면을 동의 없이 촬영하거나 혹은 동의하여 촬영하였어도 이를 유포 협박 또는 유포하여 신체적, 언어적, 정신적, 성적 피해를 입히는 행위로 정의하고자 한다. 여기서 데이트 관계는 디지털 성폭력의 특성 상 온·오프라인에서 서로가 호감을 갖고 교제한 사이로 정의하며, 촬영물(사진, 동영상 등)은 동의가 없는 촬영 뿐 아니라 동의하여 촬영하였어도 상대방의 동의 없이 유포하는 것을 말한다.

‘디지털 성폭력’에 관한 연구는 피해 정도와 심각성 그리고 입법현황과 대책방안을 중심으로 미국, 유럽 등 국외에서 먼저 이뤄지고 있다. Pitcher(2015)는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가 인터넷 상에 이름, 주소, 연락처 등 프로필이 모두 노출되어 직업을 잃거나, 이사・전학을 가게 되거나, 이름을 바꾸는 고통을 감수하고 있으며 그 고통을 참을 수 없어 자살을 하는 피해자가 발생한다고 하였다. Alex(2016)는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들이 처음에는 유명 연예인을 통해 사생활이 노출되며 그 피해가 알려지기 시작하였으나, 이제 일반인 피해자가 대부분이며 피해자가 연예인이 아닐 경우에는 이를 방어할 힘이 약하다고 보았다. 피해자들은 동영상 유포로 인해 자기혐오를 갖게 되고 자살에까지 이른다고 한다. 이에 많은 연구에서 ‘리벤지 포르노’에 대한 법적 지원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였다. 뉴저지와 캘리포니아는 ‘리벤지 포르노’에 관해 범죄화하고 법률을 제정한 최초의 주이며, 미국 주2)에서는 유사 법을 적극 검토, 추진하고 있다(Danielle & Mary, 2014; Cynthia, 2015; Peter, 2016). 특히 ‘리벤지 포르노’의 경우 많은 피해자들이 인터넷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제거하는 것이 어렵고, 엄청난 비용을 통해 민사소송을 진행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법적으로 ‘리벤지 포르노’ 가해자를 처벌하는 방지책 보다는 웹사이트 운영의 개선을 통해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보호법이 필요하다고 하였다(Alex, 2016). Pitcher(2015)는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에게는 정신적 치료와 민사소송 지원을 위한 인센티브를 보장해줘야 하며, 가해자들에게는 강한 처벌과 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되어야 한다고 보고한다.

한국에서는 ‘디지털 성폭력’, ‘이미지 착취’에 대한 법적 지원방안 및 실태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김현아(2017)는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성희롱이나 성폭력은 젠더화 된 현상이며, 심각한 해악과 침묵 속에서 여성이 온라인상에서 고통 받고 있음을 사회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였다. 서승희(2017)의 연구에서는 사이버 성폭력의 특성과 현황, 사이버 성폭력 수사와 신고 절차상의 문제, 영상물에 관한 유통 플랫폼의 문제를 지적하였다. 김숙희, 김영미, 김현아, 서승희, 장윤정(2018)의 연구에서는 디지털 성폭력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유포 가해자의 처벌 뿐 아니라 인터넷서비스업자에 대한 규제, 수사기관의 영상물 계기 규정과 법률을 통한 삭제명령 도입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또한 김소라(2018)는 디지털 성폭력이 ‘음란성’을 근거로 규제가 이뤄진다는 점의 한계를 고찰하며, 디지털 성폭력을 개인적 법익과 사회적 법익을 침해하는 범죄로 인식하고 규제해야 한다고 하였다. 중 고등학교의 성폭력 가해와 실태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학교 내 발생하는 디지털 성폭력이 하나의 놀이 문화가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폭력으로 인식하는 교육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도출하였으며(김경희, 김수아, 김은경, 2020, p.258), 메신저를 통해 이뤄지는 ‘단톡방 성희롱’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디지털 공간 내 성폭력이 기존의 사회문화적 맥락과 조응하며 발생한다고 보고하였다(윤보라, 2020, p.155). 또한 김소라(2019)는 디지털 성폭력을 단순 사건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구조와 디지털 성폭력이 이뤄지는 과정, 그리고 확대되는 산업으로서의 시야를 확대해야 한다고 보았으며, 디지털 성범죄 수사에 관한 연구에서는 위장수사가 법적으로 도입됨에 따라 ‘위장수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연구(채윤호, 김휘강, 2020)도 있었다. 국내의 ‘디지털 성폭력’ 연구는 최근 디지털 성폭력 문제의 심각성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가 활발하게 시작되고 있다.

3. 데이트 성폭력 피해

성폭력은 모르는 사람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이고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며, 특히 가장 친밀하다고 할 수 있는 데이트 관계에 있는 애인 또는 전 애인에게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Koss(1988)는 데이트 성폭력을 “성적인 친밀감이 있는 사이에서 발생하는 모든 폭력행동”으로, Carlson (1987)은 “낭만적 관계에 있는 미혼 파트너간의 폭력”으로 정의하였다. 데이트 성폭력 피해연령은 16~24세에 주로 발생하였으며, 데이트 중에 아는 사람이나 데이트 상대로부터 피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손승아, 2004). 한국여성의전화(2017)에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데이트 성폭력 피해의 52.1%는 사귄 후 3개월 안에 발생한 비율이 가장 높아 이미 사귀기 전부터 폭력이 관계 안에 깊숙이 스며들었음을 알 수 있다. 즉, 상대방으로부터 폭력 행위가 이뤄졌을 경우 피해자는 이를 가해자의 개인적인 태도나 성격 정도로 이해하며 폭력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자연스러운 폭력의 수용은 ‘이것은 폭력이다’ 라는 문제의식을 방해하며, 관계를 중단하거나 헤어지는 결과로 이어지지 못하게 한다(한국여성의전화, 2017, p.32). 데이트 관계에서의 ‘디지털 성폭력’ 역시 “사랑하는데 이 정도는 찍을 수 있잖아”, “우리만 보려고 찍는 거야” 라는 가해자의 얘기에 피해자는 “헤어지지 않으려면 찍어야겠지”라는 생각으로 동의하게 되는 것이다. 데이트 성폭력은 매우 사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피해자는 “이번이 마지막이야”, “영상을 꼭 삭제해야해”고 얘기하는 등 개인적 차원에서 대응하거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성이 이별을 요구할 때 가해 남성이 영상을 유포한다고 협박하거나 실제로 영상이 유포될 수 있다는 공포를 통해 여성들은 불안감과 괴로움을 느끼고 이를 폭력으로 인식하게 된다(배수희, 2015, p.59). 여성은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한 폭력인 만큼 정신적으로 더 큰 피해를 경험하게 되고, 가해 남성도 알고 있는 친구, 학교, 직장, 가족들에게 영상이 유포될까 더 큰 불안감을 경험하게 된다. 결국 남성의 유포 협박 조건이 ‘헤어지지 않는 것에 대한 조건’일 때 여성은 남성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더 큰 폭력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생각해 ‘범죄’ 사실을 무화(배수희, 2015, p.21)시키게 된다. 여성은 그동안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난 폭력인 만큼 자신의 피해 경험을 즉각 성폭력으로 의식하지 못하며, 성폭력으로 의식한 후에는 유포를 막기 위해 이를 참고 넘어간다. 이와 같이 데이트 관계에서의 ‘디지털 성폭력’은 데이트 관계에서 강압적인 요구에 의해 촬영이 이뤄진다거나, 영상물이 온, 오프라인에서 유포되거나 유포 협박으로 인한 폭력을 경험한다. 하지만 데이트 관계에서 ‘디지털 성폭력’에 관한 연구는 데이트 성폭력 관련 연구에서 일부 사례로만 언급되어, 데이트 관계에서 ‘디지털 성폭력’ 피해 경험을 충분히 이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여성들이 데이트 관계에서 ‘디지털 성폭력’을 어떻게 인식하였고 그 과정은 어떠했는지 여성들의 피해 경험을 통해 살펴보고자 하였다.

Ⅲ. 연구방법

1. 일반적 질적연구

질적연구 방법은 사회적 현상이나 문제가 어떠한 맥락 속에서 발생하는지 심층적으로 탐색하고 이해하는데 효과적이다(조혜련, 2014, p.63) 질적연구 방법은 사건, 규범, 행위, 가치 등을 연구 참여자의 시각에서 관찰하여 분석하며, 그 현상이 발생하는 맥락 속에서 이해하려 노력하기 때문에 연구자가 이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어떠한 요인들이 현상과 연계되어 있는지 살펴볼 수 있도록 해준다(유기웅, 정종원, 김영석, 김한별, 2012). 일반적 질적연구 방법의 가장 큰 목적은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이 겪는 다양한 경험들의 ‘이면’에는 어떠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지를 발견하는 것이다. 질적연구에서의 ‘경험’은 개인이 겪는 주관적인 경험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주관적인 경험의 토대와 구조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또한 질적연구 방법에서의 그 ‘의미’는 개인적이거나 내재적이기보다는 관계적이고 사회적이다. 질적연구는 연구대상자의 경험 속에 숨겨져 있는 ‘이면’의 의미를 끌어내어 그 경험을 재구성하는 일련의 과정이다(김인숙, 2016. pp.37-49). 데이트 관계에서 ‘디지털 성폭력’ 피해 경험 역시 처음에는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으로 인해 폭력으로 인식하지 못하다가 이후 ‘디지털 성폭력’ 피해까지 경험하게 되는 만큼 ‘디지털 성폭력’을 경험하게 되는 상황과 맥락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적연구에서는 경험을 통해 의미를 찾고, 이러한 의미로부터 사회 구조를 도출할 수 낼 수 있는데 본 연구에서도 여성들이 경험하는 디지털 성폭력의 변화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봄으로써 그 경험의 의미를 포함하는 더 큰 체계를 찾아내고자 ‘일반적 질적연구’ 방법을 선택하였다.

2. 연구참여자 선정

본 연구는 데이트 관계에서 ‘디지털 성폭력’ 피해 경험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풍부한 이야기를 제공할 연구 참여자를 표집하기 위한 일정한 기준을 정하고 그 기준에 충족하는 사례를 선택 하는 전형적 사례 표집(typical case sampling) 방법을 사용하였다(김인숙, 2016). 본 연구의 자료수집을 위해 서울시 내 성폭력상담소와 디지털성범죄 관련 지원센터 및 디지털 성폭력 피해를 지원하는 카페 등에 접촉하여 연구참여자를 모집하였다. 디지털 성폭력 피해의 특성 상 대상자 모집이 쉽지 않았으며 이에 오랜 기간(2019. 12월~2020. 9월) 공고 및 홍보를 통해 자발적으로 연구 참여 의사를 밝힌 연구참여자를 대상자로 선정하였다. 연구참여자의 선정 기준은 본 연구의 목적에 동의하고, 최근 5년 이내에 데이트 관계에서 상대방의 나체 혹은 성관계 장면을 동의 없이 촬영하여 피해를 입었거나 혹은 동의하여 촬영하였어도 이를 유포 협박 또는 유포하여 피해를 경험한 20세 이상의 여성이다. 이와 같이 연구참여자 선정기준에 부합하고, 연구 참여에 동의한 총 4명의 대상자를 선정하여 연구하고자 하였다. 최종분석에 활용된 연구참여자의 특성은 <표 1>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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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연구참여자의 특성
연구참여자 A B C D
나이 20대 20대 20대 30대
디지털 성폭력 피해 발생시점 2019년도 2020년도 2019년도 2017년도
피해유형 불법촬영 유포 협박 유포 유포
가해자 전 남자친구 전 남자친구 전 남자친구 전 남자친구
신고유무 신고 신고 신고 신고
소송여부 판결 진행 중 진행 중 판결

3. 자료수집과 분석

본 연구의 주된 자료수집 방법은 연구자와 연구참여자의 일대일 면접 방식을 통해 이뤄졌다. 면접 횟수는 연구참여자 별로 4~5회기, 1시간~1시간 30분 가량 진행되었다. 또한 본 연구는 연구참여자와의 심층면접 이외에도 기관 담당 실무자와의 면접을 진행하여 자료를 함께 수집함으로써 최종 분석에 활용하였다. 본 연구에서 수집된 자료는 귀납적 주제분석의 과정과 방법에 따라 분석되었다. 귀납적 주제분석은 질적연구 분석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분석방법 중 하나로 모든 자료를 코딩하여 주제를 도출하는 귀납적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귀납적 주제분석의 과정은 포괄분석, 의미단위 분석, 패턴분석, 범주분석, 주제분석의 다섯 가지 과정으로 구성된다(김인숙, 2016, pp.327-330; 송사리, 2018. p.55). 귀납적 주제분석은 자료를 해체하고, 분류하고 연결하는 과정에서 패턴과 주제를 찾아낸다. 또한 끊임없는 비교와 질문을 통해 패턴의 위치를 조정하여 스토리의 구조와 단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기존의 범주가 더 큰 범주로 합쳐지거나 혹은 그 반대로 세분화되어 조정되기도 하며,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범주를 새롭게 찾아내기도 한다(김인숙, 2016, pp.327-330). 본 연구에서도 귀납적 주제분석을 통해 핵심범주와 하위범주들을 구분, 조정하거나 범주들을 새롭게 연결하여 주제를 도출하는 과정에 도달하게 되었다.

4. 연구의 엄격성 및 윤리성 고려

본 연구에서는 연구의 검증 전략들 중에서 연구참여자의 검토와 동료의 검토 그리고 다원화와 내용의 자세하고 풍부한 기술 전략을 사용하였다. 질적연구에서 다원화는 연구참여자의 심층면접 뿐 아니라 기관 담당 실무자와의 면접, 연구참여자의 소송 판례 결과 및 현장일지 등 다양한 방법들을 통하여 데이트 관계에서 ‘디지털 성폭력’ 피해 경험을 이해하고자 하였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연구참여자가 직접 연구결과를 읽어보고 내용이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도록 하였고, 연구참여자가 수정하고자 하는 내용들을 수정, 반영하였다. 동료의 검토 방법은 연구자가 범할 수 있는 해석적인 오류를 방지하기 위하여 연구에 직접적, 간접적인 도움을 주는 동료의 검토를 통해 연구의 객관성을 유지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본 연구는 연구의 엄격성 및 윤리성을 위해 연구 진행 전 생명윤리위원회(IRB)의 연구승인(IRB No. 201911-0008-03)을 받았으며, 심의과정 상에서 연구참여자의 윤리적 보호를 위해 필요한 부분들을 점검하고 보완하는 과정을 수반하였다.

Ⅳ. 연구결과

1. 사례기술

가. 연구참여자 A

연구참여자 A는 친한 친구의 소개를 통해 남자친구를 사귀었는데 어느 날, 남자친구가 A의 나체 사진을 몰래 찍었다는 걸 발견하게 되었다. A는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지만 남자친구를 믿고 싶은 마음에 계속 찍었는지를 물었고 남자친구는 자신이 한 행동을 끝까지 부인하였다. 그 후 남자친구는 외도하는 장면을 A에게 들키게 되었고, 충격을 받은 A는 친구에게 이 상황을 얘기하였다. 친구는 불법촬영은 범죄 행위인데 왜 신고하지 않느냐고 하였고, 경찰에 고소한다는 걸 알게 된 남자친구는 A에게 형식적인 사과를 하며 진짜 고소할 건지에 대한 부분만 확인하였다. 고소장을 제출한 A는 자신이 불법촬영을 당하고, 이러한 상황에 놓였다는 자괴감이 들어 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밤새 잠을 못자고 죽을 것 같다는 생각에 자살상담센터에 전화를 걸어 울면서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했다. 남자친구는 불법촬영으로 인해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나. 연구 참여자 B

연구참여자 B는 채팅 앱에서 남자친구를 만났는데 남자친구는 B의 자신 없는 외모를 칭찬 해주고, 힘든 가정사 등을 다 들어줘서 B는 그런 남자친구가 좋았다. 남자친구는 성관계를 계속 요구하였으나 B는 거부하였고, 이에 남자친구는 헤어지고 싶지 않으면 동영상을 찍어 보내주기를 요구하였다. B는 남자친구와 헤어지는 것이 두려웠고 남자친구의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동영상을 찍어 남자친구에게 보내주었다. 남자친구는 동영상을 보며 예쁘다고 계속 칭찬을 해주었고, 이후에는 자신이 동영상을 갖고 있다며 협박과 강요를 통해 동영상을 계속 요구하였다. 그 후 남자친구가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였고 B는 6시간의 협박 속에 전화기를 들고 경찰서로 찾아갔다. 경찰에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남자친구는 자살을 시도해 B가 경찰에 신고를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남자친구는 경찰 수사과정에 있으며, B는 n번방 사건 등이 보도되며 ‘자신의 동영상도 유포되지 않을까’하는 유포 불안에 큰 고통을 겪어야했다.

다. 연구 참여자 C

연구참여자 C는 친구의 소개로 같은 학교의 남자친구를 만나게 되었는데 남자친구는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성관계 동영상 촬영을 요구했다. C는 처음에는 거절했으나 남자친구는 ‘이건 우리 둘만 보는 거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했고, 남자친구의 재 요구에 결국 동영상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C가 동영상을 삭제했는지 묻자 남자친구는 ‘지웠다’고 했고, C는 남자친구의 이야기를 믿었다.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모르는 사람이 C와 남자친구가 찍은 성관계 동영상을 메신저로 보내왔고 영상은 친구들에게도 유포되었다. 동영상을 받은 C는 너무나 두렵고 무서워 자살 시도를 하였고, 다음 날 경찰에 신고하였다. 경찰 조사를 통해 남자친구의 새로 사귄 여자친구가 남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하자 보복성으로 동영상을 유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전 남자친구는 C에게 사과를 하며 합의를 해주기를 요구했고, C는 합의금을 받지 않고 합의를 해주었다. 연구참여자는 이번 사건으로 자살 시도를 하고 심적으로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라. 연구 참여자 D

연구참여자 D는 친구의 소개로 남자친구를 만났다. 남자친구가 동영상 촬영을 요구했을 때 D는 망설이며 거절했지만 결국 남자친구를 믿고 성관계 동영상을 촬영하였다. 이후 남자친구는 동영상을 삭제했다고 했고, D는 그런 남자친구를 믿었다.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어느 날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사진이 그쪽이 아니냐는 연락을 받았다. D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경찰에 신고하였고 그제서야 전 남자친구는 영상을 팔았다며 경찰에 자수를 하였다. D는 이후 매일 인터넷에 들어가 자신의 영상을 검색하고 삭제를 요청하였다. 자신을 알아보고 연락을 해 오는 지인들 때문에 연락처를 바꾸고, 혹시 자신을 알아보는 건가 싶어 집 앞 편의점도 가기가 두려웠다. D는 전 남자친구도 죽이고 자기도 죽고 싶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D는 영상을 2차로 유포하는 재유포자들을 고소하고 싶지만 그 과정이 무척 힘들다고 하였다.

2. 연구분석 결과

본 연구는 일반적 질적연구를 통한 귀납적 주제분석 방법을 통해 분석하였다. 그 결과 데이트 관계에서 ‘디지털 성폭력’ 피해 경험은 13개의 범주와 5개의 주제로 구성되어졌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5개의 주제는 단계별 과정으로도 볼 수 있는데 ‘강제적 허용 → 자각과 저항의 발아 → 저항의 행동화와 좌절→저항의 체념→자각의 재생성’ 단계로 볼 수 있다. 5개의 단계는 변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유사하고 공통적인 과정을 단계별로 표현하였다. 하지만 모든 참여자가 단계별 과정을 거치는 것은 아니었으며, 각 단계의 특성이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연구분석 결과를 표로 제시한 결과는 <표 2>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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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디지털 성폭력 피해 여성 경험 구성요소
주 제 범 주 의 미
강제적 허용 두려움과 죄책감에 찍은 동영상 남자친구와의 헤어짐이 두려움
성관계 거부에 대한 죄책감
강요와 억압에 의한 촬영
폭력의 수용과 일방적 신뢰 사소한 폭력을 받아들임
집착과 감시를 참고 넘어감
남자친구를 믿고 싶은 마음
동영상을 삭제했다고 믿음
유포 인지와 자아붕괴 타인에 의해 유포 사실을 확인함
남자친구에게 느끼는 배신감
아무런 대안이 없는 막막함
무차별 확산에 대한 공포감
자각과 저항의 발아 용기를 낸 신고결정 피해 사실을 말할 수 없는 답답함
신고를 하기로 마음의 결정을 함
신고 후 느끼는 양가감정 남자친구를 신고한 것이 미안함
이기적인 남자친구에게 화가 남
저항의 행동화와 좌절 디지털 성폭력에 대한 대처 괴로워도 검색하기
재유포자 신고하기
수사에 협조하기
소송에 대응하기
대처에 대한 좌절 피라미드 구조로 인한 무력감
영구삭제 불가능으로 인한 절망감
가해자 편만 드는 법원에 대한 분노감
저항의 체념 사회적 통념에의 순응 비난과 낙인의 수용
내 탓하기
고립의 선택 지인들과의 단절
집안에 갇힘
자아포기 모든 것에 대한 체념
죽음으로 해결하기
자각의 재생성 종료되지 않는 고통 아직도 유포되고 있는 동영상
여전히 존재하는 원본 영상
‘희생자 비난하기’에 대한 깨달음 내 잘못이 아님을 깨닫게 해준 상담
저항의 힘이 생겨남
미완의 시작 세상 밖으로 첫 발걸음을 내딤
일상생활을 하려고 노력함

가. 강제적 허용

1) 두려움과 죄책감에 찍은 동영상

여성들은 남자친구와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성관계 동영상 촬영을 요구받는다. 고민을 하던 여성들은 자신의 성관계 동영상이 혹시나 유포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어렵사리 거절을 한다. 하지만 여성들은 남자친구의 재 요구에 결국 동영상을 촬영하였다.

촬영하는 부분은 알고 있었고, 물어본 적이 있었고 당연히 싫다고 안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었어요. 그런데 남자친구가 ‘이건 우리 둘만이 보는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라’ 이렇게 얘기했고. 당시 저는 사귄지 얼마 안 되어서 남자친구가 너무 좋았어요. 근데 남자친구에게 안된다고 하고 거절하게 되면 남자친구와의 관계가 나빠질 수도 있고 저에 대한 감정이 안 좋아질 수도 있어서 차마 거절할 수 없었어요. (참여자 C)

여성은 남성이 요구하는 것을 수용하지 않으면 관계가 나빠질 수도 있고 혹은 헤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성은 남성과 헤어지게 되는 경우 자신이 더 안 좋은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믿으며, 관계 단절의 두려움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동영상을 촬영하게 된다. 또한 여성이 동영상을 촬영하게 된 배경에는 남성의 지속적인 성관계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여성이 남자친구의 성관계를 거절하자 성관계 대신 영상을 요구하였고, 여성은 어쩔 수 없이 영상 촬영에 응하게 된다.

근데 얘가 맨날 성관계를 하자 그러는 거에요. 근데 제가 거절했죠. 그러니까 얘가 욕을 하기 시작한거죠. 그래서 나온 얘기가 영상이었어요. 시작은 얼굴 없이 였어요. 계속 강요를 하니까.. 안하면 뭐야? ‘안하면.. 연락 그만하고 싶어?’ 이러니까.. 저는 그때 저의 치명적인 단점이 예뻐 보이고 싶었어요. 착한 아이였어요.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싶지 않았고.. 그래서 영상을 보냈죠. (참여자 B)

남녀가 서로 사랑하는 관계에서 성행위는 필수적인 부분이며, 사랑하는 것과 성행위는 동일시되고 있다. 남성은 사귀는 사이이기 때문에 성관계를 요구하고, 여성은 그런 남성의 요구에 응해줘야 할 것 같은 억압을 받는다. 이러한 강요와 억압 속에 여성은 결국 성관계에 응하거나 아니면 성관계를 갖지 않은 것에 대한 죄책감을 갖게 된다(정윤주, 2008, p57). 여성은 남자친구의 성관계 요구에 응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더군다나 동영상 촬영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남자친구의 강요를 들어줘야 할 것 같다는 억압을 받게 된다. 이러한 규범적 여성성을 강조하는 가부장적 문화에서 남녀의 관계는 상호 존중의 관계가 아니라 상하 권력 관계가 된다. 여성들은 남자친구의 강요에 동영상을 촬영하였지만, 허용에 내재되어 있는 맥락은 남자친구와의 상하권력 관계에서 헤어지기 싫으면 찍어야 하는 강제적으로 이뤄진 허용이었다.

2) 폭력의 수용과 일방적 신뢰

여성들은 남자친구와의 데이트 관계에서 동영상 촬영 요구 뿐 아니라 폭력적인 행동에 노출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그러한 행동이 물리적인 폭력으로 이뤄지지 않고 남자친구의 집착, 감시, 무시 등의 행동이 이뤄졌기 때문에 여성들은 이를 폭력이라고 인지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이러한 폭력이 불법촬영이라는 폭력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도 여성은 결국 폭력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 날 불법촬영물을 봤어요. 제가 자고 있을 때 벗은 모습을 몰래 찍었더라구요. 내 눈으로 봤는데 현실을 부정하는 느낌? 이 사람이 이걸 찍었을 리가 없는데? 그걸 한 10분 동안 본 것 같아요. 정말 엄청 배신감 들고 화나고 그땐 너무 손이 떨리고 계속 이 사실을 부정했던 것 같아요. 저는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일이 닥치니까 자꾸 봐주고 싶고, 넘어가고 싶고,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니까 내 남자친구니까.. (참여자 A)

여성은 남자친구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에 휩싸이지만 남자친구에게 왜 불법촬영을 했냐고 저항하기 힘들다. 불법촬영은 여성에 대한 폭력 행위이며, 범죄 행위임에도 여성에게는 폭행 등의 물리적인 폭력이 아니기에 사소한 폭력으로 인식된다. 이러한 폭력의 수용은 자신의 남자친구를 믿고 싶은 신뢰 관계 안에서 형성된다. 여성은 남자친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고 남자친구를 믿었기에 불법촬영을 묵인할 수밖에 없었고, 성관계 동영상을 삭제했다고 믿었다. 여성들은 남자친구에 대한 일방적인 신뢰를 가지고 있었기에 그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동영상이 삭제되었다고 굳게 믿었다.

동영상 촬영은 제 기억으로는 한번이었고, 그때 촬영한 것 말고는 없었어요. 촬영을 하고 며칠 안 되서 물어봤어요. 지웠냐고 물어봤더니 지웠다고 해서 걱정을 안했어요. (참여자 C)

3) 유포 인지와 자아붕괴

여성들은 남자친구와 헤어지게 되었고 헤어지는 과정도 자연스러웠기 때문에 동영상 유포는 걱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몇 개월이 지난 후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동영상을 전달받고, 자신이 영상이 유포되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게 된다.

모르는 사람이 메신저로 친구 추가가 되면서 저에게 동영상을 보내왔어요. 처음에는 무슨 영상인지 몰랐는데 동영상을 보고 너무 놀랬어요. 그걸 받고 엄청 울었어요. 그 영상을 저 뿐만 아니라 가장 친한 친구에게도 보냈더라구요. 친구가 저에게 연락을 해줘서 동영상이 친구들에게도 보내진지 알았어요. (참여자 C)

처음에는 아무것도 못하고 막 그냥 멍 때리고 어떻게 하지 죽고 싶다.. 그러면서 울기만 했어요. 그 당시에는 동영상은 돌아다니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 친구한테 연락했어요. 지금 그때 찍은 사진이 돌고 있는데 이게 뭐냐 그랬더니, 아니 그럴 리가 없는데 내가 찾아볼게 그러더라구요. 내 사진이 인터넷에 떠돌아 다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게 너무 답답했어요. (참여자 D)

여성들은 남자친구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 그리고 자신의 동영상이 무차별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극도의 공포감와 불안감을 느낀다. 또한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전혀 알지 못하는 막막함에 사로잡힌다. 이러한 배신감, 분노, 괴로움과 슬픔, 공포감과 불안감, 막막함, 답답함 등의 총체적인 감정은 여성들의 자아붕괴를 가져온다.

나. 자각과 저항의 발아

1) 용기를 낸 신고결정

성관계 동영상이 유포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여성들은 밤새 잠을 못 자고 고민하지만 자신의 피해 경험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기가 어렵다.

사실 처음에는 어디로 유포가 되었으면 어쩌나.. 너무 걱정이 되었어요. 근데 누가 보냈는지도 모르고, 누구에게 말도 못하고.. 경찰에 신고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참여자 C)

이는 가부장적 문화에서 여성이 성관계 동영상을 찍은 것에 대해 피해자 스스로도 피해 경험으로 말하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다. ‘그런 영상을 왜 찍었냐?’는 가해자 논리가 지배적인 담론에서 피해자는 차마 자신의 피해 사실을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다. 여성들은 뉴스에서만 보아왔던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가 자기 자신임을 자각하게 된다. 자신의 피해 상황을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고, 자신의 동영상이 무차별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공포감은 신고를 결심하게 되는 계기가 되고, 여성은 경찰에 신고하는 용기를 낸다. 이러한 용기는 남자친구와의 권력 관계에 대한 저항이자, 폭력 관계를 끊어내는 대응 행위이다. 참여자 B의 경우에도 남자친구의 동영상 유포 협박으로 인하여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다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해낼 수 없어 경찰서에 찾아가 신고를 하였다.

새벽부터 아침 10시까지 6시간 동안 협박을 받았어요. ‘친구들 다 동원해서 페북 이런데 올리겠다고.’ 이 말 자체가 협박이잖아요. 6시간을 견디다가 제가 택시타고 경찰서로 갔어요. 전화 받다가 다리 힘 풀려서 쓰러진 건 처음이었어요. 진짜 숨도 못 쉬었어요 그때는. 다 녹음이 되어 있고 다시 들었을 땐 정말 내가 너무 힘들었구나.. (참여자 B)

남자친구의 동영상 유포 협박 과정에서 여성이 관계를 단절하는 신고를 결심을 하게 된 것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한계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성은 남성의 동영상 유포 협박에서 벗어나기 어려웠고, 남성의 강요에 의해 계속 동영상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여성이 남자친구의 동영상 유포 협박을 두려워하면서도 신고할 수 없던 이유는 남자친구가 가진 ‘권력 = 동영상’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은 다리 힘이 풀려 쓰러질 만큼 힘든 상황이었지만 자신의 의지로 경찰에 찾아가 신고를 하는 용기를 내었다. 여성의 경찰신고는 남자친구의 동영상 유포 협박의 폭력에 대응하고, 남자친구와의 폭력 관계를 끊어내는 첫 저항 행위였다.

2) 신고 후 느끼는 양가감정

여성은 용기를 내어 경찰에 신고했지만 신고 후 남자친구의 반응에 양가감정을 느꼈다. 남자친구의 형식적인 사과와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행동에 분노하기도 하고, 용서를 비는 남자친구가 불쌍하기도 해 자신이 고소한 것을 후회하기도 했다.

남자친구에게 신고했다 말하니까 남자친구가 너무 덜덜 떠는 거에요. 그러면서 자살한다고 하고. ‘나를 죽이는건 너야 죄책감 가져 만나는 사람에게 다 말하고 다녀 네가 무슨 일을 했는지..’ 그러니까 졸지에 내가 가해자 같고 남자친구가 피해자 같잖아요. 사실 따지고 보면 내가 피해자인데.. 남자친구가 불쌍하게 느껴졌어요. (참여자 B)

여성들은 용서를 비는 남자친구에게 합의금을 안 받고 합의해주고, 경찰신고로 인해 자살시도를 하는 모습에 되려 죄책감을 갖고 자신이 가해자가 된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여성은 자신이 피해자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남자친구와 형성되어왔던 위계적 관계 속에서 여성은 다시금 돌봄과 인내를 의무화하며 학습된 여성성을 수행한다. 한편, 또 다른 참여자의 남자친구들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며 어떻게든 형량을 줄이려고만 했으며, 고소를 취하하려고만 했다.

한 숨도 못 자고 경찰에 신고를 하러 갔어요. 근데 처음부터 고소가 되지는 않잖아요. 그래서 조사 날짜를 잡고 왔는데.. 경찰서에서 연락이 온 거에요. 자수했다고. 그래서 저보고 오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 친구한테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보니까 동영상을 팔았데요 얼마에 팔았냐? 어디에 팔았냐? 고 하니까 영상을 사고팔고 하는 사람들 2명에게 팔았데요. 2개를 5만원 주고 팔았데요. 그래서 ‘어떻게 그 돈을 받고 그걸 팔 수 있냐?’ 그랬는데. 경찰 수사관이 그러더라구요. 5만원에 판 것이 아니다. 그리고 2~3명에게 판 것도 아니다. (참여자 D)

여성에게 동영상은 남자친구와의 신뢰 관계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담은 ‘믿음의 결정체’ 였지만 남자친구에게 그 영상은 5만원을 주고 팔 수 있는 돈벌이에 불과했다. 또한 남자친구는 동영상 유포를 한 후에도 자신의 안위만을 챙기며 자수를 하여 형량을 줄이고자 하였다. 여성은 이제야 남자친구의 의도를 알게 되고 분노한다. 여성들은 경찰에 신고한 후 양가감정을 느끼면서 학습된 여성성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경찰에 신고하고 남자친구를 고소하면서 남자친구와의 권력관계 구조를 깨는 첫 저항을 시작하였다.

다. 저항의 행동화와 좌절

1) 디지털 성폭력에 대한 대처
가) 괴로워도 검색하기

처음에는 아무것도 못하던 여성은 그래도 자신이 영상을 찾아 삭제하지 않으면 영상이 더 유포될 것 같은 불안함에 동영상을 검색하는 시도를 하게 된다. 하지만 자신의 영상을 온라인에서 검색해 마주한다는 일은 여성에게 매우 힘든 일이다. 여성은 자신의 영상을 보는 것이 너무나 창피했고, 그 영상을 수많은 사람들이 보았을 거라 생각하면 너무나 괴로웠다. 여성이 자신의 동영상을 보는 것만큼이나 수치스러운 일은 동영상을 보고 댓글을 다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영상에 몇 만개의 댓글들이 달려요. 영상 댓글에 ‘나 얘 지인인데 하면서..’ 글이 올라와져있고 ‘얘 SNS에 들어가 봤는데 얘는 이런 애다..’ 그런 얘기들이 살이 붙는 거에요. 그걸 한마디 올리면 두세 마디 불어나고. 제 동영상을 보고 얼굴도 확대하고 그러면서 ‘얘를 대한민국에서 얼굴도 못 들고 다닐게 해야 한다’ 그렇게 써놓고.. 그런걸 보면서 내가 지금 살아가는 게 맞나.. 연예인들이 악플에 힘들어하고 그러잖아요. 그게 뭔지 알 것 같아요. 사람들은 쉽게 얘기하는데.. 저는 그런 거 하나하나가 가슴에 박히면 잠도 안오고.. (참여자 D)

가부장적 성문화 안에서 여성은 자신의 동영상을 보는 것이 너무나 창피하고, 여성의 동영상을 보는 수많은 남성들은 문란한 여성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불법촬영물을 시청하고 공유하는 것은 명확한 범죄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동영상을 찍은 문란한 여성은 가부장적 성문화 안에서 악성 댓글로 2차 가해를 받는다. 여성은 이러한 수많은 악성 댓글들을 보면서도 검색을 안 할 수가 없다. 밤을 새서 자신의 영상을 검색하고, 삭제 요청을 해야 동영상이 삭제되기 때문이다.

나) 재유포자 신고하기

여성은 자신이 영상 삭제 요청을 해도 수 없이 영상을 공유하고 재유포 하는 사람들로 인해 영상의 유포를 막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재유포자의 아이디만으로는 신분을 특정하기 어려워 재유포자를 고소하기 위한 자료를 모으는 일은 여성에게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 몇 번의 노력 끝에 여성은 어렵사리 경찰에 재유포자를 신고하였고, 재유포자는 용서를 빌며 여성에게 합의를 요구해 결국 합의를 해주게 되었다. 하지만 재유포자는 합의를 해주자마자 영상을 다시 올렸고 여성은 다시금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그 사람이 자기가 잘못했다고 손 편지까지 써서 주고.. 너무 미안하다고 편지를 정성스럽게 3장을 써서 주고 해서 합의를 해줬는데.. 결국 영상을 또 올린 거에요. 진심이라 믿었는게 그게 아니었어요. (참여자 D)

이는 재유포자가 합의금을 내고 집행유예로 풀리게 되면 영상을 다시 올리는 것이 훨씬 경제적 이득이 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재유포자를 신고하지 않으면 더 많은 영상이 확산되기 때문에, 여성은 수많은 모욕을 감수하더라도 신고하는 시도를 한다.

다) 수사에 협조하기

여성들은 경찰에 신고한 후 당장 고소장부터 어떻게 작성해야 할지 난감했다. 어렵게 검색하여 고소장을 작성하면서도 자신의 성관계 영상물을 증거로 채증하기 위해 캡쳐 하는 과정은 너무나 수치스러웠다. 여성들은 자신의 성관계 장면이 성범죄 증거물이 될 때에 자괴감을 느꼈다.

고소장을 쓰고 동영상을 증거로 제출해야 하잖아요. 그게 너무 창피하고 불안했어요. 그 영상을 누가 보기라도 해봐요. 저는 제 인생이 걸려있는 동영상인데 그걸 본다고 생각하면.. (참여자 B)

또한 여성들은 증거물로 제출하는 영상이 담긴 usb가 유포되면 어떻게 하나 불안했고, 경찰, 국선변호사 등 많은 사람들이 증거물로 자신의 성관계 장면을 볼 것을 생각하면 괴로웠다. 여성들은 자신이 찍은 동영상으로 인해 크나 큰 고통을 받고, 이후 그 피해를 입증하기 위해 동영상을 증거로 제출하며 다시 한 번 고통을 받았다. 여성들은 이러한 모든 과정들이 힘들고 괴롭지만 수사에 협조하기 위해 노력했다.

라) 소송에 대응하기

여성들은 소송과정에 대응하는 것 역시 쉽지 않았다. 처음 해 보는 소송과정에서 사건을 맡게 된 국선변호사가 의견서도 보여주지 않고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아 참여자(D)는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또한 참여자(C) 역시 남자친구의 경우 합의를 해줬으나 이후 소송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 없었다.

법률적인 부분을 잘 모르는 상황에서 현재 고소가 취하가 된 상황인데 그럼 이걸로 모두 끝난 건지.. 이런 기록들이 남을까 봐 걱정이 되요. 국선변호사에게 물어보기도 어렵고.. (참여자 C)

여성들은 처음 진행해 보는 소송에 법률 용어부터 진행과정까지 모르는 것도 많고 궁금한 사항도 많았다. 하지만 법률적으로 궁금한 사항을 국선변호사에게 물어보는 건 어렵고 힘든 일이었다. 여성들은 처음 해보는 경찰 신고부터 고소장 작성, 경찰 진술과정, 국선변호사 선임, 소송 진행까지 그 모든 과정을 혼자서 알아보고 진행하는 과정이 힘겹기만 했다. 하지만 여성들은 자신의 사건을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는 의지를 가지고 어렵지만 그 시도를 놓치 않았다.

2) 대처에 대한 좌절
가) 피라미드 구조로 인한 좌절감

영상을 삭제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영상 삭제를 시도하던 여성은 매일 검색을 하고 삭제를 요청해도 수 없이 확산되는 영상에 좌절감을 느꼈다. 영상은 피해 당사자여도 삭제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삭제를 요청해야 한다.

처음에 동영상이 퍼졌을 때는 글도 올려봤어요. ‘나 피해 당사자인데 제발 올려주지 말아 달라’ 그랬더니 나중에는 제 글을 캡쳐를 해서 그것까지 동영상에 끼워서 퍼트리더라구요. 밤새 컴퓨터에서 그걸 찾아봤던 것 같아요. 삭제요청 보내고. 어떤 운영자는 요구하는게 있더라구요. ‘말투를 그렇게 하지 말아라. 나도 이렇게 벌고 싶어서 버는 줄 아냐?’ 이러면서. ‘그러면 삭제 안해줄거다’ 는 운영자도 있었고. ‘여러 번 보내면 여러 번 보내니까 안 해준다’는 운영자도 있었고. 그래서 ‘아 뭔가 글을 써도 답이 없구나..’ (참여자 D)

영상배포의 구조가 처음에는 유포자가 그걸 갖고 있다가 그걸 한 명에게 판매해요. 그럼 이 판매자가 여러 명에게 판매해요. 그런 피라미드 방식으로 가다가 마지막에 성인사이트 포인트로 가요. 더 마지막에는 토렌토에 올라가고. 그 다음에 그냥 이름도 모르는 사이트들에 다 퍼지고요. 개인 간의 거래가 2달 정도였던 것 같구요. 3~4달 뒤에 비싸게 vip 포인트로 팔리고, 5~6달이면 다 퍼진 것 같아요. 그리고 1년 지나면 다 검색이 되는 것 같아요. (참여자 D)

처음 참여자(D)의 영상 1개는 수십 개로 쪼개져 수만 명의 사람들이 영상을 보게 되었다. 온라인에 올라간 1개의 동영상은 무수히 쪼개서 팔리고 공유되며 피라미드 구조로 빠르게 확산된다. 동영상 촬영물은 무제한의 복제 가능성이 있으며, 모르는 사람에게 쉽게 공유되고 팔리는 과정에서 그 피해는 무한 반복된다. 온라인에서 동영상이 무한대로 확산될 수 있는 이유는 여성의 동영상이 ‘돈’이 되는 구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SNS와 메신저 등을 통해 동영상의 다량 유통이 이뤄지고 있으며,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등 성착취를 통한 다양한 ‘범죄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여성을 이용한 불법촬영물이 시장경제 구조에서 하나의 범죄 산업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현실에서 여성은 자신이 성적으로 얼마나 취약한 위치에 있는지 깨닫게 된다. 또한 여성은 혼자 밤을 새워가며 검색하고 삭제를 요청하는 시도가 얼마나 무모한지 느끼고, 거대한 범죄 산업 앞에서 자신의 무력함을 확인하게 된다.

나) 삭제지원 한계로 인한 절망감

여성은 수많은 시도 속에 혼자서는 영상을 검색할 수 없다는 것을 느끼고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이하 센터)에 삭제도 요청하였다. 하지만 센터 역시 삭제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이트 운영자들에게 삭제를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센터는 전국에 단 한 곳으로, 전국에 수많은 피해자의 영상을 상담가들이 직접 삭제 요청하다보니 삭제지원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삭제요청을 하는 게 어떤 노하우가 있는 게 아니라 운영자에게 쪽지를 보내는 거에요. 근데 이 사람들은 그걸 받고 삭제한 후 3일 뒤에 또 올려요. 그러면 또 여기서는 삭제요청을 또 하고 그러면 3일 뒤에 또 올리고, 이게 반복 되요. (중략) 근데 일반인들은 그걸 매일 요청할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맡길 수밖에 없어요. (참여자 D)

여성 역시 센터에 삭제지원을 요청했지만 자신의 영상을 검색할 수밖에 없었고, 사이트 주소를 찾아 센터에 보내주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사이트 운영자들은 삭제한 영상을 3일 후면 다시 올렸고, 영상의 삭제 속도는 유포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다) 가해자편만 드는 법원에 대한 분노감

여성들은 법원의 판결문을 보고 너무나 화가 나고 억울함을 느꼈다. 참여자(A)의 남자친구는 불법촬영으로 인한 처벌이 기소유예로 인한 벌금 500만원의 처벌이 나왔다. A는 인생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의 고통을 느꼈지만 피해자의 고통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처벌에 억울함을 느꼈다.

처벌이 너무 약해요. 500만원 밖에 안 나왔는데 사실 제가 겪은 거는 인생을 포기하고 싶다는 정도의 고통이었는데.. 평소에 그런 걸 기사나 뉴스에서 많이 접했는데 제가 직접 당하고 고소를 해서 처벌결과를 받으니까 정말 솜방망이라고 제대로 느꼈거든요. 그 사람은 돈 500만원만 내면 되는데 그럼 돈 많은 사람들은 몰카 다 찍고 돈 500만원 내면 몇 개월 내에 끝나는 사건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 피해자는 감옥 보다 더한 고통을 몇 년, 어쩌면 평생 동안 겪어야 하는데 정작 가해자는 단기간에 끝나버리잖아요. (참여자 A)

특히 판사가 남자면 여자 피해자 입장을 어떻게 알겠어요. 그런 해괴망측한 영상을 어떻게 찍었다고 생각하겠어요. 성폭력 피해라고 생각하지도 않겠죠. 법원에서 피해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서 벌을 주면 좋겠어요. 아니면 관계만 명확히 해서 팩트만 보고라도 처벌하면 좋겠어요. (참여자 B)

참여자(B)는 영상을 찍은 여성을, 남성인 판사는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남성들이 영상을 볼 때, 피해자가 행위를 즐기거나 혹은 화면을 직접적으로 바라보는 장면이 비춰지고(서승희, 2017, p.69) 자발적으로 찍은 영상이라고 보여 지기 때문에 그 영상은 더 이상 피해 영상이 아니라고 여겨질 수 있다. B 역시 여성이 그 영상을 찍을 수밖에 없는 상황과 맥락을 남성인 판사는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고, 법원에서 디지털 성폭력을 성폭력 피해라고도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여성들이 느끼는 법원에 대한 분노는 법원이 디지털 성폭력을 여성의 인권을 침해하는 심각한 범죄행위로 인식하지 못하는데서 기인한다. 이는 오프라인에서의 물리적 성폭력은 가시적으로 성폭력으로 인정되지만, 온라인에서의 디지털 성폭력은 성폭력 피해로 인식되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한다. 법원의 판결은 디지털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구조와 인식을 반영하고, 여성들은 자신이 바꿀 수 없는 판결문에 무력감을 느낀다. 결국 여성들은 디지털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구조와 인식에 또다시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라. 저항의 체념

1) 사회적 통념에의 순응

여성들은 기존의 사회적 구조에 대응하고 저항하며 홀로 힘겨운 시도를 해왔다. 하지만 여성의 저항에 가장 견디기 힘든 고통은 ‘왜 동영상을 촬영했느냐’며 여성에게 그 책임을 묻고 비난하는 것이다.

재판 받을 때 제가 국선변호사랑 통화 했거든요. 근데 변호사가 의견서도 보여주지도 않고 재판에 출석도 안하고... 제가 너무 화가 나서 소리치면서 얘기하니까 그 변호사가 ‘그러니까 그런 걸 왜 찍었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어떻게 그렇게 얘기 할 수 있냐’ 고 하니까 자기 딸이어도 그렇게 얘기했을 거래요. (참여자 D)

기존의 성폭력 담론에서 ‘왜 저항하지 않았느냐’, ‘왜 소리 지르지 않았느냐’와 같은 피해자의 탓으로 돌리는 사회적 통념 역시 디지털 성폭력 피해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디지털 성폭력에서의 사회적 통념은 동영상을 찍은 이상 1차적 책임은 여성에게 있으며, 유포를 통해 2차 피해를 경험하게된 이유는 1차적으로 영상을 찍은 여성의 탓이라는 것이다. 가부장적 성문화에서 여성의 성은 순결이데올로기 안에 정숙한 여성으로서 강요받는다. ‘그러니까 그런 걸 왜 찍었냐’고 묻는 국선변호사의 얘기는 문란한 여성이기에 죄의식을 느끼고 부끄러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남녀에게 다르게 적용되는 성별 권력관계에서 여성은 강요와 협박을 통해 동영상을 찍게 되었고, 그 동영상으로 인하여 이제 모든 책임을 지고, 모든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동영상을 찍은 여성에게 책임을 묻는 방식은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를 더욱 강화해 여성을 더욱 억압하는 계기가 되고(정윤주, 2008, p.43), 가부장적 체재 안에 결국 순응하도록 만든다.

솔직히 남자친구를 만난 건 후회하지 않아요. 하지만 영상 찍은 거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동의 한 거에 대해서는 후회를 해요. 제가 끝까지 찍지 말자고 했어야 했는데.. (참여자 C)

영상에 달린 댓글들을 보다보면 가족들 욕하는 댓글도 있고 그러니까.. 이 모든 게 제 잘못 같아요. 그런 걸 찍은 거. (참여자 D)

참여자 B는 결국 영상 촬영에 동의한 자신을 탓 했으며, 참여자 D는 영상에 달린 수많은 댓글을 보며 영상을 찍은 자신의 잘못이라고 했다. 물리적 성폭력의 경우 성폭력 피해를 알고 있는 주변인들을 통해서만 피해 책임에 대한 비난을 받게 되지만, 디지털 성폭력의 경우 피해자를 알지 못하는 수만 명의 사람들이 동영상을 보고 피해자를 비난한다. 피해자는 자신을 탓하는 수 만개의 악성 댓글에 결국 그들과 같은 생각을 하며, 영상을 찍은 자신의 잘못으로 여기고 죄책감을 느낀다. 여성들은 동영상 촬영에 대한 책임이 여성에게 있다는 타자의 비난과 낙인에 결국 순응한다.

2) 고립의 선택

여성들은 디지털 성폭력 피해 경험으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와 고통을 받았고 이로 인해 일상적인 생활을 유지하기가 힘들었다. 또한 여성은 누군가 자신을 알아보는 것 같아 외출하기도 힘들었고, 누군가 쳐다보면 자신을 알아보는 것 같아 위축되어 결국 집 밖을 나가지 못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친구들에게도 연락이 왔었어요. 저를 봤다고. 그럼 제 연락처를 바꿀 수밖에 없잖아요. 연락처도 바꾸고. 한 동안 또 평범하게 지냈는데. 그래 알아보는 사람 없겠지? 하면서요. 누군가가 뻔히 쳐다본다거나 편의점을 찾아갔는데 직원이 이렇게 쳐다본다거나 그러면 ‘뭔가 알아 본건가? 인터넷에서 나를 봤나?’ 그런 생각이 드니까 집에 와서 또 어떻게 됐나. 검색을 해야 하는데 검색을 못하겠는 거에요. 무서워서. (참여자 D)

물리적 성폭력 또한 성폭력 피해로 인하여 자신에게 갇히고 고립되며 집 밖을 나가기가 두려운 심리적인 공황상태가 발생한다. 하지만 디지털 성폭력 피해의 경우 물리적 성폭력과 달리 실제로 자신을 온라인에서 알아보고 연락을 해 오는 지인들로 인해 ‘외부요인’이 발생해 스스로를 고립시킬 수밖에 없게 된다. 디지털 성폭력 피해 경험은 더 이상 일상생활을 하지 못하는 피해 경험 뿐 아니라 지인들과의 단절, 사회적인 고립에 이르러 사회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한다.

3) 자아포기

여성들은 동영상 촬영으로 인하여 비난과 낙인을 받으며 결국 일상생활이 망가지고, 사회적인 고립에 이르는 피해 경험을 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이 ‘내 탓’이라고 순응하게 된 여성은 이 모든 것을 죽음으로 해결하고 싶다. 자신이 겪는 이 문제는 죽음으로서 밖에 해결이 안 된다고 체념하게 되는 것이다.

엄청 안 좋은 생각도 들고.. 너무 힘들고 그래서.. (울면서) 자살상담센터에 새벽에 전화를 했어요..(계속 울면서) 가족한테도 그런 얘기를 못하겠고, 친구에게도 못하겠고 하니까.. 내가 이런 일 겪으니까 먼저처럼 사라지고 싶고, 아무것도 겪고 싶지 않고 너무 힘들다고.. 그래서 뭔가를 해야 하는데 뭔가 할 의지도 없고.. 그냥 먼지처럼 사라지고 싶다고 얘기했어요. (참여자 A)

이런 일을 겪고 나서 너무 힘들어서 그 날 밤 자살시도를 했어요. (손목을 보여주면서) 새벽에 남자친구가 발견을 하고 바로 응급실로 갔어요. 열 두 바늘을 꾀매서 아물고 있어요. (참여자 C)

여성은 친밀한 관계에서 믿었던 남자친구에게서 발생한 피해 경험인 만큼 사람을 신뢰하는 일도, 특히 남자에 대해 더욱 신뢰하기 어려웠다. 여성은 가장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자친구로부터 배신을 당하고 심리적 손상을 겪었을 뿐 아니라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그리고 죽음에 이르는 삶의 전반에 심각한 피해를 입는 고통을 겪게 된다.

마. 자각의 재생성

1) 종료되지 않는 고통

여성들은 남자친구의 판결문이 나오고 사건이 거의 종결되어 가지만 여전히 영상 유포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 경찰 수사과정에서 원본 영상이 확실히 삭제되었는지 알 수가 없었고, 자신이 영상을 확실히 삭제하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되었다. 또한 사건은 종결되어가지만 유포에 대한 두려움을 여전히 가지고 있었다.

텔레그램 숫자가 27만 명이라고 하는데.. 텔레그램 뉴스만 나오면 진짜 정신이 반쯤 나가버렸어요. 머릿속이 멍해지고 뭔가 안개가 낀 것처럼 정말 멍해지는데 그 이후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사무실에서도 계속 실수를 반복하고 엄청나게 많이 혼났어요. 근데 사람들이 계속 N번방 얘기만 하니까 그 얘기를 들을 때 마다 내 영상이 유포되면 어떻게 하나.. 그런 생각 때문에 일을 할 수가 없었어요. 사무실을 퇴사한 이유 중에 하나가 영상 때문이기도 해요. (참여자 B)

여성에게 유포 불안은 소송이 진행되는 중에도 큰 두려움과 공포심을 느끼게 하는 폭력이었다. 또한 유포된 영상 속의 여성을 알아보고 계속 연락해오는 지인들로 인하여 여성의 피해는 지속되었다. 여성은 지인들을 통해 연락을 받게 되면 자신의 위치, 즉 자신은 피해자라는 사실을 재 자각한다. 이는 물리적 성폭력과 달리 디지털 성폭력에 대한 고통이 종료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한국여성정책연구원, 2018).

2) ‘희생자 비난하기’에 대한 깨달음

여성들은 피해 경험에 대응하는 전 과정에서 디지털 성폭력에 대처하기 위해 끊임없이 시도하였고, 결국 좌절하고 체념하게 된다. 하지만 여성들에게 이건 ‘네 잘못이 아니며, 사회적인 문제’라고 얘기해주는 상담 선생님을 만나면서 어느 덧 악성 댓글러들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저도 사실 그 악성 댓글러 들이랑 생각하는 게 다를 바 없었던 것 같아요. 댓글 들이 다 그런 것 뿐이었고. 근데 제가 막상 그 입장이 되어보니까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여러 명에게 쪽지를 처음에 받았을 때는 “얘가 볼 정도까지 됐나?” 그 생각이 들면서 몇일 동안 너무 힘들고 “이 사람도 봤으면 다른 사람들도 다 봤는데 나한테 얘기를 안했을 것 같고” 그랬었는데, 어느 순간 ‘그래 그렇게 퍼졌는데 안 본 게 이상한 것 같다’ 그런 생각도 들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근데 지금 마음이 어떠냐면요 그 봤다는 사람들 다 고소해버릴 거야 그런 마음이에요. (참여자 D)

다른 범죄와 달리 성폭력 범죄는 많은 사람들이 ‘피해자 탓’을 통해 가해를 정당화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동영상을 찍은 여성을 비난하는 것은 자신의 범죄 행위가 정당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이다. 여성은 상담을 통해 자신이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임을 재 자각하게 되며, 영상을 찍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영상을 보는 사람들이 가해자이며, 영상이 범죄 산업이 되도록 하는 이 사회의 문제임을 깨닫게 된다. 즉, 자신이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자 비난하기’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상담을 통해 깨닫게 된다.

3) 미완의 시작

죽음으로 해결하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운 시간을 지나 자신이 어떠한 피해 경험에 놓였는지 인식하게 된 여성들은 조금씩 자신의 길을 찾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 발걸음은 다른 사람들처럼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 내딛은 첫 발걸음이었다.

예전에는 밖에 나갔다가 오면 늘 찝찝하고 불안함이 있었어요. 괜히. 근데 이번에 처음으로 모임을 나갔어요. 모임에 여성들만 있어서. 근데 다녀오니까 뭔가 뿌듯하고 자신감도 생긴 것 같고.. 예전 같았으면 나오라고 해도 거절하고 안 나가고 그랬을텐데.. 지난번 상담 때 저도 다 털어놓고 얘기하고.. 용기를 많이 얻었거든요 그 뒤에는 무슨 모임 같은 거 있으면 나가게 되고 얘기도 하게 되고.. 그러다보니까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어차피 다시 원래대로 지내야 하는데 숨어있지 않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려면 나와야 하는 거잖아요. 그것부터가 나올 수 있는 첫걸음. 그런 것 같아요. (참여자 D)

상담을 하고 나서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저는 사람들이 다 찾아 볼 거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런 걸 보는 사람들만 보는 거라고. 상담을 하고 난 뒤에 며칠은 떠오르고 그러더니 그 뒤에 긍정적으로 많이 변했어요. 사실 제 잘못이 아닌데.. 저 혼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참여자 D)

여성은 상담을 통해 자신이 피해자임을 자각하고, 디지털 성폭력 문제는 개인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회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여성이 이를 깨달을 수 있었던 이유는 여성이 그동안 수많은 시도를 통해 범죄의 산업화와 사회구조적인 권력에 부딪치며 좌절을 경험하였기 때문이다. 여성의 동영상은 오늘도 온라인상에서 유포되고 있다. 하지만 여성은 이제 어제와 다른 깨달음을 얻었고, 처음으로 외출을 시도한다. 여성이 얘기한 ‘일상을 살아가기 위한’ 첫 발걸음이었다.

Ⅴ.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데이트 관계에서 디지털 성폭력 피해 경험을 분석함으로써, 데이트 관계에서 디지털 성폭력 피해 경험의 과정은 어떠한지, 여성들의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맥락은 무엇인지 질적 연구를 통해 살펴보았다. 본 연구결과를 통한 논의점으로는 첫째, 데이트 관계에서 ‘디지털 성폭력’은 폭력의 연속선상에서 발생했으며, 폭력을 가능하게 한 기제는 남성이 가진 ‘동영상’이 ‘권력’이 되는 사회적 구조 안에 있었다. 여성이 남성의 동영상 촬영 요구를 결국 ‘허용’하게 된 배경에는 남성의 지속적인 강요와 ‘성관계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며, 여성은 사귀는 사이이기 때문에 결국 어쩔 수 없이 촬영에 응하거나 성관계 응하지 않은 죄책감으로 동영상을 촬영하였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성관계 대신에 요구한 영상에서 이후 재촬영을 요구한다. 처음 성관계 요구부터 영상촬영 요구 그리고 재촬영 요구까지 남자친구의 폭력은 연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는 Kelly(1988)의 ‘성폭력의 연속선(continuum of sexual violence)’ 개념을 통해 설명할 수 있는데, Kelly는 “이성애적 성관계의 경험은 동의 아니면 성폭력 둘 중 하나가 아니라 선택에서의 강제, 압력 그리고 힘으로 나아가는 연속선상에 존재”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성폭력’은 물리적 성폭력과 달리 ‘동영상’이라는 ‘권력’이 존재한다. 가부장적 문화에서의 여성에 대한 성윤리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으며, 남성이 동영상을 가지고 이를 유포할 수 있다는 협박은 이러한 기제를 보여주고 있다. 남성이 가진 ‘동영상’의 ‘권력’은 여성이 관계를 벗어날 수 없는 힘이 되었으며, 결국 여성이 폭력 관계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상황을 초래하였다.

둘째, 디지털 성폭력은 물리적 성폭력과 달리 동영상이 확산되는 ‘무한 확장성’의 특성으로 인해 ‘대중적 낙인’이 이뤄지며 이를 통해 피해가 지속되었다. 처음 온라인에 올라간 1개의 동영상은 무수히 쪼개서 팔리고 공유되며 피라미드 구조로 빠르게 확산되었고, 여기서 디지털 성폭력의 ‘무한 확장성’이 드러난다. 또한 ‘무한 확장성’은 온라인에서 악성 댓글을 통해 ‘대중적 낙인’을 가져온다. 피해자는 자신을 탓하는 수 만개의 악성 댓글에 결국 그들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되며, ‘영상을 찍은 자신의 잘못’으로 여기고 죄책감을 느끼게 되었다. ‘동영상 촬영→타자의 비난과 낙인→나의 탓’으로 귀결되는 ‘피해자 책임론’은 디지털 성폭력의 ‘대중적 낙인’에 의해 이뤄졌고, 이는 오프라인에서의 고립으로도 이어졌다. ‘디지털 성폭력’ 피해의 경우 물리적 성폭력과 달리 실제로 자신을 온라인에서 알아보고 연락을 해 오는 지인들로 인해 ‘외부요인’이 발생해 스스로를 고립시킬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었다. 또한 자신을 알아보고 연락해 오는 사람들로 인하여 자신이 ‘피해자’라는 사실을 재자각하게 되며, 시간이 지나도 디지털 성폭력의 피해를 회복하기 어려운 이유가 되었다. 셋째, 디지털 성폭력은 물리적 성폭력과 달리 사회적 인식과 제도의 부족으로 인하여 수사과정, 재판과정에서 지속적인 2, 3차 피해가 발생하였다. 여성들은 경찰 수사단계에서부터 영상물을 증거로 제출하는 일이 수치스러웠고, 법원의 솜방망이 처벌은 소송을 대응해왔던 여성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주었다. 이는 ‘디지털 성폭력’이 여성의 인권을 침해하는 심각한 ‘범죄행위’임을 인식하지 못하는데서 기인한다. 오프라인에서의 물리적 성폭력은 가시적으로 ‘성폭력’으로 인정되지만, 온라인에서의 디지털 성폭력은 ‘성폭력’ 피해로 인식되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한다.

넷째, 데이트 관계에서 ‘디지털 성폭력’은 ‘이성애 관계’를 매개체로 한 여성에 대한 ‘성착취’이며, 이를 가능하게 한 기제는 성별 권력관계가 존재하는 가부장적 사회 구조 안에 있었다. 남성은 여성을 ‘사귀는 사이’라는 이유만으로 동영상을 찍도록 강요하고, 협박하고, 유포하는 ‘성 착취’의 도구로 이용하였고, 이는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다를 바 없었다. 또한 남성이 여성에 대한 ‘성 착취’가 가능한 배경에는 성별 권력관계가 뚜렷이 존재하는 가부장제 사회 구조가 존재하였다. 마지막으로 데이트 관계에서 ‘디지털 성폭력’ 피해 경험은 개인의 권력에서 사회적 권력으로의 ‘권력의 이동’을 통해 발생하는 젠더기반 폭력이다. 젠더에 기반 한 폭력은 사회적으로 부여된 ‘여성성’과 ‘남성성’을 바탕으로 약자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통칭하는 개념으로(서혜경, 2015), 디지털 성범죄를 이용한 가해 가능성은 사회적 지위, 학력, 소득의 수준 등 그 어떤 차이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남성이 여성에 대해 가질 수 있는 가장 최종적이고 확실한 젠더 권력이 된다(이윤정, 2019, p.189). 여성은 처음 동영상을 찍을 때 남자친구와의 ‘상하 권력관계’에서 동영상을 찍어야만 했고, 이후 동영상이 온라인에 유포되며 범죄 산업과 사회적 인식이라는 사회구조적인 권력에 의해 2차 피해를 경험하게 되었다. 여성에게 가해진 ‘권력’은 처음 남성이 가진 ‘개인의 권력’에서 시작되어 온・오프라인이라는 ‘사회적 공간’으로 이동하였으며, 결국 여성은 성별 권력관계가 작동하는 제도권 안에서 이중적인 피해를 경험하게 된다. 여기서 여성에게 가해진 ‘권력’은 성차별과 성별 권력관계 등이 기제가 된 사회 구조적인 폭력, 즉 젠더에 기반한 폭력을 의미한다.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 정책 제언으로는 첫째, 아동・청소년 시기부터 성인에 이르는 젠더기반 관점의 디지털 성폭력 예방교육이 필요하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는 대부분 10대로 특히 아동・청소년 시기의 예방교육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디지털 성폭력 예방교육은 젠더관점을 기반으로 상대방을 존중하는 관계 교육부터 성별 고정관념이 성차별과 디지털 성폭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 이해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현재 학교의 성폭력 예방교육은 법정 의무규정으로 연 10시간씩 필수교육으로 운영되고 있어, 성폭력 예방교육 시간을 활용하여 성인지 교육부터 단계별 교육이 이루어져 디지털 성폭력이 타인에 대한 폭력이며, 범죄임을 인식할 수 있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본 연구에서 살펴보면 연구참여자들은 데이트 관계에서 데이트 폭력을 경험하였고, 이후 디지털 성폭력 피해까지 경험하는 것을 볼 때 젠더기반 관점의 데이트 폭력 예방교육은 디지털 성폭력 예방교육과 함께 반드시 진행되어야 할 부분이다. 데이트 폭력과 디지털 성폭력 예방교육은 데이트 관계가 이뤄지는 10~20대를 대상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사적인 문제가 아닌 성별 권력관계에서 발생하는 젠더폭력으로 인식하는 교육이 제공되어야 한다. 현재 여성단체와 대학교 내 성평등상담실 등에서 데이트 폭력 예방교육이 진행되고 있으나 추후 이를 학교 정규과목으로 배치하여 학생들이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필수과목으로 지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둘째, ‘디지털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위한 전 국민적인 캠페인 운영과 안전한 인터넷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디지털 성폭력’ 피해가 확산되는 이유는 ‘디지털 성폭력’이 성범죄인지 알지 못하는 사회의 인식과 유포와 재유포 그리고 시청에 참여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공간은 단 시간에 엄청난 규모로 확장되었지만 디지털 성폭력에 대한 인식 개선 및 예방 환경은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디지털 성폭력 예방을 위한 캠페인과 토론회 등이 국가 시책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오프라인에서의 성폭력이 범죄로 인식되는 데는 약 20여년의 시간이 걸린 만큼, 불법 촬영물을 시청하는 것 역시 범죄라는 인식이 정착 될 수 있도록 인식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디지털 성폭력 역시 줄어들 수 있다. 이를 위해선 포털, SNS, 커뮤니티 사이트 등 인터넷 기업들이 누구나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2020년 12월 10일, 전기통신사업법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모든 부가통신사업자는 불법촬영물에 대한 신고・삭제요청이 있는 경우, 삭제・접속차단 등 유통방지 조치를 이행할 의무가 부과되며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벌금 및 사업정지 처분 등을 받게 된다(국가법령정보센터, 2020a, 2020b). 이에 정부의 규제와 함께 안전한 인터넷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인터넷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하다. 영국의 CEOP나 호주의 eSafety의 사례처럼 인터넷 기업이 자발적이고 협력적인 대응기구의 일원으로서, 법적 책임이 있는 주체로서 온라인 공간에서 디지털 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김혜정, 2020). 인터넷 기업은 ‘디지털 성폭력’을 유인하거나 알선, 공유하는 단어에 대한 검색을 금지하고, 관련된 단어들을 검색하는 사람들에게 교육 자료를 볼 수 있게 ‘바로가기’를 추가하는 등 디지털 성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 뿐 아니라 신고가 이뤄지면 24시간 내에 삭제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특히 아동, 청소년 등 미성년자에 대한 프로필을 검색 엔진에서 찾아볼 수 없도록 하게 하는 등 인터넷 기업의 적극적인 노력이 이뤄져야 디지털 성폭력을 예방하고, 사회의 인식이 바뀔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에게 긴급 지원이 가능한 전문 상담사를 양성하고, 예방부터 피해자 지원까지 통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지원센터가 특별시, 광역시에 설치되어야 한다. ‘디지털 성폭력’의 특성상 여성들은 유포와 유포 불안을 통해 한 순간에 자살을 시도하는 등 ‘자아붕괴’의 경험을 하였다. 이에 ‘디지털 성폭력’의 특성을 이해하고 피해 유형에 따라 긴급 지원이 가능한 ‘디지털 성폭력 전문 상담사’를 양성해야 한다. 디지털 성폭력 전문 상담사는 젠더기반 관점을 통한 긴급 상담 뿐 아니라, 고소장 작성부터 경찰 수사동행, 법률 소송지원까지 피해자에게 1:1 밀착지원을 통해 피해자의 위기 상황을 방지하고 2차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현재 ‘디지털 성폭력’ 전문 상담사가 매우 부족한 현실에서 성폭력・가정폭력 상담원 양성교육을 이수한 상담사를 대상으로 디지털 성폭력 관련 보수 교육을 통해 상담사를 양성할 수 있다. 또한 ‘디지털 성폭력 전문 상담사’는 ‘디지털 성폭력’ 예방부터 피해자 지원까지 통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지원센터에 근무하며 피해자의 사례관리를 지원할 수 있다. 디지털 성폭력은 물리적 성폭력과 달리 영상물의 유포로 인해 피해자는 종료되지 않는 고통을 경험하였다. 또한 유포 피해자의 경우 영상물의 ‘삭제 지원’에 대한 욕구가 큰 만큼 기존의 성폭력 상담소에서 지원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디지털 성범죄 통합지원센터 설치를 통해 피해자에 대한 삭제지원, 법률 소송지원, 심리치료 등을 통합적으로 한 곳에서 지원하고, 사례관리 시스템을 통해 피해자를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올해 여성가족부는 전국에 디지털 성범죄 특화상담소를 7개 선정・운영하고 있으나 상담소 운영방식이 공모사업을 통한 1년 단위 프로그램 방식으로 진행되다보니 삭제 지원의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지원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에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의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와 2021년도 3월 경기도가 개소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원스톱지원센터’ 외에 특별시, 광역시 단위로 통합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하여,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지속적인 통합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넷째,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의 동영상을 삭제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온라인상의 통합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연구참여자는 센터에 삭제 의뢰를 한 후에도 온라인에서 자신의 동영상을 찾고, 사이트 주소를 센터에 보내주고, 사이트 운영자들에게 끊임없이 삭제를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 ‘전기통신사업법3)’이 개정됨에 따라 2020년 12월 10일부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단체가 삭제를 요청할 경우 인터넷 사업자가 삭제해야할 의무가 신설되어 10곳의 상담소 등에서 삭제를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피해자의 동영상을 여러 기관에서 나눠 삭제를 지원하는 방법은 피해자의 입장에서 비밀보장의 문제로 신뢰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여성가족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를 활용한 검색 프로그램을 2019년도 7월 개발하여 11월부터 적용하였으나 웹하드에 국한 적용되어 SNS 등의 검색에는 한계가 있었다(고재원, 2020). 뿐만 아니라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삭제지원 상담가들도 피해자 영상을 계속 검색하고 삭제를 요청하며 트라우마로 인해 삭제지원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통합 플랫폼은 피해자가 삭제를 요청하면 AI 프로그램을 통해 피해자의 영상을 찾아 삭제하고, 지속적이고 통합적인 관리를 통해 영상을 삭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AI 프로그램 개발에는 많은 예산과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많은 기관에서 프로그램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피해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하나의 시스템을 통해 안전하게 삭제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이 구축이 마련되어야 한다.

다섯째,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들을 일차적으로 지원하는 경찰, 국선변호사 등에 대한 성인지 교육과 피해자 지원을 위한 민・관 협력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수사기관에서는 ‘디지털 성폭력’의 특성에 맞는 수사 대응 매뉴얼, 보안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피해자에게 2차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디지털 성폭력 특성상 한번 유포가 되면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에 경찰 수사의 신속한 초기대응이 필요하며, 가해자 검거 후 원본 영상의 삭제 등이 잘 이루어졌는지 피해자에게 알려줄 수 있는 사후 체계도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수사기관, 변호사, 검사 들을 대상으로 한 정기적인 성인지 교육을 통해 2차 피해를 예방하고, 경찰의 사건 접수 시 피해자에게 지원 서비스를 안내해 줄 수 있도록 삭제지원, 전문 상담사 연계 등을 통한 피해자 지원 네트워크도 구축되어야 한다. 현재 서울・경기 등의 지자체에서 경찰청, 성폭력상담소, 대학성평등상담소, 교육청 등의 공동협력 협약을 통한 민・관 협력체계가 구축되어 있는 만큼 이러한 모델을 기반으로 전국의 지자체에서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 지원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들이 서로의 피해를 공감하고 치유할 수 있는 온라인 피해자 자조모임이 필요하다. 디지털 성폭력 피해를 경험하는 수많은 피해자가 있음에도 그들의 피해 경험을 공유하고 지원방안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온라인 카페조차 없는 상황이다.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 온라인 자조모임은 피해 상황에 대한 그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사건 대응 및 소송 등 진행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공유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이 그들의 목소리를 내고, 디지털 성폭력 피해는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을 서로가 공감하고 이해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데이트 관계에서 최근 5년 사이 ‘디지털 성폭력’ 피해 경험을 가진 여성을 대상으로 하여 ‘디지털 성폭력’ 피해 경험에 대해 좀 더 자세한 피해 경험을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피해 이후 진행과정과 향후 어떠한 심리적인 변화가 있는지 등 사후과정에 대해 좀 더 자세히 탐색하지 못한다는 한계점을 지닌다. 이에 사건이 종결되고 이후 종단 연구가 이뤄진다면 피해자의 회복 과정과 필요한 지원 서비스가 무엇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Notes

1)

리벤지 포르노(revenge porn)란, 이성관계가 결렬된 이후 남성이 여성의 신체 이미지나 성행위 동영상을 유포하는 것을 말하며 특히 쇼설미디어를 통해 불특정 다수는 물론 여성의 지인에게 유포하여 피해 여성의 사생활을 파괴하는 것을 말한다(한국여성정책연구원, 2014, p.56).

2)

알래스카, 애리조나, 아칸서스,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델라웨어, 플로리다, 조지아, 하와이, 아이다호, 일리노이, 루이지애나, 매릴랜드, 네바다, 뉴저지, 뉴멕시코, 노스 다코타, 오레곤, 펜실베니아, 텍사스, 유타, 버몬트, 버지니아, 워싱턴, 위스콘신

3)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 제1항, 시행령 제30조의5 제1항에 의해 불법촬영물등의 신고 및 삭제 요청 주체를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성폭력피해상담소, 국가, 특별시‧광역시‧도 등으로부터 불법촬영물 등에 대한 사업을 수행하는 기관ㆍ단체로서 방송통신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는 기관ㆍ단체로 확대(국가법령정보센터, 202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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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knowledgement

본 연구는 제1저자(김지현)의 박사학위 논문을 수정・보완하여 작성하였음. IRB No. 201911-0008-03, 이화여자대학교


투고일Submission Date
2021-01-30
수정일Revised Date
2021-04-14
게재확정일Accepted Date
2021-04-21

Health and
Social Welfare 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