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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제42권 제2호Vol.42, No.2

한국판 노인 삶의 질 척도(K-CASP-16)의 타당화 연구

A Validation Study of the Korean Version of the CASP-16

알기 쉬운 요약

이 연구는 왜 했을까?
현대사회의 노인은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보내는 것에 관심이 많다. 노인 삶의 질 척도(CASP-19)는 긍정심리학적 관점을 바탕으로 이미 외국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노인 삶의 질 척도이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에서는 현대사회 한국 노인의 특성을 아우를 수 있는 삶의 질 척도인 한국판 노인 삶의 질 척도(K-CASP-16)를 개발하였다.
새롭게 밝혀진 내용은?
한국판 노인 삶의 질 척도(K-CASP-16)는 16개의 문항으로 노인의 욕구인 통제성, 자율성, 행복감, 자아실현에 주목한다. 외국에서 사용되는 노인 삶의 질 척도(CASP-19)는 19개의 문항이지만 그중 3개의 문항은 한국 노인과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되어 삭제하였다. 다른 척도와 비교했을 때에도 높은 유사성을 보였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한국판 노인 삶의 질 척도(K-CASP-16)도 외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노인 삶의 질 척도(CASP-19)와 마찬가지로 객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앞으로는 한국판 노인 삶의 질 척도(K-CASP-16)를 널리 사용하여 노인의 욕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욕구를 통해 노인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길 기대한다.

Abstract

The aim of this study is to validate and test the psychometric properties of the Korean version of the Quality of Life in Old Age (CASP-19) developed by Hyde, Wiggins, Higgs, and Blane (2003). A total of 345 respondents aged 55 years and older were selected by an online survey and the sample was divided in half at random to perform exploratory and confirmatory factor analysis. Results from the exploratory factor analysis revealed that the Korean version of the CASP-16 (K-CASP-16) were divided into four domains (‘control’, ‘autonomy’, ‘pleasure’ and ‘self-relization’), which was consistent with the original version. In the confirmatory factor analysis, a second-order four domains model showed a good overall fit of K-CASP-16. The K-CASP-16 correlated with Satisfaction With Life Scale (r=.735) and showed an adequate internal consistency (α=.882). The results of this current study indicate that the K-CASP-16 is a reliable and valid scale. Finally, the significance, clinical implications, limitations of this study were discussed in relation with future studies.

keyword
Korean Version of the CASP-16Older AdultsQuality of LifePsychometric PropertiesFactor Analysis

초록

본 연구는 Hyde et al.(2003)이 개발한 ‘노인 삶의 질 척도(CASP-19)’를 번안하여 신뢰도 및 타당도를 검증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 편의표본추출법을 통해 수집된 55세 이상 345명을 조사 대상자로 선정하고 탐색적 요인분석과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기 위해 조사 대상자의 50%를 무선할당하여 구분하였다. 탐색적 요인분석 결과 한국판 노인 삶의 질 척도(K-CASP-16)는 원 척도와 동일한 통제성, 자율성, 행복감, 자아실현인 4개의 하위요인으로 분류되었다. 확인적 요인분석 결과 한국판 노인 삶의 질 척도는 2차 4요인의 요인구조가 적절한 모형 적합도로 나타났다. 또한 삶의 만족도 척도(SWLS)와 r=.735로 만족할 만한 준거 타당도가 나타났고, 내적 신뢰도는 .882로 양호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본 연구 결과를 통해 한국판 노인 삶의 질 척도가 비교적 신뢰할 만하고 타당한 척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끝으로 본 연구의 시사점, 임상적 함의, 한계 및 추후 연구에 대해 논의하였다.

주요 용어
K-CASP-16노인삶의 질척도 타당화요인분석

Ⅰ. 서론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50년 이상 소요된 다른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빨라 17년 만에 고령화사회로 진입하였고, 2067년에는 노인이 전체 인구의 46.5%를 차지할 만큼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통계청, 2019, p.29). 또한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OECD 국가 평균인 80.7세보다 높은 82.7세로 나타난 반면, 유병기간을 제외한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기간을 나타내는 건강수명은 64.4세로 나타났다(통계청, 2020a).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차이는 노인들이 약 18년 이상의 시간 동안 신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하나 이상의 질환을 가지고 남은 여생을 보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한국사회의 가파른 속도의 고령화와 기대수명의 증가는 건강하지 못한 노인의 양적 증가와 더불어 노인의 삶의 질 저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대사회는 국내총생산, 경제성장률과 같은 단일 경제지표로 사회발전 향상에 주목했던 과거와 달리 어떻게 하면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지에 관심이 있다. 국내에서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사회보장위원회에 의해 공포된 제2차 사회보장기본계획에 따라 사회보장정책의 중장기 목표를 ‘경제발전과 사회발전의 균형으로 국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수립하여, 2040년까지 국민의 삶의 질 수준을 OECD 국가 기준 10위 이내로 높일 것을 제안하였다. 또한 제3차 지속가능발전목표(K-SDGs)에서는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지속가능국가’라는 비전을 내걸고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5대 전략을 내세웠다. 국제적으로도 2011년부터 OECD(2020)에서는 How’s Life?를 발간하여 38개 국가의 삶의 질 현황을 제시하고 있고, 최근 유럽위원회에서는 EU 2020년 정책전략의 주된 목적으로 삶의 질 향상에 주목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외적으로 삶의 질에 대한 논의와 관심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한국노인의 삶의 질은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국제기구인 HelpAge(2015, p.23)에 의해 개발된 글로벌 에이지워치 지수(Global AgeWatch Index)에 따르면 한국노인의 삶의 질은 96개국 중 2013년도 67위, 2015년도 60위를 기록하였다. 또한 통계청(2020b, p.119)의 국민 삶의 질 조사에서는 국민의 삶의 만족도가 11점 만점에 평균 6.1점으로 나타났지만, 연령대별로는 60대에서 5.9점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정확하고 효율적인 측정도구를 활용하여 노인의 삶의 질을 파악하는 것은 노인 삶의 질 연구의 기초이자 토대가 될 수 있기에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본 연구가 번안할 CASP-19는 Hyde et al.(2003)이 노인의 삶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한 척도이다. CASP-19는 통제성, 자율성, 자아실현, 행복감이라는 욕구가 삶의 질을 구성한다고 보아 심리적 욕구의 충족을 중시하고 활동적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현대사회 노인의 삶의 질 특성을 적합하게 측정할 수 있는 척도로 평가된다(Hyde et al., 2003, p.188). 또한 CASP-19는 Maslow(1962)Doyal & Gough(1991)의 욕구이론을 바탕으로 척도가 개발되어 전반적인 삶의 질에 대한 파악을 가능하게 하였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장점으로 인해 CASP-19는 미국의 노년학 부문 종단연구인 HRS(Health and Retirement Survey), 유럽의 노년학 부문 종단연구인 SHARE(The Survey of Health, Ageing and Retirement in Europe), 영국의 고령화패널조사인 ELSA(English Longitudinal Study of Aging), 아일랜드의 고령화패널조사인 TILDA(The Irish Longitudinal Study on Aging) 등과 같은 대규모 2차자료와 20여 개국 이상에서 번안되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서는 CASP-19가 공식적으로 번안되어 개발되지 않았고, HRS, SHARE, ELSA, TILDA 등의 협력연구이자 국내 유일의 노인 종단연구인 한국 고령화패널조사(Korea Longitudinal Study of Aging. KLoSA)에서도 CASP-19가 아닌 단일문항으로 노인의 삶의 질을 측정하고 있다. 단일문항으로 삶의 질을 측정하는 것은 삶의 질의 다차원성을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으며 단어 선택에 따른 편향에 취약할 수 있기 때문에(Wiggins et al., 2008, p.62), 국내에서도 노인의 삶의 질을 측정하는 데 있어 단일문항 대신 CASP-19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CASP-19가 국내에서 개발되어 활용된다면 CASP-19를 사용하여 삶의 질을 파악한 다른 국가와 원활한 국제적 비교연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제비교 연구는 국가와 학제간 연구의 폭을 증대시키고 다양한 분석과 연구를 가능케 하며, 문화와 지리적 차이에 따른 이론의 일반화와 상대성을 고찰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CASP-19를 활용하여 노인의 삶의 질을 측정할 필요가 있다(부가청, 장지연, 2006, p.100). 특히 한국노인의 삶의 질은 주요 선진국에서 보이는 노인의 삶의 질보다 낮은 수준으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행복도와 삶의 만족도가 낮아지는 우하향 형태를 보인다(심수진, 2018, p.61). 국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한국노인의 삶의 질에 대하여 조사 대상 연령의 범위, 조사된 노인의 표본 수, 조사의 성격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것이라고 해석될 수 있지만, 아직 명확하게 파악된 바가 없다(심수진, 2018, p.64). 이에 따라 이미 국외에서 경험적으로 입증된 CASP-19를 국내에서 개발하고 활용한다면 한국노인의 낮은 삶의 질 특성을 규명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CASP-19의 요인구조를 검증한 국외의 선행연구에서는 연구에 따라 CASP-19가 단일요인에서 5개의 하위요인을 갖거나(Wu et al., 2013, p.144), 삶의 질이라는 하위요인을 포괄하는 2차 요인구조를 가진다고 보고하였다(Hyde et al., 2003, p.189). 따라서 선행연구에서 제시된 다양한 CASP-19의 요인구조를 비교하여 한국노인에게 적합한 요인구조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은 한국판 노인 삶의 질 척도를 개발하고 타당도와 신뢰도를 검증하여 향후 한국노인의 삶의 질 연구에서 CASP-19의 적절한 활용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에 본 연구는 Hyde et al.(2003)이 개발한 CASP-19를 국내에서 사용하기 용이하도록 한국어로 번안하고 탐색적 요인분석을 진행하고자 한다. 또한 확인적 요인분석을 통해 CASP-19의 요인구조를 검증하여 국내에 적합한 요인구조를 파악하고 국제비교 연구를 위한 초석을 제공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삶의 만족도 척도(SWLS)와의 관계를 살펴봄으로써 준거 타당도를 검증하고 한국판 노인 삶의 질 척도의 신뢰도를 검증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1. 노년기 삶의 질의 개념

삶의 질은 안녕감, 만족감, 행복감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으로 Campbell(1976, p.118)은 “전반적인 삶의 경험과 상황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와 만족”으로 정의하였으며, Diener(1984, p.543)는 ”행복, 만족, 긍정적인 정서 등의 개념이 포함된 주관적 안녕감”이라고 정의하였다. 이상의 선행연구에서 정의된 삶의 질을 기초로 본 연구에서는 삶의 질을 통제성, 자율성, 자아실현, 행복감과 같은 내적 욕구를 실현하기 위한 개인의 주관적인 인식과 평가라고 정의한다. 이처럼 삶의 질은 전반적인 개인의 삶에 대한 주관적 인식이라는 점에서 전생애적으로 확인될 수 있으나 특히 노인의 삶의 질은 여느 연령대에 비해 주목해야 할 변인이다. 노인은 다른 연령대와 달리 노인이라는 세대적 특수성을 공유하고 있고, 노화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변화에 직면하기 때문이다(이경욱, 2008, p.58). 또한 사회적으로도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이 노인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삶의 질과 구분될 수 있는 개념이다(전형상, 김선희, 김형훈, 2017, p.413). 이에 따라 현대사회에서 노인의 삶의 질과 관련한 연구는 노년기가 연장된 노인들이 어떻게 하면 여생을 만족하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인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 또한 노인의 삶의 질은 최근 노년학에서 주목하고 있는 활동적 노화와 성공적 노화의 개념과도 연관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논의될 필요가 있다.

노인의 삶의 질은 일반적인 삶의 질의 정의와 맥락을 같이 하나 노인이라는 세대에 국한하여 삶의 질을 파악한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김보현 안영선(2008, p.146)은 노인의 삶의 질을 “노인이 속한 사회와 환경을 포함하는 객관적 조건속에서 개인이 느끼는 주관적 만족감”으로 정의하였다. 노인의 삶의 질은 다양한 하위영역으로 구분된다. Van Leeuwen et al.(2019, p.6)은 노인의 삶의 질은 자율성, 역할과 활동, 건강상태, 관계, 태도와 적응, 정서적 지지, 영성, 가정과 이웃, 재정적 안정성 영역으로, Kelley-Gillespie(2009, p.269)는 사회적, 신체적, 심리적, 인지적, 영적, 환경적 안녕감 영역으로 구성된다고 보았다. 이처럼 노인의 삶의 질은 다차원적인 개념으로 자율성, 건강상태, 관계 등 다양한 하위영역을 가진다.

노인의 삶의 질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이론은 욕구이론이다. 초기 Maslow(1962)의 욕구이론은 모든 욕구가 위계적 단계를 거치지 않으며 상황에 따라 욕구의 우선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최근의 삶의 질 연구자들은 Doyal & Gough(1991)의 욕구이론을 바탕으로 욕구의 우선 순위를 강조하기보다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욕구 자체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욕구들이 서로 동등하다고 보았다(Ventegodt et al., 2003, p.1055). 욕구이론은 노인의 삶의 질 향상에 의학적 치료와 약물의 투입이 절대적인 해결책이 아님을 시사한다(Hyde et al., 2003, p.187). 선행연구에서도 만성질환을 겪고 있는 노인이나 노인환자의 경우 단순한 치료적 개입보다 환자의 존재와 욕구의 실현을 인정하는 개입인 인간 중심 케어(Person-Centered Care, PCC)가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Kogan et al., 2016, p.2). 이러한 결과는 욕구이론에서 제시하는 욕구의 실현이 사회비용적 측면을 절감하고 개인적 측면에서도 높은 만족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함을 보여준다. 이처럼 욕구이론은 노인의 시대적 및 개인적 특성에 부합하여 노인의 삶의 질을 설명하는 데 유용한 이론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2. 기존 연구에서의 노년기 삶의 질 측정

노인의 삶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국외 척도의 경우 대표적으로 36-Item Short Form of Health Survey(SF-36), EuroQol-5Dimension(EQ-5D), World Health Organization Quality of Life(WHOQOL), Older People’s Quality of Life Questionnaire(OPQOL) 등이 있으며,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개발된 척도의 경우 노유자(1988), 최수정(2002), 이형석, 김도관, 고혜정, 구형모, 권의정, 김지혜(2003), 김용택, 윤창영, 장창호(2003), 이경욱(2008) 등의 연구에서 사용된 척도가 있다(표 1). 이와 같이 노인의 삶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다양한 척도가 사용되고 있지만 각각의 척도는 일부 보완해야할 점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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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노인의 삶의 질 관련 주요 척도
개발자 척도/연구 구성 요소 조사 대상자
Ware & Sherbourne (1992) SF-36 신체적 기능, 신체적 역할, 신체 통증, 일반적 건강요인, 활력, 사회적 기능, 정서적 역할, 정신건강 환자, 성인
EuroQol Group (1990) EQ-5D 운동능력, 자기관리, 일상생활, 통증/불편, 불안/우울 성인
WHO (1993) WHOQOL 신체, 심리, 독립성, 사회관계, 환경, 종교 환자, 성인
Bowling (2009) OPQOL 전반적인 삶, 건강, 사회관계 및 활동, 독립성/통제성, 가정/이웃, 심리정서적 안녕감, 경제적 상황, 종교/문화 노인
노유자 (1988) 서울지역 중년기 성인의 삶의 질에 관한 분석 연구 정서상태, 경제상태, 자아존중감, 신체상태와 기능, 이웃관계, 가족관계 중년기 성인
최수정 (2002) 한국노인의 삶의 질에 관한 측정도구 생활안정, 건강 및 가족 내 영향력, 자원활용의 편이성, 지지기반의 확립 노인
이형석 외 (2003) 노인삶의질척도 신체적 건강, 심리적 건강, 사회관계 및 경제 수준, 물리적 환경 노인
김용택 외 (2003) 노인의 주관적 삶의 질의 구성요인과 측정도구 분석에 대한 연구, 시설노인을 중심으로 생활만족, 정적 정서, 부적 정서 노인
이경욱 (2008) 서울시 노인의 삶의 질에 대한 탐색적 연구 신체적 건강, 심리적 안녕, 경제적 안정, 사회적 관계, 사회 활동, 사회 환경 노인

첫째, SF-36, EQ-5D, WHOQOL 척도와 노유자(1988)의 연구에서 사용된 척도의 경우 성인 혹은 환자와 같이 노인이 아닌 다른 연령대와 집단의 삶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노인의 삶의 질을 측정하는 데 사용되고 있었다. 노인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통제성과 자율성과 같은 심리적 요인이 삶의 질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노인이 아닌 대상을 목적으로 개발된 척도는 이러한 특성을 공유하는 노인의 삶의 질을 온전히 파악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둘째, 노인의 삶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대부분의 연구에서 건강 관련 삶의 질의 측정을 위해 개발된 척도를 사용하고 있었다. 건강 관련 삶의 질은 주로 신체적, 기능적, 의학적 상태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노인의 전반적인 삶의 질을 포괄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진다(Kelley-Gillespie, 2009, p.262). 반면 노인의 삶의 질은 심리적 욕구 및 내적 기제와 같은 요인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노인의 건강 관련 삶의 질을 측정하는 도구와 전반적인 삶의 질을 측정하는 도구의 구분이 필요하다(Halvorsrud & Kalfoss, 2007, p.230).

셋째,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개발된 노인의 삶의 질 척도의 경우 개발된 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타당화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국외의 척도와는 달리 관련된 연구가 부족하고 실제 활용이 미비하여 타당도 검증에 어려움이 있다. 현재에는 중장년을 대상으로 삶의 질 척도를 개발한 노유자(1988)의 척도가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지만, 노인만을 대상으로 개발된 척도가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 즉, 대부분의 국내연구에서도 다른 연령대에서 개발된 척도를 이용하거나 일부 보완이 필요한 국외 척도를 빈번하게 사용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노년기 특성을 고려하여 노인만을 위해 개발된 삶의 질 척도의 적용과 다양한 문화권에서 타당도가 보고되어 국가 간 비교가 가능한 척도의 활용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3. CASP-19(Control, Autonomy, Self-realization, Pleasure) 척도

CASP-19는 노인의 삶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된 척도로 신뢰성과 타당성이 입증되어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Hyde et al., 2015, p.571). CASP-19는 통제성(control), 자율성(autonomy), 자아실현(self-realization), 행복감(pleasure)이라는 욕구가 삶의 질을 구성한다고 보아 심리적 욕구의 충족을 중시한다는 특징을 가지며, 활동적이고 성공적 노화를 추구하는 현대사회 노인의 삶의 질 특성을 측정할 수 있는 척도로 평가된다(Hyde et al., 2003, p.188). CASP-19의 주된 특징으로는 첫째, CASP-19는 Maslow(1962)Doyal & Gough(1991)의 욕구이론을 바탕으로 척도가 개발되어 전반적인 삶의 질에 대한 파악을 가능하게 하였다는 특징이 있다. CASP-19는 삶의 질을 질병유무, 사회적 관계, 건강상태와 같은 특정 요인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닌 인간의 보편적으로 내재된 욕구를 바탕으로 설명하였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삶의 질 자체를 측정할 수 있는 독립적인 객관성을 확보하였다고 평가된다(Hyde et al., 2003, p.191; Borrat-Besson et al., 2015, p.5). 또한 인간이 공통적으로 갖는 욕구를 바탕으로 삶의 질을 측정하였기 때문에 문화와 국가에 상관없이 상호비교가 가능하고 포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지구적 활용이 용이한 척도이다(Hyde, et al., 2015, p.571). 둘째, CASP-19는 노인을 복지수혜자의 대상으로 본 전통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노인이 젊은 세대와 다를 바 없는 욕구를 가지고 있으며 활동적이며 성공적인 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긍정심리학적 관점을 바탕으로 개발된 척도이다(Hyde et al., 2015, p.571). 특히 CASP-19는 Laslett(1996)의 제3연령기(The Third Age)에 해당하는 현대사회 노인의 특성을 고려하여 개발되었다. 평균수명의 증가와 은퇴 후 성공적이며 활동적인 노후에 대한 관심이 크고 여가 생활 및 행복 추구에 관심이 있는 신중년, 신시니어 그리고 제3연령기에 해당하는 현대사회 노인은 더 이상 노쇠와 죽음에 임박한 잔여적 존재로 여겨지지 않으며 오히려 개인의 통제성, 자율성, 자아실현과 행복감의 충족과 실현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처럼 CASP-19는 현대사회 노인의 주요 욕구를 핵심요인으로 보아 활동적이고 성공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현대사회 노인의 특성을 모두 대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아울러 건강이 나빠져 의존적인 삶을 살게 되는 후기노인 혹은 제4연령기(The Fourth Age)에 해당하는 노인도 건강이 아닌 욕구에 기반하여 삶의 질을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CASP-19는 초기노인과 후기노인 집단 모두의 삶의 질 측정을 가능케 한다(Hyde et al., 2003, p.190). 반면 SF-36(36-Item Short Form of Health Survey), EQ-5D(EuroQol-5Dimension), WHOQOL(World Health Organization Quality of Life) 등과 같은 기존 노인의 삶의 질 척도는 임상적 목적하에 개발되어 노인의 건강상태를 중심으로 삶의 질을 측정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접근은 건강하지 않은 노인의 경우 삶의 질이 낮을 것이라고 동일시하는 전제를 가지기 때문에, 비록 기저질환이 있어도 건강한 삶을 추구하려는 노인의 잠재력을 무시할 수 있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Hyde et al., 2003, p.187). CASP-19는 노인의 건강에만 주목하여 삶의 질을 측정하였던 기존 삶의 질 척도의 한계를 보완하였다는 강점이 있다.

Hyde 등(2003, p.190)이 개발한 원 척도인 CASP-19는 삶의 질이라는 2차 요인과 통제성, 자율성, 자아실현, 행복감이라는 4개의 하위요인으로 구성된 2차 4요인구조를 가진다. 그러나 선행연구 결과 CASP-19는 국가와 문화권에 따라 다양한 요인구조와 문항 개수를 보고하였다. CASP-19의 요인구조를 검증한 국외의 선행연구에서는 연구에 따라 CASP-19가 단일 요인부터 5요인에 이르기까지 요인구조가 세분화되어 다양한 하위요인을 가진다고 보고되었다(Wu et al., 2013, p.144). 또한 일부 선행연구에서는 CASP-19의 부정문항에서 방법효과가 나타나 방법요인의 추가를 주장하거나(Vanhoutte, 2012, p.12; Vanhoutte, 2014, p.8), 각 요인 간 상관관계가 높게 나타나 삶의 질이라는 하위요인을 포괄하는 2차 요인의 추가를 주장하였다(Hyde et al., 2003, p.189; Wiggins et al., 2008, p.72). 이러한 선행연구 결과는 CASP-19가 문화적으로 각각 다른 요인구조를 보일 수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한국의 경우 CASP-19의 요인구조가 어떠한 요인으로 구성되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Ⅲ. 연구 방법

1. 조사 대상자 및 자료 수집 방법

본 조사의 조사 대상자는 만 55세 이상의 남녀로 2020년 10월 6일부터 2020년 12월 30일까지 온라인을 활용한 구글 설문지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온라인을 활용한 설문은 삶의 질을 측정하는 데 있어 가장 권장되고 있는 방법으로 노인과 같이 기술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참여자들도 쉽고 정확하게 응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Pequeno et al., 2020, p.7). 본 연구의 모든 절차는 중앙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IRB) 승인 후 연구윤리규정을 준수하여 진행되었다(IRB No. 1041078- 202004-HRSB-092-01). CASP-19는 제3연령기의 초기노인과 제4연령기의 후기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에 속하는 노인의 삶의 질을 측정하고자 개발되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선행연구에서는 50세 이상 혹은 55세 이상의 노인을 조사 대상자로 포함시켰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도 55세 이상을 조사 대상자로 선정하여 조사하였다(Wiggins et al., 2008, p.70; Borrat-Besson et al., 2015, p.9; Kim et al., 2015, p.597). 설문에 앞서 병원에서 치매 진단을 받은 노인은 설문 응답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 연구 참여에 제한을 두었다. 표본추출방법은 비확률표본추출법의 편의표본추출법을 사용하였다. 총 378명이 설문에 참여하였고 모집된 인원 중 연구에 동의하지 않은 2명, 무응답 12명, 55세 미만 19명을 제외한 345명을 최종 분석에 포함하였다.

2. CASP-19 번안과정

본 연구는 Hyde et al.(2003)이 개발한 노인 삶의 질 척도인 CASP-19를 번안하기 위해 다음의 과정을 거쳤다. 첫째, 번안을 하기 이전 CASP-19의 원저자인 Hyde Martin에게 연구과정에 대해 안내하고 척도 번안에 대한 허가를 받았다. 둘째, CASP-19 척도를 번안하기 위해 검사 문항을 조사 대상자의 언어로 번역하고, 이후 번역된 문항을 다른 번역자들이 다시 원어로 번역하여 동일성을 평가하는 방법인 역번안 기법을 사용하였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는 논문 저자를 포함하여 노년심리전공 석사 재학생 4명과 원문항을 한국어로 번역하고 검토하였다. 이후 미국에서 노년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교수 1인에게 검수를 받은 후 문항을 수정하고 1차 예비문항을 선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일차적으로 선정된 예비문항을 바탕으로 국외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번안 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이중언어자 2명이 역번안을 하였고, 최종적으로 심리학 교수 1명과 석사 재학생 4명이 각각의 문항을 재검토하여 예비문항을 확정하였다. 최종적으로 선정된 예비문항이 조사 대상자에게 적절하게 전달되고 응답에 어려움이 있는 문항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만 55세 이상 10명을 대상으로 예비조사를 실시하였다. 예비조사 결과 문항 이해 정도, 응답 시간, 문항 배치, 문항 길이의 적절성 등에 문제가 없고, 문항 제거 항목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신뢰도 계수(Cronbach’s α)가 .86으로 적절하여 문항의 수정 없이 본 조사를 진행하였다.

3. 조사도구

가. CASP-19 척도

CASP-19는 통제성, 자율성, 자아실현, 행복감인 4개의 요인구조로 되어있으며 총 19개의 문항과 4점 리커트 척도로 되어있다(Hyde et al., 2003, p.189). 문항에 대한 응답은 ‘전혀 그렇지 않다’의 0점에서 ‘매우 그렇다’의 3점으로, 총 0점에서 57점까지의 점수가 산출될 수 있고 점수가 높을수록 높은 삶의 질을 의미한다. 1번, 2번, 4번, 6번, 8번, 9번 문항은 역순으로 채점되어 총 6개의 부정문항과 13개의 긍정문항으로 구분된다. 각 요인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통제성은 1번, 2번, 3번, 4번 문항으로 측정되며 개인의 환경에 능동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자율성은 5번, 6번, 7번, 8번, 9번 문항으로 측정되며 타인의 원치 않는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개인의 권리를 의미한다. 자아실현은 15번, 16번, 17번, 18번, 19번 문항으로 측정되며 인간의 자아와 정체성과 연관된 반영적인 속성을 의미한다. 행복감은 10번, 11번, 12번, 13번, 14번 문항으로 측정되며 인간의 활동적이고 쾌락적인 속성을 의미한다. 각각의 요인은 위계적 구조를 갖지 않으며 동등한 요인으로 구분된다. 본 연구에서의 신뢰도 계수(Cronbach’s α)는 .877로 나타났다.

나. 삶의 만족도 척도(Satisfaction With Life Scale, SWLS)

삶의 만족도 척도는 Diener et al.(1985)이 개발하고 조명한, 차경호(1998)가 번안한 척도를 사용하였다. 삶의 만족도 척도는 CASP-19와 유사하게 전반적인 삶의 질을 측정하며 선행연구(Vanhoutte, 2014, p.11)에서도 준거 타당도 검증을 위해 사용되었다. 삶의 만족도 척도는 ‘전반적으로 나의 인생은 내가 이상적으로 여기는 모습에 가깝다.’ 등의 문항을 포함한 5문항 7점 리커트 척도로, 총 7점에서 35점까지의 점수가 산출될 수 있고 점수가 높을수록 높은 삶의 만족도를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의 신뢰도 계수(Cronbach’s α)는 .899로 나타났다.

4. 자료분석 방법

요인분석을 실시하기에 앞서 수집된 자료의 기술통계분석과 문항분석을 실시하였다. 이후 탐색적 요인분석과 확인적 요인분석 대상자의 구분을 위해 345명을 50%의 비율로 무선할당하여 각각 표본 1(172명)과 표본 2(173명)로 분류하였다. 이러한 무선할당을 통한 교차 타당도 방식은 객관적으로 요인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Pérez-Rojo et al., 2018, p.703). 탐색적 요인분석은 표본 1을 대상으로 최대우도(Maximum Likelihood)를 사용하여 요인 추출을 하였으며, 요인 간 상관을 가정한 사각회전 방식 중 직접 프로맥스(Promax) 방법을 실시하였다. 이후 탐색적 요인분석을 통해 밝혀진 요인구조 모델을 확인하기 위해 표본 2를 대상으로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확인적 요인분석의 모델 평가를 위해 표준χ²통계량(χ²/df), RMSEA(Root Mean Square Error of Approximation) 와 TLI(Thrker-Lewis Index), CFI(Comparative Fit Index)를 평가하였다. 일반적으로 표준χ²값은 3보다 작을수록(Kline, 2015), RMSEA는 .06에 근사할수록, TLI와 CFI는 .95에 근사할수록 좋은 적합도를 보이는 모형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Hu & Bentler, 1999, p.23). 또한 집중타당도(Convergent Validity)를 분석하기 위해 표준화된 요인부하량, 평균분산추출(AVE: Average Variance Extracted), 개념신뢰도(Composite Reliability)를 확인하였다. 집중타당도는 측정항목들이 구성개념을 얼마나 일관성 있게 측정하였는지에 대해 파악하는 것으로 표준화된 요인부하량이 .5 이상, AVE가 .5 이상, 개념신뢰도가 .7 이상일 경우 적절하다고 평가된다(Fornell & Larcker, 1981). 마지막으로 CASP-19와 SWLS 간의 준거 타당도 검증을 위해 상관분석을 실시하여 분석하였다. 기술통계분석, 신뢰도 분석, 상관분석, 탐색적 요인분석은 SPSS program 26과 R program 4.1.0을 사용하였고, 확인적 요인분석은 AMOS program 26을 사용하였다.

Ⅳ. 연구 결과

1. 조사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조사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62.3세(SD=6.89)이며 성별은 남성이 51.3%(177명), 여성이 48.7%(168명)로 유사한 비율이었다. 조사 대상자의 결혼 상태는 현재 배우자와 함께 살고 있는 경우가 85.5%로 다수를 차지하였고 교육수준은 대학교 졸업이 63.5%로 가장 높은 빈도를 보였다(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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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조사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N=345)
변수 구분 빈도 (비중)
연령 55~64세 226 (65.5%)
65~74세 100 (30.0%)
75~83세 19 (5.5%)
성별 남성 177 (51.3%)
여성 168 (48.7%)
배우자 유무 있음 295 (85.5%)
없음 50 (14.5%)
교육수준 무학 2 (0.6%)
초등학교 졸업 8 (2.3%)
중학교 졸업 19 (5.5%)
고등학교 졸업 97 (28.1%)
대학교 졸업 219 (63.5%)

2. 문항별 기술통계

분석에 사용된 전체 조사 대상자의 문항별 평균, 표준편차, 왜도, 첨도 등의 기술통계치를 검토하였다(표 3). 각 문항의 평균 점수 범위는 1.51~2.30, 표준편차의 범위는 .744~1.01로 나타났다. 또한 각 문항은 왜도의 정규성 판단 기준인 절댓값 2 미만과 첨도의 정규성 판단 기준인 절댓값 7 미만을 보고하여(Byrne, 2010, p.103) 모든 문항이 정규 분포의 조건을 충족하였다. 문항-전체 간 상관계수(item-total correlation) 값은 .246~.778로 상관계수의 값이 .3 미만인 경우 해당 문항이 요인분석 시행에 적절하지 않다는 기준에 따라 상관계수가 .246인 3번(계획) 문항을 제거하였다(강현철, 2013, p.590). 또한 이 문항을 제거할 경우 신뢰도 계수(Cronbach’s α)가 .885로 개선되어 총 19문항 중 1문항을 제거한 18개의 문항을 선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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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
CASP-19의 기술통계분석 결과(N=345)
요인 문항번호(핵심어) 평균 표준편차 왜도 첨도 문항-전체 간 상관 문항 제거 시 내적 신뢰도
통제성 CASP1(나이) 2.02 .923 -.552 2.335 .521 .873
CASP2(통제) 2.30 .778 -.981 3.551 .410 .876
CASP3(계획) 1.59 .967 -.037 2.020 .246 .885
CASP4(소외) 2.18 .845 -.761 2.808 .501 .873
자율성 CASP5(하고 싶은 일) 1.87 .887 -.350 2.335 .536 .872
CASP6(가족) 1.52 .965 .042 2.037 .433 .877
CASP7(할 수 있는 일) 1.99 .926 -.631 2.557 .598 .870
CASP8(건강) 2.03 1.007 -.731 2.406 .489 .875
CASP9(금전) 1.62 1.010 -.092 1.906 .552 .872
행복감 CASP10(기대) 1.76 .841 -.250 2.480 .641 .868
CASP11(의미) 2.24 .820 -.855 3.026 .691 .866
CASP12(일) 2.21 .783 -.783 3.179 .712 .865
CASP13(타인 행복) 2.21 .757 -.567 2.582 .492 .873
CASP14(행복) 2.06 .744 -.569 3.228 .681 .867
자아실현 CASP15(활력) 1.76 .779 -.374 2.877 .778 .863
CASP16(시도) 1.51 .883 -.052 2.288 .496 .874
CASP17(만족) 1.92 .787 -.472 2.942 .698 .866
CASP18(기회) 1.79 .807 -.157 2.452 .638 .868
CASP19(미래) 2.10 .797 -.661 3.049 .670 .867

3. 요인분석

가. 탐색적 요인분석 결과

전체 조사 대상자의 50%를 무선할당한 표본 1(172명)로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탐색적 요인분석 실시의 적합성을 위해 확인한 KMO(Kaiser-Meyer-Olkin) 지수는 .863으로 1에 가까워 각 변수의 상관관계가 요인분석을 실시하기에 적합하였으며, Bartlett의 구형성 검정 결과는 근사카이제곱(χ2)값이 1308.084(df=153, p<.001)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여 요인분석을 하기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탐색적 요인분석 결과 6번(가족) 문항의 공통성(communality)이 .2 미만으로 나타나 요인의 설명력이 약해 제거하였다. 또한 6번 문항은 “나는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가족에 대한 책임 때문에 못 할 때가 있다.”로 개인이 아닌 가족이라는 집단과 책임이라는 구체성을 담고 있어 전반적인 개인의 삶의 질을 묻는 다른 문항들과 이질적인 속성을 보여 삭제하였다. 16번(시도) 문항은 요인 간 중복된 부하량을 보이는 교차 부하(cross loading)가 나타나 제거하였다. 16번 문항은 “나는 전에 내가 해보지 않았던 일을 시도해 본다.”로 이론상 자아실현에 속하지만 통제성과 자율성에도 속하는 것으로 나타나 요인 간 구분되지 않으므로 삭제하였다. 이후 16개의 문항을 바탕으로 설명된 총 분산 값과 스크리 도표를 통해 요인의 개수를 확인하여, 요인이 4개일 때 Eigen값이 1을 넘어 4개의 요인으로 분석하는 것이 적절함을 확인하였다. 각 요인에 해당하는 문항의 요인 부하량은 모두 .4 이상으로 나타났고, 설명된 총 분산이 51.526%로 적절하게 나타나 4개의 요인을 추출하였다. 요인별 설명력은 요인 1은 35.084%, 요인 2는 7.869% 요인 3은 4.197%, 요인 4는 4.375%로 나타났다(표 4). 요인 1은 6개의 문항으로 원 척도에서 자아실현과 행복감에 대한 일부 문항으로 구성되었다. 원 척도에서 행복감에 포함되었던 “나는 매일 매일이 기대된다(10번)”, “나는 인생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11번)” 등의 문항들은 기대감 및 삶의 의미와 같이 자아실현과 관련된 내용으로 요인 1은 자아실현으로 명명하였다. 요인 2는 5개의 문항으로 원 척도에서의 통제성과 자율성에 대한 일부 문항으로 구성되었다. 원 척도에서 자율성에 포함되었던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나의 건강상태 때문에 하지 못한다(8번)”,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하지 못한다(9번)”의 문항들은 건강상태나 금전상태라는 통제 조건하에 삶의 질을 묻는 문항이므로 요인 2는 통제성으로 명명하였다. 요인 3은 3개의 문항으로 행복감과 자아실현에 대한 일부 문항으로 구성되었다. 원 척도에서 자아실현으로 포함되었던 “나는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에 대해서 만족한다(17번)” 문항은 한국에서 삶에 대한 만족감이 행복감과 관련됨을 의미하여 요인 3은 행복감으로 명명하였다. 요인 4는 원 척도에서 자신의 욕구와 행동을 자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2개의 문항으로, 자율성으로 명명하였고 이는 같은 아시아 국가인 대만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Wu et al., 2013, p.147). 이에 최종적으로 4개의 요인으로 구분되는 16개의 문항을 한국판 노인 삶의 질 척도(K-CASP-16)로 선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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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4.
K-CASP-16의 탐색적 요인분석 결과(N= 172)
문항번호(핵심어) 요인1(자아실현) 요인2(통제성) 요인3(행복감) 요인4(자율성)
CASP10(기대) .851 .150 -.176 -.101
CASP11(의미) .837 -.001 .025 -.020
CASP12(일) .656 -.048 .155 .052
CASP18(기회) .535 -.014 .098 .182
CASP15(활력) .434 .195 .171 .093
CASP19(미래) .410 .008 .256 .094
CASP1(나이) -.232 .849 .023 .233
CASP2(통제) .115 .566 -.081 -.091
CASP8(건강) .102 .534 -.123 .041
CASP4(소외) .232 .502 .071 -.190
CASP9(금전) .066 .450 .173 -.047
CASP17(만족) -.083 .038 .966 -.088
CASP14(행복) .043 .001 .760 -.006
CASP13(타인 행복) .123 -.122 .433 .027
CASP5(하고 싶은 일) -.057 .101 -.079 .736
CASP7(할 수 있는 일) .197 -.160 .044 .683
고유값 5.613 1.259 .672 .700
분산(%) 35.084 7.869 4.197 4.375
누적분산(%) 35.084 42.953 47.151 51.526

나. 확인적 요인분석 결과

탐색적 요인분석을 통해 도출된 요인구조의 적합도를 확인하고자 전체 조사 대상자의 50%를 무선할당한 표본 2(173명)로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Pérez-Rojo et al., 2018, p.703). 확인적 요인분석을 위해 국외 선행연구에서 제시되었던 여러 요인구조 모델을 설정한 후 비교하였다. 국외에서 제시된 연구모형을 바탕으로 Model A는 기초모형인 단일요인 모형을(Wiggins et al., 2008, p.66), Model B는 4요인 상관모형을(Wiggins et al., 2008, p.67; Wu et al., 2013, p.147), Model C는 4요인 상관모형에 방법요인을 추가한 모형을 (Vanhoutte, 2014, p.8), Model D는 2차 4요인 모형을(Hyde et al., 2003, p.190; Wiggins et al., 2008, p.67; Borrat-Besson et al., 2015, p.12), Model E는 2차 4요인 모형에 방법요인을 추가한 모형으로 선정하였다(Vanhoutte, 2012, p.14).

K-CASP-16의 확인적 요인분석을 위해 설정한 5개 연구모형의 모형 적합도를 비교하였다. Model D의 적합도 지수는 표준χ²통계량(χ²/df)이 3 미만이며, 다른 4개의 연구모형보다 RMSEA가 .06에 근사하고, TLI와 CFI가 .95에 근사하여 높은 적합도를 보였다(표 5). 또한 Model D는 2차 4요인 모형을 제시한 원 척도인 Hyde et al.(2003, p.190)과 일관된 결과로, 해석의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한국판 노인 삶의 질 척도(K-CASP-16)의 최종 모형으로 채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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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
연구모형 적합도 지수(N=173)
모형 χ²/df1) RMSEA2) TLI3) CFI4)
Model A 2.592 .096 .818 .843
Model B 1.624 .060 .929 .942
Model C 1.671 .062 .923 .941
Model D 1.601 .059 .931 .943
Model E 1.641 .061 .927 .942

주: 1) 표준χ²통계량(χ²/df)은 3보다 작을수록 좋은 적합도를 보임.

2) RMSEA(Root Mean Square Error of Approximation)는 .6에 근사할수록 좋은 적합도를 보임.

3) TLI(Thrker-Lewis Index)는 .95에 근사할수록 좋은 적합도를 보임.

4) CFI(Comparative Fit Index)는 .95에 근사할수록 좋은 적합도를 보임.

본 연구에서 최종 모형으로 채택한 2차 4요인 모형의 표준화된 요인부하량은 모두 .5 이상, 통제성을 제외한 AVE는 .5 이상, 개념신뢰도는 모두 .7 이상으로 나타나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 통제성의 AVE값은 .4로 나타나 .5 기준에 약간 못 미치는 결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AVE와 개념신뢰도의 기준을 제시한 Fornell & Larker(1981, p.48)는 AVE가 .5 미만이라도 관련된 개념신뢰도가 .6 이상이라면 여전히 집중타당도가 적절한 것으로 보아, K-CASP-16의 모든 문항들은 각 하위 요인을 측정하기에 적절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1차 요인인 통제성, 자율성, 행복감, 자아실현의 표준화된 요인부하량이 모두 .5 이상을 보고하여 2차 요인인 삶의 질이 각각의 1차 요인을 적절하게 측정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표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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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6.
K-CASP-16의 확인적 요인분석 결과(N = 173)
요인 문항번호(핵심어) 요인 부하량 표준화 요인 부하량 CR(t값) AVE 개념 신뢰도
2차 요인 1차 요인
삶의 질 통제성(.563)1) 1(나이) 1.039 .579 4.966*** .40 .76
2(통제) .812 .569 4.920***
4(소외) .819 .527 4.704***
8(건강) 1.311 .681 5.343***
9(금전) 1.000 .515
자율성(.723) 5(하고 싶은 일) .822 .677 6.759*** .58 .74
7(할 수 있는 일) 1.000 .798
행복감(.901) 13(타인 행복) .750 .593 7.533*** .67 .86
14(행복) 1.027 .839 10.758***
17(만족) 1.000 .769
자아실현(.985) 10(기대) .906 .632 8.230*** .63 .91
11(의미) 1.021 .723 9.536***
12(일) 1.057 .778 10.337***
15(활력) 1.107 .809 10.792***
18(기회) .772 .590 7.643***
19(미래) 1.000 .756

주: 1) 괄호 안은 2차 요인 표준화 요인부하량임.

2)***p<.001

4. 신뢰도와 타당도 평가 결과

한국판 노인 삶의 질 척도(K-CASP-16)의 신뢰도를 확인하기 위해 전체 문항의 내적 신뢰도와 하위요인별 내적 신뢰도를 검증하였다. 연구 결과 K-CASP-16의 내적 신뢰도는 .882로 나타났으며 문항 제거 항목은 나타나지 않았다. 하위요인별 내적 신뢰도는 통제성은 .721, 자율성은 .694, 행복감은 .756, 자아실현은 .868로 나타나 적절한 신뢰도를 보고하였다.

한국판 노인 삶의 질 척도(K-CASP-16)의 준거 타당도를 검증하기 위해 삶의 만족도 척도(SWLS)와의 상관을 살펴보았다(표 7). 또한 K-CASP-16은 2차 요인인 삶의 질과 1차 요인인 통제성, 자율성, 행복감, 자아실현이라는 1차 요인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요인별로 삶의 만족도 척도와 상관을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 2차 요인인 삶의 질은 삶의 만족도 척도와 유의한 정적 상관(r=.735, p<.01)을 보였고 4개의 1차 요인과도 모두 유의한 정적 상관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자아실현이 삶의 만족도 척도와 높은 상관(r=.675, p<.01)을 보인 반면 자율성은 삶의 만족도 척도와 상대적으로 낮은 상관(r=.389, p<.01)을 보였다(표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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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7.
K-CASP-16의 하위요인과 삶의 만족도 척도(SWLS)와의 상관
삶의 질(K-CASP-16) 통제성(1차 요인) 자율성(1차 요인) 행복감(1차 요인) 자아실현(1차 요인)
삶의 만족도(SWLS) .735** .499** .389** .666** .675**

주: *p<.05, **p<.01

Ⅴ. 결론

CASP-19는 기존 노인의 삶의 질 측정도구와는 달리 욕구를 기반으로 하여 현대사회 노인의 특성을 유용하게 반영하며 전반적인 삶의 질 자체를 측정할 수 있는 척도이다. 또한 CASP-19가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개발되어 상용화 된다면 CASP-19를 사용한 다른 국가들과의 비교연구도 가능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Hyde et al.(2003)이 개발한 CASP-19를 한국어로 번안하고 타당화를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한국판 노인 삶의 질 척도(K-CASP-16)는 원 척도인 19개의 문항 대신 16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었다. 제외된 3개의 문항은 3번(계획), 6번(가족), 16번(시도) 문항이다. CASP-19의 원저자인 Wiggins 등(2008, p.75)은 단축형 척도인 CASP-12를 개발할 당시에도 해당 문항들을 제외하였고, 다른 선행연구에서도 해당 문항들의 적절성에 대한 의문을 지속적으로 제기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K-CASP-16 문항의 구성은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Borrat-Besson et al., 2015, p.6). K-CASP-16은 삶의 질이라는 상위요인이 통제성, 자율성, 행복감, 자아실현이라는 하위요인으로 측정되는 2차 4요인구조가 최적 모형으로 나타났다. 즉 K-CASP-16의 요인구조는 4개의 요인이 서로 다른 구성개념을 측정하지만 각 요인은 서로 높은 상관관계를 바탕으로 삶의 질이라는 상위요인으로 수렴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전반적인 삶의 질이라는 상위요인이 욕구이론을 바탕으로 도출된 4개의 하위요인 간 상호작용의 산물이자 다차원적으로 개념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Hyde et al., 2003, p.191; Pérez-Rojo et al., 2018, p.707). 또한 K-CASP-16의 요인구조 적용에 있어 방법요인을 추가하지 않은 모형이 더욱 간명하고 적합도가 있는 모형으로 나타났다. 이는 K-CASP-16의 하위요인인 통제성에 해당하는 문항들이 이미 부정문항으로 측정되었기 때문에 별도의 방법요인을 추가하지 않아도 적절한 요인구조를 내포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준거 타당도 검증을 위해 삶의 만족도 척도(SWLS)와의 상관관계 분석 결과 높은 정적 상관을 보였다(r=.735, p<.01). 이는 Vanhoutte(2014, p.13)의 기존 선행연구 결과를 지지하는 것으로 삶의 질과 삶의 만족도가 높은 관련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삶의 만족도와 K-CASP-16의 하위요인인 통제성, 자율성, 행복감, 자아실현 간의 상관보다 2차 요인인 삶의 질과의 상관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K-CASP-16이 개별적인 하위요인으로 나뉘어서 설명되는 것보다 전체적인 삶의 질이라는 개념하에 접근될 때 삶의 만족도 척도와 보다 높은 준거 타당도를 보인다고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K-CASP-16과 삶의 만족도는 높은 상관을 보여 적절한 준거 타당도를 확보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K-CASP-16의 하위요인 중 통제성(r=.499, p<.01)과 자율성(r=.389, p<.01)이 다른 하위요인에 비해 삶의 만족도 척도와 낮은 상관을 보였고, 자아실현(r=.675, p<.01)이 다른 하위요인에 비해 삶의 만족도 척도와 높은 상관을 보였다. 특히 통제성과 자율성은 선행연구에서도 두 요인 간 개념상 구분의 모호성이 제기되어 하나의 하위요인으로 통합될 수 있는 가능성도 논의된 바 있어 본 연구에서도 다른 하위요인에 비해 삶의 만족도 척도와 낮은 상관을 보인 것으로 추측된다(Wiggins et al., 2008, p.75).

K-CASP-16의 개발은 노인의 삶의 질이 통제성, 자율성, 자아실현, 행복감인 심리적 욕구의 충족으로도 실현될 수 있음을 나타내 임상 및 실제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의의가 있다. 이명희(2020, p.95)는 2000~2020년간의 한국노인의 삶의 질에 관련된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자아실현, 자기효능감과 같은 심리적 변인이 인구통계학적, 신체생리적, 사회환경적, 가족관계적 변인에 비해 삶의 질에 가장 큰 효과크기를 나타냈다. 이는 한국노인의 삶의 질에 심리적 변인들이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을 의미하는데, 특히 욕구라는 심리적 변인으로 하위요인이 구성된 K-CASP-16은 이러한 한국노인의 삶의 질 측정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치매 진단을 받지 않은 일반 노인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Stoner et al.(2019, p.645)은 치매 노인 집단에서도 CASP-19가 활용될 수 있음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CASP-19를 통해 측정된 치매 노인의 삶의 질이 준거 집단인 일반 노인의 삶의 질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CASP-19가 치매 여부, 건강상태 등의 일부 특성에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기능하여 삶의 질을 측정할 수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향후 다양한 노인 집단에서도 본 척도의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 가령 한국노인의 삶의 질을 측정하는 노인복지관, 병원 현장, 통계청의 국민 삶의 질 조사, 한국고령화패널조사 등에서도 본 척도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를 가진다. 첫째, 본 연구는 횡단연구로 시간적 흐름에 따른 노인의 삶의 질을 파악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진다. 이에 따라 후속연구에서는 종단연구의 시행이나 검사-재검사 신뢰도 분석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75세 이상에 해당하는 후기노인의 조사 대상자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제한적이었다는 한계를 가진다. 이는 온라인 설문지에 응답한 조사 대상자만을 연구에 포함시켜 상대적으로 후기노인과 같이 온라인 접근성이 낮은 노인의 삶의 질 파악은 어려웠음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후속연구에서는 온·오프라인 설문지를 병행하여 후기노인을 비롯한 다양한 노인 집단의 삶의 질 특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셋째, 삶의 질 측정에 CASP-19가 자기보고식 검사라는 점에서 개인의 삶의 질을 과소 또는 과대추정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Kim et al., 2015, p.605).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객관적 삶의 질 지표와 함께 삶의 질을 연구하는 것을 제언한다. 가령 통계청에서는 11개 영역에서 71개 지표로 국민 삶의 질 지표를 선정하였는데, 이들 지표와 K-CASP-16을 활용한 다층모형 연구의 수행도 의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넷째, 본 연구에서는 K-CASP-16의 신뢰도와 타당도 분석에 주목하여 다른 변수와의 관계성을 살펴보지 못했다는 한계를 가진다. CASP-19는 주로 인구사회학적 변수, 사회 및 문화적 변수, 건강 관련 변수와 함께 연구되었지만 변수간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파악한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Hyde et al., 2015, p. 572), 따라서 추후 연구에는 K-CASP-16의 요인구조 검증과 더불어 다양한 변수들과 함께 연구되어 노인의 삶의 질 연구의 범위를 넓게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원 척도인 CASP-19에서 3개의 문항을 제외한 16개의 문항으로 한국판 노인 삶의 질 척도를 개발하였기 때문에, CASP-19를 활용하여 삶의 질의 총합 점수를 산출한 다른 선행연구와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다는 한계를 가진다. 그러나 Wiggins et al.(2008, p.74)은 CASP-19가 다른 척도와는 달리 전반적인 삶의 질 파악이 가능한 척도이지만 총합 점수로만 삶의 질을 보고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총 합 점수 산출과 동시에 하위요인별 점수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Sexton et al.(2013, p.2557)은 CASP-19의 총합 점수를 활용한 국가 간 비교연구 시에는 민감도 분석 (sensitivity analysis)을 통해 문화적 차이를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대부분의 선행연구에서는 이를 실시하지 않았으며, 연구자의 목적에 따라서 하위요인 간 점수도 분리되어 연구될 수 있다고 보았다. Sim et al.(2011, p.1000)의 연구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하위요인별 점수가 (하위요인별 평균 점수) × (조정된 문항 수)로 산출될 수 있다고 소개하였다. 이와 마찬가지로 향후에는 K-CASP-16의 사용 시 총합 점수 합산과 더불어 하위요인별 점수를 산출하여 결과가 해석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국외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노인 삶의 질 척도인 CASP-19가 국내에서도 신뢰성이 있고 타당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K-CASP-16의 개발은 노인이 기본적인 욕구가 보장된다면 높은 삶의 질의 실현이 가능할 수 있다는 긍정적 관점과 욕구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였다는 점에서 임상적 함의를 제시한다. 따라서 추후에도 K-CASP-16의 활용을 통해 현대노인의 삶을 긍정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주요 사정 도구로 사용이 가능할 것을 기대하며, 아울러 한국고령화패널조사를 포함한 다른 조사에서도 본 척도를 도입하여 국제 노년학 연구 및 비교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길 기대한다.

부록. 노인 삶의 질 척도(CASP-19)

다음은 귀하의 삶의 질에 대한 문항입니다. 다음 문항을 잘 읽고, 평소의 자신의 삶에 대해 잘 나타낸다고 생각되는 번호에 답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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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질문내용 전혀 그렇지 않다 가끔 그렇다 종종 그렇다 매우 그렇다
1 나는 좋아하는 일이 있어도 나이가 많아서 하지 못한다.
2 나는 나에게 일어난 일을 통제하기가 어렵다.
3 나는 미래를 계획하는 것이 두렵지 않다.
4 나는 소외된 느낌이 든다.
5 나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
6 나는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가족에 대한 책임 때문에 못 할 때가 있다.
7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다.
8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나의 건강상태 때문에 하지 못한다.
9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하지 못한다.
10 나는 매일매일이 기대된다.
11 나의 인생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12 나는 내가 하는 일을 즐긴다.
13 나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한다.
14 내 인생을 되돌아보면 대체적으로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15 나는 요즘 활력이 넘친다.
16 나는 전에 내가 해보지 않았던 일을 시도해 본다.
17 나는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에 대해서 만족한다.
18 나는 인생이 기회로 가득 차 있다고 생각한다.
19 나의 미래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한국판 노인 삶의 질 척도(K-CASP-16)는 번안된 19개의 문항 중 3번, 6번, 16번을 제외한 16개의 문항을 사용할 것을 권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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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knowledgement

이 논문은 제1저자의 석사학위논문 일부를 발전시킨 것임. IRB No. 1041078-202004-HRSB-092-01


투고일Submission Date
2022-01-27
수정일Revised Date
2022-03-21
게재확정일Accepted Date
2022-03-30

Health and
Social Welfare 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