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6-072X
알기 쉬운 요약
This study aims to empirically analyze the changes and dynamics of collective impact(CI). For the analysis, we utilized the scope of activities targeted by eight collective impact initiatives in Busan. The analysis employed the concepts of breadth and redundancy from niche theory. The results indicate that the perceived scope within CI continuously changed over time and with the activities undertaken. Initially, the scope targeted by CI was at the metropolitan level, but it narrowed as the activities progressed. The niche breadth within CI decreased for half of the initiatives over time, while it increased for the other half. Niche overlap tended to decrease more than it increased over time. This study overcomes the empirical limitations of previous research and clearly presents the characteristics of CI. It also clarifies the characteristics and structure of CI formed in Busan. The findings should serve as empirical data for future studies on changes in CI.
본 연구는 컬렉티브 임팩트가 가지는 변화와 역동을 실증 분석하는 목적을 가진다. 분석을 위해 부산에서 발생한 8개 컬렉티브 임팩트가 지향한 활동 범위를 활용하였고, 분석은 적소이론에서 제공하는 폭과 중복을 활용하였다. 연구 결과 CI 내 지향 범위에 대한 인식은 시간과 활동에 따라 지속해서 변했다. 초기 CI가 지향하는 범위는 광역지 자체 수준이었으나, 활동에 따라 지향하는 범위는 감소하였다. CI 내 적소 폭은 시간 흐름에 따라 절반은 감소했고, 절반은 증가하였다. 적소 중복은 시간에 따라 증가보다는 감소가 많았다. 본 연구는 기존 연구가 가졌던 실증성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CI가 가지는 특성을 명확히 제시하였다. 동시에 부산에서 형성한 CI가 가지는 특성과 구조를 명확히 제시하였다. 본 연구 결과는 추후 CI에 대한 실증 분석과 변화에 관한 실증 자료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사회는 점점 복잡해져 간다. 기존에는 한두 가지 전략이나 자원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이제 더는 가능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지역사회 내 실업 증가, 불법 쓰레기 투기, 미세먼지 문제, 치매 노인 돌봄과 같은 문제는 단일 조직, 즉 한 개 복지기관, 한 개 기업, 한 개 행정조직만으로 쉽게 해결하기 어렵거나 해결하지 못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사회 전반에 발생하는 사회문제의 복잡성(Complexity)이 지속해서 늘고 있다. 이에 반동하여 단일 조직, 기관, 자원만으로는 해결 불가능처럼 보이는 문제를 다양한 기관과 행위자가 모여 해결하는 혁신전략이 늘고 있다(Nicholls & Murdock, 2011). 사회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문제해결을 위해 많은 국가와 조직이 초점을 두는 대표적 전략이 컬렉티브 임팩트다(Collective Impact, 이하 CI). CI는 복잡하고 다양한 한계가 중첩한 문제를 해결하기 전략과 노력 그리고 자원 동원을 목표로 한다(Kania & Kramer, 2011).
CI 외에도 지역사회를 조직화하려는 시도가 기존에도 많았다(Bhuiya et al., 2017; Faubert et al., 2009). 실천 현장은 복지관을 중심으로 자원과 인력을 동원하는 지역사회 조직화를 지속해서 시도했다. 또한 자원봉사나 기부조직도 자원을 모으고 조정하는 전략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협력 활동과 CI는 지역사회 조직화와 협력이란 관점에선 유사하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 기존 협력 체계는 상호협력적 접근(collaborative approach)과 네트워크에 기반을 두었다면, CI는 문제해결과 자원 조정과 운영 권한을 가진 조직(팀)구성에 초점을 둔다(Preskill et al., 2014). 예를 들어, 전자는 네트워크 협력을 통한 자원봉사자 수, 기부금 수준, 정보의 양에 초점을 둔다. 왜냐하면 네트워크 내 자원이 많을수록 문제해결과 지역사회 개선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반면, CI는 자원 양뿐만 아니라 이질성(heterogeneity)과 역할 분배에 많은 신경과 노력을 기울인다. CI 관점에서 네트워크 내 자원의 양보다 얼마나 다양한 자원이 적재적소에 적용하는지가 문제해결에 더 중요하다. 그리고 자원과 조직을 얼마나 잘 조직화하고 운영하는지가 더 중요한 과제다.
CI는 완벽히 새로운 개념과 접근이 아닌 현대 지역사회 조직화(modern community organizing)의 아버지로 불리는 Saul Alinsky의 접근 방식으로부터 파생했다. Alinsky는 대공황으로 고통받던 시카고 빈민 지역으로 들어가서 지역사회를 조직화하고, 조직의 힘을 통해 지역사회 개선과 사회 변화를 시도했다(Engel, 2002). Alinsky가 지향한 지역사회 조직화를 통한 사회개선과 문제해결 방식을 CI가 이어받았다. 오늘날 CI가 다양한 국가와 기관에서 큰 관심1)을 받는 이유는 현대사회가 직면한 사회문제의 복잡성과 복잡하게 얽힌 사회문제를 다양한 자원과 주체의 조직화(네트워크)를 통해 해결함에 있다. 현대사회 속 사회문제가 가지는 복잡성은 다양한 이해관계로부터 발생한다. 예를 들어, 지역사회 내 청소년 흡연을 단순히 청소년의 일탈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담배회사의 마케팅과 이익과 지역 상권 특히 편의점 수익, 교육기관의 책임회피, 지자체 예산 부족, 가족 문제, 성매매 등이 청소년 흡연에 복잡하게 얽혀 있다(오영삼, 허원빈, 2023; 허원빈, 오영삼, 2022). 한편, 대부분 사회문제는 시간에 따라 변하며 이 변동은 복잡성을 더 증폭시킨다. 같은 예로 설명하면 청소년 흡연 양상은 사회 변화에 따라 함께 변한다. 기존에는 궐련 담배만 존재했지만, 요즘은 전자담배 이용이 청소년층에서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궐련과 전자담배는 같은 중독 물질이지만 관리하는 규정(예: 광고나 유통 등)은 전혀 다르다. 따라서 기존에 사용한 혹은 성공한 방식과 전략이 지금은 효과가 없거나 제한된 영역과 계층에서만 작용할 수 있다.
CI는 위에서 언급한 한계를 극복할 특징과 구조를 가진다. 복잡하게 얽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CI는 단일 조직이 아닌 다양한 영역과 조직이 가진 경험과 지식, 역량, 재원을 통합하려 노력한다. CI는 기존 네트워크와 다른 몇 가지 구조적 특성이 있다. 문제해결을 위한 기존 네트워크는 자원 동원에 초점을 두지만, CI는 자원 동원을 넘어 효율적 자원 운용을 위한 조직체를 구성한다. CI는 이 조직체를 백본(중추 조직: backbone)이라 부른다. CI에 참여한 조직은 모두 수평 혹은 동등한 관계다(Crespin & Moser, 2018). 하지만 문제해결 과정에서 자원 동원과 사무분배를 위해 네트워크 내 위계가 필요한 때도 있다. 백본은 복잡성에 따른 환경 변화에 따라 목표, 전략, 구조를 바꾸기도 한다(Kluge & Mahoney, 2016). 한편, CI는 지속해서 상호강화 활동과 의사소통 기구를 활용한다. 사회문 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으면 자원의 양만을 증대한다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CI는 상호강화 활동을 통해 불확실한 정보를 배제하고 필요한 정보를 추려내고 정리한다. 백본 혹은 의사소통을 활용한 체계를 바탕으로 참여조직이 수행하는 다양한 역할과 기능을 조율하고 문제해결을 함께 수행하도록 관리·조정한다. 많은 단일 조직이 명령과 위계(명령구조)를 활용하듯, CI도 백본을 통한 위계를 사용한다. 하지만 이 방식이 완벽히 단일 조직과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CI 조직이 모여 의견을 제기, 조정, 결정하는 의사소통(정책 결정 기구) 체계가 존재하기에 정보와 명령을 한 방향으로만 전달받거나 수행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종합하면 CI는 단일 조직과 같이 위계 구조를 기반으로 자원 활용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다양한 참여조직의 이해관계와 다양성을 포용하는 구조를 가진다.
CI에 대한 학계와 현장 선호와는 별개로 CI에 대한 비판도 크다. 비판의 핵심은 실증근거 부족에 있다(Ennis & Tofa, 2020). 실증근거 부족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일어난다. 하나는 CI 효과성에 대한 근거 부족이다. CI 효과성에 대한 근거 부족은 주로 사업 초기 비교 집단을 설정하기 어려운 한계로부터 발생한다(Parshall, 2022). 또 다른 한계는 CI에서 발생하는 변화와 역동을 명확히 포착하거나 분석한 연구가 절대 적다. 특히, CI 내 발현하는 행위자 간 생각과 인식변화에 대한 정확한 자료와 양적분석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언급한 바와 같이 CI는 다양한 조직으로부터 상향식 의사결정 구조와 변화를 CI에 내재한다(Wolff et al., 2016). 또한 CI는 환경과 자원 상황 따라 지속해서 변동하는 구조를 가지며, 변화 수준과 방향은 사업 효과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참가자의 참여 수준(Bradley et al., 2017), 참여자 간 상호작용(Easterling, 2013), 다양성 발생(Salignac et al., 2018), 비공식 관계(Gillam et al., 2016)와 같은 변동성이 사업 성과에 영향을 미침을 밝혔다. 이외도 기존 CI는 형평성 측면에서 한계를 보였다. 즉, CI에 대상자(예: 클라이언트)를 참여시키기보다는 지역사회 내 권한을 가진 기관(예: 복지관이나 지자체)이 주로 참여함으로 취약계층의 목소리를 사업에 적게 반영하는 한계도 있었다.
기존 CI 연구가 직면한 한계를 기반으로 본 연구는 CI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역동을 실증적으로 분석하는 목적을 가진다. 목적을 위해 CI가 지향하는 지역 범위(사업 운영 범위)의 변화를 모형의 종속변수로 고려하였다. 기존 연구에서 시간에 따른 변인의 변화 수준을 분석은 보통 시계열 등 종단분석을 사용하였다. 하지만 분석 대상 수가 적거나 대상 이탈이 많은 불균형 자료일 경우, 전통 통계분석을 사용하기 어렵다. 동시에 네트워크에서 집단 간 상관이 높거나 지속해서 영향을 주는 상황이 발생할 때, 집단 간 관계와 상관성 의미를 명확히 분석함에도 한계가 따른다. 이 한계로 인해 기존 CI 연구가 질적 연구를 중심으로 CI 변화와 역동을 분석했다(예: Meinen et al., 2016).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절차로 진행했다. 먼저, CI 내 변화와 변동이 발생하는 요인을 이해하기 위해 CI 구성요소를 살펴보았다. 다음으로 CI 내 변화를 분석한 연구를 통해 CI 특성과 변동 특성과 원인에 대해 분석했다. 세 번째로, 다양한 형태의 CI 사례를 살펴보았다. 후술하겠지만, 외부 환경의 급속한 변화가 아니라면 CI 변화는 내부 요소인 상호강화 활동이나 의사소통 결과로 발생한다(King, 2024). 다양한 사례에서 어떤 상호강화 활동과 의사소통이 발생했는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사례를 바탕으로 다양한 CI가 가진 목적과 방법을 이해함으로써 본 연구 가 지향하는 CI 내 변화를 유추할 수 있다. 끝으로 적소이론(niche theory)을 활용하여 부산에서 운영한 CI내 변화와 역동을 실증 분석하였다. 본 연구가 가지는 연구 질문은 다음과 같다.
첫째, CI가 지향하는 지역사회 범위는 무엇이며, 어떻게 변동하였는가?
둘째, CI가 지향하는 지역 범위는 사업 운영 과정에서 다른 CI와 중복하는가?
셋째, CI 활동을 통해 CI가 지향하는 지역 범위는 변하였는가?
CI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영역, 조직, 부문(sectors)이 모여 해결 목표인 공동의제를 설정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자원과 노력을 투입하는 전략이다(Kania & Kramer, 2011). Kania와 Kramer가 제시한 CI는 기존 상호협력형 네트워크와는 다른 몇 가지 특성을 가진다(표 1). 첫째, 네트워크 내 CI 백본(중추 조직: Backbone)이 필요하다. CI에서 백본은 네트워크 참여자 간 상호협력과 문제해결을 위한 활동과 전략을 주도하고 운영하는 독립조직이다. 백본은 CI에서 크게 두 가지 역할을 가진다(DuBow et al., 2018). 하나는 문제해결을 위한 다양한 자원을 CI와 다른 조직에 제공하거나 다른 외부 조직(예: 정부 혹은 투자 제공 조직)으로 받은 자원을 관리하고 분배한다. 다른 하나는 CI에 참여한 여러 조직이 목표를 향해 움직이도록 규합, 조정, 관리하는 기능, 즉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핵심구성요소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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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의제 | 참여자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문제해결을 위한 목표와 비전을 설정함 |
공유된 측정체계 | 참여자가 보인 협력적 노력이 실제 문제해결에 미친 성과를 상호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성과 측정 체계를 설정함 |
상호강화 활동 | 참여자들이 각기 차별화된 활동을 수행하며, 다른 조직들의 활동을 지원 및 조정함으로써 문제해결의 진행을 강화 |
지속적 의사소통 | 참여자 간 지속적 의사소통을 통하여 신뢰 구축, 갈등 관리, 최종 목적 확인을 가능케 함 |
중추지원조직 | 참여자가 연대하고 결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상호협력하는 데 필요한 활동을 주도하고 촉진하는 독립된 조직을 형성함 |
출처: “지역사회 문제해결을 위한 콜렉티브 임팩트 접근에서 대학의 역할에 관한 시론적 연구“, 김은정 외, 2020, 한국사회복지행정학.
둘째, 모든 CI는 참여자가 공동으로 설정한 의제(공동의제)를 바탕으로 운영한다(Kania & Kramer, 2011). 공동 의제는 참여하는 조직이 이해하고 합의한 목표이자 비전이다(Stewart, 2016). 공동의제를 달성하기 위해서 CI에 참여한 조직이 인식하고 지향하는 문제 범주를 설정함이 중요하다. CI가 지향하는 문제에 대한 정의 그리고 활동 범위나 대상이 공동의제를 통해 뚜렷이 나타나야 한다.
셋째, CI는 참여조직이 공유하는 성과측정 체계를 가진다(Kramer et al., 2009). CI에서 말하는 공유하는 성과측정이란 공동의 측정 기준을 의미한다. 사업 진행 혹은 문제해결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출(output)을 추적한다. 산출물을 통해 참여조직과 CI는 문제, 지역사회, 사용 방법, 효과성 등에 대해 학습하는 동시에 결과에 대한 책임성 (accountability)을 가진다. 보통 단일 조직 프로그램이 제시하는 성과체계보다 CI는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혼합된 성과체계 구조를 가진다(Hanleybrown et al., 2012).
넷째, CI 내 상호강화 활동이다. CI는 참여조직이 수행하는 다양한 역할과 기능을 조율하고 문제해결을 함께 수행하도록 관리·조정하는 기능을 수행하며, 이 기능이 상호강화 활동이다(Hanleybrown et al., 2012). 기존 상호협력형 네트워크 혹은 단일 조직에서 문제해결은 투입하는 자원 양의 증가에 달렸다. 즉, 투입하는 재원, 인력, 정보가 많을수록 문제해결이 쉬웠다. 그래서 기존 네트워크에서는 같은 일과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과 조직이 많이 존재했고, 이 자원 중첩은 분명 효과가 있었다(예: 태안 자원봉사). CI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는 투입하는 자원 양을 증가시킨다고 해결하긴 어렵다. 우리 사회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자원을 중복하여 투입하였지만, 결과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CI 문제는 이와 유사하다. 자원 양이 아니라 자원과 전략의 다양성에 따라 문제해결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CI에서 말하는 상호강화란 단순히 자원 양의 증대가 아닌 문제해결을 지속하기 위한 각자 다른 역할의 조정과 강화를 말한다(Barberg, 2015).
끝으로 CI는 지속적 의사소통을 전제조건으로 한다(Wolff, 2016). 의사소통의 주목적은 CI 참여조직 간 신뢰성 확보다. 네트워크에서 신뢰는 연대 속 자원이다(Putnam, 2000). CI가 지향하는 방향은 같지만 조직 특성에서부터 성과측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계 속에서 참여조직 간 신뢰는 사업 성공을 위한 필수요소다. 동시에 지속적 의사 소통을 바탕으로 CI는 문제해결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와 한계를 명확히 할 수 있다. 의사소통 과정에서 문제해결의 방향성이나 전략을 수정하기도 하고, 참여조직의 동기를 유발하기도 한다. 한편, 지속적 의사소통을 위해 CI는 의사소통 통로 내지는 원칙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조직이 참여하는 정례회의를 개최하거나 발생하는 이슈와 정보를 교환하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의사소통 방식, 의사결정 구조와 원칙, 갈등과 이견(異⾒) 발생 시 합의 기준에 대해서도 명확히 설정함으로써 의사소통의 지속성을 강화할 수 있다(Preskill et al., 2014).
CI는 단일 집단이 아닌 다양한 집단이 함께 모여 결정하고 자원을 동원한다. 이 때문에 단독(개인)이 아닌 공동(집단) 의사결정 체계를 가진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집단 의사결정은 개인 의사결정보다 다양한 측면에서 장점을 가진다(Laughlin et al., 2002). 집단 의사결정의 핵심은 집단 구성원 간 상호작용이다. 집단의 결정과 행동이 효과가 있으려면 집단 구성원이 가진 자원과 전문성을 최대로 활용해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쳐야 한다(Bonner et al., 2016). CI 구성요소에 의사소통 기능과 상호강호 활동이 존재하는 이유다.
백본 존재와 상관없이 CI 의사결정은 비위계(non-hierarchical approach) 접근을 통해 이루어진다. 비위계 구조에서는 다양성과 변화가 쉽게 나타나지만, 구성원 간 갈등이나 매우 복잡한 상호작용도 함께 발생한다(Tiedens et al., 2007). 다양한 조직이 협력하는 과정에서, 때론 상충하는 이해관계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협력하면서도 동시에 자원을 놓고 끊임없이 경쟁하는 상황인 협쟁(collabetition2))이 발생할 수도 있다(Ishimaru, 2020, p. 78). CI에 참가한 조직은 자기 조직이 원래 가지고 있는 미션(목표)와 다른 CI 목표(공동의제) 간 차이 혹은 우선순위 차이를 경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관 A는 자치구 내 주민 건강증진이 최우선 목표지만, 참여한 CI가 광역 자치구 전체의 중독예방을 공동의제로 정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관 A는 자기 목표와 공동의제 간 갈등을 경험한다. CI 내 상충하는 생각과 갈등을 해결하는 명확한 전력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King, 2024). CI에서 주로 활용하는 의사결정 방식은 다수결, 합의 기반 의사결정(만장일치제), 제안 기반 의사결정(발전 기반 만장일치제) 등이 존재하지만, 방식마다 가지는 한계와 문제는 CI 한계로 이어진다.
CI 내부 조직원 외에도 지역사회와 같은 외부 주체가 제공하는 의견(예: 피드백)이 CI 의사결정과 운영에 중요한 변화를 만들기도 한다. 대표 예는 미국 교육 분야 CI StriveTogether다(White et al., 2019). StriveTogether 운영을 살펴보면,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진행한 초기 접근에서 CI는 주민에게 양질의 유치원 교육 접근성 촉진을 목표했다. 초기 양질의 교육 접근성이란 개념을 정의할 때, CI는 학계에서 사용하는 정의를 사용했다. 이후 지역사회 주민 (부모 등)이 CI에 참여하였고, 기존의 양질이란 정의에서 신뢰(trust)가 빠져 있음을 주민은 지적했다. CI는 부모에게 신뢰가 필수요소임을 이해함으로써 CI 캠페인 방향을 재조정했다. 부모 요구를 만족한 새로운 캠페인은 더 많은 사람의 참여를 유도했고, 도시의 더 많은 아이가 유치원에 접근할 수 있게 한 주민투표안이 통과할 수 있었다(White et al., 2019). CI가 접근하는 지역사회 특성과 지역 공동체가 가지는 필수 욕구는 CI의 운영과 변화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하면 CI는 단일 조직이 아니기에 집단 의사결정 체계를 가진다. 집단 의사결정 체계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한계도 함께 가진다. 집단 내 정보와 이해관계가 다양하며 집단 간 목표 차이(우선순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CI는 단일 조직과 같이 목표 달성을 향해 특정 방향으로 지속하기보다는 운영 과정에서 다양한 변화나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이 한계로 인해 사업 운영 방향이 바뀌거나 속도가 더뎌질 가능성도 언제나 존재한다. 한편, CI는 네트워크 내 조직뿐만 아니라 CI가 활동하는 지역사회와 지속적 영향 관계를 주고받는다. CI는 지역사회에 자원과 프로그램을 단순히 제공함이 아니라 지역사회 내 문제를 해결하는 목표를 가진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 내 공동체(대상자)가 가지는 욕구와 의견을 반영할 필요가 있으며, 욕구를 반영하는 과정에서 CI가 진행하는 사업의 방향이 변화할 수 있다. 따라서 CI 운영과 성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CI 운영 과정에 일어나는 역동과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다양한 형태의 CI가 국내외 존재하고 발생하여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 왔다. 본 연구는 기존 CI 운영 사례를 기반으로 5가지 핵심 요소의 적용을 확인하였다(표 2). 분석은 사례에서 나타난 요소별 특성과 한계를 중심으로 CI 현황과 방향성을 살펴보았다.
핵심구성요소 | 한국: 도시혁신스쿨 (Urban Innovation School) | 미국: StriveTogether | 핀란드: Let’s Talk about Children(LT) | 독일: Vodafone Germany Foundation | 뉴질랜드: Better Public Services(BP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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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의제 (Common Agenda) | 취약계층 거주지역의 주거환경 개선 주민 공동체성 및 역량 강화를 통한 삶의 질 향상 | 아동과 청소년의 성공적인 삶을 위한 교육과 사회적 지원 시스템 강화 | 아동과 가족의 정신건강 증진을 통한 성장 지원 | 포용적인 디지털 사회 구축을 통한 평등한 기회 제공 | 시민 생활 수준 향상을 위한 공공서비스 개선 |
공유된 측정체계 (Shared Measurement System) | 참가 학생 만족도와 프로젝트 평가만 측정, 구체적 평가체계 필요 | 졸업률, 학업 성취도, 유치원 준비도 등 다양한 지표로 성공 여부 평가 | 아동 보호 서비스 의뢰 비율과 가족의 행복감으로 성과측정 |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 이수 학생 수, 기술 활용 능력, 접근성 개선 정도로 성과측정 | 공공서비스 이용 만족도, 신속성 및 효율성 등으로 성과측정 |
상호강화 활동 (Mutually Reinforcing Activities) | 서울여대: 교육과 연구 총괄, 학생 모집과 프로그램 기획 한국해비타트: 마을 프로젝트 운영 포스코건설: 자금 및 행정 지원 지자체: 행정, 재정 지원과 프로젝트 지역 관리 | 민간 재단, 학교, 비영리단체, 대학, 지역사회 리더: 각자의 강점을 살려 협력 | 교육 부문: 학교와 유치원의 아동 정신건강 프로그램 운영 사회 부문: 아동과 가족을 지원하는 사회복지 서비스 제공 건강 부문: 아동과 가족의 정신건강을 지원하는 의료 서비스 제공 | 교육 부문: 학생들에게 디지털 기술 교육 제공. 기업 부문: 디지털 인프라와 자원 제공, 프로젝트 지원 연구소 부문: 디지털 기술 사용 연구, 정책 제안 | 정부 기관:공공서비스 제공의 주요 주체, 정책 수립 및 실행 민간 부문:공공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자원과 전문성 제공 비영리 부문:공공서비스 제공 보완, 시민들의 목소리 대변 |
지속적인 의사소통 (Continuous Communications) | 이해관계자들이 정기회의와 워크숍을 통해 소통하고 문제를 해결하나, 의사소통의 양과 잘 개선 | 정기회의와 워크숍으로 이해관계자들이 소통하고 문제를 신속히 해결함. | 부모와 교사가 협력하여 아동 정신건강을 지원하고, 정기회의와 워크숍으로 기관 간 소통 강화 | 교육자, 학생, 연구자가 정기회의, 워크숍, 세미나를 통해 디지털 사회 구축 정보를 공유하고 문제를 해결함. | BPS 자문위원회가 정기회의와 워크숍을 통해 이해관계자 간 소통과 문제해결 지원, 성과 공유 |
중추지원조직 (Backbone Support Organization) | 현재는 중추조직 없이 섹터별 운영기관 담당자가 운영을 수행 향후 중추 지원조직과 전담 인력을 구성해 체계적 관리 필요 | 중추조직이 각 기관의 역할을 조정하고 프로그램을 총괄, 자원 배분, 활동 계획, 성과 평가 등을 담당하여 지원 | LT 모델: 멀티에이전트 관리 그룹(MMG)과 하나의 연락 서비스(OCS)가 중추 역할을 수행 | 보다폰 독일 재단과 사회통신연구소가 중추 역할 수행 | BPS 자문위원회: 각 기관의 역할을 조정하고 전체 프로그램 총괄, 자원 배분, 활동 계획, 성과 평가 등을 담당하여 지원 |
출처: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 접근을 통한 지역사회 문제해결 사례-민관학협력 ‘도시혁신스쿨 (Urban Innovation School)’ 을 중심으로”, 윤수진, 2022, 한국기계가공학회지, pp. 321-337; “ESG 시대, 사회 변화를 만드는 콜렉티브 임팩트: 해외 사례를 통해 알아본 비영리 섹터의 역할”, 정민정, 2022,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첫째, CI 공동의제는 정의와 형평성 증진을 목표로 했다. CI에서 공동의제는 CI가 지향하는 목표, 비전, 방향성이다. 본 연구가 살펴본 사례 대부분은 사회문제 해결에 초점을 두었다. CI가 지향한 주제는 주거환경개선에서부터 교육, 공공서비스 디지털 활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큰 틀에서 보면 사례로 고려한 CI는 지역사회 내 형평 (equity) 증진을 목표했다. StriveTogether는 사업에 참여한 아이에게 인종, 출신 국가 등의 차별 없이 동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도시혁신스쿨도 취약계층 거주지역의 주거환경 개선과 주민 공동체성과 역량 강화를 통한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설정하였다. Vodafone Germany Foundation의 CI는 포용적 디지털 사회 구축이라는 공동목표를 설정하고 모든 사람이 디지털 기술의 혜택을 평등히 누릴 기회와 자원 제공에 초점을 두었다.
둘째, 측정체계와 CI 효과성 간 연계가 부족했다. CI마다 다양한 측정체계를 사용했다. 하지만 측정에 있어 몇 가지를 한계를 보인다. 먼저, 산출(output)과 성과(outcome)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았으며, 일부 CI는 구체적 평가체계를 구축하지 못한 경우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도시혁신스쿨은 참가 학생의 프로그램 만족도와 프로젝트 결과물 평가만을 측정했다. 그러나 주민 역량 향상과 지역 공동체성 강화, 프로젝트 효과성(사회문제 해결)에 대한 평가체계는 구축하지 못했다. 다른 CI도 제시한 측정체계의 용도와 척도가 가지는 타당도와는 별개로 측정체계가 사업 효과를 평가할 수 있는 도구인지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 측정체계를 정교하게 설정하고 활용하는 목적은 효과성 분석에 있다. 현재 많은 CI가 직면하는 한계도 측정체계가 CI 효과성을 명확히 증명하지 못함에 있다. 기존 연구가 지속해서 CI에 대하여 비판하는 지점도 평가와 효과성에 관한 한계다(Cabaj, 2014; Walzer & Weaver, 2019). CI가 효과성 한계를 가지는 원인은 여러 가지다. 사업 초기 효과성 검증을 위해 실험설계와 같은 모형을 구현하기 어렵고, CI 사업을 충분히 오래 진행하지 않아 효과성이 지역사회에 충분히 발현하지 못한 경우도 많다(Walzer & Weaver, 2019). 또한 대부분 CI가 장기 형태로 운용하는데, 운영 과정에서 전략, 특성, 상황, 관계자 간 상호작용이 자주 변화하는 특성을 가진다. 이때 변화를 정확히 측정하는 도구 한계도 함께 발생한다. 즉, CI 효과성을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는 측정체계에 대한 CI 내 조직 간 합의도 어렵다(Cabaj, 2014).
셋째, CI 내 상호강화 활동의 구조나 특성을 명확히 확인하기 어려웠다. CI에서 대부분 참여 기관은 각자 맡은 임무를 수행했다. CI 내 상호강화 활동을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갈등 사례, 자원분배 방식,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정보와 사례가 필요하다. 하지만 연구자가 접근할 수 있는 수준에서 특정 조직(백본)이나 CI 전체에서 기능과 자원을 조정하거나 강화하는 활동이나 사례를 찾긴 어려웠다. 다만 의사소통 기구와 통로가 존재함을 고려할 때, 조직 간 갈등이나 자원분배 영역에서 조정과 통합 기능을 수행한 조직이나 계기가 존재할 가능성만 유추할 수 있다. 본 연구는 기존 사례를 통해서 상호강화 활동의 수준, 방향, 구조, 빈도와 같은 명확한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CI 내 조직별 다양한 역할 분배, 의사소통 구조, 그리고 백본 활동을 토대로 상호강화 활동이 발생하고 지속했음을 가정할 수 있었다.
넷째, 대부분 CI는 의사소통 구조 혹은 통로를 가지고 있었다. 가장 대표적 의사소통 통로는 정기회의와 워크숍이 었다. 사례에서 사용한 CI는 모두 정기회의를 활용하여 조직 간 의사소통을 증진했다. 일부 CI는 워크숍을 활용하기도 했다. 네트워크에서 의사소통은 대단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명확하고 평등한 의사소통 구조는 조직 간 신뢰를 높이는 동시에 CI 내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심리적 안전감은 부적 결과나 갈등 이 발생할 수 있다는 두려움 없이 그룹 구성원이 자기 생각과 행동을 표현할 수 있는 안정성과 믿음을 의미한다(Edmondson, 1999). 상호작용 관점에서 본다면 조직 내 관용이 높을 때, 심리적 안전감을 증대시킬 수 있다. CI에서 심리적 안전감은 신뢰만큼 중요한 요소다. 심리적 안전감과 신뢰는 보완적이지만 구별 가능한 개념이다. 신뢰는 주로 이원(쌍방향) 상호작용에 맞춰지지만, 심리적 안전감은 조직과 집단 수준에서 확립한다(Edmondson, 2002). 현재 다양한 CI에서 의사소통 구조를 지속해서 열어두고 활용함은 신뢰와 심리적 안전감 향상에 도움을 주며, 궁극 적으로 CI 효과성 증진과 상호강화 활동에 도움을 주었으리라 예상할 수 있다.
끝으로, 백본 기능을 담당하는 조직이 CI에 존재했으며, 백본은 공동의제 달성을 위해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다. 도시혁신스쿨은 현재 특정 백본을 구성하거나 담당하지 않고 섹터별 운영기관 담당자가 운영진 임무를 수행하였다. 도시혁신스쿨은 참여 기관이 각 분야에서 역할을 분담하고 프로젝트를 주도하였다. 중앙 집중화 조직이 아닌 병렬형 혹은 분권형 조직구성이다. 이 구조를 기반으로 백본 조직의 중재 없이 각자 역할을 명확히 하고 공통 목표를 지속해서 공유하였다. 그리고 지속적 의사소통을 필수로 전제하면서 이 구조 속 협력을 지속했다. 끝으로 각 참여자가 가진 높은 수준의 자율성과 책임감은 백본 없이도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StriveTogether은 백본이 각 기관의 역할을 조정하고 전체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다. 이 조직은 자원 배분, 활동 계획, 성과 평가 등을 담당하여 프로그램이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Let’s Talk about Children에서는 멀티에이전트 관리 그룹(MMG)와 한 개 연락 서비스(OCS)가 백본을 수행하였다. 자세히 살펴보면 다양한 부문 리더가 참여하여 협력 활동을 조정하고, 문제해결을 지원하는 멀티에이전트 관리 그룹과 각 기관이 필요할 때 쉽게 협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연락 서비스(OCS)를 운영하였다. 보다폰 CI는 보다폰 독일 재단과 사회통신연구소가 백본을 맡았다. 보다 폰 독일 재단은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과 관련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였다. 사회통신연구소는 디지털 기술의 책임 있는 사용을 연구하고, 정책을 제안하며, 교육 프로그램의 성과를 평가하였다. Better Public Services(BPS) CI는 BPS 자문위원회가 백본 기능을 담당했다. 자문위원회는 각 기관의 역할을 조정하고, 전체 프로그램을 총괄하였다. 이 조직은 자원 배분, 활동 계획, 성과 평가 등을 담당하여 프로그램이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본 연구는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부산복지네트워크, P대학교가 함께 운영한 커뮤니티(community) 컬렉티브 임팩트 사업지원 교육·연구평가 사업(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부경대학교, 부산복지네트워크. 2020)에서 생성한 자료를 활용하였다(이하 CCI 사업). CCI 사업은 2019년 9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총 6개월간 수행했다. CCI 사업에 참여한 기관은 크게 수행기관과 참여조직으로 구분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수행기관이란 CCI 사업을 신청한 8개 기관을 말하며(신청기관), 이 기관은 CI에서 백본을 맡았다. 참여조직은 사업 신청 시, 수행기관이 함께 CCI를 구성할 예정이었던 기관과 더불어 CI를 운영하면서 각 CI에 새로 참여한 모든 기관을 지칭한다. CI 수행기관과 참여조직은 워크숍을 3회 참여하였고, 1차는 2019년 9월, 2차는 2019년 12월, 3차는 2020년 1월에 진행했다. 본 연구는 워크숍에 참여한 각 CI 수행기관과 참여조직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자료를 분석에 활용하였다. 설문은 주로 CI 구조, 특성, 운영, 문제해결, 지역사회 관계에 관한 내용을 질문했다. 한편, 본 자료 이용과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자료는 시계열로(3시점) 측정했지만, 워크숍에 참여한 조직과 조직 내 종사자는 같거나 다르다. 일반 패널 연구(panel study)처럼 대상자(참여조직과 종사자) 탈락과 유입이 발생했다. 3번 워크숍에서 8개 수행기관을 지속해서 참가했지만, CI 참여조직은 변하는 예도 있었다. 또한, 사업수행기관에 속한 종사자도 워크숍에 따라 변했다. CI 전체로 보면 균형 패널 자료지만 개별 기관이나 종사자 관점에서 보면 불균형 패널 자료다. 워크숍을 통해 설문에 참여한 기관은 1차 29기관(종사자 46명), 2차는 38기관(61명), 3차는 37기관(59명)이었다. 본 연구는 P대학 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서 연구계획서의 윤리적·과학적 타당성에 대한 검토를 의뢰하여 승인(IRB No. 1041386-201909- HR-37-02)을 받은 후, 진행하였다.
본 연구의 관심은 CI에 참여한 기관이 지향하는 지역사회 지역 범위다(이하 지향하는 지역 범위). 지향하는 지역 범위는 현재 기관이 대응하고 있는 현재 지역을 의미하기보다는 관심을 가지고 대응조치를 할 필요가 있는 지역 범위를 말한다. 본 연구에서 지향하는 지역 범위는 소속 동 이하(=1)에서부터 전국(=8)까지 8단계로 구분했다. 점수가 높을수록 더 넓은 지향 범위를 의미한다. 적소분석에서 이 지역 범위는 개체가 이용하는 자원을 의미한다.
본 연구가 적소이론을 활용하여 CI 내 변화와 역동을 분석하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경쟁분석이다. 부산에서 운영한 커뮤니티 컬렉티브 임팩트 사업단은 CI 간 경쟁을 통해 프로그램 개발과 서비스 질 향상을 목표했다. 사업에 참여한 8팀에서 2팀만이 2차·3차 연도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으며 동시에 사업에 대한 지원도 함께 받을 수 있었다. 즉, 사업단에 참가한 모든 조직이 처음부터 높은 수준의 경쟁을 경험했다. 경쟁을 통해 1년간 변화한 결과를 측정하고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했으며, 적소이론은 이에 가장 적합한 분석 방법이었다. 둘째, 작은 표본으로 인한 분석 한계다. 본 연구의 분석 단위는 CI에 참여한 조직이다. 워크숍별 참여조직 수는 한 개 기관에서 여덟 기관까지 다양하지만, 분석 차원에서 매우 적은 수다. 일반 차이 검증(예: t-test, 회귀분석 등)을 활용하기에는 표본 수가 너무 작을 뿐만 아니라, CI 간 경쟁 수준을 파악하기도 어렵다. 반면, 적소이론이 제시하는 방법은 다른 통계 방법에 비해 표본 크기에 자유롭다(Krebs, 1989, pp. 601-605). 이는 적소이론이 많은 표본을 기본으로 하는 일반 사회과학이나 통계학이 아닌 생태학을 바탕으로 형성한 분석기법이기 때문이다.
적소이론의 핵심 개념은 적소 폭(niche breadth), 적소 중복(niche overlap), 적소 우위(niche superiority)이다(Dimmick et al., 1992). 이들 개념은 궁극적으로 개체가 자원을 어떤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으며, 누구와 경쟁하며, 누가 우위를 가지는지에 대한 분석이다. 자원은 개체 간 경쟁과 공존이 발생하는 핵심이다. 신문방송학 관점에서 보면 자원은 신청률이나 구독자 수이며, 관광학 관점에서는 관광객 수, 본 연구 관점에선 CI가 지향하는 지역(활동 지역)이다. 적소 폭이 넓다는 말은 개체가 다양한 종류의 자원을 획득하고 있음을 말한다. 반면, 중복이 크다는 말은 한 종류의 자원을 두고 개체와 경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는 적소이론에서 제시하는 적소 폭과 중복을 활용하였다(표 3). 적소 폭은 개체가 자원을 활용하는 방식 혹은 전략을 말한다(Dimmick et al., 1992). 개체는 자원을 다양하게 이용하지만, 소수 자원만을 이용하기도 한다. 자원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개체는 자원 활용에 보편성이 강하며 특정 자원만을 이용하는 개체는 특수성이 강하다고 판단한다. 만약 본 연구에서 특정 CI의 적소 폭이 크면 그 CI에 참여하는 기관이 지향하는 지역 범위에 보편성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즉, 기관이 특정 범위(예: 기관이 소속한 구)만을 지향하지 않고 더 넓은 범위인 소속 동에서부터 시 혹은 전국까지 다양한 범위를 지향한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적소 폭이 좁다면 CI에 참여하는 기관이 특정 범위(예: 소속 동)에만 초점을 둔다고 판단할 수 있다. 적소 폭을 구하는 식에서 Pj는 개체가 자원을 활용하는 비율이다. 본 연구에서 CI가 지향하는 지역에 대한 비율이다. 예를 들어, CI에 소속한 기관 소속 구나 동에만 초점을 둔다면 매우 낮은 적소 폭을 도출한다. 반대로 CI에 소속한 기관이 참여 범위를 넓게 고려하고 있으면 적소 폭은 높아진다. 이 관점에서 보면 CI의 활동 지향이 전국 단위로 갈수록 보편성 CI라 고려할 수 있고, 소속 구나 동을 지향할수록 특수성 CI로 볼 수 있다.
적소 중복은 개체가 자원을 두고 얼마나 경쟁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개념이다(Dimmick et al., 1992). 같은 지역에서 개체가 같은 자원을 공유하면 경쟁 높은 경쟁이 발생한다. 본 연구에서 적소 중복이 큼은 CI 간 지향 범위가 비슷함을 의미한다. 한편, 본 연구에서 적소 중복에 대한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적소이론을 많이 사용하는 분야는 광고나 언론학이다(Dimmick et al., 1992). 이 영역에서 경쟁 분야는 주로 TV 시청률, 광고 수익, 시청 만족도 등이다. 이들 경쟁은 특정 주체의 배타성이나 참여 한계가 없는 완전한 참여와 경쟁이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 CI 조직이 직면한 경쟁은 완전한 경쟁은 아니다. 우리나라 복지조직(예: 복지관)은 주로 지역구를 기준으로 설치하고 (자치구 인구수) 지역구 중심으로 활동한다. 물론 자치구 넘어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거나 설치 자치구 외 클라이언트에게 서비스를 진행해도 법적으론 문제가 없으나 대부분 복지조직은 자치구 내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본 연구에 참여한 CI와 기관은 대부분 서로 다른 구와 동을 기반으로 활동한다. 즉, 일정한 참여 한계 혹은 한정된 경쟁(참여)이 발생하는 구조다. 중복이 크다고 해서 경쟁하는 지역 범위가 완벽히 같지는 않다. 하지만 소속 구 이상(본 연구에선 6점 이상)의 값은 지역 관점에서 중복을 의미하며 부산시나 전국 단위에서는 완전히 겹친다. 국내 다양한 연구에서 활용한 적소 중복 값은 주로 비대칭형 값(MacArthur & Levins, 1967)을 사용했다. 비대칭식에서는 값이 적을수록 높은 중복을 의미한다. 반면, 본 연구는 Pianka(1973)가 제시한 대칭식을 기반으로 적소 중복 값을 도출했고, 적소 중복 값이 1에 가까울수록 개체 간 경쟁이 크고 0에 가까울수록 경쟁이 적다.
CI 형성과 발전에 따른 지향하는 지역 범위 간 차이를 검증하기 위해 본 연구는 비모수 검정(베이지안 추론)을 사용하였다. 결성 초기 각 CI가 지향하는 지역 범위와 결성 1년이 지난 시점에서 CI가 지향하는 지역 범위 간 차이를 검증하였다. 적소이론도 개체 간 차이를 검증하는 적소 우위란 개념을 제공한다. 하지만 본 연구는 CI 간 지향 범위를 비교하는 목적이 없으며, CI 간 지향 범위 차가 실천 현장에서 중요한 의미와 가치를 준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특정 기관의 성격이나 활동은 소속 동이나 구에 치중할 필요가 있으며 활동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는 기관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CI 간 지향 범위 차이를 검증할 필요는 없기에 적소 우위를 분석하지 않았다. 다만 CI를 형성한 후, 각 CI가 지향하는 범위에 차이가 발생했는지를 분석할 필요는 있다. 본 연구는 CI 참여자 수가 정상분포를 이룰 만큼 크지 않다고 판단하여 모수 검증(대응표본 T-test)이 아닌 비모수 검증을 사용했다.
CI에 참여한 기술통계 분석 결과는 <표 4>와 같다. 결과를 살펴보면 한 CI를 제외하고 대부분 CI는 수행기관과 연계(참여) 조직이 함께 참여하였다. 1차와 3차를 비교했을 때, 다섯 CI에서 워크숍 참여조직이 증가했고, 두 CI는 수가 같았고, 한 CI만이 참여조직 수가 줄었다. 워크숍 참여 인원도 한 CI를 제외하고 대부분 증가했다. 3차 워크숍을 기준으로 가장 많은 조직이 참여한 CI는 지역주민의 주거 만족 향상을 주제로 한 CI(G)였다. CI의 다양성을 복지관 참여 비율로 살펴보았다. 단일 조직이 참여한 CI(G)를 제외하고 1차에서 CI(B)는 복지관 참여 비율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3차에 가서 CI(B)의 복지관 참여 비율은 20%로 줄었으며, 다른 CI도 지속해서 줄었다. 이 결과는 결성 초기와 달리 CI를 운영하면서 문제(주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조직이 CI에 포함했기에 발생했다. 사회복지 조직 특성상 CI 역시 참여조직 내 여성 참여 비율이 높았다(단일 기관 제외). 평균연령은 2차 CI(A)가 가장 낮았고, 3차 CI(G)가 가장 높았다. 현 직장에서 근무한 경력을 월로 환산한 결과 CI(A), CI(E), CI(G)가 다른 CI보다 상대적 으로 적었다. 이 결과는 세 CI에 참가한 기관 종사자가 나이가 어리거나 각 기관에 근무한 경력이 짧음을 의미한다.
CI명 (구분: 주제) | CI:A (치매 노인 돌봄) 치매 친화적인 지역 만들기 | CI:B (지역사회 웰빙) 취약동네 중장년 세대원의 커뮤니티 웰빙지수 향상 | CI:C (1인 가구) 영구임대아파트 1인가구 사회적 지지체계 구축 | CI:D (공동체 문화) 지역사회복지 이슈발굴과 문제해결능력 향상 | ||||||||
워크숍 차수 | 1차 | 2차 | 3차 | 1차 | 2차 | 3차 | 1차 | 2차 | 3차 | 1차 | 2차 | 3차 |
워크숍 참여 기관 수 | 3 | 3 | 5 | 5 | 6 | 5 | 5 | 7 | 6 | 1 | 1 | 1 |
워크숍 참여 인원 | 6 | 6 | 9 | 5 | 8 | 7 | 8 | 9 | 8 | 4 | 3 | 2 |
운영 주체 (CI 내 복지관 비율) | 33.3 | 33.3 | 20 | 80 | 16.6 | 20 | 80 | 57.1 | 50 | 100 | 100 | 100 |
성비 (여성 비율) | 50 | 50 | 55.6 | 80 | 75 | 57.1 | 50 | 44.4 | 37.5 | 0 | 0 | 0 |
평균연령 | 35.5 | 31.8 | 38.2 | 41.4 | 40.5 | 38.7 | 38.7 | 39.2 | 44.0 | 35.0 | 38.0 | 40.5 |
근무경력(월) | 37.1 | 37.4 | 37.1 | 203.5 | 203.5 | 154.6 | 139.4 | 112.0 | 149.6 | 130.0 | 159.6 | 185.0 |
CI (구분: 주제) | CI:E (인구감소) 지역(동) 내 0-5세 미만 가구 감소율 저하 | CI:F (중고령 장애인) 중고령중증장애인을 위한 지역사회 통합돌봄센터 | CI:G (주거 만족 향상) 관광지와 거주지가 결합된 지역 주거불편문제 해결 | CI:H (독거 남성) 중장년 독거남성 사회적 고립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 및 인식개선 | ||||||||
워크숍 차수 | 1차 | 2차 | 3차 | 1차 | 2차 | 3차 | 1차 | 2차 | 3차 | 1차 | 2차 | 3차 |
워크숍 참여 기관 수 | 3 | 3 | 4 | 3 | 5 | 4 | 1 | 6 | 7 | 8 | 7 | 5 |
워크숍 참여 인원 | 4 | 5 | 9 | 5 | 8 | 6 | 4 | 11 | 9 | 10 | 11 | 9 |
운영 주체 (CI 내 복지관 비율) | 33.3 | 33.3 | 25 | 33.3 | 20 | 25 | 100 | 16.6 | 14.2 | 50 | 28.5 | 40 |
성비(여성 비율) | 50 | 40 | 55.6 | 80 | 62.5 | 66.7 | 25 | 45.5 | 66.7 | 40 | 63.6 | 55.6 |
평균연령 | 36.2 | 42.2 | 45.8 | 46.2 | 47.7 | 46.1 | 37.7 | 49.7 | 50.0 | 38.3 | 44.3 | 47.8 |
근무경력(월) | 50.5 | 31.3 | 50.5 | 141.8 | 74.0 | 74.0 | 49.5 | 49.5 | 53.0 | 102.7 | 134.8 | 200.6 |
적소 폭 공식에 따라 각 CI를 분석한 값은 <표 5>와 같다. CI를 막 결성한 1차에서 가장 넓은 적소 폭을 보인 개체는 1인 가구 문제를 다룬 CI(C)였다. 반면 가장 적은 폭은 개체는 공동체 문화를 다룬 CI(D)였다. 초기 CI(C)는 기관이 관심을 가지고 대응해야 할 지역을 다양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CI(C)에서는 소속 동에서부터 부산시와 전국 사이까지 4가지 이상 지역 범위를 지향했다. 반면 CI(D)는 소속 구 그리고 구와 부산시 사이 지역만을 지향하는 지역 범위로 선택했다. 결성 후 3개월이 흐른 2차에서 적소 폭이 가장 큰 개체는 독거 남성 문제를 다루는 CI(H)였고, 가장 작은 개체는 여전히 CI(D)로 나타났다. 3차에서 적소 폭이 가장 높은 개체는 인구감소 문제를 다루는 CI(E)였고, 작은 개체는 중고령 장애인 문제를 다룬 CI(F)였다. CI(F)는 소속한 모든 기관이 지향하는 지역 범위를 부산시로 설정하여 적소 폭은 0으로 나타났다.
구분 | CI(A) | CI(B) | CI(C) | CI(D) | CI(E) | CI(F) | CI(G) | CI(H) |
---|---|---|---|---|---|---|---|---|
1차 | 0.286 | 0.182 | 0.365 | 0.086 | 0.238 | 0.182 | 0.238 | 0.277 |
2차 | 0.225 | 0.117 | 0.372 | 0.114 | 0.238 | 0.238 | 0.351 | 0.549 |
3차 | 0.154 | 0.055 | 0.314 | 0.143 | 0.629 | 0 | 0.273 | 0.408 |
1차·3차 차이 | 0.132 | 0.127 | 0.051 | -0.057 | -0.391 | 0.182 | -0.035 | -0.131 |
적소 폭 변화를 살펴보면 1차와 비교했을 때, 3차에서 CI(A), CI(B), CI(C), CI(F)는 적소 폭이 감소했다. 반면, CI(D), CI(E), CI(G), CI(F)는 적소 폭이 증가했다(그림 1). CI 결성 후, 시간 변화에 따라 적소 폭 감소는 CI에 소속한 기관이 지향하는 범위가 수렴했음을 의미한다. 반면 적소 폭 증가는 CI 내 기관 생각과 의견에 다양성과 이질성이 발생했음을 말한다. 변화량 차이를 보면 CI(E)가 컸고 CI(G)가 가장 작은 차이를 보였다.
1차에서 3차까지 적소 중복을 분석했다(표 6). 적소이론에서 중복은 개체 간 자원에 대한 경쟁과 공유 정도를 말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본 연구에서 개체는 완벽히 같은 지역을 공유하지 않는다. 소속 구 이상에서 전국까지 범위만을 CI가 공유하기에 본 연구에서 적소 중복 값이 크면 CI 간 지향 범위가 비슷하다고 해석할 필요가 있다. 1차에서 가장 높은 적소 중복을 보인 CI는 CI(B)와 CI(E)였다. 다음으로 높은 값은 CI(B)와 CI(D) 관계, 그리고 CI(D)와 CI(E) 관계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적은 중복 값은 CI(F)와 CI(B), CI(D), 그리고 CI(E) 관계였다.
구분 | CI(A) | CI(B) | CI(C) | CI(D) | CI(E) | CI(F) | CI(G) | CI(H) |
---|---|---|---|---|---|---|---|---|
CI(A) | 1.000 | |||||||
CI(B) | 0.436 | 1.000 | ||||||
CI(C) | 0.749 | 0.782 | 1.000 | |||||
CI(D) | 0.366 | 0.953 | 0.671 | 1.000 | ||||
CI(E) | 0.472 | 0.985 | 0.770 | 0.904 | 1.000 | |||
CI(F) | 0.783 | 0.000 | 0.497 | 0.000 | 0.000 | 1.000 | ||
CI(G) | 0.825 | 0.123 | 0.385 | 0.129 | 0.167 | 0.739 | 1.000 | |
CI(H) | 0.841 | 0.310 | 0.728 | 0.325 | 0.280 | 0.879 | 0.700 | 1.000 |
결성 후 3개월이 흐른 2차에서 CI 간 중복에는 변화가 있었다(표 7). 중복이 가장 높게 나타난 관계는 CI(A)와 CI(G)였다. 다음으로는 CI(A)와 CI(E), CI(B)와 CI(E) 순으로 나타났다. 1차와 비교할 때, 적소 중복이 증가한 관계도 있었고, 감소한 관계도 존재했다. 하지만 1차에서 높은 수준(0.9 이상)의 중복을 보였던 관계는 대부분 중복 정도가 감소하였다. CI별 전체 증감을 살펴보면 CI 간 중복은 감소보다는 증가가 많았다. 감소보다 증가가 많은 CI는 CI(C), CI(E), CI(F), CI(G), CI(H)였다. 반면, CI(A)는 증가보다 감소가 더 많았다.
구분 | CI(A) | CI(B) | CI(C) | CI(D) | CI(E) | CI(F) | CI(G) | CI(H) |
---|---|---|---|---|---|---|---|---|
CI(A) | 1.000 | |||||||
CI(B) | 0.772 | 1.000 | ||||||
CI(C) | 0.593 | 0.427 | 1.000 | |||||
CI(D) | 0.358 | 0.602 | 0.707 | 1.000 | ||||
CI(E) | 0.873 | 0.864 | 0.646 | 0.730 | 1.000 | |||
CI(F) | 0.437 | 0.000 | 0.645 | 0.000 | 0.167 | 1.000 | ||
CI(G) | 0.949 | 0.651 | 0.535 | 0.302 | 0.828 | 0.483 | 1.000 | |
CI(H) | 0.802 | 0.423 | 0.823 | 0.358 | 0.653 | 0.816 | 0.811 | 1.000 |
증감계(1-2차) | 증가:3 감소:4 |
증가:3 감소:3 동일:1 |
증가:4 감소:3 |
증가:3 감소:3 동일:1 |
증가:4 감소:3 |
증가:3 감소:2 동일:2 |
증가:6 감소:1 |
증가:5 감소:2 |
3차에서 적소 중복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표 8 참고). 가장 높은 적소 중복을 보인 관계는 2차와 마찬가지로 CI(A)와 CI(G)였다. 대부분 CI에서 중복 정도는 감소했다. 관계별 증가와 감소를 살펴보면 CI(H)는 다른 모든 CI와 중복이 감소했다. 6곳 이상 감소한 CI는 CI(A), CI(E)였고, 5곳 이상은 CI(G), 4곳은 CI(B), CI(C), CI(D), CI(F)로 나타났다. 중복 감소보다 증가가 많은 CI는 3차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구분 | CI(A) | CI(B) | CI(C) | CI(D) | CI(E) | CI(F) | CI(G) | CI(H) |
---|---|---|---|---|---|---|---|---|
CI(A) | 1.000 | |||||||
CI(B) | 0.157 | 1.000 | ||||||
CI(C) | 0.788 | 0.702 | 1.000 | |||||
CI(D) | 0.113 | 0.832 | 0.632 | 1.000 | ||||
CI(E) | 0.496 | 0.506 | 0.635 | 0.365 | 1.000 | |||
CI(F) | 0.160 | 0.000 | 0.224 | 0.000 | 0.516 | 1.000 | ||
CI(G) | 0.854 | 0.293 | 0.810 | 0.452 | 0.330 | 0.000 | 1.000 | |
CI(H) | 0.349 | 0.214 | 0.439 | 0.154 | 0.563 | 0.655 | 0.372 | 1.000 |
증감계(2-3차) | 증가:1 감소:6 |
증가:2 감소:4 동일:1 |
증가:3 감소:4 |
증가:2 감소:4 동일:1 |
증가:1 감소:6 |
증가:1 감소:4 동일:2 |
증가:2 감소:5 |
감소:7 |
1에서 3차까지 각 차수 대비 적소 중복 증가와 감소를 도식화했다(그림 2). CI 간 적소 중복 증가는 1차에서 2차에서 많이 발생했다. CI(A)를 제외하고 2차에서는 대부분 감소보다는 중복 증가가 많았다. 하지만 이 추세는 2차에서 3차로 변화면서 완전히 반대로 나타났다. 3차에서 중복 감소보다 증가가 많은 CI는 한 군데도 존재하지 않았다. 심지어 CI(H)는 모든 CI와 중복이 감소했다.
1차와 3차 간 지역 범위 차이를 검증하였다(표 9). 검증 결과 CI(A)만이 1차와 3차 간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결과를 살펴보면 결성 직후인 1차에서 CI(A)가 지향한 지역 범위는 6(부산시)과 7 사이(부산시 이상 전국 이하)였다. 3차에서는 5 이하로(소속 구 이상 부산시 이하) 나타났다. 초기에는 CI(A)가 대응해야 할 범위는 소속 구 이상으로 잡았지만 치매 노인 문제에 대응하는 CI를 운영하면서 지역 범위를 소속 구 이하로 축소했다. 이 결과는 사업을 운영하면서 CI(A) 역량이 줄었다고 해석하기보다는 CI(A)가 기능과 역량을 소속 구에 초점을 두었다고 해석할 필요가 있다. 실제 CI(A)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속 구를 기반으로 ICT 앱을 개발하거나 지역 내 경찰과 협업하는 전략을 워크숍에서 제시했다.
구분 | 1차 | 3차 | 차이 검증 |
---|---|---|---|
CI(A) | 6.66(2.2) | 4.85(1.6) | -3.99** |
CI(B) | 3.83(0.4) | 3.80(1.0) | 1.00 |
CI(C) | 5.62(2.1) | 4.38(1.8) | -2.05 |
CI(D) | 3.50(0.7) | 4.25(0.5) | 1.00 |
CI(E) | 4.22(2.2) | 4.00(1.6) | -1.41 |
CI(F) | 6.00(0.0) | 6.60(0.8) | 1.00 |
CI(G) | 6.12(2.3) | 5.00(1.4) | - |
CI(H) | 6.22(1.2) | 5.30(1.8) | 1.00 |
본 연구는 CI 내 일어나는 변화와 역동을 실증 분석하는 목적을 가진다. 연구 목적을 위해 부산 지역에서 발생한 CI를 이용하여 연구 목적을 검증하였다. 적소이론에 기반한 적소 폭 분석을 살펴보면 CI 결성 이후 절반 이상은 적소 폭이 감소했다. 적소 폭 감소는 CI에 참가한 기관들이 지향한 지역 범위에 통일성(생각과 방향성 공유)이 발생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반면, 적소 폭 증가는 기관 간 지향 범위에서 다양성 혹은 이질성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CI 운영 관점에 적소 폭 변화는 CI 참가 조직 내 다양성 변화로 볼 수 있다. 사업 초기보다 적소 폭이 줄어든 경우는 참여조직 간 의견이나 생각이 한 방향으로 수렴함을 의미한다. 즉, CI 활동(상호강화와 의사소통 결과)을 바탕으로 특정 지역과 범위를 대상으로 CI가 활동하는 데 다수 기관이 동의했다고 볼 수 있다. 다른 말로, 조직 간 생각과 관점에서 동화가 발생했다. 본 연구에서는 4개 CI가 초기보다 종결 시점에 의견의 동화가 일어났다. 반대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적소 폭이 증가했음은 동화보다는 다양성과 이질성 증가를 의미한다. 다양성이 커진 이유는 여러 가지 요인으로 유추할 수 있다. 대표 예는 공동의제를 달성에 대한 조직 간 이견 발생이다. 공동의제가 가지는 복합성은 조직 간 다양한 생각과 전략이 지역 범위를 한정함에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도 지역 내 인구감소에 대한 대응을 선택한 CI(E)의 적소 폭 변화량이 가장 크다. 인구감소는 특정 지방이나 지역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국가 전체가 직면하는 문제이며, 이에 따라 전략도 지역과 행정단위에 따라 달리 대응하고 있다. 따라서 CI(E)에 속한 조직이 가진 자원이나 외부 변화에 따라 생각과 관점의 차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CI 운영과 발전에서 지역 범위에 관한 통일성은 좋고, 이질성은 무조건 나쁘다고 해석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네트워크 이론 관점에서 보면 다양한 생각과 정보는 새로운 생각과 혁신을 도출하는 원천이기 때문이다(Liu et al., 2017). 하지만 CI는 공동의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원과 생각을 특정 방향으로 규합하거나 조정할 필요가 있다. CI 참여 기관이 가진 다양한 생각과 관점이 문제해결을 위해 특정 방향으로 수렴할 때 문제해결을 위한 자원과 전략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 이 관점에서 볼 때, 시간이 갈수록 적소 폭이 줄어드는 CI는 조직 간 문제해결과 기관 자원 동원에 더 큰 강점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
적소 중복은 개체 간 자원을 두고 이루어지는 경쟁 수준이다(Pianka, 1973). 이 관점을 본 연구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CI 내 대부분 기관은 자기가 담당하는 구역(소속 동 혹은 구)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역 범위에서 부산시 이상 혹은 전국 단위에서는 기간 간 혹은 CI 간 경쟁이 발생할 수 있으나, 소속 구까지는 일정한 배타성이 발생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적소 중복은 CI가 지향하는 지역 범위를 얼마나 비슷하게 혹은 다르게 인식하는지를 측정한다고 볼 수 있다. 만약 특정 시점에서 중복이 높다면 CI 간 지향하는 활동 범위에 대해서 비슷하게 생각함이고 감소는 그 반대다. 지역사회(부산)에서 중복이 높다면 CI에 속한 기관이 유사한 인식(활동 범위)을 한다고 해석할 수 있으며, 낮으면 인식 간 이질성과 다양성이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적소 중복은 1차에서는 비교적 높았으나 시간이 갈수록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CI 간 지향하는 범위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듦을 의미한다. 이 결과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본 연구는 CI별 공동의제와 지향하는 범위 간 관계를 참여조직이 시간에 따라 재인식한 결과로 본다. 예를 들어, 치매 노인의 돌봄 강화를 공동의제로 삼은 CI(A)가 최초 지향한 범위는 부산시 이상이었다. 초기 CI(A)는 부산시 전체를 대상으로 치매 노인에 관한 돌봄과 관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CI 교육과 운영 경과장에서 구 단위로 사업과 활동 단위를 축소해야 함을 고려했다. 왜냐하면 CI(A)가 가진 자원과 역량이 구 이상 단위를 포괄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반면, 중고령 장애인 돌봄을 의제로 삼은 CI(F)는 지향하는 지역 범위가 3차에서 증가했다. CI(F)는 운영 과정에서 부산 이상, 즉 경남이나 다른 지역 내 중고령 장애인 돌봄도 이 CI가 해결해야 하는 목표로 고려했다. 이처럼 각 CI가 시간에 따라 지역 범위를 의제 특성과 해결 자원에 따라 변화시키는 현상이 지속해서 발생했기에 적소 중복은 감소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상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네 가지 함의를 가진다. 첫째, 본 연구는 기존 CI 연구가 가졌던 실증 분석의 한계 일부를 극복했다. 기존 연구에서 CI 내 생각과 인식이 지속해서 변하고, 이 변화를 바탕으로 문제해결을 위한 전략이 변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Smith et al., 2017; Abdulkareem et al., 2020). 하지만 CI 내 변화 과정과 양상을 명확히 보여준 연구는 매우 드물다. 이 때문에 일부 연구는 CI 연구가 실증 자료가 빈약하다는 비판을 제기한다(Tasa & Whyte, 2005; Yan & Yan, 2016). 본 연구는 기존 연구가 제시하지 못했던 시간에 따른 CI 참여조직의 인식변화를 기술하고 분석했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CI 변화 방향은 공동의제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 자원, 환경과 연동하였다. 물론 모든 CI 내 인식과 전략 변화가 완벽히 공동의제와 연동한다고 보기엔 어렵다. 하지만 CI 내 다양한 변화를 모두 부정적 측면, 즉 CI 내 갈등이나 엉성한 조직체계로 단정하기엔 본 연구 결과와 대립한다. 역으로 CI 내 변화와 차이를 문제해결을 위한 역동과 조직 간 조정으로 해석할 실증근거를 본 연구는 제공했다. 한편, CI 내 공유하는 인식과 생각의 변화를 실증 분석하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CI 운영 목적은 사회문제가 가진 복잡성을 해결하는 데 있다. 복잡성이 발생하는 요인은 이해관계의 얽힘뿐만 아니라 현상 속 지속적 변화도 포함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기제인 CI도 시간과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지속해서 변화할 필요성이 있다. 반대로 다양한 조직이 모인 공동체 안에서 의견과 생각이 초기부터 한 방향으로 고정됨은 문제해결 가능성을 현저하게 떨어뜨린다. 따라서 CI 내 의견과 생각이 시간에 따라 변화하고, 동화하며, 의제에 따라 다시 분화하는 과정은 정상적 CI 측면에서 어쩌면 너무 당연하다. 본 연구에서 확인한 작업은 부산에서 운영한 CI가 가지는 정상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추후 일어난 CI 결과를 유추하는 데도 중요한 단서로 작용할 수 있다.
둘째, 본 연구는 CI 분석과 접근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였다. 기존 CI가 지속해서 가지는 한계는 분석 틀과 방법론이다. 특히 CI 운영에서 발생하는 특성과 산출을 분석하는데 기존 연구 방법(예: 회귀분석)은 분석 조건에서 한계를 가진다. 특히, 대상자 수가 적거나, 결측값이 많거나, 단위가 다를 경우에는 분석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 이 한계로 인하여 상당수 CI 연구는 양적 연구가 아닌 질적 연구 방법으로 변화와 특성을 분석하였다(예: Ballesteros & Mata-Benito, 2018; Strasser et al., 2021). 반면, 본 연구에서 제시하는 적소이론 분석은 이 조건과 한계에 상당 부분 자유롭다. 특히 적은 분석 단위를 가지고도 적소이론은 충분히 CI 변화와 특성을 분석할 수 있다. 물론 적소이론이 CI 분석에 최적이 아니며 이론 자체도 한계가 존재한다. 비록 한계가 존재한다고 할지라도 본 연구가 진행한 탐색적 시도는 방법론 관점에서 추후 다른 CI 연구에 중요한 방향성을 제공할 수 있다.
셋째, 본 연구는 새로운 유형의 CI 특성과 변화를 탐색했다. 기존 연구에서 분석한 CI 대부분은 백본이 재원을 공급하는 유형이다. 반면 본 연구에서 분석 대상으로 삼은 CI는 재원을 제공하는 대상과 백본이 분리된 유형이다. 이른바 지원형 혹은 육성형 CI로 볼 수 있다. 두 유형 간 가장 큰 차이는 CI 운영을 위한 핵심 자원인 재원(financial resources)을 CI 내부 조직이 제공하는지다. 다양한 CI 사례를 살펴보면 재원을 제공하는 조직이 백본이거나 참여조직이 재원을 지원했다. 부산에서 발생한 CI는 재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원했지만, 모금회는 CI에 참여하지 않았다. 연구 한계에서 후술하겠지만 재원을 공급하는 조직이 참여하는 유형과 참여하지 않는 유형을 하나로 볼 수는 없으며, 한 유형의 특성과 분석 결과를 다른 유형에 그대로 접목함에 한계가 발생한다. 한계와 별개로 본 연구는 재원을 지원하여 육성하는 CI가 가진 특성과 내부 변화를 분석했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단일 조직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고, 이를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진행 중이다. 정부나 모금회와 같은 후원조직은 문제해결을 위한 혁신 도구로서 CI를 지원하고 육성하려 노력한다. 따라서 추가로 육성형 CI가 나타날 수 있으며, 본 연구의 분석 결과는 추후 발생할 CI 이해와 구조 그리고 분석에 실증 자료로 쓰일 수 있다.
넷째, 본 연구는 지역사회 문제를 위한 실천과 정책적 함의를 제시한다. 현재 다양한 형태의 사회문제가 지역사회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지역사회 다양한 조직은 CI를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CI 설계에서 운영 그리고 성과에 이르기까지 명확한 정보나 지침서를 아직 우리는 가지지 못했다. 본 연구 결과에서 유추할 수 있는 사실은 상호강화 활동과 의사소통 강화가 CI 내 다양성을 만들어 내는 동시에 합의에 기반을 둔 동화 증대다. 본 연구에 참여한 CI는 1년에 걸쳐 여러 번의 워크숍과 조직 상담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이질적 기관 간 관계를 증진하였고, 대화와 합의에 기반을 둔 공동의제 추진과 전략 방향을 도출했다. 추후 다른 형태의 CI를 추진하는 경우, 본 연구에서 밝힌 CI 운영과 육성 과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한편,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지자체)는 전략적으로 육성형 CI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중앙정부와 비교하여 지자체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 의 자원과 적은 인력을 가진다. 따라서 지자체가 CI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보다는 육성형 방식으로 CI 활동을 지원할 수 있다. 육성형 CI의 재원 조달 방식은 균형발전특별회계사업 내 지역자율계정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이상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를 해석하고 이용하는 데 크게 두 가지 한계가 존재한다. 첫 번째는 CI 대표성이다. 본 연구가 분석에 활용한 육성형 CI는 백본이 재원을 지원하는 형태가 아닌 특수형 유형이다. 반면 앞선 사례와 많은 CI는 주로 백본이 자원(재원 등)을 지원하고 CI에 참여한다. 예를 들어, 굿잡5060 2018년에서 2022년까지 5년간 중장년 1,000명에게 취창업 교육을 제공하고 교육 수료자 50% 이상에게 질 좋은 일자리가 제공을 목표한 CI였다. 이 CI 구조를 보면 현대자동차그룹이 프로젝트 총괄과 사업비를 후원하는 백본의 역할을 담당했다. 고용노동부는 공동기획과 홍보, 서울시 50플러스 재단은 교육생 모집과 홍보, 교육생 선발과 워크숍 운영을 담당, 상상우리(사회적 기업)는 교육생 핵심강화 교육과 취업 멘토링, 취업처 발굴과 매칭을 담당했다(굿잡5060, 2022). 굿잡5060 CI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인 재원과 기획을 맡은 조직(현대자동차)이 CI에서 직접 참여했다. 반면 본 연구에서 이용한 CI는 재원을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제공했지만, 모금회가 백본으로 CI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이 두 가지 CI는 분명 다른 형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나타나는 내용과 결과가 재원을 제공하는 백본이 있는 CI 경우까지 확대해서 해석하거나 적용하기는 어렵다. 방법론 관점에서 외적타당도(external validity) 한계가 발생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자료 대표성 그리고 연구 결과 일반성에 한계가 있음을 밝힌다.
두 번째는 CI 내 기관이 가진 역할과 영향력에 관한 가중치 문제다. 본 연구는 개별 CI에 참여한 조직이 가진 영향력, 참여 수준, 리더십이 같다고 가정했다. 이 가정은 현실과 이론 모두에서 한계를 가진다. 백본은 조직 간 갈등 해결에서부터 자원 규합, 성과체계 논의, 의사소통과 강화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주관한다(Kania & Kramer, 2013). 비록 CI 의사결정과 운영이 상향식이라고 할지라도 백본 기관이 지향하는 방향과 목표는 다른 기관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공간이나 재원과 같이 CI 운영에 가장 핵심 역할과 구조를 차지하는 자원을 제공하는 백본이 존재하면, 백본의 영향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굿잡5060도 다양한 조직이 참여했으나, 백본인 현대자동차 그룹의 CI운영 방향과 기획에 따라 사업 일정을 조정·운영했다(굿잡5060, 2022). 본 연구도 수행기관은 지역사회 내 다른 참여조직을 모집했을 뿐만 아니라 CI 공동의제를 설정하고, 운영과 문제해결의 주요 방향성을 제시하였다. 이 상황에서 수행기관과 참여조직 간 관계와 영향력이 같다고 보는 가정은 현실과 동떨어진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수행기관이 가진 활동에 가중치를 부여해야 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더 큰 오류를 만들 가능성도 있다. 이유 하나는 가중치를 얼마나 부여해야 하는지 논의하고 분석한 자료가 없다. 백본이 가진 영향력이 다른 기관보다 얼마나 더 큰지 혹은 평균에 얼마나 웃도는지를 현재로는 알 방법이 없다. 다른 하나는 백본이 가진 영향력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본 연구와 연동해서 설명하면 지역 범위의 축소와 확대 간 차이다. 만약 수행기 관이 지향 지역 범위를 축소하기를 원하지만, 다른 조직이 확대하기를 원한다면 생각 방향은 서로 반대다. 생각이 완벽히 반대일 때, 백본의 영향력에 가중치를 부여함이 정당한지를 지금까지 논의한 바가 없다. 이 문제를 고려할 때, 당장 백본 역할을 하는 기관에 가중치를 부여함은 오히려 분석 결과를 모호하게 하거나 특정 결과를 과대 혹은 과소 추정하게 만들 수 있다.
세상이 복잡한 형태로 진화함에 따라 우리가 직면한 문제도 단순히 한두 가지 방식과 전략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보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원의 양을 늘리지만, 복잡성이 높을 때는 증가한 자원도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사회문제가 가진 복잡성을 퍼즐(puzzle)과 미스터리(mystery)를 고려할 수 있다(Gladwell, 2009). 퍼즐이란 흩어진 조각만 찾으면 쉽게 정답을 알아낼 수 있는 문제다. 따라서 정보가 많으면 많을수록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미스터리는 사실에 입각한 단순한 해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많은 사실과 정보가 산재할수록 오히려 해결 방향성을 잃어버린다. 따라서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서는 정보 양보다는 불확실한 정보를 판단, 평가, 활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CI는 미스터리를 푸는 행위, 다르게 표현하면 불확실한 정보를 배제하고 필요한 정보를 추려내고 정리하고 활용하는 능력이다. 동시에 CI는 복잡하게 얽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동노력이다. CI는 공동노력을 바탕으로 자원과 역량 동원을 전제하며 필요한 정보와 자원을 조직화한다. 다양한 조직과 사람이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새로운 형태의 조직을 구축할 때, 조직 내 변화와 역동은 언제나 일어난다. 그리고 변화와 다양성을 바탕으로 CI는 풀기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고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한다. 본 연구가 밝히고자 노력했던 결과는 CI 내 지속해 일어나는 다양성과 변화다. 연구를 통해 밝힌 CI 다양성과 변화 그리고 CI 간 역동에 대한 이해가 추후 CI 발전에 밑거름으로 쓰이길 바란다.
굿잡5060. (2022). 굿잡5060 소개. https://www.goodjob5060.com/abou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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