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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제38권 제3호Vol.38, No.3

의사의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과 만성질환자의 삶의 질과의 관계: 건강행태의 매개효과를 중심으로

The Relationship between Physicians’ Patient-Centered Communication and the Quality of Life of Patients with Chronic Diseases: Focusing on Mediating Effect of Health Behavior

Abstract

It is reported that physicians’ patient-centered communication improves patients’ satisfaction and trust in their physicians, which can affect their health-related behaviors and, in turn, their quality of life. However, patient-centered communication has not been actively researched in Korea.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investigate the effects of patient-centered communication on the quality of life of chronically ill patients and to verify the mediating role of health-related behaviors such as drinking, smoking, and physical activity. To that end, we conducted a mediated regression analysis for 1,680 patients who were identified in the 2015 Korea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as having hypertension, diabetes, obesity, and/or hypercholesterolemia. According to the results, patient-centered communication contributed to inducing health-oriented behaviors in chronically ill patients, and health-promoting behaviors played the role of mediators that positively influenced their quality of life. This study confirmed the importance of patient-centered communication in managing and treating chronic diseases and in improving the quality of life of the patients.

keyword
Patient-Centered CommunicationChronic DiseaseHealth BehaviorQuality of Life

초록

의사의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은 진료에 대한 환자의 만족도, 의사에 대한 신뢰도를 증가시킬 수 있고, 이를 통해 환자의 건강상태와 건강관련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 나아가 환자의 삶의 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국외에서는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관련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의사의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이 만성질환자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이 과정에서 음주, 흡연, 신체활동 등 건강행태의 매개효과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국민건강영양조사(2015)에서 고혈압, 당뇨, 비만, 고콜레스테롤 혈증 중 한 가지 이상의 질환을 가진 1,68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매개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연구 결과,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은 만성질환자들에게 건강지향적인 행동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었으며, 건강증진 행위는 그들의 삶의 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매개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본 연구는 만성질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질병을 관리하고 치료하는데 있어서 의료인의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주요 용어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만성질환건강행태삶의 질

Ⅰ. 서론

1. 연구의 배경 및 필요성

만성질환은 세계적으로 사망과 장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으며(Sassi & Hurst, 2008), WHO(World Health Organization)는 2020년까지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전체 사망자의 73%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5 건강보험 통계연보’에 따르면, 한 해 11개 주요 만성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약 1,439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8.5%에 달해 국민 10명 중 3명은 만성질환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6). 또한 만성질환자는 기대여명의 감소와 더불어 삶의 질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경제적 부담도 가중시킬 수 있어 체계적인 관리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정지영, 이미영, 김미정, 2010; 신지원, 박용경, 서순림, 김지은, 2011; 정영호, 2013b).

급성기 환자들과는 다르게,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자신들의 질병을 치료하고 관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의사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 때 의사들은 환자의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직접적인 치료와 처방을 하기도 하지만 운동이나 식단, 음주, 흡연과 같은 생활습관의 변화를 권장한다는 점에서 의사와 환자 사이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의사-환자 간의 커뮤니케이션 실상은 의사중심의 다소 일방적인 방식이었다고 할 수 있다. 진료라는 과정이 환자의 질병상태를 파악하고 환자의 건강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것이 주된 목적임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생활습관을 변화시키고 처방이나 치료방식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환자보다는 의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의사와 환자 모두의 불평과 불만을 야기했을 뿐만 아니라 환자들의 건강을 관리하는데 있어서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이종학, 김찬중, 2013).

최근에는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 환자들이 얻는 의학지식이 많아짐에 따라 진료과정에서 환자의 참여 비중이 증가하면서(김용, 2013) 의사가 진료과정에서 환자의 의견을 존중하는 환자 지향적 진료문화가 중요시 되고 있다. 의사의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은 진료에 대한 환자의 만족도나 의사에 대한 신뢰도를 증가시킬 수 있고(Lee & Lin, 2010), 이를 통해 환자의 건강상태와 건강관련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Street, Makoul, Arora, & Epstein, 2009), 나아가 환자의 삶의 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어(Doyle, Lennox, & Bell, 2013),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이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한 국내 연구는 해외 연구에 비해 연구범위가 상대적으로 제한되어 있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이 환자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 특히 만성질환자에게 있어서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의 효과를 연구한 경우는 찾기 어려웠다.

만성질환자들에게 있어서 질환으로 인해 생활 속에서 겪는 불편과 장애요인들은 환자들로 하여금 건강관련 삶의 질을 낮게 인식하도록 하고, 이는 다시 합병증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등 환자의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Bardage & Isacson, 2001). 또한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여러 가지 합병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로 인한 장애와 사회경제적인 부담이 환자들의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으므로(윤재희 등, 2004; 금성현, 2011), 만성질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만성질환의 치료는 질병의 완치보다는 증상의 악화를 방지하여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주된 목적을 가지고 있다(윤재희 등, 2004)는 점에서 만성질환자들에게서 건강관련 삶의 질을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다고 하겠다.

만성질환은 그 발생 원인의 60%가 흡연, 음주, 신체활동, 식습관 등의 생활습관에서 기인하는 것으로(Lalonde, 1981), 질환을 관리하기 위해 금주, 금연, 운동, 체중관리 등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건강관리행위를 실천하는 환자들은 많지 않으며, 건강 관리를 하더라도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이경은, 조은희, 2016). 선행연구의 결과에 따라 환자의 의견을 반영하고 환자가 원하는 치료방식을 적용하는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환자들이 건강행동을 하게 됨으로써 만성질환의 위험인자(risk factor)를 관리하여 합병증을 예방하고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이 연구가 필요하다.

만성질환을 케어하기 위해서는 환자 개인의 인구사회학적 특성 및 건강관련 특성을 고려한 치료와 중재가 이루어져야 한다. 고령이 될수록 한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보유한 복합만성질환자가 될 가능성이 커지게 되는데 정영호(2013a)는 이를 관리하기 위해 의사-환자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으며, 장동민, 박일수, 양종현(2013)은 의료인들의 별도의 노력이 없다면 만성질환 환자의 치료와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30세 이상의 성인에서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4대 만성질환을 중심으로(질병관리본부, 2017) 의사의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이 환자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음주, 흡연, 신체활동 등 건강행태의 매개효과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만성질환자들이 질환을 관리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있어서 의사의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이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만성질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의사의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탐색함으로써 만성질환자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기초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 연구목적

본 연구의 구체적인 연구 목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의사의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은 만성질환자의 삶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확인한다.

둘째, 의사의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이 만성질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건강행태의 매개효과를 확인한다.

II. 이론적 배경

1.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이란 진료의 중심을 환자에게 맞추는 것으로, 의사가 환자의 욕구, 가치, 선호를 반영하여 진료를 제공하는 의료커뮤니케이션을 말한다(Institute of Medicine, 2001). 즉, 질병이나 치료 방법, 치료 효능 및 부작용 등에 대해 환자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쉽게 설명해주거나(Coulter & Ellins, 2006), 진료과정 동안 이루어지는 의사결정 과정에 환자를 참여시켜 환자의 가치나 문제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Tongue, Epps, & Forese, 2005).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해 국내외 문헌을 살펴본 결과, 외국에서는 환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이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 진료에 대한 만족도, 의사에 대한 신뢰도와 같은 단기적인 영향에서부터 환자의 치료순응도, 신체적·주관적 건강상태, 삶의 질, 예방적 건강행위와 같은 장기적인 영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연구가 진행되어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Kaplan, Greenfield, & Ware, 1989; Flocke, Stange, & Zyzanski, 1998; Safran, Miller, & Beckman, 2006; Lee & Lin, 2010, Doyle, Lennox, & Bell, 2013). 반면,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한 대부분의 국내 연구는 환자의 진료만족도, 병원 재방문의도 등 단기적인 영향을 조사하는 수준에 머물렀다(이종학, 김찬중, 2013; 박진, 김동환, 2016).

만성질환자들에게 있어서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의 영향을 살펴본 연구에는 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신체적, 정신적 건강관련 삶의 질을 평가한 Lee와 Lin(2010)의 연구, 고혈압, 당뇨병, 위궤양 환자 등을 대상으로 주관적 건강상태를 측정한 Kaplan, Greenfield, Ware(1989)의 연구, 2형 당뇨병 환자들의 삶의 질을 측정한 Kinmonth, Woodcock, Griffin, Spiegal, Campbell(1998)의 연구 등이 있다. 이상의 선행연구들을 보면 연구대상이 주로 당뇨병과 고혈압에 국한되어 있어, 그 대상을 확대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이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의 6가지 기능을 설명한 Epstein과 Street(2007) 및 의사-환자 커뮤니케이션이 환자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를 제시한 Street, Makoul, Arora, Epstein(2009)의 연구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Street, Makoul, Arora, Epstein(2009)은 6가지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고통 감소, 건강관련 삶의 질 향상 등 환자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만족도, 신뢰도 및 의료이용, 건강 관련 행위 향상과 같은 중간 단계를 통해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하였다.

2. 삶의 질

삶의 질이란 개인이 자신의 삶에 대해 평가하는 주관적인 지표로서, 최근 만성질환자들의 삶의 질에 대한 연구는 신체적, 정신적 건강상태뿐만 아니라 자기관리, 일상활동등을 포함하는 다차원적 영역에서의 개인이 지각하는 건강상태를 의미하는 건강관련 삶의 질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왔다(최미니, 이은현, 2015; Carvalho, Siqueira, Sousa, & Jardim, 2013).

만성질환자들의 건강관련 삶의 질은 EuroQol-5 Dimension(EQ-5D)(엄애용, 2009; 이경은, 조은희, 2016), Medical Outcomes Study Short Form-36(SF-36)(Erickson, Williams, & Gruppen, 2004), SF-12(Lee & Lin, 2010), ADDQoL(Audit of Diabetes Dependent Quality of Life)(Kinmonth, Woodcock, Griffin, Spiegal, & Campbell, 1998) 등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여 측정되어 왔다.

윤재희 등(2004)에 따르면 만성질환자들은 정상군에 비해 건강관련 삶의 질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만성질환과 그 합병증으로 인한 신체적인 불건강에 질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정적 정서가 더해지면서 삶의 질이 낮아진 것으로 생각된다(신환호 등, 2015). 또한 엄애용(2009)은 지속적인 생활습관 교정에 대한 압박,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 계속적인 관리를 위해 필요한 경제적 여건 등으로 인해 만성질환자들의 삶의 질이 낮다고 하였다.

만성질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당뇨환자를 대상으로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의 영향을 살펴본 Kinmonth, Woodcock, Griffin, Spiegal, Campbell(1998)은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을 받은 그룹이 일반 진료를 받은 그룹에 비해 삶의 질을 더 높이 평가했다고 하였으며, Lee와 Lin(2010)은 환자 지향적 진료가 환자들의 정신건강 관련 삶의 질과 유의한 관련이 있다고 하였다. Kinmonth, Woodcock, Griffin, Spiegal, Campbell(1998)은 환자의 말을 경청하고 합병증이나 우려사항에 대해 말하도록 격려하는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이 환자들로 하여금 삶의 질을 높이 평가하도록 했다고 하였는데, 이는 의사들의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이 만성질환자들이 갖고 있는 불안감이나 압박감 등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는 심리적 부담을 완화시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신지원, 박용경, 서순림, 김지은(2011)은 당뇨 환자들에게 있어 금연, 금주, 규칙적인 신체활동, 적절한 영양섭취 등의 건강증진 행위가 삶의 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나타낼 수 있다고 하였으며, 이종렬과 박천만(2004)의 연구에서는 투약, 식이조절, 금연, 운동요법, 스트레스 관리, 혈압조절에 대한 실천정도가 높을수록 고혈압 환자들의 삶의 질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 건강행태

건강행태는 건강과 관련된 행위를 수행하는 것으로, 연구자들에 의해 다양하게 분류되었다. Kasl과 Cobb(1966)은 건강행태를 예방적 건강행태, 질병행태, 환자-역할행태로 구분하였으며, Mechanic(1992)은 예방적 건강행태와 건강증진행태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전통적으로 건강행태에 대한 연구는 예방접종, 건강검진과 같은 예방적 건강행태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왔으나, 건강증진의 중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흡연, 영양, 운동과 같은 건강증진 행태를 중심으로 한 연구도 다수 진행되었다(Mechanic, 1992). 대표적으로 미국 Alameda County에서 흡연, 음주, 적절체중 유지, 운동, 수면, 아침식사, 간식 여부와 같은 7가지 건강행위가 개인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연구가 있다(Belloc & Breslow, 1972).

특히 만성질환자들에게 있어서 이러한 건강증진 행위를 실천하는 것은 질병관리 및 삶의 질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이종렬, 박천만, 2004; 신지원, 박용경, 서순림, 김지은, 2011).

의사-환자 커뮤니케이션은 흡연, 운동, 식이와 같은 건강관련 행동에 선행되는 동기 부여와 인지 과정에 영향을 주어 환자들이 건강행위를 실천하도록 만들 수 있다(Glanz, Rimer, & Viswanath, 2008). 이는 환자에 대한 인간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의사의 커뮤니케이션이 환자들로 하여금 건강행태와 관련한 의사의 권고를 수용하게 하였다는 Safran, Taira, Rogers, Kosinski, Ware, Tarlov(1998)의 연구와도 맥락이 일치한다.

Ⅲ. 연구방법

1. 연구모형

본 연구의 연구모형은 아래 [그림 1]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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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연구모형
hswr-38-3-279-f001.tif

2. 연구자료 및 연구대상

본 연구는 질병관리본부에서 주관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 제6기 3차년도(2015) 자료를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환자경험 자료가 최근 5년 이내 조사된 2차 자료 중에서 국민건강영양조사 제6기 3차년도(2015)에만 조사되었기 때문에 이를 연구 자료로 선정하였다.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국내 연구들 중 2차 자료를 통해 분석한 연구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할 때, 충분히 의미 있는 연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해당 자료를 사용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전문조사원이 개별 면접을 통해 조사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환자경험, 삶의 질, 신체활동 관련 자료와 환자에게 직접 설문지를 작성하게 하여 얻은 음주, 흡연 행태 자료 및 검진자료를 활용하였다.

연구대상은 고혈압, 당뇨병, 비만, 고콜레스테롤혈증 중 1가지 이상의 질환을 가진 유병자이면서 1년 이내에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은 환자들로 하였다. 이들 중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환자경험, 음주, 흡연, 신체활동 등의 건강행태, 삶의 질 항목에 모두 응답한 1,680명을 최종 연구대상자로 선정하였다.

3. 변수의 측정

가. 독립변수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을 측정하고자 ‘충분한 진료시간’, ‘의사의 이해하기 쉬운 설명’, ‘환자에게 질문기회 제공’, ‘치료결정시 환자의 의견 반영’ 항목에 대해 면접 조사한 자료를 사용하였다. 진료할 때마다 경험한 빈도를 ‘전혀 그렇지 않다’ (1점) 부터 ‘항상 그렇다’ (4점) 까지 4점 척도로 측정하여, 의사가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할수록 높은 점수가 할당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이 4개 문항의 평균값을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으로 설정하여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값이 클수록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 4가지 문항의 Chronbach’s α값은 0.879로 환자지향적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신뢰도를 검증하였다.

나. 종속변수

종속변수는 EuroQol EQ-5D-3L 버전을 통해 조사한 건강관련 삶의 질을 사용하였다. EQ-5D는 운동능력(Mobility), 자기관리(Self-Care), 일상 활동(Usual Activity), 통증/불편(Pain/Discomfort), 불안/우울(Anxiety/Depression)의 5개 영역별로 ‘전혀 문제없음’, ‘다소 문제 있음’, ‘문제 많음’의 3가지 수준으로 측정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삶의 질 조사도구(EQ-5D)의 질 가중치 추정 연구 보고서(질병관리본부, 2007)에서 제시한 다음의 공식을 적용하여 산출된 EQ-5D index를 사용하였다.

EQ-5D index = 1 − (0.05 + 0.096*M2 + 0.418*M3 + 0.046*SC2 + 0.136*SC3 + 0.051*UA2 + 0.208*UA3 + 0.037*PD2 + 0.151*PD3 + 0.043*AD2 + 0.158*AD3 + 0.05*N3)

위의 공식에서 M은 운동능력(Mobility), SC는 자기관리(Self-Care), UA는 일상활동(Usual Activity), PD는 통증 및 불편(Pain/Discomfort), AD는 불안 및 우울(Anxiety/Depression)을 의미한다. 이 5개 영역 중 조금의 문제가 있을 경우 M2, SC2, UA2, PD2, AD2 중 해당하는 영역에 1을 대입하며, 문제가 많을 경우 M3, SC3, UA3, PD3, AD3 중 해당하는 영역에 1을 대입하였다. 그리고 5개 영역 중 1개라도 ‘문제많음’이 있을 경우, N3에 1을 대입하여 계산하였다.

다. 매개변수

매개변수인 건강행태는 Alameda County에서 제시한 7가지 건강행위(흡연여부, 문제음주여부, 비만여부, 규칙적 운동 여부, 적정 수면 여부, 아침식사 결식, 간식 여부)를 근거로 선정하였다(Schoenborn, 1986). 본 연구에서는 이 중 비만 여부, 적정 수면 여부, 아침식사 및 간식 여부를 제외한 흡연, 음주, 운동(신체활동) 변수를 사용하였다. Alameda 7 건강행위의 실천정도를 측정한 이정민(2011)의 연구를 바탕으로, 현재 비흡연 상태, 주2회 미만의 음주, 한 번에 30분 이상 주3일 걷기를 실천하는 것을 좋은 건강행태의 기준으로 하였다. 각각의 건강행태에 대해 건강행태가 좋은 경우는 1, 그렇지 않은 경우는 0으로 매겨 합산하였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건강행태가 좋은 것을 의미한다.

라. 통제변수

본 연구에서는 건강관련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진 변수로서, 성별, 연령, 교육수준, 가구소득과 같은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나타내는 변수뿐만 아니라 주관적 건강수준, 활동제한 여부, 스트레스, 우울, 만성질환 개수를 통제변수에 포함하였다(이종렬, 박천만, 2004; 송혜영, 2010; 신환호 등, 2015; 최미니, 이은현, 2015).

4. 분석방법

본 연구에서는 IBM SPSS Statistics 21 통계분석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자료를 분석하였으며, 통계학적 유의수준은 0.05로 설정하였다. 구체적인 분석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상자들의 인구사회학적 특성 및 건강관련 특성 등을 파악하기 위해 빈도분석 및 기술통계 분석을 하였으며, 각각의 특성에 따른 삶의 질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t-test와 ANOVA를 실시하였다. 사후검정은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Tukey 방법(등분산을 가정할 경우)과 Dunnett의 T3 방법(등분산을 가정하지 않을 경우)을 이용하였다. 둘째, 만성질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이 환자들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과 그 과정에서 건강행태의 매개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매개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매개효과분석은 각 변수간의 관계를 단계별로 확인함으로써 이루어졌다. 1단계에서는 인구사회학적 특성 및 건강관련 특성을 통제한 상태에서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이 건강행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으며, 2단계에서는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하였다. 같은 방법으로 3단계에서는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과 건강행태가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셋째, Sobel test를 실시해서 매개효과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을 검증하고자 하였다.

Ⅳ. 연구결과

1. 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과 건강관련 특성

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 및 건강관련 특성은 다음의 <표 1>과 같다.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는 총 1,680명으로 남성(49.9%)과 여성(50.1%)의 비율은 비슷하였으며, 연령별 분포는 60대가 27.1%(455명)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50대가 25.2%(423명), 70대 이상이 17.7%(298명), 40대가 15.4%(259명), 30대가 9.2%(154명), 20대 이하가 5.4%(91명) 순이었다. 교육수준은 고등학교 졸업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32.4%(544명)로 가장 많았으며, 대학 졸업 이상이 27.4%(461명), 초등학교 졸업 이하는 27.0%(453명), 중학교 졸업은 13.2%(222명)였다. 가구소득 수준은 27.7%가 ‘중하’, 27.2%가 ‘상’이었으며, 25.9%가 ‘중상’, 19.2%가 ‘하’라고 응답하였다.

자신의 평소 건강상태에 대해서는 대상자들의 51%(856명)가 보통이라고 평가하였으며, 25.9%(435명)는 건강이 좋은 편, 23.2%(389명)는 건강이 나쁜 편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대상자 중 10.7%(180명)만이 건강상의 문제로 인해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고 있었으며,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을 겪고 있다고 응답한 대상자는 각각 27.4%(460명), 15.1%(253명)였다. 대상자의 52%는 고혈압, 당뇨병, 비만, 고콜레스테롤혈증 중 1가지의 질환만 가지고 있었으나, 나머지는 최소 2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2. 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및 건강관련 특성에 따른 삶의 질 차이

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및 건강관련 특성에 따른 삶의 질 차이는 <표 1>과 같다. 만성질환자들의 삶의 질은 성별(t=5.828, p<.001), 연령(F=28.619, p<.001), 교육수준(F=86.471, p<.001), 가구소득(F=53.744, p<.001), 주관적 건강상태(F=127.184, p<.001), 활동제한여부(t=−11.439, p<.001), 스트레스(t=−5.410, p<.001), 우울(t=−7.149, p<.001), 만성질환 개수(F=20.665, p<.001)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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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인구사회학적 특성 및 건강관련 특성에 따른 삶의 질 차이(N=1,680)
특성 N % 삶의 질(EQ-5D)

Mean ± SD p 사후검정
성별 남성 838 49.9 0.95 ± 0.10 .000

여성 842 50.1 0.92 ± 0.13
연령 30이하(a) 91 5.4 0.96 ± 0.07 .000
  • a,c,d>e>f

  • b>c,d,e,f


30-39(b) 154 9.2 0.98 ± 0.04

40-49(c) 259 15.4 0.97 ± 0.06

50-59(d) 423 25.2 0.95 ± 0.11

60-69(e) 455 27.1 0.92 ± 0.13

70이상(f) 298 17.7 0.88 ± 0.16
교육수준 초졸 이하(a) 453 27.0 0.87 ± 0.17 .000
  • a<b<c<d


중졸(b) 222 13.2 0.93 ± 0.10

고졸(c) 544 32.4 0.96 ± 0.08

대졸 이상(d) 461 27.4 0.98 ± 0.06
가구소득 하(a) 322 19.2 0.87 ± 0.18 .000
  • a<b<c<d


중하(b) 466 27.7 0.93 ± 0.11

중상(c) 435 25.9 0.95 ± 0.09

상(d) 457 27.2 0.97 ± 0.07
주관적 건강상태 매우 좋음(a) 63 3.8 0.98 ± 0.08 .000
  • a,c>d>e

  • b>c,d,e


좋음(b) 372 22.1 0.98 ± 0.05

보통(c) 856 51.0 0.95 ± 0.08

나쁨(d) 304 18.1 0.88 ± 0.15

매우 나쁨(e) 85 5.1 0.73 ± 0.22
활동제한 있음 180 10.7 0.78 ± 0.20 .000

없음 1500 89.3 0.95 ± 0.09
스트레스 많음 460 27.4 0.91 ± 0.15 .000

적음 1220 72.6 0.95 ± 0.10
우울 있음 253 15.1 0.87 ± 0.18 .000

없음 1427 84.9 0.95 ± 0.10
만성질환 개수 1개(a) 873 52.0 0.95 ± 0.10 .000
  • a>b,c,d


2개(b) 539 32.1 0.93 ± 0.12

3개(c) 224 13.3 0.91 ± 0.13

4개(d) 44 2.6 0.84 ± 0.24

Dunnett T3 방법으로 사후분석을 실시한 결과, 연령에 따른 삶의 질은 60대와 70대 이상이 다른 연령집단에 비해 유의하게 낮았으며, 60대 보다는 70대 이상일 때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40대, 50대, 60대, 70대 이상과 비교했을 때 30대에서 삶의 질 수준이 유의하게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교육수준은 초등학교 졸업 이하일 때보다 중학교나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때 더 삶의 질이 높았으며, 대학교 졸업 이상일 경우 삶의 질이 가장 높았다. 가구소득은 소득분위가 상위로 갈수록 삶의 질이 유의하게 높아졌으며, 분위 간 삶의 질 수준에 유의한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주관적 건강수준은 매우 좋음, 좋음, 보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쁨, 매우 나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삶의 질이 높았으며, 매우 나쁨보다 나쁨, 나쁨보다 보통, 보통보다 좋음일 때 삶의 질이 유의하게 높아졌다. 그리고 유병중인 만성질환 개수는 1개만 가지고 있을 때가 2개, 3개, 4개 가지고 있을 경우에 비해 삶의 질이 유의하게 높았다.

3. 주요 변수의 기술통계

주요 변수들에 대한 기술통계 분석을 실시한 결과는 <표 2>와 같다. 본 연구의 독립변수인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 영역의 평균점수는 3.44점(표준편차=0.69)이었으며,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 각 요소들의 점수는 ‘의사의 쉬운 설명’이 3.52점(표준편차=0.74)으로 가장 높았고, ‘치료결정시 환자참여’가 3.48점(표준편차=0.78), ‘질문기회 제공’이 3.44점(표준편차=0.83), ‘충분한 진료시간’이 3.32점(표준편차=0.8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매개변수인 건강행태는 평균 2.17점(표준편차=0.83)이었으며, 종속변수인 삶의 질은 평균 0.93점(표준편차=0.12)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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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주요 변수의 기술통계량
변수 Mean SD Range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 3.44 0.69 1-4
      충분한 진료시간 3.32 0.88 1-4
      의사의 쉬운 설명 3.52 0.74 1-4
      의사가 질문기회 제공 3.44 0.83 1-4
      치료결정시 환자참여 3.48 0.78 1-4
건강행태 2.17 0.83 0-3
삶의 질(EQ-5D index) 0.93 0.12 0-1

4.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과 건강행태의 매개효과

삶의 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성별, 연령, 교육수준, 소득, 주관적 건강상태, 활동제한 여부, 스트레스, 우울, 만성질환 개수를 통제한 상태에서 의사의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이 만성질환 환자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건강행태가 매개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Baron과 Kenny의 매개효과 검정을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는 <표 3>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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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건강행태의 매개효과
변수 1단계 2단계 3단계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 → 건강행태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 → 삶의 질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 건강행태 → 삶의 질



β SE p β SE p β SE p
성별 남성 0 0 0

여성 .345 .040 .000*** −.062 .005 .002** −.076 .005 .000***
연령 .116 .002 .000*** −.109 .000 .000*** −.113 .000 .000***
교육수준 초졸 이하 0 0 0

중졸 .040 .065 .135 .108 .008 .000*** .106 .008 .000***

고졸 .086 .057 .008** .162 .007 .000*** .159 .007 .000***

대졸 이상 .160 .067 .000*** .156 .008 .000** .150 .008 .000***
가구소득 0 0 0

중하 −.022 .058 .477 .056 .007 .038* .057 .007 .035*

중상 −.038 .063 .260 .054 .008 .059 .055 .008 .052

−.021 .065 .135 .100 .008 .001** .101 .008 .001**
주관적 건강상태 나쁨 0 0 0

보통 .009 .051 .759 .247 .006 .000*** .247 .006 .000***

좋음 .043 .060 .176 .262 .007 .000*** .260 .007 .000***
활동제한 있음 0 0 0

없음 .050 .066 .042* .292 .008 .000*** .290 .008 .000***
스트레스 많음 0 0 0

적음 .103 .047 .0002 .065 .006 .002** .061 .006 .005**
우울 있음 0 0 0

없음 −.012 .058 .631 .070 .007 .001** .070 .007 .001**
질환 개수 −.039 .025 .109 −.044 .003 .033* −.042 .003 .040*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 .051 .028 .032* .061 .003 .003** .059 .003 .004**
건강행태 .040 .003 .037*
R2 .140 .375 .377
adjusted-R2 .132 .370 .371
F 18.089*** 66.645*** 62.815***

* p<.05, ** p<.01, *** p<.001

1단계에서 독립변수인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은 매개변수인 건강행태에 유의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으며(β=.051, p<.05), 2단계에서는 종속변수인 삶의 질에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β=.061, p<.01). 이는 의사가 만성질환 환자들에게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할수록 환자의 건강행태와 삶의 질이 좋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3단계에서는 매개변수인 건강행태가 삶의 질에 유의한 영향을 미침으로써(β=.040, p<.05), 건강행태는 의사의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부분 매개하는 효과가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매개효과에 대한 통계적인 유의성을 검증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Sobel test를 실시하였다. Sobel의 매개효과 검정은 독립변수와 매개변수 사이의 비표준화 회귀계수(a)와 표준오차(sea), 매개변수와 종속변수 사이의 비표준화 회귀계수(b)와 표준오차(seb)를 Sobel 공식에 적용하여 이루어진다. 본 연구의 독립변수인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이 매개변수인 건강행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비표준화 회귀계수(a)는 .061, 표준오차(sea)는 .028이었으며, 매개변수인 건강행태가 종속변수인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비표준화 회귀계수(b)는 .044, 표준오차(seb)는 .003이었다. 이를 아래의 Sobel 공식에 대입한 결과, Z 값이 2.15(p=.031)로 나타나 유의한 매개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z = a × b a 2 × s e b 2 + b 2 × s e a 2

V. 논의 및 결론

최근 노인뿐만 아니라 전 연령층에서 만성질환자가 늘어나면서 이를 관리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자 지금까지 많은 논의가 이루어져왔다. 하지만 이러한 논의들 가운데 만성질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의료인과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의사의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이 만성질환자들의 삶의 질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건강행태의 매개효과를 중심으로 살펴봄으로써, 의사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만성질환자들의 효과적 관리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연구결과 첫째, 만성질환자들이 의사로부터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을 더 자주 경험 할수록 음주, 흡연, 신체활동 등의 건강행태가 좋았으며, 삶의 질도 높았다. 이는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질수록 음주, 흡연, 운동 등의 건강행태에 대해 의사의 권고를 잘 수용한다는 Safran, Taira, Rogers, Kosinski, Ware, Tarlov(1998)의 연구결과와 일치하며,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이 만성질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연구결과(Kinmonth, Woodcock, Griffin, Spiegal, & Campbell, 1998; Lee & Lin, 2010)와도 부합된다. 또한 주 4회 이상의 잦은 음주는 고혈압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는 송혜영(2010)의 연구, 현재 흡연 중인 사람은 현재 비흡연 중인 사람보다 삶의 질이 유의하게 낮다는 방소연(2016)의 연구 및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삶의 질이 높다는 이경은과 조은희(2016)의 연구결과와도 그 의미가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 즉 질병과 치료법에 대해 환자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설명해주고, 의사가 일방적으로 투여약물과 치료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에게 의견을 물어보고 함께 치료방법을 결정하는 등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은 만성질환자의 건강행태와 삶의 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환자가 질병에 대해 이해하고 의사와 함께 치료방법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만성질환 관리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들로 미루어 볼 때 의사의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은 만성질환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제공해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는 이러한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확인한 연구라 할 수 있겠다. 또한 본 연구의 결과는 환자 개개인에 초점을 맞추는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이 환자의 특성을 고려한 치료와 중재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효과적인 만성질환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둘째, 의사의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과 만성질환자의 삶의 질의 관계에서 건강행태의 매개효과를 검증한 결과, 건강행태는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부분적으로 매개하는 효과가 있었다. 이는 의사의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이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직접적인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특히 만성질환자들에게는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이 만성질환의 위험인자로 알려진 음주, 흡연, 신체 활동 부족 등의 건강행태를 관리하게 함으로써 합병증을 예방하고 이를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는 비교적 최근(2015)에 조사된 국가 자료를 사용하여 국내에서 잘 연구되지 않은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의 영향력을 살펴보았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특히 진료에 대한 만족도나 의사에 대한 신뢰도와 같이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의 단기적인 영향만 측정했던 기존의 국내 연구들과는 달리, 이번 연구에서는 환자의 건강행태, 삶의 질과 같은 장기적인 영향을 측정해보고자 하였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본 연구는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이 건강행태를 매개로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함에 있어, 변수 간에 시간적 인과관계를 확인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횡단적 단면연구의 특성상 시간에 따른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자료상의 한계를 갖는다. 그러므로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이 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본 연구의 결과는 단면자료를 바탕으로 도출된 것임에 유의하며 해석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본 연구에서는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을 각 환자를 진료하는 시간은 충분하였는지, 환자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였는지, 진료 중 환자에게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는지, 치료결정시 환자가 원하는 만큼 의견을 반영하였는지에 대해 종합적으로 조사하였기에 각각의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 요소가 갖는 영향력은 파악하지 못하였다. 외국에서 실시한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선행연구들 중에는 이러한 각각의 요소를 중심으로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연구(Heisler, Bouknight, Hayward, Smith, & Kerr, 2002; Lee & Lin, 2010)도 있으므로, 추후 우리나라에서도 이를 연구함으로써 환자에게 더 효과적일 수 있는 세부적인 커뮤니케이션 요소를 파악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를 중심으로 의사들에게 커뮤니케이션 교육을 실시한다면 더욱 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매개변수인 건강행태를 각 항목(음주, 흡연, 신체활동)에 대해 이분형으로 나누어 합산한 값을 사용하였는데, 이 경우 매개변수의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추후 연구에서는 다른 측정방식을 이용한 연구를 고려해보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 사용한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 변수는 비록 신뢰도 검사에서 문제가 없었다고는 하나, 도구로 개발되지 않은 문항들을 묶어서 사용하였기 때문에 본 연구의 결과를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일반적인 결과로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의사의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이 미치는 효과를 보고자 함에 있어서 보다 직접적인 효과를 보여줄 수 있는 변수는 사용하지 않았다. 이는 본 연구에서 보고자 하는 것이 만성질환 관리율(혈압 조절률, 혈당 조절률 등), 치료율 등의 변수를 측정함으로써 당장의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가를 확인하기 보다는, 질환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완화된 후에도 유지할 수 있는 건강증진 차원의 건강행위와 그에 따른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후속연구에서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의 보다 직접적인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이 갖는 의미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결과를 통해 알 수 있듯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은 환자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이와 관련된 연구가 부족하다. 그러므로 후속 연구를 통해 만성질환 환자들에게 더 나은 환자 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면 만성질환자들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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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일Submission Date
2018-04-30
수정일Revised Date
2018-08-17
게재확정일Accepted Date
2018-08-23

Health and
Social Welfare 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