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6-072X
알기 쉬운 요약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plore in depth the cancer treatment experiences of low-income older male patients living alone and to examine the structure of their complex vulnerability, thereby deriving implications for medical social work practice and policy. In-depth interviews were conducted with six low-income older male patients diagnosed with solid tumors, and the data were reviewed using a thematic analysis approach. The findings showed that participants experienced severe difficulties throughout the cancer treatment and recovery process, as the vulnerabilities associated with cancer added to existing disadvantages, including poverty, the absence of caregivers, poor housing and nutritional conditions, and shrinking social networks. These experiences were interpreted as the result of complex vulnerability arising from the intersection of poverty, living alone, old age, masculinity, and cancer. Meanwhile, interventions by medical social workers, linkage to caregiving and community resources, and the empathic attitudes of healthcare professionals functioned as key buffering factors that enabled treatment continuity and emotional stability. Some participants also experienced posttraumatic growth, reconstructing their sense of life’s meaning through their illness trajectory. This study thematically structures the cancer experiences of low-income older male patients living alone to identify patterns of accumulating vulnerability during the cancer treatment process, and emphasizes the need for proactive and integrated interventions that consider gender and household composition in cancer policy and medical social work practice.
본 연구는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의 암 투병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구하고, 이들이 경험하는 복합적인 취약성의 구조를 확인함으로써 의료사회복지 실천과 정책의 함의를 도출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고형암을 진단받은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6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담을 실시하고, 주제분석 절차에 따라 자료를 검토하였다.
그 결과, 참여자들은 빈곤, 보호자 부재, 열악한 주거·영양 환경, 사회적 관계망 축소가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암’이라는 질병 취약성이 더해지며 암 치료와 회복 전반에서 심각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었다. 이러한 경험은 빈곤·독거·노화·남성·암이라는 조건이 중첩된 복합적 취약성의 결과로 해석되었다. 한편 의료사회복지사의 개입, 돌봄 및 지역사회 자원 연계, 의료진의 공감적 태도는 치료 지속과 정서적 안정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적 완충 요인으로 작용하였으며, 일부 참여자는 투병 과정에서 삶의 의미를 재구성하는 외상 후 성장을 경험하였다. 본 연구는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의 투병 경험을 주제 중심으로 구조화하여, 암 치료 과정에서 취약성이 누적되는 양상을 규명하고, 향후 취약계층 암환자 지원 정책과 의료사회복지 실천에서 성별과 가구 형태를 고려한 선제적·통합적 개입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우리나라 암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으며, 암 치료의 패러다임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 삶의 질 유지와 향상으로 전환되고 있다(보건복지부, 2026). 선행연구에 따르면 암 치료 과정에서 경제적·사회적 지지는 환자의 디스트레스 완화, 회복력 증진, 삶의 질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김윤선 외, 2017; 김희선, 2014). 이러한 연구결과에 따라 심리사회적·경제적 지원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암 치료 과정에서 이러한 지지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취약한 집단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이다. 이들은 빈곤, 독거, 노화, 남성이라는 인구사회학적 특성과 암이라는 질병적 특성이 중첩된 집단이다. 이러한 특성은 치료 접근성 저하, 보호자 부재로 인한 돌봄 공백, 회복 지연 등 다양한 어려움을 경험할 가능성을 높인다(석재은, 장은진, 2016; 장혜영, 김지혜, 2020; 조미경, 2013; 주채린 외, 2019).
이 문제는 인구학적 변화와 맞물려 구조적으로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2025년 고령자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전체 인구의 20.3%로 처음으로 20%를 넘어섰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36년에는 30%, 2050년에는 40%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통계청, 2025).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화의 심화와 함께 노인의 가구 형태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2023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의 32.8%가 독거 가구로, 이는 2020년 대비 13.0%p 증가한 수치이며 자녀와 동거하는 가구 비율은 같은 기간 20.1%에서 10.3%로 절반 가까이 감소하였다(강은나 외, 2023).
이와 동시에 암환자 구성에서도 고령층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전체 암환자 중 43.9%가 노인 환자이며 이 가운데 남성의 비중은 55.5%로 여성보다 높다(국립암센터, 2022). 이는 고령, 독거, 남성, 암이라는 조건이 중첩된 집단이 향후 더욱 증가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66세 이상 은퇴 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39.8%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을 고려할 때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는 경제적 취약성과 돌봄 공백을 동시에 경험하는 고위험 집단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의 문제는 인구 구조 변화 속에서 예견되는 사회적 문제로 볼 수 있기에 제도적·사회적 대응이 필요하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저소득 독거노인은 경제적 빈곤으로 인해 안정적인 주거를 확보하지 못하고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천현숙, 오민준, 2013; 박미정, 2010). 또한 교통·동행자 부족 등의 문제는 의료기관 이용을 제한하여 독거노인의 미치료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강은나 외, 2023). 더불어 독거노인은 식사 준비의 어려움과 낮은 사회적 지지로 인해 영양결핍 위험이 높아 전반적인 건강관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이윤나 외, 2006; 주채린 외, 2019).
한편 남성 노인은 은퇴와 노화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신체적·정신적 기능 저하와 함께 ‘타인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된다(Rubinstein, 1987; 허소영, 2010 재인용). 특히 한국 사회의 성역할 문화 속에서 성장한 남성 노인은 가사와 돌봄 경험이 부족하고 사회적 관계망 형성이 여성에 비해 취약한 경향을 보인다(김서현, 조희선, 2017). 이러한 특성은 도움 요청을 회피하거나 외부 자원 활용을 주저하는 태도로 이어지며(박수애, 조은경, 2002; 석희정, 2014) 질병이나 위기 상황에서 의료·복지 서비스 접근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 실제로 남성 독거노인은 자가돌봄과 영양관리 측면에서 취약성이 높고 여성 독거노인에 비해 사회적 교류가 적어 정서적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장혜영, 이한이, 2017; Jeon et al., 2007). 더욱이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는 여성 동일집단에 비해 사회적 관계망이 좁고 도움을 요청하거나 정서적 지지를 활용하는 데 소극적인 경향이 있어 사회적 고립 위험이 더욱 높다(박영란, 박경순, 2013; 이민아, 2021; 임승자, 2019).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의 복합적 취약성 상태에서 암은 위기 요인으로 작용한다. 암은 생명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할 뿐 아니라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 장기간의 집중적인 치료를 요구하며, 암 관련 증상들은 암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King et al., 1997; 허혜경 외, 2002 재인용). 특히 노인 암환자는 일반 성인 암환자보다 우울과 디스트레스 수준이 높고 치료 의지가 낮은 경향을 보인다(김희선, 2014). 아울러 노인 암환자는 노화와 관련한 여러 장기들의 기능 감소로 인해 암 치료로 인한 합병증 위험이 크며 회복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김지현, 2017; 최윤숙 외, 2016) 치료 과정 전반에서 신체적·정서적·일상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그렇기에 노인 암환자에게 가족과 보호자의 지지는 치료 지속과 삶의 질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조희숙 외, 2010) 독거노인의 경우 보호자가 부재하여 기본적인 돌봄과 정서적 지지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독거노인 암환자는 재입원 위험 증가, 치료 순응도 저하, 신체·정신건강 악화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며(Mistry et al., 2001; 이상철, 조준영, 2017) 평균 생존기간 역시 더 짧은 것으로 보고된다(Cavalli-Björkman et al., 2012; 김희선, 2014). 이와 같이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이 암을 진단받을 경우, 기존의 사회경제적·관계적 취약성 위에 질병으로 인한 부담이 중첩되면서 건강 불평등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사회적 지지와 제도적 개입의 강화는 물론, 구체적 경험과 지원 요구를 밝히는 연구의 필요성도 함께 제기된다.
국내에는 저소득층 암환자의 치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제도가 마련되어 있으나 제도는 주로 치료비 경감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보호자 부재 상황에서 발생하는 돌봄 공백이나 간접비 부담을 충분히 포괄하지 못하는 한계가 지적된다. 이로 인해 저소득 독거노인 암환자는 제도적 지원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돌봄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연구들은 주로 여성 암환자나 암생존자의 사회 복귀 경험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박진희 외, 2015; 방미선 외, 2020; 신나연, 김지영, 2017; 이지은, 2016; 허은경 외, 2011)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의 투병 경험을 실제 삶의 맥락에서 심층적으로 다룬 연구는 제한적이었다(임연옥, 2014; 최한교, 염혜아, 2019). 특히 저소득, 남성, 독거, 노인이라는 특성이 어떻게 교차하며 암 투병 경험을 형성하는지에 대한 탐구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본 연구는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의 암 투병 경험을 단순히 기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들이 경험하는 어려움이 기존의 노인 암환자 연구나 독거노인 연구에서 보고된 경험과 비교할 때 어떠한 질적 차별성을 가지는지에 주목하고자 한다. 나아가 이러한 경험이 의료사회복지 실천과 정책 설계에 제공하는 함의를 도출하고 자 하며,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연구질문을 설정하였다.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는 앞서 서술한 바와 같이 빈곤, 독거, 노화, 성별, 질병이라는 복합적 조건이 중첩된 집단이다. 이들의 투병 경험은 개인적 경험을 넘어 공통된 어려움의 양상과 의미를 지닐 것으로 예상되나 이들의 특성을 반영한 연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연구 대상자의 경험에 대한 심도 있는 묘사를 통해 연구 대상의 복잡한 세계를 전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들의 생생한 경험을 이해하고 그 의미를 도출하는 데 유용한 질적 연구 방법이 적합하다고 판단되었다(Padgett, 2005). 본 연구에서는 사례 전반에 걸쳐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경험의 핵심 주제를 도출하고 해석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질적 연구에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모든 사람을 인터뷰하는 것은 너무 방대한 작업이기에 연구자는 사건, 시간, 사람, 장소를 적절히 선택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연구 문제와 관련하여 가장 많이 배울 수 있는 대상이 누구인지 선정하는 의도적 표집을 활용하였다(신재한, 2017). 본 연구에서는 암을 진단받아 수술 및 항암, 방사선을 비롯하여 치료 중이거나, 외래에서 추후 관리 중인 만 65세 이상의 저소득 남성 독거 암환자를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였다.
연구 참여자 모집은 선정 기준을 고려하여 진행하였다. 경기도 소재 암전문 병원의 의료사회복지팀을 방문하는 암환자 중 대상자 선정 기준에 부합한 자에게 연구 설명문을 전달하며 본 연구의 목적과 절차, 내용, 대상자 선정 기준, 자료 관리 및 비밀 보장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였다. 위 연구 설명문에는 연구자의 소속과 연락처가 기재되어 있다. 연구 대상자가 연구에 대한 충분히 이해하고 자발적으로 연구자에게 연락을 취하여 연구 참여 의사를 밝힌 경우, 연구자는 연구의 목적과 절차, 내용 등을 재차 설명한 후, 연구 참여에 대한 서면 동의를 받았다.
연구자는 최종 선정된 연구 참여자와 시간과 장소를 조율하여 약 1시간 30분 동안 반구조화된 질문을 활용하여 1:1 개별 심층 면담을 실시하였다. 면담 내용은 녹음 후 전사하였고, 전사된 면담 내용은 연구 목적으로만 사용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의 암 투병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하기 위해 질적 주제분석 방법을 활용하였다. 주제분석은 질적 자료로부터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의미 패턴을 체계적으로 도출하여, 특정 집단이 경험하는 공통된 맥락과 구조를 분석하는 데 적합한 연구방법이다(Braun & Clarke, 2006). 본 연구는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들이 경험하는 저소득·남성·독거·노인·암의 복합적인 취약성과 이들이 지닌 투병 경험의 특성을 분석하는 데 목적이 있어, 주제 분석 방법이 부합하다고 판단되었다.
연구자는 면담 자료를 반복적으로 읽고, 자료에 익숙해지는 과정을 거친 후 의미 있는 진술을 중심으로 초기 코드를 생성하였다. 면담과 초기 코딩은 제1저자가 수행하였으며, 이후 유사한 코드를 묶어 잠재적 주제를 도출하고, 주제 간의 관계를 검토하며 수정 및 보완하였다. 이 과정에서 제2저자와 교신저자는 분석 전반을 검토하고, 코드와 주제의 적절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하였다. 최종적으로 각 주제를 명확히 정의한 후, 주제를 설명하는 데 적합한 인용문을 선정하고 결과를 작성하였다.
본 연구는 국립암센터 의생명연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승인받은 후 수행되었다(IRB No. NCC-2022-0285). 본 연구를 수행한 연구자는 의료사회복지사 자격과 임상 근무 경험을 보유한 대학 소속 연구원으로, 연구 수행 당시 해당 의료기관에 소속되지 않은 외부 연구자의 위치에 있었다. 연구자는 의료사회복지 실천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참여자들의 경험을 심도 있게 해석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는 동시에, 연구자와 직접 서비스 제공 관계에 있지 않아 심층 면담 과정에서 이해 상충의 가능성은 제한적이었다.
연구자는 연구 참여 전 대상자에게 연구 목적, 절차, 예상 소요 시간, 면담 녹음 여부, 참여 도중 중단 가능성, 비밀 보장, 연구 참여로 인한 불이익이 없음을 충분히 설명하였으며, 대상자는 이를 이해한 후 자발적으로 연구 참여 여부를 결정하였다. 연구 과정에서 수집된 개인식별정보는 최소한으로 제한하였으며, 녹음된 면담 파일은 전사 후 즉시 파기하였다. 전사 자료는 식별코드를 부여하여 관리하였고, 연구자가 암호화하여 보관하였다. 면담 과정에서 암 진단 및 치료 경험을 회상함에 따라 참여자가 심리적 동요나 피로를 느낄 수 있음을 고려하여, 언제든 지 면담을 중단할 수 있음을 사전에 안내하였으며, 필요 시 해당 병원의 의료사회복지사 상담을 연계할 수 있도록 하였다.
본 연구는 질적 연구의 엄격성 확보를 위해 Lincoln과 Guba(1985)가 제시한 기준에 따라 신뢰성, 적용성, 의존성, 확증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신뢰성 확보를 위해 분석 결과에 대한 참여자 확인을 실시하고, 적용성과 의존성을 확보하기 위해 질적 연구 경험이 풍부한 사회복지학 교수 2인에게 분석 과정과 결과에 대한 검토를 의뢰하였다. 확증성 확보를 위해 연구자는 분석 과정 전반에 걸쳐 해석과 의사결정 과정을 기록하였으며, 의료기관 내부 전문가와의 논의를 통해 분석 결과를 반복적으로 점검하였다.
본 연구는 경기도 소재 암 전문병원에서 치료 경험이 있는 만 65세 이상의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 6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참여자들은 만 69세부터 만 75세까지 분포했으며 폐암, 전립선암, 직장암, 피부암을 진단받아 수술과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를 경험하였다. 참여자 중 4명은 이혼, 2명은 미혼이며 독거 기간은 평균 21년으로 10년에서 40년까지의 분포를 보인다. 참여자들은 모두 의료급여 1종(국민기초생활수급자)으로 의료비 일부 감면 및 면제 지원을 받고 있다. 본 연구는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의 암 투병 경험을 살펴보기 위하여 6명의 연구 참여자를 약 1시간 30분 동안 1:1 면담을 실시하여 심층 분석을 실시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의 암투병 경험의 공통적인 이슈를 분류하여 분석한 결과, 7개의 상위범주와 25개의 하위범주가 도출되었다.
| 일반적 특성 | 의료적 특성 | ||||||||||
|---|---|---|---|---|---|---|---|---|---|---|---|
| 구분 | 연구 참여자 |
나이 | 학력 | 결혼 형태 |
의료보장 | 독거 기간 |
경제 활동 |
진단명 | 치료방법 | 진단시기 | 현재 질병상태 |
| 1 | A | 75 | 초졸 | 이혼 | 의료급여1종 | 25년 | 무직 | 폐암(2기) | 수술(절제술) | 2022.5. | 추적관찰 |
| 2 | B | 69 | 초중퇴 | 미혼 | 의료급여1종 | 12년 | 무직 | 폐암(1기) | 항암 | 2020.3. | 항암치료 |
| 3 | C | 73 | 고졸 | 이혼 | 의료급여1종 | 27년 | 무직 | 피부암(1기) 폐암(1기) |
수술(절제술) 피부이식술 |
2017.6. 2018.5. |
추적관찰 |
| 4 | D | 71 | 중졸 | 이혼 | 의료급여1종 | 40년 | 무직 | 전립선암(3기) | 수술 (로봇수술) |
2022.6. | 추적관찰 |
| 5 | E | 72 | 중중퇴 | 미혼 | 의료급여1종 | 10년 | 무직 | 직장암(3기) 갑상선암(1기) |
항암, 방사선 | 2021.10. | 항암치료 |
| 6 | F | 73 | 고졸 | 이혼 | 의료급여1종 | 12년 | 무직 | 폐암(1기) | 수술 | 2021.10. | 추적관찰 |
| 상위범주 | 하위범주 | |
|---|---|---|
| 누적된 삶의 무게에 더해진 암의 고통 | 암 환자가 된 슬픔. 그리고 담담함 | 휘몰아치는 상황에 감정이 요동침 |
| 담담함. 처절한 무소유의 처연함 | ||
| 가족의 빈자리. 보호자의 부재 | ‘보호자가 없는’ 나의 입원과 수술 | |
| 외롭고 서러운 나 홀로 돌봄 | ||
| 암을 홀로 이겨내기에 버거운 환경들 | 홀로 감당해야 하는 시간. 그리고 죽음 과정에 대한 두려움 | |
| 스스로 단절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관계 | 비(非) 암 환자들과 함께 하기엔 버거운 내 처지 | |
| 후기 노인, 여성 중심의 사회복지 프로그램 | ||
| 친척들의 도움이 고맙지만, 더는 신세 질 수 없음 | ||
| 암까지 걸린 내가, 또 다시 나라에 신세 져도 되나 | ||
| 생계를 유지하기도 버거운 상황에 부닥쳐버린 ‘암’ | 치료비를 마련할 수 없어 암 치료를 포기하려 함 | |
| 치료와 건강 관리조차 조심스러운 빈곤의 통로에 서있는 나 | ||
| 돈을 벌 수 없는 아픈 내 몸뚱어리 | ||
| 암을 홀로 이겨내기에 버거운 환경들 | 힘든 거동, 불편한 교통 | |
| 암을 치료하고 회복하기에 열악한 주거환경 | ||
| 집에서 홀로 식사를 챙기는 것이 어려움 | ||
| 양날의 검인 요양병원 입원 | ||
| 한계가 있는 기존의 돌봄서비스 | ||
| 다정한(외부의) 손길. 그리고 성장 | 암 투병 과정에서 힘이 되어 준 사람들과 제도 | 어두운 터널 끝에서 만난 의료사회복지사 |
| 든든한 국가의 의료보장제도 | ||
| 독거 생활을 도와주는 지역사회 복지서비스 | ||
| 따스하고 지지적으로 맞아주는 의료진 | ||
| 다른 환자 보호자들이 내어주는 도움의 손길 | ||
| 어려움을 넘어선 성장 | 덤으로 얻은 삶에 대한 감사 | |
| 건강 관리를 시작하게 됨 | ||
| 받은 것을 베푸는 삶 | ||
연구 참여자들은 가족(보호자)의 부재 속에서 암 진단을 감당해야 했기에, 진단 초기 충격과 불안을 더욱 크게 경험하였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막막함을 호소했고, 진단·치료 과정의 의사결정도 홀로 감당해야 했다.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초기 혼란 이후 곧 담담해졌다. 그러나 이 담담함은 흔히 말하는 긍정적 수용이나 초월적 태도와는 달랐다. 이들은 암 진단 이전부터 빈곤과 사회적 단절 속에 살아왔고, 지탱해야 할 가족이나 경제적 기반도 없었다. 따라서 진단 당시의 담담함은 삶에 대한 충만한 의미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잃을 것도, 기대할 것도 없는 ‘처절한 무소유의 처연함’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연구 참여자들에게 입원과 수술은 순탄치 않았다. 보호자가 없어 입원 과정에서 제약이 생길까 두려워 선금을 내거나, 경제적 부담 때문에 의료진의 만류에도 간병인을 더 이상 고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들은 수술 후 식사와 간병과 같은 기본적인 부분조차 보호자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홀로’라는 경험은 암환자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보편적 정서이지만,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에게는 단순한 심리적 외로움이 아니라 실제적인 사회적 고립과 직결되며 훨씬 더 깊은 고통으로 다가왔다. 병실에서 다른 환자들이 가족이나 보호자의 돌봄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만 혼자라는 사실을 절감했고, 이러한 비교 속에서 외로움과 서러움은 배가되었다. 결국 이들에게 ‘홀로’라는 경험은 단순히 마음이 허전한 상태가 아니라, 보호자 부재로 인한 돌봄 공백과 현실적 지원의 부재를 의미하는, 생생하고 구체적인 투병의 어려움이었다.
참여자들은 예후와 죽음 과정에 대해 깊은 불안과 두려움을 호소하였다. 특히 죽음 그 자체보다 건강이 악화되어 스스로 돌보지 못하고 타인에게 부담을 주게 될 상황을 더 두려워하였다. 일부는 가능한 한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조용히 삶을 마무리하길 바랐다. 예후에 대한 불안은 암환자에게 흔한 정서적 반응이지만 삶의 질을 크게 저해한다. 사회적 지지를 받으면 이러한 불안은 완화될 수 있으나(김경옥, 김정아, 2017), 독거노인처럼 지지체계가 취약한 환자들은 그 강도가 훨씬 높았다. 본 연구 참여자들도 가족 돌봄이 부재한 현실 속에서 임종 과정에 대한 두려움을 더욱 강하게 경험하고 있었다.
연구 참여자들은 암 치료로 인한 외모 변화와 힘든 생활 여건을 남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 스스로 사회적 관계를 끊었다. 과거 음주·흡연을 매개로 이어졌던 관계도 유지할 수 없었고, 경제적 여유가 없어 모임에 참여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웠다. 일부는 지인 연락처를 삭제하거나, 거짓말로 만남을 피하며 점점 고립되었다.
지역사회 노인복지관이나 경로당 등 노인복지시설 이용 여부에 대한 질문에, 참여자들은 자신이 상대적으로 연령이 낮아 복지시설 내에서 심부름이나 보조 역할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인식하며, 이에 따라 이용 의사가 없음을 보였다. 한편 일부 참여자는 병원에서 실시된 암생존자 대상 집단 원예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으며, 이는 적적한 일상에 활력을 주는 긍정적 경험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프로그램 참여자의 대부분이 여성 중심으로 운영되어, 상대적으로 남성 노인의 접근성이 제한되는 한계를 드러냈다.
참여자들은 친척이나 지인으로부터 반찬 제공, 병원 동행 등의 도움을 받았으나, 동시에 타인에게 부담을 준다는 미안함으로 지속적인 지원을 스스로 제한하였다. 이러한 감사와 부담이 공존하는 양가적 감정은, 한편으로는 관계를 조심스럽게 유지하려는 태도로, 다른 한편으로는 스스로를 더욱 고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참여자들은 고액의 치료비와 가족의 경제적 지원 부재로 인해 치료 지속이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하였다. 일부는 생계유지와 치료비 마련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으며, 참여자 C는 기존 수술로 모든 저축을 소진한 후 추가 치료를 포기하였고, 참여자 F는 생계 노동 중 사고로 검사비를 마련하지 못해 치료를 중단하였다.
참여자들은 경제적 제약으로 인해 새로운 치료법 및 건강 관리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높은 비용 부담으로 인해 치료 선택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주치의와 논의하는 것조차 주저하였으며, 생계 유지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건강보조식품 섭취나 균형 잡힌 식단 유지가 사실상 불가능하였다.
참여자들은 과거 일용직, 경비원, 마트 직원 등 현장직, 서비스직으로 생계를 이어왔으나, 노화와 암 치료로 인한 건강 악화로 더 이상 근로를 지속할 수 없었다. 일부는 일자리를 얻었음에도 병세 악화로 중도에 포기해야 했으며, 빈곤에서 스스로 벗어날 방법이 없다는 좌절감을 경험하였다. 특히 참여자 C는 의지를 가지고 소득을 얻어 기초생활 수급자 신분에서 벗어나고자 했으나,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상황에 답답함을 호소하였다.
노인 암환자는 신체적 기력 저하와 낙상 위험으로 인해 이동 시 보호자의 동행과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수단이 필요하나, 본 연구 참여자들은 보호자 부재와 교통비 부담으로 이동에 상당한 제약을 경험하였다. 일부는 퇴원 직후 혼자 귀가하는 과정에서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었으며, 내원 시에도 경제적 제약으로 택시 대신 여러 차례 버스를 환승해야 했다.
연구 참여자들은 빈곤으로 인해 기본적 위생과 생활이 보장되지 않는 환경에서 투병하고 있었다. 재래식 화장실, 제한적인 난방과 샤워 시설, 고시원의 공동생활 불편 등이 건강 관리에 제약을 주었으며, 무더위 속 환기조차 어려운 공간에서 회복기를 보낸 사례도 있었다.
항암치료 후 식욕부진과 구역을 호소한 참여자들은 스스로 식사를 준비하기 어려웠으나, 보호자의 부재로 인해 적절한 영양 섭취가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이로 인해 영양 불균형과 체중 감소가 심화되었으며, 일부는 건강 악화로 방사선 치료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일부 참여자는 요양병원에 입원했다. 안정된 식사와 환경 제공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자유로운 외출과 사회적 관계가 제한되는 한계를 경험했기에 요양병원은 보호이자 구속의 공간으로 인식되었다.
참여자들은 돌봄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으나, 성별 제약이나 서비스 내용의 한계로 암 환자의 특수한 돌봄 욕구를 충족하기 어려웠다. 일시적 지원은 도움이 되었으나 지속성이 부족했고, 종사자의 암 환자 이해 부족으로 인해 실질적 지원이 미흡했다.
“대충 이래가지고 파스를 탁 던져 (중략) 희롱을 하면은 취소된다 이런.. 뭐가 있더라고. 이게 남자면 이거 좀 붙여주쇼 하면 되는데, (중략) 웃통 벗고 붙이라고 그러면 말이나 되겠어요?”(참여자 C)
참여자들은 치료비 마련이 불가능해 치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절망적 상황에 놓였으나, 의료진 협진과 의료사회복지사의 개입을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였다. 상담과 자원 연계는 참여자들에게 어두운 터널 끝에서 만난 빛과 같은 경험으로 다가왔으며, 이를 통해 경제적·정서적 안정을 찾고 지역사회복지 체계의 안전망 안에서 보다 나은 생활 환경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그래 진짜 이리저리 연결을 해가지고 힘 많이 썼어요. 대단한 분이야 진짜.. 구청으로 전화하고 또 동사무소로 연결을.. 이분이 다~ 해준거야 내가 마음속으로 느낀 게..참 진짜 대단하다.."(참여자 A)
참여자들은 의료급여와 중증환자 산정특례, 암환자의료비지원, 긴급의료비지원 등 다양한 국가보장제도를 통해 치료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제도적 지원은 치료 시작의 기반이 되었으며, 참여자들은 국가 의료보장체계에 대한 높은 만족감을 표현하였다.
음식 지원, 사례관리, 돌봄 서비스 등 지역사회 복지서비스는 독거노인의 암 치료 과정에서 안정적인 생활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일부 참여자들은 서비스 범위의 제한과 돌봄 인력과의 관계적 어려움을 지적하였으나, 전반적으로 이러한 서비스는 치료 후 일상 복귀와 생활 유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였다.
참여자들은 암 치료 이후 ‘생명이 연장된 것’에 대한 감사와 함께 이전보다 편안한 삶을 경험하고 있었다. 사회복지 자원과 제도적 지원을 통해 치료를 받은 경험은 이들에게 현재의 삶을 ‘덤으로 주어진 기회’로 인식하게 하였으며, 욕심을 내려놓고 현재의 삶에 집중하게 했다. 참여자들은 지금 ‘살아 있음’ 자체를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있었다.
암 진단은 참여자들에게 건강 관리의 필요성을 자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전에는 소극적이었던 생활 습관이 변화하여 걷기, 자전거 타기 등 규칙적인 운동을 실천하거나, 음주·흡연을 중단하는 등 자기 건강 관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치료를 넘어 삶의 태도 전환을 보여준다.
"요새는 자전거 타니까 좀 나은 것 같아. 자전거를 한 오전에 한 반 시간 굴리고, 오후에 반 시간 굴리고 집에 들어오고 이래. 그전에는 안 했어요. 그저 밥 먹고 시장 안 가고 밖에 안 나가면.. 그저 누워서 TV나 보고 그랬지."(참여자 A)“
참여자들은 치료 과정에서 의료진, 의료사회복지사, 지인들로부터 다양한 형태의 지지를 경험하였다. 이러한 지원은 암 치료 지속의 중요한 자원이 되었으며, 참여자들은 이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베풂’으로 실천하고 있었다. 일부는 봉사활동과 기부를 통해 사회에 환원하려 하였으며, 또 다른 일부는 의료사회복지서비스와 복지정책을 주변인에게 안내함으로써 자신이 경험한 자원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고 있었다.
본 연구는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가 빈곤·독거·노화·남성·암이라는 다섯 가지 조건이 중첩되며(5중고), 개별 요인의 합을 넘어선 복합적 취약성을 경험한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이는 암 투병 과정에서 나타나는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고립, 돌봄 공백, 열악한 생활 환경이 상호작용하며 삶의 질을 저해하고 치료 접근성의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참여자들은 저소득, 남성, 독거, 노인이라는 인구사회학적 조건이 취약한 상황에서 암이라는 중증 질환을 진단 받으며 중첩된 고통을 경험하였다. 상당수는 이혼으로 자녀와 단절되거나 미혼으로 살아오며 가족으로부터 정서적·경제적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자녀에게 미안함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고, 형제의 일시적 지원은 있었지만, 적극적 보호자의 역할은 수행되지 못했다. 그 결과 암 진단, 치료, 회복에 이르는 전 과정을 홀로 감당해야 했다.
연구참여자들은 진단 당시 불안과 충격, 답답함이 컸으나 이는 곧 담담함으로 전환되었는데, ‘담담함’은 기존의 연구에서 보고된 노인 암환자의 우울이나 불안과는 구분되는 반응으로(김희선, 2014; 이명선 외, 2010; 최윤숙 외, 2016), 긍정적 수용이 아닌 더 잃을 것도 기대할 것도 없는 ‘무소유의 처연함’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빈곤과 사회적 단절로 인해 삶에 대한 애착이 약화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기존의 일반적인 노인 암환자 정서 경험과 관련한 선행 연구를 보완하며, 사회경제적 조건이 암환자가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 겪는 정서 반응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바를 보여준다.
노인 암환자는 암 치료 과정에서 대인관계 회피 및 위축 등 관계에서의 어려움을 경험하기에 가까운 가족과 절친한 사람과 교류하며 인간관계가 좁아진다고 한다(양진향, 2008; 최한교, 염혜아, 2019). 그러나,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가족 지지체계가 부재한 채로 홀로 거주하다 암을 진단받았기에 단순히 사회적 관계망이 축소되는 수준을 넘어 단절되는 양상을 보였다. 선행연구에서는 가족과 사회적 지지가 암환자의 삶의 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되었으나(김경옥, 김정아, 2017; 조희숙 외, 2010; 최한교, 염혜아, 2019),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보호자가 부재하여 정서적 외로움과 함께 암 치료 과정에서 실질적인 돌봄 공백을 경험하였다. 특히 이들의 ‘홀로’ 라는 경험은 기존 연구에서 논의된 단순한 정서적 외로움을 넘어(이명선 외, 2011), 보호자 부재로 인한 돌봄 공백, 죽음 과정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구 참여자들은 암 치료 과정에서 누구보다 외부의 지원이 절실했으나, 남성 중심의 성역할 인식과 ‘타인에게 폐를 끼치면 안된다’라는 생각이 결합되어 선뜻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었고, 이는 사회적 고립과 치료 지연을 야기하였다.
나아가, 경제적 어려움과 치료로 인한 외모 변화는 지인과의 만남을 기피하게 했으며, 병 전 지속하였던 음주·흡연 중심의 관계망도 단절되었다. 경로당과 복지관 등 노인복지 시설은 초고령, 여성 중심으로 운영되어 남성 독거노인이 참여하기 어렵거나 배제적인 공간으로 받아들여졌고(석재은, 장은진, 2016; 이민아, 2021), 이는 사회적 고립을 심화시켰다. 또한, 친척이나 지인으로부터 받은 도움은 고마움과 동시에, 폐를 끼친다는 미안함을 유발하여 장기적 지원을 거부하게 만들었고, 제도적 지원 역시 나라에 신세를 진다는 죄책감과 수치심으로 기피되었다. 이러한 양가감정은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의 서비스 수용성을 낮추고, 결과적으로 고립을 더욱 가속화하였다(조미경, 2013).
이러한 결과는 개인의 성별 인식과 가족 구조의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 남성으로서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성별 규범과 제도적 도움을 받는 것이 욕구(needs) 기반의 제도적 개입이 아니라 ‘시혜’, ‘신세를 진다’고 낙인되는 사회적 맥락이 복합적으로 작동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참여자들이 선택한 고립은 ‘끝까지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사람’으로 남기 위한 존엄을 지키기 위한 전략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더 나아가,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을 때 취약계층 환자가 스스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도움을 요청해야만 지원이 이루어지는 현행 제도는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의 취약성을 더욱 강화하였다. 이는 연구 참여자들이 암 투병과정에서 겪었던 심리사회적, 경제적 어려움이 개인의 상황과 태도가 아닌 제도와 환경의 문제에서 비롯돼서 기인하였음을 드러낸다.
치료비를 부담할 수 있는 재정 상황은 노인 암환자의 치료 환경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며, 퇴직 후 일정한 수입이 없거나 건강 악화로 근로활동을 하지 않던 노인이 암을 진단받는다면 이 부담이 더 크게 따라온 다고 보고된다(임연옥, 2014; 김은영, 홍세진, 2021; 최한교, 염혜아, 2019). 선행 연구와 같은 맥락으로, 본 연구에서도 연구 참여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치료 접근성과 지속성에 직접적인 제약으로 나타났다. 일부 참여자는 수술과 치료비 마련이 불가능하여 치료를 거부하거나 연기했고, 진단 이후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공사 현장에서 근로하다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또한 고가의 치료제나 건강보조식품에 대해서는 비용 문제로 질문조차 꺼렸고, 최소한의 영양 관리도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다만, 선행연구에서는 다수의 암환자가 암 치료비로 인해 여가 활동비나 식료품 비용을 줄이는 등 생활의 변화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이영선 외, 2020),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이러한 생활 수준의 조정을 넘어, 경제적 어려움으로 애초에 치료 옵션 자체를 선택하지 못한다는 상황에서 차이를 보인다. 특히 과거에는 생계가 어려울 때, 남성으로서 근로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왔으나 암 진단과 노화가 동시에 진행된 상황에서는 신체적 한계로 더 이상 스스로 노동을 통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여있었다. 이는 질병과 생애 주기, 경제 상황이 맞물리며 개인의 노력이나 선택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기에 이들에 대한 구조적, 제도적 개입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연구 참여자들이 암 진단 전부터 경험해 온 경제적 어려움, 열악한 주거, 가사 경험 부족 등 암치료 과정을 더욱 힘겹게 만들었다. 버스를 여러 차례 환승해야 하는 장거리 통원, 재래식 화장실이나 고시원과 같은 불량한 주거환경, 스스로 식사를 준비할 수 없어 영양 결핍과 체중 감소로 치료가 중단되는 사례는 남성 저소득 독거노인의 암 투병 환경을 절실히 보여준다. 이는 암 진단 전까지 유지해오던 생활 방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또한, 연구참여자들은 자가 돌봄이 어려워지자 국가에서 제공하는 돌봄서비스를 신청하였으나, 기존의 돌봄 서비스는 남성 노인 암환자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못하거나 일시적·제한적이어서 암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복합적인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키지 못했으며, 이는 투병의 불안정성을 가중시켰다. 기존의 남성 독거노인 연구가 일상생활의 취약성과 사회적 관계 축소를 제시하였다면(조미경, 2013; 장혜영, 김지혜, 2020; 박영란, 박경순, 2013; 이민아, 2021), 본 연구에서는 같은 환경에서 암이라는 중증 질환이 더해질 경우, 기존의 취약한 인구사회학적, 환경적 조건이 암 치료에서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며, 기존의 생존 전략이 더 이상 기능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의 암투병 경험은 단순히 경제적 어려움이나 가족 부재, 단순한 취약성의 총합에 국한되지 않는다. 빈곤·독거·노화·남성·암이라는 다섯 가지 조건이 중첩되어 서로 맞물리며, 이들의 투병 과정을 ‘5중고(重苦)’의 구조로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러한 중첩적 취약성은 개별 요인의 합을 넘어선 복합적 고통을 발생시키며, 암 치료와 삶의 질 유지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본 연구의 참여자인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들에게 암 진단은 단순한 의학적 사건을 넘어, 생존과 삶 전체를 뒤흔드는 위기로 다가왔다. 특히, 도움받기를 주저하는 이들의 특성은 도움이 절실한 상황에서도 스스로 지원을 요청하거나 제도에 접근하는 것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의료사회복지사의 개입은 단순한 정보 제공, 상담을 넘어 참여자들이 스스로 진입하기 어려웠던 지역사회복지 체계의 안전망으로 진입하도록 하는 매개체가 되었다. 의료사회복지사는 참여자의 사회경제적 상황과 의료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하여, 기초생활보장제도, 중증환자 산정특례, 긴급의료비지원, 암환자의료비지원 등 공공·민간 자원을 체계적으로 연계하였다. 이 과정에서는 실제로 참여자들이 제도에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의사소통을 지원하며 옹호하는 과정까지 포함되는데, 이는 도움 요청을 회피하는 연구참여자들의 장벽을 완화하였다. 이는 의료사회복지사가 단순한 자원 연계자를 넘어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를 제도 안으로 진입시키는 게이트키퍼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결과 참여자들은 이전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생활하며 치료비와 간병비 부담이 상황에서 치료를 지속하였다. 이들에게 경제적 지원은 단순한 생계 보장을 넘어 ‘치료받을 수 있다는 희망’과 ‘삶을 이어갈 기회’로 기능하였다. 이는 저소득층 암환자들에게 경제적 지원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자원이며, 삶에 대한 희망과 의지가 경제적 도움으로 형성된다는 이명선 외(2011)의 연구 결과와도 맥락을 같이한다. 특히, 보호자와 가족 지지가 부재하였던 연구 참여자에게 경제적 지원과 돌봄 제도는 치료 지속의 최소 조건으로 작용하였다.
정서적 차원에서 의료진의 따뜻한 태도와 설명은 환자의 불안을 완화하고 치료 지속 의지를 강화하는 중요한 자원이 되었다. 또한, 병실에서 받은 타 환자의 보호자로부터 받은 도움은 연구참여자의 고립감을 완화하였고, 지역사회 복지서비스(도시락·방문돌봄 등)는 일상생활 유지와 투병 지속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 되었다. 이는 사회적 지지가 암환자의 정신건강과 치료 순응도, 삶의 질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도 일치하는데(김경옥, 김정아, 2017; 조희숙 외, 2010), 독거 노인에게는 그 의미가 더욱 강화됨을 시사한다.
종합하면 의료사회복지사, 국가의 의료보장제도, 지역사회 복지서비스, 의료진 및 주변인의 지지가 유기적으로 작동할 때,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의 생존 가능성과 삶의 질이 실질적으로 향상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은 단순한 경제적·정서적 안정에 그치지 않고, 자신이 처한 삶을 수용하고 주도적으로 살아가려는 변화로 이어졌다. 이는 Nam et al.(2024)이 개발한 Senior Meaning in Life Evaluation(SMiLE) 척도에서 제시한 ‘삶의 수용’과 ‘주도적인 삶’의 과정과 일치하며, 사회복지 개입이 삶의 의미 회복을 매개하는 역할을 함을 시사한다.
참여자들은 빈곤·고립·질병이라는 다층적 어려움 속에서도, 다양한 사회적 지지와 제도의 도움을 통해 삶의 태도와 인식에서 변화를 경험하였다. 암 진단 초기에는 절망과 불안, 무기력에 사로잡혔으나, 치료 과정을 견디며 생명 연장에 대한 감사와 현재 삶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려는 태도가 형성되었다.
구체적으로 참여자들은 암 치료 이후의 삶을 ‘연장된 생명’ 또는 ‘덤으로 주어진 시간’으로 인식하며, 욕심을 내려놓고 하루하루 무리 없이 살아가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다. 또한 일부 참여자들은 걷기, 자전거 타기 등 규칙적인 신체 활동을 시작하거나 음주·흡연을 중단하는 등 건강 관리 행동을 실천하고 있었다. 이는 치료 경험 이후 자신의 신체 상태를 재인식한 결과로 이해될 수 있으며, 현재의 건강과 일상을 유지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응으로 나타났다.
Tedeschi와 Calhoun(2004)은 개인이 주관적으로 지각한 삶의 위기나 삶을 뒤흔드는 사건을 외상 사건으로 정의하는데, 암 또한 개인에게 존재적 위협을 가하는 외상 사건으로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 관찰된 참여자들의 변화는 Tedeschi와 Calhoun(1996)이 제시한 외상 후 성장의 다섯 가지 하위 영역과 개념적으로 유사한 특징을 보인다. 다만, 이러한 변화는 모든 참여자에게 동일하게 나타난 것은 아니며, ‘노화·저소득·독거·남성’이라는 구조적 제약 속에서 저강도의 형태로 관찰되었다.
참여자들은 자신의 취약성을 인지하고 외부 자원에 도움을 요청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갔고, 지역사회복지서비스 및 사회보장제도를 통해 일상을 유지하고 있었다(타인과의 관계 변화). 또한 일부 참여자들은 흡연, 음주 등 기존의 생활습관에서 벗어나 걷기, 자전거 타기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시작하며 주도적인 삶의 첫걸음을 내딛고 있었다(새로운 가능성). 참여자들은 암 진단을 통해 죽음을 간접적으로 경험한 이후, 하루하루 충실히 살아가며 삶의 가치 발견하는 모습을 보였다(영적 변화). 더불어 복합적으로 취약한 환경 속에서도 ‘인생을 재미나게 산다’며 자신의 장점을 인식하고 있었으며(개인적 강점), 암 치료 이후의 삶에 감사한 마음을 반복적으로 표현하였다(삶에 대한 감사).
본 연구에서 확인된 외상 후 성장은 완벽한 치유를 뜻하는 성장은 아니다. 그러나 ‘노화·저소득·독거·남성’라는 복합적 취약한 조건에서 암이라는 ‘재난’을 경험한 상황에서 기존의 삶이 유지되고, 미약하게나마 개선되는 과정 또한 중요한 성장으로 해석된다. 모든 연구 참여자가 다섯 가지 영역의 외상 후 성장을 통합적으로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현재의 삶을 수용하고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며 투병 경험을 재구성하고 있었다. 이러한 변화는 복합적 취약 조건 속에서 나타나는 제한적인 의미 재구성 또는 현실 수용의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으며, 외상 후 성장의 일부 측면과 유사한 특징을 보인다.
아울러 참여자들의 변화는 Nam 등(2024)이 제시한 Senior Meaning in Life Evaluation(SMiLE) 척도의 네 가지 의미 구성 요소인 ‘수용’, ‘공허함의 극복’, ‘주도적인 삶’, ‘사회공헌’의 흐름과 개념적으로 맞닿아 있는 측면을 지닌다. 참여자들은 암이라는 재난적 상황 속에서도 삶을 포기하기보다는 현재의 조건을 수용하고, 일상의 공허함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지속하였으며,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자신의 삶에 대한 주도성을 회복하고자 하였다. 또한 일부 참여자에게서는 자신이 경험한 지원을 타인과 나누거나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의 사회공헌 활동이 관찰되었다. 이는 취약한 조건 속에서도 삶을 존엄하게 유지하고 의미를 재구성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의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의 투병 경험이 단순히 취약성과 고통에 머무르는 과정이 아니라, 적절한 사회적 지원과 지지가 제공될 경우 삶의 태도와 의미가 재구성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본 연구 결과,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는 치료비 뿐만 아니라 돌봄 공백, 이동의 어려움, 식사와 주거 문제 등 치료 지속을 둘러싼 일상적 조건에서 중대한 어려움을 경험하였다. 따라서 이하의 제언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의 치료 지속성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실천적·제도적 과제를 중심으로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들은 지원체계가 있었지만, 이를 알지 못하거나 도움을 요청하지 못해 치료가 지연되고 건강관리가 악화되는 경험을 하였다. 이는 취약계층 환자들에게 전제되어 온 기존의 ‘필요시 신청’이라는 원칙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와 같이 사회적 결정요인 위험요인을 동반한 고위험군 취약계층 환자를 조기에 자동으로 선별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암 진단 또는 치료 계획 수립 단계에서 독거, 저소득, 고령 등의 조건이 확인될 경우, 의료사회복지 상담으로 자동 연계되는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실제로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임상과별 취약환자 기준을 설정해 자동의뢰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조기 개입과 맞춤형 지원이 가능해졌다는 성과가 보고된 바 있다(대한의료사회복지사협회, 2021). 이러한 사례는 향후 많은 의료기관에서 환자 선별 절차를 마련하여, 경제적 개입을 넘어 정서적·사회적 지원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서비스 제공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자동 선별 및 연계 체계가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의료사회복지사의 전문적 개입 역량과 인적 자원이 충분히 확보되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 의료사회복지사는 취약계층 환자가 겪고 있는 복합적인 어려움을 평가하고, 적절한 자원을 연계하여 이들이 퇴원 후 지역사회에서 편안하게 거주할 수 있도록 하였다. 즉, 의료사회복지사의 역할은 단순 상담과 행정적 지원을 넘어, 취약계층 암환자의 치료 지속성과 환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 인력이라 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26년 3월 27일부터 복합 지원이 필요한 노인·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살던 곳에서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는 통합돌봄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해당 제도는 본 연구 참여자들과 같이 퇴원 이후 식사, 주거, 이동의 어려움으로 치료 지속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에게 실질적인 지원 기반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암 치료 중인 노인의 경우 의료기관의 선별과 판단 없이는 적절한 자원 연계가 어렵다는 점에서, 의료기관은 단순 의뢰 기관이 아니라 환자의 위험요인을 조기에 포착하고 지역사회 자원과 연결하는 출발점으로 기능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재 선별, 연계, 조정 등 의료기관의 역할에 대한 제도적 보상체계가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의료 기관 내 자동선별 시스템, 의료기관과 지역사회 간 통합돌봄 운영 협력을 위해서는 인력과 사업 운영에 대해 제도적으로 인정되고 보상되는 구조가 필수적이다. 이는 향후 취약계층 노인 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통합 돌봄 체계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는 핵심 조건이 될 것이다.
연구 참여자들에게 의료비 지원이 치료 시작의 필수 조건이었다면, 치료 지속의 조건은 간접의료비 마련에 있었다. 본 연구에서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의 치료를 지연하고, 치료 환경을 열악하게 만들었던 것은 치료비 부족이 아니라 치료비 외의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결과였다. 연구 참여자들은 보호자 부재로 인해 회복에 필수적인 동행과 간병을 제공받지 못했으며, 수차례의 환승과 장거리 통원으로 인한 교통비 부담은 병원 방문에 장벽으로 다가왔다. 또한 식사의 어려움으로 영양 불균형과 체중 감소가 발생하여 치료가 중단되는 사례도 나타났다. 이러한 식사, 이동, 간병, 주거 환경과 관련된 비용과 조건은 개별적인 생활 문제로 인식되기 쉽지만, 본 연구에서는 치료의 연속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드러났다.
이는 의료비 지원만으로는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치료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의료비 지원으로 수술 등 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지만, 퇴원 이후 회복과 치료 지속을 뒷받침하는 환경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치료 효과가 지속되기 어렵다. 따라서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지원 체계는 의료비 지원에서 더 나아가 치료 과정 전반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이러한 접근은 단순한 지원 확대를 넘어 치료 중단과 지연을 예방하고 의료 자원의 비효율적 소모를 줄이는 대안이 될 수 있으며, 취약계층 노인 암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는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 즉 취약계층 암환자를 위한 치료비 외 비용에 대한 지원사업은 거의 부재한 실정이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많은 환자들의 간병비 부담을 완화하였으나, 대부분 경증 환자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중증 암환자는 실질적으로 이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지적된다(박대진, 2020). 이는 간호인력 공급 부족과 재정적 제약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이며(김진현 외, 2017), 결과적으로 저소득 중증 암환자는 제도적 사각지대에 머무르게 된다.
또한, 국내에는 이동약자를 위한 교통지원사업이 마련되어 있으나, 기력 저하로 인해 거동이 어려운 암환자의 경우 활용 가능한 자원이 부재하다. 따라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교통비 지원사업을 제도화하고 저소득 환자의 병원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립암센터의 「동행」 프로그램과 같이 취약계층 환자에게 교통카드를 지원하여 내원 부담을 줄인 사례는, 제도적 개입이 치료 접근성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참여자들이 경험한 열악한 주거지는 단순한 생활상의 불편이 아니라 암 치료와 회복을 위협하는 사회적 결정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따라서 홀로 거주하는 노인 암환자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환경 개선이 필요하나, 현재 암환자 맞춤 주거 환경 개선 사업은 부재하다. 2019년, 고양시와 국립암센터는 취약계층 암환자를 대상으로 안전 손잡이·리모콘 조명·미끄럼방지 매트 등 낙상 예방 설비를 지원하여 기존 주거지에서 자립적 생활을 돕는 사업을 시행한 바 있으나 현재 종료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례는 전국적 확대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더 나아가, 본 연구 참여자들과 같이 퇴원 후 자가 돌봄이 불가능한 환자를 위한 ‘중간집(transition house)’과 같은 임시 거주 시설 마련이 필요하며, 일본의 개호노인보건시설처럼 의료·재활·생활 지원을 통합 제공하는 모델은 우리나라에도 적용 가능하며(권순정, 2010), 최근 서울과 부천에서 운영 중인 재활형 중간시설은 그 가능성을 확인시켜준다.
암환자에게 적절한 영양 상태는 면역력 유지와 치료 효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조건이므로, 단순한 식사 제공을 넘어선 맞춤형 지원이 요구된다. 최근 국내에서도 암환자 맞춤 식단을 제공하는 민간 업체들이 등장하고 있으나 해당 제품은 한 끼당 1만 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며 주로 인터넷 주문을 통해 접근할 수 있다. 본 연구의 참여자인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들은 정보에 대한 접근성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이러한 서비스를 실제로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따라서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영양 지원 사업이 필요하다. 실제로 국립암센터의 「케어브릿지」 프로그램은 영양 보충 패키지를 제공하고 필요할 경우 임상 영상사 상담 연계를 통해 환자의 치료 환경을 보완해왔으며, 한국혈액암협회 역시 영양음료 지원 사업을 통해 취약계층 환자의 영양 결핍 완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영양 지원이 환자의 치료 지속성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본 연구 참여자들은 일반 노인을 대상으로 설계된 기존의 돌봄서비스가 암환자의 장기 치료와 이에 수반되는 특수한 욕구를 충족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실제로 참여자들은 암 치료 이후 신체적 기력 저하와 항암치료의 후유증으로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었으나 제공되는 서비스의 시간과 범위가 제한적이라 돌봄 공백을 경험하였고, 특히 가사 지원이나 신체 보조와 같이 회복 과정에서 필수적인 영역에 대한 지원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들의 식사 준비의 어려움, 좁은 사회관계망 등 기존의 취약성은 암 치료 후 가정과 지역사회 복귀 상황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암환자는 장기적인 관리와 회복이 필요하고, 노인은 일상생활에 복귀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 남성 노인은 가사와 자가 관리의 경험이 부족하여 일상생활 지원에 대한 필요성이 높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노인 암환자'를 대상으로 신청하여 이용할 수 있는 별도의 돌봄서비스는 부재하다. 이에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기존 돌봄서비스를 활용했지만, 성별 및 업무 범위의 제한으로 인해 돌봄의 영역이 한정적이었고, 암 치료 특성을 반영하지 못했다.
기존의 장기요양보험제도,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등 국가 차원의 노인돌봄 서비스는 이러한 암환자의 신체 변화와 회복 욕구 충족을 위해 설계된 제도가 아니다. 장기요양보험제도는 환자의 인지 기능과 신체 기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등급을 부여하고, 서비스 제공 대상자를 선정하기 때문에 암 치료로 인한 일시적, 급격한 기능 저하를 경험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기능을 유지하는 환자는 제도를 이용하기 어렵다.
또한 노인맞춤돌봄서비스는 예방적 돌봄을 목적으로 잔존 기능 강화와 자기 주도성 유지를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월 40시간 미만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일반 노인에게는 적합하지만, 중증 암환자의 실질적 욕구를 충족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보건복지부, 2022). 이러한 현 제도의 한계는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가 암 치료 이후 경험하는 급격한 기능 저하와 회복 욕구를 충분히 충족하지 못하게 한다.
아울러 연구 참여자들은 여성 중심의 돌봄 인력 구성에 대해 불편감을 호소하였는데, 이는 단순한 선호의 문제가 아니라 남성 독거노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데 제한으로 다가오며, 돌봄이 자율성과 존엄을 침해하는 경험으로 인식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현재 남성 요양보호사는 전체의 5%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으로 보고되는데 (강은나 외, 2019), 이러한 인력 구조는 남성 노인의 돌봄 접근성을 더욱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에 남성 돌봄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 이는 신체 수발과 가사 지원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완화할 뿐만 아니라, 질병을 경험한 남성 노인에게 자기 관리와 회복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긍정적 역할 모델로 기능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돌봄은 성별과 질병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돌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현행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체계 내에서 한시적·특화된 암환자 맞춤 돌봄을 도입하여 암 치료 특성을 반영한 표준 교육과 돌봄 시간을 추가한다면, 기존 제도의 틀에서 실효성을 높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저소득 독거노인 암환자의 회복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고, 돌봄 공백으로 인한 건강악화, 의료 형평성 저하를 예방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본 연구는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의 투병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함으로써, 기존 암환자 연구가 충분히 조명하지 못했던 집단 간 차별화된 취약성의 양상을 구체적으로 해당 집단의 목소리를 통해 드러냈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의가 있다. 기존의 연구들이 주로 여성 암환자 또는 암 생존자의 사회복귀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면, 본 연구는 빈곤, 남성, 독거, 노인이라는 인구사회학적 조건과 암이라는 중증질환이 중첩될 때 나타나는 투병의 어려움을 연구참여자의 경험 속에서 발견하고 분석하였다.
특히 본 연구는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의 투병 경험이 단순히 ‘경제적 어려움’이나 ‘보호자 부재’가 아닌, 연구 참여자의 성별과 생애 경험, 구조적 환경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기존 연구가 개별 제도나 서비스 단위에서의 문제를 다루어 온 것을 넘어 치료 시작부터 회복, 지역사회 복귀까지 전 과정에서의 취약성이 누적되는 구조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실천과 정책적 함의 측면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취약계층 암환자 지원이 단순히 의료비 지원이나 기존 돌봄서비스 연계에 국한되어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들의 치료 지속성과 회복을 위협하는 사회적 결정요인을 통합적으로 고려한 개입 체계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둘째,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는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기에 취약계층 선제적 선별과 자동 연계 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 셋째, 의료사회복지사는 이러한 복합적 취약성을 조기에 파악하고, 개입하는 핵심 주체로서 암환자의 치료 지속성과 삶의 질을 보장하는 전문 인력으로 정립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본 연구는 저소득 남성 독거노인 암환자의 생생한 투병 경험을 통해 암환자 돌봄과 노인 돌봄 정책이 성별, 가구 형태, 질병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였음을 제시하고, 향후 취약계층 암환자 맞춤형 제도를 구축하기 위한 근거를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학문적·실천적 기여를 지닌다.
그러나 본 연구는 몇 가지 한계도 지닌다. 첫째, 연구 참여자가 암 진단 초기의 비교적 경과가 양호한 환자들로 구성되어 있어 말기나 재발 환자의 경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둘째, 고형암 환자만 포함되었기에 혈액암 환자의 특수한 경험은 다루지 못하였다. 셋째, 특정 병원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기에 지역적 맥락이나 제도적 차이를 충분히 드러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다양한 병기와 암 유형을 포괄하고, 지역적·제도적 환경의 차이를 고려한 비교 연구가 필요하다. 나아가 양적 연구와의 병행을 통해 저소득 독거노인 암환자의 요구와 서비스 효과성을 체계적으로 검증한다면, 보다 실효성 있는 의료사회복지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 (2020. 4. 22.). 취지 못살리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민낯. 데일리메디. https://www.dailymedi.com/news/news_view.php?wr_id=854965
보건복지부. (2022). 2022년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사업 안내. 보건복지부. https://www.mohw.go.kr/board.es?mid=a10411010100&bid=0019&act=view&list_no=369956&tag=&n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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