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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제46권 제2호Vol.46, No.2

마약류 중독자의 장기 회복 경험과 유지 요인에 관한 연구

A Study on the Long-Term Recovery Experience of Individuals with Substance Use Disorders and the Determinants of Recovery Maintenance

알기 쉬운 요약

이 연구는 왜 했을까?
중독은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재발 위험을 평생 관리하고 회복 상태 유지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되는 만성질환적 특성을 가진다. 해외 연구들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회복 유지 기간을 통상 5년 이상으로 설명하고 있으나, 국내 마약류 중독 연구는 주로 초기 회복 과정에 집중되어 있었고, 장기간 회복을 유지하는 사례 자체도 매우 드문 현실이었다. 이에 본 연구는 소수의 장기 회복자들의 경험을 통해 회복이 어떻게 지속되는지, 그리고 장기 회복 유지에 필요한 조건은 무엇인지를 탐색하고자 하였다.
새롭게 밝혀진 내용은?
장기 회복은 단순히 약물을 끊은 상태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식과 인간관계를 지속적으로 변화시켜 가는 과정으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공동체 활동, 일상적 성찰, 관계적 지지를 통해 회복을 이어가고 있었으며, 일부 참여자들에게서는 종교적 신념과 실천이 삶의 방향성과 경계심을 유지하는 중요한 자원으로 기능하고 있었다. 반면 사회적 낙인, 처벌 중심의 제도, 부족한 치료·재활 환경, 사회적 고립은 회복 지속을 어렵게 만드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즉, 장기 회복은 개인의 의지만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회복을 지지하는 관계적·사회적 환경 속에서 유지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마약류 중독 회복은 단기 치료 중심의 접근을 넘어, 장기적 회복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유지단계 회복자에 대한 지속적 지원, 치료·재활 인프라 확충, 지역사회 기반 회복지원체계 강화, 사회적 낙인 완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회복자가 지역사회 안에서 안정적인 관계와 일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 환경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Abstract

This study explored the meaning of recovery and the conditions for maintaining long-term recovery among individuals with drug addiction within the context of Korea’s policy shift from punishment-oriented approaches toward treatment and rehabilitation. Semi-structured interviews were conducted with seven individuals who had maintained abstinence for more than five years without cross-addiction, and the data were analyzed using Braun and Clarke’s (2006) thematic analysis within a generic qualitative research framework. The findings showed that long-term recovery maintenance was shaped through the interaction of multiple recovery resources, including meaning systems, self-regulation, and relational support. Participants sustained recovery by reconstructing their identities and everyday lives through community participation and daily practices. However, social stigma, punishment-oriented systems, and limited treatment and rehabilitation infrastructures functioned as structural barriers to sustained recovery. The findings suggest that long-term recovery maintenance should be understood within the interaction of individual, relational, and social conditions, and highlight the need to strengthen support for the maintenance stage and to establish long-term recovery-oriented systems of care.

keyword
Substance Use DisorderLong-Term Recovery MaintenanceRecovery FactorsRelapse FactorsQualitative Research

초록

본 연구는 국내 마약류 정책이 처벌 중심에서 치료·재활 중심으로 전환되는 흐름 속에서, 마약류 중독자의 장기 회복 유지 경험을 통해 회복의 의미와 유지 조건을 탐색하였다. 교차중독 없이 단약 5년 이상을 유지한 회복자 7명을 대상으로 일반적 질적 연구 방법론에 따라 반구조화된 인터뷰를 실시하고, Braun과 Clarke(2006)의 주제분석 절차를 적용하였다. 분석 결과, 장기 회복 유지는 의미체계, 자기조절, 관계적 지지 등 다양한 회복 자원이 상호작용하는 과정 속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공동체 참여와 일상적 실천을 통해 삶의 방식과 정체성을 재구성하며 회복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사회적 낙인, 처벌 중심 제도, 제한된 치료·재활 인프라는 회복 유지의 구조적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본 연구는 장기 회복 유지를 개인·관계·사회적 조건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해할 필요성을 제시하며, 유지단계 지원 강화와 장기적 회복지원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주요 용어
마약류 중독장기 회복 유지회복 요인재발 요인질적 연구

Ⅰ.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국내 마약류 유통 구조는 최근 SNS와 다크웹을 중심으로 한 비대면 거래망의 확산과 함께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과거 일부 계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며 대면 거래에 의존하던 유통 방식이 온라인 공간으로 이동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복합적 네트워크로 발전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거래 경로의 확산이 아니라, 신종 향정신성 물질의 등장과 함께 유통의 비대면화·조직화·기술화가 결합된 구조적 전환으로 이해된다. 기존의 불법 마약(아편·코카인·헤로인 계열)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사용 양상은, 최근 들어 의료용 의약품의 오·남용으로 확장되며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흐리고 있다. 특히 청소년과 청년층을 중심으로 ADHD 치료제 같은 의료용 약물의 처방이 급격히 증가하고, 수면제·식욕억제제 등 기타 향정신성 의약품의 중독 사례도 확산되고 있다(Kim et al., 2024). 이러한 변화는 마약류가 ‘공부 잘되는 약’이나 ‘다이어트 약’이라는 이름으로 일상에 스며드는 현실을 보여주며, 개인의 일탈을 넘어 공중보건 차원의 관리와 대응이 요구되는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대응하여 정부는 단속 및 정책 대응 체계를 강화하였으며, 그 결과 2023년 마약류 사범 단속 건수가 27,611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였다(대검찰청, 2025, p. 135). 이와 함께 정부는 공급 차단과 수요 억제를 포괄하는 통합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수사·감시 기능을 강화하였다. 아울러 재범 방지를 위한 사법·치료·재활 연계 모델이 시범적으로 도입되었으며(대검찰청, 2025, pp. 89–99; 보건복지부 외, 2024), 이러한 제도적 흐름 속에서 2025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어 국가와 지자체의 치료·재활 책임이 명시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처벌 중심의 정책이 점차 치료와 재활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정책 기조는 회복 지원 인프라의 전국적 확충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의 ‘함께한걸음센터’는 2018년 서울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 전국 17개 시·도로 확대되었으며, 2025년에는 서울시가 은평시립병원 내에 ‘서울시 마약관리센터’를 개소하였다. 이는 사법 절차와 연계된 투약 사범을 대상으로 초기 상담 및 치료·재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사회 복귀를 지원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하여, 2024년 기준 단속 건수는 전년도 대비 16.6% 감소하였으나(대검찰청, 2025, p. 135), 이를 인프라 확충에 따른 실질적 회복 효과로 해석하기보다는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사 중심의 관행과 낮은 사회적 인식 수준, 그리고 인력과 재정의 한계가 회복 지원 체계의 기능을 제약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치료·재활로 이어지는 구조적 연계가 미비하다는 비판이 공존한다(한국과학기술한림원, 2019, pp. 46–47).

이와 같은 회복 중심의 정책 전환은 마약중독 회복 연구의 학문적 논의 지형에도 점차 반영되고 있다. 최근 범죄·교정학 분야에서는 교정시설 내 재활교육과 치료공동체를 통해 회복지향 처우의 실효성을 탐색하고 있지만 (김도균, 나종민, 2025; 유숙경, 최우진, 2025; 유숙경, 2024), 심리·상담학 분야에서는 주로 중독의 형성과 병리요인을 중심으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회복 중심 연구는 아직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김재환 외, 2025; 김주은, 임태선, 2025; 장혜량 외, 2025). 한편 사회복지학 분야에서는 외상 경험의 재해석 과정과 가족·공동체 지지 등 관계적 자원을 중심으로 회복의 기반을 조명하고 있다(양소남 외, 2025; 조한나, 조수민, 2025; 최유리, 강향숙, 2025). 그러나 이러한 학문적 확장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연구의 다수는 여전히 회복의 초기 국면에 집중되어 있으며, 단약 이후 장기적 회복 유지 과정을 실증적으로 탐색한 연구는 드물다. 예를 들어, 최유리와 강향숙(2025)의 치료공동체 입소자 연구는 초기 회복 동기의 형성과 공동체 내 실천을 조명 하였으나, 장기 회복 유지의 조건과 분기점은 다루지 않았다.

이러한 연구 경향은 중독의 만성적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닌다. 중독은 미국 국립 약물남용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Drug Abuse, 2020)가 “만성적이고 재발하는 장애(chronic, relapsing disorder)”로 정의한 바와 같이,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과 유사하게 반복적 악화와 지속적 관리가 요구되는 질환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만성질환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선행연구들은 회복이 유지되는 과정에서 개인이 어떠한 선택과 자기조절 전략을 반복해 왔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탐색하지 못하였다. 이러한 연구 축적의 불균형은 마약류 중독 회복이 ‘왜 유지되기 어려운가’라는 질문을 경험적으로 규명할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즉, 회복을 단순히 단약의 지속 여부로 판단하기보다는 재발 없이 장기 회복을 유지하고 있는 소수의 경험이 어떠한 조건과 맥락 속에서 가능했는지를 심층적으로 탐색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은 회복을 단일한 사건이나 치료의 종료로 이해하는 관점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한다. 회복은 단약이나 치료의 종료로 완결되지 않으며, 삶 전반을 재구성하는 장기적 과정이다(Substance Abuse and Mental Health Services Administration [SAMHSA], 2023). 예컨대 금연이 반복된 시도와 실패를 거쳐 정착되듯, 마약중독의 회복 또한 시행착오와 자기조절의 순환을 통해 점진적으로 안정화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익명의 알코올중독자 모임(Alcoholics Anonymous, AA) 구성원들이 자신을 “회복되었다(recovered)”가 아닌 “여전히 회복 중이다(still recovering)”라고 표현하는 것은, 회복이 일회적 성취가 아니라 지속적인 유지와 점검이 요구되는 과정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Dodge et al., 2010; Miller et al., 2019에서 재인용). 그러나 국내 선행연구들은 중독의 만성질환적 본질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회복의 일부 국면에만 머무르는 경향이 있다.

더욱이 마약류 중독의 장기 회복자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관련 연구는 아직 미비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반면 알코올 중독 분야에서는 장기 회복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다수 축적되어 있으며(박경은 외, 2021; 강선경 외, 2020; 강선경, 최윤, 2018), 도박 중독 분야에서도 장기 단도박자의 회복 경험을 다룬 연구가 일부 보고되고 있다(장정은, 전종설, 2021; 김형석, 박상규, 2015). 이러한 연구 축적의 불균형은 마약류 중독 분야에서 장기 회복의 조건을 규명해야 할 학문적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따라서 마약류 중독자의 회복을 단기간의 치료 성과가 아닌 지속 가능한 회복 유지의 조건으로 이해하고, 그 지속을 가능하게 하는 개인적·관계적·구조적 요인을 통합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마약류 중독자의 장기 회복 유지 과정에 대해 심층적으로 탐색하고자 한다.

2. 연구 목적 및 연구 문제

본 연구는 교차중독 없이 단약 5년 이상을 유지하며 회복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마약류 중독자를 대상으로, 장기 회복 유지의 요인과 실천 전략을 질적으로 탐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연구 문제를 설정하였다.

  • 연구 문제 1. 장기 회복 유지자들은 ‘진정한 회복’을 어떻게 의미화하는가?

  • 연구 문제 2. 장기 회복 유지자들은 자신의 회복 과정을 반추하며, 재발자와 회복 유지자의 차이를 어떤 경험과 인식을 통해 이해하는가?

  • 연구 문제 3. 장기 회복 유지자들은 마약류 중독의 장기 회복 유지가 다른 중독에 비해 어렵다는 인식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 연구 문제 4. 장기 회복 유지에 지속적으로 기여하는 실천과 자원은 무엇인가?

Ⅱ. 이론적 배경

1. 중독에서 회복의 개념과 장기 회복 유지의 조건

중독 치료 분야에서는 회복에 대한 합의된 정의가 여전히 존재하지 않으며, 시대와 관점에 따라 다양한 개념이 공존해왔다(Laudet, 2007). 초기에는 미국정신의학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의 DSM 진단체계에서 제시한 관해(remission)가 회복의 주요 지표로 활용되었으나, 이는 진단 기준 충족 여부에 국한된 협소한 개념이었다(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00). 이후 베티 포드 합의 패널(The Betty Ford Consensus Panel, 2007) 이 금주, 개인 건강, 시민성의 세 요소를 제시하면서 회복 개념은 단순한 금욕 중심에서 다차원적 틀로 확장되었다. 이를 기점으로, 회복은 점차 의학적 진단의 범주를 넘어 인간적·영적 성장의 의미로 재해석되기 시작했다. White(2007)는 회복을 문제의 극복과 상처의 치유를 통해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경험으로, Laudet(2007)는 건강과 웰빙의 증진 및 자기주도적 삶과 잠재력 실현의 과정으로, Galanter(2007)는 영적 지향을 통한 의미와 소속감의 획득으로 설명하였다. 또한 Dodge et al.(2010)는 회복을 신체적·심리적·사회적·영적 영역을 포괄하는 다차원적 변화이자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점진적으로 진전되는 역동적 과정으로 파악하였다.

이후 회복의 개념은 개인의 주관적 변화에 국한되지 않고, 삶의 의미, 사회적 관계, 공동체적 통합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미국 물질남용·정신건강서비스청(SAMHSA, 2023)과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2023)는 회복을 건강, 주거, 목적, 공동체의 네 축을 기반으로 한 장기적 관리와 사회적 통합의 과정으로 규정하였다. 나아가 Zemore et al.(2023)는 단약 여부를 넘어 웰빙, 삶의 질, 삶의 의미와 목적을 포함하는 총체적인 변화 과정으로 이해하면서, 최근 회복 담론이 보다 통합적이고 확장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다차원적 확장은 회복이 단기간에 완결되는 사건이 아니라,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의 변화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심화되는 과정임을 전제한다. 따라서 회복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점진적으로 안정화되는 장기적 과정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White, 2012; Bjornestad et al., 2019). 여러 연구에 따르면, 단약을 5년 이상 유지한 경우 재발 위험은 일반 인구의 발병률과 유사한 수준으로 낮아지며, 삶의 질과 사회적 기능 또한 이 시점 이후 가장 안정화되는 경향을 보인다(Kelly et al., 2018; Collins & McCamley, 2018). Dennis et al.(2007)는 1,162명을 8년간 추적한 종단 연구에서 5년 이상 회복 집단이 주거 안정성, 사회적 지지, 재발 저항 자기효능감 등 주요 보호요인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고 보고하였고, Vigdal et al.(2023)는 ‘5년 이상’을 장기 사회적 회복의 기준으로 제시하였다. 이러한 실증적 근거는 장기 회복을 정의하기 위한 기준으로 5년 이상의 타당성을 뒷받침한다. 이는 회복이 시간의 경과 속에서 개인의 정체성 변화뿐 아니라, 개인을 둘러싼 관계적 환경과 제도적 맥락 속에서 삶의 구조가 재편되는 과정임을 시사한다.

한편, 회복의 질적 완성은 단약의 지속만으로 규정되지 않는다. Berger(2018)는 단일 물질의 중단을 넘어 모든 중독성 물질과 행위를 완전히 중단해야만 ‘완전한 회복’이 가능하다고 보았으며, 다른 중독적 수단에 의존할 경우 주된 중독으로의 재발이나 교차중독(cross-addiction)으로 전이될 위험이 높다고 지적하였다(pp. 33–43). Flores(2010)는 이러한 교차중독의 극한 상황을 “마지막 출구가 닫히는 경험”으로 비유하며, 더 이상 회피할 수단이 남지 않은 절망의 순간이자 자기 자신과의 직면이 불가피한 시점으로 설명하였다. 이 지점에서 교차중독의 단절은 자기 인식과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회복의 출발점이 된다(p. 31). AA는 이를 ‘영적 각성(spiritual awakening)’이라 명명하며, 내적 전환과 변형적 회복의 시작으로 이해한다(Alcoholics Anonymous World Services, 2001). 국내에서도 노상헌(2021)은 반복된 ‘바닥치기’의 주요 원인으로 교차중독을 지목하며, 이를 장기 회복의 핵심적 위협 요인으로 제시하였다(p. 121).

이러한 이론적 논의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단약 5년 이상을 회복의 기준으로 설정하거나 교차중독 여부를 참여자 선정 조건으로 명시한 연구는 보고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기준은 연구대상자의 신뢰도와 타당도를 확보하기 위한 핵심 준거로서, 장기 회복자의 특성과 경험을 타당하게 이해하기 위해 고려될 필요가 있다. 결국 회복은 단약의 지속만으로 규정될 수 없으며, 교차중독의 위험을 배제한 상태에서 장기적으로 안정된 삶을 재구성 해 가는 과정이다. 이는 회복이 단일 사건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점진적으로 심화되는 변화 과정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진정한 회복의 지속성과 타당성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교차중독을 배제한 상태에서 단약 5년 이상을 유지한 대상을 참여자 선정의 핵심 기준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장기적 회복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적 틀이 요구된다.

한편 최근 중독 회복 연구에서는 회복을 개인의 의지나 단일 치료 효과로 환원하기보다 개인적·사회적·문화적 자원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해하는 관점이 확산되고 있다(Bunaciu et al., 2024; Patton & Best, 2024). 이러한 흐름 속에서 영성과 종교적 경험 역시 특정 종교 전통의 신앙 고백으로 한정되기보다 장기 회복 유지 과정과 관련된 다양한 요인 가운데 하나로 논의되고 있다. 종교적·영적 대처는 스트레스와 고위험 상황에서 활용되는 자기조절 전략의 한 형태로 이해되며, 개인의 의지적 통제를 보완하는 외적·관계적·의미적 자원으로 기능할 수 있다(서미경, 2019). 다만 영성은 회복의 필수 조건으로 규정되기보다, 개인이 장기 회복 과정에서 선택적으로 활용하는 다양한 회복 자원 가운데 하나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장기 회복 유지 과정은 단약의 지속 여부를 넘어 개인이 어떠한 의미체계와 관계망, 생활양식을 구축해 가는지의 문제로 확장되며, 영성 역시 이러한 다층적 자원 구성 속에서 파악될 필요가 있다.

2. 초이론적 변화단계모델에서의 유지단계의 의미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회복은 단일 시점에서 완결되는 사건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점진적으로 심화되는 과정이다. 이러한 지속성과 안정성을 설명하기 위한 이론적 틀 가운데 하나로 초이론적 변화단계모델(Transtheoretical Model of Change, TTM)이 활용되어 왔다. Prochaska와 DiClemente(1984)는 인간의 행동 변화를 무관심–숙고–준비–실행–유지의 단계로 구분하며, 변화가 단선적 경로가 아니라 재발과 순환을 포함하는 비선형적 과정임을 강조하였다. 이 모델은 회복을 ‘행동의 시작’이 아니라 ‘변화의 유지’라는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성을 제기한다는 점에서 일정한 설명력을 가진다. 본 연구에서는 이 모델을 장기 회복 유지의 특성을 설명하기 위한 보조적 이론 틀로 활용하였다.

이 가운데 유지단계(maintenance stage)는 회복의 성패가 갈리는 핵심 국면으로 이해된다. Miller et al.(2019) 는 중독 회복을 체중 감량에 비유하며, 새로운 행동을 시작하는 것보다 이를 장기간 유지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고 지적하였다(p. 335). DiClemente(2018) 역시 유지단계의 핵심 과제를 특정 행동 변화가 개인의 삶 전반에 통합되어 지속 가능한 생활양식으로 정착되는 과정으로 설명하였다(pp. 236–237). 즉, 단약의 실행은 회복의 종결이 아니라 변화된 삶을 지속적으로 살아내는 장기적 과업의 출발점이다.

회복을 시간의 경과에 따라 구분한 연구들도 이러한 관점을 뒷받침한다. Kelly와 Hoeppner(2015)는 영국 약물정책위원회(UKDPC, 2008)의 제안을 바탕으로 회복을 초기 회복(1년 이내), 지속 회복(1~5년), 안정 회복(5년 이상)의 세 단계로 구분하였다. 최근 연구들 역시 회복을 치료의 종료가 아닌 자기관리(self-care)를 포함한 지속적 삶의 과정으로 이해한다(Folgueiras-Vila et al., 2025). 또한 Svendsen et al.(2020)는 장기 회복자들이 지속적인 피드백과 자기 모니터링을 통해 상태를 점검하고 기능적 회복을 유지하는 과정을 보고하였다. 이러한 논의는 유지단계가 단순한 금욕의 지속이 아니라 삶 전반의 변화와 기능적 회복이 병행되는 장기적 과정임을 시사한다.

특히 약물이 주요 대처 수단이었던 중독자는 단약 이후에도 동일한 스트레스와 위기를 경험하므로, 유지단계에서 새로운 대처 전략을 학습하고 일상에 적용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Prochaska & Velicer, 1997). 유지단계는 수년에 걸친 장기적 과정으로, 변화된 행동을 지속하고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능동적인 자기관리와 점검이 요구된다. 초기 재발예방이론은 이를 단순한 부정적 행동의 회피가 아니라 삶의 질 변화로 보았으며(Marlatt & Donovan, 2005), 최근 연구들은 이러한 변화를 정체성 전환의 과정으로 설명한다. 즉, 회복자는 ‘중독자’에서 ‘회복자’로의 자기정체성 변화를 통해 “나는 더 이상 약물을 사용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는 인식을 확립하고, 변화된 삶의 방식을 자신의 존재에 통합한다(Donaldson et al., 2023; Meijer et al., 2018).

행동경제학적 관점에서도 유지단계의 어려움이 설명된다. 중독은 즉각적이고 강력한 보상을 제공하지만, 회복은 지연된 보상에 의존하기 때문에 유지가 어렵다(Bickel et al., 2014). 중독을 제거하면 삶 속에 ‘빈 공간’이 생기며, 이를 채울 의미 있고 만족스러운 대안적 강화물이 없다면 중독은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지로 남는다. 따라서 성공적 유지를 위해서는 기존 보상을 대체할 활동이 필요하며, 이러한 새로운 생활양식이 습관으로 정착될 때 비로소 장기 회복이 가능하다(Tucker et al., 2021).

결국 회복의 성패는 변화된 삶을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DiClemente, 2018, pp. 236-243; Miller et al., 2019, p. 336). 유지단계는 단순한 단약의 연장이 아니라 회복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임계점으로 이해되며, 변화된 행동과 생활양식이 삶 전반에 통합되는 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은 장기 회복 유지가 개인의 삶 속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지속되는지를 다각적으로 탐색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Ⅲ. 연구 방법

1. 일반적 질적연구

본 연구는 마약류 중독자의 장기 회복 유지 경험과 그 지속 요인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목표로 하기에, 연구 질문의 본질에 부합하는 유연하고 귀납적인 일반적 질적연구(generic qualitative research) 방법론을 채택하였다. 이는 특정 방법론의 엄격한 틀에 얽매이지 않는 접근으로(Kahlke, 2014; Caelli et al., 2003), 참여자의 주관적 경험과 의미 구성을 탐색하려는 본 연구의 목적에 부합한다. 이러한 접근은 Merriam(2009)이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어떻게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지 이해하고자 할 때” 가장 적절하다고 설명한 바와 일치하며, 현상의 복잡성과 연구 질문의 탐색적 성격을 고려한 의도적 방법론적 선택이다(Kahlke, 2014; Ellis & Hart, 2023). 본 연구는 참여자의 경험 해석과 의미 부여에 초점을 두고 자료로부터 귀납적으로 주제를 도출하며(Merriam, 2009; Kahlke, 2014), 연구자의 지속적 성찰을 동반하는(Caelli et al., 2003) 핵심 특징에 기반하여 수행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마약류 중독 회복은 수치화하기 어려운 내면적 경험이 핵심이므로 질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일반적 질적연구의 유연성과 해석적 초점은(Kahlke, 2014) 본 연구의 탐색적 질문에 효과적으로 답하고(Ellis & Hart, 2023), 회복자의 경험에 기반한 총체적 이해를 구축하는 데 적합하다.

2. 연구 참여자 선정

본 연구는 마약류 중독으로부터의 장기적 회복 유지 경험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목적으로 하므로, 연구 질문에 가장 풍부하고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참여자를 의도적으로 선정하는 준거적 표집을 시행하였다(김인숙, 2024). 마약류 중독자는 사회적 낙인과 처벌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은폐된 집단의 특성을 갖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경로를 통한 접근이 필수적이다. 이에 연구진은 다음과 같은 단계적 절차를 통해 참여자를 모집하였다. 첫째, 마약류 중독 회복 현장에서 다년간 활동하며 회복자들과 두터운 신뢰 관계를 형성해 온 민간 활동가를 섭외하여 최초의 잠재적 참여자들에게 연구의 목적과 윤리적 보호 장치를 설명하고 접근을 시도하였다. 둘째, 연구진이 익명의 약물중독자 모임(Narcotics Anonymous, NA)에 직접 참관하여 회복자들과 라포를 형성하였으며, 이를 기반으로 연구 참여에 동의한 초기 참여자로부터 새로운 참여자를 소개받는 눈덩이 표집을 병행하였다. 본 연구의 참여자는 총 7명(남성 6명, 여성 1명)으로, 다음의 선정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19세 이상 성인이다. 첫째, 단약 기간이 5년 이상인 자로, 이는 장기 회복 경험을 심도 있게 탐색하기 위한 기준이다. 5년의 근거는 선행 연구(김진숙, 2020; Mao et al., 2024)에서 보고된 재발률 감소 경향과 NA의 실질적 기준을 동시에 고려하여 설정하였다. 둘째, 현재 음주 및 기타 중독성 행위(Kardefelt-Winther et al., 2017)가 없는 자로 한정하였다. 이는 연구의 초점을 마약류 중독 회복 경험에 맞추고, 다른 중독 문제로 인한 교란 변수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참여자의 단약 기간과 교차중독 여부는 서류나 생물학적 검사에 의해 객관적으로 검증된 것이 아니라, NA 내에서 장기간 활동하며 회복과정을 지켜본 구성원의 추천과 평판에 기반하여 확인되었다. 추천자는 해당 참여자의 단약 기간, 회복 활동 지속 여부, 기타 중독성 행위 여부에 대해 공동체 내에서 형성된 신뢰와 장기적 관찰에 근거하여 판단하였으며, 연구자는 참여 전 사전 면담을 통해 이를 재확인하였다. 이 기준에 따라 참여자를 모집하였으나 실제 표집 결과 참여자의 다수는 10년 이상 단약을 유지한 사례였다. 이는 NA 및 회복 현장에서 장기간 활동해 온 구성원의 추천과 눈덩이 표집 과정에서 장기 회복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공동체 내 신뢰를 형성한 구성원이 우선적으로 소개되는 특성이 반영된 결과이다. 또한, 연구자는 마약류 중독과 회복 과정의 성별 차이(이현주, 박병선, 2025; 정주연 외, 2024) 및 여성 마약류 사범의 급증 현실(대검찰청, 2025)을 반영하기 위해 참여자 성별을 고려하고자 노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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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연구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
참여자 성별 연령 거주 권역 직군 혼인상태 주요 투약 약물 단약 기간 종교 여부
A 55 수도권 중독 회복자 강사 이혼 필로폰, 대마 등 9년 개신교
B 45 수도권 경영·사업직 기혼 필로폰 7년 천주교
C 40 수도권 학원 강사 기혼 필로폰, 대마, 엑스터시 10년 개신교
D 43 광역시 연구소장 기혼 필로폰 등 17년 개신교
E 75 지방 중소도시 회복 활동가 이혼 필로폰 15년 이상 개신교
F 49 지방 중독재활시설 운영직 기혼 필로폰 18년 개신교
G 58 지방 중소도시 정신재활시설 운영직 기혼 필로폰 19년 무교

연구 참여자들은 장기간 단약을 유지하고 있는 회복자로, 회복 과정에서 다양한 사회적·제도적 맥락을 경험하였다. 참여자들은 약물 사용으로 인한 가족 관계 갈등, 직업 상실, 사법적 문제 등을 경험한 이후 회복 공동체 참여와 동료 지지망을 통해 회복을 유지해 왔다. 또한 일부 참여자는 치료기관 이용 및 재활 프로그램 참여 경험을 보고하였다. 이러한 배경은 본 연구의 참여자들이 개인의 내적 변화뿐 아니라 사회적 지지와 제도적 환경 속에서 회복을 유지해 온 집단임을 보여준다.

3. 자료 수집

자료 수집은 2025년 2월부터 약 2개월간, 엄격한 윤리적 절차에 따라 진행되었다. 연구자는 잠재적 참여자에게 연구 목적, 과정, 익명성 보장 방안을 사전에 상세히 설명하고, 면담 직전 현장에서 서면으로 연구 참여 동의서를 받았다. 자료는 반구조화된 심층 면담을 통해 체계적으로 수집되었다. 면담은 참여자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참여자가 원하는 장소에서의 대면 면담 또는 Zoom을 활용한 비대면 면담을 통해 진행하였다. 면담 진행 과정에서 연구진은 인터뷰 매체(대면/비대면)의 차이가 수집된 자료의 질이나 참여자의 진술 양상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였다. 비교 결과, 오프라인 대면 인터뷰와 온라인 인터뷰 간에 회복 경험에 대한 진술의 구체성이나 정서적 깊이에 있어 유의미한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온라인 환경이 라포 형성을 저해하거나 비언어적 상호작용을 제약하는 등의 부정적 영향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두 방식 모두에서 본 연구의 목적에 부합하는 풍부하고 심층적인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 주요 질문은 “선생님이 생각하는 진정한 회복은 무엇입니까?”, “마약류 중독의 회복 유지가 다른 중독보다 어렵다고 느끼신다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재발 경험자와 장기 회복 유지자의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현재 회복을 유지하기 위해 수행하고 있는 활동은 무엇입니까?” 등으로 구성되었다. 1회당 90~120분씩, 참여자의 경험에 따라 1~3회 추가 면담을 진행하며, 더 이상 새로운 정보가 나오지 않는 자료의 포화(data saturation) 시점까지 면담을 지속하였다(김인숙, 2024). 또한, 정해진 순서에 얽매이지 않고 참여자의 응답에 따라 유연하게 진행하였으며, 모든 면담 내용은 참여자의 동의하에 녹음 후 즉시 전사되었다.

본 연구의 반구조화 인터뷰 질문은 장기 회복 유지 경험 전반을 포괄적으로 탐색하기 위해 구성되었으며, 회복 경험, 재발 경험, 교차중독, 회복 유지 활동 등 다양한 영역을 포함하였다. 영성 관련 질문은 회복 유지 활동의 다양한 영역 중 하나로 포함되었다. 또한 반구조화 인터뷰의 특성상 실제 인터뷰 과정에서는 참여자의 경험과 진술 흐름에 따라 질문 순서와 탐색 내용이 유연하게 조정되었으며, 최종 연구 결과는 인터뷰 자료 전반에 대한 귀납적 분석 과정을 통해 도출되었다. 인터뷰 질문의 세부 내용은 부록 1에 제시하였다.

4. 자료 분석

본 연구의 자료 분석은 Braun과 Clarke(2006, 2019, 2022)가 제안한 성찰적 주제 분석(reflexive thematic analysis) 방법을 적용하여 수행하였다. 성찰적 주제 분석은 연구자가 객관적 진실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이론적 민감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자료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주제를 능동적으로 구성하는 과정임을 강조한다(Braun & Clarke, 2019, p. 594). 이에 본 연구에서는 기계적인 코딩 절차를 지양하고 연구자의 성찰적 개입을 통해 의미를 구성하는 방식을 채택하였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연구자의 주관성은 제거의 대상이 아니라 분석 과정에서 활용되는 중요한 자원으로 간주되었다. 연구진은 인터뷰 직후 각 참여자의 서사에서 두드러진 표현, 면담 과정에서의 첫인상, 주목된 지점과 정서적 반응, 후속 분석에서 검토가 필요한 질문을 분석 메모의 형식으로 기록하였다. 또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표현과 의미를 사례 간 비교를 통해 검토하며, 개별 진술이 어떠한 공통된 의미 패턴으로 연결되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였다. 이러한 해석은 일회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전사본을 반복 숙독하며 초기 해석이 특정 참여자의 개인사나 종교적 언어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았는지를 점검하였고, 유사한 의미가 다른 사례에서는 어떠한 방식으로 나타나는지를 비교하였다. 이와 함께 교차중독, 환경 통제, 일상적 루틴, 자기 성찰, 이타적 실천과 같은 요소들이 장기 회복 유지 과정에서 어떻게 상호 관련되는지를 검토하였다. 아울러 연구진은 분석 회의를 통해 회복, 재발, 영성, 공동체, 교차중독에 대한 선이해가 코드 생성과 주제 구성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였다. 특히 특정 해석이 연구자의 가치 판단에만 근거한 것인지, 자료 전반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의미 패턴에 기반한 것인지를 지속적으로 검토하였다. 이러한 성찰적 작업은 연구자의 관점을 드러내고 검토하는 과정을 통해 자료에 기반한 의미 구성을 정교화하는 데 기여하였다. 또한 일부 연구자는 중독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회복 과정에 대한 실천적 이해를 지니고 있었으며, 이러한 선이해가 자료 해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식하고 분석 과정 전반에서 지속적으로 점검하였다.

구체적인 분석은 Braun과 Clarke(2006, p. 87)이 제안한 6단계 절차를 따랐다. 연구자는 전사된 자료를 반복 숙독하며 아이디어를 메모하는 ① 자료 친숙화, 자료의 의미적·잠재적 차원을 포괄하는 ② 초기 코드 생성, 코드 간 관계를 구조화하는 ③ 주제 생성 단계를 거쳤다. 이어 도출된 주제와 전체 자료 간의 정합성을 검토하는 ④ 주제 검토와 각 주제의 본질을 구체화하는 ⑤ 주제 정의 및 명명을 수행하였으며, 마지막으로 선별된 인용문과 분석적 해석을 통합하여 ⑥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Braun과 Clarke(2006, p. 93)은 글쓰기가 분석 결과를 단순히 제시하는 과정이 아니라 분석의 핵심적 일부임을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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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주제 분석 결과
핵심 주제 하위 범주 주요 코드 예시
1. 존재론적 전환으로서의 회복 가. 단약과 회복의 구분: 멈춤에서 성장으로 - 억누르는 단약 vs. 능동적으로 구축하는 회복
-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성장의 여정
- 삶의 전인적인(관계, 재정, 윤리 등) 재편
나. 자기 성찰을 통한 정체성의 재구성 - 중독을 성찰의 계기(은혜)로 재해석
- 외면했던 성격적 결점과 상처 직면
- 문제의 원인을 내 안에서 찾기
다. 자기중심성에서 이타성으로 - 자기중심성 탈피와 타인을 향한 배려
- 12단계 중 9단계(용서와 보상) 실천
- 받은 도움을 나누어 주는 ‘메시지 전달’
라. 교차중독의 차단: 진정한 회복의 경계선 - 모든 형태의 의존/중독으로부터의 해방
- 교차중독을 재발의 전조로 인식
- 맞물린 쾌락의 고리 동시 차단
2. 재발자와 장기 회복 유지자의 인식 차이 가. 의지의 한계 인식과 절박함의 내면화: “내 힘으로는 안 된다” - 독립 독행(나의 의지와 방법 고집)의 포기
- “지금 안 하면 죽는다”는 벼랑 끝 절박함
- 통제욕을 내려놓는 ‘자아의 꺾임’
나. ‘위대한 힘’의 발견과 삶의 주도권 이관 - 한계를 넘어서는 ‘위대한 힘’ 인식
- 삶의 주도권을 통제에서 내려놓고 맡기기
- 신의 발자취를 따르는 동행
다. 과도한 자기 확신의 경계와 겸손의 지속 - 자기가 최고라는 독선적 태도 경계
- 자기 고집(Ego) 내려놓기와 타인 피드백 수용
-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받아들임’ 실천
3. 사회적 낙인과 신체적 각인, 그리고 젠더화된 고통: 회복의 구조적 장벽 인식 가. 외부의 족쇄: 낙인과 처벌, 그리고 제도의 벽 - 치료가 아닌 도덕적 비난과 가혹한 처벌
- 취업 차단 등 사회 복귀를 막는 제도적 장벽
- 사관학교(네트워크 재생산)로 전락한 교정시설
- 알코올/도박 대비 현저히 부족한 회복 인프라
나. 내부의 족쇄: 쾌락이 신체에 남긴 ‘기억의 잔재’ - 즉각적이고 강렬한 쾌감의 신체적 각인
- 시각적 자극에 반응하는 감각적 기억
- 마약과 성행위의 결합이 남긴 후유증
다. 젠더화된 족쇄: 성의 도구화와 그 이후의 삶 - 약물과 생계를 위해 성을 도구화한 트라우마
- 왜곡된 성 인식으로 인한 친밀한 관계 형성 방해
- 정서적 불안정과 사회경제적 기반의 취약성
- 낙인으로 인해 숨어버리는 여성 회복자
4. 회복의 일상화: 지속 가능한 삶의 리듬 구축 가. 공동체와 이타적 관계의 실천 - 고립에서 벗어나 공동체 안에서 소속감 확보
- 타인의 경험을 통한 자기 객관화(거울 효과)
- 후원자와의 완전한 신뢰 및 건강한 주고받음
나. 의미체계와 자기조절 전략의 형성 - 불안을 다스리고 내면의 평형을 찾는 실천
- 도덕적 자기조절과 일상적 윤리 기준의 확립
- 자신을 이끄는 ‘내면의 현명한 조언자’
다. 회복을 삶의 리듬으로 구조화하기 - 매일 영적/신체적 에너지를 공급받는 배터리 충전
- 큐티, 기도, 10단계 자기 점검 등 일상적 루틴
- 신체 활동 및 규칙적인 생활 습관 유지
5. 재발의 문법과 평생의 경계 가. 내적 전조로서의 과도한 자기 확신 - “나는 이제 괜찮다”는 의로움과 자만심
- 스스로를 우월하게 여기는 존재적 교만
- 타인의 조언을 차단하는 비대해진 자아
나. 외적 조건으로서의 환경 - 과거 중독적 환경과 관계의 완전한 단절
- 재발을 무의식적으로 자극하는 틈/여지 차단
-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의식적 거리두기
다. 교만과 환경의 결합: 자기기만의 메커니즘 - 합리화와 타협을 통한 자기기만
- 교만·환경·기만이 결합되는 예측 가능한 패턴
- ‘하루 단위의 단약’을 목표로 하는 평생의 경계

5. 연구의 엄격성 및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신뢰성과 타당성을 확보하고자 연구자 간 검토, 참여자 검토, 지속적 성찰 및 분석 메모(Merriam, 2009) 등 다각적 전략을 활용하였다. 분석 과정에서는 동료 연구자와의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해석의 편향 가능성을 점검하였다. 특히, 분석 결과의 타당성을 제고하기 위해 참여자 검토(member checking)를 수행하였다. 연구자는 분석이 완료된 연구 결과 초고를 모든 연구 참여자에게 공유하여, 참여자의 진술이 맥락에 맞게 인용되었는지, 그리고 도출된 해석과 주제가 참여자의 경험을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는지를 확인하였다. 이 과정에서 참여자들은 자신의 진술 의미가 적절히 반영되었는지를 검토하고 필요한 의견을 제시하였으며, 연구자는 이를 반영하여 분석결과를 수정·보완하였다. 이러한 절차는 연구자의 해석이 참여자의 실제 경험과 부합하는지를 점검하고, 독단적 해석을 방지하는 성찰적 기제로 기능하였다(Lincoln & Guba, 1985, p. 314).

또한, 민감한 주제의 특성을 고려하여 가톨릭대학교 성심교정 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IRB No.1040395-202502-33)을 받았으며, 연구 전 과정에서 참여자의 권리와 복지를 최우선으로 보호하였다. 이를 위해 충분한 정보에 기반한 자발적 동의, 비밀보장 및 익명성 유지(Laryeafio & Ogbewe, 2023), 면담 중단 및 답변 거부, 그리고 어떠한 불이익 없이 언제든 참여를 철회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등 핵심 윤리 원칙을 준수하였다(Kang & Hwang, 2021; Laryeafio & Ogbewe, 2023).

Ⅳ. 연구 결과

1. 존재론적 전환으로서의 회복

참여자들에게 의미화된 ‘진정한 회복’은 약물 중단에 그치지 않았다. 이는 삶의 태도와 가치, 관계 전반의 전인적 변화를 수반하는 ‘존재론적 전환(ontological shift)’이었다. 이는 중독 이전으로의 회귀가 아니라, 고통에 대한 성찰을 계기로 자기파괴적 행동 양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의 방식과 사회적 역할을 구축해가는 과정으로 경험되었다.

가. 단약과 회복의 구분: ‘멈춤’에서 ‘성장’으로

참여자들은 ‘단약(abstinence)’과 ‘회복(recovery)’을 명확히 구분하였다. 단약이 욕구를 억누르며 사용을 참고 중단하는 상태라면 회복은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는 것”(참여자 F)으로, 새로운 삶의 방식을 능동적으로 형성해가는 과정이었다. 참여자 G는 “약을 끊는다고 해서 회복이 아니다. 약하기 이전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그보다 더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 회복이지”라고 하며, 회복을 정적인 상태가 아닌 역동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과정으로 보았다. 이러한 성장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의 변화를 포괄하였다.

“단약하는 사람과 회복하는 사람을 보면 무슨 차이가 있느냐. 첫 번째, 쓰는 언어들이야. 약만 안 하는 사람들은 이 사람 왜 이렇게 말이 거칠지?, 그리고 두 번째가 회복하는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뭔가 이루어져 가. 근데 단약하는 사람들은 늘 힘들어. 왜? 단약만 유지하는 것도 힘드니까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게 안 돼.” (참여자 A)

또한 참여자 A는 단약을 회복의 출발로 보면서도 이를 성취로 간주하거나 강조하는 태도를 경계하였다. 회복자들은 단약 이후의 변화와 성숙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보았으며, 관계, 일, 재정, 도덕적·직업적 윤리 등 삶의 전반이 건강하게 재편될 때 비로소 진정한 회복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나. 자기 성찰을 통한 정체성의 재구성

참여자들은 회복을 내면의 결함과 상처에 직면하고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해가는 과정으로 이해하였다. 중독 경험은 개인의 결함을 재인식하고 자기 이해를 확장하는 계기로 작용하였으며, 이러한 변화는 회복 과정에서 정체성의 재구성으로 나타났다.

“우리가 중독이 은혜라고 하잖아요. 은혜인 이유가 나는 옛날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됐어요. 그러니까 옛날에 마약하기 전에 내 모습보다 지금이 더 행복한 거예요… 마약을 끊으면서 나한테 원래 가지고 있었던 그 성격적 결점들을 보게 된 거예요. 그거를 다루게 되는 거죠.” (참여자 D)

참여자 D의 진술처럼, 중독 경험은 이전에 외면했던 자신의 결점에 직면하게 하는 계기로 작용하였다. 참여자 G는 회복을 자신 안의 콤플렉스와 열등감을 다루어가는 과정으로 설명하였으며, 회복이 내면의 문제를 다루는 작업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성찰은 문제의 원인을 외부가 아닌 자신에게서 찾는 방향으로 나타났다. 참여자 E는 오랫동안 타인과 세상을 원망해 왔으나 결국 “진짜 문제는 나 자신에게 있었다”는 통찰을 통해 자기 이해가 회복의 출발점이 되었다고 하였다.

다. 자기중심성에서 이타성으로

정체성의 재구성은 관계 방식의 근본적 변화를 수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자 B는 중독의 본질을 ‘자기중심성’으로 인식하며, 회복은 혼자만의 변화가 아니라 타인과 공동체에 기여하는 이타적 삶의 실천에 있다고 보았다. 그는 중독의 반대말은 배려심이라 하며, 타인을 향한 시선의 변화가 회복의 중요한 지표라고 하였다. 참여자 A는 12단계 프로그램의 9단계 과정을 언급하며, 싫어하거나 만나기 꺼려지는 관계를 직접 대면하고 보상하는 과정을 통해, 용서를 주고받으며 회복이 촉진된 경험을 회상하였다.

“진짜 회복은 나로 인해 내 주변이 조금 더 행복해지고, 적어도 나로 인해 힘들어하지 않고… 내가 어디 갔을 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참여자 C)

참여자들은 과거 자신의 욕구를 중심으로 타인을 도구화하던 삶에서 벗어나, 타인의 안녕에 기여하는 존재로 변화하였다. 이러한 경험은 타인에 대한 책임감과 사회적 기여를 강조하는 친사회적 정체성(prosocial identity)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신이 받은 도움을 다른 중독자에게 나누는 동료 지원과 메시지 전달 활동은 회복 경험을 상기하고 재발 위험을 낮추는 자원으로 기능하였다.

라. 교차중독의 차단: 진정한 회복의 경계선

참여자들은 한결같이 회복이란 특정 물질의 단약뿐 아니라, 모든 형태의 중독으로부터 단절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단약을 했다 하더라도 술, 도박, 성, 관계 등 다른 중독적 행동이 지속될 경우 이를 온전한 회복으로 보지 않았다.

“회복된 사람들은 교차중독을 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어요. 모든 중독은 한번에 다 끊어야 돼요 제가 봤을 때는. 내가 벗어나지 않으면 언제든지 마약도 손댈 수 있다는 거죠.” (참여자 F)

참여자 A와 F는 교차중독을 재발의 전제 조건으로 인식하였다. 알코올 등 다른 중독적 행동이 경계심을 약화시키고 다시 약물 사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았다. 한편 참여자 D는 “돈과 외모에 대한 집착, 관계 중독이 먼저였고 이후 마약에 빠지게 되었다”고 회상하며, 교차중독의 양상이 약물 사용 이전부터 존재했다고 보았다. 이는 중독이 특정 물질에 국한되지 않고 삶 전반의 의존적 행동 양식과 관련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교차중독은 회복 이후에도 재발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으로 언급되었다. 참여자 A는 마약과 성적 자극이 동일한 의존 구조 속에서 맞물려 있으며, 이러한 통합된 쾌락의 고리를 함께 끊어내지 않을 경우 다시 반복된다고 보았다.

2. 재발자와 장기 회복 유지자의 인식 차이

참여자들은 오랜 회복 과정을 반추하면서, 재발자와 장기 회복자의 차이를 개인의 의지나 기술적 요인에서 찾지 않았다. 그들에게 결정적이었던 것은 자신의 힘만으로는 결코 중독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인정하고 통제의 환상을 내려놓는 경험이었다. 참여자들은 이를 ‘무력함’, ‘항복’, ‘위대한 힘’과 같은 언어로 표현하였으며, 이는 특정 교리를 설명하기 위한 개념이라기보다, 회복 유지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경험의 언어에 가까웠다. 즉, 회복 유지의 핵심은 스스로를 통제의 주체로 세우는 것이 아니라 도움을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삶의 태도를 전환하며, 관계적 자원과 일상의 실천을 통해 충동과 자기기만(self-deception)을 조절하는 데 있었다. 참여자들의 서사는 개인의 의지 중심 통제에서 벗어나 외부의 도움과 자원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인식 전환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독 회복 과정에서 도움 추구(help-seeking)와 지원 수용(help acceptance)이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 의지의 한계 인식과 절박함의 내면화: “내 힘으로는 안 된다”

참여자들에게 장기 회복의 유지는 자신의 의지와 능력에 대한 불신을 망각하지 않는 것과 관련되어 있었다. 이들은 한때 “내 힘으로 조절하거나 끊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으나, 반복되는 실패를 통해 그러한 믿음이 망상에 불과했음을 깨달았다. 참여자 B는 이러한 태도를 “나의 의지와 방법을 고집하는 경우, 즉 ‘독립독행’이라 부르는 상태”라고 설명하며, 이를 재발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하였다. 참여자 C 또한 여러 차례 단약을 시도했으나, 약물 사용을 그만하자고 다짐하면서도 의지와 상관없이 팔이 계속 움직이는 자신을 보며 스스로의 통제를 잃고 무너지는 경험을 반복했다고 회상하였다.

참여자 A는 재발자와 장기 회복 유지자의 차이를 ‘절박함의 깊이’에서 찾았다. 그는 “해야죠”라고 말하는 사람과 “뭐든지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보았다. 전자는 여전히 생계나 일상 문제를 우선시 하며 변화를 미루는 반면, 후자는 “지금 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벼랑 끝의 인식 속에서 행동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절박함은 일시적 각성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희미해지지 않는 내면화된 긴장감으로 지속되었다. 참여자 C는 재발자와 장기 회복 유지자의 차이를 ‘자아의 꺾임’에서 보았다.

“자아가 살아있냐 꺾이냐인 것 같은데요. 정말 자아가 다 꺾여서 항복하는 사람은 진짜 회복해요. 쭉 편안하게. 근데 항복은 약간 반은 됐고 반강제적으로 외부 환경에 의해서 하는 사람들은 재발 엄청 하죠.” (참여자 C)

그의 말처럼 장기 회복 유지자는 외부의 통제나 강요가 아니라, 스스로의 교만과 통제욕을 완전히 내려놓은 사람들이었다. 반면 자아가 여전히 살아 있고 항복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는 다시 재발의 위험으로 돌아가는 양상이 나타났다. 결국 이러한 차이는 자신의 한계를 수용하고 스스로를 조절할 수 있다는 믿음을 내려 놓았는지 여부와 관련되어 있었다.

나. ‘위대한 힘’의 발견과 삶의 주도권 이관

이러한 항복의 경험은 자신보다 더 큰 힘, 즉 ‘위대한 힘’을 인식하고 삶의 주도권을 그 힘에 맡기는 과정으로 이어졌다. 참여자들이 ‘위대한 힘’으로 표현한 경험은 특정 종교적 신념에 한정되기보다 자신을 넘어서는 외부 자원과 지원 체계를 인정하고 활용하는 인식 변화로 이해되었다. 실제로 참여자들은 이를 공동체, 선배 회복자, 우연한 도움 등 다양한 형태로 설명하였으며, 다수의 참여자에게 그 힘은 신(神)으로 경험되고 있었다. 이는 장기 회복 과정에서 관계적·의미적 자원이 작용하는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본 연구의 참여자들에게는 이러한 작용이 종교적 의미체계와 실천을 통해 구현되는 양상으로 나타났다. 참여자 A는 “무신론자나 불가지론자는 프로그램을 하더라도 지속되지 않는다”며,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힘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그는 “신의 그늘 안에 있어야 그 신이 막아준다”고 말하며, 신의 존재를 회복의 보호막으로 인식하였다.

“자기가 신의 위치에 가려고 할 때 재발하더라고. 그래서 나는 신의 위치에 가기보다는 내가 신과 동행하는, 신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방향을 선택하는 거죠.” (참여자 A)

한편 참여자 G는 종교적 교리보다는 실질적 경험에 기반하여 ‘위대한 힘’을 정의하였다. 그는 “나보다 먼저 끊은 사람이 위대한 힘이 될 수도 있다. 나를 도와주는 모든 게 위대한 힘이다”라고 말하며, 선배 회복자, 공동체, 우연한 도움까지도 회복을 가능하게 하는 힘으로 포괄하였다. 이는 위대한 힘이 초월적 존재이든 인간적 연대이든, 결국 자신이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도움을 받아들이는 겸허한 태도를 의미함을 보여준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그 힘의 실체가 무엇인지보다, 삶의 주도권을 통제에서 내려놓고 ‘그 힘’에 맡기는 행위 그 자체였다. 이러한 경험은 중독의 극복이 개인의 의지적 통제만으로 이루어지기보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외부의 도움과 자원을 수용하는 과정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다. 과도한 자기 확신의 경계와 겸손의 지속

참여자들은 장기 회복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취약성을 잊지 않으려는 겸손을 의식적으로 실천하고 있었다. 참여자 D는 “딱 재발할 때쯤 되면요, 특징이 딱 드러나요. 자기가 최고다, 자기 말이 맞다, 그리고 남의 말을 안 듣기 시작해요”라고 말하며, 과도한 자기 확신이 재발의 전조로 드러나는 순간을 명확히 인식하였다. 이러한 독선적 태도는 타인의 조언을 차단하고 자기 판단에 갇히게 만드는 위험한 신호로 작용하였다. 참여자 A는 회복 유지의 핵심을 ‘자기 고집을 내려놓는 능력’으로 보았다.

“Ego(자아). 재발을 한 중독자와 회복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중독자의 차이는, 자기 생각을 고집하느냐 아니면 자기 생각을 내려놓고 ‘그래, 그럴 수도 있지’하고 수용을 하느냐 그 차이가 되게 큰 것 같아.” (참여자 A)

이처럼 회복을 지속하는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특성은 ‘받아들임’이었다. 이러한 받아들임은 단순한 순응이 아니라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타인의 피드백을 수용하는 겸손의 태도로 이해되었다. 겸손은 자신을 낮추는 행위가 아니라, 매 순간 자신을 성찰하고 타인의 조언을 열린 마음으로 듣는 내적 훈련이자 실천적 원리로 기능하였다. 이는 자신의 취약성을 지속적으로 인식하고 타인의 피드백을 수용하는 자기점검(self-monitoring)과 수용(acceptance)의 실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태도는 재발 위험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하고 조언을 수용하게 만드는 보호요인으로 기능하였다. 그들에게 장기 회복 유지의 비결은 “자신의 생각을 내려놓고 타인의 도움을 받아들이는 것”이었으며, 이러한 지속적 성찰과 수용의 자세가 재발자와 장기 회복 유지자를 구분하는 중요한 차이로 인식되었다.

3. 사회적 낙인과 신체적 각인, 그리고 젠더화된 고통: 회복의 구조적 장벽 인식

그러나 장기 회복은 개인의 노력만으로 충분하지 않았다. 회복의 지속은 사회적 환경과 제도적 구조 속에서 다양한 제약과 영향을 받으며, 그 안에서 끊임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이는 회복 유지가 개인 수준을 넘어서는 구조적 공중보건 과제로 이해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참여자들은 마약류 중독의 장기 회복자가 다른 중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로, 회복을 가로막는 거대한 두 가지 장벽을 언급하였다. 하나는 회복 의지를 꺾고 사회 복귀의 통로를 제약하는 외부의 ‘사회적 낙인’이었고, 다른 하나는 재발을 향한 생리적 끌림을 생성하는 내부의 ‘신체적 각인’이었다. 이 두 장벽은 서로 교차하며 회복 유지를 어렵게 만드는 이중의 족쇄로 기능하고 있었다. 특히 여성 참여자 D의 사례는 이러한 어려움이 젠더화된 맥락 속에서 중첩되어 나타나는 특수성을 보여주었다.

가. 외부의 족쇄: 낙인과 처벌, 그리고 제도의 벽

1) 다른 중독보다 가혹한 이중적 사회 인식과 처벌의 구조

참여자들은 마약류 중독이 다른 중독보다 훨씬 강한 비난과 처벌의 대상이 된다고 인식하였다. 그들의 경험 속에서 마약중독은 ‘치료’의 대상이 아니라 ‘도덕적 비난’의 대상으로 여겨졌으며, 이러한 시선은 회복 실천을 어렵게 하고 사회 복귀의 기회를 제한하는 외적 장벽으로 작용하였다.

“나랑 같이 경찰서에 있다 들어오는 애가 음주로 사람을 크게 다치게 했어… 걘 집행유예로 나가더라고. 사람을 음주로 그렇게 다치게 했는데? 근데 나는 내가 사서 마약 한 번 했어. 근데 나는 1년을 주더라고.” (참여자 A)

참여자 A의 말에는 ‘행위의 결과’보다 ‘마약’이라는 낙인 자체가 더 무겁게 처벌되는 현실에 대한 부조리감이 드러난다. 이러한 경험은 한국 사회의 이중적 규범 구조를 보여준다. 음주운전은 ‘실수’로, 마약은 ‘범죄’로 인식되는 문화적 편견이 회복자의 사회적 배제를 강화하고 있었다. 그 결과 마약 중독자는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아니라 ‘격리해야 할 범죄자’로 규정되었으며, 회복 이후에도 사회적 재진입이 제한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교도소에 몇 년 살다 나오면 내 인생이 조각나요. 통신비부터 월세까지… 일단 취직이 안 돼. 얼마 전에 마약 전과자 택배 일 못하게 한다고 했거든. 나라에서 우리를 그렇게만 바라보는 거야. 이 사람들은 우리가 위험하니까 이거 하면 안 돼… 그러니까 사회적으로 좀 자꾸 회복을 막는 법안을 만들어내서” (참여자 A)

그는 최근 개정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을 언급하며, “회복을 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현실”을 토로하였다. 해당 법령 제4조의18은 살인·성범죄·마약류 사범 등 전과자의 운전업무 종사를 최대 20년간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제도적 장벽은 생계 기반을 제약함으로써 회복의 지속 가능성을 약화시키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이러한 낙인은 사회적 시선을 넘어 인간관계의 단절과 사회적 고립으로도 이어졌다.1)

“아 나 술 문제 있는데” 그러면 뭐라 그래? “야 나도 술 문제 있어.” 대부분 다 위로해 주려고 이렇게 얘기해. 근데 “나는 사실 마약 문제 있는데…” 그러면 그 다음부터 연락 안 와.” (참여자 A)

이와 같은 관계의 단절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마약중독을 도덕적 결함으로 치부하는 사회적 인식의 산물이었다. 참여자 F 역시 마약중독이 재발 가능성이 높은 뇌 질환임에도 한국 사회가 여전히 치료보다 처벌을 우선시하는 현실을 지적하였다.

2) 처벌 시스템의 역설: ‘사관학교’가 된 교도소

참여자 F는 교정시설을 교정과 단절의 공간이 아니라, 재범을 학습하고 네트워크가 재구성되는 ‘사관학교’로 인식하였다. 그에 따르면 처벌 중심의 제도는 회복의 기회를 제공하기보다 오히려 중독자 간 연결망을 강화하여 재유입의 경로로 작동하고 있었다.

“저는 교도소에 첫 징역을 가면서 전국 네트워크망이 생겼어요. 인천부터 시작해서 서울 수도권까지 연결망이 쫙 형성돼서 나왔죠… 교도소에 집어넣는다고 해서 회복이 안 됩니다. 더 똑똑해져 사관학교 가는 거예요.” (참여자 F)

이처럼 교정시설은 회복의 계기로 작용하기보다 마약 사용과 관계망이 재생산되는 하위문화(subculture)의 장으로 기능하였다. 수감자들은 동일한 경험을 공유하며 방법과 정보를 교환하였고, 그 안에서 새로운 유대가 형성되었다. 이처럼 교정시설은 회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재범 구조도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아이러니로 남는다. 또한 그는 형사 절차가 불투명하게 운영되고 감형이 공정하지 않다고 지적하였다. 수사 협조자나 내부 고발자를 ‘야당’이라 부르며, 이러한 비공식적 거래 구조 속에서 처벌 체계가 회복보다는 이해관계의 논리로 작동한다고 인식하였다. 이러한 제도적 불신은 회복 동기를 약화시키고, 마약중독의 장기 회복을 어렵게 만드는 사회적 장벽으로 이어졌다.

3) 제도적 격차: 회복 현장에서 체감되는 지원의 불균형

참여자들은 공통적으로 마약중독 치료와 회복 지원의 제도적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하였다. 알코올이나 도박 중독에는 전문병원이나 재활시설이 비교적 충분하지만, 마약중독의 경우 “입원할 데가 없고 징역만 보낸다”(참여자 G)며 제도적 공백을 비판하였다.

특히 여성 회복자의 경우, 중독과 성 문제를 함께 다룰 수 있는 전문 상담 인력이 거의 없어 회복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참여자 D는 과거 성적 관계에서 형성된 왜곡된 인식 때문에 회복 이후에도 부부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었으나, 상담사가 중독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부족해 “공감도가 많이 떨어졌다”고 회상하였다. 그녀는 “그런 과정이 회복의 일부라고만 알려줬어도 훨씬 덜 힘들었을 것”이라며, 여성 중독자의 특수성을 반영한 전문 상담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한편, 참여자 F는 중독 유형 간 제도적 지원 수준의 격차를 지적하였다. 그는 알코올과 도박 중독에는 풍부한 예산과 교육 체계가 마련되어 있지만, 마약중독의 경우 지원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토로하였다.

“알코올은 주류협회, 도박은 마사회가 예산이 빵빵합니다… 교육 프로그램도 다양하고 잘 되어 있어요… 마약 중독에 예산이 없기 때문에 아마 다른 중독보다 더 회복이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참여자 F)

참여자 F의 말처럼, 마약중독은 다른 중독 유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적 자원이 부족하고 제도적 기반이 미비하다는 인식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참여자 A 역시 정신과 중심의 약물치료가 오히려 의존을 강화하고, 의사들이 NA 모임과 같은 비약물적 회복체계를 잘 알지 못해 마약류 중독 환자에게 정보 안내가 부족한 현실을 비판하였다. 이들의 경험은 낙인과 처벌의 구조 속에서 치료 인프라와 전문가 지원이 부재한 회복의 사각지대를 드러냈다.

나. 내부의 족쇄: 쾌락이 신체에 남긴 ‘기억의 잔재’

낙인과 처벌, 인프라 부족이 외부의 구조적 장벽이라면, 신체적 각인은 회복자 내부에 남은 기억의 잔재와 같은 족쇄였다. 일부 참여자들은 알코올처럼 구강을 통해 흡수되는 물질과 달리, 필로폰은 주사 투여로 훨씬 즉각적인 쾌감을 일으켰다고 회상하였다. 이 강렬한 체험은 단약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았고 외부 자극에 의해 재활성화되기도 하였다. 참여자 F는 뉴스 속에서 마약을 다루는 장면만 봐도 갈망이 일어난다고 말하며, 내면에 남은 감각적 기억(physiological recall)의 생생함을 드러냈다.

“이거 집어넣으면 몸이 완전히 그 첫 잔을 잊을 수가 없어요. 딱 하면 머리카락이 몇 갠지 느낄 수 있어요. 그 정도로 정말 감미롭고 멋져지죠… 온몸의 혈관이 다 열린다고 생각해 봐요… 초인적인 힘이 생기니까.” (참여자 F)

이 경험은 중독이 단순한 심리적 의존이 아님을 보여준다. 이러한 감각적 기억은 일부 참여자들에게서 성적 자극과 결합되어 재발 위험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나타나기도 하였다. “사실은 섹스 때문에 마약을 못 끊는다”(참여자 E)는 말처럼, 마약을 통해 경험한 일탈적 성적 자극은 평범한 관계를 어렵게 만들었다. 결국 이들의 서사는 뇌와 신체에 각인된 쾌락의 기억이 개인의 의지를 압도하며, 장기 회복을 생물학적 차원에서 어렵게 만든다는 인식을 보여준다.

다. 젠더화된 족쇄: 성의 도구화와 그 이후의 삶

이러한 이중의 족쇄는 여성에게 더욱 복합적이고 가혹한 형태로 나타났다. 여성 참여자 D의 경험은 중독의 경로와 회복 이후 삶에서 젠더적 맥락이 회복의 어려움을 증폭시킨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남성 참여자들에게 성이 마약 사용과 결합된 쾌락의 연장선이었다면, 그녀에게 성은 생존의 도구였다.

“중독 여성들이 주로 하는 게 성을 이용하잖아요. 내 몸이 결국 도구인 거예요. 남자들에게 약물을 타내기 위해서 또는 돈을 타내기 위해서 내가 몸을 주면 되잖아요. 그렇게 나는 내 몸을 이용해 온 거예요.” (참여자 D)

이처럼 생계와 약물 확보를 위해 성을 도구로 사용했던 경험은 회복 이후에도 깊은 상흔으로 이어졌다. 그녀는 안정감을 주는 배우자와의 관계 속에서도 성적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성관계 자체를 불결하게 인식하는 후유증을 겪었다. “안정감을 느끼는 남자를 만나면요, 중독 여성들은 이제 이 남자한테 성적인 매력을 못 느껴요. 왜냐하면 더 이상 이 사람을 붙잡기 위해 성을 도구로 사용할 필요가 없거든요”라고 말하며, 이러한 왜곡된 성 인식이 결혼생활로도 이어져 “남편과의 성관계가 너무 힘들고, 결국 권태감과 거부감이 반복된다”고 토로하였다. 이는 성을 생존의 도구로 사용했던 경험이 성적 친밀감 형성을 방해하고, 회복 이후 부부관계에서도 지속적인 심리적 장애로 작용함을 보여준다.

또한 그녀는 여성의 회복률이 낮은 이유를 정서적 불안정성과 사회경제적 요인의 이중 구조에서 찾았다. “여자들은 자해 행동과 자살 충동이나 성격장애가 많다”고 말하며, 정서적 불안정성과 성격적 취약성이 회복의 지속을 어렵게 만든다고 언급하였다. 이어 “마약중독 여성의 상당수가 유흥업소 등에서 생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생계가 걸린 직업을 완전히 내려놓고 새로운 삶을 선택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덧붙이며, 여성의 회복은 단순한 단약이 아니라 생계 기반의 전환을 요구하기도 한다는 점을 시사하였다.

“여자들은 좀 숨거나, 아이를 낳게 되면 모성애가 강해져서 마약 경험을 안 밝히는 거죠. 자신의 아이를 위해서… 안 밝히고 살면서 잦은 다른 문제들을 일으키고 사시겠죠. 그런 주부들이 있지 않을까 싶고” (참여자 D)

아울러 그녀는 여성 회복자의 낮은 가시성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이는 외부의 도움 없이 혼자 고군분투하며 단약 상태로 살아가는 경우가 적지 않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현실은 여성 회복자들이 양육과 생계의 부담, 그리고 사회적 낙인 속에서 스스로를 드러내지 못한 채 ‘숨은 회복자(hidden recoverer)’로 남게 되는 현실을 보여준다.

결국 이들의 경험은 사회적 낙인과 신체적 각인 위에, 젠더화된 트라우마와 그에 대한 사회적 몰이해가 중첩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마약중독 회복의 어려움은 개인의 의지 부족으로 환원될 수 없으며, 처벌 중심의 사회 시스템, 약물의 생물학적 특성, 젠더의 교차 구조 속에서 이해될 필요가 있다.

4. 회복의 일상화: 지속 가능한 삶의 리듬 구축

그러나 이러한 구조적 제약 속에서도 참여자들은 회복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그들에게 회복은 공동체적 관계와 영적 실천, 그리고 일상적 루틴을 통해 삶을 다시 조직하는 과정이었다. 기도, 봉사, 공동체 참여, 12단계 수행 등 장기 회복 유지를 위한 실천의 형태는 다양하였지만, 중요한 것은 그러한 활동이 각자에게 부여하는 의미와 내적 안정감이었다. 이러한 실천은 서로 맞물리며 회복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삶의 리듬으로 정착하고 있었다.

가. 공동체와 이타적 관계의 실천

참여자들은 장기 회복을 유지하기 위해 공동체적 관계 속에서 지속적인 실천을 이어가는 것을 핵심 요인으로 인식하였다. 중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고립(isolation)이라면, 회복은 공동체 안에서 새로운 소속감(belonging)을 형성하는 과정 속에서 유지되었다. 동일한 경험을 공유한 동료들과의 관계는 “나는 혼자가 아니다” 라는 확신을 주었고, 회복을 이어갈 수 있는 정서적 자원으로 기능하였다. 참여자 E는 “좋은 친구와 함께 있으면 그 친구의 영양분을 받게 된다”고 말하며, 관계적 유대가 회복을 지속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보았다. 참여자 G는 먼저 회복한 동료의 존재가 “위대한 힘”이 될 수 있다고 보았으며, 그들의 회복된 모습이 자신에게 영적 힘과 희망의 상징으로 다가왔다. 또한 공동체는 참여자들이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비출 수 있는 ‘거울’(참여자 C)로 작용하였다. 타인의 경험담 속에서 자신을 투영하며 문제를 자각하는 과정은 자기 성찰의 통로가 되었고, 이는 회복을 꾸준히 이어가게 하는 인식적 자원으로 기능하였다.

“중독자가 회복할 때 사람을 못 믿어요. 거의 안 믿어요… 근데 후원자랑 처음으로 완전한 신뢰 관계를 맺는 것 같아요. 믿음을 나누고 공감하고. 그래서 그 관계를 기반으로 다른 관계도 이어졌던 것 같아요.” (참여자 C)

한 사람과 온전한 신뢰를 구축하는 후원자 관계는 그 자체로 강력한 치유 효과를 가졌다. 참여자 D는 과거 성적 스폰서 관계에서 착취와 왜곡된 의존을 경험하였지만, NA 모임에서 건강한 동성 후원자와의 관계를 통해 “정서적으로 도움을 받는다는 것의 깨끗한 개념을 처음 배우게 되었다”고 하였다. 이는 도움을 요청하고 수용하는 것이 수치나 거래가 아님을 배우는 과정이었으며, 왜곡된 관계 패턴에서 벗어나 건강한 주고받기의 식받음의 균형을 학습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참여자들은 정기적인 대화와 피드백을 통해 재발 위험을 인식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익혀 갔다.

나아가 자신의 경험을 나누며 다른 중독자를 돕는 ‘메시지 활동’과 봉사는 회복을 강화하는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하였다. 참여자 C는 이를 “줌으로써 받는 것”이라 표현하며, 병원이나 교도소를 찾아가 메시지를 전한 날에는 기쁨이 있었고 약 생각도 나지 않았다고 하였다. 다른 사람에게 회복의 원칙을 전하는 행위는 그 원칙을 자기 자신에게 다시 각인시키는 자기 점검의 역할을 하였다. 참여자 E는 “하지 말라고 하면서 내가 할 수는 없잖아”라고 말하며, 봉사가 스스로를 정직하게 만드는 내적 통제이자 관계적 책임의 실천임을 보여주었다. 그는 “약을 하면 안 됩니다, 술은 우리를 완전히 망가뜨린 것입니다”라고 외부에 말하는 행위 자체가 자신에게 약을 끊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실천이라고 인식하였다.

“조력자가 필요한 것 같아요. 네트워크. 그러니까 한 명만 있는 것도 아니고 한 기관만 있는 것도 아니고, 나는 힘들면 의논할 사람이 이 사람도 있고 저 사람도 있고 되게 많은 거예요. 다양하게 있는 거죠.” (참여자 D)

이처럼 회복은 고립된 개인의 의지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다층적인 관계망과 상호의존적 지지 속에서 이어지는 삶의 실천이었다. 참여자 E는 “회복자가 살아가는 길을 따라서 같이 가는 거야. 그 사람이 회복되면 또 다른 지역에 가서 모임을 만들고, 배운 그대로를 나누는 게 열매지”라고 말하며, 회복의 실천이 관계적 순환 속에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나. 의미체계와 자기조절 전략의 형성

참여자들이 ‘영성’으로 표현한 경험은 종교적 신념의 표현을 넘어, 불안과 충동의 상황에서 행동을 조절하고 삶의 방향을 재정립하는 의미체계이자 자기조절 전략으로 기능하고 있었다. 종교적 실천, 명상, 기도, 공동체 참여 등은 정서 조절과 충동 관리에 활용되는 일상적 실천으로 나타났다. 이들에게 회복은 자기 내면의 질서를 세우는 훈련이었다.

“신과의 관계가 회복이 되어야 인간관계에서 회복이 안 될 수가 없다. 하나님이 늘 보고 계셔. 그러면 내가 선생님한테 죄를 지을 수 있을 것 같아?... 삶이라는 게 그런 것 같아. 신이 늘 나를 지켜보고 내 인생을 개입하면서 ‘넌 그러지 말아라’라고 말씀하시는 거야.” (참여자 A)

그에게 신은 자신을 지켜보고 삶을 이끄는 존재였으며, 이러한 의식은 외부 기준을 내면화하여 행동을 조절하는 자기규제의 기제로 이해될 수 있다. 결국 참여자들에게 영성은 초월적 존재에 대한 단순한 의존으로 환원되기보다, 불안과 충동의 순간마다 자신을 멈추게 하는 내적 힘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참여자 D는 12단계와 영성을 통해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이 근본적으로 전환되는 경험을 하였다. 그녀는 과거에는 타인을 비난하고 피해자 위치에 머물렀으나, 영성을 내면화한 이후에는 자신을 이끄는 ‘현명한 조언자’를 내면에 갖게 되었다고 하였다. 이 변화는 신앙이 단순한 믿음을 넘어 삶의 방향과 태도를 재정립하게 하는 전환점으로 작용하였다.

다. 회복을 삶의 리듬으로 구조화하기

참여자들은 회복 유지를 매일의 삶 속에서 영적 원칙을 실천하는 훈련의 과정으로 이해하였다. 이들에게 회복은 한 번의 결단이 아니라 반복되는 실천을 통해 다져지는 생활의 습관이었다. 이러한 일상적 실천은 회복을 삶의 일부로 통합시키며, 지속 가능한 리듬을 만들어 가는 핵심 기제로 작용하였다.

참여자 F는 회복의 과정을 “배터리 충전”에 비유하였다. 그는 “영적 각성과 말씀이 계속 공급되지 않으면 재발한다”고 말하며, 회복이 영적 에너지의 순환에 달려 있다고 인식하였다. F에게 기도, 묵상, 예배, 찬양, 봉사 등 신앙적 실천은 단순한 종교 활동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서적 안정과 소속감을 회복하고 동시에 회복의 질서를 유지하는 일상의 루틴이었다. 이러한 루틴은 회복 행동을 일상화하는 행동 유지 전략으로 기능하였다.

참여자 A와 F는 매일 아침 동료들과 함께 기도와 큐티(Q.T) 모임을 하며 하루를 시작하였다. 이 시간은 자기 점검과 관계적 유대를 강화하는 일상적 의례로 기능하였다. 참여자 D는 매일의 자기 성찰을 의미하는 ‘10단계’ 실천을 가장 중요한 회복 활동으로 꼽았고, 참여자 A는 “12단계 프로그램, 후원자와 피후원자 관계, NA 모임, 자기 검토, 봉사가 굉장히 많이 도움이 됐다”고 말하였다.

이러한 영적 훈련은 정신적 영역을 넘어 신체적 실천으로 확장되었다. 참여자 F는 “아침에 무조건 나갑니다. 올레길을 걷든 한라산을 올라가든 무조건 움직여요”라고 말하며, 신체 활동을 통한 회복을 일상의 과업으로 삼았다. 참여자 G 또한 “남들하고 똑같이 생활하고… 그것만 해도 사람이 변합니다”라고 말하며 규칙적인 생활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처럼 참여자들에게 회복은 몸과 마음, 관계가 함께 조율되는 일상의 리듬을 구축하는 과정이었다.

5. 재발의 문법과 평생의 경계

참여자들은 재발을 우연이나 일시적 유혹의 결과로만 보지 않았다. 오히려 재발은 일정한 ‘문법(grammar)’, 즉 내적 태도와 외적 조건이 상호작용할 때 나타나는 예측 가능한 패턴으로 인식되었다. “나는 이제 안정적이다”는 자기 과신은 과거의 중독적 환경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하는 타협으로 이어졌고, 이 두 요소는 자기기만이라는 매개를 통해 결국 재발로 귀결되었다. ‘재발의 문법’을 이해하는 것은 재발자와 장기 회복 유지자의 차이를 설명하는 중요한 단서로 작용하였다. 장기 회복 유지자들은 이 문법의 위험성을 깊이 새겨두었기 때문에, 평생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태도로 살아가고 있었다.

가. 내적 전조로서의 과도한 자기 확신

재발로 이어지는 초기 변화는 외부의 유혹이 아니라 내면에서 자라나는 과도한 자기 확신이었다. 회복이 안정기에 접어들수록 자신은 이제 중독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느끼거나,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하다는 착각이 서서히 스며 들 수 있다.

“나한테 어떤 의로움이 계속 온단 말이에요. 회복 중에. ‘너는 괜찮은 사람이고 너는 굉장히 잘하고 있고’… 그 오류에 빠지게 되면 나는 진짜 굉장한… 나락으로 갈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 (참여자 D)

참여자 D는 이를 ‘교만’이라 표현하며, 단순한 자만심 뿐 아니라 회복의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의로움의 감정’에서도 비롯될 수 있다고 한다. 그녀는 “자신을 의로운 사람으로 착각하는 어리석음이 지속되는 순간 재발의 문턱에 서게 된다”고 말했으며, 이를 자각하고 경계하는 것이 지혜라고 보았다. ‘나는 괜찮은 사람’이라는 긍정적 자기 인식이 ‘나는 특별하다’는 교만으로 변질되는 순간, 재발의 위험은 급격히 높아지는 양상을 띠었다. 이러한 교만은 타인의 조언을 듣지 않고 자기 판단에 갇히게 만드는 독선적 태도로 이어졌으며, 이는 회복의 핵심 원리인 겸손과 수용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자 A는 이러한 상태를 자아(ego)가 비대해져 자신의 한계를 망각하고 스스로를 신격화하는 과정으로 보았으며, 중독자들이 교만과 중독의 연관성을 자각하지 못할 경우 결국 내면에서 시작되는 재발의 전조를 알아차리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하였다. 결국 장기 회복 유지자들이 끊임없이 경계한 것은 약물에 대한 갈망만이 아니라, 자신 안에서 은밀히 자라나는 교만의 유혹이었다.

나. 외적 조건으로서의 환경

내면의 교만이 재발의 가능성을 형성한다면, 과거의 중독적 환경, 즉 재발 촉발 요인이 존재하는 장소, 상황, 사람과의 연결고리를 끊어내지 못하는 것은 재발을 현실화하는 결정적인 외적 조건으로 작용하였다.

“제일 중요한 건 환경이에요. 환경을 완전히 바꿔야 돼요. 옛날에 약물을 하던 환경 속에 조금이라도 발을 담그면 무조건 재발이에요. 틈만 있으면 재발합니다. 요만큼이라도 여지 주면 안 돼요.” (참여자 G)

이러한 ‘완전한 차단’은 단순히 공간을 떠나는 일이 아니었다. 그것은 자신을 재발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해 과거 중독의 맥락을 이루던 관계와 생활 환경 전반을 새롭게 재편하는 일이었다. 참여자 F는 과거 기소중지 처분으로 제주도에 머물게 된 경험을 “그곳은 저의 울타리였어요. 하나님이 딱 가둬놓은 울타리”라고 회상하며, 그 강제된 고립이 단약의 전환점이자 이후 회복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던 중요한 계기였다고 하였다.

“재발하는 친구들을 보면요. 완전히 끊지를 못해요. 관계를… 나는 뭐 내 친구들이 나빠서 안 만나는 거 아니잖아. 나도 보고 싶어요. 근데 내 삶에 도움이 안 되니까 끊어내는 그 차이지.” (참여자 G)

이처럼 관계의 단절은 타인에 대한 거부라기보다 자신의 회복을 지키기 위한 의식적 거리두기였다. 반면 이러한 환경 통제가 실패할 경우에는 재발의 위험이 다시 활성화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참여자 F가 묘사한 “참새 방앗간을 기웃거린다”는 행동은 약물을 사용할 의도가 없음에도 과거의 습관과 장소가 무의식적으로 재발을 자극하는 상황을 상징하였다. 그 기저에는 “나는 괜찮을 것”이라는 과도한 자기 확신과 교만의 잔재가 자리하고 있었으며, 이러한 미세한 방심이 결국 재발로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환경과의 단절은 자신의 취약함을 인정하고 위험 요인을 통제하기 위한 겸손한 자기 보호 전략으로 나타났다.

다. 교만과 환경의 결합: 자기기만의 메커니즘

재발의 문법은 교만이라는 내적 동기와 차단되지 않은 환경이라는 외적 조건이 자기기만이라는 기제를 통해 결합될 때 구체화된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자기기만은 교만에서 비롯된 오판이자, 위험한 환경에 발을 들이도록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과정이었다.

“자기기만. 자기가 스스로를 속이는 거지… 자기를 속이는지를 자기가 모르는 거. 그런 사람들조차도 희망을 갖게 하는 게 뭐냐 하면 ‘정직’이... 내가 나 스스로를 속일 수는 없잖아요... 내가 누군가를 속이려고 한다는 것은 내가 이미 뭔가를 계획하고 있다는 것” (참여자 A)

재발은 우연이 아니라 교만·환경·자기기만이 맞물리며 형성되는 예측 가능한 과정으로 인식되었다. 재발자와 장기 회복 유지자의 결정적 차이는 이러한 ‘재발의 문법’을 자각하고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었다. 재발자는 자신의 교만을 인식하지 못한 채 환경과의 타협을 합리화하며 자기기만의 함정에 빠졌지만, 장기 회복 유지자들은 ‘나는 괜찮다’는 자기 확신 대신 ‘나는 언제든 다시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계심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참여자 G는 “19년이든 20년이든 약을 다시 하면 멈출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그렇기 때문에 늘 조심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하였다.

“재발했던 사람과 나는 차이가 없어. 나는 오늘 하루만 단약을 하면서 사는 거야. 이렇게 세팅을 해놔야지 계속 지속될 수 있어.” (참여자 B)

이는 장기 회복을 유지하는 중독자들이 지닌 냉철한 자기 인식과 지속적 경계의 태도를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그들에게 회복은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매일 자신을 단단히 붙드는 ‘지속적 실천’이었다. 재발은 예측 가능한 문법이었고, 경계는 그들이 평생 익히고 실천하는 삶의 태도였다.

이러한 결과는 장기 회복 과정이 자기조절, 정체성 재구성, 관계적 지지의 확장과 같은 핵심 작용을 중심으로 형성됨을 보여준다. 참여자들의 경험에서 이러한 작용은 공동체 참여, 일상적 실천, 종교적 신념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본 연구 참여자들에게는 종교적 신념과 실천이 이를 유지하는 주요한 방식으로 확인되었다. 장기 회복 유지는 특정 요인으로 환원되기보다, 개인이 활용 가능한 자원을 바탕으로 이러한 핵심 작용을 형성하고 유지해 가는 과정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차이는 재발자와 장기 회복 유지자를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나타났다. 또한 장기 회복 유지자가 상대적으로 드문 이유는 이러한 작용을 지지하는 관계적·구조적 조건의 제약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낙인, 처벌 중심 제도, 제한된 치료 인프라와 같은 구조적 환경은 회복 자원의 형성과 접근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며, 장기 회복 유지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결국 마약류 중독자의 장기 회복 유지는 단순한 금욕의 지속이 아니라, 다양한 실천과 자원을 통해 회복을 유지해 가는 과정이며, 그 지속 여부는 개인적 노력뿐 아니라 구조적 환경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결정된다.

Ⅴ. 논의

1. 학문적 함의

본 연구는 전문가 담론을 중심으로 외부에서 규정되어 온 회복의 정의를 넘어, 장기 회복자의 체화된 경험을 통해 ‘존재론적 변화 과정으로서의 회복’이라는 개념을 실증적으로 제시하였다. Zemore 외(2023) 등 일부 연구에서도 회복 경험자의 서술을 활용해 회복을 정의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이는 연구자가 사전에 설정한 범주에 따라 응답을 분류·해석한 외재적 접근으로, 회복의 내재적 의미를 직접 탐색하지는 않았다. 이와 유사하게 국내에서도 회복을 당사자의 언어와 삶의 맥락 속에서 정의한 연구는 극히 제한적이다. 반면 본 연구는 단약 5년 이상을 유지한 회복자들의 일상과 관계 속에서 축적된 경험을 통해 의미 구조를 귀납적으로 도출함으로써, 회복을 외적 성과가 아닌 내적 전환의 과정으로 규정하였다. 이는 회복을 ‘금욕의 상태(state)’가 아니라 ‘존재의 변환 과정(process of being)’으로 이해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특히 본 연구는 장기 회복 유지를 개별 요인의 집합이 아니라, 자기조절, 정체성 재구성, 관계적 지지 확장과 같은 핵심 작용이 상호작용하며 형성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 결과에서 나타난 신앙, 기도, 위대한 힘, 항복의 경험은 개인이 자신의 통제 한계를 인식하고 외부 자원과의 연결을 기반으로 한 자기조절 전략의 일환으로 이해될 수 있다. 참여자들은 기도, 회복 모임, 메시지 전달과 같은 외적·관계적 장치를 활용하여 충동을 관리하고 행동을 안정화해 왔으며, 이는 장기 회복 유지가 개인의 의지 강화보다 자기조절이 가능한 환경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과정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참여자들은 과거의 중독 경험을 새로운 삶의 서사 속에서 재구성하며 의미체계와 정체성의 변화를 경험하였고, 회복 공동체 참여와 메시지 전달 경험은 사회적 회복자본 형성과 연결되어 회복 유지의 관계적 기반으로 작용하였다. 이러한 의미체계는 장기 회복 단계에서 삶의 방향성과 지속의 근거를 제공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며, 최근 연구 역시 영적·의미 기반 자원이 자기조절과 정서적 안정성을 매개로 회복 유지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고 있다(Kane et al., 2024).

이와 같은 맥락에서 장기 회복 과정에는 특정한 핵심 작용이 요구되며, 참여자들의 경험에서는 이러한 작용이 공동체 참여, 일상적 실천, 의미체계의 변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본 연구의 참여자들에게는 종교적 의미체계와 실천을 통해 이러한 작용이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이는 특정 종교의 효과를 일반화하기보다, 본 연구의 표집이 특정 종교 집단에 편중되어 있다는 맥락을 고려할 때 장기 회복 과정에서 요구되는 작용이 종교적 실천의 형태로 구현된 사례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종교적 신념과 영성은 개인적 신앙의 차원을 넘어 자기조절과 정체성 재구성을 지지하는 자원으로 기능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연구들도 종교적 신념과 영성이 회복 과정에서 대처 자원으로 활용되거나 사회적 연결을 형성하는 요소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Snodgrass et al., 2024; Van Denend et al., 2025).

한편 본 연구 참여자 다수가 기독교 신앙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은 결과 해석에서 맥락적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 이는 특정 종교 집단을 대상으로 한 의도적 모집의 결과라기보다, 교차중독 없이 단약 5년 이상을 유지한 장기 회복자를 눈덩이 표집 방식으로 모집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표집 특성과 관련된다. 국내에서 장기 회복 유지 사례 자체가 매우 제한적인 상황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참여자가 연결되었고, 그 결과 종교적 신념을 삶의 의미체계로 통합한 회복자들이 다수 포함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는 특정 종교의 효과를 일반화하거나 이를 한국 사회의 마약 재활 특성으로 단정하기보다, 장기 회복 유지라는 조건 속에서 관찰된 의미 구성 방식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이러한 내적 의미체계는 개인의 삶을 둘러싼 관계적·사회적 환경과 분리되어 작동하지 않는다. 본 연구 결과는 회복을 개인의 내적 변화에 한정하기보다, 개인이 속한 관계적 환경과 제도적 맥락을 함께 고려하는 다층적 관점에서 해석될 필요성을 보여준다. 이는 개인의 변화가 관계적 지지 환경과 의미체계 속에서 형성·유지된다는 사회과학적 회복 담론과 맞닿아 있으며, 사회생태학적 틀(Bronfenbrenner, 1986)에서도 회복을 조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장기 회복자들은 자기 성찰과 영적 각성을 통해 내면의 균형을 유지하는 동시에, 사회적 낙인, 처벌 중심 제도, 미디어의 부정적 재현, 제한된 치료 인프라와 같은 구조적 조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자조모임, 봉사, 멘토링과 같은 관계적 자원을 통해 회복을 일상 속에서 유지·확장해 왔으며, 이는 회복 유지가 개인·관계·사회적 환경의 상호작용 속에서 형성됨을 보여준다. 특히 단약 5년 이상 유지 경험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성찰과 실천이 누적되는 장기적 변화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으며, 이는 브론펜브레너가 제시한 시간체계(chronosystem) 관점에서도 설명될 수 있다. 결국 본 연구는 회복을 개인의 내면적 변화나 도덕적 덕목으로 환원하기보다, 개인·관계·사회적 환경이 교차하는 다층적 맥락 속에서 형성·유지되는 과정으로 이해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는 장기 회복 유지 경험을 사회과학적 분석 틀 안에서 재정의하고, 회복 개념을 보다 확장된 이론적 지평에서 재구성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2. 실천적 함의

장기 회복자의 경험에서 도출된 시사점은 회복의 지속을 지원하기 위한 구체적 개입 방향을 제시한다. 본 연구 결과는 회복 개입이 개인의 변화 촉진에 머무르지 않고, 회복이 지속되는 과정에 초점을 두어 재정렬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며, 이에 따라 현장 기관과 실천 전문가에게는 회복의 지속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개입을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한편 본 연구에서 회복 유지의 핵심으로 도출된 공동체 참여, 관계적 지지 활용, 재발예방 교육과 같은 실천은 이미 현장에서 일정 부분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본 절에서는 이러한 기존 실천을 전제로 하되, 상대적으로 충분히 논의되지 못했던 지점에 초점을 두어 추가적인 실천 방향을 제시한다. 다음의 실천 전략들은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실행 지침으로 활용될 수 있다.

첫째, 유지단계에 대한 개입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현재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치료·사법연계 프로그램 등 현장에서는 변화단계척도(Stages of Change Scale)를 활용하여 개인의 변화 수준에 맞춘 개입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유지단계는 개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영역으로 남아 있다. 이는 유지단계 회복자가 이미 자기조절 패턴을 확립했다고 간주하여 전문가의 개입이 축소되는 경향과 관련된다. 그러나 본 연구결과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유지단계는 단순한 단약의 지속이 아니라 자기조절, 정체성 재구성, 관계적 지지 유지가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핵심 단계이다. 따라서 유지단계를 단순한 사후관리 수준에 머무르게 하기보다, 회복의 지속성을 강화하는 적극적 유지관리(active maintenance) 단계로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자기점검, 정서적 균형 유지, 관계적 연결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개입이 요구되며, 이러한 개입은 구조화된 프로그램의 개발과 구체화를 통해 실질적으로 구현될 필요가 있다.

둘째, 장기 회복 유지 과정에서는 개인이 수용 가능한 의미 기반 자원과 지지 체계를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개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 참여자들은 12단계나 NA와 같은 집단적 지지와 더불어, 종교적 신념과 실천을 통해 자기조절과 경계심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보고하였다. 이는 회복 유지에 필요한 핵심 작용이 개인에게 수용 가능한 방식으로 내면화되고 지속될 때 보다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실천 현장에서는 특정 종교의 도입이나 전파를 전제하기보다, 회복자가 이미 형성하고 있는 가치 체계, 삶의 목적, 공동체 규범 등 영적·의미 기반 자원을 탐색하고 이를 개입에 반영하며, 이러한 자원을 존중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3. 정책적 함의

마약류 중독의 장기 회복이 다른 중독보다 어렵다는 통념에 대해 참여자들의 견해는 엇갈렸다. 일부는 마약의 생물학적 의존성의 강도가 높아 회복이 본질적으로 더 어렵다고 보았으나, 다른 이들은 그 차이를 절대적인 것으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참여자들은 회복의 어려움을 결정짓는 요인을 물질의 특성보다 사회적 낙인, 제도적 배제, 처벌 중심 제도, 치료 인프라와 전문 인력의 부족과 같은 구조적 요건에서 찾고 있었다. 다만 이러한 인식은 본 연구에 참여한 단약 5년 이상 장기 회복 유지자들의 경험에 근거한 것으로, 모든 마약류 중독자 집단에 일반화된 결론이라기보다는 장기 회복 유지 맥락에서 정책적 접근을 재검토할 필요성을 시사하는 수준에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마약류 중독의 장기 회복은 개인·사회·제도의 구조적 맥락 속에서 이해될 필요가 있다. 회복의 지속성은 개인의 의지보다 사회가 회복자를 어떻게 수용하느냐에 따라 크게 좌우될 수 있다. 이는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social determinants of health) 관점에서 회복을 재해석할 필요성을 시사하며, 장기 회복 유지가 개인의 노력만으로 달성되기 어려운 공중보건적 과제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회복 자원의 형성과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한 제도적·환경적 지원이 정책 차원에서 병행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초할 때, 장기 회복 유지의 가능성을 제약하는 구조적 조건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개입이 요구된다. 우선, 공공 인식 개선을 통한 낙인 완화가 필요하다. 마약류 중독에 대한 사회적 낙인은 치료 접근을 지연시키고 회복 이후의 사회적 복귀를 어렵게 만드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연구들(Public Health Ontario, 2024; Holland et al., 2024; Falconer & Tang, 2023)에 따르면, 비낙인 언어 사용, 회복자 참여형 교육, 서사 기반 캠페인은 사회적 수용성과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이에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미디어 내 약물 보도 가이드라인을 강화하고, 회복자 서사를 반영한 인식 개선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산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회복 지원 인프라의 실질적 확충이 요구된다. 형식적 재활 정책이 존재하더라도 회복자들이 이를 체감하지 못한다면 정책의 실효성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현재 국내 마약류 중독 관련 치료 인프라는 예산과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며, 지역 간 서비스 편차 또한 크게 나타나고 있다(이상훈, 2024; 김민지, 2024). 따라서 지역사회 기반에서 전문 인력 확충과 예산 안정화를 바탕으로 치료·재활·사례관리 기능을 통합적으로 강화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마약사범이 밀집된 교정시설은 회복 개입의 초기 진입 지점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정시설–지역사회 연계체계를 강화하여 출소 이후 회복 단절을 최소화하고 장기 회복 유지로 이어질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일부 교정시설 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NA 및 치료공동체 프로그램은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수용자에게 자기성찰과 관계 회복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유숙경, 2024; 유숙경, 최우진, 2025).

더 나아가, 젠더 감수성을 반영한 맞춤형 개입 정책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외 약물중독 상담 및 재활 프로그램은 여전히 남성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여성의 생물학적·심리사회적 특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여성 중독자는 상담 및 회복 과정에서 현실적 괴리감을 경험하며, 양육 부담, 성적 착취, 낙인 등 복합적 어려움에 적절히 대응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최근 연구에서는 여성 마약류 중독자의 취약성과 회복 과정에서의 특수성을 반영한 성인지적 접근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정책 수립 과정에서도 인권과 젠더 요인을 핵심적으로 고려해야 함이 제기되고 있다(이현주, 박병선, 2025; Kim et al., 2024). 특히 여성 NA의 등장은 여성 회복자들이 보다 안전한 심리적 공간에서 자기 개방을 통해 경험을 정직하게 나누고, 관계적 지지를 형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국가와 지역사회는 여성 회복자의 특수성을 반영한 상담·재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중독전문가 및 정신건강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성인지적·트라우마 중심 교육을 제도화함으로써 젠더 기반 회복지원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논의를 종합하면 회복 지원 정책은 치료 중심의 단기 개입에서 회복 유지 중심의 장기 지원체계(Recovery-Oriented System of Care, ROSC)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이는 회복을 개인의 책임이 아닌 사회적 과제로 재정의하고, 회복 자원의 형성과 접근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초점을 이동시켜야 함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과 「중독관리통합지원사업 지침」에 회복관리 단계를 명시하고, 장기 회복률을 평가할 수 있는 K-Recovery Index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정책적 전환은 회복을 개인의 책임이 아닌 사회의 공동 과제로 재정의하고, 회복자가 지역사회 안에서 관계와 일상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회복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4. 연구의 한계 및 후속 연구 제언

본 연구는 국내에서 장기 회복자 표본을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적 제약 속에서도, 연령·지역·직업이 다양한 참여자를 포함하여 실증 분석을 수행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표본이 NA 멤버나 관련 직군 등 회복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집단에 한정되어, 사회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채 단약을 유지하는 회복자의 경험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최종 참여자 7명 중 여성은 1명으로 성비 불균형이 존재하며, 이는 여성 마약류 중독자가 경험하는 낙인과 수치심으로 인해 연구 참여 자체가 제한되는 현장 맥락을 반영한다. 본 연구에서는 여성 참여자의 진술을 통해 중독의 젠더적 맥락을 확인하였으나, 이러한 표집의 편중을 고려할 때 연구 결과를 여성 마약류 중독자의 경험 전체로 일반화하는 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한편 해외 선진국의 관련 연구는 장기 회복 유지자를 엄격한 기준으로 구분하여 분석한 연구가 제한적인 가운데, 물질사용장애 집단을 대상으로 종단 자료를 구축하거나 설문 기반 자료를 활용하여 다양한 변수와 분석방법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회복 과정을 분석하고 있다. 예컨대 종단 코호트 자료를 기반으로 약물사용, 삶의 만족도, 심리적 고통 등의 변수를 반복 측정하고, 동태적 구조방정식 모형을 적용하여 시간에 따른 변화와 변수 간 관계를 분석한 연구가 보고되고 있으며(Moe et al., 2024), 회복 초기, 유지, 안정 단계로 구분한 횡단 설문자료를 활용하여 주거, 범죄, 고용·교육, 약물사용 등 다차원 변수와 회복 단계 간 관련성을 로지스틱 회귀분석으로 검증한 연구도 확인된다(Martinelli et al., 2020). 또한 표준화된 심리·행동 지표와 사회기능 기준을 활용하여 장기 회복자를 선별한 후, 해당 집단을 대상으로 질적 면담과 주제 분석을 수행한 연구도 보고되고 있다(Bjornestad et al., 2019).

이와 비교할 때 본 연구는 장기 회복 유지자의 경험적 의미를 심층적으로 탐색하였다는 점에서 강점을 지니나, 단면적 질적 면담 자료에 기반하고 경험적 범주를 중심으로 결과를 구성하였으며 주제분석에 의존하였다는 점에서 반복측정을 통한 변화 과정의 추적이나 변수 간 관계를 구조적으로 검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국내에서 마약류 중독자의 장기 회복 유지에 대한 후속연구는 다음과 같은 방법론적 보완을 중심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 첫째, 장기 회복 유지자를 대상으로 일정 기간 동안 반복측정이 가능한 종단 자료를 구축하여, 약물사용, 삶의 질, 심리적 고통, 사회적 관계 등의 변화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추적·분석할 필요가 있다. 둘째, 주거, 고용 및 교육, 사회적 관계와 같은 다차원 변수를 표준화된 지표를 통해 측정하고, 회복 단계와의 관련성 및 변수 간 관계를 검증할 수 있는 통계적 분석 설계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 셋째, 장기 회복자의 정의와 선별 기준을 보다 명료화한 후, 질적 면담 자료와 정량적 자료를 결합한 혼합연구 설계를 통해 경험적 의미와 변수 간 구조적 관계를 통합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접근은 마약류 중독자의 장기 회복 유지 과정을 단순한 경험 서술을 넘어, 시간적 변화와 다차원 변수 간 상호작용을 설명할 수 있는 방법론적 기반을 확장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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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표 1
반구조화 인터뷰 질문지
구분 내용
연구 문제
  • 1) 진정한 회복의 의미

  • 2) 재발자와 장기 회복 유지자의 차이

  • 3) 마약류 중독 장기 회복 유지의 어려움에 대한 인식

  • 4) 회복 유지에 도움이 되는 활동과 자원

기본정보 성별, 연령, 거주 권역, 학력, 혼인상태, 종교, 직업, 사용 약물, 단약 기간
도입 질문 중독에 빠지게 된 계기와 중독 경험을 간략히 설명해 주십시오.
번호 인터뷰 내용
Ⅰ. 진정한 회복의 의미와 회복 경험
1 중독으로부터 회복을 시작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이었습니까?
2 회복 과정에서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이나 기관은 무엇이었으며, 어떤 방식으로 도움이 되었나요?
3 회복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중요한 경험은 무엇이며, 그것이 회복에 어떤 영향을 주었습니까?
4 과거에는 중독에 영향을 미쳤으나, 현재는 회복 과정을 통해 변화하거나 극복하게 된 부분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5 반대로 회복 과정에서 과거에도, 현재에도 여전히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6 단약과 회복의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7 “회복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십니까?
8 선생님이 생각하는 진정한 회복은 무엇입니까?
Ⅱ. 재발 위험과 회복 유지 전략
1 회복 과정에서 재발의 유혹이나 위험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으며, 어떻게 대처하였습니까?
2 재발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개인적·환경적 요인 등)
3 재발 이후 다시 회복 과정으로 돌아온 경험이 있다면, 그 과정은 어떠하였습니까?
4 현재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구체적인 방법이나 도움 포함)
5 재발을 경험한 중독자와 회복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중독자의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Ⅲ. 마약류 중독 장기 회복 유지의 어려움과 교차중독 경험
1 다른 중독에 비해 마약류 중독의 회복 유지가 더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만약 동의하거나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2 회복 이전에 가지고 있었거나, 회복 과정에서 새롭게 나타난 교차중독이나 대체 행동 문제가 있었습니까?
3 있었다면 어떤 중독이었으며, 그러한 교차중독 경험이 회복 과정에 어떤 영향을 주었습니까?
4 다른 중독에 비해 마약류 중독 장기 회복 유지자(5년 이상)가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Ⅳ. 회복 유지에 도움이 되는 활동과 자원
1 현재 회복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하고 있는 활동은 무엇입니까?
2 회복 공동체 참여 경험이 있다면, 회복 유지에 어떤 영향을 주었습니까?
3 회복 과정에서 중요하게 작용한 관계나 지지체계는 무엇입니까?
4 회복 이후 삶의 태도나 가치관에 어떤 변화가 있었습니까?
5 회복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삶의 원칙이나 신념이 있습니까?
6 회복 유지에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경험이나 깨달음은 무엇입니까?
7 선생님께서는 이러한 활동과 경험이 회복 유지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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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일Submission Date
2025-10-31
수정일Revised Date
2026-04-01
게재확정일Accepted Date
2026-05-18

Health and
Social Welfare 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