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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제46권 제2호Vol.46, No.2

세월호참사 유가족의 울분과 정신적 웰빙의 관계: 사회적지지로 조절된 우울의 매개효과

The Relationship Between Embitterment and Mental Well-Being in Sewol Ferry Accident Bereaved Families: The Mediating Effect of Depression Moderated by Social Support

알기 쉬운 요약

이 연구는 왜 했을까?
세월호참사 유가족은 참사 발생 10년이 지난 이후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의 울분과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유가족의 울분이 정신적 웰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고, 그 과정에서 우울의 매개역할과 사회적지지의 조절된 매개효과를 검증하고자 수행되었다. 특히 단순한 병리적 증상 감소를 넘어 유가족의 정신적 웰빙과 긍정적 심리 기능 회복에 초점을 두었다.
새롭게 밝혀진 내용은?
유가족의 울분은 우울을 증가시키고 정신적 웰빙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우울과는 구별되는 독립적인 경로로 정신적 웰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회적지지는 정신적 웰빙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으나, 그 효과는 개인의 우울 수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즉, 사회적지지는 단순한 보호요인으로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심리 상태에 따라 복합적이고 조건적으로 작용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세월호참사 유가족 지원에서는 우울 증상 완화뿐 아니라 울분 자체를 이해하고 다루는 심리사회적 개입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사회적지지는 단순한 정서적 위로나 양적 지원을 넘어, 유가족이 경험하는 억울함과 사회적 인정의 요구를 반영한 맞춤형 지원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유가족의 정신적 웰빙 회복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the impact of embitterment on the mental well-being of bereaved families of the Sewol Ferry disaster, and to verify the mediating effect of depression and the moderated mediation effect of social support. To this end, data from 282 bereaved family members aged 19 years and older who participated in the "Health and Living Conditions Survey of April 16 Sewol Ferry Disaster Victims," conducted in 2024 by the Ansan Mental Health Center, were analyzed. The results showed that, first, embitterment was positively correlated with depression and negatively correlated with mental well-being. Depression was negatively correlated with mental well-being, while social support showed a significant positive correlation with mental well-being. Second, depression had a partial mediating effect on the relationship between embitterment and mental well-being. Third, the moderating effect of social support was significant in the relationship between depression and mental well-being. Fourth, the mediating effect of depression moderated by social support was confirmed in the relationship between embitterment and mental well-being. These findings suggest that embitterment has a direct impact on the decline in mental well-being of Sewol Ferry disaster bereaved families, distinct from depression, and that social support can operate differentially and complexly depending on individual conditions in this process.

keyword
Sewol Ferry Disaster Bereaved FamiliesEmbittermentMental Well-BeingDepressionSocial Support

초록

본 연구는 세월호참사 유가족의 울분이 정신적 웰빙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우울의 매개효과와 사회적지지에 의해 조절된 매개효과를 확인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안산마음건강센터가 2024년에 실시한 ‘4.16세월호참사 피해자 건강 및 생활실태조사 연구’에 참여한 만 19세 이상의 유가족 282명의 자료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첫째, 울분은 우울과 정적 상관을, 정신적 웰빙과는 부적 상관을 보였다. 우울은 정신적 웰빙과 부적 상관을 보였으며, 사회적지지는 정신적 웰빙과 유의한 정적 상관을 보였다. 둘째, 울분과 정신적 웰빙의 관계에서 우울은 부분매개효과가 확인되었다. 셋째, 우울과 정신적 웰빙 간의 관계에서 사회적지지의 조절효과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넷째, 울분과 정신적 웰빙의 관계에서 사회적지지에 의해 조절된 우울의 매개효과가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세월호참사 유가족의 정신적 웰빙 저하에 울분이 우울과는 구별되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 과정에서 사회적지지가 개인의 상태에 따라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주요 용어
세월호참사 유가족울분정신적 웰빙우울사회적지지

Ⅰ. 서론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인간이 경험하는 큰 스트레스 중 하나이며 개인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사회적 재난, 폭력, 살인 및 전쟁과 같은 외상성 사건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가족과의 사별을 겪는 경우, 사람들은 외상성 상실을 경험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삼풍백화점 붕괴(1995),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2003), 세월호참사(2014), 이태원참사(2023) 등과 같은 사건이 대표적 사례이다. 그중 2014년 세월호참사는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하였을 뿐만 아니라, 재난 대응 과정에서 드러난 구조적 문제로 인해 대표적인 사회적 재난으로 분류된다(박동균, 2016). 외상성 상실은 자연적인 원인이나 만성 질병으로 인한 사별보다 더 높은 수준의 비탄 반응과 울분, 심리적 고통을 유발한다(Dyregrov et al., 2015). 특히 사건이 다수의 죽음과 연관될 경우 남은 사람들에게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상실을 겪은 사람들은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위험이 있으며(Boerner et al., 2024), 가족 체계의 균형이 흔들릴 수도 있다(양성은, 2008).

그러나 상실 경험이 반드시 지속적 부적응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일시적인 혼란을 겪더라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회복탄력성을 보이기도 한다(Bonanno, 2004). 정신건강 연구는 Seligman과 Csikszentmihalyi(2000)의 제안 이후, 병리적 증상 완화에만 초점을 두던 전통적 관점에서, 개인의 긍정적 자원을 강화하여 삶의 번영으로 나아가는 긍정심리학적 관점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세월호참사 유가족의 적응 과정은 단순한 슬픔의 극복을 넘어, 삶의 의미를 재구성하고 긍정적 기능을 회복하며 궁극적으로 정신적 웰빙(Mental Well-being)에 도달하기 위한 지속적인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정신적 웰빙은 개인이 자신의 잠재력을 실현하고, 삶에 만족하며 긍정적으로 기능하는 상태를 의미한다(Keyes, 2002).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단순한 병리 증상의 부재를 넘어, 세월호참사 유가족의 ‘정신적 웰빙’ 회복 여부에 주목하였다. 세계보건기구(WHO, 2021)에 따르면, 진정한 정신건강은 개인이 일상의 스트레스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생산적으로 활동하며,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는 '웰빙의 상태'를 의미한다. 이러한 개념의 이론적 토대는 Ryff(1989)의 심리적 웰빙 모델에서 찾을 수 있으며, 그는 자아수용, 긍정적 대인관계, 자율성, 환경통제력, 삶의 목적과 개인적 성장이라는 여섯 가지 차원을 통해 인간의 긍정적 기능을 구체화하였다. 이를 확장한 Keyes(2002)는 정서적 웰빙(행복, 삶의 만족)과 사회적 웰빙(사회적 기여, 통합)을 더하여 다차원적인 모델을 완성했다. 따라서 세월호참사 유가족의 적응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고통을 경감시키는 동시에 다차원적인 정신적 웰빙을 증진시키는 방안을 탐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사회적 참사와 같이 예기치 못한 상실을 경험한 이들에게 정신적 웰빙으로 나아가는 과정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여정일 수 있다. 특히 상실이 부당하고 억울하게 느껴질 때 발생하는 울분은 중요한 부정적 정서 중 하나이다(고한석 외, 2014; 오정현, 2020). 울분은 부당한 경험에 대한 지속적인 분노와 무력감이 결합된 정서로, 복수를 원하지만 실현할 수 없다는 깊은 좌절감을 포함한다(Linden, 2003). 단순한 분노나 일시적인 슬픔과 달리, 울분은 부정적 생애 사건의 여파로 인해 장기간 지속되며 일상 기능을 저해하는 정서 반응이다(Linden et al., 2009).

상실 경험은 본질적으로 통제 불가능한 사건으로서 개인에게 깊은 무력감을 안겨준다. 또한 "왜 하필 나에게?"라는 불공정성 인식이 동반되어 울분이 촉발되기 쉽다(Znoj, 2011). 이렇게 형성된 울분은 부정적 사건을 반복적으로 회상하게 하는 침습적 사고를 유발하며, 세상을 불공정하고 적대적인 곳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등 개인의 인지적 틀 자체를 왜곡시킨다(Linden, 2003). 결국 이러한 울분 상태는 Ryff(1989)가 제시한 긍정적 대인관계, 삶의 목적, 자기수용과 같은 심리적 웰빙의 핵심 요소들을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우울 및 불안과 자살 사고 및 시도 간의 관계를 매개함으로써 유가족의 자살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류남길 외, 2020).

특히, 세월호참사 유가족의 경우, 10년이 지난 시점까지도 진상 규명 및 책임자 처벌과 같은 사회적 쟁점들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으며(국가인권위원회, 2024), 이러한 미해결된 부당함의 경험은 유가족의 울분을 지속시키고 강화하는 핵심적인 배경이 된다(권시정 외, 2020). Yun et al.(2018)의 세월호참사 유가족 종단연구에서는 참사 발생 18개월과 30개월 시점에서도 유가족들이 높은 수준의 울분을 경험하고 있으며, 울분 수준이 증가한 집단에서는 전반적인 심리적 안녕감과 적응 기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월호참사와 같은 사회적 재난에서 울분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며, 유가족의 정신적 웰빙을 저해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울분이 정신적 웰빙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보다 구체적인 이해를 위해, 본 연구는 핵심적인 매개 요인으로 우울에 주목하였다. 울분과 우울은 개념적으로 구분되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울분의 핵심 요소인 지속적인 반추 사고, 세상에 대한 불신, 그리고 깊은 무력감은 개인의 심리적 에너지를 고갈시키며, 결국 정서적, 인지적, 생리적 증상을 동반하는 우울 상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Linden, 2003). 울분은 세상이 공정하다는 믿음을 상실하게 하여 삶과 미래에 대한 통제감을 약화시키고, 부정적 인지 체계를 강화함으로써 우울의 발현과 유지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장희순, 2022). 즉, 울분은 세월호참사 유가족의 우울을 심화시키는 핵심 요인이며, 이로 인해 심화된 우울은 정신적 웰빙을 저해하는 주요 경로가 될 것으로 예측될 수 있다.

한편, 사회적지지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심리적 충격을 완화하는 가장 중요한 보호 요인으로 알려져 왔다. Cohen과 Wills(1985)의 스트레스-완충 모델에 따르면, 사회적 지지는 스트레스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감소시키는 완충재 역할을 한다. 상실 경험자에게 있어 사회적지지는 회복 과정에 필수적인 자원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실제로 받는 지지의 양보다는,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인 '지각된 사회적 지지'가 정신건강에 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Schaefer et al., 1981).

그러나 일부 연구에서는 제공되는 지지의 유형이 수혜자의 실제 필요와 맞지 않을 경우 그 효과가 미미할 수 있음을 보고하였다(Cutrona & Russell, 1990). 나아가 상실과 같은 특정 맥락에서는 주변의 섣부른 위로나 과도한 관심이 당사자에게 또 다른 사회적 부담으로 작용하여 회복을 방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Bolger & Amarel, 2007). 특히 세월호참사와 같은 사회적 재난의 경우, 유가족이 경험하는 고통은 개인적 차원을 넘어 사회적·정치적 맥락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단순한 정서적 위로가 아니라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사회적 인정과 같은 정의의 회복일 수 있다. 일반적인 사회적지지가 이들의 근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지지와 필요 간의 불일치가 오히려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사회적지지의 효과에 대한 논의는 일관되지 않으며, 이는 사회적지지가 단순히 양적 수준에 따라 선형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심리적 상태와 상호작용하는 복합적인 변인임을 시사한다.

따라서 본 연구의 목적은 이러한 사회적 재난의 특수한 맥락 속에서 세월호참사 유가족의 울분과 정신적 웰빙 간 관계에서 우울의 매개효과를 확인하고, 사회적지지 수준에 따라 매개효과가 유의하게 달라지는지를 확인하고자 한다. 이에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제시한다. 첫째, 울분, 정신적 웰빙, 우울, 사회적지지 간의 관계는 어떠한가? 둘째, 울분과 정신적 웰빙의 관계에서 우울의 매개효과는 어떠한가? 셋째, 우울과 정신적 웰빙의 관계에서 사회적지지의 조절효과가 어떠한가? 넷째, 울분이 우울을 매개로 정신적 웰빙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사회적지지의 조절된 매개효과는 어떠한가?

Ⅱ. 연구 방법

1. 연구모형

본 연구는 세월호참사 유가족의 울분이 정신적 웰빙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 울분이 우울을 매개하여 세월호참사 유가족의 정신적 웰빙에 영향을 미치는지, 이러한 매개효과에 대한 사회적 지지의 조절된 매개 효과를 확인하고자 한다. 따라서 [그림 1]과 같이 연구모형을 설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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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연구모형
HSWR-46-2-475_F1.tif

2. 연구 자료 및 대상

본 연구는 2024년 6월부터 12월까지 안산마음건강센터에서 실시한 ‘4.16세월호참사 피해자 건강 및 생활실태조사 연구’자료를 활용하였다. 먼저 피해자협의회를 대상으로 연구 설명회를 실시하였으며, 설명회 후 2024년 8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조사를 진행하였다. 연구 참여에 동의한 대상자에 한하여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하여 자료를 수집하였다. 조사 내용은 세월호참사 피해자의 일반사항, 건강상태, 생활실태, 정신건강실태 등을 포함하였다. 전체 조사 중 유가족이 작성한 288분의 자료 중 주요 문항에 무응답이 있거나 응답이 불성실한 6부를 제외한 282부를 최종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3. 측정도구

가. 종속변수: 정신적 웰빙

본 연구에서는 정신적 웰빙을 측정하기 위해 Keyes(2008)가 개발하고, 임영진 외(2012)가 번안하고 타당화한 정신적 웰빙 척도(Mental Health Continuum-Short Form: MHC-SF)한국어판을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총 14문항으로 구성되었으며, 각 문항은 6점 Likert 척도로 측정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정신적 웰빙의 Cronbach's alpha는 .948이었고, 하위요인인 정서적 웰빙은 .933, 사회적 웰빙은 .828, 심리적 웰빙은 .926이었다.

나. 독립변수: 울분

본 연구에서는 울분을 측정하기 위해 Linden, Baumann, Lieberei와 Rotter(2009)가 개발하고, 신철민(2012)이 번안하고 타당화한 외상 후 울분장애 척도(PTED self-rating scale) 한국어판을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총 19문항으로 구성되었으며, 각 문항은 5점 Likert 척도로 측정하였다. 전체 평균 점수가 1.6점 이상이면 장기간 울분으로 고통을 받는‘지속적 울분’상태로 해석하며, 2.5점 이상일 경우 울분으로 인해 심한 장애가 있는 ‘극심한 울분’상태로 해석할 수 있다. 점수가 높을수록 높은 수준의 외상 후 울분을 경험하고 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전체 문항의 Cronbach’s alpha는 .977로 나타났다.

다. 매개변수: 우울

본 연구에서는 우울을 측정하기 위해 PHQ-9(Patient Health Questionnaire-9)을 사용하였다. Spitzer, Kroenke, Williams와 Patient Health Questionnaire Primary Care Study Group(1999)이 개발한 PHQ는 일차 진료 현장에서 정신장애를 선별하기 위한 도구이며, 그중 PHQ-9은 우울 증상을 평가하는 9문항 자기보고식 척도이다(Kroenke, 2001). 본 연구에서는 박승진 외(2010)가 번안한 척도를 사용하였으며, 지난 2주 동안 각 문항별 내용을 얼마나 자주 경험했는지를 4점 Likert 척도로 평가하였다.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 수준이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전체 문항의 Cronbach’s alpha는 .915로 나타났다.

라. 조절변수: 사회적지지

본 연구에서는 Broadhead et al.(1988)이 개발한 사회적지지 질문지(Functional Social Support Questionnaire, FSSQ)를 사용하였다. 이 도구는 서상연 외(1997)가 한국어로 번안하고 신뢰도와 타당도를 검증하였다. FSSQ는 인생의 믿을 만한 사람과 함께 문제를 의논하고 나눌 수 있는 정도, 긍정적인 감정의 표현으로 정서적 형태의 지지, 물질적 도움이나 일을 도와주는 도구적 지지, 어느 정도의 지지를 받았는지를 측정하는 지지의 양 등의 4가지 하위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 13개 문항으로 구성되었고 점수가 높을수록 충분한 사회적 지지가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본 연구에서 전체 문항의 Cronbach’s alpha는 .915로 나타났다.

4. 분석 방법

본 연구의 통계분석을 위해 SPSS Statistics 26과 Process macro 4.2를 사용하여 다음과 같이 자료 분석을 수행하였다. 첫째, 연구 대상의 일반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빈도분석을 실시하였다. 둘째, 본 연구에서 활용한 측정도구의 신뢰도를 평가하기 위하여 Cronbach's alpha를 확인하였다. 본 연구의 모든 회귀모형에는 성별, 연령, 가구소득, 교육수준, 배우자 유무, 종교, 의료보장형태 등 주요 인구사회학적 변인을 통제변수로 포함한 다중회귀분석을 적용하였다. 셋째, 연구 대상의 울분, 우울, 사회적지지, 정신적 웰빙 수준을 파악하기 위하여 기술통계분석을 실시하였다. 넷째, 연구 대상의 울분, 우울, 사회적지지, 정신적 웰빙 간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하여 Pearson의 상관분석(Correlation Analysis)을 실시하였다. 다섯째, 울분과 정신적 웰빙 간 관계에서 우울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하여 먼저 Baron과 Kenny(1986)가 제시한 3단계 위계적 회귀분석 절차를 참고하여 울분이 우울과 정신적 웰빙에 미치는 효과를 확인하였다. 이후 Hayes(2017)의 PROCESS macro(Model 4)를 사용하여 부트스트래핑(5,000회, 95% 신뢰구간)을 통해 울분→우울→정신적 웰빙의 간접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한지 검증하였다. 이때 매개모형에는 상호작용항을 포함하지 않았다. 여섯째, 우울과 정신적 웰빙 간 관계에서 사회적지지의 조절효과를 확인하기 위하여 Aiken과 West(1991)가 제안한 위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일곱째, 울분과 정신적 웰빙 간 관계에서 우울의 매개효과는 사회적 지지를 통해 유의하게 조절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Hayes(2017)가 제안한 Process macro의 조절된 매개효과 모형인 Model 14를 적용하여 부트스트랩 검증을 실시하였다.

Ⅲ. 연구 결과

1. 인구통계학적 특성

본 연구의 대상은 총 282명이며 인구통계학적 특성은 <표 1>과 같다. 먼저, 성별은 남자 121명(42.9%), 여자 161명(57.1%)이었으며, 연령은 평균 47.69세로 20대 58명(20.6%), 30대 22명(7.8%), 40대 18명(6.4%), 50대 147명(52.1%), 60대 이상 37명(13.1%)으로 나타났다. 가구소득은 소득 없음 49명(17.4%), 100만원 미만 20명(7.1%), 100~200만원 미만 37명(13.1%), 200~300만원 미만 69명(24.5%), 300~400만원 미만 52명(18.4%), 400만원 이상 55명(19.5%)으로 나타났다. 교육수준은 고등학교 이하 162명(57.4%), 대학교 이상 120명(42.6%)이었으며, 배우자 유무는 없음 104명(36.9%), 있음 178명(63.1%)으로 나타났다. 종교는 종교 없음 156명(55.3%), 개신교 51명(18.1%), 천주교 37명(13.1%), 불교 38명(13.5%)으로 조사되었으며, 의료보장형태는 해당 없음 13명(4.6%), 건강보험 265명(94.0%), 의료급여 1종 4명(1.4%)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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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인구통계학적 특성
변수 범주 빈도(명) 비율(%)
성별 남자 121 42.9
여자 161 57.1
연령 20대 58 20.6
30대 22 7.8
40대 18 6.4
50대 147 52.1
60대 이상 37 13.1
가구소득 소득 없음 49 17.4
100만원 미만 20 7.1
100~200만원 미만 37 13.1
200~300만원 미만 69 24.5
300~400만원 미만 52 18.4
400만원 이상 55 19.5
교육수준 고등학교 이하 162 57.4
대학교 이상 120 42.6
배우자 유무 없음 104 36.9
있음 178 63.1
종교 종교 없음 156 55.3
개신교 51 18.1
천주교 37 13.1
불교 38 13.5
의료보장형태 해당 없음 13 4.6
건강보험 265 94
의료급여 1종 4 1.4

2. 주요 변수들 간의 상관관계

본 연구에서 사용된 주요 변수들 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아래 <표 2>와 같다. 울분과 우울은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고(r=.698, p<.001), 울분과 사회적지지는 유의한 부적 상관관계를 보였으며(r=-.349, p<.001), 울분과 정신적 웰빙은 유의한 부적 상관관계를 보였다(r=-.379, p<.001). 우울과 사회적지지는 유의한 부적 상관관계를 보였고(r=-.310, p<.001), 우울과 정신적 웰빙 또한 유의한 부적 상관관계를 보였다(r=-.359, p<.001). 마지막으로 사회적지지와 정신적 웰빙은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r=.470, p<.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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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주요 변수들 간의 상관관계
1 2 3 4
1. 울분 1
2. 우울 .698*** 1
3. 사회적지지 -.349*** -.310*** 1
4. 정신적 웰빙 -.379*** -.359*** .470*** 1

*p<0.1, **p<0.05, ***p<0.01.

3. 울분과 정신적 웰빙의 관계에서 우울의 매개효과

울분과 정신적 웰빙의 관계에서 우울의 매개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Baron과 Kenny(1986)의 위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하였고 그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표 3). 울분이 우울에 미치는 효과를 검증한 결과, 설명력은 R2=.505로 나타났으며 울분은 우울에 유의한 정적 영향을 보였다(t=14.564, F=25.057, p<.001). 즉 세월호참사 유가족의 울분 정도가 클수록 우울 정도도 큰 것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울분이 정신적 웰빙에 미치는 효과를 검증한 결과, 설명력은 R2=.199였으며 울분은 정신적 웰빙에 유의한 부적 영향을 보였다(t=-6.036, F=6.105, p<.001). 즉 세월호참사 유가족의 울분 정도가 클수록 정신적 웰빙 수준은 낮은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울분과 우울을 동시에 투입한 모형의 설명력은 R2=.215로 증가하였으며 울분은 정신적 웰빙에 부적 영향을 보였고(t=-3.011, p=.003), 우울 또한 정신적 웰빙에 부적 영향을 미쳤다(t=-2.326, p=.021). 이때 울분의 효과가 감소하여, 우울은 울분과 정신적 웰빙의 관계를 부분적으로 매개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F=6.139 p<.001). 울분은 직접적으로 정신적 웰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울분과 정신적 웰빙 간 관계에서 우울은 부분매개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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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
울분과 정신적 웰빙의 관계에서 우울의 매개효과
단계 독립변수 종속변수 B SE β t p R 2 F
1 울분 우울 .532 .036 .674 14.564*** .000 .505 25.057***
2 울분 정신적 웰빙 -.351 .058 -.355 -6.036*** .000 .199 6.105***
3 울분 정신적 웰빙 -.232 .077 -.235 -3.011** .003 .215 6.139***
우울 -.224 .096 -.179 -2.326* .021

주: 성별, 연령, 가구소득, 교육수준, 배우자 유무, 종교, 의료보장형태를 통제변수로 포함하여 분석함.

*p<0.1, **p<0.05, ***p<0.01.

세월호참사 유가족의 울분이 우울을 매개하여 정신적 웰빙에 미치는 간접효과의 크기를 추정하고 간접효과의 통계적 유의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Hayes(2017)가 제안한 부트스트랩 검증을 실시하였다. Process macro의 매개효과 모형인 Model 4를 적용하였고, 부트스트랩 표본수는 5,000, 신뢰수준은 95%로 하여 통계적 유의성을 검증하였다. 분석 결과는 <표 4>와 같다. 그 결과 세월호참사 유가족의 울분이 우울을 매개하여 정신적 웰빙에 미치는 간접효과의 크기는 -.120이었고, 이의 95% 신뢰구간은 -.216~-.015로 0을 포함하지 않아, 간접효과는 부(-)적으로 유의하였다. 즉 울분은 우울을 높이고, 우울이 높아짐으로써 정신적 웰빙을 유의하게 낮추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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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4
울분과 정신적 웰빙의 관계에서 우울의 간접효과
경로 간접
효과
표준
오차
95% 신뢰구간
하한 상한
울분 → 우울 → 정신적 웰빙 -.120* .051 -.216 -.015

주: 성별, 연령, 가구소득, 교육수준, 배우자 유무, 종교, 의료보장형태를 통제변수로 포함하여 분석함.

4. 우울과 정신적 웰빙의 관계에서 사회적지지의 조절효과 검증

우울과 정신적 웰빙 간 관계에서 사회적지지의 조절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Aiken과 West(1991)의 위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하였고, 그 결과는 <표 5>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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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
울분과 정신적 웰빙의 관계에서 우울의 매개효과
단계 독립변수 B SE β t p R 2 F
1 울분 -.232 .077 -.235 -3.011** .003 .215 6.139***
우울 -.224 .096 -.179 -2.326* .021
2 울분 -.161 .073 -.163 -2.209* .028 .317 9.580***
우울 -.152 .091 -.121 -1.677 .095
사회적지지 .320 .051 .381 6.337*** .000
3 울분 -.113 .072 -.114 -1.566 .119 .357 10.569***
우울(A) -.228 .090 -.183 -2.537* .012
사회적지지(B) .331 .049 .394 6.719*** .000
(A)×(B) -.223 .055 -.210 -4.039*** .000

주: 성별, 연령, 가구소득, 교육수준, 배우자 유무, 종교, 의료보장형태를 통제변수로 포함하여 분석함.

1단계에서 울분과 우울을 투입한 결과, 설명력은 R²=.215로 나타났으며, 우울은 정신적 웰빙에 유의한 부적 영향을 보였다(t=-2.326, p=.021).

2단계에서 사회적지지를 추가하였을 때 설명력은 R²=.317로 증가하였으며, 사회적지지는 정신적 웰빙에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쳤다(t=6.337, p<.001). 그러나 이 단계에서 우울의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t=-1.677, p=.095).

3단계에서 우울과 사회적지지의 상호작용항을 포함한 결과, 설명력은 R²=.357로 증가하였으며, 상호작용항은 유의한 부적 영향을 보였다(t=-4.039, p<.001). 이는 사회적지지가 우울과 정신적 웰빙의 관계를 조절함을 의미한다(F=10.569, p<.001). 본 연구에서 확인된 상호작용항의 부(-)의 방향성은 일반적으로 제시되는 스트레스-완충 모형의 예측과 상이한 결과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그 해석의 타당성을 보다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울과 정신적 웰빙 간 관계에서 사회적지지의 조절효과를 검증한 결과는 <표 5>와 [그림 2]에 제시하였다. 1단계에서는 울분과 우울을 투입하였을 때, 우울이 정신적 웰빙에 부적 영향을 미쳤다. 2단계에서 사회적지지를 추가하자 모형의 설명력이 증가하였으며, 사회적지지는 정신적 웰빙에 유의한 정적 영향을 나타냈다. 다만 이 단계에서 우울의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3단계에서 우울과 사회적지지의 상호작용항을 포함하였을 때, 설명력이 다시 유의하게 증가하였으며, 상호작용항이 정신적 웰빙에 부적 영향을 미쳐 조절효과가 검증되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그림 2]와 같이 사회적지지가 낮은 집단에서는 우울 수준이 변해도 정신적 웰빙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고 변화가 거의 없는 반면, 사회적지지가 높은 집단에서는 초기 정신적 웰빙 수준이 높으나 우울이 증가할수록 가파르게 감소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는 사회적지지가 단순히 정신적 웰빙의 절편을 높이는 주효과 뿐만 아니라, 우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기울기를 변화시키는 조절효과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Low/High 집단은 평균을 기준으로 ±1 표준편차(SD)로 구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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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우울과 정신적 웰빙의 관계에서 사회적지지의 조절효과
HSWR-46-2-475_F2.tif

5. 울분과 정신적 웰빙의 관계에서 사회적지지에 의해 조절된 우울의 매개효과 검증

울분이 우울을 매개하여 정신적 웰빙에 미치는 영향을 사회적지지가 조절하는지 검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Hayes(2017)가 제안한 Process macro의 Model 14를 활용하여 조절된 매개효과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는 <표 6>에 제시하였다. 조절된 매개 지수는 조절변인이 매개효과에 미치는 영향력을 의미하고, 이를 통해 조절된 매개효과의 유의성을 판단할 수 있다. 조절된 매개효과 지수의 신뢰구간이 0을 포함하는지 부트스트래핑을 통해 검증함으로써 조절변인의 수준에 따른 매개효과의 유의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Hayes, 2017). 이에 본 연구에서도 부트스트랩 표본수는 5,000, 신뢰수준 95%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조절된 매개효과 크기는 -.119였고, 신뢰구간은 하한값(-.186)과 상한값(-.057) 사이에 0이 포함되지 않아 조절된 매개효과가 유의함이 확인되었다. 이는 세월호참사 유가족의 울분과 정신적 웰빙 간 관계에서 사회적지지로 조절된 우울의 매개효과는 유의한 것을 의미한다. 즉 사회적지지 수준에 따라 울분이 우울을 매개하여 정신적 웰빙에 미치는 간접효과의 크기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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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6
조절된 매개 지수의 유의성 검증
조절변인 효과
크기
표준
오차
95% 신뢰구간
하한 상한
사회적지지 -.119* .033 -.186 -.057

주: 성별, 연령, 가구소득, 교육수준, 배우자 유무, 종교, 의료보장형태를 통제변수로 포함하여 분석함.

조절된 매개효과의 구체적인 양상을 살펴보기 위하여 사회적지지의 수준을 세 가지로 구분하였고, 이에 따라 세월호참사 유가족의 울분이 우울을 매개하여 정신적 웰빙에 미치는 영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았다. 이에 따른 결과는 <표 7>과 같다. 사회적지지가 낮은 경우 울분이 우울을 매개하여 정신적 웰빙에 미치는 간접효과 크기는 .011로 유의하지 않았고, 사회적지지가 보통인 경우 간접효과 크기는 -.122로 유의했으며, 사회적지지가 높은 경우 간접효과 크기는 -.254로 유의했다. 사회적지지가 낮은 경우(-1SD)에는 울분이 우울을 매개하여 정신적 웰빙에 미치는 간접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이는 이미 전반적인 사회적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우울의 추가적인 매개 경로가 뚜렷하게 작동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사회적지지가 낮은 집단에서는 기본적인 정신적 웰빙 수준이 전반적으로 저하되어 있어 울분이 우울을 통해 웰빙에 영향을 주는 간접효과가 두드러지지 않는 것이다. 반면 사회적지지가 보통 수준 이상에서는 사회적지지가 자원으로 작동하여 울분–우울–웰빙의 경로가 더 뚜렷하게 드러났다. 특히 사회적지지가 높은 경우, 우울의 매개효과가 강화되어 울분이 웰빙에 미치는 간접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즉 사회적지지가 높을수록 울분이 우울을 매개하여 정신적 웰빙에 미치는 영향력이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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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7
조절된 매개 지수의 유의성 검증
조절변인 사회적지지 효과
크기
표준
오차
95% 신뢰구간
하한 상한
사회적지지 M-SD(낮음) .011 .048 -.085 .104
M(보통) -.122* .045 -.213 -.037
M+SD(높음) -.254* .066 -.389 -.128

주: 성별, 연령, 가구소득, 교육수준, 배우자 유무, 종교, 의료보장형태를 통제변수로 포함하여 분석함.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세월호참사 유가족 282명을 대상으로, 울분이 정신적 웰빙에 미치는 과정에서 우울의 매개효과와 사회적지지에 의한 조절된 매개효과를 검증하였다. 이에 따른 주요 결과 및 논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주요 변인 간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 유가족의 울분은 정신적 웰빙과 유의한 부적 영향을 보였다(r=-.379, p<.001). 이러한 결과는 울분이 높을수록 더 낮은 수준의 정신적 웰빙을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 대상자의 울분 평균은 1.54점(SD=0.95)으로‘지속적 울분’기준(1.6점)에 근접한 수치이며(Linden, 2009), 표준편차를 고려할 때, 집단 내 일부 참여자는 ‘지속적 울분’기준 이상의 높은 울분을 경험하고 있을 수 있다. 즉, 세월호참사 발생 10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유가족들이 여전히 지속적 울분 또는 그 이상의 높은 수준의 울분을 경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울분이 간호사, 만성 신장질환자 등 다양한 집단에서 삶의 질과 웰빙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선행연구와 일관된다(Choi & Choo, 2023; Lee et al., 2019). 세월호참사 유가족을 대상으로 한 Yun et al.(2018)의 종단연구에서도 울분 수준이 증가한 집단에서 심리적 안녕감과 적응 기능이 낮게 나타났다는 결과와 일관된다. 울분과 우울 간에는 유의한 정적 영향(r=.698, p<.001)이 확인되었는데, 이는 울분 경험을 많이 할수록 높은 수준의 우울을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는 울분을 유발하는 부당한 경험이 해결되지 않고 장기화될 경우 우울 증상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보고한 선행연구들(서정선, 김은하, 2023; 이승훈 외, 2017; Sensky et al., 2015)과 일관된다. 한편, 우울과 정신적 웰빙 간에는 유의한 부적 영향(r=-.359, p<.001)이 확인되었다. 다시 말해 사회적 재난을 경험한 유가족의 우울 수준이 높을수록 정신적 웰빙 수준이 낮음을 의미한다. 이는 우울이 삶의 만족도를 저하시키고 정신적 웰빙을 해치는 주요 위험요인이라는 기존 연구(김동주 외, 2020; 정윤주, 양은정, 2025)를 지지하는 결과이다.

둘째, 울분과 정신적 웰빙 관계에서 우울의 부분매개가 확인되었다. 구체적으로 울분은 우울에 정적 영향(β=.674, p<.001)을 미쳤고, 우울은 정신적 웰빙에 부적 영향(β=−.179, p=.021)을 미쳤다. 간접효과는 -.120(95% CI[-.216, -.015])으로 유의미하였으며, 우울을 통제한 이후에도 울분의 직접 효과가 남아 있었다(β=−.235, p=.003). 이는 울분과 정신적 웰빙의 관계에서 우울이 직접적으로 정신적 웰빙을 예측하기도 하지만 우울을 통해 간접적으로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부분매개 결과는 울분이 우울로 완전히 환원되지 않는 독립적인 정서임을 보여준다. 울분의 핵심이 부당함과 무력감의 공존(Linden, 2003)에 있다는 점에서, 이는 우울과는 다른 고유한 경로로 웰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본 연구에서 부분매개효과가 나타난 것은 연구대상이 세월호참사 유가족이라는 특수 집단이라는 점과 관련지어 해석할 수 있다. 즉, 이들은 단순한 심리적 반응을 넘어 사회적·정치적 맥락에서 부당함과 억울함을 지속적으로 경험하기에, 우울을 경유하지 않고도 울분 자체가 웰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세월호참사의 경우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등의 사회적 쟁점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으며(안혜림·서용석, 2023), 이러한 미해결된 부당함이 울분을 지속시키는 핵심 배경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유가족을 위한 개입에서 우울 증상 완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부당함에 대한 인지 재평가, 상실 의미의 재구성, 통제감 회복 훈련 등을 포함한 울분에 초점을 맞춘 접근이 병행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Linden et al.(2007)의 연구에서도 외상후울분장애 집단은 일반 집단에 비해 사회적·직업적·일상적 기능에서 더 큰 어려움을 보였으며, 이는 울분이 단순한 정서 반응을 넘어 개인의 전반적 적응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 심리 현상임을 뒷받침한다.

셋째, 우울이 정신적 웰빙에 미치는 영향에서 사회적지지의 조절효과는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β=−.210, p<.001). 사회적지지를 투입했을 때 모형의 설명력은 31.7%에서 35.7%로 증가했다. 먼저, 사회적지지는 정신적 웰빙에 직접적인 정적 영향(β= .394, p<.001)을 미치는 동시에, 우울이 정신적 웰빙에 미치는 영향의 기울기를 변화시키는 조절효과를 보였다. 즉, 사회적지지가 높을수록 정신적 웰빙 수준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사회적지지가 정신적 웰빙을 증진하는 보호요인임을 보고한 선행연구(서상형, 강선경, 2025; 조수민, 원성두, 2024)와 일치하는 결과이다. 나아가, 사회적지지의 이러한 긍정적 역할은 심리적 웰빙을 다룬 조원환, 김명희(2024)의 연구나, 시설 거주 노숙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요인으로 사회적지지를 확인한 조윤희, 김덕주(2024)의 연구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난다. 이는 사회적지지가 개인의 긍정적인 심리 상태를 구성하는 핵심 보호요인임을 폭넓게 뒷받침하는 결과이다.

그러나 조절효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본 결과, 사회적지지가 높은 집단일수록 우울이 정신적 웰빙에 미치는 부정적 기울기가 더 가파르게 나타났다. 즉, 사회적지지가 높을 때 전반적인 정신적 웰빙 수준은 높지만, 우울이 증가할수록 정신적 웰빙이 더 급격히 감소하는 양상이 관찰되었다. 이는 단순한 ‘완충’ 효과라기보다는 ‘조건부 민감도’ 패턴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사회적지지가 높을수록 스트레스의 부적 영향이 완화될 것으로 예측하는 스트레스-완충 모델(Cohen & Wills, 1985)과는 차이가 있다. 즉, 사회적지지가 효과적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지지의 질, 적합성, 타이밍이 모두 중요함을 시사한다. Cutrona와 Russell(1990)의 최적 적합 모델에 따르면 제공되는 지지의 유형이 수혜자의 실제 필요와 맞지 않을 경우 그 효과가 미미할 수 있으며, 심지어 사별과 같은 특정 맥락에서는 사회적지지의 완충 효과 자체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Stroebe et al., 2005). 이러한 맥락은 국내 연구에서도 부분적으로 확인된다. 사회적지지를 받기와 제공하기로 구분하여 살펴본 결과, 사회적지지를 받는 것은 기본 심리 욕구나 주관적 안녕감과 유의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은 반면, 사회적지지를 제공하는 것은 유능성과 관계성을 통해 주관적 안녕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이현서, 정영숙, 2020). 이는 사회적지지의 효과가 단순히 지지를 받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지지의 상호성과 개인의 능동적 역할이 중요함을 보여준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세월호참사와 같은 사회적 재난의 맥락에서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이 이해될 수 있다. 세월호참사 유가족의 경우, 단순한 위로나 격려보다는 정의 회복과 사회적 인정에 대한 욕구가 중요하다(박은주, 2024; 유기영, 정주리, 2021; 이동훈 외, 2017; 이정희, 2023; 이현정, 2016; Chae et al., 2018). 그러나 주변의 지지가 이러한 본질적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할 때, 유가족들은 지지와 현실 사이의 괴리를 더욱 강하게 인식할 가능성이 있다. 예컨대 오정현(2020)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연구를 통해, 피해 대응 과정에서의 형식적 지원이 피해자에게 이차적 피해로 작용할 수 있음을 밝혔다. 즉, 사회적지지 수준이 높더라도 그 지지가 유가족의 실제 필요와 불일치할 경우, 우울이 있는 유가족은 이러한 괴리를 더 민감하게 인식할 가능성이 있으며, 정신적 웰빙이 더 급격히 저하될 수 있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사회적지지가 항상 보호적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수혜자의 심리적 상태와 지지가 제공되는 방식이 맞지 않을 경우 ‘조건부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Cutrona와 Russell(1990)의 ‘최적 적합 모델’이 제시하듯, 지지의 양이 많더라도 내용·질·시기·제공 방식이 개인의 실제 필요와 불일치하면 스트레스 부담이 증가하거나 부정적 정서가 강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사회적 재난 유가족의 경우, 지지가 진정으로 원하는 요구(정의 회복, 사회적 인정 등)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지지와 현실 간의 괴리를 오히려 더 민감하게 인식하여 정신적 웰빙이 급격히 저하되는 ‘조건부 악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넷째, 울분이 정신적 웰빙에 미치는 영향에서 우울의 매개효과와 이 매개 경로에 대한 사회적지지의 조절효과를 검증하였다. 분석 결과, 울분과 정신적 웰빙의 관계에서 사회적지지에 의해 조절된 우울의 매개모형의 총효과는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Index=−.119, 95% CI [−.186, −.057]). 이는 사회적지지의 수준에 따라 울분과 정신적 웰빙 사이에서 우울의 영향력이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사회적지지가 낮은 경우 간접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나(b=.011), 사회적지지가 보통(-.122)과 높은(-.254) 경우에는 유의한 부적 간접효과가 나타났다. 특히 사회적지지가 높을수록 간접효과의 크기가 증가하는 양상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사회적지지가 낮은 집단의 경우 이미 전반적인 사회적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기본적인 웰빙 수준이 저하되어 있어, 울분이 우울을 통해 웰빙에 영향을 주는 특정 경로가 두드러지지 않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이들은 이미 바닥수준의 웰빙 상태에 있기 때문에 울분과 우울의 추가적인 영향이 유의미하게 나타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바닥효과로 인해 사회적지지가 낮은 세월호 유가족의 경우, 사회적 고립과 자원 부족으로 인해 이미 정신적 웰빙이 매우 낮은 상태에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울분이나 우울의 추가적 영향이 통계적으로 감지되기 어렵다 (Streiner et al., 2015). 이는 이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이 특정 심리적 경로에 대한 개입이 아니라, 기본적인 사회적 자원과 지지망 구축임을 시사한다. 반면 사회적지지가 보통 이상인 경우, 지지가 심리적 자원으로 작동하면서 울분이 우울을 거쳐 정신적 웰빙으로 가는 경로가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이는 일정 수준 이상의 사회적 자원이 있을 때 개인의 심리적 과정이 작동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지지가 높은 집단에서 간접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난 것은, 높은 수준의 사회적 연결망을 가진 사람들이 우울을 경험할 때 기대와 현실 간의 괴리를 더 강하게 느끼거나, 자신의 어려움이 주변에 미치는 영향을 더 민감하게 인식하기 때문일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이동훈 외(2017)는 세월호참사 유가족들이 지인들의 '산 사람은 살아야지', '이제 그만 잊어야 한다'와 같은 위로를 받을 때 오히려 수치심과 불안을 경험하며 심리적 고통이 증가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이는 사회적지지가 개인의 필요와 맞지 않을 때, 오히려 박탈당한 애도를 초래하여 정상적인 애도과정을 방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Doka, 2002). 즉, 사회적지지가 항상 긍정적으로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심리적 상태와 복잡하게 상호작용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는 이론적 배경에서 검토한 사회적지지의 기능적 측면(House, 1988)과도 연결된다. House(1988) 는 사회적지지를 정서적 지지‧정보적 지지‧도구적 지지로 구분하였는데, 세월호 유가족과 같은 사회적 재난의 경우 이들이 필요로 하는 지지의 유형이 일반적인 상실 경험자와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개인적 상실에서는 정서적 지지가 효과적일 수 있지만(한성아, 유성경, 2022), 사회적 재난에서는 진상규명 관련 정보, 법적 절차 안내와 같은 정보적 지지나 사회적 차원의 인정과 정의 회복이 더 중요할 수 있다(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2022). 따라서 사회적지지가 높더라도 그것이 개인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유형의 지지가 아니라면, 오히려 지지와 필요 간의 불일치를 부각시켜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우울한 상태에서는 사회적지지가 오히려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이러한 부담이 우울의 부정적 영향을 증폭시켜 정신적 웰빙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다. 이는 Bolger와 Amarel(2007)이 제시한 보이는 지지의 역설과도 일맥상통한다. 눈에 보이는 형태의 지지는 때때로 수혜자에게 자신이 무능하거나 의존적이라는 인식을 강화하여 자존감을 위협할 수 있으며, 특히 우울한 상태에서는 이러한 부정적 효과가 더욱 증폭될 수 있다고 하였다. 세월호 유가족의 경우, 참사 발생 후 10년이라는 긴 시간이 경과하면서 "아직도 극복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낙인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러한 낙인은 우울이 정신적 웰빙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본 연구 결과는 사회적지지가 모든 상황에서 동일하게 작용하는 보호 요인이 아님을 시사한다. 오히려 사회적지지의 효과는 지지의 질적 수준, 개인의 필요와 부합 정도, 그리고 제공 시기의 적절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획일적인 지원보다는 개인의 상황과 필요를 고려한 맞춤형 지원이 제공될 필요가 있다.

종합하면, 본 연구는 울분이 정신적 웰빙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정서적 요인임을 확인하고, 우울은 제한적인 매개 경로로 작용하며, 사회적지지는 우울과 정신적 웰빙 간 관계를 조절하되 그 효과가 복잡하고 조건부임을 보여주었다. 이는 사회적 재난을 경험한 유가족의 정신건강을 이해하는 데 있어 울분을 독립적인 심리적 요인으로 이해하고 접근하는 시도가 사회적 재난 이후 정신건강 이해를 확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세월호참사와 같은 사회적 재난의 경우, 유가족이 경험하는 울분은 개인적 상실을 넘어 관계적 상실과 사회적 단절의 경험으로 확장된다. 상실은 본질적으로 통제 불가능성과 불공정성 인식을 동반하지만(Znoj, 2011), 이러한 경험이 가족 내·외의 관계에서 의미 있게 다뤄질 때 회복의 가능성이 열린다. 따라서 상담적 개입은 단순히 개인의 증상 완화를 넘어, 상실의 의미를 재구성하고 관계적 유대와 지지망을 회복하는 과정을 포함해야 함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점을 가진다. 첫째, 본 연구는 횡단적 연구 설계를 기반으로 자료를 수집하였기에 변인 간 인과관계를 명확히 밝히는 데 한계가 있다. 매개효과와 조절효과의 시간적 선후관계를 명확히 할 수 없으므로 인과관계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향후 종단연구를 통해 울분, 우울, 사회적지지, 정신적 웰빙 간의 시간적 선후관계와 변화 양상을 추적할 필요가 있다. 특히 참사 직후부터 장기간에 걸친 종단 연구를 통해 회복 궤적의 유형을 분류하고, 각 유형별 예측 요인을 규명하는 연구가 요구된다. 둘째, 특수 집단을 대상으로 하여 일반화에 제한이 있다. 본 연구는 세월호참사 유가족이라는 매우 특수한 상실 경험 집단을 대상으로 하였다. 사회적 재난으로 인한 상실은 자연사나 질병으로 인한 상실과는 다른 특성을 가지므로, 연구 결과를 다른 유형의 상실 경험자에게 일반화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 또한 본 연구의 대상자는 50대 이상이 65.2%로 중‧장년층 편중이 두드러져, 특정 연령대의 특성에 편향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연구에서는 연령대별 비교 분석을 통해 세대 간 차이를 탐색할 필요가 있다.

셋째, 모든 변인이 자기보고식 설문으로 측정되었기 때문에 응답자의 인지적 오류, 무의식적 편향이나 사회적 바람직성 등이 개입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정신적 웰빙과 같은 주관적 경험은 당시의 기분 상태나 최근 경험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제삼자의 평가, 심층 인터뷰, 관찰 자료 등 다양한 측정 방법을 병행함으로써 자료의 신뢰도와 타당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넷째, 본 연구에서 사용한 척도들은 대부분 서구에서 개발되어 번안된 것으로, 한국적 맥락에서의 울분 경험을 충분히 포착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울분은 분노, 원망, 무력감, 복수심 등 복합적 정서이며, 가족과 공동체 중심의 문화에서는 이러한 정서가 관계 속에서 조절되거나 확대될 수도 있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한국의 문화적 특수성을 반영한 질적 연구를 병행하고, 울분의 각 하위 요소가 정신적 웰빙에 미치는 영향을 탐색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다섯째, 사회적지지의 다차원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 본 연구 결과는 사회적지지가 상황에 따라 항상 보호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사회적지지가 높은 조건에서도 우울 수준이 증가할 경우 정신적 웰빙이 더욱 저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지지의 기능은 질적 특성과 맥락에 의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본 연구는 사회적지지를 단일 총점으로 측정하여 다차원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였다. 이로 인해 수혜자의 필요와의 적합성이나 지지의 질적 특성을 직접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아울러 지역사회·미디어·한국 사회 전반의 분위기나 태도 등 거시적 사회 환경의 영향을 충분히 포함하지 못한 점 또한 본 연구의 제한점이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정서적·정보적·도구적 지지 등 하위요인을 구분하고, 지지의 질과 적합성까지 고려한 보다 정교한 분석이 필요하다. 여섯째, 잠재적 혼재변수를 충분히 통제하지 못했다. 정신적 웰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제적 상황, 신체 건강, 이전의 외상 경험 등 다른 요인들을 통제하지 못하여, 이러한 변수들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연구에서는 이러한 개인 수준뿐만 아니라 가족 및 사회적 맥락 변인을 함께 고려하여, 회복의 과정을 다층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세월호참사 유가족의 울분이 정신적 웰빙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밝히고, 우울의 매개효과와 사회적지지의 조절된 매개효과를 체계적으로 검증함으로써, 이론적 이해와 실천적 개입의 기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세월호참사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유가족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울분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울분이 정신적 웰빙에 유의한 부적 영향을 보이는 정서적 요인임을 확인한 것은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된다. 또한 사회적지지가 단순한 보호요인이 아니라 개인의 심리적 상태와 복잡하게 상호작용하는 조건부 효과를 가짐을 밝힘으로써, 향후 상담 및 지원 전략 수립 시 질적 적합성과 맥락을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함을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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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일Submission Date
2026-01-30
수정일Revised Date
2026-04-05
게재확정일Accepted Date
2026-05-18

Health and
Social Welfare 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