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6-072X
알기 쉬운 요약
This study examined factors associated with suicidal and self-harm ideation among socially isolated and withdrawn youth in South Korea using data from the 2022 Seoul City Survey on Isolated and Withdrawn Youth. The analysis included 486 individuals classified as socially isolated and withdrawn youth and aimed to identify how relational isolation and adverse life experiences shape suicide risk. Guided by Joiner’s (2005) Interpersonal-Psychological Theory of Suicide, this study tested the associations of emotional and physical isolation, adverse life experiences before and after adulthood, and types of social withdrawal with suicidal and self-harm ideation.
Descriptive statistics, correlation analysis, one-way analysis of variance(ANOVA), and hierarchical regression analysis were conducted. Suicidal and self-harm ideation differed significantly by subjective socioeconomic status and household type. Emotional isolation, physical isolation, and adverse life experiences both before and after adulthood were positively associated with suicidal and self-harm ideation. In the final model, emotional isolation, adverse life experiences before adulthood, and the withdrawn and frustrated types emerged as significant predictors.
These findings suggest that suicide risk among socially isolated and withdrawn youth reflects the accumulation of relational isolation and adverse life experiences embedded in broader life contexts rather than social disconnection alone. This study provides empirical evidence to inform targeted prevention and intervention strategies for socially isolated and withdrawn youth.
본 연구는 고립은둔 청년의 자살 및 자해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규명하고자 「2022년 서울시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의 고립은둔 청년 486명을 분석하였다.
연구는 Joiner(2005)의 대인관계 이론을 이론적 틀로 설정하여 정서적 고립감, 물리적 고립감, 성인기 전·후 부정적 생애경험, 고립은둔 유형이 자살 및 자해생각과 어떠한 관련성을 갖는지 검증하였다. 분석방법으로 기술통계분석, 상관분석, 일원분산분석, 위계적 회귀분석을 활용하였다.
분석 결과, 자살 및 자해생각은 인구사회학적 특성 중 주관적 사회경제적 수준과 가구유형에 따라 차이를 보였으며, 정서적 고립감과 성인기 전 부정적 생애경험, 은둔형과 좌절형 유형이 유의한 영향요인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고립은둔 청년의 자살 위험이 관계적 고립과 생애 경험의 누적 속에서 형성됨을 시사하며, 정서적 지지 강화와 조기 개입을 포함한 다층적 대응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대한민국에서 청년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한창 성장하거나 무르익은 시기에 있는 사람’으로 정의되고(국립국어원, n.d.), 「청년기본법」에서는 19세 이상 34세 이하를 청년으로 규정하여 개인의 능력 개발과 건전한 가치관 확립, 가정과 사회 및 국가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처럼 청년기는 개인의 성숙을 통해 부모로부터 독립을 이루며, 획일적인 교육 과정에서 벗어나 새로운 노동시장으로 투입되는 생애 전환기로 여겨진다(김춘남 외, 2018). 이 시기에 청년들은 여러 발달과업을 성취하며 장년기를 준비하게 되는데, 먼저 Havighurst(1972)는 신체 수용, 성 역할 채택, 정서적 독립, 또래관계 발달, 지적기능 및 개념 획득, 결혼과 가족생활 준비, 직업생애 준비, 개인적 가치와 윤리체계 확립, 사회적 책임 성취 등의 9가지 발달과업을 제시하였다. 또한 Erikson(1968)은 성인초기의 심리사회적 발달과업을 친밀감 대 고립감으로 설명하며, 청년기에 이루어지는 대인관계 형성이 자아정체성 확립과 사회적 기능을 결정짓는 핵심 과정임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 사회의 많은 청년들은 이러한 발달과업을 온전히 충족시키기 어려운 구조적 환경과 심리적 어려움 속에 놓여 있다. 특히 고립과 은둔을 경험하는 청년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들의 고립은둔 현상은 단순한 개인적 선택이나 일시적 회피가 아니라 사회적 관계망이 해체되고 대면 상호작용이 현저히 축소된 상태로 이해된다. 고립은둔의 개념적 기원은 일본의 히키코모리 현상에서 비롯되었다. 히키코모리는 일반적으로 6개월 이상 방이나 집을 벗어나지 못한 채 사회적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상태를 지칭하며(Baek & Yoon, 2025; Kato et al., 2019, Yong & Nomura, 2019), ‘틀어박히다’라는 뜻의 ‘히키코모루’에서 유래한 표현이다(이지민, 2019). 이러한 현상은 2000년대 초 한국에서도 관찰되기 시작했는데, 이는 단순히 일본의 개념을 차용한 것이 아니라 한국의 특수한 교육 구조, 취업 경쟁, 사회적 성취 압력 등과 결합하여 유사한 양상을 만들어낸 결과이다. 예컨대 입시와 취업을 둘러싼 과도한 경쟁, 직장 내 폭언과 불합리한 업무환경, 부모의 기대 충족을 위한 만성적 압박은 청년들에게 지속적인 긴장과 좌절감을 유발하며, 이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사회적 퇴화와 은둔으로 이어지게 된다(노가빈 외, 2021). 이러한 흐름은 「2022년 서울시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에서도 동일하게 확인되는데, 서울시 청년 중 약 12만 명 이상이 고립은둔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청년기에 나타나는 고립은둔은 발달과업의 지연과 중단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특히 심각한 문제이다. 청년기는 사회적 지지망을 확장하고 다양한 사회적 역할을 학습하며,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시기이다. 이러한 단계에서 사회적 상호작용이 차단되면 정서적 지지를 경험할 기회가 줄어들고, 자기효능감이 저하되며, 또래 및 사회적 관계를 통해 습득해야 할 대인관계 기술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다(김재희, 박은규, 2016). 이는 고립과 우울, 불안, 자기비난의 악순환을 형성하고 장기적으로 심리적 취약성을 심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더 나아가 청년기에 시작된 고립은 성인기 이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중·장년기 고립으로 이행할 경우 사회적·경제적 취약성이 누적된다(곽미선, 박지영, 2024). 청년 은둔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연간 최대 4.8조 원에 이른다는 추정은 고립은둔이 개인 차원을 넘어 사회 구조 전반에 광범위한 부담을 초래하는 문제임을 시사한다(김아래미 외, 2023).
이러한 문제 인식 속에서 국내 연구는 고립은둔 청년의 자살 및 자해 위험요인을 다각도로 분석해 왔다. 대표적으로 권혜림(2025)은 주관적 건강상태 저하와 외로움이 자살 및 자해생각을 유의하게 증가시키는 요인임을 밝히며, 개인의 건강 인식과 정서적 고립감이 자살위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또한 성인기 전 부정적 경험은 정서적 회복력과 자기평가체계에 장기적으로 부정적 흔적을 남겨 은둔 행동과 자살위험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Baek과 Yoon(2025)은 고립은둔이 우울을 매개로 자살생각과 밀접히 연결된다고 보고하여, 고립은둔 상태가 정서적 침체를 심화시키며 청년의 자살위험을 구조적으로 높인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은둔 상태에서 경험하는 낮은 자기존중감, 반복적 자기비난, 좌절감의 축적은 무력감을 증폭시키고, 단절된 생활환경은 위험 신호를 주변에 전달하지 못하게 해 자살 위험을 더욱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국내 여러 연구에서 은둔 청년이 비은둔 청년에 비해 자살생각 및 자해 행동 경험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는 것이 반복적으로 확인되었다(김성아, 2025).
국외 연구는 고립은둔 청년의 자살 및 자해 위험을 보다 장기적, 구조적 관점에서 조명해 왔다. 일본의 선행연구들은 가족관계의 갈등, 과도한 성취 요구, 실패 경험 누적이 은둔 행동을 촉발하고 장기적인 자살위험을 강화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으며(Borovoy, 2008, Suwa & Hara, 2007, Suwa & Suzuki, 2013), 고립은둔 청년이 가족과도 충분한 정서적 상호작용을 경험하지 못하면 도움요청 가능성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중국의 Hu et al.(2022)은 히키코모리 청년의 외로움과 자기비난 수준이 높다고 보고했고, 이러한 정서적 요인은 자살취약성과 긴밀히 연결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스페인, 프랑스, 브라질 등 다양한 국가에서도 고립은둔 청년은 비고립 청년에 비해 우울과 절망감을 더 많이 경험하며, 이러한 심리적 역기능이 자살위험을 체계적으로 증가시킴을 보고하였다(Chauliac et al., 2017; Gondim et al., 2017; Malagón-Amor et al., 2015; Ovejero et al., 2014). 고립은둔과 자살 및 자해 행동을 직접적으로 분석한 연구들도 존재하는데, Fong & Yip(2023)은 홍콩 히키코모리 청년의 자살 사고의 유병률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나 주변인에게 도움을 구하는 경향은 낮다고 보고하였다. 중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Zhu et al.(2021)의 연구에서는 고립 성향이 있는 학생의 약 11%가 자해 행동을 경험하고 12%가 자살 행동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탈리아에서 고립은둔 청소년을 추적한 연구에서는 참여자의 32.5%가 자살 생각, 계획, 준비 행동을, 20%가 실제 자살 시도를 한 것으로 보고되었다(Tolomei et al., 2023). 위 일련의 연구들은 고립은둔이 단순한 심리적 취약성의 지표가 아니라 행동적 위험으로 이어지는 고위험군의 특성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국내외 연구는 고립은둔 청년의 심리사회적 취약성과 자살 및 자해 위험을 다층적으로 제시해 왔으나, 여전히 많은 공백이 존재한다. 선행연구들은 사회적 고립을 단일 차원으로 다루어 정서적 고립감과 물리적 고립감이 자살위험에 어떻게 다르게 작용하는지 충분히 규명하지 못했다. 또한, 최근 국내 조사에서 제시된 고립은둔 청년의 유형화인 의존형, 은둔형, 좌절형, 관계단절형은 집단 내부의 이질성을 설명하는 중요한 틀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유형이 자살 및 자해생각의 수준과 양상에 어떠한 차이를 만드는지 실증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고립은둔 청년의 자살 및 자해생각을 보다 체계적이고 정교하게 설명하기 위해 정서적 고립감과 물리적 고립감, 성인기 전·후 부정적 생애경험을 구분하여 각각의 영향력을 분석하고, 고립은둔 유형 간 자살위험에서 어떠한 차이가 나타나는지 규명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고립은둔 청년의 정신건강 위험요인을 다차원적으로 이해하고, 맞춤형 개입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실증적 근거를 제공할 것이다.
이에 따른 연구 질문은 다음과 같다.
자살은 자신의 생명을 의도적으로 끊으려는 행위 및 그와 관련된 사고나 계획, 시도 등을 포괄하는 현상으로, 여러 심리·사회·생물학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다차원적 문제로 이해된다(Nock et al., 2008). Reynolds(1988)에 따르면 자살은 자살생각, 자살계획, 자살시도, 자살행동으로 구분되는데, 그중 자살생각은 죽고 싶다는 사고나 자살을 고려하는 단계로 자살행동의 연속선에서 가장 초기이자 핵심적인 단계라는 점에서 연구적 중요성을 가진다(Briley et al., 2021). 최근 자살 연구는 개인 내부의 병리적 요인만으로 위험을 설명하기보다, 인간이 본질적으로 관계적 존재라는 점에 근거하여 외로움, 소속감 결여, 자신이 타인에게 짐이 된다는 인식 등 관계적 요인의 역할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확장되어 왔다(Van Orden et al., 2010).
이러한 관점을 체계화한 Joiner(2005)의 대인관계이론은 자살 위험의 형성을 ‘자살 욕구’와 ‘획득된 자살능력’이라는 두 요소로 설명한다. 자살 욕구는 좌절된 소속감(thwarted belongingness)과 인식된 짐스러움(perceived burdensomeness)이라는 두 가지 요소에 의해 형성되며, 자살능력은 반복되는 고통과 공포 경험을 통해 강화되는 것으로 이해된다(Van Orden et al., 2010). Joiner(2005)의 대인관계이론에서 좌절된 소속감은 개인이 중요한 타인과 정서적으로 연결되지 못했다고 느끼는 상태를 의미하며, 사회적 고립이나 외로움과도 밀접하게 연관된다. 또한, 인식된 짐스러움은 자신이 주변 사람들에게 오히려 부담이 되고 있으며 자신의 존재가 타인에게 손해를 준다고 인지하는 정서 혹은 신념을 의미한다(Joiner, 2005). Joiner(2005)는 두 요소가 강한 수준으로 지속될 때 자살사고가 형성되며, 이후 획득된 자살능력이 더해질 경우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진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Joiner(2005)의 대인관계이론은 국제적으로 폭넓게 검증되었다. Chu et al.(2017)은 체계적 문헌 고찰을 통해 좌절된 소속감과 인식된 짐스러움이 자살생각과 자살시도의 치명성을 유의하게 예측함을 확인하였으며, De Beurs et al.(2019)의 네트워크 분석 연구 또한 좌절된 소속감과 인식된 짐스러움이 자살 관련 위험요인들과 중심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었다. 국내에서도 대인관계이론은 노인(하정미 외, 2012), 대학생(Park et al., 2019; 김은영, 김병석, 2020) 등 다양한 집단을 대상으로 신뢰할 만한 이론적 틀로 기능하였다. 이러한 축적은 특히 고립은둔 집단의 특성과 높은 개념적 정합성을 가진다. 고립은둔은 장기간 사회적 관계망에서 이탈하고 사회적 활동 및 대면관계를 최소화하는 상태를 의미하는데, 이는 대인관계이론이 설명하는 좌절된 소속감의 전형적 조건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이 집단은 지속적인 외로움, 관계적 단절감, 정서적 위축 등을 경험하며(박희주 & 김진숙, 2016), 실직이나 따돌림, 상실 등과 같이 반복되는 부정적 경험을 통해 인식된 짐스러움이 강화되거나 고통과 공포에 대한 내성이 축적되기도 한다(Ari, 2021; Van Orden et al., 2012). 소속되지 못한다는 인식과 자신이 타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감각이 동시에 심화되는 구조는 고립은둔 청년이 대인관계이론의 핵심 기제가 활성화되기 쉬운 환경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점에서 본 연구가 고립은둔 청년의 자살 및 자해생각을 설명하는 이론적 틀로 대인관계이론을 채택하는 것은 이론적, 경험적 타당성을 갖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대인관계이론은 자살 위험을 개인의 병리보다는 정서적 단절, 소속감의 부재, 타인에게 짐이 된다는 인식 등의 관계 기반 요인을 중심으로 설명하는데, 이는 고립은둔 청년이 겪는 경험의 핵심과 일치한다. 또한 본 연구에서 다루는 주요 변수들은 대인관계이론의 핵심 개념들과 개념적, 구조적으로 높은 정합성을 갖는다. 특히 정서적 고립감은 타인과의 정서적 연대 부족, 지속적인 외로움, 정서적 단절감 등을 의미하는데, 이는 좌절된 소속감과 사실상 동일한 방향성을 지닌 개념이다. 물리적 고립감 또한 사회적 접촉이나 대면 교류의 현저한 감소를 의미하여 정서적 고립을 강화하고 장기화시키는 환경적 조건으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좌절된 소속감의 외적 기반을 설명한다. 나아가 성인기 전·후의 부정적 생애경험—폭력, 학대, 상실, 따돌림, 실직 등—은 인식된 짐스러움을 강화하고, 반복적인 위협과 고통 경험을 통해 자살능력 획득을 촉진할 수 있는 요인으로 대인관계이론의 두 번째 핵심 요소와 구조적으로 대응한다(Chu et al., 2017; De Beurs et al., 2019).
즉, 본 연구의 주요 개념인 정서적, 물리적 고립감과 성인기 전·후의 부정적 생애경험은 대인관계이론의 핵심 요소들이 작동하는 경로를 경험적 자료를 통해 검증할 수 있게 하는 지표로 기능한다. 이러한 개념적 정합성은 대인관계이론이 고립은둔 청년의 자살 및 자해생각을 설명하는 데 가장 적합한 이론적 틀임을 뒷받침하며, 본 연구 변인들이 이 이론의 주요 기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명확하게 해석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정서적 고립감과 물리적 고립감을 명시적으로 구분하여 자살 및 자해생각과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는 매우 드물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두 개념의 상위 개념인 사회적 고립(social isolation)을 중심으로 관련 이론적 논의를 살펴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사회적 고립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양적 또는 질적으로 부족한 상태를 의미하며, 사회적 관계망의 크기와 구성, 상호작용 빈도, 관계의 친밀도와 지지 수준 등이 사회적 고립 측정의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Grenade & Boldy, 2008; Zavaleta et al., 2017). 국내에서 사회적 고립은 비자발적 요인에 의해 개인과 사회 간의 상호작용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그 결과 사회적 관계망이 축소되어 외부와 단절된 상태로 이해된다. 김춘남 외(2018)는 사회적 고립을 관계망 축소로 인해 개인이 외로움이나 고독감을 경험하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로부터 배제되는 상태로 설명하였다. 유민상 외(2021)는 이를 외부적 고립과 내부적 고립으로 구분하였는데, 외부적 고립은 실제 사회적 관계망의 부재를, 내부적 고립은 개인이 관계망 속에서 주관적으로 느끼는 고립감과 정서적 단절을 의미한다.
국외의 일부 연구자들은 사회적 고립을 대인관계 부족에서 비롯된 정서적 외로움과 불안, 우울을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으로 이해하였으며(Vincenzi & Grabosky, 1987), 타인과의 접촉이 현저히 적은 객관적 관계 결여 상태로 정의하였다(Wenger & Burholt, 2004). Hawthorne(2006, 2008)은 사회적 고립을 사회적 접촉의 부족과 주관적 고립감이 결합된 경험으로 보아 타인과의 정서적 공유, 친밀한 친구의 존재 여부 등을 평가하는 우정척도(Friendship Scale)를 개발하였다. 한편, Ong et al.(2016)은 사회적 고립을 최소한의 사회적 접촉만을 유지하는 객관적 상태로, 외로움은 기대하는 관계와 실제 관계 간의 불일치에서 비롯되는 주관적 정서 경험으로 구분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와 같이 사회적 고립은 물리적 접촉의 감소와 정서적 지지 부족이라는 두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다차원적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본 연구에서 정서적 고립감과 물리적 고립감을 구분하여 분석 하려는 시도가 이론적으로 타당하며, 사회적 고립을 구성하는 주요 하위요인으로 두 요소를 탐색하는 것이 자살 및 자해생각과의 관계를 보다 정교하게 이해하는 데 유용함을 시사한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볼 때, 본 연구에서 다루는 정서적 고립감은 타인과의 정서적 연대나 지지의 부족, 지속적인 외로움, 이해받지 못한다는 감각 등 사회적 고립의 주관적·정서적 차원에 해당하며, 물리적 고립감은 가족, 친구, 지인과의 대면 접촉 빈도의 저하, 일상적 사회활동 참여의 결여 등 구조적·객관적 차원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정서적 고립감과 물리적 고립감은 사회적 고립의 두 측면을 분해하여 측정하는 시도로, 외로움과 관계망 결핍이 어떻게 자살 및 자해생각과 연결되는지를 더욱 세밀하게 살펴볼 수 있게 한다. Zavaleta et al.(2017)이 사회적 고립을 ‘타인과의 관계에서 양과 질이 모두 불충분한 상태’로 정의하고, 심리적·물리적 거리두기 모두를 포함한다고 본 점은 이러한 구분과도 개념적으로 부합한다.
한편,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정신건강, 특히 자살위험과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점은 여러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보고되어 왔다. Calati et al.(2019)의 서술적 문헌고찰은 사회적 고립이 자살사고와 자살시도, 자살사망 등 자살 관련 결과와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위험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정리한다. Motillon-Toudic et al.(2022)의 문헌고찰 역시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자살사고와 자살행동의 위험을 유의하게 높이며, 특히 우울이 사회적 고립을 매개로 자살사고를 증가시키는 경로를 보고하였다. McClelland et al.(2020)의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에서는 외로움이 이후 시점의 자살사고와 자살행동을 예측하는 유의한 종단적 요인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16–20세 및 55세 이상 집단에서 그 효과가 두드러진다고 보고하였다. 최근 Jin et al.(2025)의 메타분석 연구 역시 외로움과 자살행동 간의 중등도 수준의 상관관계를 확인하면서, 외로움이 자살위험의 독립적 예측요인이 될 수 있음을 재확인하였다. 물리적 고립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독거’ 역시 자살위험과 관련하여 꾸준히 검증되고 있다. Luo et al.(2024)의 메타분석에 따르면, 혼자 사는 사람들은 타인과 함께 거주하는 사람들에 비해 자살시도와 자살사망의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으며, 이는 연령·성별·우울 등의 혼란변수를 통제한 이후에도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구조적·물리적 차원의 고립 자체가 자살위험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편, 일본 농촌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Iwasawa et al.(2025)의 연구에서는 외로움이 심할수록 자살생각과 심리적 고통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정서적 고립의 강화가 자살위험과 직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Shoib et al.(2023)은 종합적 고찰에서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우울 및 자살사고와 밀접하게 얽혀 있으며, 특히 취약집단에서 자살위험을 설명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정리한다.
이러한 선행연구를 대인관계이론의 관점에서 해석하면, 정서적, 물리적 고립감은 좌절된 소속감(thwarted belongingness)을 강화하는 직접적인 경로이자, 지각된 부담감(perceived burdensomeness)의 형성을 촉진하는 환경적 조건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정서적 고립감이 높을수록 개인은 타인과의 정서적 연결과 지지를 경험하지 못하고, 자신의 어려움을 공유하거나 도움을 구하기 어렵다고 느낀다. 이는 ‘나는 어떤 집단에도 속하지 못한다’는 인식을 강화하여 좌절된 소속감을 심화시킨다. 동시에 물리적 고립감이 높아지면, 실제 사회적 접촉과 역할 수행의 기회가 줄어들어 자기 효능감과 유용감이 약화되며, 반복되는 실패 또는 상실 경험과 결합될 경우 ‘나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오히려 짐이 되는 존재’라는 지각된 부담감을 강화할 수 있다.
정리하면, 정서적, 물리적 고립감은 사회적 고립의 주관적 차원과 객관적 차원을 분해해 포착하는 개념으로서, 이론적으로는 대인관계이론에서 제시하는 좌절된 소속감과 지각된 부담감의 기제를 강화하고, 실증적으로는 외로움·사회적 고립과 자살사고·자살행동 간의 연관성을 보여준 선행연구들의 결과와 맞닿아 있다. 따라서 고립은둔 청년 집단에서 정서적·물리적 고립감이 높을수록 자살 및 자해생각의 위험이 증가할 것이라는 가정은 기존 연구와 이론에 근거한 타당한 분석틀이라 할 수 있다.
성인기 전·후에 경험하는 다양한 부정적 생애경험은 개인의 자살 및 자해생각 형성에 중요한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러한 경험의 영향은 개인의 정서적 고통이나 스트레스에만 국한되지 않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 수행 실패가 반복되는 과정을 통해 자살위험을 구조적으로 축적시킨다는 점에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즉, 부정적 생애경험의 누적은 개인을 독립적 주체로 기능하게 하는 기회를 박탈하며, 자신이 사회에 기여하지 못하고 오히려 자원을 소모하는 존재라는 부정적 자기평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Joiner(2005)의 대인관계이론에서 제시하는 인식된 짐스러움(perceived burdensomeness)이 형성되는 핵심 구조적 조건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Van Orden et al., 2010).
먼저, 성인기 이전의 부정적 생애경험은 이러한 사회적 자기평가가 형성되는 초기 조건으로 작용한다. 핵가족화로 인한 확장가족 지지의 부재(Borovoy, 2008; Kaneko, 2006; Lee et al., 2013), 가족구조의 붕괴(Chong & Chan, 2012), 가족 구성원의 사망(Kondo et al., 2013), 기능적이지 못한 가족 역동 및 비일관적 양육(Chan & Lo, 2014; Heinze & Thomas, 2014; Suwa et al., 2003)은 안정적인 애착 형성과 사회적 역할 학습을 저해한다. 특히 부모가 자녀와의 정서적 상호작용을 일관되게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Suwa et al., 2003), 공감 능력과 신뢰 관계 형성, 상호 기여적 관계 형성을 위한 경험이 제한되어 이후 대인관계 전반에서 취약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진다(Todd, 2011). 이러한 조건에서 성장한 청년은 성인기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학업, 취업, 관계 형성 등 핵심 사회적 과제를 수행하는 데 반복적인 어려움을 경험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개인이 자신을 사회적 기여자로 인식하기 어렵게 만드는 토대가 된다.
이러한 초기 경험과 자살위험 간의 연관성은 아동·청소년기 부정적 경험(ACEs) 연구를 통해 더욱 명확히 확인되어 왔다. 아동기 학대, 다중피해(polyvictimization), 폭력, 방임 등의 부정적 경험은 성인기 자살사고와 자살시도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일관되게 보고되어 왔으며, 최근 연구들은 이 과정에서 좌절된 소속감과 인식된 짐스러움이 중요한 매개 역할을 수행함을 입증하고 있다(Bhargav & Swords, 2022; Hsieh et al., 2022; Moody et al., 2023). 특히, 아동기 정서적 학대가 거절민감성과 사회적 자기평가 손상을 거쳐 인식된 짐스러움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자살사고 강도로 이어지는 경로를 제시한 Brown et al.(2025)의 연구는 부정적 생애경험이 개인의 정서적 고통을 넘어 사회적 자기개념의 손상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국내 연구 또한 고립은둔 청년이 비고립 집단에 비해 가족 간 상호작용이 현저히 낮고(Suwa et al., 2003), 통제적 또는 방관적 양육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으며(노가빈 외, 2021), 이러한 경험이 사회적 역할 회피와 관계 철회로 이어진다는 점을 보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성인기 이후의 부정적 생애경험은 이미 형성된 사회적 자기평가를 반복적으로 확인하고 유지하는 맥락적 조건으로 작동한다. 청년기 사회진입 과정에서 반복되는 학업, 취업 실패는 사회적 인정 기반을 약화시킴과 동시에, 성인기 이전 경험을 통해 형성된 ‘나는 사회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인식을 재확인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Lee et al., 2013; Ogino, 2004). 이 과정에서 경제적 의존 상태의 장기화와 사회적 역할 상실은 개인이 자신을 사회적 자립 주체가 아닌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는 존재로 인식하게 만들며, 이러한 인식은 인식된 짐스러움의 핵심 구성 요소로 작동한다(Furlong, 2008; Gratz et al., 2020; Sinyor et al., 2024). Chu et al.(2017)의 메타분석 연구 또한 반복된 실패, 의존, 역할 상실 경험이 인식된 짐스러움을 강화하는 주요 조건임을 확인하였다.
종합하면, 성인기 전·후 부정적 생애경험은 개인의 스트레스를 축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적 역할 수행 실패의 경로를 형성 및 유지함으로써 자신을 사회에 기여하지 못하고 타인의 자원을 소모하는 존재로 인식하게 만드는 구조적 과정을 구성한다. 특히 성인기 이전의 경험은 이러한 경로의 형성에 결정적으로 작용하며, 아동·청소년기 부정적 경험은 그 경로의 심리적 기제를 구체화하고, 성인기 이후의 경험은 그 경로를 재확인하고 고착시키는 맥락적 조건으로 기능한다. 이러한 사회적 자기평가의 손상은 대인관계이론에서 제시하는 인식된 짐스러움의 핵심 기제로 작동하며, 생애과정 전반에 걸쳐 누적된 부정적 경험이 자살 및 자해사고 위험을 구조적으로 증폭시키는 경로로 작동한다.
고립은둔 청년과 자살 및 자해생각 간 관계를 다룬 초기 연구들은 주로 고립은둔 여부에 따라 집단을 이분화하여 우울, 불안, 자살생각 등의 정신건강 지표 전반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어 왔다. 이러한 연구들은 고립은둔 집단이 비고립은둔 집단에 비해 더 높은 정신건강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고립은둔 현상이 개인의 정신적 고통과 자살생각 위험을 강화함을 보여주었다(Kato et al., 2019; Teo & Gaw, 2010; Fong & Yip, 2023). 다만 이 과정에서 고립은둔 집단은 비교적 동질적인 집단으로 간주되어, 이들이 속한 생활 여건, 고립 수준, 정서 상태, 생애 경험 등이 동시에 결합되어 나타나는 양상의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는 못하였다.
이후 연구들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고자 고립은둔 집단 내부의 이질성 및 다양성에 주목하며, 은둔 경험의 심각도, 지속기간, 주된 원인에 따라 정신건강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제기하였다. Baek과 Yoon(2025)의 연구는 은둔 기간이 장기화될수록 우울과 무기력 수준이 높아지고, 자살생각 또한 더 빈번하게 보고된다는 점을 확인하였으며, Kato et al.(2019)는 은둔에 이르게 된 경로가 대인관계 갈등, 학업 또는 취업의 실패, 가족관계 문제 등으로 구분될 경우 정서적 고통의 양상 역시 상이하게 나타남을 보고하였다. 최근에는 고립은둔 청년을 대상으로 잠재유형분석이나 궤적 분석과 같은 방법을 적용하여 은둔 경험의 전개 양상을 보다 정밀하게 살펴보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은둔 수준이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로 유지되는 집단, 시간이 지나며 점차 완화되는 집단, 혹은 특정 시점에서 급격히 심화되는 집단 등 서로 다른 패턴이 존재함을 보여주었고, 각 유형 간에는 우울, 불안, 자살생각과 같은 정신건강 지표에서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Hihara et al., 2022).
이러한 연구들은 고립은둔 경험의 과정적 특성에 따라 정신건강 위험이 달라질 수 있음을 밝혔다는 점에서 중요한 기여를 지닌다. 그러나 은둔 경험이 형성되고 지속되는 생활 조건과 구조적 맥락이 자살 및 자해생각의 위험과 어떻게 결합되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되지 못했다. 동일한 은둔 경험을 보고하더라도 정서적 고립감과 물리적 고립감의 수준, 성인기 전후 부정적 생애경험, 가구 유형, 경제적 자원, 학력 수준 등에 따라 고립은둔 청년이 놓이는 위험 맥락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은둔 경험의 양상만으로는 자살 및 자해생각 위험의 분포를 설명하기 어렵고, 고립은둔이 놓이는 생활 조건과 관계적 맥락의 결합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2022년 서울시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의 유형화 자료를 활용해 고립은둔 유형에 따른 자살 및 자해생각의 차이를 탐색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해당 조사는 은둔의 양상과 사회적 관계 단절 정도, 생활 여건, 생애 경험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고립은둔 청년을 유형화함으로써, 은둔 경험과 삶의 조건이 결합되는 방식을 구조적으로 반영한다(서울특별시, 2022). 본 연구에서의 고립은둔 유형은 자살 위험을 설명하는 이론적 핵심 변수가 아닌 자살 및 자해생각이 고립은둔 청년의 삶의 맥락 속에서 어떠한 조건 하에 분포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한 부가적 분석 변수로 작용하며, 향후 개입 및 정책 설계를 위한 경험적 근거를 제공할 것이다.
선행연구는 연구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이 사회적 고립과 정신건강, 자살 및 자해생각의 분포와 연관되어 있음을 일관되게 보고해 왔다. 노가빈 외(2021)의 연구에서는 주관적 사회경제적 수준이 낮을수록 고립 경험이 심화되고, 은둔 생활이 장기화될수록 우울과 무력감과 같은 부정적 정서가 누적되었다. 고립은둔 청년을 대상으로 분석한 권혜림(2025)의 연구에서는 주관적 경제수준과 건강상태, 외로움, 그리고 성인기 전·후 부정적 생애경험이 자살 및 자해생각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확인되어, 개인의 고립 경험과 함께 생활 여건과 생애 경험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성별과 관련해서는 자살생각의 수준과 영향 경로가 성별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 강지원 외 (2023)의 연구에서는 청년 집단 내에서 자살생각과 자살시도의 영향요인이 성별에 따라 서로 다르게 작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남성의 경우 낮은 교육수준과 경제적 불안정과 같은 구조적 요인이 자살 위험을 높이는 반면, 여성에서는 우울과 같은 정서적 요인이 자살생각을 설명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성별에 따라 자살 관련 위험이 단순한 수준 차이를 넘어 서로 다른 사회적·심리적 맥락 속에서 형성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Z세대 청년을 대상으로 한 전혜정, 장준희(2024)의 연구에서도 남성이 여성보다 자살생각 위험이 높게 나타났으며, 경제활동 미참여와 낮은 교육수준이 결합될 때 이러한 위험이 더욱 증폭되는 양상을 확인하였다.
연령과 교육수준 또한 자살생각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인구사회학적 변수로 제시된다. 성인기 초기와 성인기 중기의 자살생각 영향요인을 비교한 김지은 외(2024)의 연구에서는 성인기 초기 청년이 중기 청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자살생각 수준을 보였으며, 이는 사회적 역할 진입 과정에서의 불안정성과 관련된 것으로 해석되었다. 아울러 해당 연구에서는 1인가구 여부가 자살생각과 유의한 관련을 보이는 변수로 포함되어, 가족 및 동거 맥락과 같은 생활 구조 또한 자살생각 위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배경 요인임을 시사하였다.
학업 실패나 낮은 교육 성취 역시 자살생각 및 자살행동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보고되어 왔는데, Castellví et al.(2020)의 메타분석 연구는 학업 실패 경험이 청소년기뿐 아니라 청년기까지 자살행동 위험을 유의하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자살행동의 사회적 결정요인을 분석한 Nath et al.(2012)의 연구에서는 낮은 교육수준과 교육 과정에서의 중도 이탈 경험이 자살행동과 유의한 관련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경제수준과 빈곤 역시 자살생각과 깊은 관련을 보인다. 성인기를 대상으로 분석한 김윤정과 강현정(2011)의 연구에서는 낮은 소득 수준과 경제적 스트레스가 자살생각 위험을 유의하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청년을 대상으로 한 서채민 외(2024)의 연구에서는 단일한 소득 수준보다 교육, 소득, 주거 조건의 박탈이 중첩된 다차원적 빈곤 상태일 경우 자살생각 가능성이 가장 높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 변금선과 김정숙(2024)의 연구에서는 청년의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을 유형화한 결과, 낮은 교육수준과 불안정한 경제 여건을 가진 집단이 외로움과 고립 수준이 높은 유형에 속할 가능성이 컸으며, 이러한 유형은 우울과 정신건강 문제와 유의하게 연결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네트워크 분석을 적용한 Choi et al.(2025)의 연구에서도 경제적 불안정은 사회적 고립, 우울, 외로움과 긴밀하게 연결되며 자살생각을 증폭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기능함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선행연구들은 고립은둔 청년의 자살 및 자해생각을 이해함에 있어 정서적 고립이나 개인의 심리적 취약성뿐 아니라, 성별, 연령, 교육수준, 가구유형, 경제적 조건과 같은 인구사회학적 특성이 자살 위험의 중요한 배경 조건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고립은둔 청년의 자살 및 자해생각을 보다 종합적이고 정교하게 설명하기 위해 인구사회학적 요인을 함께 고려할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2022년 서울시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는 고립은둔 청년의 생활 실태와 정책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서울시가 2022년 8월 25일부터 9월 21일까지 실시한 개인 단위 조사이다. 본 조사는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19세에서 39세 청년을 대상으로 온라인 구조화 설문 방식으로 수행되었으며, 고립과 은둔을 분리된 개념이 아닌 포괄적 관계로 이해하고 은둔을 물리적 단절을 중심으로 한 고립의 하위유형으로 정의하였다.
은둔 청년은 다음 세 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한 경우로 분류하였다. 첫째, 생활반경이 방 또는 집 안으로 제한될 정도로 외출이 거의 없는 상태일 것. 둘째, 이러한 생활양상이 최소 6개월 이상 지속되었을 것. 셋째, 최근 1주일 내 경제활동이 없고 1개월 내 구직활동이나 학업을 전혀 수행하지 않았을 것이다. 고립 청년은 정서적 고립 또는 물리적 고립 상태가 최소 6개월 이상 지속된 경우로 규정되며, 고립과 은둔 기준을 동시에 충족할 경우 은둔으로 우선 분류하였다. 다만 청년조사에서는 공식적인 조작적 정의에 완전히 부합하지 않더라도 지원이 필요한 청년을 포착하기 위해 고립과 은둔의 범위를 보다 넓게 설정하였다. 예를 들어 제한적인 경제활동을 하고 있거나, 고립이나 은둔 기간이 6개월 미만임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단절 위험을 보이는 경우, 가족에게 정서적으로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거나 소수의 관계만 유지하며 사회적 교류가 사실상 단절된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사각지대를 포함하기 위해 조사에서는 인구통계학적 특성, 우울감과 외로움 수준, 일상생활 패턴, 사회적 관계 등 다양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고립과 은둔 여부를 재분류하였다. 또한 충분한 표본 확보를 위해 온라인 패널조사 외에 관련 지원기관을 이용 중인 청년도 추가로 포함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전체 2단계 응답자 5,513명 중 위 기준에 따라 고립은둔 청년으로 분류된 486명을 최종 분석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이들은 사회적 상호작용의 축소, 정서적 지지망 부족, 제한된 대면활동 등 고립은둔의 핵심 특성을 갖춘 집단으로, 고립은둔 청년의 자살 및 자해생각의 영향요인을 탐색하는 본 연구의 목적에 적합하다.
정서적 고립은 ‘중요하거나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사람’, ‘급한 일이 있을 때 부탁할 수 있는 사람’ 등 정서적 지지가 필요할 때 응답자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을 모두 선택하도록 하는 4개 문항으로 구성된다. 본 연구에서는 선행연구(변금선, 김정숙, 2024)를 참고하여 ‘없음’으로 답할 때 1점씩 부여하여 총합 점수를 구하였다. 최솟값은 0점이며, 최댓값은 4점이다. 점수가 클수록 정서적으로 고립되어있음을 의미한다. 정서적 고립 척도의 Cronbach's α값은 .884로 나타났다.
물리적 고립은 가족, 친인척, 친한 친구 또는 친한 사람, 이외 직장과 학교 및 동네에서 알고 지내는 사람들과의 대면 교류 정도를 묻는 4개 문항의 평균 점수를 역코딩하여 산출하였다. 기존 응답은 전혀 없다(1점), 1년에 한두 번(2점), 3개월에 한두 번(3점), 한 달에 한두 번(4점), 일주일에 한두 번(5점), 거의 매일(6점)으로 구성되었으며, 이를 역코딩하여 점수가 클수록 물리적으로 고립되어있음을 의미하도록 하였다. 물리적 고립 척도의 Cronbach’s α값은 .527(표준화된 α=.578)로 나타났다. 문항 간 상관을 살펴본 결과, 일부 문항은 강한 상관을 보인 반면 다른 문항들과는 상대적으로 낮은 상관을 보여 물리적 고립이 단일한 정서적 구성개념이라기보다 서로 다른 행동적 제한 양상으로 구성된 개념임을 시사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물리적 고립을 행동 차원의 고립 수준을 반영하는 지표로 활용하였다.
성인기 전 부정적 경험은 기존 아동기 부정적 생애경험 척도를 기반으로 유민상 외(2021)가 수정 및 보완하여 구성한 문항을 활용하였다. 본 척도는 아동기 또는 청소년기에 겪은 부정적 경험의 유무를 파악하기 위해 구성된 총 6개의 항목으로 측정된다. ‘집안 형편이 갑자기 어려워진 경험’, ‘학교나 동네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괴롭힘이나 따돌림을 당했던 경험’ 등 6개의 성인기 전 부정적 경험을 묻는 문항에 ‘예’라고 응답할 때마다 1점을 부여하여 점수가 클수록 성인기 전 부정적 경험 정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본 연구에서 성인기 전 부정적 경험 척도의 Cronbach's α값은 .657로 나타났다.
성인기 후 부정적 경험은 성인기에 겪은 부정적 경험의 유무를 파악하기 위해 구성된 총 8개의 항목으로 측정된다. ‘내가 원했던 학교에 들어가지 못했던 경험’, ‘내가 원했던 직장에 들어가지 못했던 경험’, ‘가까운 사람이 취업 문제로 나를 압박하거나 진로를 강요했던 경험’ 등 8개의 성인기 후 부정적 경험을 묻는 문항에 ‘예’라고 응답할 때마다 1점을 부여하여 점수가 클수록 성인기 후 부정적 경험 정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본 연구에서 성인기 후 부정적 경험 척도의 Cronbach's α값은 .757로 나타났다.
고립은둔 유형은 「2022년 서울시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에서 군집분석을 통해 분류된 네 가지 유형(의존형, 은둔형, 좌절형, 관계단절형)을 범주형 변수로 포함하였다. 해당 군집분석에는 연령, 지난주 일(Work) 여부, 본인이 인식하는 가정의 경제 수준, 외출 정도, 정서적 고립 여부, 물리적 고립 여부, 외로움 수준, 성인기 전·후 부정적 생애경험, 정신과 약물복용 여부, 우울 점수 등 총 10개의 변수가 사용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도출된 네 개의 군집은 인구사회학적 특성, 고립 양상, 정서 상태 및 일상생활 패턴의 차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명명되었다. 구체적으로, 의존형은 비교적 낮은 고립 수준과 외부 의존성이 특징이며, 은둔형은 물리적 고립이 두드러지는 집단, 좌절형은 경제적 취약성과 정서적 고립이 결합된 고위험 집단, 관계단절형은 사회적 관계망의 약화와 단절이 특징적인 집단으로 이해할 수 있다(서울특별시, 2022).
자살 및 자해생각은 「2022년 서울시 고립ㆍ은둔 청년 실태조사」에서 우울 척도를 측정하기 위해 사용된 문항 중, 지난 2주간 ‘차라리 죽는 것이 더 낫겠다고 생각했다/혹은 자해할 생각을 했다’라고 묻는 단일 문항을 사용하였다. 해당 문항은 없음(0점), 2~3일 이상(1점), 7일 이상(2점), 거의 매일(3점)이라고 응답하도록 구성되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자살 및 자해생각이 강함을 의미한다. 고립은둔 청년의 자살 및 자해생각 평균 점수는 1.06(SD=1.137)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주요 변인 간 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연령, 성별, 최종학력, 가구유형, 주관적 사회경제적 수준을 통제변수로 포함하였다. 연령은「2022년 서울시 고립 은둔 청년 실태조사」에서 고립은둔 청년으로 분류한 만 19세에서 39세까지를 연속변수로 활용하였다. 성별은 남성과 여성 두 범주로 구분하여 분석에 포함하였다. 최종학력은 원자료에서 중학교 중퇴 이하, 중학교 졸업, 고등학교 중퇴, 고등학교 재학(휴학), 고등학교 졸업, 대학교 중퇴, 대학교 재학(휴학), 대학교 졸업, 대학원 중퇴, 대학원 재학(휴학), 대학원 졸업 이상 등 11개 범주로 조사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교육수준이 청년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구분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되어 온 점을 고려하여 선행연구(김지은 외, 2024; 서채민 외, 2024; Baek & Yoon, 2025)를 따라 중학교 중퇴 이하, 중학교 졸업, 고등학교 중퇴, 고등학교 재학(휴학), 고등학교 졸업을 ‘고졸 이하’, 대학교 중퇴, 대학교 재학(휴학), 대학교 졸업, 대학원 중퇴, 대학원 재학(휴학), 대학원 졸업 이상을 ‘대졸 이상’으로 재코딩하여 두 범주로 사용하였다. 가구유형은 “함께 살고 있는 사람은 나 자신을 포함해서 전부 몇 명인가요?”라는 문항에 대한 응답을 바탕으로 구성하였으며, 김지은 외(2024)의 연구와 같이 1명이라고 응답한 경우를 1인가구로, 2명 이상이라고 응답한 경우를 다인가구로 코딩하였다. 주관적 사회경제적 수준은 “여러분이 생각할 때 우리 가정의 사회경제적 수준은 다음 중 어디 정도인가요?” 라는 문항을 통해 측정되었으며, 하(1점), 중하(2점), 중(3점), 중상(4점), 상(5점)의 5점 척도로 구성된다. 이는 점수가 높을수록 자신이 인식하는 가정의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의 자료 분석은 SPSS 28.0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실시하였다. 먼저 연구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과 주요 변수의 분포를 파악하기 위해 기술통계분석을 수행하였다. 성별, 학력, 가구유형, 고립은둔 유형 등 범주형 변수에 따른 자살 및 자해생각의 평균 차이는 일원분산분석(one-way ANOVA)을 통해 검증하였으며, 연령과 주관적 사회경제적 수준 등 연속형 변수는 평균과 표준편차를 산출하여 제시하였다. 다음으로 주요 변수 간 기초적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피어슨 상관분석(Pearson’s correlation analysis)을 실시하였다. 자살 및 자해생각의 영향요인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위계적 회귀분석(hierarchical regression analysis)을 수행하였다. Model 1에는 성별, 연령, 최종학력, 가구유형, 주관적 사회경제적 수준을 통제변수로 투입하였으며, Model 2에는 정서적 고립, 물리적 고립, 성인기 전 부정적 생애경험, 성인기 후 부정적 생애경험을 추가하였다. Model 3에서는 고립은둔 유형을 투입하였고, 고립은둔 유형은 의존형을 기준집단(reference group)으로 하여 은둔형, 좌절형, 관계단절형을 더미변수(dummy variables)로 코딩하였다.
주관적 사회경제적 수준 문항의 일부 결측값은 분석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평균대체(mean imputation) 방식으로 처리하였으며, 대체된 값을 포함하여 전체 사례가 회귀분석에 활용되었다. 회귀분석에서는 SPSS의 목록별 처리(listwise deletion) 규칙에 따라 각 분석에 필요한 모든 변수가 유효하게 응답된 사례만 자동으로 포함되었다. 모든 분석의 유의수준은 .05로 설정하였다.
본 연구에서 연구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기술통계분석을 수행하였다(표 1). 전체 응답자는 남성 227명(46.7%), 여성 259명(53.3%)으로 여성이 약간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연령은 만 19세에서 39세까지 분포하였으며 평균 연령은 30.4세(SD=4.997)로 나타났다. 최종학력은 고등학교 졸업 이하가 121명 (24.9%), 대학교 졸업 이상이 365명(75.1%)으로 대졸 이상 비율이 약 세 배 이상 높았다. 가구유형은 1인가구가 127명(26.1%), 다인가구가 359명(73.9%)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주관적 사회경제적 수준은 1점(매우 낮음)에서 5점(매우 높음)의 범위를 가지며, 평균 2.23(SD=.89)로 비교적 낮은 수준을 보였다. 연구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별 자살 및 자해생각 점수의 평균을 비교한 결과, 성별과 학력에 따른 평균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나 가구유형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F=7.734, p<.01).
| Continuous Variables | Categories | M | SD | |
|---|---|---|---|---|
| 연령 | 만 19 ~ 39세 | 30.4 | 4.997 | |
| 주관적 사회경제적 수준 | 매우 낮음(1점) ~ 매우 높음(5점) | 2.23 | 0.890 | |
| Categorical Variables | Categories | n(%) | 자살 및 자해생각 M SD |
F(p) |
| 성별 | 남성 | 227(46.7) | 1.00 1.117 |
1.173(.279) |
| 여성 | 259(53.3) | 1.11 1.154 |
||
| 최종학력 | 고졸 이하 | 121(24.9) | 1.20 1.115 |
2.403(.122) |
| 대졸 이상 | 365(75.1) | 1.01 1.142 |
||
| 가구유형 | 1인가구 | 127(26.1) | 1.30 1.197 |
7.734(.006) |
| 다인가구 | 359(73.9) | 0.97 1.105 |
||
본 연구에서 고립은둔 유형은 「2022년 서울시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에서 제시한 군집분석 기준을 적용하여 은둔형, 의존형, 좌절형, 관계단절형의 네 범주로 분류하였다. 전체 응답자 중 의존형이 160명(32.9%)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으며, 은둔형 105명(21.6%), 좌절형 110명(22.6%), 관계단절형 111명(22.8%)이 유사한 수준으로 분포하였다(표 2).
| Variables | 은둔형 고립군 | 의존형 고립군 | 좌절형 고립군 | 관계단절형 고립군 | |
|---|---|---|---|---|---|
| n(%) | 105(21.6) | 160(32.9) | 110(22.6) | 111(22.8) | |
| 연령 | 26.3(2.88) | 26.8(2.86) | 35.2(2.44) | 34.8(2.70) | |
| 주관적 사회경제적 수준 | 2.32(1.00) | 2.31(.816) | 1.95(.819) | 2.31(.902) | |
| 성별 | 남성 |
44(41.9) | 67(41.9) | 51(46.4) | 65(58.6) |
| 여성 | 61(58.1) |
93(58.1) | 59(53.6) | 46(41.4) | |
| 최종학력 | 고졸 | 이하 31(29.5) |
43(26.9) | 25(22.7) | 22(19.8) |
| 대졸 | 이상 74(70.5) |
117(73.1) | 85(77.3) | 89(80.2) | |
| 가구유형 | 1인가구 |
29(27.6) | 30(18.8) | 40(36.4) | 28(25.2) |
| 다인가구 |
76(72.4) | 130(81.3) | 70(63.6) | 83(74.8) | |
유형별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살펴보면, 평균 연령은 은둔형이 26.3세, 의존형이 26.8세로 비교적 낮으나 좌절형과 관계단절형은 각각 평균 35.2세, 34.8세로 다른 유형보다 연령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주관적 사회경제적 수준은 은둔형(2.32)과 의존형(2.31)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좌절형(1.95)은 네 유형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성별 구성에서는 은둔형과 의존형 모두 여성 비율이 58.1%로 높게 나타났으며, 좌절형은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유사하게 분포하였다. 관계단절형에서는 여성보다 남성 비율(58.6%)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 학력 분포는 대부분의 유형에서 대졸 이상 비율이 70% 이상을 차지하였으며, 특히 관계단절형은 대졸 이상이 80.2%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가구유형은 네 집단 모두 다인가구 비율이 높았으나, 1인가구의 비중은 좌절형(36.4%)에서 가장 높았고 의존형(18.8%)에서 가장 낮았다.
연구대상자의 고립은둔 유형별 자살 및 자해생각 수준을 비교한 결과, 은둔형(M=1.91)과 좌절형(M=1.88)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가 나타났으며, 의존형(M=0.49)과 관계단절형(M=0.25)은 낮은 수준을 보였다(표 3). 집단 간 차이를 검증한 일원분산분석(one-way ANOVA) 결과, 고립은둔 유형에 따라 자살 및 자해생각에는 유의한 차이가 존재하였다(F=125.138, p<.001). 특히 은둔형과 좌절형 집단의 위험도가 뚜렷하게 높게 나타나, 두 집단이 정서적 고립감과 심리적 취약성을 함께 지니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 Variables | 은둔형 고립군 | 의존형 고립군 | 좌절형 고립군 | 관계단절형 고립군 | F |
|---|---|---|---|---|---|
| 정서적 고립감 | 1.91(1.722) | 1.28(1.529) | 2.48(1.641) | 1.68(1.706) | 12.179 *** |
| 물리적 고립감 | 4.56(1.056) | 4.35(0.813) | 4.67(0.829) | 4.43(0.928) | 3.097 * |
| 성인기 전 부정적 생애경험 |
3.83(1.608) | 2.54(1.708) | 3.58(1.699) | 2.41(1.692) | 21.382 *** |
| 성인기 후 부정적 생애경험 |
4.31(2.379) | 3.24(2.183) | 4.94(2.108) | 3.04(2.110) | 19.667 *** |
| 자살 및 자해생각 | 1.91(1.066) | 0.49(0.663) | 1.88(1.090) | 0.25(0.564) | 125.138 *** |
또한 주요 요인별 비교에서도 고립은둔 유형 간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었다. 정서적 고립감은 좌절형(M=2.48)과 은둔형(M=1.91)에서 가장 높았으며(F=12.179, p<.001), 물리적 고립감 역시 은둔형(M=4.56)과 좌절형(M=4.67) 에서 높은 수준을 보였다(F=3.097, p<.05). 성인기 전 부정적 생애경험은 은둔형(M=3.83)과 좌절형(M=3.58)에서 두드러지게 높았으며(F=21.382, p<.001), 성인기 후 부정적 생애경험 또한 좌절형(M=4.94)과 은둔형(M=4.31)에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F=19.667, p<.001). 이러한 결과는 은둔형과 좌절형 집단이 정서적, 물리적 고립뿐만 아니라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부정적 경험의 축적을 경험한 집단임을 보여주며, 고립은둔 유형별로 자살위험 요인이 다르게 작동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본 연구의 주요 변수 간 상관관계를 확인하고, 다중공선성 문제의 발생 위험을 살펴보기 위해 상관관계 분석을 실시하였다(표 4). 주요 변수를 포함한 모든 변수들의 상관계수 값은 .70 미만으로 나타나 다중공선성 문제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변수 간 상관관계를 살펴보았을 때, 정서적 고립감(r=.221, p<.001), 물리적 고립감(r=.111, p<.001), 성인기 전 부정적 경험(r=.326, p<.001), 성인기 후 부정적 경험(r=.271, p<.001)은 모두 종속변수인 자살 및 자해생각과 정적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 1 | 2 | 3 | 4 | 5 | |
|---|---|---|---|---|---|
| 1 | 1 | ||||
| 2 | .149*** | 1 | |||
| 3 | .105** | .047 | 1 | ||
| 4 | .119*** | .050 | .584*** | 1 | |
| 5 | .221*** | .111** | .326*** | .271*** | 1 |
위계적 회귀분석 결과는 <표 5>에 제시하였다. Model 1에서는 성별, 연령, 최종학력, 주관적 사회경제적 수준, 가구유형을 통제변수로 투입하였다. 분석 결과, 모형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며(F=3.932, p=.002), 자살 및 자해 생각에 대한 설명력은 3.9%로 나타났다(R²=.039). 이 중 주관적 사회경제적 수준(β=-.127, p<.01)과 가구유형(β =.119, p<.01)이 자살 및 자해생각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 즉, 주관적 사회경제적 수준이 낮을수록, 1인가구일수록 자살 및 자해생각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종속변수: 자살 및 자해생각 | Model 1 | Model 2 | Model 3 | ||||
|---|---|---|---|---|---|---|---|
| Variables | β | p | β | p | β | p | |
| (상수) | 4.388*** | <.001 | .463 | .290 | .838 | .068 | |
| 통제 | 성별 | -.880 | .379 | -.110 | .257 | -.038 | .627 |
| 변수 | 연령 | -.915 | .361 | -.018 | .077 | -.020 | .157 |
| 최종학력 | 1.118 | .264 | .120 | .293 | .089 | .335 | |
| 주관적 사회경제적 수준 | -2.729** | .007 | -.034 | .552 | -.054 | .249 | |
| 가구유형 | 2.633** | .009 | .184 | .099 | .104 | .251 | |
| 독립 변수 |
정서적 고립 | .119*** | <.001 | .050** | .039 | ||
| 물리적 고립 | .072 | .186 | .012 | .778 | |||
| 성인기 전 부정적 경험 | .147*** | <.001 | 0.63** | .024 | |||
| 성인기 후 부정적 경험 | .053* | .041 | .006 | .788 | |||
| 고립 은둔 유형 |
은둔형 | 1.277*** | <.001 | ||||
| 좌절형 | 1.385*** | <.001 | |||||
| 관계단절형 | -.086 | .578 | |||||
| R2 | .039 | .170 | .463 | ||||
| F | 3.932** p=.002 |
10.815*** p<.001 |
34.040*** p<.001 |
||||
Model 2에서는 Model 1의 통제변수에 더하여 정서적 고립, 물리적 고립, 성인기 전 부정적 생애경험, 성인기 후 부정적 생애경험을 추가하였다. 그 결과 모형의 설명력은 17.0%로 증가하였으며(R²=.170, F=10.815, p<.001), 정서적 고립(β=.119, p<.001), 성인기 전 부정적 생애경험(β=.147, p<.001), 성인기 후 부정적 생애경험(β=.053, p<.05)이 자살 및 자해생각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Model 3에서는 고립은둔 유형을 추가 투입하였다. 고립은둔 유형은 의존형을 기준집단으로 하여 은둔형, 좌절형, 관계단절형을 더미변수로 투입하였다. 분석 결과, 모형의 설명력은 46.3%로 크게 향상되었으며(R²=.463, F=34.040, p<.001), 정서적 고립(β=.050, p<.05), 성인기 전 부정적 생애경험(β=.063, p<.05), 은둔형(β=1.277, p<.001), 좌절형(β=1.385, p<.001)이 자살 및 자해생각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확인되었다.
본 연구는 고립은둔 청년의 자살 및 자해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기 위해 「2022년 서울시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총 486명을 대상으로 위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특히 Joiner(2005)의 대인 관계 이론을 이론적 틀로 삼아, 정서적 고립감과 부정적 생애경험이 자살사고에 어떠한 방식으로 작용하는지 검증하고자 하였다.
주요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인구사회학적 특성 중에서는 주관적 사회경제적 수준과 가구유형이 자살 및 자해생각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 즉, 경제적 지위가 낮을수록, 1인가구일수록 자살사고 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경제적 취약성 및 생활 기반의 불안정성이 정신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기존 연구들을 지지하는 결과이며, 고립은둔 청년들이 경험하는 구조적 위험요인이 자살사고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정서적 고립감과 성인기 이전 부정적 생애경험은 모두 자살 및 자해생각을 유의하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Joiner(2005)가 제시한 좌절된 소속감(thwarted belongingness)과 인식된 짐스러움(perceived burdensomeness)이 고립은둔 청년의 맥락에서 핵심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성장기 부정적 경험이 높은 청년일수록 정서적 안정과 관계 기반이 약화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자살사고의 위험을 높이는 중요한 경로로 기능하였다. 위 결과는 장기간 고립은둔 상태에 놓인 청년들이 두려움, 좌절감, 공황, 자살충동 등을 경험한다고 보고한 선행연구(노가빈 외, 2021)나 장기 은둔 경험이 자살 위험을 높인다는 Yong & Nomura(2019)의 연구와 맥을 같이 한다.
고립은둔 유형별 분석에서는 은둔형과 좌절형 집단의 자살 및 자해생각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두 집단은 정서적 고립감과 물리적 고립감이 모두 높고 성인기 전 부정적 생애경험의 비율이 두드러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고립은둔 청년 집단이 단일한 특성이 아닌 이질적 집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 일부 유형은 특히 높은 심리적 취약성을 지닌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더불어 사회적 위축은 도움을 요청하는 행동 자체를 지연시킬 뿐만 아니라 (Chong & Chan, 2012), 은둔 기간이 길수록 전문가 접근이 더욱 어려워진다는 연구(Wong, 2012; Heinze & Thomas, 2014; Koyama et al., 2010)도 본 연구결과를 지지한다.
한편, 본 연구에서 도출된 네 가지 고립은둔 유형은 군집분석을 통해 탐색적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서 위 유형을 그대로 적용하여 대상자를 구분하는 것은 제한적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서 고립유형에 따라 자살 및 자해생각의 위험 수준을 구분하여 살펴본 것은 고립은둔 청년의 집단 내에도 고위험군이 존재함을 실증적으로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러한 결과는 정책적 측면에서 고립은둔 청년의 위험 수준과 특성에 따라 차별화된 개입 전략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즉, 모든 고립은둔 청년을 동일한 서비스 체계로 포괄하기보다 위험도가 높은 집단에 대해서는 집중적이고 전문적인 개입을, 위험도가 낮은 집단에 대해서는 관계 회복 중심의 예방적 접근을 적용하는 등 위험 수준 기반의 선별적 지원체계 구축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따라서 본 연구의 유형 분류는 고립은둔 청년 집단 내 이질성과 위험 분포를 이해하고 정책적 우선순위를 설정하기 위한 분석적 틀로 해석될 필요가 있다.
특히 본 연구에서 정서적 고립감이 물리적 고립감보다 자살 및 자해생각에 더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는 단순히 외출 빈도나 사회적 접촉의 양을 늘리는 접근만으로 자살위험을 완화하기 어렵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는 고립은둔 청년 지원 정책이 물리적 활동 증가 중심의 개입을 넘어, 정서적 지지와 관계의 질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향후 정책은 관계 형성의 양적 확대뿐 아니라, 정서적 유대감과 소속감을 강화할 수 있는 질적 개입을 중심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자살사고 수준이 두드러지는 1인 가구 청년의 경우, 위기 상황에서 즉각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관계 자원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고립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생계와 일상 전반을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구조 속에서 정서적 여유를 확보하기 어렵고, 관계 형성의 기회 또한 제한될 수 있다(김동하 외, 2022). 이들에게 는 정기적인 안부 확인, 생활 밀착형 지원, 지역사회 기반의 연결망 형성 등 일상 속에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접근이 병행되어야 한다.
또한, 성인기 이전 부정적 생애경험이 높은 청년의 경우 자살위험이 현재의 정서적 어려움뿐 아니라 과거의 트라우마 경험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접근이 요구된다. 이들에게는 개인의 경험을 고려한 트라우마 기반 개입과 정서조절 능력 회복을 위한 지원이 병행되어야 하며, 대인관계에 대한 불신이나 회피 경향을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전한 상호작용 경험을 중심으로 한 단계적 접근이 요구된다.
이러한 논의를 종합할 때, 정서적 유대감 증진을 위한 정책은 단발성 프로그램이 아닌 일정 기간 반복적이고 구조화된 관계 형성을 가능하게 하는 방식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 특히 최소 12주 이상 주 1회 정기적 접촉을 기반으로 한 지속적 상호작용과 신뢰 형성 과정이 포함되어야 하는데, 이는 자살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심리치료 개입이 반복적 세션과 치료적 관계 형성을 통해 효과를 보인 선행연구 결과에 근거한다(Stanley et al., 2009; Mehlum et al., 2014).
한편, 고립은둔 청년은 도움 요청 과정에서 높은 심리적 장벽을 경험하는데(Kaneko, 2006; Wong et al., 2015), 이를 고려하여 고립은둔 청년 지원센터 홈페이지, 실업급여 신청 절차, 구직·구인 플랫폼(워크넷, 사람인 등), 대학 취·창업센터 및 대학원서 접수 플랫폼과 같이 청년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온라인 서비스에 자가검진 도구와 정신건강 안내 콘텐츠를 상시 노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접근은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고 조기 선별 가능성을 확대하며, 은둔 상태에서도 도움을 접할 수 있는 실질적 경로가 될 것이다.
본 연구결과와 같이 불안정한 주거와 소득은 청년의 사회적 관계 단절과 정서적 고립을 심화시키는 환경적 요인이므로 신용기금, 예술재단, 대출기관, 은행 등 청년이 필연적으로 접촉하는 공공·민간 금융기관의 온·오프라인 채널을 활용한 정보 제공도 실효성 있는 접근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경찰, 소방관, 응급구조사, 지역 공공서비스 종사자 등 초기 접촉 직군을 대상으로 고립·은둔 및 자살위험 신호에 대한 교육을 체계화하고 연계 경로를 마련하며, 편의점이나 청년 밀집 공간에 정신건강 정보를 배치하는 전략 역시 도움 요청의 문턱을 낮추는 보완적 방안이 될 것이다.
본 연구는 고립은둔 청년의 자살 및 자해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다층적으로 분석하여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하였으나, 몇 가지 한계점을 지닌다.
먼저, 본 연구는 자살 및 자해생각을 단일 문항으로 측정하여 해당 개념의 다차원적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조사 자료의 구조적 제약에 기인한 것으로, 이보라(2025)와 같이 간략화된 문항을 활용한 측정이 실증연구에서 사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살사고의 강도, 빈도, 지속기간 등을 논의하는 데에는 분명한 제약이 따르기에 향후 연구에서는 표준화된 다차원 척도를 적용하여 보다 정교한 분석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본 연구는 서울시 자료를 기반으로 수행되었기 때문에 연구 결과를 전국 단위로 일반화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청년의 고립은둔 경험은 지역의 사회적 자원, 경제 구조, 주거환경, 사회적 연결망의 밀도 등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향후 연구에서는 전국 단위의 대표성 있는 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지역 간 차이를 비교하고, 지역 맥락에 따른 위험요인 구조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본 연구에서 활용한 군집분석은 군집의 수 설정 및 변수 선택에 따라 분석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며, 군집 간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Blashfield & Aldenderfer, 1978). 특히 본 연구의 군집 유형은 특정 지역의 표본을 기반으로 도출된 것으로, 이를 전체 고립은둔 청년 집단에 일반화하는 데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의 군집 유형은 고립은둔 청년 집단 내 이질적 특성을 이해하기 위한 분석적 틀로 해석하여야 한다.
한편, 본 연구에서 물리적 고립감과 성인기 후 부정적 생애경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영향력을 보인 점은 일부 척도의 측정 신뢰도와 관련된 한계로 해석된다. 물리적 고립감 척도의 내적 신뢰도는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Cronbach’s α=.527)이었으며, 하위 문항 중 가족과의 단절을 측정하는 문항이 가장 낮은 문항-총점 상관을 보였다. 그러나 본 연구의 대상이 고립은둔 청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가족 관계는 고립 경험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로 해당 문항을 분석에서 제외하는 것은 개념적 타당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어 분석에 포함하였다. 이로 인해 물리적 고립감의 효과가 실제보다 과소 추정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성인기 후 부정적 생애경험 역시 조사 문항의 구성과 응답 방식의 제약으로 인해 경험의 강도와 누적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향후 연구에서는 고립은둔 청년의 생활 맥락을 반영한 신뢰도와 타당도가 검증된 척도의 개발 및 적용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자료의 특성을 고려하여 재구성된 ACEs 척도(성인기 전 부정적 생애경험)를 활용하였으며, 이는 기존 표준척도와 문항 구성이 상이하여 일부 경험이 과소 또는 과대평가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국내 선행연구(강희주 외, 2024; 최성수, 황보람, 2024; 호수지, 배정희, 2024)에서도 유사한 방식이 활용된 바 있어 일정 수준의 타당성은 확보되었으나, 향후에는 고립은둔 청년을 대상으로 한 표준화된 국내형 척도 개발이 필요하다.
아울러 본 연구에서는 네 가지 고립은둔 유형(은둔형, 의존형, 좌절형, 관계단절형)에 대해 기술통계 및 일원분산분석 수준의 비교는 가능했으나, 유형별 회귀모형을 제시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이는 유형별 표본 크기가 충분하지 않고, 투입 변수가 다차원적이어서 회귀모형의 통계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향후 연구에서는 충분한 표본을 확보하여 각 유형에 특화된 예측모형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횡단적 자료에 기반하여 변수 간 인과관계를 명확히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정서적 고립감, 부정적 생애경험, 경제적 취약성, 자살 및 자해생각이 어떠한 경로로 상호작용 하는지 보다 정밀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패널데이터 기반의 종단연구, 질적 심층면접을 결합한 혼합방법 연구, 사회관계망 분석을 활용한 구조적 원인 규명 연구가 뒤따를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정서적 고립감, 물리적 고립감, 성인기 전후 부정적 생애경험이라는 다차원적 요인을 통합하여 고립은둔 청년의 자살 및 자해생각을 설명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향후 연구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한다면, 고립은둔 청년의 정신건강 위험을 보다 정밀하게 이해하고, 맞춤형 정책 및 서비스 설계로 연결할 수 있는 학문적, 실천적 기반이 더욱 탄탄하게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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